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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가상자산 과세 유예…동학·서학개미와의 형평성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내년부터 정부가 양도소득세(양도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최근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1년 미뤄지게 됐다. 앞서 여야는 불과 11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2022년 1월부터 가상자산을 통해 얻은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 20% 세율로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한국블록체인협회 등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에 따른 과세자료 추출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과세 시점을 기존 2021년 10월에서 1년 3개월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여야는 업계의 요청보다 대폭 단축한 3개월 유예로 결론짓고 2022년 가상자산 과세를 확정했었다.비트코인 이미지. (사진=이데일리DB)하지만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500만명에 달하는 2030세대 중심의 가상자산 투자자 표심을 의식해, 기존 결정을 뒤집고 정부의 반대 속에서도 과세 1년 추가 유예를 결정한 것이다. 문제는 정치권이 가상자산의 과세 시기를 늦추는데 그치지 않고, 비과세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가 국내 주식 등을 통한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2023년부터 양도세 전면과세를 시행하면서 비과세 한도로 정한 5000만원과 똑같이 맞추겠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수익을 금융투자소득으로 간주해 국내 주식과 같은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전문가들은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 가상자산 등은 각각의 과세 목적과 원칙 등이 있는 만큼, 정치적 의도에 따라 인위적으로 기준을 바꿔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가상자산은 특금법에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라고 정의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의 대상이 되는 주식이나 채권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우리 기업에게 사업·투자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어, 시세차익이 주된 목적인 가상자산 거래와는 차이가 있다. 또 IPO는 불투명한 절차 등으로 국내에서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는 가상화폐공개(ICO)와는 달리 금융 당국의 엄격한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이런 상황에서 가상자산 수익을 금융투자소득과 동일하게 비과세 혜택을 5000만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주식 투자자에 대한 역차별 우려도 있다. 동학개미들은 2023년 이후 양도세와 함께 거래세(0.15%)까지 계속 내야 해, 거래세가 없는 가상자산 투자에 자칫 지나친 혜택을 줄 여지가 있다.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해외 주식의 경우 가상자산과 마찬가지로 비과세 한도가 250만원이고 거래세가 없지만, 유예기간 없이 매년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만약 가상자산에 대한 비과세 확대가 결정되면 서학개미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국가가 국민에게 강제로 징수하는 세금이 정당성을 가지는 이유는 합의된 분명한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표심을 의식해 그 원칙이 흔들린다면, 또 다른 표심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2030세대가 원하는 것은 ‘공정’이지 ‘특혜’가 아니다.
- 출근대신 창업 택했다 …美 자영업자, 금융위기 이후 최다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에서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나와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해고에 따란 근로자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진= AFP)◇美 자영업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다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50만명이 증가하며 10월 기준 944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7월(957만명)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세계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고 비교하면 미국 전체 취업자는 3%가량 줄어들었지만 자영업자는 오히려 6% 늘었다. 1000명 이상의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자영업자의 비중은 5.9%(10월)로 최근 1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미 국세청(IRS)에 신규 사업자로 납세자식별번호(TIN)를 신청한 건수는 454만건으로, 2019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56%나 급증했다. 이 또한 2004년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이 중 3분의 2가량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장이다. 이같은 통계는 미국의 사무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떠나 개인사업의 길을 선택하는 사례가 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WSJ는 “이러한 움직임은 오늘날 업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업무 환경의 자율성 △건강상의 우려 △백신 의무화에 대한 불만 △출퇴근 근무에 대한 환멸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거대한 퇴사행렬(Great Resignation)’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발적인 퇴사자가 줄을 잇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증가하고 기업들은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9월 자발적인 퇴사자(해고 제외)는 443만4000명에 달했다. 정부가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내놓은 지난 2000년 이후 역대 최대치이며, 최근 3개월 연속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육아·전업투자 등 이유는 다양…팬데믹이 계기미국 내 자영업자 증가는 코로나19 사태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은 일·가정 양립에 대한 가능성과 도전을 동시에 안겨줬고, 넘치는 유동성으로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투자수익이 근로소득을 초과하는 사례도 나왔다. 에런 드 스멧 맥킨지 수석 파트너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사람들이 “잠시 멈추고 그들의 (삶에서) 우선순위를 재평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를 돌보거나 △아이들과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만의 일을 찾아 나섰다는 이야기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의 앱은 창업 지망생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했으며,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와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개인 투자자들을 유입시켰다고 WSJ는 설명했다. 다만, 자영업자 증가 추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붐을 이뤘던 전업 개인투자의 수도 급격히 줄어든 바 있다. 코로나19 기간 18개월 동안 지급된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이 종료되면서 정기적인 수입이 없어진 개인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자산버블 붕괴 징조일까, 금리인상 일시적 영향일까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올해 6월 3316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하락세를 지속, 29일 2909.32로 장을 마쳤다. MZ세대(2030세대)의 투자가 쏠려 있는 가상자산 시장 역시 비트코인이 이달 초 8000만원 넘어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7000만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도 11월 넷째주 0.1%대로 축소됐다. 지난해 9월 이후 파죽지세 상승세 속 매주 꾸준히 0.2~0.3%대를 기록했지만 눈에 띄게 상승폭이 줄었다. 전고점 돌파 잔치를 벌이던 부동산·주식·가상자산시장이 하나같이 맥을 못추자 일각에선 자산거품 붕괴 징조란 해석을 내놓는다. 지난 주말께 시작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공포’도 풍선처럼 부푼 자산가격을 꺼뜨리는 바늘침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자산시장에 쏠렸던 유동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 통장으로 대거 이동한 것도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면 자산시장 위축은 금융통화 당국의 가계부채 옥죄기와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여파일 뿐, 위기 상황이 오진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정부 중심 위기감 고조…“자산시장, 고점 대비 30% 떨어질 것”거품 붕괴 징조로 보는 이들은 자산가격이 그간 과도하게 올랐다고 짚는다.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리고 시중 유동성이 줄면서 자산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2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의 델타 변이 때와 달리 오미크론 출현에 세계 주가가 폭락한 건 그때보다 자산 가격이 굉장히 올라 불안, 공포감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오미크론은 기폭제일 뿐 이미 모든 자산가격은 하락으로 넘어간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도 내년엔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고 거품의 동력인 저금리, 유동성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며 “주식과 부동산 모두 고점 대비 30~40%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도 “자산이 거품 상태라 변이 바이러스라는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경기선행지수의 3개월 연속 하락에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이 겹치면서 모든 자산가격의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정부 고위관계자들도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6~2007년 집값 급등 후 2012~2013년에 나타난 집값 폭락을 언급, “당시 강남 아파트가 고점 대비 최대 40% 떨어졌다”고 추격매수 자제를 당부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취임 후 여러 차례 금융·자산시장의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 가능성을 제기했다.정부 정책도 자산시장을 ‘경색’시키는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 강화에 총량 규제를 비롯한 대출 옥죄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더하면서 유동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내년에도 이 기조는 이어진다. 한은은 이달 1.0%로 올린 기준금리를 내년에도 두세 차례 추가 인상해 최고 1.75%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부터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를 조기 시행하고, 은행권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 5~6%에서 내년 4~5%로 축소한다.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와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에 은행 예·적금과 같은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정기예금액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지난 25일 하루에만 6603억원 순증했다.◇“버블붕괴 징조 아닌 숨고르기…역머니무브 경향성 아직”그러나 최근 자산시장의 흐름을 거품 붕괴의 시작이라기보단 숨고르기, 정상화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계속된 곤두박질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준금리 0%대 시대’가 끝났을 뿐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기준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인데다, 재난지원금·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정부발 유동성 확대가 내년에도 예고돼 있어서다.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부동산시장은 대출규제, 금리인상에 공격적인 투자가 부담스러워 잠깐 쉬어가려는 분위기”라며 “시장이 꺾였다기보단 2~3년간 급격한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겹친 숨고르기”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기준금리 5.25%와 비교하면 금리는 너무 낮고, 유동성 자금은 여전히 많다”며 “아파트값 상승폭이 줄었을 뿐 거래량, 급매는 적다고, 규제를 피해서 빌딩·상가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부진한 이유는 공매도와 해외주식 투자, 2023년부터 적용될 국내 주식 양도세 영향”이라며 “버블이 끼었다가 꺼진 게 아니다”고 했다.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는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박사는 “부동산, 주식 등이 그간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 금리인상을 ‘트리거’(방아쇠)로 안전자산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이고 역머니무브로 볼 만한 탄탄한 증거나 경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홍남기 반대했지만…여야 "가상자산 과세유예·1주택 양도세 완화"
-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상자산 과세가 1년 늦춰지고 1주택 양도소득세가 완화할 전망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표심 등을 고려해 세 부담을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법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조세 원칙에 어긋나고 부동산시장 안정에 부정적 여파가 있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재명·윤석열, 가상자산 과세 유예 한목소리 29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오후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가상자산, 부동산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 관련해 이 같은 방안을 합의했다. 여야가 합의한 개정안은 30일 기재위 전체회의, 내달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될 전망이다. 앞서 작년 12월 국회는 가상자산 과세를 결정했다. 당시 여야는 2022년 1월부터 가상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수익 250만원의 초과분에 대해 20%의 세율로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내년에 비트코인을 팔아 1000만원의 수익을 봤다면 공제액(250만원), 거래 수수료, 취득가를 뺀 순수익에 20%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여야는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여야는 지난 28일 조세소위 소소위에서 과세 시기를 2023년으로 1년 유예하는데 잠정 합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과세 기반이 갖춰졌다”며 “수천만·수억원 가상자산 이익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된 과세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고, 조세 저항과 현장 혼란을 불러오게 된다”며 “(2022년으로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를 1년 늦추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현재 상태에서 과세는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여야는 비과세 확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노웅래 민주당의원은 현행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를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에 기재위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과세 시점을 미루면 한도는 추후 논의하면 된다”며 후속 논의 과제로 넘겼다. ◇부동산 양도세 완화, 상속세 큰 폭 개편 없어여야는 1주택 양도세 완화를 놓고도 큰 틀에서 합의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유동수 의원은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관련 고가주택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1가구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장특공제, 거주기간 40%+보유기간 40%)을 차등 변경하는 내용을 놓고는 세 부담이 늘 수 있어 개정하지 않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양도세 변화가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양도세 개편 자체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자료=국회, 기획재정부)상속세를 놓고는 기업인을 중심으로 완화 요구가 높지만, `부자 감세`라는 여론의 반발도 커 큰 틀의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기재부는 부의 대물림, 자산 양극화 우려 등을 제기하며 세율·과표 조정, 유산취득세로 과세체계 개편에 난색을 표했다. 다만 기재부는 가업·영농상속공제를 확대하고 연부연납(납부연기) 기간을 늘리는 쪽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인천대 경영학부 교수)은 “2030 표심 때문에 유예했지만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측면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조세 원칙에 어긋난다”며 “1주택 부동산 양도세와 상속세는 과도한 세 부담을 고려해 완화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메타버스 열기에…일 거래액 샌드박스 2조, 비트코인의 5배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외 기업들이 너도나도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관련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메타버스, NFT 관련 암호화폐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상위 거래종목을 장악했다.29일 오후 1시 기준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24시간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암호화폐는 샌드박스로 집계됐다. 샌드박스는 가상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는 메타버스 기반 게임을 만드는 더샌드박스가 발행한 암호화폐다. 더 샌드박스 생태계에서 거래 수단 등으로 쓰인다.(사진=더샌드박스)이 시각 샌드박스의 일 거래대금은 2조1384억원 수준으로, 비트코인(약 4439억원)의 5배에 육박한다. 이달 초만 해도 2000원대였던 시세는 현재 1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달새 360% 가량이 오른 것이다.업비트에서 세 번째로 거래대금이 높은 암호화폐 역시 메타버스 암호화폐로 분류되는 디센트럴랜드(약 3747억원)다. 1~3위 상위 거래 종목 중 2개가 메타버스와 연관된 셈이다.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샌드박스(약 2150억원)는 비트코인(약 2조42억원)을 따돌리고 일 거래대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는 위메이드(위메이드트리)가 블록체인 게임을 위해 발행하고 있는 위믹스(약 1486억원)였다. 샌드박스는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일 거래대금 기준 5위에 올라있다.‘메타(페이스북)’가 촉발한 메타버스, NFT에 대한 폭발적 관심과 비트코인·이더리움의 횡보세와 맞물려 샌드박스, 위믹스 같은 알트코인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최근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회사 페이스북이 이름까지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쏠렸다. 거기다 국내에서도 게임회사, 엔터테인먼트사들까지 잇따라 메타버스,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위메이드는 위믹스로 아이템과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는 게임 100개를 개발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BTS 소속사인 하이브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가수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NFT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지난 7월 NFT마켓을 연 데 이어 업비트도 지난 23일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이날 SK스퀘어까지 국내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에 900억원을 투자해 넥슨 지주사 NXC에 이은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히는 등 메타버스·NFT 열기는 식을 줄 모르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영어 사전 출판사인 영국 콜린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올해의 단어로 NFT를 선정하기도 했다.다만 시총은 작은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에 비해 변동성이 훨씬 커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내는 알트코인 위주 거래 양상이 뚜렷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오미크론 여파 시장 직격…“2주간 위험자산 수요 감소"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에 세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넘치는 유동성에 호황을 누리던 증시는 물론, 미국과 셰계석유기구(OPEC)의 ‘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석유 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위험성 및 백신 효용성이 확인되는 수 주 동안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것이라 경고했다.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오미크론에 3대 지수 추락…당분간 조정장 이어질 것28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 오미크론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 주 동안 위험자산 선호도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오미크론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나오기까지 2~8주가 소요될 것”이라면서 “이 기간 동안 위험 자산 수요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글로벌 분석기관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최소한 앞으로 2주 동안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 “주가는 더 떨어질 수 있지만, 10% 이상 하락하면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6일 아프리카 남부에서 보고된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오미크론이라 명명하고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우려 변이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와 치명률이 심각하고, 현행 치료법·백신 저항력이 크다고 여겨지는 변이 바이러스를 지칭한다.이미 세계 각국에서 겨울철을 맞아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새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26일 기준 미국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3% 빠졌고, 나스닥은 2.23%, S&P500도 2.27% 하락하는 등 뉴욕 3대 지수 모두 2% 급락했다. 일부 봉쇄령까지 내릴 정도로 재확산이 심각한 유럽의 타격은 더 컸다. 같은 날 영국 증시는 3.64% 하락 마감했고,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4% 이상 빠졌다. 일본 또한 니케이225 지수가 2.53% 떨어졌고, 중국의 상해종합과 항셍지수도 0.56%, 2.67% 내렸다.석유 시추 시설(사진=AFP 제공)◇ 유가,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 시장도 흔들다만, 일각에서는 주가 급락을 오미크론 때문으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피터 치어 아카데미 시큐리티즈 거시 전략가는 “이미 주가가 많이 고평가된 상황이라 오미크론의 등장 여부와 상관없이 조정받을 수 있다”라면서 “향후 오미크론이 관리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면 주가가 반등할 수도 있지만, 현 정책 기조 등 다양한 요인이 반등 폭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오미크론의 여파는 증시 뿐 아니라 위험 자산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3.06% 떨어진 68.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9일(배럴당 68.14달러) 이후 두달반 만의 최저치다. WTI는 불과 한달 전인 지난달 26일 당시 배럴당 84.65달러까지 치솟으며 인플레이션을 압박해 왔다. 오미크론 등장에 따른 유가 급락으로 최근 석유 증산 압박을 받고 있는 OPEC은 이를 핑계로 증산 거부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OPEC 13개국과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는 주요 산유국들이 내달 1~2일 열리는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 확대 계획을 철회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논의할 계획이다.대표적인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 시장 또한 하락장을 맞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BTC당 5만7000달러 수준으로 일주일 전보다 3% 가까이 빠졌다. 이더리움은 개당 4300달러로 같은 기간 0.4% 약세를 보였다.
- SK스퀘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900억 투자…2대 주주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박정호 SK스퀘어 대표SK스퀘어가 오늘(29일) 거래 재개와 동시에 미래사업인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에 베팅했다.SK스퀘어(402340)(대표이사 박정호)는 ICT와 반도체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했다. 회사 측은 이번 첫 투자 배경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고객의 활용 빈도가 늘어남으로써 장기적으로 삶의 일부이자 연장선이 될 미래 ICT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했다.SK스퀘어는 국내 최초 가상자산거래소 코빗(대표이사 오세진)에 약 900억원을 투자하고 2대 주주에 오르는 동시에, 카카오계열 넵튠의 자회사이자 업계 최고 수준의 3D 디지털휴먼 제작 기술을 보유한 온마인드(대표이사 김형일)의 40% 지분을 80억 원에 인수해 메타버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넥슨 관계사인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2대주주로… 메타버스 사업 본격 시동SK스퀘어는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해 약 35%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최대주주 NXC(대표이사 이재교)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선다.회사는 단순히 코빗의 지분보유 자체만으로도 스퀘어의 순자산가치를 증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가상자산거래 금액 규모는 이미 코스피를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 금액은 약 3,584조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금액보다 450조원 이상 큰 규모다.코빗은 금융위원회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 수리가 완료된 가상자산사업자이자, 업비트 등과 함께 원화거래가 가능한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다.코빗은 2013년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원화 구매 거래 서비스를 시작해 2017년 NXC에 인수됐으며 현재 국내 최대 게임사 가운데 하나인 넥슨의 관계사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 자체 상장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신뢰도 높은 핵심 가상자산 70종에 대해 거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SK스퀘어는 사회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ICT 넥스트 플랫폼(Next Platform)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코빗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은 현재 제도권 법제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으며 향후 혁신적인 플랫폼 사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SK스퀘어와 코빗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더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정보를 얻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산자산거래 시장은 물론 주변 파생 산업이 함께 커 나가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코빗타운코빗과 메타버스 NFT도 기대감코빗과의 메타버스 사업 협력도 큰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코빗은 가상자산거래 서비스 이외에도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 중이다. SK가 보유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콘텐츠 플랫폼 플로와 웨이브, 앱마켓 원스토어 등과 연계해 혁신적인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이 가능한 사업 모델이다.예를 들면 이프랜드와 코빗타운의 메타버스-가상자산거래소 연동으로 이프랜드 이용자가 가상재화를 손쉽게 구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웨이브, 플로, 원스토어가 가진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제작한 가상자산들을 NFT 거래 마켓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하고 소장하는 것도 가능해진다.코빗 본연의 가상자산거래소 사업규모 확대를 위한 협력도 확대된다. SK가 보유하고 있는 전화번호 기반 통합로그인 서비스, DID(Decentralized Identifiers) 기반 간편 인증 서비스 등을 도입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언제든 간편하게 코빗을 이용할 수 있는 사용 환경을 구축한다. SK의 T멤버십, T우주 등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한 프로모션도 확대한다.3D 디지털 휴먼 ‘수아’‘3D 디지털휴먼 끝판왕’ 온마인드의 40% 지분인수SK스퀘어는 카카오계열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에 80억원을 투자해 40%의 지분(보통주와 전환우선주 포함) 인수를 결정했다.온마인드는 2020년 4월 설립된 회사로 같은 해 11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된 비상장회사다. 자체 개발한 3D 디지털휴먼 구현 기술과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그래픽 분야 Top 기업인 유니티(Unity), AMD 등과 제휴 및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회사인 넵튠은 게임 업계에서 e스포츠, MCN(Multi Channel Network), 메타버스, 디지털휴먼 등 미래 지향적인 사업을 선도적으로 다각화하고 있다.온마인드가 제작한 3D 디지털휴먼 ‘수아(SUA)’는 유니티 코리아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는 등 새로운 메타버스 셀럽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디지털휴먼은 2D 방식으로 구현돼 있어 이를 한 단계 뛰어넘는 온마인드의 3D 방식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회사는 온마인드 투자 역시 코빗과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콘텐츠 플랫폼 플로 및 웨이브 등과 사업 시너지가 매우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디지털휴먼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한층 더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매력적인 가상 인플루언서를 탄생시킬 수 있다.플로와 웨이브가 가진 음원, OTT 플랫폼과 온마인드의 디지털휴먼을 접목하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플로와 웨이브가 디지털휴먼 셀럽을 만들어 인기 아티스트로 육성하는 사업이 실현 가능하다.앞서 SK는 2019년 카카오와 3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한 이후 전략적 파트너십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총 200억원 규모 ESG 공동펀드 조성 ▲초거대 AI 모델(GPT-3) 공동개발 진행 등 여러 협력 성과에 이어 메타버스 영역까지 동맹을 확장하게 됐다.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SK스퀘어 투자로 ‘SK 메타버스 생태계’ 새 출발점이번 SK스퀘어의 투자로 인해 SK 메타버스 생태계가 새 출발점에 서게 됐다.코빗의 가상자산거래소, NFT 거래 마켓, 메타버스 거래소 등과 온마인드의 3D 디지털휴먼 기술을 융합해 기존 SK의 이프랜드, 플로와 웨이브, 원스토어 등을 아우르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한층 견고하게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이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아바타, 가상공간, 음원, 영상 등 다양한 가상 재화를 거래하는 경제시스템을 만들고, 가상자산거래소와 연동해 언제든 가상 재화를 현금화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윤풍영 SK스퀘어 CIO(Chief Investment Officer)는 “SK스퀘어는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이 미래혁신을 이끌 ICT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 더듬이 바짝 세운 서학개미…성장주 다음은 NFT·메타버스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내년에는 국내보다 해외 증시에서 수익률을 내기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투자 유망 국가로는 미국이 꼽힌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성장주를 담은 ETF를 보란 조언도 따른다. NFT(대체불가능토큰), 메타버스 테마형 종목과 정상화 속 성장이 기대되는 리오프닝과 리츠 ETF도 주목된다. 최근 이데일리가 증권사 리서치센터 10곳에 의뢰한 결과 8곳이 국내보다 해외 증시에서 수익률을 내기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유망한 국가로는 미국(7곳)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외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이 있었다.올해 해외 주식형 펀드 자금 흐름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북미에 압도적으로 몰린 양상이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북미 주식형 펀드에만 3조9435억원이 유입됐다. 다음으로 유입 자금이 많은 아시아퍼시픽(+590억원), 유럽주식(+21억원)과는 격차가 크다. 나머지는 모두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중 ETF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내년 증시 변동성에 따른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내년에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도 최근 들어 ETF로의 자금 유입이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북미 주식형 ETF 시장 자금 유입 규모는 3주 전(226억9000만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71억5000만달러)까지 감소했다. 소비와 고용을 비롯한 미국 경제지표 호조세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공존하며 중장기 펀더멘털에 대한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엔 성장주에 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질 거란 의견도 제시된다. 미 증시에 상장된 주요 ETF 중 대형 기술주 중심의 ‘XLK’, 주요 성장주 중심의 ‘SPYG’와 ‘IVW’ 등을 들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영향과 중장기 펀더멘털 전망, 이미 채권시장에 선반영된 금리인상(내년 2.5회)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성장주에 우호적인 시장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 확대와 상품 다양화 속에 테마형 ETF 규모도 쑥쑥 커지고 있다. 글로벌 엑스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테마형 ETF 운용자산(AUM)은 2019년 말 273억달러에서 올해 10월까지 1400억달러 수준으로 5배 증가했다. 연초 이후 AUM이 2배 이상 증가한 테마로는 블록체인, 전기차, EM 인터넷 등으로 집계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내년에 주목할 ETF 테마로 최근에도 강한 주가 모멘텀을 보인 NFT(대체불가능토큰), 메타버스를 선정했다. 팬데믹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회복·성장이 예상되는 리오프닝, 리츠 관련 종목에도 선별 접근하란 의견을 제시했다. 서학개미들의 테마형 ETF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26일 기준 최근 1개월 새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순매수 상위 ETF 1위는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다. 이어 나스닥 100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프로쉐어 울트라 QQQ’, ‘글로벌X 리튬&배터리테크’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박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록체인, 가상화폐, 비트코인, 이더리움, NFT등 확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대중화 단계까진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많은 기업들이 관련 준비를 활발히 하면서 내년 이후 주류 성장 모멘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증시 변동성 속 수익 안정성을 지킬 수 있는 고배당 ETF도 대안이다. 미 증시에서 지난해 기준 연 배당 수익률이 7%대를 기록한 ETF로는 미국 BDC 주식을 담은 ‘밴에크 BDC Income’(BIZD),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JEPI) 등이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오미크론 불확실성에 긴축 스케줄 꼬여…연준 손발 묶였다"
- 세계적인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수석시장분석가는 “중앙은행들은 최소한 오미크론 변이의 경제적 여파에 대해 잘 알기 전까지는 긴축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오안다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커피 한 잔 제대로 못 마셨어요.”세계보건기구(WHO)가 남부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변이(B.1.1.529)를 ‘오미크론(Omicron)’으로 정하기도 전인 지난 26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세계적인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수석시장분석가는 갑작스러운 오미크론 변이 등장에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리자, 매우 분주해 보였다.얼람은 미국 뉴욕과 함께 세계 양대 금융 중심지인 영국 런던에 상주하며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을 좇는 전문가다. 영국은 오미크론 등장 초기부터 타격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데일리는 26일 뉴욕 증시 장중과 마감 이후에 걸쳐 얼람과 서면으로 긴급 인터뷰를 했다.◇“연휴 시즌 장 한산할 줄 알았는데…”“(모두가 그랬듯 연휴 시즌의 금융시장은) 조용하게 끝날 줄 알았어요. 장이 끝나면 학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모든 게 뒤바뀌었어요. (시장 상황과 관련한) 너무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미국은 추수감사절(25일)과 블랙프라이데이(26일)로 이어진 연휴 시즌이었다. 뉴욕 증시는 25일 휴장 후 26일 평소보다 3시간 일찍 끝났고,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돌연 오미크론 변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3% 하락했고,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64% 떨어졌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무려 54.04% 폭등했다. 그는 “뜨거운 커피가 차갑게 식어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그렇다면 그가 보는 추후 주요국 증시 흐름은 어떨까. 얼람은 “중요한 건 현재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라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지금은 델타 변이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초기 징후와 함께 (금융시장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단 오미크론에 모든 이목 집중”얼람은 만에 하나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에 내성이 있을 가능성을 가정하면서 “이럴 경우 올해 겨울철 각국은 또 봉쇄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며 “증시는 더 가라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처럼 그렇게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얼람은 전했다. “그러면 증시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추후 며칠간 오미크론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에 이목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오미크론 변이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건 유가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하루 만에 13.06% 폭락하며 배럴당 68.15달러까지 빠졌다. 최근 한때 배럴당 80달러 중후반대까지 치솟았다가, 단박에 70달러선까지 내준 것이다. 얼람은 주가보다 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듯했다. 그는 “미국과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유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전략비축유 방출을 위해) 너무 일찍 손을 잡은 것 같다”며 “(바이든 정부의 유가 안정 정책과 함께) 오미크론 불확실성이 지속한다면 유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얼람이 또 주목한 게 비트코인이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들이 정말 안전한 피난처를 어디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얼람은 비트코인 가격이 26일 하루에만 8% 이상 폭락한 걸 두고 “비트코인은 별다른 증거가 없음에도 수년간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왔다”며 “가상자산 신화(crypto myth)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꼬집었다. 얼람은 비트코인을 두고 ‘투기자산(speculative risk asset)’이라고도 했다. 전통적인 초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국 국채와 금 가격이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의미다.◇“비트코인, ‘안전자산 신화’ 깨졌다”얼람은 아울러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과 함께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를테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역대급’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긴축 태세를 본격화하고 있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경제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무작정 돈줄을 조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얼람은 “중앙은행은 자신이 했던 것처럼 싸구려 현금 더미를 계속 쌓아둘 수는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경제 봉쇄 가능성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최소한 오미크론 변이의 경제적 여파에 대해 잘 알기 전까지는 긴축을 미룰 것”이라며 “그들은 지금 손발이 묶여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 때문에 시장은 당장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이어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출석을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내년부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힌트를 줬으나, 신종 변이가 기승을 부리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당장 뉴욕주는 미국에서는 처음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얼람은 그 연장선상에서 “금 가격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재차 머뭇거리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 금이 헤지 자산으로 주목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다만 현재 1.4%대까지 급락한 미국 국채금리(국채가격 급등)를 두고 “금리가 추가 하락할 수 있지만,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돈을 계속 푸는) 도박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국채금리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신종변이 급습에 전세계 금융시장 패닉..코인도 타격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에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2%대 급락세를 보이는가 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암호화폐)도 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3% 하락한 3만4899.3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7% 내린 4594.6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2.23% 하락한 1만5491.66을 기록했다. 증시가 빠지면서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빅스 지수는 54.04% 급등하며 28.62까지 치솟았다. 유럽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64% 하락한 7044.03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는 4.75%,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4.15% 각각 내렸다.암호화폐들도 이번 주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우리 시간으로 27일 오전 11시45분 전 거래일보다 1.75% 오른 697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2.50% 오른 528만2000원을 가리키는 중이다. 전날 낙폭이 심했던 만큼, 전거래일 대비로는 오르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5만5000달러대(바이낸스 기준)를 회복하지 못하는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분류하고 이름을 오미크론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WHO는 “다른 우려 변이와 비교해 재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부 아프리카와 새 변이가 발견된 다른 국가에서 오는 여행에 대한 비상 제동 조치를 가동해야 한다”고 각 회원국에 제안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 중단과 자국민 외 입국 금지, 격리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실질적인 적용 여부와 시기는 회원국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미국은 오는 29일부터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 아프라카 나라들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오는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됐던 세계무역기구(WTO) 제12차 각료회의 또한 전격 연기됐다. 100명이 넘는 통상 장관들이 WTO 본부에 모일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WTO 제12차 각료회의는 이미 지난해 6월 카자흐스탄 수도인 누르술탄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사진=AF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