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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 사회적 문제 증상…출산이 행복한 선택 되도록 만들어야"[ESF2024]
- [이데일리 경계영 김은경 공지유 기자] “저출산은 사회적 문제 하나의 증상입니다. 그 원인을 해결해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누구든 결혼하고 아이 갖는 것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질 정도로 인구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를 두고 국내외 전문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삶의 질 자체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인구위기…새로운 상상력,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세 번째 세션 토론에서다.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루이 사이너 브루킹연구소 허치슨센터 정책디렉터, 바바라 울프 위스콘신대 빈곤문제연구소 공공정책 명예교수,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김승택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박재완 성균관대 이사장이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4)에서 ‘인구 전환과 사회구조의 변화 개혁과제는?’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루이 사이너 브루킹스연구소 허치슨센터(재정·금융센터) 정책디렉터는 “합계출산율을 0.7명대에서 1명대로 높이는 것 자체가 목표가 돼선 안 된다”며 “저출산 원인을 들여다보면 여러 사회적 문제를 찾을 수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이너 디렉터는 “저출산 원인으로 꼽히는 비싼 집값, 워킹맘 차별 등 어차피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며 “모든 사람이 각자 삶의 단계에서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바라 울프 미국 위스콘신대 빈곤문제연구소 공공정책 명예교수는 저출산의 해결책으로 유연근로제와 아이 양육 커뮤니티에 주목했다. 그는 “유연한 근무가 보장된다면 아이는 부모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부모도 일과 가정의 양립이 촉진돼 양성 평등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전반적인 웰빙도 개선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그는 가부장적 사회 규범을 바꾸는 노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울프 명예교수는 “책임감이나 죄책감 때문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기보다 아이 낳는 것이 부담되지 않는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도움 될 것”이라며 “남녀 모두가 부모로서 자녀와 시간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정년퇴직, 근무시간 등에서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호주는 첫 아이를 낳으면 이미 자녀 있는 어머니 혹은 간호를 비롯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분 등과 연결돼 커뮤니티가 마련된다”며 “아파트 단지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만든다면 아이를 키울 때 두려움과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집·보육·자녀 교육 비용을 해결하고 어른들이 참고 기다려야 한다. 젊은이들은 생활이 안정되고 돈이 들지 않는 것이 보인다면 아이를 갖고 싶다고 할 것이다”라며 “근본적으로 젊은이가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정부가 범정부적으로 나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나서지 않으면 10년 내 합계출산율이 0.5명을 깨지 않을까”라고 봤다. 다만 저출생이 노동생산성이나 잠재성장률, 경제 성장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주장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사이너 디렉터는 “양육비 감소,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 상승 등 저출생 효용이 있고 노동생산성과의 상관관계가 없다”며 “실리콘밸리 내 혁신적 아이디어도 젊은 사람만이 아니라 보편적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울프 명예교수 역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자동화·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며 “정년퇴직 연령을 늦춰 경제 발전을 촉진할 수 있고 평생교육 차원에서 직업 훈련을 실시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택 한국노동경제학회장은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인구 감소 문제를 커버(보완)하는 요인이 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노동경제학자들은 실업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기술이 주력산업 전체를 바꾸는 대전환기에는 과학기술 혁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루이 사이너 브루킹연구소 허치슨센터 정책디렉터, 바바라 울프 위스콘신대 빈곤문제연구소 공공정책 명예교수,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김승택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박재완 성균관대 이사장이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4)에서 ‘인구 전환과 사회구조의 변화 개혁과제는?’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美인플루언서 절반 "작년 2000만원도 못벌어…생계유지가 목표"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워싱턴주에서 모친과 살고 있는 클린트 브랜틀리(29)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지난 3년 동안 전업 크리에이터로 활동했다. 그는 유튜브, 틱톡, 트위치 등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 게임 포트나이트 관련 동영상을 게재하며, 4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평균 조회수는 10만회에 달하지만 지난해 수입은 미 노동통계국 기준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연봉 5만 8084달러(약 8025만원)에 크게 못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 세계적인 봉쇄조치로 온라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일명 ‘인플루언서’가 급증했다. 대부분이 SNS 스타가 되기를 꿈꾸며 활동을 시작했지만, 미국 내 크리에이터 상당수는 생계를 유지하기도 버거운 실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명 중 1명은 지난해 약 20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이 취약 계층에 속한다고 설명한 브랜틀리는 “온라인 기부나 광고 후원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일정하지도 않고 언제든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아파트 임대 계약도 망설이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브랜드들의 광고 후원도 거래 조건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내년에 미국 내 틱톡 이용이 금지되면 수입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틱톡커가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골드만 “크리에이터 48%가 작년 수입 1.5만달러 미만”골드만삭스가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적으로 5000만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연간 10~2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광고 시장이 커지거나 단가가 높아지지 않는 이상 파이는 한정될 가능성이 높고, 경쟁은 심화할 것이란 얘기다. 또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보편화하면서 브랜드와 중개해주는 에이전시가 생겨 ‘입’이 늘었고, 광고주의 요구도 깐깐해지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SNS 플랫폼의 광고 수익 공유, 팔로워의 구독 및 직접 기부, 브랜드 홍보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골드만삭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주요 수익원이 브랜드와 직접 광고를 계약하는 경우라고 답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도 올해 미국 크리에이터들이 총 137억달러(약 18조 9266억원)를 벌고, 이 가운데 81억 4000만달러(59%)는 브랜드 후원에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유튜브는 “지난 3년 동안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미디어 기업에 700억달러 이상을 지급했으며 현재 광고 수익 공유 모델에 포함된 채널 중 25% 이상이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연간 10만달러(약 1억 3818만원) 이상의 돈을 버는 크리에이터는 4%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사인 네오리서치의 조사에서는 지난해 수익을 거둔 크리에이터 가운데 48%가 수입이 1만 5000달러(약 2072만원)를 밑돌았으며, 13%만이 10만달러 이상을 벌었다. ◇“수입 불안정하고 감소 추세…조회수 1000만에 17만원”크리에이터에게 있어 가장 불안한 요소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크리에이터가 풀타임으로 일하는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지, 또는 콘텐츠의 종류 및 관심 분야, 활동 기간, 팔로워 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수입이 천차만별이다. 아울러 유급 휴가, 건강보험 혜택, 퇴직연금 및 기타 복지 등 정규직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없다. 앨러배마주에 거주하는 제이슨 쿠퍼(37)는 직장을 다니면서 주말이나 퇴근 후 틱톡과 트위치에 ‘아재 개그’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 한 가정의 아버지인 그는 “몇 년 전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멋진 회사를 꿈꾸기도 했다”며 “현재 한 달에 500~600달러(약 69만~83만원)를 벌고 있고, 대부분은 개인 기부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업으로 하기엔 돈을 벌 수 있다는 어떠한 확신도 없고 건강보험을 잃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수입도 지속 줄어드는 추세다. 290만명의 틱톡 팔로워를 둔 언어 및 기타 교육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발 벤-하윤은 “2023년 초까지는 월 4000달러(약 552만원) 이상의 청구서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틱톡의 크리에이터 펀드 폐지 이후 새로운 보상 프로그램 테스트할 당시엔 조회수 100만회당 200~400달러(약 28만~55만원)를 받았다. 이후 보상이 꾸준히 줄었고 최근엔 조회수 1000만회 영상이 120달러(약 17만원)로 최저 기록을 갱신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틱톡금지법’에 반대하는 틱톡 크리에이터가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틱톡 금지법 시행…내년부터 밥줄 끊길까 노심초사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 미국 내 틱톡 이용이 금지될 수 있다. 틱톡 금지법 시행으로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내년 1월 19일까지 미국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 미국 내 틱톡 이용자는 1억 70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여기엔 미 성인 3분의 1이 포함되며, 미국인들의 틱톡 이용 시간은 평균 78분으로 조사됐다. 틱톡으로 생계를 유제하는 브랜든 그랜스버그(31)는 “지난 수년 간 팔로워 수를 5000명에서 100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틱톡을 잃는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나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팬데믹 기간 SNS 이용이 급증하면서 패션, 투자, 라이프스타일, 해킹 등 틈새시장을 공략했던 크리에이터들은 큰 혜택을 누렸지만, 대부분은 부자가 되지 못하고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며 “이들에겐 생계 유지만으로도 높은 목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 '주방 꾸미기' 고급화…삼성, 프리미엄 빌트인 'B2C'도 공략(종합)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국내뿐 아니라 북미, 유럽에서 빌트인 가전에 힘주는 삼성전자(005930)가 ‘프리미엄’으로 B2B(기업간 거래)를 넘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까지 공략한다. 주방 꾸미기로 떠오른 ‘키친테리어’(kitchen+interior) 열풍에 힘입어 전 사업 영역을 아우르겠단 전략이다.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삼성전자)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 매장을 주요 백화점 및 수입 가구 브랜드 쇼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데이코는 삼성전자가 2016년 9월 인수한 브랜드로, 국내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을 주도한 LG시그니처 키친스위트와 경쟁 구도에 있다. 빌트인 가전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집 안에 붙박이로 설치하는 형태다. 디자인과 기능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인테리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집 내부 면적이 비교적 작은 유럽에서 빌트인 수요가 많아 국내 가전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2016년 472억달러(약 63조3000억원)에서 2022년 604억달러(약 81조원)으로 성장했다.그동안 데이코는 국내 프리미엄 주상복합 아파트와 리조트 등 B2B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나인원 한남, 용평리조트 아폴리스 콘도,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 래미안 리더스원, 래미안 원베일리 등이 대표적이다.데이코를 통해 국내 B2B 시장 기반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브랜드 전시 공간을 확대하며 B2C로 시장 확대를 모색한다. 프리미엄 B2C 시장 공략 제품으로는 빌트인 냉장고를 전면에 내세운다. 최고급 메탈로 신선한 식재료 보관을 넘어 정온성과 위생, 주방 인테리어까지 가능한 제품이다. 데이코의 와인 셀러는 와인 숙성고처럼 △열 △빛 △습도 △진동에서 보호하며 초정온상태로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이다. 듀얼 컨벡션과 스팀 기능을 탑재한 오븐과 LCD디스플레이 및 후드 자동 온오프 기능을 적용한 인덕션 등 쿠킹 가전도 선보인다. 데이코 매장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등 주요 백화점에 마련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이코가 선사하는 프리미엄 가전 경험을 더욱 많은 고객들과 폭넓게 공유하고자 전시 공간을 확대하게 됐다”며 “럭셔리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보다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선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10분이면 끝내주는 한강뷰".. 서울 '야경 성지' 어디[서울곳곳]
-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은 매년 전 세계에서 1000만명 이상 방문하는 세계적인 여행지로 자리잡았다. 특히 ‘K-팝’ 등 한류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하며 아시아권에선 일본 도쿄, 싱가포르 등과 함께 주요 여행지 순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서울을 찾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명동이나 홍대, 광화문, 강남 등 널리 알려진 곳들만 찾고 있어,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 및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데일리는 서울의 관광 콘텐츠 확대와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25개 자치구와 함께 각 지역별 숨겨진 명소를 소개한다. <편집자주>서울 성동구 응봉산 정상 팔각정 모습(사진=함지현 기자)[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10분이면 올라오니까 부담이 없죠. 일출도, 일몰도 모두 볼 수 있어서 내킬 때마다 즐겨 찾는 곳입니다.”높이 81m. 야트막한 정상에서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산이 서울 성동구에 있다. 경의중앙선 응봉역 인근에 있는 응봉산이다. 이 곳은 다양한 매력이 있지만 그 중 최고는 단연 ‘야경’이 꼽힌다. 응봉역에서 걸어 올라가면 15분, 응봉동 현대아파트 코스를 선택하면 10분 만에 서울 한복판 ‘야경의 성지’를 만날 수 있다. 서울 시내에 야경 명소는 많다. 그러나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마치 섬에 오른 것처럼 탁 트인 시야로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넓게 뻗은 한강과 이를 사방으로 가로지르는 교각을 바로 발밑에 둔 것처럼 볼 수 있는데다 왼쪽으로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 오른쪽으로는 ‘남산타워’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일출과 일몰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실제로 연초 응봉산은 해돋이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등산 시간 대비 만족도를 ‘가성비’라고 본다면, 이 역시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서울 성동구 응봉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야경(사진=함지현 기자)지난 18일 저녁 현대아파트 코스를 향해 올라보니 나무 계단부터 시작해 오르막길로 이어지는 길을 분위기 있는 가로등이 밝히고 있었다. 한낮에는 30℃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저녁 기온은 25℃, 미세먼지는 맑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10분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금호동에 거주한다는 한 40대 여성은 “가볍게 산책 삼아 오르기 좋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찾고 있다”며 “낮에 와도 중랑천과 한강을 비롯한 풍경이 좋고 밤에 와도 야경이 멋있는 곳”이라고 말했다.정상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팔각정’이다. 응봉산 정상 한복판에 자리 잡은 팔각정은 조명을 받아 특유의 정취를 뽐내고 있었다. 문이 개방돼 있어 누구나 올라 좀 더 높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간혹 시민들이 먹거리를 가져와 소풍처럼 이곳을 즐기기도 했다. 팔각정 주변에는 곧게 뻗은 나무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중 유독 높이 뻗은 한 그루의 나무는 다른 침엽수와 달리 잎이 많지 않은데 나름의 독특한 운치가 있다. 한강 변을 내려다보기 가장 좋은 위치에 있어, 이 나무를 옆에 두고 ‘포토 아일랜드’가 꾸려졌다.포토 아일랜드에서는 저 멀리 남한산부터 청계산, 관악산 등 서울 시내의 명산이 둘러싼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숲을 지척에 두고 거미줄처럼 엮인 동부간선도로와 성수대교, 강변북로를 오가는 차들의 불빛은 생동감 있는 야경의 진수를 보여준다. 색색의 조명을 설치한 동호대교도 정상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응봉역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최근 아치형의 경관 조명을 설치한 응봉교가 맞이한다.응봉산에서 내려다 본 경관조명을 설치한 응봉교(사진=함지현 기자)빼어난 경관에 접근성까지 좋아 응봉산 정상은 친구들과 함께 찾아 동영상을 찍는 이들과, 벤치에서 손을 맞잡은 연인, 함께 즐기는 가족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찾은 모습이었다. 인원도 붐비지 않아 편안한 ‘힐링’까지 가능한 공간이다.성동구는 응봉산 팔각정 야경이 인근에 있는 서울숲과 중랑천 산책길, 응봉교 경관 조명과 더불어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많은 주민이 즐겨 찾는 도심 속 새로운 야간 명소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성동구 이미지가 구축될 수 있도록 도시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