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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m 인터뷰]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레이싱모델 서하늬
- Q.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A. 올해로 경력 4년 됐고요, 최근 팬분들한테 ‘스윗하늬’(^^)로 불리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레이싱모델 서하늬 Q. 데뷔는 언제였고 첫 느낌은 어땠나요?A. 2008년 모터쇼 때 데뷔했고 그땐 얼떨결에 하게 됐어요, 주변에서 권유를 많이 해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재밌고 신났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만 해도 사회초년생이여서 일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즐거웠어요.Q. 레이싱모델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A. 광고홍보 회사를 다니면서 모델분들을 많이 접했는데, 모델분들이 한 번 해보라고,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많이 권유해주셨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식으로 하다가 저랑 일이 잘 맞는 것 같기도 해서 여기까지 왔죠. Q.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무엇인가요?A. 처음 했던 부산모터쇼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블랙 미니 원피스에 푸른색 베스트를 입었어요. 어떤 옷을 입었는지 기억날 정도로 저에겐 뜻 깊은 행사였죠.Q. ‘리틀 구지성’이란 별명이 있던데…어떠신가요?A. 처음 일을 시작하러 갔는데 같이 무대에 섰던 언니들이 “지성이 닮았다”, “지성인줄 알았다” 많이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때만 해도 저는 동료 모델들을 잘 몰라서 구지성 언니가 누군지 몰랐어요. 아무튼 그때 처음 봤는데 지성언니가 너무 예뻐서 제가 하나도 안닮았다고 얘기했죠.실제로도 구지성 언니랑 2009년 서울모터쇼 때 GM대우에서 같이 무대에 선 적이 있는데, 그때 언니가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잘 챙겨주셨어요. 지금도 가끔 SNS 통해서 자주 연락합니다. Q. 태권도, 웨이크 보드, 스쿠버 다이빙 등 운동마니아라고 알려졌는데…A. 고등학교 때는 태권도 선수를 했었어요. 체대를 가려다 힘들어서 포기했어요. 밥먹고 운동만 하는 게 힘들기도 하고 집안에서도 많이 반대했어요. 그래도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겨울에는 숏스키, 여름에는 웨이크보드 등을 주로 하고 스쿠버다이빙은 방송에서 한번 배웠는데 너무 재밌어서 자주 하고 있어요.Q. 최근 TV 출연도 하셨는데, 인기를 실감하시나요?A. 사실, 저는 너무 레이싱모델 같다는 이유로 첫 회에 탈락해서 조금 아쉬워요. 그리고 방송을 해서 큰 인기를 얻기보다는 저 스스로 나은 발전을 기대해 출연한 거였어요. Q. 일 없을 때 뭐하고 지내나요?A. 주로 쉴 때는 친한 동료들과 만나서 차도 마시고 여행도 가고 그래요. 그냥 별반 다를 건 없는 것 같아요.Q. 레이싱모델 중 친한 모델은?A. 류지혜, 김현진, 한가은, 김하율, 한지은 등과 친해요. 같이 친목계도 해요.^^ 다 친한데 가장 처음 친해진 친구는 김현진입니다. 뭐 근데 다 친해요. Q. 가장 눈 여겨 보는 모델은?A. 서하연이라고 이번 오토살롱에서 같이 일했는데 일도 열심히 하고 몸매도 좋고 청순한 면도 있고 매력이 많더라고요.Q. 면허는 있는지…또 보유하고 있는 차종은?A. 면허는 정말 최근에 땄어요. 한 달 정도 됐는데 도로에 한 번도 나간적은 없어요. 차를 사고 싶어서 알아보는 중인데, 주변에서 너무 얘기가 많아서 지금 고민 중이에요. Q. 드림카는?A. 어릴 때는 폭스바겐의 비틀이 갖고 싶었어요. 지금은 포르쉐 911 터보가 드림카에요. 너무 예쁜거 같아요. 부릉부릉.Q. 일하면서 돈은 많이 모으셨나요?A. 돈은 많이 모으지 못했어요. 버는 것도 있긴 하지만 직장인들과 다르게 여가 시간도 많고 한가할 때는 시간이 많아서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하하. 여행을 정말 좋아해서 국내 해외 안가리고 잘 다녀요. 주로 다이빙이나 하러 따뜻한 남쪽나라로 간답니다.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A. 앞으로 활동 계획은 그냥 열심히 하는거고요,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Q. 결혼 계획은?A. 좋은 사람 만나면 어느 때라도 하고 싶어요. 그래도 아직은 일을 더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A. 안녕하세요, 서하늬입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항상 팬들에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김상영 기자 young@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위 기사는 이데일리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탑라이더에 있습니다. [관련기사] ·[차탄당이 만난 사람들] 서바이벌 레이싱퀸의 꽃사슴녀 이아린·[포토] 레이싱모델 서하늬, "스윗하늬 잘 부탁드립니다"·[포토] 링컨 MKS 출시행사, 아름다운 그녀 '은빈'·[차탄당이 만난 사람들] 한번 보면 홀릭되는 레이싱모델 '황미희'·[포토] 레이싱모델 황미희, ‘팔색조’ 매력 뽐내
- [인터뷰] 손숙 "새끼 잃은 어미 어찌 소리 내 울랴"
- 배우 손숙(사진=권욱 기자 ukkwon@)[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닮은 듯 다르다. 진중함 뒤에 언뜻 비추는 다분히 소녀적인 이미지가 닮았다. 정이 많으나 결코 흐트러지지 않은 깔끔한 성품도 닮았다. 그러나 한쪽에선 억척스럽게 삶을 뚫으려는 의지가 뻗쳐 나온다. 반면 다른 한쪽에선 한발 물러난 관조가 풍긴다. 이 차이는 그저 삶의 그림이 달랐던 데서 나온 것일 게다. 전쟁의 상흔을 안고 평생 짓눌리듯 살아온 이가 지난 50여년간 ‘이 정도면 여한 없이 했다’고 말하는 이와 같을 수는 없다. 지난해 1월 작고한 작가 박완서(1931∼2011)와 배우 손숙(68) 씨의 얘기다. 지난달 24일부터 박 작가의 동명소설 연극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이 손씨의 1인극으로 공연 중이다. 아들 잃은 어머니의 가슴 후비는 아픔을 고스란히 뿜어낸 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이다. 그로 인해 무대는 매일 “생떼 같은 자식을 가슴에 묻고 태산 같은 설움을 억누르며 살았다”는 작가의 고해를 품은 배우의 절규로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극이 상연 중인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지난달 30일 손씨를 만났다. “울 수조차 없는 짓눌린 슬픔을 전하고 있는 중”이라 했다. 작품의 힘으로 가보자 “많이 힘들다. 박 선생 작품이 워낙 사람을 후비고 비트는 데다가 아들 잃은 그 마음을 헤아리니 가슴이 저미는 까닭이다. ‘참척의 슬픔’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러나 작품으로서 빛나는 작품이다. 그것만 믿고, 작품의 힘으로 가보자 했다.” ‘나의 가장 나종…’은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전경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독백으로 이뤄졌다. 상처에 엉겨붙은 두터운 딱지 탓에 한동안 어머니의 아픔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깊은 심연에 똬리를 틀고 있던 그 비통이 기어이 터져나온다. 연극은 박 작가 타계 1주기 추모공연으로 기획됐다. “사실 지난 1월 작가가 타계했던 때를 맞추려고 했다. 좀 늦어진 셈이다. 하지만 박 선생이 아들을 잃은 게 8월이었으니 우연치 않게 들어맞은 셈이다.” 박 작가 딸들 반대로 원작 훼손 안해 1988년 박 작가는 5월 남편을 잃은 데 이어 8월 외아들을 잃었다. 당시 25살 서울대 의대 인턴. 교통사고였다. 소설 ‘나의 가장 나종…’(1993)은 그 한의 응어리를 당시 시대상에 어우르며 풀어낸 작품이다. 제목은 박 작가가 김현승의 시 ‘눈물’에서 따온 것. ‘나의 마지막까지 지니고 있는 것’이란 뜻이다. “지난해 4∼5월경 유승희 연출이 작품을 들고왔다. 예전 책으로 봤을 때 가슴을 뒤흔들렸던 터라 덥석 잡아들었다.” 다만 극을 표현하는 데선 연출과 의견이 갈라졌다. “연출은 관객을 좀더 울려줬으면 했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달랐다. 새끼 죽이고 우는 것조차 아닌 것 같았다. 기막힌 얘기지만 선생 자체가 이미 정제된 상태에서 썼다 싶었다. 울고불고 안하고 싶었다. 가능한 한 묻고 갔다.” 작품은 최대한 연극적 요소를 빼고 있다. “희곡으로 씌인 작품이 아니다. 처음엔 손을 보려고도 했는데 박 선생 딸들이 반대를 했다. 거의 원작 훼손없이 그대로 대사를 한다.” 지문도, 동선에 대한 설명도 없는 작품을 손씨는 1시간 넘게 무인도 개척자마냥 홀로 뚫어간다. 그래도 손씨는 작품이 박 작가에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내년 50주년 150여편 출연어느덧 50주년이다. 출연작이 몇 편이나 되느냐는 우문에 150여편쯤 되지 않겠냐는 답이 왔다. “데뷔는 대학 1학년 때 했다. 배우가 되겠다고 작정한 건 아니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스스로 토로한, ‘무대에 서면 정말 막막하다’는 1인극이 유독 많다. ‘담배 피우는 여자’ ‘위기의 여자’ ‘셜리 발렌타인’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대표작은 14년째 하고 있는 ‘어머니’라 하겠지만 “그래도 다 내 자식인데 어느 것이 낫다 할 수 있겠냐”고 했다. 하지만 작품은 좀 고르는 편이다. “사회성이 있는 것과 감동이 큰 것을 선호한다.” 배우 손숙(사진=권욱 기자 ukkwon@)고기 덜 먹고 극장가는 문화 필요연극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적잖다. “요즘 세상에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며 죽기 살기로 덤비는 젊은이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안쓰러움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제 곧 좋은 날이 올 거란 얘기는 해줄 수가 없다. 그래서 선배로선 미안하다.” 그렇다고 조언까지 접은 건 아니다. “연극은 배우의 상상력과 감성을 필요로 하지만 재주만으로는 안 된다. 내실을 다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손씨의 고언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예술인복지법’으로도 이어졌다. “복지법이라고 통과만 시켜놓고 내용은 없이 말만 무성하다. 기초가 필요한데 그건 안하고 매번 한류만 거론하고 있지 않냐. 문화국민의 바탕을 만들어줘야 한다. 학교교육부터 ‘고기 한번 덜 먹어도 극장간다’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전성기? 바로 오늘이다 무대에서 50년을 살아낸 노배우의 소회를 듣고 싶었다. “내일은 영원히 안오는 거다. 늘 오늘뿐이다. 그러니 전성기도 오늘일밖에. 50주년에 은퇴한다 할까 생각한 적 있다. 그런데 그것도 건방진 소리 같더라. 그냥 어느 날 몸이 말을 안 듣든지 대사를 못하든지 하면 사라지기로 했다. 무대에 못 서는 그날이 은퇴일이다.” ▲ 손숙은… 1944년 경남 밀양 생. 고려대 사학과를 중퇴하고 1998년 명예학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 동인극장에서 연기 시작, 1971년 극단 산울림 창단 단원, 1986년 국립극단으로 옮겨가 20여년 몸 담았다. 1999년 환경부 장관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주요 작품으로 ‘신의 아그네스’(1976, 2007), ‘담배피우는 여자’(1996), ‘어머니’(1999~), ‘메디슨 카운티의 추억’(2003), ‘셜리 발렌타인’(2005, 2011), ‘아내들의 외출’(2010~2012) 등이 있다.
- [알기 쉬운 경제]①먹거리 물가 '내우외환'‥연말 대란 조짐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투기꾼은 돈 냄새에 민감하다. 요즘 이들이 몰리는 곳이 국제 곡물시장이다. 투기자금이 국제 곡물시장으로 움직이면서 선물시장에서 옥수수나 밀 콩 같은 주요 곡물의 매수포지션이 급격히 늘고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같은 세계 주요 곡물 생산국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해 밀ㆍ옥수수ㆍ콩 같은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은 상황이다. 투기자금까지 가세하면서 기상이변이 촉발한 국제 애그플레이션 파고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도 이번 애그플레이션이 2007∼2008년, 2010∼2011년 당시의 곡물 파동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아, 이런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밀과 옥수수의 자급도는 각각 0.8%(2010년 기준)에 불과하고, 콩은 8.7%다. 밀가루와 옥수수는 빵, 국수, 맥주 등 식탁물가와 외식물가에도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곡물이다. 또 사료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 돼지고기, 쇠고기 가격으로 번지면 전체 밥상물가가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당장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농산물 작황이 들쭉날쭉 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제 곡물가마저 치솟는 내우외환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까지 감내하며 간신히 물가를 안정시켰지만, 이런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커지고 있다. 대선 같은 민감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서민 생활과 직결된 물가가 요동치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정부는 우선 충격파가 한꺼번에 터지지 않도록 가공식품이나 주류 가격을 미리 올리면서, 추석을 앞두고 배추 같은 채소류 값 안정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금 선제대응을 하지 않으면 추석과 김장철 높아진 물가가 애그플레이션 영향과 맞물리면서 연말께 물가 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른 국제 곡물가는 4~7개월 후 국내에 영향을 준다. 재정부는 “당장은 올 생산 감소로 가격이 오른 양파, 마늘에 대해서 계약 재배 물량을 늘려 내년도 생산 시기까지 유통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날씨에 민감한 배추, 무 등 김장 재료에 대해서도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돈(농산물가격 안정기금)을 풀어 농산물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채소는 계약재배 물량을 늘리고 콩, 팥 등은 만약에 대비해 미리 비축해 놓겠다는 복안이다. 또 곡물가격 폭등세가 이어지면 밀과 콩을 무관세로 들여오겠다는 방침이다. 공공비축 대상 작물을 쌀에서 밀, 콩, 옥수수까지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단기 대책으로는 상시화한 애그플레이션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해외 식량기지 건설과 수입 다변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상시적인 물가불안이 구조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순원 기자 crew@edaily.co.kr▲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 곡물 가격 급등이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영향이 다시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나타낸다.
- [기자수첩] 공무원의 '학습된 무기력', 방치할 건가
-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여당에서 대권 재수에 임하는 확실한 후보가 나와서 국정운영 방향과 정책을 얘기하고 다니는데, 지금 정부가 무슨 새로운 일을 벌이겠습니까? 수비나 열심히 해야죠”기획재정부 한 간부의 시국인식이다. 푸념 섞인 그의 말에는 정권 임기말을 맞은 관가와 관료들의 무기력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실무를 맡은 공무원들 반응도 다르지 않다. 지금 정책을 만들고, 발의를 해봐야 정권이 바뀌면 어찌될 지 모르는데 굳이 힘을 뺄 필요가 있느냐는 거다. 정권 말이면 반복되는 ‘학습된 무기력’의 단면이다. 공무원들이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움직이지 않거나(복지부동), 눈동자만 굴리는(복지안동) 행태도 배경은 다르지 않다. 과거 정부에서 재정부가 임기말에 새해 경제운용방향을 준비해 가니, 대통령이 “다음 정부에서 다 바뀔 건데, 이런 걸 뭘…”이라고 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관가에 나돈다. 올해 유독 정도가 심하다. 우선 잇따른 측근 비리와 소통 부재로 대통령 스스로 레임덕을 앞당겼다. 구태의연한 행정 방식도 공무원들을 힘빠지게 했다. 물가를 잡겠다며 부처를 동원해 기업들 팔을 비틀고, ‘배추 사무관’ 같은 구시대적 조처를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정치 이벤트가 파고 들었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고, 4월 총선은 대선의 전초전이었다. 유력 대권 주자들은 표심을 얻고자 각종 공짜·반값 공약을 쏟아냈다. 이 정부가 추진하던 각종 국책사업도 입방아에 올랐다. 여당은 현 정부와 선을 그었고, 야당은 ‘잘못된 건 모두 MB정부 탓’이라며 두드리기 바빴다. 지난 4월 총선 때 이미 ‘행정 올스톱’이란 말이 나돈 배경이다. 요즘 공무원들이 일하지 않을 핑곗거리는 차고 넘친다. 관가에서는 정책 얘기는 자취를 감췄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해 온 인천공항 지분 매각, 산업은행 민영화, 수서발 KTX 운영권에 대한 민간사업자 선정 등은 모두 흐지부지되고 있다. 대신 ‘누가 어느 후보에 줄을 섰다더라’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복도발 통신이 난무한다. 정치는 살아나고, 정책과 행정은 실종되는 시절이다. 공무원들이 일하기 힘든 시기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학습된 무기력을 임기말 관행으로 간주하고 아예 손놓고 가도록 놔둬서는 안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요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국정은 릴레이와 같아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그만큼 다음 정부에 짐을 지운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국정뿐만 아니라 공무원들의 자세도 그러해야 한다. 안팎으로 닥친 위기속에서 국민들 삶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공무원 월급은 그런 국민들이 꼬박꼬박 내는 세금이다.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이라는 것은 시기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명제가 아니다. 학습된 무기력을 방치하는 것은 정권과 정부, 장관의 직무유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보리 기자 boris@edaily.co.kr
- [공연리뷰] 끔찍한 형제애가 만든 '잔혹동화'
- 배우 이현철(위)과 김준원이 형 마이클과 동생 카투리안 역을 맡아 완성도 높은 연기호흡을 보여줬다(사진=노네임씨어터컴퍼니).[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잔잔한 피아노곡에 잠시 현혹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는 취조실이다. 한 남자가 눈을 가린 안대를 벗는다. 400편의 ‘이야기’를 압수당한 그 남자, 카투리안은 작가다. 취조실에 들어선 두 명의 형사에게 비굴할 정도로 협조하는 중이다. 아는 것을 다 말하겠다고 한다. 다만 카투리안을 예민하게 만드는 한 가지가 있다. 형 마이클이다. 옆 취조실에 형이 잡혀와 있다는 사실이 그를 자극한다. 마이클은 어릴 때 부모에게 받은 고문과 충격으로 인해 지적장애를 안고 있다.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다. 형제가 왜 잡혀 와 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거다. 두 형사가 집착하는 건 작가의 ‘이야기’일 뿐. 3주 전 벌어진 아동 살인사건이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갔다는 것만이 드러난 논리다. 아이들이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이야기’의 상징성만 집요하게 부각한다. 자칫 ‘이야기’란 단어에서 풍길 수 있는 동화적 이미지는 접어두는 것이 좋다. 꿈과 환상, 희망과 즐거움 이런 것은 여기 없다. 동화의 형상을 비틀어 전혀 다른 스토리로 만드는 작품들은 꽤 있다. 하지만 그 중 순서를 잡자면 연극 ‘필로우맨’은 가장 잔인한 상흔을 얹은 작품이라 할 만하다. 폭력적이지만 유머를 잃지 않은, 위트가 있지만 참담한 비극. 굳이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잔혹극’ 그 자체다. 친절하지 않다. 취조실이란 것밖에 두 형제가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언제인지, 어떻게 붙잡혀 왔는지, 극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어느 날 난데없이 형제는 사건에 연루됐다. 그것도 연쇄 살인, 게다가 아동 살인이다. 클라이맥스라고 선을 그을 수 있는 설정도 사실 없다. 빽빽한 복선과 상상력만으로 쌓아올린 치밀한 구조 속에 그들은 그저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내용을 꺼내 분석하고 ‘이야기’들이 어떤 처절한 현실을 가져왔는지를 따질 뿐이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가 찾고자 한 진실에 각기 접근해간다. 400편 ‘이야기’ 중 그나마 평이한 것이 있다면 ‘필로우맨(Pillow Man)’이다. 3m에 달하는 몸이 온통 분홍 베개들로 만들어져 있는 사람. 목숨을 버리고 싶은 누군가의 자살을 부드럽게 도와주는 역할. 그러나 ‘필로우’, 베개 역시 작품을 풀어가는 결정적 매개였다. 카투리안이 형을 구하기 위해 부모를 살해한 도구가 베개였고, 자신의 이야기를 좋아했던 형을 살인범이라 확신하고 그를 구하기 위해 그를 살해하는 역설적 도구 역시 베개다. 극은 취조실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다. 간혹 벽으로 쏘는 대형 오브제로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전부다. 오브제는 카투리안의 잔혹동화를 만화영상으로 각인시키며 중첩된 철학적 난제들을 풀어내는 장치로 쓰였다. 이 복합적 요소들로 이룬 ‘이야기’와 현실의 결합은 탁월하다. 형 마이클의 캐릭터도 허를 찌른다. 그가 갖지 못한 것은 학습능력일 뿐 기억력과 응용력은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 객석은 상당 부분 마이클의 입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그의 귀로 해결점을 찾는다. 암시와 검증이 꼬리를 문 정교한 틀짜기는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극의 강점이다. 젊은 천재작가로 인정받아온 아일랜드 출신 극작가 마틴 맥도너(42)가 썼다. 기독교적 세계관, 자전적 이야기, 현실의 거대한 모순, 빗나간 윤리의식, 순수를 향한 갈망 등을 응축시켜 대단한 밀도감을 심었다. 초연은 2007년 박근형 연출로 올렸다. 이번엔 변정주가 나섰다. ‘레인맨’ ‘쉬어 매드니스’ ‘날 보러와요’ 등을 연출하며 인간 내면의 정서를 날카롭게 꿰뚫었던 연출가다. 그가 세운 김준원, 손종학, 이현철, 조운 등 네 배우의 열연은 기대 이상이다. 강약과 속도를 제대로 조절할 수 있는 연기력으로 정점을 찍었다. 9월15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02-744-4334.
- [서영걸의 사진이야기]보도(報道)사진 :지루함을 넘어, 엄숙함을 넘어
- [이데일리 서영걸 칼럼니스트] 오마이뉴스 권우성기자의 사진이다. 말 그대로 한잔의 녹조라떼를 권한다. 낄낄거린다. 그런데 아프다.한겨레신문 김봉규기자의 사진이다. 한강의 녹조로 산소가 부족해진 죽음에 이른 물고기가 배를 드러내고 있다. 아름답다. 그래서 아프다.런던올림픽 관전으로 전 국민이 밤잠을 설치던 시기, 대한민국을 강타한 두 가지 단어가 있다. ‘용역’과 ‘녹조라떼’. ‘용역’에 관한 기사들은 많이 못 보았을 수도 있으나, 녹조문제는 많이들 접했을 것이다. 특히 사진으로.신문지면에 실린 사진들, 이른바 보도사진들은 고정된 틀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다. 대중에게 ‘알린다’는 ‘보도(報道)’의 뜻에 충실해서일까? 문어체를 보는 듯한 딱딱함이 존재한다.풍자와 상징. 예술의 영역에서 현상들 너머의 본질을 드러냄에 있어 즐겨 사용하는 주요한 두 가지 방법이다. 위 두 사진의 경우, 기존의 보도사진과는 사뭇 다른 깊이감이 있는 사진이다. 비틀기와 자르기는 허위와 왜곡과는 구별된다. 현실이 희극인데, 굳이 예술만은 진지할 필요가 있겠는가?녹색 물결 무늬 속에 배를 드러낸 물고기의 죽음은 우리의 미래를 암시하듯 하며, 커피전문점 컵에 담긴 먹음직한 녹색음료는 사실 죽음의 물임을 능첩스럽게 암시하며 우리를 압박한다. “현대예술에는 <숭고>의 무거움과 그것을 파괴하는 <시뮬라크르>의 가벼움이 또한 존재한다.” 진중권의 현대미학강의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엄숙주의자들의 훈계는 지루하고, 자유주의자들의 행동은 경박스러워 보인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대부분 그 한쪽을 선택하고 반대편을 질타한다. 그러한 경계지음, 편나눔은 경직성과 스스로가 석고화되는 공통점을 가진다. 예술의 발전이 무거움과 가벼움의 대립으로부터 진작에 시작된 것처럼 모든 것은 충돌하며 발전한다.판에 박힌 사진들로 도배되던 한국 신문에서, 눈에 띄는 발랄함과 새로움을 개척하고 있는 사진들을 자주 접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굳이 ‘한국적’-근원을 따지자면 일제시대의 영향이다-보도사진이라는 별종의 장르를 만들어, 창작의 즐거움을 거세시켜 버리는 우매함은 이제 그만 접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눈이 높아질데로 높아진 독자들을 따라 잡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사진가>
- 대한민국 직장인 "월 평균 528만원 벌고 싶지만 현실은.."
- [이데일리 우원애 리포터] 기혼 직장인 62.6%는 “가계수입이 늘 부족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취업포털 잡코리아가 30~40대 기혼 남녀직장인 503명을 대상으로 ‘맞벌이와 가계수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62.6%는 “현재 가계수입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맞벌이 직장인은 53.8%가 외벌이 직장인은 81.2%가 이같이 대답했다. 반면, ‘적당하다’라는 응답자는 29.6%, ‘많다’는 응답자는 7.4%에 불과했다.희망하는 월 가계수입은 맞벌이 직장인 547만원, 외벌이 직장인 492만원으로 평균 528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 버는 월평균 가계수입은 맞벌이 직장인 474만원, 외벌이 직장인 331만원으로 평균 103만원의 차이를 보였다.한편, 전체 응답자 중 ‘맞벌이’를 하는 직장인은 66.2%로 5명 중 3명 정도로 조사됐으나, 40대에 맞벌이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30대 직장인 중 맞벌이를 하는 직장인은 73.0%로 과반수를 훨씬 넘는 수준이었으나, 40대 직장인 중 맞벌이 비율은 52.2%로 크게 급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관련포토갤러리 ◀☞`최선을 다한 그대가 챔피언` 사진 더보기☞전설의 섹시 스타 `마릴린 먼로` 사진 더보기☞폭스바겐 `2013 비틀 TDI` 사진 더보기☞런던2012 `영광의 얼굴들` 사진 더보기☞기아차 `K3` 사진 더보기▶ 관련기사 ◀☞직장인 50% `열대야 증후군` 겪고 있다☞`피로에 허덕허덕`..직장인 월요병 '이것' 때문에..☞男女 직장인이 꼽은 사무실 인기직원은 누구?☞男女 직장인, 퇴직 후 예상수명은?☞男 직장인`신품 꽃중년` 때문에 스트레스.. 왜?☞직장인 35%, 여름 휴가 계획 묻자..☞직장인 10명 중 7명 '수면부족'☞직장인 50% 최악의 동료는?
- [런던2012]양학선, 한국 체조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
- 양학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양학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체조의 간판스타 양학선(20.한국체대)이 한국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양학선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노스 그린위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체조 남자 종목별 결승 도마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로써 양학선은 한국 체조에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한국 체조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52년만에 거둔 쾌거였다.한국 체조는 1988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이 남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바르셀로나(유옥렬, 도마 동메달), 애틀랜타올림픽(여홍철, 도마 은메달), 시드니올림픽(이주형, 평행봉 은메달, 철봉 동메달), 아테네올림픽(김대은, 양태영, 개인 종합 은,동메달), 베이징올림픽(유원철, 평행봉 은메달)까지 6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금메달과는 번번이 인연을 맺지 못했다.도마 종목에서 세계랭킹 1위인 양학선은 예선에서 자신의 최고 기술인 ‘양1(구름판 정면으로 밟아 공중에서 3바퀴 비틀기)’을 사용하지도 않고 2위로 결승에 올랐다.기술의 난이도만 놓고 보면 다른 선수들을 확실히 압도한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양1’ 기술은 기본 점수가 7.4점이나 되는 최고 난이도를 자랑한다.우크라이나의 이고르 라디빌로프가 두 차례 시도에서 16.316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 양학선을 위협했다. 이어 경기에 나선 러시아의 데니스 아빌리아친 역시 첫번째 연기에서 완벽한 착지를 구사하는 등 16.399점을 기록,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8명의 결선 진출자 가운데 가장 마지막 순서로 등장한 양학선은 1차시기에서 난이도 7.4의 ‘양1’ 기술을 시도했다. 공중 회전은 거의 완벽했지만 착지에서 앞으로 두 발 정도 걸어 감점을 받았다. 점수는 16.466.2차시기는 스크라 계열의 7.0 난이도 기술에 도전했다. 공중에서 세 바퀴를 비틀어 도는 기술이었다. 공중 회전은 물론 착지도 완벽했다. 단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았다. 사실상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전광판에는 16.600점이 찍혔다.합계점수는 16.533점이었다. 2위인 러시아 선수보다 무려 0.134점이나 높은 압도적인 금메달이었다. 한국 체조의 올림픽 금메달 한을 푸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