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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새벽배송]바이든 승리 가능성에 안도하는 시장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개표 이틀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대통령은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집계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앞선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대통령에 당선된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현직 대통령)는 미시간주 등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뉴욕증시는 조 바이든 승리 가능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1~2%대 상승했다.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 전망에 1900달러를 넘어섰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바이든, 딱 7표만 더..“개표 후엔 승리할 것”-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개표 이틀째, 바이든 후보가 우세로 점쳐지고 있음-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트럼프는 214명을 확보했음.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경우 대통령에 당선되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는 고작 7명 남은 상황-워싱턴포스트 등의 경우 바이든은 253명, 트럼프는 214명을 확보한 상황. 애리조나를 아직 격전지로 분류해놨다는 점이 WSJ와 차이를 보이는 이유 -바이든은 모든 투표를 수거해야 하고 개표가 끝나면 승자로 선언된다는 것에 의심을 하지 않는다며 자신감 피력 ◇ 트럼프 캠프, 미시간·조지아주에서 1심 패소-트럼프 후보가 대통령 선거 개표와 관련 불복 소송을 공언했지만 캠프 측이 낸 소송이 잇따라 기각-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가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개표 과정의 문제를 이유로 제기한 소송이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주 1심 법원은 캠프 측이 개표를 문제 삼으면서도 소송이 이미 개표가 한참 진행된 뒤 제기됐고 소송 대상도 잘못됐다고 판단-트럼프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근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모든 주들이 유권자 사기와 선거 사기로 인해 우리에게 법적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며 “증거는 많고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밝혀 -네바다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추가 소송을 내겠다는 계획◇ 뉴욕증시, 美 대선 긍정 평가..나스닥 2%대 상승-5일(미 동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2.52포인트(1.95%) 상승한 28,390.18에 마감-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7.01포인트(1.95%) 오른 3,510.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0.15포인트(2.59%) 급등한 11,890.93에 마쳐-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애플이 3.55%, 마이크로소프트가 3.19%, 페이스북이 2.54%, 아마존이 2.49% 오르는 등 대형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 이어져◇ 바이든 승리 가능성..국제금값 1900달러 돌파-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2.7%(50.60달러) 뛰어오른 1,946.80달러에 거래를 마쳐. 9월 18일 이후 7주 만에 최고가-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금값도 오른 것이란 시장의 평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시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 패키지를 집행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 -영란은행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해 부양책을 편 것도 금값에 긍정적-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9%(0.36달러) 떨어진 38.79에 마감 ◇ 제롬 파월 “코로나19 확산 우려..추가 부양 필요”-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급증 사태에 대해 “특별히 우려스럽다”고 밝힘-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제로금리’ 유지 결정을 내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전망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며 이같이 밝혀 -그는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을 통한 추가 부양이 필요할 것 같다”고 기존 생각을 거듭 밝힘 ◇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75만건..실업난 지속-최근 일주일 사이 미국의 새 실직자 수가 70만명대를 유지.-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25~3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5만1000건으로 전주(75만8000건) 대비 7000건 감소-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73만5000건)를 웃돈 수치
- [이주헌의 혁신@미술]<20> 돈에 눈뜬 미술…'비즈니스 코치 시대' 열다
- 데이미언 허스트의 ‘찬가’(Hymn·1999). 높이 6m, 무게 6t에 달하는 이 거대한 조각작품은, 허스트가 아들이 가지고 놀던 15파운드(약 2만 2000원)짜리 ‘어린이 해부학 장난감’을 크기만 키워 만든 것이다.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가 100만파운드(약 15억원)에 이 작품을 사들여 2000년 연 전시에서 처음 공개했다. 허스트는 ‘찬가’를 총 4점 제작했는데, 그 중 한 점을 한국 아라리오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다. 사진 속 작품은 충남 천안 아라리오조각공원에 설치돼 있다(사진=ⓒ아라리오컬렉션&아티스트·아라리오갤러리 제공).미술은 사람을 움직였습니다. 밥으로만 채울 수 없는 풍요와 평화를 안겨줬으니까요. 그림의 힘이고 조각의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미술의 역할이 이뿐이라 한다면 미술을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문명을 이끌고, 의식을 뒤집고, 결정적으로 돈의 흐름을 주도했던, 그것을 못 본 겁니다. 미술의 사조와 양식이 탄생할 때마다 세계경제에는 ‘변화의 그림’이 걸렸습니다. 바로 ‘혁신’을 주도했던 겁니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주헌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미술로 이룬 혁신’의 현장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상으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주헌 미술평론가]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작품들로 1990∼2000년대 세계 미술계를 휩쓴 YBAs(Young British Artists). 그 선두주자인 데이미언 허스트(55)는 새롭고 선구적인 ‘비즈니스 전략’으로 남다른 성공을 거뒀다. 자신은 창작에만 전념하고 자신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도맡아 처리해줄 ‘재무·경영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다. 매니지먼트산업이 발달한 연예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비즈니스 체제이지만, 이런 체제는 사실 최근까지도 미술인 사이에서는 지극히 생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이 같은 비즈니스 전략을 택함으로써 허스트는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맛볼 수 있었고, 미술인으로 하여금 미술을 보다 산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자연히 그 이후 뛰어난 활약을 보인 젊은 미술가들 가운데서는 허스트의 ‘혁신’을 좇아 비슷한 종류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 허스트가 속한 YBAs는 ‘대처의 아이들’이라고 불린다. 원래 대처의 아이들은 영국 마거릿 대처의 집권기(1979∼1990)에 교육을 받은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대처리즘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경기를 회복시켜 이른바 ‘영국병’을 치유하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복지와 교육·문화 분야의 예산과 지원을 크게 줄여 특히 젊은 예술가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그렇게 ‘문화의 낙후화’를 경험한 세대가 YBAs고, 그래서 그들 또한 대처의 아이들로 불리게 됐다. 그러나 이렇게 열악해진 문화적 환경이 허스트를 비롯한 YBAs에게는 오히려 큰 기회가 됐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공적 제도와 기관에 의지할 수 없게 된 젊은 예술가들은 어떻게 해서든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가졌고, 이를 위해 전통적인 예술가상을 떨쳐버리고 이른바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게 됐다. 그 선두에 바로 허스트가 서 있었다. △전통적 예술가상 떨치고 ‘기업가정신’ 무장해 성공허스트는 아직 미대생이던 1988년, 동료 미술학도들을 추동해 ‘프리즈’(Freeze)라는 전시를 조직했다. 이들은 전시장소였던 런던 항만공사 건물 섭외에서부터 작품 설치, 홍보, 마케팅, 판매에 이르기까지 어떤 갤러리나 기관의 도움도 받지 않고 ‘DIY’로 일관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전시를 학생들의 아마추어 전시쯤으로 생각한 사람들은 현장에 가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작품의 완성도도 매우 높았지만, 완벽한 디스플레이에 고급스러운 도록, 거기에 저명한 평론가의 서문까지 모든 것을 ‘최고 수준’으로 선보였던 것이다. 홍보 또한 완벽하게 해서 당대 최고 컬렉터인 찰스 사치(73·사치갤러리 설립)와 최고의 큐레이터인 니컬러스 세로타(74·전 테이트미술관장)도 이 전시를 보러 갔다. 젊은 미술학도들의 ‘자생력’에 강한 인상을 받은 사치는 한동안 허스트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돼 이후 그의 성공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바로 이 도약의 시기에 허스트는 죽음 같은 섬뜩한 주제 아래 상어를 포르말린 상자에 넣어 내놓거나 반으로 가른 어미 소와 송아지를 포르말린 상자에 넣어 내놓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작품들로 승승장구했다. 그 결과 허스트는 1995년 영국 최고의 미술상인 ‘터너 상’을 거머쥐었다. 자연히 수입도 급격히 늘어났다. 그런데 바로 이 성공으로 허스트에게 골치 아픈 문제가 생겼다. 바로 세금 정산이었다. 갑자기 돈을 많이 벌게 된 허스트는 세무문제에는 젬병이어서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허둥지둥하는 사이 체납액이 발생하는 등 내야 할 세금은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허스트는 돈을 버는 게 재앙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데이미언 허스트가 2012년 미국 뉴욕 가고시안갤러리가 연 ‘데이미언 허스트: 1986∼2011 스폿 페인팅의 모든 것’ 전에서 포즈를 취했다. 당시 전속화랑이던 가고시안갤러리와 손잡고 일명 ‘땡땡이그림’만으로 뉴욕·런던·파리·홍콩 등 8개 도시의 11개 가고시안갤러리에서 글로벌 세일에 돌입한 자리였다.△돈을 두려워했던 허스트에게 던피 “돈은 즐기는 것” 이때 허스트 앞에 혜성처럼 등장한 사람이 회계사였던 프랭크 던피(1937∼2020)다. 던피는 배우 이멜다 스턴튼, 레이 윈스턴 등 주로 연예인이나 공연업계 종사자들의 재무와 비즈니스를 관리해주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우연히 런던의 한 클럽에서 허스트의 어머니를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을 계기로 1995년부터 허스트의 매니지먼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훗날 그에게 붙은 별명이 ‘허스트 제국의 건설자’이니 결과적으로 둘의 결합은 매우 성공적인 것이었다. 물론 이는 비즈니스와 관련한 자신의 단점을 직시하고 화가에게도 매니저 혹은 비즈니스 코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각한 허스트의 선구적인 깨우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혁신이었다. 던피는 허스트의 일을 맡아 보면서 그가 실은 비즈니스 감각이 매우 뛰어난 예술가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문제는 돈에 대한 허스트의 부정적인 관념이었다. 세무문제로 곤경을 겪은 데서 알 수 있듯 허스트 역시 전통적인 예술가들처럼 돈에 대해 ‘무지’했다. 그래서 그 부정적인 돈 관념만 바꿔준다면 시장에서 그의 가치를 훨씬 크게 제고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던피는 허스트에게 “돈은 관리하는 것일 뿐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경제교육을 하듯 핵심적인 조언을 계속하자 허스트도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훗날 허스트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돈에 대해 개의치 않았다. 아니 그런 척했는지 모른다. 돈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하지만 프랭크가 돈에 대한 나의 관념을 바로잡아줬다.” 작품 ‘찬가’(1999)가 100만파운드(약 15억원)에 팔렸을 때 아직 30대의 젊은 작가로서 허스트는 ‘내 작품이 과연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과 당혹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예술이 지닌 시장 가치를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때도 던피는 이렇게 충고했다. “가치에 대해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미술작품의 값어치는 (네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다음 사람이 얼마를 지불하느냐에 달려있을 뿐이야.” 던피는 철저하게 시장 논리와 평가에 기초해 허스트의 작품을 세일즈했고, 그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허스트의 다이아몬드 해골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2007)가 5000만파운드(약 734억원)에 시장에 나왔을 당시 그 가격을 납득하기 어려웠던 한 기자가 “가격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자, 던피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너무 싸게 내놨다”고 응수할 정도였다.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씌운 해골 ‘신의 사랑을 위하여’(2007). 데이미언 허스트가 실제 18세기에 살았던 사람의 두개골에 백금을 입히고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박아 제작했다.△갤러리와 수익 배분비율 조정 등 합리적 ‘사업’ 허스트의 미술 비즈니스를 관리하면서 던피가 허스트에게 안긴 가장 큰 사업적 이득은 그와 갤러리의 수익 배분비율을 5대 5에서 7대 3, 8대 2로 조정한 것이었다. 심지어는 9대 1인 경우도 있었다. 미술가와 갤러리의 배분비율은 일반적으로 5대 5가 국제적인 관례다. 미술가는 시장에서 인기가 올라도 갤러리와 이를 재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협상력에 한계가 있는 데다가 “미술가가 돈만 밝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를 대리인으로 두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회계사로서 던피는 철저하게 데이터에 기초해 합리적인 분석으로 이 같은 비율을 관철해냈다. 던피의 합류로 생긴 시너지 효과가 가장 잘 드러난 사례 가운데 하나는 2008년 9월 15일 런던 소더비에서 진행한 허스트 단독경매다. 작가와 경매사, 이 둘 사이를 섬세하게 조율한 던피는 무려 2억 75만달러(약 2356억원)의 낙찰총액으로 화가 단독경매로는 깨지지 않을 최고기록을 이끌어냈다. 물론 이차시장인 경매에는 한 번 이상 팔렸던 작품이 올라오는 게 관례인데, 이런 관례를 깨뜨리고 신작들을 대거 내놓았으니 일차시장을 구성하는 갤러리 쪽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이해가 충돌하고 정교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이런 프로젝트는 화가 혼자서 풀어가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던피 같은 유능한 매니저가 없었다면 경매사와 세세한 조건을 조율하고 전속 갤러리들의 불만을 잠재우며 매끄럽게 홍보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미술도 이제 연예산업처럼 에이전트나 기획사가 따라붙는 산업화의 시대가 왔음을 이렇듯 허스트와 던피가 선구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 ‘YBAs’(Young British Artists) 1980년대 말부터 활약한 영국의 젊은 미술가들을 통칭한다. 화가·조각가·아티스트 등 장르를 망라한 예술가집단으로 데이미언 허스트를 앞세워 트레이시 에민, 마크 퀸, 게리 흄, 채프먼 형제, 사라 루카스, 더글러스 고든, 제니 사빌 등 현대미술을 이끌어온 대다수가 여기에 포함된다. 뚜렷한 개성과 독립적이고 자유분방한 미디어로, 전통적 회화·조각은 빼버린 파격적이고 스펙터클한 개념미술을 세상에 알렸다. 대다수는 런던 골드스미스대 출신이다. 1988년 졸업을 앞둔 허스트가 동료들과 기획한 전시 ‘프리즈’(Freeze)를 통해 처음 존재를 알렸다. 풋내기 작가들이 런던 도클랜드의 빈 창고건물을 무료로 빌려 준비한 ‘프리즈’ 전이 YBAs의 기원이 된 셈이다. 바로 그때부터였다. 영국의 주요 컬렉터이자 딜러인 찰스 사치가 이들 젊은 작가군단의 작품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고, 1992년 자신의 사치갤러리에서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란 타이틀로 전시를 열며 이들을 향한 열풍에 부채질을 했던 것. 실제 YBAs란 명칭은 이 전시를 통해 고유명사가 됐다. 이후 YBAs가 세계미술계에 ‘뜨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1997년 로열아카데미서 연 ‘센세이션’(Sensation) 전이 결정적이었다. 사치가 소장한 YBAs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내놓은 전시는 관람객 30만명을 불러 모았다. 고풍스러운 로열아카데미에서 전위적·실험적인 설치미술이 등장한 자체가 이미 ‘센세이션’ 했던 전시는, 비단 ‘젊은 스타작가 탄생’에 머물지 않고, 영국 현대미술의 부흥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1997년 영국 런던 로열아카데미에서 연 ‘센세이션’ 전 포스터.△이주헌 미술평론가는… 미술로 삶을 보고 세상을 읽는다. 좀 더 많은 이들이 미술을 통해 일상의 풍요를 누리도록 글 쓰고 강연하는 일이다. 소명으로 여긴다고 했다. 발단이 있다.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돌연 일간지 기자가 되면서다. 그림에 관심을 잃어서가 아니라 그림을 막은 생계 때문이었다. 낮에 일하고 밤에 그리자 했다. 하지만 ‘투잡’은 쉽지 않았다. 미술담당 기자생활에서 얻은 필력과 생각을 가지고 현장으로 나왔다. 미술을 대중과 제대로 연결하는 미술평론가의 ‘진정한’ 역할, 그것을 해보자 했다. 그렇게 가나아트 편집장을 하고, 학고재 관장을 오래 한 뒤 서울미술관 초대관장까지 지냈다. 지금은 양현재단 이사로 있으면서 온전히 글과 강연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은 책이 수십 권이다. 굳이 대표작을 꼽자면 ‘신화의 미술관’(2020), ‘리더의 명화수업’(2018), ‘역사의 미술관’(2011), ‘지식의 미술관’(2009),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1·2’(2005) 등이 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9부능선 넘은 바이든, 소송전 돌입한 트럼프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다음은 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 △1면 -9부능선 넘은 바이든, 소송전 돌입한 트럼프-秋-尹 싸움판 된 원전 경제성 논란-불확실성 걷히나…주식·채권·원화 트리플 강세-[사설]대혼란의 미 대선, 충격 최소화할 대응책 시급하다-[사설]최고금리 인하, 금융 사각지대 대책도 함께 내놔야△2020 미국의 선택-선거인단 264대 214…바이든, 경합주 4곳 중 하나만 잡아도 이긴다-바이든 사상 첫 7000만표 득표…2008년 오바마 넘어△2020 미국의 선택-‘개표 멈춰라’ 수백명 개표소 난입 시도…모든 표 계산 현수막 행진-우편투표는 사기…불리해진 트럼프 ‘불복소송’△2020 미국의 선택-바이든도 ‘자국우선주의’ 강해…韓에 美냐, 中이냐 선택 강요할 것-美국채 금리 돌연 급락…대선이 불확실성 키운 탓 장기적으로 증시에 악재△2020 미국의 선택-차별 딛고 선 한국계 첫 女의원 “내 이름은 순자, 공평한 교육 만들 것”-의회 장악 못한 반쪽 대통령…사사건건 대립할듯△2020 미국의 선택-혼란·불복 이어져도 증시 조정 없을 것…반도체·5G株 비중 늘릴 때-연 5% 수익률 목표라면 ‘인프라 펀드’ 추천-“내년 코스피 2850, 코스닥은 1000까지 갈 것”△해운·항공운임 급등에 수출中企 비상-亞~북미 해운운임 1년새 2.5배 쑥…그마저도 선박 부족해 납기 어기기 일쑤-“대기업도 1~2주는 대기…高운임 장기화 우려”-수급 불균형 심각…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2년 걸릴 듯△알아두면 쓸모있는 미래기술 <클라우드>-쌓아놓은 빅데이터 어디서든 꺼내 쓰고 슈퍼컴퓨터·SW역할까지 대신 해주죠-“기업별 맞춤 인프라로 디지털 전환 앞당겨”-솔루션 합치고 5G 연결하고…국내 클라우드 시장 ‘합종연횡’ 가속△정치-文대통령 美대선 점검회의 주재…靑 “韓美 외교일정 예정대로 추진”-反文 빅텐트 인물 찾는 野 ‘안철수 OK, 윤석열은 NO’-文대통령 “홍남기, 경제 회복 적임자”…또 한번 힘 실어줘-대선 전초전 앞둔 이낙연…‘부동산 해결’ 화합-여권인사 잇단 실언…野 “자격 의심”-美대선 이틀 지났지만 北 김정은 여전히 침묵△경제-건설업 사망사고 작년보다 11% 증가…소규모 사업장 추락사 반발-반도체·車 쌍끌이…경상흑자 2년 만에 100억불 회복-기본형 공익직불금 지급 게시…112만 농가에 2조2753억원 규모 △금융-삼성 손잡은 신한銀…인공인간 ‘네온’ 상담 서비스-산은, KDB생명 매각 또 불발되나-PK냐 호남이냐…금융권 인사에 쏠린 눈△산업·기업-트레이딩·식량 ‘양날개’…종합상사, 다시 난다-구조조정 항로 이탈한 아시아나-삼성D, 인도 OLED 공장 마무리 속도-“힘 합쳐도 힘들 판인데”…車업계, 연쇄 파업 조짐에 한숨-LG화학, 세계 최대 바이오디젤 기업과 동맹△산업·바이오-카톡 기반…커머스·콘텐츠 ‘성장’-언택트 효과…SKT·LGU+ 선방-중기부, 공영쇼핑 채용특혜 의혹 감사 착수-넷마블 첫 콘솔게임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정식 출시△소비자생활-곰표·천하장사…꿀잼 상품으로 회춘했네-KT&G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군고구마 인기 높은데 작황 부진 어쩌나-코로나 직격탄 맞은 호텔업계, 생존 위해 새단장 한다△이주헌의 혁신@미술-돈에 눈뜬 미술…‘비즈니스 코치 시대’ 열다△증권&마켓-빅히트 부진에 공모주 펀드 ‘썰물’…한달새 3500억 유출-“탈모케어 발판으로 건강 브랜드로 도약”-올리브영 프리IPO 놓고 투자자들 눈치싸움 치열△여행-해보러 왔소? 임 찾아왔지-점심엔 고기국수, 저녁엔 고사리육개장 고거 참 베지근 하네-바람따라 풍차따라…황혼을 마주한다△스포츠-고진영 “온탕냉탕 왔다갔다…컨디션 85% 이상 올라와”-골프장 코로나 예방지침 배포-김태훈 7언더파 무결점 버디쇼…‘대상·상금왕’ 향해 산뜻한 출발-나달, 통산 100승 달성-임성재·김시우 “갤러리 환호 속 플레이할 생각에 가슴 설렌다”△피플-이번엔 화훼농가 돕기…정의선의 ‘나눔 드라이브’-태광그룹, 아동보호시설에 6000만원 기부-“부친 뜻 이어받아…강원 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비씨카드, 코로나 극복 위한 ‘노사 공동 헌혈 행사’△오피니언-[목멱칼럼]국적 초월한 선비수련의 가치-[기고]카피캣을 카피타이어로 키우려면-[기자수첩]돌봄전담사 파업…아이들 먼저 생각해야△부동산-‘올라도 너무 올랐다’…부산·김포·천안 규제지역 지정되나 촉각-강남권 아파트 3곳 재건축 사업계획 승인-치솟는 전세값이…집값까지 밀어올렸다△사회-오늘 초등돌봄교사 절반 파업…학부모들 “아이들 인질로 잡아” 분통-‘닭갈비냐, 킹크랩이냐’ 김경수 오늘 운명의 날-“국정농단과 유사한 사건” 檢, 정경심에 징역 7년 구형-檢 윤석열 부인 의혹 반부패 2부에 배당-수능볼때 마스크 필수…벗어서 신분 확인-대법 ‘전 남편 살해’ 고유정 무기징역 확정
- 서울 빈집 ‘2000여채’ 뿐…‘알짜’ 전세대책 있나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잇달아 ‘전세 안정화 대책’을 언급 하면서 24번째 부동산대책 발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 등 관계부처에서도 실무 작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다만 전세난이 계속되자 앞서 김 정책실장이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공실 상태인 아파트, 단독주택을 전세로 전환하는 안을 내비쳤지만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속 빈 강정’격의 실속없는 대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5일 이데일리가 국토부와 서울시 등에서 입수한 서울시 빈집 통계를 보면 단독주택과 연립, 다세대, 아파트, 다가구주택 등 빈집은 총 3336가구로 확인됐다. 그러나 다세대나 아파트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따른 빈집이 대부분이어서 이를 제외한 단독주택만 보면 2451가구에 불과했다. 자치구별로는 종로구에 빈 단독주택이 346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용산(328가구), 노원(236가구), 성북(179가구), 강북구(157가구), 서대문구(145가구) 등의 순을 보였다. 전세난이 상대적으로 심한 송파구와 서초, 강남, 강동구는 각각 35가구, 20가구, 11가구, 32가구로 물량이 강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없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으로는 전세난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빈집을 수리해 저렴한 공공임대로 공급할 수 있는 면에서 공급의 효과가 바로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러나 문제는 총량과 면적유형, 주거의 질인데 아파트 보다는 다세대, 다가구주택의 비중이 더 커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고 공급 총량 역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3217가구로 올해(4만2173가구)의 절반수준으로 급감한다. 올해보다 2만여채가 부족한 데 빈집 2000여 채로는 10% 수준에 그쳐 전세난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주택 전셋값 상승폭이 올해 예상치인 4.4%보다 더 확대된 5.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중형 공공임대아파트’ 공급을 중장기적 과제로 보고 단기적으로는 대출 등 규제를 일시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공공임대는 중장기적 공급안으로 옳은 방향으로 본다”며 “단기적으로는 대출이나 양도세 완화, 조합원 등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 등의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주는 방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자료=한국감정원)한편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11월1주차(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올라 지난주(0.10%)보다 0.01%포인트(p) 상승했다. 강북권은 마포구(0.15%), 용산구(0.12%)가 강남권은 송파구(0.21%), 서초구(0.20%), 강남구(0.19%), 강동구(0.18%) 등의 순을 보이며 올랐다. 감정원 관계자는 “저금리, 계약 갱신청구권, 청약 대기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과 가을철 이사수요의 영향으로 매물 부족현상 지속하는 가운데 강남·강북권 학군 및 역세권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 공시가 인상, 전월세값에 기름…악순환고리 두터워질라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집값이 안올라도 공시가는 오른다니, 보유세 부담을 집주인이 월세로 전가시킬까 걱정이다.”(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A아파트 임차인)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라 집값이 안 올라도 보유세 부담이 커지게 돼 집주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문제는 집주인뿐 아니라 세입자 걱정도 크다는 점으로, 집주인들이 세부담을 세입자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에 ‘부동산 블루’(부동산 우울증) 현상이 번지고 있다. ◇ 집주인들 “눈 뜨고 코 베였다”…임대업자 “임대료 올려 메워야지”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시가 현실화 방안 추진으로 서울 마포구에 시세 15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집주인이 내야 할 보유세는 올해 243만7000원(재산세194만8000원, 종합부동산세 48만9000원)에서 3년 뒤 408만4000원(재산세 238만2000원, 종부세 169만2000원)으로 두 배가량 뛴다. 공시가 6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해선 재산세율(0.05%포인트)을 감면해주지만,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집값에 상관없이 집주인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서울 송파구의 리센츠아파트 한 주민은 “10년 넘게 살고 있는 집에 갑작스럽게 인위적으로 세금을 끌어올린다니 눈 뜨고 코 베이는 것 같다”며 “주위에 은퇴하고 별 소득이 없는 어른들은 ‘정부가 칼만 안 들었지 날강도’라면서 격분을 토하더라”고 했다. 강서구 근상프리즘 한 주민도 “아직 주택담보대출도 못갚았는데 지출 늘어날 일만 생긴다”며 “아이 학교 갈 때쯤 무리해서라도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가고 싶었는데 빚까지 생각하면 감당이 안될 것 같다”고 한숨 지었다.주택임대업자들은 늘어난 세부담을 임대료 인상으로 보전할 수밖에 없단 반응이다. 영등포구에서 임대업을 영위 중인 A씨는 “전세 새 계약 받을 때마다 상한 5%까지 받아 세금을 메울 생각”이라고 했다. 영등포구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열 평 남짓한 오피스텔 전셋값이 작년 1억3000만~4000만원에서 올해 1억 5000만~6000만원으로 오른 상황”이라며 “세금 인상으로 금방 1억 7000~8000만원으로 오를 게 확실하다”고 했다. ◇“집도 없는 세입자가 부담 떠안아…악순환의 고리 끊어야”세입자들도 좌불안석이다. 7월 말부터 전격시행된 새 임대차법으로 ‘2+2년 계약갱신청구권’을 얻었지만 언제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면서 나가라고 할지, 계약이 끝나는 4년 뒤엔 임대료가 얼마나 오를지 불안감이 팽배하다.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잠시 ‘실거주’하다 다시 새 계약을 맺으면서 임대료를 올리는 ‘꼼수’ 현상이 나오면서, 공시가 인상에 따른 전월세 임차료 인상은 예상보다 빨리 시장에 나타나리란 우려도 나온다.청와대 국민청원엔 전날 “집주인이 ‘4억원 올려줄래, 내가 들어갈까’라고 하더라. 임대차법도 무용지물이 됐다”며 “코로나19보다 무서운 전월세 폭등을 막아달라. 신규 전월세 계약에도 5% 상한제를 시행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영등포구 문래공원한신아파트의 한 주민은 “6월에 4억6000만원에 전세 들어왔는데 최근 5억3000만원까지 올라서 한편으론 다행인가 싶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막막하다”며 “차라리 집이 있어서 세금을 더 낸다면 억울하지 않지, 내 집 마련은 물건너갔는데 주거비용만 늘어날 것 같아 우울하다”고 토로했다.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세금이 오르면 그 부담은 가장 최하위 소비자에 전가된다”며 “전월세 가격 상승은 집값을 밀어올리고 다시 공시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을 낳는데 이 순환고리를 끊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리를 끊을 유일한 방법은 공급 확대이나 당장 적용이 어려운 해법”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집을 가진 이도, 세를 사는 이도 모두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 우울이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사회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목멱칼럼]청와대는 국민 주거안정 관심 있나
- [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장]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기준으로 현 정권의 국정과제로 진행되는 각종 현안 중 국민들에게 칭찬받은 것은 무엇이고, 실망시킨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봤으면 좋겠다. 우선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게 나올 것은 코로나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루에 수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봉쇄조치까지 취하는 일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물론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정부의 리더십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반면 대통령 지지율보다 형편없게 낮게 나올 것도 쉽게 예상 가능하다. 바로 부동산 문제다. 경실련은 지난달 21일 문재인 정부 들어 3년간 민간소유 땅값이 2670조원 상승했다면서 연평균 땅값 상승 폭이 역대 정부 가운데 현 정부에서 가장 컸다고 발표를 했다. 특히 “연간 가구소득은 2016년 말 5172만원에서 2019년 말 5724만원으로 3년간 552만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땅값은 가구당 1억 3000만원이 증가했다”고 했다. 총리실 전현직 고위공직자의 아파트값이 3년 새 5억원 넘게 올랐다는 추가 발표는 이젠 새롭지도 않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책추진자들 이익을 위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온 지는 이미 오래됐다. 이런 와중에 난데없이 부글거리는 민심에 기름을 끼얹는 청와대 고위공직자의 발언이 등장했다. 최재성 정무수석이 지난 달 28일 KBS 뉴스에 나와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써서 ‘전세 얻을 돈이면 대출 받아 집을 사라’고 내몰다시피 하고 임대 사업자들에게 혜택을 줘 집값이 올라갔다”며 “그 결과는 이번 정부가 안게 됐다”면서 현 정부 들어 발생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박근혜 정부의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가능한 모든 부동산 부양책을 동원했던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당연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고 해서 모든 정책의 효과나 영향이 뚝 끊어지고 새롭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지 3년 6개월이 지났다. 잘못된 건, 전 정부나 야당, 특정 세력에게 잘못이 있고, 잘 된 건 이 정부의 노력이었다고 본다면 이 정부는 과연 주체적인 정부일까. 덧붙여 최재성 정무수석은 전 정부의 문제로 임대 사업자들한테 혜택을 준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현 정부에서는 왜 임대 사업자들에게 혜택을 주었던 것인가. 임대 사업자에게 주는 특혜가 부동산 가격을 올릴 거라는 것을 몰라서였을까. 혹은 알았지만 책임을 외면하는 것일까.부동산 정책 실패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심화로 이어졌다. 경실련이 “문재인 정부 기간 불로소득이 가구소득 증가액의 23배 증가했는데, 이는 소득주도성장이 아니라 불로소득주도성장을 해온 것”이라고 한 것은 너무나도 뼈아픈 지적이다. 한마디로 집 없는 서민의 근로의욕을 상실시킨 셈이다. 죽으라고 일해봤자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에 누가 열심히 일할 동력이 생길까. 전세대란으로 인해 반전세로 내몰리는 서민들의 각박한 삶을 정책추진자들이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을까. 최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지난해 한국의 피케티지수가 8.6으로 전년(8.1)보다 0.5 상승했다면서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지나치게 가격이 높은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현 정권은 그동안 24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내세웠으나 번번이 헛발질에 그쳤다. 대통령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은 현 시점에서 더 이상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도 대통령 지지율이 40%가 넘고, 집권당 의석이 177석에 달한다. 집권 당시에는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지만, (여든 야든) 다음 정권을 위해 큰 그림을 남긴 정권으로 기억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남아 있다. 대통령은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을 수호할 의무가 있다. 헌법에 모든 국민이 누리는 기본권으로 주거의 자유가 명문화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국민들 주거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헌법은 휴지조각에 불과하고,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 "보유세 올리면, 또 세입자에 전가"…서민, 누울 자리가 없다
- [이데일리 정두리 황현규 기자] ‘5억3677만원’. 집값이 아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다. 정부가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을 시행한 7월31일 이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5% 오르는 등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향후 3기신도시 등 청약대기수요는 증가하고, 매물도 부족해 전세의 가파른 상승세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전세대란 해결을 위한 단기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곳곳에서는 서민의 주거 안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임대차법 3개월…“중저가 단지 전셋값 급등”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3677만원으로, 7월 말(4억9922만원)과 비교해 3755만원(7.5%) 올랐다.2년 전인 2018년 10월(4억6160만원)과 비교하면 7517만원(16.3%) 오른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최근 3개월간 상승분은 그 직전 1년 9개월 동안의 상승분과 맞먹는다. 지난 7월 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8∼10월 사이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개월 사이 3.3㎡당 평균 145만9000원 오른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국민주택 규모보다 조금 큰 전용면적 86.8㎡ 아파트에 적용하면 5억3667만원으로, 평균 전셋값과 같은 수준이 된다.전용 86.8㎡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금천구가 3개월 사이 전셋값이 11.0%(3640만원) 올라 서울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성동구가 10.9%(6031만원), 은평구가 10.3%(3832만원), 강동구가 10.2%(4996만원)로 10% 넘게 뛰었다. 이어 △강북구 9.5%(3402만원) △광진구 9.5%(5295만원) △동대문구 9.3%(3902만원) △성북구 9.2%(4123만원), 노원구 9.0%(3076만원)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이는 최근 전셋값 상승이 중저가 단지 시장 위주로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번동 번동한솔솔파크(전용85㎡) 전세는 지난달 28일 4억4000만원 신고가 계약이 이뤄졌다. 올 3월까지만해도 전셋값은 3억 2000만~4000만원에 거래됐으나, 불과 반년만에 1억원이 껑충 뛴 것이다. 2005년에 지어져 신축 아파트도 아닌데다가, 지하철역하고도 거리가 멀어 도보로 15분 이상 걸리는 아파트인데도 전세 매물은 나오자마자 계약이 성사돼고 있다. 현재 해당 아파트(225가구)의 전월세 매물은 0건이다. 은평구 녹번동 대림아파트(전용85㎡) 전셋값은 두달만에 1억원이 뛰었다. 8월까지만해도 3억원 초반대였던 전셋값은 지난달 28일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성수동 옥수동 옥수중앙하이츠는 최근 들어 전셋값도 폭등한데 이어 전세계약이 씨가 말랐다. 그나마 나오던 전세도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했다. 전용 85㎡의 전셋값은 지난 8월 6억5000만원에 불과했지만 10월 들어 8억원을 돌파했다. 심지어 8~10월까지의 월세계약(4건)은 전세계약(4건)만큼 이뤄졌다. 5~8월 월세계약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과 대조된다.강북구 번동 A공인중개사는 “아무래도 저가 아파트 단지가 강북권밖에 없으니 5억 미만 전세아파트는 나오자마자 계약하는 분위기”라며 “매물이 귀하다보니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100만원 깎자는 이야기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매물이 거의 없고, 집주인들이 만약 전세 내놓으려면 얼마에 내놓아야 하는지 묻는 전화만 가끔 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공시가격 현실화, 전·월세 가격 부추길 수도일각에서는 향후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재산세 상승이 이어질 경우 집주인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전·월세 가격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집주인들이 올라간 세금 부담만큼 임차인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고가 단지와 중저가 단지 가릴 것 없이 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임대차법과 더불어 세금 부담의 영향이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취득세, 보유세, 종부세 등이 올라간 만큼 조세 전가가 급격히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뚜렷한 입주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전세 대책이 나온다 한들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면서 “새로운 정책의 부작용을 고려해 정책의 시범 적용 케이스 등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