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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지난 6년간 LP 역할로 2900억원 수익…감독 강화”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6년간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맡으면서 290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6년간 증권사별 LP 거래 현황’에 따르면 국내 18개 증권사는 최근 6년간 1만 5449개의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290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증권사의 LP 업무는 금융시장의 원활한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증권사 LP는 주식·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로 말미암아 거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고, 시장 변동성도 완화된다. 이 밖에도 LP는 시장 안정성, 가격 발견, 거래 비용 감소, 시장 참여자 보호 등에 도움이 된다. 최근 증권사들이 LP 역할을 하는 종목은 늘고 있다. 2019년 1452종목(수익 150억원)에서 2020년 1725종목(1024억원), 2021년 2223종목(688억원), 2022년 2833종목(413억원), 2023년 3654종목(290억원), 2024년 상반기 3562종목(339억원) 등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별 LP 순익을 살펴보면 KB증권이 96억 8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순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는 키움증권(82억 5900만원), 삼성증권(68억 3700만원), 미래에셋증권(54억 1200만원), 한국투자증권(34억 9400만원), 메리츠증권(31억 4900만원) 등이 이었다. 최근 ETF LP 운용 과정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1300억원대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은 25억 600만원의 수익을 기록했다.반면, 하나증권(-40억 7100만원), 신영증권(-26억 3400만원), 현대차증권(-6억 7300만원), 교보증권(-5억 5500만원) 등은 손실을 봤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권사의 LP 업무는 금융시장의 효율성·안정성·유동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최근 한 증권사 사고와 같이 LP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 매매하지 않고 거래 규정을 준수하도록 금융당국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빨간 사탕 좀 줘"…로봇이 로봇에 전달해 눈앞에 '척'[르포]
- [고양(경기)=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점차 일상에 적용될 로봇들이 이렇게 많다니 너무 신기해요. 귀여운 반려로봇은 집에 꼭 하나 두고 싶어요.”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로보월드’를 찾은 한 모녀가 에이로봇의 웰컴 로봇 ‘에이미’가 배송한 사탕을 건네 받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24 로보월드’의 개회식은 이른 아침부터 업계 관계자와 학생 등 수백 명의 관람객들로 붐볐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로보월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국내 최대 로봇산업 전시회다.이번 로보월드는 오는 26일까지 나흘간 킨텍스 제1전시장 1~3홀에서 진행되며, 약 4만5000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91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고, 880개 부스에서 최신 로봇 기술을 선보인다.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산업정책관(국장)은 이날 오전 개회식에서 정부의 로봇 산업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그는 “정부는 로봇 산업이 가진 잠재력이 빠르게 실현되고,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인공지능(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제조 로봇을 육성하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이니셔티브를 새롭게 추진하며, 지능형 로봇법의 전면 개편을 통해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로보월드’에서 (왼쪽 네번째부터)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 김진오 한국로봇산업협회장,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산업정책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등 국내외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산업부의 AI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는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을 접목하여 생산인구 감소와 탄소 감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다. 올해는 약 20개의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200개 프로젝트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휴머노이드 이니셔티브는 2027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AI 연구소, 로봇 기업, AI 반도체 기업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내년 상반기 중에 출범할 예정이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로보월드 현장에서 축사를 통해 “로봇은 단순한 신기술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산업에 특화된 로봇을 개발하고 대한민국만의 로봇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로보월드’ 참여 기업 에이로봇이 전시 부스에서 고양이 얼굴 모양의 반려로봇 ‘에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이번 전시회에서는 AI가 접목된 다양한 지능형 로봇들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에이로봇은 부스에서 AI 기반의 음성 및 사물 인식을 활용해, 사람이 요청한 색깔의 사탕을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ALICE)’가 주워 담고, 자율주행 배송·안내 로봇 ‘에이미(AIMY)’가 이를 가져다주는 연동 기술을 시연했다. 또한, 사용자의 표정과 제스처를 인식해 상호작용하는 고양이 얼굴 모양의 반려로봇 ‘에디(EDIE)’도 선보여 참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AI 플랫폼 기업 인티그리트는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해 고객과 대화하며 체크아웃을 도와주는 호텔 접객 로봇과, HL그룹 HL만도(204320)가 개발한 주차로봇 ‘파키(Parkie)’의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 적용되는 저전력·고성능 온 디바이스 AI 플랫폼 등 핵심 로봇 부품을 소개했다. 이창석 인티그리트 대표는 “주변 사물과 환경을 빠르게 식별하고 판단하는 비전 기술의 완성도가 중요해지면서, 경량화 및 상용화를 위한 온디바이스 AI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로보월드’ 참여 기업 로보티즈가 전시 부스에서 실내외 자율주행로봇과 로봇팔 협동로봇이 연계한 완전 무인화 배송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국내 로봇 1세대 벤처기업 로보티즈(108490)는 자체 개발 및 생산한 맞춤형 협동로봇 ‘오픈매니퓰레이터-Y(OM-Y)’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실내외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와 연계해 완전 무인화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BRING)’에 제조 로봇(하드웨어) 및 운영 프로그램(소프트웨어) 공급사로 참여한다.로보티즈는 참여 부스에서 카페 로봇팔이 건넨 음료를 적재함에 실은 실외 배달로봇이 목적지로 이동한 후, 다른 로봇팔이 꺼내 옮겨 담은 음료를 실은 실내 배달로봇이 건물 내 승강기 앞으로 이동해 버튼을 누르는 과정을 시연했다.한편 올해 로보월드는 참여사 부스 전시 외에도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진대회인 ‘국제로봇 콘테스트(IRC)’와 다양한 주제의 ‘국제로봇 비즈니스 콘퍼런스’, ‘2024 수출 붐업 코리아 위크’와 연계한 ‘로봇업종 동반진출협의회 연계 해외 진출 전략 세미나’ 및 상담회 등이 포함돼 있다.
- 野 "한동훈, 특검법 대안 내라"…내달 매머드급 특검 강행하나
- 김건희 여사가 2023년 6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빈손 면담 이후 김건희 특검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한 대표를 향해 자체 특검법을 내놓으면 협상할 수 있다며 특검법 수용 결단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 대표 측이 별도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발의에 참여한 특검법 처리를 강행해 여당 내 이탈표를 노려보겠다는 계획이다. 강력한 민주당안 통과를 막기 위해서라도 자체안을 갖고 오라며 여권을 압박하는 모양새다.민주당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별도 특검법을 발의할 경우 이에 대해 논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한 대표를 향해 “국민이 9대 1로 원하는 사안은 김건희 특검법”이라며 “김건희 특검을 바로 수용하도록 정치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한 대표가 특검보다는 특별감찰관 카드로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시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11월 중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 대표 측이 별도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면 민주당 자체 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 170인 전원이 지난 17일 발의한 특검법안은 지난 4일 국회 재표결에서 여당에서 최대 4표의 이탈표가 나온 이전 특검법에 비해 수사범위 등에서 더 강력한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특검법은 수사 대상을 사실상 김 여사를 둘러싼 모든 의혹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번 특검법엔 기존에 담기지 않았던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개입 의혹 △2022년 지방선거 및 재보선 개입 의혹 △양평고속도로 개입 의혹 △명태균 관련 불법 여론조사 의혹 △국가기밀 유출 등 국정농단 의혹이 새롭게 수사 대상에 추가됐다. ◇민주당 특검법, 수사팀 150명 규모…수사기간 최장 150일기존 특검법에 담겼던 △주가조작 의혹 △주식 특혜 매입 의혹 △코바나콘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백 수수 및 관련한 대통령실·국민권익위원회 불법행위 의혹 △국정 및 인사 개입 의혹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22대 총선 개입 의혹도 그대로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실 및 공무원 수사 방해 의혹과 △수사 시 새롭게 인지한 관련 사건도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수사 범위를 무한정으로 확대할 수 있는 여지를 둔 것이다.민주당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소속 의원 전원이 발의에 동참한 ‘김건희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수사팀 규모는 역대 특검팀과 비교해 가장 크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팀과 비교해서도 훨씬 크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박영수 특검은 특검보 4명, 파견검사 20명, 특별수사관 40명을 포함해 100명을 넘는 규모였다.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보 4명, 파견검사 30명, 특별수사관 60명 등 150명을 넘는 규모로, 박영수 특검팀의 1.5배 규모로 구성할 수 있게 했다. 검사 숫자만 소규모 지방검찰청급 규모다.수사기간 역시 준비기간 20일을 제외하고 기본 90일로, 기본 70일이었던 박영수 특검팀에 비해 길다. 더욱이 박영수 특검 당시 대통령 승인 사안이었던 수사기간 연장(최장 30일)의 경우도,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한 차례는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만으로 30일 연장할 수 있고, 추가적으로 대통령 승인이 있을 경우엔 또다시 30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최장 5개월의 수사가 가능한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도 특검 추천권은 최서원 특검 때와 마찬가지로 야당이 갖도록 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다. 최서원 특검법의 경우 제1·2야당이던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해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고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추천 후 3일 이내에 임명하지 않을 경우 연장자가 자동임명되도록 했다.◇“韓 자체안 내놓을 경우 당 내분 촉매제 될 수도”이 같은 매머드급 규모의 특검이 출범할 경우 정권이 뒤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여권 내 우려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이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시 “특정인을 대상으로 사실상 모든 혐의를 무한히 수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표적 수사, 별건 수사, 과잉 수사의 우려가 오히려 더 심화된 형태로 규정돼 있다”고 비판했다.하지만 김 여사를 둘러싼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여권으로서도 무조건적인 반대만 외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표결에서 최대 4표의 이탈표가 나왔던 이전 특검법 당시보다 여론이 더 좋지 않은 상황에서 표결이 이뤄질 경우 이탈표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김건희 특검법은 악법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도 “지난번 특검법 때도 4명의 이탈표가 있었던 상황에서 만약 김 여사와 관련해 계속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어떤 결과를 맺게 될지 굉장히 두렵다”고 밝혔다.이 때문에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 채해병 특검법 당시 언급된 제3자 추천 특검법이다. 야당이 한 대표가 자체 안을 갖고 올 경우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여당이 추천 주체를 변경하고 규모와 수사대상 등을 대폭 축소한 자체안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자체안 발의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 측에서 자체 특검법을 내놓는다면 그건 당 내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이 결심하지 않는 한 자체안 발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키·몸무게 확인도 없어”…‘위고비’ 비대면 처방, 25초 만에 끝
-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키나 몸무게는 확인 안 하던데요?”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는 지난 16일 ‘기적의 비만치료제’로 알려진 약 위고비의 국내 출시가 알려지자마자 비대면으로 처방을 받았다. 이씨는 BMI(체질량지수)가 27 미만인 정상 체중이지만, 평소 자신의 몸에 만족하지 못해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병원에 직접 방문해 진료를 받을 경우 위고비 처방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비대면 진료를 택했다. 이씨는 “전화로 손쉽게 (위고비) 1펜(4회분, 1개월치)을 처방받았다”며 “편의점에서 물건 사듯이 처방약을 받는 게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긴했다”고 말했다.일론 머스크 등 해외 유명인들이 사용해 알려진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정식 출시된 가운데 18일 서울 종로구 새종로약국에 의약품이 놓여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허위정보도, 정상 체중도…25초 만에 처방전 ‘뚝딱’최근 한국에 출시된 위고비는 비만치료제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다. 특히 BMI 30 이상인 성인 고도비만 환자나 BMI 27 이상이며 고혈압 등을 가진 과체중 성인만 처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씨의 사례처럼 처방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비대면으로 위고비를 구매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칫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데일리 취재 결과 BMI를 측정할 기본 정보인 키나 몸무게와는 상관없이 비대면 진료로 손쉽게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2일 기자는 비대면 진료 앱 2개를 이용해 위고비를 처방받았다. 한 곳에서는 거짓으로 키와 몸무게를 적어냈다. 키 158㎝에 63㎏, 이 경우 BMI는 25.24로 비만 범주에 속한다. 5분 정도 기다리자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최근 먹은 다른 약이나 근처에 약을 구할 약국이 있는지만 확인한 뒤 별다른 말 없이 처방전을 내줬다.이번에는 비대면 진료 앱에 ‘뱃살을 빼고 싶다’고 쓴 뒤 부산에 있는 한 의원에 진료를 예약했다. 잠시 뒤 걸려온 병원과의 통화에서 기자는 BMI 18.47, 저체중에 가까운 현 상태를 설명했다. 그리고 병원장에게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느냐”고 물으니 곧바로 “1펜 처방해 드릴게요”라는 말만 돌아왔다. 두 처방전 모두 앉은 자리에서 각 1분 25초, 25초 만에 손에 넣을 수 있었다.처방된 약을 구매하려면 약국에서 본인이 직접 수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약사가 육안으로 고도비만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도 있지만 처방을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도비만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것은 진단의 영역이라 약사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37)씨는 “처방약 간 문제가 되는 상호작용이 있는 게 아니라면 사람을 보고 진단을 내리는 것을 약사가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전문가 “비대면 처방 약에서 제외해야”전문가들은 정상 체중이거나 과체중인 사람이 처음부터 센 약에 길들여지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때 치료가 되지 않을 수 있고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비만클리닉 소장)는 “위고비는 엄연히 처방 기준이 있고 용량도 주치의 처방에 따라 단계적으로 올려야 하는 복잡한 약”이라며 “그걸 비대면으로 처방받아서 마구잡이로 사용하면 금방 요요가 오고 난치성 비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위고비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온라인상 불법 판매와 광고행위를 단속하는 한편 관세청과 협의해 해외직구도 차단하고 있다. 다만 비대면으로 처방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오남용을 부르는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은혜 대한약사회 홍보이사는 “위고비도 처방기준이 있는데 비대면으로 키와 몸무게를 재고 처방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느냐”며 “지금처럼 오남용이 우려되는 전문의약품은 비대면 처방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우선 비만치료제에 대한 과대 광고를 자제해 달라고 플랫폼에 요청한 상태”라며 “처방에 관해서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식약처와 함께 모니터링을 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며 “오남용 우려가 크다면 식약처에서 오남용 의약품으로 지정하고 비대면 진료 시 처방 가능 약에서 빠질 수 있도록 제도가 돼 있는데, 식약처와 협의해 그 부분까지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美 교도소 운영하는 'GEO그룹' 주가 21% 뛴 이유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지난 1일 12.83달러였던 민영 교도소 업체 GEO그룹의 주가는 21일(현지시간) 기준 15.55달러로 마감했다. 한 달 사이 21.2% 오른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불법 이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며 기업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월가가 트럼프에 베팅하고 있다. ◇GEO, 트럼프 로비에 공들여연도별 GEO 그룹의 정부계약건수. 남색 막대기 그래프는 모든 거래를, 노란색 선형 그래프는 신규 계약건수를 의미한다. (자료=연방지출정보 데이터)GEO는 1984년 창업 이후 정부로부터 교정시설 운영을 낮은 비용으로 하청받아 운영하고 있다. 2024회계연도 2분기 기준 미국, 호주, 남아프리카 등에서 100여개의 민간 교정시설과 이민자구금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96개가 미국에 있다. 미국은 ‘마약과의 전쟁’이나 ‘경범죄의 엄벌화’ 정책으로 수감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정부 예산은 오히려 삭감됐다. GEO나 CoreCivic과 같은 민간 교도소 운영업체는 정부의 교도소 수요 증가를 저예산으로 해결해주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통과된 ‘케이트법’은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재입국하는 불법 이민자는 징역 10~25년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불법 이민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안이 시행되면서 2017회계연도 40여건이었던 GEO의 신규계약 건수는 트럼프 행정부 재임 마지막 회계연도인 2020년에는 87건으로 늘었다. 이는 GEO 창립 이래 역대 최대 계약건수이기도 하다.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직후 민간교도소와의 계약을 점진적으로 종료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아울러 이민자들을 대규모로 구금하는 대신 대체 전자모니터링 방식을 확장하고자 했다. 물론 의도와 달리 바이든 정부하에서도 민간 교도소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GEO그룹 연간 로비 횟수 (그래프=오픈시크릿)정부 정책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GEO는 정치권에 꾸준히 로비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불법 이민 단속을 강조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기도 했다. 미국의 정치 감시단체인 ‘워싱턴에서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모임(CREW)’에 따르면 GEO는 2월 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캠페인에 정치행동위원회(PAC) 기부 한도인 5000달러를 채운 첫 번째 기업이었다. GEO는 자회사를 통해 트럼프 지지 슈퍼 PAC에 추가로 5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GEO의 창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조지 졸리와 브라이언 에반스 CEO도 각각 개인적인 기부에 나섰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배에 불복한 지지자들이 연방의사당을 습격한 사건 이후, G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옹호한 공화당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오기도 했다. CREW는 GEO가 자신이 소유한 시설에서 주요 회의를 개최하는 전통을 깨고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도랄 골프 리조트에서 회의를 개최한 점, 부사장이 트럼프 DC호텔에 2019년 6월까지 최소 10번 머물렀다는 점도 지적했다.이 때문에 GEO는 트럼프 재선 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으로 월가에서 여러번 지목받았다. 웨드부시 분석가 브라이언 비오리노는 지난 9월 19일 GEO그룹의 주식을 매수 등급과 17달러라는 목표 가격을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투자자 감정과 트럼프가 구금시설 활용을 늘릴 것이란 믿음 모두에서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어느 행정부에서든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도 밝혔다.◇비트코인, 금융·철강·석유화학 등도 거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활짝 웃는 주식은 GEO뿐만 아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 플랫폼스 역시 10월 들어 34%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하며 친(親) 가상화폐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밖에도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강화되면서 JP모건체이스, 엑손모빌, 누코르 등도 트럼프 정권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로 언급되고 있다. 헤지펀드들의 베팅도 이어지고 있다. 110억달러 헤지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서드포인트의 매니저인 댄 로브는 최근 투자자 편지에서 주식과 관련 옵션 비중을 확대했다며 “트럼프의 ‘아메리카퍼스트’ 정책이 국내 제조업과 인프라 지출을 증가시키고, 특정 자재와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전반적인 규제 완화, 특히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강경한 반독점 정책이 완화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기업 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RBC블루베이에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다우닝 최고투자책임자는 9월 말 이후 인플레이션 브레이크이븐(Inflation Breakeven)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브레이크이븐은 명목 국채와 물가연동채권(TIPS)간의 수익률 차이를 의미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 수입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물가가 올라갈 것이란 인식이 깔려있다.다우닝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지난주 미국에서 공화당 의원과 로비스트를 만났다며 “공화당원들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