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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어닝쇼크’ 우려…증권가 “하반기 반등”
  • 삼성전자, 1분기 ‘어닝쇼크’ 우려…증권가 “하반기 반등”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삼성전자(005930) 1분기 실적이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른 여파다.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이데일리 DB)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8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17.34% 감소한 64조2953억원, 영업이익은 94.9% 급감한 7201억원으로 전망됐다.이같은 전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하를 기록하게 된다. 연초에는 1조∼2조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위축한 글로벌 경기 여파로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악화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MX) 부문에서 일부 만회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반등을 전망하고 있다. 이데일리가 국내 10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2023년 증시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중소형보다는 대형주에 투자해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 많았다. 특히 센터장 10명 중 7명이 반도체를 ‘추천 업종’으로 꼽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주식시장은 통화정책 및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뚜렷한 성장성을 보이는 일부 분야로의 수급 쏠림이 심하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종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주가는 단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부터 한국 증시에선 이익이 바닥을 찍고 오를 것이란 전망이 강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면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는 더욱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3.04.07 I 최훈길 기자
연금개혁 신호탄?…국내 연기금 이사장 줄줄이 교체
  • 연금개혁 신호탄?…국내 연기금 이사장 줄줄이 교체 [마켓인]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최근 국내 연기금 이사장 자리에 잇따라 공백이 생기는 가운데, 지지부진하던 연금개혁에도 속도가 붙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공적연금 수장 자리를 교체하면서 연금개혁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예측이 나온다.◇ 사학·공무원연금 이사장 ‘공석’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지난달 말 임기가 만료된 주명현 이사장의 후임 인선 절차 준비에 한창이다. 주 이사장은 지난 2020년 4월 제19대 사학연금 이사장에 취임해 지난달 말 3년 임기를 마쳤다. 다만,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임기는 끝났어도 당분간 이사장 업무를 지속할 예정이다.주 이사장이 재임한 3년 동안 사학연금은 해외주식과 대체투자에 힘입어 창립 이래 역대 최대 수익을 거두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으로 11%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덕분에 주 이사장은 기금의 재정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등 안정적인 기금운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사학연금 관계자는 “지금 인사팀에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고, 이사장 후보 추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주 이사장은) 후임이 결정되기 전이라 오는 6월 정도까지 자리에 계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한편, 황서종 공무원연금 이사장은 임기 1년 3개월을 남기고 최근 돌연 사표를 냈다. 황 이사장은 지난달 말 출근한 후 직원들에게 갑작스러운 퇴임 인사를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일신상의 이유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과 무관하진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 이사장은 중앙인사위원회 정책총괄과장·인사혁신국장·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낸 정부 인사 혁신 전문가로 꼽힌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정부 연금개혁 신호탄일 듯”사학·공무원연금과 함께 국내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 이사장은 이미 지난해 9월 변화를 맞이했다. 김태현 신임 이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등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바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10월부터 약 10개월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냈다. 당시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는 넉 달 이상 공석이었는데,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까지 비어 있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인선 절차가 진행돼 이목을 끌었다.이 때문에 정부가 본격적으로 연금개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지난해 김 이사장도 취임사를 통해 “국가의 백년대계인 상생의 연금개혁을 눈앞에 두고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회적 논의과정을 통한 상생의 연금개혁을 지원해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윤 정부의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이 국회에서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사실상 정부로 공이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보건복지부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별도로 오는 10월쯤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할 계획인데 여기에 연금개혁안이 담길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 정부가 강도 높은 연금개혁을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이슈와 맞물려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남은 국내 연기금 이사장 자리도 줄줄이 교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지금 연기금 수장들은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인데, 국민연금을 비롯해 3대 연기금 이사장을 정부와 결을 같이하는 이들로 바꾼 후에 연금개혁을 추진할 것 같다”며 “공무원연금 이사장도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는 상황에서 먼저 물러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금개혁 논의가 멈춰 있지만, 기금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정부도 더는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2023.04.07 I 김대연 기자
'금값 랠리' 올라타자…금시장·펀드·코인 활활
  • '금값 랠리' 올라타자…금시장·펀드·코인 활활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금값 랠리’가 투자자 손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롤러코스터 장세 속 출렁인 투심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양상이다. 경기 침체 우려와 지정학적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금 매수가 맞물리며 금에 대한 중장기적 관심도 유효하다는 판단이다.금시장, 펀드, 코인 등 금 투자에 편승할 방법은 다양하다. 달러의 향방과 수수료와 환금성, 환율 변동 등 요인을 감안해 접근하란 조언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치솟는 금값…“단기 급등에도 중장기 맑음”5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는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이 8만4980원에 마감했다. 장중 8만5000원선을 넘어서며 2014년 3월24일 금시장 개장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온스당 2038.20달러에 마감했다. 약 1.5% 더 오르면 역대 최고치를 넘어선다.금 가격은 연초 이후 양호한 경제지표와 통화정책 긴축 기조가 재부각되며 달러·채권 수익률이 반등하자 하락했다. 그러나 SVB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다시 상승 전환했다. 이날은 미국 제조업·고용 지표 부진에 더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은행 사태 여파의 장기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했다.당분간 금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이지만,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 마무리 국면 경기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도 “단기 급등한 만큼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질 때 조정될 수 있어 온스당 2050달러로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 금 선물 ETF·공모펀드부터 코인까지 ‘쑥쑥’금 관련 금융 상품이 눈길을 끈다. 금 펀드는 에프앤가이드 기준 1개월 평균 수익률이 8.67%다. 국내 주식형 펀드(2.89%)를 상회한다. 금과 금광업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공모펀드부터 금 가격 상승의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한국투자ACE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 공모펀드와 ETF 투자 시 수수료와 변동성, 환헤지 등을 유의하란 조언이 따른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 ETF는 실시간 거래, 저렴한 수수료, 연금 계좌를 통한 투자와 절세 효과가 있지만, 실물 인출이 불가능하고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며 “금 선물 추종 펀드는 선물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는 점, 금광업 주식 공모펀드는 배당소득세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금 ETF는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면 헤지형(H)을, 반대의 경우 헤지형 표시가 없는 상품이 유효하다”며 “단 헤지형은 현 시점 연 1~2%의 비용이 총보수와 별도로 추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금 연동 토큰도 덩치를 불리고 있다. 가격을 금에 고정한 스테이블 코인 팍스 골드(PAXG)는 시가총액이 연초 이후 약 5000만달러 늘어난 5억5000만달러, 테더 골드(XAUT)는 약 4억9000만달러 규모다. 두 상품의 시총 합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상품 금 수요와 비교해 금 바, 코인과 같은 실물 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 금시장으로 현물 투자·금 통장으로 소액도 가능KRX 금시장을 통해 금 현물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KRX 금시장에 상장된 금 현물 종목은 △1kg △미니 금(100g) 두 가지다. 금값이 올라 팔 경우에도 장내매매 거래인 만큼 세금을 떼지 않는다. 증권사에서 KRX 금 계좌를 개설해 증권사별로 상이한 수수료(온라인 0.2~0.3% 안팎)가 부과된다. KRX 금시장 관계자는 “유일한 장내시장인 KRX 금시장에서 금 거래를 할 경우 일반 금은방보다 저렴하게 사고,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골드뱅킹’으로도 불리는 금 통장은 입금한 금액만큼 무게로 환산해 투자되는 방식이다. 0.01g 단위로 거래돼 소액 투자를 할 수 있고, 입출금이 가능하다.김찬영 본부장은 “국제 금 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 차익 혹은 금으로 자산 배분하는 투자자는 금 ETF와 KRX 금시장이 유리하다”며 “실물 금이나 금 통장은 각종 수수료가 높아 실물 금이 필요하지 않다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2023.04.06 I 이은정 기자
“앱에서 은행 창구 직원과 대화하듯 상품 가입”..체인파트너스
  • “앱에서 은행 창구 직원과 대화하듯 상품 가입”..체인파트너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체인파트너스(대표 표철민)가 금융앱에 특화된 AI 영업점 솔루션인 ‘스왈로 프로’를 선보였다. 최근 기계 번역 기반 ChatGPT 서비스 네이티브와 Web3의 만남 스왈로를 출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네이티브는 플랫폼 종속성이 높은 메신저 챗봇이 아닌 독립 앱과 웹서비스로 출시했음에도 한달만에 15,000명의 가입자와 6,000만자 이상의 대화 번역을 달성했다.기존 챗봇이 단순히 고객지원을 거드는 정도였다면, ‘스왈로 프로’는 은행이나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 다양한 금융권 앱에 내장돼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적합한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원클릭으로 가입까지 가능한 ‘서비스 실행형’ 차세대 AI 챗봇이다.금융 앱은 워낙 기능이 많아 사용자가 혼란스럽고, 이미 있는 기능도 못찾고 헤매기 일쑤다.사용자가 챗봇과 ‘카드 해지하고 싶어’, ‘마일리지 잘 쌓이는 카드 좀 알려줘’, ‘인공지능 관련 ETF 추천 좀’, ‘이자 제일 쎈 적금 좀 보여줘봐’와 같은 자연어 대화를 통해 해당 기능으로 바로가는 버튼을 주거나, 해당 상품을 즉시 추천하게 된다.사용자와의 대화 앞뒤로 음성 입출력을 붙이면 원하는 기능이나 상품 요청을 말로 할 수 있게 된다. 복잡하던 금융 앱의 모든 기능을 대화 하나로 해결한다. 체인파트너스, 자회사 메셔와 협업이 서비스는 체인파트너스와 탈중앙 금융(DeFi) 기술 전문 자회사인 (주)메셔(대표 박지환, 최주원)간 협업으로 이뤄졌다.메셔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규모로 열린 ‘ETH San Francisco 2022’ 해커톤에서 복잡한 디파이 거래를 원클릭으로 수행하는 제품으로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 출전팀을 포함 전세계 2천여명의 참가자 중 한국팀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한 바 있다. 메셔는 이 수상작에 AI 기술을 전면 도입해 자연어 대화만으로 디파이 거래를 실행하는 신제품 ‘스왈로‘를 지난 1일 전격 출시했다.스왈로 프로가 먼데?스왈로는 사용자가 대화만으로 앱 내의 특정 기능을 실행하거나 원하는 상품을 추천받고 가입까지 원클릭으로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기존에 금융권에서 도입한 챗봇은 단순히 자주 묻는 질문에 정해진 답만 하는 고객지원 보조 용도로만 이용돼 왔다. 하지만 체인파트너스와 메셔가 개발한 ‘스왈로 프로’는 상담은 물론 상품 추천과 가입까지 가능한 AI 영업점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기능이 많고 복잡해 금융 앱 이용이 어려웠던 사람들도 대화만으로 금융 앱이 제공하는 모든 기능에 접근할 수 있는 것도 큰 편의 중 하나다. 곧 음성 입출력을 추가해 고객들이 말만으로도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계획이다.은행 앱에 적용하면 바로 AI창구 된다예컨대 은행 앱에 스왈로 프로가 적용되면 고객이 AI 영업점 실행 버튼을 눌러 “아무개에게 10만원만 보내줘“라고 말하면 바로 확인 창이 뜨고, 승인 버튼만 누르면 이체가 완료되는 식이다.체인파트너스는 최근 구글로부터 OpenAI사가 개발한 음성인식 모델인 위스퍼(Whisper)보다 인식률이 뛰어난 구글의 최신 비공개 음성인식 모델인 USM(Universal Speech Model)에 대한 프라이빗 이용 권한을 제공받기도 했다.체인파트너스와 메셔는 AI 영업점 솔루션이 전 금융권에 걸쳐 예/적금, 주식, 채권, ETF,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정확하게 추천하고 원클릭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AI 영업점을 금융권으로 특화한 이유도 금융 관련 용어를 학습하고 계속 고도화해 보다 정확한 대답과 상품 추천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함이다.데이터 보호에도 만전체인파트너스와 메셔는 ‘스왈로 프로‘가 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거나 사용자와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학습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금융 규제를 준수하고 개별 금융사의 데이터는 오직 해당 업체에만 머물도록 하기 위함이다.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1세대 상담형 챗봇이 고객지원 비용을 약간 아껴주었다면, 차세대 AI 영업점은 이제 금융사가 매출을 높이는데 직접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익숙한 UX는 앱 UI나 터치가 아니라 말과 대화이기에, 마치 은행 창구를 방문해 직원과 대화하며 거래하는 것 같은 사용자 경험을 수많은 금융 앱들에 제공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최주원 메셔 대표는 “기술 난이도가 더 높은 Web3에서 이미 자연어로 거래가 실행되는 상용 제품을 출시한 경험 덕분에, 오히려 전통 모바일 앱에서는 훨씬 빠르게 대화로 거래를 실행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많은 금융 앱들의 기본 UX가 화면이 아니라 대화가 될 수 있도록 제품을 발전시켜 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체인파트너스는 서울시로부터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작년 말 여의도 위워크에 위치한 서울핀테크랩에 입주했다. 앞으로 최장 3년간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다. 오는 4월 중순 열리는 영국 핀테크 주간(UK Fintech Week)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참가한다.
2023.04.05 I 김현아 기자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기차 주역 테슬라·中 아닌 K배터리”
  •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기차 주역 테슬라·中 아닌 K배터리”
  • 최근 책 ‘K배터리 레볼루션’(지와인)을 펴낸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전기차 혁명 시대를 연 건 테슬라가 아니라, 배터리 제조 기업들 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의 정점에는 한국(K) 배터리 업체가 있죠.”화학업체인 금양 박순혁 홍보이사의 진단이다. 전기차의 심장은 배터리이고 배터리의 심장은 양극재인데, 기술 진입 장벽이 가장 높은 양극재 기술을 ‘K배터리’가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다.그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추앙’받는 인물이다. 지난해 초 여의도 전문가들이 테슬라와 중국 배터리 업체의 경쟁력을 강조할 때, 박 이사는 줄곧 K배터리의 기술 초격차를 언급해왔다. 그가 유튜브에서 추천한 2차전지(배터리) 8개 종목(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LG화학 포스코케미칼(현 포스코퓨처엠) 나노신소재 포스코홀딩스)이 급등하자 개미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 이때 붙여진 별명이 ‘밧데리 아저씨’다. 출연한 유튜브 방송은 누적 조회 수 1000만회를 돌파했고, 최근 펴낸 저서 ‘K 배터리 레볼루션’(지와인)은 출간 뒤 한달 째 베스트셀러 종합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배터리에 대한 거짓과 오해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그는 30년 가까이 ‘여의도 밥’을 먹었다. 그러던 2022년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금양 류광지 회장 요청으로 이 회사의 IR(투자자대상 홍보)과 홍보업무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배터리 전도사의 길을 걸었다.박 이사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자칭타칭 K배터리 산업의 전도사로 나서게 된 배경을 “산업계와 투자시장 사이에 있는 간극을 줄이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이번에 책을 출간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박 이사는 “여의도 일각에선 여전히 2차전지 사업에 대한 테슬라와 중국 기업의 찬양 일색이다. 대중들에게 실상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다”면서 증권가를 향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일부 증권사들이 사익을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알려야 할 투명한 정보를 솔직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일갈이다.그는 “미국의 테슬라가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성공해서 시장을 제패할 것이라든지, 자동차 회사들이 곧 배터리 내재화에 성공해 K배터리 기업들은 곧 하청업체로 전락할 거라든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여의도 전역에 널리 퍼져 있었다”며 중국이 세계 배터리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말도 ‘오해’라고 단언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고평가됐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 지원에 따른 왜곡된 점유율로, 중국 시장을 제외한 한국 배터리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과반(56.0%)이 넘어요. 또 중국 배터리가 더 가볍고, 값싼 제조 기술을 가졌다고 소개하지만 대부분 과대 포장됐고, 불완전한 기술입니다.”그에 따르면 전기차의 진짜 핵심은 부피가 작고 가벼운 배터리를 얼마나 싸게 생산하느냐에 달렸다. 배터리 1kg 혹은 1㎥에 얼마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느냐는 ‘에너지 밀도’의 경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수치가 높아야 좋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데 한국은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양극재 기술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며 세계적 반열에 오른 반도체 기술과 마찬가지로 국내 기업들이 모방할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한국 기업이 배터리 핵심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으로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은 뚝심과 혜안의 결과다. 그는 책에서 K배터리의 일등공신으로 고(故) LG 구본무 선대회장을 꼽는다. 소니는 1991년 2차전지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지만 2006년 노트북 배터리의 폭발로 사업을 접었다. LG는 소니보다 1년 늦은 1992년 사업 시작 후 계속된 누적 적자와 여러 차례 중단 위기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기술의 초격차’ 지위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양극재 개발에 나선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을 비롯해 2차전지 광물 원자재 사업을 펼치고 있는 포스코, 수소전기차 개발에 힘쓴 현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역할도 지대하다는 게 박 이사의 생각이다.그렇다면 앞으로도 중국의 굴기와 기술이 우리 기술력을 넘어서지 못할까. 반도체 시장처럼 초격차 기술도 언젠가 따라잡히지 않을까. 이 같은 우려에 박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배터리는 ‘감’(感) 입니다. 이를테면 라면은 500㎖의 물에 3분 조립법이 정해져 있는데 ‘레시피’대로 끓여도 혹자가 끓이는 라면이 더 맛있잖아요.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도 ‘감’이라는 기술력이 들어갑니다. 경험 기술과 재료 배합의 결정체라고 보면 됩니다. 하하.”다만 한국 배터리의 약점으로는 광물 자원 확보의 어려움을 꼽았다. 박 이사는 “배터리 산업은 구조적으로 광물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한국은 필요한 광물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미국 인플레감축법(IRA)에 따라 중국 대신 광물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광물 자원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도 “광물의 안정적 확보에 (정책 및 지원의) 초점을 맞춰 달라. 이미 연합체를 구성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더 힘을 써줬으면 좋겠다”며 “결국 자원을 갖은 국가들과 윈윈할 수 있는 동반성장 그림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주식 투자의 철칙은 ‘사심’과 ‘편견 없는’ 데이터와 팩트가 기반이다. 과거 주식을 시작했을 땐 거시 경제를 들여다보고, 경기 예측도 하면서 기교를 부리는 복잡한 투자를 했다면, 요즘엔 높고 깊은 해자를 가진 기업에 투자한다고 했다. 기교는 쓸데없고 투자 성과에 방해된다는 생각을 최근 하게 됐다는 것이다.박순혁 이사는 “댓글을 보면 (K배터리) 좋으면 네가 사지 본인 주식 투자 때문이 아니냐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언급한 8개 업체들을 보면 이미 조단위의 큰 회사들이다. 내 발언으로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도 않을 뿐더러, 내 언변으로 주가를 올렸다면 이미 갑부가 됐을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2023.04.05 I 김미경 기자
경영진 두고 표대결 펼친 바이오 업체들, 각사각색
  • 경영진 두고 표대결 펼친 바이오 업체들, 각사각색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올해에는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이 붙어 표 대결을 펼친 바이오기업이 늘어난 양상을 보였다. 바이오업계 전반적인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소액주주들이 똘똘 뭉치기 시작한 탓이다. 일부는 사측이 승리했지만 표 대결에 앞서 자진 사임하거나 재선임을 위해 읍소하는 경영진이 나타나는 등 소액주주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소액주주가 승리 거둔 바이오텍은?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바이오업체들 중에는 소액주주들과 표 대결을 펼친 곳들이 많았다. 이 중 파나진(046210)은 소액주주가 표 대결에서 완승하면서 이사회 중 과반수를 장악했다. 아이큐어(175250)는 소액주주가 추천한 감사를 신규 선임시키면서 경영진 견제의 단초를 얻었다.파나진은 지난달 31일 정기 주총 결과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사내이사 김명철 원탑 대표, 사외이사로 이규섭 알앤에스바이오 대표, 김헌주 특허법인 위더피플 수석변리사, 감사로 기철 법무법인 단원 대표변호사 등이 선임됐다. 파나진 이사회는 5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으며, 이 중 4명이 소액주주측 인사로 채워졌다. 사실상 소액주주들이 파나진 이사회를 장악한 셈이다.같은날 정기 주총이 열린 아이큐어는 사측 추천 감사 선임안이 부결되고 주주들이 추천한 박재근 감사가 신규 선임되면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목표였던 주주 제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부결됐다. 아이큐어는 지난해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3000억원으로 높였는데 소액주주들은 이를 1500억원으로 감액하는 정관 변경의 안을 제안했었다. 사측이 과도하게 CB 한도를 올리고 대규모 CB를 발행해 주주가치를 희석시켰다는 판단에서다.◇소액주주 눈치보는 바이오텍 경영진들일부 바이오텍은 대표이사가 재선임안을 두고 자진 사임하거나 주주들에게 읍소하기도 했다. 정기 주총에 상정하려던 안건 대부분을 철회하고 가장 기본적인 재무제표에 대한 안건만 올린 업체도 있었다.툴젠(199800)은 이날 정기 주총에서 표 대결에 부담을 느낀 김영호 대표가 자진 사임하면서 재선임안이 폐기됐다. 소액주주들은 김 전 대표가 연구개발 총괄 대표이사로서 임기 3년간 연구 성과가 없었다는 이유로 재선임을 반대해왔다. 이날 소액주주들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승인의 건도 부결시켰다. 성과와 관계없는 무분별한 스톡옵션은 오히려 핵심 인력 유출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그러나 툴젠이 상정한 닐 워마(Neil Warma) 제넥신 각자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소액주주들은 워마 대표가 신규 이사로 선임될 경우 제넥신 인사가 이사회의 50%를 차지한다며 반대했지만, 결국 툴젠 이사회 6명 중 3명이 제넥신 인사로 채워지게 됐다. 김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은 사임했지만 6월까지 사내이사직은 유지된다. 따라서 당분간 이사회 의장은 김 전 대표가 맡는다.같은 날 셀리버리(268600)의 정기 주총은 조대웅 대표가 무릎 꿇고 주주들에게 사과하면서 시작됐다. 코스닥 상장 5년 만에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의견 거절’ 통보를 받으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날 조 대표는 무보수 근로와 회사 정상화를 약속하며 재선임에 성공했지만 이사·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부결됐다.디엔에이링크(127120)는 이사회가 사측이 선임한 기존 경영진(6명)과 소액주주측이 선임한 신규 이사진(9명)으로 양분된 상태다. 디엔에이링크는 지난 27일 정관 일부 변경의 안을 철회한 데 이어 29일에는 이사·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 정기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만 상정했으나 이마저도 의결정족수 미달로 심의되지 않았다. 디엔에이링크는 추후 주총을 다시 열어 해당 안건들을 재상정할 예정이다.◇소액주주 마음 돌려 사측 승리한 곳들도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이 예고됐던 휴마시스(205470)는 지난달 17일 정기주총에서 사측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그 결과 휴마시스의 대표이사는 차정학·김학수 대표에서 김성곤 대표로 변경되고 이사회도 사측 인사로 채워졌다. 소액주주들이 현 경영진 지지로 돌아선 이유는 주총에 앞서 지난달 10일 1주당 3주를 무상증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펼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2021년부터 소액주주와 표 대결을 펼쳐왔던 헬릭스미스(084990)도 경영권 분쟁이 종식되는 분위기다.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15일 주주 제안으로 선임된 이사 3명에 대한 해임안이 부결됐지만 사측 추천 인사 4명이 모두 선임됐다. 이사진 8명 중 5명이 사측 인사로 채워지면서 사측이 승리했다.헬릭스미스는 지난달 31일 정기 주총에서 기존 감사위원회를 폐지하고 상근 감사제도를 도입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됐지만, 같은날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이사 해임의 소를 제기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 제거에 나섰다. 해당 소송으로 인해 소액주주측이 선임한 이사 3명이 모두 해임될 경우 헬릭스미스 이사진은 전원 사측으로 채워지게 된다.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텍의 경우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이 뭉치면서 표 대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소액주주의 등쌀에 밀려 경영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영진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이 방만한 경영진을 잘 감시한다면 건전한 자본시장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경영권 분쟁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회사의 약점을 과도하게 알리면서 오히려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2023.04.04 I 김새미 기자
행동주의 펀드의 완패?…"값진 결과, 변화는 이미 시작"
  • 행동주의 펀드의 완패?…"값진 결과, 변화는 이미 시작"
  • [이데일리 이은정 김보겸 기자] “‘값진 패배’였습니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대부분 패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주주제안이 크게 늘었고, 주주들의 권리 의식이 비약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내년에는 제도 변화와 함께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제안과 주주총회 표 대결에 앞서 합의로 주주제안을 받아들이는 기업이 많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여느 해보다도 집중 조명 받았던 올해 주주총회가 조용하게 막을 내렸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을 꺼내들었지만, 대체로 패배 행렬을 이어갔다. 다만 상장사들이 주주가치 제고 필요성을 인식해 표 대결 없이도 합의를 이룬 변화들과 소수 주주들의 참여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하면 값진 패배였다는 평가다. 올해 40개가 넘는 기업들에 주주제안이 제기됐다. 다만 표 대결 없이 제안을 받아들인 에스엠(041510), SBS(034120), 오스템임플란트(048260) 등 제외하면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남양유업(003920) 감사 선임 제안 등이 받아들여진 정도에 그친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왜 패했나김 회장은 “패배 배경은 대체로 국민연금이 반대한 경우와 외국 의결권 자문사가 반대하고 외국인 펀드들이 그대로 추종한 경우로 나뉜다”며 “패시브 자금은 말할 것도 없고 액티브도 의결권 자문사 권고 사항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는 국내와 비교해 소수 인력으로 운영되고 국내 기업과의 이해관계 등 환경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이상현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대표는 “행동주의는 지분을 적게 보유하고서도 회사 가치를 제고해달라고 설득하는 게 핵심으로, KT&G에 대한 의사결정에 대해 설득은 자신 있었다”며 “다만 국민연금 수탁위의 결정이 이에 반할지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ISCO홀딩스 주총에서는 막판까지 표 대결에 갔으나 막판에 국내 한 기관이 돌아서면서 표 결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며 “일부 사례에 대해선 기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이행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패배에도 기업 인식 제고·소수주주 결집 유의미”트러스톤자산운용이 한국알콜(017890)에 제안한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임 안은 주총에서 통과됐다. 주주제안 사외이사 차재목 선임의 건은 ‘3%룰’에 따라 의결권 있는 지분이 제한됐고, 70% 이상의 찬성 표를 얻었다. 이원선 트러스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알콜 경영진과의 수차례 비공개 미팅을 했고, 경영진도 기업가치 제고 의지가 높아 독립적인 감사위원회와 투명한 이사회 시스템을 위해 주주제안에 동의하며 찬성했다”고 말했다. BYC(001460), 태광산업(003240)에 대한 주주제안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소수주주 결집을 이룬 점을 유의미하게 봤다. BYC에 대해 3%룰이 적용되는 기타 비상무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을 제안했지만 회사 측이 감사위원은 사외이사로 한정한다고 정관을 변경했다. 이 CIO는 “BYC는 대주주로서 독립적인 감사위원의 선임을 원천 봉쇄했지만, 주주제안 4건의 찬성 비율을 보면 소수주주 중 70% 이상이 동의한 셈”이라며 “태광산업에 대한 3개 주주제안 안건은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감안하면 소수주주 절반 이상이 찬성했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가 일부 주주제안, 특히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관련 주총 안건 상정을 적극 방어하는 행태 자체가 변화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평했다.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175330)와의 표 대결에서 패배한 배경에 대해 “특수한 과점적 주주구성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얼라인의 배당 안건은 24%,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38%의 찬성을 얻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배당의 경우 합리적 수준에서 제안했고 오히려 이사회 안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의결권 자문사에서 이사회 안 찬성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결과를 떠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이 대표는 평가했다. 7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캠페인에서 JB금융 외 다른 지주사들은 장기 자본배치·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또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주주총회 현장에서 △얼라인의 제안을 이사회 의사결정에 고려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JB금융과 주요 기관투자자간에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 정책 관련 간담회를 추진하고 이사 선임을 시도하는 등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장기적으로 주주행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주주제안 내용 변화·권리의식 비약적으로 높아져”이처럼 주총 패배에도 기업들의 인식 제고와 소수주주 결집 등 주주관여 움직임은 선명하게 강화됐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소액주주연대도 3%까지 지분을 모아서 주주제안을 하는 등 주주들의 권리 의식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며 “제안 내용도 단순히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제고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안이 확대됐다”고 봤다. 김 회장은 “많은 주주제안에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제안이 담겨 있어 고무적인 모습”이라며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에스엠처럼 주주행동의 압박에 지배주주가 주식을 매각하고, 일반주주도 같은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공개매수가 이뤄진 점은 틀림없는 발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단기 투자를 할 경우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근본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관심이 장기 투자자 대비 덜할 수밖에 없다”며 “기관들의 행동주의 펀드들이 더 영향력을 키우고 소수주주들의 주주권리 인식이 높아져 사회 전반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04.04 I 이은정 기자
가상자산 운용 알고리즘 ‘사일런티스트’, 15억 시드투자 유치
  • 가상자산 운용 알고리즘 ‘사일런티스트’, 15억 시드투자 유치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가상자산 운용 알고리즘 개발사 사일런티스트(공동대표 김준환, 허예찬)가 15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가 리드했으며, 매쉬업엔젤스 등이 참여했다. 알고리즘 기반 가상자산 투자 추천 솔루션사일런티스트는 퀀트 기반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를 제공업이다. 가상자산의 다양한 속성을 활용해 다채로운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의 리스크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퀀트(quant)란 ‘계량적인(quantitative)+분석가(analyst)’의 합성어다. 수학 모델을 이용해 시장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에 근거해 컴퓨터가 투자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다.사일런티스트는 지난 2월, 올리버와이만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금융부문 컨설턴트 출신인 김준환 공동대표와 강화학습 인재로 퀀트 커뮤니티 ‘Quant.Start‘를 운영하며 다양한 가상자산 운용 방법론을 개발한 허예찬 공동대표, 다수의 스타트업에서 개발 리드와 CTO 역할을 수행한 고태건 CTO가 공동 창업했다.강화학습에 기반한 알고리즘 개발엔진이 강점핵심역량은 강화학습에 기반한 알고리즘 개발엔진이다. 원하는 목표와 속성을 정의하면, 단기간 내 수십만 개의 알고리즘을 자동으로 리서치해 인사이트를 도출해 낼 수 있다. 퀀트 리서치 팀이 수행하는 방법론을 알고리즘 개발엔진에 자동화하여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인 리서치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사일런티스트는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가상자산 범위 내에서 다양한 자산군과 상이한 수익원천을 활용해 투자상품을 제공한다. 고객은 사일런티스트의 ‘피드’ 기능을 통해 각 상품의 운용 내역과 운용역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상반기 중 알고리즘 투자 상품 출시 예정사일런티스트의 첫 알고리즘 투자상품은 오는 4월 알파 테스트를 거쳐 상반기 중 베타 서비스로 출시할 계획이다. 세 명의 공동창업자는 “투자 유치를 통해 가상자산사업자(VASP) 등 유관 라이선스 취득과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기존 웹3 자산운용 플레이어와 제도권 금융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고객 구분 없이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를 리드한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이무영 이사는 “사일런티스트는 법인 출범 전부터 시장과 투자자에 대한 깊은 통찰에 기반해 탁월한 성과를 기록 중“이라며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 시장에서는 이미 천재적인 역량을 가진 개인과 팀이 퀀트 기반으로 탁월한 장기 성과를 내는 사례가 있었는데, 가상자산 시장에선 사일런티스트가 같은 성공 경로를 밟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2023.04.03 I 김현아 기자
韓증시 3중 리스크…“반도체 사고, 은행·전력 피하라”
  • 韓증시 3중 리스크…“반도체 사고, 은행·전력 피하라”
  •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글로벌 금융 불안, 미국의 긴축 속도 변화, 중국의 경제지표가 2분기 이후 한국 증시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은행권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고,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중국의 경제지표 반등이 예상대로 될지가 관건이어서다. 전문가들은 작년 말 전망 때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믿을맨’ 반도체를 기대주로 주목했다. 2차전지도 주시하되 신중한 투자를, 리스크가 큰 은행과 전력은 피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그래픽=김일환 기자)◇“뱅크런 사태 아직 안 끝나…2분기 변동성 장세”2일 이데일리가 국내 10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2023년 증시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센터장들은 올해 한국 증시 주요 변수·키워드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불거진 은행 리스크가 완전히 진정될 수 있을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시장 예측대로 이뤄질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도 재개) 이후 뚜렷한 경제지표 반등이 있을지를 꼽았다. 상당수 센터장들이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선진국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주목한다”며 “이 사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분기에 불거진 글로벌 은행 위기 공포는 SVB 파산,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도이체방크(DB) 위기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이같은 금융 불안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뚜렷하게 나타날지도 변수로 꼽혔다. 다음 달에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25bp 인상)으로 미국의 긴축 정책이 종료되고, 이르면 연내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지 여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중소형 은행의 뱅크런 위기 수준, 선진국들의 경기 침체 강도에 따라 2분기 한국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권 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4월 코스피 밴드는 2200~2500, 올해 코스피는 2000~2600을 예상한다”고 했다. 윤 센터장은 10명의 센터장 중 가장 낮은 연간 코스피 저점(2000)을 전망했다.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2476.86에 마감했다특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컸다. 금융권 위기 이후 은행들이 돈줄을 죌 수 있어서다. 올해 소매판매 지표 등을 보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 효과가 신통치 않은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월 중에 코스피가 저점을 통과하겠지만 이후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센터장도 “2분기 한국 증시 최대 변수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실제로 드러날지 여부, 미국의 긴축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정도”라며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상승 사이클 진입”이와 관련해 센터장들은 시장 변수가 많아진 만큼 투자 전략을 면밀하게 짤 것을 주문했다. 중소형보다는 대형주에 투자해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 많았다. 센터장 10명 중 7명이 반도체를 ‘추천 업종’으로 꼽은 것은 이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오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주식시장은 통화정책 및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뚜렷한 성장성을 보이는 일부 분야로의 수급 쏠림이 심하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종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주가는 단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기방어주로 투자 전략을 짜라는 주문도 나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강세는 서서히 약해질 것”이라며 “중국 경제지표 등의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음·식료 등의 방어주와 정보기술(IT)주의 투트랙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차전지가 주도주로 계속 가는 것이 한계가 있는 만큼 ‘2차전지 올인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신성장 산업이 올해 증시를 대표할 만한 업종이지만, 2차전지는 추격 매수를 하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SVB 및 CS 등 은행권 사태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 관리를 1순위로 챙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비추천주는 은행·유틸리티·경기민감주”무엇보다도 은행, 경기민감주, 유틸리티 투자는 피하라는 제언도 나왔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뚜렷하게 반등하려면 인플레이션이나 은행 위기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은행은 정책 리스크에 다소 노출돼 있어 리스크가 해소되는 모습이 보일 때까지 정체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풀릴지는 내년까지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경기민감주를 추천하지 않는다”며 “경기에 덜 민감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수혜를 입는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방산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연우·김지산·오태동 센터장은 유틸리티를 비추천 업종으로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2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 결정을 잠정 연기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한국전력의 적자는 43조8000억원,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2조원으로 추산된다. 정연우 센터장은 “유틸리티는 올해 적자가 예상되며, 이익 전망도 최하위권”이라며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틸리티 투자 매력도는 낮다”고 지적했다.
2023.04.03 I 최훈길 기자
마이크론 바닥 왔다?…커지는 ‘투자 주의보’
  • 마이크론 바닥 왔다?…커지는 ‘투자 주의보’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마이크론이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요 부진 탓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이 바닥의 신호라며 하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36억9000만 달러(약 4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37억1000만 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당기 순손실은 23억 달러(약 3조원)로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14억3000만 달러 규모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36억9천만 달러(약 4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직원들에 대한 주식 보상과 구조조정 비용 등을 제외한 조정 순손실은 주당 1.9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주당 2.14달러의 순이익에 비해 크게 악화한 것이며 시장 전망치인 주당 67센트의 손실보다 많은 것이다.실적악화의 요인은 반도체 수요 부진이 꼽힌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TV, 가전 등 전방산업 수요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소비 역시 줄었다. 주문이 줄자 반도체업체들은 재고 증가와 함께 매출·영업이익 하락을 겪었다.하지만 회사 측은 자신감도 함께 피력했다. 마이크론의 최고경영자(CEO)인 산제이 메로트라는 “우리는 이제 몇몇 최종 시장에서 고객 재고가 줄었다고 믿으며 수개월 내에 수요와 공급 균형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 “재고 상각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대차대조표상 재고자산 회전일수(DIO)가 회계연도 2분기에 정점을 찍었으며 분기 실적에서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성장세로 전환하는 시점에 가까워졌다고 믿는다”고 밝혔다.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가격 하락폭이 지난 분기보다 축소되고, 출하량 증가와 선단 공정 비중확대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개선은 가능할 것”이라며 “재고일수가 전분기에 정점을 찍었다고 언급한 만큼 다음 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올해 반도체 수요에 대한 낙관론은 피해야 한다는 게 시장 전반의 목소리다. 김 연구원은 “공급 축소에 대한 의지를 재차 내비쳤지만,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의 공급 관련된 태도 변화 또는 하반기 서버향(向) 수요 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포착되기 전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직은 산업 전반의 재고 수준이 너무 높다”며 “수요 회복이 관측되기 전까지 주가의 추세적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마이크론에 대해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가 2분기(2022.12월~2023.2월) 실적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
2023.04.01 I 김인경 기자
손병두·이복현 이어 김주현도…‘공매도 불씨’ 재점화
  • 손병두·이복현 이어 김주현도…‘공매도 불씨’ 재점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공매도를 당연히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며 공매도 전면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한국 증시 저평가) 일환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에 편입되려면 공매도 전면재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시점·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에 반발할 것으로 보여 논쟁이 예상된다. 김주현 위원장은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 전면재개 여부 관련해 질문을 받고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자본시장 발전 방향을 봤을 때 국제기준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만 (공매도 금지를) 하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대통령실)김 위원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자본시장 육성, 그리고 그런 시장을 바탕으로 한 국내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보호 육성 관점에서 공매도도 당연히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시기와 방법은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어서 계속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상화 전에 분명히 시장 전문가들과 충분한 의견을 듣고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 리스크가 우려되자 2020년 3월16일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듬해인 2021년 5월3일부터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 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다. 이후 현재까지 2000개 넘는 종목에 공매도 금지가 적용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월27일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공매도 재개 시기’에 대해 질문을 받자 “공매도는 최근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2개월이 지난 뒤인 현재는 “공매도도 당연히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며 공매도 전면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최근 금융권에서 제기되는 공매도 발언의 연장선이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7일 보도된 블룸버그 인터뷰 기사에서 “공매도 규제 완화는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매도 규제를 완전히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9일 보도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조치들을 분명히 취할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 내 해소된다면 되도록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증권가에서도 공매도 전면재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MSCI에서 한국에 지적하는 문제들의 대부분이 다뤄지고 있고, 또 다뤄질 예정”이라며 “증시가 안정되는 시점부터는 공매도 전면 재개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앞으로 공매도 전면재개 논의가 본격 진행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과 야당의 문제제기가 나올 수 있다. 앞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집회에 이어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추천인 수가 2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용진 의원 등은 공매도 전면 재개에 반대하기도 했다. ※공매도=시세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채 팔아서 시세 차익을보는 투자 기법이다. 없는 것을 판다는 뜻에서 ‘공매도(空賣渡)’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돼 있고, 주식을 빌려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돼 있다.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만 할 수 있다. 엄연한 투자 기업의 하나로 주가 과열을 막는 순기능이 있다. 대량 공매도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개인만 투자 손실을 입는 경우도 많아, 공매도에 대한 ‘주식 개미들’의 불만이 크다.
2023.03.31 I 최훈길 기자
로쿠, 작년 연말에 이어 또 구조조정…"얼마나 안좋길래" (영상)
  • 로쿠, 작년 연말에 이어 또 구조조정…"얼마나 안좋길래" (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만 상승폭은 1% 미만으로 제한됐다. 추가적인 은행권 악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안도랠리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공포지수 및 변동성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도 19.02까지 떨어지는 등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VIX지수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30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8000건으로 집계돼 전주대비 7000건 늘어났다. 예상치 19만6000건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절대적인 수치가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노동시장이 견고하다는 게 또 확인됐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로쿠(ROKU, 61.62 ▼3.58%) TV용 스트리밍(OTT) 플랫폼 기업 로쿠 주가가 4%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로쿠는 운영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의 6%, 약 200명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200명을 감원한 데 이은 두번째 조치다. 또 일부 사무실을 폐쇄하고 통합할 계획이다. 로쿠는 이번 구조조정 등으로 일회성 비용 3000만~3500만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1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드배스앤비욘드(BBBY, 0.59 ▼26.23%) 가정·생활용품 전문 소매업체이자 대표적인 밈주식 베드배스앤비욘드 주가가 26% 급락하며 또 다시 신저가를 기록했다. 베드배스앤비욘드는 이날 공개시장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3억달러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파산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번 자금조달은 헤지펀드인 허드슨베이 캐피탈과의 자금조달 계약이 해지된 데 따른 조치다. 계약 해지는 일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드배스앤비욘드는 또 4분기 예비 실적을 공개했는데 매출액과 동일매장매출이 각각 40~50%씩 급감했고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브고(EVGO, 7.02 ▲22.09%) 전기차 충전 인프라 회사(전기차 충전소 운영) 에브고 주가가 20% 넘게 급등했다. 실적 모멘텀이 부각된 영향이다. 에브고는 4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283% 급증한 2700만달러를 기록했고 주당순이익(EPS)은 -0.06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예상치 각각 2200만달러, -0.16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기간 고객에게 제공되는 총 에너지 척도인 네트워크 처리량은 14.4기가와트(GWh)로 전년대비 76% 증가했고 신규 고객 계정도 5만9000개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브고는 급속 충전소를 현재 2800개에서 연말까지 3400~4000개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플루언스에너지(FLNC, 18.64 ▲14.71%)태양광 에너지 저장 제품 제공 기업 플루언스에너지 주가가 15% 가까이 급등했다. 골드만삭스가 매수 추천을 한 영향이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플루언스에너지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25달러에서 29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수익성과 마진 등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도 예상된다”며 “또 에너지저장 시장이 고성장세인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역은행 사태 등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매력적인 매수 구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2023.03.31 I 유재희 기자
“KB국민처럼 모범적이게…정치권 비전문가 막아 달라”
  • “KB국민처럼 모범적이게…정치권 비전문가 막아 달라”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태봉로 151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열린 KT 주주총회에 참가한 네이버 ‘KT주주모임’ 카페장이 주총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무엇보다 이런 외압이나 외풍이 다시는 없도록 KB국민은행처럼 여타 모범적인 정관 변경을 통해 정치권 비전문가가 내려와서 경영하는 걸 막아줬으면 한다. 정관에 명시해 주시고, 개인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돼 공정하고 상식적으로 운영되길 바란다.”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태봉로 151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열린 KT(030200) 주주총회에 참가한 네이버 ‘KT주주모임’ 카페장이 주총 이후 입을 열었다.확보한 지분율 1.5% 넘어네이버 ‘KT주주모임카페’는 MZ세대 뿐 아니라 50대, 60대 주주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카페 개설 한 달 만에 2100분의 주주들, 390만 주를 확보했다. 50대, 60대 주주님들도 많아 이분들은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지분율이 1.5%를 넘어 나름 상당하다”고 말했다.52주 신저가로 힘든 주주들을 위해 주총장에서 회사에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했다고도 했다. 그는 “주주들이 너무 힘든 상태여서 단기 배당, 중기 배당 확대를 요구했고, 자사주 매입과 추가적인 소각도 말씀드렸다”면서 “무엇보다 개인주주들 의견이 반영돼 공정하고 상식적으로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KT 비상경영위원회는 주주추천 사외이사 구성과 CEO 심사 및 면접 일정 등을 고려하면 빨라야 5개월 이후 회사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임시주총 두 번, 목소리 낼 것아울러 그는 “어제 장관(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하길 국민연금 CIO(서원주 CIO)의 개인적인 의견이었다고 한다. 개인 취임사 한 마디가 대표이사 후보자 사퇴가 돼 비상경영체제가 되고 52주 신저가로 이뤄졌다는 걸 과연 상식적인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사안인가”라고 언급했다.이어 “회사는 5개월 이후 정상화를 말씀하시는데 그 사이에 임시주총이 두 번(이사 선임과 CEO 선임) 있을 것 같다”면서 “개인주주로서 안정적인 배당과 안정적인 주가를 회복할 수 있도록 감시하겠다”고 말했다.KT에 불고 있는 외풍에 대해선 “(정부에선) 공정과 상식을 말씀해 주셨고, 자유경제 수호도 언급하시는데 이런 사태로 이어진 것은 너무 심하지 않나. CEO 후보자들이 줄줄이 사퇴해 비상경영 상태다. 52주 신저가인데 과연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포스코에선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지만 추후 발생하면 포스코 주주님들께서 KT의 경험을 공유해 달라고 하시면 같이 하겠다”고 부연했다.챗GPT발 경쟁 격화 걱정도…2023 KT 응원 운동챗GPT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글로벌하게 전면화되고, 그 속도 역시 가팔라지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네이버 KT주주모임 카페장은 “지금은 정말 중요한 시기다. 챗GPT 등으로 경쟁사들은 치고 나가는데 KT도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에 바쁜데 이런 상황은 주가뿐 아니라 회사의 성장에서도 많이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그러면서 ‘2023 KT 응원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인 몰래 나왔는데, 주주님들이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지 않다”면서 “카페 게시판에 쓰는 외압 반대보다도 주식을 늘리면서 주인의식을 키우자는 운동이다. 아무래도 우리 주식이 늘면 저희 발언 기회가 늘어날 게 것 아닌가?”라고 했다.
2023.03.31 I 김현아 기자
KT, 자사주 교환 ‘주총 승인’으로…현대차 제휴 때와 다르게
  • KT, 자사주 교환 ‘주총 승인’으로…현대차 제휴 때와 다르게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해 KT와 현대자동차차그룹은 7500억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대차 그룹이 KT 지분 4.6%, 현대모비스가 KT 지분 3.1%를, KT가 현대차 지분 1.04%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를 갖게 됐다. 당시 양사는 “사업협력을 위한 단순투자”라면서 지분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다.KT와 신한은행이 지난해 1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미래금융 사업모델을 만들기 위해 뭉쳤다. KT가 4375억 원 규모의 신한지주 지분(2.08%)을, 신한은행도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5.46%)을 4375억 원 규모로 취득했다. 지속적으로 사업의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다.KT(030200)가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기 주식 매각이나 교환의 방법으로 타 회사의 주식을 상호 보유하게 될 경우 이를 주주총회에서 승인토록 정관을 바꿨다.KT는 지난해 이사회 결의만으로 현대자동차그룹과 7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기로했는데, 이번에 KT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면서 이 같은 상황도 주주총회 결의로 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상호주 취득에 대해 안건 승인 과정을 강화한 셈이다.다만, 지난해 1월 이뤄진 신한은행과의 디지털 플랫폼 기반 미래금융 제휴와 4375억 규모의 지분 취득은 자사주 맞교환은 아니어서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당시 신한은행은 NTT도코모의 KT 지분을 취득했다.자사주 관련 주주소통 강화 차원이번에 바뀐 KT 정관은 ▲목적사업에 디지코 B2C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렌탈 사업 추진을 목적 사업에 추가하고 ▲자기 주식에 대한 보고 의무 신설(회사는 매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보유 중인 자기 주식의 보유 목적, 소각 및 처분계획 보고)▲자기주식을 통한 상호주 취득 시 주주총회 승인의무 신설 등이다.자기주식 보고의무 신설은 자기 주식 관련 주주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상호주 취득 조항 역시 자기주식 관련 주주 소통 강화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이날 주총 사회를 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CEO 직무대행)은 “전략적 제휴에 동반된 자사주 교환에 대해 주주들의 우려 해소를 위해 정관에 자사주 보고 의무와 승인여부를 새롭게 신설했다”고 밝혔다.APG 소속 주주 “주주 동의로 사업도 탄력받을 것”네덜란드 연금투자회사 APG 소속 한 주주는 발언을 통해 “이 정관이 변경되면 1년에 한번 정도 자사주와 관련해 주총에서 모든 주주들과 경영진 및 이사회가 투명하게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면 훨씬 사업에서 동력을 받을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 KT가 가장 최고의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찬성했다.주총에선 정관 변경 외에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의 건, 재무제표 승인의 건도 의결됐다.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58억 원으로 대상인원은 11명(사외이사 8명, 사내이사 3명)이다. 임직 퇴직금 지급규정은 퇴직금 산출방법에 대한 것으로, 임원의 단기 성과급 일부를 퇴직 연금에 적립 가능하도록 법령(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에 따라 개정한 것이다. 주총에 참가한 네이버카페 KT주주모임 카페장은 “외압과 외풍으로 KT가 너무 힘들게 나가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주주들이 너무 힘든 상태니까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확대해 달라. 추가적인 소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퇴임이사 3명과 김용현 이사가 이사회 유지최대 관심사였던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은 자동 폐기됐다.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서창석, 송경민 사내 이사의 추천은 무효가 됐고,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등 임기가 다한 사외이사 3명도 이날 주총 전에 사외이사 후보직을 사퇴한 이유에서다. 감사위원 선임 역시 강충구, 여은정 이사가 후보자에서 사퇴해 안건이 폐기됐다.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이날 이데일리에 사외이사 후보자 사퇴 사실을 전하면서 “완전한 이사회 구성까지 저희는 퇴임이사로서 맡은 바 의무와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이것이 회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하게는 후보 사퇴”라고 부연했다. 이번 후보자 사퇴는 표현명 이사 등 표 대결 시 부결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고심 속에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명 이사들은 새로운 이사회가 꾸려질 때까지 상법상 퇴임이사로 활동한다. 상법 386조 1항에 따르면,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에는 임기의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하여 퇴임한 이사는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돼 있다.이로써 KT이사회는 임기가 1년 남은 김용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와, 퇴임이사인 강충구, 표현명, 여은정 이사 등 4명으로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가 추천돼 선임될 때까지 활동한다.한편 KT는 2022년도 경영성과에 대해 목표 대비 실적을 거뒀다고 했다. 결과형 지표(매출, 영업이익 등)와 과정형 지표(당해년도 주요사항)를 통해 평가한 결과, 99.37점을 득점했다고 밝혔다.
2023.03.31 I 김현아 기자
JB금융 손들어준 주주…'과도한 환원' 우려에 얼라인 발목
  • JB금융 손들어준 주주…'과도한 환원' 우려에 얼라인 발목
  • [전주=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JB금융지주(175330)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완패했다. 주당 900원 현금배당을 비롯한 주주 제안과 사외이사 후보의 이사회 입성이 좌절되면서다. 주주들이 당장의 배당 확대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중요성을 강조한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다.(사진=김보겸 기자)30일 전북 전주 J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얼라인이 제안한 △주당 900원 배당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 추천안은 모두 부결됐다. 얼라인이 반대한 회사 측 안건인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연장하는 안 역시 출석의결권수 대비 80% 넘는 동의를 얻어 통과됐다. 이날 주총 출석률은 95%에 달했다. 얼라인이 확보한 JB금융지주 지분은 14.04%로 최대주주인 삼양사 및 관계자(14.61%)와 불과 0.57%포인트 차이라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되기도 했다. 주주총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표결을 행사하기 위해 모인 주주들과 의결권 위임을 받은 이들이 몰리면서 개회가 1시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현금 배당은 JB금융 이사회 안건인 주당 715원으로 확정됐다. 앞서 얼라인은 보통주 현금배당을 900원으로 올려 배당성향을 33%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JB금융 측은 이미 배당성향이 전년 대비 4%포인트 올린 27%로 업종 평균을 웃돈다며 반대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출석 의결권수의 76.74%가 JB금융 측 안건에 찬성했다. 사외이사로 김기석 후보자를 추천한 얼라인 안건도 좌절됐다. JB금융 측이 추천한 유관우, 성제환 후보자가 각각 임기 1년과 2년짜리 사외이사에 선임되면서다. 또 JB금융 측이 상정한 사외이사 임기 제한을 현재 최장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얼라인 제안이 주총 문턱을 넘지 못한 건 당장 주주배당을 늘리기보다는 장기적 투자를 위해 유보금을 남겨둬야 한다는 회사의 입장에 주주들이 손을 들어준 결과라는 평가다. 한 시장 관계자는 “단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수익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지만 반대를 했다는 얘기는 배당을 올리기보다는 그만큼을 유보하거나 재투자해서 주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결권 자문사와 당국이 JB금융지주 측에 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얼라인이 제안한 배당확대안과 사외이사 추천후보에 반대 의견을 냈다. 금융감독원에서도 과도한 주주환원을 우려한 바 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주주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에 “외국인 주주들 상당수가 ISS 결정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2023.03.30 I 김보겸 기자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 비중 확대”
  •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 비중 확대”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실적 발표 이후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가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단 분석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4월에도 증시에는 상하방 요인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한 연구원은 “1월 새해 랠리 이후 한국, 미국 등 주요국 증시는 다양한 재료들이 혼재 됨에 따라, 연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코스닥 제외) 3월 말 현재까지 박스권 장세에 갇혀있는 상황”이라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같은 은행권 위기는 단기에 소강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가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장참여자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스스로 강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 은행권 유동성 위기는 “중앙은행의 누적된 긴축 효과”라는 일정부분 예상가능한 악재 성격으로 볼 수 있다”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사이클 후반부에서는 역사적으로 위기가 출현했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한 때 시장에서는 골디락스, 노랜딩에 대한 베팅을 강화했으나, SVB 사태로 상황은 반전. 경제 지표,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에 대한 민감도는 높아지는 ‘굿 뉴스 이즈 굿 뉴스, 배드 뉴스 이즈 배드 뉴스’ 국면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봤다. 그는 “4월에도 증시에는 상하방 요인이 공존할 것”이라며 “하지만 1분기 실적시즌을 보내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시했다. 그 이유로 “낮아진 실적 기대치, 2018년 수준으로 회귀한 시가총액 비중, 감산 기대 지속 등 업사이드 재료가 상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아울러 “예금자, 기업,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현금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 시, 부채 대비 현금 흐름이 우수한 IT, 철강, 기계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03.30 I 원다연 기자
셀코리아 돌아선 외국인..과열 2차전지·금융주 매도
  • 셀코리아 돌아선 외국인..과열 2차전지·금융주 매도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3개월 만에 ‘셀코리아’로 돌아섰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불안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불안 등에 외국인 투자심리가 약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단기간 외국인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긴 어렵다는 전망과 곧 달러 약세와 중국의 부양책 실행에 따른 국내 증시 매력 부각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달 외국인 순매도 전환…금융주·과열 에코프로주 매도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2~28일)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 717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대규모 순매수로 국내 증시를 떠받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3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앞서 지난 12월 한 달 간 1조 6926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1월 6조 5495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어 지난달 순매수 규모를 1조 597억원 규모로 줄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매도 우위에 섰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에 대해 매파적 분위기를 보이면서, 외국인은 순매도로 돌아섰고 SVB 은행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은행 시스템 위험이 불거지면서 순매도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의 더딘 실적 회복세도 외국인 투자자들에 국내 증시 매력도를 떨어트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 기관이 3곳 이상인 상장사 104곳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15조 6947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27조 7768억원)의 56.5% 수준으로, 전년 실적(42조 6736억원)과 비교해선 36.8% 수준에 불과하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에코프로(086520)를 6196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에코프로 주가가 올 들어서만 4배 넘게 폭등하는 등 과열 수준에 접어들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팔자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에코프로비엠(247540) 역시 3030억원 규모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주도 팔아치웠다. KB금융(105560)(-2563억원), 신한지주(055550)(-2134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879억원) 등도 각각 순매도 5위, 6위, 12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SVB 사태 이후로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되며 외인자금 본격 유입에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고 봤다. ◇내달도 박스권 흐름 전망…“잉여현금흐름 우수 업종 대응 유효”한편에선 곧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정점론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조금 더 긴축적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의 선호도는 올라가는 반면 달러화 보유 의지는 약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 환경에서 신흥국 및 신흥국형 주식시장이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내수 부양책이 실행 단계에 들어서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부각되는 점도 유리하단 평가다. 강 연구원은 “달러 약세 등으로 자금 이동이 이뤄질 때 중국의 내수 부양책에 간접 수혜가 예상되는 한국 주식시장이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내달에도 증시는 하단과 상단이 모두 막힌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적인 뱅크런 불확실성, 예금보장 확대를 둘러싼 정치 노이즈 등이 증시 상단을 제한할 전망”이라며 “현금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해 잉여 현금 흐름(FCF)이 우수한 정보기술(IT), 철강, 기계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2023.03.30 I 원다연 기자
현대차그룹, KT주총서 사외이사 선임안 반대…개인주주들 '부글'
  • 현대차그룹, KT주총서 사외이사 선임안 반대…개인주주들 '부글'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의 지분 7.79%(현대자동차 4.69%, 현대모비스 3.1%)를 보유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31일 KT 주주총회에서 KT 사외이사 3명의 재선임안(임기 1년)에 대해 반대하겠다는 뜻을 KT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자, KT 개인주주들이 분노하고 있다.현대차그룹은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사외이사 등 3명에 대해 반대의 뜻을 KT에 전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윤경림 차기 CEO 후보에 대해서도 “이사회가 대주주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혀, 사실상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뜻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지난해 KT와 현대차는 7500억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대차 그룹이 KT 지분 4.6%, 현대모비스가 KT 지분 3.1%를, KT가 현대차 지분 1.04%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를 갖게 됐다. 당시 양사는 “사업협력을 위한 단순투자”라면서 지분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다.하지만,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개인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 KT주주모임 카페에서 아이디 알바트로스님은 “현대차가 선을 넘는건가요?”라고 했고, chsu6366님은 “현대차그룹의 양아치 경영에 분노를 표하며 주주들이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시길 당부드린다. KT CFO는 현대차그룹 지분을 매각하시길 바란다”고 했다.앞서 주주모임 카페 개설자도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총에서 현대차, 신한은행이 반대하면, 주주제안으로 미래사업 제휴에서 두 회사를 제외하고 KT와 상호주식교환 등을 한 걸 해지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카페 안에선 굉장히 좋은 현대차에 대해 불매 운동까지 하자는 글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한편 이강철 이사에 이어 어제(28일),김대유 이사(DB생명 사외이사)와 유희열 이사(한국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 연구개발센터(KCRC) 이사장) 등 지난 정부 출신 사외이사들이 사퇴하면서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0명, 사외이사 4명이 남은 상태다. 이중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이사가 주총에서 재선임되지 않으면 이사는 1명만 남게 된다.현대차 반대해 최종 부결돼도 상법으로 이사 의무 유지하지만, 법조계에 따르면 설사 KT 이사가 한 명도 안 남아도 상법상 이사의 결원 조항으로 인해 새 이사회 구성까지 임무를 담당할 수 있다. 퇴임이사 자격으로 가능하다.ESG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 자문 변호사에 따르면, 상법 386조 1항에 따라,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에는 임기의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하여 퇴임한 이사는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돼 있다. KT 이사회의 최소 의결 정족 원수는 3명인데, 현대차 주장대로 선임안이 부결되면 이사는 1명 남게 된다. 하지만, 부결돼도 해당 이사들은 이 조항에 근거해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가 추천돼 선임될 때까지 퇴임이사로 활동할 수 있다.한편 KT의 주가는 다시 3만 원대 아래로 추락했다. 29일 현재 2만 9200원이 돼 전날보다 2.83% 하락한 채 마감했다.
2023.03.29 I 김현아 기자
"4월 코스피 2300~2500P…은행 사태·실적시즌 대응 전략은"
  • "4월 코스피 2300~2500P…은행 사태·실적시즌 대응 전략은"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키움증권은 4월 코스피 예상밴드를 2300~2550포인트로 제시했다. 은행 사태 불확실성, 1분기 실적시즌, 코스닥의 약진 지속 여부 등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반도체,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산업재 등 낮은 실적 기대치, 양호한 잉여현금흐름 보유한 업종 대응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29일 “반가웠던 1월 랠리 이후 한국, 미국 등 주요국 증시는 2월부터 3월말 현재까지 답답한 박스권 장세에 갇혀있는 모양새”라며 “은행권 위기는 알려진 악재의 범주에 있기에 증시 하단은 견조하겠으나, 상단 또한 관련 불확실성들로 인해 제한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BofA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월 시장의 가장 큰 대형 위험에 대해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치고,크레딧 리스크가 급부상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에 은행권 전만에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면서다. 은행 위기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아 4월에도 증시 하단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미국 내 머니마켓펀드(MMF) 잔고가 3개월간 4000억달러가 유입돼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은행권 위기가 이른 시일 내에 종결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함을 방증한다”며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주식, 채권, 단기금융시장 등 부문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한 시스템리스크지수(CISS)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상회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2의 리먼사태와 같은 시스템리스크로 확대될 확률은 낮다고 짚었다. 3월 이후 연준의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가동,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자 보호 확대 조치, 중앙은행 유동성 스왑 강화, 정책 결정자들의 구두 개입 등 당국의 위기 대응 의지와 실행력은 2008년 금융위기때에 비해 높다는 점을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은행권 위기는 고강도 긴축의 누적된 효과가 만들어낸 부작용이라는 예상 가능했던 악재의 색깔이 짙다는 점도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유지시키는 요인”이라고 했다.4월에는 알려진 악재들만 출현해 지수의 하단은 견조할 수 있지만 미국의 추가적인 ‘뱅크런’ 불확실성, 예금보장 확대를 둘러싼 정치 노이즈 등이 증시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대금과 주가 상대강도 상 코스피를 앞지르고 있는 코스닥의 약진이 지속될지 여부와 1분기 실적 포인트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삼성전자(005930)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 비중 확대도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실적 기대치, 최근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확대된 2차전지와는 달리 2018년 수준으로 회귀한 이들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 감산 기대 지속 등 재료가 상존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예금자, 기업,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현금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잉여 현금 흐름(FCF)이 우수한 IT(반도체 포함), 철강, 기계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4월 증시 대응에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2023.03.29 I 이은정 기자
KT&G, 주총서 압승…행동주의펀드 결정적 패착은
  • KT&G, 주총서 압승…행동주의펀드 결정적 패착은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KT&G(033780)를 둘러싼 주주행동주의가 KT&G 판정승으로 돌아갔다.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KT&G 경영진이 낸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서다. 주당 배당금은 물론 사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이 전부 선임됐다. 시장에서는 KT&G를 향해 맹공을 펴 온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주 동의를 얻지 못한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행동주의 펀드들 간에도 주주제안 내용이 갈려 표가 분산됐다는 점과 여전한 ‘먹튀’ 우려, 그리고 행동주의를 펴기 어려운 지배구조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고질적 문제인 낮은 배당 문제를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KT&G.(사진=KT&G)◇표 분산·여전한 먹튀우려·불리한 지배구조우선 증권가에선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제안이 갈려 표가 분산됐다는 점을 패착 요인으로 짚는다. 주당 배당금 액수부터 사외이사 추천 후보들도 제각각이었다. 플래쉬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는 1만원을 제안한 반면, 안다자산운용은 7867원을 제시했다. 양사는 배당금 액수를 두고 의견 조율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각각 다른 안을 KT&G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 A씨는 “행동주의 펀드를 다 합쳐봐야 의결권이 얼마 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랑 똑같다고 보면 된다”며 “이런 가운데 주주제안마저 소규모로 분산, 난립한 부분도 안건이 가로막히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납득하기 어려운 주주제안 안건도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는 평가다. FCP는 KT&G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 B씨는 “운용역들도 행동주의 펀드들의 제안을 분석하면서 어떤 안건은 찬성하기 어렵겠다, 혹은 너무 과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다”며 “잉여 현금이 있더라도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투자를 계획할 수 있는데, 이를 일거에 털어먹으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 운용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부서 관계자 C씨는 “타 기업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배당을 비롯해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 수준이 좀 과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여전한 먹튀 우려도 이번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 발목을 잡았다. 조병준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에스엠(041510) 같은 경우 주가가 15만원을 넘었다 9만원까지 급락하는 등 행동주의 펀드 개입 과정에서 주식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며 “주주가치를 높이고 권익을 증대한다는 선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행동주의 뒤에서 자본차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이 있어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 자체가 행동주의를 펼치기에는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기관투자자 지분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높은 반면 한국은 20%대에 그친다.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 D씨는 “기관투자자들은 개인이 맡긴 돈을 운용하기에 고객과 철저하게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며 “이런 구조에선 모든 의사결정이 주주를 위한 것으로 귀결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주주들이 판을 뒤집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짚었다. 기관투자자 비중이 낮은 한국 기업 경영진을 상대로 투표를 통해 주주제안을 관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KT&G는 28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KT&G)◇행동주의 펀드가 시장에 남긴 것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적인 주주제안에는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기업들의 고질적인 낮은 배당에 대한 문제를 환기시켰다는 것이다. A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특히 금융위기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현금 없는 기업들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체감한 탓에 배당 성향이 낮다”며 “이로 인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만큼 행동주의 펀드들이 배당을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낮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올리고 꾸준히 높게 유지하라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장은 유의미하다는 얘기다. 행동주의 펀드의 지향점은 워런 버핏의 행동주의가 되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장기투자하면서 주주를 위한 방향으로 경영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D 본부장은 “흔히 말하는 들어왔다 털고 나가는 헤지펀드와는 다른 형태의 행동주의”라며 “장기적으로도 일반 투자자들은 주주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는 쪽에 서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조 CIO 역시 “행동주의 펀드들이 꼭 기업에 적대적인 태도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소수 지분을 들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제안이 단기적으로는 주주 이익을 도모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성장동력을 갉아먹거나 정상적인 경영 행위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3.03.28 I 김보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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