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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에만 19명 퇴사한 금감원…감독·검사업무 공백 우려 고심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금융감독원에서 퇴직한 뒤 취업심사를 받은 인력이 최근 2년 새 42.5%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만 19명이 취업심사 결과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엔 국·실장 등 부서장급의 퇴직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엔 3~4급 실무진의 이탈 현상도 눈에 띄게 늘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높은 업무 강도, 복지혜택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성이 필요한 금융감독과 검사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을지 금감원도 고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조직·인사·문화 등에 대한 외부 업체 컨설팅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감원이 외부 컨설팅을 받는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1분기 퇴직자, 역대 두 번째…민간 이직 젊은 직원 급증[이데일리 이미나 기자]9일 이데일리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전수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금감원 퇴직자의 취업 심사 건은 총 19건으로 조사됐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24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분기당 한자릿수 규모를 유지하던 금감원 퇴직자 취업심사 규모는 2020년 1분기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돌파한 뒤, 최근 몇 년간 확 늘었다. 연도별로 보면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정부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 공개하기 시작한 2015년(16명)과 2023년(57명)을 비교 시 이탈 규모는 약 10년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2015년 16명에서 2016년 25명으로 늘었다가 2017년 3명으로 감소 전환한 뒤 2018년(8명), 2019년(13명), 2020년(23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2021년 40명에서 2022년(34명), 2023년(57명) 등으로 또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2~3년 새 각각 42.5%, 147.8% 늘어난 셈이다. 정년에 맞춰 퇴직한 뒤 재취업하는 임직원도 늘었지만 본인 의지로 민간 영역에 이직하는 젊은 직원이 급증하고 있다. 올 1분기 공직자 취업심사를 받은 3~4급 직원은 각각 3~4명으로, 총 7명이다. 해당 직급은 금감원 내에서 실무를 주로 담당하는 ‘허리급’으로 불린다. 5년 전인 2019년 1분기엔 3·4급 직원의 재취업은 전혀 없었다.여기에 공직자 취업 심사를 받지 않은 5급 이하 인력 이탈까지 포함하면 퇴직 규모는 더 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재산공개 대상자의 퇴직 전 수행했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3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취업확인, 취업승인을 받으면 재취업이 가능한데 금감원은 4급 이상(선임조사역·수석조사역·팀장·국실장·임원)부터 심사를 받는다.실제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금감원 퇴직자 수(임원 제외)는 총 488명으로 집계됐다. 2급(180명)이 가장 많았고 3급(130명), 4급(73명)이 뒤를 이었다. 신입인 5급 직원 37명도 금감원에서 짐을 쌌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뽑은 금감원 신입직원 130명 중 5명도 입사를 포기해 추가로 5명을 뽑았다”고 말했다.◇낮은 처우, 높은 업무강도로 이탈 빨라져저연차 직원의 퇴직은 민간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높은 업무 강도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유관 기관과 비교하면 임금수준이 비슷하나 업무 강도가 높고, 민간과 비교하면 임금수준이 확연히 낮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금감원의 임금 인상률은 매년 0~1%대에 머물렀다. 2022년엔 3%대의 임금 인상률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의 2022년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 1006만원이다. 같은 기간 유관기관인 산업은행(1억 1289만원), IBK기업은행(1억 884만원), 수출입은행(1억 615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나, 시중은행 평균(1억 6900만원)과 비교하면 약 6000만원 정도 낮다. 금감원 한 직원은 “민간 대비 경제적 처우도 낮은 데다 금감원은 복지도 전혀 없다”며 “이를 고려하면 처우에 대한 체감도는 더 커질 것이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선 수장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제도 역시 불만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부서장을 84% 교체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 원장 취임 이후 현재까지 취업 심사를 받은 금감원 임직원 규모는 87명이다. 젊은 부서장을 배치해 조직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조직 안정성으로 대변하는 인사와 평가제가 흔들릴 수 있고 조직 긴장감이 상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대폭의 인사 단행 후 연초 업무계획 보고에서 국실장급의 긴장도가 굉장히 높았다”며 “PT 연습을 연일 진행할 정도였다”고 했다.금감원 한 퇴직 임원은 “계층조직만 중시하는 관행은 문제가 있지만 혁신을 명분으로 기존 관례가 갑자기 깨지면 인사와 평가제도에 대한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며 “한두 단계를 건너뛰는 파격 인사는 문제점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 초접전 여론조사 결과에 쏠린 눈…25곳이 승부 가른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4·10 총선 지역구 선거구 중 이달 1~3일 사이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여야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1회 이상 기록한 ‘격전지’는 총 25곳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이 16곳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과 충남이 각각 4곳, 강원 1곳 순이었다. 이 지역구들은 총선 개표 이후 과연 여론조사 내 결과가 얼마나 맞았는지, ‘깜깜이’ 기간 동안 유권자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는지 등을 주목해볼 만 하다. 9일 저녁 7시 기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공개된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는 지역구는 △서울 7곳 △경기 6곳 △인천 3곳으로 수도권이 16곳으로 집계돼 가장 많았다.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용산구 후보자(왼쪽),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자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아리랑TV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라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스1)서울에서는 ‘한강벨트’의 중심이자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을 비롯해 광진갑, 동작을, 송파병, 양천갑, 영등포을, 중성동을이 여야 후보간 치열한 접전 양상을 빚었다. 특히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겨루는 용산에서는 이달 1일 이후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에서 우열이 뒤바뀌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타났다. 5번 조사 중 4번은 강 후보가 앞섰지만, 1번은 오차범위 내 권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1~3일 진행된 KBS·한국리서치 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신뢰수준 95%·무선 전화면접 100%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에서 강 후보(48%)는 권영세(38%)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눌렀지만, MBN·매일경제신문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2~3일 진행한 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신뢰수준 95%·100% 전화 면접조사 휴대전화 가상번호)에선 권 후보(46%)가 강 후보(45%)를 오차범위 내 앞섰다. 서울에서 용산 다음으로 이달 여론조사가 가장 많이 진행된 곳은 동작을이다. 4차례의 조사에서 류삼영 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우열이 엇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이데일리·조원씨앤아이가 이달 1~2일 진행한 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신뢰수준 95%·통신 3사 제공 가상번호 100% 전화ARS)에서는 류 후보가 48.5%, 나 후보는 47.5%로 집계됐지만, 1~3일 진행된 KBS·한국리서치 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신뢰수준 95%·무선 전화면접 100%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에선 류 후보가 43%, 나 후보가 46%를 기록했다. 경기에선 성남분당갑과 을, 하남갑, 안성, 용인갑, 포천가평 6개 선거구에서 후보간 오차범위 내 접전이 펼쳐졌다. 이중 여론조사가 많이 진행된 곳은 분당갑(5번), 하남갑(3번), 포천가평(3번)이다.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은 이곳은 4번의 조사에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결과를 보였지만, YTN·엠브레인퍼블릭이 1~2일 진행한 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신뢰수준 95%·전화면접 방식)에선 이 후보(43%)와 안 후보(39%)간 차이가 오차범위 내로 나타났다.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치열한 판세를 보인 부산도 강서, 남구, 북을, 수영 지역구에서 후보간 접전이 일어났다. 부산일보와 부산MBC·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2일 진행한 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신뢰수준 95%·무선ARS)에 따르면 강서에서는 변성완 민주당 후보(47.6%)가 김도읍 국민의힘 후보(46.3%)를, 부산 남구에서는 박재호 민주당 후보(46.3%)가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47.2%)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같은 조사에서 북을 역시 정명희 민주당 후보(48.7%)가 박성훈 국민의힘 후보(45.2%)를 오차범위 내 앞섰다. 또 같은 조사에서 부산 수영은 보수표가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31.1%)와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한 장예찬 후보(28.2%)로 나뉘면서 유동철 민주당 후보(35.8%)가 앞선 결과도 나왔다. 인천에서는 동미추홀을, 연수갑, 중구강화옹진 지역구가 치열했다. 충남에서는 공주부여청양, 보령서천, 천안갑, 천안을이 오차범위 내 후보간 접전을 벌이는 곳으로 나타났고, 강원에선 원주갑이 여야 후보간 오차범위 내 겨루는 곳으로 조사됐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다만, 이달 1일 이후 진행·공표된 조사에서 여야 후보간 오차범위 내 결과는 아닐지라도 주목할 곳들도 있다. ‘명룡대전’ 혹은 ‘미니대선’이라 불리는 인천 계양을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치열하게 겨뤘다. 또 경기 화성을은 공영운 민주당 후보,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3자 대결로 이목을 끈 곳이다.
- 공천 파동·탈당·계파 갈등에…총선 판 사라진 여야 잠룡
- [이데일리 이도영 김기덕 기자] 22대 총선 이전까지 대권 잠룡으로 꼽혔던 인물들이 이번 총선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과거 양당에서 당 대표직을 역임하는 등 유력 인사로 꼽혔지만, 탈당해 신당을 창당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거대 양당의 ‘원톱’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이데일리DB)◇이재명·한동훈에 가려진 여야 잠룡9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전까지 대권 잠룡으로 꼽혔던 인사들이 이번 총선에서 역할이 갈수록 미미해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낙연 대표가 지난 1월 민주당의 ‘김대중·노무현 정신 부재’를 지적하며 탈당 후 신당을 창당했다. 이후 이 대표는 광주 광산을에 도전했지만, 민형배 민주당 후보에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사실상 원내 입성이 어렵다고 평가받는다. 전남지사를 지낸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다음 행보에도 힘이 실리지 않을 전망이다.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상황이 좋지 않다. 그는 경기 화성을에 출마해 ‘아빠 찬스’ 의혹을 부각하며 공영운 민주당 후보에 극적인 역전승을 노리고 있으나, 낙선할 경우 2016년 20대 총선부터 4번의 선거에서 연속으로 원내 진입에 실패한다.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 등 소신 있는 멸종위기종 정치인들을 꼭 한 번만 살려달라”고 호소했다.민주당의 ‘비명횡사’로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아픔을 딛고 지원 유세로 ‘원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민주당 내부의 친이재명계가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돼 설 자리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당 일부 후보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적극적으로 유세를 도와 ‘총선 역할론’까지 제기됐으나, 당 지도부의 견제와 내부 세력이 부재해 다시 주목도가 떨어졌다. 당장 대선이나 지방선거 등 큰 선거까지 기간이 많이 남아 여의도 정치에 재등판할 기회조차 당장 눈앞에 없어 야인 생활을 지속할 전망이다.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을 펼친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무감흥·무쇄신 공천”, “선거 모르는 사람들이 공천 좌지우지” 등 당 상황을 강하게 비판하며 여권 내부에서 불만이 쌓인 상황이다.◇反尹 정점으로 기회 얻는 조국·추미애민주당이 이번에도 과반 의석을 얻게 되면 이재명 대표는 사법 리스크 속에도 ‘정권 심판론’을 관철한 데다가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이 당 주류가 돼 당 내부에선 사실상 대적할 인사가 없는 대권 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6선에 도전해 첫 여성 국회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추미애 민주당 경기 하남갑 후보의 여의도 재입성 여부가 주목된다. 국회의장은 의사일정은 물론이고 여야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안건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대표적인 ‘강경파’인 추 후보는 지난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집권당의 힘에, 검찰 정권의 힘에 공포를 느끼고 스스로 무릎 꿇는 의장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혁신 의장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그런 기대라면 제가 얼마든지 자신감 있게 그 과제를 떠안을 수 있다”고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밝혔다.반윤석열 세력의 정점에 있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대로 비례대표 10여 석을 얻는 성적을 거둔다면, 강성 진보 지지층을 끌어안으며 이 대표에 맞설 야권의 대표 대권 주자가 될 전망이다.민주당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하고 개헌·탄핵소추가 가능한 200석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180석을 위해선 조국혁신당과 힘을 합칠 수밖에 없어 조 대표가 22대 국회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최소한의 개헌 저지선(100석)을 호소하는 국민의힘은 잠룡들이 모두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훈 위원장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혼란스러운 당을 재건했지만, 정치에 뛰어든 후 첫 성적표부터 ‘총선 참패’를 받을 경우 당분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희룡(인천 계양을)·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나경원(서울 동작을) 후보도 잠룡으로 거론되지만, 수도권 격전지에 뛰어들어 생환 여부가 우선인 상황이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총선 결과에 따라 본격적으로 외곽에서 움직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