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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견제하려 틱톡 구제도 불사…中규제, 강력하되 신축적일 것"
  • "페북 견제하려 틱톡 구제도 불사…中규제, 강력하되 신축적일 것"
  • [이데일리 윤종성 경제전문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對中) 견제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처럼 일관되고 정교한 경제안보 조치보다는 사안에 따라 거래적으로 신축성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의 틱톡(Tiktok) 앱에 대해 허용 의지를 보인 것에서 짐작 가능합니다.”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직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중국 규제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일치하지만, 세부 전략에선 다른 방향을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연방 의회는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미국인 스마트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며 지난 4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내년 1월 19일까지 틱톡의 미국 자산을 매각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금지될 예정인데,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 의견을 내 주목된다. 트럼프도 대통령 재직 당시 틱톡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었지만, 지금은 입장을 바꾼 상태다. 트럼프가 자신의 계정을 차단했던 악연이 있는 메타(페이스북)와의 경쟁을 위해 중국 기업인 틱톡을 구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반적인 대중국 규제의 강경 기조는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봤다. 여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분열된 미국 정치환경 하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해가 일치하는 분야가 대중 강경책”이라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동맹국들의 화웨이 5G 장비 설치를 금지하도록 압박했던 것보다 대폭 강화된 디커플링(탈동조화) 조치를 들고 나올 수 있다. 협조하지 않을 경우 관세조치를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21세기 초반 패권국이었던 영국과 신흥국이었던 미국의 패권경쟁은 수 십여년 지속하다가, 미국이 헤게모니를 잡으면서 국제질서가 안정됐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면서 “미중 무역갈등은 패권경쟁의 큰 그림 하에서 핵심기술, 공급망 등으로 계속 전선을 넓히고 강도를 높여가며 수 십년 이어질 상수로 본다”고 부연했다. 격화하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여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여년 중국과 긴밀한 무역투자 및 기술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하던 상호보완적 관계는 이제 구조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앞으로 수 년간은 중국에 과다의존하면 생긴 리스크를 줄이면서 역동적·혁신적인 미국 경제와 제조업, 기술 협력 등을 통해 상호보완성을 새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고 중국을 무시하거나 적대시할 수는 없다”며 “중국의 기술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중국과 교류의 끈을 놓지 않고 우리가 앞서나가는 부분은 더 빨리 달아날 수 있도록 경주하는 한편, 중국에 추격당한 부분은 중국의 기술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세로 실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의 관세 공약에 대해선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법제에는 국가안보나 긴급경제위기 상황 하에서는 의회 없이 대통령이 관세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며 “소송이 붙을 수 있지만, 대법원도 대통령의 국가안보나 외교관계 관련된 정책 판단의 경우 대통령의 재량권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으로도 미국은 1971년 닉슨 대통령이 10% 보편관세를 부과한 사례가 있다”면서 “미국의 국제수지가 악화하자 서독, 일본 등의 환율절상을 위한 협상의 레버리지로 10% 보편관세를 매겼고, G10 국가들과 환율 협상을 시작해 결국 엔화의 17% 인상에 합의하면서 4개월 만에 보편관세를 내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2024.11.14 I 윤종성 기자
본PF 전환 '만사형통'?…공사비·미분양에 지방사업장 '골골'
  • 본PF 전환 '만사형통'?…공사비·미분양에 지방사업장 '골골'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미착공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재무건전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업계를 시름케 한 높은 공사비는 내년에도 강보합세를 이어갈 전망인 데다 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시장 양극화마저 심화되면서 미분양 우려 또한 커지면서다. 지방에 PF사업장이 집중된 중견 건설사들을 향한 우려감이 커지는 이유다.지난 2월 청약 접수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대구 한 아파트에 ‘1억 이상 파격 할인’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뉴스1)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대전 도안지구 35블록(BL) 사업장의 시공권을 포기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의 상징적 사례로 건설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초 지하 4층~지상 47층 규모 오피스텔 1041실 및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이었지만, 대전 일대 부동산 시장 침체를 이유로 장고 끝에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 이에 따라 롯데건설은 300억원 규모의 시행사 후순위 대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지만, 시공 시 높은 공사비로 인해 발생할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대전을 비롯한 지방은 인구가 줄면서 수요는 떨어지는데 원자재·인건비 등 공사비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계속 오르고 있다”며 “시행사는 건설사에 오른 공사비를 보존하기 위해 분양가를 높여야하지만, 지방 사업장은 그럴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1년 1월 104.1을 기록한 이래 오름세를 거듭해 올해 8월 129.7까지 치솟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에도 건설공사비지수는 강보합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전국 미분양 주택 규모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여기에 올해 9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6776호로, 최근 10년(2014년 9월~2024년 8월) 평균인 4만 8000호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인 실정이다. 특히 ‘악성’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에 1만 7262호가 쌓이며, 2020년 8월(1만 7781가구) 이후 3년 11개월만 최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포기한 대전을 비롯해 울산과 대구, 전북 등 지방의 악성 미분양 주택이 급증한 모양새다. 2021년 말 기준 311호 수준이었던 대전 악성 미분양 주택 규모는 올해 9월 590호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울산은 174호에서 1074호, 대구는 126호에서 1640호, 전북도 102호에서 402호로 급증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를 여실히 반영했다.브릿지론 우발채무를 줄이기 위한 본PF 전환만으론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대비 수주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견 건설사들은 지방에 PF사업장이 집중돼 있어 재무건전성 확보에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본PF 전환으로 당장 숨통은 트이겠지만, 사업성과 분양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리스크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올해 상반기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이 503.5%까지 치솟은 코오롱글로벌(003070)은 올해 청약을 접수한 울산 ‘번영로 하늘채 라크뷰’, 대전 ‘유성 하늘채 하이에르’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두 사업장 모두 올해 상반기 본PF 전환에 성공하며 우발채무 리스크를 크게 줄였지만 분양에서 쓴 잔을 든 셈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유일한 미착공 PF사업장인 대전 선화동3차 주상복합 개발사업의 본PF 전환을 이끈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완판을 장담할 수 없다.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평가기준실장은 “분양 및 분양대금 유입이 부진할 경우 건설사가 PF차입금에 제공하는 신용보강에 따른 최종 재무부담은 동일하다”며 “다만 협상을 통해 일부 손실을 시행사와 금융기관에 전가할 수 있으며 PF차입금 만기연장 등을 통해 분양률 개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분양률 개선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사업지연에 따라 이자비용이 추가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설사는 벌어들인 시간 동안 진행 사업장의 사업성 및 분양률을 제고해 PF차입금을 상환하고, 일부 부실 사업장의 운전자금 선투입 및 PF 우발채무 현실화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페루 APEC서 한미일 정상 만난다…북러 위협 공동대응 모색
  • 페루 APEC서 한미일 정상 만난다…북러 위협 공동대응 모색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페루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 기간에 한국과 미국, 일본 3개국 정상이 만나 정상회의를 한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15~16일 개최하는 2024 페루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5일(현지시간)에 조셉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한국 시간으로는 16일 오전 시간에 3개국 정상 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한미일 정상회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이시바 일본 총리가 함께 하는 3개국 정상회의로는 처음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렸으며 일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가 참석했다. 당시 3개국 정상은 적어도 1년에 한 번 3국 정상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바이든 미 대통령의 임기를 마치기 이전에 한미일 정상화를 개최하기로 했는데 이번 순방 기간에 성사됐기 때문에 (당초 12월로 예상됐던) 별도로 미국에서 이뤄지는 3자 간 회의는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개국 정상은 갈수록 아시아태평양 안보 위협을 높이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가 본격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 왼쪽부터)가 지난해 8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오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024.11.14 I 김기덕 기자
"강간과 같아"...초등생에 '사랑한다' 성관계 여교사의 최후
  • "강간과 같아"...초등생에 '사랑한다' 성관계 여교사의 최후 [그해 오늘]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만 13세 미만의 초등학생은 육체적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설령 성관계를 합의했더라도 사실상 강간과 다름없다”7년 전 오늘, 2017년 11월 14일 법원이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한 여교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며 한 말이다.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 조은래 부장판사는 당시 미성년자 의제 강간, 미성년자 의제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당시 32)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10년간 신상공개를 명령했다. 전자발찌 부착 10년은 기각했다.저학년 담임이었던 A씨는 체험활동을 통해 알게 된 초등학교 6학년 B군에게 같은 해 7월 초부터 ‘사랑한다’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고, ‘만두를 사주겠다’며 집 밖으로 불러냈다.자신의 반나체 사진을 찍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엽기적인 행동도 일삼은 A씨는 결국 B군을 꾀어 교실과 자신의 승용차 등에서 9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A씨는 경찰 조사에서 “(B군이) 너무 잘생겨서 그랬다”라며 “서로 좋아하는 관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모든 범죄로부터 제자를 보호해야 할 스승이 오히려 미성년자인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것은 용서할 수 없다”라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1심 재판부도 “정신적, 육체적 약자이자 훈육의 대상인 만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성적 쾌락과 유희의 도구로 삼은 것은 교사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며 자신을 믿고 따르는 수많은 학생과 그 학생을 맡긴 학부모 모두의 신뢰를 저버린 심각한 배신행위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린 행위”라고 나무랐다.또 “피해 아동과 그 학부모에 대한 개인적 범죄일 뿐 아니라 넓게는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던 건전한 성도덕과 초등 공교육을 무너뜨린 사회적 범죄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최후 진술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무엇보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던 A씨는 1심 형량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검찰도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그러나 2018년 4월 18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 손지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2심 재판부는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A씨가 여러 차례 제출한 반성문을 읽어보니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고 가족과 동료 교사들이 선처를 탄원한 점, 범행 이전에 모범적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한 점을 고려하면 선고를 1주일 연기했을 정도로 양형을 고민했다”고 밝혔다.이어 “A 씨가 범행 후 교사직에서 파면되고 본인과 가족들이 인터넷 댓글 등으로 비난과 모멸을 받은 점, 어설프고 위험한 연애감정을 자제하지 못해 사회적·법률적 허용을 넘은 일탈행위를 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재판부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최하 징역 4년 6개월이 하한선”이라며 “범행 정도를 무시할 수 없고 우리 사회가 교사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고려하면 1심의 양형을 유지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사진=YTN 뉴스 캡처이에 앞서 2012년 강원에서 초등학생 제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당시 30살 남교사도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다만 2010년 서울에서 발생한 30대 여교사와 15세 중학생 성관계 사건은 교사는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서로 좋아한다”고 진술한데다 피해 학생이 13세 이상이었기 때문이다.기존 미성년자 의제강간죄는 피해자가 13세 미만일 때 적용했으나, 2020년 5월 형법을 개정하면서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경우로 확대했다. 단 가해자가 성인인 경우로 한정된다.국내법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는 나이를 13세에서 16세로 높인 것이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죄 적용 기준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15살, 영국과 미국의 대부분 주에선 16살이다.올해 6월 헌법재판소는 형법 개정 후 처음으로 성인이 13~16세 미성년자를 간음하면 상대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으로 간주(의제)해 처벌하는 현행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헌재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도 13세 미만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다”라며 “설령 동의에 의해 성적 행위를 한 경우라고 해도 성적 행위의 의미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개별 사건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연령을 규정한 데 대해선 “개인의 성숙도나 판단능력, 분별력을 계측할 객관적 기준과 방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범위를 연령에 따라 일의적·확정적으로 유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아울러 “해당 조항은 날이 갈수록 그 수법이 정교해지는 온라인 성범죄나 그루밍 성범죄로부터 16세 미만의 청소년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며 “피해자의 범위를 ‘업무·고용·양육·교육 등’의 특정 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한정해서는 입법 취지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했다.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2022년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그루밍 성범죄’라며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이 교수는 “그루밍 성범죄자들은 상대를 신뢰하기보다는 욕망의 해소 도구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어 “도덕적으론 비난 가능성이 크나, 문제는 현행 법률이 폭력도 없고 협박도 없다 보니까 일단 강간에는 해당이 안 된다”며 “그래서 의제 강간 연령을 둬서 나이가 어리면 이런 행위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11.14 I 박지혜 기자
"딱 봐도 어린아이" 격투기선수 휴대폰에서 쏟아진 성착취 영상
  • "딱 봐도 어린아이" 격투기선수 휴대폰에서 쏟아진 성착취 영상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현직 격투기 선수가 11세 아동 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그의 휴대전화에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여성들의 불법 촬영 영상 수십여개가 발견됐다고 13일 JTBC가 보도했다.(사진=JTBC 보도 캡처)보도에 따르면, 격투기 선수 A씨는 지난해 11~15세 아동·청소년 4명을 상대로 성매매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A씨가 징역형을 선고받는 날 그는 지인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맡겼는데, 이 휴대폰 속에는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여성과 성관계를 하며 불법 촬영을 한 영상물이 다수 발견됐다. 제보자인 지인은 JTBC에 “교복 입은 아이들도 나온다. 누가 봐도 누가 딱 봐도 어린아이”라며 “딱 봐도 미성년자다라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이뿐만 아니라 A씨의 휴대전화에는 마약 거래 정황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마약을 뜻하는 은어 ‘술’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메시지가 왔고, 구체적인 마약 거래 정황도 담겨 있었다. 결국 지인은 경찰에 A씨 휴대폰을 제출했고, A씨의 집에 숨겨져 있던 액상 대마와 케타민 등 마약을 찾아 경찰에 넘겼다.그런데 경찰은 마약 투약 사건만 수사하고 검찰에 넘겼고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에 대한 수사는 1년여 넘게 진행하지 않았다고 JTBC는 지적했다. 문제의 휴대폰은 지난해 9월 A씨 가족에게 돌려주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마약 수사를 먼저 했다”며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 등을 다시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4.11.13 I 김혜선 기자
청주서 "일가족이 전세사기" 고소…17명 9억 규모 피해 주장
  • 청주서 "일가족이 전세사기" 고소…17명 9억 규모 피해 주장
  • 사진은 인천시 미추홀구 모 아파트 창문에 걸린 구제 방안을 촉구하는 현수막.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청주에서 빌라 세입자들이 수억원대의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이 지역 빌라 5곳에 거주하는 A(30대)씨 등 17명은 이들 빌라를 소유한 B씨 일가족(5명)과 매물을 소개한 공인중개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소인들은 지난 9월부터 세입자들에 대한 전세금 반환이 밀리기 시작했고, 3∼4개월 내 총 9억5500만원의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빌라에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총 9억7천500만원의 임차권 18건이 등기돼 있고, 각각의 빌라에는 2억8천만원에서 4억5천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으로 파악됐다.임차권등기는 임대차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등기부등본에 미반환된 보증금 채권이 있다는 사실을 명시하는 제도다.해당 빌라에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이미 다수 존재했다는 설명이다. 고소인들은 또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가 B씨 등과 결탁해 계약 당시 월세 비중이 높은 안전한 매물인 것처럼 계약 서류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임대차 사업을 하는 B씨 일가족이 자금 사정 악화 등 이유로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2024.11.13 I 송재민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4만전자 공포속 국장 탈출, 코인·미국장 가는 투자자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다음은 11월 1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4만전자 공포속 국장 탈출, 코인·미국장 가는 투자자-美 정부에 메스 든 머스크…핵폭탄급 규제개혁 예고-내수한파 덮친 고용 도소매 15만명 급감-유증 철회한 최윤범, 이사회 의장직 사퇴 승부스-오전 8시10분까지 입실 완료…신분증·수험표 꼭 챙기세요-[사설]서민 짓밟는 불법사금융 척결…이런 게 진짜 민생이다-[사설]공권력 나무라며 발목잡기 나선 민주당, 속셈이 뭔가△트럼프2.0 내각 인선 속도-“정부 예산 30% 삭감” “FBI·교육부 폐지”…작은 정부 속도낸다-김정은, 이익 약속 없인 안 움직여 美·北 과거 같은 비핵화협상 없을 것△韓증시서 집 싸는 투자자-美中갈등·보편관세 우려에 韓증시 매력 뚝…외국인 8일간 1.5조 순매도-700선 내준 코스닥…‘전 세계 수익률 꼴찌’ 오명-트럼프 2기 발맞춰…국내 가장자산도 규제 풀릴지 ‘시선집중’△종합-취업자 증가폭 넉달 만에 10만명 아래로…올해 목표치 달성 적신호-주주친화 카드 꺼낸 최윤범…국민연금 마음 잡을까-머스크, 트럼프 2기 실세로 부상 AI로봇, ‘넥스트 빅테크’ 주목-‘임직원, 부동산 PF 정리하다 손실나도 면책’…53조 지원은 계속△영화 티켓 수익배분 갈등-푯값 올랐는데 정산액 뚝…제작사 “내역 공개하라” 극장 “공정하게 배분”-비싼 관람료에 발길 끊은 관객 잡아라 美·佛처럼 ‘극장 구독제’ 도입 목소리△트럼프2.0 특별 인터뷰-관세만으로 美무역적자 메우기 역부족…트럼프, 약달러 정책 펼 것-“페북 견제하려 틱톡 구제도 불사…대중규제, 강력하되 신축적일 것”△정치-예금보호한도 1억으로, 국가전력망 확충…여야, 6개 민생법안 처리 합의-법무장관 “검찰 특활비 삭감, 이재명 수사 영향 의심”-100m 질주 후 날아올랐다…美무인공격기, 한국 함정서 첫 이륙실험-당대표 명의 尹부부 비방글에 與 진상조사 착수, 韓은 ‘침묵’△경제-킹달러 시대…환율 1410원 넘었다-“조선업계 원하면 E7비자 협의 트럼프發 호황 적극 활용할 것”-글로벌 주식시장 온도차…“미국·非미국 격차 지속”-모처럼 웃은 한전…3분기 영업익 3.4조 ‘8년來 최대’△금융-불법사금융 퇴치한다더니…서민금융 예산 ‘싹둑’-대부업계 “생활금융으로 명칭 바꿔 활성화” 금융당국 “진입문턱 높여 옥석부터 가려야”-메리츠화재, 3분기 누적 순익 1.5조 ‘사상 최대’-신한금융, 직장어린이집 中企 자녀에 오픈-KB ‘신용·체크카드’ 국가고객만족도 1위△글로벌-정치가 ‘기후위기 대응’ 흔들어…화석연료 사용 줄여야 재앙 막는다-‘틱토커’ 트럼프, 틱톡 금지령 뒤집나-“관세엔 관세”…멕시코, 美에 보복 시사-젠슨황·손정의 ‘AI 슈퍼컴 구축’ 의기투합-EU 압박에…페북·인스타, 유럽 구독료 40% 낮춘다△산업-내년 전기차 수요 회복…K배터리, 반중정책 수혜-“파트너사 헌신 덕 잇단 수주 성공”-현존 최대 용량 122TB 솔리다임 ‘eSSD’ 출시-조주완 ‘소통경영’…LG전자 체질개선 속도-SK실트론, 美정부로부터 7700억원 대출 지원받는다-구본준 회장 장남 구형모, LX MDI 사장으로 승진△ICT-‘특화’네이버 ‘융합’ 카카오…AI서비스 비용절감 전략 차별화-메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과징금 불복소송 아직 미정”-‘코인불장’ 가상자산거래소 희비 엇갈려-과기장관 만난 통신 3사 “5G-LTE 통합 요금제 출시”△제약·바이오-중국·인도산 공세 속..국산 원료의약품 ‘마지막 보루’-제노포커스 ‘산업용 효소’ 파운드리사에 공급한다-美 판로 넓혔다…녹십자 ‘알리글로’ 수익 본격화-셀트리온 “트럼프發 바이오시밀러·위탁개발생산 기회 확대”△Auto&Life-땅 위에서 경험하는 퍼스트클래스-[타봤습니다]가파른 경사로·물웅덩이 ‘척척’ 강한 오프로더가 똑똑하기까지△증권-많이 오른 테슬라…ETF로 탑승할까-희비 갈린 네카오-“전자 칠판·옥외 광고판을 보라 디지털 사이니지는 일상이자 미래”방탄·블핑 온다…눈높이 올라가는 엔터주△부동산-본PF 전환해도 미분양 걱정에…지방사업장 둔 건설사 한숨-공사비 인상 나선 정부 공공임대 지원단가 7%↑-시세보다 수억 싼 보류지…현금 없으면 낭패-DL이앤씨, 방배 역세권 ‘아크로 리츠카운티’ 이달 분양△엔터테인먼트-“복수 위해 돌아왔다”…이정재, 이병헌과 맞대결-‘정년이’, 국극 매력 앞세워 글로벌 OTT 홀렸다-‘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일본 진출-스튜디오드래곤 ‘ISO 45001’ 획득-로제 ‘아파트’ 뮤비 3억뷰 돌파-신개념 1분 가요제 ‘싱어미닛’ 개최△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정신질환·약물 소년범 급증 전문 치료위탁기관 확충 절실-“보호소년들 공연 통해 ‘성취·소통’ 가치 배워”△피플-신기한 마술쇼 아닙니다…경계 넘나드는 복합공연 즐기세요-국제철학연맹 회장에 김혜숙 전 이대 총장-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올해의 10대 기계기술 선정-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아·태 기업인 목소리, 세계에 전할 것”-강경성 “글로벌 사우스 진출 적극 뒷받침”-“일·가정 양립 최우선”…중소기업계, 저출생 해결 팔 걷었다-김병환 금융위원장, K금융 폴란드 진출 초석 다져-남부발전 “친환경 에너지 글로벌 리더될 것”△오피니언-[김학균의 투자레슨]과도한 주식 공급에 짓눌린 韓 증시-[생생확대경]‘주택 공급 절벽’ 굳히는 정부 정책-[e갤러리]하태임 ‘무제’△전국-해양연구기관 설립 갈팡질팡…대책 없는 인천-“수리산 관통 ‘시흥~수원 민자도로’ 전면 폐기해야”-발길 닿는 대로…나무 아래 그늘서 독서-오늘 판교 스타트업 투자설명회…해외진출 지원-명품 잣나무숲의 기적…청년이 찾아오는 산촌마을-안양·포천·고창·영동, 하수도 관리 ‘최우수’△사회-“원활한 공소유지 위한 관행” 직무대리 검사 논란 “관할 벗어난 직무수행은 위법”-‘첫학기 휴학 금지’ 학칙에…의대 1학년 ‘유급’같은 휴학-감기·비염약 먹었을 뿐인데…“나도 모르는 새 약물운전”-‘음주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6개월-전통시장 상인, 화재보험 가입 가능해진다
2024.11.13 I 송재민 기자
독일 중앙은행 총재 "트럼프 관세, 독일 GDP 1% 손실…경제 탈선 우려"
  • 독일 중앙은행 총재 "트럼프 관세, 독일 GDP 1% 손실…경제 탈선 우려"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정책이 독일 경제를 탈선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요아킴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사진=AFP)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겔 총재는 이날 발행된 독일 최대 종합 주간지 ‘디 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계획이 실행되면 경제 생산량의 1%를 잃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겔 총재는 “새로운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미끄러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트럼프 당선인이 이달 초 치러진 미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백악관 귀환을 예고하면서 유로존 경제 전망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중국에 대해 60%의 관세를, 그외 국가에도 최대 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시장에선 미국이 1930년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시행했다가 미국의 대공황이 전 세계로 번진 악몽을 떠올리며 우려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이 법을 시행, 2만여 개에 이르는 많은 수입 품목에 대해 평균 59%에 달하는 고관세를 부과했다. 나겔 총재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에 대해선 “주로 서비스 부문의 임금으로 인해 여전히 눈에 띄는 가격 압력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가격 압박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가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CB 정책위원들은 차기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전 세계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전망하며 유럽이 2018년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발) 무역 전쟁이 발발한다면 유럽은 2018년처럼 무방비해선 안 된다”며 “ECB는 권한 내에서 이런 큰 도전적인 환경에서 경제와 금융의 안정을 위한 지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미국 중앙은행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해 다른 지역의 물가에도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홀츠만 총재는 “(트럼프는) 우리 예상보다 (관세 정책으) 시행할 것”이라며 “달러 가치가 유로화와 동등한 수준에 도달하면 수입 비용, 특히 에너지 분야에 영향을 미쳐 ECB가 2%라는 물가 상승 목표치에 도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4.11.13 I 양지윤 기자
국정원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투 참여중”
  • 국정원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투 참여중”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가정보원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전투에 참여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아스트라는 해당 영상에 대해 “블라디보스토크 ‘세르기예프스키에 위치한 러시아 지상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북한군이 도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캡처, 연합뉴스]국정원은 이날 북한군 참전 개시 보도와 관련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지난 2주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하여 전장에 배치를 완료했다”며 “이미 전투에 참여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추가적인 관련 첩보와 정보를 수집, 분석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전날 미국 정부도 러시아 파병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이 북한군의 전투 참여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1만명 넘는 북한 군인이 러시아 동부로 파병됐고, 그중 상당수가 쿠르스크주 서쪽 끝으로 이동해 러시아군과 전투작전 참여를 시작했다는 점을 오늘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미국은 그간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이 북한군의 러시아 이동 직후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때도 신중론을 유지해 왔다. 미 정부가 태도를 바꾼 것은 북한군의 전투 참여를 입증할 나름의 정보와 증거를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4.11.13 I 윤정훈 기자
尹불법 사금융 전쟁 선포에도…정부, 서민금융 예산은 삭감
  • 尹불법 사금융 전쟁 선포에도…정부, 서민금융 예산은 삭감
  • [이데일리 최정훈 김국배 기자] 윤석열 정부가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저신용자의 숨통을 트긴 어려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대부업 등 서민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등 관련 법 개정안을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내년 서민금융 예산이 대폭 삭감돼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대출 창구가 더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폭 줄어든 햇살론 등 서민금융 예산부터 복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금융계에 따르면 내년 정부의 서민금융 공급 예산은 1조 200억원으로 올해 대비 6100억원 삭감됐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민금융 관련 국비 사업인 최저 신용자 특례대출이나 햇살론15 등 공급 목표가 6100억원 가량 줄었다”고 지적했다.이번 서민금융 예산 삭감으로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을 통한 불법 사금융 퇴출은 제도의 정착까지 장기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론 서민 정책 금융의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불법 사금융 퇴출은 경찰력 강화와 관련 제도 개선, 서민금융 확대 삼박자가 모두 맞아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은 현재로선 정책 서민금융을 확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이어 한 교수는 “햇살론 등 관련 예산을 확대해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에 발을 들이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부도 불법 사금융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은 30대 싱글맘이 사채업자에 시달리다 어린 딸을 남겨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보도를 접한 뒤 “불법 채권추심 행위는 서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악질적인 범죄다”며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지원 정책을 전면 재점검해 서민들이 불법 사채 덫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금융감독원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은 7303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최고치다. 구체적으로 미등록 대부 3431건, 채권 추심 1224건, 고금리 1032건 등이다.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상담은 최근 들어 늘고 있다. 2015년 이후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까지 줄었던 건수는 2020년부터 늘기 시작했다. 이후 2022년 1만 건을 돌파했고 지난해 1만 3751건으로 역대 최대 피해 건수를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만 작년의 절반 수준을 넘겼다.금융위원회는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불법 사금융 근절을 위한 대부업법 개정안을 최위선 통과 법안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대부업법 개정안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대부업 등록 강화를 시행하면 지방자치단체 등록 대부업체 4300여 곳이 퇴출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사금융을 근절하려는 취지는 맞지만 급격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서민 급전 창구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법을 시행하면 현재 등록된 대부업체 8597곳 중 3300여 곳만이 생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금융법 개정으로 은행권 서민금융 출연료가 1000억원 가량 늘어나는 만큼 공급 목표액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대부업체는 유예기간을 부여해 등록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2024.11.13 I 김국배 기자
'생활금융 vs 대부업'…명칭·요건 두고 ‘동상이몽’
  • '생활금융 vs 대부업'…명칭·요건 두고 ‘동상이몽’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제도권 금융 ‘최후의 보루’ 대부업을 두고 업계와 당국이 진입요건·명칭 등에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대부금융업계는 ‘생활금융’으로 이름을 바꿔 민간 서민금융 공급을 활성화하자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불법 사금융 피해를 고려할 때 대부업 등록요건을 강화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은행권이 우수대부업체 대한 차입을 늘리고 있지만 실제 요건을 맞춘 업체가 많지 않아 대부업계의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지난 8일 제주에서 제15회 소비자금융컨퍼런스를 열고 대부금융 명칭을 ‘생활금융’으로 전환하는 등 대부업 제도개선을 제안했다. 최철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은 “대부업법에 따라 등록한 대부업체라고 해도 인식은 불법 사금융과 다르지 않다”며 “미등록 대부업체(불법사금융업자)가 오히려 금융소비자를 현혹하는 명칭을 사용해 소비자로부터 더 선택받는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대부업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부금융협회가 지난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대부업을 인지하고 있는 102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 조사를 한 결과 등록 대부업체와 미등록 대부업체를 구별한 건 전체 응답자 31.4%에 불과했다. 대부업이라는 용어에 대한 인식은 10점 중 평균 1.83점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을 제도권 금융으로 인식한다는 응답은 6.8% 그쳤다. 대부업계에서는 민간 서민금융 공급 활성화를 위해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온라인 패널 조사 결과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생활금융(33.5%)으로 이름을 바꿔 불법 사금융과 변별력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최철 학회장은 “대부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불법 사금융 예방에 이바지할 수 있다”며 “명칭을 바꿀 때 추가 조건을 두고, 가장 취약한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권 금융으로 책임을 부여하는 법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대부금융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연동형 최고금리 제도로 개편 △무분별한 진출입 방지를 위한 자율규제 강화 △우수대부업체에 대한 은행 차입 확대 △유가증권 발행 허용 등을 건의하고 있다. 유승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무분별한 진출입이 빈번하고 검증되지 않은 사업자의 위법행위 발생 가능성도 있지만 지자체 담당 업무인력이 부족해 적절한 통제와 감독이 안 되고 있다”며 “시장의 자율규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와 같이 개인업자의 대부업 등록을 금지하고 법인업체로의 등록만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금융당국에서는 대부업 문턱을 높여 옥석을 가리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전수한 금융위 가계금융과장은 “지방자치단체 등록 대부업자의 자본금 요건을 상향할 계획이다”며 “현재 등록대부업자 약 50%가 해당하는데 유예기간을 2~3년 두면 실제 대부업을 하는 업자들은 충분히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등록 기관을 지자체에서 금융위로 바꾸고 금융감독원의 검사·제재 대상으로 편입시킨다는 구상이다. 등록 대부업을 생활금융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은 당국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아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생활금융으로 명칭을 바꾸려면 대부법업을 개정해야 한다”며 “업계의 기대는 알고 있지만 우선 ‘미등록 대부업자’를 ‘불법 사금융업자’로 바꾸는 내용만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른바 대부업체 프리미어리그인 우수대부업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는 아직이다. 우리금융그룹이 총 1500억, KB국민은행이 총 1000억원을 우수대부업체에 저금리로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요건을 충족하는 대부업체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저금리로 자금지원을 하기 위해 실제 대부업체에 대한 여신심사를 해보면 한도, 금리 조건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조건에 맞지 않는 것을 무리하게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금융그룹 우수대부업체 대출잔액이 1039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올해 들어 은행권 차입이 증가했다. 대부업계에선 은행권의 우수대부업자 대출을 서민금융 지원실적에 포함하는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024.11.13 I 김나경 기자
루닛, 3분기 누적 매출 341억원…수익성은 악화
  • 루닛, 3분기 누적 매출 341억원…수익성은 악화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328130)이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3분기 누적 매출이 341억원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루닛 로고 (사진=루닛)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의 3분기 영업손실은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492억원으로 전년 동기(245억원)의 2배를 기록했다.회사는 수익성 악화에 대해 “볼파라 인수 관련 일회성 비용이 정리되고 통합 효율화가 진행되면서 직전 분기 대비 영업손실은 17.6% 개선됐다”고 설명했다.루닛의 3분기 매출은 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3.3% 늘고 순손실은 116억원으로 0.7% 줄었다. 해외 매출은 15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1%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5월 인수를 완료한 자회사 ‘볼파라 헬스’(Volpara Health) 실적이 반영되면서 시너지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구독 기반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매출이 전체의 97%를 차지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루닛 관계자는 “볼파라가 보유한 북미 시장에서의 세일즈 네트워크와 루닛의 AI 제품이 원활하게 통합 중”이라며 “4분기부터는 통합 마케팅과 제품 크로스셀링(Cross-selling)에 적극 돌입해 북미 시장 공략이 더욱 탄력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4% 증가한 341억원으로 집계됐다.이 중 국내 매출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6% 늘었다.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이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돼 지난 3월부터 해당 솔루션을 도입한 전국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가 가능해진 결과다.올해 4분기부터는 AI 영상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의 비급여 진료 확대 효과도 반영될 전망이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지난 8월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신의료기술평가유예’ 제품으로 지정돼 의료 현장에서 비급여 청구가 가능해졌다.올해 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은 298억원으로, 전체의 87.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1% 증가한 수치이다. 루닛의 대표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성장세가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루닛 인사이트는 현재 기준 전 세계 55개국, 45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전 세계 의료기관은 물론 국가 단위 암 검진 프로그램으로 도입을 검토 중인 각국 보건당국의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루닛 스코프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로부터 수령한 일시적 마일스톤 수익(약 47억원)을 제외하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5% 성장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이는 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분석 의뢰 용역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루닛은 글로벌 빅파마 포함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연구용 제품 출시 등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 회사는 올해나 내년 1분기 내에 유의미한 계약 성과 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서범석 루닛 대표는 “볼파라와의 성공적인 통합으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루닛 인사이트의 글로벌 도입 확대와 루닛 스코프의 매출 확대까지 모든 사업 부문에서 확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4분기와 내년에는 볼파라와의 시너지가 더욱 강화되고, AI 바이오마커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제약사들과의 협력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2024.11.13 I 김새미 기자
트럼프 수혜주 3탄...무적의 K방산 “LIG넥스원, 미국 노크”
  • [이지혜의 뷰]트럼프 수혜주 3탄...무적의 K방산 “LIG넥스원, 미국 노크”
  • [이데일리TV 이지혜 기자]한국산 무기가 국제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K방산은 높은 가격 경쟁력, 고품질의 무기·장비, 신속한 납품이 강점입니다.미국 군대 재건과 현대화를 공약으로 건 트럼프2.0시대. 미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죠. 어제 트럼프 수혜주 2탄으로 조선MRO 시장을 말씀드렸는데, 미 해군은 3만1000톤 급 급유함 정비를 한국 기업에 맡기기로 했습니다.한국 방산 기업의 대미 수출 기회가 커질 것이란 전망입니다.미국 방산 시장은 100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규모입니다.가성비 좋은 재래식 무기와 첨단 무기를 함께 장착한 K방산 기업들은 역대급 수주잔고를 기록 중입니다.정부도 방산을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트럼프 2.0시대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방산 기업은 LIG넥스원(079550)입니다.주가는 올해 100% 가까이 급등했지만 추가 상승이 기대됩니다.중거리 유도무기 ‘비궁’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비궁’은 한국이 개발한 유도무기 중 최초로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성능 시험 프로그램을 통과했습니다.미국으로 유도무기 수출길이 열리면 유럽을 비롯해 분쟁 국가들에 대량 수주가 기대됩니다.전쟁의 포성이 울리면 주식을 사라는 증시 격언이 있죠.지구촌에 전쟁의 포성이 울리면 K방산주를 주목해 보시길 바랍니다.<이지혜의 뷰>였습니다.이지혜 기자의 앵커 브리핑 ‘이지혜의 뷰’는 이데일리TV ‘마켓나우 2부’(오전10~12시)에서 방영합니다.이데일리TV 오전 10시-12시 생방송 '마켓나우2' 화면캡처
2024.11.13 I 이지혜 기자
'히든페이스' 파격 열연·연출…제대로 美친 도파민 폭발 고품격 밀실 스릴러
  • '히든페이스' 파격 열연·연출…제대로 美친 도파민 폭발 고품격 밀실 스릴러[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들의 미(美)친 열연, 고품격 연출, 발칙한 스토리로 표현한 다양한 욕망의 민낯. 색(色)다르게 도파민을 자극할 웰메이드 멜로 스릴러가 탄생했다. 영화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다. ‘히든페이스’는 약혼녀 ‘수연’(조여정 분)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 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다.‘히든페이스’는 ‘방자전’과 ‘인간중독’을 통해 웰메이드 에로티시즘의 대가란 수식어를 얻은 김대우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스크린 연출 복귀작이다. 최근 ‘보통의 가족’, ‘청설’ 등 원작이 있는 해외 영화들을 리메이크한 한국 영화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히든페이스’ 역시 동명의 콜롬비아·스페인 합작 영화를 색다르게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입소문을 모았다. 각각 ‘방자전’과 ‘인간중독’으로 김대우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조여정과 송승헌이 또 한 번 손을 잡았다. 송승헌과 조여정의 호흡도 ‘인간중독’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김대우 감독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두 든든한 파트너와 함께 배우 박지현이 김대우 감독의 새 뮤즈로 합류해 다채롭게 빚어낼 앙상블에 기대가 쏠린다. 김대우 감독의 전작 ‘방자전’과 ‘인간중독’은 김 감독 특유의 우아하고 에로틱한 연출로 금기시된 사랑, 남녀의 욕망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이와 비교해 ‘히든페이스’는 단순 남녀간 애정사를 넘어,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사회적 자아에 가려진 본능의 이면들을 매혹적으로 파헤친 작품이다. 수연과 성진의 집 안에 숨겨져 있던 ‘밀실’의 존재를 매개로 성진과 수연, 미주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성과 세 사람 각자가 품고 있는 욕망과 본능이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은 섬세하면서도 급진적이다. 먼저 성진은 부유하지 못했던 형편 속 자신의 능력과, 약혼녀인 수연 집안의 든든한 뒷배를 배경삼아 어렵게 유력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 자체도 지휘자로서 이미 충분히 존경받을 자질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약혼녀 수연과 수연의 모친(박지영 분)의 엘리트적 취향, 특유의 권위적 태도 앞에 묘한 열등의식을 느낀다. 뿌리깊은 열등의식과 본능적 욕망을 숨기며 살아왔던 성진은 약혼녀 수연이 사라지고 그의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자 서서히 흔들린다.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어딘가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가진 ‘미주’ 에게 경계를 풀며 그가 봉인해둔 욕망도 서서히 고개를 든다. 첼리스트인 약혼녀 ‘수연’은 언제나 모자라 본 적이 없고, 갖고 싶은 건 뭐든 가졌으며 늘 최고를 가져야만 하는 인물이다. 세 사람 중 가장 욕망에 솔직해 보이는 수연이 집 안에 숨겨진 ‘밀실’에 갇히며 드러내는 또 다른 욕망의 민낯을 지켜보는 게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미주’는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인물이면서, ‘수연’과 ‘성진’의 욕망과 본능을 일깨우는 트리거같은 존재다. 미주가 나타나 성진을 유혹하고 수연의 빈 자리를 자신이 채워나갈수록 세 사람의 관계와 욕망, 이들을 둘러싼 주변의 환경도 송두리째 흔들린다. 송승헌과 조여정, 박지현 세 배우는 각자가 몸을 던진 열연, 오케스트라 합주를 보듯 유기적인 앙상블로 각자 다른 욕망을 지니고 그 욕망을 표출하는 방식도 각자 다른 세 사람이 만나 벌어지는 파국들을 몰입감있게 표현해냈다. 특히 ‘미주’란 캐릭터를 만나 노출까지 불사해가며 욕망의 화신을 표현한 박지현의 도발적 열연이 인상적이다. 선배 송승헌, 조여정의 노련한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고 유혹적이면서도 위협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방자전’부터 ‘인간중독’까지 김대우 감독과 함께한 오랜 페르소나 조여정은 ‘기생충’ 연교에 이어 ‘히든페이스’ 수연 역을 통해 무심하게 폭력적이면서 교만한 부유층의 또 다른 민낯을 표현한다. 수연이 밀실에 갇힌 이후로는 외부와의 소통이 차단된 폐쇄 공간 안에서 좌절하고 미쳐가는 인간의 무력함과 절박함을 현실감 있게 그려 섬뜩함과 두려움을 자아낸다. 밀실에 갇힌 이후 시들고 야위어가는 수연의 외형적 변화까지 핍진하게 담았다. 송승헌은 ‘히든페이스’의 성진을 통해 사회적 체면과 필요로 욕망을 억압한 개인의 가식과 위선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약혼녀가 행방불명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안위부터 걱정하는 비겁함까지. 송승헌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현실적이면서 땅에 발을 붙인 캐릭터를 그렸다. 스토리는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반전의 반전, 우리가 예상한 모든 변수를 뛰어넘는 파격 그 자체다. 어떻게 그리는지에 따라 자칫 외설적으로 비춰질 위험이 있는 설정, 전개마저 고급스럽게 풀어낸 김대우 감독의 연출과 미쟝센이 빛을 발했다. 수연과 성진의 집 인테리어부터 소품, 밀실의 구조까지 신경 쓴 미술, 세 사람의 욕망과 낭만을 대변한 듯한 슈베르트의 곡 등 음악과 사운드까지. 배우들의 앙상블에 더한 연출, 디테일의 미학이 과몰입을 더욱 유발한다. 한편 ‘히든페이스’는 11월 20일(수) 극장에서 개봉한다. 청소년관람불가.
2024.11.13 I 김보영 기자
TSMC 논란에 中 발끈 “美, 대만 이용해 긴장 고조시켜”
  • TSMC 논란에 中 발끈 “美, 대만 이용해 긴장 고조시켜”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요청으로 중국에 고성능 반도체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에 중국이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후 중국은 미국에 유화적인 입장이었는데 다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중국 내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주펑롄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TSMC의 중국 공급 중단 보도와 관련해 “미국이 대만 카드를 들고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이대알화(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억제하는 것) 목적 때문”이라고 밝혔다.주 대변인은 “양안(중국과 대만) 산업 협력을 촉진하는 것은 양안 기업의 발전과 동포들의 민생 복지를 증진하는 데 도움된다”고 덧붙였다.로이터통신은 지난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TSMC의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 수출을 제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7㎚ 반도체는 인공지능(AI) 가속기, 그래픽처리장치(GPU) 가동에 들어가는 고성능 제품이다.미국은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게도 중국 수출 제한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TSMC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반도체 파운드리다. 중국이 TSMC로부터 고성능 반도체 공급을 받지 못할 경우 받게 될 타격은 크다.중국은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며 미·중 관계 안정을 바란다는 유화적인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주제인 대만과 수출 제한 논란이 한꺼번에 나오자 미국 비판에 나선 것이다.주 대변인은 친미·독립 성향의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에 대해서도 “외세에 의지해 독립을 꾀하는 헛된 시도를 하고 미국을 따라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그는 “민진당이 양안 산업 협력에 인위적인 장애물을 만들어 결국 대만 내 기업의 이익을 해치고 대만 관련 산업의 우위를 약화해 산업 발전의 기회를 더욱 놓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11.13 I 이명철 기자
앱티스 ‘월드 ADC’서 링커 플랫폼 ‘앱클릭’ 기술력 홍보
  • 앱티스 ‘월드 ADC’서 링커 플랫폼 ‘앱클릭’ 기술력 홍보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동아에스티(170900)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 계열사 앱티스는 ‘World ADC San Diego 2024’(이하 월드 ADC)에서 기술력을 홍보했다고 13일 밝혔다.정상전 앱티스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된 월드 ADC에 참석, 앱티스의 차별화된 접근 방식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앱티스)월드 ADC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ADC 콘퍼런스다. 전 세계 1000명 이상의 ADC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번 콘퍼런스에서 앱티스는 개발 중인 ADC 신약 파이프라인 ‘AT-211’의 비임상 연구결과와 차세대 링커 플랫폼 ‘앱클릭’(AbClick)을 집중 소개했다.정상전 앱티스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발표 세션을 통해 기존 ADC 개발 과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앱티스의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소개했다. 전시 부스를 통해선 링커 플랫폼 기술을 소개하고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하며 앱클릭에 대한 구체적인 협업 방안도 도출했다.앱클릭 링커 플랫폼 기술은 3세대 ADC 링커 기술로, 항체 Fc 도메인의 특정 위치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결합할 수 있고, 돌연변이 항체 제작이 필요하지 않으며, 균일한 품질의 항체-약물비율(DAR)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앱티스는 현재 국내외 항체·페이로드 전문 기업과 ADC 공동연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내년에는 구체적인 연구개발(R&D)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한태동 앱티스 대표이사는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은 자사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구축한 글로벌 ADC 사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 제약사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13 I 김새미 기자
“채식주의자 타락의 극치”…한강 작가 ‘목사 삼촌’ 공개편지
  • “채식주의자 타락의 극치”…한강 작가 ‘목사 삼촌’ 공개편지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한강 작가의 삼촌 한충원 목사가 공개편지를 통해 소설 채식주의자를 ‘타락의 극치’라고 표현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왼쪽)와 한충원 목사.(사진=연합뉴스, 페이스북)한 목사는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채식주의자를 언급하며 “형부와 처제 관계 및 장면 묘사는 아무리 작품의 구성상 필수적이고 극히 일부인 내용이라 해도 충분히 비판받을 만하다”고 쏘아붙였다. 또 “상황 논리로 패륜적인 것이 정당화되면 근친상간, 수간, 인육 먹는 행위도 미화될 수 있다”며 “그것은 타락의 극치다. 그런 작가는 인류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길 포기한 사람으로 지탄받을 만하다”고 적었다. 특히 한 목사는 제주 4.3 사건과 한국 전쟁을 이념 대립의 비극적 산물, 5.18 민주화운동을 독재정권 재탄생에 반대하다 확대된 비극적 사건으로 규정하며, 이와 관련된 한강 작가의 작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쪽의 관점으로 평하는 듯한 시각을 작품에 드러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이제는 문학 작가도 이념이나 지역 갈등을 부추겨 정치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인의 세몰이에 영합하는 듯한 작품을 쓰지 말고 공평한 자세로 써야 한다”며 “과거의 상처를 헤집지 말고 양쪽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써야 한다”고 썼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강 작가의 저서 ‘소년이 온다’에 대해선 “조카는 마치 대한민국이 정의롭지 못해 살 만한 나라가 아닌 것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작품을 몇 편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대중 선생이 한국에 없었다면 5.18은 아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민주화를 염원한 시민의식에서 기인했다고 하지만 원인을 한두 가지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며 “5.18은 불의하고 야만적인 정권 탈취자에 대한 의로운 항거였으나 처참하게 실패했다. ‘하나님의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후 5.18은 명예가 회복되고 피해가 보상됐다”고 덧붙였다.한 목사는 한강 작가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선 “수상 소식을 듣고 복잡한 감정에 빠졌다. 솔직히 말해 기쁨에 앞서 적잖은 충격과 놀라움과 걱정에 빠졌다”며 “노벨상 수상으로 형님(한 작가의 부친) 집안이 하나님의 구원에서 더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조카의 작품에 대한 평가로 한국 사회가 두 쪽으로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한 목사는 한강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와 단절된 상태다. 그는 “조카의 전화번호나 주소를 전혀 몰라 불가피하게 공개편지를 보내게 됐다”며 “조카의 작품에 대한 논란을 중심으로 포괄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조카의 향후 작품 활동을 제안하고 싶다”고 보탰다.
2024.11.13 I 김형일 기자
與野 예결특위서 특활비 공방…“이재명 대표 수사와 관련 있나”
  • 與野 예결특위서 특활비 공방…“이재명 대표 수사와 관련 있나”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야당이 검찰·감사원 등 수사기관 특수활동비(특활비) 및 특정업무경비(특경비) 전액삭감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차원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두고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활용하면 된다”는 여당과 “교육감과 협의도 안된 사항”이라는 야당의 주장이 부딪혔다. 13일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위 비경제부처 심사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야당이) 특경비를 삭감하면서 (이재명 대표 수사와 관련된) 4개 지청에 대한 특경비 소위 사용 내역을 집중적으로 질의를 했다는데 맞나”라며 “(야당이) 특활비·특경비를 전액 삭감한 것이 이재명 대표 수사와 관련이 있다고 보느냐”고 질의했다.앞서 민주당은 법사위 예산심사 과정에서 검찰 특활비 80억900만원, 특경비 506억91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또 감사원의 특활비 15억1900만원, 특경비 45억1900만원도 삭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행안위에서 80억원 규모의 경찰 특활비도 전액 삭감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의 질의에 박 장관은 “꼭 그렇다고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야당이) 검사 탄핵을 연속으로 요구하고 있는 연장선에서 보면 그런 의심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강 의원은 “이 대표를 수사한다고 이렇게 보복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예산 심의냐”며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훼방 놓으려고 하는 것인지 국민은 제대로 아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야당은 특활비 등이 목적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국회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기밀 유지라는 미명하에 (특활비·특경비가) 원래 용도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들여다보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예산을 심의 확정해주는 국회 입장에서는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신뢰할 수 없다면 당연히 삭감해야 된다”고 주장했다.이날 여야는 고교 무상교육 등의 예산삭감을 두고도 맞붙었다. 예산당국은 내년부터 고등학교 무상교육이나 유보통합 관련 예산(9000억원)은 교육교부금을 활용하기로 약속된 사안이라며 내년 예산에 편성하지 않았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정부가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삭감했다고 거짓선동을 하고 있다”며 “2019년 4월 무상 고등교육을 실시하면서 재원을 한시적으로 5년간 국비에서 지원하기로 했고, 당시 법안을 제출하신 분이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고 당시 교육부총리가 유은혜 전 부총리였다”고 말했다. 다만 야당은 고교 무상교육 등을 국비가 아닌 교육교부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도 교육감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과거와 같이 교육교부금과 연동되는 내국세 세수가 매년 늘어 교육청 예산이 많다면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 등을 부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세수결손으로 연초 약속한 교육교부금도 못 내려가고 기금까지 헐어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안도걸 의원 역시 “정부는 해당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 미리 공론화를 했어야 했는데 그런 노력을 안했다”며 “그래서 지금 교육계 반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11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24.11.13 I 조용석 기자
트럼프, 기업인 내세워 예산·규제에 '메스'…軍출신 인선도 눈길
  • 트럼프, 기업인 내세워 예산·규제에 '메스'…軍출신 인선도 눈길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소현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효율화를 담당할 수장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 운용에 대한 지향점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정치인이나 관료가 아닌 기업인 출신이자 선거기간 강한 충성도를 보인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39)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비효율적인 정부에 과감한 ‘메스’를 대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지난 10월 27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먹을 힘껏 쥔 채 두팔을 번쩍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AFP)◇머스크, 정부예산 30% 삭감해 트럼프 감세 서포트12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지명한 머스크 CEO와 라마스와미 정치인은 둘 다 기업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될 머스크 CEO는 세계 최대 전기차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우주 탐사 민간기업 스페이스X, 소셜네트워크 X(옛 트위터) 등을 이끄는 천부적인 기업가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22년 ‘만년 적자’인 트위터를 인수한 후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는 싱크대를 들고 본사로 향하며 “싱크대를 안으로 들여 보내자”(Let that sink in: 이해해달라는 뜻의 관용어)고 밝힌 뒤 직원 80%를 해고했다. 정리해고를 통해 비용을 대폭 절감했고, 올해엔 흑자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정부 조직에서도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한 1등 공신인 그는 이미 연방정부 예산을 최소 2조달러(약 2811조원) 삭감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올해 연방정부 예산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이고 올해 예상되는 재정적자 1조8000억달러(2530조원)와 유사한 규모다. 미국 재정은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으면서 눈덩이처럼 적자가 늘고 있다. 더구나 트럼프 당선인의 대규모 감세정책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채발행에 따른 공급증가 우려로 국채금리가 치솟고 있다. 다만 예산 규모가 대폭 줄어든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머스크 CEO는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으면서 트럼프의 감세 정책이 지속 가능하도록 ‘서포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기업가이자 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가 지난 7월 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피서브 포럼에서 열린 2024년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날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바이오테크 창업자 라마스와미…“FBI, 교육부 없애겠다”라마스와미는 바이오테크 회사를 창업한 기업가로, ‘젊은 피’를 내세워 이번 공화당 대선 경선에 도전장을 냈던 인물이다. 그는 레이스를 중도하차 한 후 트럼프 당선인을 전폭 지지하며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신시내티의 인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라마스와미는 신약 개발에 기술을 접목하는 바이오테크 기업인 ‘로이반트 사이언스’를 설립하는 등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힌다.그 역시 정부 효율화를 이미 공언한 바 있다. 경선 당시 연방수사국(FBI), 교육부, 원자력 규제위원회 등 연방정부 기관을 없애겠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머스크 CEO가 예산 삭감에 집중한다면, 라마스와리는 정부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두 인물 모두 IT에 밝은 만큼 정부 업무에 대거 인공지능(AI)을 도입해 불필요한 인력 감축 및 기업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할 것으로 전망된다.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면서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 키워드 군인(그래픽=이미나 기자)◇전장 경험 풍부한 ‘충성파 군인’ 전면 배치…‘어른들의 축’ 군장성 배제트럼프 당선인이 기업인을 내세워 재정 및 규제부문 효율화를 추진한다면, 미국 우선주의를 추진할 내각에는 군인 출신의 강경파들을 잇따라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이날 2기 행정부의 초대 국방부 장관에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44) 폭스뉴스 주말 프로그램 진행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육군 소령 출신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강인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그를 소개했다. 아울러 육군 특수부대원(그린베레) 출신으로 주방위군 대령까지 지낸 마이크 왈츠(50)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 의제의 강력한 옹호자”라고 추켜세웠다. 세계 최강 미군을 지휘할 총책임자인 국방장관과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최고위 참모인 국가안보보좌관에 전장 경험이 풍부한 군인 출신을 전진 배치한 것이다. 집권 2기 외교·안보 수뇌부엔 집권 1기 때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트럼프의 충동적 결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던 군 장성 출신은 철저히 배제했다. ‘트럼프 충성파’를 전면에 내세워 ‘힘을 통한 평화’라는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스라엘 주재 대사에도 군 출신을 기용했는데 육군 특수부대에서 27년간 복무한 경험이 있는 마이크 허커비(69) 전 아칸소 주지사를 지명했다.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을 주장하는 중동 강경론자로 이스라엘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택한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도 이라크 파병 경험이 있는 해병대 출신이다.
2024.11.13 I 김상윤 기자
내년 전기차 수요 회복…"K배터리, 트럼프 反中 수혜 예상"
  • 내년 전기차 수요 회복…"K배터리, 트럼프 反中 수혜 예상"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내년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완화하면서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철회를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히려 대중국 견제가 강화돼 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13일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가 발간한 이차전지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701만대로 올해 597만대 대비 약 1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5%) 대비 성장률이 대폭 오를 전망이다. 유럽 지역에서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축소하고 가격을 인상하는 반면 전기차 인센티브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독일에서도 전기차 인센티브를 부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FP/연합뉴스)여기에 테슬라와 기아,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OEM) 업체들이 3만달러 내외 중저가 전기차 모델 출시를 확대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힘입어 북미 지역 전기차 판매량은 내년 177만대로 올해 158만대 대비 약 12%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에도 IRA 정책의 완전 폐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IRA 수혜주’로 꼽히는 지역들의 연방 상하원 의원 대부분이 공화당 소속이어서다.이에 IRA 세부 조건이 수정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구체적으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 기준 상향이 예상된다. AMPC는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에 1kWh(킬로와트시)당 최대 4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데 지급 기준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해외우려집단(FEOC) 기준이 강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미 시장에서 차량당 최대 7500달러의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내년부터 FEOC에서 조달할 수 없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세부 규정안에서 FEOC를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규정했다. 이 기준이 더욱 강화되면 국내 업체들은 원자재 탈중국 행보에 더욱 속도를 높여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이런 대중국 규제가 오히려 국내 배터리 업계에 수혜로 작용할 것이란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정권이 외교 정책과 경제안보 전략의 최상위 목표로 ‘미·중 경쟁에서의 승리’를 들고 나오면서 한국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첨단기술 통제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로보틱스 등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분야에 모두 사용돼 규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안회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정권 외교·안보 전문가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전기차와 태양광,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핵심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의 위치를 중국이 대체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완성차들의 한국 기업 선호도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면서 전기차 업계 전체 이익 대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난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에 1억달러(약 14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승리의 1등 공신으로 자리 잡은 머스크는 트럼프 2기 내각의 실세로 급부상했다.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 제품.(사진=LG에너지솔루션)
2024.11.13 I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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