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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력 상승" 스물셋 아이유의 프로듀서 첫 도전[김현식의 서랍 속 CD]
- ‘챗쇼 : 한 떨기 스물셋’ 공연 사진[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가수 아이유가 2015년 10월 23일 발매한 4번째 미니앨범인 ‘챗셔’(CHAT-SHIRE)입니다. 아이유가 앨범 발매 당일 서울 용산구 언더 스테이지에서 연 ‘챗쇼(CHAT-SHOW) : 한 떨기 스물셋’(이하 ‘챗쇼’) 공연 현장에서 받은 CD입니다.‘챗셔’는 아이유가 한국식 세는 나이로 스물셋일 때 발매한 앨범입니다. ‘챗쇼’는 그에 맞춰 아이유가 자신과 동갑인 스물셋 팬들을 초대해 진행한 공연이었는데요. 당시 아이유는 앨범 발매를 기념한 언론 쇼케이스나 간담회를 열지 않는 대신 ‘챗쇼’에 취재진을 초대했습니다. 공연 현장에서는 앨범 수록곡 일부를 라이브로 들려주면서 사랑, 사람, 관계, 꿈, 미래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팬들에게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고요.‘챗셔’는 ‘새 신발’, ‘제제’(Zeze), ‘스물셋’, ‘푸르던’, ‘레드 퀸’(Red Queen), ‘무릎’, ‘안경’ 등 총 7곡으로 구성한 앨범입니다. CD에는 아이유가 출연한 드라마 ‘프로듀사’에 등장했던 곡인 ‘마음’과 ‘트웬티 쓰리’(Twenty three)가 보너스 트랙으로 함께 실려 있고요. 이 앨범은 발매 당시 아이유가 데뷔 후 처음으로 프로듀싱까지 맡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와 관심을 모았습니다. 아이유는 앨범 프로듀싱을 맡으면서 전곡의 가사를 직접 썼고 ‘스물셋’, ‘푸르던’, ‘무릎’, ‘안경’ 등 4곡의 작곡에도 참여했습니다. 아이유는 스물셋 입장에서 느낀 여러 생각을 여러 소설 속 캐릭터들에 대입해 표현해낸 곡들로 앨범을 채웠는데요. 그래서 그에 걸맞게 앨범에 ‘챗셔’에 각 곡의 캐릭터들이 사는 주(州)이자 스물세 걸음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사회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아이유는 ‘챗쇼’ 공연에서 “앨범을 준비하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피도 빨리 돌고 심장도 빨리 뛰는 듯 했다”고 처음으로 앨범 프로듀싱을 맡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작업 당시를 돌아보면서는 “내 안의 악마성까지 나올 정도로 전투력이 상승했다”고 말하며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음악 작업에 임했다는 걸 짐작케 했고요. 앨범명에 얽힌 비화도 밝혔는데요. 우선 아이유는 “가사를 직접 다 쓰면서 나름 심각한 고민을 담았는데 그게 또 사람들한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싫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서 앨범명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뜻의 ‘피플’(People)이나 보라색을 콘셉트로 한 ‘퍼플’(Purple)로 할지 고민하다가 ‘아이유가 요즘 심각한가’라고 받아들이실까 봐 내가 떠든 이야기는 심각하거나 큰 가치관을 담은 게 아닌 그냥 ‘잡설’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챗셔’로 앨범명을 정한 것”이라고 했었죠.앨범 타이틀곡으로 앞세운 곡은 3번 트랙 ‘스물셋’입니다. 이 곡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고양이 캐릭터인 ‘체셔’를 모티브로 한 곡인데요. 아직 무엇하나 확신하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정체성 혼란기에 있는 스물셋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다룬 가사가 펑키한 사운드와 잘 어우러졌습니다. ‘스물셋 아이유의 잡설 모음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스물셋’ 작업기를 돌아보면서 아이유는 “별다른 고민 없이 의식이 흐르는 대로 줄줄 가사를 썼다”고 밝혔습니다. 곡이 공개 직후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호평받은 데 관해선 “이 세상에 스물 셋이 아닌 사람들이 더 많기에 많은 사람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다”면서 “생각보다 많은 분이 ‘나도 그래’라고 이야기를 해줘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는 소감을 내놓았고요.‘챗셔’에는 미디엄템포, 어쿠스틱, 업템포 등 다채로운 색깔의 곡들이 수록돼 있는데요. 수록곡 중에서는 6번 트랙 ‘무릎’이 많은 리스너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음악플랫폼인 ‘멜론’에서 타이틀곡인 ‘스물셋’보다 많은 하트 수를 기록 중이죠. ‘무릎’은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아이유의 목소리만으로 이뤄진 심플한 구성의 곡인데요. 가사에는 생각이 많아 잠 못 드는 어느 밤, 어른의 무릎에 누워 깊은 잠을 자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유는 공연 당시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무릎’ 가사를 썼고, 녹음하면서 울컥하는 감정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아이유는 ‘챗셔’를 통해 프로듀서로 보폭을 넓히며 의미 깊은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발매 이후 수록곡 ‘제제’와 보너스 트랙인 ‘트웬티 쓰리’가 각각 가사 선정성 논란과 샘플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와 같은 시행착오가 더 성숙한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챗셔’ 이후 직접 프로듀싱한 완성도 높은 앨범을 꾸준히 선보여온 아이유는 오는 20일 6번째 미니앨범 ‘더 위닝’(The Winning)으로 컴백합니다. 어느덧 서른둘이 된 아이유가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은 곡들로 귀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 “등록금 1000만원? 걱정 없죠”…직원 교육비 책임지는 ‘이 회사’[복지좋소]
- 연봉보다 근무시간, 인지도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일하고 싶은 기업’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회사를 선택하는 최우선 기준으로 ‘복지’를 꼽는 MZ세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스타트업에도 복지 좋은 곳이 많습니다. ‘복지좋소’(복지 좋은 중소기업)는 매주 이런 기업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대학(원) 등록금, 회사가 대신 냅니다.”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의 1인당 연평균 등록금은 679만 5200원. 학비 부담이 커지다 보니 기업에선 자녀 학자금 지원을 사내 복지로 내거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기업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내 중소기업 ‘오비오’에선 자녀뿐 아니라 임직원 본인의 등록금도 회사가 부담한다. 경기 화성시 오비오 사옥 전경. (사진=오비오)오비오는 임직원의 전문적이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해 반기별 최대 500만원 한도로 대학, 전문대, 대학원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직원 개개인의 직무 능력과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면 직무 관련 교육비를 전액 무상으로 제공한다. 오비오 전 직원은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비를 한도 제한없이 사용 가능하다. 오비오는 교육비 외에도 임직원과 동반성장을 목표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명은 ‘오비오케이’로 사명 ‘오비오’와 긍정의 뜻을 지닌 ‘오케이(Okay)’를 결합한 합성어다. 모든 임직원이 만족하고 동의할 수 있는 오비오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오비오 관계자는 “오비오케이는 임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며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사내 제도로 구성됐다”며 “임직원 복지 만족도를 높여 동반 성장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오비오는 대한상공회의소·중소벤처기업부 공동 운영 서비스 ‘중소기업 복지플랫폼’과 제휴를 맺어 다양한 복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여행, 레저, 취미, 자기계발, 건강관리 등 여러 가지 복지 항목 중 임직원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다양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직원들 간 소통과 배려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칭찬 릴레이 캠페인’도 진행한다. 오비오 직원들은 사내 홈페이지에 마련된 칭찬 게시판에 동료 직원의 칭찬 글을 게시할 수 있다. 회사는 매월 우수 칭찬 직원을 선정해 소정의 선물을 증정한다.오비오 본사는 경기 화성시에 위치해 있으며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기숙사와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내 구내식당에서는 조식과 중식은 물론 석식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이밖에 생일자 조기 퇴근, 사내 인재 추천 보상금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은천 오비오 대표는 “오비오케이는 모든 임직원의 행복과성장을 최우선으로 삼는 오비오의 가치관을 반영한 사내 복지 프로그램”이라며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들이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더 나은 업무 환경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함께 성장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1998년 설립된 오비오는 미국, 싱가포르, 베트남, 칠레 등 전 세계 50개국 100여개 고객사를 둔 정수기·냉온수기 제조기업이다. 2017년 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2022년 연매출은 902억원을 기록했다.
- "3월은 국내여행 가는 달"…교통·숙박 최대 50% '핫세일'
- ‘한국관광의 별’ 선정지인 경주 동궁과 월지 (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오는 20일부터 3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을 진행한다. 다음 달 31일까지 교통, 숙박 등을 ‘핫세일’하는 국내여행 캠페인이다. 기차와 항공, 렌터카 등 교통은 최대 50%, 숙박시설은 3만원 할인을 더해 알뜰한 국내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캠페인 대상 지역에서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은 제외다.지난해까지 6월 연 1회 진행하던 캠페인은 올해 3월과 6월 연 2회로 확대됐다. 국민의 관광소비를 늘려 지역경제 등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은 국민 103만 명이 국내여행에 나서도록 유도해 관광 소비지출 13조2000억원을 유발하는 등 단기간 내수를 진작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3월 ‘여행가는 달’ 이미지 (사진=여행가는달 홈페이지)여행가는 달 캠페인 할인의 핵심은 교통, 숙박 할인이다. 고속철도(KTX)와 관광열차 등 교통은 총 18만 명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캠페인 기간 중 코레일 협력여행사와 주요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관광 관련 상품(숙박·체험권 등)을 결합 구매하면 KTX는 주중 최대 50%, 주말과 공휴일은 30% 할인가에 이용할 수 있다.관광열차는 코레일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 현장 등 온오프라인 예매 시 최대 50%를 할인한다. 할인 대상도 최대 8만 1000명으로 넉넉한 편이다. 할인 적용 노선은 서해금빛열차와 남도해양열차, 동해산타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정선아리랑열차 등 5개다.부산 블루라인파크 스카이캡슐 (사진=한국관광공사)4개 지방 노선 항공권, 렌터카도 할인한다.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내려받으면 다음 달 1일부터 철도, 렌터카를 할인가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할인율은 수도권이 10%, 비수도권은 20%, 인구감소지역은 50% 등 행선지에 따라 할인이 차등 적용된다. 캠페인을 시작하는 이달 20일부터는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 항공권은 이달 29일부터 총 8000명에게 최대 1만5000원을 지원한다. 김포에서 출발하는 울산, 여수, 사천, 포항경주 등 지방행 항공편만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숙소는 비수도권 지역 숙박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5만원을 초과하는 지역 숙박시설 예약 시 사용할 수 있는 3만원 할인권 11만 장을 배포한다. 선착순으로 할인쿠폰을 발급해 조기에 소진될 수 있다.비용과 시간을 절약해 줄 ‘알뜰 국내여행’ 상품도 선보인다. ‘여행상품 특별 기획전’을 통해 50여 개 국내 여행사가 취급하는 ‘동해안 7번 국도 따라 1박 2일 여행’, ‘명사초청 안동 1박 2일 인문학 여행’ 등 90여 종의 여행상품을 40% 할인가에 이용할 수 있다.순천만국가정원 (사진=한국관광공사)전국 21개 소도시 당일 기차여행 ‘3월엔 여기로(여행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 여행)’도 총 1700명 한정으로 진행한다. 삼척, 태백, 괴산, 서천, 하동, 구례, 영주, 안동 등 총 21개 인구감소지역의 떠오르는 명소와 전통문화 및 지역 특산물 등을 23개 코스로 엮은 당일 기차여행 상품이다. 단돈 3만원이면 기차와 버스, 식사, 관광지 입장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다음 달 8일부터 캠페인이 끝나는 말일까지 매주 금·토요일에 총 7회 전용 열차가 출발한다. 신청은 본인 포함 최대 4매까지 할 수 있다.이 밖에 신규 및 한시 개방 관광지 등 숨은 관광지, 2023년 한국관광의 별 선정 지역 등 200여 곳에서도 캠페인 기간 추가 할인,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3월 ‘여행가는 달’ 할인 혜택과 행사 일정, 참여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3월 ‘여행가는 달’ 포스터(사진=여행가는달 홈페이지)
- 비극까지 지켜낸 남한산성…굴곡진 성벽따라 역사 걷기[여행]
- 남한산성을 찾은 등산객들[경기 광주=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은 아름다운 산세와 유려한 성벽이 한데 어우러져 호젓한 걷기 여행이 제격인 수도권 명소다. 조선시대엔 수도 한양을 지키던 난공불락의 요새였지만 지금은 언제든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넉넉한 품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이 물러가는 시기에 맘 편히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200여 개에 달하는 문화재를 품은 산성의 옛이야기에 관심을 둬보자. 약간의 지적 호기심만 발휘하면 된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으로 ‘동거춘래(冬去春來)’ 여행을 떠나보자.◇적 공격에 맞서 47일간 사투 벌인 역사의 현장남한산성 성곽길을 걷는 등산객.1626년(인조 4년)에 축성을 마친 남한산성은 해발 480m가 넘는 험준한 지형에 구축된 철옹성이었다. 조선의 16대 왕 인조는 병자호란 당시 이곳에서 47일간 청나라의 공격에 맞섰다. 종당엔 내부 물자가 바닥나면서 투항했지만, 전력의 열세를 무릅쓴 항전이 가능했던 건 방어력을 극대화한 남한산성의 덕이 컸다. 지금도 직접 마주한 남한산성에선 험준한 산세와 어우러진 단단한 모습에서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쳐들어온 적들의 난감했을 얼굴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남한산성의 기원은 따져보면 거의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672년 통일신라 문무왕 때 쌓은 주장성의 옛터를 활용해 산성을 지은 것이라는 설이 우세하다. 실제로 남한산성 행궁 터에서는 발굴 중 통일신라 시대 기와와 석축이 출토되기도 했다.축성 10년 후인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 쫓기듯 급히 움직인 탓에 물자는 부족했고 병력도 열세였다. 네덜란드제 홍이포를 앞세운 청의 거센 공격을 47일 동안 견뎌내던 인조는 추위와 굶주림에 결국 성문을 열고 나와 삼전도에서 항복하기에 이른다.남한산성의 성곽 길이는 12㎞에 달한다. 단 하루 만에 주파하기 쉽지 않은 거리다. 산행 전, 현지 문화관광해설사의 집에 들러 등산객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를 묻자 바로 ‘1코스’라는 답이 돌아왔다. 산성로터리에서 출발해 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다. 걷기에 편하고 날씨만 좋으면 한눈에 서울의 전망을 볼 수도 있단다. 길이는 약 3.8㎞로 2시간이면 충분하다.2021년 해체·보수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1월 재개방된 남한산성 북문.산성로터리를 출발해 카페와 식당이 모여 있는 거리를 지나 450m 정도를 오르니 북문이 나타났다. 2021년 해체·보수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1월 재개방된 북문은 원형을 충실하게 살린 깔끔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1779년(정조 3년) 개축하면서 북문은 전승문(全勝門)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다시는 전쟁에서 패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았다.남한산성 서문. 산성 4대문 중 규모가 가장 작다.북문에서 1㎞ 떨어진 서문부터는 성 밖으로 펼쳐진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서문 전망대에서 한강과 잠실 롯데타워, 멀리 남산까지 볼 수 있다.인조는 남한산성에 들어올 때 가장 크고 넓은 남문(지화문)을 통했으나, 청나라에 항복하러 갈 때는 가장 작은 서문으로 나갔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을 묵묵히 내려다봤을 서문 앞에 서니, 좁디좁은 입구가 처량한 인조의 가슴을 더욱 움츠리게 했을 것만 같다.지휘와 관측의 군사적 목적으로 지은 수어장대.서문에서 700m 정도 내려가면 나오는 수어장대는 지휘와 관측의 군사적 목적으로 지었다. 장수가 지휘를 위해 높은 곳에 세운 건물을 장대라고 하는데 남한산성 장대 5곳 중 유일하게 남아 있다. 인조 때 단층이던 수어장대는 영조 대에 이르러 2층으로 개축하면서 지금의 화려함에 웅장함을 갖추게 됐다. 인조가 겪은 시련과 8년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효종의 원한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영조가 지시해 걸어두었던 무망루(無忘樓) 편액은 수어장대 오른편 보호각에서 볼 수 있다.청량당의 전경수어장대 근처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호인 청량당이 있다. 남한산성의 동남쪽을 책임졌던 이회의 넋을 위로하는 사당이다. 축성 당시 이회가 워낙 꼼꼼하게 쌓아서 기일 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했고 공사비도 부족했다. 공사비를 횡령했다는 누명을 쓴 이회는 참수형을 당했다. 이회는 처형 전, 자신이 무죄라면 매가 날아올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정말 매가 날아와 그의 죽음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후에 누명이 벗겨지고 그가 쌓은 부분의 공사가 가장 잘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운 그의 넋을 기리고자 사당을 지은 것이 청량당이다. ◇춤추듯 유려한 성곽 따라 쭉쭉 뻗은 청송남한산성 서문에서 남문으로 가는 길. 마치 용이 산을 감싼 듯한 모습이다.수어장대에서 남문으로 내려가는 길은 1코스의 하이라이트다. 콘크리트로 잘 닦인 도로 대신 성곽을 따라가면 산등성이를 감싸며 춤을 추는 듯 유려한 곡선을 뽐내는 성벽이 쭉쭉 뻗은 푸른 소나무와 어우러져 있다. 바삐 지나다 눈앞에 펼쳐진 이곳 풍경을 보면 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인생샷을 위해 일행들끼리 서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남한산성 남문에서 서문 방향으로 오르는 등산객.남한산성은 수도권에서도 손꼽히는 소나무 숲을 갖고 있다. 이곳에 고목이 많고 나무가 무성한 것은 1927년 성내 벌목을 막고 황폐해진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주민들이 나무를 지키자는 ‘금림조합’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솔바람을 맞으면서 남한산성을 걷게 됐다. 남문(지화문)은 왕이 다니는 문답게 남한산성 4대 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하며 유일하게 현판이 남아 있는 문이다. 지금도 성남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1㎞를 더 내려가면 남한산성 행궁이 나온다. 왕의 업무 공간으로 쓰인 남한산성 행궁의 외행전.남한산성 행궁은 전시에 지어진 왕의 임시 거처로 병자호란 당시 임시궁궐로 사용됐던 곳이다. 임시로 지은 별궁인 탓에 서울 4대 고궁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곳곳에 왕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내부에는 왕의 침소인 내행전과 집무를 보던 외행전을 비롯해 정전, 영녕전 등 역대 왕의 신위를 모신 사당도 있다. 남한산성 행궁의 정문에 해당하는 누각인 한남루행궁의 정문에 해당하는 한남루는 2층 구조로 정조 22년에 광주 유수 홍억이 행궁의 대문이 번듯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해서 세웠다고 전해진다. 한남루의 주련(기둥이나 벽에 장식으로 써서 붙이는 글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비록 원수를 갚아 부끄러움을 씻지 못할지라도, 항상 그 아픔을 참고 원통한 생각을 잊지 말지어다”병자호란의 뼈아픈 역사가 담긴 남한산성 행궁과 산성은 예약을 하면 해설사와 동행하며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비용은 무료, 단 인원이 10명 이상일 때에만 신청 가능하다. 경안천생태습지에서 월동 중인 고니들.남한산성을 둘러본 뒤엔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경안천생태습지도 가볼 만하다. 팔당댐으로 유입되는 물의 오염을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저수지로 멸종 위기종인 금개구리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한 환경을 자랑한다. 겨울엔 천연기념물 고니가 찾는 월동지로, 노을이 질 때 방문하면 장엄한 주홍빛을 배경으로 헤엄치는 고니 모습을 찍으려는 사진가들의 장사진도 만날 수 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올 노동개혁 1순위, 대화·타협의 노사관계 정착"
-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다음은 1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올 노동개혁 1순위, 대화·타협의 노사관계 정착”-수익률 하루 새 20%→-51% 못 믿을 해외부동산 공모펀드-IEA 31개국 “원전도 청정에너지”…‘CFE’ 국제 표준화 성큼 -“물에 빠진 운전자 살리자는 생각뿐 내 위험 생각 못해”-[사설]주민 승소 용인경전철 판결, 혈세 낭비 막는 경종 되길-[사설]한해 여행적자 125억불…관광산업 위기, 보기만 할 건가△종합-클린스만 사실상 경질…정몽규는 어딨나-화재 진압하다 다친 소방관 1일 간병비 6.7만→15만원△부동산 자산 부실평가에 날벼락-값나간다던 건물, 팔 때 보니 헐값…정보 부족한 개미들 하루아침에 ‘쪽박’-자산가격 하락 본격화…거품 꺼지는 대체투자-“가치평가 어려운 대체자산…평가주기 1년서 6개월로 줄여야”△교통비 짠테크 팁-서울서 주로 생활하면 ‘기후동행’…장거리 출퇴근족은 ‘K·경기·I패스’-카드 바꿨더니 기름값 10% ↓ 통행료·대리비까지 절약되네△좋은 일자리 포럼-“원·하청 상생 통해 이중구조 해소…AI 시대, 주 4일제 도입 등 변화 필요”-“스타트업 위해 ‘겸업’ 장려해야 일자리 해결 ‘컨트롤타워’ 절실”△종합-“2년간 극비리 물밑접촉 끝에 쿠바와 수교”…북한 외교 고립 가속 -“저출산·고령화 심각한 한국 2040년 잠재성장률 0.7%”-의사들 집단행동 나서자…정부, PA 활용 카드 등 대응-정부, G7 주도 ‘우크라이나 공여자 공조 플랫폼’ 가입…“재건사업 기회 확대”△정치-‘수천억 손실’ 홍콩ELS, ‘나눠먹기’ R&D 예산…감사원이 들여다본다-‘수도권 재편’ 드라이브 건 국민의힘-민주당 “지방 거점 국립대, 서울대 수준 지원”△정치-인천 계양을 ‘명룡대전’, ‘낙동강벨트’ 김태호-김두관 빅매치 예고-“거여·마천, 교육국제화특구 중심지로”-올드보이 김무성 “후배들에 길 내줄 것”-“험지 중 험지서 민주당 정치 마중물 될 것”-민주당 주도 비례연합정당, 이르면 이달말 창당△경제-민생토론회 참여 못하고 일정 무한연기…부처 절반, 업무보고 ‘아직’-대리점에 “제품 싸게 팔지마” 공정위, ‘NXP’ 제재 나선다-보조금 부정수급 700억 ‘역대 최대’-홍해 사태에…유럽행 해상운송비 72% ↑△금융-갈아탔더니 부담보 기간 늘려…꼼수보험 잡는다-오늘부터 내려가는 대출금리 주담대 금리 최저 ‘3%대’로-“美만 남았다” 산은, 항공빅딜 ‘3.5조’ 회수 초읽기-중견기업에 15조 집중지원…은행공동 전용펀드 도입△글로벌-버핏, 애플 주식 왜 팔았나…“너무 비싸서”vs“자금 마련”-프라보워, 인니 대통령에 사실상 당선…韓과 ‘KF-21’ 악연 풀까-‘침체 국면’ 日경제 2분기 연속 역성장-흑자 전환한 우버 “9.3조원 자사주 매입”-반도체 날개 달고…아시아 증시 ‘훨훨’△산업-가전 부진에…삼성·LG ‘프리미엄·B2B’ 승부수-“4680 배터리 이르면 8월부터 양산”-4대 그룹에 이어 포스코까지 한경협 재가입-7명 중 3명 임기 만료…포스코 사외이사 완주할까 ‘시선집중’-아시아나항공 작년 매출 6.5조 ‘역대 최대’-연초부터 수주 잭팟…‘K방산 빅4’ 올해도 돌격 앞으로△산업-쿠플 97만명 늘 때 IPTV 수천명 해지-카카오, 연매출 8조 찍었지만…SM엔터 빼면 ‘암울’-수십년간 뚜렷한 신약개발 성과 없어 바이오 1세대 창업주들 ‘초라한 퇴장’-보툴리눔 톡신·필러 쌍끌이…휴젤 연매출 3000억 첫 돌파△산업-“온누리상품권으로 위스키 싸게”…꼼수영업 활개-현대百 디큐브시티점 영업 종료냐 연장이냐-고물가에 커피머신·주방가전 ‘날개’-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복귀…대한통운 대표엔 신영수△증권-힘빠진 저PBR주…‘기술주의 시간’ 오나-“코리아 디스카운트 풀자” 美 찾는 이복현 금감원장-‘애플 빼고 엔비디아’…AI붐 올라탄 서학개미들-美 CPI발 회사채시장 난기류 오늘 현대차證 수요예측 주목-“금융사고 막으려면 해외처럼 과징금 세게 때려야”△증권-에이피알, 청약 증거금 14兆…IPO 대어들이 온다-‘KB 머니마켓 액티브’ 순자산 3000억 돌파△부동산-포스코이앤씨, 정비사업 수주 ‘나홀로 닥공’ -오피스텔 주인 60% ‘50대 이상’-미분양 물량 공매 잇단 유찰…신세계건설 ‘錢錢긍긍’-미친 집값에…작년 32만명 서울 떠나 경기·인천으로△여행-비극까지 지켜낸 남한산성…굴곡진 성벽따라 역사를 걷는다-봄바람이 기다려지는 이유…교통·숙박 반값으로 국내여행 떠나자△스포츠-“믿어준 탁구스타 부모님 덕에 골프 슬럼프 탈출할 수 있었죠”-말레이서 생명 구한 배상문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한국탁구, 안방서 ‘만리장성’ 넘을까 -‘빅리거 스타트’ 이정후 “설레고 기대돼”△오피니언-[목멱칼럼]아스트라와 이케아가 스웨덴을 떠난 이유-[글로벌View]경기둔화 뚫어낼 中투자 세가지 전략-[기자수첩]쪼개진 방위산업전에…속타는 K방산 기업들△피플“의대 증원 2000명도 적어…매년 5000명씩 늘려야”-김종석 ‘킬러규제 개혁 공로’ 국민훈장-“바이오시장에 전문경영인 필요성 입증할 것”-SK하이닉스 행복나눔기금 23억 기탁△사회-정부 “의대 신설 불가”에…지방 국회의원 뿔났다-박성재 “수사권 조정후 수사지연, 개선할 것”…증여세 탈루 사과-4년뒤 서울 초교 6곳 중 1곳 ‘한 학년에 40명’도 안된다-과천시, 융기원과 ‘자율주행 기술 협력’ 협약-‘파업 대비’ 근로복지공단, 비상진료 점검-율촌, 이명철·신재환 부장판사 영입
- '톡파원 25시' 100회 특집…"손흥민·임영웅 초대하고파"
- (사진=JTBC)[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톡파원 25시’가 100회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JTBC 예능 프로그램 ‘톡파원 25시’가 오는 19일 100회를 맞이한다. 연출을 맡은 홍상훈 PD와 4MC 전현무, 김숙, 양세찬, 이찬원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2022년 2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된 ‘톡파원 25시’는 누구나 좋아하는 대표 관광지부터 이색 여행지까지 다채로운 ‘랜선 여행기’로 즐거움을 선사하며 JT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먼저 홍 PD는 “’톡파원 25시’가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100회를 맞이한 지금 어느 정도 바람이 이뤄진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 JTBC를 대표하는 장수 예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MC와 출연진들에 대해서는 “첫 녹화를 끝내고 했던 인터뷰에서 MC와 출연진들의 호흡이 마치 오랜 시간 함께했던 사람들처럼 완벽해서 놀랐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그 케미 그대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사진=JTBC)전현무는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직접 출연 및 촬영을 해야 하는 전 세계 톡파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관광지 스팟을 도장깨기 하듯 돌던 과거와 달리, 소도시 여행 등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방송이라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여행 테마를 좀 더 세분화시켜서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어 “4MC의 역할이 뚜렷하게 있어 조화를 이룬다. 여행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김숙, 양세찬의 ‘찐리액션’과 풍부한 여행 정보, ‘찬또위키’라는 애칭에 걸맞은 이찬원의 해박함이 더해져 완벽한 케미를 자랑한다”며 MC들과의 케미를 자랑했다.김숙은 “직접 다 가기엔 세상은 너무 넓고 시간은 없어서 개인적으로도 너무 필요했던 프로그램이다. 특히 주변에서 재밌다고 이야기해 줄 때마다 너무 뿌듯했는데 햇수로 3년이 지난 시점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너무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이어서 양세찬은 “많은 분이 고생하셨지만 그중에서도 각 나라에서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 주며 대리만족을 선사해 주신 톡파원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전 세계의 발 빠른 소식을 모아 1,000회까지 열심히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다”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이찬원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론칭해 벌써 100회를 맞이했다고 하니 정말 감격스럽고 행복하다. 앞으로 500회, 1000회까지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홍 PD와 이찬원은 앞으로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에 대해서도 밝혔다. 홍 PD는 손흥민, 김민재, 김하성, 이정후 등 해외에서 맹활약 중인 스포츠 스타들을 꼭 초대하고 싶다고 전하며 “현지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직접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또 이찬원은 “가수 임영웅 씨가 ‘톡파원 25시’를 애청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어 꼭 한번 모시고 싶다”고 전했다.홍 PD는 “’톡파원 25시’가 1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시청자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사랑 덕분이다. 앞으로도 알고 싶은 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가장 빠르게 전달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100회 특집도 정말 재미있게 준비했으니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톡파원 25시’는 19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 명분 아닌 실리 택한 한·쿠바 수교 '막전막후'…"北 타격 불가피"(종합)
- [이데일리 권오석 윤정훈 기자] 우리 정부가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와 수교에 성공하기까지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글로벌 중추 국가’라는 기조 아래 현 정부 들어 외교력을 강화했고, 한류 문화에 대한 쿠바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결실을 맺었다. 이번 수교를 통해 우리 국민의 비자 발급이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 외교적으로는 쿠바의 우방국인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더 고립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수교 과정 ‘막전막후’…“물밑작업, 외교적 노력 병행”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번 수교는 과거 동구권 국가를 포함해 북한의 우호 국가였던 대(對)사회주의권 외교의 완결판”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전날(14일) 오후 외교부는 미국 뉴욕에서 쿠바와 양국 주(駐)유엔대표부 간 외교 공한 교환을 통해 양국 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중남미 지역 국가들과 모두 수교를 하게 됐다. 쿠바는 우리나라의 193번째 수교국이다.해당 관계자는 “쿠바가 한류나 여러 가지 여건상 한국에 긍정적인 호감을 가졌음에도 선뜻 응하지 못한 건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라며 “이번 수교는 결국 역사의 흐름 속에서 대세가 어떤 것인지,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연이어 무력 도발을 감행하며 스스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중추 국가 실현’이라는 외교 기치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쿠바와의 수교는 한국 외교의 숙원이었으나,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수교는 쉬운 과제가 아니었다. 해당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쿠바와의 수교를 위해 지속적으로 물밑작업과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왔다”면서 그간의 ‘막전막후’를 털어놨다. 현 정부 출범 이래,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비롯한 유관 부처들의 긴밀한 협업과 다각적인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지난해만 해도 외교부 장관이 쿠바 측 고위 인사와 3차례 접촉했었고, 쿠바에서 발생했던 각종 재난·재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인도적 지원에 나서는 등 활발히 교류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왔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면서 위상이 높아졌고, 한류 문화로 쿠바 국민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귀띔했다.다만, 수교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양국 정상 간 교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국교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정상 간 교감이나 교섭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실무진, 외교부 장관 레벨에서 접촉이 있었다. 대통령은 진행 상황은 소상히 보고받고 있었고, 최종 합의가 돼 연휴 기간에 보고했다”고 덧붙였다.외교가에서는 미국이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송금 및 여행 제한 등 규제를 걸었던 것을 바이든 정부 들어 완화하면서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노력한 것도 우리의 수교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쿠바에 제재를 가하는 미국에는 수교 발표 전 통보했다고 밝혔다.◇“北 상당한 정치적·심리적 타격 불가피”대통령실은 이번 수교와 관련해 ‘대북 효과’를 특히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쿠바가 북한의 ‘형제국’이라 불리는 점을 언급하며 “맞는 표현이다.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심리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실제로 과거 1986년 3월 당시 쿠바의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맺은 양국의 조약을 보면 ‘두 나라는 형제적 연대성의 관계’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아주 오랜 기간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우방국 관계임을 알 수 있다.북한은 ‘적대국’으로 규정한 우리나라와 최우방 국가인 쿠바가 손을 잡은 것을 보며 국제사회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진 않고 있다.대통령실은 향후 쿠바를 찾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더 면밀하게 영사 조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기준으로 쿠바를 찾는 우리 국민은 연간 1만 4000여명 정도였다. 수교를 기점으로 문화·경제적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이날 외교부 관계자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수교가 이뤄졌으니 상주 공관을 개설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정부 차원의 협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차차 쿠바 정부와 수교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이어 “상주 공관을 개설하면 비자를 받는 것도 수월해질 수 있다”면서 “현지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영사 조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쿠바 유관 당국의 협조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주 공관이 개설되기 전까지는 기존 주멕시코 대사관의 겸임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계획이다.전문가들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가 ‘명분’은 잠시 접고 ‘실리’를 택했다고 분석한다. 한국외대 중남미 연구소의 하상섭 교수는 “쿠바는 경제, 식량, 에너지 등 총체적 국가리스크를 겪고 있다”며 “북한의 비판을 무릅쓰고, 외교 생존게임에서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도 퍼주기식 외교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