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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어디까지 지원해봤니?"..패션업체 PPL 도 넘었다
-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에서 주인공 강만후 회장의 악행 증거로 나오는 에스콰이아 구두.(사진=방송 캡처)[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패션업체가 TV 드라마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의상을 협찬하고 제품 혹은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에서 한 발더 나아가 드라마의 줄거리에 회사와 브랜드의 가치 등을 녹이는 방식으로 간접광고(PPL)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TV 드라마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패션그룹형지(이하 형지)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MBC에서 저녁 시간 연달아 방송되는 주말드라마 ‘엄마’와 ‘내딸, 금사월’에 수억원대의 제작지원금을 내고 주요 협찬사로 참여하고 있다.‘엄마’에는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와일드로즈’, ‘내딸, 금사월’에는 ‘샤트렌’과 ‘에스콰이아’ 등 형지의 패션 브랜드가 수시로 노출된다. (자료=닐슨코리아 제공)‘엄마’는 오랜 세월 자식을 위해 희생해온 엄마 정애(차화연 분)가 감사함을 모르는 자식들에게 펼치는 통쾌한 복수극을 그린 드라마다. 정애와 러브라인 관계에 있는 극중 남자 주인공 엄 회장(박영규 분)은 맨땅에서 자수성가한 패션회사의 CEO로, 인물의 성격과 성공배경 등을 설정할 때 실제 최병오 형지 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방송된 18회에서 엄 회장의 회사 품평회에 초대받은 ‘협력업체 최 회장’으로 실명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실크 스카프는 정애와 엄 회장의 로맨스를 형성하는 주요 매개체로도 쓰였다. ‘내딸, 금사월’에서 강만후(손창민 분)의 전처인 최마리(김희정 분)와 두 딸 강찔래(강래연 분)·강달래(이연두 분)는 의류회사에서 일하는데 이들의 일터로 샤트렌 매장이 자주 등장한다. 또 드라마에서 강만후의 악행 증거인 테슬로퍼, 신득예(전인화 분)가 발의 점으로 오혜상(박세영 분)이 친딸인지 아닌지 확인하게 위해 선물하는 신발 등 구두가 이야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단서로 쓰일 때가 많은데 이는 모두 에스콰이아 제품이다. 이렇듯 PPL의 방식이 진화한만큼 효과도 크다. 형지가 제작 지원하는 이 두 편의 드라마는 전국 주간시청률(11.9~11.15, 닐슨코리아) 순위에서 2위(내딸, 금사월 26.1%)와 4위(엄마, 17.3%)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드라마를 챙겨 본다는 이야기다. 실제 드라마에 노출된 크로커다일레이디 점퍼와 코트, 스카프와 샤트렌 재킷과 원피스 등은 방송 이후 시청자 문의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형지가 드라마 PPL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시청률 37%를 기록하며 인기를 끈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계기가 됐다. 형지의 기업명과 아웃도어 ‘노스케이프’ 매장과 상품이 드라마가 방송되는 약 6개월간 지속적으로 노출됐고 당시 형지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KBS2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의 주요 배경이 된 ‘올포유’ 매장.김희범 형지 마케팅본부 상무는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이자 브랜드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매개체”라며 “브랜드와 상품을 잘 담아내면 기존 고객은 물론 잠재 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효율적인 마케팅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의상과 소품 등에서 에피소드, 상황설정에 이르기까지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노출시키려면 시나리오 기획단계부터 상호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협업이 가능한 이유는 드라마 시청층과 제품 소비층이 절묘히 맞아떨어져서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TV 시청층은 급속히 고령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상파 프로그램 주간시청률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5위에 오른 작품은 모두 드라마, 그 중에서도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가 1~4위를 휩쓸고 있다. 주 시청층은 50대 이상 여성이다. 형지가 드라마에 협찬하는 브랜드 대부분의 주 소비층이 40~50대 중장년층이고, 거리매장 중심의 영업을 하는 점을 떠올리면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시청률 1위 주말드라마 KBS2 ‘부탁해요 엄마’에 제작지원하는 한성에프아이의 스포츠캐주얼 ‘올포유’ 역시 로드숍 브랜드다. 이 밖에 ‘부탁해요 엄마’에는 오븐구이 프랜차이즈 ‘돈치킨’, ‘엄마’에는 디저트 카페 ‘설빙’과 피자전문점 프랜차이즈 ‘7번가피자’, ‘내딸, 금사월’에는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이 지난 8월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라비오뜨’ 등이 제작지원사로 나섰다. 협찬사 대부분이 거리매장 브랜드이거나 프랜차이즈로 드라마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가맹점의 수를 늘리는데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아웃도어와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활황일 때에는 주인공이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하고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에서 사람을 만나는 설정이 자주 연출됐었다”면서 “드라마의 전체적인 스토리에 브랜드와 제품을 녹이려면 작품당 최소 7억원 이상은 제작비를 지원해야 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인지도를 높여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가맹점 확보 차원의 포석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패션그룹형지가 제작지원하는 드라마 ‘엄마’(사진 위)와 ‘내딸, 금사월’의 간접광고 장면.
- 간암 일으키는 유전자 작용 기전 규명…표적 치료 기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특정 유전자가 간암을 일으키는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 간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암을 억제하는 유전자로 알려진 히포(HIPPO)가 간암 세포의 대사 및 신호전달 통로를 조절해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돼, 간암 환자의 예후 예측과 새 표적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박윤용 교수와 미국 MD앤더슨병원 이주석 교수 공동 연구팀은 히포 유전자의 기능 저하로 활성화되는 YAP/TAZ 유전자가 간암 세포의 대사를 촉진하는 글루타민 이동체 SLC7A5/SLC38A1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사실을 발견했다.또한 글루타민 이동체가 증가되면 mTOR라는 암 신호전달 통로가 활성화되는 기전도 함께 발견해, 히포 유전자로 인해 활성화된 YAP/TAZ 유전자가 궁극적으로 간암의 생성을 촉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인 미국 간학회지 헤파톨로지(Hepatology)와 암학회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각각 발표됐다.5년 생존율이 20∼30% 수준에 불과한 간암은 효과적인 약물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암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 마커는 밝혀진 바 없어 뚜렷한 표적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또한 2003년 세포의 증식을 막고 죽음을 촉진하는 ‘히포’라는 유전자가 암 세포의 생성도 억제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발암 과정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특히 암 세포 증식이 잘 이뤄지는 간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연구팀은 먼저 초파리에서 발견된 히포 유전자의 작용 원리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 포유류가 가지는 유전자 중 히포에 상응하는 MST1/2를 쥐에 적용해 조절했다. 히포의 포유류 유전자인 MST1/2를 쥐에서 인위적으로 결여시켜 간암이 자연적으로 생성되게 만든 다음, 쥐의 유전자를 분석해 MST1/2의 활성화 관련 유전자 프로화일을 구축했다.이러한 쥐의 유전자 프로화일를 바탕으로 미국 유전자 정보 데이터베이스(GEO)에 등록돼 있는 한국, 중국, 미국 간암환자 455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MST1/2의 활성이 높은 362명의 간암 환자와 그렇지 않은 93명의 환자로 구분했고 환자의 예후를 관찰했다.MST1/2의 활성이 높은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 보다 통계학적 생존율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MST1/2 즉 히포 유전자가 인간에게도 종양 억제 효과가 있으며 간암 생성도 줄일 수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를 토대로 MST1/2에 의한 간암 생성 기전을 규명하기 위하여 MST1/2의 하위 유전자인 YAP/TAZ를 이용해 간암 세포에서 유전자 프로화일을 구축했다. YAP/TAZ는 MST1/2가 억제될 때 활성화되는 패밀리 유전자로서 유전체 분석에 용이하게 사용된다.분석 결과 YAP/TAZ 유전자의 활성화에 따라 암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 대사를 활발히 하는 SLC7A5, SLC38A1과 같은 글루타민 이동체의 발현에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글루타민은 글루코스와 더불어 암세포 생성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대사 물질로 특히 간암에서 에너지원으로 많이 이용돼 활성화 될수록 간암 생성을 촉진한다.특정 단백질과 특정 유전자의 결합을 파악하는 분석법(ChiP, Reporter assay 등)으로 YAP/TAZ를 세포에서 억제 시켰을 때 SLC7A5, SLC38A1의 발현이 감소함을 확인해, 이 유전자가 글루타민 이동체를 직접적으로 조절하고 결국 간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더불어 YAP/TAZ 유전자의 또다른 간암 생성 기전도 찾았다. YAP/TAZ가 SLC7A5, SLC38A1의 조절을 통해 mTOR라는 세포내 암 신호전달 통로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YAP/TAZ를 세포에서 억제했을 때 mTOR의 발현이 감소함을 확인했고 간암 환자의 유전체 분석에서도 YAP/TAZ의 발현과 mTOR의 촉진 연관성이 통계적 방법으로 확인됐다.그리고 mTOR의 억제제로 알려진 라파마이신(Rapamycin)이 실제 간암 생성 억제에도 효과가 있는 지 파악하기 위해, 히포 유전자의 기능 저하로 mTOR가 활성화된 쥐에 라파마이신을 투여하자 간암 생성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이는 mTOR를 억제해 간암 생성을 막는 것으로, 쥐를 대상으로 얻은 연구 결과지만 결국 (HIPPO)와 같은 MST1/2 유전자로 YAP/TAZ과 mTOR에 영향을 받는 인체에도 똑같이 적용 가능하다. 즉 이러한 특정 유전자 발현 정도를 표적으로 삼아 라파마이신을 선택적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박윤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암 생성에 영향을 주는 히포 유전자와 암세포 대사와의 조절 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연구로서, 간암 환자의 예후를 MST1/2 유전자 군에 따라 예측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는데 큰 성과가 있다”며,“특히 YAP1/TAZ 유전자와 mTOR가 동시에 증가한 경우 선별적으로 라파마이신을 사용한다면 간암 생성이 억제될 것으로 확인돼, 표적 치료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에버랜드, 한·중 정상회의 후속 '판다' 맞이 본격 착수
- 한중 수교를 기념해 지난 1994년 중국에서 들어와 에버랜드에서 생활했던 판다 ‘밍밍과 리리’의 모습. 에버랜드 제공[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삼성물산(028260) 리조트건설부문의 에버랜드가 한-중 양국의 우호 상징인 희귀동물 ‘판다’를 맞이하기 위한 본격 준비에 착수했다.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은 지난 31일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간 ‘한-중 판다보호협력 공동추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임업국 산하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와 본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이번 계약을 통해 에버랜드는 쓰촨성에 있는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로부터 판다 한쌍을 유치해 15년간 함께 생활하며 판다 보호연구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이날 본 계약식에는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김봉영 사장, 조병학 부사장, 중국삼성 장원기 사장과 환경부 이민호 자연보전국장,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 장춘림 비서장, 임업국 장희무 야생동물보호사장 등이 참석했다.이 자리에서 김봉영 사장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판다가 한 식구가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에버랜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세계적 수준의 명소로 만들어, 중국과의 우호 증진을 위한 가교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에버랜드는 작년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지난 1994년 판다를 이미 사육했던 경험과 함께 희귀 동물에 대한 사육 전문성을 인정받아 판다 사육 기관으로 결정됐다. 이후 올해 4월부터는 삼성전자의 첨단 IT기술을 접목해 판다가 거주할 공간의 공사를 시작, 관람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에버랜드는 내년 초 판다 도입을 완료하고, 적응기간을 거쳐 개장 40주년을 맞는 내년 봄 축제부터 일반 관람객들에게 판다를 공개할 계획이다.에버랜드는 이번에 도입되는 판다 외에도 지난 2007년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중국의 3대 보호동물인 황금원숭이를 도입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와 함께 멸종위기를 맞은 희귀동물들의 보호와 번식에 대한 국제적 공동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한편 판다는 포유류 판다과 동물로 성체가 됐을 때 키 160~190Cm, 몸무게 85~125Kg에 달하며 눈과 귀 주변, 다리와 어깨에 검은색 털이 자라는 것이 특징으로 귀여운 모습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판다는 전 세계적으로 16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희귀종으로 국제동물보호단체(IUCN)로부터 멸종위기 동물 1급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쓰촨성에 있는 판다보호구역은 지난 2006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했을 정도로 귀한 동물이다.판다는 중국과의 친교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현재 전세계적으로 미국, 일본, 영국을 비롯한 13개국만이 48마리의 판다를 보유하고 있다.중국에서 판다는 한 마리 동물을 넘어선 상징물로 보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극진한 보호를 받고 있는데, 중국의 정상이 판다가 있는 국가를 방문하면 반드시 해당 동물원을 방문할 정도로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한중 양국 정부간 ‘한-중 판다보호협력 공동추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지난 31일 임업국 산하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와 판다 도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서울 세종대로 삼성본관빌딩에서 본 계약을 맺은 후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왼쪽 세번째부터),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이민호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조병학 삼성물산 부사장, 장춘림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 비서장, 장희무 임업국 야생동물보호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제공조병학 삼성물산 부사장(리조트사업부장, 왼쪽)과 장춘림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 비서장이 판다 도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제공
- [e주말] 야생화 핀 가을 숲에서 탐스러운 하루
-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의 가을 단풍[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야생화가 핀 가을 숲에서 보내는 하루는 탐스럽다. 단풍이 내려앉는 계절일수록 들꽃은 귀한 자태를 뽐낸다. 국립수목원인 광릉 숲은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산림 생태계의 보고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숲은 540여 년간 보전된 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야생화가 곳곳에서 얼굴을 내밀며 원시 숲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늦더위를 털어낸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은 모처럼 고즈넉한 숲의 면모를 선사한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 서둘러 몸을 떨군 잎들이 사각거리는 소리, 전나무 숲 사이로 선명한 윤곽을 드러내는 파란 하늘… 이 모든 것이 수목원의 가을을 단장하는 매개다. 가을 숲에서 시간은 다른 계절보다 한 템포 느리게 흐른다. 광릉 숲의 발걸음을 더디게 만드는 조연은 야생화다. 정원 옆에, 숲 산책길에 소담스럽게 핀 야생화는 봄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다소곳하게 길손을 반긴다. 솔체꽃, 묏미나리, 버들잎엉겅퀴, 물달개비 등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야생화를 숨은 그림 찾듯 수목원 곳곳에서 조우한다. 국립수목원은 걸어서 둘러보는 데 3시간 남짓 소요된다. 양치식물원, 수생식물원 등 다양한 테마 식물원이 20여 개에 이른다. 수목원의 자랑거리인 전나무숲, 숲생태관찰로, 산림박물관, 백두산호랑이 등을 휙 둘러봐도 제법 발품이 필요하다. 이제 수목원 구경을 한 차원 높여본다.광릉 숲에 핀 야생화에 눈길을 돌리면, 수목원에서 보내는 하루는 반나절이 오히려 아쉽다. 국립수목원 야생화 관람을 위해서는 방문자센터를 지나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동선을 잡는다. 먼저 만나는 정원은 손으로 보는 식물원, 수생식물원 등이다. 이 일대에서 솔체꽃, 물달개비 등을 찾을 수 있다. 논이나 연못 주변에 자라는 물달개비는 청보랏빛 수줍은 모습으로 고개를 떨군다. 깊은 산에서 핀다는 솔체꽃은 풍성한 연보랏빛 꽃잎을 뽐낸다. 이곳 수생식물원 주변으로 펼쳐진 수목원 풍경은 평화롭다. 수련, 부들, 마름 등 수생식물 200여 종을 한반도 모양으로 식재했는데, 연못과 하늘이 어우러져 깊은 전경을 만들어낸다.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의 묏미나리.난대식물온실과 소리정원을 거쳐 산림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구절초 종류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방문객이 꽃 앞에서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눌러대는 곳도 이 길목이다. 바람이라도 한 줄기 지나면 꽃잎이 출렁이며 몸을 뒤척인다. 산림박물관에서는 살아 있는 숲과 야생화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영상과 전시물로 만날 수 있다. 산림박물관 야외 중앙에는 두메부추, 솔잎금계국, 용담 등이 흰빛, 노란빛, 자줏빛을 자랑하며 암석들과 어울려 테마별로 식재되었다. 희귀?특산식물보존원, 약용식물원 등 오밀조밀한 화원을 지나면 길은 산림동물보존원이 들어선 깊은 숲 산책로로 연결된다. 숨 가쁜 오르막길이지만 백두산호랑이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쉴 틈이 없다. 산림동물보존원에는 반달가슴곰, 늑대, 멧돼지 등 제법 활동적인 포유류와 조류 15종이 살고 있다.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한 전나무숲을 지나면 수목원의 휴식처인 육림호가 모습을 드러낸다. 호수 주변으로 붉은 단풍이 내려앉았다. 쉼터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에도 가을 향이 담뿍 배어난다. 국립수목원의 탐스러운 가을 산책은 숲생태관찰로를 거니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숲생태관찰로는 숲을 있는 그대로 가까이 만나기 위해 숲 속에 조성된 나무 데크 길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버들잎엉겅퀴, 묏미나리 등이 ‘나도 좀 보고 가라’는 듯 머리를 내민다. 10월까지 피는 버들잎엉겅퀴는 자줏빛 모양새가 복스럽다. 묏미나리는 희고 좁쌀만 한 꽃잎이 아우성치듯 한데 모여 피었다. 숲길을 걷다 보면 후드득 가을 열매 떨어지는 소리가 청아하게 울리며 가을 향연을 돕는다. 가을, 광릉 숲을 걷는다는 것은 숲에 대한 사연까지 덧씌워 발길을 묵직하게 채운다. 조선 왕실은 세조의 능인 광릉을 중심으로 인근 숲을 능 부속림으로 지정해 조선 말기까지 철저히 보존했다. 그 숲에 5800분류군의 생물이 둥지를 틀며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는 터전을 만들어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광릉 숲 산새 탐험’ ‘신나는 초록 세상’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숲해설가들이 유치원생부터 모든 관람객을 대상으로 수목원 해설을 돕는다. 수목원은 일?월요일과 신정, 설?추석 연휴에 휴관하며, 입장하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요하다. 하루 입장객 수에 제한이 있으며, 단풍 시즌에는 예약이 붐비는 편이다. 국립수목원이 속한 포천 일대는 ‘가을 쉼표’를 던져주는 공간이 옹기종기 들어섰다. 신북면 허브아일랜드는 20여 개 허브 테마 공간으로 꾸며진 향기로운 마을이다. 허브식물박물관은 국내 최대 규모로 이색 허브 180여 종이 식재되었다. 허브 둘레길은 고즈넉해 가을 사색을 즐기기에 좋으며, 허브빵가게와 허브힐링센터 체험펜션 등도 아기자기함을 더한다. 더파크아프리카뮤지엄은 국립수목원에서 허브아일랜드 가는 길목에 있다. 아프리카 소수민족의 다양한 공예품 외에도 수준 높은 조각 작품과 현지인의 이색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메모△여행코스 ▷1일코스=국립수목원(수생식물원-산림박물관-산림동물보전원-전나무숲-육림호-숲생태관찰로)→더파크아프리카뮤지엄, (▷1박 2일 여행 코스= 국립수목원(수생식물원-산림박물관-산림동물보전원-전나무숲-육림호-숲생태관찰로)→더파크아프리카뮤지엄→(숙박)→허브아일랜드→산정호수→명성산 △가는길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5번 출구 대한생명 입구에서 21번 버스(20분 간격) 이용, 국립수목원 입구 하차. ▷버스= 의정부버스터미널 입구에서 21번 버스(20분 간격) 이용, 국립수목원 입구 하차. ▷자가용=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 IC→퇴계원?구리 방면 47번 국도→광릉 방면 98번 지방도→국립수목원 △주변 볼거리= 평강식물원, 산정호수, 명성산, 천보산자연휴양림경기도 포천의 물달개비.
- 장우재
-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지요. 이야기에는 연극 외에도 소설도 있고 영화도 있어요. 극작가라는 것은 연극의 요소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죠. 소설은 당연히 언어를 통한 이야기지만 연극은 거기에 배우, 공간, 시간까지 고려되어야 해요. 요즘의 이야기는 드라마라든지, 기승전결로 이루어진 구조로 협소화되고 있는데 그래서 나는 이야기라는 말보다는 내러티브한다는 표현을 많이 써요. 내러티브 한다는 말은 기승전결 구조가 아니어도 이야기가 될 수 있거든요. 미술적인 이야기도, 음악적인 이야기도 이야기가 될 수 있어요. 고등학교 때 부모님들이 흔히 그러시잖아요. 대학만 가면 “너 마음대로 해” 라고. 그렇게 해서 대학에 왔는데 실상은 별 게 없더라고요. 미팅도 한 두 번 나가봤는데 거기서 거기였고요. 우연히 연극반 들어가니까 세상과는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연극에 완전히 매료됐어요. 다행히 연극반 선배님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연극을 만들게 됐어요. <한씨 연대기>에 한영덕 역으로 출연하면서 처음 연극과 만났지요. 그때는 연극을 계속할지 확신이 없었어요. 일상 생활이 뭔가 빤해 보이고 이러다가 직장 잡고 이러다가 결혼하고 이러다 나중에 장례식장 가겠지. 이런 식으로 인생을 바라볼 때였는데 연극을 통해서 완전히 다른 식으로 세계랑 만났어요. 그것이 내 인생이 될 거라고는 그때는 미처 생각을 못했어요. 어떤 상황 때문에 혼자서 연극을 해야 될 때가 있었어요. 처음부터 혼자서 다 할 수 없으니까 혼자서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찾아 보니까 극작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희곡을 써서 쓰게 되었고 다행히 처음 쓴 것이 공연도 되고 평가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때 나에게 그런 재주가 있는지 처음으로 알게 된 거죠. 작품을 무슨 연금술 대하듯이 대하면 안돼요. 내가 발붙이고 사는 일상과 가깝게 지내야 해요. 그러니까 특별하게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평상시에 쓰는 거에요. 평상시 메모들이 모여서 이야기가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오늘 인터뷰 장소에 오다가 공사장 앞에서 물 뿌리는 아저씨를 만났어요. 나는 그 아저씨의 오만한 표정이 인상 깊었어요. 그런 인상들을 받았으면 메모를 해요. 그리고 그것들을 일주일이나 보름에 한 번씩 정리를 또 해요. 그렇게 평상시에 정리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최종적으로 한 번 더 정리를 해요. 그리고 그것을 묵히면 진짜 써야 될 게 남아요. '연극은 세계의 또 다른 면을 보게 해주는 창 같다'라는 생각을 해요. 내가 연극을 하는 것은 '내가 본 세계의 또 다른 면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지, 연극이라는 창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같이 보고 싶은 세계가 동그라면 동그랗게 만들고요. 그게 네모난 창을 필요로 하면 네모나게 만들어요. 모양은 중요하지 않지만 그러나 그 창이 정확하게 만들어지지 않아서 창 자체에 시선이 가면 안 좋은 것 같아요. 잘 만들어진 창은 창 너머에 있는 것이 같이 보이거든요. 창이 못 만들어져서 그 연극이 같이 나누고 싶은 세계보다 연극의 만듦새 가지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만듦새는 창 만드는 사람들끼리 하는 이야기지, 관객이랑 나누고 싶은 가장 큰 목표는 세계의 다른 면을 함께 보는 것이죠. 연극 <햇빛샤워> 내가 본 세계의 다른 면이 그냥 나만의 세계였다고 판단될 때는 완전히 좌절해요. 희열을 느낄 때는 앞에 이야기 한 것과 같이 말해서 내가 본 세계의 다른 면이 관객이랑 같이 보고 있다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최근에 무대에 올렸던 <햇빛샤워> 때 그랬는데 관객들과 그 세계를 같이 보고 있다. 같이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정말 살아있을 필요가 있구나’, ‘계속 연극을 해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지요. 그럴 때는 정말 행복해요. 온 극장이 하나로 묶이는 순간이에요. 배우들이랑 보냈던 시간들이 기억에 항상 남아요. 엄청 힘들게 연습을 하고 밤에 악몽까지 꿔요. 그리고 다음 날 다시 배우들을 만나도 배우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연극의 최종 언어는 배우죠. 배우로 인해서 결국 연극의 마지막이 완성이 돼요. 연습하면서 원래 대사를 자주 바꾸는 편인데, 배우들도 종종 대사를 바꾸기도 해요. 그런데 그럴 때가 오히려 더 좋은 대사 나오기도 해요. 작년 <햇빛샤워> 낭독 공연 때 광자가 동교에서 브래지어를 주면서 하는 말을 “포 유”라고 바꿨어요. 그런데 지난 남산 공연에서 “고객님, 포 유”가 된 거에요. 광자 역의 김정민 배우가 바꾼 거지요. 처음에는 상황과 너무 딱 들어 맞아서 대사가 바뀐 줄도 몰랐어요. 이건 애드리브가 아니에요. 배우의 연기도 연기지만 작품을 파악하는 통찰력에서 나오는 거에요. 일단 처음으로 무엇보다 극작을 하려면 연극에 대한 공부, 이 세계에 대한 공부를 극작술을 공부하는 비중만큼 해야 돼요. 이 세계에 대한 공부라는 것은 인문, 철학, 문학, 미술, 역사까지 이 정도는 그 전공자들하고 말을 하더라도 통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 돼요.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것이 극작술을 공부하기 위해서 대학 창작과 진학한다거나, 학원 다닌다거나, 책을 사 본다거나 하는데 그런 것들은 아주 부분적인 것의 하나라는 거에요. 극작은 그것을 통해서 스스로 본 세계를 표현하는 것일 뿐인데, 그 세계가 없으면 극작술은 도구에 지나지 않는 거에요. 칼을 가지면 무엇을 할거에요? 그걸 가지고 무엇을 할 지 모르잖아요. 우리가 너무 보여지는 것에만 급급하고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많이 부족해요. 세계에 대한 공부를 통해서 사유하는 힘을 길러야 해요. 한 가지를 더 이야기하자면, 연극의 문장은 소설이나 시의 언어처럼 절대적으로 가슴에 탁하고 꽂히는 게 아니라 너와 나 사이의 관계의 궤적을 기록해 놓은 것이 희곡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를 터득하면 희곡을 쓸 수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건 바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죠. 어떻게 보면 극작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에요.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주인공의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에요. 이야기를 잘 들으려면 귀를 잘 열어놓고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 자기 자신을 낮춰야 해요. 자기가 낮아져야 상대방의 이야기가 들리고 기록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극작가는 사람을 좋아해야 해요. 정리: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서울문화재단, 김솔 포스터 디자이너 제공
- 우리펜션의 전국 추천 펜션 지도 하나면 여름 휴가 고민 끝!
- [뉴미디어팀]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모바일 서비스 기업 옐로모바일의 여행 그룹 옐로트래블의 자회사 ‘우리펜션’이 수많은 펜션 여행지 중 어디로 향할지 계획 중인 여행객들의 고민을 덜기 위해 ‘2015 전국 추천 펜션지도’를 선보였다.국내 펜션 예약 사이트 랭킹에서 11년 연속 1위인 우리펜션은 국내 최다 3,000여 개 가맹 펜션 중 MD가 추천한 2014~2015년 예약순위 상위 1%의 펜션 8곳을 엄선하였다. 더불어 여름철 펜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바비큐를 무한리필 또는 무료로 제공하는 인기 펜션 3곳을 함께 소개했다.우리펜션은 올 여름 가족 모임과 워크샵 등 단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드넓은 시설을 보유한 우리벨리(양평), 양양 힐스타(양양), 별장형펜션 두바다찬솔(태안)과 우리펜션 이용객 만족도 BEST로 선정된 바 있는 품안愛펜션(강화)를 추천했다.또한,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객을 위해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여성 고객에게 인기가 좋은 부띠끄리조트 프렌치페이퍼(울진)나 고급스러움으로 각광받고 있는 풀빌라하버하우스(가평), 재방문율 1위인 여수블랭크펜션(여수), 호텔 급 시설과 서비스를 보유한 제주 제이앤클로이(제주)를 추천했다.아울러, 에스티하우스(양평), 태안올포유펜션(태안), 가평 피터팬의하루(가평)는 인당 1~2만원을 지불하면 바비큐가 무한리필로 제공돼 바비큐 파티를 즐기려는 실속파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우리펜션 이영태 MD는 “다년간의 펜션 여행과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자사 고객 반응뿐만 아니라, 펜션 여행의 트렌드까지 고려해 2015 전국 추천 펜션 지도를 제작했다”라며, “전국 11대 펜션지도와 더불어 우리펜션이 제공하는 지역별, 테마별 실시간 숙박 정보와 편리한 예약 시스템을 통해 온 가족이 즐거운 여름 휴가를 보내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한편, 최근 모바일 웹 리뉴얼을 통해 더욱 쉽고 빠른 펜션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펜션은 ‘무한리필 바비큐 및 바비큐 무료 제공 펜션’에 관한 기획전을 모바일에서 단독 진행 중이며, 오는 31일까지 모바일 예약 시 5%의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최대 91%까지 할인이 가능하다.기획전 및 할인 혜택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www.wooripension.com)와 모바일 웹 또는 대표전화(1600-7818)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초유, 면역력강화에 효과적인 식품
- 바이러스 들끓는 세상이라는 전쟁터에 필요한 무기[뉴미디어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면역력 강화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그 중 대표적인 성분이 초유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포유류에서 출산 후 1주 이내에 분비되는 노르스름한 젖 초유. 그 안에는, 신생아의 생명을 유지하며 성장 발달을 돕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각종 성분이 풍부하다.그 중에서도 효능이 특히 뛰어난 초유로 젖소 초유가 꼽힌다. 인간의 경우 탯줄을 통해 면역 물질을 받지만, 소의 경우는 임신 중에 모체의 면역성분을 태아에게 전달할 수단이 없다. 그래서 송아지는 출생과 동시에 어미소의 초유를 공급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해진다.젖소 초유의 면역글로블린G(IgG) 성분은 사람초유의 100배 이상 많다. 초유에는 각종 생리활성물질과 성장인자를 다량 함유하여 바이러스와 병원균을 파괴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알레르기를 방지하고, 체내 독소를 중화하며, 상처를 치료하고 세포 생산을 촉진하는 작용도 한다.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전우규 교수는 "초유 면역단백질은 엔도톡신이나 세균을 중화시켜 장 밖으로 배설하고, 초유 성장인자는 느슨해진 장관벽 세포를 단단하게 묶어주어 병원균이 장내에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초유에는 각종 면역성분이 풍부할 뿐 아니라 성장인자나 생리활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유해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고 면역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고 말했다. 또한 “사람 초유는 상용화할 수 없으므로 면역력이 필요한 이들에게 젖소 초유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라고 말했다.초유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2009년이다.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시절, 초유가 신종플루 예방에도 효과적인 대처수단이라는 논문들이 발표된 것이다. 또한 지난해 SBS <모닝와이드> ‘의사가 먹는 백신푸드’에 그 효능이 자세히 소개된 것도 초유 효능을 널리 알렸다. 그 이후로도, 서울의대 연구팀이나 축산식품학회 등에서 초유의 유효성을 증명하는 연구결과를 잇따라 발표하며 초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뉴질랜드 초유 수입유통사 하이웰코리아 관계자는 “뉴질랜드 젖소는 항생제 등 유해물질이 첨가된 사료를 먹고 자라지 않는다. 방목 상태에서 풀만을 먹고 자란다. 국가 차원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를 받는 덕분에, 초유의 면역성분이 더 풍부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와 싸울 무기 쓰는 법고대 인도에서는 젖소 초유를 질병 치료제로 썼으며, 미국에서는 설파제나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 초유를 통해 항균 효과를 얻었다. 1950년대에는,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에 초유가 사용됐다. 1962년, 미국 세균학자 앨버트 세이빈 박사는 젖소 초유에서 항소아마비 항체를 분리해 백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소아과 의사들이 로타바이러스 감염 아동의 설사를 치료하는 데 초유를 이용하고 있다.국내에 유통되는 뉴질랜드 초유의 경우, 시기별로 섭취법이 있다. 이유식을 시작하는 생후 5~6개월, 음식을 씹어먹기 시작하는 돌 전후, 성인에 맞는 제품이 따로 개발돼 있다.활용 레시피도 있다. 가령 생후 5~6개월용 초유파우더의 경우는, 분유나 물에 스푼으로 타 먹이거나, 이유식에 넣어 먹이거나, 떠먹는 요구르트에 넣어 먹인다. 이 밖에도, 쉐이크·크로켓·쿠키·스무디·수프 등 다양한 요리에 첨가해, 요리 재료의 영양에 면역력 강화 성분을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 메르스 경보 "면역관리 빨간불" 단백질 섭취량 늘려야…
- [뉴미디어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가 41명까지 늘고 격리대상이 1,820건으로 급속히 증가하며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인 메르스는 포유류와 조류에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를 지칭한다. 현재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감염되면 호흡기 질병(감기), 심부전 이상, 소화기 이상을 겪게 된다.메르스의 치사율이 높은 것은 위 증상 중 심부전 이상과 호흡기 질환이 취약환자(노인과 아이)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의 사망이 제법 빨리 발생한 이유 역시 환자들이 감염된 곳이 병원이었고, 그 환자들이 모두 호흡기가 좋지 못한 취약 환자였기 때문이다. 메르스 예방을 위해 '면역력'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의 발병 여부는 바이러스와 우리 몸의 전투력 중 어느 쪽이 우세한가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면역력 강화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챙겨먹는 것이 메르스예방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다양한 영양분 가운데서도 단백질은 면역력의 기본이 된다. 우리 몸 면역계의 항체, 림프구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단백질이 결핍되면 면역세포가 생성되지 않아 몸을 허약하게 만든다. 단백질은 흔히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계란, 생선, 우유, 두부 등에 주로 함유돼 있다.완전식품인 계란의 경우 모유 다음으로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고 알려지며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리방법이 손쉬울 뿐아니라 다양한 요리로 활용해 즐길 수 있어 더욱 각광받는 추세다.◆ 계란찜의 응용 버전 '계란두부찜' 계란을 주원료로 요리할 수 있는 메뉴로는 대표적으로 계란두부찜을 꼽을 수 있다. 계란찜의 응용 버전인 ‘계란 두부찜’은 밥 반찬을 넘어 든든한 한끼로 손꼽히는 메뉴다. 조리방법 역시 간단하다. 계란을 푼 물에 약간의 소금간을 하고 두부를 한입 크기로 썰어 넣고 뚝배기로 끓여내면 완성되는 것.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계란을 풀어낼 때 체에 걸러주고, 간을 줄이고 싶다면 소금 대신 청양고추를 작게 다져 넣으면 된다.◆ 간편한 핑거푸드 '계란초밥' 계란 고명을 얹은 계란 초밥은 모양도 예쁘고 먹기에도 간편하다. 계란 초밥의 핵심인 고명은 계란에 설탕, 물을 적당량 넣고 고루 섞은 다음 식용유나 버터를 살짝 바른 팬에서 지단처럼 말아내면 된다.어느정도 식은 계란 지단을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한 초밥에 올리고 흩어지지 않게 김으로 고정해주면 모양도 예쁘고 식욕도 자극하는 핑거푸드가 완성된다.◆ 홈메이드 푸딩 '계란푸딩' 계란푸딩은 계란과, 시럽, 우유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간편한 요리다. 조리를 위해 가정 먼저 계란과 흰자를 분리하고 거품기로 풀어 놓은 후 설탕을 넣은 우유를 데워 준비한다. 계란 노른자와 데운 우유를 섞고 체에 여러 번 걸러 부드럽게 한다. 종이컵에 시럽을 먼저 넣고 그 다음 계란+우유를 넣어 30분간 찐 뒤 냉장으로 1~2시간 굳히면 된다.
- [멸종동물을 찾아서]한라산 노루 '멸종위기' Vs '유해동물'
- 노루는 고라니 대륙사슴과 같은 사슴과다. 노루는 대륙사슴과 달리 수컷에만 뿔이 있다. (노루생태관찰원 제공)이데일리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된 동식물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이번주는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남획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변화는 수십년 전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있던 동식물들마저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멸종위기 동식물들에 대해 보다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합니다.[편집자주][제주=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노루귀·노루발·노루삼·노루궁둥이. 노루의 신체부위를 닮아 이름 붙여진 풀입니다. 노루귀는 새싹이 돋아날 때 가는 털이 많이 난 모양이 마치 노루귀와 닮아서, 노루궁둥이버섯은 하얗고 몽실몽실한 버섯 모양이 마치 노루 엉덩이를 닮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노루가 그만큼 친근한 동물이었기에 사람들은 풀에서도 노루의 모습을 찾아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노루는 고라니, 대륙사슴과 같은 사슴과 포유동물입니다. 생김새도 비슷합니다. 대륙사슴은 암컷과 수컷 모두에게 아름다운 뿔이 있는 것과 달리 노루는 수컷에게만 뿔이 있습니다. 암컷 노루는 뿔이 없어 고라니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송곳니가 작아 고라니와 구분됩니다. 전체적으로 몸은 어두운 갈색이고 배에 연노량색의 털이 있습니다. 엉덩이에는 흰 얼룩 반점이 있고 꼬리가 짧은 게 특징이다.노루 뿔은 대륙사슴 뿔보다 크기가 작은데다 약효가 떨어진다고 알려진 덕에 남획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주도에서는 일제강점기때부터 계속된 포획 탓에 1980년대에는 멸종될 지경까지 내몰렸습니다. 한라산 영물로 여겨오던 제주노루가 멸종위기에 처하자 제주도는 1987년부터 노루 살리기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때마다 노루 먹이주기 행사를 하고 학생, 군인, 경찰, 도민들이 나서서 산천에 놓인 덫과 올무를 제거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노루 개체수는 2011년 2만여마리까지 늘었습니다. 하지만 제주노루 보호에 성공했다는 기쁨은 잠시였습니다. 늘어난 노루들이 먹이를 찾아 농가로 내려오면서 애지중지했던 노루는 순식간에 골칫거리로 전락합니다.노루 뿔은 대륙사슴 뿔보다 작고, 녹용으로 쓰기엔 약효가 약하다고 알려져 남획 대상에서 제외됐다.(노루생태관찰원 제공)밭에 콩을 심어 싹을 틔우면 어느새 산에서 내려온 노루떼가 이를 몽땅 먹어치웠습니다. 심으면 먹고 심으면 또 먹어치우고. 수확의 기쁨을 기다리던 농가에선 노루라면 학을 뗄 정도가 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제주에서 노루가 급증한 것은 노루를 위협하는 상위 포식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노루의 천적인 호랑이·늑대·멧돼지 등이 오래전에 사라져버렸고 제주의 천혜의 자연조건 속에서 먹이까지 풍부하게 주어지자 자연스럽게 개체수가 급증한 겁니다. 제주에서는 노루를 영물로 여겨온 때문에 농민들은 작물 피해를 입어도 속앓이만 할 뿐 손을 쓸 생각은 못했다고 합니다. 제주도가 전라남도에서 분리돼 특별자치도로 승격한 뒤 특별법에 따라 2011년 유해동물 지정권한을 환경부로부터 넘겨받은 뒤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농민들은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포획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고, 제주도는 2013년 7월1일부터 2016년 6월30일까지 3년간 해발 400m 이하 피해 농경지 반경 1km 이내에 서식하는 노루에 한해 포획을 허가했습니다. 2013년과 2014년 두해만에 2960마리의 노루가 포획됐습니다. 포획 작업 초기에는 마취총으로 노루를 생포해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이송할 계획이었지만, 마취총으로는 포획이 쉽지 않아 사살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노루를 잡아들이면서 농작물 피해 신고면적은 2013년 78ha에서 2014년 61ha로 21.8% 감소했습니다. 노루가 줄어든 만큼 농가 피해가 줄어든 사실이 확인되자, 제주도는 노루의 유해동물 지정기간을 연장하거나 포획 허용 지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현재 제주에 있는 노루 개체수를 확인하고 있다”며 “만약 포획작업 이전보다 개체수가 1만 마리 이상 줄어들면 유해야생동물 지정을 해제해야겠지만, 아니라면 연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노루 무리가 눈 속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노루생태관찰원 제공)반면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등 제주지역 환경단체는 노루가 또다시 멸종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현재 제주에 사는 노루의 정확한 개체수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년 1000마리 이상의 노루가 포획되고 있는 건 위험한 상황”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현재 오장근 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박사가 노루의 개체수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체수가 확인되면 이를 근거로 노루를 유해동물로 재지정할 지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오 박사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습니다. “연구인력이 부족해 전체 노루수를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려고 합니다. 동물도, 농민도 살아야합니다. 이들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관련기사 ◀☞ [멸종동물을 찾아서]한국 스라소니, 사냥꾼은 "있다" Vs 학계는 "없다"☞ [멸종동물을 찾아서]정력에 좋다는 속설에 멸종당한 '대륙사슴'☞ [멸종동물을 찾아서]마지막 한국늑대 동물원에서 죽었다☞ [멸종동물을 찾아서]백령도 점박이물범…천적은 '상어' 아닌 '사람'☞ [멸종동물을 찾아서]향기탓에 멸종위기..휴전선 덕에 살아남은 사향노루☞ [멸종동물을 찾아서]'여우야 여우야 뭐하니..죽었니 살았니?'
- [멸종동물을 찾아서]마지막 한국늑대 동물원에서 죽었다
- 이데일리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된 동식물을 소개하는 기사를 국립생물자원관의 도움을 받아 연재합니다. 인간의 남획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변화는 수십년 전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있던 동식물들마저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멸종위기 동식물들에 대해 보다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합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빨간 모자’, ‘아기 돼지 삼형제’, ‘양치기 소년’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늑대는 항상 악역입니다. 동화 속 늑대는 모두 사악하고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사실 늑대는 가족애와 의리가 넘치는 동물입니다. 늑대는 수컷 3~4마리, 암컷 5~6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지만, 평생 일부일처제를 유지합니다. 고양이과인 사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유류는 암컷이 혼자서 새끼를 기릅니다. 개과 동물 중에서는 늑대만 예외입니다. 암컷이 수컷을 골라 짝짓기를 하고 수컷은 암컷과 평생을 함께하며 가족을 돌봅니다. 2005년 북한 평양중앙동물원과 동물 맞교환을 통해 들여온 말승냥이(회색늑대)의 모습. (서울대공원 제공)하지만 동화나 옛이야기를 통해 전해진 왜곡된 늑대의 이미지는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돼 늑대는 없애야 할 해로운 동물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소와 돼지, 닭 등을 잡아가고 때로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늑대는 죽어 마땅한 동물이었습니다.일제 강점기때는 ‘해수구제(호랑이 곰 늑대 등 인간에게 해로운 짐승을 박멸하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1912년부터 1942년까지 30년 동안 1396마리의 늑대가 사살됐습니다. 그때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늑대들은 1960~1980년 쥐잡이가 한창일 때 쥐약을 먹고 숨진 먹잇감에 2차 감염돼 숨졌다고 합니다. 늑대는 주로 토끼, 사슴류 등을 사냥하지만 죽은 동물의 사체도 즐겨 먹습니다.1981년만해도 전국 20곳에 늑대 서식처가 있는 것으로 기록됐지만 불과 8년 뒤인 1989년 조사에선 자연상태에서는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학계에서는 토종의 명맥을 이어온 서울대공원 늑대가 1997년 병으로 숨진 뒤 남한에서는 토종늑대가 절멸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늑대는 1967년 경북 영주에서 포획된 뒤 창경원(창경궁)에서 전시되다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던 한국 늑대의 마지막 후손이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부터 토종 늑대의 종 복원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복원을 위해 자연에 풀어놨다가 사람이나 가축 등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논란이 미국에서도 있었습니다. 늑대가 떼로 몰려다니며 가축을 습격하는 바람에 목장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미국은 1920년대 늑대박멸을 시작했습니다. 늑대를 완전히 없애는 데 걸린 시간은 6년에 불과했습니다. 먹이사슬 정점에 있는 포식자 늑대가 사라지자 뿔이 큰 북미산 사슴인 엘크의 수가 급속히 늘어났고 생태계의 균형은 깨졌습니다.엘크가 먹어치운 풀과 나무로 곤충들도 살 곳을 잃었고 결국 숲이 망가졌던 겁니다. 늑대를 복원해야 한다는 환경보호운동가들의 노력으로 70년만에 늑대가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돌아오자, 자연은 이전 모습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늑대가 인간에게 위협적인 동물일 수 있지만, 생태계에선 없어서는 안 되는 동물인 셈입니다.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연구관은 “멸종동물의 복원은 단순한 생명 회복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과 우리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가를 배우게 하는 소중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2005년 스라소니와 함께 북한 평양중앙동물원에서 들여온 말승냥이 한 쌍이 서울대공원에서 현재까지 새끼 4마리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회색이리’, ‘회색늑대(gray wolf)’로 불리는 말승냥이는 토종 늑대의 한 종류입니다. 이들이 우리 자연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관련 기사][멸종동물을 찾아서]한국 스라소니, 사냥꾼은 “있다” Vs 학계는 “없다”[멸종동물을 찾아서]정력에 좋다는 속설에 멸종당한 ‘대륙사슴’▶ 관련기사 ◀☞ [포토] 세계적 멸종 희귀조 '저어새' 강릉서 관찰☞ [멸종동물을 찾아서]정력에 좋다는 속설에 멸종당한 '대륙사슴'☞ [멸종동물을 찾아서]한국 스라소니, 사냥꾼은 "있다" Vs 학계는 "없다"☞ 인천 계양산에서 멸종위기 `도롱뇽·산개구리` 집단 폐사.. 원인은?☞ 멸종위기2급 '토끼박쥐' 가야산서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