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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10시 기준 지방선거 투표율 대전 9.3%·충남 9.9%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1일 10시 기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은 대전이 9.3%, 충남이 9.9%를 기록했다.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서초구 서래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주민들이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전지역 6·1지방선거 만 18세 이상 유권자 123만 3557명 중 오전 10시까지 11만 4665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9.3%로 집계됐다. 5개 자치구별로는 대덕구가 10.7%로 가장 높고, 유성구가 8.3%로 가장 낮다. 충남은 전체 유권자 180만 3096명 중 같은 시각까지 17만 8703명이 투표해 9.9%의 투표율을 보였다. 15개 시·군별로는 태안군이 14.4%로 최고치, 계룡시가 8.1%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2018년 6월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오전 10시 투표율(대전 11.4%, 충남 13.1%)과 비교하면 대전은 2.1%포인트, 충남은 3.2%포인트 낮은 수치다. 올 3월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오전 10시 투표율(대전 12.0%, 충남 12.2%)와 비교해서도 대전이 2.7%포인트, 충남이 2.3%포인트 밑돌았다. 지난 27~28일 진행된 사전투표의 투표율은 대전이 19.74%, 충남이 20.25%였다. 중앙선관위는 오후 1시부터 사전투표와 거소투표, 선상투표, 재외국민투표를 합산해 투표율을 발표한다.
- 대기업도 투잡…“출근 안 해도 월급 받는다”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20명 뽑는데 인재가 국내외에서 250명이나 몰렸습니다. 재밌고 신선한 인사 실험으로 하루하루가 새롭네요.”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 표철민 대표는 서울 중구 순화동 이데일리 사옥에서 최근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업계 최초로 추진한 ‘다오(DAO)형 채용’ 결과를 설명했다. 이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자율 조직인 ‘다오’(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같은 자유로운 채용이다. 방송인 유재석 씨가 트로트 가수 ‘유산슬’이란 익명으로 부캐(부캐릭터) 역할을 선보이듯이, 익명으로 투잡·쓰리잡을 하는 것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창업전선에 뛰어든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체인파트너스를 2017년에 설립하고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 민간위원을 맡는 등 블록체인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1985년 서울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위자드웍스 설립 △루비콘게임즈 설립 △한국벤처기업협회 이사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자문위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체인파트너스 대표(2017년~) (사진=김태형 기자)앞서 표 대표는 지난 3월 “이름·성별·출신 모두 묻고 따지지도 않는다”며 “회사 나오기 싫으면 하와이에서 일해도 된다”며 이같은 채용을 공지했다. 서로 약속된 시간까지 좋은 결과물만 나오는지를 체크할 뿐, 출근·회식도 없고 직원 스스로 근무 시간·장소·방식을 정하면 된다고 알리자, 남녀노소·각계각층에서 인재들이 물밀듯이 몰렸다. 표 대표는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 풀타임을 고집했다면 이토록 좋은 인재들과 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직 공무원, 변호사, 대기업 직원, 금융권 정규직, 박사급 전문가까지 다양한 직군이 채용됐다. 20대 대학생부터 50대 임원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세대가 응시했다. 이들은 5월부터 퇴근 이후 저녁·밤 시간에 투잡·쓰리잡으로 온라인 근무 중이다. 근무 시간도 적게는 30분부터 많게는 몇 시간까지 다양하다. 일하는 시간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정해진다. 표 대표는 “특수한 전문직군은 15분만 함께 일해도 된다”며 “퇴근 이후 자유롭게 배달업 투잡을 하듯이, 화이트칼라 인재들도 이제는 마음껏 일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이같은 채용이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게 표 대표의 판단이다. 다오형 채용으로 입사한 이들이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각계각층, 남녀노소 인재들이 단톡방에서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며 “특히 중장년층 신입들이 꼰대처럼 지시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 대표는 “윤석열정부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 이분법을 벗어나 경직된 고용 구조가 유연해졌으면 한다”며 “IT 업계를 시작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고용 형태에 맞춰 고용 지원 제도도 변화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오는 2~4일 서울 서초구 ‘한화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이데일리가 후원하는 ‘웹3 코리아 2022’ 포럼에서 참석자들에게 이 같은 인사실험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주요 변화들’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 라이프스타일 전문 프롭테크 '에스엘플랫폼' 출범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신영그룹의 부동산 관리 계열사 신영자산관리와 주거 서비스 플랫폼 기업 쏘시오리빙의 합병으로, 국내 최대 라이프스타일 전문 프롭테크 기업이 출범했다. 사명은 ‘주식회사 에스엘플랫폼’으로 변경하고, 대표이사에 이상무 전 쏘시오리빙 대표이사를 선임했다.신영자산관리는 1996년 신영에셋에서 시작해 2018년 투자사업본부를 분할한 뒤 신영자산관리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주요 오피스의 자산 관리와 레지던스, 뉴스테이 등의 부동산 임대관리사업을 담당해왔으며, 1인 가구를 위한 코리빙(Co-living) 브랜드 ‘지웰홈스’를 론칭해 서초, 동대문, 왕십리에서 운영 중이다. 이어 2017년 설립된 쏘시오리빙은 공유 경제로 출발한 주거 서비스 플랫폼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플랫폼 ‘주거 4.0’을 통해 아파트 커뮤니티 내 피트니스, 사우나 등의 시설과 조식 서비스, 아동 및 시니어 케어 등의 주거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2021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사업 내 국토교통부의 지식서비스 부문에 선정된 바에 있다. 최근에는 생활숙박시설과 지식산업센터의 운영, 하이엔드 주거 상품 컨설팅을 통해 누적 70개 단지 5만3000여 세대를 확보 및 운영하고 있다.에스엘플랫폼 이상무 대표이사(좌), 에스엘플랫폼 로고(우)/제공=㈜신영에스엘플랫폼은 160여 명의 전문 인력과 자체 개발한 ICT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전문 프롭테크 기업으로 나선다. 또한 조직을 경영지원, 자산관리, 임대관리, 서비스 사업 등 4개 본부와 스마트 라이프스타일 기업부설연구소로 재정비했다. 각 본부와 연구소는 스페이스 라이프스타일(Space Lifestyle)을 고려한 공간의 설계 단계부터 자산 및 임대 관리, 주거·비주거 서비스 운영,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업무를 직접 담당한다. 기획과 운영 과정에서 쌓인 고객 만족도, 이용 행태 등의 데이터를 새로운 공간 기획 사업에 활용함으로써 관련 사업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노령화 사회의 진전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가 반영된 차세대 시니어 주택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다양한 서비스를 사전에 기획함으로써 인근 시민들도 다채롭게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가꾸는 타운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이상무 대표이사는 “에스엘플랫폼의 주력사업은 미래 시장에서의 수요를 발굴함으로써 그 확장성과 연계성 측면에서 높은 강점을 드러낼 것”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철학이 반영된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향후 등장하게 될 새로운 공간의 생태계에서도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을 제공하는 부동산 종합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인터뷰]①김양희 “한미정상회담 윈윈…韓, 주춤하면 글로벌 미아"
- 김양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우리가 미국에 가서 투자하는 것은 퍼준다고 보는 건 너무 일차원적 시각이다”24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만난 김양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은 지난 21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이 일방적인 미국 퍼주기가 되고 말았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삼성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 평택 공장과 비슷한 반도체 위탁공장을 미국 텍사스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현대차는 앞서 발표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등을 위한 55억달러 투자와는 별도로 로보틱스에 50억달러를 더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김 부장은 이에 대해 “이제 중국이 만드는 배터리는 미국에서 설 땅이 없어진다”며 “그 시장을 우리가 선점해야 하는데 미국이 앞장서서 길을 만들어주는 만큼, 기본적으로 윈윈(win-win)”이라고 설명했다.김 부장은 향후 우리나라가 산업경쟁력을 유지·발전하기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스텝을 맞추는 것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메모리 반도체 제조 강국이지만, 그 원천기술과 장비는 여전히 미국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 그는 “우리가 아직 경쟁력이 부족한 핵심기술, 신흥기술, 우주 분야까지 협력의 지평이 확장된다고 하는 것을 결코 ‘퍼주기’라고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인터뷰 내내 김 부장은 현재 세계질서가 얼마나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지 강조했다. 십수년간 우리가 성장해왔던 자유무역은 완전히 퇴조되고 신뢰할 수 있는 나라·기업들과 새로운 규칙과 규범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미국의 보호주의 진영화 전략이 투사된 공급망 재편전략을 신뢰가치사슬(Trust Value Chain·TVC)이라고 불렀다. 중국이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들어간 이유다.김 부장은 “미국 주도로 새 판 짜기가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가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면,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원천기술, 핵심기술을 얻을 곳이 없다”며 “중국이 그걸 줄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관계를 긴밀히 함으로써 치러야 할 대가가 있지만 이를 상쇄, 혹은 뛰어넘는 이익이 있다면 거기로 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지금 주춤하면 글로벌 미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다음은 김 부장과의 인터뷰 전문.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양국의 협력공간을 한반도를 벗어나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하고 협력분야도 더욱 확대했다. 한반도 일대는 공통된 지역명이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한 곳이다. 때로는 동아시아, 때로는 아시아태평양, 때로는 인도태평양이라고 불린다. 그래서 지역명을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지정학적 시각이 투사돼 버리는 지역이다. 중국이 여전히 동북아시아라는 호칭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이 인도와 호주, 동남아시아, 태평양을 묶는 인태 전략을 추진한다는 것은 명실상부하게 미국을 역외국이 아닌 역내국으로 받아들이겠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나아가 미국 주도 인태 전략에 함께 하겠다는 의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한계를 지적하자면.△일단은 한미 동맹이 한국의 안보 기반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갈수록 전세계의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그 부분을 확실하게 미국이 보장했다는 점은 분명한 실익이다. 아울러 작년에 이미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지만, 한미동맹이 한반도 내 양자동맹만이 아닌 글로벌 포괄적 동맹으로서 발전하고 있다는 구체적 내용을 확인했다. 경제, 사회, 문화, 환경, 우주 등 그야말로 광범화한 범위에 걸쳐서 양국이 좀 더 굳건하게 협력할 수 있는 필요성,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은 우리로선 나쁘지 않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퍼줬다’는 비판도 나온다.△우리가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우리만 퍼준다고 보는 것은 너무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중국이 우리를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우리 힘으로 중국과의 경쟁력 차이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가 미국이 중국의 추격을 견제해주는 반사이익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또 우리만 반도체 영역에서 대단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역시 ‘난센스’다. 사실 반도체의 원천기술은 미국에 있으며 장비 역시 미국이 주지 않으면 우리는 반도체를 만들 수 없다. 한국이 강한 것은 메모리 반도체 역량이며 나머지 영역에서는 미국이 앞서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배터리 역시 마찬가지다. 점차 중국이 만드는 배터리는 미국에서 설 땅이 없어진다. 중국이 빠진 시장을 우리가 선점하는 차원인데, 우리가 하지 않으면 어차피 다른 나라가 할 것이다. 미국이 앞장서 길을 터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경제적인 면에서 봤을 때 기본적으로 윈윈이다. 또 우리가 아직 경쟁력이 떨어지는 핵심기술, 신흥기술, 우주 분야까지도 협력의 지평이 확대된다라고 하는 것은 결코 우리 입장에서는 퍼주기라고 볼 수 없다.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반도체장비인 어플라이드 머틸리어즈에 미국 성조기가 붙여져 있다.(사진=연합)- 한국의 미국 경도는 향후 한중관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미국이 원천기술, 핵심기술, 차세대기술은 가지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관계가 과도하게 갈등을 빚을 우려는 이전보다 커진 것이 사실이다. 이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잘 풀어나가느냐가 한미 관계를 어떻게 잘 풀어나가느냐 못지않게 상당히 중요하다. 다만 이제는 우리 시각이 아닌 미국 시각, 글로벌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 경제적으로만 경쟁자가 아닌, 전략적으로도 대립 관계이고 가치·이념면에서도 함께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점점 분명하고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인태 전략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서양에는 미국-유럽연합(EU) 무역기술 위원회(TTC)라는 것이 있다. TTC에서도 IPEF와 비슷하게 수출통제, 디지털경제, 공급망, 노동, 환경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IPEF는 IPEF로만 끝나는 게 아니고 쿼드나 TTC와 연결될 것이다. 이렇게 미국 주도로 글로벌 규범과 표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것도 우리가 IPEF에 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금 미국은 이중용도로 활용 가능한 핵심 전략 물자는 기존의 글로벌가치사슬(GVC)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신뢰할만한 나라들과 다시 공급망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나는 이를 ‘신뢰가치사슬’(TVC)라고 부르는데 지금 미국은 이것을 2중, 3중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중국의 반발이 우려돼 미국에 경도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이 논의에서 빠진다면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원천기술, 핵심기술을 얻을 데가 없다. 미국, EU, 일본 등이 다 빠지고 나면 중국이 이를 줄 수 있겠는가. 더욱이 이들이 아직 WTO에서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신흥 무역규범을 선제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규범과 표준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미국하고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면서 물론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있겠지만, 그 비용을 상쇄하는 이익이 있다면, 그 가능성이 보인다면 그쪽으로 가는 것이다. 모든 걸 다 얻을 수는 없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전략을 봤을 때, 지금 여기서 우리가 주춤하면 우리는 글로벌 미아가 된다. - 그래서 그런가 IPEF 참가국이 예상보다 많았다.△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빠진 인도가 IPEF가 참여한 함의가 크다. 아세안의 주요국이 거의 모두 들어갔다. 중국으로서는 심기가 불편할 것.- 대만이 안 들어간 것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대만이 들어갔다면 너무 과하게 중국을 자극하는 게 된다. 거기까지는 미국이 도발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IPEF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는 여전하다△IPEF 약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이게 행정협정이기 때문에 국제법적인 구속력이 없다. 바이든 정권이 바뀌고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온다면 백지화될 수 있다. 지금 IPEF의 첫 번째 주제인 ‘공정하고 회복력이 있는 무역’에서만이라도 국제법적인 구속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 어떻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두 번째는 시장접근이 보장되지 않는 협정이기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은 참가를 꺼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빼고 아세안 모든 국가들이 IPEF에 참여했다. 특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주요국들이 들어왔다. 이들도 여러 셈법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역내에서 새로운 경제질서가 태동하는 중요한 시점에 일단 그 흐름에 타고 보자는 생각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IPEF가 미국만을 위한 협정이 아닌, 어떤 형태로든 상호호혜적인 게임의 룰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등 기존 자유무역 질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게임의 룰을 논의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나라들이 모인 것이고, 이제부터 구체적 내용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미국이 주도한 면은 있지만,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논의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에서는 대다수의 국가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인도를 포함해 IPEF에 참여한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국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것. 따라서 중국의 불공정행위, 경제의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크고 이를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고위급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우리는 RCEP도, IPEF도 모두 참여하고 있다. 향후 충돌 가능성은 없을까.△ 사실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RCEP이 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이 있고, 여기에 IPEF까지 생겨버리면 같은 조항에 서로 다른 내용을 담으며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반면 RCEP의 개방 수준이 워낙 낮기 때문에 서로 상호보완되는 측면이 있다. 그럼 RCEP는 앞으로 소용이 없어지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RCEP의 가장 큰 장점은 원산지 규정 단일화다. 20년 정도 지나면 RCEP에 있는 나라는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무역활동을 할 수 있다. 또 RCEP에만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중국. 한계는 있지만, 중국을 국제법에 기반해 15분의 1로 상대화시킬 수 있는 지역 거버넌스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RCEP의 힘을 무시하면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규범과 질서에 참여하도록 한국이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중국은 앞으로 미국과의 어떤 전략 경쟁에서 단순히 군사력, 경제력만이 아니라 소프트파워면에서도 사실은 뭔가 매력적인 나라여야 한다. 그런데 마음에 안 든다고 상대방에게 그렇게 경제 보복을 무자비하게 가할 수 있는 나라에 대한 국제무대의 평가, 인상은 결코 좋을 수 없다. 한국이 IPEF에 들어갈 것이라고 해서 중국이 보복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IPEF의 최종 성과물이 무엇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 이것은 중국을 겨냥한다기보다 뜻맞는 나라들끼리 글로벌 규범과 표준 제정, 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더욱이 IPEF 참가는 경제 실익을 위한 우리의 주권행위인데다가 우리만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한국만 콕 집어서 보복을 한다는 것은 중국이 그것을 통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훨씬 크다고 보기 때문에 중국이 소탐대실하지 않으리라 본다.
- 경쟁에서 다시 협력으로…삼성·인텔 '오월동주' 재시동
- 서초 삼성전자 사옥. 이데일리DB[이데일리 김상윤 이다원 기자] “인텔과 삼성전자의 오월동주(吳越同舟)가 다시 시작됐다.”반도체 업계 한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30일 회동을 이렇게 해석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도맡아 하는 종합반도체업체(IDM)로 분류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왕좌’에 다시 오르기도 했다.물론 삼성전자와 인텔의 경쟁 포인트는 다르다. 삼성전자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 1위인 반면 인텔은 시스템반도체 1위 업체다. 인텔이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를 만들면 그에 걸맞은 D램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다 인텔은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물론 당분간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분한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협력할 수밖에 없다.◇삼성전자 핵심들 다 모여…“구체적 협력 의지 강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방한 중인 겔싱어 CEO와 만찬까지 이어진 회동 자리에서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PC 및 모바일 등 다방면의 협력방안이 논의된 점을 고려하면 양사 간 동맹은 강화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주요 핵심 사장들이 모두 합석할 정도로 양사 간 구체적인 협력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해석된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눈에 띄는 분야는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협력이다. 메모리분야는 삼성이 독보적인 반면,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는 양사가 경쟁하는 분야이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인텔이 삼성전자에 비해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와 모바일SoC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추격하고 있다. 파운드리의 경우 대만 TSMC가 1위, 삼성전자가 2위로 양분하고 있지만, 인텔이 지난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며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협력이 쉽지 않을 것으로 해석해 왔다.◇으르렁대는 中·대만…TSMC 아닌 삼성과 ‘윈윈’ 낫다 판단 하지만 기술, 시장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포화상태다. 최첨단 공정으로 분류되는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올 상반기에 3나노 공정 양산이 시작되는 등 양사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텔은 이미 TSMC와 협력에 나서고 있지만, 모든 물량을 TSMC에 맡기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을 새로 짜고 있지만 대만은 중국이 언제든 침공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지대이기도 하다. 인텔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여기에 인텔은 애플이라는 대형 고객사가 이탈하고 있다. 애플이 맥 컴퓨터에 자체 개발한 CPU를 탑재하면서 인텔은 주요 고객을 잃은 상황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노트북과 PC시장, 모바일 분야에서 강자다. 파운드리 협력을 매개로 인텔과 삼성전자가 새로운 PC 시대를 열 수도 있는 셈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세트 제품에서의 상호 협력을 통한 ‘윈윈’ 관계를 만들 수 있다.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겔싱어 CEO의 만남으로 양사간의 협력 범위가 확대되고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구체적인 협력모델을 봐야하겠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양국이 기술 동맹을 맺기로 한 만큼 양국 기업이 앞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더 모색하는 방향으로 보인다”고 했다.인텔 사옥 (사진=AFP)
- 이재용·겔싱어 회동…'반도체 1·2위' 삼성·인텔, 파운드리까지 손잡는다
- 사진=삼성전자 및 인텔 제공[이데일리 이준기 최영지 기자] “반도체 산업은 경쟁자이자 동반자이기도 한 복잡한 비즈니스 관계로 얽혀 있다.”이재용(사진 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방한 중인 팻 겔싱어(오른쪽)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설계) 시스템반도체와 PC·모바일은 물론, 파운드리(위탁생산)까지 양사 간 전방위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삼성전자 측이 전했다. 업계 안팎에선 두 사람의 회동이 지난 20~22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한·미 경제·기술안보 동맹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2위를 다투는 라이벌 기업 최고위층이 만난 건 이례적이다. 물론 ‘메모리 최강자’ 삼성전자와 ‘CPU 최강자’인 인텔은 오랜 기간 호환성 테스트를 하는 등 ‘미래 개척’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긴 했다. 그러나 인텔이 작년 3월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두 기업은 협력보단, 경쟁 관계 이미지가 더 셌다. 이미 이 부회장은 2019년 “2030년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시장 개척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겠지만, 협업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겔싱어 CEO는 작년 1월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외부 파운드리 사용은 더 늘어갈 것”이라고 했었다. 이를 두고 인텔이 주력 제품인 CPU는 자체 생산하되, 나머지 칩셋 등의 생산은 삼성전자에 맡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즉, 인텔이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10나노(1나노=10억 분의 1m) 이하 첨단 미세공정을 보유한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양사는 종합반도체회사(IDM)라는 공통점이 있다. 파운드리에 주력하는 TSMC보단, 삼성이 더 상호보완적”이라며 “삼성 역시 팹리스, 미세공정기술 등 취약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인텔을 교두보 삼아 미국 고객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의 협력은 더욱 가속화하고 확대될 것이며, 이는 공급망 불안 해소와 차세대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오너의 의사결정 능력, 민간 외교관 역할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이 부회장 사면이 조속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