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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2기 출범하면 AI·수소환원제철 등 기술패권 경쟁 가속화"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나라는 규제가 촘촘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현하기 어렵습니다. 규제를 덜어내 과학자들의 도전을 장려하고, 트럼프 2기 시대를 대비해 전략적인 연구개발(R&D)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은 2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패권 경쟁에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라 미국이 인공지능(AI), 우주 뿐만 아니라 수소환원제철처럼 과학기술 전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AI 분야는 미국이 투자를 강화하고, 앞으로도 강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전략적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사진=과학기술정책연구원)윤 원장은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정책조정전문위원회 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ICT 국제화사업 추진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과학기술 정책 전문가다. 윤 원장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고 대외적 불확실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전략기술에 대한 보호를 계속 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윤 원장은 미국이 이연구개발에서 ‘성과(performance)’ 보다 ‘영향(impact)’을 강조하고, 유연한 R&D 시스템을 통해 과학기술 전반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일부 보고서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R&D 자금 확대에 대해 중복회피를 통한 효율성을 강조, 사실상 정부 R&D 예산 감축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봤다. 가령 미국은 수소환원제철에 설비투자까지 R&D 비용을 포함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유연한 시스템으로 과학기술과 자국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형식주의’ 틀에 갇혀 R&D 비용 내역에 제한이 있고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원장은 “수소환원 제철 R&D에 설비투자까지 다 지원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형식주의’ 관행이 강해 틀에 맞춰 행동한다”며 “이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좋지만 노벨상과 같은 유연하거나 창의적인 성과로는 이어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특히 미래 과학기술을 이끌 인재 육성도 의대쏠림 현상, 인구감소, 미국 등 과학기술 강국의 인재 쟁탈전이 더해져 인재 수급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실정이다.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 현장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우수한 이공계 인재가 국내가 아닌 해외로 이동했던 만큼 이제부터는 전략기술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과학기술인재를 붙잡아 제대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윤 원장은 “결국 인재 양성이 중요하며, 이를 총괄적으로 해나갈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AI가 기술 주도권을 완전히 바꾸는 가운데 안정적이고 꾸준한 투자를 통해 강화하는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 위성락 "방위비분담금은 사소한 이슈…더 큰 리스크 많아"
- [편집자주]트럼프2.0 시대가 곧 개막된다. 대한민국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각당의 외교전문가 출신 국회의원들에게 들어봤다.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한국·미국·일본 간 협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그 반작용으로 북한·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초래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선 미국과의 관계도 불확실하기에 외교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아메리칸 퍼스트’ 정책 강화…韓, 불확실성 가미한 변화 맞을 것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미 대선이 우리나라 외교에 미칠 영향을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주러시아 대사 출신으로 북핵통으로 꼽히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단에서 외교안보단장으로 최근 임명됐다.위 의원은 최근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의 승리에 대해 “7개 스윙 스테이트에서 모두 이긴 데다 그간 트럼프가 치른 대선 중에서 가장 큰 표 차이로 승리한 선거”라며 “공화당 역시 51% 득표율을 차지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진단했다.이어 “공화당으로선 대단한 진전이며 백악관에 의회까지 장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처럼 유리한 정치기반을 토대로 더욱 정파적인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중에서도 이민·관세·기후변화·인권 분야에서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파 정치로 인한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위 의원은 이같은 미 대선 결과가 우리나라에도 불확실성이 가미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특히 군사동맹을 비롯해 경제안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관련 문제 등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의 ‘아메리칸 퍼스트’ 사고는 동맹 상대국에 대한 배려는 물론 책임에 대해서도 전과 같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그간 한미동맹 강화라는 단일 의제 위에 모든 외교 정책을 세워놨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 2.0에 대한 리스크로 방위비분담금을 말하는데 이는 생각보다 사소한 이슈”라며 “분담금을 더 내는 식으로 문제 해결이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면 기존 안보 공약 등이 새 트럼프 정부에서 어떻게 바뀔지는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위 의원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한과 대화를 했던 만큼 추후 북한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증강된 핵 미사일 역량이나 러·북 동맹에 따른 강화된 입지를 활용해 미국과 새로운 협상을 할 때라고 판단된다”며 “미국이 (북한에) 협상을 제안하더라도 남북 간 극도로 대립 중인 현재 상황은 윤석열 정부에게 위기”라고 지적했다. 남은 과제는 미국과 북한 간 협상이 가능해진다면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주문했다.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미국에만 치우쳐 중·러·북 관계 마비…‘반신불수 외교’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면서도 바이든 정부를 지우기 위한 경제안보 정책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 의원은 “미국이 중국 제품에 최대 60% 상당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나라가 단기간 반사이익을 볼 순 있겠지만 감당해야 할 부담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 “기존 제정한 반도체과학법, IRA(인프레이션감축법) 등이 폐지·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존 법제와 보조금 체제를 전제로 투자해놓은 기업들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그는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미국, 일본에) 일방적이고 치우친 외교를 해왔고 지나칠 정도로 이념적인 접근을 해왔다”며 “한미 협력만 강화했지 북핵 위협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마비돼 결과적으로 반신불수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러시아의 전쟁, 북한과의 혈맹 등 일련의 문제는 결국 우리나라를 비롯 각국 외교관계 및 행보에 따른 것”으로 “우리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반역사적인 해석이며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미 협력에만 집중하는 사이 한국·러시아, 한국·중국과 남북 관계 등 회복에 실패했으며 이는 북·러 동맹 강화와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등에 영향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그는 “외교 따로 경제통상 따로가 아닌 통합된 대응 체제를 만들어야만 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외교를 다루는 접근 방법과 관점을 크게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와 여야 모두 초당적으로 외교 정책에 접근해 국익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위 의원은 이어 “국회로 오자마자 만든 게 여야 선진외교를 위한 초당적 포럼”이라며 “이번 방미 대표단 활동을 통해 트럼프 2기 집권에 대비해 미국 상황을 파악하고 야당 입장에서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제언할 것”이라고 했다.
- 월마트 등 美소매점서 절도 증가…감시 강화 비용부담↑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월마트, 타깃 등 일부 미국 소매체인에서 지난해 도난 사건이 증가했다. 최첨단 감시·보안 시스템을 도입했음에도 되레 절도가 증가하면서 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AFP)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소매업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2023년 외부 도난에 따른 피해액은 400억달러(약 55조 9160억원)에 달했다. 이는 재고 손실의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화장품, 데오도란트, 전동공구 등 주머니에 넣기 쉽거나 훔칠 때 가리기 쉬우면서도 수익성이 좋은 품목들이 가장 많이 도난을 당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업체들이 감시·보안 시스템을 강화했음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절도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타깃은 올해 초 지난해 도난 피해액이 전년보다 5억달러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미 형사사법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3대 도시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절도가 증가했으며, 올해도 23개 도시에서 작년보다 절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키오스크와 같은 셀프 계산대를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고객들이 유리 진열장이 잠겨 있음에도 뻔뻔하게 물건을 훔치거나, 저렴한 품목의 바코드 스티커를 비싼 품목에 붙여 셀프 계산하는 영상이 확산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소매업체들은 결국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 강화에 나섰다. 새롭게 도입된 방안들은 대부분이 전자기기 감시에 의존하고 있다. TJ맥스(TJ Maxx)에선 바디 카메라를 착용한 보안 요원들이 고객들을 감시하고, 월마트에는 통로마다 CCTV가 설치됐다. 드럭스토어는 잠금 장치가 달린 유리 진열장을 설치했다. 할인 체인인 달러 제너럴은 2만개에 달하는 매장에서 셀프 계산대를 없애고 있다. 홈디포는 주차장 감시 카메라에 번호판 뿐 아니라 개별 차량의 색상, 긁힘, 찌그러짐 등까지 스캔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다른 매장에서 도난이 의심되는 차량이 도착할 때를 대비해서다. 같은 이유로 일부 업체는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해 과거 절도 이력이 있거나 절도할 것으로 의심되는 고객들을 식별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비 인력을 늘린 곳, 셀프 계산대의 스캐너를 정교한 제품으로 교체한 곳, 의심스러운 발걸음 또는 잠긴 진열장 안에 물건이 사라졌을 때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한 곳 등이 있다. FT는 “소매업체들이 절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속속 최첨단 감시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패배하고 있다”며 “도난이 늘어나며 미 소매업체들은 매출이 줄고 보험 및 추가 보안 조치 등을 위한 간접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부 소매업체는 도난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홈디포의 최고재무책임자인 리처드 맥페일은 지난주 “이것(도난에 따른 피해)은 모든 소매업체의 문제다. 정량화하기도 어렵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보안에 대한) 투자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감시·보안 체계에 대해 불만을 지닌 고객도 적지 않다. 코어사이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3분의 1이 안면 인식 카메라가 설치된 매장에서 쇼핑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시장조사기관 뉴머레이터는 “잠겨 있는 물건들을 접한 고객 5명 중 1명은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 절도는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지난 10년 동안 경범죄였던 절도가 이달 초 투표를 통해 중범죄로 재분류됐다. FT는 올해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캘리포니아주의 득표율이 상승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 절도범을 사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한국 '빨리 빨리' 문화에 주목…바이오 성장에 최적화"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기업공개(IPO)에 목숨 거는 곳은 거른다.’유럽 ‘바이오 투자 강자’로 통하는 벤처캐피털(VC) ‘쿠마파트너스’의 투자 철학 중 하나는 위와 같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신약을 만들어낼 역량이 있는 바이오 벤처에는 흔쾌히 투자를 집행하나, IPO로 한 방을 노리거나, 허튼 곳에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는 벤처는 무조건 거르고 본다는 것이다. 쿠마파트너스는 2009년 설립된 유럽의 바이오 전문 VC로, 현재 약 1조 10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고 있다. 쿠마파트너스의 주요 투자 분야는 바이오테크와 메드테크(Medtech·의료기술), 애그테크(Agtech·첨단기술을 농산물 생산에 적용하는 것), 진단 등이 있으며,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면역 조절 물질 기반의 암 백신 개발사 ‘IO 바이오테크’와 미충족 암 치료에 사용되는 종양학 약물 개발사 ‘숄라 온코로지’, 리보헥산(RNA)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알타미라 테라퓨틱스’ 등이 있다. 기존 치료법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곳이 대부분이다.이데일리는 쿠마파트너스에서 혁신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다니엘 파레라 파트너를 만났다. 그는 쿠마파트너스의 투자 철학을 깊이있게 설명하며 “이러한 철학을 토대로 한국 바이오 벤처에도 조만간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쿠마파트너스의 다니엘 파레라 투자 파트너.(사진=쿠마파트너스 제공)◇ “한 번 투자하기로 하면 끝까지 책임”파레라 파트너는 의학박사 출신으로, 맥킨지에서 의학 경영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노바티스로 직장을 옮겨 약 12년간 신약 연구·개발(R&D)부터 임상, 제품 마케팅, 출시까지 신약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경험을 쌓았다. 환자에게 이로운 의약품이 어떻게 개발되고 상용화되는지를 지켜본 셈이다.그런 그가 쿠마파트너스의 투자 파트너로 합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파레라 파트너는 “노바티스의 다양한 부서에서 일을 하면서 조직을 구성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며 “과거에는 특정 제약사를 위해 일을 했으나, 그 범위를 더 넓혀 업계를 위해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충족되지 못했던 의료 수요를 혁신 기술로 뚫으면서 환자에게 이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측면에서 과거나 지금이나 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같다”며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라고 부연했다.파레라 파트너가 몸을 담은 쿠마파트너스는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지원하며 투자 포트폴리오사의 기업가치를 빠르게 높이는데 주력하는 VC로 유명하다. 한 번 투자하기로 하면 초기부터 성장, 프리 IPO 단계 혹은 매각까지 함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최근에는 블록버스터급 매각 사례도 나왔다. 쿠마파트너스가 시리즈A부터 B, C 까지 총 4년 이상을 함께 한 투자 포트폴리오인 프랑스의 아몰릿파마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에 매각됐다. 아몰릿파마는 희귀 내분비 질환을 타겟팅하는 후보물질을 갖춘 전문 제약회사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아몰릿파마 인수로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레라 파트너는 이에 대해 “아몰릿파마가 마지막 투자 라운드에서 조달한 금액은 1억 3000만달러(약 1822억원)였는데, 아스트라제네카에 매각된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 4000억원) 이상”이라며 회사의 기술력과 진정성, R&D 역량 등이 골고루 합쳐져 기업가치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설령 아스트라제네카가 매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몰릿파마의 기업가치를 낮추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바이오 벤처의 숙명은 지속적인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이다. 때문에 회사가 기업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이 과정을 지원하고 나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韓 ‘빨리빨리’ 문화 최고…“한국 투자 시작”쿠마파트너스는 현재 2억 5000만유로(약 3728억원) 규모를 목표로 바이오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16~20개의 혁신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국벤처투자(KVIC)로부터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한국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 발판도 마련했다. 파레라 파트너가 보는 한국의 바이오 벤처 생태계는 어떨까. 그는 “대부분의 한국 바이오벤처는 IPO에 매우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에 집중하기 보다는 IPO 준비 자체에 에너지를 쏟는 모습이 의아했다”고 말했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다면, 임상 단계에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결과값을 도출하는 것이 바이오 벤처의 숙제임에도 이는 뒤로 제쳐놓고 코스닥 상장부터 준비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물론 IPO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항상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며 “한국에서 만난 바이오 벤처 중 100곳은 성숙해진 단계가 아님에도 IPO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데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 주요한 데이터가 없고, 실적도 없는 가운데 IPO를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IPO는 자금을 조달하는 메커니즘일뿐, 기업의 이정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파레라 파트너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바이오 벤처들이 자금 조달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바이오벤처 특성상 많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부 투자사들은 투자금을 여러 스타트업에 나눠 리스크를 분산한다”며 “(바이오 벤처들은) 넉넉하지 못한 자금으로 개발을 지속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파레라 파트너는 다만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한국의 바이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바이오 벤처 생태계가 월등히 성숙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최적화된 지역이라고 보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은 유럽과 미국의 바이오벤처 생태계에서 포착되는 크고 작은 실수로부터 이를 빠르게 학습해 발전시킬 수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바이오 벤처에 투자하기 위해 수 많은 포트폴리오를 검토 중”이라며 “뛰어난 기술력과 역량을 가진 곳에는 주저하지 않고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차주 금통위 기대 속 외국인 매수세…신성환 “韓경제 어려울 가능성”[채권분석]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21일 국내 국고채 시장은 금리가 5bp(1bp=0.01%포인트) 내외 하락하며 강세를 보인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외국인이 전날에 이어 국채선물을 순매수하는 가운데 장 중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발언 등이 나왔다. 신 위원은 통화정책에 대해선 묵언기간임을 언급했지만 좌장을 맡아 대외 여건에 따른 한국 경제 어려움을 언급했다. 다소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재료에 목마른 시장은 기대감을 더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10년 국채선물 가격 5분봉 차트(자료=엠피닥터)◇“별다른 재료 없어도 꺾일 만한 시기”장 초 레포(RP)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bp 오른 3.26%로 출발했다. 아시아 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0.3bp 하락 중이다.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선 차주 금통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신 위원이 맡은 세션이 열리기 전서부터 3년물 금리는 4bp대 낙폭을 보이더니 오후 들어서는 5bp대 하락하며 2.85%선을 하회 중이다.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사실 어떤 재료가 됐건 내려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면서 “크레딧이 롯데발 여파가 다소 있는 와중에 오히려 국고채 메리트가 더 부각되고 외국인의 매수세도 힘을 받는 모습”이라고 봤다.이어 “한미 커브 디커플링도 조만간 미국채 금리가 빠지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장 중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2024 지속가능성 글로벌 서밋’에 참석한 신 위원은 “미·중 디커플링이 공급망 단절을 가져올 수 있고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철폐, 관세부과 가능성은 우리 기업 부분의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며 “강달러, 회복력 있는 경제, 미국 경제 상황으로 인해 한국 경제에도 어려움이 가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이날 장 마감 후 오후 10시30분에는 미국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등이 예정됐다.◇국고채 금리 5bp 내외 하락 이날 엠피닥터에 따르면 장내 국고채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오후 1시55분 기준 2.886%, 2.823%로 각각 4.3bp, 5.2bp 하락 중이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4.5bp, 4.2bp 하락인 2.875%, 2.971%를 기록하고 있다.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4.2bp, 3.3bp 내린 2.918%, 2.857%를 기록 중이다.국채선물도 마찬가지다. 3년 국채선물(KTB3)은 전거래일 대비 15틱 오른 106.17에 거래되고 있다. 10년 국채선물(KTB10)은 42틱 오른 117.42에 거래 중이다. 30년 국채선물은 50틱 오른 142.26에 거래 중이다.수급별로는 3년 국채선물서 외국인 1만9569계약 등 순매수, 금투 1만6299계약 등 순매도 중이다. 10년 국채선물은 금투 1581계약 등 순매도를, 외인 2478계약 등 순매수 중이다.
- 메르켈, 회고록서 트럼프 맹비난…"협력 통한 번영 믿지 않아"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회고록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혹평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무려 16년이나 독일 총리로 일하며 유럽연합(EU)을 이끌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유럽 내 수많은 정치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으며, 재임 후에도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추앙받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왼쪽) 전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17년 3월 17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메르켈 전 총리가 곧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 일부를 발췌해 보도한 독일 주간지 ‘디 짜이트’를 인용, 메르켈 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을 맹비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을 “부동산 개발업자의 눈으로 모든 것을 판단했다”며 “부동산 개발허가를 받을 기회는 단 한 번뿐이며,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간다. 이것이 트럼프 당선인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었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겐 모든 나라가 경쟁 관계이며, 한 나라의 성공은 다른 나라의 실패를 의미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협력을 통해 번영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유럽 및 독일 정가에서 은퇴한 메르켈 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 대통령으로 일했던 4년(2017~2020년) 동안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3월 백악관을 찾은 메르켈 전 총리와 처음 만났을 때 악수 요청을 무시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유럽과 독일을 대표하는 지도자를 상대로 매우 무례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메르켈 전 총리 역시 회고록에서 “우리의 대화는 서로 다른 차원에서 진행됐다. 트럼프는 감정적인 면에서, 나는 사실적인 차원에서 (대화를) 진행했다. 트럼프가 회담하는 도중 내 말에 귀를 기울일 때는 주로 새로운 비난 거리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날 회담을 통해 국제 사회가 트럼프의 협력을 받아 함께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또 “회담에서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어했다. 푸틴과의 관계를 포함해 여러 질문을 했다. 그는 분명히 푸틴에게 상당히 매료돼 있었다”며 “그 후 몇 년 동안 나는 전제적이고 독재적인 지도자들이 트럼프를 사로잡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외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위협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조언을 구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교황에게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정말 중요한 사람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근본적으로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물었다. 교황께선 즉각 (의미를) 이해하고 직설적으로 답했다. ‘숙이고, 숙이고, 숙여라. 그러나 부러질 정도로 숙이진 말아라’라고 조언했고, 나는 그러한 정신으로 트럼프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 사거리 250km 스텔스 기능 '스톰섀도', 러시아 본토 첫 타격…왜?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우크라이나가 개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미사일에 이어 영국에서 받은 유럽산 순항 미사일로 본토 공격에 나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신속한 종전’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 조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긴급 조치를 쏟아내는 가운데 영국도 사거리 250㎞인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 의 러시아 본토 발사를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스톰섀도는 벙커와 탄약고를 뚫는데 이상적인 무기로 손꼽히지만, 재고가 넉넉치않아 궁극적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 2018년 영국 런던 남서쪽 판버러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한 군인이 스톰섀도 미사일을 지나가고 있다.(사진=AFP)◇美 에이태큼스 이어 영국산 스톰섀도 발사 허용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의 목표물에 대해 처음으로 장거리 스톰섀도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의 러시아 전쟁 관련 통신원들 계정에 북한군이 파병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타격하는 영상이 게시됐다고 전했다.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선 쿠르스크 지역에 최대 12발이 발사됐다는 소식과 함께 ‘스톰섀도’ 라고 새겨진 파편이 선명하게 보이는 사진이 올라왔다.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300㎞인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탄도미사일의 사용 제한을 해제하자 영국도 뒤따라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가한 것으로 풀이된다.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는 전투기에서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공대지 순항 미사일이다. 영국은 지난해 5월 서방 주요국 중 처음으로 스톰섀도를 지원했다. 다만 최대 사거리 560㎞ 대신 250㎞미사일을 보냈다. 스톰섀도는 스텔스 기능을 갖춰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낮은 고도로 비행해 방공망을 피할 수 있다. 전투기에서 발사된 후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고 낙하해 폭발력이 높은 탄두를 폭발시킨다. 이 때문에 벙커와 탄약고를 뚫는 데 이상적인 무기로 평가받는다. 다만 미사일 한 대당 가격이 100만달러(약 13억9800만원)로 비싸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방공만을 교란하기 위해 무인기(드론)를 먼저 보내고 스톰섀도를 발사한다. ◇드론 대응 한계…러시아 기지 공격 필요성 대두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에 이어 스톰섀도까지 투입한 건 드론 공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장거리 드론은 러시아군의 방심을 틈타 본토 내부 수백 킬로미터까지 도달할 수 있지만 탑재할 수 있는 폭발물이 제한적이고, 대부분 탐지·요격 경우가 많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까지 합류한 러시아의 반격을 막아내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또 러시아 내부에서 발사해 우크라이나 내부 주요 군사시설, 병원 등을 파괴하고 있는 러시아의 미사일과 활공폭탄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거리 미사일을 활용, 전투 기지 공격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얘기다.스톰섀도가 러시아에 대한 공격과 방어에서 큰 효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서방에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요청해왔고, 이에 러시아도 폭격기와 미사일, 군사 인프라 일부를 스톰섀도 사정권 밖으로 이동시킨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군사전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스톰섀도의 사정권 안에 있는 러시아 기지가 약 225개에 달한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되면, 러시아가 최전선으로 출격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늘고 군수, 지휘 통제와 항공 지원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매튜 새빌 군사학 책임자는 “스톰섀도 투입이 방공망 위치 선정에 있어 러시아에 딜레마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드론이 더 쉽게 통과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장거리 순항 미사일인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가 지난해 6월 파리 에어쇼에서 선보인 모습. (사진=AP연합뉴스)◇러시아, 군 통제 어려워질 듯…재고 부족에 전세 역전은 ‘글쎄’다만 전문가들은 스톰섀도 장거리 발사 승인이 전세를 역전시키기 어렵다고 봤다. 우크라이나는 미사일이 많지 않고, 영국 역시 줄 수 있는 미사일이 거의 없다. 미 국방부는 이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탄약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2억7500만 달러의 군사 원조를 발표했다. 미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을 두 달 남기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대출 47억 달러를 탕감하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인 지뢰를 제공하고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측은 매설한 장소를 기록하는 등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인 사상자를 피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폭발이 멈추는 지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영국 정부는 스톰섀도 사용을 허가했느냐는 질문에 침묵했다. 다만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18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스톰섀도 사용 승인을 시사한 바 있다.BBC는 “영국 정부는 미국의 정책을 따르며 우크라이나가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대로 미사일을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