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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생 용접공 천현우, 짠내나는 지방 노동현장 들추다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에서 경남 마산(창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고속버스 요금 대략 3만5000원꼴이다. 소요 시간은 출발 시각과 경로에 따라 4~5시간 걸린다. 반나절이 채 안 되는 거리지만, 쇳가루 날리는 마산 공업단지는 생경하다. 방송 뉴스나 신문에서 종종 다뤄지는 하청 공장의 산업재해 사례로만 접했을 뿐, 서울에서 나고 자란 도시 청년들에게는 낯선 풍경일 터다.산문집 ‘쇳밥일지’(문학동네)는 수도권 바깥 지방 실업계고-전문대 출신 청년의 솔직한 회고록이자, 90년생 용접공이 쓴 지방 노동 현장의 생생한 보고서다. 흡사 피 냄새를 연상케 하는 쇳내 나는 현장의 밀착 일지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근 몇 달 동안 출판계에서 회자하는 책 중 한 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가 진짜 들어야 할 이 시대 청년 목소리”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2022년 버전 전태일 평전의 등장이란 극찬도 나왔다. 주야 교대 68시간 공장 근무를 월 170만 원과 맞바꾼 삶.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 잊고 있던 변방의 그곳에는, 여전히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90년생 용접공 출신 천현우(32) 작가가 쓴 ‘쇳밥일지’는 세대론을 논할 때조차 소외되는 지방 청년의 노동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몰락해가는 지방 제조업 도시의 하청 공장에 출근해 용접 흄(fume)과 땀 냄새로 절어버린 작업복을 걸친 채 퇴근하는 잿빛 현장 위로 생생한 날것의 문장들이 이어진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이 책의 저자 천현우(32)는 실제 전직 용접공이다. 스무 살이던 2009년부터 12년간 마산과 창원에 있는 제조업 현장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했다. 그중 후반 6년은 용접공으로 살았다. 주간지에 쓴 글이 수도권, 4년제 대학, 화이트칼라 일색이던 기존의 청년 담론에 균열을 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3월부터는 아예 삶의 터전을 옮겨 미디어 스타트업 ‘얼룩소’(alookso)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천 작가에게 서울 생활을 물었더니 “별로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자리 잡느라 즐길 틈이 없었다는 말이 맞겠다”며 “여유가 생기면 인싸(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의 삶도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 (웃음) 공장 다닐 때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철없고 실수하면 보완하면서 한발 한발 밟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첫 책의 반응은 뜨겁다. 그는 “중쇄를 찍었고, 아마 1만부 정도 나간 것 같다”면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추천을 받은 날 딱 하루 기분이 엄청 좋았는데 이후로는 부담돼서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그가 최근 한 신문에 쓴 ‘지방 총각들도 가정을 꿈꾼다’는 1600자 분량의 칼럼은 SNS상에서 여전히 논란이다. ‘내 차를 타고 퇴근해, 내 집의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나를 맞이할 아내와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면서’라는 마지막 문장이 가부장적이고 성 역할을 고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천 작가는 “며칠 동안 잠을 거의 못 잤다. 옳든 그르든 가치 판단을 떠나, 진짜 현실을 썼을 뿐 거짓말하지는 않았다. ‘구리게 썼음’을 인정한다. 당분간 애매한 자기검열을 하고, 구멍은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견뎌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빨리 헤쳐 나왔을 때 글은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초등학교 때부터 쓴 일기가 글 쓰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워낙 이사를 많이 다니다 보니 집에 오면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중학교 땐 인터넷 소설이 인기였는데 여자애들한테 잘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쓰기 시작했다”면서 “이후 가난을 벗어나려고 공장을 다녔는데 동료가 산재를 당했다. 그때부터는 언젠가 세상에 알리겠다는 심장으로 현장을 촘촘하게 기록했다. 그러던 중 연재 글을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책에는 노동 현장뿐 아니라 지방 제조업 현실과 실업계 교육 문제도 날카롭게 집어낸다. “지방 제조업은 해체 분위기죠. 재편 방법이 있다면 도시정책이 함께 가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제조업은 원래 철(계절)을 타는데, 호황 때 수주 따기 바쁘고 겨울철을 대비하지 않아요. 비수기 땐 노동자들을 맘껏 착취하죠. 보다 책임 있는 지속 가능한 산업 전략이 필요합니다.”실업계 교육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현장에서 겪는 부조리를 스스로 방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이다. 천 작가는 “전문대를 나왔어도 4대 보험 적용 같은 내용을 잘 몰랐다”며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선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산재는 초보가 당할 확률이 높은데 결국 위험한 현장은 초보가 들어가는 구조다. 지겨울 정도로 꼭 알아야 할 노동법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독자들에게는 “지금도 그곳에서 성실히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그들은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잘했고, 잘못 살았다를 떠나 그 너머 그런 삶이 이어지고 있다는 맥락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며 이 책이 그렇게 읽혔으면 좋겠다고 했다.천 작가는 전 정부 때부터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다만 정치할 생각은 현재로선 없다. 그는 “위원 활동을 하면서 느낀 건 정말 정책 짜기 쉽지 않다는 것”이라며 “반면 정책적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도 있다. 청년 담론에 한계를 느낀다. 결국 청년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의 계급과 성차별을 논해야 하는데, 한국 정치는 무주공산 아래 그럴듯한 말만 쫓는다”고 일갈했다.매달 갚아나갔던 어머니의 빚은 이번에 인세를 더 받게 되면 다 갚게 된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그는 “뚜렷한 목표 없이 ‘수도권’을 경험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왔다”며 “헤매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소설은 처음 청탁을 받아 쓰게 됐다. 회사 생활이나 청년주택 얘기도 하고 싶다. 아직 구체화한 건 없지만, 꿈을 찾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천 작가는 이제 공장 청년을 벗어나 타인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현장의 서사를 팔아 공장의 삶을 묘사했다면, 이제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며 언젠가는 고향 마산으로 돌아가 지역에 기여하고 싶다고도 했다. 천 작가는 “지역을 알리는 일은 끝냈다. 다음에 뭔가 내가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돌아갈 생각”이라면서 최근 논란을 의식한 듯 “그런데 잘 못하고 있어 동료 선후배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90년생 용접공 출신 천현우(32) 작가가 자신의 첫 책 ‘쇳밥일지’(문학동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휴전선 지키는 십만 장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핸드폰 대리점에서 권하는 보안상품을 구입했다. 아파트 현관문 위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앱과 와이파이만 연결하면 되었다. 핸드폰에 설치된 앱으로 현관 앞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택배 배달 여부는 말할 것도 없고, 문 앞의 움직임이 감지되면 바로 녹화가 됐다. 수상쩍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문 앞에 경비원을 세워둔 것이나 마찬가지다.이런 일상을 경험한 젊은 학생들이 군에 입대하면 여전히 경계근무를 서면서 혹독한 겨울과 뜨거운 여름을 견뎌내야 한다. 감시카메라와 AI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만, 휴전선은 기본적으로 장병들의 경계근무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240㎞의 휴전선을 지키기 위해 여전히 10만명 이상의 경계부대를 배치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식의 경계근무가 정말 필요한 것일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정적이다. 전방 경계부대를 대폭 줄이거나 완전히 무인화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필자가 만난 고위 장교들도 대부분 이러한 주장에 동의한다. 지금의 경계 방식은 무장공비와 남파 간첩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1·21 사태처럼 소수의 무장공비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는 필요했다. 그러나 적어도 1973년 이후 휴전선을 통해 무장공비가 침투한 적은 없다. 최근에는 노크 병사와 같은 귀순병이 대부분이다. 심하게 말하면 일 년에 한두 명 있을 탈북자를 막기 위해 이 엄청난 병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작전상으로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전면적 남침 상황을 고려해도 전선 가까이에 주전력을 배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북한의 장사정포 전력을 감안 할 경우 더욱 그렇다. 동독과 서독이 대치하던 시절, 동독에 압도적인 기갑 전력이 배치돼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서독군은 적의 초기 공세를 흡수할 수 있는 거리를 두고 주전력을 배치했다.현실적으로도 감시기술과 시스템이 발전했기 때문에 구태여 많은 병력을 경계근무에 투입할 필요가 없다. 인공위성에서 드론, 그리고 고성능 감시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전술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문제가 될 북한군의 움직임을 충분히 감시하고 있다. 휴전선 경계는 사실 무인 감시시스템에 기반한 긴급출동방식을 과감하게 확대하면 되는 문제다.많은 이들이 현재의 경계근무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책임 문제가 아닐까 한다. 현재 언론 상황에서는 북한군 한 명이라도 휴전선을 넘어오면 “또 뚫렸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보수적인 언론은 말할 것 없고, 평소 경계근무에 대해 비판적인 매체 조차 ‘경계 실패’를 탓하며 군의 기강해이를 질책한다. 우리 언론이나 국민이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물 샐 틈 없는 경계”와 같은 결의에 찬 선전구호가 오랜 시간 반복되면서 국민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 한 명만 넘어와도 경계 실패를 탓하고 책임을 따지는 이유다. 바로 이 책임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나 작전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경계근무를 지속하고 있는지 모른다.지상작전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한 예비역 대장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은 감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휴전선을 넘어오는 한 두 명 북한군을 위해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물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지금까지 “물 샐 틈 없는 경계”의 신화를 믿고 있는 국민에게, 휴전선 경계 개념이 왜 달라져야 하는지를 솔직하게 말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이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은 육군 지휘부다. 그들이 국민과 통수권자를 설득해야 한다. 병력 부족에 허덕이는 우리 육군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경계근무에서 우리 장병들이 자유롭게 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 많을지 생각해보라. 인구절벽에 대한 선제적 대비가 될 것이고, 장병들의 근무환경은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경계근무에 쓸 시간을 교육훈련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육군을 정예화된 미래 군대로 재편할 좋은 기회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
-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진 않았다…일흔 늦깎이작가의 '야자수'
- 작가 승연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연 개인전 ‘블루밍’에 건 자신의 작품 ‘야자수’(Palm Tree·2021·162.2×130.3㎝) 옆에 섰다. 전시작 중 가장 큰 규모다. 작가는 “야자수에서 받은 영감을 아직 다 꺼내놓지 못했다”며 “여전히 매력적이고 여전히 도전할 만하다”고 말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바람이 부나 보다. 축축 늘어진 커다란 야자수 잎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단단한 몸통에서 뻗어나온 놀라운 유연성이다.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진 않을 태세니까.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진 않는다는, 대나무의 철학과는 반대편에 서 있지 않은가. 세상에 살아남는 방식이 한 가지뿐이라고 우기는 일은 그저 못난 사람들의 몫인가 보다. 그나저나 참으로 이국적인 전경이다. 하얀 벽마다 세운 게 온통 야자수뿐이니.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되레 바람을 일으켜 제 세상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묘한 일이 아닌가. 들여다볼수록 다른 장면이 보이는 거다. 저 잎선이 그어낸 ‘획’이 말이다. 한국화나 동양화에서나 볼 법한 ‘일필휘지’다. 숨 한번 고르곤 선 하나 긋고, 숨 한번 멈추곤 면 하나 들이는, 붓으로 향할 수 있는 가장 강직하고 가장 부드러운 길. 이 생각 저 감상, 한참을 풀어낸 뒤 그이를 만났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조은에 펼친 개인전 ‘블루밍’(Blooming)에 푸르고 붉은 야자수를 참 많이도 심어놓은 바로 그이다. 자그마한 체구로 어찌 저 거대한 야자수를 품겠다 했을까. 시작은 가벼웠다고 했다. “15∼16년 전쯤 됐을까. 선생님이 LA의 한 화랑 개인전에 초대받아 미국에 처음 갔을 때다. 샌디에이고 2층 숙소 창 앞으로 늘어져 있는 야자수가 얼마나 멋지던지.” 갤러리조은의 승연례 개인전 ‘블루밍’ 전경. ‘야자수’(Palm Tree·2022··116.8×91㎝)와 ‘야자수’(Palm Tree·2022·116.8×91㎝)가 나란히 걸렸다. 작가의 야자수 그림들에선, 숨 한번 고르고 단번에 내긋는 붓길의 기운이 꽉 들어찬 ‘일필휘지’의 무한반복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 승연례(73). 엄밀히 말하면 ‘신진작가’다. 2017년 첫 개인전 이후 이번이 세 번째, 갤러리조은에선 2년 만이다. 이제야 ‘작가’란 타이틀의 어색함을 어느 정도 덜어냈을 터다. 하지만 붓과 물감, 캔버스를 다루는 일에선 ‘이골이 났다’고 할까. 아직도 ‘선생님’이라 부르는 작가 이건용(80)의 아내로 평생을 살아왔으니까. ‘국내 1세대 행위미술가’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하다 할 이 작가가 그이의 남편이다. 그러니 상황은 이렇게 정리가 된다. 평생 바쁜 남편을 내조하는 일에 전념하다가 일흔을 앞둔 나이에 ‘늦깎이작가’로 데뷔를 했고, 야자수 저 큰 잎을 일필휘지로 휘두를 수 있을 만큼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는 중이라고. 게다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이태 전 개인전에 비해 “훨씬 정교하고 풍성해졌다”는 게 화단의 평가니까. 갤러리조은의 승연례 개인전 ‘블루밍’ 전경. 오른쪽 정면으로 종이에 크레파스를 주재료로 삼은 드로잉 ‘야자수’(Palm Tree·2022·76×56.5㎝)가 보인다. 안쪽에는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을 주재료로 그린 크고 작은 ‘야자수’(Palm Tree·2021&2022)를 나란히 걸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동양의 일필휘지로 ‘그어낸’ 서양의 야자수신작 40여점을 건 개인전은 오로지 야자수만으로 화면을 채우고, 그 화면만으로 전시장을 채웠다. 그럼에도 똑같은 야자수는 없다. 적어도 작가의 야자수는 정물이 아니라 풍경이란 얘기다. 살아온 풍경, 살아갈 풍경. 첫 개인전만 해도 야자수는 “추상정원에 그려넣은 여러 꽃나무 중 하나”였다. 야자수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단다. 2017년 그해 홍콩아트페어에서 덜컥 야자수 그림이 팔린 거다. “벽에 세워둔, 정식으로 걸지도 않은 그 소품을 어느 홍콩인이 사가더라.” 이런 ‘신기한’ 일에 자신감을 얹어준 건 이 작가의 한마디였나 보다. “당신, 국제적인 작가네!” 또 이런 일도 있었단다. 한 평론가가 ‘이건용 작가’ 일로 방문했다가 거실에 걸어둔 40호 남짓한 야자수 드로잉 한 점을 보고 감탄을 했다는 거다. “이 작가님, 그림 참 좋습니다!” 언뜻 오인할 수도 있겠다 싶다. 이 작가의 연작 ‘바디스케이프’에 휘감긴 붓질이, 바람기 잔뜩 머금은 야자수의 늘어진 잎처럼도 보이니 말이다. 갤러리조은의 승연례 개인전 ‘블루밍’ 전경. 종이에 크레파스를 주재료로 삼은 드로잉 ‘야자수’(Palm Tree·2022·76×56.5㎝)가 나란히 걸렸다. 형태면 형태, 색이면 색, 아니라면 바람의 방향까지 전시장에 걸린 야자수 그림 40여점은 모두 다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야자수란 소재만큼, ‘크레파스’를 도구로 삼은 점도 독특하다. “대학시절 유화물감을 쓸 때 냄새로 고생했던 기억 때문인지. 크레파스나 색연필은 무향이라 부담이 없다. 물감이 필요할 때는 아크릴을 쓰고, 변화가 필요할 땐 오일파스텔을 쓰기도 한다.” 실제로 이번 전시작은 그 각각의 재료를 온전히 살려낸 3색 야자수가 무성하다. 종이에 올린 크레파스 드로잉 ‘야자수’(Palm Tree·2022),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을 얹어 그려낸 ‘야자수’(2021·2022), 캔버스에 크레파스와 아크릴물감, 오일파스텔까지 버무려 세운 ‘야자수’(2022) 등. 내친김에 일필휘지의 기법에 대해서도 물었다. “맞다. 한숨에 그어낸다. 그래서 갈아엎은 화면이 여럿이다. 선이 한번씩 잘못 나가면, 그땐 캔버스 전체를 다른 밑칠로 덮고 다시 작업해야 한다.” 망친 일필휘지는 화선지를 구겨버리는 것으로 해결했던 옛 동양화적 방식의 서양화적 버전이라고 할까. 작가 승연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연 개인전 ‘블루밍’에 건 자신의 작품 ‘야자수’(Palm Tree·2022·111.7×76.7㎝) 옆에 섰다. 2017년과 2020년 개인전 타이틀이 ‘블루가든’이었던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작가는 ‘푸른색’을 주색으로 작업해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평생 이건용 작가 내조로…‘좀더 빨리’에 대한 미련은 없어 부부는 사제지간이었다고 했다. 그래선지 승 작가의 남편에 대한 호칭은 지금도 ‘선생님’이다.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정확히 들을 순 없었지만 인연은 ‘서라벌예대’가 놔줬을 거다. 1971년 승 작가가 졸업한 서라벌예대에 이 작가도 한때 적을 뒀더랬다. 다른 자리에서 만난 적 있는 이 작가는 그 시절을 이렇게 회상하기도 했는데. “야간에 서라벌예대를 다녔지. 간호사였던 어머니에게 의지해야 하는 형편 탓에. 어머니는 꼭 홍익대 미대를 보내고 싶어하셨고. 그래서 시험만 보자고 했어. 데생 실기에 아폴로의 뒤통수를 그렸는데, 당시 학장이던 김환기 선생이 물으시데. ‘왜 뒤통수를 그렸느냐’고. ‘특별한 걸 그리려 했다’고 대답했어. 그러곤 합격했지.” 갤러리조은의 승연례 개인전 ‘블루밍’ 전경. 갤러리의 ‘시그니처 포인트’에 ‘야자수’(Palm Tree·2022·76×56.5㎝)가 걸렸다. 큰 창밖의 돌담, 창안의 도자 등과 어울려 자연스럽고 독특한 전경을 만들어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폴로 뒤통수’를 끝내주게 그렸던 젊은 시절 이 작가는 그렇게 1967년 홍익대 미대를 졸업했고, 이미 1970년대부터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뻗어나갔다. 그 세월의 틈새서 만나 이 작가의 아내가 된 승 작가는 남편의 특출난 기량 앞에 붓을 내려놓는 일을 당연한 듯 여겼을 거다. 그래. 이 작가는 평범한 ‘그림쟁이’는 아니었으니까. “그 시절은 순종이 미덕이었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군산시절(이 작가가 군산대 교수로 재직하던 때)부터 서울을 오가는 자동차 운전, 스케줄 관리는 도맡아 한, 내조에만 만족했더랬다.” 그렇다고 ‘좀더 빨리였으면’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바삐 살아야 했던 상황 탓에 그리되지 않았나. 농담일지언정 ‘당신은 뉴욕에 가서 전시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선생님의 강력한 후원까지 받고 있으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덕분에 이제야 ‘그일’도 할 수 있게 됐다니까. “건강에 문제가 생겨 고통스러웠던 지난 10여년 간, 한밤중에 색연필로 드로잉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나중에 제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면 내 그림을 좋아해주는 복지관에 잔뜩 기증해야지.” 전시는 10월 5일까지. 작가 승연례(왼쪽)와 남편인 작가 이건용. 승 작가의 인터뷰에 방해가 될까, 긴 시간을 갤러리 밖에서 배회하던 이 작가를 만났다. 선뜻 아내를 위한 ‘길거리 포즈’까지 취하며, 이 작가는 승 작가가 받고 있다는 “강력한 후원”의 ‘일부’를 기꺼이 증명해 보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나는 솔로' 50억 자산가 정숙, 상철vs영수 사이에서 혼돈
- ‘나는 솔로’[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는 SOLO(나는 솔로)’ 10기 맏언니 정숙이 ‘대혼돈 로맨스’에 직면한다.28일 ENA PLAY와 SBS PLUS에서 방송하는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에서는 영수, 상철과 극과 극 태도로 인해 혼란에 빠진 정숙의 모습이 공개된다.앞서 정숙은 상철과 ‘공식 커플’에 도장을 찍는 듯 했지만, “척 하는 게 싫다”는 상철의 변심으로 로맨스 출발선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영수가 정숙을 향한 강력한 직진을 선언해, 세 사람은 아슬아슬한 ‘삼각관계’에 놓였다.이날 현숙은 상철과의 랜덤 데이트를 마친 뒤, 정숙을 포함한 솔로녀들에게 상철의 본심을 귀띔해준다. 뒤이어 영숙도, 영수와 랜덤 데이트에서 들었던 영수의 속마음을 전하면서 “나는 뭔가 많은 걸 들었다”고 해 정숙을 설레게 한다.특히 영수의 진실한 마음을 듣게 된 솔로녀들은 ‘집단 동공대확장’을 일으킨 채, “진짜?”, “미쳤다”라며 ‘입틀막’ 한다. MC 이이경 역시, “와! 이게 메인이다”라며 감탄한다. 하지만 정숙은 “에휴, 또 멘붕이네”라고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고,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 심란해”라고 토로한다.잠시 후, 정숙은 상철, 영수와 ‘1:1 대화’를 나누고는 더 큰 혼돈에 빠진다. 상철은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정숙에게 “저는 제 여자처럼 대했는데, (정숙의) 그 점이 싫었던 것”이라고 돌직구를 날린다. 이에 말문이 막힌 정숙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영수는 다정한 말로 연신 정숙을 뒤흔든다.급기야 영수는 “난 당신에게 100을 줄 수 있다. 나한테 1만 해주면 된다”고 프러포즈급 멘트를 날린다. 상철, 영수와 연이어 대화를 마친 정숙은 “여자가 된 기분”이라며 묘한 미소를 짓는다. 과연 두 사람 중 누가 정숙의 마음을 파고들었을지, 정숙의 로맨스 행보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한편 ‘나는 SOLO‘는 지난 21일 방송분이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평균 4.6%(수도권 유료방송가구 ENA PLAY·SBS PLUS 합산 수치)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5.2%까지 치솟았다. 또한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9월 3주차 ’비드라마 TV화제성TOP10‘에서도 2위에 등극, 매주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상철, 정숙, 영수의 아찔한 ‘삼각 로맨스’는 28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ENA PLAY, SBS PLUS에서 방송하는 ‘나는 SOLO’에서 이어진다.
- '작은 아씨들' 김고은, 엄지원에 총 겨눴다…자체 최고 시청률
- ‘작은 아씨들’(사진=tvN)[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작은 아씨들’ 김고은이 엄지원의 연극을 무너뜨렸다.지난 2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연출 김희원, 극본 정서경,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8회에서는 오인주(김고은 분)를 주인공으로 한 원상아(엄지원 분)의 잔혹한 인형 놀이가 실체를 드러냈다. 그러나 히든카드를 꺼내 들며 다시 무대의 주도권을 잡는 오인주의 모습이 짜릿함을 안겼다. 8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9.7% 최고 11.2%, 전국 가구 기준 평균 8.7% 최고 9.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오인주는 오인경(남지현 분)에게 간단한 소식만을 전한 뒤 최도일(위하준 분)과 함께 싱가포르로 향했다. 도착과 함께 기묘한 일들이 이어졌다. 호텔 직원들은 그를 세계난초대회의 MIP(Most Important Person)인 ‘싱가포르의 오인주’로 깍듯이 대우했다. 그런가 하면 ‘가짜 오인주’가 자주 다니는 카페 사장, 그가 사는 아파트의 직원과 이웃까지도 모두 ‘진짜 오인주’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했다. 어느 틈에 오인주의 마음속에는 진화영(추자현 분)이 자신의 얼굴로 성형해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 그런 가운데 매번 한 끗 차이로 어긋나는 가짜와의 술래잡기는 그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다.오인주를 거세게 흔든 것은 한 통의 쪽지였다. 세계난초대회 경매 일정까지 마무리된 뒤, 직원이 전해준 메시지 안에는 과거 진화영이 오인주에 대해 말했던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오직 진화영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오인주는 그가 살아있다고 확신했지만, 최도일은 누군가 가짜 행세를 하고 있을 뿐 그게 진화영은 아닐 거라고 설득했다. 애써 마음을 다잡은 오인주는 준비된 절차에 따라 700억 원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으로 향했다.그러던 중 오인경의 다급한 연락이 날아왔다. 박재상(엄기준 분)이 싱가포르에서 무언가 꾸미고 있다는, 오인혜(박지후 분)의 경고를 전한 것이었다. 진화영으로 추측되는 이가 은밀하게 건넨 또 한 통의 쪽지에도 역시 최도일에 대한 경고, 그리고 주소 하나가 담겨있었다. 몰래 최도일 곁을 빠져나온 오인주는 700억 원이 담긴 캐리어와 함께 쪽지 속 장소로 걸음을 돌렸다. 교통사고까지 당하는 우여곡절 끝에 약속 장소에 다다른 오인주. 그러나 약속 장소에 나타난 것은 진화영이 아닌 원상아(엄지원 분)였다.당황한 오인주를 보며 원상아는 해맑게 조소했다. 그는 모든 것이 처음부터 오인주를 주인공으로 삼은 자신의 ‘비밀 연극’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에서 그를 아는 척했던 사람들도, 진화영이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것도 모두 연극의 일부였다고 했다. ‘진화영’ 캐릭터의 죽음을 설계한 원상아는 이미 오인주의 마지막까지도 구상을 마친 상태였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지만, 푸른 난초 차를 마신 탓에 오인주는 제대로 된 반항도 할 수 없었다. 그가 겨우 말한 마지막 소원은 캐리어 속 700억 원을 한 번만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원상아는 흔쾌히 이를 허락하며 손수 캐리어를 열었다. 그러나 정작 캐리어 안에 들어 있던 것은 돈다발이 아닌 벽돌이었다. 얼어붙은 원상아가 다시 뒤를 돌았을 때, 거기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는 오인주의 모습은 아찔한 반전을 선사했다.한국에 있는 오인경, 오인혜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실을 향해 돌진했다. 최희재(김명수 분)와 재회한 오인경은 그가 박재상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인경은 다른 방식을 제안했다. 비자금 장부부터 시작해 정란회가 저지른 일련의 살인들까지, 모두 뉴스를 통해서도 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오인경의 생각이었다. 그의 단단한 신념에 최희재 역시 한발 물러섰다. 성사된 두 사람의 연합이 어떤 파급력을 만들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낸 한편, 오인혜와 박효린(전채은 분) 역시 진화영을 살해한 진범이 원상아라는 결정적 증거를 찾아냈다. 마침내 자신들을 둘러싼 세계의 실체를 본 세 자매. 이들이 어떻게 위태로운 현실을 뒤집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 수평아리 산 채 갈려도 현안 아니라는 정부[헬프! 애니멀]
-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삐악삐악’ 태어난 지 30일 안팎의 수평아리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 실려가다가 ‘뚝’하고 떨어졌다. 벨트 끝에 놓인 분쇄기가 쉴 틈 없이 수평아리들의 몸을 짓이긴다. 수평아리들은 달걀을 낳지 못하고 고기로 쓰일 수 없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살처분된다. 독일 등에선 2022년부터 수평아리 분쇄 도살이 금지됐다. 이를 구제할 관련 기술도 개발됐지만, 한국 정부는 ‘현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떨어져 분쇄기로 빨려 들어가는 병아리들 (사진=연합뉴스)◇수평아리, 1년에 70억마리 갈아서 도살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서 도태되는 수평아리는 한 해에만 70억마리로 추산된다. 수평아리 도태는 △분쇄기 도살 △이산화탄소 등을 통한 질식 △포대자루에 담아 압사시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포대자루 압사는 적절한 도살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주로 이뤄진다.동물보호법은 포유류와 조류, 어류 등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 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에 적용된다.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다. 동물보호법 제10조에 따르면, 모든 동물은 혐오감을 주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되어선 안 된다. 도살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공포·스트레스를 주어서도 안 된다.축산물위생관리법과 가축전염예방법에 따라 동물을 도살할 경우 가스법·전살법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을 준수해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 동물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도살로 넘어가야 한다.일례로 2019년 7월 22일 개정된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 역시 동물보호법 제10조에 적시된 방법으로 살처분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수평아리 분쇄 도살은 동물보호법 등을 전면 위반하고 있음에도 관행이라는 이유로 용인되는 실정이다.◇독일·프랑스·스위스, 수평아리 분쇄 종식…통계조차 없는 한국2021년 독일 연방하원은 수평아리 분쇄 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복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올해 독일에선 수평아리의 도살이 전면 금지되고 오는 2024년에는 수평아리 부화를 막을 계획이다. 스위스와 프랑스에서도 분쇄 도살을 엄격히 금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에선 수평아리들이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살처분되는지 통계조차 집계되지 않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평아리 도살 실태조사가 전무한 데 대해 “통계청과 조사 항목을 논의하지만, 아직 현안이 없어 얘기가 나온 적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관행 축산의 도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단, 행위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기 위해선 명시적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처음부터 가스 도살을 고려해 부화장을 설계·건축해야 하는데 옛날에 지어져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컨베이어 벨트 중간 지점에 가스 분사기를 설치하는 등 자체적 노력이 있긴 하나 화제 위험과 비용 문제로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라며 “증축하거나 새로 부화장을 짓는 경우 업계에서도 (가스 설비를) 갖출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동물복지축산 인증제도 기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동물복지 축산품 수요와 소비로 관련 업계의 도살 환경을 개선시키겠다는 취지다.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전국 부화장(병아리 생산 장소)은 9개뿐이다. 영국도 전국에 3~4개뿐”이라며 “동물복지축산 인증 제도 기준 확대만으로는 수평아리 분쇄 도살을 막을 수 없다. 외국의 동물복지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부화장은 경기(3), 충북(1), 충남(1), 경북(3), 경남(1)으로 올해 6월 기준 9개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동물복지에 최대한 맞추고 싶지만, 수평아리가 계속 생산돼 한계가 있다”며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닭을 살처분하는 과정에서 침출수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며 환경·비용 문제를 고려해 분쇄 도살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회 측은 국내 부화장도 인도적 도살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장비 등이 상용화가 안 되는 상태라며 이를 위한 정부 지원은 전무하다고 토로했다.◇독일, 수평아리 부화 막아 도살 원천 차단…한국은 ‘답보’정부 차원에서 수평아리 인도적 도살을 위한 대책 마련과 기술개발 지원은 요원한 상태다. 일찌감치 수평아리 도태 금지를 공포한 독일 정부는 부화 전 단계에서 성별을 감별할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반면 농림식품부는 기술개발 연구과제를 단 한 건도 진행하지 않았다.성 감별 기술로 수평아리 도살을 막는 셀레그트사 (사진=SELEGGT 홈페이지)독일 정부 지원을 받은 라이프치히대 연구진은 어미 닭이 달걀을 품은 지 8~9일 차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론설페이트’의 농도가 뚜렷한 변화를 보이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 여성호르몬이 닿으면 색이 변하는 시약을 개발했고, 독일 달걀 생산업체 ‘셀레그트’(Seleggt)사는 이 기술을 2018년 11월부터 상용화했다.셀레그트사는 9일 된 달걀에 레이저로 지름 0.2㎜ 구멍을 뚫어 요막액 한 방울을 추출한 뒤 시약과 섞어 성별을 감별한다. 셀레그트사는 이 같은 방법으로 한 시간 동안 3000개 달걀의 성별을 감별한다. 이렇게 선별된 달걀은 시중에 ‘레스페그트’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존중받는 달걀이라는 뜻이다. 레스페그트 달걀은 일반 달걀보다 개당 1~2센트(한화 기준 10~20원) 정도 비싼 수준으로 알려졌다.이밖에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는 독일 기업과 협업해 △라만분광법 △초분광측정 기술 상용화를 시도 중이다. 단 두 국가 모두 수평아리의 가스 질식사는 허용하고 있다.윤미향 의원은 “부화장 수평아리 폐기 문제를 공론화하기 힘들었던 것은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독일에서 달걀 성별 감별기술 개발을 성공한 만큼 우리 정부도 기술개발 지원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첨단무기의 역설' 시대…핵심으로 떠오른 전자전 능력[김관용의 軍界一學]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000년대 초반 이라크 전쟁 당시의 일입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공화국수비대 소탕을 위해 투입된 미 육군 아파치 공격헬기가 이라크군의 소총(AK-47) 공격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32대 중 31대가 손상되고 그 중 1대가 추락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전문가들은 구식 무기로 첨단무기가 곤혹을 치르는 일련의 현상을 ‘첨단무기의 역설’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이라크전 이외에도 1993년 모가디슈 전투, 2001년 아프간 전쟁, 2014년 이후 예멘 내전 등 값싼 무기를 지닌 게릴라성 무장조직에 의해 첨단무기가 고전하는 상황은 심심치 않게 목격됐습니다. 이 때문에 군사력 수준이 높은 국가를 상대하는 약소국 또는 무장조직은 전면전 대신 회색지대 분쟁, 게릴라전 위주의 군사작전을 펼치곤 했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세계 군사력 3위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첨단무기가 소형·저가 드론과 단거리지대공미사일을 상대로 압도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은 첨단무기가 전쟁에서의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육군 제25사단을 방문해 아미타이거 시범여단의 드론봇 전투체계 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방부)◇또 다른 의미의 ‘첨단무기의 역설’이와는 달리 무기의 첨단화 측면에서도 또 다른 의미에서 ‘첨단무기의 역설’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의 무기체계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무인화·지능화·고성능이 특징입니다. 육지에서는 지능화된 드롯과 로봇이 지상전을 지원하고 바다에서는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이 인명피해 없이 감시·정찰·공격 임무를 수행합니다. 공중에서는 다수의 무인전투기가 5세대 전투기와 짝을 이뤄 합동작전을 수행합니다. 이같은 모습은 탱크-함정-전투기로 인식되던 기존 재래식 무기의 이미지를 뒤바꿔 놨습니다. 이렇듯 기술 발전에 힘입은 현대의 무기는 점점 지능화·고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컴퓨팅 기술 등 정보기술(IT)과 전자통신 기술 역량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즉, 현대 무기체계의 지능화·고도화를 가능하게 한 이같은 기술들이 무력화 된다면 이라크 전쟁에서와는 다른 의미의 ‘첨단무기의 역설’ 현상이 일어난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8월 2일 낸시 팰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태우고 타이완으로 향하던 미 전용기를 중국 함정과 군용기가 추적해 감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 항공모함의 전자전 능력 행사로 중국군의 거의 모든 전자전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끝내 추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첨단 컴퓨팅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로 무장한 무기체계를 전자공격으로 무력화하는 전자전 능력은 ‘첨단무기의 역설’로 불리울 만 합니다. ◇한반도 안보 환경에 최적의 솔루션 ‘전자전’전자전은 상대의 추적을 거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적 미사일을 기만(Jamming)해 우군을 방어하고, 원거리의 전파·통신신호를 수집해 적 움직임을 조기에 식별하는 등 그 영역과 활용성이 광범위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자전 능력은 적의 무기에 물리적인 타격을 가하는 ‘하드 킬’(Hard kill)수단이 아닌 ‘소프트 킬’(Soft kill) 수단이기 때문에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전면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 개전 초기 등 본격 무력사용 이전 초기에 적극적·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얘기입니다.우리 해군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함정용전자전장비-II 운용 개념도 (출처=LIG넥스원)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감안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인기가 수시로 영공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군용기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심심찮게 넘어옵니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해양력 확장과 한때는 세계 2위 해군력을 보유했던 일본과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안보 환경은 위협을 받을 것입니다. 전면전 보다는 저강도 또는 회색지대 분쟁이 노골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드럽게 상대의 눈과 귀를 멀게 할 수 있는 전자전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자전 기술, 세계 7위권 수준으로 발전기술적·지정학적 난관 탓에 전자전장비를 국산화해 자주적으로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일본 등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들 국가는 핵심 우방에게 조차도 해당 기술과 전자파 데이터베이스(DB) 공유에 신중합니다.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이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전자전 장비를 국산화해 세계 7위권 기술 수준을 달성한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우리 해군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함정용 재밍 장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전자전 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없던 우리는 외산 장비를 기반으로 한국에 맞게 개량해 개발하기로 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됐습니다. 그렇게 1980년대 해군 호위함과 초계함에 재밍 장비가 탑재된 것입니다. 대형함의 전자전 장비는 해외 제품을 구매해 운용했는데, 노후화와 수리 등 후속 군수지원의 문제를 드러내 국내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이른바 ‘소나타’(SONATA) 체계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함정용 전자전 장비입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해군의 중대형 전투함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KF-21, 최첨단 전자전 능력…新함정용 장비 도입도공군도 국내에서 항공기용 전자전 장비를 직접 만들기로 합니다. 앞서 개량 개발 방식으로 함정용 장비를 개발한 경험이 있던 ADD가 사업을 주관했습니다. 7년에 걸친 노력 끝에 1990년대 초 장비를 개발했지만, 2000년대 들어 신형 항공기용 전자전장비 개발 필요성에 따라 ‘ALQ-X’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시험비행을 위해 공군사천기지를 이륙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이렇게 태어난 ‘ALQ-200’ 장비는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와 RF-4C 항공기에 탑재돼 적 레이더 위협과 미사일을 회피하는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ALQ-200 개발은 핵심 원천기술인 ‘RF 재머’ 개발 노하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때 확보한 RF 재머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최초의 국산 초음속전투기인 KF-21 보라매에 이를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난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KF-21 탑재용 통합전자전장비(EW SUITE)는 현재 시제품까지 완성돼 시험평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 군은 새로운 함정용 전자전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소나타를 대체해 향후 2029년부터 양산되는 중대형 신형 함정과 성능개량 함정에 탑재해 운용할 신형 장비를 개발한다는 것입니다. 미래 전자전 수행능력은 첨단무기의 등장에 따라 이전보다 더욱 명확하게 교전에서 승패가 드러나는 분야인 만큼, 신뢰성이 보장된 우수한 체계로 개발돼야 합니다. 현재 운용 중인 소나타와 비교할 때, 새로운 유형의 전자파 위협에 대한 탐지·분석·식별이 가능한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전파방해(재밍) 능력을 갖출 예정입니다.
- ‘헌트’ 홈초이스 VOD(케이블TV)로도 만난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영화 ‘헌트’. 사진=홈초이스배우 이정재가 감독하고 주인공으로 열연한 영화 ‘헌트’를 홈초이스 VOD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홈초이스는 2007년 당시 CJ헬로·티브로드·현대HCN·딜라이브 등 케이블TV업계가 VOD 서비스를 위해 공동 설립한 회사다. 현재 케이블TV 회사들의 VOD 서비스 운영을 맡고 있다. 주요 주주는 LG헬로비전·SK브로드밴드·딜라이브·CMB·HCN·KCTV제주방송 등이다.23일 ㈜홈초이스(총괄 전윤수)는 ‘헌트’ VOD의 사전판매 서비스를 이날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전판매 서비스의 이벤트로 이날부터 27일까지 기간 내 ‘헌트’ VOD를 사전구매한 전원에게 VOD 쿠폰(5,000원)이 증정된다.영화 ‘헌트’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이다.이정재의 감독 데뷔 신고식이자, 연예계 대표 절친 정우성과 영화 ‘태양은 없다’(1999) 이후 23년 만에 함께 호흡을 맞춘 작품이기 때문에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일명 ‘골든 라인업’이 눈길을 끈다. 이정재와 정우성 외에도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출연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명연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황정민, 이성민, 유재명, 박성웅, 김남길, 주지훈까지 ‘깜짝 카메오’로 등장해 영화를 완성시켰다.해외 144개국 선판매 쾌거를 달성한 ‘헌트’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뿐만 아니라 47회 토론토영화제, 18회 판타스틱페스트, 55회 시체스영화제, 36회 판타지필름페스트 등에 줄줄이 초청됐다.특히 토론토영화제에서는 다수의 매체로부터 “강렬한 첩보 영화! 가차 없고 폭발적이다!”(Rama‘s Screen), “처음부터 끝까지 스릴 넘치는 액션 영화”(Candid Cinema), “스타일리시하고 환상적인 액션 영화”(Exclaim! CA),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엄청난 액션씬에서 다음 액션씬으로 스릴 있게 넘어간다. 복잡한 스토리가 말이 되게 만든다”(Next Best Picture) 등의 호평과 극찬을 받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 '나혼산' 천정명, 자취 8년차의 내공…전문가급 구두 관리 최고 9.3%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나 혼자 산다’로 3년 만에 예능에 복귀한 천정명이 자취 8년 차의 깔끔하고도 꼼꼼한 싱글 라이프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샤이니 키가 생방송 뉴스에 투입, 동공지진과 대혼란 속 진정한 ‘뉴스돌’로 거듭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그 결과 ‘나 혼자 산다’의 분당 최고 시청률은 9.3%까지 치솟았다. 2049 시청률은 금요일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고,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17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지난 23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연출 허항 이민지 강지희)에서는 자취 8년 차 배우 천정명의 싱글 라이프와 ‘뉴스돌’ 키의 보도국 입성 모습이 공개됐다.24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는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8.0%로 금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4.3%(수도권 기준)로 금요일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는 물론 17주 연속 금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최고의 1분은 천정명의 준전문가급 클래식 구두 관리 모습과 어디서도 보지 못한 구두 전용 팬트리를 공개하는 장면에선 시청률이 9.3%까지 치솟았다.자취 8년 차 천정명의 ‘정명 하우스’가 최초로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공개됐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그의 손때 묻은 가구와 소품 등이 눈길을 끌었다. 또 남산이 한눈에 보이는 넓은 루프탑이 모두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천정명은 칼 각 정리와 정돈이 몸에 밴 깔끔하고 꼼꼼한 습관과 다이어터로서 ‘1일 1식’을 지키는 자기관리로 감탄을 안기기도 했다.‘나 혼자 산다’ 마스코트 윌슨의 ‘찐 팬’이라고 밝힌 그는 이날 윌슨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윌슨에게 향수를 뿌려주고, 아끼는 주짓수 도복을 입혀주며 아이처럼 행복해한 천정명은 루프탑에도 윌슨과 동행하는 등 낮과 밤을 윌슨과 함께했다. 구두를 닦을 때도, 주짓수 도장을 다녀와서도 윌슨에게 말을 걸며 세심하게 챙겼다.천정명의 색다른 취미 생활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구두 전용 팬트리까지 구비할 정도로 구두 수집에 진심이었다. 구둣솔과 로션, 브러시 등이 담긴 목재 가방을 오픈하자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준전문가 실력을 자신한 천정명의 구두 닦기 강의에 무지개 회원들도 묘하게 빠져들었다.천정명의 주짓수 실력도 공개됐다. 11년 만에 최상급 레벨인 블랙벨트를 땄다는 천정명은 “(주짓수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며 주짓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논산훈련소에서 ‘악마의 조교’였던 그는 주짓수 도장에선 ‘천사부’로 불렸다. 천정명은 회원들과 1 대 1 코칭을 하며 스윗한 모습을 보였고, 높은 레벨 회원과의 대련에선 승부욕과 남성미를 폭발시켰다.‘1일 1식’의 하이라이트는 ‘행복 식단’이었다. “저녁에 몰아서 맛있게 제대로 먹는다”는 천정명은 루프탑에서 토마호크와 해산물 스튜, 와인으로 먹음직스러운 한 끼를 즐겼다. 종일 지루할 틈 없는 일상을 보낸 그는 “혼자 잘 논다고 하더라. 좋아하는 영화 보고, 와인도 마시고, 그렇게 외롭진 않다”라며 싱글 라이프에 만족감을 표출했다.그런가 하면, 키가 ‘뉴스가 사랑한 아이돌’에서 리얼 ‘모닝 뉴스돌’이 된 모습이 공개됐다. 오전 7시 방송을 위해 새벽 2시부터 부기 제거 관리를 하는 키의 철저한 준비성은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나 생방송 뉴스를 앞두고 극도로 긴장한 키의 낯선 모습에 무지개 회원들은 배꼽을 잡았다.‘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한 일상으로 MBC 뉴스에만 다섯 번 등장한 키는 MBC ‘뉴스투데이’ 제작진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았다. 그는 버건디 슈트로 제법 아나운서 비주얼을 장착해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뉴스투데이’ 작가가 건넨 숫자 빼곡 대본을 본 키는 “나 보도국 출연 금지당하겠다”라며 ‘멘붕’을 드러냈다.키의 뉴스 데뷔를 위한 조력자도 등장했다. ‘춤추는 아나운서’로 유명세를 얻은 MBC 새내기 아나운서 정영한이었다. 정영한은 키에게 자신의 노하우, 아나운서 선배들로부터 전수받은 꿀팁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 그러나 연습은 하면 할수록 꼬였고, 리허설에서 실수하자 극도의 긴장감이 밀려왔다. 특히 ‘숫자 지옥’에 빠진 키의 모습이 폭소를 자아냈다. 뉴스 생방송이 시작되고, 키와 정영한은 키의 ‘가솔린’ 댄스로 오프닝 합을 맞췄다. 이때 무반주로 댄스를 추는 두 사람의 모습이 배꼽을 잡게 했다. ‘가솔린’ 첫 무대 때도 떨지 않았다는 키는 뉴스 생방송에서 실수하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우여곡절 끝 뉴스 데뷔가 끝난 후 ‘뉴스투데이’ PD, 아나운서들과 미니 팬미팅까지 마친 그는 “오늘 하루는 낯섦의 연속인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고 저는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남의 업장에 자주 들르는 건 아닌 것 같다”라는 깨달음으로 끝까지 웃음을 안겼다.‘나 혼자 산다’ 스튜디오에서 깜짝 뉴스도 공개됐다. 그 주인공은 최근 결혼과 임신 소식을 전한 허니제이였다. 허니제이는 러브 스토리와 태명이 ‘러브’라는 사실까지 직접 전했다. 특히 연인이 “첫 만남 때부터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라며 운명의 단짝을 만난 허니제이의 행복한 미소가 눈길을 모았다.방송 말미에는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의 ‘팜유라인’ 회동 현장과 선생님이 된 차서원의 필름 카메라 봉사활동 현장이 예고돼 기대감을 높였다.한편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다채로운 무지개 라이프를 보여주는 싱글 라이프 트렌드 리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