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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열, ‘북러’ 면전서 군사협력 비판…‘日中’과 실질교류 약속
- [비엔티안=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열린 여러 다자·양자회의에서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했다. 지난 5월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로 관계 회복에 나선 중국과는 다양한 교류협력의 모멘텀을 지속하는데 뜻을 모았다. 일본과는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한 약속 이행,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 준비 등을 논의했다.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해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에게 다가가고 있다.(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북러 불법 군사협력 규탄...北안보리 제재 이행해야”조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일정을 마무리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의 비핵화 복귀를 촉구하는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며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한 다수 참석국이 북한이 긴장고조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우리와 인식을 같이했다”고 평가했다.조 장관은 이날 라보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취임 이후 처음 만나 약식 회동을 했다. 라보로프 장관은 조 장관과 만나기 전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이 한국과 공동 핵 계획에 대해 합의한 것이 우려된다”며 “이는 추가적인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한미 밀착을 비판했다.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약식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외교부)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았고, 북러 조약이 방어를 위한 것이지 공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게 공개적인 입장이라고 했다”며 “우리는 북러가 추가적으로 관계 발전이 없길 바란다는 점과 소통을 이어가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북한과 러시아는 ARF에서도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하고 있는 여러 군사적인 움직임에 대해 총체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한중 외교장관 올해만 세 번째 교류…日과는 사도광산 등 논의이번 아세안은 한중 관계 개선의 시기에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중은 고위급 교류를 포함한 민관 차원의 교류 확대를 위한 다양한 교류사업을 확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중국은 EAS, ARF 등 주요 다자회의에서 한국과 북러 중 한쪽의 입장을 두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두 달 만에 다시 만났고, 불과 이틀 전에도 외교차관 전략대화에 참석한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을 만났다”며 “북러 밀착에 대해 건설적 역할을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했고, 탈북민 문제에 중국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고 말했다.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7일(현지시간) 오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외교 정상들과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 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살름싸이 콤마싯 라오스 외교장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사진=공동취재, 뉴스1)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중국의 반응을 밝힐 순 없지만 이전 상황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않은 것이라고 이해하지 않는다”며 “조 장관과 왕이 부장의 교류가 올해만 3번이 있었다”고 중국의 말보다 행동을 봐야한다고 설명했다.한일 회담에서는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교류협력 사업 등을 논의했다. 한일 외교수장은 당초 예상한 20분을 훌쩍 넘긴 48분간 회담을 통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조 장관은 “일본이 미리 사도광산 현장에 설치한 전시물은 물론 추도식 등 관련 후속조치 이행에 있어 우리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정부가 2015년 교훈을 토대로 일본과 대결보다는 상호 합의에 의한 문제 해결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이어 “향후 양국 간 어떤 어려운 문제가 있더라도 지혜를 모아가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양 장관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외교 당국 간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해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발굴해나가자고 했다.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7일(현지시간) 오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北외무상 6년째 ARF불참...조 장관 외면한 리영철 대사관심을 모았던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ARF에 결국 불참했다. 최 외무상 대신 수석대표로 참석한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는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도 빳빳하게 목을 세우고 외면했다.조 장관이 갈라 만찬장에서 리 대사에게 손을 건네며 인사를 했지만 이 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고자 했지만, 돌아보지 않아서 민망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정권이 작년 말 ‘적대적 2국가’를 선포한 이후 한국 측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 외교관은 남북 관계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며 “지금 남북 관계가 극도로 안 좋으니까 평양에서 ‘(남측에) 대응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외교가는 최 외무상이 불참한 것이 북한 외교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계속 공격과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고 즐거울 것 같지 않다”며 “와봤자 편하지 않을 거라 판단하고 오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 방통위설치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0인 체제’ 속 8월 2일 현안질의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야당이 강력하게 추진해온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종결시키고 법안을 통과시켰다.방통위는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자진사퇴하면서 현재 0인 체제인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내달 2일 방통위 파행 운영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열기로 했다. 8월 2일로 예정된 현안질의에는 방통위 실무자들과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진숙 후보자는 국회의 증언감정법 대상이 되며, 현안질의 이전에 윤석열 대통령의 방통위원장 임명이 이뤄질 수도 있다.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국회를 통과한 방통위설치법은 4인 이상의 방통위원 출석으로 위원회 회의를 열고, 출석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을 구체적으로 정비했다.야당은 그동안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의결을 강행하며 합의제 행정기구를 불법적으로 운영했다고 비판해왔다. 이번 개정안은 방통위의 회의 운영 규정을 명확히 해, 4인 이상 위원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한 것이다.국민의힘은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했으나 24시간이 지나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를 제출했고, 우원식 의장의 요청에 따라 재석 의원 186명 중 찬성 186명으로 종결 동의안이 가결됐다. 이후 약 24시간 40분간의 필리버스터가 끝난 뒤,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은 재석 183명 중 찬성 183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통위설치법 통과 이후 우원식 의장은 방송 3법 중 하나인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다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으며, 첫 주자는 신동욱 의원이 맡았다.한편, 김홍일 전 위원장의 사퇴에 이어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던 이상인 부위원장의 사의가 대통령에 의해 수용되면서 방통위 상임위원은 공석 상태에 놓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회 과방위는 8월 2일 방통위 파행 운영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열기로 했다.또한, 과방위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중 방통위 현안질의에 출석할 증인 명단을 의결했다. 8월 2일에 예정된 현안질의에는 이진숙 후보자와 함께 조성은 사무처장, 김영관 기획조정관, 이헌 방송정책국장,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과방위는 7월 29일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과방위원의 재석 전원 찬성으로 안건이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