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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2개 고장나도 “걱정 없어”…중국서 신기술 펼치는 韓기업
  • 바퀴 2개 고장나도 “걱정 없어”…중국서 신기술 펼치는 韓기업[르포]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이제 차량에서 두 개 휠(바퀴)의 브레이크를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설정해 보겠습니다.”전자식 제동 시스템(EMB) 장착 차량을 운전하던 HL만도 직원이 터치 패드를 조작하니 2개의 휠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변했다. 바퀴 두 개의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것이다.하지만 자동차는 큰 무리 없이 회전 구간을 통과했고 급정거할 때도 살짝 밀린 감이 있을 뿐 안전하게 멈출 수 있었다. 기존 브레이크 오일을 넣은 유압 방식의 브레이크가 아니라 전자 신호로 작동하는 부품을 각 휠에 설치함으로써 균등하게 동력을 배분하는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HL만도의 북경연구소에서 최신 제품을 적용한 자동차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중국 베이징 북쪽 지역에는 자동차 부품 기업인 HL만도가 세운 북경연구소가 자리했다. 이곳은 회사가 개발한 첨단기술의 제품이 전시됐고 직접 제품을 시연할 수 있는 1.7km 길이의 트랙이 설치됐다.지난 14일 찾은 북경연구소에선 회사의 최신 제품을 시연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트랙은 현대차(005380)의 제네시스를 비롯해 HL만도의 고객사인 다양한 중국산 자동차들이 바쁘게 오가며 EMB 외 다양한 제품들을 시연하고 있었다.모바일 기기로 자동차 컨트롤이 가능한 MWC(Mobile Wheel Control)는 자동차 핸들에 문제가 생겼을 때 태블릿 같은 기기로 조종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MWC가 장착된 차를 타니 실제로 핸들을 움직이지 않고 태블릿을 작동하는 것만으로 좌우로 방향 전환이 가능했다.이 차에는 후륜(뒷바퀴) 조향 제품인 RWS 2세대도 장착됐다. 일반 자동차는 전륜(앞바퀴)만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데 이 제품이 적용되면 후륜 또한 조향 가능하다. 회전각을 줄여 더 좁은 길에서도 편리하게 움직일 수 있다. 고속 운전시에는 앞뒤 바퀴를 조정해 안정성을 높여주기도 한다.이밖에도 기계적으로 부품을 연결하지 않고 통신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조향 시스템인 SbW(Steer by Wire), 자율주행에 맞춘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등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HL만도 직원이 MWC 제품이 장착된 현대차 제네시스 G80을 운전하면서 태블릿으로 조향 장치를 작동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중국은 HL만도에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지난해 중국에서만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둬 북미 시장과 나란히 했다. 당초 현대차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지만 빠른 고객 다변화 노력을 통해 거둔 성과다.박영문 HL만도 중국법인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만도의 핵심은 고객 다변화로 중국은 그 상징”이라며 “중국을 자주 찾으면서 고객사들과 만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전기차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는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부품의 전자 장비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이에 조향, 브레이크 등 각종 부품을 기계식이 아닌 전자식으로 교체하는 것이다.이를 통해 전기차에 최적화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중국 내 입지를 넓혀나가자는 게 중장기 방침이다. HL만도 관계자는 “향후 자율주행에서 필수부품인 SbW 같은 경우 기계적 연결 없이 와이어로 연결하는 시스템인데 차량 실내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고 설계에 유리하다”며 “오일 등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제품”이라고 전했다.이날 시연 행사에 참석한 조성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HL그룹 모든 구성원이 60년 넘는 세월동안 노력해 이룰 수 있던 R&D 역량과 비전을 공감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14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HL만도 북경연구소 전시실에 회사 제품들이 전시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2024.10.17 I 이명철 기자
사전지정 vs 사후추정…국감서 ‘플랫폼법’ 충돌 예고
  • 사전지정 vs 사후추정…국감서 ‘플랫폼법’ 충돌 예고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오는 21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선 대형 플랫폼기업의 독과점남용행위 방지 규율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공정위는 당초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을 제정해 특정 기업을 사전에 지정하고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했지만, 업계·학계 등의 의견을 반영해 현행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선회했다. 이에 야당은 사전지정제를 담은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을 당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17일 국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공정위 국감에선 구글(김경훈 대표)·애플(피터알덴우드 대표) 등 글로벌 빅테크의 한국지사 대표 등이 줄소환됐다. 야당은 이들의 독과점 지위를 활용한 부당 행위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추궁하고 유럽연합(EU)의 자본시장법(DMA) 형식을 본뜬 강력한 규제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 관계자는 “구글의 앱마켓 배타조건부 거래와 과도한 결재 수수료 등에 대해 지적하고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사후추정제는 이들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바로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사전지정제를 포함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사전지정제는 특정 기업을 지정해 시장지배적지위 사업자 여부에 대한 다툼없이 곧바로 제재할 수 있어서 플랫폼법에선 핵심 장치였지만, 낙인효과와 기업의 혁신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사후추정제를 신설했는데, 이는 매출액 등 사후추정 요건을 갖춰두고 법 위반(자사우대·끼워팔기·멀티호밍제한·최혜대우요구) 기업이 이 요건에 해당하면 임시중지명령과 최대 관련 매출액의 8%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사후추정제에 해당하는 기업으로는 구글(유튜브·앱마켓·안드로이드·검색서비스)·애플(앱마켓·IOS) 등 글로벌기업과 네이버·카카오(택시·메신저) 등이 규제 가시권이다. 이번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 소속 강민국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야당안과 병합심의할 전망이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국회 정무위는 공정위 국감에서 구글·애플 외에도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와 김태영 웹젠 대표(게임 아이템 확률조작),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전기차 화재), 김동전 맘스터치앤컴퍼니 대표(본사-점주간 불공정거래행위), 곽근엽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가맹사업법 위반),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공정거래법 위반), 김동관 한화그룹 전략부문 대표·부회장(경영 승계와 관련한 편법·부당 의혹 제기)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한화의 경우 작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 한화 주식 약 16만 주, 한화솔루션 주식 9만 6000여 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6만 5000여 주를 조건부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약정(을 체결했다.공정위는 주식이 실제로 지급되면 김 부회장의 한화 지분율이 0.11%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경영권 승계의 간접적 수단으로 활용되는지 살피겠다고 한 바 있다. 정무위는 또 벤츠코리아는 지난 8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 EQE 350+ 모델의 수입사로 소비자에게 배터리 정보를 제대로 제공했는지와 관련해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초 서울 중구에 있는 벤츠코리아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2024.10.17 I 강신우 기자
'예쁜 쓰레기' 옛말… K팝 앨범은 친환경·굿즈로 변신중
  • '예쁜 쓰레기' 옛말… K팝 앨범은 친환경·굿즈로 변신중
  • (사진=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플라스틱으로 만든 CD가 대량으로 만들어지면서 자원이 낭비된다는 시장과 사회의 우려를 알고 있습니다. 환경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겠습니다.”(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지난 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팝 음반 상술’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지난해 국내 음반 판매량이 사상 첫 1억장 시대를 맞으면서 K팝은 대호황기를 맞았지만,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도 폭증하면서 환경 오염을 야기한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한 해 동안 1405t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했다. 이는 전년보다 670t가량이 증가한 수치다.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한 해 동안 각각 48t, 19t가량이 증가했다.◇앨범 소재 친환경으로… 가요기획사 ‘ESG 경영’ 박차K팝 팬들은 버려지는 음반을 두고 ‘예쁜 쓰레기’라고 부른다. 팬 사인회에 당첨되거나 원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얻고자 불필요한 CD를 여러 장 구매해야 하는 구조가 악순환을 야기하고, 음반을 구성하는 플라스틱 CD와 부속품들이 대량으로 버려지면서 환경 파괴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에는 모 K팝 아이돌 앨범이 수백장 폐기된 채로 방치돼 충격을 안겼다. 문체위 위원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앨범 소재 전환뿐만 아니라 과소비를 유발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투명한 자세로 기후 위기 대응 노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질책을 쏟아냈다.일본 도쿄 시부야 길거리에 버려진 K팝 앨범(사진=X)K팝 기획사들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앨범 소재를 친환경으로 바꾸고, 패키징을 최소화하거나 대체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하이브는 디지털 앨범의 플라스틱 소재를 종이로, 앨범 케이스와 포토카드를 환경친화적 생분해 소재로 전환했다. 또 실물 CD 대신 QR 코드를 통해 전용 앱에서 아티스트 앨범의 전곡 음원과 콘텐츠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형태의 ‘위버스 앨범’을 론칭해 발매하고 있다.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일찌감치 친환경 앨범 제작,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종이 및 콩기름 잉크 사용 인쇄 등을 통해 국제표준인증기관 BSI(영국왕립표준협회)로부터 ISO 14001(환경경영) 인증을 취득했다. 국내 기획사 중 최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친환경 앨범 제조 자회사 포레스트 팩토리를 설립, 친환경 인쇄·제조 기술을 활용한 앨범을 제작하고 있다.실물 CD가 없는 스마트 앨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 앨범 제작사 네모즈랩은 NFC 방식을 활용해 전용 앱에서 음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네모 앨범’을 발매하고 있다. 더불어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인 에코젠으로 제작된 케이스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행보에 앞장서고 있다.친환경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다.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정규 10집을 세계 최초로 140g의 친환경 레코드 재생 페트 LP로 발매했다. 이를 통해 25톤 이상의 버진 플라스틱 제조를 방지하고, 제조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6% 줄였다.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생분해 가능 소재를 사용해 제작하는 위버스 앨범(사진=하이브)◇CDP 앨범부터 피규어 앨범까지… 앨범의 굿즈화소장 가치를 높인 굿즈형 앨범도 인기다. 그룹 에스파가 발매한 첫 정규앨범 ‘아마겟돈’ CDP(CD 플레이어) 패키지가 대표적이다.CDP 앨범은 실물 CD와 이를 재생할 수 있는 CD 플레이어를 일체형으로 제작한 형태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차, 2차에 이어 3차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전량 품절되는 등 무형의 가치의 음악을 실물로 소유하고픈 팬층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에스파 멤버 윈터도 “CDP 앨범만큼은 꼭 소장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피규어 앨범도 주목받고 있다. 피규어 앨범은 멤버들의 실제 모습을 본따 만든 피규어와 종이로 제작이 된 포토카드에 QR 코드를 탑재해 전용 앱에서 간편하게 앨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형태다. 듀오 악뮤, 그룹 스테이씨의 피규얼 앨범이 발매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리는 등 CD 앨범의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앨범 패키지를 가방으로 만든 사례도 있다. 그룹 뉴진스가 대표적이다. 최근 발매한 뉴진스 첫 일본앨범 ‘슈퍼내추럴’의 무라카미 드로잉 백 버전은 앨범 포장재를 가방으로 제작, 실제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는 키링 앨범 등 굿즈화된 앨범이 인기를 얻고 있다.
2024.10.17 I 윤기백 기자
'파묘', 시체스판타스틱영화제 특별상
  • '파묘', 시체스판타스틱영화제 특별상 [엔터 브리프]
  •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종합 경제 일간지 이데일리가 ‘엔터 브리프’ 코너를 통해 한 주간의 국내외 엔터산업 현장과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영화 ‘파묘 ’포스터(사진=쇼박스)◇‘파묘’, 시체스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제5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특별상(Special Jury Prize)을 수상했다.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벨기에에서 열리는 브뤼셀판타스틱영화제, 포르투갈의 판타스포르토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꼽힌다. ‘파묘’는 올해 영화제에서 현지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추가 상영을 진행하는 등 최고 인기작에 등극, 심사위원 특별상까지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았다.제14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포스터◇제14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11월 개막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은 11월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제14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를 개최한다. 배리어프리영화는 시각·청각 장애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영화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도록 음성해설과 배리어프리 자막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제작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수상작과 산학협력으로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등 8개 부문 39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RBW, ‘엔터비즈니스 마스터 클래스’ 3년 연속 운영종합콘텐츠기업 알비더블유(이하 RBW)가 대표 교육 프로그램인 ‘엔터비즈니스 마스터 클래스’를 3년 연속 운영한다. ‘엔터비즈니스 마스터 클래스’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ESG지원형)의 일환으로 RBW가 운영하는 청년 고용지원 프로그램이다. RBW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인재양성’이라는 자사의 이념을 바탕으로 국내 엔터사로는 유일하게 정부지원 교육사업을 운영, K팝 산업 인재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베이비몬스터(사진=YG엔터테인먼트)◇베이비몬스터, 유튜브 구독자 700만… K팝 최단와이지엔터테인먼트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지난 15일 700만명을 돌파했다. 2022년 12월 28일 채널이 개설된 지 657일 만으로, 이는 역대 K팝 그룹 최단 기간이다. 글로벌 음악시장의 판도를 이끌고 있는 유튜브에서 구독자 수는 충성도 높은 팬덤의 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구독자와 더불어 뮤직비디오·안무 영상 등 콘텐츠 누적 조회수도 26억뷰를 훌쩍 넘어서는 등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2024.10.17 I 윤기백 기자
정책 실패가 부른 가계빚 폭증
  • [생생확대경]정책 실패가 부른 가계빚 폭증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 정책을 둘러싼 혼선에 대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연기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준 것을 부인하거나, 제가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올 한 해 금융권·부동산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가계부채 폭증에 대해 정부 정책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사진=연합뉴스)올해 2분기부터 최근까지 금융권과 부동산 시장은 대혼란을 겪었다. 가계부채가 1100조원에 달하며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금융당국이 재채기만 해도 대출금리가 뛰었다. 최근 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대출금리는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오히려 올리고 있다. 1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74~6.14%로 집계됐다. 이는 세 달 전(7월 15일·연 2.91~5.68%)보다 상단 기준 0.46%포인트 오른 수치다.이러한 혼란은 이 총재의 말처럼 금융당국의 정책 실패 때문이다. 대출 관련 정책이 하루 아침에 갑자기 바뀌는데다 은행마다 기준도 천차만별이라 실수요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고리의 대출 상품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일관되지 못한 정책 때문에 죄 없는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본 것이다.스트레스 DSR 2단계 연기가 정책 실패 대표 사례다. 연초만 해도 당국은 이자 부담을 덜겠다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했다. 이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했고 ‘디딤돌’ 등 정책대출이 확대되면서 수도권 주택가격은 6~7월께부터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는 7월 시행 예정이던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을 뜬금없이 두 달 미뤘다. 차주들은 ‘대출 한도 쪼그라들기 전에 집 사자’, 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세를 이어갔고 가계대출 잔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런데도 집값 안정과 가계빚 축소를 위해 펼친 정책은 그저 ‘조이기’뿐이었다. 지난 8월 이후 5대 은행이 30번이 넘는 대출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들이 대출 축소를 위해 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멈추고 유주택자 대출을 제한하거나 대출 만기를 줄여 한도를 줄이는 조치를 내놨다. 하지만 이 원장이 “가계부채 관리 속도가 늦어지더라도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다”고 상황을 수습했다.부동산 시장은 조금의 정책 빈틈만 보여도 일부 투기자본이 판을 키우고 집값을 띄우는 역사가 지속돼 왔다. 대다수 선량한 실수요자들은 어쩔 수 없이 거액의 대출을 받아 매수 행렬에 동참하고 덩달아 가계부채는 불어나는 수순이었다. 오락가락 정책으로 대출 수요를 자극해 가계빚을 늘린 장본인은 다름 아닌 금융당국이다.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지금, 올해의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일관되고 정확한 정책으로 가계대출 경감과 집값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4.10.17 I 정병묵 기자
“‘맘편한 엄마’ 되려고 맘편한세상 이직했죠”
  • “‘맘편한 엄마’ 되려고 맘편한세상 이직했죠”
  • [이데일리 김영환 김경은 기자] “2015년에 첫 아이를 낳았을 때는 시터 모집도, 어린이집 등록도 어려워 친정엄마한테 애를 떠밀다시피 하고 직장에 나왔어요.”15년차 직장인이자 10살, 7살 등 두 아이를 둔 정모 씨는 첫 아이를 낳았을 때를 떠올리면 눈물부터 나온다고 했다. 지금은 이직한 직장 ‘맘편한세상’에서 사내 아이돌봄비 지원을 통해 3년째 시터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첫 아이 때는 제대로 양육하기가 어려웠다. 정 씨는 “당시 아이돌봄 시장의 정보 불균형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맘편한세상에 이직한 뒤 맘시터를 이용하며 고충을 덜었다”며 “아이 걱정 없이 오롯이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맘편한세상 사옥 전경. 입구에 ‘일하며 아이키우기 좋은 맘편한세상을 만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가정-육아도우미 연결’…스타트업이 바꾸는 변화2016년 설립된 맘편한세상은 ‘일과 육아를 모두 잘하고 싶은 부모가 마음 편한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로 출발한 스타트업이다. 가정과 육아도우미를 연결하는 아이돌봄 플랫폼 ‘맘시터’가 대표적인 사업모델이다. 맘편한세상은 사내에서부터 ‘일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맘편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씨가 이직을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0세부터 10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이라면 누구나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매월 30만원의 돌봄비를 지원한다. 부모가 아이의 등원(등교)나 하원(하교)를 챙길 수 있도록 오전 8~11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는 ‘시차출퇴근제’도 운영 중이다. 별도 승인 없이 사용하는 ‘1분 단위 휴가제도’를 통해서는 직원들이 아이 병원 방문, 학부모 상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맘편한세상은 직원(30여명)의 40%가 육아 관련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10년차 직장인이자 4살 아이의 엄마인 김 모 씨도 이같은 제도와 비전을 보고 맘편한세상으로 이직을 결정했다. 그는 “아이 하원 시간인 오후 4시부터 시터(아이돌봄 전문가)가 3시간 30분 정도 아이를 맡는다”며 “한 달에 시터 고용에 90만~100만원이 들지만 30%를 회사가 지원해줘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제조업체도 인력 유지 위해서는 일가정 양립 필수‘일가정 양립’은 비단 스타트업 같이 작은 조직에서만 일어나는 변화는 아니다. 의료기기 제작 및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조업’ 회사인 에이치앤아비즈 역시 가족친화적인 회사로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황재숙 에이치앤아비즈 지원팀 과장은 지난 2016년 인사팀으로 재직 중이던 당시, 장기근속하던 여직원이 ‘육아휴직을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유로 퇴사 의사를 밝히면서 다양한 육아제도 정착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회사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36.4세, 20~30대 직원 비중이 73.4%나 되는 상황에서 가족친화적 조직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황 과장은 “육아제도 정착의 시작은 법 제도의 100% 활용”이라며 “임신기·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법으로 사용 가능한 제도는 직원이 원하는 만큼 쓸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했다. 이어 “임신기에는 업무를 조정해 주고 휴식시간을 제공했고 가족들과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정시퇴근 문화를 정착시켰다”고 덧붙였다.또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업무집중제를 운영해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는 데 노사가 합심했다. 초과근무 사전승인제도로 팀장 결재 없이는 야근도 할 수 없는 문화가 제도화됐다. 에이치앤아비즈는 현재 야간조 생산팀 등 특정부서를 제외하고는 80% 이상 임직원들이 정시 출퇴근을 지키고 있다.맘편한세상이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으로 인정받아 다양한 기관에서 수상한 상장 및 상패. (사진=맘편한세상)◇보다 적극적 일·가정 양립 정책 필요기업들이 다양한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보다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워킹맘·워킹대디들은 입을 모은다. 기업에 일·가정 양립 문화를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정씨는 “가족친화인증 기준에는 학자금이 포함돼 있지만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돌봄은 인정 기준이 아니다”라며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돌봄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시가 올해부터 시작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도는 출산축하금, 시차출퇴근제와 같은 출산·양육친화제도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 정책이다. 육아휴직 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황 과장은 “육아휴직을 공무원처럼 3년까지 늘려주면 아이를 키우는데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업들의 인력 부족은 정부에서 퇴직자 재임용 등을 통해 지원하면 부모들이 마음 편하게 아이를 양육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2024.10.17 I 김경은 기자
바닥론 나오는 엔터주…외국인·기관은 '줍줍'
  • 바닥론 나오는 엔터주…외국인·기관은 '줍줍'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외국인과 기관이 10월 들어 엔터주를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국내 증시 이탈 움직임 속에서도 엔터주의 주가가 바닥에 이르렀다는 인식에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앨범 및 공연 축소 여파로 올해 3분기 엔터사의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있지만 4분기부터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수급 확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1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달(10월2~16일) 외국인은 JYP엔터(JYP Ent.(035900))를 80억9600만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스엠(041510)도 7억6600만원 담았다. 기관은 하이브(352820)를 324억3100만원 담았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28억3900만원 순매수했다.외국인과 기관이 엔터주 매수에 나선 것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엔터사의 실적이 바닥을 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엔터사 4곳 모두 올해 3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JYP엔터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10억원으로 이는 한 달 전 기대치(425억원) 대비 3.5% 감소했다. 하이브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594억원으로 집계돼 1개월 전(637억원) 대비 6.8% 줄었고 같은 기간 에스엠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310억원에서 289억원으로 축소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한 달 전 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으나 현재 2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상반기에 이어 앨범 판매가 지속 위축된 데다 파리 올림픽 개최에 따른 공연 축소, 대형 지적재산권(IP) 활동 감소, 신인 IP 투입 비용 증가 등으로 3분기까지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다만 3분기 이후부터는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에는 방탄소년단(BTS) 진,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스트레이키즈, 에스파 등 주요 IP의 활동이 본격화한다. 여기에 상반기 투입 비용 증가의 원인이었던 신인 IP로부터 수익화가 점차 이뤄지면서 실적 회복 흐름이 점차 뚜렷해질 것이란 평가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데뷔하거나 저연차인 아티스트의 견조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꾸준히 팬덤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월드투어에서 폭발적인 모객수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낮아진 점도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수급 확대가 이어질 것이란 근거로 손꼽힌다. 엔터주는 실적 악화와 더불어 하이브 경영권 분쟁 등의 업계 센티멘털(투자심리) 악화까지 겹치며 3분기 엔터업계 전반의 주가 하락이 심화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하이브는 28배, 에스엠은 15배를 기록했다. 하이브는 BTS 이탈 우려가 나왔던 지난 2022년에도 평균 35배를 지켜냈고, 에스엠도 2016년 이후 20배 밑인 적이 없었다”며 “성장 여력은 커지는데 밸류에이션은 저점인 만큼 3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강력한 재평가 구간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10.17 I 김응태 기자
외국인 돌아온 은행주…‘밸류업 기대감’ 타고 강세
  • 외국인 돌아온 은행주…‘밸류업 기대감’ 타고 강세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은행주에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 들었지만 미국 은행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내며 국내 은행들에 대한 투자심리(투심)도 살아나고 있는데다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뤄질 ‘밸류업 공시’가 재차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외국인 코스피 순매도 중 은행주는 사들여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KB금융(105560)을 1820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전체 종목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우리금융지주(316140)와 신한지주(055550)에 대해 각각 775억원, 500억원 ‘사자’에 나섰고 하나금융지주(086790)를 295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1조원 넘는 규모를 순매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주에 대한 강한 투심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KB금융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7.92% 뛰었다. 하나금융지주가 같은 기간 11.90% 올랐고, 우리금융지주(6.26%)와 신한지주(1.62%)도 모두 상승했다. 통상 은행에는 불리한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기에 접어 들었지만 미국 은행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은행주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29억 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으로 환산하면 8.40달러로, 시장 예상치(6.89달러)를 크게 웃돌았다.뱅크오브아메리카도 3분기 EPS가 0.81달러로 시장 전망치(0.77달러)를 웃돌았고 씨티그룹의 EPS는 1.51달러로 시장 예상치 1.31달러를 상회했다.국내 은행 역시 3분기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 예상치는 4조 650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조 4222억원)보다 5.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연속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고 시장금리 등 금융변수에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된 상태여서 금리 인하에 따른 단기적 주가 영향 또한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하나금융, 밸류업지수 리밸런싱에 포함 기대↑특히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은행들이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공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또 한번 밸류업 모멘텀이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공시를 계획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명시적 주주환원율 수치보다는 로직을 제시하고 거기에 맞는 상황이 충족되면 단기간에 주주환원율이 50%를 크게 상회할 수도 있는 상단이 열려 있는 방안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나금융은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기대와 더불어 주주환원율 또한 크게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이와 함께 일부 은행들이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밸류업 지수에서 빠져 있었으나 최근 한국거래소가 리밸런싱(종목 변경)을 검토함에 따라 이들이 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다만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들 종목이 단기 조정을 겪을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밸류업 지수 재편입에 대한 기대로 급등했는데 실적 발표 이후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4.10.17 I 원다연 기자
강인함은 기본…주행·편의성 다 업그레이드된 신형 ‘투아렉’
  • 강인함은 기본…주행·편의성 다 업그레이드된 신형 ‘투아렉’[타봤어요]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은 큰 덩치에 ‘비행기도 끄는 차’라는 명성을 가진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차를 타기 전에는 그 크기와 힘에 압도됐는데, 직접 타보니 부드러운 주행감과 상황별로 최적의 주행환경을 만들어주는 다양한 편의사양으로 누구나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차라는 인상을 줬다.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사진=공지유 기자)지난달 10일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을 타고 서울에서 파주까지 왕복 약 80㎞ 일대를 주행했다.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은 3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지난 8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투아렉은 전 세계적으로 110만대 이상 인도된 폭스바겐그룹의 인기 모델이다.신형 투아렉은 폭스바겐 디자인 DNA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디테일이 추가됐다. 전면부는 상단 그릴에 프론트 LED 라이트 스트립이 적용돼 일직선으로 불빛이 들어왔다. L자 모양으로 된 헤드램프도 눈에 들어왔다.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사진=공지유 기자)후면부도 수평으로 쭉 뻗은 테일램프가 적용되면서 스포티함을 살리고, 리어 램프로 포인트를 줬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라인은 유지하면서 리어 기존 투아렉과는 확 다른 인상을 풍겼다.실내 공간도 넉넉했다. 신형 투아렉에는 힘을 조금만 줘도 문이 부드럽게 닫히는 ‘소프트 도어 클로징’ 기능이 적용됐고, 뒷좌석 도어 커튼도 전 트림에 추가됐다. 30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가 조작에 따라 바뀌면서 다양한 느낌을 준다.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사진=공지유 기자)운전석에는 12인치 전자식 계기판과 중앙에 있는 15인치 크기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길게 연결돼 있다. 공조 시스템 등 주요 기능을 모니터에서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신형 투아렉에는 덴마크 프리미엄 오디오 ‘다인오디오 컨시퀀스’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됐고, 16채널 앰프, 서브 우퍼, 7.1 돌비 서라운드 사운드 등을 통해 주행을 하면서 음악을 들을 때 사운드가 웅장하게 들렸다.주행을 할 때는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달리는 구간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강력하게 나가는 차체가 느껴지며 155톤(t)의 비행기를 끌었다는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형 투아렉은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m의 힘을 발휘한다. 디젤 모델임에도 엔진음이 부드럽고 진동이나 소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저속 구간에서는 차량이 부드럽게 나아가는 게 느껴졌다.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사진=공지유 기자)신형 투아렉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주행 모드에 따라 최적화된 차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높은 시야 확보, 안정적인 주행 등 환경에 따라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앞바퀴와 함께 뒷바퀴 스티어링 각도도 조절하는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서 큰 차체임에도 코너링을 할 때나 유턴을 해야 할 때 수월했다. 좁은 주차장에서도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과 함께 에어리어 뷰 등 편의 기능 덕에 좁은 주차장에서도 무리 없는 진입 및 주차가 가능했다.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에서 약 2년 간 신차 부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아렉 부분변경 모델 출시로 한국 시장에서의 판매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디젤 승용차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투아렉을 디젤 모델로만 출시한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높은 가격도 변수다. 신형 투아렉 가격은 프레스티지 1억99만원, R라인 트림 1억699만원이다.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사진=공지유 기자)
2024.10.17 I 공지유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증시 친화적인, 하지만 불확실한
  • 그 어느 때보다 증시 친화적인, 하지만 불확실한[김학균의 투자레슨]
  •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미국의 통화정책이 유연해졌다. 논란이 많지만 그 방향은 명백히 자산시장 친화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통화정책은 연속성을 가지곤 한다.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사이클이 추세를 띠기 때문이다. 한두 번의 금리 조정이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경기 둔화가 우려될 때는 연속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경제활동 참여자들에게 전달돼야 통화정책이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0.50%p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통상적인 금리 조정 폭인 0.25%p를 넘어서는 소위 빅컷이 단행됐다. 나름의 파격이었던 셈이다. 금리 인하 이후 두 가지 논점이 대두하고 있다. 연준이 파격을 선택할 만큼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됐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적인가’라는 점이다. 먼저 인플레이션, 물가상승률이 경향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주 확인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여전히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 미국 경기?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컨센서스는 2.5%에서 2.6%로, 2025년 컨센서스는 1.7%에서 1.8%로 상향 조정됐다. 민간소비는 애초부터 크게 흔들린 바가 없고 우려를 낳았던 고용지표 역시 개선되고 있다.물론 인플레이션이든 경기이든 미래에 대한 전망은 늘 흐릿하고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연준도 때론 오판할 수 있다. 이상한 것은 빅컷을 단행한 이후 연준 관계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다. 먼저 제롬 파월 의장. 파월 의장은 9월 FOMC 이후의 기자회견에서 시장이 추가적인 0.50%p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을 들여 소통했다. 빅컷을 단행하고도 기대효과를 스스로 낮추는 행위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발성의 금리 조정은 큰 효과가 없고 통화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기대가 경제활동 참여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 등의 발언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과 비슷했다. 시장의 기대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왜 애초에 빅컷을 단행했을까.‘예방적’ 동기 이외의 논거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연준의 이런 행동을 불러온 원인은 2008년 금융위기의 트라우마다. 연준의 긴축 정책은 매우 높은 확률로 심각한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를 불러오곤 했다. 미국의 모기지 시장 붕괴로 나타난 2008년 금융위기는 연준이 행한 2004~2006년 금리 인상으로부터 잉태했다. 당시 미국 경기의 후퇴 정도는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 이후 가장 컸다. 2019년에도 연준은 ‘보험용’이라는 이름을 붙인 금리 인하를 3회 단행한 바 있다. 요즘 연준의 스탠스도 2019년과 비슷하다고 봐야 할 듯하다.필자는 9월 FOMC에서 0.50%p의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주식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빅컷’으로 표현되는 큰 폭의 금리 인하는 심각한 경기후퇴의 전조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망은 틀렸다. 연준 스스로가 빅컷 단행 이후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경기침체를 연상시키기 않기 위해 노력했고 무엇보다도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탄탄했기 때문이다.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이 직면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는 경기 둔화보다는 경직적인 인플레이션과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장기금리 상승일 것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를 내린 9월 FOMC 이후 오히려 꽤 큰 폭으로 상승해 4%를 넘어서고 있다. 경기 둔화는 늘 예기치 않게 다가오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장기금리 상승이 당면한 리스크가 아닐까 싶다.자산시장은 다소의 풍선효과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이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간된 ‘THE LORDS OF EASY MONEY’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에서 소수의견을 내면서 분투했던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윌리엄 호니그에 대한 기록이다. 호니그는 2008년에 타올랐던 금융위기가 진정된 이후에도 지속한 연준의 양적완화가 실물경제를 호전시키는 효과는 매우 약했던 반면 자산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고 인식했다. 메인스트리트와 월스트리트의 괴리는 결과적으로 불평등을 강화시킨다는 것이 호니그의 문제의식이었다. 9월 FOMC에서의 빅컷과 같은 예방적 조치도 결과적으로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중앙은행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에 풀린 돈을 충분히 흡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완화로의 첫걸음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요즘 독일 증시가 보여주고 있는 강세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독일 GDP는 작년에 -0.3%의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독일 재무부가 지난 10월 초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0.2%이다. 2년 연속 역성장은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독일 DAX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경제와 주가의 괴리가 매우 크다. 돈의 힘이 아니고서는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2~2023년 양적긴축과 기준금리를 올리는 긴축정책을 쓰기는 했지만 여전히 풀린 돈은 많다.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의 자산은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이 최초에 경제에 주입한 본원통화에 가까운 개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앙은행이 풀어낸 본원통화 규모는 압도적으로 커졌다. 유로존 GDP 대비 ECB 자산 비율은 2024년 8월 말 현재 44.7%에 달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이 비율은 13.5%에 불과했다.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2023년 3월부터 양적긴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로존 GDP 대비 ECB 자산 비율은 코로나 팬데믹 직전이었던 2020년 2월의 38.9%보다 높다. GDP로 대표되는 실물경제 대비 화폐영역에서 풀린 돈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커졌다.주가는 기업이 향후 창출할 현금흐름으로 표현될 수 있는 내재가치와 주식을 매수하고자는 하는 돈의 양으로 볼 수 있는 유동성의 함수이다. 중앙은행이 자산가격을 부양하고자 하는 적극적 의지가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자산시장 친화적인 결과로 귀결되고 있다.
2024.10.17 I 최은영 기자
속도 내는 '그레이트 한강'…11월 마포 개발 마스터플랜 나오나
  • 속도 내는 '그레이트 한강'…11월 마포 개발 마스터플랜 나오나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서울시가 이르면 11월 마포구 일대 전반적인 개발계획을 발표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앞세운 한강변 개발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발맞춰 민간·공공재건축 등 여러 정비사업과 함께 한강 랜드마크로 추진 중인 대관람차 ‘서울링’ 등 계획 면면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서울시 대관람차 ‘서울링’ 조감도.(사진=서울시)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11월 성산동과 상암동 등 마포구 일대 전반적인 개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한강변을 따라 주요 입지별로 정비사업 및 랜드마크 등을 조성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중인만큼 관련 개발사업 전반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우선 오 시장이 한강변 랜드마크로 힘주어 조성에 나선 대관람차 서울링은 연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간투자 적격성 조사 결과를 받아들 예정이다. 서울시는 현재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초안 작성 작업을 진행 중으로, 평가서에 함께 담을 자연생태환경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내년 제3자공고를 통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착공이 가시화되는 셈이다.상암동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 위치할 서울링은 지름 180m 규모의 대관람차로, 살이 없는 두 개의 고리가 교차하는 세계 최초 트윈 휠 디자인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캡슐 64개에 한 주기당 1440명이 탑승할 수 있게끔 제안됐다.정비사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성산동 영구임대 아파트 성산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언급했다. 그는 “마포구청역 바로 앞 성산영구임대아파트는 위치가 아주 좋다”며 “1800여 가구가 입주한 대단지로, 이를 지상 최고 65층으로 올리는 재건축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1년에 준공된 마포구 성산동 595 일대 자리한 성산아파트는 30여년 된 대표적인 노후 아파트로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1807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SH공사는 지난 7월, 공공주택지구 지정 시 준주거지역 기준으로 용역 입찰을 시행하며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나선 상황이다. 입찰 당시 계획에는 지상 최고 50층에 2952가구(통합공공임대 1807가구·기존 입주자 및 장기전세 1145세대)를 조성하는 안이 담겼다.‘강북 최대어’로 불릴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인근 성산시영아파트도 연내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을 목표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1986년 준공된 성산시영아파트는 지상 최고 14층, 33개동, 3710가구의 대단지로 향후 지상 최고 40층, 30개동, 4823가구로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당초 지난 5일 추진위 위원장·감사를 뽑는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각 후보 자격을 검증 민원으로 연기됐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위원장 후보가 공직에서 퇴직한 지 1년밖에 안돼 자격 요건에 문제가 없는지 법률 자문을 구한 상태”라며 “이번 주 중 답변을 받아 검토해 다시 선거 일정을 잡거나, 새로운 후보를 찾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내 추진위 구성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 후에도 느리게 내려가는 3년물 금리…“장기물 대비 변동성↓”
  • 금리 인하 후에도 느리게 내려가는 3년물 금리…“장기물 대비 변동성↓”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3년물 금리가 인하 이전 대비 느린 속도로 하락해 눈길을 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보통 만기가 짧을수록 통화정책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10년물 대비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야 하지만 오히려 비슷, 인하 직전보다도 하락 속도가 느린 셈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3년물 금리의 변동성 역시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료=금융투자협회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후 고시금리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bp(1bp=0.01%포인트) 내린 2.880%, 10년물 금리는 4.2bp 내린 3.008%, 30년물 금리는 2.9bp 내린 2.884%에 마감했다.이날은 미국채 금리를 추종하며 만기 10년 이상 장기물들의 금리 낙폭이 컸다. 이에 3·10년 스프레드(금리차)는 12.8bp로 기준금리 인하 직전인 지난 10일 12.6bp와 불과 0.2bp 차이를 보였다. 3·10년 스프레드는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25bp 인하를 단행하기 이전인 지난달 26일 19.4bp를 기록, 연중 최대폭을 기록한 이래 지속해서 좁혀지는 모습이다. 스프레드가 좁혀지다보니 수익률곡선 기울기는 평탄해졌다. 채권 수익률곡선 기울기는 좌표 평면상 가로축에 채권 만기를, 세로축에 각 만기별 시장금리를 두고 해당 평면 곡선상에서의 기울기 움직임을 말한다. 이날은 비교적 장기물에 매수세가 몰리며 장기물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강세=Bull)했기에 수익률곡선 기울기는 평탄(플랫)해진 것이다.(불 플래트닝)이론상 만기가 짧을수록 통화정책에 민감하기에 피벗 시기 전후의 3년물 금리는 10년물보다 금리 하락 속도가 빠른 게 일반적이다. 이는 만기가 긴 장기물일수록 금리에 기간프리미엄(Term premium)이 가산되기 때문인데 비교적 만기가 짧은 단기물일수록 기간프리미엄이 적어 통화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그럼에도 3년물 금리는 인하 이후에도 10년물 대비 금리가 크게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장외 시장에선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초단기물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비교적 중기에 속하는 3년물은 향후 금리 인하의 예상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하락 속도가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채권 운용역은 “크레딧은 연내 만기 도래 물량에 대한 강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이후에 진행될 추가 인하는 기존 예상 대비 늦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시장에서 전망하는 내년 말 한국 기준금리는 2.5~2.75%로 인하 속도가 올 초 예상 대비 느리다”면서 “2년물 이하 초단기물은 이론상 2.5%까지는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추가 인하 속도가 느리더라도 내년 중 기준금리 2.75% 도달은 어느 정도 확실해 보인다는 점에서 3년물 금리는 2.95%를 넘어서기 어렵다”면서 “단기물은 변동성 자체가 상당히 축소되는 반면 장기물은 변동폭이 비교적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2024.10.17 I 유준하 기자
재보선 이변은 없었다…거대 양당 2곳씩 나눠 ‘무승부’
  • 재보선 이변은 없었다…거대 양당 2곳씩 나눠 ‘무승부’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16일 재보궐 선거는 거대 양당이 자기 텃밭에서 각각 승리를 나눠 가져갔다. 지역 구도를 넘는 다크호스의 선전이나 의외의 인물이 당선되는 이변은 없었다.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6일 오후 부산 금정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하게 되자 한동훈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이번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전망됐던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선 개표는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됐다. 개표 시작과 동시에 1위를 지켰던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는 오후 11시께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17일 오전 1시 기준(개표율 90.85%) 윤 후보의 득표율은 60.79%로 야권 단일 후보로 나왔던 김경지 후보(39.2%)를 21.59%포인트 격차로 앞서고 있다. 윤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까지 나서 이를 축하했다. 그는 윤 후보에 전화를 해 직접 축하하는 한편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들이 국민의힘과 정부에 쇄신 기회를 준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 뜻대로 정부·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면서 “저와 당이 먼저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부산 금정은 국민의힘 텃밭으로 민주당에 빼앗긴다면 한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힐 뻔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한 번의 패배로 당내 한 대표의 입지가 크게 위협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접전지였던 전남 영광도 승부가 예상보다 일찍 갈렸다. 해안 지역 개표가 시작됐던 초반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1위를 달렸으나 장세일 민주당 후보에 곧 따라잡혔다. 이후로는 장 후보가 1위를 유지하며 2위 이 후보와 3위 장현 후보와의 격차를 넓혀갔다. 이후 장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 되자 “우리 영광군의 현실을 생각하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도 함께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10.16보궐선거일인 16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과 만세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스1)영광은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선거 지원을 했고 진보당 당원 수백명이 방문해 지역 밀착형 선거운동을 벌였던 곳이다. 이곳을 방문했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진보당 당원들의 선거 유세 모습은 흡사 잔칫집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칫 진보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왔다. 인천 강화와 전남 곡성은 예상대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품에 안겼다. 인천 강화는 국민의힘이 우려했던 보수권 표 분열이 적었던 게 여권 승리의 요인이었다. 무소속으로 나왔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득표율이 6%에 그치면서 한현희 민주당 후보의 어부지리 승도 무산됐다.
2024.10.17 I 김유성 기자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당선인
  • [프로필]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당선인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10·16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한연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됐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인천 강화군 길상면의 한 거리에서 군민들에게 박용철 강화군수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박 당선인은 경기 강화군에서 태어났으며 강화군의원과 시의원을 거치며 풀뿌리민주주의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시에서 예결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만큼 이번 선거 활동에서 직접 챙긴 주요 사업 완수도 약속한 바 있다.이번 강화군수 보궐선거는 지난 3월9일 유천호 전 강화군수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며 치러졌다.강화군수 보선에는 박 당선인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한 전 평택부시장과 무소속으로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김병연 전 인천시 지역협력특별보좌관 등 4명이 출마했다.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강화군은 안보 이슈에 민감해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만큼 박 당선인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진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당선되며 보수 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받았다.한편 군수 선거에 있어서는 4차례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또 이번 선거의 경우 안 후보가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 표심이 분열됐다는 평가와 함께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치러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강화를 찾아 “박용철 후보에게 강화의 살림을 맡겨달라”며 지원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2024.10.17 I 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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