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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선거인단 투표, ‘트럼프 승리’ 확정…이탈표 나올수 있나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전역에서 17일(현지시간)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는 내년 1월 6일 새 연방의회에서 공식 확인한다. 각각 의례적 투표 및 형식적 확인 절차에 불과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CBS뉴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50개 주(州)와 특별자치구인 워싱턴DC 의회에선 각 주를 대표하는 선거인단이 모여 지난달 5일 치러진 미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주라면 트럼프 당선인에게,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한 곳이라면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몰아주는 식이다.50개주의 주지사들은 지난 11일까지 선거인단 명단을 확정했다. 상원의원이 주마다 2명씩 총 100명, 각 주의 인구수에 비례해 할당된 하원의원 435명, 워싱턴DC 대표 3명 등 총 538명으로 구성됐다.선거인단이 대선 결과에 반하는 표를 던지는 것은 대부분의 주에서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이탈표가 나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탈표가 나왔을 때에도 극소수에 불과해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미 대선에서 경합주 7곳에서 모두 승리해 총 31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과반인 270명을 훌쩍 넘는 규모여서 이날 투표는 사실상 승리를 재확인하는 절차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후 4시 이전에 텍사스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각 주정부가 오는 25일까지 연방의회에 제출하면, 새롭게 구성된 연방의회가 내년 1월 6일 투표 결과를 집계·인증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주관 하에 개표원으로 선정된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2명이 주별 집계 결과를 소리 내어 읽는다. 이 과정에서 상·하원 의원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법이 개정돼 전체 의원의 5분의 1, 즉 상원의원 20명, 하원의원 87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4년 전엔 상·하원 의원 1명씩만 서명해도 이의 제기가 가능했다.개표가 끝나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차기 대통령 및 부통령으로 공식 선언하게 된다. CNN은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패배를 확정짓는 투표 집계를 감독해야 한다”며 “보기 드문 치욕”이라고 짚었다.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했던 만큼, 4년 전과 달리 결과에 불복한 유권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의 소요 사태는 없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이다.
- 트럼프와 '끈' 찾아라…워싱턴DC 'K스트리트' 문전성시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한 달 남은 상황에서 ‘로비의 본산’으로 불리는 워싱턴 D.C의 ‘K스트리트’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또는 측근과의 관계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들이 이곳에 있는 로비스트업체들의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D.C. 북서쪽에 있는 K 스트리트 간판. K 스트리트는 수많은 싱크탱크, 로비스트업체 등이 밀집해 있다. (사진=AFP)트럼프 당선인은 1기 때는 기업들의 ‘K스트리트’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밝혔지만, 2기 때는 오히려 이곳에 있는 로비스트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모습이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수지 와일즈는 로비전문업체인 머큐리퍼블릭어페어(Mercury Public Affairs)에 소속된 로비스트로 활동한 인물이다. 와일즈는 또 차기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과 로비스트업체인 ‘발라드 파트너스’에서 일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팀은 거의 12명의 연방 로비스트를 고위직으로 발탁했다. 로비스트업체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기업들이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는 루트가 있기 때문에 재계의 움직임은 재빨라지고 있다.미국 상원 로비공개법(LDA)보고서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대관조직인 LG워싱턴사무소를 통해 현지 로비업체 캐피톨 카운슬(Capitol Counsel), 퍼블릭 스트래티지 워싱턴(Public Strategies Washington)과 계약을 체결했다. SK그룹의 대관 조직인 SK아메리카스는 차트웰 스트래티지 그룹(Chartwell Strategy Group), 코빙턴&버링(Covington&Burling) 등과 지난 4월 계약을 맺었다. 차트웰 스트래티지 그룹은 미국 내 대표적인 공화당계 로비스트 회사로, 현대차 그룹도 올 초 이곳과 연을 맺었다. 한화큐셀 아메리카, 포스코, 코오롱 등도 올해 들어 복수의 로비스트업체와 계약을 맺고 대관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재미 재계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로비스트업체 계약을 통해 미국 연방정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제도 개편 사항 등을 전달받고 있다”면서 “최근 공화당계 로비스트업체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사업하면서 일상적으로 로비활동은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에 트럼프 측근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핵심 인사들 위주로 물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재계는 로비스트업체와 계약하는 것과 별개로 자체로 로비스트를 고용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법인 삼성전자 아메리카에서 공화당 관련 인사들을 영입했다. 올해 영입한 켈시 가이젤만은 미국 텍사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의 정책보좌관 출신이다. SK아메리카스는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한 폴 딜레이니를 대관 총괄 부사장에 임명했다.재계뿐만 아니라 각국 대사관들도 ‘K스트리트’에 줄을 서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지난달 와일즈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가 일했던 머큐리퍼블릭어페어와 업체와 계약을 맺고 트럼프 측과 관계를 맺고 있다.
- 트럼프 우선과제는 ‘관세’…美경제에 미칠 영향은?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가 공언한 ‘관세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를 경제·통상 분야를 넘어 불법 마약과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만능 카드’로 보고 있으나 시장에선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美관세 인상, 결국 자충수…스태그플레이션 대비해야”17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과 동시에 관세 인상을 시행한다면 전자제품, 기계류, 자동차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들은 미국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현재 낮은 관세율이 부과되고 있거나 중국산 의존도가 높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유세 기간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 중국산에 대해선 최소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재집권이 확정되자 내달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즉시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10%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여파로 무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 부과도 예상된다. PIIE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경험했듯이 보복에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뿐만 아니라 기타 상업적 제한 조치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다른 정책에 대한 협상에서 관세를 주요 카드로 사용하겠다고 발언한 만큼 무역 상대국의 대응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드는 비용과 미국에 대한 그들의 경제·안보 의존도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적인 적용 관세율, 단계적 관세 부과 여부, 제외 대상 제품,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 면제 여부 등 현재로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어떻게 새로운 관세 정책을 펼칠지 알 수 없다. PIIE는 “확실한 것은 관세 인상으로 미국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관세 인상의 부담을 감당하게 되고 그리고 인해 평균적인 미국 가계는 상당한 비용이 추가 발생해 저소득 가구에 더 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날 미국 방송 CNN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인들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할 수 있다고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관세 계획을 시행할지 혹은 무역 상대국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으나 그 자체로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CNN의 분석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인상으로 미국인들이 인플레이션을 예상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면 (기업이 임금 상승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그것이 반복되는) 연쇄적인 가격 상승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기업들이 공급망을 재구성할 충분한 시간이 없이 새로운 관세가 즉흥적이고 성급하게 도입된다면 기업들이 불확실성 탓에 신규 투자를 줄여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연준, 금리 인하 신중해질듯”이에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이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관심사다. 연준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고자 금리 인하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를 원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싸움’도 벌어질 수 있다. 연준 경제학자 출신인 조나단 라이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 압력을 경험한 연준은 과거보다 인플레이션에 좀더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봤다.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인 중국의 타격도 불보듯 뻔하다. 이날 일본경제연구소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모든 수입품에 10%, 중국산에 60% 관세를 부과할 경우 2035년 중국의 실질적인 성장률은 1%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을 제외한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20% 관세 인상이 이뤄진다면 35년 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캐나다(-0.6%), 베트남(-0.4%), 인도(-0.2%)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에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이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관심사다. 연준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고자 금리 인하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를 원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싸움’도 벌어질 수 있다. 연준 경제학자 출신인 조나단 라이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 압력을 경험한 연준은 과거보다 인플레이션에 좀더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봤다. 차기 내각 인사들은 관세를 옹호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 고문에 내정된 피터 나바로 전 미국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날 공개된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나 감세가 인플레이션이나 연방정부 재정 적자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는 집권 1기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태양광 제품 등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했지만 그 어떤 것으로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 2023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이 같은 관세 부과를 실질적으로 미국인들이 부담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차기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최고경영자(CEO)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관세 인상을 지지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 상대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관세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킹달러에 발목잡힌 코스피…고환율 수혜주는 '방긋'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탄핵 정국을 맞이하면서 치솟았고,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수출주만큼은 고환율의 수혜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인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사진=연합뉴스)◇킹달러에 고환율 수혜주…반도체·자동차·조선 ‘주목’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12월2~18일) KRX 반도체 지수는 9.58% 상승했다. KRX 자동차 지수는 4.43%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6% 오른 것에 그쳤다.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은 고환율 시기에 환차익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수출주로, 기대감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출주 중심의 투자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환차손에 대한 우려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기 시작하면서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박스권 속에서도 고환율 시기에 실적 개선이 되는 수출주만큼은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통상 수출 기업의 경우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상품을 싸게 팔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대금을 외화로 받으면서 수익성도 개선된다.증권가에서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으로 반도체·조선·자동차 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대형 반도체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범용 D램, 낸드 가격 하락 등 업황 부진으로 내년 반도체 사업 매출 눈높이를 낮추고 있지만, 달러 강세로 일정 부분 수익 악화를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오션(042660), HD한국조선해양(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업종 역시 안정적인 수주 잔고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따라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참여에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더해 고환율 시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내년 고환율 기조와 강재 가격의 하락세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등 자동차 업종도 주목된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현대차의 경우 연간 1500억~2000억원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그룹의 올해 사업계획으로 책정된 원·달러 환율은 1270원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1400원대 환율과 미국 판매량 증가로 현대차 그룹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견조한 실적은 주가 하방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헌재 ‘탄핵’ 판결 등 여진 계속…달러 강세 이어질 듯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되는 만큼 이 같은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먼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가결로 탄핵안 표결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일부 해소됐지만,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1436.60원으로 143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고환율을 단순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유불리를 따져 볼 필요가 있는데 특히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과 눈높이가 낮아진 상태에서 수출업체들은 고환율의 수혜를 받을 전망”이라며 “자동차, 조선, 필수소비재, IT 가전 등 수출주에 대응하는 전략이 단기적으로 유효하다”고 전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뷰티’ 키우는 편의점…‘초저가·소용량’ 제품 확장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가 가성비 화장품(뷰티)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뷰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3000원대 초저가 제품 출시는 물론, 소용량 패키지로 주 소비층인 10~20대 고객들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편의점의 영역이 뷰티 시장으로까지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GS25가 뷰티 카테고리에서 실속 소비를 실천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3000원의 다양한 가성비 화장품을 출시한다. (사진=GS리테일)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의 올해 뷰티 제품 매출(11월 기준)은 전년 동기대비 16.2% 증가했다. CU의 뷰티 매출 신장률은 2022년 24.0%, 2023년 28.3% 등으로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3000원대 초저가, 소용량이 특징으로 10~20대 잘파세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CU는 뷰티 인디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CU의 협력사는 뷰티 브랜드 ‘엔젤루카’로 최근 ‘콜라겐 랩핑 물광팩’, ‘순수 비타민C 세럼’, ‘글루타치온 수분크림’ 3종을 출시했는데 가격이 모두 3000원이다.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25도 6개입 1세트 기준 3000원대 제품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 1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싸이닉’, ‘이즈앤트리’ 등의 뷰티 브랜드와 편의점용 제품 6종을 순차 출시한다. 1회 사용량(2㎖) 기준으로 개별 포장됐다. 6개입 1세트 기준으로 3000원 구성이다. 세븐일레븐은 특화 오프라인 매장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0월부터 서울 강동구에 특화 매장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오리진’을 열고 마녀공장, 센카, 셀퓨전씨, 메디필, 토니모리, 김정문알로에, 어퓨, 보로탈코 등 8개 뷰티 브랜드의 제품 20여개를 판매 중이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 9월 패션·뷰티 콘텐츠를 주력으로 한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도 선보였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 없던 뷰티 특화 매장이다. 단순 상품 구색 차원이 아니라 매장 전면에 뷰티 제품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동대문 상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이마트24도 지난 10월 화장품 브랜드 ‘플루’와 협업해 미세침 에센스 ‘플루 시카부스터 에센스100’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이마트24는 바디스크럽, 클렌징폼을 시작으로 1만원이 넘지 않는 ‘가성비 화장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기존 오프라인 초저가 뷰티 시장은 ‘다이소’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2009년부터 뷰티 제품을 입점한 다이소는 지난해 뷰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5.0% 늘었다. 최근엔 국내 대형 뷰티 브랜드 ‘양강’인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까지 입점했다. 일반 뷰티 제품이 ‘올리브영’ 중심이라면 초저가 영역은 다이소가 압도적이다.경쟁이 치열한 뷰티 시장에 편의점이 적극 진출하는 건 고객 확장 차원이 크다. 편의점은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이상으로 전국에 촘촘하게 점포가 배치돼 있어 고객 접근도가 높다. 운영 시간도 24시간이어서 고객 입장에서 편의성도 높은 편이다. 고객을 매장으로 나오게끔 해야 하는 편의점 입장에서 뷰티는 매력적인 제품군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편의점으로까지 뷰티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라며 “수많은 외부 업체들과의 협력 경험이 많은 편의점인 만큼 인디 브랜드의 입점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여전히 핫한 비만 키워드" 인벤티지랩·나이벡 상한가[바이오맥짚기]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17일 국내 제약·바이오주식시장은 글로벌 핫이슈인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인벤티지랩(389470)은 비만 치료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 원천 특허 등록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나이벡(138610)은 기존 비만치료제의 근육손실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공공연구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점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브릿지바이오)는 주력 신약 파이프라인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기술이전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했다. 17일 인벤티지랩 주가 추이. (이미지=엠피닥터 2111화면 갈무리.)◇인벤티지랩, 비만 치료 장기 지속형 주사제 특허 등록17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피어 장기지속형 주사제 및 지질나노입자(LNP) 제조 플랫폼 기업 인벤티지랩의 주가는 전일대비 29.96% 오른 1만 7350원을 기록했다. 인벤티지랩은 이날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 입자 및 이의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록된 인벤티지랩의 특허는 고유 플랫폼 기술(IVL-DrugFluidic®)을 통한 차별화된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 입자 제형 제조 원천 특허로 전해진다. 인벤티지랩은 고품질의 고분자 마이크로 입자를 활용해 장기지속형 주사제형을 구현하는 기술로 기존 약물(API)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지속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제형화 제조 플랫폼(IVL-DrugFluidic®)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란 매일 복약 또는 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약물을 1~3개월에 한 번 주사 투여로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인벤티지랩은 국내 및 해외에 총 7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인벤티지랩은 현재까지 27건의 특허가 등록됐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식욕을 억제하는 체내 호르몬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에 작용하는 약물로 지난 10월 국내에도 출시된 체중 감량제인 ‘위고비’(Wegovy®)로 널리 알려져 있다.세마글루타이드는 식욕을 억제하는 체내 호르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에 작용하는 약물로 지난 10월 국내에도 출시된 체중 감량제인 위고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향후 비만 치료제 관련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작용 약물에 대한 시장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다수의 특허권을 이미 취득했다. 이에 다수의 기업은 제형 변경 등을 통한 특허 회피 전략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인벤티지랩 관계자는 “비만 치료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 원천 특허 등록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특허 등록으로 비만 치료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필요한 혁신적인 기술자산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벤티지랩의 고유 플랫폼으로만 구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특허 권리로 기술적 진입장벽을 확보해 보다 자유롭게 관련 제품 제조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나이벡,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공공연구과제 주관기관 선정펩타이드 융합 바이오전문기업 나이벡의 이날 주가는 전일대비 12.71% 상승한 1만 7650원을 기록했다. 나이벡은 위고비오 마운자로 등 기존 비만치료제의 근육손실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나이벡은 보건복지부 산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지원하는 안전성이 확보된 신규 펩타이드를 활용한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개발은 선택적 항비만 및 항염증 효과를 가진 펩타이드를 활용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확보한 지속형 피하주사제 형태의 차세대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사업에서 나이벡은 △비만 펩타이드 함유 지속형 피하주사제 개발 △해당 지속형 피하주사제형의 시험관 연구(In Vitro) 지방분화 억제기능 평가 △항비만 펩타이드와 지방선구세포(Preadipocyte)의 표면 타겟과의 결합연구 △비만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유효성 평가 등을 담당한다.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시판 중인 위고비, 젭바운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비만치료제는 체중감량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많은 약물이 식욕억제 중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는 저혈당, 위장관 부작용, 췌장염 등 글루코스 대사에 관련된 부작용을 비롯해 근육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반면 나이벡이 개발하는 펩타이드 기반 비만치료제는 지방세포 증식과 지방축적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으로 근육손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만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옵션을 제공, 비만뿐 아니라 이로 인한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관련 질환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나이벡 측의 설명이다.나이벡 관계자는 “이번 연구개발은 지속형 약물전달 제형기술을 적용해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단백질과 항체와 같은 바이오 의약품의 지속적인 체내 방출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 기술로도 확장 가능하다”며 “자체 약물전달 기술을 기반으로 비만치료제의 피하주사제형에 이어 경구제형으로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나이벡은 펩타이드 및 의약품 생산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펩타이드 기반 비만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기술이전 수입뿐 아니라 완제품 생산에 의한 매출도 가능하다”며 “이번 비만치료제 연구개발을 계기로 펩타이드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브릿지바이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기술 이전 기대신약개발기업 브릿지바이오의 주가는 전일대비 29.71% 오른 4955원을 나타냈다. 브릿지바이오의 주가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20%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릿지바이오의 주력 신약 파이프라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에 대한 기술 이전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브릿지바이오는 다음 달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제43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모건)에 현장 발표 기업으로 선정됐다. 브릿지바이오는 다음 달 16일(현지시간) 기업 발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정규 대표이사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주요 관계자들을 비롯해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할 이번 발표에서 BBT-877을 비롯한 주요 연구개발 과제 소개 및 향후 기업 성장 전략을 다룰 예정이다. 공식 기업 발표와 더불어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JP모건 개최 기간 동안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들과 BBT-877의 기술이전 계약 타진을 위한 구체적 협의에 나선다. 브릿지바이오는 현재까지 진행된 사업개발 활동을 통해 글로벌 상위 10개 빅파마 중 절반이 넘는 다수의 기업과 기밀유지협약(CDA)을 체결한 뒤 BBT-877의 임상개발 진행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BBT-877은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의 후반부 단계로, 내년 4월 톱라인 데이터 확보가 예상된다. 전체 환자의 75% 이상에 해당하는 98명의 환자들이 24주 투약 절차를 마쳤다. 내년 1분기 중 전체 임상시험 참여 환자들의 데이터 확보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특발성 폐섬유증 영역의 미충족 의료 수요로 인해 부작용이 낮으면서도 폐활량 회복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신규 치료제가 요구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우리나라 바이오 대기업이 초청받아 발표하던 자리에 브릿지바이오가 바이오텍으로서 초청을 받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JP모건 현장에서의 공식 기업 발표와 더불어 다수의 사업개발 회의들을 통해 이례적인 규모의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 체결 성과를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다윗이 골리앗 이겼다...한미약품·유한양행의 특허 비법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알테오젠(196170), 이오플로우(294090)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 특허 분쟁에 휩싸였다. 핵심 기술 특허 소송 결과에 따라 회사 존폐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특허 분쟁에 취약할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빅파마와 특허 분쟁서 승소한 한미약품(128940)과 유한양행의 렉라자 특허 전략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000100)의 특허 전략 공통점은 제품 및 기술 개발시 특허 리스크를 선제적·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특허 장벽으로 잠재적인 분쟁에 대비했다는 평가다.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미국 할로자임, 이오플로우는 미국 인슐렛과 특허 분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도 화이자와 폐렴구균 백신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중 이오플로우는 최근 미국 재판부가 인슐렛 웨어러블 인슐린 패치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정해 패소했다. 무려 6337억원 규모 배상금 판결을 내려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다.전문가들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특허 등 IP를 위한 투자에 인색하고, 전략이 부재해 이런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분쟁시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반면 한미약품이 아스트라제네카와의 특허 분쟁에서 승소한 사례와 최근까지의 특허 전략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에소메졸.(사진=한미약품)◇한미약품, 선제적 특허 전략으로 빅파마에 완승지난 2011년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한미약품과 한미홀딩스, 한미USA, 한미정밀화학 등 4개사를 상대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넥시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넥시움은 연매출 50억 달러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약물이었다. 넥시움은 매우 광범위한 염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미약품은 차별화된 염(스트론튬 염) 기반 에소메졸을 개발,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자, 아스트라제네카가 염 특허 침해를 주장했다.하지만 2012년 미국 뉴저지 법원은 에소메졸이 넥시움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가 항소했지만, 2013년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 역시 특허 침해를 인정하지 않아 한미약품이 최종 승소했다. 인도 제약사 란박시는 넥시움 특허 장벽을 넘지 못해 아스트라제네카와 협상을 통해 제품 발매를 미루기로 했던 점을 고려하면, 한미약품의 승소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한미약품의 승소는 제품 개발 당시부터 넥시움 특허를 파헤치고, 선제적으로 특허분쟁에 대비했던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넥시움은 약리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매우 다양한 염 형태를 보호하고 있어 (특허)다툼의 여지가 있었다. 따라서 한미약품은 상당히 차별화된 에스오메프라졸 스트론튬 염을 개발, 기존 특허에 포괄된다고 보기 어려운 면을 강조했다”라며 “단순히 다른 염이 아닌 기존 염보다 개선된 물성, 용해도, 흡수 특성 등에서 차별성을 갖는다는 점을 어필했다.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아스트라제네카 특허 클레임 범위에 속하지 않는 독자적인 제품임을 인정받았다”라고 설명했다.특히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포함)은 특허 장벽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등록된 국내 특허 수는 총 14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1위다. 보유한 특허권도 국내 238건, 해외 2135건에 달한다.(그래픽=김일환 기자)◇변리사들 “유한양행 렉라자 특허 전략 돋보여”다수의 변리사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유한양행 렉라자 특허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드물게 다양한 특허 출원 및 등록을 통해 촘촘한 렉라자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렉라자는 원개발사 오스코텍이 2009년 11월 키나아제 억제제에 대해 최초물질특허를 냈고, 2010년에는 PCT 출원, 2014년 레이저티닙을 포함한 물질특허를 미국서 임시 출원했다.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 된 후 같은해 미국 정규출원과 PCT 출원을 마쳤다. 2017년에는 한국서 메실산 염특허와 중간체·제법특허를 가출원했다. 2018년에는 PCT 출원을 완료했고, 경구투여조성물 특허도 출원했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이전 된 후인 2019년 얀센과 유한양행은 투여용량 특허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투여 특허를 출원했고, 2020년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유정민 특허법인 무한 변리사는 “제노스코와 오스코텍은 렉라자 최초물질특허를 출원했고, 개량발명에 대해 유한양행이 물질특허를 출원했다. 그 이후 염 발명, 제조방법 발명, 조성물 발명 등의 특허를 출원했는데, 유한양행과 얀센은 임상을 진행할때 마다 추가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이는 휴미라 특허 전략과 유사한 에버그리닝 전략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손지연 데일리파트너스 변리사는 “렉라자의 경우 물질특허 존속기간을 늘리기 위해 염 특허, 조성물 특허 등을 계속 후속 출원했다. 결국 렉라자의 특허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국내에서 이렇게까지 특허 전략을 수립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에버그리닝이란 오리지널약 개발사가 특허 독점권을 연장하기 위해 물질 특허 이후 결정형, 이성질체, 염, 조성물, 제법 등의 특허를 후속 등록하는 전략이다. 막대한 의약품 개발 비용의 초기 회수를 위한 장기 특권 독점화와 의약품 개발 일련의 시계열적 개발단계에서 생성되는 다수 파생발명의 보호가 목적이다. 애브비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치료제 휴미라의 경우 물질 특허가 2016년 12월에 만료됐지만, 에버그리닝 전략을 통해 무려 126개의 특허 장벽을 세워 2023년이 돼서야 최초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다.손 변리사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아무래도 규모가 작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신약 및 제품 개발에 치중할 수 밖에 없고 대부분의 자본도 여기에 투여되다 보니 IP에 대한 인식 부족과 자금 투여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원천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최근에는 무효심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바이오 기업들은 광범위하게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특허 전략으로 주목받은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의 공통점은 핵심 파이프라인에 대한 선제적 특허 리스크 해소, 특허 전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광범위한 특허 장벽을 구축하고 있는 점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한미약품과 유한양행과 유사한 특허 전략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업계 관계자는 “특허 전략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는 특허권이 제약바이오 기업에 중요한 무형자산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며 “특허는 경쟁사 시장 진입을 저지해 시장 점유율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특허 소송 결과에 따라 회사의 매출이 좌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녹십자 ‘알리글로’+‘헌터라제’ 양날개 펴고 매출 급성장 예고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GC녹십자가 면역글로불린 제품 ‘알리글로’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내세워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실적 역성장했던 녹십자, 올해부턴 반등할까?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006280)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021년 1조5378억원→2022년 1조7113억원으로 늘어났지만 2023년에는 1조6266억원으로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7억원→813억원→3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7%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은 4.8%에서 2.1%로 뚝 떨어졌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고수익 제품인 헌터증후근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이 꺾이고 독감 백신의 내수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독감 백신 ‘지씨플루’는 경쟁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스카이셀플루’ 공급을 재개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은 줄어들었다. 혈액제제 원료인 혈장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상승, 연구개발(R&D) 투자 증가도 수익성을 떨어트린 요인이었다.녹십자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390원, 영업이익은 42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4%로 지난해(2.1%)보다 1.3%p 개선됐다. 증권가에선 녹십자가 올해 매출 1조7055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매출 1조8904억원, 2026년 매출은 2조816억원으로 매출 2조원대에 접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이면 구조적 턴어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은 그 만큼 알리글로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헌터라제의 수출 정상화와 신규 백신 출시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알리글로, 美 시장 공략 본격화녹십자는 지난 7월부터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미국 자회사(GC Biopharma USA)를 통해 출시했다. 올해 3분기 미국법인의 알리글로 매출은 300억원을 기록하며, 출시 첫 해 목표치 5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 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향 혈액제제는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누적 4700만달러(약 672억원)로 집계됐다.알리글로 제품 패키지(IGIV 10%) (사진=GC녹십자)녹십자는 2028년까지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3%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허가범위 외 사용(Off-label) 처방 확대로 공급 부족에 처해있다. 오프라벨 처방에도 보험 급여가 가능하고, 브랜드가 아닌 성분 처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후발업체들이 유리한 형국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후발 주자인 ADMA 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분기 1억1980만달러(한화 약 284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며 “녹십자 역시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최근 녹십자는 미국 내 혈액원도 인수해 원료 확보의 안정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혈액제제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녹십자는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혈액원 운영 업체 ABO홀딩스 지분 전량을 138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ABO홀딩스는 미국 뉴저지와 유타, 캘리포니아 등에서 6곳의 혈액원을 운영 중이다. 텍사스주에서도 혈액원 2곳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녹십자의 알리글로 원가가 개선,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원가 개선 효과는 총 8곳의 혈액원이 온전히 알리글로 생산에 집중하는 2026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녹십자는 2033년까지 알리글로 매출을 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지 파트너사 없이 직접 판매 중이기 때문에 판매망 구축이 완료되면 이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혈액원 인수가 완료되면 증권가의 알리글로 예상 매출치도 일제히 상향될 전망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알리글로의 미국 수요는 예상보다 폭발적이나 이에 걸맞는 혈액원 확보가 준비돼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해 2025년 알리글로 연매출을 보수적으로 1548억원으로 추정했다”며 “혈액원 인수가 완료될 경우 알리글로의 2025년 연매출을 즉시 상향할 수 있다”고 전했다. ◇헌터라제와 신규 백신으로 수익성 ↑녹십자의 고마진 제품인 헌터라제도 점차 수출이 정상화되는 모양새다. 헌터라제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약값이 비싸기 때문에 실적 기여도가 높은 고수익 제품이다.헌터라제 수출액은 2021년 322억원, 2022년 500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288억원으로 급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집트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이다. 올해 3분기 헌터라제 매출은 153억원을 기록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러시아 연방보건부로부터 뇌실 내 투여 방식의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새로운 무기도 장착했다.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삽입한 디바이스를 이용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중추신경 증상을 개선시키는 전 세계 유일한 방식의 치료법이다. 녹십자는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았던 중증형 헌터증후군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남자 어린이 10만~15만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의 전 세계 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신규 백신도 녹십자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지 기대된다. 녹십자가 정부와 공동 개발한 탄저 백신 ‘GC1109’은 연내, BCG 백신 ‘GC3107A’은 내년 초 허가가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신규 백신 출시에 따른 매출은 약 3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신규 백신들은 수입에 의존해왔던 품목들이기 때문에 백신 주권 확보와 국가 공중보건 안보 증진을 위해 정부 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예측된다. 녹십자는 GC1109 품목허가를 획득하면 바로 생산 가능하도록 준비해둔 상태다. GC3107A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돼 있는 피내용 BCG 백신이다. 단 정부가 어느 정도 값을 지불할지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녹십자 관계자는 “탄저 백신과 BCG 백신은 국책과제로 추진해온 것”이라며 “수익성보다는 공익성 차원에서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