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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잠수함 성능 개량도 수출 목표로 추진해야
- 최근 한국 방위산업은 ‘돈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씻어내며 국민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방위산업은 2022년 173억 달러(약21조원)이라는 역대급 수출을 달성함으로써 국가전략산업으로 선정되었다. 올해 또한 2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의 수출은 K-9자주포, K-2전차, FA-50 등 지상 및 공중 무기 위주로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해군의 전투함·잠수함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은 페루로부터 6400억원에 상당하는 호위함·상륙함 등 수상 전투함 수주에 성공했다. 현재 111억 호주달러(약10조원)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최종 제안서를 제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상전투함에 이어 잠수함도 폴란드, 캐나다,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줄잡아 80조원 가량의 대규모 수출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2024년 이후부터는 신조 잠수함 건조 계획이 없어 생산시설 유지 마저 어려운 한국의 잠수함 산업계에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아닌가. 지금 세계 잠수함 수출시장에서는 한국을 비롯하여 독일, 일본,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등 6개국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하고 있어 수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보배로운 구슬을 꿸 수가 없다.잠수함 수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성능, 가격, 납기, 절충 교역 등에서 비교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이 세계 각국에 170여 척을 수출하면서 잠수함 베스트셀러 국가로 등극한 것도 우수한 성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국이 독일제 잠수함 18척을 도입했던 이유도 우수한 성능과 안정성, 그리고 가격 면에서 독일제가 프랑스, 이탈리아 등 경쟁기종에 비해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약 5년여 기간 동안 독일 잠수함조선소 TKMS社(옛 HDW)에서 근무하면서 목격했던 독일의 잠수함 성능 향상과 가격경쟁력 확보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와 군의 전폭적인 지원과 참여다. 독일 정부는 잠수함 성능 향상을 위해 해군 전문인력과 시험용 잠수함 등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기업의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조선소와 장비 제작사는 해군에서 잠수함 운용 시 발견된 문제점들을 토대로 성능이 개선된 장비를 개발하고, 해군은 퇴역 잠수함을 이용하여 운용시험을 해준다. 독일이 자랑하는 잠수함 통합전투체계, SUT어뢰, AIP(공기불요추진체계)등은 이러한 민관군 협력 절차를 거치면서 성능개량에 성공한 대표적인 장비이다. 우리도 내년부터 1200톤(t) 잠수함이 한 척씩 퇴역해 훈련함으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런 절차를 잘 활용하기를 권고한다. 이범석함, SS-Ⅱ·1800t급(출처=해군)둘째, 성능 개량된 장비와 구성품을 적용한 수출용 신형 잠수함 모델 개발이다. 독일은 구매국의 작전 환경에 맞추어 수심이 얕은 바다인 유럽에는 205·206·207급 소형잠수함을, 기타 국가에는 그리 크지 않으면서 정교한 전투체계와 소나체계, 그리고 강력한 어뢰로 무장한 209·212·214급 잠수함을 공급했다. 다양한 모델을 수출함으로써 전세계 국가로부터 성능을 인정받고, 수출용으로 양산함으로써 단가가 낮아지는 선순환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우리 또한 수출용으로 다양한 잠수함 모델을 개발 해야한다. 하지만 한국의 잠수함 성능개량 절차는 어떠한가. 우리는 2016년 처음으로 독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해 건조한 1200톤 크기의 209급 잠수함을 성능개량 했다. 훈련용 잠수함이 없기 때문에 정기 수리 시기에 맞추어 육상에서 운용 시험한 전투체계와 선배열 예인소나로 대체했다. 독일에서 성능개량한 공격잠망경으로 교체하는 수준에서 소폭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지금은 독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해 건조한 1800톤 크기의 214급 잠수함도 성능 개량할 때가 되었다. 214급 잠수함 성능개량은 예산과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더라도 성능향상과 개별장비 수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대폭으로 추진해야 한다. 209급 잠수함에 적용된 성능개량 장비에 추가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전투체계, 잠항시간을 30%이상 연장할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와 성능이 향상된 AIP(공기불요추진체계), 고속기동 시 탐지거리를 현재보다 2배 정도 늘릴 수 있는 FAS(현측 배열소나) 등을 추가 탑재함이 바람직하다. 특히 운용 16년차가 되었지만 작전 중 고장이 나도 독일 기술자가 올 때까지 손도 못 대는 추진 전동기는 하루빨리 국산화해 교체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잠수함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독일의 잠수함 성능개량 정책을 벤치마킹함이 바람직하다. 정부와 군은 214급 잠수함 성능개량사업이 단순히 노후장비 교체나 기 국산화장비 교체 수준이 아니라 성능향상은 물론 수출까지 고려한 사업이 되도록 보다 광범위하게 계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국제유가 6% 폭락에 뉴욕증시 상승…트럼프株 급등[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확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국제유가가 6%나 급락했고,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도 재빨라지고 있다.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5% 오른 4만2387.57에 장을 마감했다.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27% 상승한 5823.52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만 0.26% 오른 1만8567.19에 거래를 마쳤다.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다가 모니터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AFP)◇국제유가 급락했지만…10년물 국채금리는 석달 만에 최고이스라엘은 지난 26일 이란의 탄도미사실 공격에 대한 보복에 나섰지만, 핵 및 석유 시설을 제외한 군사시설만 타격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직접적인 보복 위협을 자제하면서 신중한 대응을 시사하자 확전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뚝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대비 4.40달러(6.13%) 굴러떨어진 배럴당 67.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대비 4.63달러(6.09%) 하락한 배럴당 71.42달러에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 2022년 7월 12일 이후 최대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다.국제유가는 증시의 수비수 역할을 한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투심이 악화될 수밖에 없지만, 다시 국제유가가 뚝 떨어지자 전반적으로 위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다만 증시의 또 다른 수비수인 국제금리가 여전히 치솟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0bp(1bp=0.01%포인트) 오른 4.282%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3.8bp 상승한 4.136%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가 계속 탄탄하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이 커진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정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등이 반영되고 있다. 특히 이날은 2년물과 5년물 국채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하게 나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투자자들은 다시 이번주 기업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금리인하 속도가 조절되더라도 기업들이 호실적을 이어간다면 증리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집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서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인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은 3분기에 평균 19%의 순익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이번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아마존, 애플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이는 S&P 500지수 전체 기업들의 예상 순익성장률 4.3%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만 빅테크 기업들의 이전 6개 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가장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리서치 및 퀀트 전략 책임자인 마이크 딕슨은 “전반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이들 기업이 성장률을 계속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AFP)◇TMTG주가 21.6% 급등..비트코인도 7만선 근접미국 대선이 약 일주일 남짓 남은 가운데 ‘트럼프 트레이드’도 살아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와 해리스가 박빙의 초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폴리마켓과 칼시와 같은 정치 베팅사이트에서는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보다 높게 보고 있다.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TMTG) 그룹의 주가는 이날 무려 21.59% 급등하며 47.36달러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 당할 뻔 했던 지난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기업이다. TMTG의 제휴 업체인 비디오 플랫폼 럼블 주가도 14.08%나 급등했다. 대표적 트럼프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비트코인도 7만달러선에 다가서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오후 5시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6% 오른 6만9467.55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가는 트럼프가 승리하면 주식과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주택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응답자의 약 38%는 트럼프 당선시 1년후 주식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고, 카멀라 당선시 13%만 상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모건 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렛은 “지난 한 달간 트레이더들이 주식 밸류에이션에 이미 반영된 상승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면서 공화당 싹쓸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매우 활발하게 움직였다”고 진단했다.◇달러는 보합..달러·엔 153.3엔장초반 약세를 보였던 달러는 보합을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05% 오른 104.31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153.30엔을 기록 중이다.
- "CXL·PIM 생태계 필수…인력 양성도 놓치지 말아야"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일본을 보고 부러웠던 게 정부가 외국에 나가서 직접 반도체 생태계를 위한 장을 만들고 틀을 잡아요. 우리나라는 좀 미흡한 편이죠.”유회준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제7대 반도체공학회장)는 차세대 메모리 시대를 내다보며 단순 현금성 지원을 벗어나 생태계 조성 등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교수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것과 정부 관료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며 “너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기업에만 맡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회준 7대 반도체공학회장 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사진=김태형 기자)유 교수는 카이스트 PIM반도체설계연구센터장을 역임하며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등 AI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CXL(컴퓨터 익스프레스 링크), PIM, NPU(신경망처리장치) 등 다양한 차세대 기술이 주도권을 잡을 전망이지만 옆 나라 일본과 비교해 정부의 지원은 소극적인 셈이죠. 일본은 막대한 보조금과 같은 직접 투자와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 비즈니스와 생태계 조성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유 교수는 “글로벌로 나가려면 인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등 치밀하게 작전을 짜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일본은 산업장관 등 높은 관료가 미국에 가면 톱다운으로 계약을 맺어서 오는 것처럼 정부가 틀을 잡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일본은 정부 관료들조차도 (해외) 네트워킹을 탄탄하게 많이 해놨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 입장에선 국가 지원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유 교수는 “(스타트업은) 사실 다 각자도생”이라며 “리벨리온이 올해 2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논문이 채택되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는데 정부 지원을 받았단 얘기는 들은 게 없다”고 꼬집었죠. 리벨리온은 카카오, IBM 등 국내외 IT기업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공급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현재 파네시아, 퓨리오사AI, 딥엑스, 모빌린트 등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은 CXL, NPU 분야에서 차세대 AI반도체 시장을 공략하며 차세대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NPU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대체할 수 있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로 꼽히고 있습니다.유 교수는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과 더불어 가장 시급한 ‘인력난’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사실 제일 급한 건 ‘인력’”이라며 대만의 인력 양성 과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 교수는 “중국 내 반도체 핵심 인력은 모두 대만계이고 미국 실리콘밸리도 마찬가지”라며 “대만의 인적 네트워크가 아주 무서운데, 우리나라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죠.유 교수에 따르면 대만은 정확히 몇 년 후, 어느 반도체 분야에 인력이 부족한지 예측해 초급, 중급, 고급으로 세분화해 엔지니어를 교육 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빨리’ ‘많이’에 집중해 갑자기 마이스터고를 만드는 등 교육 시스템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죠.그는 “15년을 내다보고 장기적인 반도체의 산업과 기술의 비전의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회에서도 반도체 분야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인턴 제도나 산학협력을 강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취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메모리=저장' 고정관념 깬다…PIM으로 HBM을 똑똑하게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챗GPT에게 ‘오늘 날씨는 어때?’라고 물어보면 ‘오늘’, ‘날씨는’, ‘맑습니다’라며 한 글자씩 끊어서 답변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데이터 처리량은 많은데 이동하는 고속도로가 막혀 발생하는 메모리 병목 현상 때문입니다. 앞으로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데이터 처리량은 더욱 늘어날 텐데 지연 현상 없이 한 번에 끊김 없이 답변을 볼 순 없을까요?AI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등장한 차세대 메모리가 바로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입니다. ‘메모리=저장’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연산 기능을 메모리 반도체에 넣어 저장도 하고, 계산도 하는 똑똑한 메모리로 탄생시켰죠.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과 달리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며 비교적 먼 미래에 시장이 열릴 전망이지만 메모리 업체와 학계에선 개발에 한창입니다.(그래픽=이미나 기자)◇ ‘지능형 메모리’ PIM…전력량 문제도 거뜬PIM은 ‘지능형 메모리’로 불립니다. 보통 메모리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시스템 반도체가 원할 때 전송하는 역할을 합니다. CPU, GPU는 반도체 칩에선 두뇌 역할을 맡고 있죠. 그러나 AI로 정보량이 많아진 탓에 메모리가 CPU에 정보를 전송하는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CPU, GPU로 가는 길은 똑같은 1차선인데 차들이 많아져서 길이 막히는 것이죠. 이는 곧 ‘발열’로 이어지고 전력 소모량 증가로 이어집니다.(사진=삼성전자)PIM은 ‘메모리가 저장만 하지 말고 아예 연산도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메모리 반도체가 CPU, GPU의 일을 도와주면 저장한 정보를 굳이 다 보낼 필요가 없죠. PIM을 통해 메모리가 ‘볼보이(보조 인력)’를 넘어 직접 경기를 뛸 수 있는 후보 선수 지위까지 올라서는 셈입니다. 메모리 내부에서 어느 정도 연산한 결과값만 보내면 되니까 메모리 병목 현상도 줄이고 성능 향상,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PIM을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통합한 HBM-PIM 제품으로 챗GPT를 사용하면 매트릭스 곱셈 연산 속도가 3~7배 빨라진다고 합니다. PIM이 메모리 내부에 연산기를 넣는 것이라면 PNM(프로세싱 니어 메모리)은 메모리 ‘옆’에 연산장치를 배치하는 기술입니다. CXL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만든 CXL-PNM은 메모리 용량까지 크게 확장시켜주는 솔루션으로 기존 GPU 가속기 대비 4배 용량을 제공합니다. 기존 메모리 사용 대비 사용자 기반 추천 시스템의 성능은 2배 향상되죠. SK하이닉스의 경우 PIM 기술은 AiM, PNM은 CMS, CSD으로 제품명을 정하고 3가지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2023년 선보인 AiMX는 GDDR6-AiM 여러 개를 탑재한 가속기 카드 제품으로 기존 컴퓨팅 시스템 대비 10배 이상 빠른 반응속도와 5분의1로 줄어든 전력 소모량을 자랑했습니다. AiMX 시스템을 통해 거대 인공지능 언어 모델을 시연하는 모습.(사진=SK하이닉스)◇ 상용화는 아직…‘시스템vs메모리’ 밥그릇 싸움PIM은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생성형 AI는 LLM(거대언어모델)을 기반으로 가동돼서 PIM 기능으로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자원으로만 작동하는 SLM(소형언어모델) 기반으로 떠오르고 있어서 ‘전력 소모’를 줄이는 PIM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죠.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PIM 개발은 상용화만 남겨둔 단계에 도달했지만 CXL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개화가 더딘 상황입니다. 메모리가 CPU, GPU의 일부 기능을 대신하며 똑똑해지는 셈이니 인텔, 엔비디아 등이 반길 리가 없기 때문이죠. 글로벌 반도체 기업 입장에선 PIM은 경쟁 상대로 인식될 수밖에 없으니 메모리 업체들은 섣불리 상용화를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전력 문제가 크게 떠오르면서 PIM 기술 채택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지금은 생성형AI 시장의 초기 단계로 개발에만 한창이지만 기후변화 영향으로 전력 문제가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르면 PIM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업계도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높은 온디바이스AI 시장을 시작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카이스트 PIM반도체설계연구센터 연구팀과 삼성전자가 공동개발한 PIM 메모리 ‘다이아몬드’(왼쪽)로 ‘다이나플라지아(DynaPlasia)’의 차세대 라인업이다.(사진=조민정 기자)
- 주목 받는 '넥스트 HBM'…CXL로 반도체 대통합 시대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챗GPT의 탄생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반도체 시장도 격변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중심으로 형성된 AI 반도체 산업은 인텔 등 전통적인 강자들이 밀려날 정도로 막강하죠. 메모리 반도체는 엔비디아 공급 여부에 따라 주도권 탈환이 결정될 정도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그런데 잠깐. 이와 동시에 ‘넥스트 HBM’, 즉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관심이 함께 늘고 있습니다. HBM의 인기를 이을 새로운 메모리 기술은 무엇일지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AI로 일상생활은 물론 업무환경까지 ‘살기 좋은 세상’이 구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AI 초창기 시대란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앞으로 머지 않은 미래에선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은 물론 전력량까지 폭발적으로 늘면서 지금의 컴퓨팅 장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때가 도래할 것입니다.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동시에 ‘저전력’이란 문제를 해결해주는 차세대 메모리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 시스템 ‘한계’ 도래…CXL로 통합·확장 실현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은 말 그대로 ‘빠르게(익스프레스) 연결해서(링크) 연산한다(컴퓨트)’는 뜻입니다. 그동안 반도체들은 사용하는 언어가 다 달라서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어려웠는데 이를 CXL로 통합해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사진=삼성전자)현재 AI로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기존의 컴퓨팅 구조는 점차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확장엔 제한이 있는 셈이죠. 가령 GPT-3 모델은 엔비디아의 A100 가속기를 1500여 개 활용해 학습 시간을 23일까지 단축했지만, GPT-4의 경우 A100 개수를 2배로 늘려도 학습 시간이 83일로 크게 늘어납니다. 아무리 가속기를 돌려도 처리량을 대폭 늘리는 게 힘들다는 거죠. 중앙처리장치(CPU)당 연결할 수 있는 D램의 평균 최대치는 16개 불과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모리 중심 컴퓨팅’ 개념이 등장했고 CXL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서버 내 D램은 한 개의 호스트인 CPU와 연동된 구조입니다. 수많은 CPU가 데이터센터에 있는데도 정해진 CPU와 D램만 서로 연산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죠. 게다가 메모리, 스토리지, 가속기, 네트워크 등이 CPU와 소통하는 언어가 모두 달라 통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SSD처럼 꽂아서 사용…‘메모리 풀링’이 열쇠용량 확장은 CXL 2.0에 탑재된 ‘메모리 풀링(Pooling)’으로 실현 가능해졌습니다. 메모리 풀링은 서버 플랫폼에서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들고, 여러 호스트가 풀(Pool)을 공유하며 필요에 따라 메모리를 효과적으로 할당하고 해제하는 기술입니다.메모리 풀링 기능.(사진=삼성전자)가령 5명이 각각 1리터짜리 페트병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1리터 넘는 물을 마시고 싶으면 다른 사람에게 요청해서 받아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죠. 그러나 메모리 풀링처럼 큰 물통에 5리터를 한 번에 담아두고 공유하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물을 마실 수 있고, 물이 부족하면 요청할 필요 없이 바로 가져다 쓰면 됩니다. 효율적인 메모리 관리가 가능해지고 할당되는 시간은 줄어드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렇게 큰 용량의 물통을 반도체에 넣을 자리가 있을까? CXL의 모양을 보면 마치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같은 폼팩터를 쓰기 때문이죠. 실제로 기존 데이터센터나 서버에서 SSD를 꽂던 자리에 CXL 콘트롤러를 꽂기만 하면 손쉽게 테라바이트 수준의 거대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용량 확장을 위해선 추가로 서버를 증설해야 해서 기회비용이 컸는데 고객사 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이죠.◇ CXL 연말 상용화 목표…삼성·SK 주도권 경쟁CXL 1.0은 2019년 3월, CXL 2.0은 2020년 11월, CXL 3.0은 2022년 8월 출시됐지만 시장이 열리진 않았습니다. 업계에선 CXL 2.0 기술을 탑재한 CPU가 올해 하반기 출시되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금의 HBM처럼 돌풍이 일으킬 시점은 오는 2028년쯤으로 전망하고 있죠.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CXL 시장 규모는 2022년 1700만달러(약 234억원)에서 2028년 158억달러(약 21조7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그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CXL D램 시장은 2026년 15억달러(약 1조9821억원), 2028년 125억달러(약 16조5175억원)로 각각 전체 CXL 시장의 71%, 7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CXL 2.0 도입, 2026년 CXL 3.0 도입이 본격화되면 CXL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CXL 버전 구현 그래픽.(사진=하이투자증권)시장 개화가 코 앞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도권 선점 경쟁 역시 치열합니다. HBM에서 선두를 뺏겨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며 공격적으로 CXL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개발 현황을 보면 2021년 업계 최초로 CXL 기반의 D램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2023년 5월 CXL2.0 표준 기반의 D램을 개발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확장 솔루션(용량 확장) △풀드 메모리 솔루션(메모리 풀링 기능 추가) △CMS 2.0(CXL 메모리에 연산 기능 통합) 등 CXL 기반 3가지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 넥스트 HBM? 오해는 금물…생태계 구축 필수CXL은 시장 개화를 앞두고 최근 ‘넥스트 HBM’이란 수식어를 얻으며 점차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HBM이 전성기에 도달했으니 ‘그 다음’이 궁금한 거죠. CXL이 HBM의 인기를 이을 차세대 메모리로 점쳐지고 있는 건 맞습니다. 다른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과 달리 상용화가 가시화되고 고객사들의 메모리 확장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가장 유력해진 것이죠. (그래픽=이미나 기자)그렇지만 단순히 HBM을 ‘대체’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CXL에 대한 구동 원리에서 봤듯 CXL은 HBM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죠. HBM은 D램을 건물처럼 층수를 올려 단순히 용량을 늘린 제품이라면 CXL은 메모리 용량을 늘리면서도 반도체들끼리 언어를 통합해 데이터들이 지나가는 통합된 통로를 만들어주는 기술입니다. HBM과 CXL 모두 각각 AI 솔루션 중 하나일 뿐이죠. CXL 시장에서 남은 과제가 있다면 생태계 구축과 엔비디아의 채택 여부입니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 나 하나만 잘해서 굴러가는 시장은 없습니다.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스위치, 컨트롤러 등 하드웨어를 비롯해 소프트웨어의 뒷받침도 중요해졌습니다. CXL 메모리 관련(스위치, 컨트롤러, 파운드리 포함) 업체.(사진=욜인텔리전스)
- 이수형 금통위원 "韓 경제 기초체력 낮아져…금리인하 '만병통치약' 아냐"
- [워싱턴 D.C=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임명된 이수형 위원이 “최근 한국 경제의 반응 속도와 체력은 금리를 낮춘다고 내수가 즉각 반등할 만큼 ‘젊은이’의 수준이 아니다”라며 “내수뿐만이 아닌 가계부채, 집값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며, 경제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하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 및 금통위원 모임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은행)이수형 금통위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리 정책 결정이 코로나19 이전 일반적인 상황과 많이 달라지고, 경제 전반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내수 하나만 고민하긴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은 선진국 여성 중앙은행 총재·금통위원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미셸 보우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시그네 크록스트루프 덴마크 중앙은행 총재 등 주요 선진국들의 여성 인사들이 모임에 참석했으며, 이 위원의 참석은 한국인 중에서 처음이다. 이 위원은 “최근 결정 정책 과정에서 변동성은 선진국 모두의 고민이며, 이들의 견해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이 위원은 최근 내수는 물론 경제 전반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정책 결정에 여러 요인을 고민해야 한다고 봤다. 이 위원은 “이번 모임에서 한국 외 다른 선진국에서도 통화정책처럼 중장기적으로 영향이 큰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서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같은 경제 상황 내에서도 면면이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복잡함을 보여주는 한 예시로 그는 자영업을 들었다. 이 위원은 “내수 위축과 관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거론됐지만 특정한 식당은 여전히 장사가 잘 되는데 동시에 어떤 분들은 폐업을 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다양한 모습을 적시에 잡아내야 하는데, 현재 데이터는 대부분 정산자료 등에 기초하고 있어 후행적이기 때문에 변동성을 잡아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한국 경제의 모습 자체가 금리에 재빠르게 반응할 시기가 지났다고도 판단했다. 이 위원은 “1970~80년대 고성장 시기 이후 지금은 예전과 같은 경제 활력과 에너지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인 통화 정책이 얼만큼 (내수에)활력을 낼 지 과거처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및 사회 전반의 체력 확보가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저출생·고령화, 가계부채 등 전체적인 체력 증진을 위한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10월 금리인하 결정 역시 내수 이상의 고민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올랐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었지만, 이를 정상화한다는 과정에서 금리인하의 시기 및 속도가 결정돼야 한다”며 “이외에도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등 다양한 요인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한은은 그 어느 국책연구원, 정부 및 기관보다 가계부채, 주택시장 등에 대해 가장 먼저 문제를 인식하고 제기하는 곳으로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한은 실기론’에도 반박했다. 그는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을 땄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한은 역시 경제 전반의 건전성이나 체력을 고려해 최선의 방식을 택한 것이며 통화 정책이란 자영업 등 하나의 부분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 위원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일시적 요인이 일부 작용한 만큼 11월 금통위는 물론 향후 통화정책 역시 일시적 요인과 중장기적 요인 등 다양한 부분을 모두 고려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로제 '아파트' 빌보드 핫100 8위…블랙핑크 제치고 K팝 女 최고층 입주[종합]
- (사진=더블랙레이블)[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그룹 블랙핑크 겸 솔로가수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곡 ‘아파트’(APT.)로 영국 오피셜, 미국 빌보드 양대 팝 차트에서 K팝 여가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음악 전문매체 빌보드가 29일(한국시간) 공개한 예고 기사에 따르면 ‘아파트’는 빌보드의 메인 싱글차트인 ‘빌보드 핫100’ 최신 차트에 8위로 진입했다. 이는 로제가 발매한 솔로곡 중 가장 높은 순위이자 생애 첫 핫100 톱10 진입이다. 블랙핑크가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아이스크림’으로 거둔 최고 기록 13위도 가뿐히 제쳤다. 솔로, 그룹을 통틀어 K팝 여성 가수 중 최고 순위다. ‘빌보드 핫100’은 피지컬 싱글 및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에어플레이 점수, 유튜브 조회수 등을 총망라해 순위를 매기는 차트다. 라디오 방송 스트리밍 수치가 순위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 미국 내 대중적인 인기 지표로 쓰인다. 팬덤을 바탕으로 마니아적 지지를 얻는 K팝 가수들의 경우, 앨범 판매량을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200’에서 주로 성과를 내왔다. ‘빌보드 핫100’이 K팝 그룹, 가수들에게 꿈의 차트로 불리는 이유다. ‘핫100’ 톱10은 현지 팝가수들조차 진입이 어렵다. 그만큼 로제의 ‘아파트’가 K팝을 꾸준히 소비해온 일부 마니아층을 뛰어넘고 현지 리스너들에게 소구돼 일상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K팝 가수가 핫100 톱10에 진입한 건 싸이, 방탄소년단, 지민, 정국 이후 로제가 다섯 번째다. 핫100에 진입한 K팝 걸그룹에는 원더걸스와 블랙핑크, 트와이스, 뉴진스, 피프티 피프티, 르세라핌, 아일릿이 있다. 여성 솔로 가수로는 로제,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와 리사, 투애니원(2NE1)의 멤버 겸 솔로 씨엘(CL) 뿐이다. 로제 ‘아파트’는 올해 ‘빌보드 핫100’ 톱10에 진입한 첫 K팝 곡으로도 눈길을 끈다. 그 전까지 방탄소년단 지민의 솔로곡 ‘후’(Who)가 12위로 가장 높은 순위였다.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선 이미 정상을 찍었다.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와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아파트’는 이보다 앞서 빌보드와 함께 팝 시장 양대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도 4위에 처음 진입해 최상위권에 안착한 바 있다. 국내 음원차트 및 음악방송 순위 올킬에 스포티파이 미국 및 글로벌 주간차트 1위까지 접수했다. 더불어 음원 발매 7일 만에 스포티파이 1억 스트리밍을 달성하고 뮤직비디오 영상이 단 5일 만에 유튜브에서 1억 뷰를 넘어서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로제와 함께 협업한 브루노 마스는 이번 곡 ‘아파트’를 통해 20번째 핫100 톱10 진입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빌보드 핫100’ 최신차트에서는 8위의 ‘아파트’와 더불어 브루노 마스가 레이디 가가와 지난 8월 선보인 또 다른 협업곡 ‘다이 위드 어 스마일’(Die With A Smile)이 4위를 기록 중이다. ‘핫100’ 톱10을 브루노 마스의 협업곡들이 도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스포티파이 차트에서도 브루노 마스는 ‘아파트’가 1위를 달성하기 전까지 ‘다이 위드 어 스마일’로 글로벌 스포티파이 차트 정상을 2개월 넘게 유지한 바 있다. 현재 글로벌 스포티파이 차트 1, 2위를 ‘아파트’와 ‘다이 위드 어 스마일’이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한편 ‘아파트’는 12월 6일 발매되는 로제의 첫 정규앨범 ‘로지’(rosie)의 선공개 싱글이다. 한국에서 술자리 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아파트 게임’의 구호에서 착안한 곡으로 로제가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 로제는 “‘아파트 게임’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으로, 간단하면서 재미있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최적”이라며 “어느 날 밤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던 스태프들에게 게임 방법을 알려주고 다같이 즐기는 모습을 보며 곡 작업을 시작했고, 브루노 마스가 합류해 이 곡이 완성됐다”고 비하인드를 전해 주목받았다.
- 이달곤 동반위원장 “배달플랫폼 동반성장 실적지표 개발하겠다”
- [대담=이데일리 박철근 소비자생활부장·정리=김영환 기자]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배달플랫폼과 합의를 통해 실적지표 및 체감도 조사지를 개발할 계획입니다.”이달곤 신임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 위원장은 최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간 상생을 돕기 위해 내년에 이와 관련한 동반성장지수를 개발해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동반위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의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플랫폼 업체들과 지수평가 참여를 협의 중”이라며 “연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배민은 지수평가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16일 서울 중구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실에서 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지난 2010년 처음 출범한 동반위는 대·중소기업 간의 갈등 문제를 발굴하고 민간 차원에서 합의를 도출하도록 도와 동반성장 문화 조성을 확산하는 기구다. 설립 이후 15년간 국내 경제 환경도 급변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다.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온라인 플랫폼과 소상공인·자영업자 간 갈등이 심각하다. 동반위의 역할이 있을지.△배달앱, 오픈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 업종에서 대·중소기업간 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관련 법률이 정비되지 않아 규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국회와 정부도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배달업의 경우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플랫폼 업체들과 지수평가 참여를 협의 중이며 연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배달플랫폼·입점업체간 상생협의 과정 중에 있는데 합의 결과에 따라 내년도 상반기까지 실적지표 및 체감도조사지를 개발하게 될 것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부터 시범적으로 동반위 종합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다른 기업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테무,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로 국내 기업의 경영이 어려운 만큼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평가편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온라인 플랫폼은 기존 업종과 전혀 다른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소비자 후생이나 국가경제영향 등 다각도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숙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은 오픈마켓과 배달 플랫폼부터 평가한 이후 순차적으로 확대를 검토하겠다.-동반위 2.0에 대한 구상은.△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여러 제도를 통해 합리화하고 선진화했다. 납품 문제나 공정거래 문제에서 상당히 개선이 됐는데 여기에 동반위가 설립돼 많은 기여를 했다. 다만 적합업종을 정하는 것과 지표 만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개선이 필요하다. 경제는 굉장히 동태적인 건데 전문업종을 정할 때는 경제를 정태적으로 본 것이다. 경제 환경이 바뀌면 대·중소기업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이걸 준비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240여개 대기업과 1만 3000여개 중소기업으로부터 자료를 모아 지수를 산정하는데 수치를 활용할 수가 없고 시상만 하고 만다. 정부가 정책을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조금 더 가시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현재 지수는 대기업이 얼마나 잘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생은 일방향이 아니다. 상생은 ‘조인트 게인’(Joint Gain·공동 성과)을 내야 한다. 결합을 해서 이득을 찾는 것이지 한 쪽이 양보해서 반대쪽이 이윽을 얻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이나 중소기업 협력업체, 조합 등이 (상생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참고를 해야 한다.16일 서울 중구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실에서 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납품대금 연동제가 본격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동반성장지수 평가지표가 반영된 1년을 돌아보자면.△납품대금 연동제 법 시행 이전부터 1만여 개사가 동행기업으로 참여했고 이에 연동계약 체결 실적을 평가지표로 반영했다. 올해 8월말까지 위탁 동행기업 443개사 중 286개사가 연동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했다. 산업현장에 연착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제도 시행 첫해이기 때문에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 등의 사유로 연동 약정을 체결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이 있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 실무교육 및 약정체결 지원사업을 통해 연동제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크다. 대·중소기업 간 지원 사업을 고려해본다면.△유럽연합(EU), 미국을 중심으로 환경, 인권, 공급망 등 ESG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국내도 국제기준에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경우도 ESG가 필수로 떠올랐다. 대기업이 요구하는 ESG수준에 맞춰 경영하고 일정 수준에 미달할 경우 납품중단, 거래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전문인력과 비용 문제로 대기업이 요구하는 ESG평가에 대응하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ESG시장은 컨설팅사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컨설팅 남발, 높은 비용 등 동반위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지난 2019년부터 50개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출연한 상생기금으로 중소 협력사의 ESG 경영을 지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 상생형 ESG사업을 기획 중이다. 일반적인 컨설팅을 벗어나 수출기업의 공급망에서 느끼는 애로나 규제를 해소하고 맞춤형으로 도와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ESG 활동을 도와주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찾으려고 한다.◇이달곤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1953년 경남 창원 △동아고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하버드 케네디 스쿨 정책학 박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행정안전부 장관 △18·21대 국회의원16일 서울 중구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실에서 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