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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실, 국가안보전략서 발간…"협력외교 속 국익·실용추구"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국가안보실은 7일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 지침서인 ‘국가안보전략서’를 발간했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목표로 기후위기와 공급망, 디지털 격차, 사이버 위협 등에서 책임·기여외교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핵(核)을 기반으로 업그레이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판으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방향성을 담았다.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발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번에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서는 3가지 안보환경 변화에 주목한다”며 △미중전략경쟁의 심화 △북한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신안보이슈의 구상을 꼽았다.보고서는 총 8개장 107쪽 분량으로 구성됐다. 우선 국가안보 3대 목표로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 안전을 증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면서 통일미래를 준비’, ‘동아시아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고 글로벌 역할을 확대’를 제시했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교(국익 우선의 실용외교와 가치외교 구현)·국방(강한 국방력으로 튼튼한 안보 구축)·남북관계(원칙과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관계)·경제(경제안보 이익 능동적 확보)·신안보(위협요인에 선제적 대처) 등 5개 분야별로 전략 기조를 잡았다.외교 분야에서는 한미 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토대로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격에 걸맞은 책임외교 및 기여외교 수행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김 차장은 말했다.국방 분야에서는 한미 간 체결된 워싱턴선언 실천을 통한 힘에 의한 능동적 평화구축과 국방혁신을 통한 미래형 강군 육성, 방위산업 육성을 추진한다.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상호존중과 신뢰의 관계 정립, 북한 비핵화 우선 추진과 담대함 구성을 남북관계에 맞춰 추진, 북한 인권문제, 이산가족문제 등 인도적 현안 추진 등을 언급했다.김 차장은 경제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 핵심 신흥기술 진흥과 보호, 신안보이슈 선제 대응이라고 했다.김 차장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것이 정부 대외정책의 궁극적 지향점”이라며 “이는 지역과 이슈별로 특화된 글로벌 전방위 외교를 통해서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재진입…11년 만의 쾌거(종합)
-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한국이 11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재선출됐다. 내년부터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에 맞는 국제적 기여를 하는 것은 물론,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낼 기회를 얻게 됐다.유엔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비상임이사국 선거 투표를 한 결과 한국이 192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인 180개국의 찬성표를 획득해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아태 지역에서 1개국, 아프리카에서 2개국, 중남미에서 1개국, 동유럽에서 1개국을 각각 뽑는 이번 선거에서 아태그룹의 단독 후보로 나섰는데, 기준치인 128표를 훌쩍 넘긴 셈이다.이에 따라 한국은 2024∼2025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됐다. 한국이 안보리에 재진입한 것은 2013∼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유엔 가입 5년 만인 1996∼1997년 첫 비상임이사국으로 활약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번째 임기다.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각종 논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5개 상임이사국과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이사국은 5개 상임이사국에게만 주어진 거부권은 행사할 수 없지만 유엔안보리의 현안 논의와 표결에 참석할 수 있다. 결의·성명 등 문안을 주도할 기회이자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확대할 계기다.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책임지는 가장 강력한 유엔 기구인 안보리에 30년간 세 번째로 진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한국은 향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대응 등 안보리의 한반도 현안 논의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상임이사국인 미국, 2023∼2024년 비상임이사국인 일본과 함께 한미일이 안보리에서 ‘한·미·일’ 삼각공조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임이사국 선거를 두고 “국제사회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 북한 핵미사일 개발 위협에 관해 안보리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아프리카에서는 알제리와 시에라리온, 중남미에서는 가이아나가, 동유럽에서는 슬로베니아가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친러시아 행보를 보인 벨라루스는 단 38표만 얻어 탈락했다.황준국 주유엔대사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의 안보리 진출을 위한 선거 캠페인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고마츠 나나X사카구치 켄타로 "韓 관객 열정적, K콘텐츠 뛰어나" [종합]
-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와 고마츠 나나(오른쪽)가 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남은 인생 10년’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깊은 애정을 담아 만든 작품을 한국 관객분들께 선보일 수 있어 매우 영광입니다. 뜨거운 환대 감사드립니다.”일본 배우 고마츠 나나, 사카구치 켄타로가 영화 ‘남은 인생 10년’으로 내한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고마츠 나나는 5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남은 인생 10년’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남은 인생 10년’을 일본에서만 그치지 않고 해외에도 선보일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이번에 사카구치 켄타로와 한국에 오게 됐는데, 저희가 만든 영화를 마음을 담아 직접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사카구치 켄타로는 “영화를 여러 곳에 전달하는 건 매우 좋은 일”이라며 “어제 무대인사를 했는데, 한국 관객들의 에너지와 파워를 듬뿍 받은 하루였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고마츠 나나와 사카구치 켄타로는 연출을 맡은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배우 심은경이 출연한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상 6관왕을 달성한 실력파 감독으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탁월한 연출력과 개성있는 색깔로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마츠 나나는 “경의와 사랑을 담아 촬영에 임하자는 것이 감독님의 주문이었다”며 “촬영에 들어가기 전 원작자의 유가족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 덕분에 뜨거운 마음으로 함께 영화를 함께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젊은 감독인데도 사고방식과 연출방식이 노련했다”며 “덕분에 촬영을 마친 뒤 결과물을 봤을 때 어떠한 부딪힘이나 마찰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남은 인생 10년’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뉴스1)특히 사카구치 켄타로는 ‘남은 인생 10년’에 대해 ‘사랑이 넘치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주인공의 러브 스토리도 있지만, 가족애와 친구들과의 우정도 함께 담겼다”며 “다양한 방식과 형태의 사랑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마츠 나나도 “단순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룬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이 이 영화를 많이 봐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최근 한국 극장가에 불어닥친 J무비 열풍에 대해서는 “고마운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과 한국 양국 사람들이 서로의 콘텐츠를 보고 싶어도 볼 방법이 없었다”며 “하지만 OTT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서로의 문화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덕분에 거리가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관계가 된 것 같다. 덕분에 일본영화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관계가 풍요로워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고마츠 나나는 “한국 관객분들은 정말 정열적이고, 따뜻한 온기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내한기간 동안)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OTT 플랫폼이 생기면서 K콘텐츠를 많이 보고 있는데, 영화 ‘부산행’ 등 콘텐츠를 보면서 뛰어나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며 “한국영화와 드라마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배우 고마츠 나나가 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남은 인생 10년’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뉴스1)끝으로 고마츠 나나는 “영화 ‘남은 인생 10년’을 촬영하면서 모든 것을 불태웠다”며 “영화와 함께한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다. 한국 관객분들께도 이러한 마음이 전달됐으면 하고, 많은 사랑을 받길 기원한다”고 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일본에서 개봉한지 꽤 됐는데도 한국 관객분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영광”이라며 “2시간이 짧지만 인간의 다양한 관계와 감정들을 농밀하게 담아냈다. 그 감정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남은 인생 10년’은 스무 살에 난치병을 선고받은 마츠리(고마츠 나나)가 삶의 의지를 잃은 카즈토(사카구치 켄타로)를 만나 눈부신 사계절을 장식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이 연출을 맡아 1년간의 촬영으로 탄생한 사계절의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한다. 또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 등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사랑받은 OST를 담당한 인기 밴드 ‘래드윔프스’가 첫 실사영화 음악을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일본 현지에서 공개된 영화 ‘남은 인생 10년’은 최종 관객 234만8000명이라는 대히트를 기록, 일본 로맨스 영화의 흥행 역사를 새롭게 썼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4일 개봉해 입소문을 타고 누적관객수 8만8315명을 동원, 10만 관객 동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배달의민족, 친환경 성과 측정 기준 수립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자사 친환경 활동의 효과와 실적을 객관적으로 산정하는 기준인 ‘일회용품 사용 억제 사업의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배달의민족, 친환경 성과 측정 기준 수립. (사진=배달의 민족)방법론은 배민이 전개하는 일회용품 사용 억제 사업의 목적, 기대 효과,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방법, 사업 활동 모니터링 절차 등을 상세히 규정한 가이드라인이다. 특히 앱 내 적용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이 일회용품 생산, 폐기와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산출하는 기준과 공식을 마련했다.해당 방법론은 온실가스 평가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고 검증을 완료했다. 또한 민간 인증 기관인 SK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방법론 타당성에 대한 인증을 받아 공신력도 확보했다. SK탄소감축인증센터는 신뢰도와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 SK그룹에서 대한상공회의소로 기능을 이관했다.배민은 방법론을 기반으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 등을 통해 달성한 플라스틱 사용 감소 및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수치로 정량화했다.그 결과 2022년 한 해 동안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으로 약 2만6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으로 추산됐다. 배민은 올해 7월 중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에 감축량 결과에 대한 인증을 의뢰해 신뢰성을 확보할 예정이다.향후 배민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등 현재 추진하는 친환경 활동 중 온실가스 감축량을 표준화할 수 있는 사례를 추가 발굴할 계획이다. 또 배민을 통해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는 이용자에게 쿠폰을 제공하는 등 여러 차원의 고객 리워드 방식도 모색할 방침이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을 실시해 일회용품 사용 억제 및 친환경 배달 문화 조성에도 나선다. 배민은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고객 참여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는 11일까지 앱 내 환경의 날 이벤트 페이지에서 ‘약속하기’ 버튼을 클릭하고, 배달 주문 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를 선택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3000원 쿠폰을 증정한다.김중현 우아한형제들 가치경영실장은 “이번에 개발한 방법론은 배민이 고객과 함께 온실가스를 감축한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앞으로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배민은 책임감을 갖고 친환경 배달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배민은 여러 이해관계자와 함께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음식 배달 플랫폼 최초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을 도입했고 2021년 6월에는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를 기본값으로 설정해 고객이 필요 시에만 일회용 수저포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21년 12월에는 환경부, 사단법인 자원순환사회연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김치 등 무료 반찬을 고객이 원할 때만 받을 수 있는 선택지도 추가했다. 또 지난해 8월부터 지방자치단체 및 다회용기 배송 서비스 업체 등과 협업해 앱 내에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현재 배민 다회용기 음식 배달 서비스는 서울시 5개구(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광진구, 서대문구)와 경기도 6개시(김포시, 화성시, 안산시, 용인시, 안성시, 시흥시) 지역 일대에서 이용할 수 있다. 배민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는 6월 중 서울시 동작구, 마포구, 성동구, 송파구, 용산구 일대로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 버터 발린 바게트빵의 진실…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e갤러리]
- 양화선 ‘방금 구운 빵’(Breaking Bread·2023), 캔버스에 아크릴·오일, 45.5×45.5㎝(사진=라흰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반을 갈라놓은 바게트. 숭숭 뚫린 구멍은 버터가 채우고 있는 건가. 설사 그렇다고 해도 말이다. 누가 저 속을 저토록 심오하게 들여다볼 생각을 하겠는가. 사실 빵이라서 놀라운 게 아니다. 작가 양화선이라서 신기한 노릇인 거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작가는 도시의 이모저모를 뜯어보는 작업을 했더랬다. 소프트웨어보단 하드웨어 쪽이었다. 부서진 건축자재를 산인지 바다인지 모를 공간에 쌓아놓기도 흩뿌리기도 하고, 도시재생·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림막을 유심히 뚫어보기도 했다. 사람은 빠진 건물 외관을 멀뚱히 바라보며, 마치 오고 가며 눈여겨봐 둔 신기한 광경처럼 화면에 옮겼더랬다. 때문에 골목 어딘가에 버려진 깨진 화분, 담벼락 위에서 무심하게 키만 키우는 화초조차 생명보단 ‘사회적 이슈’인 듯했다. 그렇게 쓸쓸하고 어두웠던 작가의 작업에 ‘홍조’가 생긴 듯하다고 할까. 색채와 형체 모두 외부에서 내부로, 그러니까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쪽으로 큰 걸음을 뗀 모양이니. 예전 작업이 공적이고 집단적인 욕망처럼 보였다면, 최근 작업에선 사적이고 개인적인 욕망이 비치는 거다. ‘방금 구운 빵’(Breaking Bread·2023)은 그 큼직한 덩어리였다. 6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50길 라흰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너무 짧은 낮’(Daytime is Way Too Short)에서 볼 수 있다. 양화선 ‘귀걸이’(Earrings·2023), 캔버스에 아크릴·오일, 45.5×45.5㎝(사진=라흰갤러리)양화선 ‘파인드 스터프에서’(From Find Stuff·2023), 캔버스에 오일, 53×45.5㎝(사진=라흰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