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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협 바르샤바 사무소 개소...중·동부 유럽 수출지원 강화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무역협회는 우리 기업의 중·동부 유럽 수출지원을 위한 바르샤바 사무소를 26일(현지 시각) 개소했다고 밝혔다. 브뤼셀에 이은 무역협회의 유럽 내 두 번째 해외 사무소다.동·서유럽을 잇는 경제·물류 허브인 폴란드는 우리나라의 EU내 2위 수출 상대국이다. 수교 이후 양국은 배터리 산업을 중심으로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방산, 인프라, 우크라이나 재건 등 협력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한국과 폴란드 간 교역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390여 개의 한국 기업이 폴란드에 진출해 현지에서 3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양국의 경제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이번에 신규 개소한 바르샤바 사무소를 통해 배터리·방산·원전 등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한국 기업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강조했다.바르샤바 사무소는 EU 통상 이슈 대응 거점인 브뤼셀지부에 이은 한국무역협회의 유럽 내 두 번째 비즈니스 거점으로, ▲중·동부 유럽 시장정보 제공 ▲현지 마케팅 지원 ▲진출기업 네트워크 구축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재폴란드 한국비즈니스연합회(KBC Poland) 설립 추진을 통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애로를 대변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폴란드 바르샤바 프레지덴셜 호텔에서 개최된 개소식에는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 등 무역협회 회장단과 토마스 노박(Tomasz Nowak) 한-폴란드 의원친선협회 회장, 크쉬스토프 가도브스키(Krzysztof Gadowski) 의원, 안제이 드하(Andrzej Dycha) 폴란드투자무역청(PAIH) 청장, 라파우 제라즈니(Rafał ·elazny) 카토비체 경제특구 대표 등 양국 주요 기관·기업 인사 60여 명이 참석했다.
- 실적보다 '외풍'에 흔들…"세금도 발목"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상장기업의 주가가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엔 외부 환경에 민감한 국내 증시 구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내 산업이 수출 중심으로 성장해 온 데다 증시 펀더멘털까지 약한 상황이 지속해 기업 실적보다 외부 변수에 주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자본시장에 부과되는 세금이 다른 투자처나 타국과 비교해 과도하다는 평가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2.33% 하락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대표 주가지수 수익률이 한국보다 저조한 국가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13.18%·RTS 지수)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튀르키예(-8.03%) 뿐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가 역시 중국과 멕시코를 더해 5개국에 불과했다. 지난달 국내 증시가 저조한 성적을 거둔 주요 원인은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다.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는 개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자마자 곧바로 약세를 나타냈다. 정작 경기 침체 우려의 주인공인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기간 3.90%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외 경제 변수에 국내 증시가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출 경기 의존도가 큰 국내 산업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국내 지수를 이끄는 반도체 부문의 대미 연계성이 강화한 것도 원인으로 손꼽힌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주식시장팀은 지난달 31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은 칩4 동맹,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공급망 재편 등으로 대미 연계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데다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산업,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 모멘텀 강화에 디스카운트를 받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고, 저평가 매력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나타내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오랜 요소다. 낮은 총주주수익률, 지배주주를 위한 무분별한 분할 상장,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주 이익을 등한시하는 상장기업들의 경영 방식이 실적 개선과 무관하게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부터 조성해 펀더멘털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적어도 상장 기업의 주가가 실적 개선을 반영해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동시에 국내 주식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주식거래에 증권거래세와 배당세, 양도세 등을 부과하고 있으며, 최근엔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면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아시아 금융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가 증권거래세를 제외하고 소득세, 배당세가 없는 거처럼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세제를 투자자 친화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전망보다 실적 좋은데 주가는?…비교해 봤더니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내 증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주가 상승’이라는 상식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만 해도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대비 실적 상승 폭이 큰 상위 50개 기업 중 과반 이상이 8월 한 달간 주가가 하락한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국내 증시의 대표 주도주인 반도체 업종은 기업의 실적보다 미국 시장의 관련 종목의 주가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 상태라 해도 기업의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커지는 점은 국내 증시의 신뢰도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했지만…과반이 주가 ‘뚝’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국내 상장사 273곳의 실적 괴리율(실제 실적과 증권가 전망치 차이)을 분석한 결과, 125개 상장사(흑자전환 기업 제외)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상장사 125곳 중 컨센서스 대비 실적이 크게 증가한 상위 50개 기업의 평균 실적 괴리율은 45.1%로 나타났다. 괴리율 높다는 것은 증권사 컨센서스 대비 실제 실적 수치가 더 높았다는 의미다. 다만 괴리율 상위 50개 기업의 8월 한 달간 주가를 보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상승한 것은 아니다. 과반 이상인 30개 기업은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그나마 괴리율 상위 1~3위 종목은 괴리율이 높은 만큼 주가 상승률도 두각을 나타냈다. 씨에스윈드(112610)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290억원으로 컨센서스(401억원) 대비 221.3% 큰 폭 웃돌았다. 풍력 타워 하부구조물 판가 인상과 미국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결과, 8월 한 달에만 주가가 33.7% 뛰었다. SK바이오팜(326030)도 올해 2분기 실적 괴리율이 144.9%를 기록해 두 번째로 격차가 컸으며, 3위인 한국가스공사(036460)는 괴리율이 81.7%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의 지난달 주가 상승률은 34.0%, 한국가스공사는 18.9%로 높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실적 괴리율 4위와 5위를 각각 차지한 한화시스템(272210)과 LS에코에너지(229640)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부진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798억원을 기록해 증권사 컨센서스(443억원) 대비 8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화시스템은 K2 사격통제시스템 등 수출이 확대되고 원가 절감과 일회성 정산이익이 발생하며 실적이 큰 폭 상승했는데, 오히려 8월 한 달간 주가는 2.2% 하락했다.LS에코에너지도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전력케이블 수주가 확대로 실적이 컨센서스를 75.9% 웃돌았만, 8월 주가는 되레 3.5% 떨어졌다.◇실적 연계성 약해진 韓 증시…왜? 시장 전망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부진한 기업이 늘어난 것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요소 중 실적 외 다른 변수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는 개별종목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업종 센티먼트(투자심리)가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주가를 결정짓는 외생 변수 중 실적 이외에 기업의 지배구조 등의 영향이 클 경우 실적과 주가의 연계성이 약해질 수 있다”며 “주가를 미래 현금 흐름 가치로 정의할 때 업종별로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국내 기업의 개별 성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약해진 반면 미국 시장에 좌우되는 경향은 더 강해지고 있다. 실제 실적 괴리율 상위 50개 기업 중 하나마이크론(067310)(-36.0%), 한미반도체(042700)(-16.7%), 삼성전자(005930)(-13.6%)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 영향이 컸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으나, 3분기 매출총이익률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당시 주가가 6.4% 급락했고, 이는 국내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 증시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의 연계성이 약한 시장이라는 인식이 굳어질 경우 투자 신뢰도가 떨어져 장기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실적보다 단기 모멘텀을 보고 종목을 매수한 뒤 기대 수익률에 도달하면 바로 처분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며 “종목 옥석 가리기가 실적에 기초해 이뤄져야 장기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