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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살빼는 약'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10월 韓 출시…'비만치료업계 희비교차'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노보노디스크가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의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세계 1위 비만치료제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관련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프리필드펜’. (사진=노보노디스크제약)◇노보노디스크, 주요 협력사에 출시 일정 알려7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국내 주요 협력사에 위고비 출시를 10월로 공지했으며, 관련 일정에 따라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은 세계 아홉 번째 위고비 출시국이 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의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지 약 1년 반 만이다. 2021년 6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촉진과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의 유사체다. 췌장 베타세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늘리면서,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 강하 등의 효과를 낸다. 주 1회 투약으로 약 15%의 체중(68주 임상 대상자 평균)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13억 4300만크로네(약 6조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07% 증가한 수치다. 다만 구토, 설사, 복통, 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시기에 따라 용량을 0.25~2.4㎎으로 구분한 위고비 제품 5종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물량 확보 등의 문제로 국내 출시를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레이턴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41억 달러(약 5조 7000억원)를 투자해 추가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38억 달러(약 5조 30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에도 68억 달러(약 9조 4000억원)를 투자한다. 게다가 더 이상 국내 출시를 미룰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위고비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도 이달 초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이 크게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임상에서 평균 체중이 105㎏인 성인에게 마운자로 15㎎을 72주간 투여했더니 체중이 최대 22.5% 줄었다. 부작용은 위고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도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국내 출시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노보노디스크 입장에서는 압박이 될 것”이라며 “180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돼 선점을 통해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에스엘에스바이오·블루엠텍 수혜주 부상, 대웅제약 등에는 악재로위고비의 국내 시장 진출로 국내 관련 기업의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매출에는 크게 반영되지는 않지만, 위고비라는 안정적 수익처를 확보한 에스엘에스바이오(246250)와 블루엠텍(439580) 등은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협업으로 시장 신뢰도도 크게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 검사와 임상시험 검체분석 기관으로 지정된 기업이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2022년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이듬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의약품 품질관리, 신약개발 지원, 인체·동물용 체외진단키트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의약품 품질관리 시장에서 민간기업으로는 40% 이상의 점유율 꾸준히 차지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에스엘에스바이오를 위고비의 품질관리업체로 택한 이유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위고비의 품질관리에 대한 기술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위고비의 국내 판매를 위한 품질검사를 진행해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를 유통하고 있는 블루엠텍도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노보노디스크는 블루엠텍에 위고비의 국내 유통도 맡겼다. 블루엠텍은 비대면 의약품배송 플랫폼 블루팜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의약품, 의약외품, 소모품 등 5만여종을 다루고 있으며, 가입 의사 회원은 2만 5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95%는 개원의원 원장이다. 전체 의원의 65% 이상을 회원으로 확보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블루엠텍이 글로벌 기업의 제품 유통 확대 등으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7% 증가한 1603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대웅제약(069620) 등의 국내 비만치료제 판매업체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삭센다, 알보젠코리아와 종근당(185750)이 공동판매하는 ‘큐시미아’의 2강 구도다. 이들 제품의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각각 전년 대비 모두 증가한 37.5%와 19.9%다. 삭센다보다도 편의성과 품질이 더욱 뛰어난 위고비는 물량만 충분히 갖춰지면, 단숨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삭센다는 하루에 한 번 맞는 주사제다. 매일 맞아야 하지만 56주간 임상시험에서 기록한 체중감량은 평균 7.5%에 불과하다. 삭센다와 경쟁에서도 밀려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기업에는 위고비의 출시가 대형 악재다. 대웅제약 ‘디에타민’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70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축소됐다. 이로 인해 삭센다와 큐시미아를 제외한 기존 비만치료제의 점유율은 2019년 68.2%에서 지난해 42.5%로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약품(128940)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고, 한독(002390) 등이 바이오시밀러를 선보일 계획이지만, 출시까지는 적어도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노보노디스크제약 관계자는 “위고비 출시 일정 관련 논의는 이달 진행하기로 했다”며 “최종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 씨젠, 코로나 엔데믹 극복위한 복안은?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분자진단 토탈솔루션 기업 씨젠(096530)이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로 한때 매출이 1조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추세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씨젠은 호흡기 세균 진단시약 등 비코로나제품의 해외 시장 공략 강화와 더불어 기술 공유사업 확장을 통해 코로나19 엔데믹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신드로믹 검사로 유럽 등 주요국 공략 확대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올해 1분기 매출 899억원, 영업손실(적자) 1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0.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추세로 접어들면서 코로나 관련 진단 시약 등의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반면 비코로나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하는 등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씨젠의 비코로나 제품 관련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진단시약과 추출시약을 더한 지난해 총 시약 매출은 2880억원(진단시약 2563억원, 추출시약 31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비코로나 시약 매출은 2154억원으로 진단시약 매출의 84%를 차지했다. 반면 409억원을 기록한 코로나 시약 매출은 16% 비중에 그쳤다. 비코로나 시약 매출은 △2020년 946억원 △2021년 1252억원 △2022년 1642억원을 기록했다. 씨젠의 비코로나 제품군은 △호흡기 세균(PB) 진단시약 △호흡기 바이러스(RV) 진단시약 △소화기 종합진단(GI) 진단시약 △성매개감염병(STI) 진단시약 △자궁경부암(인유두종바이러스·HPV) 진단시약 △약제내성(DR) 진단시약 등 총 6가지로 구성돼 있다.특히 씨젠은 자사의 비코로나 제품에 신드로믹 유전자증폭(PCR) 기술이 적용된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신드로믹 유전자증폭 기술은 씨젠의 원천 기술로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여러 병원체를 최대 14개까지 하나의 튜브로 검사할 수 있다. 일례로 신드로믹 검사는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코로나19 △A·B형 독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PIV) △아데노바이러스(Adv) △라이노바이러스(HRV) 등을 모두 타깃하는 1회 검사만으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씨젠은 신드로믹 검사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며 글로벌 주요 국가를 공략하고 있다. 씨젠은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진단검사학회 2024(ADLM 2024)에 참가해 신드로믹 검사 캠페인을 펼쳤다. 미국진단검사학회 2024에는 800개 이상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전시 부스에 참여하고 1만 8000여명의 진단검사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씨젠은 이 자리에서 주력 진단제품 외에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AIOS) 등을 선보였다.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은 핵산 추출부터 유전자 증폭, 결과 분석 등 유전자 증폭 검사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은 검체만 투입하면 자동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아 오염이나 실수에 의한 검사 오류 가능성도 최소화할 수 있다.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은 핵산 추출 장비, 유전자 증폭 준비 장비, 유전자 증폭 장비 등 기존 기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조합형(모듈형)으로 기존에 인가받은 기기와 적용 시약을 그대로 활용한다. 이 때문에 인가 절차가 쉽고 유지보수 등 사후 관리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특히 씨젠은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유럽은 동시검사 보험 수가가 신설 및 확대되는 등 신드로믹 검사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씨젠은 지난해 진단시약 30종의 유럽 체외 진단 의료기기 규정(IVDR) 인증을 획득했다. 씨젠은 남미와 중동지역에서도 국가별 신드로믹 검사 맞춤형 패키지를 제안해 협의 중이다. 최근 들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이 확산하고 있는 점은 씨젠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지난해 유행했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 수가 올해 들어 폭증하고 있다. 이달 셋째주에는 지난달 24일 유행주의보 발령 이후 최고 환자 수가 신고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090명이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 환자가 올해는 4881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환자 대다수가 12세 이하의 어린이다. 이런 영향으로 글로벌 호흡기질환 분자진단시장 규모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호흡기질환 분자진단시장 규모는 지난해 56억달러(약 7조 7000억원)에서 2029년 82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술공유사업도 본격화…올해 영업흑자 전환 기대씨젠은 신사업인 기술공유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씨젠은 2028년까지 해외 100여개국의 대표 기업들과 기술공유사업을 진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씨젠은 지난해 이스라엘과 스페인 현지 1위 진단기업인 하이랩, 웨펜과 기술공유사업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술 공유 사업은 현지 제품 개발·생산을 희망하는 각국 대표 기업에 씨젠의 기술·노하우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씨젠은 동네 의원과 보건소 등 어디서나 저렴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신드로믹 PCR 제품을 1개 자동검사 시스템인 씨젠 원 시스템(One System)에 적용할 예정이다. 씨젠은 현지에서 신속히 제품을 개발해 미래 감염병 조기 차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씨젠은 유럽 등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공유사업 추가 계약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젠은 기술공유사업 등 신사업 관련 업무 전산화, 자동화도 꾀한다. 이를 위해 씨젠은 올해 들어 국내 정보기술(IT)기업 브렉스에 이어 펜타웍스를 잇따라 인수했다. 씨젠은 자금력이 충분한 만큼 비코로나제품 및 기술공유사업 확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씨젠은 올해 기준 1940억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2115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하면 4000억원이 넘는다. 증권업계(미래에셋)는 올해 씨젠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931억원, 111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대비 7%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씨젠 관계자는 “비코로나제품을 중심으로 실적이 전년대비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