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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반세권 국평 84㎡ 4억원대 ‘용인 둔전역 에피트’ 주목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HL 디앤아이한라㈜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신분당선 동천역·수지구청역 부근)에 23일 문을 연 ‘용인 둔전역 에피트’ 견본주택에 휴일까지 3일간 1만6000여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방문했다고 27일 밝혔다.지난 23일 견본주택은 개관과 동시에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최근 용인반세권 아파트 중 1억 원 이상 저렴한 4억 원대 분양가와 풍부한 개발호재로 인한 미래가치에 투자하려는 소비자가가 몰린 것이다.일찍부터 모여든 방문객들로 인해 견본주택 내부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전시된 타입별 견본주택을 보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방문객들은 타입별로 전시된 견본주택 내부를 꼼꼼히 살피거나, 분양 담당자들과 대출 조건 등을 상담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금어리 646번지 일원에 짓는 ‘용인 둔전역 에피트’는 지하 3층, 지상 최고 29층, 13개 동 1275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반도체 도시인 용인특례시 처인구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조성된다. 대규모 단지의 장점인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비롯한 주민편의시설과 상업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2027년 7월 입주 예정이다.이 아파트는 △68㎡(전용면적 기준) A타입 149세대 △68㎡ B타입 124세대 △84㎡ A타입 366세대 △84㎡ B타입 471세대 △101㎡ 165세대 등 1275세대 규모다. 전체의 70%가량이 실수요자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84㎡로 채워졌다.분양가는 84㎡A형 기준으로 4억8000만 원이다. 3.3㎡당 평균분양가는 1417만원으로 6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 평균분양가(3.3㎡기준)는 1863만 원에 비해 446만 원 정도 저렴하다. 또한 올 해 용인지역에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동일면적 대비 최대 1억20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는 HL디앤아이한라가 27년 만에 한라비발디에서 ‘에피트(EFETE)’로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고 용인에서 첫선을 보이는 단지다. 청약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오는 9월 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일 1순위, 4일 2순위 순으로 접수한다. 주택소유와 상관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며,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 뒤 전매도 허용된다. 또한, 재당첨 제한도 적용받지 않는다. 당첨자발표는 10일, 정당계약은 25일~ 28일까지 4일간 견본주택에서 진행된다. HL 디앤아이한라㈜는 ‘용인 둔전역 에피트’를 △반도체 클러스트 배후주거단지 △서울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의 중심입지 △마구산 자연 영구조망권(일부세대) △둔전역 생활권과 안심교육 인프라 △넓은 면적으로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 △AI 기반 대입 적성 컨설팅 등 맞춤형 교육특화 아파트 등을 갖춘 용인시 처인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형 고급 주거단지로 꾸밀 예정이다. 입지 여건이 뛰어나다. 우선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경전철 에버라인 둔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에 있다. 경전철 노선을 이용해 지하철 수인분당선 기흥역(환승)까지 20분대로 이동할 수 있고, 기흥역에선 분당선을 이용 서울 강남, 경기 분당·판교까지 쉽게 오갈 수 있다. 또한 광역버스 정류장이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한 서울 접근성도 좋다.시행은 (주)KD개발이, 시공은 HL 디앤아이한라㈜가, 분양대행은 ㈜니소스디앤씨가 맡는다.
- “그 아파트 커뮤니티 어때?” 아파트 흥행 여기서 갈린다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단지 내 커뮤니티가 아파트 가치를 판가름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차별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한강 수자인 오브센트 스카이라운지특히 분양시장에서도 커뮤니티 여부가 경쟁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2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지난 7월 청약을 받은 ‘래미안 원펜타스’는 총 641가구 규모의 중형급 단지 구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커뮤니티를 도입한 결과, 올해 서울 최다인 9만 여건의 청약통장이 쏟아져 평균 527.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역대급 흥행기록을 썼다.이 아파트는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스카이브릿지, 사우나, 실내골프연습장 등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랑 맞먹을 정도로 가짓수를 늘리고 고급화에 나섰는데, 이에 대한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했다는 후문이다.지방 분양시장도 커뮤니티 차별화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린 울산에서는 실내 수영장, 실내 체육관, 게스트하우스, 북카페, 독서실,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프라이빗 시네마 공간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를 도입한 ‘라엘에스’가 최근 완판에 성공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상황이 이렇자, 반포, 잠실 등 강남권 주요 지역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신축 아파트와의 경쟁을 위해 커뮤니티를 다시 짓거나 새롭게 도입하는 단지들도 등장했다.실제 반포의 원조 대장주였던 ‘래미안 퍼스티지’는 최근 기존 커뮤니티를 전면 확장 리모델링 하기로 했으며, 잠실 엘·리·트 중 하나인 ‘리센츠’ 역시 입주민의 편의성 증대와 단지의 가치 상승을 위해 전에 없었던 커뮤니티를 신축하기로 결정했다.이러한 흐름에 맞춰 하반기 분양시장 역시 커뮤니티 차별화 내세운 단지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 이목이 쏠린다.한양이 수자인 브랜드를 통해 8월 공급을 앞둔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는 김포 최대 수준의 대규모 커뮤니티를 도입한다. 단지 내에는 실내체육관과 클라이밍, 프라이빗 시네마, 쿠킹 스튜디오, 파티룸, 키즈카페 등 일반·특화프로그램을 모두 포함해 총 46개소의 커뮤니티 시설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포 북변4구역 재개발을 통해 선보이는 이 아파트는 총 3058가구의 매머드급 대단지로 구성되며,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0~103㎡, 2116가구다.SK에코플랜트는 같은 달 부산 수영구 광안2구역 재개발 통해 선보이는 ‘드파인 광안’에 북카페를 비롯해 사우나, 실내골프연습장 등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다양한 커뮤니티를 마련할 예정이다. 전용 36~115㎡(임대포함) 총 1233가구의 대단지로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567가구다.대우건설도 8월 서울 성동구 행당 7구역 재개발을 통해 선보이는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에 써밋 라운지를 조성하고, 피트니스클럽, GX클럽, 필라테스, 골프클럽, 사우나 등을 도입한다. 총 958가구 규모로, 이중 전용면적 45~65㎡, 138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이 밖에 대우건설은 용인시 처인구 은화삼지구에 들어서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의 커뮤니티도 차별화해 선보이고 있다. 전용면적 59~130㎡ 1681가구의 대단지로 단지 내에는 입주민 전용 영화관과 스크린골프장, 대형사우나 등이 들어서며, 푸르지오만의 복합문화 공간인 그리너리 스튜디오와 그리너리 카페 등이 도입된다.
- 마인드매그넛 주최, 소비자 빅데이터 마케팅 인사이트 컨퍼런스 '수류탄' 성료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지난 8월 22일 브랜드마케팅 컨설팅 전문기업 앨리스나인코리아와 국내 대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의 합작법인 ‘마인드매그넛’이 주최한 마케팅 써밋 ‘수류탄’이 서울 방배동 마인드매그넛 사옥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이번 행사는 편의점 RTD(Ready-to-Drink) 커피 시장을 중심으로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분석하고, 업계 실무자들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기획된 자리였다. 특히 ‘수류탄(數流誕)’이라는 행사의 이름은 데이터를 통해 트렌드를 읽고, 새로움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하며, 마케팅 전문가들이 데이터 기반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첫 번째 발표에서는 정인호 엠브레인 이사가 엠브레인의 구매 빅데이터(소비자 영수증 데이터)를 활용하여 편의점 RTD 커피를 중심으로 커피 전문점 구매 특성을 분석하여 발표했다. 엠브레인의 구매 빅데이터는 지속적인 소비자 영수증 트레킹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구매하는지를 분석해서 행동적 특성에 기반하여 파악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사 방식으로는 알아내기 어려운 소비자 행동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편의점 RTD 커피의 1+1, 2+1 등 프로모션에 대한 타겟별 반응, 커피 전문점 커피 간의 상관관계와 중복구매 경험 및 객단가 차이에 대한 분석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이어 성은주 매일유업 본부장은 RTD 커피 시장에서 No.1을 차지하고 있는 바리스타 룰스가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하며, 커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이 소비자와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유업이 커피의 원재료 선정부터 품질 유지에 이르기까지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점을 강조했다.마지막 발표에서 이현숙 오오티비 스튜디오 대표는 최근 급부상한 웹예능 콘텐츠를 중심으로 유튜브 마케팅 트렌드를 공유했다. 이 대표는 유튜브가 현대 마케팅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설명하며, 콘텐츠가 브랜드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전략들을 소개했다. 최근 인기 있는 웹예능 사례를 통해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도 함께 나눴다.최용혁 마인드매그넛 부사장은 “이번 마케팅 써밋을 통해 마케팅 업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경험과 지식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이 매우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마인드매그넛은 편의점, 마트, 헬스앤뷰티 스토어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얻은 실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분석을 진행해, 업계에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한은, 입시경쟁 '기울어진 운동장' 지적…해외사례는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입시과열 문제 해결 방안으로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했다. 대학이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학생들을 선발하자는 것으로, 사교육 과열로 인한 지역별 교육기회 불평등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완화하자는 취지다. 한은은 지방인재도 상위권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텍사스주 사례를 제시했다.서울 중구 한국은행.(사진=이데일리DB)이동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장은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주제로 열린 한은·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공동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한은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에선 상위권대가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어 한국과 비교해 상위권대 입학생의 지역 편중이 발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특히 미국의 명문대들은 다양한 지역 출신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대학은 다양성 목표에 출신지역을 인종, 연령, 성, 언어, 사회적 지위 등과 함께 포함하고 신입생 선발 시 출신지역을 사회경제적 배경 평가항목으로 반영한다. 그 결과 미국에선 주요 명문대와 사관학교의 출신지역별 신입생 비중이 학령인구(15~19세)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출처=한국은행이동원 실장은 1998년 도입된 미국 텍사스 주의 ‘내신 상위 10% 자동입학제’를 지목했다. 이는 텍사스 고등학교에서 내신 상위 10% 이내로 졸업한 학생이 원하는 텍사스 내 주립대에 자동으로 합격할 수 있도록 하는 무시험 입학제도다. 1996년 텍사스 주에서 인종 우대조치가 위헌 결정을 받은 뒤, 텍사스 주 소재 상위권대의 인구, 지역 및 사회경제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제도 시행 결과 미국 명문대 중 하나인 텍사스 주립대 오스틴 캠퍼스의 교육적 다양성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평가됐다. 2015년까지 오스틴 캠퍼스 합격생을 배출한 고등학교 수는 절반 정도 늘었고, 명문고교 졸업생의 입학률은 감소한 반면 소외지역 고교 졸업생의 입학률은 증가했다.특히 이 실장이 주목한 것은 자동입학제를 통해 상위권대에 입학한 소외지역 학생들이 학업을 잘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한은이 제안한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지방인재가 상위권대 교육을 받기 어려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텍사스주의 자동입학제가 지역별 비례선발제로 선발된 지방인재도 상위권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보고서 공저자인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내신 상위 10% 자동입학제는 결과적으로 지역적 다양성 크게 높였다”며 “과거에는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텍사스 최고 주립대 오스틴대 등으로 입학해 지역적 다양성을 높였다. 해당 제도를 이용한 학생들은 입학 후 학업 성취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 이창용 "입시경쟁 과열,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 불러왔다"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들었다. 그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원인이 입시경쟁에서 비롯됐다고 진단,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착시켰다고 강조했다.이 총재는 대학이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별 균형선발제’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행정제도 및 입시제도 개편을 중심으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뉴시스)◇“韓, 수도권 부동산 가격 늪 빠져”이 총재는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 행정제도 및 입시제도 개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한은·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공동 심포지엄에서 폐사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이 총재는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으로 동결한 원인이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통위 결정이 현 상황에서 옳은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있지만, 왜 우리 사회가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늪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그 원인을 ‘입시경쟁 과열’에서 찾았다. 그는 “수도권 부동산, 특히 강남 부동산에 대한 초과 수요가 상시 잠재해 있는 우리 사회 구조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며 “그 수요의 근저에는 입시경쟁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입시경쟁이 치열해지고 사교육이 중요해지다 보니 자녀가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서울로, 그리고 강남으로, 주택 구입이 어려우면 전세라도 진입하고자 한다”며 “이후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고 나면 또 다음 세대가 똑같은 목적으로 진입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초과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무리 보유세 등 세제나 다른 정책수단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집주인이 전세값 인상으로 전가하면 그만이니 해결이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이날 한은은 입시경쟁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별 균형선발제’를 제안했다. 대학이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학생들을 선발하자는 것으로, 사교육 과열로 인한 지역별 교육기회 불평등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완화하자는 취지다.이 총재는 지역별 균형선발제가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교육적 관점에서 다양성 확보라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며 “지역균형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업성과가 다른 학생보다 전혀 뒤처지지 않는 것은 이 제도가 수월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이 제안은 정부 정책이나 법 제도를 손대지 않더라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교수님들이 결단만 해주신다면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나쁜 균형에서 벗어나는 단초를 제공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법을 바꾸지 않더라도 이를 지원해주고 더 많은 자율성만 부여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들의 결단으로 변화가 시작돼 대치동 학원이 전국으로 분산되고 지방 학생이 입시를 위해 서울로 이주해올 필요가 없어지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 것이란 판단이다.아울러 이 총재는 모집단위 광역화를 반대한다는 이유가 한은 제안을 거부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별 비례를 매우 엄격하게 해석해 모든 지역에 적용하려 하면 모집단위 광역화를 하지 않고 쉽지 않겠지만, 특정지역의 입학생 비율, 사실상 서울 또는 강남지역 입학생 비율이 학령인구 비율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조정하는 정도로만 제도를 추진하면 현재 학과별 선발제 틀을 유지하더라도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날 흐려도 지붕 고쳐야”특히 이 총재는 하루빨리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 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경제적으로 해석하면 경제가 좋을 때 가만히 있지 말고 어려운 구조조정을 하라는 뜻”이라며 “수십년간 증가해온 가계부채, 반복되는 부동산 문제, 미진한 연금 및 노동개혁 등을 볼 때 우리는 해가 날 때도 구조조정을 하기보다 손쉬운 재정·통화정책을 통해 임시방편으로 위기를 모면했다”고 비판했다.이어 “이제 우리에게 해 날 때를 기다려 구조개혁을 추진할 여유가 없다”며 “전세계 최상위권 수준 가계부채가 더 증가했다간 수요부족으로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그 정도가 지나치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금은 태풍만 아니라면 날씨가 흐려도 지붕을 고쳐야 하는, 즉 단기 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을 함께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이 총재는 정부가 한은 제안을 받아들이길 기대했다. 그는 “구조적인 제약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수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는 지난 20년과 같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정부가 지난 20년 추세를 처음으로 바꿔주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번엔 교육개혁…한은이 사회문제에 목소리 내는 이유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회구조적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한국은행이 이번엔 교육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학입시 과열 경쟁이 사교육 부담과 교육기회 불평등을 심화시켜 사회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는 등 우리 사회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25일 오후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사진=뉴시스)◇“사교육비 가계 부담↑…저출산 원인”이동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장은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주제로 열린 한은·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공동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참석해 “과거 고도성장기엔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이 고급 인적자본을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현재 입시경쟁 과열로 이어져 오히려 다양한 구조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한은은 입시경쟁이 사교육비를 늘려 가계에 큰 부담을 줬고, 소득수준과 거주지역에 따른 교육기회 불평등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작년 기준 초중고 학생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14%에 달한다. 사교육 참여율은 78.5%로 각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월 100만원 이상을 사교육비로 지출한 고등학생 비중은 고소득층과 서울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교육비의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사교육비 지출은 소득수준과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작년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소득수준별로 보면 월소득 8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97만원으로 월소득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38만원보다 2.6배 많이 지출했다. 반면 1인당 사교육비가 월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소득층에서 15%가 안 되는 반면, 저소득층은 27%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은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은 높지만, 절대액이 적어 사교육 기회가 제한적이란 의미다. 이같은 사교육 불평등은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을 강화하고 대학입시의 지역 편중, 수도권 인구집중, 저출산 등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교육 불평등이 사회경제적 배경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강해지면서 상위권대 신입생 중 서울 출신 비중이 높아지고,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이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이 실장은 “입시경쟁 과열은 사교육 환경이 좋은 서울로의 이주 수요를 촉발해 수도권 인구집중의 원인이 되고 있고, 더 나아가 사교육비 부담과 수도권 인구과밀이 우리나라의 극단적 저출산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은 교육 시스템을 넘어 사회 전반 안정과 성장 잠재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과감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한은이 왜?일각에선 한은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회문제를 다루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한은은 작년 저출산 분석과 수도권 집중 비판 보고서를 냈고, 올해는 외국인 돌봄 노동자 도입과 농산물 수입개방 관련 연구를 발표해 각계의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한은은 본연의 역할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집중하라는 지적이다.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취임 후 줄곧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구조적 저성장’ 기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혀왔다. 구조적 저성장은 금리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에 한은의 방향성이 통화정책에만 국한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가 당면한 중장기적 도전을 생각해 봤을 때 우리 책임이 통화정책의 테두리에만 머무를 수 없다”며 “물가안정, 금융안정 기본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민간 부문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지적인 리더(intellectual leader)’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구조개혁이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잠재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봤다. 그는 작년 5월 “한국은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 접어들었으며, 재정·통화 등 단기정책을 통해 해결하는 건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며 “이를 해결하려면 노동, 연금, 교육을 포함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 총재는 지난 6월 창립기념사에서도 한은의 싱크탱크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논쟁과 비난을 두려워하며 피하기만 한다면 늘 그 자리에 머물 뿐 발전적 변화는 요원하다”며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한은이 더 중립적으로 분석하고 장기적 시각에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