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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호 젠큐릭스 CTO "올해 식약처 허가 쏟아진다"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젠큐릭스(229000)가 갑상선암을 시작으로 폐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등 다양한 적응증에서 동반진단키트 상용화에 나선다.젠큐릭스 동반진단키트 드롭플렉스. (제공=젠큐릭스)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젠큐릭스는 지난 6일 갑상선암 동반진단키트 ‘드롭플렉스 비라프 뮤테이션 테스트’(Droplex BRAF Mutation Test)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이란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파악해 특정 약물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진단법이다. 약효가 나타날 환자를 사전에 정확히 선별해 환자 치료 효과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약 개발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약물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하고 임상 성공률을 개선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제품 출시 지속”젠큐릭스는 올 상반기에 다양한 적응증에서 동반진단키트를 내놓을 계획이다.문영호 젠큐릭스 CTO(최고기술경영자)는 “올해 폐암(EGFR v2, c-MET), 갑상선암(BRAF), 대장암(KRAS), 자궁내막암(POLE) 등을 타깃으로 하는 동반진단 제품들의 식약처 국내 정식허가를 모두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제품은 지난해 수출허가를 받았다”며 “올 상반기 유럽 CE 등록 후 해외 수출을 본격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식약처 허가 및 건강보험 적용을 승인받은 EGFR(폐암) 동반진단 검사가 의료진들로부터 경쟁제품들보다 성능이 월등하단 평가를 받으며 도입 병원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연구개발 투자를 추진해 온 동반진단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암 동반진단은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최첨단 진단기술을 활발히 적용하며 경쟁하는 분야이다. 과거 1세대 항암제들은 환자 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처방돼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의 위험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정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들이 개발되면서 항암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최근 정확한 표적항암제 사용을 위해 동일한 암종이라도 환자마다 서로 다른 돌연변이를 정확히 확인하는 동반진단 검사가 필수검사로 자리잡고 있다.◇ “암 동반진단 시장 꾸준한 성장”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는 표적항암제 처방과 개발을 위해 반드시 동반진단을 진행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아직 의무화가 되지 않은 국가들에서도 표적치료제 사용을 위해 돌연변이 검사를 사전에 수행하는 것이 일반화 되며 동반진단 검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글로벌 전문 리서치 기관 테크나비오 보고서에 따르면 동반진단 시장은 연평균 26% 이상 성장해 오는 2024년 83억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젠큐릭스 관계자는 “표적치료제 기술 진보로 동반진단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식약처도 동반진단 의료기기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간하는 등국내 의료계에서도 동반진단 검사가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젠큐릭스는 기존 ‘RT PCR’(실시간 유전자 증폭) 대비 민감도를 크게 높인 디지털 PCR 기반 제품으로 메이저 종합병원들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다른 병원들에서도 도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액체생검 동반진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젠큐릭스는 지난해 폐암 동반진단제품 진스웰ddEGFR을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건국대병원 등을 비롯한 전국 종합병원들에 본격 납품하기 시작했다.젠큐릭스 관계자는 “국내 주요 메이저 종합병원들에 디지털 PCR 장비를 셋팅하고 진스웰ddEGFR 검사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이어서 출시되는 후속 제품들의 판매는 더 수월할 것”이라며 “동반진단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고 활발하게 병원 거래처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 솔고바이오 자회사, 수술용 4K 내시경카메라 유럽 CE 인증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솔고바이오메디칼(043100)은 자회사 엠지비엔도스코피(MGB Endoscopy)의 수술용 4K카메라 ‘Iris-4K’이 유럽 통합규격인증마크(CE) 인증을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Iris-4K는 수술용 내시경 제품 중 가장 높은 UHD 해상도를 지원하며, 복강경, 척추경, 관절경 등 치료 및 수술용 내시경 전분야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6월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IRIS-4K(자료: 솔고바이오)Iris-4K는 기존 풀(Full) HD급의 4배 이상 개선된 초고화질(UHD)급 해상도를 지원한다. 터치 패널을 이용한 손쉬운 조작, 수술 종류별 최적화된 화면설정 등 해외 메이저 업체들의 제품과 동등한 기능과 사양을 보유했다. 엠지비엔도스코피 관계자는 “올해 유럽, 아시아시장을 시작으로 내년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해 북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Iris-4K는 국내 출시 이후 테스트모델이 시장의 호평을 받아 태국, 인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은 이미 주문을 수주했고 올해 유럽시장으로도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엠지비엔도스코피는 올해 Iris-4K와 더불어 판매될 92 CRI(빛이 물체의 색상을 이끌어내는 능력) 급의 신규 광원 Iris L(가칭)와 국내 최초로 50 l/m 유량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기복기 Iris G(가칭)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 맥스모어(MaxMore Spine)에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 시 필요한 수술 기구에 대한 원천 기술을 이전했고 척추 내시경에 필요한 스콥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해 발전시키고 있다. 엠지비엔도스코피는 독일 베를린 소재 100년 전통의 광학기술 보유 업체 엠지비베를린의 기술을 도입해 1998년 설립 이후 20년 넘게 내시경용 카메라, 광원, 각종 복합제품 등을 전문으로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솔고바이오메디칼이 척추내시경 의료기기시장 진출을 위해 주식 99.53%를 지난 2020년 3월 인수했다.
- 바이오엑스, 울산과학기술원과 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 MOU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바이오엑스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와 그린 수소를 비롯한 환경 에너지 분야 기술 개발과 고급 전문 인력 양성 등 상호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바이오엑스는 최근 UNIST와 협업해 기존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한 고순도 그린수소 생성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역 양조장의 폐막걸리를 사용해 고순도 그린수소 생산을 진행했다. 또 70억원 규모 환경부 · 환경산업기술원이 지원하는 고순도 바이오 수소 생산 통합전환공정 시스템 실증화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최진수 바이오엑스 선임연구원, 정대열 바이오엑스 최고기술책임자(CTO), 이호준 바이오엑스 최고경영자(CEO), 이창수 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서용원 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최성득 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조경화 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바이오엑스는 이번 UNIST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유기성폐기물을 활용하는 미생물전기분해방식의 고순도 그린수소에너지 생성기술인 ‘HAAMA(Hydrogen Amassing Anodic Microbial Assembly)’ 시스템과 전처리 기술인 ‘Hydrolysis & Pre-Fermentation(H&PF)’ 시스템의 연구 및 실증화 작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회사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엑스가 설치해 테스트 예정인 경기도 이천에 파일럿 시스템을 1월부터 가동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지속적으로 UNIST와 지속적인 기술, 정보, 학술 교류를 통해 다양한 공동 연구와 산학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며, 고급 기술 인력을 우선 채용해 회사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페르노리카, '아벨라워 크래프트맨십 어워드' 민금채 대표 선정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부티크 싱글몰트 위스키 아벨라워가 진행하는 ‘아벨라워 크래프트맨십 어워드’의 수상자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가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는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 식물성 고기 브랜드 언리미트를 개발,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아벨라워 크래프트맨십 어워드는 창립자 제임스 플레밍의 신념을 기반으로 품질에 대한 열정과 지속 가능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전문가들을 선정하는 어워드다. 민금채 대표는 ‘환경에 기여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음식 사업을 하겠다’는 목표로 2018년 대체육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시장에서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고기 브랜드 언리미트를 선보였다. 민 대표는 음식으로서 가장 중요한 본질인 맛을 놓치지 않으면서 고기와 같은 컬러감, 육즙, 텍스처 등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 개발에 투자했다. 사용해본 재료만 300여 가지에 달할 만큼 수많은 시행착오와 창의적인 테스트 과정들을 거쳐 현재는 약 90% 수준의 고기의 식감이나 조직감을 구현해 냈다는 설명이다. 언리미트는 파리바게뜨, 도미노피자, CU 등과 함께 언리미트 대체육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고 K-푸드의 비건화를 꿈꾸며 홍콩, 중국, 호주, 미국 등 수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식품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몽드셀렉션’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고 지속가능성이 우수한 기업을 선정하는 ‘푸드테크 500’에도 선정된 바 있다. 민금채 대표가 개발한 식물성 고기는 지구 환경 보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소고기 대신 식물성 고기 생산 시 물, 전기 사용량뿐 아니라 탄소 배출량이 적기 때문. 실제로 현재까지의 언리미트 대체육 생산 기준, 30년 된 소나무 약 140만 그루가 탄소를 흡수하는 것과 같은 효과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는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 단순히 대체육 소비로 파생되는 효과에만 기대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 언리미트는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업 차원의 중장기 사회공헌활동인 ‘렛츠 제로 캠페인’을 선포했다. 이 캠페인은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지구인컴퍼니의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으며 내년에 신설되는 공장에 국내 최초로 탄소 저감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 물과 전기 에너지 효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친환경 패키지 사용, 물류 차량용 전기차 도입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지구인컴퍼니 매출의 일부를 언리미트 소나무 숲 조성에 활용할 계획이다.페르노리카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금채 대표의 사회와 환경을 위한 다양한 행보들이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선사하며 승승장구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르포]“韓 AI·로봇 새싹 여기 있소”…카이스트 청년인재를 만나다
- [대전=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학기가 끝나 조용할 것만 같았던 지난 16일 오전 대전 카이스트 연구원(KI) KI-로보틱스 연구실. 바닥엔 드론, 자율주행차 모형들이 즐비했고 책상마다 관련 부품들이 가득했다. 연구를 위해 어지럽혀진 부품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에 인생을 건 카이스트 학생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카이스트 KI-로보틱스 연구실의 이대규 학생(왼쪽)과 강규리 학생이 로봇 팔을 통해 AI 연구를 하고 있다.◇현대차 자율주행차 대회서 1위…‘유레카’팀으로 불려“어제 들여온 로봇 팔부터 테스트 해볼까?” 박사 과정 3년차 이대규(29)씨는 이날 연구실에 들어오자마자 후배 강규리(25·석사) 학생과 로봇 팔 테스트에 나섰다. 콘솔게임기 패드를 들고 이리저리 로봇 팔을 테스트하던 이들은 기존에 연구하던 AI알고리즘과 어떻게 접목이 될지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금세 연구에 빠져들었다. 이들 학생은 지난달 말 현대자동차그룹과 서울시가 개최한 국내 최대 규모 대학생 자율주행 경진대회 ‘2021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무려 23개팀 중 1위다. 예전에도 여러 차례 경진대회에 출전, 수상 경험이 많다. 이전부터 ‘유레카’(과거 대회에 참가했던 팀이름)팀으로도 불리며 타 대학팀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팀이다.연구실 내 학생들은 각자의 PC로 로봇, 자율주행 관련 AI알고리즘 등을 연구한다. 이날 만난 이대규 학생도 조그만 노트북으로 팀원들과 연구 과정과 성과를 공유·취합하는 작업을 했다. 옆에서 본 이대규 학생의 노트북 화면에는 각 팀원이 올려둔 ‘커밋’(commit·개발자들이 기존 코드 수정시 변동사항을 기록하는 작업)들이 수백개에 달했다. 이대규 학생은 “자율주행 관련 차량의 추월 및 진을 판단, 사물 및 차량 인식, 도심 신호 등 통신체계 활용, 항법·경로 등을 정하는 작업 등 총 4가지 핵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시 자율주행 챌린지 1위 차지한 카이스트 KI-로보틱스 연구실 학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 차량이 대회 당시 우승했던 현대차 니로EV.◇모텔에서 하루 4시간밖에 못자, GPS 없이 승부KI 로보틱스 연구실 학생들은 올해 현대차·서울시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우승까지의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총 4명으로 팀을 꾸린 학생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한 달간 대회 장소 인근인 서울시 상암동 모텔에서 먹고 자며 테스트를 했다. 하루 평균 4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이대규 학생은 “타 대학팀들도 매일 새벽 1시 차 없는 시간대를 골라 연구 테스트를 했다”며 “팀들끼리의 신경전도 대단했다. 자율주행차인 것처럼 꾸미고 내부에 사람이 운전하는 팀도 있을 정도로 견제가 심했다”고 회상했다. KI 로보틱스팀이 우승한 것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일반적으로 타 팀들은 자율주행차에 GPS를 사용했지만, KI 로보틱스팀은 이를 과감히 버리고 차량에 달린 센서(온보드센싱)로만 승부를 봤다. 이대규 학생은 “GPS는 위성으로 날라오는 전파를 이용하는 건데 고층 빌딩이 많으면 전파가 반사돼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온보드센싱 강화에 주력했고, 도심 교통 체계를 따르면서 추월까지 가능하게 AI 알고리즘을 구축해 가장 빨리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대규 학생(오른쪽)과 강규리 학생이 카이스트 연구원(KI) 빌딩 1층에 전시된 로봇 팔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도전적인 R&D, 실패 받아들이는 문화 필요” 이날 만난 카이스트 학생들은 각자만의 연구 방향과 목표가 뚜렷했다. 자율로봇 시스템을 연구 중인 강규리 학생은 “최근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딥러닝을 활용해 보다 자유도 높은 시스템을 연구하는 게 목표”라며 “수많은 보완 끝에 로봇과 알고리즘이 생각한대로 작동할 때까지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는 한승일(28·석사 과정) 학생도 “자율주행 SW를 개발해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게 내 목표”라며 “내가 구현한 알고리즘을 차량 및 로봇에 올려 테스트해 보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고 언급했다.학생들이 이처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건 카이스트와 정부 지원도 한몫을 한다. 박사 과정시 국가장학금이 나오고, 수당, 월급, 아파트(결혼시)도 준다. 정부의 AI·로봇 분야 지원과제도 많아져 연구 환경도 확실히 좋아졌다는 게 학생들의 평가다.하지만 국가 R&D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도전적인 R&D 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R&D 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점에서다. “윗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R&D 과제의 사례들을 자주 봐왔다. 실질적으로 필요하고 어려운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아직 부족하다.” 이날 만난 학생들이 입 모아 얘기한 불만이다.이 같은 지적은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가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의 국가 R&D 성공률이 98%에 이르는데 관성에 빠져 성공이 쉬운 연구에만 나서고 있는 게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꼬집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대규 학생은 “좀 더 도전적이고 어려운 문제를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 및 분위기를 만들어줬으면 한다”며 “실패를 용기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GPU 독립 외친 KT…“엔비디아와 경쟁, 해외로”
- KT 직원들이 KT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KT 제공[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KT(030200)가 오는 2023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력을 100% 국산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NVIDIA)와 경쟁 관계를 구축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주성 KT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는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KT 디지코 스터디에서 “2023년까지 전용 AI 칩을 개발해 GPU 기술력을 국산화하겠다”며 “2024년부터는 해외로 뛰어들어 감히 엔비디아와 경쟁 관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AI 리더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KT의 이 같은 목표는 지난 10일 출시한 클라우드 기반의 GPU 인프라 제공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이하 HAC)’을 통해서 추진한다. HAC는 AI 인프라 솔루션 전문기업 모레(Moreh)에 투자하면서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공동 협력, 개발을 지속한 끝에 구축한 성과다. 모레와 KT가 각각 보유한 AI 인프라, 클라우드 구축 노하우를 접목했다.HAC는 국내 최초로 고비용의 GPU 인프라를 ‘동적할당’ 방식으로 제공하는 실 사용량 기반 종량제 서비스다. 클라우드의 본질인 ‘사용한 만큼 지불한다’는 개념을 GPU에 적용했다.AI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전문기업이나 개발자들이 AI 서비스 GPU 자원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 할당받아 사용하고 이후에 자동 반납하는 식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대규모 AI 컴퓨팅(연산)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김 상무는 “현재 모두의 연구소, 바스젠바이오, 디핑소스 등 AI 벤처 기업 위주로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통해 테스트해보고 가장 합리적인 요금을 설계하고자 한다. 최종 목표는 기존 경쟁 서비스 대비 최대 70% 할인된 요금제를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아울러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가 하나의 물리 서버(노드, Node)에 최대 8개의 GPU만 제공 가능했던 것과 달리 HAC는 수백~수천 개의 대규모 GPU 클러스터링을 할당해 사용할 수 있어, AI 모델이 대형화되더라도 별도 수정 없이 대응할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규모가 커져 싱글 GPU에서 멀티 GPU로 확장할 때도 소스코드를 별도로 재설계하지 않고도, 호환성을 제공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연속성을 보장한다. 반대로 필요한 자원이 줄어들 때도 서비스 중단 없이 바로 할당된 자원을 변경할 수 있다.KT는 2022년 한 해 동안 국내 기업들에 HAC를 최대한 많이 공급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초대규모 GPU 팜(Farm)을 구축하고, 2023년에는 전용 AI 칩까지 제작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앤비디아 등 해외기업이 점령 중인 GPU 시장에서 한 자리를 꿰차보겠다는 계획이다.우리 정부에는 국가 R&D존을 제안,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과제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설비 투자비를 절감하는 데도 기여하겠다는 목표다.김 상무는 “정부도 해외기업의 GPU 독점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부터 과기정통부를 통해서 국가 R&D존을 제안 중이다. 연간 정부 과제를 위한 설비 투자비로 3000억원가량이 소요되는데, 저렴한 인프라 제공을 통해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 확대 계획. KT 제공
- 이재용 인포마이닝 대표, “2022년 통합 의료 AI 출시해 새시장 열 것”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환자가 사전 진료계획을 짜거나 의료진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쓰는 AI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자연어 처리, 생체신호 분석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솔루션 ‘하티하티’를 개발했다. 현재 여러 병원 및 기관과 협업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2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인포마이닝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재용 인포마이닝 대표는 “임상이 완료되는 2022년이면 관련 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인포마이닝 대표(제공=김진호 기자)대학에서 의학과 컴퓨터 공학을 공부한 이 대표는 병원 업무 효율화를 위해 의료 AI 솔루션 ‘하티하티’의 초기 버전을 단독으로 개발해 2018년 정부의 어드벤스드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출품했다. 이 솔루션이 정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2019년 이 대표를 포함해 5명의 개발자가 모여 인포마이닝을 설립했다. 현재 인포마이닝에서는 30명이 근무 중이다. 이 중 60%(18명)가 AI 및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 개발자이며, 10%(3명)가 전문 의료진이다.이 대표는 “지금까지 개발한 솔루션들을 출시하는 업무만큼 중요한 게 있다”며 “AI 기술력이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에, 관련 특허와 연구역량을 쌓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 등록 5건...심전도 AI성능은 구글·IBM보다 ↑인포마이닝은 현재 싱글리드 판단시스템과 긴급상황 모니터링, 병원 관제시스템, 스마트 검역시스템, 질병진단 진료기관 정보제공 기술 및 시스템 등 의료 AI 관련 5건의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자연어처리 인공지능과 심전도 판단시스템 등 2건은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자연어처리 기술은 환자가 AI를 통해 자가 문진을 시도할 때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케 한다. 일례로 환자가 ‘배가 아프다’고 물었을 때 AI가 ‘기침은 했니?’라고 되묻는다면 더이상 문진이 이뤄질 수 없다. 최소한 ‘아랫배나 윗배 중 어디가 아프니?’와 같은 반응을 해야 한다. 인포마이닝이 개발한 자연어처리 AI의 정확도는 90%다. 10번 중 9번은 상황에 적절한 답을 내놓는다는 얘기다. 이는 널리 알려진 GPT나 BERT 계열의 자연어처리 AI 모델(50~72%)의 정확도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최근 인포마이닝의 AI 심전도 판단시스템은 구글과 IBM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심전도 관련 의료 지표인 F1스코어에서 약 84%의 정확도로 질병을 예측했다. 구글과 IBM은 이 값이 83% 수준이었다. 이 기술은 지난 15일 ‘심초음파/심전도 AI 모델 데이터톤 2021’ 중 ‘심전도 데이터셋을 활용한 부정맥 진단 AI 모델 공모 부분’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현재 세계 최고 권위의 AI 컨퍼런스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닙스)’에 제출하기 위해 관련 논문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AI의 성능을 구현하거나 일정 영역에서 그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를 바탕으로 통합 의료 솔루션을 개발했고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대표가 지난 15일 심초음파/심전도 AI 모델 데이터톤 2021에서 받은 최우수상 상패를 보고 웃고 있다.(제공=김진호 기자)◇전 방향 통합 의료 AI 솔루션 ‘하티하티’로 승부수 띄운다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포마이닝이 창업 초기부터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통합 의료 AI 솔루션 하티하티는 지난 8월부터 여러 상급 병원과 임상을 진행 중이다.하티하티는 크게 3가지 영역의 의료 AI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먼저 환자 입장에서 병원에 가기 전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돕는 ‘자가문진 AI’ 기능이다. 이 AI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환자와 대화를 나누며, 어떤 분과로 예약해 진료를 받으면 좋을지 추천한다. 또 중환자실 등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가 환자의 증세에 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AI 시스템도 하티하티에 포함된다. 이른바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이다. 이 대표는 “각 과의 교수는 워낙 경험이 풍부해 어떤 상황이든 빠르게 판단을 내리지만,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들은 그럴 수 없다”며 “이들이 더 효율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도울 수 있는 AI도 하티하티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끝으로 간호사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AI 시스템이다. 병원의 규모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1명의 간호사가 환자 15명의 생체신호를 1~4시간 간격으로 재고 있다. 인포마이닝이 자체 개발한 시계형 생체신호 분석기인 ‘메디워치’를 차면 AI가 환자의 심전도와 혈압 등의 값을 실시간으로 추정해 결과를 내놓는다. 이를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연결하면 간호사는 그 화면을 모니터링하다가 비상 신호가 울리는 환자만 확인하면 된다.이 대표는 “현재 여러 병원과 하티하티의 임상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하반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 짓고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인포마이닝이 의료진부터 환자까지 각각의 필요에 따라 사용하도록 개발한 전 방향 통합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하티하티’의 개념도다. 자체 개발한 시계형 밴드인 ‘메디워치’를 차면 환자의 생체신호가 측정되며, 이를 바탕으로 자가문진, 환자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다. (제공=인포마이닝)◇문자인식 AI도 개발, 보험사와 윈윈 전략도 진행 중!하티하티의 성능을 더 높이기 위해 인포마이닝이 전략적으로 진출한 사업도 있다. 바로 보험사에서 청구인들의 서류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광학문자인식(OCR)기반 AI 솔루션 사업이다. 이 대표는 “보험사의 청구 서류에는 각 환자가 질병과 그 처방 과정이 모두 들어 있지만, 병원마다 영수증의 형식이 다르고 이를 수기로 작성하는 환자가 많다”며 “보험사 직원이 서류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것을 청구인의 동의를 얻어 AI가 대신하면, 우리는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의료 및 처방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와 인포마이닝 모두 업무에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 전략이라는 얘기다.그는 “현재 일부 보험사가 우리의 OCR AI 솔루션을 시험하고 있으며, 내년 3~6월 사이에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을 거쳐 제품으로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인포마이닝 건물 전경 (제공=김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