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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인생 2회차처럼 사는 법"…2030을 위한 '사회생활백서'
- “아니, 그것도 몰라? 그런 건 알아서 할 줄 알아야지” 사회 초년생을 얼어붙게 하는 직장 상사 혹은 사수의 단골 멘트다. 그런데 이번 생이 처음이라, 그래서 모든 게 처음이라 모르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처음부터 능숙하게 잘하고,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에서 2030세대는 마치 인생 2회차처럼 해낼 것을 요구 받는다. 사회 초년생들은 어딘가에 물어보고 싶고, 조언을 듣고 싶다. 바로 그럴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친구 같은 책이 있다. 신간 《이런 건 누구에게 물어보나요?》다. 섬세한 취재와 센스 있는 글로 화제가 된 쿠키뉴스 기획 연재 기사 ‘이생안망’이 책으로 출간됐다.자료=넥서스BIZ◇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보는 2030 사회생활 치트키입버릇처럼 이번 생은 망했다고 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도 고작 오전 8시 30분이다.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는 없다. 《이런 건 누구에게 물어보나요?》는 지금의 젊은 층이 ‘이생망’이라고 자조할 수밖에 없는 사회현실에 공감하며, 적어도 ‘망하지는 않을 방안’을 제시한다. 책을 펼치는 순간 얼마 전 저지른 자신의 실수에서 터득한 팁을 건네는 동갑내기 친구, 혹은 회사생활에 허덕이며 터득한 사회생활 센스를 공유해주는 다정한 선배를 만난 기분이 들지 모른다.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48가지 정보와 사회생활 요령을 제공한다. 처음 해보는 전세계약에서 사기 당하지 않을 방법부터 첫 보험 가입 요령, 회사 생활 중 실수를 수습하는 방법, 성폭력 대응 방안 등. 사회 초년생이 마주하게 되는 막막하고 난감한 순간에 대처할 방안을 알려준다. 어느 날, 김고민 씨 손에도 직장 동료의 청첩장이 쥐어졌다. 처음 받아 본 결혼 청첩장에 감격도 잠시. 옷은 어떻게 입을지, 얼마나 일찍 가야 할지 등 결혼식 참석 초보 김고민 씨의 고민이 시작됐다. 누가 정해 주지 않는 축의금 금액이 가장 난감하다. “마음이 제일 중요해.”, “주고 싶은 만큼 주면 돼.”라고 하지만 혹시 내 봉투를 열어 본 상대가 실망하진 않을까 머리가 복잡해진다. 축의금 금액을 고민하는 신입 사원 고민 씨를 위해 도움 될 만한 기준을 소개한다._ 1부 08 ‘뒷말 안 나오는 적정한 축의금을 내려면’ 中최근 김고민 씨는 집주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이사 준비까지 다 했더니,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준다는 거다. 다음 세입자가 와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나 뭐라나. 이대로 마냥 기다려야 하는 걸까. 다음 세입자가 안 들어오면 어떡하지. 이러다 보증금을 영영 못 받는 건 아닐까. 언제까지 당하고 살 순 없다고 결심한 고민 씨를 위해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받고 지키는 방법을 소개한다._ 4부 07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中
- 꼰대 세대가 보는 '조용한 사직'[데스크의 눈]
-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회사는 열심히, 잘, 일하는 20%만 있으면 굴러간다. 그들이 나머지 80%를 끌고 나간다.” 사회 초년생이던 20대 때부터 선배들에게 지겹게 듣던 말이다. 돌이켜 보건대, 그 말이 20년 넘는 직장생활 내내 나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 일이 나와 맞든 안 맞든) 나도 모르게 열심히, 우선순위가 회사 일인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선배가 돼 보니, 나 또한 후배들에게 ‘열심히, 잘, 일하는 20%가 되라’고 은연중 압박하고 있단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단연 나만은 아닐 것이다. 최소한 1980년 이전 세대라면 대부분 동의하지 않을까. 30대 중에서도 공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회사가 딱히 인정하지 않는, 그 80%가 ‘조용한 반란’을 시작했다. 더 이상 내 삶의 가치는 조직이 원하는 20%로 사는 게 아니라고, 행동으로 말하고 있다. 자료 사진=게티이미지 제공◇상대적 박탈감이 불러온 열풍최근 전 세계에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직장을 그만둔다’는 뜻이 아니라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20대 엔지니어 자이드 펠린이 지난 7월 숏폼 플랫폼인 틱톡에 ‘조용한 사직’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확산했다. 펠린은 “(조용한 사직은)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며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당시 설명했다.우리나라에서도 ‘조용한 사직’ 현상이 속도감 있게 번지고 있다. 법으로 정해진 근무시간에만 일하고, 주어진 일 이외에는 하지 않겠다거나, 받는 월급만큼만 일하겠다는 사고방식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달라진 직장문화의 단면이기도 하다. 급속도로 번진 ‘재택’ ‘칼퇴’ 현상 속에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열정페이’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커졌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전 세계가 진행한 유동성 공급(시장에 돈풀기)의 후유증이란 분석도 있다. 부동산·주식·가상자산 등으로 돈이 유입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자, 이를 지켜본 젊은층은 노동의 가치에 회의를 느끼면서 줄퇴사를 했고, 정신적으로도 직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늘었다는 것이다.아이러니하게 그 결과는 어마어마한 사회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젊은층 고용이 어려워지면서 인건비 상승을 불렀고,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조용한 사직’은 미래보다 현실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높다보니 전 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출산율 저하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해석도 있다.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기성세대‘조용한 사직’ 열풍은 20%에 들기 위해 나름 안간힘을 써온 기성세대, 일명 ‘꼰대’ 세대에겐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무의식적으로 열정페이를 강요하거나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번 아웃’ 상황을 만드는 일, 회사 내 왕따 현상을 방치하거나 복지엔 무신경한 모습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기성세대가 누린 혜택을 가질 수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게 작용한다. 직장생활 20년을 해도 집 한 채 사기 어렵다는 좌절감, 적자가 커지는 국민연금을 보며 선배들의 노후까지 자신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불안·불만도 ‘조용한 사직’ 열풍을 키우고 있다. 지금은 이를 조용히 실천하고 있는 후배세대에 대한 반감이 아닌, 그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변화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Q&A 없는 대국민 사과…SPC, '진정성' 있었나[주간식품]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번 주(10월 16~21일) 식품업계에서는 SPC그룹 계열사 SPL 경기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홀로 근무하다가 배합기에 몸이 끼여 숨지는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하지만 SPC는 사고 발생 이틀이 돼서야 허영인 회장이 성명을 통해 첫 사과를 한 늑장 대응에 이어, 그로부터 나흘이 지나 ‘대국민 사과’를 열었지만 취재진의 질의응답은 거부하는 등 마숙한 ‘반쪽짜리’ 후속 조치를 보이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급기야 국민들의 공분을 사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SNS를 중심으로 SPC 전 브랜드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이다. 이 밖에 범롯데가 유업체 푸르밀이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와 전 직원 해고를 통보하면서 사회적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왕좌 굳힌 원소주..참이슬 밀어내고 편의점 주류 1위원소주 스피릿. (사진=원스피리츠)지난 16일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주류 매출 순위 분석 결과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전통 증류식 소주 ‘원소주’가 3개월 연속 편의점 주류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원스피리츠와 GS25가 손잡고 지난 7월 출시한 ‘원소주 스피릿’은 출시 1주일 만에 초도물량 20만병이 완판되며 전통 강호 ‘참이슬’과 ‘카스’를 제치고 주류 매출 1위에 올랐다. 출시 석 달째인 지난 11일 기준 원소주 스피릿 누적 판매량은 200만병, 매출액은 260억원을 돌파했다.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증류주 등 차별화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주류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는 평가다.◇푸르밀, 매각 불발에 결국 사업 종료..全직원 정리해고신동환 푸르밀 대표(왼쪽). (사진=푸르밀)지난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범롯데가 유업체 푸르밀은 이날 전사 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와 전 직원 대상 정리 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푸르밀은 1978년 4월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 기업으로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며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올해 초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신준호 회장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이다.신동환 푸르밀 대표는 신 회장의 차남으로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첫 해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단독 경영에 나섰지만 분위기 전환에 실패했다. 이후 지난달까지 LG생활건강(051900)과 인수·합병(M&A)을 논의했지만 LG생건이 최종 인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신동환 대표는 이날 공고를 통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다”며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라고 사업 종료 이유를 설명했다.푸르밀이 밝힌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일은 오는 11월 30일이며,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전 사원이다. 푸르밀 측은 해고 통보는 50일 전까지 해야 한다면서도 “근로기준법 제24조 3항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 해고를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푸르밀의 사업종료 소식은 전국단위 유업체의 첫 사례라 주목된다. 유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는 과정에서 활로를 모색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푸르밀이 오는 11월 30일부로 사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회사 안팎으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푸르밀과 자체브랜드(PB) 제품들을 생산·판매해왔던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대체 협력사를 찾기 위해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은 푸르밀 직원들은 경영진의 일방적인 사업종료 및 정리해고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내달 원윳값 인상 수순..가공유 가격 먼저 오르고 찔끔 인하하나내달부터 우유를 비롯해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된 우유 제품 모습. (사진=뉴스1)이르면 다음 달부터 흰우유를 시작으로 치즈와 가공유 등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원유 생산자(낙농가)와 수요자(유업체)가 이달 중 원윳값 인상폭을 결정하기로 합의하면서다. 특히 내년부터는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 일환으로 도입이 확정된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전격 시행을 앞두고, 유업체가 유제품 가격을 미리 올렸다가 소폭 인하하는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따른다.지난 18일 유업계에 따르면 유업체와 낙농가가 참여하는 낙농진흥회 원유 기본가격 조정협상위원회는 오는 31일까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올해 원유 가격을 협상을 마치기로 합의했다. 유업계에서는 올해 원유기본가격 인상 폭이 전년(2.3%) 대비 2배 이상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 5월 ‘2021년 우유 생산비’를 전년 대비 4.2%(34원) 증가한 1ℓ당 843원으로 발표했다. 원유기본가격 산출식에 따라 올해 원윳값은 ℓ당 47~58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8월부터 낙농가가 낙농진흥회를 통해 회원사(유업체)에 공급하는 원윳값이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약 2.3%) 올랐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금 등 인센티브가 더해져 현재 낙농가에서는 원유 판매 ℓ당 1100원을 받는다.일각에서는 유업체가 올 연말까지 흰우유 뿐 아니라 각종 가공유제품 가격도 서둘러 인상한 후 내년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에 맞춰 생색내기식 ‘찔끔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이번 낙농진흥회의 원유 가격 협상 이전인 지난 8월 자체적으로 계약 농가에 월 30억원(원유 ℓ당 약 58원) 규모의 목장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며 사실상 원유 매입가 인상에 나선 이후, 흰우유 제품가격 인상에 앞서 이달부터 ‘체다치즈 200g·400g’ 등 일부 가공유제품 출고가를 약 20% 먼저 올렸다.◇허영인 SPC 회장 “유가족·국민께 사죄…사고 익일 작업, 있을 수 없는 일”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지난 21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서울 양재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열고 “지난 15일 저희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다시 한번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거듭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허 회장은 “사고가 발생한 SPL뿐만 아니라, 저와 저희 회사 구성원들 모두가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특히 사고 다음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진행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허 회장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 진단’을 즉시 실시하여, 종합적인 안전관리 개선책을 수립해 실행하겠다”며 “전문성을 갖춘 사외 인사와 현장 직원으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하지만 사전 통보한 대로 허영인 회장은 현장에서 준비해 온 사과문만 낭독하고 취재진의 질문을 외면한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어 황재복 SPC 총괄사장 역시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 사고 발생 이틀이 돼서야 허 회장이 성명을 통해 첫 사과를 한데 이어, 그로부터 나흘이 지난 이날 ‘대국민 사과’를 내세운 SPC의 첫 공식 기자회견은 기대와 달리 30여분 만에 짧고 허망하게 끝이 났다.이렇다 보니 인명 사고와 관련해 SPC의 대처가 과연 ‘진정성’이 있었느냐에 대한 지적이 따른다. 사업장에서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간 산업재해가 발생했지만 늑장 사과와 미숙한 후속조치로 비판이 쏟아지며 급기야 SPC 전 브랜드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6일이 지나서도 이러한 ‘반쪽짜리’ 후속 대처를 보였기 때문이다.지난 15일 SPC계열 제빵공장 평택 SPL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여성 A(23)씨가 높이 1m가 넘는 배합기에 식자재를 넣어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다, 상반신이 배합기 내부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A씨는 SPL의 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2년 6개월 된 사회 초년생이다. 유가족은 A씨가 일하면서 자주 격무를 호소했고 1년 넘게 12시간씩 밤을 새우며 10~15㎏이 되는 재료를 옮기고 기계를 돌렸다고 호소했다. 회사는 사고가 발생한 배합기를 가린 채 옆 라인에서 작업을 진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 SPC 회장 "유가족·국민께 사죄…사고 익일 작업, 있을 수 없는 일"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양재본사에서 “지난 15일 저희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다시 한번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거듭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임직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허 회장은 “회사는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유가족 분들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예우해 드리기로 했다”며 “사고가 발생한 SPL뿐만 아니라, 저와 저희 회사 구성원들 모두가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고 다음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진행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강조했다.허 회장은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보듬어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힘든 시간을 보냈을 직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그는 “먼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 진단’을 즉시 실시하여, 종합적인 안전관리 개선책을 수립해 실행하겠다”며 “전문성을 갖춘 사외 인사와 현장 직원으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지난 15일 SPC계열 제빵공장 평택 SPL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여성 A(23)씨가 높이 1m가 넘는 배합기에 식자재를 넣어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다, 상반신이 배합기 내부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A씨는 SPL의 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2년 6개월 된 사회 초년생이다. 유가족은 A씨가 일하면서 자주 격무를 호소했고 1년 넘게 12시간씩 밤을 새우며 10~15㎏이 되는 재료를 옮기고 기계를 돌렸다고 호소했다. 회사는 사고가 발생한 배합기를 가린 채 옆 라인에서 작업을 진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 SPC 가맹점주 "불매운동 행여 불똥 튈까 걱정"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15일 SPC그룹의 계열사 평택공장에서 일하던 23세 여성 직원 A씨가 사망한 뒤 온라인을 중심으로 SPC 불매 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직 오프라인에서 불매 움직임이 본격 감지되고 있지는 않지만 가맹점주들은 행여 불똥이 튈까 불안한 모습이다.1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팽성읍 SPL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 희생자 추모제에서 현장 근로자 및 관계자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 SPC계열 매장은 평상시와 다름 없이 손님들로 붐볐다. 매장 아르바이트는 최근 손님이 줄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고 평소 그대로”라고 답했다. 한 10대 고객은 “무슨 사고가 났다는 뉴스는 봤는데 좋아하는 제품이라 사먹으러 왔다”고 말했다.비보가 전해진 직후 온라인에서는 파리바게트, 배스킨라빈스, 던킨, 샤니, 삼립, 쉐이크쉑, 파스쿠찌 등 SPC그룹 제품과 매장을 불매하자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젊은 가장 A씨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불매운동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SNS에 퍼뜨리며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아직 현장에서는 특별한 불매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관계자는 “아직 가맹점 현장에서 불매운동 움직임은 없고 이를 촉구할 계획도 없다”며 “지금은 평택 현장에서 고인을 애도하고 사태 재발 방지 요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SPC 가맹점주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과거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갑질’, ‘위생’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불매운동으로 번진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서울 마포구의 한 SPC 계열 가맹점주는 “요 며칠 손님이 줄지는 않았는데 여론이 점점 불붙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돌아가신 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혹시 어렵게 장사하는 가맹점주들이 애먼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언급했다.가맹점주들은 또 ‘피 묻은 빵’ 같은 자극적인 언론 보도로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날 SPC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남편 B씨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를 통해 성명을 내고 “사고 내용과 무관한 자극적 언어선택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게 해 보도하는 언론은, 노동자의 인권을 무시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잘못된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B씨는 “기업과 무관한 우리 자영업자들이 입을 피해를 무시하고,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보도행태는 잘못”이라고 울분을 토했다.한편 최근 상황에 대해 SPC 관계자는 “고인을 향한 안타까움과 슬픔, 가맹점주들한테 영향이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 속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A씨는 지난 15일 SPC그룹의 계열사 SPL 평택공장 샌드위치 소스 배합공정에서 작업하다가 기계에 앞치마가 빨려 들어가 숨졌다. 사회초년생인 A씨는 어머니와 고등학생 남동생을 책임지는 가장 노릇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스마트폰 메신저에서는 평소 격무에 대해 호소하는 내용의 메시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또한 사고 다음 날, 고용노동부의 지시에 따라 사고가 발생했던 배합기를 가린 채 일부 기계를 가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정부와 회사가 공분을 자아냈다.한편 경찰은 해당 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2인 1조로 작업이 진행됐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수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해당 작업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