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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바이오 한주간 이모저모] 한숨 돌린 삼성바이오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신약개발과 선진 생산체계 구축으로 최근 10년간 제조업 평균을 훌쩍 넘어서는 고용증가율을 보이며 종사자수가 10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로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에서도 일등공신으로 점차 부각됩니다.제약·바이오산업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주목받고 있는 요즘 이데일리에서는 최근 한 주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화제가 된 이슈들을 다시 돌아보는 <제약·바이오 한주간 이모저모>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한 주(7월 15~19일)동안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주목받은 뉴스를 모았습니다.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김태한 삼바 대표 구속 피해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 등을 받은 김태한(62)대표이사가 구속 위기를 면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약 3시간 30분간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주요 범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20일 오전 2시 30분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삼성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54) 전무, 재경팀장 심모(51) 상무의 구속영장도 모두 비슷한 사유로 기각됐다. ◇ CMG제약, 중국 제약사에 발기부전치료제 650억원어치 수출차바이오텍이 모회사인 CMG제약은 중국 충칭 즈언 헬스케어 그룹에 발기부전치료제 ‘제대로필 ODF (구강용해 필름)’ 5525만달러(한화 약 650억원) 어치를 5년에 나눠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CMG제약의 단일품목 수출계약 사상 최대 규모이다. 지난해 이 회사 전체매출(499억원)을 상회하는 수치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종양치료제 바이오복제약 유럽 판매허가 신청삼성바이오에피스가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종양질환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개발을 마치고 판매를 위한 허가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8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SB8(성분명 베바시주맙)의 판매허가 승인을 위한 서류 심사가 시작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8은 유방암 치료제 ‘온트루잔트’에 이어 삼성바오에피스가 개발한 두 번째 항암항체 바이오시복제약이자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다섯번째 바이오시복제약이다.◇ 셀트리온, 중국 합작법인 설립, 현지시장 본격 공략나서셀트리온그룹이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홍콩에 설립한 자회사 셀트리온홍콩은 홍콩계 다국적 기업인 난펑그룹과 손잡고 합작회사 ‘브이셀 헬스케어(Vcell 헬스케어)’를 중국 상해에 설립했다고 19일 밝혔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1.5조 신약후보 물질 기술수출혁신신약 연구개발기업 브릿지바이오는 독일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폐가 딱딱해지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등 간질성 폐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BBT-877)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브릿지바이오는 계약금과 임상 2상에 진입하기 전 단계별 기술료로 4500만유로(600억원)를 받는 데다 그 이후 임상 진입과 허가 및 판매까지 되면 단계별 기술료로 최대 약 11억 유로(1조4600억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첨단바이오법’ 거듭되는 국회 잔혹사법제사법위원회는 17일 오전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를 열고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일명 첨단바이오법)을 이견없이 처리했다. 하지만 법제사법위원회는 당일 오후 2시부터 열릴 예정이던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여야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 했기 때문이다. ◇ 바텍, 보철치료 소재 사업 진출…사업다각화 선언치과 이미지 전문기업 바텍이 보철치료에 사용하는 지르코니아 소재 사업에 진출하고 나섰다. 바텍은 자회사 ‘바텍코리아’를 통해 국내 유일의 지르코니아 연구 및 제조 전문 기업 ‘에큐세라’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17일 밝혔다. ◇ 일동제약, 아토피 개선용 프로바이오틱스 유럽ㆍ러시아ㆍ일본 특허 취득 일동제약은 아토피피부염 개선용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등 인체에 유익한 균)유래 물질 ‘RHT-3201’과 관련해 유럽, 러시아, 일본 특허를 취득했다고 17일 밝혔다. RHT-3201은 일동제약이 자체 개발한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IDCC 3201’을 열처리 배양 건조한 물질이다.◇ 오스템임플란트, 내년 6월 마곡에 새 둥지임플란트 전문기업 오스템임플란트가 이르면 내년 6월경 마곡에 새 둥지를 틀고 ‘마곡 시대’를 연다. 현재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는 강서구 마곡동 미곡지구에 착공중인 대규모 통합연구시설인 중앙연구소 입주 시점을 내년 6월로 잡았다. 부산 등 전국 10개 연구소도 모두 이전할 계획이다. ◇ JW홀딩스, 세계 최초 췌장암 조기진단 기술 유럽 특허JW홀딩스(대표 한성권)는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세계 최초 ‘다중 바이오마커 진단키트’ 원천기술에 대해 유럽 특허청(EPO)으로부터 특허 등록 결정을 승인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승인에 따라 JW홀딩스는 향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 대상 개별 진입 절차를 거쳐 연내 최종 특허 취득을 완료할 계획이다. ◇ 셀트리온,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 임상 1상 돌입셀트리온은 알러지성 천식 및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인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CT-P39’의 임상 1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임상 1상은 주로 정상인을 대상으로 약물의 독성을 시험해 약물의 안정성을 주로 심사하는 단계를 말한다. ◇ “美ITC, 메디톡스에 침해 영업비밀 소명하라”…“성실히 임할 것”대웅제약을 상대로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독소를 만들어내는 미생물)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침해 영업비밀’을 구체적으로 소명하게 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각) 오는 16일까지 ‘대웅제약의 침해 영업비밀’을 명확히 밝힐 것을 메디톡스에 명령했다고 대웅제약이 15일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메디톡스는 소송 관련한 모든 사항에 성실히 임한다는 입장이다. ◇ 휴온랜드, 인공눈물 ‘히알루론산 점안제’ 중국 허가 획득제약회사 휴온스의 중국합작법인인 ‘북경휴온랜드제약유한공사(휴온랜드)’가 중국식품약품관리감독총국(CFDA)으로부터 지난 13일 1회용 인공눈물 ‘히알루론산 점안액 0.3%, 0.8ml’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고 15일 밝혔다.
- [특별기고]반도체 이을 국가대표…누가 '바이오'를 가뒀나
- 스트리밍 전성시대다.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에 아마존, 디즈니, 애플 등 거물 기업들이 뛰어드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사라진 비운의 기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기업의 이름은 바로 ‘엔론’이다. 1985년 텍사스의 천연가스 기업으로 출범한 엔론은 1990년 하버드 경영학 석사(MBA) 출신의 야심만만한 제프 스컬링이 CEO로 취임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는다. 그의 과감한 경영 전략으로 엔론은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에서 금융, 정보, 통신을 아우르는 미래 주도 기업으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다. 엔론은 미국의 가장 혁신적인 기업과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2000년 엔론은 미국 최대 비디오 대여 체인 블록버스터와 손잡고 광통신망을 이용한 비디오 온 디맨드(Video on Demand·주문형 비디오)를 발표한다. 이날 엔론이 발표한 VOD 서비스가 훗날 넷플릭스의 모델이 된다. 엔론이 보여주는 야심찬 미래에 월가는 열광했고, 주가는 2배로 뛰었다. 하지만, 시간은 더 이상 엔론의 편이 아니었다. 때마침 인터넷 버블이 붕괴하면서 엔론의 VOD 서비스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하고, 철옹성처럼 보이던 엔론은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내렸다. 그로부터 1년 후 엔론은 공중분해 되었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회계 기업 아서 앤더슨도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엔론이 한국에서 부활한 계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회계 문제 때문이다. 2015년 삼바가 종속회사였던 삼성 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하여 회계 처리한 부분을 금융감독원이 문제 삼은 것이다. 삼바 문제는 삼성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리면서 정치 이슈화 하였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그 과정에서 삼바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분식회계의 대명사인 엔론을 무덤에서 부활시켰다. 하지만, 엔론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면 이런 비유가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엔론이 삼바와 연관되는 부분은 ‘기업 가치 평가’다. 엔론은 공정 가치(Fair Value Convention)라는 새로운 기업 평가 방법을 비 금융 기업 회계에 적용한 최초의 기업이다. 공정 가치는 현재 시장 가격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회계 방식으로 시장 가격 (Mark-to-Market)이라고도 불린다. 엔론의 창업자 케네스 레이는 부시 대통령 가문과의 친분을 이용해 금융 기관 평가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던 공정 가치 평가를 일반 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었다. 엔론은 파트너들과 장기 계약을 맺은 뒤,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현재 기업 가치 평가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 엔론이 블럭버스터와 맺었던 VOD 프로젝트도 기업 가치 부풀리기의 일환이었다. 공정 가치 평가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모호함이 발생한다.(이 모호함은 삼바 회계 문제의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정 가치 평가는 명백한 합법이다. 엔론은 공중분해 되었지만, 엔론이 길을 닦은 공정 가치 평가는 이후 더욱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엔론이 없었다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혁신적 기업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묻지마 투자를 받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공정 가치의 모호함은 시장이 해결한다. 대학 기숙사에서 출발한 구글과 페이스북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자본주의적 욕망에 충실한 투자자들이 있었다. 미다스의 손을 가진 투자자들의 안목이 뛰어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투자금 회수라는 지극히 이기적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세상물정 모르던 창업자들을 미친 듯이 몰아붙였을 뿐이다. 기업과 주주 사이의 달콤 살벌한 관계에 정부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엔론의 분식회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회계의 언어는 숫자’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회계는 장부에 적힌 숫자의 흐름만으로 누구나 기업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494년 복식부기를 처음 선보인 이탈리아의 파치올리가 작성한 장부를 이해하기 위해 그를 무덤에서 소환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이유로 회계에서 가장 중대한 범죄는 ‘숫자’를 고치는 행위다. 엔론의 욕망에 일그러진 경영진은 스타워즈 캐릭터의 이름을 딴 수십 개의 역외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수익을 부풀리고, 손실을 감추는 방식으로 회계 장부상의 ‘숫자’를 조작했다. 엔론의 분식회계 수법은 대우 그룹의 비극적 운명을 떠올리게 한다. 회계 전문가 김우중 회장이 일으킨 대우 그룹은 소련 붕괴 여파로 무너진 동구권 국가들에 공격적으로 지사를 설립하면서 빠른 속도로 대우 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글로벌 지사들 간의 금융 흐름이 막히면서 공중분해 될 수밖에 없었다. 대우가 사라진지 18개월 후 엔론도 같은 운명을 맞는다. (자료=이데일리DB)인터넷 버블이 터지지 않았다면 엔론은 여전히 살아있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IMF 사태가 없었다면, 대우는 지금도 건재했을지 모른다. 엔론과 대우의 비극적 운명은 기업 활동을 분식회계라는 단순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혹자는 삼성의 ‘나쁜 의도’가 문제라고 말한다. 회계는 ‘나쁜 의도’, 즉 자본주의에서 이윤 추구라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을 부정하지 않는다. 기업은 회계 기준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에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받는다. 이러한 회계의 본질적 관점에서 삼바 문제는 결국 ‘회계 기준을 지켰는가, 아닌가’의 문제다.삼성에 면죄부를 주라는 말이 아니다. 삼바가 회계 규정을 어겼다면, 이에 합당한 처벌을 내리면 된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시간이다. 회계 문제에 발이 묶여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기 때문이다.나라 밖 세상은 국내에서 보는 것보다 휠씬 다이내믹하다. 잠시만 한 눈을 팔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살벌한 세상이다. 대한민국 기업들도 그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계 1위 삼성 반도체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반도체 굴기가 주춤한 사이 한숨 돌리는가 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은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일 반도체 갈등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일본발 소재 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반도체 구조조정은 극초미세공정을 사용해야하는 D램 메모리 비중 축소를 의미한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빅4중 인텔을 제외한 3개 회사가 D램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다. 그만큼 D램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삼성이 비메모리를 키우겠다고 선언한 것은 적절했다. 하지만 아무리 비메모리를 키워도 D램 메모리 축소 분을 만회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삼성의 의도대로 반도체 매출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도 국가 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고성장 모멘텀은 사라진다.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 온 반도체 산업이 그 역할을 후배에 넘길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그 후배는 누구일까?반도체에 이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기대주가 바이오 산업이었다. 하지만, 20년을 키워 온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현재 상황은 처참하다. 삼바는 회계 문제에 발목 잡혀 몇 년째 장기 투자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작년 말 터진 회계 문제로 감리가 진행 중이다. 바이오 양두마차인 삼바와 셀트리온의 위기는 바이오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코오롱의 인보사 사태, 에이치엘비의 임상실험 실패, 한미약품의 신약 포기 등의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바이오 산업은 존폐 위기에 몰려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기업들에 면죄부를 주라는 말이 아니다. 국가가 기업에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업이 안고 있는 불확실성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반도체·바이오 산업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면 정부가 기업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국가 경쟁력은 강한 기업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는가에 달려 있다. 최근 벌어진 미·중 무역전쟁은 국가의 힘이 기업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미국은 엔론 사태를 발판으로 혁신 기업들을 키워냈고, 이들 기업은 미국의 국익과 안보를 지키는 첨단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은 국가의 미래다. 국가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도할 기업을 키워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줄 의무가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에 매몰되어 무너지는 바이오 산업의 처참한 상황은 대한민국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내 눈에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당신 눈에는 보이는가?
- 사우디 투자청 “韓기업 진출 돕겠다”…사업체 현지 설립 신규허가 발행
- 술탄 모프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 부청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사우디와 한국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사우디투자청).[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SAGIA)이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에 나선다. 아울러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내년에 한국사무소를 개설하고 다양한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사우디 투자청은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국내 기업 11곳과 다자간 양해각서(MOU) 약정을 맺고, 이 같은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이브라힘 알 오마르 사우디 투자청장은 “이번 MOU를 통해 한국 기업은 사우디에 진출할 수 있고, 사우디는 한국 기업의 전문기술을 전수받고 투자유치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파트너십은 신규 일자리와 유용한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기업의 진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약정은 금융, 미디어, 제조, 석유화학 및 재생에너지 분야를 포괄하며, 한국 기업에 사우디 내 사업체 설립을 허가하는 신규 비즈니스 라이선스 발행을 담고 있다.이날 행사는 사우디가 추진 중인 ‘비전 2030’ 프로젝트 실행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26~27일) 기간에 맞춰 치러졌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제1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맡고 있으며,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실세다.사우디는 지난 2016년 석유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의 첨단 분야로 산업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중장기 경제발전 전략인 ‘비전 2030’을 발표하고 협력 플랫폼 구축에 공들이고 있다. 이번 협약도 양국 간 경제협력 범위를 다각화하기 위해 에너지 및 제조, 금융, 생명과학,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에 중점을 뒀다.술탄 모프티 사우디 투자청 투자유치개발팀 부청장은 “한국과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며 “한국은 기술, 제조, 혁신의 경제 강국뿐만이 아니라 소위 한류라는 문화현상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강력한 G20국가로 성장한 사우디의 긴밀한 파트너가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체결한 MOU만 총 15건이다. 사우디 보건복지부, 중소기업청, SABIC 등 사우디 정부기관 및 기업 9곳과 분당서울대병원, IBK기업은행, SK가스, SK글로벌케미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한국 기업·기관 11곳 사이에 맺어졌다. 특히 비전 2030 관련 협력 업무를 담당할 비전실현 한국사무소(VRO·Vision Realization Offices)도 개설한다. 모프티 부청장은 “내년 1분기 안으로 서울에 비전실현사무소를 설치할 것”이라며 “코트라 등 30개 넘는 양국 기관과 힘을 합쳐 43개의 다양한 양국 협력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청장은 또 “사우디는 기회 그 자체가 될 것”이라며 “현지에 투자하는 기업의 법인세는 20% 단일세만 적용하고 다른 소득세나 재산세가 전혀 없다. 한국을 포함한 30개국과 이 같은 면세협약이 체결돼 있고 사우디에서 가공을 거치는 원자재도 면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사우디는 연구개발(R&D)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분야의 경우 큰 세금 면제가 주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10년 동안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등 에너지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태양열 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가 60GW(기가와트) 설치될 것이므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현재 주로 무슬림 순례객들에 한정된 순례 비자 외에 일반 관광 비자를 발급하는 문제에 대해 사우디 당국이 올해 중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현재 사우디에서 활동하는 한국기업은 118곳으로 현지 비즈니스 라이선스를 부여받은 국내 기업은 커피생두직거래 C2C플랫폼과 신재생에너지기업 메쎈아이피씨 2곳이다. 사우디 투자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투자청 지휘 아래 광범위한 개혁을 단행해왔으며, 외국인 100% 지분 소유권 도입, 법률 인프라 및 주주 보호 강화 등 500건의 개혁안 중 절반 가까이를 달성한 상태다. 그 결과, 2018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이 127%까지 증가했으며, 신규 진입 기업의 수도 2019년 1 분기에 전년 대비 70% 늘었다. 자료=사우디투자청술탄 모프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 부청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사우디와 한국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 추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바이오시밀러로 올해만 의료비 5.3조 절감…환자 위한 경쟁 환영"
-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블레이크 리치 바이오젠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마케팅 본부장이 유럽 류머티스학회 바이오젠 홍보부스에서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바이오젠 제공)[마드리드(스페인)=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의 복제약) 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누리게 되고, 이는 더 큰 성장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장 자체가 더 커지면 매출과 수익 모두 증가하기 때문에 경쟁자의 출현은 언제나 환영입니다.”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만난 블레이크 리치 바이오젠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마케팅 본부장은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우리는 환자에게 더 집중한다는 전략”이라며 “환자에게 최고의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해 편의성을 높인다면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바이오젠은 1978년 설립 이후 신경질환 의약품 개발에 집중했다. 다발성경화증치료제 텍피테라·티사브리,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 등이 주력 제품으로 지난해 바이오젠의 글로벌 매출은 134억 5300만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 이중 바이오시밀러 매출은 5억4500만달러(약 6500억원)로 전체 매출의 4%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사업은 전년대비 44%나 성장했을 만큼 바이오젠이 회사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분야다. 리치 본부장은 바이오젠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몫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합작투자로 설립한 조인트벤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을 맡고 바이오젠은 생산과 마케팅을 맡는다. 이에 대해 리치 본부장은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는 서로가 가진 강점을 강화하고 협력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술력과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쌓은 자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판매 능력이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 2013년 셀트리온(068270)이 유럽서 램시마를 출시하며 문을 연 이후 바이오젠이 2016년 베네팔리·플릭사비를, 지난해에는 임랄디를 출시했다. 이후 화이자, 노바티스, 암젠,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점차 심해지고 있는 상황. 리치 본부장은 “더 많은 회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국가 차원에서는 의료비 절감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혁신을 통해 더 좋은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노력일 더해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바이오젠은 12일부터 15일까지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 류머티스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관련 연구결과 발표 9건을 비롯해 부스를 바련하고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 등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3종을 홍보했다. 리치 본부장은 “주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출시한 곳은 자사가 유일하다”며 “이미 14만 5000명의 환자들이 자사 바이오시밀러로 질환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이번 학회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인한 의료비 절감효과를 집중적으로 알렸다. 회사 측은 올해 바이오시밀러 사용으로 유럽에서 38억 유로(약 5조3000억원)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리치 본부장은 “이중 절반 이상인 18억 유로(약 2조7000억원)가 자사 제품의 기여분”이라며 “가장 많은 종류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고 있는 만큼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공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치료제는 한 종류를 오래 쓰면 면역항체반응이 생겨 약효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약을 바꿔야 하는데 바이오시밀러 종류가 많다 보니 환자와 의료진이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바이오젠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매출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를 출시했다. 이 약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출시와 상황이 전혀 달랐다. 램시마(셀트리온(068270)), 베네팔리(바이오젠·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가 출시할 때에는 경쟁 제품이 없어 오리지널약과만 경쟁을 하면 됐지만 임랄디는 4종의 바이오시밀러가 한꺼번에 출시하는 상황이었다. 임랄디는 출시 후 현재까지 5230만 달러(약 5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경쟁 바이오시밀러들을 따돌리고 1위를 수성 중이다. 성분명인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시장 중 46%, 오리지널을 포함한 전체 아달리무맙 시장에서는 점유율 7%를 달성했다. 리치 본부장은 “특히 바이오시밀러가 35%를 차지하는 독일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중 40%를 임랄디가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며 “이는 가격뿐만 아니라 원활한 공급, 편의성을 개선한 주입장치 개발 등 복합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베네팔리는 에타너셉트(오리지널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90% 이상으로 조만간 엔브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플릭사비 전년대비 3배 매출 상승을 달성했다. 유럽 바이오시밀러 업체 중 매출 1위다.그는 바이오시밀러가 선보인지 5~6년이 지나면서 오리지널약과의 품질에 대한 의구심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리치 본부장은 “오리지널과 비교해서 제품을 믿고 쓸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은 무의미한 대신 바이오시밀러가 환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로 주제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협력체제를 더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