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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새 CEO “美 매장 운영 개선, 최우선 과제” 취임사
  • 스타벅스 새 CEO “美 매장 운영 개선, 최우선 과제” 취임사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글로벌 커피 전문 체인점 스타벅스의 브라이언 니콜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매장 운영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스타벅스 CEO로 취임한 그는 이날 스타벅스 직원과 고객,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원래의 스타벅스로 돌아갈 것을 오늘 약속한다”면서 자신이 스타벅스의 오랜 고객이라고 말했다. 편안한 공간에서 고품질의 커피를 제공한다는 스타벅스의 핵심 사명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서한에서 “일부 지역, 특히 미국에서는 우리가 항상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면서 “주문이나 메뉴가 복잡하게 느껴지고, 품질이 일관되지 않고, 대기 시간이 너무 길거나 메뉴 전달이 너무 정신없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리스타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특히 아침 시간에는 주문을 제시간에 전달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오래 머무르는 것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방법 또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스타벅스가 운영과 앱 개선을 위한 기술에 투자하고, 매장 역시 편안한 좌석과 인테리어 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 CEO는 중국을 포함한 80개 이상 글로벌 시장에도 더 많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타벅스는 ‘역동적인’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중동, 아시아, 유럽, 남미 등에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4 회계연도 3분기(2024년 4~6월)의 전 세계 동일매장매출(SSS)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하는 등 스타벅스는 매출 부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타벅스의 주요 성장 동력인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 급감했다. 높아진 가격과 정체된 매장 환경으로 방문객이 줄어든 데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력 충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또한 행동주의 투자자 스타보드 밸류가 스타벅스 지분 확보에 나서 스타벅스에 주가 부양책 등 주가 개선을 위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전 CEO는 “치폴레 전 CEO인 니콜 신임 CEO가 스타벅스를 되살릴 수 있는 운영 전문성을 갖춘 리더”라고 칭찬했다.
2024.09.11 I 김윤지 기자
애플·구글, EU 과징금 불복 소송서 패소…EU "조세 정의 승리"(종합)
  • 애플·구글, EU 과징금 불복 소송서 패소…EU "조세 정의 승리"(종합)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애플과 구글이 유럽연합(EU)의 과징금에 불복해 낸 각각 소송에서 패소했다. 애플 로고(사진=로이터)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날 최종 판결에서 아일랜드 정부가 불공정한 법인세 혜택을 제공했으며 아일랜드는 이를 회수해야 한다는 EU 집행위원회(EC) 판단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앞서 2016년 EC는 애플이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에서 받은 조세 혜택이 EU의 정부 보조금 규정에 어긋나 불공정하다며 아일랜드에 체납 세금 130억 유로(약 19조원)와 이자를 포함해 총 143억 유로(약 21조원)를 징수하라고 명령했다. EC는 당시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과 협약을 맺고 애플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면서 세금 추징을 명령했다. 애플이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2곳을 설립한 뒤 수익을 분배해 사실상 세금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적용받은 실효 세율은 0.005%에 불과했다. 이에 반발한 아일랜드 정부는 애플과 함께 E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아일랜드는 낮은 세율로 다국적기업의 투자를 유치해왔다. 애플은 당시 페이퍼컴퍼니들이 아일랜드에서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2020년 7월 원심은 ‘불공정한 혜택’이라고 볼만한 법적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EC에 징수 명령을 취소하도록 했으나 이날 최종 판결에서 뒤집힌 것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EC의 승리이자 내부 시장의 공평한 경쟁과 조세 정의에 대한 승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재무부는 “이번 판결을 검토하겠다”면서 “아일랜드는 항상 어떤 기업이나 납세자에게 특혜를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국제 세법에 따라 우리는 이미 미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다”면서 판결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와 별도로 구글도 이날 EC와의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졌다. ECJ는 2017년 EC가 구글에 부과한 24억 유로(약 3조원)의 과징금을 확정했다. 당시 EC는 구글이 쇼핑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우위에 두는 등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불공정한 이득을 취했다는 판단하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은 그해 9월 EC를 상대로 과징금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2021년 EU 일반법원은 원심 패소 판결을 했다. 외신들은 이번 판결이 EU의 빅테크 단속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이번 사건은 EU 전반에 걸친 빅테크의 유럽 내 조세 업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2024.09.11 I 김윤지 기자
실적악화 우려에 은행株 급락…테슬라는 4.6% 급등
  • 실적악화 우려에 은행株 급락…테슬라는 4.6% 급등[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대형은행주들이 급락하면서 다우지수는 약보합을 보였지만,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기술주 상승에 힘입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3% 하락한 4만736.96에 장을 마쳤다.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45% 오른 5495.52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84% 상승한 1만7025.88에 거래를 마쳤다.◇실적 악화 신호보내자 은행주 줄줄이↓…연준 자본금 규제 완화 가려져은행주들이 대체로 급락했다. 주요 미국은행 경영진들이 일부 자산의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JP모건은 이날 내년 순이자마진(NII:은행이 자산으로 벌어들이는 수익과 부채로 지불하는 금액의 차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서 5.19% 하락했다. 다니엘 핀토 JP모건체이스 총괄사장은 “NII추정치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며 “연준이 앞으로 몇달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24개 기업으로 구성된 KBW 은행 지수도 1.84%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분기 거래 매출이 10% 감소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주가가 4.39% 하락했다. 신용카드대출업체 캐피털원 파이낸셜도 3.23% 하락했다.이날 연준이 은행권의 반발을 수용해 미 주요 은행의 자본금 상향 요구를 최초 예고안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기로 한 소식도 전해졌지만, 실적 악화 우려에 가려졌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날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서 ‘글로벌 시스템 중요은행’(G-SIB)으로 지정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자본금 요건을 종전 대비 9%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종전 규제 예고안을 수정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준과 연방예금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규제당국이 지난해 7월 예고한 최고 규제 강화 예고안(19%)에 비해 대폭 축소한 수준이다. 248 벤처스의 수석 전략가인 린지 벨은 “은행들이 이번 분기 수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는 우려에 하락세가 나타났다”며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은 근본적으로 그들의 사업이 둔화하고 있음을 말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 이틀째 상승..테슬라 4.6% 급등반면 엔비디아는 1.53%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테슬라는 4.58% 급등했다. 도이체방크가 테슬라를 다시 분석 대상에 포함하면서 ‘최고 종목’으로 꼽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도이체방크는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업체가 아닌 에너지, 로봇, 자율주행 등 여러 산업을 재편하는 신기술 플랫폼 역할을 하는 ‘비교불가’ 업체라고 평가하면서 목표가를 29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에서 가장 높은 목표가다. 현재 테슬라에 대한 월가의 평균 목표주가는 약 218달러 수준이다. 브로드컴 역시 5.18% 올랐다. 전날 아이폰16을 출시한 애플은 0.36%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기대를 뛰어넘은 실적을 발표한 오라클은 11.44%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11일부터 나올 8월 인플레이션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11일에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2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시장은 안도하겠지만, 자칫 인플레이션이 반등한 조짐이 나타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고조되면서 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대선 토론·인플레이션 보고서 변수로다만 이날 시장의 거래량은 평소보다 적은 편이었다. 여전히 성장 둔화에 대한 공포가 있는데다 오늘 밤 미 대선 토론회, 1일부터 나올 8월 인플레이션 지표를 두고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조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이후 낙마했듯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에 따라 향후 지지율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우위를 보일 경우 다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에 유리한 주가 상승)’가 나타날 수도 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에 따라 국채금리가 다시 튀어오를 수 있다.인플레이션 보고서도 주목해야 한다. 월가는 8월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2%, 전년동기대비 3.2%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지난 7월 수치와 같다. 연준이 이미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사실상 종료 선언을 했던 만큼 예상대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시장은 안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자칫 인플레이션이 반등한 조짐이 나타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고조되면서 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월가 황제 다이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배제 하지 않아”공교롭게도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에도 불구하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브루클린 기관투자자협의회 행사에 참석해 “스태그플레이션이야말로 최악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가능성을 아직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다”라고 말했다.다이먼은 재정적자 증가와 인프라지출 증가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커지면서 금리인상으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이런 요인들이 기본적으로 단기적으로 향후 몇년간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숲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 어렵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다이먼은 한달 전 인터뷰에서 경기 둔화에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시장이 미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는 연착륙 가능성을 35~40%정도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적하며 자신은 연착륙 가능성을 35∼40% 정도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브렌트유 가격 추이 (그래픽=CNBC)◇OPEC, 원유 수요 하향조정에…브렌트유 70달러선 붕괴국제유가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선물가격이 2년여 만에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미끄러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96달러(4.31%) 급락한 배럴당 6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장 대비 2.65달러(3.69%) 급락한 배럴당 69.1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203만배럴, 내년 174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게 원인이었다. 지난달에는 각각 211만배럴, 178만배럴 증가를 점쳤는데 한 달 만에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OPEC이 원유 수요를 하향 조정한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 탓이다. 중국의 올해 원유 수요는 하루 70만배럴 증가에서 65만배럴 증가로 하향조정됐다. OPEC은 “중국 경제 성장은 여전히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부동산 부문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 트럭·전기차 증가로 디젤과 가솔린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유가가 연일 급락세를 이어나가자 에너지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엑손모빌은 3.64% 떨어졌고 셰브런도 1.48% 하락했다.2년물 미 국채금리 추이 (그래픽=CNBC)◇경기침체 우려에 국채금리 연일 하락..2년물 3.59%유가하락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가중되면서 국채금리는 또 급락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1bp(1bp=0.01%포인트) 내린 3.596%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5.9bp 빠진 3.65%에 장을 마쳤다.연중 최저치까지 급락했던 달러는 소폭 상승 중이다. 오후 5시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12% 오른 101.67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런던 FTSE100지수는 0.78%, 독일 DAX지수는 0.96%, 프랑스 CAC40지수는 0.24% 하락 마감했다.
2024.09.11 I 김상윤 기자
카카오 김범수, 구속 두 달 만에 첫 공판…SM주가 조작 혐의
  • 카카오 김범수, 구속 두 달 만에 첫 공판…SM주가 조작 혐의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카카오(035720)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SM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11일 처음으로 재판을 받는다. 김 위원장이 7월 23일 구속된 이후 두 달 여만이다. 검찰은 김 위원장의 지시 하에 SM주가 조작이 이뤄졌다고 보고 그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반면 김 위원장은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용인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라 첨예한 대립각이 예상된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7월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카카오, SM 대항 공개매수했으면 되는데 왜 안 했나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0시 30분 김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 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치소에 수감된 7월 23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 열리는 공판이다. 검찰은 지난 달 8일 김 위원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기소된 지 한 달여 만에 열리는 공판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공판의 가장 큰 쟁점은 작년 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을 인수하면서 카카오가 김 위원장 지시 아래 조직적으로 SM주가를 조작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일단 검찰은 김 위원장 주도 아래 카카오엔터가 SM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얘기는 이렇다.검찰에 따르면 카카오는 2021년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SM인수를 결정한다. 카카오엔터가 2022년 자산이 3조원에 달하지만 부채가 1조 6000억원, 당기순적자가 4000억원이기 때문에 SM을 인수하면 재무구조가 개선, 상장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작년 2월초 하이브가 SM인수의 경쟁자로 등장한다. 하이브는 시장가보다 높은 12만원에 SM 공개 매수를 선언한다. 이때 카카오가 공개적으로 ‘대항 공개매수’를 선언하거나 5% 이상 대량 보유 상황 보고 의무 등을 준수하면서 공개적으로 하이브의 SM주식 매수를 저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카카오는 이러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 SM인수 의도를 숨긴 채 SM주식을 장내에서 12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 사들이면서 SM주가를 끌어올려 하이브가 SM주식을 매입하기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주가 조작을 했다는 게 검찰 측의 주장이다. 작년 2월 16~17일, 27~28일 등 총 나흘 동안 총 553회에 걸쳐 SM주식을 매입하는 데 2400억원을 썼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고가 매수 주문, 물량 소진 주문, 종가관여 주문 등으로 시세조정을 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김 위원장 지시 하에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등이 주가 조작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을 포함한 관련자 9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카카오가 하이브에 대항해 SM을 공개매수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를 이수만 전 SM대표가 제기한 SM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수 있음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선언 전인 2월 7일 카카오는 SM과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계약을 맺어 SM지분 약 9.05%를 1주당 9만1000원, 총 2160억원에 확보할 예정이었다. 카카오로서는 SM주식을 싸게 매입할 좋은 기회였는데 이수만 전 대표가 이러한 SM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고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카카오는 SM지분을 비싼 가격이 사거나 인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니 이를 회피하기 위해 SM인수 의도를 숨겨야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의 이런 주장과는 달리 이수만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은 그 해 3월 3일 인용돼 결과적으로 카카오와 SM이 맺은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계약은 파기됐다. 당초 카카오가 의도했던 것보다 더 비싼 가격에 SM을 인수하게 됐지만 카카오는 약 6000억원의 현금, 4000억원 상당의 처분가능 자산을 보유한 SM경영권을 확보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 김 위원장 주가 조작 지시여부 증거가 쟁점그러나 카카오측은 불법 행위는 없었기 때문에 재판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구속 전인 7월 18일 긴급 임시 그룹협의회를 열고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 공판 과정에서 주가 조작을 둘러싼 법리 다툼이 충분히 이뤄진 만큼 김 위원장 재판의 핵심은 ‘지시 여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7월 5일 배 전 투자총괄 대표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위원장의 컨펌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달 19일 배 전 대표 10차 공판에 출석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은 “이준호 전 부문장이 법정에서 태연하게 허위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보다 먼저 재판을 받고 있는 배 전 대표의 판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 전 대표가 무혐의를 받게 된다면 김 위원장 또한 무혐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배 전 대표가 유죄로 판결될 경우 김 위원장은 주가 조작 지시에 신빙성이 더해지면서 유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2024.09.11 I 최정희 기자
'온라인 쇼핑' 폭발적 성장…대형마트 분야는 '실적부진'
  • '온라인 쇼핑' 폭발적 성장…대형마트 분야는 '실적부진'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지난 10년간 소매시장이 연평균 3.2% 성장했지만 업태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무점포 소매와 편의점은 시장을 주도한 반면 슈퍼마켓, 대형마트는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10년간(2014~2023년) 소매 업태별 판매액 연평균성장률(%).(사진=대한상의)1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2014~2023) 소매시장 변화를 살펴본 결과 무점포소매(12.6%), 편의점(10.4%)이 소매시장 평균성장률(3.2%)을 크게 웃돌며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슈퍼마켓, 대형마트, 전문소매점은 시장 평균성장률을 하회하며 고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의 확산과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빨라지면서 무점포소매(온라인쇼핑, TV홈쇼핑 등)와 편의점이 강세를 보인 반면, 대형마트는 1~2인 가구의 증가와 영업규제의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2023년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10년 전인 2014년 382.3조원에 비해 33.3% 증가한 509.5조원(경상금액)으로 덩치를 키웠다. 연도별 성장세를 보면 2021년에 코로나 기저효과로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2~4%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사진=대한상의)업태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무점포소매가 2014년 11.8%에서 2023년 25.7%로 2배 이상(117.8%) 늘었다. 이어 편의점(82.7%), 면세점(24.2%)도 시장 영역이 10년 전 대비 커졌다. 반면 전문소매점(△27.4%), 대형마트(△16.4%), 슈퍼마켓/잡화점(△14.4%)은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줄었다. 또한 물가 변동분을 제거해 업태별 실질적인 성장 여부를 살펴보면 대형마트(△13.5), 슈퍼마켓(△13.7)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온라인쇼핑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소매판매에서 온라인쇼핑 점유율(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 서비스 거래액 제외)은 2017년 17.3%에서 2023년에는 31.9%로 2017년 대비 84.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가구(34.2%)의 온라인쇼핑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컴퓨터·가전·전자·통신기기(33.0%), 서적·문구(31.5%), 신발·가방(30.6%)도 3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화장품(25.3%), 의복(23.8%)이 20%대로 그 뒤를 이었다. 온라인 침투 속도에선 음·식료품 카테고리가 빨랐다. 실제로 음식료품의 온라인 점유율은 2017년 7.1%에서 2023년 18.5%로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2023년도의 음식료품의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대비 3배가량(290.4%) 증가했다. 정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음·식료품 카테고리가 높은 성장세를 보인 이유로 “코로나로 대면소비가 제한되고, 온라인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개선되면서 이용이 편리한 ‘새벽배송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된데 따른 것”이라며 “음·식료품의 온라인 점유율이 타 품목 대비 낮은 만큼 추가상승 여력도 크다”고 분석했다.
2024.09.11 I 조민정 기자
  • 아쉬움 큰 소상공인 판로지원 예산감액[생생확대경]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만약 예산을 축소한다면 지원받을 수 있는 소상공인의 수가 줄어들 게 뻔하죠. 운 좋게 선정돼 지원을 받더라도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김윤환 에코제로 대표는 자사 제품 ‘쿡밴드’의 호주 수출을 앞두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지원사업’을 통해서다. 이 사업으로 국내 판로 개척의 도움을 받은 김 대표는 호주 내 2곳의 바이어와 수출 물량을 협의하는 중이다. 목표대로 수출이 성사되면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2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호주 수출 성사 후 유럽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라던 김 대표의 얼굴색은 이내 어두워졌다. 내년도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지원사업 예산이 줄면서 판로 확대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어서다.중기부의 2025년 예산 가운데 특히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지원사업이 철퇴를 맞았다. 2024년 1019억 3000만원이던 해당 예산은 내년도 796억 9500만원으로 무려 22%(222억원)나 줄었다. 민간과 합작하는 ‘TOPS’ 프로그램에 150억원을 신설한다지만 정부의 직접 지원을 바라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여전하다.소상공인 온라인 판로지원사업은 김 대표와 같은 영세 중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출 및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한 사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0년 시작해 꾸준히 성과를 냈다. 관련 예산도 2020년 529억원에서 2022년 1128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영세 중소상공인의 판로 확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암운이 드리운 건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촉발되면서다. 온라인쇼핑몰 판매 지원 사업에 티메프 비중이 높았는데 국민들의 혈세가 부실기업 지원에 활용됐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 축소를 우려했고 그 우려는 실제가 됐다.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지원사업은 올해에만 1만 9500명의 소상공인과 5만 1835개의 영세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도왔다. 예산 삭감 비율대로 사업을 축소한다면 소상공인 4500여명, 기업 1만여개 이상이 지원대상에서 빠진다. 지원대상 숫자를 유지한다면 지원 규모가 줄 수밖에 없다.내수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영세 중소상공인 입장에서는 티메프 사태로 온라인 판로 지원이 축소되는 엉뚱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 예산 심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정부안을 국회에서 증액하는 전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영세 중소상공인들은 중기부의 예산 편성이 충격일 수밖에 없게 됐다.대기업과 달리 소상공인은 제품 홍보에 들이는 비용 부담이 크다. 따라서 정부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원사업에 참여해서 제품을 홍보해도 부족함을 느끼는데 지원 예산이 줄어들면 소상공인들은 제품을 판매하기 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 뻔하다.지난달 14일 티메프 미정산 피해기업 간담회에서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피해 업체에게 신속하게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했고 플랫폼을 확대해 매출을 증진하겠다고도 했다. 중기부의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지원사업 예산 감액은 이와는 반대 방향이다.
2024.09.11 I 김영환 기자
“韓 고용·해고 유연 높이고 성과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해야”
  • “韓 고용·해고 유연 높이고 성과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해야”
  •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데일리 박민 기자] 제아무리 글로벌 일류기업이라도 시대 변화에 대응이 늦을 경우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인텔과 폭스바겐이 ‘대규모 구조조정 쇼크’로 보여주면서 한국에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우선 과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은 선두권에 있지만 해고와 고용 등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어서 격변하는 시장 변화 대응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사진=이데일리]◇법·제도 개선해 노동시장 경직성↓ 유연성↑10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20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독 노동시장 영역만큼은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2019년 WEF가 발간한 국가 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은 141개국 중 노동시장 유연성 부문 97위, 노사 협력 부문 130위로 절대적 하위에 그쳤다. 최하위 수준의 노동시장은 국가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한 법과 제도 개선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지금처럼 경직된 노동환경 속에서는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하려고 해도 인건비가 비싸고, 한번 뽑으면 해고도 어려워 인력 운용의 비효율성이 매우 크다”며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직무 조정을 쉽게 하고 임금체계도 공정한 노동시장 조성과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무와 성과에 맞게 보상받는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현행법(근로기준법 제23조)에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법적으로 인정하는 해고 사유가 매우 제한적이고, 명시적인 통상해고 규정도 없다 보니 사실상 ‘해고의 유연성’은 요원한 상태다. 이 부회장은 “해고의 유연성이라는 게 ‘저성과자는 언제든 해고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노사 협의에 의해 결정하는 등 좀 더 유연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특히 해고 사유를 업무태도가 불량하거나 업무능력이 부족한 경우 등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그는 “저출생과 고령화로 우리나라의 생산 가능 인구수가 갈수록 줄고 있어 미래세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노동 관련 규제를 해소하면 우리 기업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로 유입되면서 국내 투자가 활성화하고 일자리도 늘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무와 성과 따라 보상하는 임금체계로 바꿔야경제계는 고용과 해고의 유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현행 연공형 임금체계(호봉제)를 일의 가치(직무)와 성과에 맞게 보상받는 임금체계로 바꾸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1000인 이상 기업의 약 70%가 근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성과와 상관없이 월급이 오르는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무조건 임금이 오르니 구성원의 자율성과 창의성은 제약되고, 이는 곧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산업구조가 개편되고 사회·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대전환의 시대에 연공형 임금체계는 구성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제약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아무리 노력해도 연공의 벽을 넘을 수 없는 현행 연공형 임금체계로는 인재유치 및 근로세대의 잠재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을 통해 보상의 공정성과 합리성, 기업의 생산성 향상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처벌 관련 규정만 자꾸 강화하는 것도 오히려 기업의 경영활동을 가로막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를 위해 야권에서 입법화를 추진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나 올해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을 확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은 “중대재해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 중심의 중처법을 선진국처럼 사전예방 중심으로 개정해야 한다”며 “선진국 사례를 비춰보더라고 경영의지를 꺾는 경영자 개인에 대한 과도한 처벌수준은 완화하는 입법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24.09.11 I 박민 기자
투자키워드는 '채권·반도체·AI'…'안전 7, 공격 3' 포트폴리오 구성
  • 투자키워드는 '채권·반도체·AI'…'안전 7, 공격 3' 포트폴리오 구성
  • [이데일리 정병묵 정두리 기자] 각 은행의 주요 PB들은 4분기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일제히 내다봤다. 인상 폭은 25bp(1bp=0.01%포인트) 정도다. 미국의 금리 인하 폭과 시기, 횟수가 관건이지만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10일 “이달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한국은행도 10월 또는 11월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9월부터 실시 예정인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에 따른 가계대출, 부동산 시장 안정 여부 등을 점검한 후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보이고 인하는 1회 정도, 인하 폭은 25bp 정도”라고 예상했다.김지영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부장은 “4분기 중 1회 이상”으로 내다봤고,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팀장은 “9월부터 매 회기 때마다 25bp씩 3번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4분기 중 무조건 금리 인하…채권투자 주목해야PB들이 가장 추천하는 재테크 상품은 채권이었다. 김지영 부장은 “국채금리는 금리 인하 가능성과 경기 후퇴에 대한 시장 반응을 반영하기 때문에 금리민감도에 따른 듀레이션(현재가치를 기준으로 채권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조절해 양 방향에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김도아 팀장도 “국내 채권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일정부분 선 반영됐고 절대 금리 역시 미국보다 이례적으로 낮아 미국채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주식형 펀드를 추천하는 의견도 있었다. 김대수 신한은행 WM추진부 ICC팀장은 “그동안 섹터 위주 펀드가 유행이었다면 앞으로는 같은 섹터 안에서도 종목 간 성과 차이가 클 것이라고 본다”며 “국내 반도체 투자도 반도체 ETF보다 SK하이닉스 보유 비중을 높게 가져갔던 편드가 실적이 더 좋았다”고 언급했다.정성진 부센터장은 “주식은 미국 쪽으로 하되 개별종목보다는 미국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또는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추천한다”며 “일시에 많은 금액을 넣지 않고 적립식 또는 분할해서 매입 후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해지하고 다시 적립식 또는 분할해서 접근하는 보수적인 방법이 변동성이 높은 현 시장에서 적합한 투자 방법이다”고 조언했다.피해야 할 투자상품으론 △국내개별주식 △중국투자상품 △주거용 부동산 등을 꼽았다. 정성진 부센터장은 “국내 개별 주식은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변동성과 선호 업종의 트렌드 변화, 기관과 외국인 매매 동향 등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고 분석했다.◇안전투자 60~70% 공격투자 30~40%…TSMC ‘원픽’포트폴리오 구성 시 적정 안전자산과 공격적 투자자산과 각각의 비중은 각각 60~70%, 30~40% 정도가 적당하다고 PB들은 판단했다. 정성진 부센터장은 “당장 찾지 않을 여유자금만 투자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고 안전자산 70%, 투자자산 30%의 투자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게 적절하다”고 추천했다.김대수 팀장은 “유동성 및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40%, 주식과 대체 투자 동 공격적 투자자산을 60%로 가져가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은 미국 및 반도체 지수 동에 50%, 국내 50% 비중으로 투자하길 권한다”고 했다. 김도아 팀장은 안전투자 비율로 주식 25%, 채권 50%, 예금 20%, 원자재(금) 5%, 공격투자는 주식 52%, 채권 23%, 예금 17%, 원자재(금) 8%로 제시했다.빅테크 중심 성장 증시에서 하반기 눈여겨봐야 할 세부 업종과 종목 역시 반도체와 AI였다. 정성진 부센터장은 “반도체·AI주는 최근 큰 폭의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이 개선된 만큼 분할해서 매입하고 이후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이익 실현을 하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부장은 ‘TSMC’를 ‘픽’했다. 김 팀장은 “엔비디아, AMD, 아마존, 애플 등이 TSMC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며 “세계 각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인텔이 추격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김도아 팀장은 “헬스케어, 바이오텍 업종을 선호하고 기술 성장주는 상반기에 비대해졌던 부분을 일부 덜어내야 한다”고 답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는 누가 되든 크게 연연하지 말고 포트폴리오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도아 팀장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금융주, 에너지주가 힘을 받을 것이고 중국 관련 제재가 심해질 것이다”며 “하지만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도 대선 예측이 틀리기도 했었고 선거결과에 따른 시장 영향도 실질적으로 미미했다. 오히려 선거관련 악영향으로 조정을 받은 종목 섹터를 저가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김대수 팀장은 “재정지출 기대로 미 대선 전후 주식시장 대부분이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연 5~6% 수준의 순 지출을 예상하고 있고 미 대선 수혜 섹터로 헬스케어, 금융, 전통 에너지, 방산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PB들은 연말까지 적정 목표수익률은 연 6~9% 정도라고 봤다. 정성진 부센터장은 “채권은 정기예금의 1.5배, 주식형은 정기예금의 2배 정도로 생각한다”며 “채권 목표수익률을 정기예금의 1.5배인 약 5~6%를 목표로 둔다면 손실 즉 마이너스 5~6%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9.11 I 정병묵 기자
부동산은 '잠시 멈춤', 채권은 '단·장기 동시투자'
  • 부동산은 '잠시 멈춤', 채권은 '단·장기 동시투자'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4대 주요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은 올 4분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주요 투자처로 채권과 반도체·인공지능(AI)을 꼽았다. 피해야 할 투자처는 국내 부동산, 중국투자상품, 국내 개별 주식이었다.투자자들이 혼란한 시기에 투자상품 ‘옥석 가리기’에 열중인 가운데 이데일리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요 PB센터에 ‘4분기 및 금리 인하기 재테크 기상도’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PB들이 주목한 핵심 키워드는 금리 인하, 채권 투자, 반도체·인공지능(AI)이었다.각 은행의 주요 PB들은 4분기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상 폭은 25bp(1bp=0.01%포인트) 정도다. 최근 미국발 이슈도 주목할 부분이다. 8월 미국 고용 증가세가 다소 부진하면서 커졌던 금리 ‘빅 컷(한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 기대가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김대수 신한은행 WM추진부 ICC팀장은 “(미국이) 9월에 인하를 한 번 하고 11월 마지막 FOMC에서 한 번 더 인하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한국도 하반기 4분기 0.25%포인트, 한 차례 정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주식, 채권, 외환. 금, 부동산, 비트코인 등을 막론하고 PB들이 가장 추천하는 재테크 상품은 채권이었다. 김지영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부장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바벨 전략(채권투자를 할 때 중기채권을 제외한 단기채권과 장기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수익을 꾀하는 전략)의 단기채와 장기채의 동시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국내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시장상황이 호의적인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부장은 “주거용 부동산과 수익형 부동산은 장기 고금리 영향으로 임대수익률이 낮고 이달부터 시행한 2단계 스트레스테스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때문에 호의적인 투자 환경은 아니다”고 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24.09.11 I 정병묵 기자
美·獨 '쉬운 해고' 긴급 처방, 한국은 못해
  • 美·獨 '쉬운 해고' 긴급 처방, 한국은 못해
  •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우리나라 기간 산업은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맥킨지 코리아 리포트 2023’은 한국의 국가 기둥 산업의 경쟁 심화를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텔과 폭스바겐의 구조조정 계획은 주목할만하다.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사진=이데일리]인텔은 최근 1만5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의 인텔 위기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대다수지만, 오히려 위기 대처 방법에 따라 미래에는 위기극복을 통한 재도약의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만8000명 수준의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으나 현재는 신사업에서 성장을 이뤘다. MS의 경우 위기극복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은 임의고용원칙(At-will Employment)에 따라 고용이 유연한 국가이기 때문에 경영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독일 제조업의 상징과 같은 폭스바겐도 독일 내 2개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으며, 그 여파로 2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의 노사 갈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과거부터 노사 합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온 기업이다. 90년대엔 임금보전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했고 2004년엔 3년간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폭스바겐의 노사파트너십을 고려해보면 현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반면 우리나라는 경영상 해고 요건이 까다롭고 경영위기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격렬한 반대로 인해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우·쌍용차 등의 정리해고 사례는 우리 구조조정을 둘러싼 제도와 노동계 대응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대우·쌍용차는 결국 타 기업으로 넘어간 배경이다. 구조조정의 실패에는 고용경직성과 대립적 노사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우리 기업이 언제 위기에 처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급변하는 경영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고용유연성 제고 정책과 협력적 노사관계는 시대적 요청이다.
2024.09.11 I 박민 기자
브렌트유 70달러 아래로…OPEC "中경제둔화에 원유수요 감소"(종합)
  • 브렌트유 70달러 아래로…OPEC "中경제둔화에 원유수요 감소"(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국제유가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선물가격이 2년여 만에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미끄러졌다.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96달러(4.31%) 급락한 배럴당 6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장 대비 2.65달러(3.69%) 급락한 배럴당 69.1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중국의 경기 둔화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203만배럴, 내년 174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에는 각각 211만배럴, 178만배럴 증가를 점쳤는데 한 달 만에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OPEC이 원유 수요를 하향 조정한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 탓이다. 중국의 올해 원유 수요는 하루 70만배럴 증가에서 65만배럴 증가로 하향조정됐다. OPEC은 “중국 경제 성장은 여전히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부동산 부문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 트럭·전기차 증가로 디젤과 가솔린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앞서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중국 원유 수요 둔화와 산유국 공급 과잉 등으로 국제유가 전망치를 낮췄다. 전날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4분기 배럴당 평균 7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현재 원유 시장이 공급과잉이며, OPEC 플러스(+)가 추가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2025년 원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OPEC과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 또한 오는 12월부터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4.09.11 I 김상윤 기자
S&P500·나스닥 이틀째 상승…다우는 은행주 급락에 하락
  • [속보]S&P500·나스닥 이틀째 상승…다우는 은행주 급락에 하락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대형은행주들이 급락하면서 다우지수는 약보합에 거래를 마쳤다.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3% 하락한 4만736.96에 장을 마쳤다.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45% 오른 5495.52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84% 상승한 1만7025.88에 거래를 마쳤다.은행주들이 대체로 하락했다. 연준이 은행권의 반발을 수용해 미 주요 은행의 자본금 상향 요구를 최초 예고안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기로 한 것은 호재였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날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서 ‘글로벌 시스템 중요은행’(G-SIB)으로 지정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자본금 요건을 종전 대비 9%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종전 규제 예고안을 수정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준과 연방예금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규제당국이 지난해 7월 예고한 최고 규제 강화 예고안(19%)에 비해 대폭 축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일부 자산의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JP모건은 이날 내년 순이자 수익(NII:은행이 자산으로 벌어들이는 수익과 부채로 지불하는 금액의 차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서 5.19% 하락했다. 다니엘 핀토 JP모건체이스 총괄사장은 “NII추정치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며 “연준이 앞으로 몇달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24개 기업으로 구성된 KBW 은행 지수도 1.84%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4.39% 신용카드대출업체 캐피털원 파이낸셜도 3.23% 하락했다.엔비디아는 1.53%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테슬라는 4.58% 급등했고, 브로드컴 역시 5.18% 올랐다. 전날 아이폰16을 출시한 애플은 0.36%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11일부터 나올 8월 인플레이션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11일에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2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시장은 안도하겠지만, 자칫 인플레이션이 반등한 조짐이 나타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고조되면서 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2024.09.11 I 김상윤 기자
엔씨-웹젠 IP소송 2차전 돌입…주가 상승 발목 잡나
  • 엔씨-웹젠 IP소송 2차전 돌입…주가 상승 발목 잡나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웹젠(069080) 게임 ‘R2M’이 자사 대표작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 2차전에 돌입했다. 엔씨소프트가 ‘R2M’ 서비스 중단과 총 6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 지급을 청구하자 웹젠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0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웹젠은 전 거래일보다 1.68%(290원) 내린 1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9% 빠지며 1만 627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웹젠 주가는 ‘뮤 모나크 2’ 등 신작 모멘텀에 지난달 13일 장중 1만 9710원(종가 1만 947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후 모멘텀 부재로 웹젠 주가는 다시 1만 7000원대로 떨어졌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소송 관련 소식에 장중 웹젠 주가가 많이 빠졌다가 낙폭을 줄였다”며 “코스닥 시장도 좋지 않다 보니 그 이상으로 주가가 못 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웹젠은 엔씨소프트가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웹젠이 ‘R2M’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 광고, 복제, 배포, 전송, 번안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배상금 600억원을 함께 청구했다. 청구액은 자기자본의 9.6%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웹젠 측은 “소송 대리인과 협의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엔쎄소프트의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며, 웹젠의 ‘R2M’은 그보다 약 3년 뒤인 2020년 8월 출시된 MMORPG다. 엔씨소프트는 웹젠이 리니지M의 주요 콘텐츠를 모방했다며 2021년 6월 소송을 제기했고, 작년 8월 1심에서 승소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R2M은 캐릭터, 변신 시스템 등 리니지M의 6가지 표현 요소를 모방했다”며 “단순히 게임의 규칙을 모방한 것을 넘어 세부적 표현과 수치까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웹젠 측은 엔씨소프트 측이 주장하는 ‘저작권 침해’는 단순히 게임 규칙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1심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엔씨소프트)의 청구를 인용했다”며 “피고(웹젠)는 원고에게 10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어 “R2M 이름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광고·복제·배포·전송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웹젠이 판결 후 법원에 낸 강제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R2M’ 서비스는 가능해졌다. 1심 판결 후 엔씨소프트는 손해배상금 청구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6일 항소심 재판부에 청구취지와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하고 배상금 규모를 600억원으로 늘렸다.이준규 연구원은 “웹젠은 현금성 자산이 많아 배상금 규모가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출시되는 신작들이 성과만 보여준다면 주가 업사이드는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작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내년까지는 가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뮤’ 지적재산권(IP) 외 신작 흥행 성공률이 높지 않아 리스크도 상당하다”며 “신작을 유의미한 규모로 자체 개발할 수 있는지 증명하기 전까지 주가 리레이팅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09.11 I 박정수 기자
여름철 '숨은 공신' 태양광…가을 최대 '불안요인', 왜?
  • 여름철 '숨은 공신' 태양광…가을 최대 '불안요인', 왜?
  • [이데일리 김형욱 강신우 기자] 올여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국내 전력수요를 충당하는 데 큰 역할을 한 태양광 발전설비(이하 태양광)가 전력 수요가 격감하는 올가을 전력 수요·공급(수급) 관리의 최대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더위가 차츰 가시며 전력 수요는 최대 절반 이하로 줄어들 예정이지만, 태양광 전력은 인위적으로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특히 다가오는 추석 연휴(14~18일) 기간 전력수요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릴 전망이어서 전력 과잉공급에 따른 대규모 정전을 막아야 하는 당국도 바빠졌다.◇‘태양광발 과잉공급 막아라’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대책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전력계통 신뢰도협의회를 열고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4일부터 오는 11월3일까지 51일 동안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을 실시키로 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 태양광 발전설비가 원자력발전설비를 웃도는 30기가와트(GW) 이상으로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태양광은 2013년엔 1.0GW였으나 기후변화에 대응한 전 세계적 탄소중립 추진과 그에 따른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 확대 노력으로 최근 31GW까지 늘었다. 전력은 저장이 어려운 특성상 수요·공급량을 실시간으로 맞춰야 하는데 태양광은 맑은 낮 3~4시간가량 집중적으로 발전하고 흐리거나 밤엔 발전량이 0에 가까워지는 등 시간·날씨에 따른 편차가 크다. 전력계통 내 주파수를 60헤르츠(㎐)를 유지해야 하는 당국으로선 취급이 어려운 발전원인 셈이다.당국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겨울철에 시행해오던 전력수급 안정 대책을 지난해부터 전력 수요가 줄어드는 봄·가을에도 시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추석 연휴가 최대 고비다. 지난해도 추석 연휴인 10월1일 전력수요가 연중 최저인 38.4GW까지 내렸는데, 올 연휴엔 역대 최저인 38.0GW까지 줄어들 것으로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태양광은 올여름 전력 피크를 해소하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한 바 있다. 지난달 12일 오후 2~3시 실질적인 전력 총수요가 역대 최대인 102.3GW까지 늘었으나 태양광이 이중 17.5%인 17.9GW를 공급한 것으로 당국은 추계하고 있다. 자가용 태양광은 전력시장 내 공식 집계로 잡히지 않아 그 역할이 과소 평가되지만, 실제론 여름 낮 시간대 전력수요의 5분의 1 남짓을 도맡은 것이다.비록 독점적 전기판매 공기업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의 전력 구매단가를 높여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키우는 부정적 역할도 있었지만, 그만큼 정부 차원의 발전량 추가 확대 부담을 낮추고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그러나 가을이 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전력 수요가 격감하는 추석 연휴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면 전력 과잉공급 상태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날씨가 흐려 태양광 발전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기에 기존 석탄·가스화력 발전기도 언제든 가동할 수 있도록 ‘십분 대기조’ 역할을 해야 한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2011년의 대정전도 가을 초입인 9월15일 발생했다.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 조감도. (사진=이데일리DB)◇안전 우려 감수 원전 셧다운해야 할수도…대책 마련 시급당국은 가을 대책기간 정기 정비일정 조정 등을 통해 기존 석탄·가스 화력발전기 가동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전력수요 감소에 대응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대형 발전기만 활용했으나 이번부터 중소형 발전기도 이 같은 조치에 포함한다. 정부가 컨트롤 가능한 공공기관의 자가용 태양광 발전기 운영도 최소화한다.중장기적으론 기존 태양광 중심의 정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 계획을 상대적으로 수급 조절이 용이한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설비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호남 지역에 몰린 태양광 발전 전력을 전국으로 보내기 위한 전력망을 확충하고, 양수·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전력 저장 기능이 있는 분산에너지원 확충 계획도 추진 중이다.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당국의 전력계통 안전 관리 부담은 당분간 커질 전망이다. 올여름에도 태양광이 몰린 호남 지역엔 태풍이 발생하고, 전력 수요가 몰린 수도권에는 무더위가 이어지며 태양광이 제 역할을 못하기도 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오찬간담회에서 “이 같은 특수 상황이 내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태양광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그래프의 변화. (표=산업통상자원부)최악의 상황에선 설비 안전 우려를 감수하고 원전의 발전량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 추석 전력수요 감소 속 태양광 발전이 전력계통에 많이 들어오면 태양광의 전력계통 연계를 끊거나 원전을 ‘셧다운’해야 할 수 있다”며 “발전원의 균형을 잡는 동시에 수소 등을 활용해 남는 전기를 어떻게 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당국의 수급 조절 과정에서 민간 발전사의 불만도 클 전망이다. 국내 발전 전력의 80%는 공기업이 맡고 있지만 소형 태양광을 비롯한 나머지 20%는 민간 발전사업자가 맡고 있다. 한전이 수급 조절을 위해 발전소 중단 조치를 하거나 전력계통 연계를 차단하면 이들은 그만큼 수익이 줄어든다.산업부 관계자는 “봄·가을은 많은 발전량이 필요 없는 경부하기이지만 태양광 이용률은 높아져 주말을 중심으로 낮 시간대 발전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수급 불균형 상황이 나타나는 중”이라며 “전력계통 안정을 위해선 ‘모든 발전원’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9.11 I 김형욱 기자
미국도 답 아니네…거래 줄이는 서학개미
  • 미국도 답 아니네…거래 줄이는 서학개미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글로벌 증시가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 속에 주춤대자 서학개미도 매매를 주저하고 있다. 이에 해외 증시 매매 서비스에 사활을 걸어온 증권사들의 수익성까지 악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9월 3분의 1 지났지만…거래대금은 전달 5분의 1 수준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2~9일) 6거래일간 서학개미의 거래대금(매수+매도금액 합계)는 96억 8231만 617달러(13조 160억원), 거래건수(매수+매도건수 합계)는 21만 9576건으로 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거래대금이 467억 3345만달러(62조 8300억원), 거래건수(매수+매도건수 합계)가 99만 3101건임을 고려하면 거래대금과 거래건수 모두 4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7월 110만 3313건에 달하던 서학개미의 거래 건수는 지난달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이달에는 월말이 돼도 80만건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7월 519억 5864만달러(70조원)이르렀던 거래대금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시장에서는 ‘믿고 투자하는’ 미국장 마저 하락세를 보이며 개미의 관망세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3.14%, 4.68%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의 러브콜이 집중됐던 엔비디아는 무려 11.05% 급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미국의 경기침체 전망 탓이다. 이달 초 연이어 나온 고용 관련 지표들은 미국의 경기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이미 단계적인 금리 인하는 늦었고 ‘빅컷’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공포는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막았다. 개미들은 이미 국내 투자에 대한 거래에서도 한 발 물러선 상태다. 9월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9조 857억원, 거래량은 3억 4158만주로 전달보다 각각 17.48%, 14.65%씩 줄었다. 이달 추석 연휴까지 고려하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통 국내 증시는 열리지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증시는 진행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추석 직전엔 매수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투자소득세를 둘러싼 지루한 정치권의 논의마저 투심을 억누르고 있다.다만,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까지 발을 빼는 것은 드문 현상이라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추석은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연휴가 이어졌지만 9월과 10월의 거래대금은 각각 201억 7220만달러(28조 3280억원), 215억 4115만달러(28만 9500억원)로 거의 비슷했다. 거래량 역시 81만 5284건, 83만 8059건으로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오히려 11월의 거래대금(193억달러·26조원)이나 거래량(81억 6768만건)보다 추석연휴를 낀 9~10월의 거래가 활발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는 “보통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 순매수하는 ‘야수의 심장’ 투자에 나섰지만, 이달 주가 급락은 바로 한 달 전인 8월과 같은 이유(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인데다, 8월보다 저점이 더 낮아지고 있어 개미들도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OMC 끝나야 돌아올 개미…증권사 수익성 악화 우려도시장에서는 FOMC 이후가 돼야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멈추고 증시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낙폭과대에 대한 반발 매수세와 미국 대선 토론회,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의 대형 이벤트에 대한 경계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일주일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FOMC는 시장을 달래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이달 거래 침체로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증권사들은 최근 1~2년간 해외 주식 매매에 방점을 두고 브로커리지 수익을 창출해 왔다. 한국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상반기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가 전년 동기보다 60.8%(306억→402억원), 53.5%(733억→1125억원)씩 증가할 정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과의 문제로 서학개미의 주간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 뉴욕증시의 변동성도 커진 상태라 브로커리지 수익은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4분기께부터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면 다시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4.09.11 I 김인경 기자
  • AI 시대의 도래, 외면하는 변협[기자수첩]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AI 법률상담 서비스 ‘AI대륙아주’를 문제 삼아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변협은 이 서비스가 변호사 일자리를 위협하고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법리적 판단과 별개로 이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기존 일자리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그러나 결국엔 더 많은 일자리와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냈다. 그런 점에서 AI 법률서비스 역시 법률시장을 확대하고 새로운 형태의 법률 서비스를 창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AI대륙아주가 기초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변호사의 고유 업무 영역을 침해(변호사법 위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시선이 있다. 오히려 일반인의 법률 접근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소송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변호사가 아닌 사람의 법률상담이나 법률 관계 문서 작성을 금지’(변호사법 제109조)하는 현행법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기반의 법률 서비스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 만든 법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다른 법률에 별도로 정하면 예외’라는 조항이 있고 독일에는 비(非)변호사가 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를 규정한 별도의 ‘법률서비스법’이 있다고 한다.포브스의 ‘2024년 AI 50기업’ 리스트에 한국 기업이 1곳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AI 산업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변협의 AI 서비스 제재는 우리나라 AI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변협은 AI와 같은 신기술을 경계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법률서비스 향상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AI의 등장은 시대의 흐름이다. 변협이 해야 할 일은 새로운 기술 환경에서 변호사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지원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변호사들의 권익과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는 길이 되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진정한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2024.09.11 I 성주원 기자
"가을 이사 어쩌죠?"…꽉 막힌 대출에 전월세 ‘불똥’
  • "가을 이사 어쩌죠?"…꽉 막힌 대출에 전월세 ‘불똥’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가계대출 관리와 더불어 수도권 아파트 가격 안정 도모를 위해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금고 문을 걸어 잠그면서 되레 전월세 시장에 불똥이 튄 모양새다. 가뜩이나 아파트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 가을 이사를 준비하던 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전월세로 눈을 돌리면서 가격 급등세를 부추기면서다.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사진=연합뉴스)10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511건으로 1년 전 2만7419건 대비 13.0% 줄었다. 연초(3만4822건) 대비해선 21.3% 크게 줄어든 수치다.최근 잇따른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매물이 빠르게 줄었다. 여기에 올해 2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1단계에 이어 이달부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아파트 매매 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전세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42.9로 지난 2021년 10월(16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크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으로 지난해 8월 100을 넘어선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이같은 흐름은 월세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매매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며 가격을 끌어올리자 기존 전세민들이 월세로 눈을 돌리는 연쇄 작용을 일으키면서 월세 가격을 끌어올린 까닭이다. 아실 집계 이날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만5340건으로 연초(1만9358건) 대비 20.8%, 1년 전(1만9255건) 대비해선 20.4% 줄었다. 자치구별 1년새 매물 감소 추세를 보면 은평구가 551건에서 168건으로 가장 큰 폭(69.6%) 줄어든 가운데 양천·강남·서초·노원구 등 학군지를 중심으로 40% 안팎 감소세를 보였다. 매물이 줄어드니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도 오름세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월 대비 1.4포인트 오른 116.1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 등 금융 정책에 정부의 세심한 관심을 기울일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당장의 주거문제는 매매나 전월세를 통해서만 해결되는 만큼 매매시장의 대출규제가 강화될수록 전월세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는 현 시점의 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며 “대출 등 금융 정책에서 디테일한 관리 역량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 오름세가 다시 매매 가격 오름세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전세 가격 상승과 공급부족 등에 따라 매매전환 수요가 늘어나면 결국 서울 아파트 가격은 다시 오름세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경태 "중장년층 격차해소 위해 정년 연장 검토해야"
  • 조경태 "중장년층 격차해소 위해 정년 연장 검토해야"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지게꾼 아들로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나고 자랐다. 빈부 격차, 학력 격차, 지역 격차를 직접 경험한 만큼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다중 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격차해소특별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1호 특위’로 꼽히는 격차해소특위에서 최근 위원장을 맡은 6선 조경태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격차해소특위는 한 대표가 지난 22대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공약했던 격차해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 대표로 선출 후 1호로 만든 특위로 교육·문화·지역·소득·자산·건강 등 다중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격차해소 특위를 이끌게 된 조 위원장은 포부를 묻는 질문에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러 격차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특위가 될 것”이라며 “2016년에도 여·야·정이 격차해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결의한 적이 있는데 이를 반면교사 삼아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그는 특히 중장년이 겪는 격차 해소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청년·노인에 대한 일자리 문제에 대해선 지속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관련 정책도 나오고 있어 사각지대로 중장년층을 꼽았다. 일각에선 지금의 중장년층을 신(新)중년이라고 칭하며 이전과 다른 노동정책이 필요하며 이를 마련할 콘트롤타워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에 조 위원장은 “중장년층은 조기은퇴 및 퇴직으로 인해 소득격차뿐 아니라 세대 차이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예컨대 만 55세 이후 실업 상태를 맞이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국민연금을 받는 시점까지 실업 상태를 지속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정치권에서 처음 다루는 사안”이라며 “중장년층 인구분포·소득상황을 대대적으로 파악한 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정부 대책을 마련하고 중장년 일자리 지원법 제정 등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오는 11일 지방 청년들의 ‘취업 격차’ 해소를 위해 부산대 학생들을 만난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격차해소특위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조경태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뉴스1)다음은 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격차해소를 ‘모두에게 똑같은 복지가 아닌 맞춰진 복지’라고 정의했다. 한동훈 대표와 조 위원장이 격차해소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큰 관심을 쏟는 분야는 무엇인가.△지방 청년들의 취업격차를 점검하고 이후 중장년층 격차해소도 손볼 것이다.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어젠다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당 소속 108명 의원들 의견도 수렴 중이다. 중장년층 격차해소를 위해 고민하는 것은 정년 연장이다. 지난주 정부가 연금 개혁안을 확정해 발표하면서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됐다. (중장년층이) 실업 상태를 거쳐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공백이 길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연금 수급개시연령과 법정 정년(현재 60세) 시기가 일치하지 않아서다. 외국의 경우 정년에 대한 연령이 없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유일하게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만 정년을 법으로 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제도적 손질을 해야 한다.-교육격차, 지역격차, 주거격차, 문화격차 등을 사례로 꼽으며 궁극적으로 다중격차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다중격차의 의미가 무엇인가.△교육·지역·소득·문화·세대 간 격차는 각각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연관성을 갖는 다중격차로 존재한다. 예컨대 지방 거주 청년의 경우 교육, 지역, 소득에 대해 격차를 모두 체감하고 있다. 명문대학뿐 아니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산업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들은 교육뿐 아니라 취업에도 격차를 경험하고 있으며 향후 소득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이민자 격차, 원청과 하청 간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도 다중격차로 볼 수 있다. 단일격차만 해소한다고 다중격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에 종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여당 격차해소 특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정책에 대응하는 카드라는 해석도 있다. 국민의힘의 차별점은 무엇인가.△민주당의 먹사니즘은 이 대표가 당 대표 출마하며 띄운 어젠다 아닌가. 먹사니즘이라는 표현도 먹고 사는 것을 희화화하는 느낌마저 든다. 우리는 한 대표가 비대위 시절 공약한 정책이라 시점 자체가 다르다. 또 민주당의 민생 해결책은 포퓰리즘을 전제로 한다. 보편 복지를 늘리는 포퓰리즘은 지양해야 한다. -당 내 친윤석열(친윤)계와 친한동훈(친한)계 간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한 대표가 당을 장악하지 못하면 격차해소특위에 힘이 실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 내 다수가 용산(대통령실)을 신경쓰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실이 당에 맞춰야 한다. 한 대표가 당원 등 국민 63%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당의 변화를 원하는 국민 목소리에도 불구, 우리 당이 변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민심과 당심에 반하는 행위다. 채해병 특검법도 당 내 갈등이 필요없는 문제다. 채 해병은 우리 국민이었고 우리 병사였다. 국민 생명, 안전이라는 가치가 달려있어 덮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진실 규명에 우리 당도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저도 선수(選數)를 떠나 오랜 의정 활동을 통한 경험을 우리 당에 최대한 보태겠다. -우리나라가 세계 5대 복지국가에 드는 것이 격차해소특위 출범 목표다. 복지 선진국으로 가는 방향은 무엇인가.△격차해소 해결을 위한 재원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나라 경제 파이를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추월해 본격 선진국가에 진입했다. 경제성장과 복지는 취사선택하는 게 아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복지도 늘려야 한다. △선별적 지원을 통한 격차해소 △다중 격차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접근 △경제성장 균형 유지 △단기적 비전과 중장기적 비전 조화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민주적 절차 진행 등 5대 원칙을 통해 격차해소를 해결하고 세계 5대 복지국가로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이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약자와의 동행 수준을 넘어 모든 국민이 행복하고 잘 사는 선진국가·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2024.09.11 I 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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