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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카드사용액 200兆 육박..평창 올림픽 등 영향
- (자료:여신금융협회)[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심한 미세먼지로 외부 활동 제약이 심했던 지난 1분기에도 신용카드 실적은 외려 증가했다.여신금융협회는 올해 1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193조3000억원, 승인 건수는 44억7000건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카드 승인금액(190조원)보다 1.7%, 승인 건수(40억건)보다 11.6% 각각 증가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청탁금지법 선물가액 상향(5만원→10만원) 등이 카드승인 실적을 끌어올린 원인이라고 여신협회는 분석했다.올림픽 기간 중 하루 평균 고속도로 통행량은 6만5000대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8.6%, 전년 성수기(7~8월)보다 52,2% 각각 증가했다. 이 기간 일평균 KTX 이용 승객 수(강릉, 평창, 진부역 승하차객)는 비(非) 올림픽 기간 대비 194% 늘었다.김영란법 시행령 개정도 카드승인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설 명절 7개 주요 유통업체(백화점 3, 대형마트 4) 등의 매출액은 전년 설보다 17.4% 증가했다.편의점 수 증가(17년 2월 3만756곳→18년 2월 3만4465곳)와 판매액 증가도 영향을 줬다.카드별 승인금액을 보면 신용카드는 15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4% 늘었고, 체크카드는 41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7% 증가했다. 건수는 신용카드 26억9000만건, 체크카드 17억7000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와 13.1% 각각 증가했다.사용 주체별로 보면 1분기 개인카드 승인금액은 15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42조5000억원)보다 9.7% 증가했다. 반면에 1분기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37조원을 기록해서 47조5000억원을 기록한 작년 동기 대비 22.1% 빠졌다. 국세 카드납부 유인이 약화한 탓이라고 협회는 풀이했다.카드별 평균 승인금액을 보면 전체카드는 1분기 건당 4만3281원을 긁어서 전년 동기보다 8.9% 줄었다. 직전 분기 대비 3.2% 늘었다. 신용카드는 건당 5만6230원, 체크카드는 2만3615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9.3%와 5.7% 각각 줄었다.개인카드는 건당 3만7331원, 법인카드는 건당 13만3777건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와 28.5%씩 감소했다.업종별로 보면 승인금액은 도매 및 소매업(11.3%↑), 숙박 및 음식점업(8.7%), 운수업(8.3%↑),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9.5%↑) 등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 8.7%, 운수업 8.3%, 여가 관련 서비스업 8.6% 각각 늘었다.
-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10% 급등…11년래 최대폭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10% 올랐다.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12~16% 뛰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과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주택관련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전국 1289만 가구의 ‘2018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전국에서 작년 대비 5.02% 올라 작년 4.44%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 2016년 5.97%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서울이 10.19% 올라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였던 2007년 집값 폭등으로 28.4% 뛴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6.3% 하락세를 보인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이듬해 반짝 6.9% 올랐다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내리 4년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5년 2.4% 올랐고 2016년 6.2%, 작년 8.12% 등 상승폭을 키우다 올해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서울이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재개발·재건축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들어선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고 강남권에 대한 거주·투자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세종도 7.5%의 상승률을 기록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정부부처의 4단계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도시의 기능을 어느 정도 갖췄고 인구도 크게 늘면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혁신도시 개발로 인구유입은 늘어나는데 주택공급은 부족한 전남이 4.78% 올랐고 평창올림픽 개최와 KTX 경강선 개통 등의 호재가 있었던 강원도 4.73% 상승했다. 작년 한해 부동산 시장 뜨거웠던 부산과 인구유입이 늘고 있는 제주도 4%대 상승률을 보였다. 전남(4.78%), 강원(4.73%) 등 10개 시도는 전국 평균을 밑돈 가운데 경남과 경북·울산·충남·충북 등 5개 시도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50개 시군구 중에서는 서울 송파구가 16.14% 올라 최고를 기록했고 강남구(13.73%), 서초구(12.7%) 등 강남 3구가 상위 3위를 차지했다. 송파구는 롯데월드타워, 재건축사업 추진, 위례신도시 개발 등 각종 개발호재가 많았고 강남구 역시 한전부지에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건립 추진, 영동대로 개발 등의 호재가 작용했다. 서초구에서는 반포주공 1단지, 한신4지구 등 반포지구와 방배동 재건축사업 진행과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 증가로 집값이 오르면서 공시가격에도 반영됐다. 이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12.52%), 서울 성동구(12.19%) 순으로 상승했다. 반면 경남 창원 성산구는 15.69%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창원 의창구, 경북 포항 북구, 울산 북구, 전남 영암군도 8% 이상 하락했다. 조선업, 자동차산업 등 지역 기반산업이 침체하면서 인구가 줄고 주택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 한국당, `전쟁 위협`에서만 존립가능?…대체 왜 이러나
- [고양=남북정상회담 특별취재팀 노진환 기자]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성언인 ‘판문점 선언’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자유한국당이 남북전쟁의 위협속에서만 존립할 수 있는 정당이라면 더 늦기 전에 해체해야 한다.”11년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두 보수야당이 180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분명 회담 전까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똑같이 ‘북핵폐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완전한 비핵화’를 담은 판문점 남북합의문을 발표했다. 바른미래당은 “의미있는 성과로 구체적 실천을 지켜보겠다”고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은 “김정은이 불러주는대로 받아 적은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왜 자유한국당만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위장평화쇼’ 프레임을 고집하는 것일까?◇ 지방선거 보수층 결집에 ‘사활’ 가장 큰 이유는 한 달여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유일하게 기대하는 보수층 결집때문이다. 보수층의 핵심 이념은 반공 반북이다. 홍준표 대표는 정상회담 직후 “결국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 평화쇼에 불과했다”며 “북핵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은 게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깎아내렸다. 앞서 홍 대표가 일본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는 사람은 좌파뿐”이라고 밝힌 것이나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한국당의 지방선거 슬로건도 같은 맥락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홍 대표의 발언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에 있다”며 “발언이 향하는 지역은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으로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보수층 투표율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6곳을 지키지 못하면 당대표를 물러나겠다고 공언했으니, 6곳중 인천을 놓치더라도 5곳은 지켜야 하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이와 함께 만에 하나 북미 정상회담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일말의 기대감을 반영한 발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이 정상회담에 호평한 것은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당 정체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보다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자면, 지지율 7~8%의 정당이다보니 제 1야당에 비해 지방선거에서 좀 더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 당직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앞에서 열린 ‘댓글조작 규탄 및 특검 촉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고육지책’ 과연 통할까?1970~80년대 반공이데올로기, 낡은 색깔론을 되풀이하는 자유한국당의 전략이 과연 통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목표를 확인한 것은 전 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당이 설 자리는 더욱 궁색해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당의 전략이 ‘고육지책’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보수층이 투표 자체를 포기하며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도 문제지만, 한국당으로선 재보궐선거가 발등의 불이다. 현재까지 재보궐지역은 11곳으로 미니총선급이다. 11곳중 충남 천안갑, 경북 김천, 부산 해운대을 등 3곳이 한국당 지역으로 최소 3곳 이상을 사수하지 못하면 의석수 감소는 불가피하다. 한쪽에서 남북이슈로 색깔론 공세를 펼치는 한국당은 다른 한쪽으로 드루킹 댓글공작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지방선거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여론은 녹록지 않다. 드루킹 피해를 입었다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경선없이 본선에 직행한 것을 보면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은 더 강화된 것으로 해석되는 탓이다. 배 본부장은 “한국당이 고육지책으로 각을 세우고 있지만, 지금은 백약이 무효하고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며 “지난해 대선때 샤이보수층이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었다면, 평창올림픽 등 남북관계 본격화 이후 샤이보수층은 홍준표 대표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파주 땅값 상승 등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호응이 높다”며 “남북관계가 잘 풀리게 되면 중도 보수층은 이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 '젊음 좇아' 한남으로 홍대로…중견갤러리 심상찮은 외출
- ‘가나아트 한남’의 개관전 전경(왼쪽)과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의 개관전 전경. 20대 작가인 1991년생 장유희의 회화·입체작품을 걸고 세운 승부수로 가나아트는 그간의 묵직한 무게감을 한방에 들어냈다. 문화흐름의 급류타기를 반복해온 아라리오갤러리는 또다른 야심작을 만들고 1980년 초반생인 아시아작가 7명을 채웠다(사진=가나아트·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장면 하나. 1983년 개관했다. 간판은 ‘가나화랑’으로 걸었다. 5년 뒤인 1988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둥지’를 마련하고 몸집을 다졌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꼬박 40년이었다. 이름도 바꾸고 대표도 바뀌었지만 한 번의 외도 없이 한 곳을 지켰다. 인사동·삼청동을 거쳐 청담동·부암동이 뜨든 말든 꿈쩍도 안 했다. 자리만 지켰나. 묵직한 무게감을 가진 작가를 선호하는 취향도 그대로였다. 어찌 보면 우직하고 달리 보면 고지식했다. ‘가나아트’ 얘기다. #장면 둘. 태생부터 특이했다. 천안이 고향이니. 1989년 아라리오화랑으로 개관한 뒤 2002년 충남 천안시에 당시로선 국내 최대 규모라 할 문화공간을 마련했다. 독특한 행보는 그치지 않았다. 3년 뒤인 2005년 중국 베이징에 지점을 내고, 그 이듬해인 2006년 드디어 서울로 입성, 종로구 소격동에 서울점을 냈다. 이후도 참 변화무쌍했다. 2014년 베이징점을 상하이로 이전, 2011년 서울 청담동에 지점을 냈다가 접기도 하는 등. ‘아라리오갤러리’ 얘기다. 성격과 보폭은 다르지만 미술계에선 이미 선굵은 입지를 구축한 두 중견갤러리. 이들이 올봄 심상찮은 발을 뗐다. 각각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사관로, 마포구 서교동 홍대입구에 새 지점을 내고 ‘변화’를 예고한 거다. ‘가나아트 한남’과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이다. 가나아트로선 첫 지점인 2호점이고, 아라리오갤러리는 공식적으로 4호점이다. 두 갤러리가 선택한 장소가 말해주듯 목적은 하나다. ‘젊음 저격’. 젊은 작가와 트렌드, 관람객을 좇아 갤러리가 회춘하겠다는 뜻이다. ‘청년·실험·도전·치기·모험’에 목말랐던 이들이 혈기 꿈틀대는 핫플레이스에서 제대로 판을 벌리겠다는 의지기도 하고. △27세 개관작가로 승부수 ‘가나아트’ 펜을 기관총처럼 든 인물(‘2016년이 끝나간다’ 2018)이, 달랑 머리뿐인 생선을 올린 식탁(‘생선머리’ 2018)이 보인다. 제각각 다른 시각을 가리키는 시계머리를 따온 그림(‘멀티플 클락’ 2016)을 지나니, 붉은 벽돌 패널에 ‘아빠사랑’이라 적은 노트며 물감이니 연필 따위가 붙은 입체작품(‘난 아빠를 사랑해’ 2017)이 기다린다. 마치 어린아이가 낙서하듯 펼쳐놓은 작품들은 순수하다고 해야 할까 단순하다고 해야 할까. 장유희의 ‘빵과 잼’(2016). 57×75.5㎝ 종이에 오일·그래피티를 섞어 완성했다. 잼을 바른 식빵과 바르지 않은 식빵, 이 소소한 일상의 풍경이 작가의 주요 콘셉트다(사진=가나아트).가나아트 한남이 개관전으로 선택한 작가는 1991년생 장유희(27)다. 자유분방한 표현력 하나로 가로세로 150㎝를 넘긴 100호 대작, 세라믹 재료의 아기자기한 조각을 오가는 ‘젊디젊은’ 작가다. 미국서 유학 중인 20대 작가가 국내서 연 이번 첫 개인전의 타이틀은 ‘해야 할 일’. 30여 점의 회화·입체로 꾸린 전시내용은 타이틀이 말해주는 그대로다. 하루의 계획과 생각에 대한 기록 등을 스케치로 확장하고 작품으로 연결했다는 것. 오죽하면 시계그림의 시침·분침이 가리키는 것도 그저 기상·식사·취침시간이라고 할까. 결국 일상의 소소한 소품과 메모, 그 위에 붙인 상상력 등이 작가가 형상화한 작품의 전부인 셈이다. 장유희의 ‘멀티플 클락’(2016). 제각각 다른 시각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이 의미하는 시간은 다. 기상·식사·취침시간 등 ‘일상’ 그뿐이다(사진=가나아트).남다른 비중의 중장년작가 세우기에 주력해왔다. 그러던 가나아트가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용기’를 낸 건 역시 장소영향이 크다. 이태원·해방촌을 끼고 있는 가나아트 한남은 ‘사운즈 한남’이란 복합문화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식당·카페·꽃집·서점·갤러리 등 14개의 상업시설이 14채의 주거공간을 떠받든 새로운 콘셉트의 건물이다. 이 안에서만큼은 장소가 상징일 터. 그러니 굳이 넓을 필요도 없다는 듯, 갤러리는 예상을 깬 60㎡(약 18평)의 아담한 규모다. 이정용 가나아트 대표는 “그간 무게감이 가둔 가나아트의 이미지를 벗겨내는 데 힘을 쏟았다”며 “여가·예술·거주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문턱 낮춘 미술의 대중화를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개관은 했다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은 바쁠 수밖에. ‘젊음’은 그에겐 아직도 생소한 영역이다. 이 대표는 “튀는 작가, 국내외서 동시에 통할 젊은 작가를 계속 찾고 있다”며 “내년쯤 돼야 제대로 된 기획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복합문화공간인 ‘사운즈 한남’에 첫 지점을 낸 ‘가나아트 한남’의 개관전 전경. 60㎡(약 18평)의 아담한 규모로 문턱을 한껏 낮췄다(사진=가나아트).조짐은 좋다. 개관전에 걸고 세운 작품들이 ‘솔드 아웃’으로 가는 모양이다. 작품을 산 이들은 3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이 대세. 기존 가나아트의 컬렉터와는 확연히 다른 세대란 점도 일단 ‘성공’이다. 전시는 5월 27일까지. △홍대문화 본질 찾겠단 야심 ‘아라리오갤러리’ 430㎡(약 130평)의 운동장만한 공간에 파닥파닥 뛰는 젊음이 놓였다. 대형회화가 보이고 10분이 넘는 영상에다가 금붙이가 번쩍거리는 조각, 하다못해 사진에 자수를 놓은 기발한 설치작품도 보인다. 일본(아츠로 테루누마·아사미 키요카와), 인도네시아(우지 하한), 중국(쉬바청), 한국(김인배·권하윤·돈선필) 등 아시아작가 7명이 30여 점을 출품한 전시 타이틀은 ‘기억하거나 망각하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의 개관전에 나온 일본작가 아사미 키요카와의 사진설치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2017). 도쿄거리에서 만난 이들을 카메라에 담아 인화한 뒤 자수로 가면을 만들고 장식을 붙였다. 사진액자, 입구의 커튼도 모두 작가의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이란 다소 긴 이름의 공간은 홍대입구 옛 서교호텔을 리모델링한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 지하 1층에 마련했다. 예술·패션·음식을 파트너십으로 삼았다는 신개념호텔과의 콜래보레이션인 셈이다. 그런 만큼 아라리오 라이즈가 지향하는 취지는 분명하다. ‘홍대’란 청년문화의 정신·지리적 본류를 되찾는 동시에 젊은 미술작가들의 실험·고민을 끌어안겠다는 거다. 문화흐름의 급류에 발빠른 올라타기를 반복해온 아라리오갤러리의 또 다른 야심작이다. 개관전은 1980년대 초반생인 30대 작가들이 주축을 이뤘다. 쉬바청은 도박에 미쳐가는 중국사회를 비난하는 ‘생존과 운명’(2016)이란 길이 8m짜리 대작그림을 걸었다. 시선은 현실에 두되 만화적 상상력을 끌어들여 뒤틀린 인간상을 묘사한 ‘풍자화’다. 사회현실 풍자는 아츠로 테루누마가 그린 ‘보이지 않는 노조미의 비전 콤플렉스’(2017)에도 고스란히 박혔다. 잠만 깨면 보이는 과한 자극에 이제 그만 눈을 감고 싶다는 작가의 탄식이 꽉 들어찬 작품이다. 중국작가 ‘쉬바청’의 ‘생존과 운명’(2016). 가로가 8m, 세로가 2.2m에 달하는 대형그림으로 도박에 미쳐가는 중국사회를 비난하고 풍자했다. 현실과 상상으로 뒤엉킨 인간상이 적나라하다(사진=아라리오갤러리).도쿄거리에서 만난 이들을 촬영해 인화한 뒤 굳이 자수로 가면을 만들고 장식을 붙여 ‘도쿄몬스터’로 세우기도 했다. 아사미 키요카와의 사진설치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2017)다. 대형 쓰레기통에 온갖 금붙이쓰레기를 ‘버린’ 한국작가 돈선필의 ‘오와콘’(2018)도 눈길을 끈다. 버린 것은 물건이지만 놓은 것은 기억이란 발상. 아라리오 라이즈의 개관으로 아라리오갤러리의 전시라인업은 자연스러운 영역구분을 할 모양이다. 한국미술사의 굵직한 의미는 천안에 두고, 원로·중견작가는 소격동으로, 젊은 글로벌작가의 도전적인 문제작은 홍대로 헤쳐 모으는 식이다. 전시는 6월 17일까지. 한국작가 돈선필의 ‘오와콘’(2018). 대형 스레기통에 번쩍이는 금붙이쓰레기를 모았다. 악기·컵·꽃·빗자루까지, 버린 것은 물건이지만 놓은 것은 기억이란 발상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어리고 무모한 독재자? 김정은, ‘남한땅 12시간’ 행보는 달랐다
-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나이 어린 무모한 독재자’ 이미지가 강했던 탓일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12시간 동안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남한땅에 머물면서 보여준 실제 모습은 전 세계에 연신 놀라움을 자아냈다.숨소리까지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여유를 잃지 않았고, 파격적인 동시에 솔직하고 겸손한 화법을 구사했다. 무모함보단 합리성이 돋보였고,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드러내기도 하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상당 부분 걷어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여유로운 임기응변 “지금 北 넘어가 볼까요”김 위원장의 파격이 가장 두드러졌던 때는 단연 문재인 대통령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넘어 북측으로 이끈 순간이다. 각본에 없었던 동선으로, 문 대통령의 짧은 ‘월경’을 지켜본 이들을 크게 당황케한 순간이기도 하다.이날 오전9시 30분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했다. 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그러면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즉흥적’으로 문 대통령을 이끌었다.문 대통령과 판문점 남측 평화집에서 회담 전 환담을 가진 김 위원장은 만찬 메뉴로 정해진 옥류관 평양냉면을 소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 위원장은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 가져왔는데 대통령님께서 좀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라며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판문점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을 떠올리고 재치 있게 넘긴 발언으로, 남과 북의 심리적 거리가 멀 뿐 실제 거리는 멀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네티즌들에게 회자됐다.◇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솔직한 화법김 위원장의 솔직한 화법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북측을 통해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문 대통령께서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며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께서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이 발언이 알려지자, 김 위원장 스스로 북한 교통시설의 열악함과 낙후함을 인정하고 남한과 비교했다는 점이 놀랍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한 해를 보냈다”며 자신의 부족함을 토로했던 발언도 재조명됐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김 위원장의 솔직한 면모가 확인됐다는 평가다.김 위원장은 스스로 합리성을 갖춘 지도자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도 했다. ◇ “통일 속도, 만리마 속도전”… “대통령님” “기자 여러분들” 약속한 것은 지키고 실천한다는 의지를 드러 낸 발언도 여러 차례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환담에서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다”고 했고,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자”고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호칭에도 신경을 기울이며 세심한 모습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을 향해선 “대통령님”으로 깍듯이 존칭을 썼고, “내가”라는 표현 대신 자주 “제가”라고 스스로를 칭하며 몸을 낮췄다.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사상 처음으로 외신 기자회견에 나섰던 김 위원장은 “우리 만남에 커다란 기대를 표시해준 기자 여러분들께도 사의를 표한다”고 말을 마쳤다. 언론에도 주의를 기울여, ‘국제정치인’으로서 인정받기 위한 언행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강호 독일과 대등한 승부
-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맷 달튼.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 랭킹 7위의 강호 독일을 상대로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201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월드챔피언십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2018년 세계 랭킹 18위의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7일 밤(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3-4로 아쉽게 졌다.하지만 2피리어드 종료까지 리드를 잡는 등 예상을 뛰어 넘는 선전을 펼치며 1주 앞으로 다가온 2018 IIHF 월드챔피언십 전망을 밝혔다. 독일은 지난해 월드챔피언십 8강에 진출했고 018 평창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경기 종반까지 접전을 펼치며 좋은 내용을 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 하다.2018 IIHF 월드챔피언십을 겨냥해 4주간 소집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독일은 이날 한국전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리온 드라이사이틀(23·에드먼턴 오일러스)과 노장 디펜스 데니스 자이덴버그(37·뉴욕 아일랜더스)를 비롯한 정예 멤버로 나섰다. 독일은 드라이사이틀과 마르쿠스 아이젠슈미트를 앞세워 1피리어드에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한국은 수문장 맷 달튼의 선방으로 실점하지 않으며 잘 버텼고, 빠른 역습으로 독일 문전을 노렸다.득점 없이 1피리어드를 마친 양팀은 2피리어드에 5골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펼쳤다. 한국이 2피리어드 시작하자마자 포문을 열었다. 상대 골대 뒤쪽 공간에서 퍽 경합을 벌이던 조민호(한라)가 빼준 퍽을 수비수 서영준(대명)이 잡아 하이 슬럿으로 진입하며 리스트샷을 날려 독일 골 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브라이언 영(대명)의 러핑 페널티로 수적 열세에 몰린 2피리어드 4분 37초에 아이젠슈미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히지만 9분 28초에 브락 라던스키(한라)의 득점으로 다시 앞서 나갔다. 라던스키로부터 퍽을 받은 조민호가 날린 샷이 상대 골리에 리바운드된 것을 문전 쇄도한 라던스키가 세컨 샷으로 마무리했다.기세가 오른 한국은 14분 4초에 박진규가 단독 찬스에서 재치있는 백핸드 샷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며 3-1로 달아났다. 그러나 독일은 간판스타 드라이사이틀의 활약으로 위기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아이젠슈미트의 첫 골을 어시스트했던 드라이사이틀은 2피리어드 16분 18초 야신 일리츠의 센터링을 백핸드로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만회골을 만들었다. 3피리어드 수세에 몰린 한국은 9분 26초에 야신에게 동점골, 15분 52초에 세바스티안 우비라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1피리어드 유효 슈팅 6대 11, 2피리어드 8대 11로 선전한 한국은 3피리어드 들어서는 4대 16으로 큰 차이를 보이며 열세에 몰렸다. 한국 대표팀 수문장 맷 달튼은 38개의 유효 샷 가운데 34개를 막아내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18 IIHF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B조에서 캐나다, 핀란드, 미국, 독일, 노르웨이, 라트비아, 덴마크와 격돌하며, 승점 6점 이상을 올려 내년 월드챔피언십에 잔류한다는 목표다.A, B조 각각 8개 팀씩 총 16개 팀이 출전하는 IIHF 월드챔피언십은 조별리그를 거쳐 8강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고, 각 조 최하위 팀은 내년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로 강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