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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앞면이 열리고 닫히네” 현대모비스, 전기차 효율·디자인·편의 잡은 新모듈 공개
  • “차 앞면이 열리고 닫히네” 현대모비스, 전기차 효율·디자인·편의 잡은 新모듈 공개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모비스가 전기차의 전비(전기소비효율)를 개선할 수 있는 동시에 디자인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용자의 편의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삼박자’를 갖춘 모듈 솔루션을 선보였다.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맞춤형으로 개발한 프론트페이스 통합 모듈. (사진=현대모비스)현대모비스(012330)는 전기차용 ‘프론트 페이스 통합 모듈’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프론트 페이스란 램프, 그릴, 후드 등이 위치한 차량 전면부를 뜻한다.현대모비스의 프론트 페이스 통합 모듈은 전기차에 알맞은 차세대 요소기술을 융복합해 적용한 ‘토털 패키지’ 솔루션이다. 공기 저항을 줄여 전비를 개선하는 동시에 다양한 차량 외장 디자인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맞춤형으로 개발한 프론트페이스 통합 모듈 시연 영상. (영상=현대모비스)모듈 대표 기술은 ‘융복합 공력 시스템’이다. 이를 적용하면 차가 주행할 때 차량 전면부 그릴과 후드 등 일부가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열린 틈 사이로 외부 공기가 유입하고, 열 교환을 거친 공기는 배출한다. 또 바퀴 주변과 차량 하부 공기 흐름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이를 적용한 전기차로 고속 주행을 할 경우 배터리 냉각 효율은 높이는 동시에 공기 저항을 낮춰 전비를 개선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융복합 공력 시스템만으로 전기차 항속거리가 약 20㎞ 늘어난다고 설명했다.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맞춤형으로 개발한 프론트페이스 통합 모듈 시연 영상. (영상=현대모비스)기존 내연기관 차의 그릴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디자인 다양성을 확보한 것도 장점이다. 전기차는 통상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앤 디자인을 채택한다. 따라서 전면부 디자인이 획일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현대모비스의 새 솔루션을 적용하면 기존 그릴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전기차 맞춤형 공력 성능을 누릴 수 있다. 차량 높이를 낮추기 어려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적용하기 알맞은 기술이다.현대모비스는 여기에 LED 라이팅 등 디자인 요소를 융합해 상품성을 높였다.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맞춤형으로 개발한 프론트페이스 통합 모듈에 적용한 ‘라이다 히든 시스템’ 시연 영상. (영상=현대모비스)디자인 일체감을 강화하면서도 센서의 외부 오염 및 충격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도 적용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자율주행 기술 등에 활용하는 ‘라이다’를 평소에는 그릴 안쪽에 배치하되, 주행 시에만 돌출하도록 한 것이다.반자동 충전 시스템도 채택했다. 충전 시작 단계에서 충전기를 꽂으면 완충된 뒤에는 충전기 회수부터 충전구 캡·커버 닫힘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사람이 직접 나서거나 충전 로봇을 활용할 필요가 없어 편의성이 높아졌다.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IVI)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2024.03.14 I 이다원 기자
금감원 “증권사 LP 공매도 시장교란 의혹 조사 추진”
  • 금감원 “증권사 LP 공매도 시장교란 의혹 조사 추진”
  • [이데일리 최훈길 김보겸 기자] 공매도 금지 예외 대상인 유동성공급자(LP)의 공매도 거래가 시장교란을 일으킨다는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 조사가 착수된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 하는 열린 토론’에서 “현장조사 결과 LP는 불법 행위 적발이 안 됐으나 구체적으로 (박순혁 작가가 시장교란 의혹에 대해) 말씀해주신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은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앞서 금융위원회, 금감원은 지난 11월부터 공매도 전면 금지 기간 중에도 LP의 공매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LP들은 매수·매도 양쪽에 주문을 넣어 호가에 빈틈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등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주요한 기능을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작년 12월 금감원은 LP 조사 결과 헤지 목적 외의 불법 공매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공매도 현황 집중점검(작년 11월15일부터 11월28일) 실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008560), BNK투자증권 등 6곳이다.박순혁 작가는 13일 토론회에서 “당연히 시장조성자(MM)과 LP가 불법 공매도를 했을 거라 생각 안 한다”면서 “운용사와 결탁해서 LP가 공매도할 때 가격을 교란하는 행위가 불법, 부당하다. 그 부분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부원장보는 LP에 대한 시장교란 의혹에 대한 조사를 언급한 뒤 “LP 기능을 벗어난 것은 당연히 불법이다. LP 불법 여부에 대해서 현장점검을 실시했고 현재도 계속 모니터링 중”이라며 “불법 행위가 적발 안 됐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도 ETF LP 공매도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해달라”고 말했다.
2024.03.13 I 최훈길 기자
'천비디아' 좌절에…반도체 '주춤'-2차전지 '방긋'
  • '천비디아' 좌절에…반도체 '주춤'-2차전지 '방긋'
  •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황제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1000달러 직전 약세로 돌아서며 국내 반도체 관련주의 오름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 틈을 타 AI반도체와 기업 밸류업 정책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던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상승세를 나타내며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보다 0.54% 하락한 16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 넘게 내린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다. 전 거래일 1.23% 하락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1.24% 오른 7만3300원에 마감하며 하락분을 되돌렸다. 최근 상승세를 탔던 국내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주춤한 것은 사상 최고 주가를 거듭 썼던 엔비디아의 ‘천비디아’ 기대가 사그라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주당 1000달러 눈앞에 뒀던 엔비디아는 5% 넘게 하락했고, 간밤에도 2% 빠지며 857.74달러로 떨어졌다. 엔비디아칩을 사용한 미국 서버제조업체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5.24%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AI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소송에 휘말렸다는 사실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78% 폭등하며 고점 우려가 커졌고 테슬라 등 고객사가 자체 AI반도체 개발에 나서는 점도 엔비디아에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달리 전기차 시장 전망 둔화에 약세를 이어온 2차전지 관련주는 반등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배터리셀 3사 중 한 곳인 삼성SDI(006400)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11.12% 급등한 4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차전지 소재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6.94% 오른 26만2000원에 마감했다. POSCO홀딩스(005490)는 2.97%, LG화학(051910)은 3.3% 상승했다. 2차전지주의 반등은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과 핵심 기업인 테슬라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장 화재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 악재가 겹쳤던 테슬라는 지난주 공장 근처 화재로 정전이 발생하면서 가동이 중단됐던 독일 기가팩토리를 11일부터 다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1%대 상승 마감했다. 정부의 1100억원대 육성 계획안도 국내 2차전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산부는 민관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열고 2028년까지 1172억원을 들여 전고체와 리튬메탈, 리튬황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섹터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데다 글로벌 OEM(위탁생산)사들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셀, 소재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악화 예상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개별 종목 위주의 접근이 유효하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LPF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03.13 I 김보겸 기자
한동훈, 서울 양천구민에 "구자룡·오경훈 뽑아달라…시민 위해 권력 쓸 것"
  • 한동훈, 서울 양천구민에 "구자룡·오경훈 뽑아달라…시민 위해 권력 쓸 것"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자당의 수도권 험지 중 한 곳인 서울 양천구를 방문해 “4·10 총선에서 구자룡(양천갑), 오경훈(양천을) 후보를 뽑아주시면 제가 덤으로 따라간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를 방문한 뒤 양천구 목3동에 위치한 ‘목동깨비시장’을 찾아 “여러 생각 끝에 대의를 위해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지만, 대신 구자룡과 오경훈이 저를 대신해 나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양천구 목3동에 위치한 목동깨비시장에 방문해 유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갈무리)◇“구자룡, 오경훈 뽑으면 한동훈이 덤으로 따라간다”한 위원장은 이곳 상인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 한 뒤 시장으로 내려와 거리유세를 이어갔다. 한 위원장이 시장 사거리에 설치된 단상에 오르자 지지자들과 유튜버, 경호인력이 뒤섞이며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다. 일부 지지자들은 상가 2층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와 시장 유세에서 자당 서울 양천갑 후보로 확정된 변호사 출신의 구자룡 비상대책위원회 위원과 양천을에 공천을 확정한 오경훈 전 의원의 손을 연실 들어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구 위원은 양천구 토박이 출신으로 한 위원장 비대위 체제에 발탁된 인물이다. 오 전 의원은 LG 디스플레이 상임고문 출신으로 제16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양천을에 당선됐고, 지난 2021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 기획특보를 지낸 바 있다. 한 위원장은 구 위원에 대해 “저는 이 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을 위해 몸바칠 사람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뽑았다”고 소개했다. 구 위원은 “제 인생의 모든 것이 담긴 양천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함께 단상에 오른 오 전 의원 역시 “우리 국민의힘이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우리 보수당의 정치가 그동안 여러분을 실망 시킨 것은 싸워야할 때 몸 사리고 싸우지 않았고, 이겨야 할 때 무능력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다. 두 후보와 저는 여러분을 위해 몸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주당 등과)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권력 잔인하게 쓰는 것 아냐”…이재명 공격 이어가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격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이곳을 찾아 양천갑 자당 후보인 황희 의원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얼마 전 이 대표가 이곳에 온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 대표는 권력을 잔인하게 쓰는 것이라고 했지만, 전 시민을 위해 쓰는 것이라 생각하고 잘하고 싶다. 그 마음이 옅어질 때쯤 정치를 그만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앞선 시장 상인간담회에서는 정부의 예산 직접 지원 방안, 인구부 신설을 통한 고령층 등의 일자리 문제 해결 등을 약속했다. 목동깨비시장 상인들과 목사랑시장 관계자들은 한 위원장에게 △전통시장 문화예산 증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재고 △종이 온누리상품권 지원 확대 등을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상인회 관계자들의 요청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우리 당 후보 중엔 장차관 출신 인사들이 많은데, 전통시장과 같은 곳 지원을 위해 매번 지방자치단체의 옆구리를 쑤실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 예산을 직접 투입할 수 있게 하자는 정책을 제안받고 무릎을 탁 쳤다”고 했다. 이어 “전기료가 공업용, 가정용이 있는데 상업용이라는 걸 나눌 것이다. 지금은 (상업 전기료) 할인해 주는 시스템이 없는데 저희가 도입할 것”이라며 “요금 체제를 달리 하고 그런 규정을 통해서 정부 부담을 확실히 가져오는 걸 추진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한 위원장은 전통시장의 문화적인 면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상인회 관계자의 발언에 공감하면서 ‘유명 영화배우 친구’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리에 배석한 상인들은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남우 주연상을 받는 등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배우 이정재가 아니겠느냐 추측했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이던 지난해 연말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이 배우와 함께 식사한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져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여담이긴 하지만, 제 친구 중에 유명한 영화배우가 있다. 가끔 연락할 때 보면 외국에 아주 유명한 배우나 이런 사람들이 한국에 놀러 올 때 경복궁, 광화문을 가는 게 아니라 (전통)시장에 와서 옷 사고, 떡 사 먹고 그런 사진들만 올린다고 하더라”라면서 “그런 면에서 강남의 요지에 있는 양천구 깨비시장 같은 특성있는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우리 문화나 국가, 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2024.03.12 I 이윤화 기자
늘봄학교, 불안한 출발…시행 학교 22% “인력·공간 부족”
  • 늘봄학교, 불안한 출발…시행 학교 22% “인력·공간 부족”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초등학생 자녀를 최장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봐주는 늘봄학교가 1학기 전국 2741개교에서 운영 중이지만 출발부터 불안한 모양새다. 늘봄학교 운영 학교 중 22%에 달하는 학교에서 불만 사례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아현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늘봄학교 음악교실 수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러한 내용의 1학기 늘봄학교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늘봄학교 운영 2741개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22%인 611개교가 조사에 참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0%다. 교사들은 늘봄학교에 투입할 강사가 없어 교사가 직접 늘봄 프로그램을 맡는 등 인력·공간 부족을 호소했다. 전교조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교사를 늘봄 강사로 투입해 수업 준비에 차질 △공간 부족으로 교육과정 운영에 악영향 △무분별한 기간제 교사 채용으로 혼란 △각종 민원 증가 등의 불만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1학기 늘봄 프로그램을 맡은 인력 중 교사가 53.7%를 차지했다. 이어 강사(방과후·예술 강사)가 39.5%, 교육공무직(돌봄전담사 등) 6.8% 순이다. 접수된 사례 중 교원(교감·교사)에게 늘봄 행정 업무를 부과한 학교도 89.2%에 달했다. 교사는 늘봄 업무와 분리되도록 하겠다는 교육부의 공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박성욱 전교조 정책실장은 “특히 강사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도서·벽지 학교가 많은 지역일수록 늘봄 운영에 교사가 투입되는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며 “교사들은 수업 후 곧바로 늘봄 프로그램에 투입되면 다음 날 수업 준비도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학기 늘봄학교 전면 시행 전인 이번 1학기를 과도기로 정하고 기간제교원 2250명을 각 시도교육청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선 기간제 교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를 지적한 사례 116건 중 81%(94건)는 ‘채용 공고에 지원한 기간제 교사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아직 ‘기간제 교사 정원을 배정받지 못해 채용을 못했다’는 응답도 19%(22건)를 차지했다. 늘봄학교 시행으로 인한 공간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박성욱 실장은 “현장 교원들은 교실을 늘봄 공간으로 활용할 경우 별도 업무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학교 복도에서 업무를 할 때도 있었다며 공간 부족으로 인한 근무 여건 악화를 호소했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한 교사는 “공간 부족으로 1학년 교실을 늘봄교실로 사용하는 바람에 학생 보충 지도를 할 수 없었다”며 “과학실·도서관 등 특별실을 늘봄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특별실 활용 수업을 축소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학교에 모든 책임과 업무를 떠넘기는 늘봄학교는 돌봄의 공공성도, 교육의 질도 담보할 수 없다”며 “교사와 학생 모두 숨 쉴 틈 없게 하는 늘봄학교를 중단하고, 현장의 우려를 해소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저출산 완화를 위해 늘봄학교 시행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늘봄학교 지지 범시민 교육 연합은 지난 8일 설명을 내고 “늘봄학교의 완벽성만 기하다가는 사교육 뺑뺑이로 인한 사교육비 과중에 학부모들은 안심할 수 없게 된다”며 “부족한 여건만 탓하기보다는 시작 가능한 조건부터 따져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3.12 I 신하영 기자
‘톨레랑스 정신’을 잊은 사회
  • [목멱칼럼]‘톨레랑스 정신’을 잊은 사회
  •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사회운동가이자 작가인 홍세화 선생은 그 이름이 지닌 뜻이 깊다. 세화(世和)는 세계의 평화라는 의미로, 부친이 큰아들을 얻으며 품은 희망이다. 선생은 프랑스로 망명한 지 20년 만인 1999년 고국 땅을 다시 밟았는데 그 4년 전 초판이 나온 저서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덕이었다. 내년이면 출간 30년을 맞는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는 한국 사회에 ‘톨레랑스’라는 개념이자 삶의 태도를 소개한 공이 큰 책이다. 프랑스어 톨레랑스는 한마디로 관용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프랑스 사전은 이 단어를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라고 푼다.홍세화 선생은 프랑스에서 수입하고 싶은 제1 덕목이 ’톨레랑스 정신‘이라면서 톨레랑스를 굳이 우리말로 옮긴다면 관용보다는 ‘용인’이라 했다. 타인의 실수나 잘못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인정한다기보다는 종교나 사상이 달라도 그 차이 자체를 다른 그대로 참고 수용하는 정신 자세를 가리킨다. 한자로 풀자면 ‘화이부동(和而不同)’에 가깝다고도 했다.한때 우리 사회에서도 톨레랑스라는 말이 유행했으나 이제는 누구도 이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오히려 ‘앵톨레랑스(불용인)’가 더 극성을 부리고 있는 형국이다. 해묵은 국가보안법과 지역주의가 불용인을 지배하는 양대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 유구한 역사를 증언하는 예가 박정희 정권 시절 제2차 교육과정기(1963~1974년) 편제에 교과와 동등한 비중으로 들어간 ‘반공·도덕’이다. 반공은 도덕과 한 몸이 되어 분단 시대를 살아가는 이 나라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오랫동안 옥죄었다. 도덕은 100% 맞거나 100% 틀리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녔다. 조선 시대 사화(士禍)가 그 적나라한 예다. 인간사 도덕의 영역은 승자독식, 패자 전멸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전쟁으로 야기된 이데올로기 대결은 또 어떤가.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 선 우리에게 상대편이 옳을 수도 있으니 일정 부분 용인하자는 유보적 생각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우리는 무조건 옳고 저들은 다 틀려야만 했다. 이런 승자독식의 공식이 지배하는 가혹한 사회에서 관용은커녕 대립과 증오가 일반화되는 것은 당연했다.우리말에서 ‘다르다’가 ‘틀리다’에 맥을 못 추는 까닭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서로 다른 문화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존재할 수 없다. 나는 맞고 너는 영원히 틀린 것이다. 다르면 틀린 것이고 틀린 인간은 사라져야 한다. 사법 이전에 도덕이 먼저 처벌을 내리는 사회에서 승자는 완장을 차고 언어를 독점한다.이 대목에서 소설 두 편이 떠오른다. 이청준이 1971년 발표한 ‘소문의 벽’과 윤흥길 작가가 1982년 내놓은 ‘완장’이다.‘소문의 벽’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6·25가 일어난 해 가을, 고향인 남해안 포구에서 당한 일 탓에 조현증을 앓아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한밤중에 집에 들이닥친 정체불명의 사내들이 전짓불을 들이대며 “너는 좌익이냐, 우익이냐?”고 다그치던 공포의 시간이 그의 영혼을 망가트린 것이다. ‘완장’은 작건 크건 권력을 쥔 인간이 보여주는 속물근성과 그 횡포를 풍자한다. 양어장을 관리하는 감시원 완장을 차게 된 건달이 그 알량한 완장의 힘에 도취해 난리를 치다가 그 허망함을 깨닫게 된다.반공·도덕이 국가 이념과 정책의 기본 방침이었던 시절은 지나갔다지만 그 뿌리는 여전하다는 걸 다시금 되씹게 만드는 소설들이다. 문학의 힘은 바로 톨레랑스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지구상에 함께 살아가는 80억 인구 모두가 모두에게 각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차이를 허심탄회하게 허용해 준다면 세계는 평화로울 것이다. 홍세화 선생의 아버님이 아들 이름으로 꿈꿨던 바로 그 세상이다.
2024.03.12 I 이윤정 기자
해수욕장서 발견된 변사체…‘도박빚’ 납치·감금 피해자였다
  • 해수욕장서 발견된 변사체…‘도박빚’ 납치·감금 피해자였다 [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18년 3월 12일 전남 여수해양경찰서는 고흥군 도화면 발포해수욕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외국인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베트남 국적의 30대 남성으로 과거 동료였던 A씨 일당에게 감금됐다가 도주하던 중 숨진 것이었다. 만리타국에 일하러 온 피해자는 왜 옛 동료에게 쫓기다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던진 것일까.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피해자 찾아가 “빚 갚으라”며 협박·폭행사건이 발생한 날은 같은 해 2월 24일이었다. A씨를 비롯한 일당 6명은 전남 고흥에 있는 피해자 B씨의 집에 무단 침입한 뒤 흉기로 그를 위협하고 폭행했다. 집에 동거인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된 뒤에는 B씨를 차에 태우고 도로변에 내려 그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B씨가 2016년 빌린 돈 1700만원을 갚지 않으면 죽일 것처럼 그를 겁박했고 고용주에게 전화를 걸어 가불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용주는 이를 거절했고 A씨 일당은 베트남에 있는 B씨의 모친에게 연락해 돈을 받아내기로 했다. A씨 일당은 B씨를 다시 차에 태워 발포해수욕장으로 향했고 뺨을 때리며 그를 협박한 뒤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도록 지시했다. 이들은 범행 1시간 30분 만에 B씨의 모친과 연락해 한국에 있는 친척들을 통해 1000만원가량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B씨는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해수욕장 인근 수풀로 도망쳤고 자신을 끈질기게 쫓아오는 옛 동료를 피해 바다에 뛰어들었다. 더 심한 폭행을 당할까 봐 두려웠던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제한적이었다. B씨는 물밑에서 잠시 몸을 숨기려던 것이었지만 의식을 잃고 바닷물을 들이마셔 익사하고 말았다. 수온이 6.3℃에 달하는 매서운 날씨였다. B씨를 찾아내지 못한 A씨 일당은 119에 신고하자고 논의하기도 했지만 B씨가 미등록 이주 노동자이기에 상황이 복잡해진다며 신고하지 않았다. 결국 일당 중 한 명이 여수 해양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자신은 해수욕장에 놀러 왔는데 ‘채무관계인 이들이 말싸움하던 것을 목격했다’는 내용으로 제보하며 이들의 범행이 드러났다. ◇法 “감금하고 돈 빼앗으려다 피해자 사망”조사 결과 A씨가 범행을 주도한 배경에는 2016년 B씨에게 도박 빚을 받지 못한 사실이 존재했다. 당시 B씨는 대구의 한 사설 도박장에서 1700만원을 탕진하고 잠적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B씨를 2년여간 수소문한 A씨는 그가 고흥의 한 김양식장에서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일당을 꾸려 돈을 받아내기로 했다. A씨가 범행을 계획한 것은 사건 발생 4일 전이었다. 그는 동향인 베트남인과 이들의 지인인 한국인들을 수소문해 사람들을 모았고 피해자 B씨를 찾아갈 준비를 마쳤다. 또 이들 5명에게는 B씨를 협박해 도박 빚을 받아내면 수고비로 340만원을 주기로 약속하기도 했다.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A씨 일당은 특수감금, 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채권을 추심하는 중이었다며 강도치사죄가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피고인들 일부는 B씨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로 폭행·협박하지 않았고 B씨가 숨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B씨를 감금하고 돈을 빼앗으려다 숨지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와 같은 국적인 A씨는 범행 주동자로 죄가 무겁고 다른 피고인들도 범행에 가담한 책임이 있다”며 징역 5~7년을 선고했다.이에 불복한 A씨 등과 검찰은 항소했고 2심 재판부가 이를 기각한 뒤 대법원이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
2024.03.12 I 이재은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0~100% 차등배상 자의적…혼란만 가중"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다음은 1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0~100% 차등배상 자의적…혼란만 가중”-정부, 전공의 ‘면허정지’ 사전통지 서울대 의대 교수진 집단사직 결의 -비트코인 사상 첫 1억 돌파 전 세계 銀 시총 뛰어넘었다-AI 시대 한·베 경제협력의 미래를 찾는다 △종합-[차관열전] 미분양 풀었던 ‘30년 주택통’ ‘부동산시장 안정’ 구원투수로-[사설] 고개든 막말·흑색선전, 언제까지 이럴건가-[사설] 오히려 후퇴한 의제숙의단의 연금개혁안△홍콩 ELS 배상안 공개-예금 들러 왔다가 가입한 80대 75% 배상…62회 투자한 50대는 0%-“라임사태와 다른데 배상안은 비슷”…은행들 한숨-증권사는 불완전판매 확인 때만 배상 절차 도입△종합-구광모의 ‘ABC’ 가시화…LG, 알츠하이머·암 비밀 풀어낼 AI 만든다-尹 “춘천에 데이터밸리 육성…3600억 투자해 기업 유치”-더 내고 더 받기 vs 더 내고 그대로 받기 국민연금 개혁안, 두 가지로 압축 논의-尹정부 감세·비과세 혜택, 고소득층·대기업 집중 △말라가는 ‘영화발전기금’-제2 봉준호·박찬욱 절실한데…바닥 드러낸 K무비 마중물-영발기금 세금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미래 위한 투자’ 법으로 정한 프랑스 -“영발기금 해결, OTT도 함께 노력해야”△정치-김부겸 합류에 한시름 놓은 민주…‘종북·반미’ 비례 논란은 고심-해외 항공사 갑질에…‘공중조기경보기 2차 사업’ 파행 위기-김영호 “尹 3·1절 기념사, 역대 대통령 중 최고”△정치-민주 공천 갈등에 줄줄이 제3지대로…“국민의힘 반사 이익 전망”-“진짜 서민정책 내놓은 후보 뽑아야쥬”…들끓는 청주 민심-“서울 편입·경기분도 ‘원샷법’으로 한번에 추진”-[총선人] “국회-해양수산분야 잇는 가교 될 것”-[총선人] “의료계 불합리한 현실 바로 잡을 것”△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상상 못할 초저출산…미래세대 위해 新연금으로 ‘완전개혁’ 해야”-“4050세대 수령 연령되면 절대 개혁 불가능”△경제-“농·축협 중심으로 혁신”…지배구조 개편 속도-20대·40대 확 줄어든 고용시장 고령층·외국인 근로자는 늘어-환율 상승은 수출 호재?…대기업엔 악재-‘사과 수입’에 선그은 정부…“병충해 유입땐 더 피해”△금융-5년새 반토막…‘비대면’에 밀려난 카드 모집인-조용병 “홍콩ELS 배상안, 소통 출발점”-‘혁신적 외화서비스’ 선보인다…손잡은 카뱅·트래블월렛-신한은행·인천시 “2025년 APEC 정상회의 인천에서”-금감원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안착”-삼성화재 장기보험 상병심사시스템 특허△글로벌-美작가 “엔비디아가 AI학습에 소설 무단 도용”-바이든, 하루 만에 후원금 1000만달러 국정연설 흥행에…‘고령 리스크’ 불식-‘5% 성장률’ 숙제 남긴 ‘양회’ 막 내렸다-트럼프, 우크라이나에 한 푼도 안 줄 것-포르투갈 총선, 중도우파 승리△산업-‘한종희號’ 삼성AI가전, ‘LG주도’ 시장 판도 바꾼다-나일론 전쟁 이후 28년만에…효성-코오롱, 정면충돌 하나-‘너도 나도 투자’ 車업계, 브라질行-“정기선 부회장 승계와 무관…신성장 투자”-LG전자, 유럽서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 선봬△산업-코인 열풍에 쑥쑥 크는 두나무·빗썸 상장 기대감 솔솔-쏘카族은 밤벚꽃 보러 ‘ ’ 갔다 -Q. 기저귀 사이즈 뭐가 맞죠? 이유식은 어떻게 만들죠? 하기스 AI가 답해드립니다-관광지 자동심장충격기 특수…에스원 판매량 38% 쑥△제약·바이오-분초가 급한 패혈증…맞춤 항생제 처방 30~50시간 단축-美 처방 예상 목록에 HLB 간암신약 등재 -‘차원’이 다른 의료기술…3D 영상판독 시대 선도-루닛 ‘암진단 AI솔루션’ 대만·싱가포르 진출△증권-엔비디아 상투 잡느니…日반도체로 눈돌린 개미들-미래에셋 타이거ETF 순자산 50조원 돌파 -NH투자증권 대표에 ‘30년 증권맨’ 윤병윤△증권-신기술 새내기주 불쏘시개로…다시 뜬 로봇株-“코앞 다가온 ESG 공시 ‘셀프진단’부터 하세요”-“추가 수주 기대감”…방산株 하이킥-월가 애널리스트의 ‘픽’…한투증권 ‘美 주식 리포트’ 제공△부동산-‘신통’ 여의도 시범, 재건축 앞두고 외벽 도색…왜-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다시 주춤-“30평대 아파트, 5000만원에 샀다”-현대건설, 6782억원 규모 성남 중2구역 재개발 수주-트리플 역세권 ‘디지털 엠파이어 평촌 비즈밸리’ 분양△문화-캔버스 안팎서 말거는 강아지 “우리 진지한 얘기 좀 해볼까”-던지고 밟아 구겨진 구리…이 또한 ‘진화’의 과정△스포츠-이강인은 사과 원했고, 손흥민은 보듬자고 했다-15세 오수민, 260야드 펑 눈도장 쾅-트럼프와 끈끈한 UFC…트럼프 등장에 ‘정치적 쇼룸’ 되나-최신 클럽 1000여종 갖추고 국내 최다 7개 시타실 보유△오피니언-[목멱칼럼] ‘톨레랑스 정신’을 잊은 사회-[생생확대경] KPGA 글로벌 경쟁력 강화하려면-[e갤러리] 이들닙 ‘바다의 표피ⅰ’-[기자수첩] 더 절실해진 ‘총선 졸속 공약’ 방지법△피플-지루할 틈 없는 음악, 엉망진창 캐릭터로 잘 놀아볼게요 -韓연구자 주도 美연구팀, 난소암 치료 실마리 찾았다-법무보호복지공단 이사장에 황영기-현대차 정몽구 재단 ‘온드림 글로벌 아카데미’ 모집-제11대 금융연구원장에 이항용 한양대 교수△사회-감기 한번에 약값 5만원, 어린이집 100만원…낯선 땅의 ‘유령아동들’ -이주호, 의대생들에 대화 제안 군의관·공보의 추가 투입 계획-순직 소방관 예우·유가족 지원‘ 강화한다-’K-패스‘ 서울 가입자 41만명…기후동행카드에 도전장
2024.03.11 I 백주아 기자
김동완, 오페라 첫 도전…"엉망진창 캐릭터, 잘 갖고 놀아볼게요"
  • 김동완, 오페라 첫 도전…"엉망진창 캐릭터, 잘 갖고 놀아볼게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그룹 신화 멤버인 가수 겸 배우 김동완(45)이 데뷔 26년 만에 처음으로 오페라 무대에 선다. 김동완은 오는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에서 퍽 역을 맡는다.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에서 퍽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이 11일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연습장에서 열린 프로덕션 미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1일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연습장에서 열린 프로덕션 미팅에서 김동완은 “세계적인 성악가, 제작진이 만드는 작품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라며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공연은 영국 오페라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1913~1976)이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1960년 초연한 현대 오페라다.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으로 무대에 올린다. 요정의 왕 오베른과 그의 아내 티타니아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소동극이다. 김동완이 맡는 퍽은 오베론의 수하인 장난꾸러기 요정이다.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퍽 역은 처음부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BTS 멤버 RM도 생각했지만 군대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직원들과의 회의를 통해 신화 멤버인 김동완이 적역이라고 의견이 모여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김동완은 이번 작품에서 노래는 하지 않는다. 다만 감초 캐릭터로 연기에 집중한다. 김동완은 “아직 오페라를 본 적은 없지만, 클래식 연주회를 본 적은 있다”라며 “클래식 공연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느낌이 강해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막상 작품을 접하니 변칙적이면서 지루할 틈 없는 음악이라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이어 “저를 통해 오페라를 잘 모르는 분들이 ‘한여름 밤의 꿈’을 보더라도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며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엉망진창인 캐릭터를 통해 음악을 잘 이해하면서 작품 안에서 대사를 가지고 잘 노는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에서 오베른 역의 카운터테너 장정권이 11일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연습장에서 열린 프로덕션 미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장정권의 왼쪽으로 타티아나 역의 소프라노 이혜정, 퍽 역의 가수 겸 배우 김동완. (사진=연합뉴스)‘한여름 밤의 꿈’은 그동안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돼 왔다. 브리튼이 만든 오페라는 셰익스피어의 원문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인공 오베른과 티타니아를 신적인 존재가 아닌 부부싸움을 하는 일상적인 캐릭터로 묘사해 공감대를 높였다. 볼프강 네겔레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글을 멜로디로 형상화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성부의 성악가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베른 역은 높은 음역을 내는 남성 성악가인 카운터테너가 맡는다. 오베른 역을 맡은 장정권은 “카운터테너가 나오는 오페라가 많지 않아서 오랫동안 한국에서 공연하길 기다렸던 작품”이라며 “오베른의 시기, 질투, 그리고 따뜻한 면모까지 내면의 다양한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오베른 역을 8번이나 소화한 영국의 카운터테너 제임스 랭이 장정권과 같은 역을 맡아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티타니아 역에는 소프라노 이혜정, 이혜지가 캐스팅됐다. 테너 김효종(라이샌더 역), 바리톤 최병혁(디미트리어스 역), 메조소프라노 정주연(헬레나 역), 소프라노 최윤정(헬레나 역), 베이스 조찬희(테세우스 역) 등이 출연한다. 독일 출신의 지휘자 펠릭스 크리거가 지휘하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최 단장은 “개인적으로 30여 년 전 이 작품에 출연한 뒤 이 아름다운 음악을 한국에도 들려주길 바랐는데 그 꿈을 실현하게 됐다”며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은 물론 국립오페라단 솔리스트들, 국립오페라단 스튜디오 학생들까지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을 가능한 모두 기용해 한국 오페라의 격을 높일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 프로덕션 미팅이 11일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연습장에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2024.03.11 I 장병호 기자
고속도로서 울던 사모예드 2마리, 주인 찾았다…“집에서 가출”
  • 고속도로서 울던 사모예드 2마리, 주인 찾았다…“집에서 가출”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한 시민이 고속도로에 한복판에 있던 강아지 2마리를 발견해 구조한 가운데, 유기견이 아닌 주인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11일 충남 당진시동물보호소에 따르면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구조된 암컷 사모예드 두 마리가 이날 오전 주인에게 인계됐다.앞서 전날 시민 김강언씨는 자신의 SNS에 “오늘 있었던 일이고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부디 유기된 아이들이 아니길 바란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김씨는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당진 부근 1차로를 주행하고 있었고, 이때 하얀 사모예드 2마리가 도로 위를 서성거리는 것을 목격했다.김씨는 “앞차들이 하나씩 비켜서는데 덩치 큰 사모예드 2마리가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짖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차에서 내려 말을 걸으니 꼬리치며 다가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이어 김씨는 사모예드 두 마리를 자신의 차에 태워 구조에 나섰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그는 119에 신고했고, 개들은 경찰과 시청 관계자의 도움으로 무사히 당진시 동물보호센터로 인계될 수 있었다.유기견인 줄 알았지만 다행이 이들에겐 주인이 있었다. 보호소에 따르면 개들은 고속도로 근처 가정집에 살고 있었던 아이들로, 지난 8일 잠금장치가 허술한 틈을 타 집 밖으로 나왔다. 돌아오지 않는 강아지들을 애타게 찾았던 견주는 기사를 접한 뒤에 동물보호소를 찾았고, 개들을 무사히 데려갈 수 있었다.강효정 당진시동물보호소장은 “보호소가 오전 9시부터 문을 여는 데 (주인이) 그 이전에 와서 문 열 때까지 기다렸다가 강아지들을 데려갔다”고 설명했다.강아지들에게 인식칩이 없었던 이유는 견주가 유기될 뻔한 아이들을 데려와 키웠기 때문이었다. 견주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칩 등록 절차까지 무사히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2024.03.11 I 권혜미 기자
60여년 간 '빛'과 함께 한 작품세계…'우제길: 빛 사이 색'전
  • 60여년 간 '빛'과 함께 한 작품세계…'우제길: 빛 사이 색'전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빛’을 주제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우제길의 개인전 ‘우제길: 빛 사이 색’이 3월 5일부터 5월 12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우제길(82) 작가는 60여 년간 ‘빛’을 주제로 추상작업을 해왔고, 현재도 ‘빛’의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대 이후 작가의 초기 대표작부터 다채로운 색채가 돋보이는 2024년 신작과 아카이브 자료를 포함해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우제길의 ‘Rhythm 72-3H’(사진=전남도립미술관).1942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한 우제길은 4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전남 광양과 광주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이후 광주서중을 거쳐 광주사범학교에 입학한 그는 그곳에서 한국 앵포르멜(Informel) 대표작가 양수아를 스승으로 만나 추상미술의 싹을 틔운다. 특히 1960년대 후반 호남지역 추상미술의 거점 역할을 한 ‘에뽀끄(Epoque)’ 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시도했다. 1972년 제8회 전라남도 미술전람회에서 ‘Rhythm 72-3H’로 추상화가 최초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어 1976년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추상 화가로 입지를 굳혔다. 설치작업으로 ‘제1회 광주비엔날레’ 본 전시에 참여해 최고인기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평면 회화를 뛰어넘어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조형적 확장을 이뤘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시대별 작업 변화를 따라가본다. 절단된 면의 틈 사이로 솟아나는 빛 작품, 밝은 색채가 등장하며 새로운 조형의 확장을 보여주는 작품, 테이핑 등 다양한 실험적 방식으로 구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우제길의 ‘Light 2024-12A’(사진=전남도립미술관).
2024.03.08 I 이윤정 기자
형 뛰고 아우 날았다…저PBR 숨고르자 중소형株 '쑥'
  • 형 뛰고 아우 날았다…저PBR 숨고르자 중소형株 '쑥'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피를 이끌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의 상승세가 꺾이자 그 틈을 타 코스닥 중소형주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3월 계절 성수기를 맞은 제약·바이오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가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를 견인했다. 다만 성장주 특성상 기업별 가시적인 성과와 시장에서 기대하는 금리 인하가 뚜렷해지기 전까지는 변동성 리스크에 유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 지수는 지난 1개월간(2월7일 이후) 2.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7.0% 상승해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 이달 들어서도 전일까지 코스피가 ‘마이너스’, 코스닥이 ‘플러스’로 희비가 엇갈렸다.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세부 내용이 공개된 후 시장의 기대가 식자 중소형주의 순환매 장세가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밸류업 정책 주주환원 기대 등에 상승했던 미래에셋증권(006800)(-8.43%), 메리츠금융지주(138040)(-3.25%), 미래에셋생명(085620)(-4.10%), 삼성증권(016360)(-1.68%) 등 종목은 3월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상대적 강세를 보인 코스닥에선 업종별로 반도체(4.7%), 정보기술(IT) 하드웨어(HW)(3.4%), 기계·장비(3.1%), 제약(2.2%)이 수익률 상위에 올랐다. 종목별로 AI 관련주로 묶이는 에스피소프트(443670)(65.0%)는 이 기간 코스닥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투비소프트(079970)(37.7%), 폴라리스AI(039980)(36.5%) 등도 급등했다. 퀄리타스반도체(432720)(20.5%)와 사피엔반도체(452430)(8.9%), 테크윙(089030)(14.4%) 등 반도체주도 높은 성과를 보였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알테오젠(196170)(20.9%), 에이비엘바이오(298380)(19.7%), HLB(028300) 제약(16.6%), SBW생명과학(151910)(16.0%),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12.8%) 등 제약·바이오주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다음 달 5일 개최되는 미국암학회(AACR 2024)를 앞두고 에이비온과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연구내용에 대한 기대에 이틀간 각각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외 한미약품, 유한양행, 레고켐바이오, 앱클론, 에이비엘바이오, 지놈앤컴퍼니, 큐리언트, 티움바이오 등이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 모멘텀이 쉬어갈 때 중소형주 내에서 AI, 반도체 전공정 장비, 기판 등 반도체 중소형주, 제약주의 순환매 장세 이어지고 있다”며 “3월 코스닥 제약 업종은 2000년 이후 평균 월별 수익률이 2.4%로 연중 3위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닥 성장주의 특성상 금리 등 거시경제 변수와 기업의 가시적인 성과 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바이오텍 기업들이 각종 연구개발(R&D) 이벤트, 학회 발표 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트리거로 작용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금리 인하 시기가 아직 확실하지 않은 데다 긍정적인 이벤트 소멸 후 실적 등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오히려 리스크”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시장에서 기대하는 금리 인하 흐름이 명확해지기 이전까지는 중소형 성장주의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1분기에는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이, 2분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밸류업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가치주, 대형주, 외인 선호 종목의 상승세가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총선이 지나고 금리 인하가 가까워지는 2분기에 들어서면 성장주 반등으로 시장이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03.08 I 이은정 기자
  • [양승득 칼럼]2024 도쿄의 봄과 간바루
  • “쓰라면 쓰는 거지, 뭔 말이 많아요” 바다 건너서 들려온 전화기 속 목소리가 거칠었다. 설명할 틈을 주지도 않았다. 일본 경제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기사를 다루려는데 왜 당신은 그렇지 않다고 고집을 피우느냐는 면박이었다. 일단 시리즈를 시작할 거니 내일부턴 도쿄특파원인 필자가 알아서 끼워 맞추라는 말을 남긴 후 전화는 끊어졌다. 다음 날 서울에서 날아온 종이 신문 1면에는 큰 공책 1장 크기의 기사가 ‘비상구 없는 일본 경제’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었다. 20년이 더 지난 과거 속 이야기 한토막이지만 필자가 겪은 2000년대 초반, 일본 경제를 향한 외부 시선은 이랬다. 일본인들의 일상엔 별 변화가 없었고 수출도 흑자 행진을 계속했지만 바깥 세상에선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암흑의 10년이 또 시작됐다고 수군거렸다. 빚더미에 신음하는 국가 재정, 금리를 제로(0)수준으로 끌어내려도 풀리지 않는 소비와 투자, 후발 경쟁국의 도전에 겁먹은 기업들, 상점가와 거리를 가득 메운 고령 인구... ‘활력’이란 단어는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일본 정부가 2001년 3월 인정한 디플레이션...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의 저력과 숨겨진 밑천으로 볼 때 “아직 아니다”라고 버텼으니 물정 모르는 사람 취급을 당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디플레 늪에 빠졌음을 일본 정부가 고백한 후로부터 23년의 세월이 지난 2024년 봄, 벚꽃 시즌을 앞둔 도쿄 증시엔 환호의 함성이 요란하다. 1989년 12월 29일 3만 8915.87엔을 찍은 후 1만엔 밑까지 처박혔던 닛케이평균주가는 33년 넘게 증시를 짓눌렀던 쇠천장을 2월 22일 뚫어버린 후 고공 행진 중이다. 4일엔 4만엔 선을 뚫더니 6일 4만 90.78엔을 터치했다. 증시가 봄을 지나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기세다. 엔저 장기화와 반도체, 자동차, 종합상사 등 수출 기업들의 호실적이 맞물린데다 물가―임금 상승의 선순환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다. ‘과열’ 평가도 있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일본 기업의 돈 버는 힘이 강해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데 이어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을 검토 중일 정도로 경제 전반에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증시의 휘파람이 실물 경제의 완전한 회복과 역동성 제고를 뜻하진 않는다. 일본 내각부는 2023년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4조 2250억달러로 독일(4조 4500억달러)에 따라잡히며 세계 4위로 내려앉았다고 밝혔다. 1968년 세계 2위로 올라선 후 2010년 중국에 밀려난 데 이어 또 한 단계 추락이다. 1%대의 낮은 경제 성장률과 국민의 팍팍한 살림살이, 저임금은 일본 경제에 냉기가 아직 만만찮음을 알리는 증거다. 구매력평가지수(PPP)를 반영한 국민소득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질렀다는 뉴스에 콧노래를 불렀던 문재인 정부 시절 반일 비판론자들의 눈으로 본다면 “일본은 역시...”라고 깔보기 좋을 수준이다. 하지만 30년 침체 터널 탈출을 뒷받침할 증거는 곳곳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잃어버린 시간 동안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한숨만 쉬고 있었을 리 만무다. 외국 자본이 몰려들고 입국장마다 관광객이 장사진을 치는 오늘의 일본에서 읽히는 공통의 단어는 ‘자신감’이다. 자금과 지식,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낡은 틀과 관습, 눈치 보기에 묶여 용기, 도전을 주저했던 개인, 기업들이 쓴맛을 본 후 다시 꺼내든 “간바루(분발하다)” 혼이다. 일본의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빨간 신호도 같이 건너면 무섭지 않다”고 했다. 자신감을 찾은 일본이 똘똘 뭉쳐 질주할 때 최인접국인 우리 정부와 기업이 어떻게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이익을 극대화할 것인가. 일본에 대한 무시, 경시, 착시의 낡은 렌즈를 걷어내고 직시의 현미경으로 갈아끼울 때가 왔다.
2024.03.08 I 양승득 기자
"고객에게 알랑거려라"…폭언·부상 위협 속 우는 여성들
  • "고객에게 알랑거려라"…폭언·부상 위협 속 우는 여성들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116년 전, 미국에서 한 여성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다 화재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여성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 사회의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주로 여성들이 일하는 일터에선 욕설이나 폭언이 일상이고 주방에선 물리적인 부상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노동현장에서 여성들을 보호할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씨X, 앉아서 뭐하냐” 막말 듣는 상담사, 다칠까 무서운 급식실12년째 보험회사 콜센터 상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영진(45)씨는 7일 아침에도 ‘콜 공장’으로 출근한다. 쉴 틈 없이 전화가 연결되는 콜센터 사무실에서 남성은 상담원 760명 중 단 1명이다. 여성이 많은 이곳에서 전씨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통화 상대방과 상사의 폭언이다. 전씨는 “‘XX, 또 전화 돌리느냐’며 욕을 듣는 게 일상”이라며 “다시 욕하면 상담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면 시간을 끌면서 비아냥거려서 계속 듣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씨의 동료들 역시 폭언과 괴롭힘에 시달려도 전화를 끊지 못했다. 통화가 길어지면 매일 할당된 통화량 90통을 못 채우고, 임금이 깎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등급으로 매겨지는 실적은 매일 모두에게 공개됐다. 실적이 떨어지면 상사가 ‘전화 안 받고 거저 먹으려 하느냐’, ‘고객에게 알랑거려라’, ‘네 영혼을 팔라’며 독촉해서 일부 상담사는 점심시간과 화장실을 갈 시간까지 쪼개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민주노총이 콜센터 직원 1278명을 상대로 진행한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원들이 방광염과 성대결절, 정신질환에 걸린 비율은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고용노동부의 ‘근로환경조사’의 평균보다 최소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15년 차 상담원 오현화(47)씨는 “통화 시작 전 산업안전보건법상 욕을 하면 안된다는 안내가 없는 곳도 많다”며 “회사 지침에 전화를 끊을 수 있다는 말이 없고, 관리자도 허락하지 않아서 악성민원인을 만나도 피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신명희(55)씨는 서울 성북구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동료 5명과 함께 매일 급식 760인분을 짓는다. 재료를 다듬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신씨는 넘어질세라 늘 긴장한다. 그는 바닥의 물을 밟고 미끄러져서 2년 전 무릎을, 지난해에는 허리 수술을 받았다. 아무리 덥고 힘들어도 장갑과 마스크는 꼭 착용해야 한다. 급식실에서는 식기 소독기와 기름, 각종 화기가 많아 화상을 입기 쉽다. 구이나 튀김요리를 만들 때 생기는 유독 증기(조리흄)을 들이마시면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충북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조리 실무사 박명숙(56)씨는 3시간 동안 계란 1500개를 부치다가 쓰러진 날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가스 불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를 계속 들이마신 탓이었다. 박씨는 “환풍기가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며 “볶음이나 튀김요리는 매주 1~2회 정도 하라는 교육부의 방침은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급식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1.7%가 폐 CT 검진을 받았고, 10%는 일터에서 화상을, 3명 중 1명(33.5%)은 골절이나 인대 파열 등의 부상을 입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女 승무원은 매니큐어 필수?…성희롱 승객도 여전 외모관리는 출근 전 여성들에게 강요되는 또 다른 노동이다. 12년째 항공사 승무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시은(35)씨는 “승무원들은 지금도 비행안전에 절대 필요하지 않은 꾸밈노동을 해야 한다”며 “매니큐어는 반드시 발라야 하고 피부도 투명하게 화장하라는 등 외모 관련 사내 규정이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외모평가 외에도 승객이 엉덩이를 만지거나 소리치며 폭언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감정노동자 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여성 노동자를 보호할 제도와 규범이 사회에 정착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산업안전보건법에 휴게시간이나 휴식공간, 보호조치 등이 있어도 면적이나 시간 등 구체적인 방법이 명시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며 “형식적으로 시설을 만들어놔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산으로 모두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여성이 일하기 힘든 환경에서는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회와 정부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노동시장에서 주변화된 여성을 보호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03.07 I 이영민 기자
아내 출산할 때 지적장애 후배 성폭행한 20대, 징역 5년 구형
  • 아내 출산할 때 지적장애 후배 성폭행한 20대, 징역 5년 구형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아내가 출산할 당시 아내의 후배인 지적장애인 여성을 성폭행한 20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사진=이데일리DB)수원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고권홍)는 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관련 기관 취업제한 7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등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이어 “피고인은 아내가 출산으로 집을 비운 틈에 범행했고 피해자를 겁박해 처벌불원 의사를 내도록 했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 측 변호인은 “변명의 여지 없이 큰 잘못을 저질렀고 피고인은 깊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다만 “현재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는 아내가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고 덧붙였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반성하고 있다. 하루빨리 형량을 다 살고 나와 아이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아내의 후배인 피해자 B씨 일행과 술을 마신 뒤 B씨를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아내가 출산하는 사이 지적장애가 있는 B씨를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자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면 나올 때 가만두지 않겠다”고 B씨를 위협하기도 했다. 이는 B씨가 갑자기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것을 수상히 여긴 검사가 피해자를 조사하는 등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달 4일 진행된다.
2024.03.07 I 이재은 기자
처음엔 8년간 쫓아다녔다…기아 車판매왕이 밝힌 영업비결은?
  • 처음엔 8년간 쫓아다녔다…기아 車판매왕이 밝힌 영업비결은?[인터뷰]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고객이 원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니 어느 순간 최고가 돼 있었었습니다.”지난해 한 해 동안 468대의 차량을 판매해 기아 전국 ‘판매왕 1위’에 오른 정태삼 기아 전북 전주지점 영업이사는 지난달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이사는 1992년 입사 이후 지난해까지 32년 동안 591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2022년 기아에서 역대 4번째로 5000대 이상을 판매해 ‘그레이트 마스터’ 칭호를 얻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틈 없이 고객들의 전화가 쏟아지는 탓에 이날 인터뷰는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유선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정태삼 기아 전북 전주지점 영업이사가 지난달 열린 ‘2024 기아 스타 어워즈’에서 판매왕 1위로 선정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기아)기아 전주지점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정 이사에게 사회는 냉정했다. 초년병인 정 이사로선 신규 고객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수밖에 없었다. 젊은 시절 패기가 다였던 그는 매일 ‘뚜벅이’로 주위를 돌며 팸플릿을 돌렸고 당시 경쟁사였던 현대차 서비스센터 앞까지 찾아가 발품을 팔기도 했다. 결과물은 서서히 나왔다. 서비스센터 앞에 있는 작은 슈퍼 사장을 8년 동안 쫓아다닌 결과 기아 프라이드 계약을 얻어낼 수 있었다. 정 이사는 “해당 고객이 차를 구매한 뒤 고객 감사문을 통해 ‘이분에게 차를 안 사면 죄를 지은 것 같다’는 편지를 남겼다”며 “아직도 그 고객의 따님 등 가족과 고객으로 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정 이사는 기존 판매망에 안주하지 않고 새 판로 개척에도 힘썼다. 1990년대 당시만 해도 전주에 있는 회사들은 영업용 차량을 지역 자동차 대리점을 통해 구매하기보다 서울 본사를 통해 일괄 구매하다 보니 자동차 판매원과는 접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 이사는 직원들을 일일이 찾아가 개인 고객으로 만들었고 이는 훗날 영업용 차량 판매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입사 12년 차에 처음으로 전국 판매 10위 안에 들어 ‘판매왕’에 도달하게 된 뒤 지금까지 한 번을 제외하고 매년 판매왕에 올랐다.정태삼 기아 전북 전주지점 영업이사가 지난달 열린 ‘2024 기아 스타 어워즈’에서 판매왕 1위로 선정됐다.(사진=기아)정 이사에게 판매 노하우를 묻자 “정석만이 방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두 달에 한 번씩 기술직 직원들을 대동해 법인 고객의 업무용 차량을 점검하러 가고 현장에서 직원들 개인 차량까지 점검하는 등 서비스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두 달에 한 번씩 고객들을 만나다 보니 다른 회사 차량까지 문의할 정도로 관계가 성립이 됐다”고 귀띔했다.또 다른 비결은 ‘맞춤형 영업’이다. 법인차의 경우 회사 특성에 따라 내비게이션 등 차량 옵션을 본사와 협의해 맞춤형으로 제작해 법인 계약을 따내는 등 현장의 목소리와 고객의 수요를 선제로 파악하는 능력이 인정을 받았다고 정 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가만히 있는 사람은 미리 준비한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다”며 “미래를 열심히 준비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기아는 전동화 흐름에 따라 지난해부터 ‘기아 판매왕’을 선정하면서 ‘전기차(EV) 판매왕’ 부문을 신설했다. 정 이사는 지난해 전기차를 125대 계약하며 이 부문 1위 자리도 차지했다. 정 이사는 “아직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불안이 있어 계약을 망설이는 고객도 있지만 영업용 택시나 주행거리가 긴 고객들의 경우 만족하고 있다”며 “전기차로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인 상황에서 최근에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2024.03.06 I 공지유 기자
국내 1위 아이센스, 유럽시장 진출...빅파마 넘어설 전략은
  • 국내 1위 아이센스, 유럽시장 진출...빅파마 넘어설 전략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혈당측정기 시장 1위 기업 아이센스가 국내 최초로 연속혈당측정기 유럽 CE 인증(통합규격인증마크)을 획득했다. 유럽 시장 진출이 올해 본격화될 예정인데, 해당 제품의 흥행 여부가 기업 지속 성장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아이센스(099190)는 지난달 29일 국산 연속혈당측정기(CGM) 업계 최초로 유럽 CE 인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내 유럽 시장에 제품 출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혈당은 당뇨 및 비만과 높은 관계가 있는데, 각각 관련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 중인 당뇨 및 비만치료제와 더불어 혈당측정기 시장도 성장 속도가 빨라 블루오션 분야로 꼽힌다.관련 시장은 자가혈당 측정기와 연속혈당 측정기로 나뉘는데, 자가혈당 측정기는 손끝 채혈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기다. 높은 정확도와 낮은 가격이 장점으로 꼽힌다. 연속혈당 측정기는 복부나 팔뚝에 센서를 부착, 혈당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기다. 혈당 추이를 지속해서 분석할 수 있고, 채혈에 따른 통증이 없다. 다만 높은 가격과 피부 트러블이 단점이다.시장 조사기관 스트레테직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자가혈당 측정기(BGM) 시장은 2022년 160억 달러(약 21조3040억원)에서 2030년 281억 달러(약 37조415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속혈당 측정기(CGM) 시장은 이보다 더욱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연속혈당측정기 시장 규모는 2021년 66억 달러(약 8조7879억원)에서 연평균 17% 성장해 2030년 317억 달러(약 42조2085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아이센스 사업구조 및 고객사.(자료=아이센스)◇사노피·월마트가 선택한 국내 1위 아이센스아이센스는 자가혈당 측정기를 개발해 국내 시장 35%를 차지,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혈당 측정기 시장은 덱스콤, 애보트, 메드트로닉 등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그 틈새를 아이센스가 파고들고 있는데, 혈당측정기에서 가장 중요한 정확도와 정밀도에서 글로벌 기업과 대등하거나 능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아이센스 측은 “정확도와 정밀도는 생산공정의 안정화와 관련이 있다”면서 “아이센스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생산공정의 안정화를 통해 메이저 제조사 제품을 능가하거나 대등한 정확도와 정밀도를 유지하고 있다. 여러 연구기관 및 당사 제품을 ODM 하는 기업들의 자격 검증을 통해 검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센스는 2003년 세계 자가혈당 측정기 시장에서 획기적이었던 0.5㎕ 채혈량과 5초 측정 속도를 갖춘 케어센스를 개발해 세계 최초 기술을 입증했다. 기존 글로벌 기업들의 혈당측정기 채혈량이 2㎕에 달하고, 측정 속도가 2분가량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기술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기술력을 앞세운 아이센스는 로슈. 애보트 등이 90% 이상 점유한 국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장악했다. 해외는 위탁생산(OEM) 및 위탁개발(ODM) 전략을 통해 미국 아가매트릭스와 손잡고 글로벌 기업 사노피, 월마트 등에 납품해 이름을 알렸다. 뉴질랜드에서는 혈당측정기 정부 입찰 계약을 단독으로 따냈고, 국내에서는 카카오헬스케어 연속혈당 측정 플랫폼 ‘파스타’에 연동됐다.◇유럽서 덱스콤·애보트 제칠 전략은지난해 케어센스를 바탕으로 개발한 연속혈당 측정기 ‘케어센스 에어’를 국내 최초로 허가받아 출시한 아이센스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글로벌 혈당측정 시장 빅2로 분류되는 유럽 시장을 먼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유럽 진출에 필수인 CE 인증을 획득했고, 앞서부터 유럽 출시를 준비해 온 터라 2분기에 바로 연속혈당 측정기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 연속혈당 측정기 시장은 애보트 56%, 덱스콤 38%, 메드트로닉 6%로 형성돼 있다.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센스가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가격 경쟁력으로 글로벌 사가 주도하던 시장을 반전시켰는데, 유럽에서도 같은 전략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케어센스 에어는 한번 사용 기간이 15일로 7~10일에 불과한 메드트로닉과 덱스콤 제품 대비 우수하다. 또한 센서와 트랜스미터가 별도로 분리돼 있는 메드트로닉 등 일부 제품과 달리 일체형으로 편의성도 우수하다. 정확도를 나타내는 MARD 수치도 9%대로 글로벌 기업 제품들과 유사하다.특히 회사 측은 가격 경쟁력에 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유럽 시장은 지난해 인수한 아가매트릭스 판매망을 활용, 파트너사인 사노피, CVS헬스 등을 통해 자가 브랜드로 출시될 것”이라며 “케어센스 에어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 경쟁력이다. 제품 정확도와 퀄리티는 글로벌 제품과 비슷한 수준인 만큼 가격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유럽 국가마다 환경이 달라 구체적인 가격 오픈은 어렵지만 상당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실제 한국에서도 케어센스 에어는 덱스콤과 리브레 등에 비해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덱스콤(G6)는 30일 처방 기준 약 30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리브레는 30일 기준 약 21만원이다. 반면 케어센스 에어는 30일에 16만5000원이다. 절반 가격에 크기가 작고 센서 교체 주기도 긴 만큼 실제 의료현장에서 상당한 어필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이센스는 지난해 265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혈당측정기 매출이 80%를 차지한다. 혈당측정기 사업 성공이 기업 성장에 중요한 이유다. 아이센스 측은 연속혈당 측정기 유럽 신규 매출 등을 통해 올해 매출 3100억원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아이센스가 진출하는 유럽은 글로벌 혈당측정기 시장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시장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로 1위 시장인 미국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아이센스는 케어센스 에어 업그레이드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기업들의 신제품에도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송도 2공장 등 생산시설도 대폭 확대한 만큼 글로벌 시장 안착에 자신하고 있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올해 2분기 내 유럽 시장에 연속혈당 측정기를 출시하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2026년 허가를 목표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신약 임상과 달리 임상을 한번만 하면 되는 만큼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3.05 I 송영두 기자
‘격전지 순회’ 첫 행보 천안 찾은 한동훈 “충청 사랑받아야 승리”(종합)
  • ‘격전지 순회’ 첫 행보 천안 찾은 한동훈 “충청 사랑받아야 승리”(종합)
  • [천안=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전국 격전지 순회 첫 행보로 충남 천안을 선택했다. 한 위원장은 대학생들을 만나 청년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뒤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한동훈 “충청 사랑받지 못하고 총선 이긴 적 없어”한 위원장은 이날 충남 천안 중앙시장 상인회 간담회를 가지고 “선거 국면에 들어오며 첫 번째 일정을 충남 천안으로 선택했다”며 “충남은 치우치지 않고 냉정한 민심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잘하면 잘한다고, 못하면 못한다고 평가하는 곳”이라고 격전지 순회 첫 방문지로 천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천안 일정에는 천안갑에서 단수공천을 받은 신범철 후보와 경선 중인 예비후보들이 참여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충남 천안중앙시장을 찾아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 위원장은 충청에서 사랑받지 못하면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역대 여러 선거에서 대한민국의 중심인 충청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이긴 적은 없었다”며 “충청 시민들께서 해주신 말씀을 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충남 천안은 충청 지역 중 가장 더불어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천안 갑을병 3곳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한 위원장은 충청 최고 험지인 천안에 방문해 후보들을 지원 사격하고 충남 탈환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에는 충북 최대 격전지인 충북을 방문해 이같은 기조를 이어간다.전통시장에 방문한 한 위원장은 천안지역 예비후보들과 함께 시장을 돌아다녔다. 한 위원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시민들이 한 위원장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워하자 예비후보들은 한 위원장을 목마 태워 인사시키기도 했다. 걷던 중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꼭 이뤄달라’는 취지의 팻말을 시민으로부터 받아 머리 위로 흔들기도 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를 찾아 새 학기를 시작한 대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동훈 “국민공천제·비례제 통해 청년 정치 참여 약속”이날 전통시장 방문에 앞서 한 위원장은 백석대를 찾아 대학생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지고 청년 정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국민공천제와 비례대표제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비례 공천과 함께 우리당이 국민들에게 일반적으로 사랑받아온 강남 등과 같은 지역에서 국민참여제를 통해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를 넓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청년의 정치 참여가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인정했다. 한 위원장은 “20~30대의 한동훈하고 50대인 한동훈을 비교하면 그간 쌓아온 경험이나 퍼포먼스에 따라 50대가 이길 것”이라며 “특히 20대 초반 이런 분들은 정치에서 자기 목소리를 중요성에 비해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국민참여제나 비례대표제 등을 통해 청년 대표성을 보장하겠다는 게 한 위원장의 주장이다.한 위원장은 동행한 신범철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충남 천안 동료 시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신범철 후보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신 후보는) 당선 이후에도 국민을 위해 더 잘하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충남 천안을 찾은 한 위원장은 본격적인 전국 순회를 시작한다. 5일 충북 최대 격전지인 청주 방문에 이어 7일에는 경기 수원, 8일에는 경기 성남·용인 등 험지를 찾아 국민의힘 후보들을 적극 지원할 전망이다.
2024.03.04 I 김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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