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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회 참석 저조’…금융당국, 현대해상에 관리 개선 요구(종합)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융당국이 현대해상(001450)화재보험의 이사회 운영방식이 불합리하다며 개선할 것을 통보했다. 참석률이 타 경쟁사 대비 월등히 낮은데도 별다를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출석률이 80%수준인데도 이사회 평가를 만점으로 주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 이사회 참석률 87 % 수준...운영실적 평가는 만점?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현대해상에게 경영유의 4건과 개선사항 31건을 통보했다. 해당 내용은 지난해 종합검사에서 발견됐다. 경영유의는 금융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조치다.우선 금융당국은 현대해상의 이사회 운영 방식을 문제삼았다. 우선 타사 대비 저조한 참여율이다. 현대해상의 이사회 참석률은 △2017년 87% △2018년 82.5% △2019년 81.8%로 3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2020년 87.5%로 소폭 늘긴 했으나 여전히 낮다. 특히 2019년의 경우 국내 손해보험사 평균인 98.4%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시된 현대해상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구성 멤버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조용일 사장(대표이사), 이성재 부사장(대표이사) 등 3명의 사내이사를 비롯해 진영호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김용준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유재권 상명대 경영대학 교수, 김태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사외이사 4명이다. 이사회 참석률이 낮은 이유는 일부 사내이사의 잦은 불참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총 9회의 이사회를 소집했는데, 일부 사내이사의 경우 이사회 의장, 대표이사 선임 등이 이뤄진 3월20일(3차) 이사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더욱이 현대해상은 80% 수준의 낮은 이사회 출석률에도 불구하고, 연 1회 이사회 활동내역을 기초로 이뤄지는 이사회 운영실적 평가에서 이사회 참석률을 만점으로 평가했다. 운영 실적 평가기준 자체가 불합리하게 설정돼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현대해상에게 이사회 참석률을 높이는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고, 운영방식 및 평가를 합리적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현대해상은 “종합검사에서 나온 이사회 참석률 평가기준은 과거 구간별 평가방식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 종합검사 실시 이전에 참석률 평가기준 변경에 대해 이미 논의를 시작했고, 종합검사 결과가 회사로 통보되기 전인 지난 5월에 이사회 참석률 평가기준을 정률 평가방식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 자산운용서 리스크관리 부문 견제 미흡금융당국은 현대해상은 투융자심의위원회 운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자산운용 등 투자의사 결정시, 리스크관리 부분의 반대의견이 있었음에도 안건을 그대로 통과시킨 사례를 발견한 것이다. 보통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등 투자를 진행할 때에는 투융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자산운용과 리스크관리부분 간의 합의 등이 이뤄지는데, 현대해상은 리스크관리부분의 견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리스크관리 부분의 허점은 투융자위원회 운영 방식에서도 나타났다. 현대해상은 투융자심의위에 자산운용부서는 투융자의견서를, 심사담당부서는 심사보고서를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리스크관리 부서의 리스크 영향 검토 자료는 단순 참고자료로만 제공했다. 리스크 관리는 사실상 후순위로 체크되며 견제 기능이 사실상 한계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규상 투융자심의위원회의 서면개최 근거가 없음에도 2016년 3월부터 2018년 5월 중 총 4회에 걸쳐 투융자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개최한 사실도 발견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리스크관리 부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투융자심의위원회 위원의 구성 및 의결 정족수 요건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내규에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금융당국은 이밖에도 현대해상의 기부금 사용 내역 관리, 연수원 임대차 계약관리, 보험료 할인운영, 의료자문 관리, 소송관련 프로세스 등의 내용을 개선사안으로 지적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지난해 받은 종합검사와 관련해 경영유의 사항을 최근 통보받았다”면서 “내부적으로 지적사항을 검토후 적극 반영해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취약계층에 직격탄..비정규직·5인미만 절반, 소득 줄었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카카오톡, 밴드에 만들어진 직장갑질119 오픈채팅방코로나19로 비정규직이나 5인미만 사업장 근무자가 정규직이나 300인 이상 사업장 근무자에 비해 소득이 훨씬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 직장갑질119와 (재)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2021년 2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우선 소득감소는 2020년 1월과 비교했을 때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은 31.7%로 나타났다. 노동시간 줄어 소득 감소소득감소는 정규직(17.0%)에 비해 비정규직(53.8%)이 3.2배, 고임금노동자(18.9%)에 비해 저임금노동자(50.7%)가 2.7배 많았다.남자(27.7%)보다 여자(37.0%), 5인 미만(50.6%)이 300인 이상(27.6%)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소득감소는 같은 비정규직 중에서도 남성(47.8%)보다 여성(58.7%)이 더 높았다.소득이 감소한 응답자(n=317)들의 소득 감소 이유는 ‘노동시간이 줄어서’가 44.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일자리를 잃어서’(26.8%), ‘성과급이 줄어서’(13.2%), ‘기본급이 삭감되어서’(11.4%) 순이었다.한 노동자는 “코로나가 터지고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출근 일수를 줄이고 월급을 깎았다. 코로나가 조금 안정되니까 월급은 그대로 두고, 출근 일수를 늘리고 있다. 도저히 먹고 살기 힘들어 그만두려고 하는데, 줄어든 월급으로 퇴직금을 받아야 하나요?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비자발적 휴직도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2.6배2020년 1월 이후 비자발적 휴직 경험에 대해 ‘있다’는 응답이 20.7%로 나타났다. 정규직(12.5%)보다 비정규직(33.0%)이 2.6배, 고임금노동자(12.6%)보다 저임금노동자(29.1%)가 2.3배 높았다. 남자(18.0%)보다 여자(24.4%)의 휴직 경험이 6.4% 높게 나타났다.비자발적 휴직 경험이 있는 응답자(n=207)들을 대상으로 법정 휴업수당 지급 여부에 대해 물어본 결과, ‘휴업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53.1%로 절반을 넘었다. 법정 휴업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5인 미만 사업장(71.2%)과 저임금 노동자(71.8%)가 전체 중에서 가장 높았다.특성별로 보면 ‘휴업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정규직(32.0%)보다 비정규직(65.2%)이 2배, 노조원(16.7%)보다 무노조(60.8%)가 3.4배 많았다.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경우 고용보험에 가입해도 근로기준법 제46조가 적용되지 않아 휴업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한 노동자는 “코로나를 이유로 무급 휴직을 했다. 최근 관리자가 일주일에 2~3일씩 출근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람을 자르는 걸 원하지 않으니, 무급휴직 동의서에 사인을 해달라고 했다. 휴업수당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일은 안 하고 돈은 받겠다는 거냐?”고 했다. 회사에서는 사람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사인을 받아갔다”고 밝혔다.5인미만 사업장 30.9%는 아파도 못 쉬어정부는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아프면 쉬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플 때 자유롭게 연차나 병가 사용 가능 여부를 물으니 ‘그렇지 않다’는 응답도 21.4%에 달했다. 아파도 쉴 수 없는 직장인은 5인 미만 사업장이 30.9%로 가장 높았고, 비정규직(26.3%), 여성(24.8%), 무노조(23.4%), 서비스직(29.2%)에서 높았다.한 노동자는 “코로나 확진자와 식사를 같이 한 직장 동료가 고열과 근육통으로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아 회사에 사실을 전달했는데, 회사에서 동료에게 휴가를 주지 않고 코로나 검사만 받고 출근하게 했다. 결국 동료는 코로나 확진을 받았고,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고 비판했다.정부 일자리 위기대응은 부정적 답변 상당정부의 코로나19 사태 ‘감염 위기 대응’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75.5%로 긍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타난 반면, 정부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자리 위기 대응’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51.0%)는 응답과 ‘잘못하고 있다’(49.0%)는 응답이 비슷하게 나타났다.여자(50.1%), 20대(56.9%), 30대(54.9%), 서비스직(51.5%), 5인 미만(50.0%)과 5~30인미만(50.9%), 저임금노동자(56.0%)에서 정부의 ‘일자리 위기 대응’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높았다.유럽 정부는 코로나19 기존 임금 최대 80% 보존(사)직장갑질119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정부가 노동자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쏟아내고 있는 점을 적시하면서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독일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감소한 노동자의 임금의 60~87%를 21개월 동안 지원하고, 영국은 임금의 80%를 1년 6개월 동안 지급하고 있다. 프랑스도 임금의 84%를 1년 동안 지급하고 있고, 이탈리아도 기존 임금의 80%를 보존해주고 있다.출처: 고용노동부정부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취약계층 지원 한계반면 한국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에서 지원금액과 지원기간을 확대하고 있으나, 취약한 노동자들은 고용보험밖에 있거나, 사업주 부담분 때문에 영세 사업주가 신청하지 않아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직장갑질119 대표 권두섭 변호사는 “정부는 고용보험제도 밖에서 실직과 소득감소를 겪은 모든 노동자와 취업자들에게 최소한 최저임금의 70%를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지급해야 한다”며 “코로나19이 최대 피해자인 비정규직, 5인 미만, 저임금노동자들에 대한 긴급 지원을 통해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하루속히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직장갑질119 윤지영 변호사는 코로나19의 피해가 큰 여성노동자 문제에 대해 “여성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숙박, 음식업, 서비스업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는데, 이들 업종 노동자에 대한 지원책이 절실하다”며 “근본적으로는 전 산업에 걸쳐 여성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일자리의 질이 낮은 것이 피해의 원인이기 때문에 5인 미만 사업장, 비정규직, 호출/시간제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직장갑질119는 2017년 11월 1일 출범했다. 2021년 6월 현재 140명의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들이 무료로 활동하고 있다. 오픈 카톡 상담, 이메일 답변, 밴드 상담, 제보자 직접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 '신의 눈물' 짜내는 고통을 아는가
- 작가 채림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개인전 ‘옻, 삶의 한 가운데’에 건 자신의 작품 ‘수화’(2018) 연작 앞에 섰다. 동그란 나무판에 전시한 작품들 중 일부를 떼어낸 듯한 다채로운 색감·질감의 옻칠 배경을 깔고 자개·진주·은 등으로 나무를 만들어 심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완성’만 꺼내놨다. 윤기 잘잘 흐르는 매끈한 결정체로. 예술을 한 건지 노동을 한 건지, 시간은 얼마나 걸렸고 몇번이나 그만두려 했는지, 어떤 갈등이 있었고 무슨 타협을 찾아냈는지, 고통스러운 과정은 늘 뒤로 숨겼다. 하긴 한보따리 풀어놓는다고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맞다. 창작의 괴로움을 말하는 거다. 사실 이 문제에 관해 뒷짐 진 채 듣고만 있을 작가가 어디 있겠나. 연차 불문, 장르 불문하고 작품보다 더한 수식과 은유까지 곁들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 유독 그 정도가 심한 작업이 있다. ‘옻’이다. 30∼40회씩 칠하고 말리기를 거듭하는 인고가 ‘유난스러워’서다. 한끗 차로 독이 되고 약이 되는 성향이다 보니 그 앞에선 감히 내 성질을 고집할 수도 없다. 한 해 통틀어 몇 번 만날 수도 없는 그 작업이, 그것도 공예품에나 등장해 ‘낡은 전통’으로 제쳐뒀던 그 작업이, 전혀 다른 형체를 입고 불현듯 세상에 나온 것은 2014년. 나무판에 꽉 들어찬 그림으로 말이다. 단순히 회화로만 볼 것도 아니었다. 옻칠 그림 위에 자개를 얹고 보석까지 박아냈으니까. ‘부조 같은 그림’이어서 드물었고, ‘보석을 품어낸 그림’이어서 희귀했다. 채림의 ‘꿈결 같은’(2018). 옻칠한 나무판에 호박·산호·비취·진주·터키석·청금석·호안석·아콰마린·핑크오팔·은 등 온갖 보석으로 키워낸 나무 한 그루 심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반응을 먼저 보인 것은 되레 해외 갤러리였다. 파리·런던·뉴욕·싱가포르·베니스·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의 유수 갤러리에서 번갈아 개인전과 그룹전 계획을 알려왔고 ‘보석 품은, 자개 끌어안은 옻 그림’이 연이어 날아갔다. 그중엔 런던 사치갤러리도 있었다. 상상이 충분히 되는 장면이다. 국내에선, 미대를 졸업하지 않은, 불문학을 한 데다 보석디자이너였다는 그이를 애써 반겼을 리가 없으니까. 어찌 됐든 지난 7년여의 과정이 참 고단했을 법도 한데, 지치질 않나 보다. 그 성과에 안주할 만도 한데, 그게 또 안 되나 보다. 2014년 이후, 해외를 제외하고 국내서만 다섯 번째인 개인전에 또 그 ‘완성’을 내보였다. “실험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채림의 ‘꿈결 같은’(2018)의 디테일. 입체감이 돋보인다. ‘부조 같은 그림’이어서 드물고, ‘보석을 품어낸 그림’이어서 희귀한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보석디자이너에서 ‘옻 그림’ 작가로…삶 한가운데 옻 그림 작가 채림(58).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옻, 삶의 한가운데’ 전은 그이의 실험이 정점에 오른 작품 144점을 건 자리다. 옻칠에 기반을 둔, 멈추지 않는 고안이 만든 조형적 실험 말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한층 ‘현대미술작가’다운 면모를 드러냈는데, ‘지태칠’이란 옻칠의 한 기법을 선뵌 거다. “한지로 만든 오브제에 점성과 접착력이 강한 옻칠로 마감하는 것을 지태칠이라 한다”는 설명이 따라나왔다. 화면의 어느 한 부분에 오톨도톨 박힌 심지가 보이는데, 때론 두꺼운 때론 얇은 한지를 밀고 접고 때려 ‘변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흙의 움직임을 포착한 듯한, 나무뿌리가 엉킨 채 땅 위로 치고 오른 듯한 입체감. 이 꿈틀대는 연작에 작가는 ‘대지’(2021)란 타이틀을 붙였다. 작가 채림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개인전 ‘옻, 삶의 한 가운데’에 건 자신의 작품 ‘대지’(2021) 연작 앞에 섰다. 화면 하단에 오톨도톨 박힌 심지가 보이는데, 한지를 밀고 접고 때려 ‘변형’을 만들어낸 ‘지태칠’ 기법이다. 장식보다 회화에 좀더 충실한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시명이 된 ‘삶의 한가운데’(2021) 연작도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성과다. 지태칠 작업보다 상대적으로 매끈한 질감과 다채로운 색감에는 땅보단 바다를 즐겨 내보이는데. “제주를 시작으로 여수·통영 등 한국의 풍경을 담는 이른바 ‘아리랑 칸다빌레’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소개를 했다. 목판에 삼베를 올리고 옻칠로 마감한 서정적인 반구상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흐른다. 작가 특유의 ‘보석을 입힌 옻’은 연작 ‘꿈결 같은’(2018), ‘바람 부는 풍경’(2018), ‘꽃이 피는 풍경’(2018), ‘하늘, 바다 그리고 시’(2020) 등에 실어냈다. 진주·은·산호·비취·호박·터키석·자개 등을 올렸는데 이 귀한 보석들은 한 그루 나무 몸통과 줄기로(‘꿈결 같은’), 오묘한 푸른빛 바다에 흘러가는 바람으로(‘하늘, 바다 그리고 시’), 하늘과 땅의 경계를 가르는 산등성이로(‘바람 부는 풍경’ ‘꽃이 피는 풍경’) 그 변신이 자유롭다. 나무와 나눈 대화란 뜻의 ‘수화’(2018·지름 48㎝) 연작 17점은 보석 중 보석이라고 할까. 산·숲의 축소판이라 할 동그란 나무판에 꽃과 풀, 나무를 보석으로 심어냈는데, 전시작의 일부를 떼어내 디테일로 꾸린 듯한 구성미가 도드라진다. 채림의 ‘수화’(2018) 연작 중 부분. 나무와 나눈 대화란 뜻이다. 17점으로 구성했다. 산·숲의 축소판이라 할 지름 48㎝ 원형 나무판에 꽃과 풀, 나무를 보석으로 심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번 전시를 한눈에 정리한 듯한 ‘요약본’도 있다. 20×20㎝ 소품 105점을 한 데 모아 거대한 대작으로 연출한 ‘멀리에서’(2019∼2021)인데. 거칠고 매끈하고, 어둡고 밝고, 보석이 박히고 한지가 주름을 만들고, 삼베로 포인트를 주고 옻으로 기대치 못한 색을 낸 지난한 과정을 망라했다. “내 이름에 들어가는 수풀림(林) 때문인가 보다. 나무와 풍경, 숲을 작업하며 나를 담는다고 여긴다.” 그 흔한 나무와 풍경, 숲이지만 작가의 그것은 누구도 들인 적 없는 ‘청정’ 그 자체다. 채림의 ‘멀리에서’(2019∼2021) 연작. 20×20㎝ 소품 105점을 한 데 모아 거대한 대작으로 연출했다. 이번 전시작들을 한눈에 정리한 ‘요약본’처럼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가장 험하고 가장 값진…옻칠의 마법 사실 그이는 ‘보석디자이너 채림’으로 더 오래 살았다. 독특한 장신구 디자이너로 이름도 알렸더랬다. 각종 공모전과 콘테스트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잘 나가던 보석디자이너가 왜 굳이 방향을 틀었을까. “아무데서나 편하게 등장할 수 없는 내 주얼리가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케 하고 싶어서”였단다. “자식 같은 작품들이 잠깐 빛을 본 이후 혹여 도난이라도 당할까 어두운 금고 속에 갇혀 있는 게 마음에 걸렸다”는 거다. 사실 작가가 전통에 눈뜬 건 옻 작업을 하기 이태 전쯤이다. 전통 장신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산호·호박·비취 같은 보석을 끌어들인 거다. 여기에 ‘자개’는 ‘작가의 한 수’였다. 그 장신구를 꺼내놓을 바탕을 궁리하는 단계서 옻칠이 가장 먼저 떠올랐단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옻의 주요한 성질 중에 ‘접착성’이 있다. 무엇을 갖다 붙여도 착 끌어안아 마치 태생이 한몸인 듯한 형체를 만드는데. 작가가 가장 잘 다루는 보석을 달아낸 것이 무모한 일만은 아니었던 거다. 하지만 대가가 지독한 ‘팁’이었다. 흔히 ‘옻 오른다’는 육체적 고초까지 감수해야 했으니. 채림의 ‘삶의 한가운데’(2021). 나무판에 삼베를 올리고 옻칠로 완성했다. 제주를 시작으로 여수·통영 등 한국의 풍경을 담은 이른바 ‘아리랑 칸다빌레’ 프로젝트 작업 중 한 점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채림의 ‘꽃이 피는 풍경’(2018). 나무판에 삼베를 올리고 옻칠로 배경을 만든 뒤 자개·진주·은 등으로 하늘과 땅의 경계, 그 위에 피어난 꽃을 표현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위로는 엉뚱한 데서 받았다. 시간이 갈수록, 저 살아갈 온도와 습도를 만나면, 색이 맑아지고 밝아지는 ‘옻칠’의 마법을 본 거다. 옻칠에만 부여할 수 있는 ‘피어난다’ ‘핀다’란 표현을 “경험했다.” 바로 여기서 작가는 “삶의 치유와 회복을 봤다”고 했다.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환하게 드러낼 때가 반드시 올 거란 얘기다. “신의 눈물이라고 한다. 옻은 옻나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보내는 수액이라 채취할 수 있는 양이 적다. 그러니 작업도 고되고.” 그 ‘신이 눈물’을 짜내는 일이 어떨지 능히 짐작할 수 있을 터. 수려한 자태를 위해 파닥거리는 백조의 발길질이 이보다 험할까. 그렇다고 쉽게 멈출 발길질도 아니지 않은가. 전시는 13일까지.
- '국제부부' 김희철 "나 생각보다 보수적이었구나"…발칙 토크로 사로잡다
- (사진=MBN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MBN 새 예능 ‘국제부부’가 첫 방송부터 ‘희희남매’의 특급 케미, 각양각색 국제 부부들의 모습들로 금요일 밤 안방극장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28일(어제) 첫 방송된 MBN ‘한국에 반하다-국제부부’(이하 ‘국제부부’) 1회에서는 MC ‘희희남매’ 김원희와 김희철을 비롯해 5인의 셀럽 패널 김예령, 박준형, 알베르토, 정주리, 니키타와 7인의 외국인 아내 알리오나, 엘랸, 샬린, 메간, 안나, 니다, 피아비가 출연해 솔직하고도 발칙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이날 방송에서는 국제부부들의 ‘부부관계’를 주제로 첫 서막을 열었다. 먼저 벨기에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 출신 인어공주 엘랸이 한국 남자에게 빠진 이유를 공개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곧이어 꼭두새벽부터 아내 엘랸을 위해 아침을 준비하는 남편의 모습에 김원희는 감탄했고, 정주리는 “이건 연출이야”라며 부러움을 드러냈다.하지만 엘란의 남편은 아내에게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해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에 ‘연락 문제’와 관련한 토크들을 쏟게 했다. 안나는 러시아 문화를 예로 들며 “조금 덜 연락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남편의 잦은 연락에 귀찮음을 표하기도 했다. 반대로 터키 출신의 니다는 “터키 남자들은 연락 많이 해요”라며 나라마다 다른 견해를 보여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혼 10년 차 알리오나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우리는 연락 자주 안 해요”라며 자신의 부부 사이를 언급, MC 김희철을 당황하게 만들어 보는 이들의 웃음을 더했다.뿐만 아니라 수중촬영에서 인어공주 같은 엘랸의 자태는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일을 마친 엘랸 남편이 피곤함을 무릅쓰고도 그녀의 일터에 등장하자 스튜디오는 “반할만하다”라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엘랸 부부의 모습을 지켜보던 피아비는 “남편이 감독님이에요”라며 남편이 무섭다고 말하는 것도 잠시, “아플 때 죽 끓여줘요”라며 다정한 남편이자 최고의 내조 남편을 자랑해 그녀의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됐다.뒤이어 ‘부부의 침대 이야기’가 그려졌다. 핑크빛 신혼부터 연차별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침실 상황에 김희철은 “연차별로 진짜 다르다”라며 신기해했다. 특히 톱 모델 커플 샬린과 김솔로몬의 짙은 스킨십에 김원희는 “컷! 더 가면 안 돼!”라는 다급한 외침으로 모두를 폭소케 했다. 그런가 하면 샬린은 친구들 앞에서 스킨십을 완벽 차단하며 180도 바뀐 남자친구 김솔로몬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에 국제 아내들은 애정표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 K-드라마를 보고 충격에 빠진 일화를 털어놓아 또 한 번 문화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라별 “라면 먹고 갈래?”까지 애정표현의 모든 것을 공개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연하 남편 니키타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주리의 표현력이 빛을 발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 폭탄을 안겼다.한편, 늦은 밤 남사친과 회동을 가진 프랑스 메간의 밀착 카메라로 ‘남사친과 어디까지 가능?’이라는 주제로 스튜디오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급기야 한껏 꾸민 메간의 모습에 김희철은 그녀의 남편에게 완벽 몰입, 말을 잇지 못했다. 또한 국제 아내들이 남사친과 관련된 일화를 털어놓자 김희철은 “나 생각보다 보수적이었구나”라며 붉어진 얼굴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원희는 “결과적으로는 문화 차이가 있으니까 이해하다 보면 상처는 없을 것 같아요”라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이렇듯 ‘국제부부’는 국제 아내들의 다채로운 K-라이프를 통해 금요일 밤에 신선한 즐거움을 전달했다. 과연 다음 방송에는 어떤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오갈지 궁금증을 자극한다.다문화 부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다룬 MBN 예능프로그램 ‘한국에 반하다-국제부부’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 유통가, 백신 휴가 도입 분위기 확산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유통업체들이 정부가 권장하고 있는 백신 휴가 도입에 나서고 있다. 백신을 접종한 임직원이 이상 징후로 근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예방하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함이다.(사진=위메프)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당일에 특별 공가를 부여하고, 접종 후 이상증세가 발생하면 이틀 범위 안에서 추가로 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2차 접종이 필요한 백신의 경우 최대 6일의 휴가가 가능한 셈이다.공가란 병가 이외의 원인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허가하는 휴가제도로 유급 휴가로 볼 수 있다. 단, 아직 이 휴가를 신청한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롯데쇼핑도 백신 휴가를 시행한다. 백화점과 마트는 사내 공지 완료됐고, 슈퍼와 이커머스도 곧 검토 마무리 후 공지 진행할 예정이다. 휴가 일수는 지주와 동일하다.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역시 접종 시 기본 1일에 추가 1일의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사내 인트라넷에 이같은 내용과 함께 백신 예비명단 예약 방법도 자세하게 안내해뒀다.GS리테일 역시 지난 25일부터 백신 휴가를 도입했다. 접종 당일은 출근 후 맞거나 개인 연차 이용해 진행하지만, 접종 후 이틀간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다. CJ온스타일도 백신 접종 당일을 포함해 이틀 동안의 유급휴가를 보장하고 이상 증세가 있는 경우 의사 소견서 등 별도 서류 제출 없이 하루를 추가 신청할 수 있다. 백신 휴가는 2차 접종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만약 이상 증세가 1차에도 나타나고 2차에도 나타나면 최대 6일까지 휴가가 가능하다. 이커머스 업체들도 백신 휴가에 동참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백신 접종 후 회복 등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 휴가를 도입했다. 백신 접종을 한 경우, 누구나 접종 당일 1일의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접종 이후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최대 2일까지 추가로 유급휴가 사용이 가능하다.티몬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유급 휴가를 시행 중이다. 백신 휴가제 도입에 따라 모든 임직원에게 회차별 백신 접종 시 ‘2+1일’ 유급휴가를 지급한다. 접종 당일부터 주어지는 기본 유급휴가 2일에 더해, 이상 반응이 있을 경우 의사 소견 없이도 추가로 1일의 휴가가 주어진다. 한 차례 접종 시 최장 3일의 유급휴가를 쓸 수 있다. 두 차례의 접종이 필요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시 길게는 6일의 휴가가 가능한 셈이다. 또한 잔여 백신(예약 취소 백신)을 당일 예약해 접종할 경우에도 바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위메프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모든 임직원들에게 이틀간 유급휴가를 부여한다.백신 휴가는 1, 2차 접종 당일 및 접종 다음 날까지 각각 2일, 총 나흘동안 사용할 수 있다. 또 발열, 통증 등 이상 징후가 있는 직원은 의사소견서 등 별도 서류 제출 없이 휴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백신 접종과 관련한 휴가는 연차를 소진하지 않는 유급 휴가를 적용한다. 인터파크도 현재 백신 접종 당일 및 접종 다음 날까지 2일 공가를 사용하는 백신 휴가를 운영 중이다.이밖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 쿠팡, 세븐일레븐, 롯데하이마트 등 다양한 업체들도 백신 휴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백신 휴가 사용을 적극 장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2030 아트어택]②5000만원짜리 덥석…"되레 겁나 못 팔았다"
-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2021’에서 감상과 투자 둘 다를 잡은 MZ세대. ‘컬렉터’ 하면 연상되던 고전적 방식을 탈피한다는 게 이들의 특징이다.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사들이고 더 은밀하게 내다 팔던 선배들과는 달리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사고판다. 화랑가의 ‘고객’이란 타이틀도 내려놓고 아트페어·전시를 돌아보는 일도 즐긴다(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1. “30대 젊은 부부가 화랑을 찾아왔어요. 항상 방문하던 컬렉터는 아니었고요. 새로운 얼굴이었습니다. 마침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한 중견작가의 개인전 중이었는데요. 대작부터 소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걸었더랬지요. 그런데 전시장을 둘러보던 부부가 그중 작품가가 5000만원이 붙은 작품을 사겠다고 하는 거예요. 덜컥 겁이 나고 무서웠습니다. 과연 이들이 이 작품을 감당할 수 있을까, 얼마 못가 싼 가격에 경매라도 내놓으면 어쩌나.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팔 수 없다고 돌려보냈습니다.”(인사동 A화랑)#2. “20대 초반의 한 청년이 갤러리를 찾아와 또 사정을 했습니다. 이전까진 전화를 몇 번이나 했었고요. 한 중견작가의 작품을 꼭 갖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입체회화란 독특한 작업으로 평단의 호평과 컬렉터의 인기를 동시에 받는 작가였습니다. 대학생인데 곧 군대를 간다더라고요. 이 작품을 사려고 용돈을 모으고 아르바이트도 했다고요. 작품가가 3000만원이니 적은 돈이 아닌데, 결국 그 친구에게 작품을 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한남동 B갤러리)#3. “갤러리스트로 10년을 넘겼는데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품을 처음 팔아봤어요.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 소개한 작품을 보고 갤러리를 찾은 30대에게 1300만원쯤 되는 그림을 바로 팔았고요. 또 한 번은 역시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1500만원쯤 되는 그림을 미국 뉴욕에 사는 30대 청년에게 팔았습니다. 구매자가 실물 확인도 안 한 작품을 뉴욕으로 바로 줬지요.”(성수동 C갤러리)◇전통 컬렉터 줄 세우는 새로운 컬렉터 조용하던 화랑가에 요즘 화젯거리는 단연 2030세대다. 화랑에 어렵게 들러 화상에게 작가·작품 소개를 받고 몇 번을 망설인 끝에 작품 한 점을 사가던, 예전 컬렉션 방식은 고집할 수 없게 됐다. 주도권도 뺏겼다. 나이 지긋한 컬렉터들조차 2030 뒤에 줄을 서고 순서를 기다려야 인기작품 한 점을 얻을 수 있다. 수십년의 연차를 자랑하는 컬렉터까지 밀어낸 2030은 누구인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을 거라고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과 금융계·IT업계 등 고액 연봉자도 있지만 공무원을 비롯해 평범한 직장인까지 직업군은 다양하다. 그만큼 시장의 ‘양극화’는 불가피하다. 5000만원 안팎의 작품을 스스럼없이 구입하는 층과 200만∼500만원대 작품에 만족하는 층으로 나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미술시장에 유입된 2030이 막연한 실체가 아니란 거다. “실제로 적극 유입됐다”는 게 크고 작은, 제각각의 작가와 컬렉터를 보유한 화랑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갑자기’도 아니다. 화랑가에선 이미 2∼3년 전부터 이들의 움직임을 감지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 파이가 커지면서 올 초부터 쏟아진 ‘대기록’을 부채질했다는 얘기다. 젊은 세대의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비단 한국에서만 요란한 것도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트페어를 주관하는 스위스 아트바젤과 금융그룹 UBS가 낸 ‘2021 미술시장 보고서’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싱가포르·홍콩·중국·타이완·멕시코 등 10개국 고액 자산가 컬렉터 2569명 중 52%가 MZ세대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평균 22만 8000달러(약 2억 5800만원)어치 미술품을 샀고, 이들 중 30%는 100만달러(약 11억 3200만원) 이상 지출했다. ◇“1000만원 내외 국내외 현대미술품에 관심 높아” ‘미술품’을 적극적인 투자의 대상으로 끌어들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트+재테크’란 뜻의 아트테크라는 말은 더이상 신조어도 아니다. 감상에서 재테크로 이동해가는 2030의 미술품에 대한 관심 역시 전통적인 컬렉터와는 다르다. 덕분에 문턱이 낮아진 온라인경매, 대중화한 아트페어에서 직접 미술품을 사들이는 것 외에 아트테크 전문 갤러리를 통한 공동구매에도 적극적이다. 아트투게더, 열매컴퍼니, 아트앤가이드 등 미술시장의 ‘신규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도 증가세다. 이 중 아트앤가이드는 2019년 16억 4950만원, 지난해 35억 5578만원이던 미술품 공동구매가 올해는 상반기도 지나기 전에 이미 34억 4780만원을 찍었다고 밝혔다.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2021’에서 감상과 투자 둘 다를 잡은 MZ세대. 미술시장이 반전한 건 올 초. 슬슬 불던 훈풍이 이들에 의해 이젠 열풍으로 휘몰아치는 중이다. ‘큰손’의 지갑에 희비가 갈렸던 이전과는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사진=아트부산).아트페어에서 뗀 발걸음은 메이저경매로도 옮겨간다. 서울옥션은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컬렉터의 온라인경매 참여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국내외 현대미술품에 관심이 많고 1000만원대 내외의 작품을 구매하며 젊은 작가의 원화작품이나 유명작가의 판화작품에 관심이 높다”고 정리했다. 실제 서울옥션 올해 1분기 온라인경매 총 낙찰 수에서 MZ세대가 차지한 비중은 11%,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낙찰받은 1000만원 이하(2000만∼5000만원대 6%, 5000만원 이상 4%)의 작품은 총 낙찰작의 59%를 차지한다. 미술시장이 급격히 돌아선 데는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미술품으로 몰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세금 부담도 적다. 미술품 양도가액이 6000만원 미만이면 비과세 대상, 생존작가의 작품은 판매가격에 관계없이 비과세 대상이다. 활동 중인 작가의 예술활동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게임하 듯 투자”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20대 후반 회사원은 ‘몇 개월 안 된 초보 컬렉터’로 자신을 소개했다. 하지만 ‘철학’은 확고하다. 마음에 담은 그림을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무리’가 필수라고 귀띔했다. “발견부터 구매까지 모든 과정을 카페나 SNS에 장황하게 올린다”는데 여기까지 정리해내야 비로소 끝났다는 기분이 든다는 거다. 2030세대가 몰고 온 이런 미술시장의 변화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조인숙 조은갤러리 대표는 “명품백이나 한정판 운동화에 흥미를 잃은 2030 젊은 친구들이 빠른 속도로 관심사를 이동시키고 있는 중인 듯하다”며 “그 관심을 그들의 방식대로 SNS에 노출하며 소통하는 것을 여러 번 접했다”고 말한다.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는 “디지털 세대의 역할은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가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2030세대는 입체적으로 자신의 원하는 것을 획득하는 방법을 안다”며 “IT·게임·가상현실 등 유년시절부터 감성을 지배당해 왔던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각자의 실적을 쌓고 성과를 내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일련의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은수미, 잇따른 성남시 압수수색에 “목표 정해둔 상상 속 짜집기 우려”
- [성남=이데일리 김미희 기자] 은수미 성남시장이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성남시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경찰이 진실규명보다는 목표를 정해 둔 상상 속 짜집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깊은 우려를 갖게 됐다”고 심정을 밝혔다.은수미 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과 원칙을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만’란 제목으로 “그동안 경·검의 수사나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것은 경찰 및 검찰 조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될 것이라고 믿었던 탓”이라는 글을 올렸다.은 시장은 “그런데 지난 5월 24일 자행된 압수수색은 수사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제 믿음을 크게 흔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2월부터 5월 현재까지 경찰과 검찰은 무려 ‘세 번’이나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공교롭게도 매번 제가 자리를 비웠을 때였다”고 했다.은 시장은 “특히 이번 압수수색은 팔순 어머님 뵈려고 하루 연차를 낸 날이었기에 제가 대응하기도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주변에서는 시장의 스케줄이 해킹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 장마철에 먼지 나도록 터는 이유가 뭔가, 박근혜 정부 시절의 이재명 6기 때보다 더 많은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일종의 표적수사 아니냐 등의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은 시장은 “저 역시 이번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이 진실규명보다는 “목표를 정해 둔 상상 속의 짜깁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깊은 우려를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현도서관 부정채용 의혹은 제가 반복적으로 말씀드리지만 “당시 제가 알지 못했고 하지 않은 행위”다”며 “그런데 경찰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조사는커녕 제게 질문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수사와 무관한 제 일기와 시장 취임 전의 업무수첩까지 가져갔다. 도대체 무엇을 꾸미고 싶은걸까? 라는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고 반문했다.은 시장은 “지인이 그러시더군요. 설령 의혹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안이 무리하게 압수수색까지 할 문제인가? 저도 같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수사와 무관한 자료를 가져간 것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통해 정식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했다.그러면서 “경찰의 독립, 기소권과 수사권의 분리는 경찰의 수사 능력을 믿었기 때문에 저 역시 지지한 바 있다”면서 “그런데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은 이런 믿음을 뿌리채 흔들었다”고 했다. 은 시장은 “그래도 저는 여전히 법과 원칙을 믿는다”며 “제게 정의와 공적 가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능력이 있다고 아직 믿는다”고 평가했다.그는 성남시민을 향해서는 송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은 시장은 “저는 재판이나 과잉수사,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성남의 수십년 된 오랜 숙원사업을 풀었고 공약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였으며 방역과 예방접종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아무리 저를 흔드는 바람이 심해도 그 바람이 성남시민께 가지는 않을 것이다”며 “시민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 여러분의 존엄을 높이는 것, 성남시를 최소한 2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 그것이 제 역할이라는 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항상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 [밑줄 쫙!] "마스크 벗고 등산하세요"…백신접종 인센티브 발표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 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시간. 밑줄 쫙, 집중하세요! (사진=연합뉴스) 첫 번째/ 백신 접종하면 마스크 벗나?…접종 독려 '인센티브' 방안 발표정부는 26일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백신 접종 인센티브’ 방안을 발표했어요. 현재 60세에서 74세까지 고령층의 접종 예약률은 약 60%에 그친다고 해요. 정부는 예방접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접종자 우대’ 카드를 꺼내 든 것이에요.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방역 대응조치와 활동 제한을 서서히 완화한다고 해요. 백신을 맞고 면역이 생긴 사람들은 조금씩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거로 보여요.◆노인정에서 여가생활 가능해져…상반기 내 1300만 접종 목표백신 접종자는 1차 접종만 완료해도 2주 후(14일) 최대 10명의 직계가족과 만날 수 있어요. 현재는 최대 8명의 직계가족만이 모일 수 있어요.뿐만 아니라 6월 1일부터는 복지관이나 경로원 등의 노인복지시설도 이용 가능해요. 1차 접종자와 접종 완료자 모두 복지시설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돼요.다만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진행이 가능한 미술이나 컴퓨터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해요. 2차까지 모두 접종을 완료했다면 노래 교실이나 관악기 강습,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가능해요.국민의 25%가 1차 백신 접종을 마칠 예정인 7월부터는 방역 조치도 한층 완화할 전망이에요.현재 정부는 상반기인 6월까지 1300만명의 백신 접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7월부터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공원과 등산로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고 야외 다중이용시설이나 종교 활동에서 인원 제한을 받지 않게 돼요.예방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사람들은 5명 또는 9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사적 모임 기준에서도 제외돼요.다만 이 모든 건 ‘상반기 내 1300만명 1차 접종’이 완료한 것을 전제로 해요.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인센티브는 전면 재검토 할 예정이에요.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인센티브 방안이 백신 접종률을 높일지는 몰라도 방역 차원에서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도 해요.◆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노쇼 백신' 당일 예약하세요오늘부터 ‘노쇼백신’을 휴대폰으로도 예약할 수 있게 됐어요.네이버나 카카오톡 앱으로 잔여 백신 현황을 확인하고 예약하면 당일에도 맞을 수 있는데요. 접종 가능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예요.AZ 백신 한 병으로는 약 10명이 접종할 수 있다고 해요. 한 번 개봉하면 최대 6시간 이내에 모두 소진해야 하는데요,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노쇼) 폐기처분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등장한 것이 노쇼 백신 예약제예요.네이버나 카카오가 제공하는 지도 플랫폼을 이용하면 접종 기관별 잔여 백신의 현황을 알 수 있어요. 접종희망자의 여건만 된다면 예약 후 당일 접종까지도 가능해요.아울러 AZ백신 한 병당 최소접종 인원의 요건도 완화됐어요. 이전엔 병당 최소 7명의 인원이 확보돼야 백신을 개봉할 수 있었는데요, 이젠 다섯 명만 예약해도 접종이 가능하다고 해요.네이버의 경우 네이버 앱이나 지도, 인터넷 웹 탐색기에서 ‘잔여백신’을 검색하거나 카카오톡에서는 하단의 ‘(?)’탭에서 ‘잔여 백신’ 탭을 선택하면 잔여 백신 현황을 알 수 있어요.다만 접종희망자라 할지라도 이미 예방접종을 받았거나 예방접종이 사전에 예약된 사람, 그리고 AZ 백신 접종 권고대상이 아닌 30세 미만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요. (사진=로이터) 두 번째/ 美, 일본에 '여행 금지' 권고 내려미국 국무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금지’를 권고했어요.기존 여행경보는 3단계인 ‘여행 재고’였어요. 하지만 현지 시간 24일 가장 높은 4단계의 ‘여행 금지’를 발령한 것이에요.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엔 또 한 번의 비상등이 켜졌어요.◆최초의 '긴급사태 올림픽' 될까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두 달여 앞두고 있어요. 도쿄올림픽은 일본 현지를 기준으로 올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이에요.현재 일본은 전국에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포한 상태예요. 긴급사태는 외출을 자제하고 음식점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영업장 내 주류 판매를 금지해요. 지난 23일에는 하루에만 4048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요.일본 정부는 다음 달인 6월 하순까지 긴급사태를 연장할 방침이에요. 현재 논의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사상 최초 ‘긴급사태 올림픽’을 열게 될 수 있어요.현지의 여론은 어떨까요?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 15일에서 16일 이틀간 국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약 83%였다고 해요.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본 국민들과는 달리 긴급사태에도 올림픽을 열 수 있다는 입장이에요. 존 코츠 IOC 위원장은 긴급사태 상태로도 올림픽 개최가 가능하냐는 말에 “대답은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해서 비난을 사고 있어요.IOC는 대부분의 선수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이며 세계보건기구(WHO)도 도쿄 올림픽의 세부 계획에 신뢰를 표했다고 주장했어요.◆국무부는 "여행 금지, 백악관은 "올림픽 개최 지지"이런 상황 속 미국 국무부는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는 판단하에 ‘일본 여행 금지’ 권고를 내렸어요. 여행 권고 중 4단계인 ‘여행 금지’가 내려지면 미국 시민이 일본에 입국할 때 규제를 받게 돼요.여행 금지 권고에 ‘강제성’은 없어요. 다만 국가 차원에서 여행이 기준을 제시하는 거라 사실상 ‘규제’로 여겨져요.하지만 백악관의 입장은 조금 달랐어요. 현지 시간 25일 미국 백악관은 일본의 도쿄올림픽에 자국 선수단의 파견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어요.미국은 코로나 시국 속 올림픽을 열기로 한 일본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어요.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올림픽 개최 지지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와 IOC가 올림픽 개최 시 공중 보건이 핵심적인 우선순위임을 강조해왔다. 미국 대통령은 미국 선수단을 자랑스럽게 지원한다”고 말했어요. 이어 “매우 제한된 인원이 올림픽을 위해 일본에 간다”며 일본을 방문하는 선수들과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입국 및 이동 규정과 절차가 있다고 밝혔어요. (사진=연합뉴스) 세 번째/ 심각한 서울 지하철 적자…서울교통공사 '비상'서울교통공사가 적자로 인한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어요.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는데요, 점점 늘어나는 적자를 조금이라도 메꾸기 위해 직원 1000명을 감축하고 심야 운행을 폐지하는 걸 고려 중이에요.◆공사 "요금 인상해야" vs 서울시 "경영합리화부터 잘해라"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7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 출범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이에요. 하지만 경영 적자는 이어지고 있어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대중교통 이용량이 줄어든 지난해에는 무려 1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했어요.교통공사는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전부터 무임승차 손실분을 보전하거나 이용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어요.하지만 서울시와 정부는 공사 측이 ‘경영합리화’를 먼저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에요.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7일 열린 취임 한 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교통공사에 굉장히 많은 적자가 누적됐지만 경영 합리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비롯해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시민이 많은데 교통 요금 인상을 검토하기에 좋은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교통공사의 주장에 반대했어요.이어 “이용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경영 합리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적자를 줄이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시간 여유와 기회를 주고 교통공사의 경영합리화 진척 상황을 보면서 요금인상 여부를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어요.서울시는 올해 교통공사에 총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적자가 심각한 터라 올해 연말엔 교통공사가 약 1조 6000억대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직원 줄이고 심야 운행 중단 계획했지만 강도 높은 자구책 필요해서울교통공사는 경영 합리화를 위해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요. 현재 교통공사의 정원은 1만 6488명인데요, 이 중 20년 넘게 재직한 인원이 9507명이라고 해요.교통공사는 명예퇴직을 규정을 완화하고 연차가 높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직하도록 유도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노사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실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예요.시민들의 지하철 이용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어요. 현재 자정부터 오전 1시까지 운영되는 지하철 심야 운행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잠시 중단했는데요, 영영 복원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교통공사가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심야 운행을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방침은 코로나19 유행이 사그라든 후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받고 있어요.교통공사는 비상상황을 해결할 비상경영관리단도 꾸렸어요. 또 영등포와 용산 등지에 소유한 공사 명의의 자산을 매각하고 지하철역에 기업이나 단체의 이름을 붙여주는 ‘유상 역명병기 사업’을 확대한다고 해요.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에 경영개선방안을 제출했다가 한 차례 거부당했어요. 공사 측은 더욱 강도 높은 자구안을 구상해 다시 보고한다고 해요. /스냅타임 김세은 기자
- 정승환 "'응팔' 보며 짝사랑 감성 이해, 실제론 직진남" [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으레 때가 되어서 내는 앨범이 아닌 좋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새 EP(미니앨범)를 들고 돌아온 가수 정승환의 말이다. 정승환은 26일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시간’을 포함해 총 5곡을 담은 EP ‘다섯 마디’를 발매한다. 2019년 4월 EP ‘안녕, 나의 우주’를 선보인 이후 2년여 만에 내놓는 앨범 단위 결과물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소속사 안테나 사옥에서 만난 정승환은 “팬들도, 저도 오랜 시간 기다렸던 앨범”이라면서 “많은 분이 플레이리스트에 오래 간직하는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싱글과 달리 앨범은 주요 이력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 앨범에 대한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다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녹음 작업에 들어간 끝에 5곡을 담은 EP를 완성했어요.”정승환은 앨범 전곡을 발라드 장르의 곡으로 채웠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4에서 준우승 한 뒤 ‘너였다면’, ‘이 바보야’, ‘눈사람’ 등 발라드 장르의 곡들로 사랑받으며 ‘발라드 세손’이란 수식어를 얻은 가수다운 선택이다.“새 앨범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키워드가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이었어요. 그렇게 연차가 쌓인 가수는 아니지만 가장 잘하는 장르의 음악으로 제 색깔을 다시 한번 확실히 해줘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통 발라드곡들로 승부수를 띄워보자는 결론을 내게 됐어요.”정승환은 새 앨범 작업 계기를 설명하면서 2016년 11월에 낸 EP ‘목소리’를 거론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목소리’를 포함한 전곡을 발라드 장르 곡들로 채워 리스너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앨범이다. “목소리로 설명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 만들었던 앨범이 ‘목소리’였어요. 어떻게 보면 이번 앨범은 ‘목소리’를 오마주한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발매 시점이 발라드 하면 떠오르는 가을, 겨울 시즌이 아닌 여름이지만 좋은 음악은 계절을 타지 않기도 하고 봄, 여름 정서와 맞닿아 있는 앨범이라 지금 시기에 선보이게 됐고요.”앨범 참여 라인업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소속사 안테나를 이끄는 유희열을 비롯해 권순관(노리플라이), 정승환(멜로망스), 아이유, 김이나, 서동환, 헨 등이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시간’은 정승환이 서동환과 작곡을, 유희열, 김이나와 작사를 함께한 곡이다.“‘친구, 그 오랜시간’의 경우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진 곡이에요. 곡이 완성될 때쯤 저도, 회사도 ‘이 곡이 타이틀곡이다’ 하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 곡이죠.”‘친구, 그 오랜시간’은 어느 순간 깨닫게 된 오랜 친구를 향한 특별한 마음을 노래한 풋풋한 고백송이다. 정승환은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 정환(류준열) 오랜 친구인 덕선(혜리)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수차례 돌려보면서 곡의 감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녹음 작업 당시를 돌아봤다. 자신은 노래 속 화자와 달리 말을 못하고 끙끙 앓는 스타일이 아닌 ‘직진남’에 가까워서 감정에 이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매개물이 필요했단다.“‘응답하라1988’에서 류준열씨가 연기한 캐릭터를 보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어요. 고백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돌려본 게 노래를 하는 데 있어 너무나도 좋은 불씨가 됐죠. (미소). 많은 분이 겪었을 법한 상황을 다룬 곡인 만큼 어렵지 않다고 느껴지는 노래였으면 해요.”정승환은 ‘친구, 그 오랜시간’을 뮤직비디오와 함께 보면 더 좋은 노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직접 뮤직비디오 남자 주인공을 맡아 연기 재능을 뽐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기력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노래 가사에 담은 스토리에 힘을 실어주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했어요. 발라드곡이 왜 푸른 계절에 나와야 했는가에 대한 설득력을 주는 뮤직비디오이기도 한 만큼 꼭 같이 봐주셨으면 해요. 스스로 새로운 재능은 발견했다고 느꼈을 만큼 깜짝 놀랄만한 연기를 펼쳤으니 주인공을 맡은 저에게도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고요. (웃음).”크레딧을 살펴봤을 때 타이틀곡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곡은 아이유가 작사, 작곡한 ‘러브레터’다. 애초 이 곡은 아이유가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만 선보인 미발표 곡이었다. “방송을 보고 노래가 너무 좋아서 커버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 이후 아이유 선배님이 문자로 ‘승환씨가 불러보면 어때요?’라는 제안을 해주셨고요. 제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기에 냉큼 하겠다고 했죠. (웃음). 아마 유희열 대표님이 아이유 선배님에게 제 커버 영상을 소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 것 같아요. SNS상에서 제가 일방적으로 아이유 선배님을 팔로우하고 있는 입장이거든요. 하하.”앨범 외적으로 이목을 끄는 지점은 성시경과 컴백 시기가 겹친다는 점이다. 성시경은 지난 21일 정규 8집 ‘ㅅ’(시옷)을 발매했다. ‘발라드 세손’으로 불리는 차세대 발라더와 발라더 하면 떠오르는 가수가 동시기 새 앨범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리스너들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지난달쯤 (성)시경이 형에게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는데 5월 발매를 목표로 앨범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5월에 낼 것 같다고 하니 ‘같이 잘해보자’는 말씀을 하셨고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발라드 장르의 곡들로만 앨범을 채운다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던 중 연락하게 된 시경이 형이 새삼 대단하신 분이라고 느끼기도 했죠. 저도, 시경이 형도 컴백하는 만큼 발라드가 사랑받는 시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정승환 발라드’의 강점으로는 ‘절제미가 있는 발라드’라는 점을 꼽았다. “저 같은 경우는 극강의 고음으로 승부하는 발라더는 아니에요. 오히려 발라드는 힘을 뺐을 때 더 슬프게 들리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발라드 곡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서 발라드를 가장 발라드를 잘 부르는 사람은 이소라 선배님이라고 생각해요. 자주 찾지는 않더라도 꼭 한 번쯤 필요해지는 목소리랄까. 선배님의 그런 지점을 닮고 싶고 저 역시 꼭 많은 분에게 꼭 필요한 목소리로 여겨졌으면 해요.”‘다섯 마디’는 정승환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프로듀싱에 참여한 참여한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2막을 연다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프로듀싱에도 참여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처음 같다”면서 “이번 앨범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는 가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 권익위 "장애인 의무고용 미달 기관, 앞으로 무조건 명단 공개해라"
-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 취지에 맞게 정부와 공공기관이 고용을 실질적으로 늘리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에 제도개선을 권고한다고 밝히고 있다.[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앞으로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달성하지 못한 공공기관은 명단이 공개된다. 지금은 의무고용률 80% 미만 기관에 한해서 명단을 공표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비율과 관계 없이 미달한 전 공공기관이 공개될 예정이다.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장애인 고용촉진 제도의 실효성 제고 방안’을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등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처는 2022년 5월까지 권익위가 마련한 방안을 토대로 제도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르면 월평균 상시 50명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에서 정한 민간 기관의 의무고용률은 3.1%이며, 정부와 공공기관의 의무고용률은 이보다 높은 3.4%다. 상시 근로자 1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면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권익위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정부의 경우 비공무원 영역에서는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5.06%로 목표치를 상회했지만, 공무원 영역의 경우는 2.86%로 목표치에 미달했다. 특히 장애교원의 경우, 교육대학 또는 사범대 등을 졸업해 응시 자격을 부여받아야 하는 만큼 기준에 크게 뒤떨어졌다.그 결과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정부와 공공기관에 부과되는 고용부담금은 2017년 220억원, 2018년 280억원, 2019년 400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올해부터는 유예됐던 공무원 부문 고용부담금 유예기간이 끝나는 만큼 권익위는 올해는 고용부담금이 8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교육청의 경우, 3년간 부담금을 50% 감면받고 있는데 감면기간이 끝나는 2023년분부터 정부부문 부담금 납부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예정이다.권익위는 공공부문 의무고용 달성을 위한 연차별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공공기관 성과평가 시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을 달성할 경우, 부여하는 점수를 상향하며 정규직 채용 노력에 대한 지표를 신설할 것을 권고했다. 의무고용 미달 기관에 대한 명단 공표 사전예고대상도 ‘의무고용률 80% 미만(2.72%) 기관’에서 ‘의무고용률을 미달한 전 공공기관’으로 확대한다. 명단공표 기준도 매년 말 기준에서 전년도 월평균 기준으로 변경해 공공기관들이 명단공표 회피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편법’을 원천차단했다.장애교원 충원은 교육대학 또는 사범대 입학 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연차별 장애교원 신규채용 계획을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에 반영한다. 또 장애교원 선발비율 및 지원노력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시 반영하도록 했다.이정희 권익위 부위원장은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고 부담금으로 대체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바라는 국민 요구 및 법 취지에 상충하는 것”이라며 “이번 제도 개선을 계기로 공공기관이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및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권익 증진에 더욱 관심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 MDRT, '2021 연차총회` 온라인 개최
- [이데일리TV 유재희 기자] 전 세계 70개국, 500여곳의 생명보험사에서 활동하는 보험·재정 전문가 단체 MDRT(백만 달러 원탁 회의)협회가 내달 7일부터 9일까지 회원을 대상으로 `2021 연차총회`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MDRT협회에 따르면 이번 총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국적의 회원들을 위해 15개 언어로 서비스가 제공되며 행사세션은 세 개의 시간대에 걸쳐 방송된다. 참가자들은 행사 기간 중 메인 행사와 200개가 넘는 세션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으며, 업계 최고의 지성인들과 교류하면서 비즈니스 발전 및 확장에 필요한 업계 동향 및 전문지식을 접할 수 있다. 본 행사의 컨텐츠는 이후 4주간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메인 행사에서는 통찰력 있는 주강연자들의 강연과 혁신적인 포커스 세션,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커넥션존 강연을 통해 생산성 및 클라이언트 관계 향상에 도움이 될 팁과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전략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이먼 사이넥 (Simon Sinek), 폭스 스포츠 기자 톰 리날디 (Tom Rinaldi), 파키스탄 유엔 여성 대사 무니바 마자리 (Muniba Mazari), 유명 가수 코디 리 (Kodi Lee)가 연사로 나서며 MDRT 스피크 세션에서는 저명한 MDRT 회원들이 업무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데 사용했던 검증된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참가자들은 다양하게 준비된 포커스 세션과 커넥션존 세션 중 원하는 세션을 선택해 참여할 수 있는데 전문가들과 사고 리더(thought leader) 들은 현재의 도전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맞춤형으로 제시하고 비즈니스 관리 전략과 업계, 마케팅 및 기술 동향 등 다양한 주제를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또 라이브 채팅과 다이렉트 메시지, 일대일 영상통화를 통해 다른 회원들과 교류할 수 있다. 특히 MDRT People to Meet 서비스를 이용하면 같은 생각을 공유한 동료들과 만나 소통하며 전문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 이안 그린(Ian Green, Dip PFS) MDRT협회장은 “MDRT 연차총회 온라인 행사를 통해 구성원들이 시간대와 언어의 구애 없이 서로를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흥미로운 공동 작업과 혁신적인 전략을 경험함으로써 비즈니스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랜디 스크리치필드 (Randy L. Scritchfield, CFP, LUTCF) 제1부회장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언제나 최신 동향을 파악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예측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과 모범사례를 찾고자 하는 재무서비스 전문가들에게 MDRT 연차총회 온라인 행사는 최고의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 소형원전 중요성 부각되지만, 한미정상회담서 논의 안할듯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내일(22일 새벽)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다.이번 정상회담에서 과학분야에서는 비대면 체계를 활용한 디지털뉴딜, 탄소중립, 신기술 등에서 양국의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정치권, 원자력계 등에서 관심을 모은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논의는 없을 전망이다.한국과 미국 정상이 회담을 앞뒀지만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이미지투데이)SMR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주목한 기술이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지목한 차세대 첨단 원자로이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담았다. 소형이라는 점에서 대형원자로보다 안전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분산형 전원 구축에 적합하다. 또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등 전력생산 이외 산업에도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경주에서 열렸던 국내 최대 원자력분야 국제 행사인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에너지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감축, 유연한 전력망 설계, 안정성의 장점을 두루 갖춘 SMR에 주목했다. 지난달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발족했고,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간 회동에서 한국과 미국이 SMR에 대해 전략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정치권·과학계에서는 SMR 논의 없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정치권, 과학계에서는 SMR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이미 SMR 기술에 앞서 있기 때문에 경쟁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 먼저 협력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낮다. 정부도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의제로 올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여당 관계자는 “송 대표의 SMR 언급은 탄소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해법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의원실 등에서 별도로 준비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 관계자도 “차기 정부에서 하면 모를까 현 정부에서는 여러 차례 SMR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며 “(정상회담) 의제로 굳이 언급하면 SMR이 아니라 사용후핵연료 재활용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원자력 전문가들도 SMR 논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하재주 한국원자력학회장은 “학회가 요청받은 사항도 없고, 그동안 준비해온 부분도 없는데 한미 협력할 의제로 논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원자력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용희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미국이 이미 앞서 있으며, 한국이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희 교수는 “미국의 벤처기업 뉴스케일(Nuscale)이 혁신 SMR에서 주도권을 잡았고, 빌게이츠의 ‘테라파워’ 등이 SMR에서 파괴적인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며 “미국이 경쟁 국가인 한국을 굳이 초청해서 협력하자고 할 필요가 없고, 한국 정부도 매달릴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전 세계에서 SMR 혁신 경쟁이 이뤄지고 있고, 한국은 이미 늦었다”며 “국내 분위기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주도권을 이미 뺏겼기 때문에 정부 지원과 함께 원자력계가 분발해 주도권을 찾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