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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102건

④ 박수근·이중섭·백남준…사모님 소장품
  • [사모님은 관장님]④ 박수근·이중섭·백남준…사모님 소장품
  •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이중섭의 ‘황소’(사진=삼성문화재단).[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기원전 유물부터 국가지정문화재,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까지. 사모님이 운영하는 기업 미술관의 소장품에는 실로 입이 ‘쩍’ 벌어진다. 시대나 장소를 뛰어넘는 예술적 가치를 지닌 기업미술관의 소장품은 국보급 미술품을 비롯해 21세기 트렌드를 보여주는 미디어아트, 신진작가의 그림 등 종류도 다양하다. 소장품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삼성미술관 리움, 플라토미술관, 호림미술관 등이 속한 삼성문화재단. 재단은 한국 근·현대작품 3000여점, 해외미술품 800여점 등 38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고려청자 중에서도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식기법으로 널리 알려진 ‘청자진사연화문 표형주자’와 이중섭(1916~1956)의 ‘소’ 연작 중 대표작인 ‘황소’, 비디오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1932~2006)의 ‘나의 파우스트: 통신’ 등을 소장하고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1422호 ‘분청사기 상감모란문 항아리’(사진=문화재청).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씨가 관장으로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은 보물급 문화재 5점을 소유하고 있다. ‘백자 청화운룡문 항아리’(보물 제1064호), ‘분청사기 상감모란문 항아리’(보물 제1422호), ‘청자 상감 신축명 국화모란문 벼루’(보물 제1382호), ‘청자 상감어룡문 매병’(보물 제1386호), ‘청자 퇴화화문 주자 및 승반’(보물 제1421호) 등이다. 특히 청자벼루는 매우 드문데 ‘청자 상감 신축명 국화모란문 벼루’의 경우 정교한 상감문양의 예술성은 물론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간지와 제작자·사용자에 관한 내용까지 새겨져 있어 자료적 가치도 뛰어나다. ‘청자 퇴화화문 주자 및 승반’은 둥근 몸통에 굵직한 주구와 손잡이가 달린 외형, 힘 있고 빠른 필치로 그린 문양, 투명한 회청색 등 12세기의 세련된 청자양식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외에도 리움은 ‘김홍도필 군선도’(국보 제139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제118호), ‘금관’(국보 제138호) 등 국보급 문화재 17점을 소유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씨가 관장인 아트센터나비는 2000년 국내 유일의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지난 15년간 미디어아트의 역사를 되짚은 ‘육감맛사지’, 현 시대가 주목하는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기반의 예술을 조명하는 ‘버터플라이 2015’ 등 독특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눈길을 끌었다. 2011년부터는 아카이브를 전면개방한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열어 누구나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외 미디어아트전시의 도록과 전문서적 4000권과 미디어아트 자료 300점, 영화 170편 등의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다.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부인인 박문순 씨가 관장인 성곡미술관은 1000평 규모의 ‘야외조각공원’을 조성했다. 프랑스작가 아르망의 ‘표정’ 등 국내외 작가의 조형물 14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누이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2013년 강원 원주에 문을 연 뮤지엄 산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상징이라 할 박수근·이중섭·김환기의 작품은 물론 이쾌대의 ‘상황’(1938), ‘군상ll’(1948) 등을 소장하고 있다. 뮤지엄 산이 소장하고 있는 이쾌대의 ‘군상’(사진=뮤지엄 산).성곡미술관 ‘야외조각공원’ 전경(사진=조성하 월간미술 사진작가).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통신’(사진=삼성미술관 리움).▶ 관련기사 ◀☞ [사모님은 관장님]① 사모님은 왜 미술을 사랑할까☞ [사모님은 관장님]② 홍라희 '리움'…노소영 '나비'☞ [사모님은 관장님]③ 기업 소유 미술관 '명과 암'☞ [사모님은 관장님]④ 박수근·이중섭·백남준…사모님 소장품☞ [사모님은 관장님]⑤ 미술관 간 2·3세대 경영인
2016.01.29 I 이윤정 기자
"미술품은 닳는 것"…공중화장실의 비누조각상
  • "미술품은 닳는 것"…공중화장실의 비누조각상
  • 학고재상하이 2주년 기념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여는 신미경 작가의 ‘진기한 장식장’ 전에 전시한 ‘트랜스레이션’ 도자기 시리즈(사진=학고재갤러리).[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비누로 ‘작품’을 만드는 독특한 시도로 관심을 끌어온 비누조각가 신미경이 이달 31일까지 중국 첫 개인전 ‘진기한 장식장’을 중국 상하이 학고재상하이에서 연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표작인 ‘트랜스레이션’ ‘트랜스레이션-고스트시리즈’ ‘풍화시리즈’ ‘화장실 프로젝트’와 최근 2년간 작업한 ‘페인팅 시리즈’를 함께 선보인다.‘진기한 장식장’이란 전시 제목은 지금의 박물관이 존재하기 전 사람들이 진기한 물건을 장식장에 모아 진열하고 방문객에게 자랑을 하던 모습에서 따왔다. 장식장이 방이 되고 건물로 발전하고 현대의 박물관이 됐다는 의미다. 신 작가의 커다란 장식장을 전시장으로 그대로 옮겨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시작 중 ‘트랜스레이션’ 시리즈는 중국 도자기를 비누로 재현한 것이다. 비누로 복제한 중국 도자기는 16~20세기 초까지 서양으로 수출하기 위해 제작한 것을 바탕으로 화려한 문양과 선명한 색채가 특징이다.‘화장실 프로젝트’는 공식 전시와 더불어 상하이롱미술관, 당대예술관, 하오아트호텔 등 5개 미술 관련 공중화장실에서 진행한 이색전시이다. 공중화장실에 비누로 만든 서양 고전 조각상이나 동양의 불상 등을 비치해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이 비누를 사용할 때마다 원래의 형상이 사라지게 했다. 화장실 이용자가 작품을 완성한다는 의미로 미술품이 ‘유물화’돼 가는 점을 비판한 일종의 퍼포먼스다.신 작가는 2008년 난징트리엔날레와 베이징 쏭좡미술관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중국에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3년 타이베이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지난해 학고재상하이 2주년을 맞아 중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게 됐다.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활동 중인 신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성곡미술관을 비롯해 타이베이현대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영국 브리스틀시박물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미국 휴스턴미술관, 영국 브리스틀시박물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학고재상하이 2주년 기념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여는 신미경 작가의 ‘진기한 장식장’과 함께 작가가 공중화장실에 전시한 ‘화장실 프로젝트’의 작품들(사진=학고재갤러리).
2016.01.05 I 김자영 기자
백남준 10주기·이중섭 탄생 100년…풍성한 상차림
  • 백남준 10주기·이중섭 탄생 100년…풍성한 상차림
  • 1990년 여름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지금의 갤러리현대) 뒷마당에서 요제프 보이스를 추모하는 진혼굿 퍼포펀스 ‘늑대 걸음으로’를 펼치고 있는 백남준(사진=갤러리현대).[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2016년 병신년이 밝았다. ‘붉은 원숭이해’가 뜻하는 대로 올해 미술계는 붉은 기운을 받아 열정적이고 활기찬 전시가 많이 열린다. 우선 비디오아트를 선도하며 누구보다 정열적인 삶을 살았던 백남준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기념 전시가 다채롭게 열린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의 현실을 가열차게 고민했던 민중미술을 재평가하는 전시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한국 현대미술의 새 장을 열었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도 풍성하다. 이외에도 이중섭과 유영국 등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탄생 100주년 전을 비롯해 아시아 최고의 비엔날레로 성장한 광주비엔날레도 올해 열린다. △타계 10주기 백남준 ‘본격적인 재평가’비디오아트를 통해 새로운 현대미술의 장르를 개척한 백남준(1932~2006)이 타계 10주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재조명된다. 시작은 갤러리현대가 ‘백남준, 서울에서’(28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로 연다. 1990년 여름 친구이자 예술적 동지였던 독일 작가 요제프 보이스를 추모하며 백남준이 현대화랑(지금의 갤러리현대) 뒷마당에서 펼친 진혼굿 퍼포먼스 ‘늑대 걸음으로’를 회상하는 오브제와 자료를 최초로 공개한다. 또 백남준아트센터는 특별전 ‘손에 손잡고’(29일부터 7월 3일까지 경기 용인시)를 준비했다. 20세기에 활동한 백남준과 최근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간의 교집합을 찾아보는 자리로 꾸민다. 이외에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은 백남준 10주기를 맞아 국내외 미술관이 소장한 백남준 소장품을 모아 페스티벌 형식으로 여는 추모전을 상반기 중에 열 예정이다. 간송미술관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고미술과 디지털시대의 사상과 문화를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융합한 ‘NJP 링크 프로젝트’를 하반기에 준비하고 있다. △다시 보는 ‘민중미술’ 주류로 나선다올해는 민중미술이 다시 부상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가나아트센터가 포문을 연다.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2: 시대의 고뇌를 넘어, 다시 현장으로’(2월 3일부터 3월 20일까지 종로구 평창동) 전으로 민중미술을 다시 조명할 계획이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함께 기획한 전시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특수한 한국의 시대 상황 속에 등장한 민중미술 대표작가들의 회화·설치 등 100여점을 내놓는다. 학고재갤러리는 민중미술 1세대 서양화가로 꼽히는 주재환(3월 종로구 소격동),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작가인 신학철(9월)의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도 오는 4월부터 가나아트컬렉션 기증작품 상설전시장을 개설하고 2001년 가나아트센터로부터 기증받은 민중미술 작품 200여점 가운데 일부를 연중 전시할 예정이다. 1980년대 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오윤의 판화 ‘칼노래’(사진=서울옥션).민중미술작가 임옥상의 ‘귀로’(사진=가나아트센터).△이중섭·유영석 탄생 100주년… 30주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과천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전관과 야외를 포함한 ‘과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을 연중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우선 상반기에 과천관 공간을 창조한 ‘김태수’ 전을 열어 작품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과천관을 재조명한다. 2월부터 연말까지는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로 ‘김봉태’(회화), ‘이숙자’(한국화), ‘최현칠’(공예), ‘김형대’(판화) 전을 차례로 연다. 덕수궁관에서는 올해 탄생 100주년이 되는 3명의 작가를 초대하는 ‘백년의 신화: 한국 근대거장 탄생 100주년’ 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변월룡’ ‘이중섭’ 전을 열고 하반기에는 ‘유영국’ 전을 연달아 펼친다. 또 서울관은 4월부터 7월까지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형예술가 질 바비에 개인전을 연다. 질 바비에는 미디어시대에 도래한 소비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사진=서울미술관).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유영국이 1957년에 그린 ‘산’(사진=유영국문화재단)△오치균·이왈종…국내 중견 작가 전시도 ‘풍성’ ‘감 작가’ 오치균이 작업세계 30년을 대표작 ‘뉴욕시리즈’로 구성한 ‘오치균 개인전’을 오는 3월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연다. 또 같은 곳에서 참여미술작가 민정기도 개인전(10월)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념미술을 다루는 우순옥과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은 하반기에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예정했다. ‘제주도의 화가’ 이왈종의 대규모 개인전도 오는 3월 갤러리현대에서 연다. ‘보이지 않는 추상공간’을 탐구해 온 이강욱이 7년만의 귀국 전을 종로구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의 신년 전시로 펼치고,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은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 계획이다. 이외에도 천경자 타계 1주기에 맞춘 추모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중국 차세대 대표 작가 류 웨이는 3월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을 열고,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올라푸르 엘리아손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오는 10월부터 내년 초까지 관람객을 만난다. 11회째를 맞는 광주비엔날레도 미술계의 올해 큰 행사다.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6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린다. ‘제주의 화가’ 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사진=이왈종미술관)
2016.01.05 I 김용운 기자
등에 업힌 할머니 어디로 가시나요
  • 등에 업힌 할머니 어디로 가시나요
  • 유비호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중 한 장면(사진=성곡미술관)[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하얀 한복을 곱게 입은 할머니가 한 남자의 등에 업혀 있다. 남자는 할머니를 업은 채 다리를 절뚝거리며 어디론가 향한다. 청명한 하늘은 평화롭고 도시의 풍경은 익숙하지만 할머니와 청년의 뒷모습은 서글프고 낯설기만 하다. 정처 없이 걸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8개 화면에 각각 다르게 흘러나온다. 8채널 영상으로 담은 작품의 제목은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다. 퍼포먼스와 영상작업을 주로 해온 유비호(45) 작가가 오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성곡미술관에서 ‘성곡 내일의 작가 수상전’을 연다. 지난해 작가상을 수상한 유 작가는 ‘해질녘 나의 하늘에는’이란 주제로 영상 6편, 사운드, 사진 등 지난 1년여간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1960년에 개봉한 한국영화 ‘고려장’에서 영감을 받은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는 마치 늙은 어머니를 버리러 떠나는 아들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화면으로 관람객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먹고살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부모를 내다버리는 고려장의 악습에서 과연 지금은 자유로운가.’ 두 사람의 모습은 현대판 고려장뿐만 아니라 삶의 터전에서 밀려난 소외된 이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너 뷰’(inner view)는 유 작가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란다. 제작과정에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기도 했다.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참사, 세월호 침몰사고, 대구지하철 참사, 형제복지원 사고 등 한국 현대사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으로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지닌 이들을 인터뷰한 영상이기 때문이다. 유 작가는 이들의 인터뷰를 낡은 브라운관 TV 등을 통해 보여주는 동시에 인터뷰 속 인물의 상황을 은유한 설치물로 미학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인터뷰 영상을 중·고교 교실에서 볼 수 있는 책상과 의자에 설치하거나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참사 유가족의 영상을 유치원생이 사용하는 책상과 의자에서 보게 하는 식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수균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은 “유 작가는 변두리로 밀려나 잊혀진 삶과 낡고 버려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 거대 산업사회의 사회적 재난으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이들을 향한 연민과 슬픔의 감정에 몰입했다”며 “시대와 교감하고자 하는 작가로서의 고민과 예술적 탐구의 흔적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유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상처 입은 사람의 그늘진 마음에 빛을 쬐어주는 것, 그것이 내 작업의 실마리”라고 말했다. 유비호 작가의 ‘이너 뷰’는한국 현대사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으로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지진 이들을 인터뷰한 영상작품. 낡은 브라운관 TV나 모니터, 설치한 책상과 의자 자체가 은유적인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사진=김용운 기자).
2015.12.08 I 김용운 기자
'미술관 취업' 어떻게 하나?  큐레이터가 직접 알려준다
  • '미술관 취업' 어떻게 하나? 큐레이터가 직접 알려준다
  • ‘2015 뮤지엄 데이’ 특강 정보[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국사립미술관 협회는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길에 있는 예술가의 집에서 ‘뮤지엄 데이’를 개최한다.‘뮤지엄 데이’는 한국사립미술관 협회 주관으로 작가, 큐레이터 지망생, 미술 애호가들에게 미술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고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2010년부터 매년 열렸다. ‘뮤지엄 데이’ 기간 중 레지던시 프로그램 활용, 미술품 관리와 복원, 큐레이터의 역할 등을 주제로 한 특강이 이어진다. 또한 미술관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작가를 꿈꾸는 이들은 ‘컨설팅 테이블’에 참여해 미술관 큐레이터를 직접 만나 상담할 수 있다. 아울러 전시, 교육뿐 아니라 작가 지원, 미술관 전문직종 탐색 등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아카이브 전시’도 열린다. 행사에는 금호미술관, 대림미술관, 밀알미술관, 사비나미술관, 상원미술관, 성곡미술관, 아트선재센터, 아트센터나비, 유리지공예관, 자하미술관, 코리아나미술관, 토탈미술관, 포스코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환원미술관, 헬로우뮤지움, 환기미술관, OCI미술관 등 18곳이 참여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홈페이지(www.artmuseum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5.11.22 I 김용운 기자
 볼 만한 전시…여성의 눈으로 본 일상과 환상
  • [e주말] 볼 만한 전시…여성의 눈으로 본 일상과 환상
  • 비비안 마이어의 ‘자화상’(ⓒ Vivian Maier/ Maloof Collection, Courtesy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사진=성곡미술관).[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각자 독특한 사진으로 주목 받은 사진작가의 사진전이 열린다. 둘은 남들이 하지 않았던 자신만의 작업 방식을 찾아냈다는 점과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작품들의 분위기는 전혀 달라 더욱 흥미롭다.△비비안 마이어 ‘내니의 비밀’전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오는 9월 20일까지 여는 ‘내니의 비밀’ 전은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사후에 주목 받은 여성 사진가 비비언 마이어(1926~2009)의 첫 한국 전시다. 비비언 마이어는 보모로 살면서 취미로 평생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그의 사진은 ‘셀피’라는 셀프 카메라의 원조란 평가와 함께 수수께끼 같은 삶과 맞물려 세계 사진계의 큰 화제가 됐다.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의 포스터 등에 쓰였던 ‘자화상’ 등 100여점을 전시한다. 9월20일까지. 02-737-7650. 제나 할러웨이 ‘엔젤스’(사진=제나 할러웨이 홈페이지)△제나 할러웨이 ‘더 판타지’전수중촬영 사진으로 유명한 영국의 사진작가 제나 할러웨이(42)의 첫 국내 전시인 ‘더 판타지’(The Fantasy) 전이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할러웨이는 18세에 스쿠버 다이빙 강사로 활동하며 수중촬영에 입문했다. 이후 자신만의 수중촬영기법으로 상업과 예술사진을 넘나드는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물의 중력을 이용해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순간들을 사진에 담아 각광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 ‘엔젤스’(Angels), ‘더 워터 베이비’(The Water Babies) 등 주요 작품 시리즈를 포함해 200여점과 영상을 선보인다. 9월7일까지 02-710-0747.
2015.07.11 I 김용운 기자
뉴욕을 바라보는 '프로와 아마'의 두 시선
  • 뉴욕을 바라보는 '프로와 아마'의 두 시선
  • 비비안 마이어의 ‘자화상’. 1970년대 초 라이카 카메라로 컬러사진을 찍기 전까지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애용한 마이어가 롤라이플렉스를 들고 거리를 걷다가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었다(ⓒ Vivian Maier/ Maloof Collection, Courtesy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사진=성곡미술관).[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여자는 이름을 기억해줄 가족조차 없었다. 반면 남자는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다만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었다. 사진이었다. 여자는 남에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남자는 다 꺼내놓고 부와 명성을 얻었다. 그들의 인생에서 그 차이는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을까.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오는 9월 20일까지 여는 비비안 마이어(1926~2009)의 ‘내니의 비밀’ 전과 게리 위노그랜드(1928~1986)의 ‘여성은 아름답다’ 전은 두 사람의 인생역정과 작품을 여러모로 비교할 수 있는 전시다. △사진으로만 남은 수수께끼 같은 삶 2007년 시카고역사에 대한 책을 쓰려던 존 말루프는 동네 벼룩시장에서 네거티브 필름과 슈퍼8㎜, 16㎜ 필름, 다양한 비디오 녹화물, 잡다한 사진 등이 담겨 있는 박스를 샀다. 책에 쓸 이미지가 필요해서다. 동네 벼룩시장에서 산 필름박스는 단돈 380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 박스를 열어 필름을 현상해보니 범상치 않은 사진들이 나왔다. 말루프는 상자의 주인을 찾는 과정을 영화로 만들었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제 다큐멘터리 후보에 오른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였다. 이 과정에서 마이어의 사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폭발했다. 마이어는 2009년 요양원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독신으로 살았다. 직업이 보모라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없다. 그저 남긴 사진들을 통해 삶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이번 전시에는 마이어가 1950년대부터 1979년까지 찍은 흑백사진 78점, 컬러사진 20점, 밀착흑백사진 7점과 함께 1965년에서 1973년까지 촬영한 영상물 9점을 선보인다. BBC에서 만든 마이어에 관한 다큐멘터리도 상영한다. 마이어의 사진이 유명해진 계기 중 하나는 이른바 ‘셀피’(self-photography)다. 마이어는 인위적인 설정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많이 남겼다. ‘자화상’ 등 셀피 작품들에선 그녀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이 아닌 스스로 즐기고 만족하기 위해 촬영한, 사진의 전형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뉴욕과 시카고의 거리를 찍은 사진들에서는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에 대한 연민이 당시 미국의 시대상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사진기법이나 작품성을 놓고 평가했을 때 마이어는 작가라기보다는 마니아에 가깝다. 하지만 작품이 전하는 감성은 그녀의 수수께끼 같은 삶과 맞물려 독특한 아우라를 만든다. 비비안 마이어의 ‘자화상’(ⓒ Vivian Maier/ Maloof Collection, Courtesy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사진=성곡미술관).△생생한 거리표정, 여성 통해 담아 게리 위노그랜드는 1952년부터 프리랜서 광고사진가로 ‘라이프’ ‘룩’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에서 일했다. 컬럼비아대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1951년 뉴스쿨에서 사진을 전공한 전업사진가였다. 위노그랜드가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1963년과 1967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다른 사진작가들과 함께 초대전을 열면서부터다. 이후 구겐하임미술관의 장학금을 받아 미국 전역을 돌며 미국인의 일상을 기록한 사진을 남겼다. ‘나의 사진은 그 어떤 메시지도 감추지 않는다’는 신조로 그는 비판적인 시선이나 도덕적인 잣대로 재단하는 것보다 사라지는 순간 속에서의 아름다움을 잡아내는 작업에 주력했다. 전시에서는 1975년 발표한 사진집 ‘여성은 아름답다’에서 추려낸, 작가의 서명이 들어간 빈티지 프린트 85점을 내보인다. 1960∼1970년대 뉴욕 등 대도시에서 자유분방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는 여성들이 대상이었다. 위노그랜드의 사진에는 마이어에 비해 세련된 기교와 동적인 감각이 물씬 배어있다. 당시 대중이 즐겼을 풍요와 여유가 보인다. 그러나 마음으로 치고 들어오는 울컥함이나 뭉클함은 확실히 마이어에 비해 덜하다.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 02-737-7650. 게리 위노그랜드 ‘여성은 아름답다’. 위노그랜드는 거리나 파티장소 등에서 발견한 생기넘치는 여성의 모습을 잘 포착했다(ⓒ Garry Winogrand. 사진=성곡미술관).게리 위노그랜드 ‘여성은 아름답다’(ⓒGarry Winogrand. 사진=성곡미술관).
2015.07.10 I 김용운 기자
신정아, 사찰에 조영남 그림 걸고 큐레이터 복귀
  • 신정아, 사찰에 조영남 그림 걸고 큐레이터 복귀
  • 신정아 전 성곡미술관 큐레이터(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미술계와 정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여·43) 전 성곡미술관 큐레이터가 가수 조영남의 전시로 8년 만에 본업에 복귀한다. 오는 24일부터 경기 부천시의 석왕사 천상법당에서 열리는 ‘조영남이 만난 부처님’ 전을 통해서다. 신씨는 ‘전시기획의 글’을 통해 학력위조 파문으로 사회적 비난에 시달리던 2007년 조영남을 처음 만났다고 언급한 뒤 “모두가 한 곳을 향해 가고 있는데 혼자만 비딱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셨다”며 “그 고마운 마음이 8년 만에 다시 큐레이터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조영남이 만난 부처님’ 전은 신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조영남에게 제의해 성사됐다. 조영남은 ‘작가의 글’을 통해 “몇달 전부터 팔자 드세기로 유명한 신정아 큐레이터가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 절에서 미술전시를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흘리듯 말했다”며 “법당 그림 전시는 국내 최초일 뿐 아니라 세계 최초의 미술 이벤트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조영남은 십자가를 든 채 웃고 있는 부처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비롯해 특유의 해학을 가미한 자화상 등 신작을 선보인다. 신씨는 2007년 학력위조와 전 청와대 고위공직자와의 스캔들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뒤 학위위조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 2009년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동국대 이사였던 석왕사 주지 영담스님과의 인연으로 석왕사의 다문화지원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석왕사 관계자는 “부처님 오신 날과 영담스님이 운영하는 부천 외국인노동자의 집 설립 20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이 과정에서 신씨가 ‘화투’ 연작 등 화가로 인정받고 있는 조영남의 작품전시를 제안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다.
2015.05.20 I 김용운 기자
미술로 풀어낸 '조선족 정체성'
  • 미술로 풀어낸 '조선족 정체성'
  • 재중동포 2세인 최헌기 작가가 회화 ‘수묵 No.10’ 앞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용운 기자).[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국의 태극기와 중국의 오성홍기, 북한의 인공기. 세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의 이미지로 그린 유화 3점이 연이어 걸렸다. 제목은 ‘자화상’이다. 무슨 뜻일까. 중국인이 아니라며 무시했다. 한국인도 아니라며 꺼려했다. 부모의 고향은 봄이 빨리 오는 남도. 그러나 일제강점기 먹고살기 위해 봄이 더디 오는 대륙으로 건너가 길림성에 터를 잡았다. 중화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그의 국적이 됐다. 한국과 수교가 되면서 재중동포로 불렸다. 중국과 한국의 경계인이 됐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소외감과 열등감에 정체성의 혼란은 불가피했다. “어느 순간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중국인, 중국을 가장 잘 아는 조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술가로서는 정체성 혼란이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나만의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5월 31일까지 열리는 재중동포 2세 최헌기(53)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은 중국과 한국,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모두 경험한 작가의 개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회화·설치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최헌기 작가의 1994년 작 ‘자화상’(사진=성곡미술관).옌볜대 미술과를 졸업한 최 작가는 중국 베이징을 근거로 한 보기 드문 조선족 작가다. 두각을 나타낸 것은 30대에 다시 입학한 베이징중앙미술학원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다.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1995년 중국국립미술관에서 ‘최헌기 유화전’을 연 이후 베이징의 미술관계자의 눈에 띄었고 이후 ‘조선족 작가’의 분명한 색깔을 이어오고 있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는 2013년 중국 베이징 위안덴미술관에서 선보인 ‘광초 10년’ 전을 보다 확장해서 꾸몄다”며 “예술이란 특별한 방식으로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란 신념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화상’을 비롯해 길이만 8m에 달하는 최신작 ‘설국’ 등 회화 외에도 마르크스와 마오쩌둥 등 공산주의 사상가들의 허상을 풍자한 설치작품 ‘붉은 태양’,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마치 부처의 모습처럼 변용한 조각 등을 통해 ‘경계인 정체성’을 풍부하게 표현했다. 최 작가는 “한때는 주변인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어디에나 다 속한다고 생각한다”며 “베이징에서 주로 작업하지만 한국 동해안에 중국작가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양쪽을 오가며 활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02-737-8643. 최헌기 작가의 길이 8m 대작 ‘설국’(사진=성곡미술관).
2015.04.03 I 김용운 기자
베니스 비엔날레 6년만에 한국작가 초청
  • 베니스 비엔날레 6년만에 한국작가 초청
  • 김아영 작가[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한국 작가 3명이 참여한다.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베니스 비엔날레재단은 지난 5일 전세계 53개국의 136명의 작가를 56회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이중 김아영(36·여), 남화연(36·여), 임승훈(46)작가 등 3명의 한국 작가가 포함됐다.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이 기획하는 전시로,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라는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남화연 작가그동안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는 2001년 서도호 작가, 2003년 김소라, 김홍석, 장영혜, 주재환 작가, 2009년 구정아, 양혜규 작가가 참여했고 6년 만에 한국작가 3인이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진출하게 됐다.김아영 작가는 한국과 영국에서 시각디자인, 사진, 순수미술을 전공한 후 비디오, 사운드, 이미지, 텍스트와 내러티브 구조를 이용해 작업하고 있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서는 김희라 작곡가와 함께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 3’(가제)라는 설치·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임흥순 작가미디어아트를 하는 남화연 작가는 베를린과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본전시에서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 시대의 튤립포마니아(Tulipomania)에 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제작된 ‘욕망의 식물학’(The Botany of Desire)이라는 주제로 영상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임흥순 작가는 영화감독 겸 미디어아티스트로 2014년에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 인천다큐멘터리리포트 ‘베스트러프컷상’을 수상했다. 본전시에는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 촬영한 ‘위로공단’이라는 영상작품을 선보인다.권영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권영빈 위원장은 “2015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전시 뿐만 아니라 본전시에 우리 작가 3명이 초청됨에 따라 한국 현대 미술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세계 무대에 보여줄 수 있는 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15.03.09 I 김용운 기자
겨울 비수기에도 분양물량 '풍성'
  • [부동산캘린더]겨울 비수기에도 분양물량 '풍성'
  •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건설사들이 겨울 비수기가 무색할 정도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22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에는 청약접수 11곳, 당첨자 발표 22곳, 당첨자 계약 14곳, 모델하우스 개관 9곳 등이 예정돼 있다.GS건설(006360)이 26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 62-1번지 일대에 공급하는 ‘경희궁 자이’(전용면적 33~138㎡ 2533가구)의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이 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을 이용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단지 인근에 월암근린공원, 경희궁, 서울역사 박물관, 성곡미술관, 강북삼성병원, 영천시장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미동초, 동명·창덕여중, 이화여·인창고,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 등의 교육시설도 가까이 있다.28일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광교신도시 D3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광교’(전용 97~155㎡ 총 928가구) 모델하우스의 문을 열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용인서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동수원IC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신분당선 연장선 경기도청역도 개통예정이어서 교통 여건은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 인근에 광교호수공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아울렛 광교점(예정),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도청신청사(예정), 흥덕도서관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교육시설로는 신풍·이의초, 다산·이의중, 창현고, 아주대, 경기대 수원캠퍼스 등이 가까이 있다.같은 날 대우건설(047040)도 부산 서구 서대신동 212번지 일대에 공급하는 ‘대신 푸르지오’(전용 59~115㎡ 959가구) 모델하우스의 문을 연다. 이 아파트는 부산지하철 1호선 서대신역과 동대신역이 도보 5~10분 거리에 있다. 낙동대로와 구덕대로를 이용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단지 인근에 구덕공설운동장, 동아대학교 의료원, 민주공원 등의 편의시설도 있다. 교육시설로는 부민·화랑초, 대신중, 부경·혜광고,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등이 가까이 있다.우미건설도 같은 날 충남 천안시 서북구 아산탕정지구 1-C1,1C-2블록에 공급하는 ‘우미린 센트럴파크’(전용 84~122㎡ 1152가구) 모델하우스의 문을 열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수도권 전철 1호선 아산역과 KTX 천안아산역, 경부고속도로 천안IC를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천안종합운동장, 갤러리아 백화점, 롯데마트, 천안시청 등의 편의시설도 있다. 교육시설은 불당초, 월봉중, 월봉고 등이 가까이 있다. ▶ 관련기사 ◀☞또 위례…'자연앤자이e편한세상' 청약경쟁률 최고 151대 1☞"중전마마 납시오"…GS건설 '경희궁자이' 이색 홍보 눈길☞청약 신화 쓴 '위례 자이' 단지내 상가 분양
2014.11.23 I 신상건 기자
분양열기 계속..청약접수 10곳
  • [부동산캘린더]분양열기 계속..청약접수 10곳
  •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초겨울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달아오른 분양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14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에는 청약접수 10곳, 당첨자 발표 14곳, 당첨자 계약 23곳, 모델하우스 개관 8곳 등이 예정돼 있다.GS건설(006360)과 대림산업(000210)이 19일 경기 위례신도시 A2-2블록에 공급하는 ‘위례 자연&자이e편한세상’(전용면적 51~84㎡ 1413가구) 아파트의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이 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8호선·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 개통 예정인 우남역과 위례중앙역을 이용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중심상업시설인 트랜짓몰이 인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수변공원이 있다. 단지 인근에 초·중·고등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같은 날 제일건설은 대구 첨단산업단지 A1블록에 공급하는 ‘북죽곡 제일풍경채 프라임’(전용 59~84㎡ 1457가구) 아파트의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이 아파트는 세천교, 금호강변도로(예정)을 이용할 수 있다.단지 인근에 금호강 수변공원, 계명대 동산의료원(예정), 달성문화센터, 달성군립도서관 등의 편의시설도 있다. 교육시설로는 세천(예정)·서재초, 서재·왕선중, 다사·대구외고, 계명대 상서캠퍼스 등이 가까이 있다.20일 중흥토건이 경기 평택시 소사벌지구 B-9블록에 공급하는 ‘평택 소사벌 중흥S-클래스’(전용 75~84㎡ 1190가구) 아파트의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이 아파트는 수서~평택간 KTX 지제역(예정), 경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다.단지 인근에 이마트(예정)와 뉴코아아울렛, 롯데마트, 배다리호수공원, 통복천생태공원(예정) 등의 편의시설도 있다. 교육시설로는 지란초, 비전중, 비전고 등이 가까이 있다. 단지 인근에 초, 중, 고교가 신설될 예정이다.21일 GS건설이 서울 종로구 교남동 돈의문뉴타운1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경희궁 자이’(전용 33~138㎡ 2533가구)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문을 열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을 이용할 수 있다.단지 인근에 월암근린공원, 경희궁, 서울역사 박물관, 성곡미술관, 강북삼성병원, 영천시장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미동초, 동명·창덕여중, 이화여·인창고,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 등의 교육시설도 가까이 있다.▶ 관련기사 ◀☞GS건설, 청약 신화 쓴 '위례자이'상가 분양☞GS건설 '서울역센트럴자이' 1순위 평균 경쟁률 2.3대 1☞GS건설, '경희궁자이'에 한국형 디자인 첫 선
2014.11.14 I 신상건 기자
304가지의 빛…세월호를 기리다
  • 304가지의 빛…세월호를 기리다
  • 김윤경숙의 ‘하얀비명’.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숨진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사진=성곡미술관).[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1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순백의 공간이 시뻘겋다. 순결하면서도 도발적이다. 2층에서 내려다보니 하얗게 표백된 슬픔 뒤에 참을 수 없는 분노도 감지된다. 금줄처럼 빨간 테이프는 촘촘히 허공을 가로질러 생과 사의 공간을 나눈 듯하다. 적혈구와 백혈구가 갈린 듯 적백의 대비가 명징하다. 3층 전시실에서는 설치작품 ‘하얀비명’이 보인다. 천장에서 소용돌이처럼 휘어돌아 수직으로 매달려 있는 전구는 304개. 그 옆에 다시 10개의 전구가 각기 반짝거린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하얀비명 김윤경숙’ 전이다. 지난해 미술관이 선정한 김윤경숙 작가의 ‘2013 내일의 작가 수상전’이기도 하다. 1970년 대전에서 태어난 작가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대전을 근거지로 활동해왔다. 세상과 단절한 채 개인의 세계로 침잠하는 대신 세상과의 연결을 택했다. 2009년 광주대인시장프로젝트를 통해 광주시 대인시장 내 약 15년간 비어있던 미용실 공간에 작품을 설치하거나 2011년 ‘미술은 현실이다’ 전, 2012년 ‘평화가 웃는다’ 전 등에 참여해 입지를 넓혔다. 비록 개인의 사적인 기억 속에서 시작됐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유하고 공감하는 사건과 감정을 반추하는 작가의 지향점은 ‘내일’을 기대하기 충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느질을 활용한 작가 특유의 드로잉과 빨간 테이프를 이용한 대형 설치작품 20점여점을 선보인다. 드로잉에는 한국사회 현실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가녀리지만 명확하게 담겨 있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비닐테이프 설치작품도 볼 수 있다. 전시의 표제이기도 한 ‘하얀비명’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 304명과 실종자 10명을 떠올리며 만든 작품이다. 송의영 성곡미술관 큐레이터는 “김윤경숙 작가는 개인의 기억을 객관적 사건에 투영시키고 작업을 통해 망각이라는 인간의 방어기제를 해체한다”며 “작가의 작품들은 기록자 혹은 감시자로서 사회과 개인 사이의 관계를 다시 쟁점화하거나 잃어버린 개인의 기억을 되새기도록 유도한다”고 평했다. 관람료 3000원. 내년 1월 11일까지. 02-737-7650. 성곡미술관이 선정한 ‘2013 내일의 작가’ 김윤경숙(사진=성곡미술관).
2014.10.31 I 김용운 기자
작가 이명호 '사진과 그림의 경계' 허물다
  • 작가 이명호 '사진과 그림의 경계' 허물다
  • 이명호 사진작가(사진=갤러리현대)[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2004년 이후 발표한 작품이 달랑 25점이라고 하면 다들 깜짝 놀라요.” 이명호(38)는 최근 국내외에서 가장 핫한 사진작가 중 한 사람이다. 2004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후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꾸준히 주목받으며 최고의 명성을 쌓았기 때문이다. 2006년 ‘사진비평상’, 2009년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을 받았다. 올해엔 강남구청과 함께한 환경캠페인 ‘가로수길 프로젝트’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레드닷디자인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9년간 완성한 작품이 고작 20여점이라는 것은 의외다. 그것도 회화나 조각보다 작업과정이 더 단순할 것 같은 사진작업이기에 그의 유난스런 ‘빈작’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하지만 이 작가의 작업 스타일을 살펴보면 바로 이해가 된다. 그는 정말 엄청난 스케일로 공을 들여 사진을 찍는다. 광활한 초원이나 사막에서 특정한 나무나 계곡을 피사체로 선택하고 이 피사체 뒤에 거대한 캔버스를 설치해 사진을 촬영한다. 피사체를 선택하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캔버스를 세우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렇게 완성된 나무나 사막 풍경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 같다. “나는 늘 작업을 하기 전에 개념을 먼저 떠올린다.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인데 이걸 현실에서 구체화시키는 게 내 작업의 결과물이다.” 내년 1월 5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진행 중인 ‘사진-행위 프로젝트’ 전에도 이 같은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각각 밝은 방과 어두운 방이라는 콘셉트로 나뉜 ‘나무’와 ‘바다풍경’ 연작 15점이다. ‘나무’는 몽골·이집트·툰드라 등지에서 찍은 나무 사진이다. 저런 걸 어떻게 찾았을까 하는 궁금증부터 생긴다. ‘바다풍경’은 광활하게 펼쳐진 사막 골짜기 밑에 보일 듯 말 듯 흰색 캔버스를 깔아놓은 사진이다. 멀리서 보면 이 캔버스는 마치 신기루 속 오아시스처럼 보인다. “캔버스를 고정한 끈을 없앤 것만 빼면 모든 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사막의 모래 색깔도 전부 다르다. 고온 때문이다. 아날로그 필름을 고집하는데 온도 변화에 따라 필름에 다양한 컬러의 사막이 나타난다. 발산한 걸 다시 정리해서 담아오는 과정이 내 작업이다. 하나의 현상 뒤에 어마어마한 것이 숨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 작가의 사진에는 시간과 땀이 숨어 있다. 바로 그가 느릿느릿 천천히 가는 이유다. 02-2287-3575.
2013.12.13 I 김인구 기자
당신의 기억을 더듬다
  • 당신의 기억을 더듬다
  • 최찬숙 비디오 설치물 ‘리슨(Listen)’(사진=성곡미술관)[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서울 경희궁길 성곡미술관에서 7월 28일까지 흥미로운 이름의 전시가 열린다. 성곡미술관 ‘2012년 내일의 작가’로 선정된 최찬숙 작가의 ‘90억 가지 신의 이름’ 전이다. 작가는 제한된 시공간 속에서 인간 각자의 기억 속에 내재된 에너지의 재현을 시도해왔다. 전시에선 사회적·정치적·종교적 콘텍스트 속에서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어 교감하는 방법으로 설치·영상·아트북·퍼포먼스 등을 표현한다. 전시는 총 3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미술관 1층에는 작가가 설치한 인터미디어 프로젝트를 선뵌다. 매일 아침 팟캐스트 라디오방송에서 20년 전 오늘의 방송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작가, 국제법상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는 도시 예루살렘에 구원이 있다고 믿는 건축가, 기억과 망각의 공간에 숨고자 하는 동대문과 서대문의 두 배우들 등 우회적 이야기를 펼쳐낸다. 2층과 3층에는 영상 설치작업 7점 및 퍼포먼스 아카이브 4점 등 작가가 기획하고 작업해 온 미디어 작품 11점이 전시된다. 사람들의 기억에 관한 작가의 생각은 ‘모든 왜곡된 기억의 형태가 곧 현재’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90억 가지 신의 이름’은 1950년대 영국의 세계적 SF작가 아서 C. 클라크의 소설 제목에서 따왔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90억개 신의 이름을 완전히 조합하면 세계가 멸망한다는 내용이다. 02-737-7650.
2013.06.07 I 김인구 기자
흐릿한 세상, 선명한 진실
  • 흐릿한 세상, 선명한 진실
  •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20일자 35면에 게재됐습니다.▲ 노정하 `아틀리에`(2008)(사진=성곡미술관)[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오늘도 세상의 카메라들은 해상도 경쟁에 여념이 없다. `선명하게` `깨끗하게`에 사활을 건다. 그리곤 눈에 보이는 세상보다 더욱 또렷하게 비추고 본 것을 토해낸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진실인가. 역으로 이런 접근도 가능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정말 없다고 할 수 있느냐는 거다. 다시 말해 보이는 것만 진실인가 말이다. 사진에 대한 다소 이중적인 탐구는 중견 사진작가 노정하(46)의 몫이다. 사진이 반드시 선명하게 보여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 또 사라진 이미지들을 흔적처럼 담아낼 수는 없는가를 고민한 시도가 연결됐다.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 펼친 `보이지 않는 것에 묻다` 전은 작가의 문제의식이 분명하게 담긴 전시다. 사진 고유의 속성인 기록성과 진실성을 묻고, 우연성을 바탕으로 인간 사는 일과 운명을 들여다봤다. 영상을 포함한 38점 사진작품을 통해서다. 전시장에서 먼저 마주치게 되는 건 `초상작업`이다. 중세 어느 명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여인의 동화적 이미지, 수정공을 든 다른 여인이 만들어낸 우수적 분위기는 모두 작가 자신이다. 대부분의 사진작가들이 그렇듯 그도 스스로를 찍는 행위로 사진세계에 발을 들여놨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꾸준하게 이어온 `셀프` 시리즈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개인에 대한 초상작업은 최근 영상과 결합돼 집단초상으로도 확장됐다. 이른바 `모션포토`다. 빠른 시간동안 무작위로 캐치한 장면들을 연결, 한 컷 한 컷 영상으로 만든 뒤 이를 다시 연결했다(`PS1`). 이와 반대되는 모션포토도 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작가가 관찰한 풍경에서 어떤 대상이 포착되고 사라지는 그 움직임을 잡아낸 영상(`여름휴가` 시리즈)이다. 촬영과정이 그랬던 것처럼 보이는 세계도 서서히 바뀐다. ▲ 노정하 `PS1`(사진=성곡미술관)무엇보다 작가를 우뚝 세운 건 핀홀(pinhole) 작업 덕이다. 상자에 뚫린 조그만 구멍과 아날로그 필름만으로 이미지를 얻는 기법을 말한다. 빛을 수동으로 조절해가며 한 작품에 15분씩 걸려 만들어진 작품들은 흡사 우리 눈이 느낄 피로도와 다르지 않다. 작은 구멍에 집착할수록 주변은 흐릿해지고 또 빛이 충돌하면 본래의 형체를 잃기도 한다. 전시에선 `아틀리에` 시리즈(2008), `베니스 리알토의 커플`(2010) 등 핀홀 카메라로 제작된 11점을 선뵌다. 작가의 8번째 개인전이다. 지난해 성곡미술관이 선정한 `내일의 작가` 수상 기념전으로 마련됐다. 사진이지만 다분히 회화적으로 보이는 건 작품 안에 문학을 가미한 까닭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론 자신을 묻는 작업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에서 `나`를 어디에 두느냐는 문제 말이다. 내가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진실은 바뀔 수도 있다. 작품들이 그렇게 말한다. 7월29일까지. 02-737-7650.
2012.06.20 I 오현주 기자
민감한 정치이슈, 발랄한 비꼬기
  • 민감한 정치이슈, 발랄한 비꼬기
  •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25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천민정 `포케맨`(사진=성곡미술관)[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1950년대 중후반 미국 미술계에 새로운 기류가 일기 시작했다. 추상표현주의의 엄숙함을 거부하는 움직임이다. 매스미디어와 광고 같은 대중문화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했던 구상미술의 한 줄기.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이 나서 활활 불을 지폈던 이 경향은 바로 `팝아트`다.   `포퓰러 아트(Popular Art)`를 줄인 팝아트는 말 그대로 풍자다. 현대 산업사회를 격렬하게 타고오르는 대중적 형상을 `정숙한` 미술에 수용하고자 한 때문이다. 당연히 한국 미술계에선 친해지기 어려운 분야였다. 풍자의 유머코드가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이 새해 첫 전시로 미디어 아티스트 천민정의 팝아트를 세웠다. 게다가 `폴리팝`이다. 대중문화에 현실정치를 얹은 `폴리티컬(Political) 팝아트`다. 작가는 1990년대 중반 도미, 메릴랜드와 뉴욕 등에서 활동해왔다. 커뮤니케이션시대에 넘쳐나는 가공할 정치문화와 자극적 대중문화에 대한 시각적 풍자세계에 일찌감치 눈이 틔었다. 전시장을 채운 작품들은 그 전부다. 마치 대대적인 정치적 선동으로 보이는 그의 `폴리팝` 전은 코리안인 동시에 아메리칸으로서 체득한 혼재된 팝문화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주제도 자연스럽게 나뉘었다. `오바마 방` `독도의 방` `다이아몬드 방`. 이들 전시실에선 최근 정치·팝문화의 대표 아이콘이 된 오바마를 빗대고 한국과 일본, 북한과의 관계를 에두르며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문제를 콕 집어낸다. ▲ 천민정 `예스, 위 캔! 오바마와 나`(사진=성곡미술관)강렬한 원색과 미디어아트로 무장한 디지털페인팅·조각·영상 등의 작품들은 그럼에도 위압적이거나 낯설지 않다. 오히려 유쾌하고 경쾌하다. 가령 `예스, 위 캔! 오바마와 나`라는 디지털페인팅에서 불끈 솟은 알통을 자랑하는 두 사람은 오바마와 작가 자신이다. 작품은 2차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여성들을 근로현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만들었던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이다.  `포케맨`도 있다.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을 일본 만화영화 포켓몬에 빗대 세운 이 작품은 절대권력의 획일성을 대놓고 조롱한다. 하지만 눈앞에 드러난 건 배에 힘이 잔뜩 들어간 귀여운 포켓몬의 허세다. 민감한 정치이슈들을 한 데 뭉쳐 쏟아부은 재기발랄한 이미지 폭격은 3월11일까지다. 02-737-7650.
2012.01.26 I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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