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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실수 없다"…첩보 영화 방불케 한 `尹 체포 6시간`
- [이데일리 손의연 송주오 김형환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15일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12·3 계엄사태가 발생한 지 43일 만이다. 공조본은 이날 본격적으로 인력을 투입한지 약 6시간 만에 윤 대통령을 체포하는 데에 성공했다. 1차 체포영장 집행에서 실패를 맛본 공조본은 이날 2차 집행을 위해 관저 안팎에 4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며 역대급 작전을 펼쳤다. 특히 이번 작전이 물리적 충돌 없이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던 데에는 대통령경호처의 적극적인 제지가 없었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 배경엔 체포영장 집행 전 대통령경호처 수장을 먼저 수사하면서 경호처 내부를 동요하게 한 경찰의 흔들기 작전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찰이 차벽을 넘기 위해 사다리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경찰, 인력 총동원…관저 안팎서 우려하던 충돌 없어공조본은 이날 오전 4시께부터 관저 앞에 집결해 영장 집행을 준비했다. 이어 5시27분 윤 대통령 측 변호인에 체포영장을 제시하며 집행에 본격 착수했다. 공조본은 5시47분께 관저 진입을 시도했고 1차, 2차 저지선을 통과해 오전 8시께 3차 저지선인 초소에 도달했다. 이 과정에서 매봉산 등산로로 체포조가 투입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후 공수처와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윤갑근 변호사의 협의가 2시간여 이어진 끝에 오전 10시33분 윤 대통령이 체포돼 공수처로 호송됐다.이번 공조본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은 장기전으로 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단시간에 마무리됐다. 지난 3일 1차 집행 당시 경호처가 강하게 반발했고 일반 사병까지 동원한 점을 고려해 2차 집행에서도 물리적 충돌로 인한 유혈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집행에 앞서 경호처 직원들이 무장하고 있는 장면까지 공개된 탓이다. 하지만 이날 관저 안팎에서 큰 충돌은 없었다. 1차 저지선과 2차 저지선, 3차 저지선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 협의만 있었을 뿐 경호처와의 특별한 대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이 물리적 충돌에 대비해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을 총동원하면서 경호처에 대한 사전 제압에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이 주도한 2차 집행에선 공수처 40명, 경찰 1100명을 동원하며 1차 집행(공수처 30명, 경찰 120명)보다 인력을 크게 늘렸다. 장애물 제거조, 제압조, 체포·수색조로 나눠 체계화된 작전도 준비했다. 이날 체포 작전엔 공수처 파견팀 형사 570명, 수도권 안보수사대 450여명, 인천 반부패·형사기동대 100여명 등이 동원됐다. 아울러 경찰은 관저 앞에 기동대 54개 부대, 3200여명을 배치해 혹시 모를 지지자들과의 충돌을 막았다.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이 알려지면서 집회 참가자들이 격한 행동을 보이긴 했지만, 1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됐을 뿐 다른 충돌은 없었다.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 저항 없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경호처 반발 거의 없어…‘경호처 무력화 작전’ 통했다이번 체포 작전이 성공한 배경엔 경호처가 1차 집행 때 영장 집행을 저지했던 것과 달리 공조본의 영장 집행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은 이유가 크다. 경호처는 공조본의 진입에 큰 저항 없이 길을 터줬다. 경찰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경호처 직원의 반발 시 현행범 체포 후 분산호송해 조사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지만 갈등 없이 마무리되며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경찰은 1차 집행 이후 경호처 수뇌부 등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면서 출석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해왔다. 그 과정에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사직하며 경찰 소환조사에 응했고, 경호처 내부에도 균열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박 전 처장 대신 관저 경호를 총괄한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해서도 세 차례 출석을 요구했고 이에 김 차장이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온건파`로 분류된 박 전 처장이 경찰의 수사를 받고 `강경파`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역시 체포당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호처 직원들이 강경 대응을 자제했다는 것이다. 전날 윤 대통령 변호인과 김 차장 등이 ‘법적 문제가 없으니 잘 대응해 달라’는 취지로 독려했지만 직원들의 움직임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다만 경찰은 윤 대통령을 체포한 상황에서 ‘대통령 경호 업무를 마쳐야 한다’는 경호처의 입장을 받아들여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체포하지 않았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이후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나오기로 확약했으며 경찰은 이때 둘을 체포할 계획이다.
- “화장품은 제2의 조선”…3세대 K뷰티 타깃 ETF 나온다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유통사와 제조업자개발생산(ODM)사가 구축한 K뷰티 3세대가 글로벌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이 변화된 구조의 국내 화장품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예정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SOL 화장품TOP3플러스’ ETF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 예정일은 오는 21일이다. 신한운용은 현재 글로벌 수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K뷰티 3세대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기존 화장품 테마 ETF와 차별화한단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는 화장품 테마 ETF로 지난 2015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TIGER 화장품’, 지난해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HANARO K-뷰티’가 상장돼 있다. K뷰티는 원브랜드숍이 주도했던 1세대, 중국의 한류 열풍으로 대형 브랜드 위주로 성장했던 2세대에 이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인디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는 3세대로 넘어왔다. 미국, 중동 등으로 수출 지역이 다변화되면서 지난 한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대중국 수출 비중은 처음으로 20%대로 내려선 반면 미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아랍에미리트는 처음으로 수출 상위 10개국 내에 이름을 올렸다. SOL 화장품TOP3는 ‘FnGuide 화장품TOP3플러스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며, 화장품 브랜드·유통·ODM 부문별 시가총액 1위 종목을 각 20%씩 동일가중 방식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외 7개 종목은 유동시가총액가중 방식으로 편입한다. 투자 종목을 보면 실리콘투(257720), 코스맥스(192820), 아모레퍼시픽(090430) 3개 종목이 6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코스메카코리아(241710), 한국콜마(161890), 브이티(018290), LG생활건강(051900), 에이피알(278470), 씨앤씨인터내셔널(352480), 애경산업(018250) 순으로 비중이 높다.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브랜드·유통·ODM사의 삼각구도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한 상품”이라며 “시장에서 상당 기간 소외받던 국내 조선 업종이 꾸준한 수주와 실적을 기반으로 부각된 것과 같이, 확장성은 큰 반면 펀더멘털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은 화장품 업종이 제2의 조선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화장품 매장. (사진=연합뉴스)
- 젠슨 황이 도발한 양자기술, 韓, 반도체 강점 내세우면 희망있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IYQ)’이자, 양자역학의 주요 이론이 발표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까지 2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한 때 혼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기술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양자기술은 이제 물리학자의 실험실을 넘어 컴퓨터공학자들의 연구실과 기업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으며, 향후 5~10년이 양자기술의 대중화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아인슈타인도 수긍하기 어려웠던 양자중첩과 양자얽힘양자역학의 근간을 이루는 두 가지 중요한 이론이 발표된 해는 1925년이지만, 우리에게 더 익숙한 것은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 사이의 논쟁이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행렬역학’을 제안하고, 에르빈 슈뢰딩거가 ‘슈뢰딩거 방정식’을 완성한 것은 100년 전인 1925년이다. 이 두 이론은 양자역학의 수학적 기초를 마련하고 미시 세계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본질을 둘러싼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 간의 논쟁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이 논쟁은 1927년 제5차 솔베이 회의에서 시작돼 아인슈타인의 생애 말년인 1955년까지 이어졌다.양자 세계에서는 입자가 동시에 여러 상태를 가질 수 있으며, 관측되기 전까지 확률적 상태로만 존재하는 ‘양자중첩’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며 양자역학의 확률적 해석에 의구심을 표명했다. 또한, 입자가 연결되어 같은 성질을 공유하는 ‘양자 얽힘’에 대해서는 이를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재 양자중첩과 양자얽힘 원리를 활용한 양자컴퓨터, 양자암호통신, 양자센싱 등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자연 현상을 관찰해 법칙을 세우는 물리학의 관점에서 닐스 보어의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IBM의 초전도 물질 기반 양자컴퓨터. 칩과 케이블을 -273도까지 냉각시켜야 한다. 사진=IBM◇젠슨 황도 2진법…순식간에 단번에 계산하는 양자컴퓨팅양자컴퓨터는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자와 그를 둘러싼 전자의 속성을 파악해 파동성과 입자의 이중성을 활용하는 것으로, 기존의 컴퓨터 정보 처리 방식과 다르다.현재의 컴퓨터는 0과 1을 사용해 하나하나 계산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1비트(BIT)는 0과 1, 2비트는 00, 01, 10, 11과 같이 표현된다. 4비트는 2의 4승=8개, 8비트는 2의8승=256개 이런 식이다. 이 비트는 컴퓨터의 ‘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의 사양을 나타내며, 해당 CPU가 처리할 수 있는 연산의 수를 의미한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병렬처리를 통해 CPU보다 대규모 연산을 더 빠르게 처리하지만, 두 장치 모두 2진법을 기반으로 작동한다.반면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하여,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해 계산을 순식간에 처리한다. 여러 큐비트를 양자얽힘으로 연결하면 계산 속도가 급격히 향상된다. 구글은 지난달 차세대 양자칩 ‘윌로우’를 공개하며, “현재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가 10자년 걸릴 계산을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10자년은 10의 24제곱, 즉 우주의 나이를 초과하는 엄청난 시간을 의미한다.이는 양자기술이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현존하는 AI 반도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에게는 껄끄러운 주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양자컴퓨터는 25억 개의 GPU를 대체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지난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제4차 K-퀀텀 스퀘어 미팅’에서 정윤채 한미양자기술협력센터 센터장은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 인공지능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주목할 만한 도전 과제”라며, “양자컴퓨터를 슈퍼컴퓨터의 가속기로 활용해 다양한 과학적 개선을 이루자는 시도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온큐의 원자이온 기반 양자컴퓨터. 전기장으로 만든 그릇에 원자이온을 담아 활용하는 방식. 사진=이데일리 DB◇자주적인 양자기술, 반도체·통신 강점에 희망 있다양자칩이 널리 사용되는 시대가 오면 현재의 비트 기반 국방 전산체계가 무력화될 가능성도 있어 자주적인 양자기술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양자기술력은 미국, EU, 중국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 IBM은 이미 1000큐비트 컴퓨터를 개발했으며, 올해 1400큐비트 컴퓨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한국은 정부 주도로 올해부터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개발을 시작했고, 2032년까지 양자컴퓨터, 양자인터넷, 양자 센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한 양자기술 업체 관계자는 “삼성종합기술원이 양자컴퓨터 개발을 시도했지만 중단됐다”며, “대기업의 참여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같은 정부출연연구원만 중심이 되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대만이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아 AI 서버의 90%를 생산하는 중요한 국가로 급부상한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도 양자컴퓨터의 뇌에 해당하는 큐비트뿐 아니라 양자 부품, 장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양자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 공급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현철 노르마 대표는 “리게티컴퓨팅이나 아이온큐는 큐비트에 집중하지만, 고객들은 몇 큐비트냐보다 이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따라서 우리는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반도체 시스템은 전력과 정확도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혔으며, 대한민국의 반도체 생산 및 설계, 광통신 분야 강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르마는 초전도체 기반 양자컴퓨터 ‘큐리온’의 24큐비트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한국양자정보학회 한상욱 회장은 “양자기술이 산업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학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재 회원 수는 500~600명으로 대부분 물리학 전문가들이다. 실질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대기업 C레벨 인사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개인채무자보호법 계도기간 3개월 연장한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인채무자보호법의 계도기간이 3개월 연장된다. 지난해 연말까지 법 시행과 함께 새로 도입된 채무조정 요청권은 약 2만건이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금융위원회는 15일 정례회의를 통해 개인채무자보호법의 시행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개인채무자보호법은 개인금융채권의 연체 이후 관리와 채무자 보호 규율 강화를 위한 법률로 지난해 10월 17일 시행됐다.이 날 금융위는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아직 초기 단계이나 채무조정 요청권, 연체이자 감면 등 새로운 제도들이 점진적으로 금융현장에 안착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채무조정 요청권의 경우, 법 시행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총 2만1513건의 신청이 있었고, 이 중 1만9803건에 대해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처리 건수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원리금 감면이 9319건(32.1%)으로 가장 많았으며, 변제기간 연장(27.1%), 분할변제(20.1%) 순이었다.또 개인채무자보호법은 대출의 일부 연체 등으로 기한이익이 상실된 경우에도 기한이익이 상실되지 않았더라면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을 채무부분에 대해 연체이자 부과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에서 총 10만6646개의 채권에 대해 채무자의 연체이자 부담을 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채무자가 실거주 중인 6억원 이하의 주택의 경우 경매 신청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 이후 경매를 신청하도록 해 채무자의 최소한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에서 경매신청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여 경매를 신청한 건수는 총 262건으로 확인됐다.금융위는 개인채무자보호법의 안착을 위한 향후 정책 추진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먼저, 금융위는 새로운 제도들이 금융현장에 확고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향후 3개월 간 추가적인 계도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금융위는 “금융회사가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준비를 해왔으나, 3개월의 계도기간으로는 새로운 제도를 충분히 준비·시행하는 데 다소 부족해 계도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특히, 채무조정의 경우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채무조정을 수행해야 내실 있는 운영이 가능해 시행 초기에 금융회사가 제재 우려 없이 채무조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채무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추심 관련 규제의 경우 ‘개인연체채권매입펀드’의 운영을 6개월 연장해 과잉 추심 완화를 위한 보완장치를 이미 마련했다는 점도 고려했다. 다만, 금융위는 계도기간 중에도 법 취지가 형해화되지 않도록 고의 또는 중과실 등 특정 위반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금융위는 “시행상황 점검반을 지속 운영해 개인채무자보호법의 안착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시행상황 점검반을 통해 시행상황을 상시 점검하는 한편, 현장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신속히 해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20년 외길…‘양자 센싱’ 기술, 美 진단검사의학회 챌린지 도전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큐티코리아 곽승환 대표(CEO)가 자체 개발한 ‘단일광자검출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 20년은 걸릴 수 있다”는 발언을 하자 양자컴퓨팅 기업들의 주가가 한 때 폭락했다. 하지만, 양자기술에 20년을 매달려온 인물이 있다. 바로 양자암호 및 양자센싱 기업 지큐티코리아의 곽승환(55) 대표다.곽 대표는 SK텔레콤(017670)에 근무하던 당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도청 의혹 사건을 계기로 양자암호통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05년, 정형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의 도청 의혹을 제기하며 CDMA의 감청 가능성을 문제삼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곽 대표는 “도청이 불가능한 통신 기술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그 해법으로 양자기술도입을 SK텔레콤에 제안했다.이후, 6년간 회사를 설득하는 동안 아버지로부터 더 이상 집착하지 말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양자기술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결국 2011년 SK텔레콤을 설득해 퀀텀테크랩을 설립해 리더를 맡았고, SKT가 투자한 스위스 양자기술 원천 업체 IDQ의 부사장으로 활동하다가, 2022년 3명의 박사들과 퇴사해 지큐티코리아를 설립했다.GQT Korea의 연구원들이 양자암호용 단일광자검출기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지큐티코리아 제공◇양자암호통신 장비 가격 10분의1로양자암호통신은 SK텔레콤이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뛰어든 분야다. 양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로, 파동이기도 하고 알갱이(입자)이기도 하다. 만약 단일 광자가 0과 1의 속성을 동시에 갖는다면, 송수신 측에서 비눗방울을 주고받는 것과 비슷하다. 제3자(해커)가 비눗방울을 만지기만 해도 형태가 변형돼 해킹이나 복제 여부를 알 수 있는 원리다. 이처럼 양자암호통신은 누군가가 키를 빼내려 했을 때 송수신자가 즉시 이를 알아챌 수 있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현재의 양자키분배(QKD) 장비는 상용화에 여러 장애물이 있다. 대당 2억원에 달하는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전국망에 도입하는 것은 큰 부담이며, 랙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상당히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큐티코리아는 90억 규모 국책과제에 선정돼 ‘양자광집적회로 칩 기반 모듈형 QKD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곽승환 대표는 “과제 마무리는 2028년이지만, 2027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 장비가 개발되면 구축 비용이 10분의 1로 줄어들고, 블레이드 한 장 크기로 공간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과제는 지큐티코리아가 주관하고, KT 네트워크연구소, KIST 광전소재연구단, KAIST 유경식 교수, (주)우리넷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양자센싱으로 조류독감 검사, 15분 만에…‘양자내시경’을 향한 꿈사실 양자암호통신 장비는 양자역학의 특성인 ‘얽힘’과 ‘중첩’을 100% 활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외부 자극에 민감한 양자시스템의 성질을 이용해 측정하는 양자센싱은 고전적인 센서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정밀도를 자랑한다. 특정 상황에서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현재의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술을 뛰어넘는 단일광자 분자진단이 가능하다는 의미다.곽 대표는 “양자센싱 기술을 활용하면, 예를 들어 조류독감 방역을 위해 3000마리 이상의 조류 농장에 CCTV를 설치되어 있지만 PCR수준의 현장진단 장비가 설치되면 더욱 더 정확한 조류독감의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며, “PCR에서는 전처리 장비와 PCR 장비가 필요하지만, 양자센싱 기술은 아주 작은 빛으로도 디텍션할 수 있어 카트리지를 이용해 현장에서 12~15분 만에 조류독감 여부를 확인하여 관련기관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지큐티코리아는 중소벤처기업부 딥테크 TIPS 프로그램의 18억원 규모 ‘초민감도 단일광자 검출기 기반 신속 현장진단을 위한 분자진단 플랫폼 개발(단일광자 분자진단)’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지큐티코리아가 주관하며, 부경대학교,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과 공동 개발하고, 시선바이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도 기술 개발 협력 파트너로 참여했다.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곽 대표는 현재 동물용 체외진단시약 개발을 시작했지만, 양자센싱 기술을 인간 감염병 진단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또, 얽힘광자를 활용한 양자내시경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양자센싱을 바이오 분야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홍콩대 등에서 있었지만, 칩을 제대로 구동하지 못해 사실상 실패했다”면서, “하지만 지큐티코리아는 단일광자 검출기 기반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한 시도”라고 말했다.양자센싱의 미래는 암 정복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이 암 종양을 1cm 이하에서 발견하면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이를 조기에 확진하려면 양자센서를 활용하여 혈액안의 암세포를 찾아내거나 위나 대장의 피부속 5~10mm 안의 용종을 발견할 수 있는 양자내시경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7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진단검사의학회 및 전시회인 ADLM2025에 저희가 개발한 양자센싱 애플리케이션을 출품할 예정”이라며, “이 챌린지에서 마지막까지 가기만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지큐티코리아는 곽승환 대표가 설립한 한국 기업이지만,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함께 양자센싱 분야 가장 큰 시장을 고려한 결정이다. 전체 직원은 16명으로, 기술 인력 비중이 87.5%에 달하며, 그 중 7명이 박사학위를 보유한 딥테크 강소기업이다.
- ‘혼란의 시대’ 정치 불안과 경제위기, 국민 정신건강 위협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사회의 극심한 정치 혼란과 경제 불안정으로 국민들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계엄, 탄핵, 참사 등 예상하지도 못했던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정치적 갈등은 격화되고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이 급증할수록 심각한 사회적 불안과 집단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계엄과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사회, 심리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 정치적 불안정이 계속되면 국민들은 불안, 분노, 무기력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겪는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사진)는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면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감정적 불편감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라며, “이러한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특히, 정치적 양극화는 계층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정치적 견해 차이가 극단적으로 나뉘면서 나와 의견이 다른 타인에 대한 불신과 멸시, 증오를 증폭시킨다. 한창수 교수는 “정치적 갈등은 단순한 이념 차이를 넘어 사람들 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벌어지게 하고 사회적 통합을 어렵게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와중에 경제적 어려움마저 심화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불안과 울분이 증대되고 있다.◇ ‘집단 공황’, 사회적 불안 확산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위기가 계속될수록 국민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 집단 공황과 같은 사회적 불안으로 확산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한다. 집단 공황은 사람들이 공동체의 안정성을 상실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극단적인 수준으로 확산하는 현상이다. 지속적인 사회적 불안과 혼란은 대규모 불안 반응을 촉발하고 사회적, 집단적 차원의 분노발작 같은 심리적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한 교수는 “이러한 집단적인 불안은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더욱 심화하고 사회적 회복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 “결국 사회적 분열과 신뢰 상실이 가속화되고 극단적 사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정치적·경제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증대시키고 사회적 통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집단 공황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개인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번지게 만들 위험이 크다.그는 또 “정치적 불안과 사회·경제적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면 국민들의 정신적 회복력이 크게 떨어지고 트라우마로 발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경제적 불안정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대시키고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만들어 불안과 우울을 유발한다. 실직, 부채, 생활고 등 실질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안겨준다.아울러 한 교수는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급성 불안장애나 우울증, 심지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발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때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것보다는 인정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한 교수는 “스트레스 반응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이라며,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나와 타인의 의견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과도한 뉴스 시청, 오히려 해로울 수 있어사회가 불안할 때 뉴스 시청은 중요한 정보 제공 수단이지만, 전문가들은 계속 뉴스나 TV를 보는 것이 항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과도한 뉴스 시청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불안과 긴장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밤에 뉴스를 시청하면 신경계가 계속 흥분 상태에 놓여 수면을 방해하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욱 커질 수 있다.또한, 과도한 뉴스 소비는 뇌의 과도한 각성을 초래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린다. 이에 따라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증가하며, 장기적으로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창수 교수는 “뉴스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대화와 취미 활동, 일상의 루틴을 통해 마음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공감과 통합을 위한 정신건강 회복사회적 회복력은 공동체의 공감과 사회적 지지 체계에서 비롯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정신적 안정을 되찾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정신건강은 단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들의 정신적 고통을 예방하고 위기 상황에서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국가 차원의 통합적인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구축은 시급한 과제다.한창수 교수는 “정신건강 관리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국민들이 필요할 때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농협캐피탈, 신비전 선포…‘고객과 비상하는 미래 금융 파트너’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NH농협캐피탈이 새로운 비전으로 ‘고객과 함께 비상하는 미래금융 파트너’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NH농협캐피탈의 2025년 신비전, 경영슬로건, 핵심가치 (위에서부터 순서대로).(사진=NH농협캐피탈)장종환 농협캐피탈 대표이사는 모두 함께 극복비상(克服飛翔·전체가 하나가 되어, 한마음으로 협력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비상하자)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성공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새로운 비전은 농협캐피탈이 고객과 함께 금융의 미래를 열어나가고, 고객의 성공을 도모하며, 조직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농협캐피탈은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 ‘고객중심’ △개인과 조직, 고객과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동반성장’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통해 고객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며, 지속 가능한 금융 환경 조성을 위한 ‘윤리경영’,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미래 지향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도하는 ‘미래지향’ 등으로 4대 핵심가치를 선정했다.이번 비전 수립을 위해 농협캐피탈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으며, 전사적인 참여와 의견 수렴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도출했다. 이를 통해 농협캐피탈은 내부적으로는 조직 구성원의 일체감을 높이고, 외부적으로는 고객 및 사회와의 신뢰를 강화하며, 금융 산업 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장 대표는 “이번 비전 선포를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라며 “미래 금융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며, 고객과 함께 성공의 여정을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 1020세대, 윗사람에 “넵·옙·넹”…연령·성별따라 어휘 달랐다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은 연령 및 성별, 지역에 따라 각기 선호하는 어휘가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젊은 여성을 부를 때, 높은 연령대일수록 ‘아가씨’를, 반면 나이가 젊을수록 ‘여기요’, ‘저기요’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윗사람에 답할 때 1020세대는 ‘예’ 혹은 ‘네’ 대신 ‘넵, 옙, 넹’ 사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자료=국립국어원 제공.국립국어원은 전국 15∼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호칭과 일상 표현에 관한 설문을 지난해 실시하고 ‘국어 사용 실태 조사(어휘)’ 결과를 15일 공개했다.조사 결과, 남을 부르는 말에서 연령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졌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젊은 여성을 부를 때 사용하는 말에서 나타났다. 높은 연령대일수록 ‘아가씨’를 선호했으나 나이가 젊을수록 ‘여기요’(저기요)를, 또는 ‘사장님’ 호칭을 사용한다는 응답도 다수 집계됐다.국립국어원은 “성별과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중립적 표현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젊은 세대의 일상 대화 호칭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일상 표현에서도 세대별 표현의 선호도가 달랐다. 무언가 재미있거나 싫을 때 강조하는 수식어로 30대 이상에서는 ‘정말’, ‘진짜’, ‘너무’ 등의 사용이 높게 확인된 반면 20대 이하에선 ‘완전’, ‘짱’, ‘개’ 등을 주로 사용했다. 자료=국립국어원 제공.성별에 따른 어휘 차이의 대표 예시로는 배우자를 부를 때다. 기혼 남성이 자신의 배우자를 소개할 때 외래어인 ‘와이프’를 가장 많이 사용했고 ‘아내’와 ‘집사람’ 순이었다. 기혼 여성은 ‘남편’에 이어 ‘신랑’이 뒤를 이었다. 제주권에선 ‘신랑’을 더 선호했다.지역에 따라서도 달랐다. 그제, 어제, 오늘을 표현할 때 강원권과 제주에서는 ‘삼 일’이라는 표현을 선호한 반면 전라권에선 ‘사흘’의 사용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도권이나 경상권은 ‘삼 일’을 더 많이 사용하면서도 ‘사흘’ 역시 비슷하게 즐겨 썼다.국립국어원은 “이번 조사는 세대, 성별, 지역, 계층 등 사회적·지역적 변인에 따른 어휘 사용 양상을 조사할 목적으로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각종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해 국어의 변화 방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언어 현실에 맞춘 국어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