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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내미는 바이든, 견제하는 트럼프…팝의 여왕, '킹메이커' 등판?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테일러 스위프트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는 기밀입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NBC 방송의 ‘레이트 나이트’ 쇼에 출연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 비밀요원’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과 극우성향 미디어의 음모론에 대해 재치있게 응수한 것이다.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2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에라스 투어’ 공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입 연 스위프트, ‘슈퍼화요일’ 투표 독려글로벌 정세를 뒤흔들 미 대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미 정치·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만큼 그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표심이 움직일 수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스위프트를 사이에 두고 양측간 기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현지시간)을 테일러 버전의 ‘슈퍼화요일’이라고 평가했다. 스위프트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치르는 초대형 경선인 슈퍼화요일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표 독려 메시지를 남겼다. 자필로 “여러분이 당신들을 가장 잘 대표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기를 바란다”며 “아직 투표하지 않았다면, 오늘 투표하라”고 당부했다. NYT는 스위프트가 남긴 메시지에 대해 “짧고 초당파적인 내용이었으며, 어떤 지지후보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이 자체만으로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비롯해 폭스뉴스 등의 분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프트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아직 대선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번 투표 독려 글은 그가 처음으로 내놓은 메시지다. 다만 NYT는 한 가지 문구에 주목했다. 그는 “테네시를 포함한 16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다”고 언급했는데, 이날 프라이머리를 포함한 경선이 열린 주는 두 정당 모두 15개씩이었다. NYT는 “이론적 본다면 민주당 코커스(당원투표) 방식인 아이오와도 (경선에) 포함될 수 있다”며 “투표 독려 비영리 단체 포트닷오알지에서는 우편투표를 하는 아이오와를 화요일에 투표하는 주에 포함시킨다”고 설명했다. 공화당만 보면 이날 경선은 15곳이었는데, 스위프트는 민주당만 의식해 아이오와까지 포함해 16개주라고 적었다는 의미다. NYT는 그러면서 스위프트가 노래 가사와 뮤직비디오 등에 비밀스러운 의미를 숨겨놓는 것으로 유명한 스타라고 부연했다. 스위프트가 바이든 지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구애하는 민주 vs 비밀요원 음모 공화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선 여전히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월 뉴저지주 몬머스대학교가 미국 성인 902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는 ‘스위프트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한 정부 비밀요원이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5명 중 1명에 해당하는 18%는 ‘스위프트가 정부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을 믿는다’고 답했다. 18%에 해당하는 응답자의 71%는 공화당 성향 응답자였다. 스위프트가 미 정가의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가수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정치·사회·문화적인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3억명에 육박하고, 미국 성인 52%는 스위프트의 팬을 자처한다. 특히 스위프트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Z세대’ 사이에서 그의 발언은 메가톤급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Z세대는 미국 전체 유권자의 16.4%(4100만명)를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 진영에선 스위프트가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스위프트는 지난 2018년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처음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냈다. 자신이 유년 시절을 보낸 테네시주에 출마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성평등 임금과 여성 폭력 방지법 재승인을 반대하자,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주목을 받았다. 2020년 대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불을 지폈다”고 공개 비판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작년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이 그의 ‘에라스 투어’ 공연이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바이든 캠프, 스위프트 美 월드투어 기회될까스위프트는 아직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캠프가 자신의 노래 ‘온리 디 영(Only The Young)’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줬다. 간접적으로나마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바이든 캠프측은 또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자, 스위프트의 공개 지지 발언을 이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11월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스위프트의 월드투어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 공연에 맞춰 플로리다주 민주당원들은 유권자 등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캠프는 에라스 투어에 바이든 대통령을 깜짝 등장시키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공연에 앞서 4월 새 앨범 발매에 맞춰 신곡 감상회와 파티를 열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스위프트가 국방부의 비밀 요원이거나 그의 연애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조작됐다는 식의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스위프트 효과 차단에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SNS에 자신이 음악현대화법(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음악인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저작권법을 개정한 것)에 서명했다면서 “그녀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나쁘고 가장 부패한 대통령인 바이든을 지지함으로써 아주 많은 돈을 벌게 해준 남자(트럼프 자신)와의 의리를 저버릴 리가 없다”며 견제성 발언을 했다. 트럼프 소식통은 최근 음악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해 ‘성전 (holy war)’을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대선 전까지 트럼프 측의 견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 '불교회화'의 참된 가치와 아름다움…불교중앙박물관, 온라인 교육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은 2024년도 문화유산 다량소장처 소장자·관리자 기본교육을 4월 8일부터 15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문화유산 다량소장처의 사찰 스님 및 성보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이 성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마련했다.용주사 감로도(사진=국립중앙박물관).올해 기본교육은 ‘불교회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우리나라 불교회화의 역사는 불교가 공식적으로 도입된 4세기 이전에 이미 시작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남아 있는 불교회화는 대부분 고려시대 이후의 작품이다. 고려불화는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선묘, 화려한 색채 등 고려의 미의식을 그대로 담아낸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세계적인 예술품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왕실이 발원한 수준 높은 불화의 제작이 이뤄졌다. 불화에 풍부한 화기를 남기고 있어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조선불화는 승려 화원의 활동이 두드러지는데, 근대를 넘어 오늘날까지 그들의 화풍이 계승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큰 규모와 정교한 묘사, 화려한 색채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조선의 괘불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이번 교육을 통해 고려시대부터 조선, 근대에 이르는 한국 불교회화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다. 이를 통해 시대별 불화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불화가 담고 있는 참된 가치와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다. 불화의 재료와 제작기법, 보존처리 과정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불교회화를 다각도로 조명해본다. 각 분야에 정통한 박은경 동아대학교 교수, 박도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초빙교수, 정명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 최엽 동국대학교 미술학부 대우교수, 박지선 전 용인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 '글로벌 금융위기' 제일 먼저 포착하는 'CGFS'의장국의 의미[BOK잡담]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가정적인 상황이다. 2024년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앞서 미국의 한 은행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로 파산할 상황에 놓였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금융시장은 요동쳤지만, 한국은행의 대응은 빨랐다. 국제결제은행(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금융위기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작년 11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CBDC와 미래 통화 시스템을 주제로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과 대담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CGFS 의장, 금융위기 징후 가장 먼저 안다7일 한은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부터 일주일간 스위스 바젤로 떠난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BIS 세계경제회의(GEM), 전체총재회의(GM), 아시아지역협의회(ACC), 경제자문위원회(ECC) 등 회의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특히 이 총재는 출장 기간 동안 CGFS 의장으로서 주요 중앙은행 당국자들의 글로벌 금융 현안 논의를 주도할 예정이다. BIS 총재회의 산하 핵심 협의체인 CGFS는 금융시스템 이슈를 공유하고 이를 분석해 적절한 정책방안을 권고하는 등 중앙은행들의 공조채널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등 주요 28개 중앙은행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이 총재는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국가의 중앙은행 총재로서는 처음으로 작년 11월 CGFS 의장에 선임됐다. CGFS가 글로벌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이 총재 의장 선임은 한은에 특별한 의미를 준다. CGFS는 BIS 회원국 중앙은행의 정책수립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CGFS는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직전엔 글로벌 금융시장 불균형 누적을 경고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엔 금융기관 유동성 위기 등 금융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작년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상각 사태에 대한 논의가 가장 먼저 CGFS에서 이뤄지기도 했다.CGFS에는 조사연구를 담당하는 ‘워킹그룹’이 연중 2개 정도 운영된다. CGFS는 연초 워킹그룹의 업무 계획을 세우는데, 어떤 연구를 할지 우선순위를 사실상 의장이 결정한다. 다른 나라의 금융안정과 관련한 과거 사례나 정책 경험, 대응 방안에 대해서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과제를 우선순위에 올릴 수 있는 힘이 생긴 셈이다. 최근 CGFS는 긴축기간 동안 높아진 정책금리 수준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취약 정도와 금리를 낮추는 통화정책 전환기 때 어떤 리스크가 발생할지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총재는 지난 1월 11일 기자회견에서 “BIS내에서 주요국의 양적긴축(QT) 속도, 은행들의 지급준비금 수요 등이 어떻게 되는지 연구를 같이 해보자고 해서 올해 주요 과제가 됐다”며 “연준, ECB가 QT 속도를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시장 안정을 가져오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과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네트워킹 확대…한은 조사역량 제고CGFS 의장이 각국 중앙은행의 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의 주제를 결정한다는 것은 의장국이 각국 중앙은행의 우수 자원을 조사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과 다름없다. 한은 총재 입장에선 한은 직원만 투입하지만, 의장은 미 연준이나 ECB의 직원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의장이 직접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장이 우선순위를 둔 연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아울러 CGFS 의장에겐 글로벌 금융위기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진다. CGFS는 위기 징후가 보일 때 긴급 현안회의를 소집하는데, 긴급 현안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장에게 먼저 보고가 들어간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상황에 대해 어떤 우려를 갖고 있고 어떤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를 한은이 먼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한은 관계자는 “BIS 주요 협의체 의장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나 ECB 총재가 맡고 있는 것을 보면, 중앙은행 간 의사결정이나 정책 공조가 BIS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통화정책 긴축 리스크나 대차대조표 축소 같은 요인이 중앙은행 정책의 주요 고려 사항이 돼 CGFS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은 총재가 중요 직책을 맡게 됐다”고 평가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한은은 이 총재 CGFS 의장 선임으로 한은 직원들의 조사 역량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 직원들이 워킹그룹과 워크샵 등 CGFS의 각종 실무그룹에 참여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중앙은행 직원들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공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한은 직원들은 여타 중앙은행 직원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CGFS에 올라오는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공식적인 회의 이전에 중앙은행 총재 간 저녁 모임 같은 비공식 만남을 거친다. 이같은 네트워크가 실무진까지 이어졌고, 이에 따라 실무진들 사이 의사소통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글로벌 네트워크에서의 한은 영향력 확대는 곧 한은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 제고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논의는 동전의 양면처럼 국내 통화정책이나 금융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국제 부분과 국내 부분의 경계선이 옅어지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국외 요인을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결국 중앙은행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 수처리사업 떼낸 코오롱생명과학, 매출 지킬 복안은?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수처리 사업을 접은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적자 타개책을 모색하고 나섰다. 제약·바이오와 무관한 수처리 사업 대신 원료의약품, 항균제 등 유관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코오롱생명과학의 고순도 피리치온 제조소 (사진=코오롱생명과학)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지난해 매출은 1246억원, 영업적자 2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35% 줄었고 원자재 가격 상승, 엔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다.매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4월 수처리 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사업부문은 크게 케미칼 사업과 바이오사업으로 나뉜다. 이중 수처리, 의약중간체, 항균제 분야가 포함된 케미칼 사업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수처리 사업은 산업폐수 및 도시하수를 효율적으로 정화하기 위한 고기능성 고분자 응집제를 생산하고 염색 폐수처리용 탈색제, 오수처리장내 미생물 활성을 위한 미생물제 등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990년부터 이 사업을 영위해왔다. 하지만 사업환경 및 실적 악화로 내부자원 효율화를 위해 사업을 중단하고 잔여 자산을 처분키로 한 것이다. 대신 △의약산업 △특수화합물(SC·Specialty Chemicals) 사업을 강화해 수처리 사업이 빠진 케미칼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다.코오롱생명과학은 원료의약품 수출 등 의약사업 성장을 위해서 이제까지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일본 시장 외 다른 국가로의 진출을 도모할 방침이다. 회사의 주력품목은 해열·소염 진통제 원료의약품 록소프로펜이다. 국내 원료의약품 제조사 중 일본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후보국가로는 유럽, 중국, 동남아, 남미 시장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외 고성장 국가 시장에 추가 진출하고 내수 시장에서도 품목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5년 내 매출 30% 성장이 목표”라고 말했다.신사업으로는 RNA 치료제 중간체인 포스포아미다이트 시장 진입과 영역 확장을 위한 올리고뉴클레오티드 연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RNA 치료제는 최근 시장 성장세가 거세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의약사업 신규 포트폴리오로 검토되고 있다.글로벌 시장 규모만 약 1800억원에 달하는 항비듬샴푸는 SC사업을 성장시킬 대안 중 하나다. 항비듬샴푸의 경우 생활필수품이어서 안정적인 수요와 꾸준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시장을 둘러싼 변화가 회사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비듬샴푸의 주 원료는 크게 징크 피리치온과 피록톤 올라민으로 나뉘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의 피리치온 시장점유율은 25~30%로 2위를 차지한다. 회사의 클린바이오 항균제는 주요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항비듬 원료로써 인체 안정성을 인증한 제품이기도 하다. 징크 피리치온은 최근 유럽환경청(ECHA)에 의해 발암생식독성물질(CMR) 물질로 분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유럽 외 국가에서는 징크 피리치온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고객과 품질 승인 및 공급을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톱 고객사인 유니레버, 피앤지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항균제 소재 매출을 5년 내 40% 성장시키며 피리치온 항균제 시장에서 글로벌 1위가 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중장기 먹거리로는 합성신약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동안 상용화된 원료의약품과 특수화합물을 생산해왔다. 회사는 이를 활용해 신약 개발 핵심 요소 물질의 상용화 생산을 위한 공정, 분석법 개발까지 전 주기를 내재화하고자 한다는 복안이다.이를 위해 최근 연구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바이오 연구소와 케미컬 연구소를 모두 배치하는 등 케미컬과 바이오 역량을 통합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본부 신설 및 연구소 재배치는 신약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라며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저분자화합물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트렌드를 반영해 신약 개발 기능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 "어두운 건설경기"…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둔화로 연말부터 개선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최근 고금리, 원자잿값 급등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한계기업 및 부실위험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브릿지론의 상당수가 올해 만기도래 예정으로 향후 1년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손실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수주, 건축허가, 착공, 분양 등 건설 선행지표 대부분이 역대급 부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연말을 저점으로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이데일리DB)서울시는 7일 서울시청에서 건설업계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혁신 정책포럼 서울’을 출범하고 ‘2024년 건설경기 전망’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지난해 건설수주는 19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7.4% 감소하면서 5년만에 감소세를 보였다”면서 “공공이 양호한 가운데 민간이 부진했으며 토목에 비해 건축부문 부진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업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건설수주의 감소는 향후 건설경기 부진을 초래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건축허가는 최근 10년 평균의 84.8% 수준, 착공은 63.2%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건축허가는 미실현 물량이 상당한 데 비해 착공은 실현 물량으로 중요도가 높다. 이 착공 물량이 2022년부터 평균치를 하회해 최소 2년간 건설경기는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건축허가는 최근 10년 평균의 81.7% 수준이며, 착공은 69.7%로 감소폭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주택 인허가 실적 또한 감소추세에 있어 향후 건설경기에 부정적일 전망이다.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38만8891호로 전년동기대비 25.5% 감소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은 증가했지만 서울은 40.2% 줄어 감소폭이 큰 상황이다. 박 실장은 “최근 건설시장은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동성 증가, 환율 급등, 러·우 전쟁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건설자재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공사비가 크게 증가함으로써 건설시장의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건설자재가격은 3년간 35.6% 올랐으며, 건설공사비 지수는 26.1% 상승했다. 정부의 빠른 대응으로 부동산 PF시장 개선이 이뤄졌지만 일부 부실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브릿지론의 상당수가 올해 만기도래 예정으로 향후 1년간 PF 손실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박 실장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에 따라 중소건설사 및 전문건설업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며 심리가 크게 악화됐다”면서 “건설비용, 자금조달 악화, 건설경기 둔화 등에 따라 지방을 중심으로 중소건설사 부도위험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강조하며 한계기업 및 부실위험기업의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실장은 또 “건설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PF부실화는 건설시장을 더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지난해 6월 기준 부동산PF는 133조원이 넘어섰으며 증권사의 연체율은 17.3%까지 올랐다. 특히 브릿지론의 상당수가 올해 만기도래 예정으로 향후 1년간 PF 손실 부담이 과중하다”고 지적했다. 건설경기는 앞으로 둔화되겠지만 올해말을 저점으로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실장은 “향후 건설경기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2024년~2025년 사이 저점에서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물량의 시차 효과로 선행 공종은 2024년 저점, 후행 공종은 2025년이 저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건설투자는 2.2% 증가해 263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올해 건설투자는 2023년 대비 2.4% 감소한 257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실장은 또 “건설경기 회복세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완화, 금융환경 개선 등 거시경제환경이 중요하다”면서 “건설경기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는 고금리 상황은 소폭 개선되고 건설자재 가격 상승폭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면서 원자재가격 불안정 등이 재차 우려되고,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과정 등에서 발생할수 있는 비용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건설자재 가격의 급격한 하락세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건설혁신 정책포럼 서울‘은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에 월 1회 개최되며,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과 추진을 위해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지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 에스티팜, 미중 바이오 패권 전쟁 반사이익..."우시 이탈 물량 흡수 전망"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에스티팜(237690)이 미·중 바이오 패권전쟁에 숨은 수혜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에스티팜 본사 전경. (사진=ST팜)미국 하원은 지난 1월 25일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중국 최대 유전체회사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를 비롯 중국 바이오 회사의 미국 사업 금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BGI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 국민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전자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의 위탁개발생산(CDMO), 컴파운드(의약품 핵심원료물질), 임상수탁기관(CRO) 규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바이오산업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사업분야에 대한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기 때문이다.미국은 최근 중국 의약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배경에 기술유출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 신약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건수는 2019년 14건, 2020년 44건, 2021년 26건, 2022년 40건, 지난해 14건 등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래 중국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은 건수도 3건에 이른다.◇ 우시그룹 직격탄 전망이번 미국의 제재로 가장 피해가 큰 기업은 우시그룹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우시그룹은 BGI와 사업 영역이 중첩되는 것은 물론, CDMO, CRO 등을 영위해 미국의 견제대상 1순위로 평가받는다. 우시그룹은 중국 1위 CRO ‘우시앱텍’, 유전체분석 회사 ‘우시넥스트코드’, CDMO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시넥스트코드는 미국 바이오 IT 기업으로 인간유전자원 데이터뱅크 및 분석기술을 가지고 있던 넥스트코드헬스(NextCODE Health)에 6500만달러(867억원)를 투자, 중국 기업과 합병하는 순으로 오늘에 이르렀다.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과 제조과정에서 CMO와 CRO는 신약개발, 임상시험, 제조, 품질관리 등을 위탁받는 사업자”라며 “이 과정에서 신약 개발과 관련된 중요한 비밀이 넘어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비밀유지협약(NDA)을 비롯해 정보 접근 제한, 정기적인 감사·모니터링, 규제준수 등을 통해 신약개발과 관련된 정보의 제3자 유출을 막고 있다”면서 “문제는 중국 CMO, CRO에게 신약개발과 제조 위탁을 맡겼을 때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우시그룹의 글로벌 수주 감소가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단 얘기다.최성호 한국바이오경제학회장(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은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 등은 국내 경쟁력이 높은 분야”라면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케파(생산능력)와 고품질 의약품 제조기술력, 생산수율 등을 고려할 때 국내 CDMO, CRO 등이 우시 물량을 뺏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올리고 3강 굳히기에 CRO 수혜까지...에스티팜 수혜 집중실제 우시향 물량 이탈과 움직임이 확인됐다.에스티팜 관계자는 “우시STA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이하 올리고) 생산능력이 1~6몰(mol) 수준으로 에스티팜의 절반 수준”이라며 “올리고핵산치료제 초기 개발단계에 있는 글로벌 회사들은 우시STA에 올리고 생산을 맡겼으나, 최근 제재 이후 이탈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해당 물량이 에스티팜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올리고 생산능력을 갖춘 곳은 극소수다. 여기에 미국 cGMP(FDA 우수의약품제조 및 관리) 인증을 받은 회사는 글로벌 전역에 일본 닛토덴코(Nitto Denko Avecia), 미국 애질런트(Agilent), 에스티팜, 우시STA 등 4곳뿐이다.이중 닛토덴코가 글로벌 올리고 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애질런트 30%, 에스티팜 20%. 우시STA 10% 순으로 각각 차지하며 뒤를 잇고 있다. 우시STA는 글로벌 3강을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이번 제재로 올리고 cGMP 중 하나인 우시STA가 떨어져 나간 것이다. 에스티팜의 현재 올리고 연간 생산량은 6.4몰이다. 오는 2026년 제2 올리고동이 완공되면 생산량은 연간 14몰로 확대될 예정이다.그는 “올리고는 일반 의약품 대비 생산 기술 난이도가 높다”며 “올리고 생산 기업이 소수인 이유”라고 설명했다.올리고는 일반적인 화학합성과 달리 선형 방식의 여러 차례 합성이 필요하다. 올리고는 합성 기술력에 따라 수율, 생산기간 등에서 차이가 난다. 또 업체 기술력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 생물보안법 발의로 글로벌 올리고 3강 체제가 더욱 확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에스티팜의 수혜는 올리고에 이어 CRO 부문에서도 예상된다. 에스티팜은 지난 2020년 유럽에서 제일 큰 조직 및 독성 병리 CRO인 아나패스 서비스(AnaPath Service)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스위스 바젤에 소재하고 있다. 또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한 동물실험 CRO 엔비고(Envigo)를 사들였다.에스티팜 관계자는 “올리고 신약개발 기간을 아무리 짧게 잡아도 6~7년 정도 소요된다”면서 “제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걸 감당할 기업은 많지 않다. 잘못하다간 우시앱텍, 우시STA를 통해 개발·생산한 치료제의 미국 판매가 막힐 수 있다”고 말했다.최 교수는 “미국의 대중 제재는 트럼프 정부에서 바이든 정부로 넘어오면서 더 체계화됐다”면서 “미국 대선에 따른 행정부 교체에도 미국의 중국 바이오산업 규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제재의 결과로 바이오 업계 부문별로 중국 추격을 늦추거나, 따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밤낮으로 일했는데 '국민 밉상'...정말 의사가 없어서 고생하셨나요?"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 사직이 3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인숙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은 ‘직역 이기주의’라는 비판에 “침소봉대”라고 항변했다.울산대 의과대학장,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병센터 소장,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등을 거친 박 위원장은 국민의힘 전신 정당(새누리당, 자유한국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대한의사협회 의대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박 위원장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의사들이 굉장히 자괴감에 빠진 게 우리가 여태까지 선의를 갖고 히포크라테스 선서 기억하면서 밤낮으로 일했는데 어느 순간 전 국민의 왕따, 밉상이 됐다”고 말했다.이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우리가 뭘 잘못했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소통을 잘못했다. 국민 눈높이로 안 보고 일부 의사들의 일탈(이 있었다)”라면서도 “그건 언론의 책임도 있다. 어느 집단에나 이상한 사람들은 있다. 이걸 침소봉대해서 이상하다고 하니까, 의도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의사를 때리면 지지율이 올라가는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가?”라고 반문했다.박 위원장은 진행자가 “한마디로 총선용이라고 보는 건가?”라고 묻자 “네. 저는 국민한테 ‘그래서 병원 가기 어려우셨나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병원이 없어서, 의사가 없어서 고생하셨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에 대해서도 “침소봉대”라고 주장했다.박 위원장은 “오픈런 있긴 있었다. 그것도 큰 아파트 단지 내, 아이들이 많은 아파트에 출근 전 아이들 데리고 가서 오픈런이 되고 5시 이후 어린이집이나 학교 끝나고 그때 또 많이 온다. 대낮에는 텅 비어 있다. 오픈런까지 없으면 경영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또 “응급실 뺑뺑이도 그렇다. 응급실이 너무 분산돼 있다. 의대 40개에 세부 전공의들이 골고루 갈 수 없다. 여기 가면 신경외과 없고 저기 가면 흉부외과 없어 왔다 갔다 하고 응급실에 경증 환자와 술 취한 사람이 너무 많다. 너무 웃기는 게 주취자 전문 응급실이 있다”고 했다.박 위원장은 의료 현장의 혼란은 의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필수의료의 비정상적인 체계라고 꼽았다.‘상급 종합병원 운영 구조를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에 대해 박 위원장은 “그건 맞다. 다른 나라는 10%인데 우리나라는 40%다. 모든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수가’”라고 밝혔다.그는 “수가라는 말을 입에 담기가 참 어려운 게 사람들이 보면 ‘쟤네 돈 더 벌려고 수가 올려달라’라고 생각하는데 심장외과, 신경외과, 출산은 수가가 너무 작기 때문에 하면 할수록 적자”라며 “교수들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전공의를 썼다기보다 병원 유지를, 경영을 하기 위해 전공의를 썼다”고 토로했다.박 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필수의료 수가를 올려주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턱도 없다”며 “속 빈 강정이기 때문에 원점에서 하나하나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한편, 정부는 이날 비상 진료에 1000억 넘는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응급, 고난도 수술 수가 인상과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의 조속한 제정도 언급했다.증원 규모를 놓고 전국 의대에서는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지난 4일 기준 근무지를 이탈한 레지던트는 전체의 90.1%인 8983명인데,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 발송을 시작했고 전공의 집단 사직 주동자에 대해서는 경찰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일부 외과 교수들은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증원 신청 규모가 정부의 증원 수치 2000명을 웃도는 3401명이라는 발표 직후 삭발과 사직으로 항의의 뜻을 표했고,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정부를 상대로 의대 증원 취소소송도 제기했다. 전국 40개 대학에서 의대생 5400여 명도 증원에 항의하며 휴학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