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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시밀러' 국가전략기술 포함하나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정부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 복제품)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등에 대한 세액공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경제활력 제고 방안을 이달 말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관계 장·차관들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추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뒷줄)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사진=연합뉴스)18일 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바이오시밀러 기술과 사업화 시설을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설비투자를 하면 대·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을 일컫는 바이오시밀러는 전 세계의 바이오 업계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올해 미국에서만 10개 이상의 의약품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300억달러 규모 이상의 신규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1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두고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국내 기업도 뛰어들었다. 특히 개발부터 임상, 승인까지 드는 비용은 국내 업체들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으로 꼽힌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투입한 비용만 각각 4123억원, 2682억원이다. 당초 정부는 올 2월 총 5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해 마중물을 대려 했으나, 업계 투자 한파로 출자자를 모으지 못하면서 내달 출범 규모는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영상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 공제을 국가전략기술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현행 비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등으로, 세제 혜택이 이뤄진다면 대기업 기준 현재보다 5배 늘어나게 된다.중소기업 가업 승계와 관련한 개선 방안들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증여세 연부연납기간을 5년에서 20년으로, 특례 저율과세(10%) 한도를 60억에서 300억 원으로 늘리고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후 사후관리기간(5년) 동안 업종변경 허용범위를 중분류에서 대분류로 확대한다. 해외로 진출한 첨단전략산업 기업이 국내로 복귀하는 경우 최소 외국인 투자 수준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예고됐다. 벤처업계 지원을 위한 ‘벤처활성화 3법’의 개정도 추진한다.저출산 대응의 일환으로 증여세 기본공제 한도를 결혼에 한해 1억5000만 원까지 올리는 방향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부의 대물림, 상대적 박탈감을 거론하는 비판 여론도 적지 않아 신중한 분위기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역전세 대출규제 완화를 비롯해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소상공인 임차료를 인하한 ‘착한 임대인’ 세제지원 연장 등 민생경제를 안정시킬 대책들도 준비 중이다. 주류 업체의 가격 상승 유인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맥주·탁주에 적용되는 현행 종량세 물가연동제는 폐지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 '밀수' 박정민 "가장 힘들었던 점? 조인성 컷 바로 다음 등장에 부담"
- 배우 박정민과 고민시(오른쪽)가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언론시사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밀수’ 박정민이 빵빵 터지는 입담으로 기자간담회 현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기자간담회에서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김종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화려한 배우들의 만남과 류승완 감독 전매특허인 짜릿한 액션으로 올 여름 가장 먼저 한국영화 빅4(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첫 타자로 출사표를 던졌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시동’,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헤어질 결심’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강렬한 캐릭터들에 도전해 존재감 넘치는 신스틸러로 활약해온 박정민. 박정민은 ‘밀수’에서 ‘장도리’ 역으로 또 한 번의 인생캐를 경신했다. ‘장도리’는 주인공 조춘자(김혜수 분), 엄진숙(염정아 분) 등 해녀들을 모시던 막내 동생에서 군천 어업장을 접수하며 욕망을 키워가는 입체적 인물이다. 박정민은 18일 언론배급 시사로 처음을 베일을 벗은 ‘밀수’에서 주인공들 못지 않은 강렬한 존재감으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긴장감을 유발하며 신스틸러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이날 배우들은 현장에서 영화 속에서 힘들었던 적이 없었냐는 공통질문을 받았다. 조인성은 이에 “감독님이 저를 보고 소싯적 자기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기에 ‘권 상사’를 연기하면서 감독님의 모습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그런데 그게 어떤 모습인지가 더 헷갈리더라. ‘나도 나이가 들면 류승완 감독님처럼 멋지게 변해가겠구나’, ‘다만 키는 조금 줄어들 수 있겠구나’ 복잡한 심경도 느꼈다”고 털어놔 폭소를 자아냈다. 이를 듣던 박정민 역시 “그런데 저도 감독님의 소싯적을 연기한다고 생각했다”고 옆에 거들어 농담을 던졌다. 그는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꼭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조인성 형의 컷 바로 다음에 내 얼굴이 나오는 것이었다”고 덧붙여 포복절도케 했다. 막내라인을 담당하고 있는 고민시(고옥분 역)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극 중 장도리와 고옥분은 영화의 긴장감을 빼는 웃음과 러브라인 아닌 코믹 러브라인을 담당하고 있다. 박정민은 “감독님과 현장에서 나눈 여러 이야기 중 하나가 ‘장도리는 과연 누구를 좋아하느냐’였다. 이 친구의 속마음은 무엇인가. 겉으로는 옥분이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가슴 속 깊이 연모하는 다른 인물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그 인물이 누구라고 여기서 말씀드리진 않겠다. 장도리는 그냥 다 기회 닿으면 쉽게 마음을 줄 수 있는 인물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식으로 접근했다. 그런데 옥분이는 제가 자기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것 같은데 착각이다(웃음)”고 덧붙여 웃음을 유발했다. 한편 ‘밀수’는 오는 7월 26일 개봉 예정이다.
- 폭우로 펜션 예약 취소…진짜 환불 못 받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지난해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에 있는 한 펜션이 하천으로 내려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Q. 최근 폭우로 인해 여름 휴가를 위해 예약했던 숙박업소에 취소를 요청하려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환불 등을 두고 소비자와 숙박업소간 시비가 잦은 것 같은데요. 명확한 환불 기준이 있는지, 부당한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A. 연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숙박업소에 예약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충남 펜션 호우 재난 사태에 환불 불가라는 업주’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해당 펜션을 예약한 소비자가 기상 상황이 악화하자 이용 전날 예약취소와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주가 이를 거절했다는 내용입니다. 업주 측은 이용 전날 전액 환불은 불가능하고, 펜션으로 오는 모든 방향이 길이 정상 진입할 수 있어 펜션 이용에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게시글 작성자가 펜션을 예약한 날짜는 15일이었는데요. 이날 공주는 오전부터 옥룡동, 금성동 등이 물에 잠겨 50대 주민 1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이틀간 500여㎜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금강교에는 홍수경보가 발효돼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농지 침수, 시설 피해를 입었는데요. 한국소비자원의 숙박업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보면 기후변화 및 천재지변으로 소비자의 숙박지역 이동 또는 숙박업소를 이용할 수 없어서 숙박 당일 계약을 취소한 경우 계약금을 환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또는 천재지변은 기상청이 △강풍 △풍랑 △호우 △대설 △폭풍해일 △지진해일 △태풍 △화산주의보 또는 경보(지진 포함)를 발령한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이 기준에 따라 게시글을 올린 소비자는 계약금을 환급받을 수 있을까요? 사실 분쟁해결기준에는 ‘당일 계약을 취소한 경우’만 명기돼 있을 뿐, 보다 구체적으로 전날 또는 며칠 전까지 취소한 경우에 대한 기준이 없습니다. 논란이 된 게시글에서 소비자는 예약 당일이 아닌 전날 취소를 문의했고, 업주는 이를 문제 삼았는데요. 업주 입장에선 예약 당일 날씨가 좋아도 다른 손님을 받지 못해 방을 비워둬야 하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분쟁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장마철에는 큰비가 연일 쏟아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고, 소비자가 예약한 펜션이 있는 공주 지역은 예약취소 문의를 한 지난 14일 오전 5시부터 ‘호우경보’가 발령된 상태이기 때문에 분쟁해결기준의 해석 범위를 넓혀 전날 취소도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기에 소비자와 업주간 협의가 필요합니다.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때는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사건을 문의해 해결 방안의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해결이 안됐다면 다음 단계로 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 영수증 등 증명서류를 첨부해 소비자원에 구제 신청을 하면 담당 조정관이 배정돼 이해관계자간 합의를 돕고 해결안을 권고합니다. 만약 이를 통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 분쟁조정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비자분쟁조정위원에서 위원들이 법률과 분쟁해결기준 등을 참고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요. 지만 이 역시도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민사 소송인데요.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소송전에서도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 대응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최선책으로 여겨집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野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했지만…與, 법안 발의 줄줄이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근 여당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위한 법안 발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회로 넘어온 체포동의안을 잇따라 부결시키며 ‘방탄 국회’라는 비판을 받던 더불어민주당이 18일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결의했지만, 이를 더 강력히 저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법안 처리의 키를 쥔 만큼, 실제 관련 법 적용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21대 국회 들어 본회의에 상정된 총 8건의 체포동의안 중 4건이 가결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현역 의원 체포동의안 5건 중 부결된 4건은 모두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노웅래·이재명·윤관석·이성만 의원)이다. 나머지 1건은 국민의힘 출신 하영제 의원(무소속)이다. 지난달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관석, 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나오고 있다. 결국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사진=연합뉴스 제공)현행 헌법 제44조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이 임시회 집회를 요구하면 회기가 바로 시작,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와도 충족 요건(재적의원 과반 출석·과반 찬성)을 채우지 못할 경우 체포되거나 구속될 수 없다. 이 같은 불체포특권은 과거 군사정권 당시 독재의 탄압에 맞서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보장을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에는 각종 비리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의 보호 수단으로 작용, 방탄 국회를 이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체포동의안 부결을 이끈 사례가 모두 민주당 출신 의원인 만큼, 여당에서는 법적 장치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 소속 김웅 의원은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은 국회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100명)이 동의하면 임시회를 15일간 중단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이르면 다음주 중 발의할 예정이다. 김웅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거나 중대한 재정·경제상 위기, 국가비상사태 등을 제외하고는 임시회 집회를 유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국회의원 개인적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거나 방탄국회를 위해 임시회 개회를 연달아 여는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도 영장 대상인 국회의원이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구속 영장의 대상이 된 의원이 영장의 집행을 위해 심문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임시회 집회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국회의장과 나머지 국회의원들에게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회의원의 회기 중 의정 활동은 보장되고, 회기가 아닌 기간에는 영장실질심사에 응할 수 있게 된다.여당에서는 궁극적으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위해 헌법 개정에 나서야 하지만, 절차나 과정 등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선제적으로 국회법 개정을 통해 관련 법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21대 국회 들어 불체포특권 관련해 발의된 개정안은 총 7건이지만 아직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관련 상임위인 운영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결의한 것과 관련 “민주당이 자당 혁신위의 1호 혁신안을 3주 가까이 뭉개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아 뒤늦게 의총을 열어 20분 만에 결의안을 추인했다”며 “고작 ‘정당한 영장청구’라는 단서를 붙인 하나마나 한 ‘껍데기 혁신안’이다. 차라리 특권을 포기하기 싫다고 고백하는 편이 낫겠다”고 비판했다.
- [현장에서]엄숙한 분위기 속 '묵묵부답' 롯데 사장단…하반기 사장단회의 개최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롯데그룹이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올해 하반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옛 사장단 회의)를 열고 그룹 경영 및 중장기 전략 논의에 들어갔다. 지난 4월 재계 순위(지난해 말 자산 기준)가 13년 만에 5위에서 6위로 내려앉은 이후 처음 열리는 VCM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은 불확실성 속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아젠다를 제시할 전망이다.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에서 열리는 ‘롯데그룹 2023 하반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에 참석하기 위해 건물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롯데그룹은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하반기 VCM’을 열었다.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열리는 VCM은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 롯데 경영 상황을 전망하고 위기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회의다.이날 오후 2시 시작하는 회의를 앞두고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 각 사업군 총괄 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이 회의 시작 30분 전부터 속속 입장했다.현장에서 만난 대표들은 이날 회의와 관련해 대부분 말을 아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아무래도 경기가 어렵다보니 실질적인 내실을 기하자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에서 열리는 ‘롯데그룹 2023 하반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에 참석하기 위해 건물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신동빈 회장, 위기극복 강조 주문 전망특히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주문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자산총액 129조7000억원으로 포스코그룹(132조1000억원)에 밀려 순위가 6위로 하락했다. 여기에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011170)이 4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내면서 지난달 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낮아지면서 지주회사인 롯데지주(004990)의 신용등급도 동반하락했다.신 회장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경영 방침과 각 계열사 CEO 역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날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상무는 최근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 선임되는 등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신 상무는 현재 지난해 8월부터 롯데파이낸셜 지분 51%를 보유한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최근 신 상무는 VCM를 앞두고 롯데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 사업장을 직접 찾았다. 업계는 신 상무가 현재 몸담고 있는 화학군을 넘어 유통군까지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3세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실적 악화와 대내외적 악재 극복을 위해 롯데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등 기업 경영 환경 변화를 촉진하는 외부 요인 등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빙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전망’, ‘생성형AI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헬스&웰니스·모빌리티 등 신성장동력 사업 가속화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이날 상반기 경영 실적을 돌아보고 해외 사업 전략, 효율적 투자 집행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아울러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등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 육성 현황과 계획도 공유할 계획이다.우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비전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3개 메가 플랜트,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1개 플랜트 당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중장기 계획에 적합한 메가 플랜트 거점으로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낙점했다. 지난 6월에는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헬스 앤 웰니스 다른 한 축인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9월 유전자 검사, 건강 검진 등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운동용품, 맞춤 식단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의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셔틀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어 주요 사업군별 총괄대표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식품군은 기존 사업 밸류체인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사업 확장 및 푸드 테크를 활용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 방안을 설명한다. 유통군은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라이프스타일, 그로서리, 데이터 커머스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추진 방안을 논의한다. 화학군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전지소재사업 및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육성전략을 공유한다.
- PC통신 ‘나우누리’ 아버지 강창훈 전 사장 별세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강창훈 전 나우콤 대표. 사진=연합뉴스천리안, 하이텔과 함께 PC통신 3대 서비스 중 하나였던 ‘나우누리’를 만든 강창훈 전 나우콤 대표이사가 17일 낮 12시17분께 경남 진주제일병원에서 뇌졸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만 66세다.그는 부산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선경건설 해외사업부를 거쳐 1985년 연합통신(현 연합뉴스) 텔리레이트부로 옮겼다. 1990년 초 PC통신 케텔(Ketel)을 운영하던 한국경제신문 뉴미디어국으로 옮겼다가 한경과 한국통신이 1991년 한국PC통신을 설립해 PC통신 ‘하이텔’을 선보일 때 함께 이직했다.이후 1994년 4월 새 PC통신 회사인 ‘나우콤’을 창업했고, ‘나, 우리 그리고 함께하는 세상’이라는 의미의 ‘나우누리’라는 이름으로 14,400 bps 속도의 PC통신 서비스를 제공했다. 나우콤은 학생운동권 출신이 많아 ‘운동권 PC통신’으로 불리기도 했다.하지만,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으로 PC통신 수요가 줄자 나우누리 역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네이버 블로그가 뜨면서 어려워진 것이다. 2004년부터 모뎀 접속은 중단됐고, 하이텔에 이어 2013년 1월 31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만, 나우콤이 서비스하던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TV는 나우콤을 인수한 윈스테크넷을 거쳐 2011년 11월 독립 법인화돼 지금도 서비스되고 있다. 강창훈 전 사장은 2000년 초 나우콤 사장에서 물러난 뒤 제주도에서 모터바이크 관련 사업을 했고, 대전에서 야학을 운영하기도 했다.유족은 이금이씨와 사이에 2남으로 강유민·강다민씨와 동생 강지훈·강경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진주제일병원 장례식장 203호실, 발인 19일 오전 7시, 장지 진주시안락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