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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바논 전역이 불바다…각국 자국민 대피로 확보 부심
- 3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이스라엘이 쏜 미사일로 연기가 나고 있다. (사진=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중심부에 폭격을 가하는 등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레바논 남부에서의 지상군간 교전도 이뤄지고 있다. 레바논 전역이 전화(戰火)에 휩싸인 가운데, 각국은 서둘러 자국민들을 레바논에서 탈출시키고 있다.2일(현지시간) AP통신·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아침 베이루트에 중심부 아파트 건물을 폭격했다. 공습은 유엔본부, 총리실, 의회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헤즈볼라의 알마나르 TV방송국은 이번 공습이 헤즈볼라의 보건시설을 표적으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레바논 국영 방송은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중부 바슈라 지구에 국제적으로 금지한 인산 폭탄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백린(白燐)을 사용하는 폭탄은 공기 중에서 빠르게 발화돼 매우 높은 온도로 타며 인체에 닿을 경우 심각한 화상을 입히고 심할 경우 뼈까지 녹일 수 있다. 또 폭발이 일어난 이후에도 환경에 남아 지속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어 국제적으로 금지된 무기다. 베이루트 주민들은 AP통신에 “이스라엘 공습 후 도시 전역에 유황 냄새가 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3일 이른 시간에, 헤즈볼라 시설을 타격할 것이라며 베이루트 남부의 여러 인구 밀집 지역을 떠나라고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 아비차이 아드라이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당신들은 헤즈볼라에 속한 시설 및 이익 근처에 있으며, 군은 곧 이들을 공격할 예정”이라며 하렛 흐레이크, 부르즈 알-바라즈네, 하다스 가르브 지역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레바논 남부로 진격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군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20여개 이상의 마을 주민들에게 이스라엘 국경에서 15마일(24km) 이상 떨어진 아왈리강 북쪽으로 이동하라고 명령한 상태다. 레바논과 헤즈볼라간의 전투가 어느 정도 규모로 이뤄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날 이스라엘은 전면전 시작 이후 이스라엘군 8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이 레바논 전역에 이뤄지면서 수천명의 레바논인들과 시리아인들은 시리아로 피난하고 있다. 시리아인 상당수는 시리아 내전을 피해 레바논으로 피난 온 이들이다. AP통신은 “시리아로 들어가는 관문 중 하나인 주시헤르 국경검문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보도했다. 다바 마샬 국경관리인은 최근 며칠동안 1만명의 시리아 난민과 7700명의 레바논 난민이 국경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대해서도 공습을 하고 있다. 시리아 국영 SANA통신은 이날 저녁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메제 지역에 미사일이 날아와 3명이 사망하고 최소 3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전화의 격화에 각국은 서둘러 자국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미국은 레바논을 떠나기 위한 비행기 좌석을 확보하고 있다. 호주 역시 자국민이 레바논이 떠날 수 있도록 수백 개의 비행기 좌석을 확보했으며 캐나다는 하루에 1000명을 수송하기 위해 상선을 계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는 대피령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비상탈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프랑스는 향후 며칠 안에 항공모함이 지중해 동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은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 50명을 대피시키 위해 자위대 비행기 2대를 파견했다. C-2 수송기 2대가 4일 요르단과 그리스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통신사인 신화통신은 정부 당국이 200명 이상의 중국인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역시 레바논에 130여명의 한국인이 체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 수송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 이스라엘은 어떻게 지하 18m 벙커에 있는 나스랄라를 알 수 있었을까?
- 29일 이라크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위한 사흘간의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한 후, 바그다드 동부 사드르 시티에서 이라크 여성이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이 새겨진 프린트물을 들고 있다. (사진=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지하 18미터(m) 깊이의 지하벙커에서 찾아내 사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십년에 거쳐 축적된 정보자산이 바탕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헤즈볼라가 약점을 노출하기 시작한 시점이 시리아내전에 개입하면서부터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2012년 같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지상군을 직접 파병했다. 시아파 공동체를 보호한다는 명분에서였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조직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워싱턴에 있는 중동연구소의 프로그램디렉터인 란다 슬림은 “시리아는 헤즈볼라 확장의 시작이었다”며 “이는 그들의 내부 통제 메커니즘을 약화시키고 대규모 침투의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헤즈볼라 조직을 꿰맞출 수 있는 많은 단서를 제공했다. 헤즈볼라가 자주 사용하는 ‘순교자 포스트’가 대표적인 것이었다. FT는 “전사자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서 죽었는지, 그의 친구들이 소셜 미디어에 소식을 올렸다는 등의 작은 정보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며 “장례식은 이같은 정보가 더욱 드러났고, 비록 잠깐이긴 했지만 고위 간부들을 그림자 속에서 끌어올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전직 레바논 고위 정치인은 헤즈볼라가 부패한 시리아 정보기관이나 미국이 정기적으로 감시하던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락한 것이 헤즈볼라의 정보를 더욱 노출시켰다고 평가했다.이스라엘의 사이버 해킹 능력도 빛을 발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을 첨령한 초기에 티레에 있는 이스라엘 첩보기관(신베트) 본부를 2번 폭파시켰다. 이 문제를 잘 아는 2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1990년 후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암호화되지 않은 드론 촬영을 해킹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계기로 이스라엘은 사이버 해킹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영상자료 판독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자폐 장애청년들을 채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9900부대’가 대표적이다. 이 부재는 테라베이트 규모의 시각적 이미지를 걸러내 사소한 변화라도 잡아내 길가의 폭발장치, 터널 위의 통풍쿠, 벙커를 암시하는 콘크리트 보강재 공사 등을 찾아냈다. 헤즈볼라 요원이 확인되면, 이스라엘은 그의 동선을 다양한 경로에서 추출해낸다. 헤즈볼라 요원 아내의 휴대전화, 스마트카의 주행거리계, 머리 위를 나는 드론, 해킹된 CCTV, TV리모콘의 마이크에 잡힌 그의 목소리 등에서다. 헤즈볼라 요원의 일상적 동선이 파악되면, 그 일상을 벗어나는 것은 정보장교가 조사해야 할 ‘경고’로 인식됐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지휘분대의 중간 지휘자와 헤즈볼라가 언제 공격에 나설지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이스라엘 정보부는 수년에 걸쳐 헤즈볼라 군사시설로 추정되는 수천개의 목표물 지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한 이스라엘 전직 관리는 “이스라엘은 많은 역량과 정보를 저장해두고 사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특히 몇 년동안 이스라엘 정보부는 나스랄라를 간헐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기술도 완성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공격을 한 며칠 뒤, 이스라엘 정보부는 나스랄라를 발견해 사살 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의 반대로 이 공습은 취소됐다. 그러나 지난 27일 공습에서는 미국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에 참여하고 있는 도중 이스라엘군은 주거용 건물 18m 지하에서 회의 중이던 나스랄라를 ‘벙커버스터 폭탄’인 BLU-109를 이용해 사살했다.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폭탄 100여발이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을 뚫어버렸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9일 나스랄라의 시신이 발견됐다. 두 소식통은 그의 몸에 직접적인 상처는 없었으며 사망원인은 폭발에 따른 둔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시리아 난민 최소 10명 사망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습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갈등 종식을 위해 이스라엘로 향하는 가운데 공격이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이 17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크파르 하맘 마을 외곽을 공습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AFP)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에 나바티예 지역에 있는 헤즈볼라 무기 저장 시설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이 공습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들은 모두 내전을 피해 레바논에 입국한 시리아 난민들로, 어머니와 두 딸도 포함돼 있었다. 부상자는 시리아인 3명, 수단인 1명, 레마논인 1명으로, 시리아인 2명은 중태여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공습에 대응해 이스라엘 북부 아엘렛 하샤하르에 로켓 공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발사체 55개가 날아와 해당 지역에 다수의 폭발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인명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지구 중부 알자와이다에도 로켓 공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2~11세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일가족 등 18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들 공습과 별도로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를 공격해 헤즈볼라 사령관을 사살했으며, 레바논이 대응해 쏜 로켓으로 자국군 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도 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은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종료된 지 불과 하루 만에, 아울러 블링컨 장관이 갈등 봉합을 위해 18일 이스라엘 방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다시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해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휴전 협상을 염두에 두지 않은 도발로 비춰지고 있어서다. 다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확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거듭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휴전할 의지가 없다는 중동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들의 주장도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저녁 성명을 내고 “미국의 새로운 제안에 따라 휴전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에 신중한 낙관론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 웨이브, 5월 신작 라인업 공개 -유연석-지코로 이어간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웨이브가 먼슬리 웨이브 영상을 통해 5월 신작 라인업을 공개했다.웨이브는 5월을 채울 신규 예능 라인업을 공개했다.우선 올라운더 뮤지션 지코가 ‘더 시즌즈’의 새 MC로 나선다. ‘이효리의 레드카펫’ 종영 이후 새 단장을 마친 ‘더 시즌즈’의 다섯 번째 시즌은 ‘지코의 아티스트’. MC로 데뷔한 지코와 함께 다이나믹듀오, 최백호, 키스오브라이프, 비, 이용진, 크러쉬가 첫 화 게스트로 함께하며 힘찬 포문을 열었다. 방구석 음악 페스티벌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는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에 만나볼 수 있다.SBS 신규 예능 ‘틈만나면,’은 일상 속 마주하는 잠깐의 틈새 시간 사이에 행운을 선물하는 ‘틈새 공략’ 버라이어티다. ‘런닝맨’의 최보필 PD, ‘사이렌: 불의 섬’ 채진아 작가가 선보이는 유쾌한 매력의 예능으로, 유재석과 유연석이 2MC로 나선다. ‘돌싱글즈’ 역시 새롭게 돌아왔다. 국내 최초로 돌싱들의 연애와 동거 생활을 그린 MBN ‘돌싱글즈’는 드라마틱한 서사와 수많은 현실 커플들을 탄생시킨 연애 리얼리티다. 이혜영, 유세윤, 이지혜, 은지원, 오스틴 강까지 시즌4의 MC들이 또 한 번 호흡을 맞추며 재치 있는 입담과 케미로 이들의 여정을 응원한다. ‘돌싱글즈5’는 오는 9일 첫 방송된다.‘함부로 대해줘’, ‘우리, 집’, ‘커넥션’… 지상파 신작 라인업KBS ‘함부로 대해줘’, MBC ‘우리, 집’, SBS ‘커넥션’까지 지상파 3사의 신규 드라마 역시 연이어 공개된다.철벽 대 돌직구, 극과 극의 로맨스. KBS 새 월화드라마 ‘함부로 대해줘’가 오는 13일 첫 공개된다. 인의예지를 장착한 21세기 MZ선비 신윤복과 함부로 대해지며 삶에 지친 여자 김홍도의 무척 예의 바른 로맨스 드라마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모든 플러팅을 막아내는 철벽남 신윤복 역에 김명수, 개의치 않고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는 직진녀 김홍도 역에 이유영이 고백과 거절을 반복하는 ‘밀당 케미’를 선보인다.‘수사반장 1958’의 후속작으로 오는 24일 공개될 MBC ‘우리, 집’은 자타 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가정 심리 상담의인 노영원이 정체 모를 협박범에게 자신의 커리어와 가정을 위협받게 되면서 추리소설 작가인 시어머니와 공조해 가족을 지키는 휴먼 블랙코미디다. 지성, 전미도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SBS ‘커넥션’도 24일 공개된다.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친구의 죽음을 단서로 20년간 이어진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 드라마로, 금토드라마의 장르극 흥행 공식을 이어간다. 영화&해외시리즈… ‘씽’-‘트랜스플랜트’ 시즌4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 ‘씽(SING)’이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씽(SING)’은 한때 잘나갔던 극장의 주인 코알라 버스터 문이 극장을 되살리기 위해 대국민 오디션을 개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오디션 우승 상금이 실수로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바뀌게 되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참가자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매튜 맥커너히, 리즈 위더스푼, 스칼릿 조핸슨, 태런 에저튼 등 유명 배우들이 직접 더빙에 참여해 화제를 끌었으며, 특히 스칼릿 조핸슨과 태런 에저튼의 수준급 실력의 가창력과 풍성한 사운드 트랙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시리아 난민 출신 의사의 휴먼 메디컬 드라마로, 캐나다를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트랜스플랜트’의 네 번째 시즌이 10일 국내 최초 공개된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고국을 떠나 캐나다로 온 의사 하메드. 종합병원 응급의학과에 취직한 그는 여러 환자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노골적인 인종차별과 난민 출신이라는 꼬리표에도 함께 맞서 싸운다. ‘트랜스플랜트’의 전 시즌은 웨이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 플랜코리아, 코이카와 함께 이집트서 '시리아 난민 회복력 강화 사업 종료식' 진행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제구호개발NGO 플랜코리아는 지난 21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지역에서 코이카와 협력해 ‘이집트 내 시리아 난민 회복력 강화 사업 종료식’을 성료했다고 23일 밝혔다.종료식에는 코이카 이집트 사무소 임직원과 플랜코리아 및 플랜 이집트 임직원,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플랜코리아가 코이카와 함께 그간 이집트 내 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펼친 사업 활동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이어 사업 수혜자들이 직접 다양한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아이들이 참여하는 아동권리 보호 주제 연극이 공연되는 등 그 동안의 사업 성과를 한눈에 보여주는 시간이 마련됐다.시리아는 10년 이상 계속된 내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위기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로, 이집트 등 주변 5개국에서 대부분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및 기타 재난이 복합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난민과 지역사회의 위기 대응에 대한 수용국 정부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집트 내 등록된 난민 중에서 시리아 난민은 전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며, 이들 대부분은 이집트 도시 내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지역주민과 섞여 생활하고 있다. 여기에 장기화된 코로나 19의 여파 및 이집트의 심각한 경제위기 등으로 대다수 시리아 난민은 실업 상태이거나, 일용직과 같은 비정규 노동에 의존하고 있어 가정 경제를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며, 이로 인한 조혼, 아동노동, 학업중단 등 아동 몇 여성의 권리침해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이에 플랜코리아는 코이카와 손잡고 이집트 내 시리아 난민과 이집트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인도적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통해 두 기관은 사회경제적 취약성 증가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 가정폭력, 아동노동, 조혼 등 여성과 아동인권이 위협받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긴급현금지원과 창업지원으로 생계능력을 강화 △이주로 인한 정서적 문제를 겪는 아동과 난민을 대상으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제공 △아동권리 교육과 포괄적 성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의 아동권리, 성평등에 대한 지식을 높이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아동권리 침해 사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2021년 8월부터 시작된 본 사업을 통해 시리아 난민 및 이집트 지역주민 2500여 명이 직접 지원을 받았으며, 교육에 참석한 지역주민 및 인식 개선 혜택을 받은 지역주민은 지금까지 약 1만2800여명에 이른다.사업에 참여한 시리아 난민과 이집트 가정은 창업을 통해 가계 수입이 증가하고 경제문제로 인한 가정 내 긴장과 불화가 감소했으며, 절반이 넘는 창업지원 참여 가정이 다양한 사업모델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등 지원을 통해 심리적·경제적 안정이 증가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 [200자 책꽂이]학습하는 직업 외
- △학습하는 직업(유재연|208쪽|마음산책)사회적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밴처캐피털 옐로우독에서 인공지능(AI) 분야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첫 산문집이다. AI 전문가로서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과 자신만의 결을 지켜나가기 위해 분투해온 이야기다. 인문계 출신 AI 전문가로 테크 업계의 최전선에서 창업자들과 함께 고민한 흔적, 챗GPT로 대표되는 AI 기술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담았다.△전쟁과 학살을 넘어(구정은·오애리|280쪽|인물과사상사)오랫동안 언론사에서 국제 뉴스를 다뤄온 저자들이 전쟁과 분쟁으로 얼룩진 21세기의 단면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1부에선 지구 전체에 그늘을 드리운 우크라이나 전쟁을, 2부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뤘다. 3~5부에선 21세기 주요 전쟁인 시리아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을, 마지막 장은 전쟁 뉴스를 오래 들여다본 저자들의 고민과 바람을 담았다.△사랑해서 미워하고(김창경 외|280쪽|책구름)70대 엄마와 40대 두 딸이 각자의 삶을 글로 풀어내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독자에 소개한다. 가족이라서 사랑하고 미워하게 되는 복잡한 관계를 전한다. 어린 시절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고 동생 다리에 연필심을 박아 넣고 비밀로 하자며 타이르던 언니, ‘낀’ 둘째라서 누구보다 설움을 잘 알았던 동생, 그리고 이들을 열심히 길렀지만 상처를 줘야 했던 엄마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만족한다는 착각(마틴 슈뢰더|304쪽|프런티어)저자는 1984년부터 독일에서 8만 5000명의 독일인을 대상으로 64만 건의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만족의 조건’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저자는 만족도가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고, 동시에 통계적 부정확성도 언급한다. 사람이 언제 만족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냉철하고 재미있는 분석이다.△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이명현·장대익|272쪽|사이언스북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천문학자인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초판을 새로 번역한 진화학자 장대익 가천대 석과교수의 책이다. 그동안 과학이 일차적으로 맡아 온 임무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저자들은 삶과 거리가 멀었던 과학이 이제는 ‘위안’을 주고 ‘행복’을 가능케 하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분야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한다.△신을 죽인 여자들(클라우디아 피녜이로|424쪽|푸른숲)보르헤스 이후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아르헨티나 작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대표작이다. 각자 다른 종교에 대한 신념으로 무너지는 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저자가 천착해온 주제가 집대성돼 있다. 사회의 압제가 여성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종교가 개인에게 어떤 합리화의 명분을 주는지, 맹목적 진실 추구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거장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 하마스도, 미국도 모두 친구…'중동 비둘기' 카타르 왕실[글로벌 스트롱맨]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나흘간 교전 행위를 중단했다. 지난달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시작된지 48일 만이다. 하마스에 억류됐던 인질 50명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사진=AFP)◇파투날 뻔한 협상 살린 숨은 공신이 같은 긴장 완화엔 숨은 공신이 있다.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을 비롯한 카타르 정부다. 이번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미국, 카타르는 카타르 도하에서 밀고 당기는 협상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병원 공격으로 협상이 파투날 위기에 처했을 때 타밈 국왕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운데서 협상 불씨를 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타결 후 발표한 성명에서 타밈 국왕을 언급하며 사의를 표했다.카타르가 국제사회에서 대화를 이끌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타르는 2021년에도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사이에서 미군의 아프간 철군 협상을 중재했다. 이 같은 중재 외교를 두고 카타르를 ‘중동의 제네바’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타밈 국왕은 지난해 프랑스 주간지 르푸앙과 한 인터뷰에서 “카타르의 외교 정책은 이견을 하나로 모으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당사자를 돕고 중동과 다른 지역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지난해 미국 백악관에서 만난 타밈 국왕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하마스에도, 미국에도 버릴 수 없는 우방카타르가 중동 외교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었던 건 서방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모두와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덕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안드레아스 크리그 교수는 “카타르는 다른 어떤 나라도 흉내낼 수 없는 방식으로 양측(미국·하마스)과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관계와 갈등을 독점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CNN에 설명했다.카타르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간 밀월은 수십년 간 이어져 왔다.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라고 불리는 무슬림형제단이 이집트·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탄압을 받을 때 이들을 품어준 곳이 카타르다. 20세기 초만 해도 가난한 어업국가였던 카타르는 1939년 석유 발견 이후 빠르게 성장했는데 국가 교육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데 무슬림형제단 엘리트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카타르 왕실의 스피커라고 할 수 있는 알자지라 방송에도 무슬림형제단 출신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카타르는 무슬림형제단 팔레스타인 지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하마스와도 긴밀한 관계다. 2007년 팔레스타인 내전으로 가자지구를 차지한 하마스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자 손을 내민 나라가 카타르다. 2012년 하마드 빈 칼리파 알사니 당시 카타르 국왕은 가자지구를 방문, 4억달러(약 52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팔레스타인 내전 이후 가자지구를 방문한 외국 정상은 하마드 국왕이 처음이었다. 하마스가 대외 교섭을 위한 정치사무소를 도하에 두고 있는 것도 이런 인연 때문이다.미국에도 카타르는 없어선 안 될 나라다. 카타르는 1996년 알 우데이드 기지를 지어 미군에 무료로 제공했다. 과거 중동에서 미군 작전 중심지는 사우디였지만 2000년대 초반 관계가 경색되면서 카타르로 병력을 대거 이동했다. 그 결과 알 우데이드 기지는 중동 최대 미군기지가 됐다. 미국이 중동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카타르와 끈끈한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하마드 빈 칼리파 알사니 전 카타르 국왕.(사진=AFP)◇소국 카타르, 소프트파워로 홀로서기카타르가 ‘중동의 비둘기’ 역할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타르의 인구는 270만명, 그중에서도 카타르 국적을 가진 사람은 32만명에 불과하다. 면적은 1만1581㎢로 한국의 전라남도(1만2344㎢)보다 작다. 주변엔 사우디나 이란 등 지역 맹주들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현재 카타르 외교의 기틀을 닦은 인물은 하마드 전 국왕이다. 그는 1995년 쿠데타를 일으켜 아버지 할리파 빈 하마드 국왕을 쫓아내고 즉위했다. 사우디와 가까웠던 아버지와 달리 하마드 전 국왕은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추구했다. 물리력으론 사우디에 정면으로 맞서기 어려우니 막대한 천연가스 매장량에 기반한 경제력과 함께 외교·학문·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키워야 한다는 게 하마드 전 국왕의 생각이었다. 당시만 해도 사우디를 위시한 수니파 아랍 왕국들은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앙숙처럼 지냈지만 하마드 전 국왕은 이란과의 화해를 택했다. 카타르는 이란과 가스전을 공유하고 있는데 안정적인 천연가스 수출을 위해선 이란과 관계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하마드 전 국왕의 통치하에서 카타르는 수단·리비아·예멘·시리아 등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위기가 생길 때마다 중재자로 나서며 외교적 존재감을 과시했다.하마드 전 국왕은 2013년 당시 33살이던 아들 타밈 현 국왕에게 왕위를 넘겨줬다. 한번 왕좌에 오르면 죽을 때까지 권력을 지키는 중동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마드 전 국왕이 후원한 이집트 무슬림형제단 정권 몰락의 후폭풍이란 해석도 있지만 타밈 국왕은 아버지의 ‘소프트파워 강화 정책’을 계승했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아프간 전쟁 등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하마스가 도하에 정치사무소를 연 게 타밈 국왕이 즉위한 해다. 곧이어 탈레반에 도하에 대외창구를 개설했다. 최근엔 미국과 이란의 포로 교환 협정도 중재했다.컨설팅 회사 스트랫포의 에밀리 호손은 “카타르는 땅도 작고 군대도 적다. 지정학적으로 분쟁이 잦은 지역에 있기 때문에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바데르 알사이프 쿠웨이트대 교수도 “역내 안정은 모두의 이익이며 특히 카타르처럼 큰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소국의 이익”이라고 설명했다.카타르의 소프트파워 강화를 주변 나라는 그리 반기지 않고 있다. 특히 자국의 패권이 도전받는다고 생각한 사우디는 1996년 하마드 전 국왕을 겨냥한 역(逆)쿠데타를 사주한 데 이어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이집트 등과 함께 아예 카타르와의 국교를 끊었다. UAE 등도 카타르가 자국 정부에 비판적인 활동·보도를 하는 카타르를 언짢게 생각하고 있었다. 단교 사태 당시 사우디 등은 알자지라가 테러를 부추긴다며 카타르에 알자지라 폐쇄를 요구했다.카타르의 소프트파워는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단교 사태로 식량 수입길이 막힌 카타르에 이란과 튀르키예가 손을 내밀었다. 카타르 자본의 투자가 활발한 튀르키예는 카타르가 사우디 등에 군사적 위협에 맞설 수 있도록 카타르에 군대까지 파병해줬다. 2021년 카타르와 사우디 등은 미국의 중재로 외교관계를 복원했는데 압둘칼레크 압둘라 뉴욕대 교수는 “단교는 카타르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그런 의미에서 카타르는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2014년 카타르 도하에서 만난 마흐무드 압바스(왼쪽부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타밈 카타르 국왕, 칼레드 메샤알 당시 하마스 수장.(사진=AFP)◇이·팔 전쟁 이후 하마스와의 관계 설정 과제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카타르엔 새로운 과제다. 교전 중단 협정을 중재하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하마스에 자금을 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카타르가 하마스와 가자지구에 지원한 자금은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가 넘는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카타르가 이·팔전쟁이 끝나면 하마스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우린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국민의 중요한 일원이라고 생각한다. 하마스를 테러단체라고 부르는 우리 친구들과는 생각이 다르다.…하마스는 평화를 믿고 평화를 원하지만 상대방도 평화를 믿고 더 현실적이어야 한다.” 2014년 타밈 국왕이 CNN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 출구전략 마땅찮다…'포스트 하마스 구상' 진퇴양난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포스트 하마스 구상’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 전쟁 이후 가자지구 처리 방안을 놓고 각자 이견만 노출한 채 뚜렷한 대안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주도의 관리, 이스라엘의 재점령, 다국적군 임시 배치 등이 거론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전후 무질서 속에 테러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사진=AFP 제공)◇무능한 PA, 가자 통치할 수 있을까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 이후 가자지구 통치 방식에 대해 “팔레스타인 주도 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산하 서안지구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PA를 효율적으로 확대·재편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공존해야 한다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 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가자지구를 점령한 이후 한때 이스라엘 정착촌까지 건설했지만 결국 2005년 완전히 철수했다. 그 뒤 가자지구는 PA가 통제했다. 그러나 하마스가 2007년 내전 끝에 서안지구에 근거지를 둔,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을 따르던 파타 세력을 축출하면서 가자지구를 점령했다.미국이 주장하는 PA 재편안이 과연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팔레스타인 주도의 재건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저항은 다소 덜할 수 있겠지만, 잿더미로 변한 가자지구를 복구하는 일부터 PA가 감당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론 탓이다. 서안지구도 제대로 통치하지 못하는 무능한 PA가 가자지구까지 떠안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2005년부터 PA를 이끈 압바스는 1935년생으로 87세의 고령이다. 최근 블링컨 장관과 만나는 등 친미·친이스라엘 성향에 기울어 있다는 평가다. 그런 만큼 가자지구 주민들은 PA를 향해 끊임없이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 블링컨 장관은 포스트 하마스 구상의 원칙으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지 않을 것 △가자지구가 테러리즘 근거지로 쓰이지 않을 것 △가자지구를 봉쇄·포위하려고 하지 않을 것 △서안지구에서 테러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거론했는데, 이는 다소 이상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완전히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이 재점령 시나리오, 가능성 더 낮다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더 낮다. 주변 중동 국가들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맹방들마저 반대하는 탓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근 ABC와 만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정해지지 않은 기간에 걸쳐 전체적인 안보 책임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직후 미국 인사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으로 1만명 이상이 숨지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반이스라엘 정서는 극에 달해 있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스 유엔 특별인권보고관은 가디언과 만나 “가자지구 기반시설의 절반이 파괴됐고 아직도 10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건물 잔해 속에 깔려있다고 한다”며 “그것이 어떻게 평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한다고 해도 가자지구에서는 또 다른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스라엘이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것은 팔레스타인의 끊임 없는 저항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와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CNN 보도까지 나왔다.이스라엘 측은 일단 말을 아끼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인 일론 레비는 이날 “하마스 이후를 논의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고 했다. 그는 다만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있다”며 “공통 분모는 다시는 가자지구가 테러의 온상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이외에 다국적군을 가자지구에 임시 배치하는 방안도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으로 다국적군을 구성해 가자지구에 배치한 이후 이들이 지원하는 중동 국가, 이를테면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가자지구를 임시 통치하는 방식이다. △1979년 체결된 이집트·이스라엘 평화조약을 모델로 한 평화유지군 신설 △유엔의 가자지구 전체 임시 통치 등의 방안 역시 거론된다. 다만 서방 진영을 중심으로 한 이같은 논의는 일시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회의론이 없지 않다.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전후 무질서 속에 테러 세력들이 활개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4~2017년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부를 점령했던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