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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요정 콤플렉스' 버리고 요정을 연기하다
  • 유진 '요정 콤플렉스' 버리고 요정을 연기하다
  • [조선일보 제공] 사랑은 그런 순간 찾아온다. 짜인 일상의 틀 속에서 어느 순간 마음을 탁, 하고 놓을 때 사랑이란 녀석은 그 틈을 너무나도 살며시 파고든다. 24일 개봉하는 '로맨틱 아일랜드'(감독 강철우)는 '여행, 그리고 해방'이라는 주제를 십분 살린 영화다. 필리핀의 휴양지 보라카이라는 공간이 우선 그렇고 평소엔 절대 이뤄지지 못했을 남녀 간의 만남이 그렇다.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옷을 제대로 입었다. 울림이 강한 '목욕탕 목소리'로 인기 끈 이선균은 후반이 되면 그 천진한 미소를 보여주고 이수경의 코믹함에는 귀여움까지 얹혀졌다. 어수룩한 이미지의 이민기도 마찬가지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인기와 안티그룹을 동시에 안고 있는 톱가수 가영을 연기한 유진(27)이다. 지난 1997년 아이돌 그룹 S.E.S로 데뷔해 수직상승 인기곡선을 달렸던 그녀 아닌가. 23일 광화문에서 만난 유진은 "물론 가영이처럼 그렇게 까칠한 친구도 있죠. 에이, 하지만 전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가장 '가영이스러울' 것 같은 그녀가 "그동안 평범하고 수수하고 촌스러운 역만 해왔다"며, "이번 역이 연기 변신"이라고 말했다. 톱스타 가영과 백수청년 정환(이민기)의 우연한 만남은 어느덧 스물넷 동갑내기의 풋풋한 사랑으로 바뀐다. 정환은 가영이 인터넷 악성 댓글을 보며 괴로워하는 모습에서 인간미를 느끼게 된다. "가끔 연예인 친구 중에는 악플 때문에 집 밖에도 안 나가고, 하루 종일 그것만 쳐다 보고 있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중엔 정신적으로 진짜 문제가 생긴 친구도 있고…. 저도 예전엔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거 보면 제가 성격이 긍정적인가 봐요." 가영과 정환 커플이 '일탈 동지'에서 '사랑'을 느끼는 사이로 발전하는 건, 가영의 자기 고백 이후. 가영은 바다를 향해 "난 노래도 못하는 가수다" "꿈도 희망도 없는 병신이다" 등을 목청껏 외친다. "제 자기 고백이요? S.E.S 때는 욕심 부릴 사이도 없이 탑(top)에 가 있었잖아요. 거기서 잘 내려오는 게 관건이었죠. 멤버들끼리 고민도 많이 했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생각 없는 아이돌 그룹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치열하고 정신 없이 사는 건 체질이 아닌데…." 욕심을 크게 내지 않아서일까. 배우로 변신한 2002년 이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고, 마지막 앨범을 낸 지도 4년이나 지났는데 사람들은 아직도 아이돌, 혹은 '요정' 유진을 먼저 떠올린다. 연기를 못하는 편도 아닌데 그렇다고 화제의 중심에 서거나 깊은 인상을 남긴 적도 없다. "반은 고맙고 반은 속상하죠. 그런데 그 이미지를 지우는 게 어려운가 봐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 이미지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데." 또 '허허' 거리며 웃는다. 자세히 보니 그녀 눈 밑에도 약간의 잔주름과 가무스름한 그늘이 져 있었다. 요정도 나이를 먹는다. 커피숍 밖을 나왔다. 차에 바로 올라탈 줄 알았는데 근처에 친구가 있다며 종종 걸음을 재촉한다. 선글라스 같은 건 아예 없었다. 스타 이미지에만 갇혀 살 줄 알았는데 어느새 인간미를 조금씩 풍기고 있었다. 진짜 유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 '로맨틱…' 은 한국에선 눈도 안 맞출 극과극 남녀가…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는 낯선 두 커플의 '사랑 만들기'를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성공했지만 까칠한 증권사 대표 재혁(이선균)과 가난하지만 꿋꿋한 수진(이수경)의 만남은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한 성질'하는 톱 가수 가영(유진)과 만년 백수 정환(이민기)의 애정이 깊어지는 건 영화 '노팅힐'을 언뜻 연상시킨다. 거기에 뇌종양 진단을 받고 아내(이일화)와 함께 생애 마지막 여행을 온 소시민 중식(이문식)의 에피소드까지 엮이며 이들 커플의 이야기는 짜임새를 더해간다. 옴니버스 로맨스 드라마의 대표작 '러브 액츄얼리'의 느낌을 살포시 내면서도 코믹함보다는 잔잔함을 강조했다. 15세 이상.  
기차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는다 - 신탄리 고대산(高臺山)
  • 기차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는다 - 신탄리 고대산(高臺山)
  • [조선일보 제공] ▲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신탄리로 간다. 거기에 고대산이 있다.철도의 종착점, 신탄리 기차는 외롭다. 거대한 공룡처럼,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무작정 전진한다. 경기도 동두천에서 연천 신탄리까지 오가는 통근열차. 40분 남짓한 짧은 여정 동안 객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말이 없다. 멀리 산줄기와 동행하며 논과 밭 사이를 지난 기차가 신탄리에 멎는다. ▲ 신탄리역모든 기차는 신탄리 너머로 전진하지 않는다. 조금만 더 가면 남방한계선. 서울에서 출발한 경원선 열차는 신탄리에서 더 나아갈 수 없다. 철도 중단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어가 붙어 있는 역이다. 갑자기 찾아온 겨울 햇살에 사람들은 손을 비비며 걸음을 재촉한다. 시간이 멎어 있는 예쁜 신탄리역을 사방에서 산이 에워싸며 위로한다. 기차가 멎은 곳, 거기에 산이 있다. 고대산(高臺山)이다. 산에 오르면, 등산로를 따라 철책 너머로 입김을 내뿜으며 벙커 속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젊은 병사들을 만나게 된다. 맑은 자연(自然)과 냉혹한 전쟁의 흉터가 병존하는 기이한 산, 고대산의 겨울로 들어간다. 산의 주제는 ‘겨울’이다. ▲ 고대산▲ 고대산기차로 떠나는 산, 고대산 서울에서 갈 경우, 고대산까지 기차를 두 번 타면 된다. 승용차를 타면 오고가며 드는 체력과 시간이 엄청나지만, 지하철 1호선으로 동두천역까지 간 뒤 동두천~신탄리 통근열차로 갈아타면 두 시간이면 된다. 왕복이래봤자 5000원 남짓이니 교통비 절감이 두번째 이유요, 신탄리역에 내리면 바로 등산로로 오를 수 있으니 그 막강한 효율성이 세번째 이유다. 역사를 나오면 왼편에 ‘고대산 500m’라는 간판이 보인다. 무시하자. 대신에 오른쪽으로 꺾으면 건널목이 나오니, 그 건널목을 건너 길을 이으면 등산로 입구까지 5분이다. 신석기 유적이 있는 연천인지라, 등산로 입구에는 원시인을 본딴 캐릭터 둘이 서 있다. 이들을 지나 매표소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은 제1등산로, 왼쪽은 2, 3등산로로 가는 길이다. 세 길이 모두 성격이 다르지만 모두 정상까지 왕복 4시간은 잡아야 한다. 요즘처럼 해가 짧고 추운 때에는 정말 일찌감치 올라서 일찌감치 내려와야 목숨 부지하는 데 이롭다.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웠던 어제, 11월 18일. 죽는 줄 알았다. ▲ 까치들도 추워서 감히 날아오르려 하지 않았다낙엽송과 암벽의 조화 등산로 선택을 놓고 고민하다가 제2등산로 코스를 고른다. 폭신폭신한 낙엽송 숲길에서 시작해 적당히 거친 돌밭을 오르는 코스다. 코스가 박진감이 넘치기에 세 개 등산로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다. 개울을 따라 상가를 지나 5분 정도 가면 이동식화장실이 있는 공터가 나온다. 등산로는 거기에서 시작이다. 산 속으로 돌계단이 나 있고 그 뒤로 낙엽송 숲이 나 있다. ▲ 낙엽송림이 하늘을 가린 등산로 초입낙엽송이 뭔가. 소나무는 소나무이되 가을이면 색을 바꾸고 잎을 떨구는 소나무다. 장장대대한 그 높은 키에서 비늘처럼 떨어지는 잎들이 숲 속을 온통 포근한 카펫으로 만들어놓았다. 폭신폭신한 낙엽송잎을 밟고 길을 잇는다. ▲ 어둠이 오기 전, 사람들은 서둘러 산을 빠져나갔다낙엽송 숲을 빠져나오면 신기하게도 얕은 능선 위에 벤치가 하나 앉아 있다. 딱 숨을 헐떡이게 되는 시점이다. 거기에 앉으면 뒤쪽으로 3등산로가 나오고, 2등산로는 왼쪽이다. 왼쪽. 갑자기 경사가 확 높아지는 칼바위다. 통나무 계단을 지나 참호와 벙커를 뒤로 하고 길을 잇는다. 낙엽들이 늪처럼 쌓여 있는데, 등산화 제대로 신고 있지 않으면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 낙엽들을 들추면 하얗게 서리가 끼어 있으니 잘못하면 몇 미터씩 미끄러질 판이다. ▲ 산 한가운데에서 벤치 하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나목들은 비명을 지르는데 계단이 끝나고 10분 정도 더 걸어가면 말등바위가 나타난다. 그 바위가 보이면 긴장할 것. 이제 바위들이다. 신탄리쪽을 바라보는 말처럼 생겼다고 말등바위다. 말등바위 직전에 작지만 제법 가파른 바위가 나타나니 조심하자. 거기에서 한숨 돌린다. 앞으로 보이는 조망이 좋다. 나뭇잎을 다 떨어뜨린 나목(裸木)들이 겨울 바람에 비명을 질러댄다. 문득 눈을 들어보면 사방이 산줄기다. 여기에서 숨을 ‘제대로’ 돌리시라. ▲ 나목숲▲ 나목숲10분 정도 편안하게 오솔길을 걸으면 앞을 가로막는 뭔가가 있다. 30m짜리 급경사다. 로프가 묶여 있으니 있는 힘을 다해 급경사를 올라가면 이번에는 소나무 숲이다. 그리고 또 10분 정도 가면 30m짜리 급경사가 하나 더 나오고 그 뒤로 또 하나 더 나온다. 자, 여기에서 큰 심호흡! 150m짜리 낭떠러지가 앞을 막는다. 양 옆으로 설치된 굵은 로프 덕분에 그렇게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처음 본 사람들은 모골이 송연할 정도다. 양쪽이 낭떠러지니, 그 조망 하나는 끝내준다. 그 끝에 나오는 전망 바위에서 물 한 모금 마시며 벌렁대는 가슴을 진정시키시라. 거기에서 고대봉 정상까지는 약 1km 정도다. 지난 봄 붉게 타올랐을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면 고인돌바위라 이름 붙은 바위를 지난다. 20분 뒤 제1등산로와 만나는 대광봉에 도착하고, 거기에서 이정표를 따라 20분을 더 걸으면 정상이다. 맑은 날이면 개성 송학산도 보인다. 겨울에서 겨울로, 그리움에서 그리움으로 산꼭대기에 오르는 이유는 저마다 다 다르지만, 고대산에 오르는 이유 가운데 상당수가 바로 이 송학산 바라보기다. 얼토당토 않는 현실 때문에 ‘그저 바라볼 수 만 있어도 좋은’ 개성 땅이 아닌가. 하지만 개성을 마주하려면 하늘이 좋은 날씨를 내려줘야 하니, 꼭 이것만 바라고 가서는 아니되겠다. ▲ 오후 햇살에 장엄하게 모습을 드러낸 산줄기들▲ 지난 계절의 흔적, 그리고 겨울의 앙상함이 함께 했다▲ 다람쥐 꼬리 만한 햇빛을 붙잡았다.▲ 당신은 얼마나 추우신가요?::: 여행수첩 ▲ 가는길(서울 기준):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동두천역에서 하차. 개찰구를 나가서 매표소에서 신탄리행 통근열차표를 구입할 것. 1000원. 동두천역에서 신탄리역까지 40분. 매시 50분 출발. 신탄리에서 동두천까지는 매시 정각에 출발. 요즘 철도공사가 파업 중이라 정상적일 때보다는 출-발착이 정확하지 않다. ▲ 먹을 곳:등산로 입구에 식당들 많다. 특히 신탄리에는 보신탕집이 몰려 있어, 이를 찾아 일부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 선택은 자유. ▲ 주의사항:군사분계선 남방한계선이 가까운 곳. 철책이 쳐져 있는 곳은 절대 출입금지.▶ 관련기사 ◀☞''12월 오픈'' 곤지암 리조트, 2000매 한정 시즌권 판매☞"스키 타러 가자" 베어스타운 오늘 시범개장☞대명리조트, 이달까지 이벤트 쏩니다
붉은물감 풀어 놓은 ''S라인'' 갯벌천국에 가보니...
  • 붉은물감 풀어 놓은 ''S라인'' 갯벌천국에 가보니...
  • [조선일보 제공] 26일 세계 5대 연안습지 전남 '순천만'. 여름철 짙은 녹색 물결을 쳤던 갈대밭은 어느덧 씨앗 뭉치부터 누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순천만은 우리나라 최대 갈대 군락지로,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순천 상사면에서 흘러 온 이사천의 합류지점부터 하구에 이르는 4㎞ 물길 양쪽이 모두 갈대밭이다. 갈대밭은 새들의 긴요한 은신처이자 사냥터. 흰뺨검둥오리·백로·고니·도요새·맷새·황조롱이 등 야생 조류가 갈대밭 갯벌에서 먹이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농게·방게·칠게·짱뚱어 녀석들은 들킬까 봐 재빨리 몸을 숨기기에 바빴다. 하지만 매년 10월 20일쯤 도래하는 천연 기념물 흑두루미는 기후 변화로 아직 찾아오지 않고 있다. 하구 갈대탐방로에서 30분 떨어진 순천시 해룡면 선학리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순천만이 한 눈에 들어온다. 탐방객 40여 명은 눈 앞에 펼쳐진 비경에 "가슴이 탁 트인다"며 감탄했다. 남해를 향해 굽이쳐 흐르는 순천만의 'S'자 곡선 수로, 붉은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칠면초 군락지, 크고 작은 동그란 모양의 갈대밭은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다. ▲ 순천만을 찾은 관광객들이 탐방로를 통해 갯벌과 갈대숲을 둘러보고 있다. 순천만에는 매년 겨울이면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검은머리갈매기·민물도요·큰고니·혹부리오리 등 물새들이 월동한다. 봄과 가을에는 저어새·노랑부리백로·도요·물떼새 등이 중간 기착하고 있다.김주현(여·57·경기도 성남시)씨는 "대학 졸업 동기생들과 처음 순천만을 찾았는데 광활한 갯벌을 보니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온 하재웅(41·부산 사하구)씨는 "부산 해운대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색다른 자연의 신비로움에 숙연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승옥 소설 '무진기행'의 배경이기도 한 순천만은 국내 최대 연안습지.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드넓은 갯벌, 갈대밭, 염습지는 동·식물의 보고다. 40㎞ 해안선에 둘러싸인 갯벌 면적은 22.2㎢(670만평)에 달한다. 이 가운데 순천 교량동·대대동, 해룡면 중흥리·해창리·선학리에 걸친 갈대밭만 2.3㎢(70만평). 갯벌에는 불그스레한 칠면초·퉁퉁마디·갯길경 등 염색식물 200여 종과 방게·칠게·농게·참꼬막·맛조개·짱뚱어·갯지렁이 등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살고 있다. 은신처와 먹이가 풍부해 순천만에는 천연기념물 19종을 포함, 220여 종의 새들이 월동·서식하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검은머리갈매기·민물도요·큰고니·혹부리오리 등 물새들이 월동한다. 봄과 가을에는 저어새·노랑부리백로·도요·물떼새 등이 중간 기착하고 있다. 대표적 희귀 조류로 겨울 철새의 진객인 흑두루미는 전세계 1만 마리 중 작년 270여 마리가 순천만을 다녀갔다. ▲ 석양이 지고 있는 순천만의‘S’자 곡선 수로(왼쪽)와 순천만의 흑두루미. /순천시 제공순천만은 2003년 12월 국내 연안습지로는 무안·진도 갯벌에 이어 세 번째로 '연안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2006년 1월에는 국내 연안습지 중 처음 람사르 협약에 등록돼 국제적으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 채희영 센터장은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중 최남단에 위치한 데다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지리생태학적으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 덕에 순천만에는 관광객과 사진작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순천시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보전 정책을 펴면서 불과 4년 전 10만 명에 그쳤던 탐방객이 작년 180만 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요즘엔 주말 하루에만 2만5000여 명이 몰릴 정도. 올해 누적 탐방객은 지난 23일 현재 121만 명. 10~12월에 관광객이 집중되므로 올해 총 누적 탐방객은 200만 명으로 예상된다. 28일부터는 8일 일정으로 순천만 일대에서 순천시 주최의 갈대 축제가 열리고 있다. 자연생태관, 천문대, 갈대숲 탐방로(1.2㎞), 용산 전망대, 야생화 정원, 갯벌 관찰대를 둘러볼 수 있다. 탐조선(40분 소요)을 타면 3.7㎞ 'S'자 물길을 따라 가까이서 갈대군락과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호남·남해고속도로 순천IC→2번 국도→팔마체육관 사거리→청암대를 거치면 된다. 서울에서 약 4시간20분 소요. 내비게이션에는 '전남 순천시 대대동 162-2'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순천시 관광정책과 최덕림 과장은 "람사르 총회 공식 방문지인 순천만을 탐방할 신청자를 2000여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결과,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 전남 순천 해룡면 순천만에 가을이 왔다.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8일 개막한 갈대축제에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500여 종 생명이 가쁜 숨을 쉬고 있습니다☞''꽃대궐''로 탈바꿈한 청남대☞수북이 쌓인 낙엽… 붉게 노랗게 물든 가로수…
42.195㎞ 완주… 한쪽 다리 절단 박영길씨
  • 42.195㎞ 완주… 한쪽 다리 절단 박영길씨
  • [조선일보 제공] 어둠이 스며든 춘천종합운동장. 선수와 가족 등 3만여 명이 운집해 하루 종일 들썩들썩했던 춘천마라톤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행사장을 정리하기 위해 시설물을 치우고 쓰레기를 줍는 손길이 분주한 가운데 운동장 한쪽에서 갑자기 "우와아!"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왼쪽 무릎 아래에 의족을 찬 한 남자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 한 바퀴를 돌고 있었다. 하지 절단 장애인이 200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풀코스(42.195㎞)를 완주했다. 인천 만수동에 사는 박영길(43)씨. 26일 오전 10시에 출발한 박씨가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백윤걸(46)·권오석(35)씨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시각은 오후 5시45분25초. 7시간20분23초 만이었다. 박씨는 지체장애 4급이다. 왼쪽 무릎 아래가 없다. 플라스틱 의족을 끼우고 평소에도 절뚝절뚝 걷는다. 그런 그가 마라톤에 뛰어든 건 불과 열 달 전. 또 다른 페이스 메이커 박천식(59)씨의 조언 때문이었다. "캐나다에 저 같은 장애인이 있는데 그 사람이 마라톤을 했대요. 처음엔 망설였지요." 하지만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인 딸과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에게 아빠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운동화를 들고 집 근처 공원에 나가 매일 2㎞씩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시험 삼아 5㎞와 10㎞ 마라톤에도 참가해 완주했다. 그러나 풀코스 마라톤은 이번이 처음. 게다가 하지 절단 장애인의 완주는 매우 드문 일이다. 박씨는 2001년 3월 절단수술을 받았다. 동맥이나 정맥에 염증이 생겨 혈관이 막히고 손가락이나 발가락부터 썩는 버거씨병(Buerger's disease) 때문이었다. 처음엔 엄지발가락만 잘랐지만 의사는 "무릎 아래까지 잘라야 한다"고 했다. 안 된다고 버텼지만 통증을 참기 어려웠다. 진통제를 하루 열 알 이상 먹어도 듣지 않았다. 무릎 아래 절단은 그에게 "인생이 끝장나는 순간"이었다. 2년간 병원비로 전세금 4500만원을 홀랑 까먹었다. 다니던 직장도 관둬야 했다. 반지하 월셋방으로 옮긴 뒤 밖엔 절대 안 나갔다. 남들 눈에 띌까 무서웠다.  그 사이 생계는 부인 성영미(42)씨 몫이었다. 고2 여름 주문진 바닷가에서 보고 박씨가 첫눈에 반한 부인이었다. 부인 눈에 박씨는 "조그맣고 다닥다닥 주근깨가 붙어 영 눈에 안 차는 남자"였지만 성실함만은 최고였다. 7년 연애 끝에 결혼, 딸 진숙(17)과 아들 종선(9)을 낳았다.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애들 분유와 학용품 하나 못 사주는 처지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자신만 보이던 눈에 부인과 아이들이 들어온 건 2004년 5월이었다. 당시 네 살이던 둘째가 아빠의 손발이 돼주느라 또래와 놀지 못하는 걸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평생 집안에 박혀 더 이상 '환자'로서 살아서는 안 된다는 걸….. 박씨가 처음 마라톤을 하겠다고 했을 때 부인과 아이들은 펄쩍 뛰었다. 무리하다 재발하면 오른쪽 다리마저 잃을 수 있었다. 그래도 박씨는 그만두지 않았다. "마라톤보다 훨씬 힘든 일도 많다. 그걸 헤쳐 나갈 용기를 얻어야 한다"며 부인을 달랬다. "기필코 완주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춘천마라톤에 도전했다. 그러나 30㎞ 지점을 넘으면서부터 '못하겠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종아리는 피가 안 통해 노래졌고, 절단 부위가 의족에 닿을 때마다 통증이 몰려 왔다. 하지만 그에겐 세상에서 가장 신바람 나는 응원이 있었다. 부인과 아이들이 사인펜으로 의족에 적어준 글귀였다. "하느님이 당신을 의로운 오른손으로 붙들어 주시며 마치는 순간까지 동행하십니다." "아빠! 사랑해요! 파이팅!"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그는 의족을 벗어 한참을 들여다봤다. 어금니를 악물고 다시 달리는 그의 얼굴엔 엷은 웃음꽃이 피어나 있었다. "아내가… 보고 싶습니다. 옆에 있다면 메달을 걸어주고 꼬옥 안아줬을 겁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그는 집에서 기다리는 부인부터 찾았다. 의족을 벗으니 무릎이 온통 쓸리고 빨갛게 부었다. 관중들은 환호했지만 그는 눈물 괸 눈으로 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랑을 바라보는 극과 극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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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전복(顚覆)적인 결혼과 담백(淡白)한 연애. 이번 주 조선일보 영화팀의 선택은 서로 다른 체온을 지닌 두 편의 로맨스다. 어제(23일) 개봉한 '아내가 결혼했다'와 '그 남자의 책 198쪽'. 공교롭게도 소설이 원작이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지만,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은 천양지차다. 사랑이라도 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이 가을, 당신의 선택은. ▲ 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했다 발칙한 그녀의 잔혹한 두집 살림 논란과 화제의 강도만으로 승부하자면 이번 주의 승자는 단연 '아내가 결혼했다'일 것이다. 나랑 결혼한 아내가 동시에 다른 남자랑 한번 더 결혼하겠다니,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궤변인가. 2년 전 세계문학상을 받았던 박현욱의 동명 장편소설을 정윤수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긴 이 흥미로운 로맨스는 얼핏 현대 여성들의 도발적 판타지로 보인다. 거칠게 요약하면 축첩(蓄妾)이 남자만의 전유물이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용감한 텍스트를 읽는 비판적 독법도 가능하다.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수난사이고, 여성 입장에서도 잔혹사의 가능성이 물씬 풍긴다. 포기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남편은 아내가 다른 사내와 잠을 자더라도 꿋꿋하게 견뎌야 하고, 태어난 딸내미의 진짜 아빠를 의심하며 남몰래 눈물 흘린다. 아내도 마찬가지. "사랑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인도주의적' 세계관으로 두 남자와 결혼하지만, 남편은 물론 시댁에까지 잘하겠다는 일념으로 두 집 제사를 모두 챙기며 온몸이 부서져라 일한다. 이쯤 되면 소설의 '아내' 인아가 보여줬던 결혼제도의 근원적 반성과 전복성은 휘발하고, 특출한 외모와 거부하기 힘든 귀여움만을 간직한 영화 속 아내만 살아남는 것이다. 이런 주제상의 아쉬움을 채워 주는 건 두 주연 배우의 빼어난 연기다. 목젖이 보일 만큼 작정하고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뿜어내는 아내 손예진도 물론 사랑스럽지만, 분노와 체념 그리고 자기 합리화 사이를 왕복하며 아내의 결혼을 온 몸으로 견뎌내는 소심한 남편 김주혁의 연기는 이 영화의 캐스팅에 쏟아진 충무로의 기대와 칭찬이 무엇 때문이었는지를 분명하게 입증한다. 줄거리 주변 총각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프로그래머 주인아(손예진). 족탈불급(足脫不及)의 미모에 재능까지 갖췄는데, 축구 지식까지 해박하다. 소심한 샐러리맨 노덕훈(김주혁)은 인아가 자신과 결혼해 준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 여자, 또 한 번 결혼을 하겠단다. 사랑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면서.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가 아니라 일처다부제(一妻多夫制)의 시작. ▶전문가 별점 혁명과 도발은 반으로 줄이고, 긴장감은 더 반으로 줄이고. ★★★ 황희연·영화칼럼니스트 ▲ 그 남자의 책 198쪽▲ 그 남자의 책 198쪽 기대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연애 같은 날 개봉하는 덩치 큰 영화들에 비해 '그 남자의 책 198쪽'은 조금 왜소해 보인다. 해질녘 노을처럼 이 장르 특유의 관습적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도 약점이다. 하지만 이 단정한 멜로드라마에는 고전적 로맨스가 지닌 느긋한 기품이 있다. 소설가 윤성희의 동명 단편소설을 시나리오 작가 나현('화려한 휴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각색한 이 말쑥한 로맨스는 맑은 술을 마셨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산뜻함이 있다. 이 영화가 내미는 따뜻한 손길에는 지나친 자극도, 감정의 과잉도 없다. 그런 조미료의 부재 때문에 관심을 접을 성마른 관객도 있겠지만, 자극적 멜로의 홍수에 피로를 느꼈던 당신이라면 오히려 이 영화의 동양화적 여백이 반가울 것이다. '그 남자의 책 198쪽'을 이끌고 가는 중심 이야기는 그 남자가 도서관에서 왜 모든 책의 198쪽만 골라 찢느냐는 것. 그리고 그 남자의 비밀과 상처는 무엇이냐는 것. 어쩌면 시대착오라고도 여길 수 있는 활자 지향 스토리지만 김정권 감독은 이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내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직설적 고백이 아니라 쪽지를 통해 마음을 전달하는 연애의 매력. 감정과 신체를 송두리째 드러내기보다 상대방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는 장면만으로도 더 큰 감정의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윽박지르지 않고 증명한다. 이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이동욱과 유진 연기의 성실함이다. 절대평가의 잣대로 보면 아쉬움이 남지만, 음악에 뿌리를 둔 연기자들에 대한 편견을 씻기에 충분할 만큼 호연했다. 어딘가 나사 하나가 풀린 듯 느슨한 모습의 이동욱과 끝까지 자신의 상처를 숨기고 호기심과 연민으로 그를 어루만지는 유진의 연기를 주목해 보시기를. 줄거리 시골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왈가닥 은수(유진)는 책 도둑이라고 의심하고 한 사내를 두들겨 팬다. 하지만 이 남자 준오(이동욱), 사연이 있다. 훔치는 게 아니라 도서관에 있는 책들의 198쪽만 몰래 찢고 있었던 것. 헤어진 여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남긴 쪽지에 "○○책 198쪽에 내 마음이 담겨있다"라고 적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책 이름이 해당하는 부분이 지워졌다는 것. 준오의 책 찾기를 도와주다가 은수는 그의 비밀을 알게 된다. ▶전문가 별점 사랑의 비밀을 간직한 도서관의 은밀함을 보여주는 소소한 재미들. ★★★ 이상용·영화평론가 ▶ 관련기사 ◀☞韓·美·日 ''엽기적인 그녀'', 무엇이 다른가?
사랑을 바라보는 극과 극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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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전복(顚覆)적인 결혼과 담백(淡白)한 연애. 이번 주 조선일보 영화팀의 선택은 서로 다른 체온을 지닌 두 편의 로맨스다. 어제(23일) 개봉한 '아내가 결혼했다'와 '그 남자의 책 198쪽'. 공교롭게도 소설이 원작이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지만,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은 천양지차다. 사랑이라도 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이 가을, 당신의 선택은. ▲ 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했다 발칙한 그녀의 잔혹한 두집 살림 논란과 화제의 강도만으로 승부하자면 이번 주의 승자는 단연 '아내가 결혼했다'일 것이다. 나랑 결혼한 아내가 동시에 다른 남자랑 한번 더 결혼하겠다니,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궤변인가. 2년 전 세계문학상을 받았던 박현욱의 동명 장편소설을 정윤수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긴 이 흥미로운 로맨스는 얼핏 현대 여성들의 도발적 판타지로 보인다. 거칠게 요약하면 축첩(蓄妾)이 남자만의 전유물이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용감한 텍스트를 읽는 비판적 독법도 가능하다.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수난사이고, 여성 입장에서도 잔혹사의 가능성이 물씬 풍긴다. 포기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남편은 아내가 다른 사내와 잠을 자더라도 꿋꿋하게 견뎌야 하고, 태어난 딸내미의 진짜 아빠를 의심하며 남몰래 눈물 흘린다. 아내도 마찬가지. "사랑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인도주의적' 세계관으로 두 남자와 결혼하지만, 남편은 물론 시댁에까지 잘하겠다는 일념으로 두 집 제사를 모두 챙기며 온몸이 부서져라 일한다. 이쯤 되면 소설의 '아내' 인아가 보여줬던 결혼제도의 근원적 반성과 전복성은 휘발하고, 특출한 외모와 거부하기 힘든 귀여움만을 간직한 영화 속 아내만 살아남는 것이다. 이런 주제상의 아쉬움을 채워 주는 건 두 주연 배우의 빼어난 연기다. 목젖이 보일 만큼 작정하고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뿜어내는 아내 손예진도 물론 사랑스럽지만, 분노와 체념 그리고 자기 합리화 사이를 왕복하며 아내의 결혼을 온 몸으로 견뎌내는 소심한 남편 김주혁의 연기는 이 영화의 캐스팅에 쏟아진 충무로의 기대와 칭찬이 무엇 때문이었는지를 분명하게 입증한다. width="400" height="345" name="V000248189"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true" quality="high"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pluginspage="http://www.macromedia.com/go/getflashplayer">줄거리 주변 총각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프로그래머 주인아(손예진). 족탈불급(足脫不及)의 미모에 재능까지 갖췄는데, 축구 지식까지 해박하다. 소심한 샐러리맨 노덕훈(김주혁)은 인아가 자신과 결혼해 준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 여자, 또 한 번 결혼을 하겠단다. 사랑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면서.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가 아니라 일처다부제(一妻多夫制)의 시작. ▶전문가 별점 혁명과 도발은 반으로 줄이고, 긴장감은 더 반으로 줄이고. ★★★ 황희연·영화칼럼니스트   ▲ 그 남자의 책 198쪽▲ 그 남자의 책 198쪽 기대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연애 같은 날 개봉하는 덩치 큰 영화들에 비해 '그 남자의 책 198쪽'은 조금 왜소해 보인다. 해질녘 노을처럼 이 장르 특유의 관습적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도 약점이다. 하지만 이 단정한 멜로드라마에는 고전적 로맨스가 지닌 느긋한 기품이 있다. 소설가 윤성희의 동명 단편소설을 시나리오 작가 나현('화려한 휴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각색한 이 말쑥한 로맨스는 맑은 술을 마셨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산뜻함이 있다. 이 영화가 내미는 따뜻한 손길에는 지나친 자극도, 감정의 과잉도 없다. 그런 조미료의 부재 때문에 관심을 접을 성마른 관객도 있겠지만, 자극적 멜로의 홍수에 피로를 느꼈던 당신이라면 오히려 이 영화의 동양화적 여백이 반가울 것이다. '그 남자의 책 198쪽'을 이끌고 가는 중심 이야기는 그 남자가 도서관에서 왜 모든 책의 198쪽만 골라 찢느냐는 것. 그리고 그 남자의 비밀과 상처는 무엇이냐는 것. 어쩌면 시대착오라고도 여길 수 있는 활자 지향 스토리지만 김정권 감독은 이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내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직설적 고백이 아니라 쪽지를 통해 마음을 전달하는 연애의 매력. 감정과 신체를 송두리째 드러내기보다 상대방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는 장면만으로도 더 큰 감정의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윽박지르지 않고 증명한다. 이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이동욱과 유진 연기의 성실함이다. 절대평가의 잣대로 보면 아쉬움이 남지만, 음악에 뿌리를 둔 연기자들에 대한 편견을 씻기에 충분할 만큼 호연했다. 어딘가 나사 하나가 풀린 듯 느슨한 모습의 이동욱과 끝까지 자신의 상처를 숨기고 호기심과 연민으로 그를 어루만지는 유진의 연기를 주목해 보시기를. 줄거리 시골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왈가닥 은수(유진)는 책 도둑이라고 의심하고 한 사내를 두들겨 팬다. 하지만 이 남자 준오(이동욱), 사연이 있다. 훔치는 게 아니라 도서관에 있는 책들의 198쪽만 몰래 찢고 있었던 것. 헤어진 여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남긴 쪽지에 "○○책 198쪽에 내 마음이 담겨있다"라고 적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책 이름이 해당하는 부분이 지워졌다는 것. 준오의 책 찾기를 도와주다가 은수는 그의 비밀을 알게 된다. ▶전문가 별점 사랑의 비밀을 간직한 도서관의 은밀함을 보여주는 소소한 재미들. ★★★ 이상용·영화평론가 
영국을 녹인 몸짓!
  • 영국을 녹인 몸짓!
  • [조선일보 제공] 지난 여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에서 호평받았던 3편이 뭉쳤다. 댄스 퍼포먼스인 《사춤》(Sa-Choom), 전래동화를 이용한 신체극 《선녀와 나무꾼》, 타악 퍼포먼스 《드럼캣》(Drum Cat)이 'Again 에든버러 프린지 2008'이라는 이름으로 꾸미는 작은 축제다.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사춤 전용관에서 매일 2~3편씩 릴레이 공연된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에서 이름을 축약한 《사춤》은 481석의 조지스퀘어 극장에서 4회나 전회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다. 2004년 초연에 비해 드라마는 거의 다 덜어낸 채 격렬한 춤만으로 승부한다. 힙합, 재즈, 브레이크 댄스, 현대무용이 폭죽처럼 터지고 주제가 〈사랑하면 춤을 춰라〉도 호소력이 있다. 《선녀와 나무꾼》은 《기차》로 프랑스 아비뇽축제에서도 공연한 극단 초인의 비언어극이다. 동화가 뼈대가 되기는 했지만 현대의 가정 폭력, 전쟁, 경제 위기 등을 살점으로 붙였다. 집을 지으면서 선녀를 가두는 장면 등이 인상적인 움직임으로 펼쳐진다. 《드럼캣》<사진>은 여성들의 역동적인 타악 연주 자체를 공연으로 만들었다. 고양이 캐릭터를 음악으로 뽑아내 연주하는데, 〈섹시〉 〈파워〉 〈스피드〉 등 5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빠른 비트의 타악과 파워풀한 몸놀림의 조화로 호평받으며 헤럴드엔젤 어워드를 수상했다. (02)3676-7616 ▲ 여성 타악 퍼포먼스 '드럼캣'. &nbsp;&nbsp;&nbsp; 'Again 에든버러 프린지 2008'에 다시 초청됐다. &nbsp;▶ 관련기사 ◀☞(김서나의 올 댓 트렌드)대중과 멀어지는 클래식의 전당☞첼리스트 장한나 & 런던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세계를 감동시킨 넌버벌 퍼포먼스” 대구로 모인다.
문화축제 가득한 경기도의 가을(VOD)
  • 문화축제 가득한 경기도의 가을(VOD)
  • [노컷뉴스 제공] 현재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의 문화공연이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있어 그 외 지역에선 문화공연을 쉽게 접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 과천시는 문화공연을 접하기 힘든 일반 시민을 위해 찾아오는 문화예술 축제 ‘과천한마당축제’가 열려 시민과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23일부터 6일간 과천시 일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기존 실내 무대 공연 형식을 벗어나 길가 또는 전철역 등 일반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무대로 삼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대부분의 공연이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관객의 참여도를 높였다. ▶ 영상=노컷TV [희망카메라] 2008 과천한마당축제 편viewBestCut('bestRight') 이 가을 ‘과천한마당축제’를 시작으로 경기도 각 시,군에서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문화행사가 계획되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 2008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 (10.10~30)세계 유일의 무형문화엑스포인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는 오는 10월 10일부터 30일까지 21일간 부천영상문화단지 및 상동호수공원일대에서 진행된다.‘전통과의 새로운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무형문화재의 가치를 인식하고 체험하며 즐기는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21일간 엑스포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우선 전시는 혼비관, 꽃비관, 하늘비관 3개관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혼비관에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으로 금속공예, 목공예, 악기장 등 9개 종목 308여점이 전시된다. 꽃비관에서는 중요문화재 및 시도 문화재를 모두 아우른 156여점의 ‘엑스포기획전’과 65여점의 ‘북한전통공예전’, 일본ㆍ중국ㆍ러시아ㆍ베트남 등 110여점의 ‘세계무형문화유산전’으로 구성된다. 하늘비관에서는 110여점의 경기도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작품을 선보이는 ‘경기무형문화대축제‘가 열린다. (공식 사이트 = http://www.biche.org ) ▲ 2008 광명음악축제 (10.10~12)올해 4회를 맞이하는 2008 광명음악축제는 음악을 통한 도시의 이미지와 문화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광명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시의 음악축제이다.총 3개의 무대를 통해 3일간 (10.10~ 12) 진행되는 2008 광명음악축제는 '대중적 재미'와 '음악적 고양'을 함께 추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올해부터는 전국 실용 음악 창작경연대회와 FANTASTIC 5 B-BOY COMPETTION 선발대회 등의 프로그램이 편성돼있다.특히 초대형의 특설무대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12일 공연은 유명가수인 마야를 비롯해 크라잉 넛, 김장훈, 오아미, 이동원, 김목경 밴드 등이 출연해, 가을밤의 광명을 뜨거운 열기로 수놓을 전망이다. (공식 사이트 = http://www.gmmusicfestival.org ) ▲ 2008 성남탄천페스티벌 (10.8~12)성남시의 대표 축제, 2008 성남탄천페스티벌이 10월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탄천변과 성남아트센터를 중심으로 시민회관, 중앙공원, 율동공원등 성남시 전역에서 열린다.국내 초청작으로 2007에딘버러페스티벌 외신 홍보상에 빛나는 ‘브레이크아웃(Break Out)' 등 독창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공연이 무대에 오르게 된다. 또한 국내 예술공연 초청프로그램과 함께 시민공모프로그램과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친환경 놀이터‘ 등이 탄천 수상무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공식 사이트 = http://www.staf.or.kr ) ▶ 관련기사 ◀☞취향 따라 즐기는 ''4색 가을 축제''☞''2008 서울국제퍼포먼스 페스티벌'' 오늘 팡파르☞속초의 10월은 축제의 달
  • 일본 문화 인기 끌어가는 ''여배우의 힘''
  • [조선일보 제공]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피프(PIFF·부산국제영화제) 빌리지 야외 무대. 승무원들의 일상을 그린 일본 영화 '해피 플라이트'의 월드 프리미어(첫 상영)를 위해 부산을 찾은 배우와 감독이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숄을 두른 일본 여배우 아야세 하루카가 손짓하며 "부산 사랑해요"를 우리말로 외치자 관객의 반응은 더욱 거세진다. 전날 극장에는 5000여명의 관객이 모여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얼마 전 부산을 찾은 우에노 주리도 이에 못지않은 환영을 받았다. 이들이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도, 그들을 반기는 팬의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 크다. 영화·드라마를 넘나들며 청순과 엽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20대 일본 여배우들은 최근 일본 문화의 인기를 끌어가는 대표적인 원동력이다. ◆내숭? 버리면 뜬다 우에노 주리(22)를 비롯해 아야세 하루카(23), 호리키타 마키(20), 나카마 유키에(29) 등 일본을 대표하는 여배우들을 관통하는 한 가지는 바로 '엽기 코드'다. 특히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에서 그녀들은 평소의 청순 이미지를 벗고 눈물 나게 코믹하도록 변신한다. 국내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자주 비교되며 최근 다시 이슈가 된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 우에노 주리는 대표적인 배우. 사흘간 머리를 안 감고, 5일 동안 목욕을 안 하며, 하루 만에 집 안을 쓰레기통으로 만들고, 땅바닥에 떨어진 것까지 주워 먹을 정도의 폭넓은(?) 식성을 자랑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아야세 하루카도 비슷하다. 19세 때 주인공으로 출연한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청순 가련 배우로 명성을 날렸던 그녀를 '여배우'로 만들어준 건 지난해 방송된 '호타루의 빛'이었다. 극중 연애 세포가 말라버렸다고 해서 붙은 '건어물녀'란 별명 덕에 국내외에서 '건어물녀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밖에선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지만 집에만 오면 운동복 차림에 맥주를 들이켜고,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방바닥에서 뒹구는 모습이다.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남장 여자를 맡은 호리키타 마키는 이와 비슷한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주목 받았고, '고쿠센'의 억센 선생 양쿠미를 맡은 나카마 유키에는 예쁜 얼굴과 달리 운동복 차림에 거센 발길질을 거침없이 뿜어내며 현재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내숭을 버리는 순간, 그녀들은 스타가 되는 것이다. ◆스타성은 독립 영화로부터 김지석 부산 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일본 여배우들의 지속적인 변신에 대해 "독립 영화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제작 편수의 50% 정도가 독립 영화로 채워지기 때문에 톱스타들이 작가주의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며 연기 폭을 넓힌다는 것. 시청률이 주 목적인 드라마에선 최대한 자극적이고 드라마틱한 개인을 완성하는 한편, 영화에선 주로 옆집 여자 같은 연기를 하다 보니 캐릭터 역시 다양해진다는 것이다. 또 여배우들이 '놀 수 있는' 공간 역시 넓다. 영화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도쿄 걸'의 주인공 카호(17)처럼 10대 스타가 끌어가는 영화 숫자가 많고, 배우 역시 품질을 지키는 선에서 '다작'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프로그래머는 "홍콩에서는 한 명이 뜬다 싶으면 백화점 내 각종 행사까지 동원돼 배우들의 가치를 깎아 내리는 반면 일본 매니지먼트사들은 배우들의 퇴출도 서슴지 않으며 이미지 관리에 힘쓴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잘나가는 배우일수록, '과작(寡作)' 경향이 강하다. 이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일상적이면서도 입체적이다. 한국 멜로 영화나 드라마가 주로 '스토리 라인'에 중점을 둔다면 일본 것은 캐릭터 중심으로 움직이는 게 대다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나 '메종 드 히미코' 등 주인공의 개성이 확실한 영화를 굳이 들지 않아도, '무슨 내용'보다는 '어떤 주인공'이 더 부각되는 게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청주대 영화학과 심은진 교수는 "일본은 보통 캐릭터를 통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데 비해 우리는 이야기 속에 캐릭터가 묻어가는 편"이라며 "억압된 사회일수록 문화 속에서 허구와 터부를 즐기면서 비현실적이고 극적인 캐릭터를 내세우게 된다"고 분석했다. &nbsp;
  • 김경문 감독 "WBC 감독? 시즌 끝나고 결정"
  • [노컷뉴스 제공]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룬 한국야구 국가대표팀이 축하 리셉션을 열고 다시 한 번 영광의 기쁨을 누렸다. 1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축라 리셉션’에는 대표팀 선수들과 김경문 감독외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민경훈 대한야구협회 회장을 비롯해 한국 야구원로 및 각 구단감독 등이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특히 이날 리셉션은 본격 행사에 앞서 선수단의 경기 영상이 상영돼 참석자 모두 당시 감격의 순간을 지켜본 뒤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이날 야구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을 떠나기 전 마음은 복잡했지만 선수들의 눈빛과 의지를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 매 경기 쉽지 않았으나 여러 분의 도움으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nbsp;이어 김 감독은 “금메달은 선수와 스태프들이 이룬 결과가 아니라 한국에 있던 야구 선배들과 가족들의 성원의 기가 베이징에 전달돼 이룬 쾌거”라며 “지금도 야구 선배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 서게 됐다. 이제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표팀 감독직을 성공리에 맡은 김경문 감독은 다가올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감독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야구대표팀 감독을 맡는 동안 소속팀과 많이 떨어져있어 남은기간동안 소속팀에 최선 다하고 싶다”며 “현재로서 소속팀이 불안 불안해서 그것부터 매듭짓고 난 다음에 시즌 끝나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리셉션에서 신상우 KBO 총재는 금메달 포상금으로 약속한 10억원을 김경문 감독과 주장 진갑용(34.삼성) 선수에게 전달해 선수들의 사기를 충전시켰으며, 제23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청소년대표 이종운 감독(오른쪽)과 선수들에게 장학금이 전달하며 한국야구의 미래를 부탁했다.
  • 김건모 "형이 내 콧소리를 ''작품''으로 만들었어요"
  • [조선일보 제공] 김건모(40)가 프로듀서 김창환(45)과 다시 손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지난 늦봄이었다. 13년 전 '잘못된 만남(3집)' 이후 두 사람의 결별은 마이클 잭슨과 퀸시 존스의 그것에 비유되곤 했다. 김건모는 이후 '사랑이 떠나가네', '스피드' 등을 히트시켰지만, 2000년대 들면서 제 색깔 없이 우왕좌왕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새 음반 '소울 하모니'를 8월 초 내놓는다. 김건모 12번째 음반이지만, 'K C 하모니 vs. 김건모'란 이름을 달았다. 'K C 하모니'는 김창환의 닉네임이다. 23일 밤 서울 방배동 김창환 스튜디오로 찾아갔다. 지난 1월부터 두 사람이 매일 만나 연습해 온 장소다. 김건모는 방 한가운데 서서 손짓발짓을 하며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고, 김창환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빙 둘러앉아 듣고 있었다. "내가 트로트를 하면 이렇게 할 거야. 북하고 심벌을 등에 메고 발을 탁탁 채면서 둥둥 챙! 한 소절 부르고 둥둥!" 사람들이 와르르 표정을 무너뜨리며 웃었다. 김건모도 까무잡잡한 얼굴에 희게 이를 드러내며 키득거렸다. 두 사람에게 "한창 잘 나가던 때 왜 헤어졌느냐"고 물었다. 김창환이 먼저 말했다. "건모랑 헤어진다는 건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죠. 대비도 하지 않았고요.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그만큼 엄하게 대했어요. 술도 못 마시게 하고 속박을 많이 했어요. 그게 스트레스가 된 것 같아요." 신인가수처럼 조용히 옆에 앉아있던 김건모가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내 코맹맹이 소리가 싫었고, 모든 사람이 '그 콧소리로는 절대 성공 못한다'고 했죠. 그런데 창환이 형은 그 소리를 내라는 거예요. '핑계'를 써와서는 콧소리를 더 짜 눌러서 내라고 했죠. 내가 어디서 뭐하는지 다 알고 있는 것도 싫었고…. 형과 헤어진 뒤 지금까지 형한테 배운 걸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쥐어짜 썼어요. 그리고 음악적 한계에 부딪혔어요. 그래서 작년 11월 형을 찾아간 거죠." 김건모는 술을 한 모금도 않던 김창환이 어디서 맥주를 마시고 있더라는 소리를 듣고 무조건 찾아갔다. 그리고 "도와달라"고 청했다. "여자한테 차인 것보다 더 큰 상처를 받았다"는 김창환은 이내 그의 손을 잡았다. 김건모는 해군 제대 후 1991년 '평균율'이란 밴드의 보컬로 활동했다. 경기 평촌의 한 지하연습실에서 같은 층의 중국집에서 짬뽕과 볶음밥만 시켜먹으며 연습하던 시절이다. 그때 박미경의 소개로 김창환을 처음 만났다. 신승훈을 발굴해 이름을 알린 김창환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흑인음악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디션을 보는데 건모가 제임스 인그램의 '저스트 원스(Just Once)'를 부르는 거예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얘구나' 했던 거죠."(김창환) 그때 김창환이 김건모를 30㎝ 자로 때려가며 10개월간 노래를 다듬었다는 얘기는 잘 알려져 있다. "김건모의 그루브(groove)라면 재즈도 하고 스윙도 할 수 있다. 예순 살엔 레이 찰스가 될 수 있다"고 김창환은 생각했다. 전곡을 작곡한 새 음반에서 김창환은 팝과 소울, 레게, 보사노바, 발라드까지 13곡을 모두 다른 풍으로 만들었다. 타이틀곡 '키스'는 펑키한 소울. 김건모의 비음(鼻音)과 높은 음역, 보컬로도 스윙감을 낼 줄 아는 재능을 살린 곡이다. '어떡하라고/ 어떡해야 해' 하는 후렴구를 한번만 들어도 흥얼거리게 되는 보사노바 '하루'는 라디오에서 꽤 인기를 끌 것 같다. 다른 곡들에서도 김창환은 김건모를 잘도 요리해냈다. 데쳐야 할 때 삶고 구워야 할 때 튀겨 테이블에 올리기엔 뭔가 모자랐던 김건모의 근작(近作)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내 얼굴이 편해지지 않았어요?" 김건모는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13년 전의 나를 되찾았다"고 했다. "정말 다행이에요." 그가 다시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김창환은 말없이 김건모를 바라보기만 했다. &nbsp;
5월의 밤, 서울광장은 춤춘다(VOD)
  • 5월의 밤, 서울광장은 춤춘다(VOD)
  • [조선일보 제공] 오는 5월 4~11일 서울광장은 밤마다 디스코텍이 된다. 하이서울페스티벌 봄축제 기간 동안 서울광장에서는 하루 최대 2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가면 무도회'가 열린다. 지상 18m 높이에 원형 지붕(지름 60m)처럼 설치된 LED조명 1300여 개가 번쩍거리고, 광장 동쪽에 세워진 대형 워터커튼(water curtain·60m×8m)에는 영상과 자막이 흐른다. 밤 8~10시 서울광장에 모이는 시민들은 축제 사무국이 나눠주는 가면을 쓴 채 공연을 보고 음악에 따라 몸을 흔든다. 봄축제를 기획한 안은미 예술감독은 "8일간 날마다 음악과 춤의 콘셉트가 달라 〈팔색 무도회〉라는 부제를 달았다"며 "봄밤에 펼쳐지는 스탠딩 댄스파티로, 전부 공짜"라고 말했다. 시민 참여 축제를 지향하기 때문에 선곡은 대중적이었다. 춤 장르별로 보면, 스윙은 〈아빠의 청춘〉(오기택) 〈사랑의 트위스트〉(설운도), 탱고는 〈그대와 탱고를〉(심수봉) 〈낭만에 대하여〉(최백호) 〈서울야곡〉(현인), 차차차는 〈노래가락 차차차〉(김세레나), 디스코는 〈이제는〉(서울패밀리) 등이다. 또 어린이날은 힙합, 어버이날은 트로트가 광장을 지배한다. ▲ 서울광장에서 펼쳐질〈팔색 무도회〉가상 이미지. 서울문화재단 제공&nbsp;하이서울페스티벌은 올해부터 계절별로 4번 열린다. 봄축제 키워드는 '궁(宮)'.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 등 서울의 궁 5개가 개방된다. 대표적인 볼거리로는 경복궁의 경우 세종 즉위식을 재구성한 〈세종, 용상에 오르다〉(3일 근정전), 경희궁은 뮤지컬 〈명성황후〉(4~12일)와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향 음악회(3일), 창덕궁은 혜경궁 홍씨 회갑연을 재생하는 〈왕조의 꿈, 태평서곡〉(1~3일)과 문장원(92)의 입춤(5~6일) 등이다. 서울광장은 축제 기간 중 '디지털 궁'으로 불리게 된다. 워터커튼은 가상의 궁 이미지와 함께 단청·기와를 응용한 영상을 쏟아내고, LED조명도 다채로운 디자인 패턴으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민들은 집에서 가면을 가져와도 되고 현장에서 나눠주는 흰 탈과 물감으로 '자신만의 가면'을 만들어 쓸 수도 있다.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일반적으로 축제에는 '흥분(집단최면)'이나 '저항'이 담기는데, 궁을 여는 봄축제엔 둘 다 넣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이 몰릴 것에 대비, 서울경찰청에 협조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축제 사무국은 "2만 명이 올 경우 서울시청 주변 도로가 부분 또는 전면 통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개막일 오후 5부터 종묘~ 종로3가~세종로~서울광장(총 2.3㎞)에서는 대형 퍼레이드 〈만민대로락(萬民大路樂)〉이 펼쳐진다. 5개 궁에서 열리는 공연들은 고궁 뮤지컬을 빼면 전부 무료(고궁 입장료만 내면 됨)다. www. hiseoulfest.org 참조. 하이서울페스티벌 궁축제 로고댄스. /서울문화재단 제공. ▶ 관련기사 ◀☞어린이 관객 눈높이에 딱 맞춘 수작(VOD)☞그루프만&시모냔…러시아의 밤을 수놓다☞국악과 뮤지컬, 그리고 ''아시아는 하나''
  • 가고싶은 아름다운 섬 ''거문도''(VOD)
  • [노컷뉴스 제공] "전라도에서 한정식하면 서(西)강진·동(東)순천이 천하일품"이라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의 순천이 지금의 행정구역상 여수인 것을 감안하면 '2012년 여수 국제박람회'는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경치에 팔도 최고의 음식 맛까지 더해진 성공적인 엑스포가 될 것 임을 짐작케 한다. 여수는 유인도 49개와 무인도 268개 등 총 317개 섬을 품고 있다. 그 중에서도 볼거리와 맛거리가 첫 손에 꼽히는 곳이 바로 은빛갈치로 유명한 '환상의 섬' 거문도. 21일 오전 07시 40분 여수발 거문도행 초쾌속선 '거문도 사랑'호를 타고 야생의 유채꽃과 동백꽃으로 샛노랗고 붉은 꽃내음이 가득한 '남도의 자랑' 거문도를 찾았다. 거문도는 여수항에서 남쪽으로 114.7㎞, 뱃길로 1시간 40분 소요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도, 서도, 동도로 형성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지역이다. "처음 거문도를 가면 자연에 취하고, 다음엔 인물에 감동하고 나중에는 역사에 눈을 돌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문도는 다채로운 즐거움을 가득 안고 있다. 1885년 4월 23일부터 1887년 3월 1일까지 약 2년 동안 군함과 수송선으로 구성된 영국 해군선단이 불법 점거를 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거문도는 그 때 사망한 3기의 영국군 묘지가 있다. 이에 매년 4월이면 주한 영국대사가 거문도를 찾아 학생 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영국군 묘지를 올라가는 높지 않은 산 길은 야생의 천연 유채꽃밭과 거문도의 절경이 어우러져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또 거문도의 고도-서도를 잇는 삼호교를 지나는 도보 일주도 멋진 볼거리를 선사한다. 신령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는 신선암의 비경은 여름철 일출과 석양이 가장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있는 곳으로, 정상에는 5~6평정도의 바둑판 모양의 바위가 있어 신선이 달과 별을 보며 바둑을 두고 갔을 법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섬 어느 곳에서나 동백꽃의 붉은 아름다움과 동백꽃에 사는 동박새의 간드러진 지저귐을 들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동백꽃은 여인의 절개를 나타낸다 하여 ‘여심화(女心花)’라고 불리기도 하며, 거문도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는 꽃이다. 산의 능선을 따라 걸으면 저 멀리 남쪽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나무들의 향내가 어우러져 일상의 피로와 걱정을 떨쳐버리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한다. 거문도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인 등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된 인천의 팔미도 등대에 이어 1905년 설치돼 103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동양최대의 등대로, 망망대해의 배들을 천혜의 요새와도 같은 거문도항으로 안전하게 귀항 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다. 거문도에서 배를 타고 남해안 최남단의 비경을 자랑하는 백도의 아름다운 절경도 느껴 볼 수 있다. 하지만 거문도 일대는 파도가 거칠기로 유명해 백도의 경치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은 드물어 휴가 계획을 세울 때 날씨를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좋다. ▶ 관련기사 ◀☞자전거 탄 풍경 너머 꿈꾸는 바다가 보인다☞''뽁뽁'' 소리나는 딸기 따기… 조물조물 인절미 만들기☞2번 국도 따라 진분홍 꽃바람이 붑니다
수정과·모과차·유자차 있으면… 우리 아이 감기 뚝!(VOD)
  • 수정과·모과차·유자차 있으면… 우리 아이 감기 뚝!(VOD)
  • [조선일보 제공] 환절기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사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겐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기침약·콧물약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11세 이하 어린이들의 감기약 복용 주의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곧 있으면 봄 감기가 극성을 부릴 텐데 기침하는 아이에게 뭘 먹여야 할지 선뜻 떠오르는 해법이 없으니 근심이 두 배. 그런데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엄마표' 감기 처방 음식을 마련할 수 있다. 한의사들은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차나 음식을 이용한 민간요법을 활용하라"고 귀띔한다. &nbsp;▲ “아~ 새콤달콤한 약이네.”기침에 효험이 있는 오미자차를 마시며 입맛을 다시는 어린이. 촬영협조 목동 규림한의원./정경열 기자&nbsp;◆기침엔 배즙…두부된장국이 입맛 돋워 권선근 일산 청담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어린이 감기에 좋은 음식으로 두부와 무, 호박을 권한다.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단백질 보급원인 두부는 장의 움직임을 활성화하고 소화 흡수를 도와줘 감기로 인해 식욕이 떨어졌거나, 위와 장이 약해진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 으깬 뒤 간하여 먹이거나 연하게 두부 된장국을 끓여서 먹이면 효과적이다. 무는 가래와 기침을 삭히는 데 효과가 있는 식품. 무즙만 먹기 힘들어하면 사과주스 1컵에 무즙 2~3큰술을 넣어주자. 호박은 소화 흡수가 잘 되는 당분과 비타민 A와 C가 많으며,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중초(中焦:위장을 중심으로 한 몸의 중간 부분)와 기를 보해주는 음식.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멈추는 효능도 있다. 반찬으로 애호박을 간단히 볶아서 먹여도 좋고, 늙은 호박은 씨를 제거한 뒤 꿀·대추를 넣고 삶아서 먹이면 효험 있다. 배에 꿀을 넣고 쪄서 즙을 낸 배즙이나 잣죽도 기침을 멈추는 데 도움을 준다. 도라지를 끓인 물이나 연근 조림, 시금치 나물, 당근을 살짝 볶은 반찬도 가래를 삭히는 데 좋은 음식이다. ▲ 감기에 좋은 한약재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생강, 귤피, 박하, 당귀, 대추, 계피. 가운데는 염증에 좋은 율무다.◆콧물엔 생강차, 편도선 부으면 현삼차 간단히 차로 끓여 마시는 방법도 있다. 기침이 잦은 아이에겐 도라지차, 오미자차, 귤피차, 살구씨차를 수시로 마시게 하자. 콧물을 흘리면 몸을 데워주고 땀을 내주는 대추차와 생강차, 계피차, 유자차, 모과차가 좋다. 콧물 양이 많으면 파 3뿌리와 차조기잎 3g에 물 1ℓ를 넣고 달인 차를 하루 3번 먹이면 효과적이다. 두통에는 깨끗한 귤 껍질을 달인 찻물이나 당귀를 가볍게 달인 찻물이 효험. 목이 아플 땐 도라지차, 모과차, 유자차, 박하차나 배즙, 무즙을 갈아 마시면 도움이 된다. 편도선이 심하게 붓는 아이에겐 맛이 좀 써도 현삼차나 금은화차를 하루 100㎖씩 달여 먹이면 효과적. 또, 오한을 해소하고 근육통을 완화시키는 차로는 생강차, 계피차, 감초차가 좋다. 열이 오르면 생강차나 국화(황국)차, 보리차, 결명차를 마시거나 인동덩굴 한 주먹을 달여서 마시면 좋다. 임경숙 목동 규림한의원 원장은 "생강차는 매워서 아이들이 싫어할 수 있으니 연한 농도로 꿀이나 흑설탕을 타서 마시게 하라"고 조언한다. 단, 만 1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꿀은 삼가자. 꿀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 균이 서식할 수 있으므로 위장 기능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갓난아기들에게는 좋지 않다. ▲ 코가 자주 막히는 아이는 헝겊 주머니에 박하잎을 넣어 방에 매달아주면 좋다.&nbsp;◆코 막힌 아이, 박하 잎 비벼 침대에 놓아주세요 임경숙 원장은 "기침·몸살감기가 낫지 않고 계속될 때는 집에 3가지 음료를 기본적으로 장만해두라"고 당부한다. 첫째가 수정과. 주원료인 계피가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 순환을 촉진시키므로 기침을 잦아들게 한다. 감기 초기로 밥맛 없어 할 때 유자차와 모과차는 필수품. 레몬보다 비타민C가 3배 많은 유자는 소화불량에 구역질이 나고 밥맛이 없을 때 효과적이다. 단, 설사를 동반한 감기나 기관지염에는 유자보다 모과가 좋다. 모과의 신맛은 사과산을 비롯한 유기산인데, 이것이 신진대사를 돕고 근육을 풀어준다. 박하도 감기에 요긴하게 쓰인다. 임 원장은 "잦은 감기로 코가 막힐 때 박하 잎을 비벼서 아이가 자는 침대 방에 두면 한결 좋아진다"고 말한다. 박하의 멘톨 성분이 코를 확 뚫리게 할 뿐 아니라 해열과 두통을 멎게 도와준다. 아이가 기침을 할 때에도 박하유를 한두 방울 가슴 부근에 발라주면 시원해한다. 자녀가 감기를 자주 앓는다면 베란다 정원이나 화분에 박하를 심어 놓으면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어린이 감기에 엄마가 한방으로 처방한다. 한방차를 달여 어린이에게 마시게 한다던지 박하잎을 헝겊 주머니에 단다던지 하는 비법을 소개한다. /정경열 기자
뮤지컬 무대에 재현되는 신약과 구약의 세계(VOD)
  • 뮤지컬 무대에 재현되는 신약과 구약의 세계(VOD)
  • [조선일보 제공] 똑같이 성경에서 뻗어 나온 뮤지컬. 하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신약을, ‘십계’는 구약을 따라간다. 영국 뮤지컬 대 프랑스 뮤지컬의 흥행 대결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예수는 부활이나 기적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적인 표정의 예수다. 유다도 몹시 현실적인 인물로 묘사돼 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예수의 마지막 7일을 따라가는 작품.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가), 팀 라이스(작사가) 콤비의 히트작으로 저항의 상징인 록 음악이 무대를 채운다. &nbsp;▲ 위쪽부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십계"&nbsp;원세트 무대고, 공연은 콘서트에 가깝다. 마리아가 부르는 ‘어떻게 그를 사랑해’와 주제음악이라고 할 ‘수퍼스타’, 예수의 아리아 ‘겟세마네’ 등 오래 사랑 받아온 멜로디가 번진다. 해외팀의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 5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있다. 18일까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공연되며 21~23일엔 부산으로 무대를 옮긴다. (02)522-9933 ‘십계’는 뛰고 구르고 던져지고 뒤엉키는 몸, 관절을 꺾고 비트는 춤, 누더기에도 감각을 바느질한 의상, 하늘과 사막과 바다를 담는 영상, 그윽한 눈길의 조명 등 화법이 현대적이다. 지난해 국내 초연 때 폭이 55m에 이르는 덩치로 웅장함과 함께 피로감을 줬던 무대는 이번에 폭 36m로 축소됐다. 모세와 람세스가 부르는 ‘서로 서로의 꿈’, 이집트 군인들이 휘두르는 채찍과 히브리 노예들이 찬 수갑마저 춤이 되는 노래 ‘가장 큰 형벌’, 커튼콜 때 부르는 ‘사랑하고픈 마음’이 좋다. 2막의 ‘홍해 가르기’ 스펙터클도 볼거리. 내한공연팀은 지난해 그대로다. 무대에서 좀 떨어진 자리에서 볼 것, 구약성서 요약본이라도 읽고 갈 것을 권한다. 24일부터 서울 코엑스 대서양홀. 1588-4558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박돈규 기자 뮤지컬 '십계'. /박돈규 기자 ▶ 관련기사 ◀☞‘노트르담 드 파리’ 내달 18일부터 서울 공연 외☞프라하에서 온 천사들의 크리스마스 선물☞가수 이소라, 20kg 감량 ''중성적 변신''
  • 복국에 미나리 넣는 한국 마늘 안 넣는 일본(VOD)
  • [조선일보 제공] 한국식 vs. 일본식 복어요리 복어를 맛보는 방법은 한국식과 일본식으로 갈린다. 신라호텔 이태영 조리장은 “일본에서는 길게는 며칠씩도 숙성시키지만, 한국은 길어야 10시간”이라고 했다. 생선살은 숙성시킬수록 감칠맛은 증가하지만 씹는 맛이 떨어진다. 한국인은 감칠맛만큼이나 씹는 맛을 선호하는 반면, 일본인은 감칠맛을 더 선호해 생기는 차이다. 일본에서는 복어를 회로도 좋아하지만 초밥으로 즐겨 먹는데, 복어 살이 밥과 섞이지 못하고 따로 돌지 않도록 숙성을 충분히 시키는 이유도 있다. 복국도 두 나라가 다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재료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시마를 우려낸 국물을 사용한다는 점도 양국이 같다. 하지만 일본식에는 복어 자체의 맛을 살리기 위해 다른 재료를 덜 넣는다. 반면 한국식 맑은탕은 다양한 재료의 조화로운 맛에 포인트를 두기 때문에 생선 뿐 아니라 채소를 더 푸짐하게 넣는 편이다. 확연히 구분되는 차이는 마늘과 홍고추를 넣는지 여부다. 일본식 맑은탕에는 마늘과 홍고추가 들어가지 않는 반면 한국식에는 들어간다. 또다른 차이점은 미나리. 복어를 맑은탕으로 먹을 때 한국에선 흔히 미나리를 넣지만, 일본에선 아니다. “미나리 향이 너무 강해 복어 맛을 가린다”는 이유다. 미나리에 해독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 강한 복어의 독을 미나리로 중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복어 회뜨기 /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일본식 복요리 송원_ 일본 시모노세키 복요리협회에도 등록된 집으로, 1966년 한국에 일본식 복국을 처음 선보였다. 복사시미(회) 8만원, 복지리 1만8000원, 5만원(참복). (02-755-3979) 태진복집_ 복어코스 1인분 2만5000원. 복어 튀김(6만원, 10만원)이 별미다. (02)733-3730 한국식 복요리 금수복국_ 부산 해운대에 있는 이 식당은 뚝배기에 팔팔 끓여내는 스타일의 복국을 개발했다. 창업자인 이봉덕 여사가 1970년 ‘복국을 뚝배기에 담아주면 식지 않고 좋겠다’며 고안했다. 9000원짜리 복국부터 12만원짜리 코스까지 다양한 복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9만원짜리 ‘복쌈막회코스’가 독특하다. 복어를 뭉텅뭉텅 썰어서 묵은지에 싸먹는 한국식 복어회요리. 종잇장처럼 얇은 복어회 한 점에 감격하는 일본인이 보면 까무라칠지 모른다. 부산 동래점, 압구정점, 대구 유성점 등 전국에 6개 분점이 있다. 부산 본점 (051)742-3600, 서울 압구정점 (02)3448-5488, 대전 유성점 (042)823-9949, www.ksbog.com 초원복국_ 부산 복국 명가. 시원한 복국만큼이나 1992년 대선 직전 이 집에서 벌어진 도청사건이 유명하다. (051)628-3935 소동파 홀린 ‘황복’ 맛 보려면 임진강으로 소동파가 “죽음과 맞바꿀만한 맛”이라고 상찬한 복어는 황복이다. 황복은 서해 연안에 살다가 진달래꽃 필 무렵, 그러니까 4월 말쯤 산란하러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산란 후에는 바다로 돌아간다. 옛날에는 금강과 섬진강에서도 황복을 볼 수 있었지만, 댐이 생기고 환경이 오염되면서 요즘은 임진강에서만 볼 수 있다. 임진강에서도 거의 멸종했다가, 치어 방류사업으로 차츰 숫자가 늘고 있다. 그래봤자 하루 수십 마리 잡힌다. 워낙 물량이 없어 임진강 일대에서만 맛볼 수 있다. 1㎏당 15만~20만원이면 회, 탕, 껍질초회, 튀김 등 코스로 낸다. 2~3명 정도 먹을 수 있다. 임진 대가집(031-953-5174), 어부의 집(031-952-4059) 등이 이름났다. 황복이 잡히지 않는 철에는 그때그때 나오는 생선을 낸다. 파주어촌계 직판장(031-958-8006, 7)에서는 황복을 살 수 있다. 1㎏당 10만원쯤. 작은 것이 500g, 큰 것은 1.5㎏ 정도다. ▶ 관련기사 ◀☞독 품은 치명적인 맛 그래도 먹는다(VOD)
독 품은 치명적인 맛 그래도 먹는다(VOD)
  • 독 품은 치명적인 맛 그래도 먹는다(VOD)
  • [조선일보 제공] 고통과 불행 심지어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 매력을 지닌 여자, 팜므 파탈(femme fatale). 겨울이 제철인 복어를 인간에 비교하면 팜므파탈이 아닐까. 중국 시인 소동파는 이렇게 말했다.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 청산가리보다 13배 강한 복어독 일본에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이후 여러 쇼군(將軍)이 ‘복어금식령’을 내렸다. 복어를 먹다 죽은 장수가 꽤 됐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복어 식용이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최근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의 한 여행사가 복어가 많이 나는 장쑤성(江蘇省) 양중(揚中)과 장인(江陰)에서 다양한 복어요리를 맛보는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중국 위생당국은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다. 복어가 치명적인 건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맹독을 품었기 때문이다. 피와 내장, 껍질, 눈, 알에 들어있는 테트로도톡신은 조금만 잘못 먹어도 입술과 혀가 즉시 마비된다. 두통, 복통, 구토, 지각이상, 운동신경마비 증상이 20여분 뒤부터 나타난다. 숨이 가빠지고 말하기가 힘들어진다. 빠르면 1시간 30분, 늦어도 6시간 뒤면 사망한다. 무색, 무미, 무취한데다 섭씨 300도로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특히 산란기 직전인 5~7월 독성이 최고로 강해진다. 이때는 독의 강도가 청산가리의 13배로, 참복 한 마리의 내장으로 성인 33명을 죽일 수 있다. ▲ 금수복국에서 사용하는 자주복. 흔히 참복이라 부른다.::: 그럼에도 복어에 ‘환장’하는 이유 복어 살은 콜라겐이 풍부해 딱딱하달만큼 쫄깃하다.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과 단맛을 내는 글리신, 알라닌, 타우린 성분이 더해져 씹을수록 맛이 배어 나온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담백하고, 비린내가 없다. 복어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로 이리를 꼽는 이들이 많다. 이리는 수컷 뱃속에 든 정액 덩어리이다. 눈처럼 하얗고, 크림처럼 부드럽고 고소하다. ‘서시유(西施乳)’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중국 전설적 미인 서시의 젖이라는 의미이다. 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 이태영 조리장은 “복어는 2~2.5㎏ 정도가 가장 맛이 좋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이 정도 크기면 ‘세살배기’라고 한국보다 더 세분해서 표현하죠. 한국에는 이만한 크기가 잘 나오지 않아요. 좋은 복어는 일본으로 갑니다. 훨씬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 조리장이 “이 정도면 괜찮은 크기”라면서 보여준 복어는 무게가 750g이었다. 자로 재보니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가 34.5㎝. 2㎏이면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갔다. 복어는 껍질을 벗기고 눈과 내장을 제거한 다음 물에 담가 피를 뺀다. 이렇게 독을 제거한 복어는 숙성과정을 거친다. 살이 단단해 숙성하지 않으면 씹기 어렵다. ‘금수복국’ 신형석 조리장은 “5㎏짜리 대형 복어는 칼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조리장은 “2.5㎏짜리면 24시간쯤 숙성해야 먹을만하다”고 했다. 1㎏ 이하면 잡아서 바로 회를 뜨거나, 20~30분 정도만 숙성하면 된다. ::: 참복·황복·검복·까치복·은복·밀복 겨울 복어 중에서는 자주복이 가장 맛있다고 인정받는다. 흔히 참복이라 부르는 종류로, 젖소처럼 검은 얼룩이 등에 박혀있다. 까만 등과 흰 배 사이에 노란 줄이 들어간 검복을 자주복 다음으로 쳐준다. 이어 까만 줄무늬에 지느러미만 노란색인 까치복이 있다. 시원하고 얼큰한 복국은 은복이나 밀복을 많이 쓴다. 통영, 마산 등 경남지방에선 복국용으로 남자 어른 새끼손가락만한 졸복을 최고로 치기도 한다. 황복은 유일한 민물복어로 봄이면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황복을 최고로 꼽는 미식가들이 많다. ::: 복어 맛있게 먹으려면 복어 살의 쫄깃한 맛을 즐기려면 회가 최고다. 가능한 얇게 썬다. ‘창호지처럼 뜬다’고 한다. 일본에선 복어 살에 묻은 피를 조금 놔두기도 한다. 혀와 입술이 살짝 마비되면서 얼얼한 느낌을 받는데, 이를 즐기는 미식가들이 있다. 하지만 극도로 위험하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내는 식당이 있다고는 하나, 안전을 위해 대부분 독을 완전히 제거한다. 이 조리장은 “정말 맛있는 건 지리(맑은탕)”라고 말했다. 맑은탕으로 먹어봐야 복어의 크기나 종류에 따른 맛 차이를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 신라호텔 아리아께 복어회복어회는 일반 간장이 아닌 ‘폰즈간장’에 찍어 먹는다. 폰즈는 유자식초를 뜻하는 일본어로, 폰즈와 간장을 반씩 섞으면 폰즈간장이다. 복어 살이 다른 생선보다 맛이 섬세해 일반 간장보다 훨씬 옅은 폰즈간장을 쓴다. 폰즈간장에 곱게 간 무를 더하기도 한다. 복어에 매운 맛이 어울린다 하여 일본에선 붉은 고추를 우린 물을, 한국에선 고춧가루를 섞기도 한다. 추운 겨울에는 ‘히레사케(ひれ酒)’도 별미다. 따끈하게 중탕한 사케(일본 청주)에 불에 구운 복어 지느러미(히레)를 넣어 마신다. 사케를 마실 때마다 구수한 향이 코로 올라온다. 단 잘못하면 비릴 수 있다. 이 조리장은 “지느러미 중 꼬리가 가장 향이 좋다”고 했다. ::: 양식산 복어, 독은 없지만 포르말린 조심해야 자연산보다 양식산 복어가 많은 요즘은 독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다. 양식산 복어에는 독이 없다. 테트로도톡신은 아르테로모나스란 세균을 자연 상태에서 섭취해야만 생기는데, 인공사료에는 이 세균이 없다. 양식산 복어는 대신 포르말린을 조심해야 한다. 포르말린은 소독제나 방부제, 살균제로 쓰이는 극약. 양식장에서는 아가미충을 구제하기 위해 포르말린을 사용한다. 포르말린을 아주 묽게 희석하고, 출하하기 전 2~3일 전부터 사용하지 않으면 모두 사라져 인체에 해가 없다. 가끔씩 ‘포르말린 복어’ 사고가 터지는 건 일부 양식장에서 포르말린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 복어 회뜨기 /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 돼지처럼 “꽥꽥” 우는 복어 복어를 풍선처럼 생겼다고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평소에는 매끈한 달걀형이다. 복어는 위가 등과 배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중간이 잘록하다. 배쪽 부분을 ‘팽창낭(膨脹囊)’이라고 한다. 천적을 위협하거나 스스로 위협을 느낄 때, 놀랐을 때 복어는 물이나 공기를 들이마셔 배를 풍선처럼 크게 부풀린다. 마시는 물의 양이 몸무게의 네 배가 될만큼 많다. 들이마신 물이나 공기를 내뱉으면서 “꽥꽥” 소리를 낸다. 영락없는 돼지다. 예부터 복어를 ‘강의 돼지’란 뜻인 ‘하돈(河豚)’이라 부른 이유가 절로 이해된다.
연말이 신나겠구나! 아이들은 꿈꾼다
  • 연말이 신나겠구나! 아이들은 꿈꾼다
  • [조선일보 제공] 지금 공연계 헤드라인은 ‘토마스와 친구들’이다. 오는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막해 수원·인천·광주·전주·대전·대구·부산·울산을 도는 이 어린이 뮤지컬은 인터파크 예매랭킹 톱50에 5번이나 등장했다. 벌써 2만 장 넘게 팔렸다. 토마스뿐만 아니라 뽀로로와 뿡뿡이까지, 아침 EBS를 통해 우리 아이의 잠을 깨우던 빅3 캐릭터들이 올 겨울 무대로 돌진한다. 애들은 마냥 신나고, 지갑 든 엄마·아빠는 땀나는 계절이다. 토마스와 친구들 나야 나, 꼬마 기관차 토마스. 뮤지컬로 출생신고는 7개월 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했지. 세계 135개국에서 방영된 ‘토마스와 친구들’이 한국에서도 얼마나 인기인지는 들었어. 뮤지컬은 13곡으로 속을 채웠는데, “토마스와 친구들 화차를 끌고 밀고/…/ 멀리 여행도 하는 토마스와 친구들~(빠밤 빠밤~)”은 따라 부를 수 있지? 약속 잘 지키는 퍼시랑 영악한 디젤도 만날 수 있어. 등불 축제 손님들을 태웠다가 폭풍을 만나는 이야기야. 실제의 75% 크기인 기차는 눈썹, 눈, 입도 움직인단다. 벌써 궁금하지? 참, 비언어극 ‘점프’ 쇼닥터를 맡았던 짐 밀란이 연출했어. 한국어 공연. 인터미션 포함 90분. (02)541-3150 올 겨울 공연장으로 나올 EBS 인기캐릭터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뿡뿡이, 토마스, 뽀로로와 친구들. &nbsp;뽀로로와 요술램프 노는 게 제일 좋은 친구들 모여라. TV 앞 아니고 공연장으로. 꼬마 펭귄 뽀로로 캐릭터로 만든 3번째 뮤지컬이야. 낚시하다 램프를 건져 올려 펼쳐지는 소동이야. 10~11월 서울·대전·부산을 지나 12월 22~23일 대구, 1~2월엔 창원·전주·울산 등에서 어린이 친구들을 만나고 5월에 다시 서울로 돌아오려고. 늘 웃는 백곰 포비, 과학자가 꿈인 여우 에디, 섬세하고 부끄럼 많은 비버 루피, 말썽꾸러기 공룡 크롱도 함께 여행하고 있어. ‘뽀로로 폐인’까지 생겼다며? 좋아라 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자 우리 같이 노래해볼까. “뽀로로를 불러봐요~/…/ 언제나 즐거워, 뽀롱 뽀롱 뽀롱 뽀롱 뽀로로~” 70분 공연. (053)256-2228 방귀대장 뿡뿡이 “뿡뿡이가 좋아요/ 왜? 그냥그냥 그냥~/ 짜잔 형이 좋아요 /왜? 그냥그냥 그냥~/ 뿡뿡, 짜잔,뿡뿡~” 12월 7일부터 양재교육문화회관에서 뿡뿡이를 만날 수 있어. 짜잔형? 당연히 같이 나오지. 뿡뿡이 변신 방귀로 작아진 일행이 뚱보 아저씨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야. 비언어극 ‘난타’ 제작사가 만들었지. 여행할 준비 됐나요? 그럼 주문 건다. 먼저 엉덩이를 흔들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고, 온몸을 로고송에 맞춰 좌우로 흔들어요 뿡!뿡! 70분 공연. (02)738-8289 ◆어린이 공연장에만 있는 것들 안내원에게 사탕은 필수품. 우는 아이 달래는 용도다. 아이들은 감정이입이 강하고(가령 뿡뿡이가 악당에게 잡혀갈 경우 울어버린다) 울음의 ‘전염 속도’도 빨라, 우는 아이 몇이 전체 공연을 망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린이 공연은 보통 ‘36개월 이상 관람가’다. 하지만 ‘토마스와 친구들’ ‘방귀대장 뿡뿡이’ ‘뽀로로와 요술램프’는 예외적으로 ‘24개월 이상 관람가’다. 그 아이들에게도 친숙한 캐릭터라서다. ‘토마스와 친구들’의 경우 12~24개월 아이도 보호자와 함께 공연을 볼 수 있다. 엄마·아빠는 ‘캐릭터 상품’의 존재도 의식해야 한다. ‘방귀대장 뿡뿡이’는 인형·마스크 등의 상품을, ‘토마스와 친구들’은 야광봉·귀마개·모자 등을 판매한다. 대부분 1만~2만원짜리다. 어린이 뮤지컬 '토마스와 친구들'. 한국 공연은 국내 배우들이 하는 우리말 공연입니다. /박돈규 기자 ▶ 관련기사 ◀☞뮤지컬 ''햄릿'' 내년 2월 앙코르 공연☞''토마스와 친구들''과 노래하고 춤추고~♪
이 사내가 돌아왔다… 관객들 배꼽 빼러(VOD)
  • 이 사내가 돌아왔다… 관객들 배꼽 빼러(VOD)
  • [조선일보 제공] 아드레날린의 사나이가 돌아왔다. 임원희(37). 특유의 과장된 표정과 코믹한 연기로 관객의 활력과 에너지를 무한대로 끌어올리는 배우. 한동안 안보이나 싶더니, 한꺼번에 무려 세 발을 스크린에서 연사(連射) 중이다. 천방지축 여배우의 일거수일투족을 밀착 마크하는 매니저 역의 ‘죽어도 해피엔딩’(8월 23일 개봉)을 필두로, 내일(25일) 개봉하는 ‘M’에서는 두세 장면 출연만으로 주인공 강동원 급의 존재감을 발산하는 형사, 그리고 다음 달 1일 선보일 ‘식객’에서는 재능보다 욕심이 앞서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요리사 봉주 역이다. 문자 그대로 종횡무진. 하지만 그는 “작년에 찍은 것도 있는데, 공교롭게도 개봉 시기가 겹친 것뿐”이라며, 오히려 수줍어한다. 스크린 속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숫기 없는 표정이다. ▲ 임원희&nbsp;사실 그의 첫 번째 전성기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무로 진출 이래 단역만을 거듭하던 이 사내의 첫 주연 작품은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다찌마와 LEE’. 그의 표현을 빌리면 “정식 개봉작도 아닌”, 30분짜리 인터넷 액션 영화였다. 하지만 70년대 협객으로 전대미문의 코믹 연기를 보여준 이 독특한 외모의 소유자에게 네티즌은 열광했고,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150만가량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주연 캐스팅은 ‘정식 개봉작’인 ‘이것이 법이다’(2001), ‘재밌는 영화’(2002)로 이어졌다. 요즘에야 드물지 않지만, 외모보다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조연이 주연으로까지 발탁되는 사례의 효시였던 셈이다. 하지만 그의 딜레마는 여기서 비롯됐다. 그는 이때를 “약이자 독”이라고 비유했다. “덕분에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꼬리표가 붙어버렸다”는 것. 코미디뿐만 아니라 멜로와 휴먼드라마까지도 자신의 얼굴에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배우에게, 관객들은 이후 그다지 많은 관심과 호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주먹이 운다’(2005) 이후에도 케이블 방송의 TV시리즈 ‘코마’(2006) ‘펀치 스트라이크’(2006)에 출연했지만, 예전의 호응을 찾기는 어려웠다. 현실 속의 임원희는 신중하고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 개봉할 신작 이야기를 제외하면, 그와 나눈 대화의 대부분은 이 아이러니에 맞춰져 있었다. 학창시절(신일고-서울예대 90학번)에도 워낙 과묵했던 탓에, 당시 친구들은 지금의 ‘코믹 배우 임원희’를 믿을 수 없어 한다는 것. 처음에는 그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도 쳐봤지만, 지금은 “물 흐르듯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타인에게 보이는 이미지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는 요즘 이 말을 주문처럼 되뇌고, 또 되뇐다고 했다. 타인에게는 최고의 매력으로 보이는 장점들이 스스로에게는 콤플렉스인 경우가 있다. 장동건이 얼굴, 한석규는 목소리가 자신의 콤플렉스라고 말해, 듣는 이들의 ‘원성’을 자아냈던 것처럼. 이 사내에게는 존재만으로 관객을 무장해제시키는 자신의 코미디 연기가 그렇다. 비록 그에게는 아킬레스건이고 콤플렉스일지 모르지만, 관객에게는 그의 귀환과 콤플렉스가 고마울 따름이다. 무슨 뜻이냐고? 곧 개봉할 ‘M’과 ‘식객’에서 여러분들이 직접 확인하시라. 그의 연기 덕에 객석에 넘쳐나는 활력과 웃음의 아드레날린을. 임원희 특유의 코믹하고 과장된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 식객. /영화사 하늘 제공= 어수웅기자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 첫 선(VOD)
  •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 첫 선(VOD)
  • [노컷뉴스 제공] 감미로운 음악과 아름다운 가사로 한국에서 프랑스 뮤지컬 돌풍을 일으켰던 '노트르담 드 파리'가 공연을 앞두고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11일 작품 설명회를 가졌다. 무대세트, 조명, 음향, 의상 등 오리지널 공연 무대 그대로 문혜원, 김법래, 이정열 등 실력 있는 주연 배우들의 탁월한 가창력과 한국어로 개사된 주옥 같은 노래로 무대를 사로잡아 300여 명이 모인 관객들의 뜨거운 갈채와 환호를 받았다. 파리 초연 10주년을 맞아 제작된 이번 한국어 버전은 영어, 이탈리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버전에 이어 6번째로 번역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제작된 로컬 버전이다. 번역 작업에 앞서 아름다운 가사와 운율을 한국어로 표현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우려했지만, 작사가 박창학 씨의 1년여간 작업 끝에 가장 한국적인 감성으로 자연스럽게 잘 표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렇게 번역된 아름답고 장중한, 대사 없이 펼쳐지는 54곡의 노래는 프랑스어로 불려진 '노트르담 드 파리' OST가 17주간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해 1000만 장이 팔린 만큼 한 곡 한 곡이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감미롭다. 또, 오리지널 그대로 스펙터클한 무대를 재현하기 위해 8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노트르담 대성당을 상징하는 대형세트와 100kg이 넘는 대형종 등 30톤에 달하는 무대장치를 프랑스에서 그대로 옮겨왔으며 무대의상 또한 프랑스만의 개성적인 색채와 디자인을 그대로 잘 표현했다. 특히, 현대무용에서부터 발레, 브레이크댄스, 애크러배팃에 이르기까지 16명 무용수의 상상을 초월한 역동적이고 화려한 안무는 관객의 시선을 한데 끌어 모았다. 한편, 이번 공연을 위해 오디션 공고가 나간 이후 가수, 뮤지컬 배우, 비보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1,500여 명이 지원했으며 4-5차에 걸친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총 40여 명의 출연진이 최종 선발됐다. 그 중, 에스메랄다 역에 가수 바다와 인디 밴드 뷰렛의 리드 보컬 문혜원, 뮤지컬 전문배우 오진영 그리고 콰지모도 역에는 중후한 음색이 매력적인 뮤지컬 배우 김법래와 신인가수 윤형렬 등 국내 최고의 가수와 배우들이 선발돼 훈련을 진행해 왔다. 현재까지 프랑스 400만 관객을 포함해 전세계 1,000만 이상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오는 23일부터 내달 11일까지 23차례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공연되며, 서울공연은 내년 1월 8일부터 2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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