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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출산 포용해야" 4050 효도 했지만, 효도 못 받는다
  • "비혼출산 포용해야" 4050 효도 했지만, 효도 못 받는다 [ESF2024]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결혼해서 애 낳으면 애국이다, 솔로는 세금 더 내야 한다’ 이런 말은 굉장히 폭력적이라 반응합니다. 새로운 세대는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프레임에 거부감을 느낍니다.”‘핵가족’을 넘어 이제 ‘핵개인’의 시대가 왔음을 선언한 송길영 작가. 그는 핵개인의 표본이자 저출산의 당사자인 새로운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은 오롯한 선택의 문제라고 짚었다. 기성세대가 품어온 ‘정상성’(正常性)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송 작가는 내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을 차지할 65세 이상 고령층과 이러한 새로운 세대와의 공존을 위해선 ‘평등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송길영 작가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을 출산의 전제로 여기는 강박속에선 결혼이 어려우면 출산도 어렵다”며 “비혼출산을 개인의 선택으로 수용·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핵개인의 시대…정상가족, 결손가정 틀 깨야”‘시대의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를 자처하는 송 작가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이젠 누구의 자식, 배우자, 부모가 아닌 ‘나는 나’라고 인식하는 핵개인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핵개인이란 자기 삶에 주체적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며 “사회 모둠에서의 역할 아닌 개인의 삶을 중시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의 결혼·출산 기피도 ‘핵개인으로서의 선택’으로 해석했다. 그는 “‘애를 안 낳아서 큰 일이야’라는 말에 새로운 세대는 ‘내가 왜 낳아야 하느냐’고 되묻는다”며 “선택의 문제를 마치 의무를 등한시하듯 말하면 반감을 산다”고 말했다. 자기결정권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 ‘저출산에 따른 국가적 위기’나 ‘가정의 중요성’ 등을 앞세워 결혼·출산을 독려 혹은 강요한들 역효과만 낳는단 지적이다.결혼·출산을 인생의 정해진 수순처럼 여기던 기성세대와의 다름. 송 작가는 이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다름을 낳은 주요인으로는 새로운 세대가 처한 환경을 꼽았다. 송 작가는 “과거엔 결혼해서 월세방부터 시작해도 수 년 동안 일하면 아파트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파트값이 직장인 연봉의 수십 배에 달한다”며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청년에게 결혼해서 월세방 가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의 압축성장 속에 삶의 기준이 올라간 만큼 우리의 욕망도 커졌다”며 “이 욕망을 충족시킬 만큼 주거·양육 환경에 안정성이 없으니 결혼·출산 여건이 안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커리어 관리, 솔로이거나 아이 없는 삶의 만족도 등 다른 요인들도 있다”며 “저출산의 원인은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고 했다.송 작가는 다름에서 생겨난 변화에도 주목했다. 과거 기준의 정상성 궤도에서 비켜나 있는 비혼출산이다. 비혼출산에 대해서까지 수용·존중할 수 있을 때에 모든 아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송 작가의 견해다.그는 “서울대공원에 놀러온 부모와 두 자녀의 모습을 ‘정상가족’의 표상처럼 그렸던 때가 있다”며 “이와 다르면 ‘결손가정’이란 말로 열패감과 상처를 줬지만 이제는 결혼과 출산의 선후관계 틀이 깨지면서 정상가족의 환상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출산의 전제로 여기는 강박 속에선 결혼이 어려우면 출산도 어렵다. 프랑스는 출생아의 60%가량이 혼외자인데 한국은 3%에도 못 미쳤던 이유”라며 “정상성이라는 개념을 다시 돌아볼 때에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묻지 않고 모든 아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했다.◇“미정산세대, 부양은 기대난망…수평적 교류해야”송길영 작가(사진=김태형 기자)송 작가는 저출산의 시대에 ‘효도의 종말’이 함께 왔다고 짚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이연된 보상’, 즉 대를 잇는 효도를 더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단 분석이다.송 작가는 “지금 40대 후반, 50대는 부모에 효도했으나 자식의 효도를 받지 못하는 첫 번째 ‘미정산 세대’가 된다”며 “이는 불가항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억울하겠지만 억울함을 잊고 아래 세대에 베풀면서 호혜적인 관계를 맺는 게 유리하다”며 “유리한 쪽으로 변화를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내년이면 국민의 20% 이상을 차지할 65세 이상 고령층과 새로운 세대의 공존에도 ‘평등한 교류’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고령층도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등 IT(정보기술)와 보다 가까워지면서 과거보다 자립성을 확보하고 핵개인화하고 있어 평등한 교류에 긍정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관계 맺을 수 있는 대상도 피로 맺어진 가족에서 온·오프라인 친구로 확대돼 연대를 맺는 데 보다 용이한 여건이 됐다.송 작가는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 지혜가 충만하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고령층과 만나고 어울릴 것”이라며 “나이를 곧 권위로 연결시키지 말고, 결혼과 출산을 압박하는 식의 상대방이 꺼릴 대화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고령층의 가장 큰 적은 외로움으로 영혼과 육체를 잠식한다”며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나’다. 나이를 잊고, 수평한 형태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그렇다면 사적부조, 부양의 손길이 사라진 부모·조부모세대는 경제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송 작가는 “핵개인화가 심화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안전판에 합의를 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가뜩이나 노인빈곤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고령층이 빈곤의 나락으로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교 사례로 일본을 언급하기도 했다. 송 작가는 “일본에선 자식이 분가할 때 금전적인 지원을 안 한다”며 “효도의 개념도 용돈을 주는 게 아니라 그저 잘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관계가 약속된 일본은 노인 빈곤율이 우리나라보다 낮다”고 강조했다. ◇ 송길영 작가는...△고려대 전산과학 학·석사 △고려대 대학원 컴퓨터학 박사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겸임교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초빙교수, 서울여대 컴퓨터학과 겸임교수 △바이브컴퍼니 부사장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상상하지 말라》, 《그냥 하지 말라》,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등 저술
2024.05.07 I 김미영 기자
현대L&C,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칸스톤’ 공급
  • 현대L&C,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칸스톤’ 공급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현대L&C의 강화 천연석(엔지니어드 스톤) ‘칸스톤’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요 공용부 마감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현대L&C는 이번 인천공항 수주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공항·호텔·상업F&B 시설 등 대규모 상업 인테리어 마감재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현대L&C가 공급한 인테리어 마감재가 사용된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현대L&C)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는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사업에 칸스톤을 공급한다고 6일 밝혔다. 인천공항은 올해 하반기까지 국제 여객 기준 1억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동북아 1위, 세계 3위 규모의 공항 인프라 확보를 목표로 총 4단계의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최종 단계인 4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칸스톤은 천연석 함량이 90% 이상인 강화 천연석으로 천연석보다 표면 강도가 높아 긁힘이나 파손이 적고 수분흡수율이 0%에 가까워 오염과 부식에 강하다. 현대L&C는 지난 2004년 ‘칸스톤’이란 강화 천연석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해 현재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라서 있다.이번 인천공항 공급은 약 1만 2000㎡ 규모로 현재 진행 중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 구역의 편의시설과 일부 공용부 바닥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L&C는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에서도 칸스톤을 공급한 바 있다.현대L&C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종료된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에 공급한 칸스톤 제품이 7년간하자 없이 뛰어난 내구성과 품질을 입증한 것이 이번 대규모 물량 수주로 이어졌다”며 “이번 4단계 건설사업에 공급되는 전체 강화 천연석 물량의 90%를 맡게 됐고, 향후 추가 공급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현대L&C는 이번 인천공항 공급 계약 체결이 최첨단 프리미엄 칸스톤 생산 인프라 구축과 고객사별 맞춤형 제품 개발 역량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현대L&C 지난 2022년 500여억 원을 투자해 전세계 최초로 이탈리아 브레톤(Breton)사(社)의 최신 설비를 적용한 첨단 생산시설 ‘세종 칸스톤 제2생산라인’을 구축해 가동 중이다. 기존 세종 칸스톤 제1생산라인을 포함하면 국내 최대·최고 수준의 강화 천연석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또한, 천연 대리석에 버금가는 뛰어난 무늬(패턴)를 개발하는 전담 디자인팀을 갖춰, 필요한 경우 고객사 맞춤형 디자인도 자체 개발해 생산할 수 있다. 실제로 현대L&C는 이번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용 디자인을 제안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특히, 현대L&C는 최근 기존 B2C 인테리어 시장 외에도 장기간 검증된 뛰어난 품질과 국내 최고의 생산 인프라를 앞세워 잇따라 상업시설용 칸스톤 공급 계약을 따내고 있다.현대L&C는 최근 개장한 동북아 최대규모의 복합리조트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를 비롯,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 제주 해비치 호텔, 용평 아폴리스 콘도 등 프리미엄 휴양시설에 칸스톤을 공급한 바 있으며, SK텔레콤과 스타벅스의 수백여 매장의 마감재로도 제품을 공급 중이다.현대L&C 관계자는 “글로벌 리딩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에 걸맞는 최고급 자재를 제공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이번 인천공항 공급사 선정 사례를 적극 알려 기존 주방·식탁 등 가정용 인테리어 석재 중심에서 나아가 공항·호텔·상업 시설 등 대규모 상업 인테리어 마감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06 I 신수정 기자
SSG닷컴, 아웃도어 패딩 릴레이 역시즌 행사
  • SSG닷컴, 아웃도어 패딩 릴레이 역시즌 행사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SSG닷컴이 오는 19일까지 2주간 신세계백화점몰에서 ‘아웃도어 역시즌 대전’ 릴레이 행사를 열고, 인기 외투류를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고 6일 밝혔다.SSG닷컴이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아웃도어 역시즌 대전’ 릴레이 행사를 열고 인기 외투류를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사진=SSG닷컴)먼저 12일까지 ‘코오롱스포츠’, ‘K2’, ‘네파’ 등 3개 브랜드 행사를 전개한다. 대표적으로 ‘코오롱스포츠 안타티카 롱’을 30%, ‘K2 씬에어 후디’를 70% 할인 판매한다. ‘네파 아르테’ 패딩은 50% 할인가에 선보인다.13일부터는 ‘블랙야크’, ‘내셔널지오그래픽’ 행사를 이어간다. ‘블랙야크 코트니 다운 자켓’을 9만 9천원 특가에 준비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골든몰 숏패딩 후디 다운’은 30% 할인가에 만나볼 수 있다.SSG닷컴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겨울 외투를 봄, 여름에 미리 구매하는 ‘역시즌’ 쇼핑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4월 한 달간 쓱닷컴 아웃도어 패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신장했다.이상욱 SSG닷컴 백화점상품팀장은 “신세계백화점 입점 아웃도어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엄선했다”며 “추가 제공되는 브랜드별 쿠폰을 함께 활용해 ‘득템’의 기회를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05.06 I 신수정 기자
툭하면 '꽝' 카쉐어링 사고···車도, 보험금도 공유
  • 툭하면 '꽝' 카쉐어링 사고···車도, 보험금도 공유[보온병]
  •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자동차 대여업체 대표자 A씨는 지인 B씨와 함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다. ‘공유경제시스템(카쉐어링·Car sharing)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자동차 대여사업이 술술 잘 풀리자, 가상의 영업점을 구축하기로 했다. ◇무등록 대여업체에 ‘보험금’ 새어 나가먼저 A씨는 자신의 명의로 다수 차량을 구입한 뒤, 차량을 모두 B씨에게 넘겼다. 실질적으로는 B씨가 지점형태로 대여사업을 시작한 것. 무등록 상태에서 영업을 했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보험금 청구는 모두 A씨 명의로 진행됐다. A씨는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받으면 이를 B씨에게 재송금했다. 보험금을 통해 불법 내부거래가 발생한 것이다.카쉐어링은 차량을 예약하고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주차장에서 차를 빌린 후 반납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내에선 쏘카·그린카 등이 대표적인 카쉐어링 플랫폼으로 꼽힌다.문제는 자동차 사고 및 보험 사기 범죄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소액의 대여비용으로 고액의 보험금을 취득할 수 있고, 대여자(운전자)는 사고시 보험료 할증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대여차량과 고의로 꽝꽝또 보험범죄 인식이 낮고 사회경험이 적은 고객층 이용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운전 경력 1년 이상이면 누구나 회원가입이 가능해 20대 운전자 비중이 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2018년 카쉐어링 교통사고 운전자’ 자료에 따르면 교통사고 운전자 10명 중 7명은 20대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액사고가 아닌 이상 임차인에 대한 불이익보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사고 증가 가능성과 보험범죄 가능성이 동시에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카쉐어링이 확산된 2018년 카쉐어링 교통사고 건수는 1만9320건으로 2015년(4631건) 대비 약 4.2배 증가했다. 사고에 따른 부상자도 4배 이상 늘었다.실제 해당 기간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한 보험 편취 사례도 증가했다. 선후배 관계인 C와 D씨는 카쉐어링 대여차와 승용차를 고의 충돌하는 수법으로 110차례에 걸처 보험금 8억원을 수령하기도 했다.△보온병은 보험사기의 행태를 통해 사회의 ‘온’갖 아픈(‘병’든) 곳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보온병처럼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따뜻한 보험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2024.05.05 I 유은실 기자
조용하고 강력하다…‘도시형 프리미엄 SUV’ 렉서스 RX 450h+
  • 조용하고 강력하다…‘도시형 프리미엄 SUV’ 렉서스 RX 450h+[타봤어요]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도시에서 일상을 보내는 운전자를 위한 조용하고 강력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렉서스의 대표 SUV ‘RX’가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해 6월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렉서스 RX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450h+를 타봤다.렉서스 RX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450h+ 럭셔리.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지난 4월 11일 렉서스 RX 450h+ 럭셔리 모델을 타고 서울~용인 토요타전동화아카데미를 왕복했다. 약 70킬로미터(㎞)에 달하는 도심과 고속 구간을 주행했다.렉서스 RX 450h+는 차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의 정체성을 모두 갖춘 차였다. 전동화 차량다운 미래적인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 이유다.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스핀들 보디’를 적용한 차체 앞면이 한눈에 ‘전동화’라는 인상을 남긴다. 날카로운 L-시그니처 주간주행등이 높은 후드와 어울려 존재감을 드러냈다. 위로 솟은 듯한 옆모습은 볼륨감 있는 후면부까지 이어져 간결한 느낌을 준다. 로고 대신 레터링으로 박힌 ‘렉서스(LEXUS)’는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냈다.차체가 다소 높아 보였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으니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좌석을 높이지 않아도 시야가 트여 있었다. 렉서스 관계자는 “운전자와 차량의 일체감을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렉서스가 도입한 운전자 중심 ‘타즈나’ 콘셉트를 적용한 덕이다.렉서스 RX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450h+ 럭셔리 1열.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넓고 조용한 실내는 도심 속 나만의 공간을 확보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14인치 터치형 디스플레이와 물리 버튼을 조합한 중앙 콘솔도 편리했다. 공조는 물리로 조절하되 인포테인먼트는 넓은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조작할 수 있다. 새로 디자인한 운전대에 달린 터치 감응형 스위치로도 음향 시스템이나 주행 모드를 조절할 수 있다.다만 운전 중 스위치에 손이 스칠 때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관련 메뉴가 떠 다소 혼란하기도 했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라면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를 켜려면 USB 포트에 연결해야 하는 점도 아쉬웠다.렉서스 RX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450h+ 기어 레버. (사진=토요타코리아)조용하고 강력한 성능은 일상 속에서 빛을 발할 듯했다. RX 450h+는 2.5리터 직렬 4기통 자연흡기 엔진과 18.1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조합한 파워트레인(구동계)을 탑재했다. 합산 출력 309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며, 복합 기준 연비는 14.0㎞/ℓ에 달한다. 배터리만으로 달리는 ‘EV모드’를 켜면 최대 56㎞까지 달릴 수 있다.렉서스 RX 450h+를 타고 도심에 나서자 안정적인 주행 감각이 두드러졌다. 먼저 전기 주행을 주로 하되 환경에 따라 엔진을 개입시키는 ‘오토EV 하이브리드’ 모드를 켜고 달렸다. 정차와 저속 주행을 반복하는 도시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부드럽고 조용하게 속도를 올리며 전기차처럼 달려나가고, 감속 시에는 편안하게 속도를 줄인다. 고속 구간에서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속도를 천천히 높이니 어느 순간 엔진이 개입하는 소음이 들렸지만 EV주행과 비교해 소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렉서스 RX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450h+ 럭셔리 후면부.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전기 모터로만 주행하는 EV 모드로 달릴 때는 전기차로 완전히 변신하기도 했다. 공차 중량 2180㎏에 달하는 묵직한 차체가 빠르게 가속하는 느낌이 든다. 페달에서 발을 떼면 빠르게 감속하며 순수 전기차만큼 속도를 빠르게 줄인다. 그런데도 울컥거리는 회생제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사선으로 편리한 기어 레버 밑 물리버튼으로 주행 모드를 바꿀 수 있는 점도 편리했다.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살린 프리미엄 PHEV SUV의 정수를 맛본 듯했다. 다만 ‘프리미엄’인 탓에 다소 높은 판매가는 고민거리다. 렉서스 RX PHEV 모델인 450h+ 권장소비자가는 1억993만원이다.
2024.05.05 I 이다원 기자
효심이 솟아나는 동네..효자동
  • 효심이 솟아나는 동네..효자동[땅의 이름은]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영화 효자동 이발사는 부자간에 주고받는 뜨거운 정을 그린다. 대통령의 이발사(송강호 분)가 몸이 불편한 아들을 치료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줄거리로 부정(父情)과 효심(孝心)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이 영화가 서울 종로구 효자동을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대통령의 이발사를 청와대와 가까운 데에서 데려오려고 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효자동의 지명 유래를 짚어보면 영화 줄거리의 뼈대에 가깝다는 해석이다.효자동 이발사 포스터(사진=제작사)종로구 효자동 지명은 조선 시대 이름난 효자가 산 곳이라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대의 문신 조원은 효심이 지극한 효자였는데, 부전자전이라고 그의 두 아들도 희신과 희철도 이름난 효자였다. 나라에서는 조원 부자의 효심을 기리고자 정문(旌門·효자를 표창하고자 집 앞에 세우는 붉은 문)으로서 쌍홍문을 세웠다. 지금의 서촌에 있었는데 모습은 사라지고 터만 남았다. 과거 이들 부자가 살던 동네를 효곡이나 효잣골로 불리다가 지금의 효자동이 됐다고 한다.전국에 있는 효자동이라는 지명은 이렇듯 효자가 살던 동네라서 이름 붙었다. 조선 후기를 살았던 박태성이라는 효자는 부모를 여의고 매일같이 묘소를 찾아 절을 했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은 박씨의 효심에 감동하고 묏자리가 있던 마을을 효자리라고 불렀는데, 이게 지금의 경기 고양시 덕양구 효자동으로 전해진다. 이곳에는 지금도 박태성의 무덤과 효자 정려비가 있다.강원 춘천시 효자동도 마찬가지다. 조선 시대 반희언이라는 인물은 병약한 모친을 극진하게 돌보는 효자였다. 그의 효심에 감동한 신령이 나타나 그에게 산삼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반씨는 신령의 말대로 산삼을 캐어 모친의 병을 고쳤다는 것이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효자문을 세웠고 이게 현재의 지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은 동네 유력가문 인동장씨 집안의 효심에서 지명이 비롯했다고 전해진다. 하루는 집안의 장남 장개남의 부친이 중병을 얻어 사경을 헤매는 와중에 ‘기러기 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고, 장개남이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빌었더니 기러기 한 마리가 뚝 떨어지더라는 것이다. 이 기러기를 부친에게 먹였더니 병이 말끔히 나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동네를 효자리라고 부르다가 효자동이 됐다.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의 지명은 옛날 동네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가 산 데에서 유래했다. 오뉴월 몸져누운 모친은 ‘홍시를 먹고 싶다’고 했고, 한여름에 홍시를 구할 길이 없던 아들은 대구로 시집간 누이네 집에 홍시가 있을까 해서 길을 떠났다. 산중에서 마주친 호랑이는 아들의 자초지종을 드더니 아들을 등에 태우고 대구로 무섭게 달려갔다. 마침 누나 집에는 홍시가 있었다. 아들은 다시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홍시를 집으로 가져갔고, 홍시를 먹은 모친은 5년을 더 살았다는 게 구전이다.
2024.05.04 I 전재욱 기자
‘이전투구’로 번지는 ‘하이브-민희진 갈등’…속타는 ‘아미’도 참전
  • ‘이전투구’로 번지는 ‘하이브-민희진 갈등’…속타는 ‘아미’도 참전[사사건건]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하이브(의장 방시혁)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갈등의 이유는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는지 여부입니다.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했고, 하이브는 같은 날 민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심문’ 30분 만에 종료(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하이브는 지난달 22일 경영권 탈취 시도 등을 들어 어도어 감사를 통해 경영진을 교체할 목적으로 30일 이사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민 대표 측은 어도어 대표와 사내 이사진 교체에 대한 하이브의 요구 자체가 위법이라며 불응했습니다.하이브는 임시 주총 카드를 꺼냈습니다. 민 대표의 거부로 이사회 소집이 무산된 상태에서 주총을 통해 해임안을 통과시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는 지난달 25일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습니다.서울서부지법은 지난달 30일 오후 어도어 임시 주총 소집 허가와 관련한 심문을 진행했습니다. 법원이 심문기일을 지정하면 통상 3주 뒤 허가 여부가 결정됩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법원은 주주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총을 허가합니다. 법원이 허락하며 곧바로 임시 주총 소집이 통지되고, 2~3주 안에 열리는 게 보통입니다. 주총이 열리면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 뜻에 따라 민 대표 등 어도어의 경영진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날 양측은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어도어 측 법률 대리를 맡은 이원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뉴진스) 컴백 날짜와 뮤직비디오 공개 일정 등이 정해져 준비하는 와중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이 들어왔다”며 “하이브가 언론에 터뜨린 내용에 대응하고 고발도 했는데 그 와중에 이런 절차는 어떻게 또 진행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5월 10일까지 이사회가 열리고 5월 말까지 주총이 열릴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5월 13일까지 추가로 재판부에 말씀을 드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진수 하이브 부사장은 “(어도어 측이) 그렇게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법정에서 말했으니 거짓말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법원이 판단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속계약 해지권’ 놓고 또다시 공방전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카톡을 공개하고 있다.(사진=뉴스1)양 측간의 주총 이슈가 사그라지기도 전에 전속계약 해지권을 두고 또다시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하이브는 ‘경영권 찬탈 시도’와 같은 선상에서 민 대표가 이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어도어 측은 전면 부인했습니다. 어도어 등에 따르면 민 대표는 지난 1월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 전속 계약을 포함한 중요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 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이브는 이러한 요구가 무리라고 보고 거절했습니다. 연예기획사에서 통상 전속계약은 이사회 동의를 거칩니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에선 민 대표와 측근인 신모 부대표, 김모 이사 등 3명이 의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가지고 있는 현재 구조에선 하이브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하고 의사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만약 하이브가 민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의 의사와 상관없이 민 대표의 결정으로 전속계약을 끝낼 수 있게 됩니다. 하이브로선 뉴진스의 이탈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 노입니다.어도어 소속 가수는 뉴진스가 유일하므로 뉴진스가 계약을 해지하면 회사에는 스태프만 남는 꼴이 됩니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의 전속계약 해지권 요구가 지난달 25일 감사 중간 결과에서 공개된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 데리고 나간다’는 내용의 대화록과 맥을 같이 한다고 판단합니다. 업계에서는 대표이사 해임이 유력하다는 가정 하에 뉴진스는 민 대표가 내밀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보고 있습니다. 민 대표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속계약 해지권 요구는 뉴진스의 데뷔 과정에서 나온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 사항이었다”면서 경영권 찬탈 의혹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습니다.이에 대해 박지원 CEO는 이날 열린 1분기 경영실적 기업 컨퍼런스에서 민 대표와의 갈등과 관련해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을 개척하며 크고 작은 난관에 수없이 봉착했다. 이 과정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감사 과정을 통해 경영권 찬탈 기도 의혹을 구체적으로 확인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흙탕 속 뿔난 ‘아미’까지 참전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방탄소년단(BTS) 지지모임이 보낸 근조화환이 세워져 있다. 이들은 하이브에 소속 아티스트 BTS 명예훼손 법적절차 진행을 촉구했다.(사진=뉴스1)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 아미가 신문 광고를 통해 3일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미는 이날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 명의의 지면광고를 통해 “우리는 하이브가 아닌 방탄소년단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현 사태와 무관한 방탄소년단이 거짓뉴스, 루머로 지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소속사로서 방관하는 하이브를 규탄한다”며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과 박지원 대표는 소속사의 대내외 부정적인 이슈에 방탄소년단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언론플레이를 중지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속 아티스트를 보호하지 않는 소속사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소속사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계약 해지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아미는 또 같은 날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십수 개의 근조화환과 시위 트럭을 보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BTS 명예훼손 법적절차 진행을 촉구했습니다. 아미는 현 사태와 무관한 방탄소년단이 거짓 뉴스와 루머로 지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임에도 하이브의 빅히트뮤직이 소속사로서 방관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수습하고 법적 조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2024.05.04 I 황병서 기자
(영상)"하이브-민희진 사태, K콘텐츠 성장 자양분"
  • (영상)"하이브-민희진 사태, K콘텐츠 성장 자양분"[신율의 이슈메이커]
  • 3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 방송. (사진=이데일리TV)[이데일리TV 최지인 인턴 이혜라 기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바꿔 나가려는 목소리를 냈다는 게 의미 있죠. 오히려 자양분이 돼서 K콘텐츠 성장에 기여할 겁니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간 충돌이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K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 평론가는 3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하이브-민희진 충돌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산 K콘텐츠가 그동안 정해진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정 평론가는 하이브-민희진 사태에 있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고 했다. 이 사안을 접근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대주주인 하이브를 배제하고,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며 ‘비지니스’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본 반면 민 대표는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감정에 호소한 덕에 여론을 반전 시킬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 평론가는 “민 대표의 워딩이 거칠긴 했지만, 진정성이 담겨 있었고, 대중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켜 문화산업의 문제점을 수면 위로 올라오게 했다”고 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또다른 레이블이 본인이 만들어낸 걸그룹 ‘뉴진스’를 카피했다며 문제제기에 나섰고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다. 정 평론가는 “지금 K팝 체제가 다양성으로 가는데 누군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느 한쪽 편을 드는 흑백논리는 위험하다”며 “서로를 지지하는 측면들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과정이 건강하다고 본다”고 했다.K팝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과도한 상업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이 선호하는 그룹 멤버의 포토카드나 팬사인회 초청권을 얻기 위해 수십장씩 앨범을 사들이게 유도하는 등 팬덤 비지니스 측면이 과도하게 강조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평론가는 “K팝이 자본 없이는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고 반대로 자본만 있었다면 ‘크리에이티브’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사회적인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수렴하고, 파열하는 과정들이 자양분이 돼서 콘텐츠가 성장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평론가는 K팝 뿐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역시 산업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평론가는 “오징어게임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몇몇 잘나가는 배우들에만 수익이 집중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공동작업은 참여하는 이들이 함께 살아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정 평론가가 출연한 ‘신율의 이슈메이커’ 본방송은 3일(금) 오후 4시에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IPTV 이데일리TV 채널에서 방영한다.※ 전체 내용은 동영상과 대담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보도시 프로그램명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를 밝혀주십시오.○녹화일 : 2024년 4월 29일(월)○방영일 : 2024년 5월 3일(금)○진 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혜라 이데일리TV 기자○대 담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신율: 시청자 여러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죠? 신율입니다.▷이혜라: 이혜라입니다.▷신율: 일반적으로 사회에서는 큰 이슈가 작은 이슈를 덮기 마련입니다. 이런 것들을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 이용해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정치 분야의 이슈가 정치 분야 이슈를 덮는 경우가 많고, 다른 분야의 이슈가 정치적 분야의 이슈를 덮는 경우는 흔하지 않거든요. 지금 정치 분야의 큰 이슈는 국민의힘의 완패 아니겠습니까. 근데 이 얘기가 쑥 들어간 거예요. 왜인지 여러분은 잘 아시죠?▷이혜라: 이번에 ‘하이브 사태’라고 해야 될까요? ‘민희진 대표 사태’라고 해야 될까요? 엔터업계에서 이슈가 터지면서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어떠한 이슈가 이슈를 아주 크게 덮는 형국이 벌어졌습니다. 오늘은 그런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정덕현: 안녕하세요.▷이혜라: 평론가님은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산업까지 대중문화 전반을 다 다루시고 계시는데, 이번에 민희진 대표 기자회견 보면서 어떠셨어요?▶정덕현: 요즘 유튜브나 이런 콘텐츠들을 보면 과거의 방송들을 보신 분들 입장에서는 ‘저렇게 선을 넘어도 되나’ 이렇게 판단하실 것 같고, 콘텐츠를 많이 접하신 분들 입장에서 보면 그냥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공식 기자회견이잖아요.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런 워딩을 쏟아낸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질적인 면이 있는 거예요. 이 두 가지가 겹쳐 있는 느낌 때문에 복합적인 감정이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적절하다는 느낌도 들었고, 한편에는 그래도 요즘 콘텐츠를 보는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이 매체에서는 익숙하게 듣던 워딩들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신율: 그러니까 이게 한쪽은 레거시 미디어죠.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은 레거시 미디어인데 실제로 ’포맷‘은 유튜브 포맷을 사용했다’ 이 말씀이시죠?▶정덕현: 맞아요. 그래서 공식과 비공식이 겹쳐져 있는 듯한 느낌인데, 미디어에서 다루는 커뮤니케이션의 두 개가 겹친 상태라는 거죠. 그래서 그 부분이 조금은 특이한 느낌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이게 만약에 나가면 ‘반응들은 완전히 양극단으로 나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걸 보면서 ‘공식 회견에서 저렇게 한다고?’ ‘이건 너무 놀랍다’ 이렇게 충격을 받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젊은 친구들은 요즘 콘텐츠를 정보라고 하더라도 펀(fun)으로 먼저 접근을 하거든요. 그래서 ‘재밌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었을 거고 지금까지 뭔가 정제된 언어로 속 시원히 얘기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대신 해준 것 같은 시원함도 똑같이 느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 영상이 나온 이후에 밈 영상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정말 흥미로운 건 랩 구조로 음악을 밑에 깐 다음에 민희진씨가 했던 어록들을 붙여서 구성을 한 밈이 지금 많이 나왔어요. 그런데 왜 힙합을 썼을까요. 힙합을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얹어서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대로 하는 장르라고 본다면, ‘대중들이 밈을 쓰는데 왜 굳이 힙합을 썼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죠.▷이혜라: 말씀하신 거 정리를 해보자면,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결합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에 대한 반응은 양극단에서 다르게 느낄 것 같다고 이야기하셨어요. 근데 제가 기자회견 끝나고 나서 반응을 살펴보니까 여론이 초반이랑 좀 달라진 것 같아요.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정덕현: 처음에 반응들은 공식 기자회견이니까 레거시에서 많이 나왔을 거예요. 그래서 뉴스나 이런 신문상에 나오는 이야기나 거기서 나오는 반응들은 ‘참 부적절하다’, ‘민희진씨는 입만 열면 사건을 더 크게 벌린다’ 이런 얘기들까지도 많이 나왔는데, 유튜브 안에서 벌어지는 커뮤니케이션 양상은 정반대로 흘러갔거든요. 그래서 넌버벌적인 측면들, 그러니까 정보적인 측면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이라든가 태도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훨씬 더 많이 어필됐다는 거거든요. 우리가 공식적인 루트에서 나오는 말들은 잘 안 믿게 됐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 뉴미디어에서의 정보 습득력이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거는 말일 뿐이고 ‘실제 내막은 좀 다를 수 있다’, ‘실제 태도나 이런 건 다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죠. 민희진씨는 정보적인 측면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면서 ‘자기가 얼만큼 이 사태에 억울한가’ 하는 부분들을 보여줬다는 거예요. 말한 게 아니라 온몸으로 보여줬다고 보는데, 그런 것들을 많이 어필하면서 좀 달라졌다고 봐야 되겠죠.▷신율: ‘뉴미디어와 레거시 미디어의 결합이다’ 이렇게 말하지만, 저는 나이 먹은 사람으로서 어쨌든 레거시 미디어가 있기 때문에 민희진씨의 발언 대상자가 됐던 사람들은 법적으로 조치를 할 수 있는 요소는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들이 그런 부분 때문에 레거시 미디어에 나가서는 말도 조심하고 비속어도 사용하지 않고 정제를 하는데, 그런 부분은 ‘(민희진) 본인이 감수를 하겠다’라는 의지의 표현이었겠죠.▶정덕현: 일종의 명예훼손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요. 실제로 중요한 건 ‘이 사안을 어느 쪽에 포커싱 두고 봐야 되는가’ 하는 관점을 바꿔놓은 부분이 가장 큰 거거든요. 하이브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은 경영적 차원에서 접근을 한 거죠. 경영적 차원에서 접근을 해봤더니 어도어 쪽에 있는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을 찬탈하려고 하는 모의를 하고 있는 정황들이 포착됐고, 거기에 나온 증거들을 수집한 게 있다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언론을 통해서 공표를 했고, 그다음에 그런 증거들을 제시했어요. 그쪽에서는 ‘우리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네’ 이런 생각으로 접근을 한 거죠. 반면에 민희진 대표가 한 얘기는 그런 측면이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 접근을 했다는 거거든요. ‘우리가 지금 독보적으로 지금 만들어 낸 뉴진스라는 그룹이 본래 갖고 있는 색깔이 있는데 이 색깔을 그대로 카피한 그룹이 같은 레이블 안에서 등장을 했다’ 여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거예요. 그래서 둘의 사안은 완전히 다릅니다. 하이브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입장을 얘기했다면 민희진 대표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얘기를 한거죠. 문화적인 측면이라는 게 지금 되게 중요해졌어요. 해외에서도 지금 K팝 산업은 산업적인 것이 너무 강조가 돼서 ‘이건 좀 과하다’, ‘앨범 안에 들어있는 조그마한 스티커, 포토카드 하나를 사기 위해서 앨범을 수십 장을 사야 되는 이런 팬덤 비즈니스는 과하다’라는 얘기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와 있는 상황이에요. 멤버마다 다 갖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하게 사야 하거든요. 그런 비즈니스에 대한 부분들이 너무 과하다는 여론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안에서도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그 안에서 산업적인 걸 강조하다 보면 잘 팔리는 상품을 비슷하게 내놓는 게 산업의 기본적인 흐름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K팝 Scene 안에서는 여태껏 많이 해왔던 전략들이거든요. 경영적인 전략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막기 위해서 하이브가 ‘멀티레이블 체제’라는 거를 구축을 한 거잖아요. ‘멀티레이블 체제’라는 거는 본인이 제왕적 입장에서 ‘내가 선택하면 이걸로 방향이 가는 거야’라고 생각하고, 이 색깔이 성공했다면 비슷한 색깔을 또 내도 되는거에요. 그래야지 계속 상품을 성공시킬 수 있으니까. 근데 ‘멀티레이블’은 독립성을 주는 거거든요. 그 ‘멀티레이블 체제’를 가지고서 만든 성공 사례의 첫 번째로 뉴진스를 얘기할 수 있는 것 같고요. 지금까지의 흐름하고는 전혀 다른 그룹이 나온거죠. 물론 그 그룹이 갖고 있는 이미지라든지 전략이 지금까지 없던 거를 새로 만들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K팝 산업에서 약간 벗어나서 새롭게 등장한 건 확실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민희진 대표는 독립성을 강조한 부분이 있는데 이 자체를 뒤흔들어버린 비슷한 그룹이 등장했다. 다른 기획사에서 나왔으면 ‘미투 작품이 나왔구나’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독립 멀티 레이브를 주장했던 하이브 내에서 비슷하게 나왔다’라는 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부분이 있거든요. 민희진 대표가 그 부분을 강조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문화적인 측면을 강조한 민희진 대표의 이야기가 처음에 워딩이 거칠어서 거기에 집중이 됐지만 계속 얘기를 듣다 보면 ‘진정성이 있네’, ‘문화산업에 이런 문제들이 있고 합당한 근거도 있네’ 이런 근거들이 생기면서 긍정하게 되는 부분들이 좀 있었다는 거죠.▷이혜라: 그래서 저는 평론가님 생각이 궁금해요. 하이브가 이만큼까지 몸집을 키우는데 멀티레이블 체제가 한몫을 톡톡히 한 거는 맞잖아요. 근데 뉴진스를 통해서 성공 사례를 보여줬지만, 한편에서는 ‘이런 사태가 다시 한 번 불거졌으니까 약점이나 한계점이 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멀티레이블 체제를 바라보는 두 시각이 있거든요.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시나요?▶정덕현: 흑백 논리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건 정말 위험한 생각입니다. 비즈니스 쪽에 완전히 손을 들어준다거나 아니면 ‘문화 산업이니까 독자적으로 시스템없이 가능한가’ 이렇게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결론으로 가는 건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이 내용을 가지고 싸우고 있거든요. SNS상에서는 경영적 입장에서 ‘당연히 하이브 쪽의 주장이 맞다’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 정반대로 민희진 대표의 주장도 똑같이 나오고 있거든요. 서로를 지지하는 측면들이 아주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얘기들을 만들고 있어요. 저는 이 자체가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K팝 체제가 다양성으로 가는데 누군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다시 옛날로 돌아갈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옛날에 우리가 흔히 3대 기획사라고 얘기했던 기획사에서 나온 K팝 그룹들을 보면 우리가 무슨 스타일, 무슨 스타일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비슷한 집단들이 많이 나왔고 심지어 산업에서는 트렌드라고 얘기했어요. 이건 다양성 확보가 안 된다는 거예요. 흐름에 휘둘린다는 거죠.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는 그룹들이, 아니면 그런 기획사들이 기획을 해낸 어떤 아이돌 그룹들이 그 흐름으로 쭉 나오는게 궁극적으로 K팝이 향후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기에는 자본이 개입을 해서 ‘그것만이 길은 아니다’라고 끊임없이 저항해 나가면서 부딪히는 힘이 있어야 제대로 방향성을 가져간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 사태가 마치 ‘방시혁과 민희진 대표의 대결’ 이런 구도로만 흘러가서 ‘누가 이겼는가, 누가 졌는가’ 이렇게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아니라 이 사안 안에서 나오는 많은 문제 제기들이 있어요. 이 문제도 있고, 저 문제도 있고,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K팝이라는 게 자본 없이 가능했겠냐’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거죠. 정반대로 얘기하면 ‘자본만 갖고 있으면 어떻게 크레이티브가 가능한가’ 이 얘기도 우리가 같이 얘기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신율: 예를 들어, 뉴진스나 BTS나 이미지가 중요하잖아요. 지금 민희진 대표와 방시혁 대표 간에 있어서의 갈등은 그런 이미지에 있어서는 긍정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현대의 예술 문화 산업에 있어서의 이미지가 중요한 거 아닌가요? 그 타격을 입으면 애꿎은 어린 아티스트들만 피해 보는 거 아니에요?▶정덕현: K팝 산업의 이미지는 중요합니다. 문화 산업에서 ‘저 K팝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그 이미지를 우리가 현재 좋게만 볼 수 있는가.’ 그걸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거든요. 좋게 보는 입장도 있지만 부정적인 입장도 여전히 있어요. K팝 산업에서 여전히 아이돌 그룹들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 제기들이 나오잖아요. 글로벌 시장에서 나오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너무 비슷하다’, ‘어떤 창의성이 있나?’ 아니면 ‘이 친구들이 하는 노동은 너무 가혹하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매니지먼트에서 항상 나오는 경영적인 분쟁들 이런 것들까지 다 펼쳐놓으면 완전하지는 않다는 거예요. 지금 K팝 산업이 현재 단계에서 나올 수 있는 굉장히 성장하고 있는 과정이잖아요. 그 성장 과정에서 일종의 잠재된 어떤 고름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고름들을 가만히 놔두면 나중에 안에서 썩어버릴 거에요. 그거보다는 계속 터져 나오는 게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 이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시선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시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산업적인 힘은 강하지만 한국의 팬들이 갖고 있는 힘도 굉장하다’, ‘문제 제기를 하고 문제가 되는 거는 바꿔 나가려고 노력을 하는구나’, ‘이런 훌륭한 대중들이 있어서 한국의 산업이 지금까지 왔구나’ 저는 이렇게 보고 있어요. 한국 K콘텐츠가 잘 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거는 목소리를 내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저는 일종의 이게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콘텐츠에도 스며드는 부분들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회적인 문제들이나 이슈가 되는 문제들도 일본 콘텐츠가 못하는 거 우리는 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사실은 자양분이 돼서 콘텐츠가 굉장히 성장해 나간다고 봐요. K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는 목소리를 내야 되고, 목소리 내는 것들을 우리가 충분히 수렴해야 되고, 그 안에는 굉장히 많은 파열음이 있고 복잡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큰 그림 안에서 보셔야 됩니다. 큰 그림 안에서 보면 ‘이 과정을 거쳐서 훨씬 K팝이라는 생태계가 뭔가 좀 다양성을 향해서 나가려고 하는 몸부림을 치고 있구나’ 이런 그림으로 봐야 되고, 어떤 면에서는 ‘언론이 이런 부분들을 싸움을 부추기기보다는 이 큰 틀 안에서 이 과정을 보고 글들을 쓰시고 여론을 좀 주도해 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이혜라: 결국 우리 K팝 생태계와 문화 생태계의 확장을 위해서 ‘이런 건강한 문제 제기들이 계속적으로 이어져야 된다’라는 말씀으로 정리를 하면 될까요?▶정덕현: 저는 K팝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의 언어 안에 산업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면 그 안에 내재해놓는 거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걸 끄집어내서 해결하려고 하는 방향들이 좋다고 봐요. 물론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문제 제기가 되면 그다음에 해결 과정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신율: 하이브 측에서 지금 주장하는 것 중에 무속인 얘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무속인이 경영에 개입하려는 식의 주장은 어떻게 보십니까?▶정덕현: 글쎄요. 하필이면 그런 시점에 그걸 공개한 부분들이 민희진 측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 내놓은 의견들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게 SNS 안에서는 역작용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 이런 얘기까지 끄집어내서 이거를 막으려고 하나’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논점을 흐리는 거잖아요.▷이혜라: 평론가님이 영화, 드라마도 많이 보시잖아요. 다가오는 하반기에 우리가 주목해 볼 만한 이슈가 있나요?▶정덕현: 작년부터 우리가 계속 주목해야 될 이슈는 K콘텐츠가 지속 가능하려면 시스템적인 부분들이라든지, IP 관련된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잘 정비해서 과거보다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가. 이런 고민들을 해야 되거든요. 이런 문제 제기가 많이 됐어요. 우리가 오징어 게임으로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었지만, 실제로 갖고 온 수익은 거의 없고 IP도 우리 게 아닌 것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실제로 많이 있었잖아요. ‘이런 것들을 대처하기 위해서 향후에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그리고 지금 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면 몇몇 잘나가는 어떤 기획사나 몇몇 탑 배우들이 다 가져가는 산업 구조가 나중에는 붕괴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면 공평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부분들에 대한 것들도 지금 국내에서 큰 화두로 많이 얘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여서 이거를 바꾸려고 하는 여론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신율: 저 고등학교 때는 홍콩 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인기를 많이 끌었거든요. 그때 일본 같은 경우에 제 기억으로는 1983년에 칸영화제의 대상을 받은 게 나라야마 부시코라고 이마무라 쇼 감독 작품이요. 그게 그렇게 크게 히트한 건 아니지만 일본은 꾸준히 예술 영화에 있어서의 맥을 지금까지 저는 입고 있다고 보거든요. 근데 홍콩 영화는 진짜 반짝했어요. 지금 홍콩 영화는 잘 모르잖아요. 그런 전철을 우리나라 영화도 밟게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되는데 어떻게 보세요?▶정덕현: 우리는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고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지금 ott라는 새로운 체제에 등장한 신흥 강자처럼 돼 있거든요. 그래서 글로벌 시장 안에서 보면 콘텐츠 제작 능력이라든지 완성도의 측면이라든지 그다음에 가성비적인 차원이라든지 제작비 차원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월등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하는 부분이 아니고 내부적으로 잘 정비가 되는 게 지금 관건이에요. 이게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고 공동으로 하는 작업이잖아요. 공동으로 하는 작업에서 같이 작업하시는 모든 분들이 같이 살아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거. 이게 사실은 지금 향후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들이고 이게 해결이 되면 저는 글로벌 시장 안에서 K콘텐츠는 계속 간다고 생각합니다. 경쟁력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요.▷신율: 근데 아까 얘기로 돌아와서 여쭤볼게요. 둘 중에 누가 이길까요?▶정덕현: 사실 누가 이기기보다는 양쪽에서 상처를 다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고요. 자본적인 차원에서 훨씬 더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합니다. 결국은 산업이라는 게 자본의 흐름에 의해서 움직이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가 지나가고 나서 누가 승자인가라고 따져보면 문화적인 이슈들이나, K팝 산업 전체의 문제 제기를 많이 던진 민희진 측의 입장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이혜라: 제가 문화 평론가님은 처음 뵀어요. 그래서 조금 벗어난 질문일 수도 있는데 문화를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의 인생 영화가 궁금해요.▶정덕현: 제 인생 영화는 계속 바뀌어요. 계속 나올 때 나올 때마다요. 최근에 본 작품들 중에는 글로벌 틀 안에서 주목받았던 봉준호 감독님의 일련의 작품들 굉장히 좋아해요. 박찬욱 감독님이 요즘은 이제 시리즈까지도 손을 대서 하시는데 박찬욱 감독님 특유의 블랙 코미디가 들어가 있는 작품들도 제가 좋아합니다.▷신율: 아까 ott 말씀하셨는데, 극장이 계속 ott한테 밀릴까요? ▶정덕현: 극장은 새로운 길을 찾아갈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코로나19 이후에 극장을 찾아오는 관객이 바뀌었기 때문에 극장도 생태계가 바뀌어서 그 안에 영화 말고도 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팬덤들이 모이는 공간으로서 극장이 굉장히 훌륭해요. 팬덤들이 모여서 영화만 보는 게 아니라 응원도 하고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파티 공간도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극장이 변화해 갈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극장에 어울리는 영화들은 또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극장에 가면 일반 영화관보다는 돌비 애트모스나 이런 거를 꼭 보게 되거든요. ‘여기 왔으니까 여기만의 어떤 거를 정확히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봐야 되겠다’ 생각을 하는 거고, 똑같은 영화를 봐도 거기서 보면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극장만이 줄 수 있는 힘은 분명히 있다’라는 생각은 듭니다.▷이혜라: ‘공급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잘 공급을 하느냐, 또 그런 장소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수요층들이 더 찾을 수 있게끔 만드는 다양한 그러한 고민이 필요하다’라는 말씀으로 오늘 정리를 해보면 될까요?▶정덕현: 극장에서 영화 제작자 하시는 분들도 영화를 제작하면서 ‘이거는 극장에 어울리는 콘텐츠야’, ‘이거는 ott로 훨씬 더 어울려’ 이런 걸 다 생각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이 부분도 훨씬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겠죠.▷신율: 처음에는 심각하게 시작했다가 마무리가 훈훈하네요. 우리나라의 정치도 이렇게 처음에는 격하게 하다가 끝에는 훈훈하게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안 될 가능성이 높죠. 씁쓸합니다.▷이혜라: 저희가 많은 이야기를 던지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오늘에 이어서 다음 주에도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2024.05.04 I 최지인 기자
황금종려상 거장이 택한 韓배우, 유선희 '찬란한 내일로' 개봉 기념 내한
  • 황금종려상 거장이 택한 韓배우, 유선희 '찬란한 내일로' 개봉 기념 내한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인 배우 유선희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 난니 모레티 감독의 신작 ‘찬란한 내일로’를 통해 칸영화제에서 데뷔 신고식을 치러 화제다..5월 29일 개봉을 확정한 난니 모레티 감독의 신작 ‘찬란한 내일로’에 한국인 배우 유선희가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찬란한 내일로’는 영화도 일상도 위기에 처한 명망 있는 감독 ‘조반니’가 찬란한 내일로 향하기 위한 유쾌한 여정을 그린 시네마틱 인생찬가다. 지난해 제76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을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감독 난니 모레티의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하며 새로운 대표작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다.‘찬란한 내일로’에서 한국인 제작자 역을 맡은 배우 유선희는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배우이자 유명 피아니스트다. 만 6세부터 각종 피아노 콩쿠르 입상, 만 12세에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등 어릴 때부터 피아노에 두각을 드러냈고, 이탈리아의 유명 피아니스트 발프리도 페라리(Valfrido Ferrari)의 초대로 이탈리아 Bari에서 마스터 클래스 후 로마 유학을 시작했다. 유학 생활 동안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수석 입학, 수석 조기 졸업한 후 산타 체칠리아 국립 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세계적인 거장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Lazar Berman)과의 만남을 계기로 이탈리아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클래식 외에도 재즈, 팝,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뮤지션과의 콜라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유명 싱어송라이터인 막스 가제(Max Gazze)의 스페셜 게스트로 투어를 함께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음악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싱글 앨범 ‘샹들리에’의 뮤직비디오까지 직접 연출하며 다방면으로 재능을 뽐냈다.세계적인 아티스트로 활약 중인 유선희는 ‘찬란한 내일로’로 첫 영화 연기 오디션을 본 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난니 모레티 감독에게 발탁돼 칸영화제에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영화 데뷔작을 통해 칸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밟은 배우 유선희는 영화 공개 후 “처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 “주목해야 할 새로운 얼굴”, “영화의 터닝 포인트” 등 호평을 끌어내며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현재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를 비롯해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의 개봉 등 배우로서의 활발한 활동 역시 앞두고 있다.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유선희가 국내 개봉을 기념하여 5월 중순 내한을 확정했다. 내한 후에는 ‘찬란한 내일로’의 프리미어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 무대인사, 판타지아에무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예정하고 있다. 특히 영화와 음악으로 당신의 환상을 찾아간다는 의미의 판타지아에무 프로그램은 복합문화공간에무에서 입체적으로 공간을 이동하며 아티스트가 선정하거나 참여한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특별기획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배우 겸 피아니스트 유선희가 함께하는 이번 판타지아에무 프로그램은 피아노 독주 공연으로 진행되며, 특별히 준비된 그랜드 피아노와 함께 이탈리아의 음악 거장이자 오스카 수상자인 엔니오 모리꼬네를 비롯해 난니 모레티 감독과 주로 작업한 작곡가 니콜라 피오바니, 프랑코 피에르산티의 음악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판타지아에무 프로그램 유선희편은 오늘 오후 1시에 예매가 오픈되고 해당 프로그램 관람 시 ‘찬란한 내일로’ A3 포스터를 증정한다. 판타지아에무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복합문화공간에무 홈페이지 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국 배우의 출연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인 거장 난니 모레티 감독의 신작 ‘찬란한 내일로’는 5월 2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2024.05.03 I 김보영 기자
할리우드 명배우 메릴 스트립, 칸 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
  • 할리우드 명배우 메릴 스트립, 칸 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
  • (사진=AFP)[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메릴 스트립이 오는 14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다. 칸 영화제 측은 2일(현지시간) 올해 메릴 스트립에게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티에리 프리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메릴 스트립은 50여 년 동안 영화계에 몸담으며 수많은 걸작들을 구현했다”며 “그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영화를 향한 사랑 그 자체”라고 찬사를 보냈다. 메릴 스트립은 이에 “명망있는 상을 받아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며 “국제 예술인들의 커뮤니티에서, 칸에서 상을 받는다는 건 늘 영화 예술계에서 최고의 성취를 거뒀다는 것을 의미해왔다. 이전에 같은 영광을 경험했던 이들의 그늘에 서 있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겸허해지고 짜릿한 감정을 느낀다. 오는 5월 모든 이들에 감사를 전하며 프랑스 땅을 밟게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메릴 스트립은 모든 배우들의 우상이자, 수십년간 할리우드의 정점에서 수많은 활약을 펼친 연기파 배우다. 1977년 ‘줄리아’로 데뷔한 그는 ‘크라이머 대 크라이머’, ‘소피의 선택’, ‘아웃 오브 아프리카’,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철의 여인’, ‘맘마미아’, ‘돈 룩 업’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명실상부 세계에서 사랑받는 톱배우 반열에 올랐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1차례 주연 및 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세 차례 수상했다. ‘크라이머 대 크라이머’로 1979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고, ‘소피의 선택’으로 1982년 여우주연상을, ‘철의 여인’으로 2012년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칸 영화제와의 인연도 깊다. 메릴 스트립은 1988년 영화 ‘더웁 속의 외침’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았다. 메릴 스트립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워즈’ 시리즈의 감독 겸 제작자인 조지 루카스가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편 제77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 칸 일대에서 개최된다.
2024.05.03 I 김보영 기자
외국서 유니콘 나오는데…규제 못 넘는 韓 공유경제
  • 외국서 유니콘 나오는데…규제 못 넘는 韓 공유경제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형 공유경제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개선이 절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공유경제 초창기에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규제에 발목이 잡혀 뒤안길로 사라진 업체들이 많다는 점에서다.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연내 ‘내국인 도시민박 제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동안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허용했던 공유숙박을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다는 내용이다.(그래픽= 김일환 기자)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 또는 한옥을 제외한 도심 공유숙소는 외국인만 손님으로 받을 수 있고 내국인은 이용할 수 없다. 정부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증특례로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을 일부 허용해 왔다. 문제는 영업일수가 1년에 180일로 제한되며 집주인이 실거주해야 하는 조건부다. 에어비앤비 등 해외 공유숙박 업체들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공공연하게 영업을 해왔고 이에 대한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문체부는 이번 제도화를 통해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를 없앨 계획이지만 △연간 영업일수 제한(180일) △집주인 실거주 의무 등 업계가 폐지를 요구한 내용은 빠져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국내 공유숙박 업체 위홈의 조산구 대표는 “국내 사업자들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허가를 받아 사업하고 있는데 실증특례를 받지도 않은 에어비앤비가 시장의 99%를 장악하고 있다”며 “에어비앤비 숙소 대부분은 미등록 숙소라 내국인이 이용하지만 국내 공유숙박업체들은 실증특례 혜택마저 취소될까봐 미등록 숙소를 받지도 못하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공유숙박뿐 아니라 공유경제 사업모델은 기본적으로 전에 없던 신사업이라는 점에서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좌절되기 일쑤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다’ 사태다. 공유승차 플랫폼 타다는 공유경제의 혁신 사례로 꼽혔지만 돌연 위법 논란이 불거지면서 2019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4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지난해 불법 혐의를 벗었지만 그사이 국회에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이 제정되면서 이미 사업 재개는 어려워졌다. 미국(우버·리프트), 중국(디디콰이디), 동남아(그랩), 유럽(블라블라카), 라킨아메리카(캐비파이) 등 전 세계적으로 공유승차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은 멈춰선 상태다.(사진=위홈)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타다금지법 여파로 마카롱택시, 벅시 등과 같은 공유승차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시장에서 사라졌다”며 “해외 기업들은 자율주행 기술 등에 적극 투자해 새로운 미래 기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더 이상의 사업 확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공유 PM(개인형 이동장치)도 각종 규제에 부딪혀온 업종으로 손꼽힌다. 전동 킥보드의 면허와 헬멧 착용 의무화, 사설업체의 킥보드 견인 등 사업 확대와 함께 도로교통법 규제가 강화됐다. 세계 1위 업체인 ‘라임’과 독일계 ‘윈드’, 싱가포르계 ‘뉴런모빌리티’ 등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배경이다.전문가들은 네거티브 규제 도입을 통해 공유경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규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인도의 공유숙박 ‘OYO 룸스’, 공유승차 ‘올라’ 등은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국내에선 사업 제한이 있다”며 “정부가 규제샌드박스와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해왔지만 여전히 신기술·신사업 분야에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5.03 I 김경은 기자
'논쟁적인 연출가' 밀로 라우 "연극은 세상을 바꿔야 하죠"
  • '논쟁적인 연출가' 밀로 라우 "연극은 세상을 바꿔야 하죠"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극은 단순히 현실을 보여주기만 할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스위스 출신의 연출가 밀로 라우(47)가 2018년 벨기에 엔티겐트 극장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며 발표한 ‘겐트 선언문’의 일부다. 라우 연출은 관객이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신랄하고 불편한 현실을 목격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를 지금 세계 공연계의 가장 논쟁적인 연출가로 꼽는 이유다.국립극장 해외 초청작 ‘에브리우먼’의 밀로 라우 연출. (사진=국립극장)라우 연출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 소개된다. 국립극장은 밀로 라우의 ‘에브리우먼’을 오는 10~1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20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100주년 개막작으로 초연한 작품이다. 라우 연출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에브리우먼’은 지극히 감성적이고 소소하며 철학적인 면모를 담은 공연”이라며 “한국 관객에게도 두루 사랑받을 작품이 될 것”이라고 첫 한국 공연 소감을 밝혔다.‘에브리우먼’은 오스트리아 작가 후고 폰 호프만슈탈이 1920년 발표한 연극 ‘예더만’에서 영감을 받았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우화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라우 연출은 이를 말기 암 판정을 받고 죽음을 앞둔 여인의 이야기로 풀어냈다.‘다큐멘터리 연극’의 형식을 취한 점이 특징이다. 암 투병 환자로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난 배우 헬가 베다우의 생전 모습을 촬영한 영상, 그리고 무대에 오른 배우 우르시나 라르디가 스크린을 바라보며 베다우와 함께 연기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라르디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영화 ‘하얀 리본’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배우. 이번 한국 공연에도 직접 출연한다.라우 연출은 “‘에브리우먼’은 베다우와 라르디의 대화를 통해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며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 죽음을 피하고자 노력하는 모습, 동시에 자신이 지나온 삶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려고 하는 모습을 같이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국립극장 해외 초청작 ‘에브리우먼’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약 80분간 펼쳐지는 공연은 ‘모든 사람은 결국 죽는다’라는 주제를 관객과 나눈다. 다소 무거운 주제지만, 라우 연출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원작 ‘예더만’에서 인용한 대사 “내가 당신 가까이에 서서 당신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있다”를 언급하며 “베다우와 라르디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교류와 연대가 어떤 식으로든 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라우 연출은 언론인으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연극·영화제작사 ‘국제정치살인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of Political Murder)를 창립해 사회 현실을 꼬집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2009년 정치 연극 ‘차우셰스쿠의 마지막 날들’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초청돼 이름을 알렸다. 2018~2023년 벨기에 엔티겐트 극장 예술감독을 지냈고, 현재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라우 연출의 작품은 실제로 세계를 바꾸고 있다. 그가 최근 선보인 오페라 ‘저스티스’는 콩고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다뤘다. 라우 연출은 “비극적인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길 바랐고, 이를 위해 후원 캠페인을 열어 약 2만 유로를 모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연출가로서 공연을 관객에 단순히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연의 기조가 된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고자 한다”며 “좋은 연극, 잘 만든 영화, 심금을 울리는 음악 모두가 행동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국립극장 해외 초청작 ‘에브리우먼’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
2024.05.02 I 장병호 기자
인천공항, 국제항공기구·에콰도르 키토공항과 협력 강화
  • 인천공항, 국제항공기구·에콰도르 키토공항과 협력 강화
  •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에콰도르 키토공항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일 도미니카 공화국 푼타 카나에서 이학재 공사 사장이 후안 카를로스 살라사르 ICAO 사무총장과 인적 자원 지원 협력 업무협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학재(왼쪽서 3번째)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2일 도미니카 공화국 푼타 카나 바르셀로 바바로 컨벤션센터에서 후안 카를로스 살라사르(왼쪽서 2번째) ICAO 사무총장과 업무협약을 한 뒤 유경수(왼쪽서 4번째)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 살바토레 샤키타노(맨 왼쪽) ICAO 의장, 타오 마(맨 오른쪽) ICAO 아태지역 사무총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인천공항공사 제공)ICAO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국제연합(UN) 산하 정부 간 전문기구로 국제민간항공의 기술 발전, 기준 제정을 위해 1947년 설립됐다.이번 협약은 지난 30일부터 이날까지 푼타 카나 바르셀로 바바로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ICAO 세계 이행지원 심포지엄’과 연계해 진행됐다. 협약에 따라 공사는 ICAO 개도국 민간항공 분야 기술지원 사업에 참여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 건설, 운영 방법을 전수한다. 공사는 역량 있는 직원들을 선발해 ICAO 전문가 리스트에 등록하고 향후 적합한 프로젝트 발생 시 수행 인력으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공사는 직원들의 해외 직무수행 경험 기회를 확대해 향후 해외사업 전문 인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또 이학재 사장은 3일 에콰도르 키토국제공항 운영사인 퀴포트 에스에이(Quiport S.A)의 라몬 미로 사장과 전략적 협력 협정을 체결한다. 키토 공항은 인천공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제공항협회(ACI) 고객경험인증 최고 등급인 5단계 인증을 지난해 취득했고 영국 스카이트랙스(Skytrax) 주관 공항 품질평가 최고 등급을 달성하는 등 중남미 공항 중 여객 서비스 분야 최고 공항으로 꼽힌다.공사는 키토공항과 협력협정 체결을 통해 양 공항의 우수 분야인 여객서비스와 향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양 공항 화물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공사는 라몬 미로 사장이 과거 수차례 요청한 인천공항 고객서비스 경험, 방법 전수를 위해 키토공항 직원을 인천공항에 초청해 워크샵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 이번 협정을 계기로 미래 중남미 지역 해외사업 진출을 위한 협력 네크워크를 구축하고 키토공항을 중남미 항공산업 동향정보 수집의 교두보로 활용한다. 에콰도르는 지정학적으로 중남미 허브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합하고 달러 사용 국가로서 환승객 이용이 편리한 장점을 있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공사는 향후 중남미 항공 노선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키토공항과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이학재 사장은 “인천공항은 세계 최고의 공항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방법을 기반으로 국제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의무와 책임을 다할 것이다”며 “해외 공항과의 적극적인 교류·협력을 통해 명실상부한 전 세계 리딩 공항의 지위를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2024.05.02 I 이종일 기자
입장문 낸 민희진 "경영권 찬탈 실체 없어…하이브, 흑색 선전 멈추라"
  • 입장문 낸 민희진 "경영권 찬탈 실체 없어…하이브, 흑색 선전 멈추라"[전문]
  • 민희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이 “하이브가 주장하는 ‘경영권 찬탈’은 실체가 없는 헛된 주장”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하이브를 향해 “흑색 선전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민 대표 측은 2일 낸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가 언론을 통해 반박을 재개하는 부분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경영권 찬탈은 실체가 없는 헛된 주장이며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도, 실행도 없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 대표 측은 “민 대표는 지난달 16일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준비도, 이해도, 자세도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여러 사안을 지적하며 내부 고발을 진행했다”면서 “‘업의 부조리, 불합리를 마주하면 말하기 어렵더라도 이견과 의견을 말하라’는 방시혁 의장이 제안한 지침을 믿고 했던 직언이었지만, 배임 이라는 주장과 함께 현재의 극단적인 상황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민 대표 측은 “현재도, 앞으로도 어도어는 뉴진스의 활동 지원에 여력을 다할 것”이라며 “하이브가 스스로 주장한 바와 같이 IP를 보호하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흑색 선전을 멈추고, 어도어가 온전히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민 대표 측 입장문 전문이다. 하이브의 주장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뉴진스 신보가 발표된 중요한 시기에 또다시 아티스트가 아닌 소식으로 입장을 표명하게 되어 깊은 유감을 전합니다.어도어는 여러 차례 언론과의 대화 과정에서 뉴진스 노력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이브가 아티스트의 소식이 아닌 다른 이슈를 확산시키는 언론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 드린 바 있습니다. 하이브도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하여 반박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언론을 통해 반박을 재개하는 부분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합니다.이러한 하이브의 반박 이후에도 어도어는 아티스트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고,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이슈들로 대중들의 혼란이 가중되어, 어도어에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1. 경영권 탈취 관련하이브가 주장하는 “경영권 찬탈”은 실체가 없는 헛된 주장입니다. 또한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은 경영권 탈취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이브와의 지속적인 갈등 속에 나온 ‘상상’입니다. 그와 관련된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도, 실행도 없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감사가 시작되고 흑색 여론전이 심각해지자, 민희진 대표의 안위가 심히 걱정된 부대표는 하이브의 주요 경영진을 찾아가 일방적 여론전을 멈춰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하이브 경영진은 지금 민희진 대표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며 ‘피소될 경우 실무자인 네가 꼬리 자르기를 당하면 물어내야 할 피해액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느냐’, ‘가족을 생각하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하이브에 협조하라고 회유했습니다. ‘협조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며 부대표를 심리적으로 압박해 정보제공 동의서에 서명하게 하였습니다. 다음날, 부대표의 카톡 내용이 언론에 공개됩니다. 이는 심각한 개인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자 인권 침해입니다.최근 민희진 대표의 법률대리인이 선임계 제출을 위해 용산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해당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인 부대표는 피고발인에서 제외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하이브는 대화가 오고 간 내용의 앞뒤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애초의 목적이 경영권 탈취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짜깁기하였으며 이를 의도적으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하였습니다. 민희진 대표의 ‘이건 사담이어야 해’ 발언도 해당 내용과 전혀 연관이 없는 발언을 짜깁기한 것입니다.2. 금전적 보상 관련우선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연봉이 아닌 ‘인센티브’가 20억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도어 설립 후 2년 만에 3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에 대한 보상입니다.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인센티브 산정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금액 자체가 아니라 인센티브 결정의 기준과 그 결정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인센티브 결정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인센티브를 산정하는 과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이와 같은 인센티브에 관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민희진 대표의 연봉, 인센티브, 주식보상을 언급하며 논점을 흐리는 것은 하이브에서 민희진 대표가 금전적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는 거짓 프레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3. 내부 고발 및 감사의 과정 관련4월 22일 오전 10시 박지원 대표가 어도어의 내부고발 이메일에 회신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하이브는 부대표 노트북을 압수하는 등 감사를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고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 왔습니다. 그러더니 바로 몇 시간 뒤 어도어 경영진에 전격 감사권을 발동하였다는 뉴스기사가 연이어 보도됩니다. 그리고, 다음날에도 마치 실시간 중계처럼 하이브의 인신 공격성 언론활동으로 인한 기사가 이어집니다. 하이브에 되묻고 싶습니다. 민희진 대표의 내부고발 이메일에는 어떤 답변을 하신 겁니까?또한 되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상장회사기 내밀하게 진행해야 할 감사 내용을 대외적으로 떠벌리고,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편집해 가며 실시간 중계처럼 보도를 합니까? 더구나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는 컴백을 앞두고 있었는데 말입니다.이러한 감사권 발동은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불철주야 일을 하고 있던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구성원의 업무 진행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이브는 반납 받는 즉시 새로운 노트북을 지급하고 기존 자료들을 다운 받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부대표들의 노트북은 기존 업무 자료들을 다운로드 받을 시간도 없이 압수되었습니다. 압수 과정 또한 상식적이지 않았습니다.4. 첫번째 걸그룹으로 데뷔시켜주겠다는 하이브의 약속과 관련하이브는 이미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 때부터 대외적으로 뉴진스를 민희진 걸그룹,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표명했습니다. 이는 뉴진스 부모님들, 당시 어도어의 임직원이 증인으로 모두 기억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결국 사쿠라씨, 김채원씨의 영입과 함께 르세라핌이 하이브 첫 걸그룹이 되었고, 하이브가 ‘하이브의 첫 걸그룹’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하이브는 거짓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민희진 대표는 지분을 포기하며 어도어 설립 요청을 했고, 설립시 각종 분쟁을 견뎌내며 뉴진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전시켜 데뷔시키게 되었습니다.이러한 뉴진스 데뷔 과정에 대한 진실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는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들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행해진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지속하고 있는 점이 개탄스럽습니다.5. 데뷔시 뉴진스 홍보를 하지 말라고 한 부분 관련하이브는 사쿠라씨가 쏘스뮤직에 합류한다는 사실과 뉴진스 멤버 구성에 대한 정보도 함께 노출될 우려가 있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어도어 데뷔팀이 ’신인으로만 구성된 팀‘이라고 밝히는 것이 사쿠라씨가 쏘스뮤직에 합류한다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어도어 데뷔 멤버 구성 정보가 노출된다는 것이 어떤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 전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하이브는 ‘두 팀의 데뷔 시점이 연달아 이어져 서로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최소 일정기간 홍보기간을 설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라고 변명했지만, 실제로 이런 협의는 없었습니다. 당시 하이브는 시장에 르세라핌이 민희진 걸그룹일 수도 있다는 혼선을 주고 싶어했으며, 그에 따라 어도어에 뉴진스 홍보를 하지 말아달라고, 박지원 대표가 민희진 대표에게 전화와 SNS를 통해 노골적으로 부탁해 온 사실이 있습니다. 이는 박지원 대표와 민희진 대표 간의 SNS 대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하이브는 관련없는 이유를 대며 끊임없이 말을 바꾸고 있습니다.6. 노예 계약이 아니었다는 주장 관련민희진 대표는 경업금지조항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대표로서, 재직기간 및 그 이후 일정기간 동안에는 경쟁사업에 종사하는 것이 금지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경업금지의 대상사업과 기간이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현재 주주간계약은 그렇지 않습니다.4월 25일의 공식입장과 달리, 전 언론에 배포되었던 하이브의 4월 26일 발표한 반박문은 주주간계약을 알리는 것을 민희진 대표의 책임으로 몰면서,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며 반박한 바 있습니다.현재 주주간계약의 불합리성은 무엇보다도 민희진 대표가 주식을 더 이상 보유하지 않아야 하는 경업금지조항으로부터 자유로와 질 수 있다는 데 있으며, 이러한 불공정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할 것입니다. 하이브는 반박문을 통해 작년 12월 “계약서상의 매각관련 조항에 해석의 차이가 있었고, 해석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어떤 법률인이 보아도 해석이 모호하지 않으며,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동의를 얻어 모든 주식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계속하여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해야 합니다.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겠다는 답변을 작년 12월에 보냈다고 하지만, 올해 3월 중순이 되어서야 해당 내용이 포함된 수정 제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7. 기타 주주간계약 관련 후속 보도 관련하이브의 반박문 이후, 하이브가 언론을 통해 확인해 준 여러 후속보도들에서 주주간계약 관련한 억측과 왜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오해를 바로잡고자 알려 드립니다.하이브는 풋옵션과 관련하여 민희진 대표가 30배수를 주장하였다며, 마치 현재의 갈등이 금전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호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0배수는 차후 보이그룹 제작 가치를 반영한 내용으로, 여러가지 불합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던 주주간 계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의 제안 중 하나일 뿐이었으며, 협상 우선순위에 있는 항목도 아니었습니다.또한, 하이브는 작년 3월 주식매매계약과 주주간계약 체결 당시 민희진 대표에게 추가적으로 어도어의 지분 10%를 스톡옵션으로 약속 하였습니다. 그런데, 법률자문 결과, 스톡옵션은 상법상 주요주주인 민희진 대표에게는 부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스톡옵션은 민희진 대표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하이브가 제안한 것이었습니다.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가 기망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신뢰’의 문제였습니다.하이브는 경업금지의무를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민희진 대표가 이를 거절했다고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하이브는 8년 동안 의무적으로 재직하고 퇴직 후 1년간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며, 풋옵션은 그 기간에 맞추어 단계별로 나누어 행사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하지만 주주간계약 협상이 진행되던 중 아일릿 관련 논란이 벌어졌고 현재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이브의 제안에 대하여 민희진 대표는 관련 입장을 전달한 바가 없습니다. 민희진 대표가 거절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8. 무속인이 단순 지인이라는 사실 관련뉴진스의 성공과 어도어가 단시간 내 이룬 놀라운 실적은 합리적인 경영 의사결정에 기반한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하이브가 어도어의 성공을 폄하하고 부정하기 위한 이러한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어도어의 매출, 영업이익의 기인은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써 그 가치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가능할 수 있는 것이라면 왜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구성원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K-POP을 선도하여야 할 하이브에서 논점과 무관한 대꾸할 가치도 없는 개인 비방 목적의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한 것도 모자라, 그것을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직전에 발표했다는 것이 한심합니다.9. 하이브는 뉴진스를 아끼지 않는다는 사실과 관련지난 4월 22일 갑작스러운 감사와 함께 감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이를 발표한 것은 하이브입니다.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불가능한 ’경영권 찬탈‘ 등을 주장하면서, 어도어의 입장을 내부적으로 들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이 이슈를 터트렸습니다.하이브는 ’아티스트를 언급하지 말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밖으로 꺼내 민희진 대표이사와 어도어를 공격하는 것이 뉴진스의 브랜드 가치에 영향이 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레이블의 매니지먼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으로 자신들의 경영상의 잘못된 판단을 가리기 위한 궤변입니다.이상의 내용이 더 이상의 억측과 오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민희진 대표는 지난 4월 16일,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준비도, 이해도, 자세도 부족한 상황” 이라며 여러 사안을 지적하며 내부 고발을 진행했습니다. “업의 부조리, 불합리를 마주하면 말하기 어렵더라도 이견과 의견을 말하라”는 방시혁 의장이 제안한 지침을 믿고 했던 직언이었지만, “배임” 이라는 주장과 함께 현재의 극단적인 상황으로 돌아왔습니다.현재도, 앞으로도 어도어는 뉴진스의 활동 지원에 여력을 다할 것입니다. 하이브가 스스로 주장한 바와 같이 IP를 보호하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흑색 선전을 멈추고, 어도어가 온전히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랍니다.
2024.05.02 I 김현식 기자
유재환 "여친=이복동생은 거짓말… 성희롱은 사실 아냐"
  • 유재환 "여친=이복동생은 거짓말… 성희롱은 사실 아냐"
  • 유재환[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가수 겸 작곡가 유재환이 작곡비 사기, 성희롱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했다.유재환은 1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죄송하다. 모든 게 나의 불찰”이라며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여러분께 드린 실망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작곡비 사기 의혹에 대해서는 “한 분 한 분 직접 찾아 추가적으로 원하시는 환불 희망자에게 변제날짜도 말씀드렸다”며 “다만 금액이 너무 커서 지금 당장 한번에 모든 분께 변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분할 변제 양해부탁드리고 있다. 제가 말씀드린 날짜는 무조건 책임지고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입금을 받은 이유는 장난치는 DM(디엠)이나, 사칭 계정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성추행, 성희롱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유재환은 “일부 카톡 캡처와 제보로 지난 저의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을 되돌아보며 진심으로 깊게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본의 아니게 몇몇 여성 지인분들께 오해와 마음의 상처 드려 정말 너무나도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만약에 법적인 심판이 주어진다면 카톡 내용이 전부 있기에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여자친구가 이복동생이라고 언급한 것은 거짓말이었다고 시인했다.유재환은 “당최 뭔 생각인지 제가 톱스타도 아니고, 아이돌도 아니고 그런데 한 달 전 그 당시 여자친구의 존재를 밝히는 게 부담스러웠다. 감춰야 할 일반인 여자친구였기에 너무 갑작스레, 워딩을 정말 미친 사람이 판단해서 선택한 듯 이복동생이란 말을 써서 가족을 욕보였다”며 “나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과 여자친구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결혼 글에 대해서는 “실제 결혼식부터 현실적인 준비는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힘든 시기이지만 결혼할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존재만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결혼식장부터 집까지 실질적인 준비하고 있는 상황인 거 마냥 오해가 될 만한 문장이 들어가 있었다고 뒤늦게서야 잘못됐다는 상황 판단이 됐다”고 해명했다.끝으로 유재환은 “죽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고,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걸 잘 알기에 앞으로 성실하게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다시 제대로 살아가고 싶다”며 “음악만드는 걸로 평생을 살아 오고, 할 줄 아는 게 음악밖에 없어 자숙하고 음악으로 봉사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다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유재환은 2022년부터 SNS를 통해 “작곡비 없이 곡을 드린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 곡을 의뢰하면 100만원 이상의 작곡비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냈다. 이에 피해자들은 유재환이 요구한 작곡비를 지불했으나 곡을 2년째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폭로가 이어졌다.그 과정에서 성희롱 발언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JTBC가 공개한 피해자 A씨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유재환은 ‘서로 좋아하지 않으냐’, ‘사귀고 싶다’부터 성적인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급기야 유재환이 작곡가 정인영과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A씨는 유재환에게 진위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여자친구는 나의 배다른 동생이다’, ‘숨겨진 가족사까지 다 드러내길 바라는 거냐’ 등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이후 A씨는 카카오톡을 통해 “‘사귀자. 나랑 만나보자. 키스하고 싶다’고 한 게 4개월 전인데 결혼? 결혼은 누구 돈 빌려서 하냐”고 분통을 터트렸고, 유재환은 A씨에게 “수면제 기운에 말도 안 되는 헛짓거리를 했는데 정말 진심으로 고개조차 들 자신도 없다.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답했다.유재환은 MBC ‘무한도전’을 통해 얼굴을 알린 가수 겸 작곡가다. 최근 30kg 감량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2024.05.02 I 윤기백 기자
`문단계 오빠` 이병률, 김영하 두 작가의 귀환
  • `문단계 오빠` 이병률, 김영하 두 작가의 귀환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단계 아이돌’ 시인 황인찬(36), 최지인(34) 이전에 이들이 있었다.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문단 오빠이자, 텍스트(글)도 패션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베스트셀러 작가 ‘둘’의 귀환이다. 요즘 말로는 ‘힙한’ 이병률(57) 시인과 소설가 김영하(56)다. 이병률 시인은 일곱번째 신작 시집을, 소설가 김영하는 60만부 넘게 팔린 그의 산문집 개정증보판을 들고 돌아왔다. 사진=문학과지성사·복복서가 제공◇시인 이병률이 써내려간 ‘사랑의 기록’시인, 여행에세이 작가, 라디오방송 작가 등…. 시인 이병률을 수식하는 단어는 여럿이다. 무려 100만부 넘게 팔린 첫 산문집 ‘끌림’과 50만부 팔려나간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등을 쓴 작가는 그럼에도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맨 앞에 놓이길 원한다.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문학과지성)은 그가 써내려간 사랑의 기록이다. 당신, 바람, 찬란, 여관, 바다, 이별 등 그의 시와 산문에서 무수히 많은 단어로 치환됐던 ‘사랑’에 대한 치열한 탐구다.“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시들어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 기차역에서 울어본 적/ 이 감정은 병이어서 조롱받는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대수인가 싶었던 적/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 이렇게 어디까지 좋아도 될까 싶어 자격을 떠올렸던 적”(‘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부분).표제시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에는 서술어가 없다. 화자가 말하는 무수한 ‘적’(경험)은 이미 지나간 일도, 앞으로 닥칠 일도 아닌 그 자체로 존재하는 행위에 가깝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이 시 속에는 그 ‘때’들의 나열만이 있을 뿐 문장은 단 한 번도 완성되지 않는다”며 “무엇이 나타나고 벌어질지 모르는 미지의 사태”라고 했다. 시인 이병률에게 사랑은 “함께 허물어지려고 붙들고 있”(‘폭설’ 부분)는 것이고, 그 망설임마저 단숨에 폭설처럼 껴안는 일인 것이다. 시집은 당신도 ‘∼했던 적’, ‘~한 적’이 있지 않느냐고 계속 물어온다. 독자는 불완전한 문장에 자기의 처지를 채워 넣어 읽게 될 터다.자료=문학과지성사·복복서가◇우리 모두는 ‘여행자’…타인의 신뢰·환대 필요‘여행’하면 떠오르는 책은 뭘까. 맞다. 최근 3년간(2020.10.1.~2023.9.30.)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여행 책은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다. 책은 삶과 여행에 대한 문학적 사유를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3여년 간 5만 343건이 대출됐다. 출판사 복복서가에서 최근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펴냈다. 이번 개정판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우리의 일상에서 여행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 사유하는 글 ‘여행이 불가능한 시대의 여행법’이 추가됐다.책은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 아닌,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삶의 의미로 그 주제가 확장돼 가는 사유의 여행기다. 무엇이 우리를 여행에 나서게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동시에 남겨 긴 여운을 준다.김영하는 스스로를 작가라고 하지만, 그다음으로는 ‘여행자’라고 규정한다. 작가는 “여행의 이유를 캐다보니 삶과 글쓰기, 타자에 대한 생각들로 이어졌다.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면서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고,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여행에서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도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굴러간다”며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고, 그들이 와 있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다 가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에 잠깐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이 서로에게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일”이라는 것이다.
2024.05.01 I 김미경 기자
네이버·인텔 'AI 연구센터'에 카이스트도 동참…상반기 설립
  • 네이버·인텔 'AI 연구센터'에 카이스트도 동참…상반기 설립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와 인텔이 AI 반도체 공동연구를 위해 설립한 공동연구센터가 올해 상반기 내에 카이스트에 설립된다.카이스트는 네이버클라우드와 대전 카이스트 본원에서 AI 반도체·AI 서버와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의 성능개선과 최적의 구동을 위한 오픈소스용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위해 ‘NAVER · intel · KAIST AI 공동연구센터(NIK AI Research Center)’ 설립과 운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카이스트와 네이버클라우드는 30일 대전 카이스트 본원에서 ‘NAVER · intel · KAIST AI 공동연구센터’ 설립 업무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과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사진=카이스트)네이버와 카이스트는 올해 상반기 내에 카이스트에 공동연구센터를 설치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동연구센터의 운영 기간은 3년이며 연구성과와 참여기관의 필요에 따라 연장한다. 카이스트에 설치되는 공동연구센터가 핵심 연구센터로서 기능과 역할을 맡는다. 카이스트에선 AI와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인 20명 내외의 교수진과 100여명의 석·박사 대학원생들이 연구진으로 참여한다. ◇연구센터 운영기간 3년…필요시 연장 가능연구센터장은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김정호 교수와 네이버클라우드 이동수 하이퍼스케일 AI 이피션시(Efficiency) 이사가 함께 맡는다. 김 교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설계와 AI 응용설계(AI-X)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힌다. 이 이사는 삼성전자·인텔· IBM을 거친 AI 반도체 설계 및 AI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카이스트 전산학부 성민혁 교수와 네이버클라우드 권세중 리더가 각각 부센터장를 맡는다. 네이버·인텔·카이스트 AI 공동연구센터 공동센터장인 카이스트 김정호 교수(왼쪽),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 (사진=카이스트)공동연구센터 운영 초기 2년 간은 인텔의 하바나랩스가 개발한 AI 학습 및 추론용 칩(Chip) ‘가우디(GAUDI)’를 위한 플랫폼 생태계 공동 구축을 목적으로 20~30개 규모의 산학 연구과제를 진행한다.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과 머신러닝 등 주로 AI 분야 오픈소스용 소프트웨어 개발 위주로 연구가 이뤄지는데 자율 주제 연구가 50%, AI 반도체의 경량화 및 최적화에 관한 연구가 각각 30%와 20%를 차지한다. ◇인텔 가우디2 이용한 연구실적 매년 공개 예정이를 위해 네이버와 인텔은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가우디2‘를 카이스트 공동연구센터에 제공하며 카이스트 연구진은 이를 이용한 논문 등 연구 실적을 매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AI·클라우드 등 각자가 보유한 역량 외에 공동 연구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 시설(Infrastructure)과 장비 등을 공유하고, 연구 인력의 상호 교류를 위해 공동연구센터에 필요한 공간과 행정인력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협력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카이스트는 네이버의 다양한 AI 서비스 역량과 인텔의 차세대 AI 기술, 카이스트의 세계적 수준의 전문인력과 소프트웨어 연구 능력이 결합해 AI 분야에서 기존과는 다른 창조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생태계 조성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카이스트는 가우디 시리즈의 활용을 통해 AI 개발, 반도체 설계와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서 기술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며 “특히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과 향후 연구개발에 필요한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연구센터 설립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네이버클라우드는 카이스트와 함께 다양한 연구를 주도해 나가며 하이퍼클로바X 중심의 AI 생태계가 확장되기를 기대한다”며 “공동연구센터를 통해 국내 AI 연구가 보다 활성화되고 AI 칩 생태계의 다양성이 확보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4.04.30 I 한광범 기자
경찰청, 카이스트와 '과학치안 역량 강화과정' 운영
  • 경찰청, 카이스트와 '과학치안 역량 강화과정' 운영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청은 카이스트(KAIST)와 ‘2024년 과학치안 역량 강화과정’을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경찰청 (사진=이데일리DB)이번 교육과정은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지난해 6월 서명한 ‘연구·교육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에 기반해 개설됐다.지난해 230명에 이어 올해는 연간 6회에 걸쳐 300명을 교육할 예정이다. 3회(150명)는 총경 이상, 3회(150명)는 경정·경감급을 대상으로 카이스트 문지캠퍼스에서 진행된다.△4차 산업혁명과 미래 치안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신종범죄 유형 △경찰의 대응방안과 치안현장 접목 방향 등을 중점 교육한다. 윤 청장은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국가발전과 국민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해답은 과학치안이다”며 “이번 교육을 계기로 지자체,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지역 내 산학연과 협업하는 과학치안의 저변 확대를 통해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이 총장은 “치안은 국가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지표이자 국민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고, 안전한 나라일수록 국가의 미래 기반이 튼튼해진다”며 “그간 카이스트가 축적해온 교육역량과 자원을 과학치안 역량 강화과정에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과학치안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2024.04.30 I 손의연 기자
달러·엔, 160엔 돌파후 154엔까지 뚝…"日당국 개입한듯"
  • 달러·엔, 160엔 돌파후 154엔까지 뚝…"日당국 개입한듯"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엔 환율이 29일 장중 160엔을 돌파했다가 다시 155엔대로 급락(엔화가치는 상승)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발생한 일이어서 시장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투기세력이 일본 당국의 개입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은 일본 당국이 추가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AFP)◇日휴장 노린 투기세력 “당국 개입 의지 확인 시도” 로이터통신은 29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160엔대로 치솟은 뒤 155엔대로 급락했다”면서 “일본 은행들이 달러화를 팔아치우는 것이 목격됐다. 수십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도 “158엔대 전반에서 움직이던 달러·엔 환율이 이날 오전 160엔을 넘어섰고, 오후 들어 단번에 155엔대로 되돌리는 장면이 연출됐고, 한때 154엔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며 “당국의 개입으로 보이는, 계속해서 엔화를 사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가치가 160엔까지 떨어진 건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26일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전까지 도쿄외환시장에서 155엔대 중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BOJ가 기준금리를 현행(0~0,1%)대로 동결하고 국채 매입을 지속하기로 하는 등 비둘기파적(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기조를 분명히 한 직후 156엔을 넘어섰고, 같은날 밤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는 158엔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일본 금융시장이 공휴일로 휴장하면서 달러·엔은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거래됐다. 그동안 엔화 약세가 미·일 간 통화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따른 장기금리 격차 확대 우려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펀더멘털 측면에서 이날 엔화가 약세를 보일 만한 중대한 변화는 없었다. 휴장으로 일본에서 미국 국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장기금리는 그대로였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투기세력이 일본 당국의 개입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달러·엔 환율을 160엔까지 끌어내렸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구두개입이 효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이 다음 달 6일까지 황금연휴여서 개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최근 투기세력의 엔화 순매도는 2007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불어났다. 다만 실제로 개입이 이뤄졌을 때에 대비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알고리즘 거래 프로그램을 동시에 가동하는 등 ‘이중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쿄외환시장의 휴장으로 전반적인 거래량이 적었던 것도 변동성을 키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일본 당국이 구두개입 때마다 투기세력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이날 실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는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차관급)이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논평하지 않겠다(노코멘트)”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의 구두개입성 발언과 달리 논평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개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美 FOMC 앞두고 日장기연휴 …약세 지속될듯이날 일본 당국이 어느 정도 규모로 달러화를 매도했는지 불분명하지만, 2022년 9~10월에도 약 한 달 동안 세 차례 개입했던 만큼 변동성이 확대하면 추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일본 당국은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넘어서자 24년여 만에 대규모 개입을 단행했다. 개입 규모는 총 9조 1000억엔에 달했다. 문제는 일본 당국의 개입 여부와 무관하게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22년에도 개입 이후 약 1년 만에 달러·엔 환율은 다시 151엔대까지 밀렸다. 일본은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지난 26일 엔저가 통화정책 변경을 이끌어낼 만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꺾인 상태다. 반면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최하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후 기자회견에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긴축적 통화정책 선호)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현재 5%포인트(p)가 넘는 양국의 장기금리 격차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거나, 지금보다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 외환시장 개입을 위해선 미국과의 공조가 필요한 데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달러 가치 하락을 반기지 않고 있다는 어려움도 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당분간은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감 속에 155엔에서 160엔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일본 재무성이 FOMC를 앞두고 개입을 위한 준비금을 낭비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165엔대까지 시야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04.29 I 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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