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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민·박성광부터 펭수까지… 故 박지선 향한 애도 물결 [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개그우먼 박지선을 향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개그우먼 박지선과 그의 모친의 빈소가 2일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박지선은 2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2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박지선은 이날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지선의 부친은 이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이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박지선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박지선의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를 자택에서 발견했다고 경찰 측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된 모친의 유서는 노트 1장 분량이었으며,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주변인들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빈소는 서울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가장 먼저 빈소에 도착한 이는 배우 박정민이었다. 박정민은 고인과 고인의 모친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자마자 눈물을 터트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배우 박보영, 개그우먼 송은이, 개그맨 박성광, 유민상, 강재준, 이은형, 김신영 등이 속속 도착해 고인을 추모하며 눈물을 연신 쏟아냈다.온라인에서도 박지선을 향한 추모 행렬은 이어졌다. 박지선이 살아생전 가장 좋아한 캐릭터였던 펭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지선과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추모했다. 동료 개그우먼 김지민은 SNS를 통해 “지선아… 지선아…”라고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카톡(카카오톡)의 1이 없어지질 않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 아직 이곳에 있다면 이 글 좀 꼭 읽어줘”라고 글을 적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원효는 “아니길 바랐지만 우리 지선이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고 글을 올렸고, KBS 출신 개그맨 선배인 오지헌과 정종철, 김시덕 등 추도했다. 방송인 박슬기는 “많은 분이 언니를 보고 웃으셨던 만큼 저역시 언니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 고민, 걱정, 아픔없는 곳에서 부디 행복하시길 기도하겠다”라고 애도했고, 배우 박하선은 “그곳에선 편히 쉬셔요, 너무 선하고 좋은 분이었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한국연예인자살예방협회 상담소장이자 연예인 출신 상담심리학 박사 권영찬 교수는 “KBS 후배 고 박지선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KBS 희극인 선배로서 상담심리사로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박지선의 ‘덕분에 챌린지’와 자필 메시지 (사진=이윤지 인스타그램)특히 배우 이윤지의 인스타그램에도 박지선을 향한 네티즌의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이윤지는 지난 6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박지선의 ‘덕분에 챌린지’를 대신 올린 바 있다.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로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이외에도 배우 백진희, 가수 신지, 현진영, 슈퍼주니어 이특, 샤이니 키, 2PM 준호, 백아연, 가희, 방송인 홍석천, 허지웅, 하리수, 장성규, 신정환 등 수많은 동료 연예인들이 온라인에서 고인을 추모했다. 박지선과 그의 모친의 발인은 5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박지선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담백한 개그 스타일과 함께 밝고 명랑한 모습, 뛰어난 진행 실력과 입담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김준현과 유민상, 박영진, 김원효, 곽현화, 허경환, 최효종, 장도연, 박성광 등 개그맨들과 동기로 KBS2 ‘개그콘서트’에 제2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꼽혔다. 특히 박지선은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이 가장 행복했을 때가 친구들을 웃겼을 때라는 사실을 떠올려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코미디언의 꿈을 키워온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그는 데뷔해인 2007년 KBS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할한 이후 2008년 우수상, 2010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2012년에는 SBS 연예대상 러브FM 부문 라디오 DJ상을 수상했다.걸출한 입담과 음악 및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은 조예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Mnet ‘비틀즈 코드’ 등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등 각종 행사 및 제작발표회 MC로 활약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방송 고정 출연은 지난 3월 종영한 EBS ‘고양이를 부탁해 시즌4’가 마지막이었다.※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故 박지선·모친 빈소 눈물바다… 발인은 5일 [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개그우먼 박지선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36세. 개그우먼 박지선과 그의 모친의 빈소가 2일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2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박지선은 이날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지선의 부친은 이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이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고인은 평소 앓던 질환으로 치료 중이었으며, 그의 모친은 서울로 올라와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인들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들의 시신에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시신 부검 여부는 경찰에서 유족 조사를 마친 뒤 이들의 의사를 반영해 결정될 전망이다.박지선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박지선의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를 자택에서 발견했다고 경찰 측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된 모친의 유서는 노트 1장 분량이었으며,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두 사람의 빈소는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빈소에는 동료 연예인들의 추모행렬이 줄을 이었다. 가장 먼저 빈소에 도착한 이는 배우 박정민이었다. 박정민은 평소 친한 연예인으로 박지선을 꼽을 만큼 돈독한 사이를 자랑, 이날 도착하자마자 울음을 터트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배우 박보영, 개그우먼 송은희, 개그맨 박성광 등이 도착해 고인을 추모하며 눈물을 연신 쏟아냈다. 발인은 5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한편 박지선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담백한 개그 스타일과 함께 밝고 명랑한 모습, 뛰어난 진행 실력과 입담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김준현과 유민상, 박영진, 김원효, 곽현화, 허경환, 최효종, 장도연, 박성광 등 개그맨들과 동기로 KBS2 ‘개그콘서트’에 제2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꼽혔다. 특히 박지선은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이 가장 행복했을 때가 친구들을 웃겼을 때라는 사실을 떠올려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코미디언의 꿈을 키워온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그는 데뷔해인 2007년 KBS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할한 이후 2008년 우수상, 2010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2012년에는 SBS 연예대상 러브FM 부문 라디오 DJ상을 수상했다.걸출한 입담과 음악 및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은 조예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Mnet ‘비틀즈 코드’ 등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등 각종 행사 및 제작발표회 MC로 활약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방송 고정 출연은 지난 3월 종영한 EBS ‘고양이를 부탁해 시즌4’가 마지막이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2pm 준호→허지웅 故 박지선 비보에 연예계 침통…"기도해주세요" [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개그우먼 박지선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동료 희극인들을 비롯해 연예계, 문화계 각 인사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김원효, 박지선, 허지웅, 2pm 준호.(사진=이데일리DB)먼저 박지선과 함께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개그맨 김원효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사람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과 함께 “아니길 바랐지만… 우리 지선이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글로 슬픔과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에 방송인 장영란도 그의 글에 댓글로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애도에 동참했다. 개그우먼 안영미는 이날 오후 MBC 라디오프로그램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를 진행하던 중 비보를 전해 듣고 생방송을 긴급히 중단했다. 그는 비보를 전해듣자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며 자리를 떴고 뮤지와 송진우가 그를 대신해 방송을 마무리했다. MBC 측은 안영미의 추후 방송 출연 여부에 대해 “추후 방송에 참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지헌도 “지선아”라는 글과 함께 기도하는 손 사진을 올리고 애도를 표했고 정종철은 “꿈이었음 좋겠다. 지선아...”라는 짧은 글로 애통한 심정을 드러냈다.가요계와 문화 각계에서도 추모는 이어지고 있다. 가수 현진영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지선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그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현진영은 “어쩌다 마주치면 아구 오빠 안녕하세요 하며 반갑게 인사하던 지선이”라며 “내 노래 ‘슬픈마네킹’을 너무 좋아한다며 가사 하나 틀리지 않고 토끼춤을 추며 노래하던 너의 모습이 생생하구나”라고 했다. 이어 “너무나 놀라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지선아 비통하고 가슴이 너무 아프다...왜...”라며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길...”이라고 덧붙였다.그룹 2PM의 준호(본명 이준호)는 까만 바탕의 사진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글을 게재해 조의를 표했다. 영화평론가 겸 작가 허지웅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박지선 님과 어머니의 명복을 빈다. 주변의 힘든 이웃들에게 공유해달라”며 책에서 발췌한 구절을 SNS에 공유, 자신의 방식으로 고인을 애도하고 위로했다. 그가 공유한 책의 구절은 삶을 계속 이어가라며 응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영화 번역가 황석희 역시 인스타그램에 “친절하라,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당신이 모르는 싸움을 치러내고 있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박지선님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앞서 박지선은 이날 오후 1시 44분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고인의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 측은 “박씨 측 가족의 신고로 출동했다”며 “현장에서 모친이 작성한 듯한 유서성 메모를 발견했다.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경찰 측은 “구체적인 사망 경위 등은 밝혀지지 않아 조사 중”이라면서도 “부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지선은 박지선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담백한 개그 스타일과 함께 밝고 명랑한 모습, 뛰어난 진행 실력과 입담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김준현과 유민상, 박영진, 김원효, 곽현화, 허경환, 최효종, 장도연, 박성광 등 개그맨들과 동기로 KBS2 ‘개그콘서트’에 제2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꼽혔다. 특히 박지선은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이 가장 행복했을 때가 친구들을 웃겼을 때라는 사실을 떠올려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코미디언의 꿈을 키워온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그는 데뷔해인 2007년 KBS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할한 이후 2008년 우수상, 2010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2012년에는 SBS 연예대상 러브FM 부문 라디오 DJ상을 수상했다.걸출한 입담과 음악 및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은 조예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Mnet ‘비틀즈 코드’ 등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등 각종 행사 및 제작발표회 MC로 활약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방송 고정 출연은 지난 3월 종영한 EBS ‘고양이를 부탁해 시즌4’가 마지막이었다.
- 박지선, 2일 모친과 숨진 채 발견…동료 개그맨들 '비통'(종합)
- 박지선(사진=KBS)[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공지유 기자] 개그우먼 박지선(36)씨가 2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들 모녀의 가족 신고를 받아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시점과 범죄 혐의점, 극단 선택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박지선은 1984년 11월 3일 생으로 생일을 하루 앞두고 이 같은 비보를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개그 활동을 함께 했던 안영미는 이날 라디오 생방송 도중 스태프에게 비보를 전해듣고 “네? 네?”라고 되묻더니 급히 자리를 떠났다. 김원효는 SNS에 “아니길 바랐지만, 우리 지선이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게재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박지선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담백한 개그 스타일과 함께 밝고 명랑한 모습, 뛰어난 진행 실력과 입담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김준현과 유민상, 박영진, 김원효, 곽현화, 허경환, 최효종, 장도연, 박성광 등 개그맨들과 동기로 KBS2 ‘개그콘서트’에 제2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꼽혔다. 특히 박지선은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이 가장 행복했을 때가 친구들을 웃겼을 때라는 사실을 떠올려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코미디언의 꿈을 키워온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그는 데뷔해인 2007년 KBS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할한 이후 2008년 우수상, 2010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2012년에는 SBS 연예대상 러브FM 부문 라디오 DJ상을 수상했다.걸출한 입담과 음악 및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은 조예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Mnet ‘비틀즈 코드’ 등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등 각종 행사 및 제작발표회 MC로 활약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방송 고정 출연은 지난 3월 종영한 EBS ‘고양이를 부탁해 시즌4’가 마지막이었다.
- 故 박지선은 누구?…'개콘' 황금기 열고 '착한 개그'로 사랑 받은 예능인 [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개그우먼 박지선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소식에 누리꾼들은 충격과 함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개그우먼 박지선.2일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박지선은 이날 오후 마포구 자택에서 오후 1시 44분쯤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6세. 경찰 측은 “박씨 측 가족의 신고로 출동했다”며 “사망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사망 시점 및 구체적인 경위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개그우먼 박지선은 생전 담백한 개그 스타일과 함께 밝고 명랑한 모습, 뛰어난 진행 실력과 입담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김준현과 유민상, 박영진, 김원효, 곽현화, 허경환, 최효종, 장도연, 박성광 등 개그맨들과 동기로 나란히 ‘개그콘서트’에 제2의 전성기를 불어넣은 코미디의 주역으로 통했다. 개그우먼으로 데뷔 전 화려한 학벌 및 이력도 화제를 모았다. 박지선은 데뷔 전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대학을 졸업한 후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이 가장 행복했을 때가 친구들을 웃겼을 때라는 사실을 떠올린 뒤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코미디언의 꿈을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데뷔하자마자 KBS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개그콘서트’에서 “참 쉽죠잉?” 등 각종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트렌드를 이끌었고 동기인 개그맨 박성광과 콩트 및 예능으로 러브라인을 형성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안겼다. 특히 남을 깎아내리지 않는 ‘착한 개그’, ‘건강한 개그’로도 얼마든지 대중을 웃길 수 있음을 몸소 입증하며 각종 상을 휩쓸었다. 2007년 신인상을 시작으로 2008년 우수상, 2010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한 개그우먼으로서 입지를 다졌고 2012년에는 SBS 연예대상 러브FM부문 라디오 DJ상을 수상했다.그런 그에게도 고충은 있었다. 그는 과거 방송을 통해 다른 개그맨들처럼 화장이나 특수분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지병으로 인한 민감성 피부를 언급하며 활동하면서 느끼는 고충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좌절에 그치지 않았고 이를 차별성이자 강점으로 전환해 방송에 신선함을 불어넣어줬다는 평이다. 개그 외에 연기에도 도전한 바 있다. 2011년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공주병에 걸린 영어교사 박지선 역을 맡으며 연기에 입문했다. 그 외 걸출한 입담과 음악 및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깊은 조예로 ‘유희열의 스케치북’, ‘비틀즈 코드’, ‘김생민의 영수증’ 등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등 각종 행사 및 제작발표회 MC로 활약하며 방송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평창으로 떠나는 가을 나들이
- [이데일리 트립 in 장세희 기자] 올가을 단풍 구경을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평창으로 언택트 여행, 랜선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구름이 수놓은 아름다운 하늘,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 붉게 물든 단풍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는 평창 여행지 3곳을 소개한다. 가을 꽃구경 하러 한국자생식물원한국자생식물원을 거닐다 보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자생식물, 멸종위기식물 등을 마주하게 된다. 외래종과 원예종이 범람하는 시대에 자생식물의 아름다움을 차차 알게 되는 곳이다. 산책로를 따라 곳곳에 팻말이 조성되어 있는데 우리 꽃과 나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팻말을 읽고 나서 그 식물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며 맞추는 재미가 쏠쏠하다. 느긋하게 길을 걷다 보면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비껴 들어오고 꽃, 풀, 나무 내음이 온몸을 감싼다. 가을이 되면 샛노란 산국, 구절초, 개미취 같은 국화과 식물들과 용담, 솔체꽃 등의 화려한 보라색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아름다운 빛깔에 발걸음을 멈추고 자꾸 사진을 찍게 된다. 많이 봤던 익숙한 꽃을 보면 반갑고, 새롭게 이름을 알게 된 꽃을 보면 괜히 마음이 들뜬다. 마가목, 찔레, 산딸나무를 비롯한 열매도 볼 수 있으며 곱게 물든 단풍 아래서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식물원을 모두 둘러보고 나면 상설전시장인 솔바람 갤러리가 나오는데 우리꽃 그림전, 사진전 등 다양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늑한 산장에서 사계절 우리꽃의 자태가 담긴 예술작품을 볼 수 있으며 시즌별, 월별 기획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자생식물원에서는 식물원뿐만 아니라 힐링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 있는데 출입구 쪽에 위치한 ‘북카페 비안’이다. 벽면에 책장이 가득 메워져 있고 책을 편안히 읽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넉넉히 마련되어 있다. 따뜻한 난로를 쬐며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이 이곳의 묘미다. 북카페 옆 널찍한 유리온실에서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볼거리가 다양한 숲속판매장에서는 직접 염색하고 말린 꽃으로 만든 압화 제품, 도자기 소품, 도자기 화분, 우리꽃 분경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도예를 전공한 전문가와 함께 도자기 그림 그리기, 압화 부채 만들기 등을 통해 생활 도자기나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드넓은 초원을 거닐 수 있는 하늘목장축구장 1,400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하늘목장은 40년 동안 목장 본연의 역할을 하다 2014년에 처음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넓고 가장 높은 하늘을 볼 수 있는 하늘목장에서는 트랙터 마차를 타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하는 것이 묘미다. 32인승의 거대한 마차를 타고 신선한 바람을 들이마시며 언덕을 오르는 기분은 제법 상쾌하고 짜릿하다. 창 너머에 소나무와 초원을 배경으로 말이 자유롭게 뛰놀고 젖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드넓은 방목지와 영화 촬영지 공원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하늘과 맞닿은 풍력발전단지와 하늘마루 전망대에 다다르게 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금빛으로 물든 탁 트인 목장 전경은 물론 울긋불긋한 산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곳곳에는 억새풀들이 만발해 있으며 운치 있는 풍경을 선사한다. 구름이 수놓은 하늘, 하얀 풍력발전기, 금빛 초원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환상적인 가을 사진으로 남을 것이다. 전망대에서 대관령 최고봉인 해발 1,157m의 선자령까지 트레킹을 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선자령에서는 가까이 느껴지는 하늘, 끝없이 이어진 산등성이, 굴곡진 초원을 바라보며 물아일체를 경험하게 된다. 하늘목장에는 이렇게 트레킹뿐만 아니라 전문 승마 코치를 동반한 승마 체험, 양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가지각색의 자연 체험을 하고 싶다면 하늘목장이 제격이다. 다양한 동물들과 교감하는 순수양떼목장순수양떼목장은 다른 대관령 목장과 달리 다양한 동물과 가까이서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먹이주기 체험이 특성화된 곳으로, 입장료에는 사료 한 봉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양, 산양, 알파카 등을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순수양떼목장은 대관령에서 유일하게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목장으로 반려견과 추억을 쌓기 좋은 공간이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로를 따라 초원 방목지를 오르고 다양한 동물과 인사를 나누는 것은 색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순수양떼목장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길가를 자유롭게 거니는 양과 함께 걷는 것이다. 복슬복슬한 털을 만져보기도 하고 졸졸 따라오는 양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양과 같이 걸으니 반려동물 생긴 것처럼 든든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걷다가 여러 방목장을 지나면 해발 1,000m 고산에 위치한 하늘 전망대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에서는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초원을 뛰노는 양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네도 설치되어 있어 마치 하늘을 나는 듯 그네를 타며 멋진 인생사진도 남길 수 있다. 하늘 전망대에서 좀 더 올라가면 말풍선 포토존이 나오는데 감성 사진을 찍거나 절벽 쪽에 마련되어 있는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해질녘의 노을을 즐기는 것도 좋다.내려오는 길에는 귀여운 토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토끼마을이 있으며, 그 옆에 피톤치드 숲길로 안내하는 바람길이 펼쳐진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상쾌한 공기에 가슴 속 답답함이 풀리고 어느새 소원 비는 나무 앞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소원도 빌고 산등성이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 [시대藝인] "그림은 외로운 일"…언젠가 점 하나로 제주 표현한다더니
- 변시지의 ‘폭풍의 바다’(1989). 1975년부터 2013년 타계하기 전까지 38년간 머문 제주에서 작가는 처연한 황톳빛에 실은 폭풍과 바람을 수없이 옮겨냈다. 지팡이에 온몸을 의지한 사람과 그 곁에 선 조랑말, 요동치는 땅과 하늘, 휘청거리는 소나무 등은 제주시절 내내 작가와 작품을 지킨 중요한 소재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오늘도 폭풍이 몰아친다. 저 비바람을 견뎌내려면 달리 방법이 없다. 웅크리고 수그려야 한다. 초가지붕을 얽은 밧줄이 그렇듯, 잡고 묶어 버텨야 한다. 그 순간 바라는 게 있다면, 여린 지팡이에 의지한 내 몸의 운신보다 부디 저 조랑말이 놀라 도망치지 않기를, 뒤꼍 소나무가 제 가지를 꺾지 않기를, 절망도 사치고 희망도 과분하고 그저 세상이 온전히 살아남아 있기를. 한 점 그림이 쏟아내는 겹겹의 서사. 미처 다 꺼내놓지 못한 이야기들이 저 벽에 걸렸나 보다. 비바람 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대신 처연한 색만 남겼다. 휘몰아치던 그날 제주의 폭풍을 서울의 화랑까지 몰고 온 이는 화가 변시지(1926∼2013).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연 회고전에 그이가 오랜만에 먼 길을 떠나왔다. ‘변시지, 시대의 빛과 바람’이란 테마로 40여점을 걸었다. 바람과 폭풍, 맞다. 이 모두는 제주로부터 불어왔다. 제주 출신인 작가가 세상을 돌고 돌다가 50세에 다시 제주로 귀향, 87세에 타계하기까지 38년간 붓끝에 담아낸 ‘제주’다. ‘태풍’(1982·1987), ‘폭풍’(1984·1989·1991), ‘폭풍의 바다’(1989·1990·1993) 등 이른바 ‘바람 시리즈’를 앞세워 ‘성산포’(1987), ‘산방산’(1990), ‘고목’(1991), ‘오름’(1992), ‘귀로’(1995), ‘고독’(1995), ‘갈래길’(1998), ‘하늘로 가려는 나무’(2003) 등등, 마치 그이의 일대기를 보여주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손님을 맞는다. 변시지의 ‘성산포’(1987). 바람이 잠잠해진 제주 해변가에 웅크린 소년이 뭔가를 땅에 그리고 있는 그 뒤로 성산일출봉이 거대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들 모두는 “하얗다 못해 누릿한” 황토색 바탕에 먹선만으로 그려 얹는 작가의 독특한 조형언어를 입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람 하나, 초가 한 채, 조랑말 한 필, 소나무 한 그루, 까마귀 한 마리, 돛단배 한 척, 멀리 섬 하나, 그 섬을 비추는 해 하나. 작품에는 뭐 하나 특별하지 않은 소재로 특별한 분위기를 빼는 결정적 무기가 있다. 바로 ‘황토’다.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눈이 아릴 듯한 그 색으로 또 빛으로 사람의 가슴을 짓누르는 돌덩이 하나씩 던지고 있는 거다. △황톳빛 바탕에 먹선으로 바람·고독 그려제주 서귀포에서 났다. 여섯 살 남짓 됐을까. 가족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고. 씨름에 재능이 있었나 보다. 소학교 2학년이던 1933년 대회에 나가 상급생과 겨뤘단다. 그런데 그날 심하게 다친 다리가 그의 일생을 바꾸게 될 줄은 몰랐을 거다. 하나는 그이가 평생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림공부에 몰입하게 됐다는 거다. 오사카미술학교에 진학한 그이가 당대 일본 화단의 거장이던 데라우치 만지로 도교대 교수의 문하생이 된 것도 어찌 보면 운명이었다. 그의 일생 화업에 흐르던 후기 인상파 표현주의 기법이 나오게 된 발단이기도 했으니끼. 그저 ‘그림을 그렸다’로 끝나지 않았다. 1948년 일본 최고 권위 미술전 ‘광풍회전’에 나서 최고상까지 받았다니. 23세였다. 한국인으로 처음이었고, 일본인을 끼워서도 가장 젊은 나이였다. 변시지의 ‘폭풍’(1989). 하늘과 바다, 땅의 흐름을 뒤바꾸는 바람이 거세게 밀려들고 있다. 작가는 “바람 부는 제주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고, “고독, 인내, 불안, 기다림, 제주의 역사는 바람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일본에서 ‘잘나가던’ 작가가 불현듯 한국에 돌아온 건 1957년 서울대 교수로 초빙하겠다는 제안 때문이었단다. 하지만 1년만에 그만두고 만다. 한국사회에도 화단이란 조직에도 적응하지 못한 거다. 대신 창덕궁 비원 등을 소재로 한국의 화풍을 찾겠다는 소신을 내보였다. “민족적인 기반 위에 나의 예술을 세워야겠다”고 했더랬다. 그 시간이 얼추 20년, 하지만 ‘우아한 한국의 전통미’는 그의 일색이 되진 못했던 것 같다. 결국 1975년 제주로 낙향을 결심했다. 그의 나이 쉰이었다. 사실 비원을 그리는 붓질로 제주를 표현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제주’ 역시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피를 말렸고. “작품이 안 되니 술로 배를 채웠는데, 하루만 마시지 않아도 못 살 것 같은 폭음의 세월이었다”고 회고할 정도였으니. 그러던 어느 날 ‘개안 했다”는 때를 맞고야 만다. “나이 오십에 섬의 척박한 역사와 수난으로 점철된 섬사람들의 삶에 개안 했을 때 나는 제주를 에워싼 바다가 전위적인 황톳빛으로 물들어감을 체험했다”고 했다. “하얗다 못해 누릿한” 황토색 바탕에 먹선으로 대상을 그려 얹는 독특한 조형어법이 기어이 탄생을 본 거다. 생전의 작가 변시지. 제주 작업실, 작가 뒤편에 배경처럼 걸린 작품은 1982년 완성한 ‘태풍’(1982)이다(사진=가나아트센터).△“바람 부는 제주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니”그렇게 작가의 화풍은 의도를 했든 아니든 분명한 경계를 가지게 됐다. 일본시절(1931∼1957), 서울시절(1957∼1975), 제주시절(1975∼2013). 이번 전시는 그중 제주시절만 들여다본다. 이 시절을 작가와 함께한 중요한 것들이 있으니, 앞서 얘기했던 사람, 조랑말, 까마귀, 초가, 소나무 등. 그중 ‘사람’에게 작가는 소년부터 중년까지 미묘한 세월의 무게를 감내하는 역할까지 부여하는데, 맞다. 짐작할 수 있듯 ‘지팡이를 짚은 작가’로 보이는 거다. 집 주위를 거닐거나 꺼질 듯 웅크리고 앉았다. 땅바닥에 뭔가를 그리기도 하고 먼 수평선을 하염없이 내다본다. 간혹 해녀가 등장하고, 까마귀가 떼로 날지만, 그저 자리 비운 사람을 대신하는 것처럼만 보인다. 변시지의 ‘고목’(1991)과 ‘바람’(2005). 1980년대 중반 이후 나온 ‘검은 바다’ 시리즈다. 이제 비로소 그이의 밤과 낮이 선을 긋게 되는데, 황톳빛을 거둬낸 자리에 칠흑같은 검은빛을 들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 시절 작품세계에 변화가 있다면 1986년 이후 등장한 ‘검은 바다 시리즈’라 할 거다. 비로소 그이의 밤과 낮이 선을 긋게 되는데. 어둠의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칠흑같이 검은 바다, 눈이 부셔 제대로 쳐다볼 수도 없는 노란 하늘. 물론 밤낮의 일갈에도 굴하지 않는 지독하게 누런 황톳빛, 그치지도 않고 불어대는 바람·태풍은 그대로지만. 도대체 바람이 뭐길래. 오래전 작가는 그 힌트를 비추기도 했다. “바람 부는 제주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서”라고. “고독, 인내, 불안, 기다림, 제주의 역사는 바람으로부터 시작됐다”고. 그러곤 고독했던 소년은 외로운 노인이 됐다. 그렇다고 그게 못내 씁쓸한 일만은 아니었던 듯하다. 작가는 ‘노인의 경지에 이르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했으니. “동양의 미는 노경에 있고, 노경은 자연에서 완전히 성숙한다”고 말했으니. 그 방법으로 ‘지워나가기’를 택했나 보다. 말년에 이르러 그이는 엉킨 바다와 하늘에 가는 선 하나를 긋고 작은 배 한 척만 띄우고선 그림을 마무리한다. ‘점 하나’(2005)다. 그에 관한 얘기는 타계 한 해 전인 2012년에 한 인터뷰에서 나왔다. “그림을 그린다는 건 외로운 것이다. 근래에는 초가집도 빼고, 까마귀도 빼고, 사람도 빼고, 그저 바다와 하늘만 그릴 때가 있다. 등장하는 소재들이 점점 사라지고, 언젠가는 점 하나로 제주를 표현하고 싶다.” 변시지의 ‘점 하나’(2006). 말년에 이르러 작가는 반복하던 소재를 하나씩 지우고, 오로지 색만으로 제주를 불러내기도 했다. 엉킨 바다와 하늘에 가는 선 하나를 긋고 작은 배 한 척만 띄우고선 마무리한 그림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온통 제주로 범벅을 하고도 그이는 제주화가로 남는 일은 극구 부인했단다. 전시장에서 만난 큰아들 변정훈 아트시지재단 이사장은 “아버지는 내 그림이 제주에서 이뤄졌지만 제주를 벗어나는 게 목표라 했다”고 일러줬다. 이번 회고전이 그 단초가 될까. 재단이 소장한 작가의 작품 수는 1300여점. 이들을 지켜낼 수 있게 미술관을 만드는 건 아들의 목표라고 했다. 전시는 11월 1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