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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위한 스마트밴드도..핏비트, 신제품 4종 출시
- 핏비트 버사 라이트 에디션[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 핏비트는 소비자들이 건강과 피트니스 운동을 쉽게 접근하는데 도움을 줄 신제품 4종을 출시한다고 7일 밝혔다.신제품은 △핏비트 버사 라이트 에디션(Fitbit Versa Lite Edition, 22만9000원) △핏비트 인스파이어 HR(Fitbit Inspire HR, 13만9000원) △핏비트 인스파이어(Fitbit Inspire, 10만9000원) △핏비트 에이스 2(Fitbit Ace 2, 10만9000원) 등이다.신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첨단 건강과 피트니스 기능을 도입한 웨어러블 기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고 핏비트 측은 설명했다. 합리적인 가격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앱을 통해 사용자 대시보드 개인화나 개인별 맞춤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 향상, 핏비트 소셜 커뮤니티 내 다른 사용자와 연결 등의 신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핏비트 에이스 2특히 에이스2의 경우 만 6세 이상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활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핏비트 가족 계정을 통해 부모들이 자녀의 활동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제임스 박 핏비트 최고경영자(CEO)는 “약 12년 전 핏비트를 설립한 이래, 피트니스 레벨이나 목표에 관계없이 모든 사용자들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집중해왔다”며 “오늘날 세계 2700만명 이상의 사용자들은 핏비트의 소셜 커뮤니티를 통해 더욱 활동적이고, 양질의 수면을 경험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체중을 관리함으로써 건강해지고 있다. 이는 핏비트의 플랫폼과 더불어 웨어러블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기능, 모바일 앱 경험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혁신에 대한 증거”라고 설명했다.핏비트 인스파이어HR
- [영화로 경제 보기]“주식은 기다림”이라던 ‘신과 함께’ 성주神…아파트 샀다면?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경제지 기자입니다. 평론가나 학자보다는 식견이 짧지만 ‘가성비’ 좋은 하이브리드 글을 쓰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영화 속 경제 이야기를 제멋대로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글 특성상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포스터.(이미지=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염라대왕님도 이승의 주식은 손대는 게 아니라고 했어요!”이름만 들어도 벌벌 떤다는 염라대왕이 손을 대지 못한다니, 주식은 호랑이가 무서워하는 ‘곶감’보다도 두려운 존재인가 봅니다. 이 대화가 나온 영화는 ‘신과 함께-인과 연’(이하 신과 함께2)’입니다. 1편인 ‘신과 함께-죄와 벌’에 이어 두 편 모두 천만관객 이상을 동원하면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죠. 그런데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판타지 영화에서 왜 주식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집을 지키는 성주신(마동석)이 주식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알아보겠습니다.‘신과 함께-인과 연’은 수홍(김동욱)의 저승여행과 저승차사들의 전생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영화 스틸 컷, 이미지=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원작 영리하게 비틀어 흥행 성공…완성도·재미는 ‘글쎄’영화 ‘신과 함께’는 같은 이름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었습니다. ‘파괴왕’으로도 유명한 주호민 작가가 연재해 큰 인기를 끌었죠.각자 영역이 지닌 특성 때문일까요? 지금까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여러 편 나왔지만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강풀의 웹툰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중 ‘이웃사람(신과 함께에 출연한 마동석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영화이기도 하죠)’을 제외하고 ‘아파트’ ‘순정만화’ ‘통증’ 등은 모두 흥행에 실패합니다.오랫동안 연재하는 웹툰과 2시간 내 승부를 봐야하는 영화는 서사가 같을 수 없습니다. 웹툰상으로는 충분히 재미있는 사건이 스크린에서 볼 때 감흥을 줄 수 없는 경우도 있죠. 웹툰의 이야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가 원작 팬들 입장에서 용납되지 않고, 원작을 모르고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는 와닿지 않아 ‘이도저도 되지 않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김용화 감독은 처음부터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아예 ‘신과 함께’ 이야기의 틀을 크게 바꿉니다.웹툰은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 3부로 나뉘는데 영화는 1, 2편으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저승편의 핵심인물인 진기한을 강림도령(하정우) 한명으로 합쳤으며 과묵함이 매력인 해원맥(주지훈)은 입방정 캐릭터로 그립니다. 평범한 인물이던 자홍(차태현)을 아픔을 지닌 의인으로 묘사하고 동생인 수홍(김동욱)이라는 배역을 새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승편에 나온 가택신들도 성주신 하나로 통일합니다.이러한 변화가 원작 팬들로부터는 큰 비난을 받지만 애초에 천만관객을 염두에 둔 감독은 애매함을 버리고 영화만으로도 흥행에 성공하겠다는 계산이 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이 시도는 성공합니다. 1편에서 김동욱의 가슴 절절한 연기는 관객들(저마저도)의 눈물을 쏙 빼놓습니다. 2편은 전편 흥행을 바탕으로 저승차사들과 성주신의 ‘케미’가 웃음과 감동을 유발하죠.다만, 원작에서의 영리한 변화와 별개로 영화 자체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 영화에서 제대로 선보이지 않던 시각특수효과가 제대로 구현되고 볼거리가 많긴 했지만 1편은 다분히 신파적이었습니다. 전생을 다룬 영화 2편에서 본격적으로 갈등하고 번민하는 강림(하정우)과 해원맥(주지훈). 멋있고 슬프긴 한데….(영화 스틸 컷, 이미지=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그의 전작인 ‘국가대표’나 ‘미녀는 괴로워’ 등에서도 알 수 있지만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는 대목이 너무 적절하게 배치돼 인위적이라는 느낌이랄까요.그나마 모든 것이 새로웠던 1편과 달리 2편은 전작 후광이 컸습니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와중에 과거와 현재의 교차를 동시에 다루기엔 하얀 스크린이 너무 작았기 때문일까요. 과거의 이야기를 대부분 성주신의 내레이션에 의지하는 부분은 지루함을 안깁니다. “옛날 옛날에…”라고 시작해 “그때였어요”라고 말해주는 할머니처럼요.성주신(마동석, 왼쪽)은 저승차사들을 무릎 꿇리는 힘의 소유자이지만 주식 투자는 ‘꽝’이다.(영화 스틸 컷, 이미지=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펀드는 반드시 회복된다? 영화는 해피엔딩이지만주식 투자 이야기는 늙고 병든 할아버지 허춘삼(남일우)과 손자 허현동(정지훈)이 살고 있는 재개발 예정지에서 나옵니다. 집안의 어려운 형편을 보다 못한 성주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현실에 나와 살림을 돕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재개발 보상금으로 받은 1억원을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고 맙니다.“영감을 설득해서 이머징마켓 펀드랑 주식에 들었다. 지금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일 뿐 펀드는 반드시 회복된다”고 힘줘 말하는 마동석의 모습에 웃음이 나옵니다. 내가 산 주식이나 펀드는 항상 떨어지지만 ‘충격은 제한적,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이 겹쳐서일까요? 실제로 증권가가 운집한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는 이 장면이 나오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고 하네요.주식 투자 사건은 단순히 웃음만을 주기 위한 요소가 아닙니다. 원작에서 허춘삼은 악랄한 재개발 용역들과 갈등을 겪습니다. 가택신들이 모습을 드러낸 이유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저승차사들의 옛날이야기도 풀어야 하고 김동욱의 저승 여행도 그려야 합니다. 재개발의 현실까지 넣기에는 시간이 촉박할뿐더러 자칫 분위기도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영화상 어려움을 명료하게 표현하고자 ‘주식·펀드에 돈 다 잃고 사채까지 투자한’ 모습을 만든 것입니다.성주신의 이야기를 현재로 대입해볼까요. 그가 투자했다는 이머징마켓이란 중국으로 대표되는 신흥국시장을 이야기합니다. 2015년 8월께 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이 기초로 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급락하면서 국내에서는 대규모 손실 사태가 불거진 적이 있습니다. 아마 영화도 이때를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쓴 것 같습니다. 마동석은 영화에서 원금 1억원에 70% 손실을 보고, 이를 메우기 위해 사채 3억원을 끌어다 씁니다. ‘염라대왕도 주식은 하지 말라’는 덕춘(김향기)의 만류에도 “주식은 기다림”이라며 존버(오랫동안 기다린다는 뜻의 속어)의 자세를 취합니다.차라리 “아파트를 해놓지 그랬냐”는 해원맥의 조언을 들었으면 어땠을까요? 만약 1억원의 자금을 갖고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부동산 투자 형태)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성주신(오른쪽)이 해원맥(주지훈)의 충고를 들었더라면, 갭투자의 달인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영화 스틸 컷, 이미지=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갭투자의 성지’로 불리던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을 예로 듭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ELS 대란이 불거졌던 2015년, 이 지역 길음뉴타운2단지 푸르지오 전용 84㎡의 1분기 매매가는 4억원 초반대, 전세가 3억원 안팎입니다. 대략 1억원 정도면 전세를 낀 상태에서 매입이 가능합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3분기에 최고 6억5000만원까지 오릅니다. 1억원 가량을 투자해 두 배인 2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입니다(양도세 등은 차치하고요). “IMF(외환 위기)와 리먼브라더스를 몸소 겪었다. 부동산은 다 버블”이라는 성주신의 안목이 의심 가네요.어찌됐든 영화는 행복한 결말을 맞습니다. 뉴스에서는 “중국 정부의 재정 및 인프라 확대발표에 따라 글로벌 증시 호황이 예상된다”며 “이머징마켓 펀드시장 대반격이 시작됐다”고 보도합니다. 성주신은 소멸하고 말았지만 그가 남긴 투자 상품이 빛을 발한 것이죠.지금도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마켓의 반격이 기대됩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조사를 보면 중국에 투자하는 신흥국 펀드의 최근 한달간 평균 수익률은 8%에 달합니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15%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네요. 지난해 신흥국 시장은 미국의 달러 강세와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같은 악재에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흡사 영화처럼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이 나오면서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정말 주식은 기다림일까요. 물론 역사적인 흐름을 볼 때 주식은 우상향 추세를 보입니다. 몇만원에 불과하던 삼성전자(005930) 주식은 한때 300만원을 바라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투자 상품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겠죠. 선택에 따른 결과는 항상 본인의 몫임을 염두해야 합니다.
- 바이스테드 테일러메이드 디렉터 "M5, M6는 아마추어 골퍼를 위한 최고의 드라이버"
- 토모 바이스테드 테일러메이드 클럽 담당 총괄 매니저가 18일 서울 강남구 테일러메이드코리아에서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PGA 투어 선수들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였고, 그런 드라이버가 나왔다.”토모 바이스테드 테일러메이드 메탈 우드 총괄 디렉터가 올해 출시된 M5와 M6 드라이버에 대해 한 마디로 이렇게 설명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테일러메이드 코리아에서 만난 바이스테드 총괄 디렉터는 “올해 출시된 2개의 드라이버는 테일러메이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제품이라고 자부한다”며 “기존의 드라이버는 기술적인 한계로 미스샷에서 거리 손실이 컸지만, 새로 출시되는 M5와 M6 드라이버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더욱 높은 정확성과 빠른 스윙 스피드를 제공하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테일러메이드는 오랫동안 드라이버 시장에서 넘버원을 지켜왔다. 그 비결은 혁신을 통한 새로운 기술이었다. 테일러메이드는 2000년대 초반 300시리즈 드라이버를 선보이면서 드라이버 헤드의 대형화를 주도했다. 그 뒤 무게 중심 이동 기술을 적용한 셀프 피팅 시스템, 화이트 컬러 헤드, 토와 힐 쪽의 페이스를 비틀어 유효 타구 면적을 넓힌 트위스트 페이스 등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드라이버 시장에서 넘버원의 자리를 지켜왔다. 올해 출시된 M5와 M6 드라이버는 그 결정판이다. 핵심 기술은 크게 4가지다. 스피드 인젝션과 트위스트 페이스, T-트랙, 해머 헤드 슬롯이다. 스피드 인젝션(SPEED INJECTION)은 드라이버의 헤드가 가진 성능의 한계를 일정하게 맞추는 기술이다. 드라이버 헤드의 페이스 반발계수(C.O.R)는 0.83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반발계수란 골프공을 1m 높이에서 헤드 페이스에 떨어뜨렸을 때 공이 최대 83cm까지만 튀어 오르는 것을 말한다.스피드 인젝션 기술은 헤드 내부에 만들어 놓은 스피드 포트에 레진이라는 물질을 주입해 헤드의 반발계수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제작 과정에서 반발계수를 허용기준인 0.83보다 높게 만든 다음 이 물질을 넣어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최대 허용치인 0.83에 맞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작 과정에서 0.83 이하로 떨어졌던 기술적인 결함을 보완했다. 바이스테드 총괄 디렉터 “기존 드라이버는 생산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헤드의 반발계수가 0.83 이하로 제작되는 예도 있었다. 새로운 드라이버는 이런 오차 범위를 줄여 반발계수의 한계에 가장 근접한 드라이버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M5와 M6 드라이버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최고의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건 비거리 성능뿐만 아니라 정확성을 높여주는 일관성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앞서 M3와 M4 드라이버부터 적용된 트위스트 페이스에 새롭게 적용된 2개의 해머 헤드 슬롯는 페이스의 유효타구 면적을 넓게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스위트 스폿에 벗어난 타구에서도 반발력을 0.80까지 유지해 거리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는 “비거리 성능만 놓고 비교했을 때 이전 M3, M4와 큰 차이는 크지 않다”며 “그러나 해머 헤드라는 2개의 슬롯과 트위스트 페이스가 적용되면서 스위트 스폿에서 벗어난 타구에서 거리 손실을 줄였다. 페이스 중심을 벗어난 타구에서 3~5야드 정도 거리 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M5나 M6 드라이버는 이런 손실의 폭을 줄였다”고 말했다.새로운 드라이버는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더스틴 존슨, 박성현 등이 사용하고 있다. 이 드라이버로 훈련하며 새 시즌을 준비해온 박성현은 이전보다 비거리가 더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해 최종 점검 차 서울 강남의 테일러메이드 퍼포먼스 센터를 찾은 박성현은 이전 드라이버를 사용할 때보다 평균 비거리가 약 5~7야드 증가했다.테일러메이드 M5, M6 드라이버. (사진=테일러메이드)
- “가족도 못 알아봐”…‘킹덤’ 속 좀비, 어떻게 탄생했나
- 배우 박수찬(사진=신태현 기자)[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좀비 가족이 가장 고생했죠.”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극본 김은희·연출 김성훈) 인터뷰 중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다. ‘좀비 가족’은 ‘킹덤’ 속 역병 환자를 연기한 단역 배우들을 의미한다. 역병에 걸린 인육을 먹은 환자들은 배고픔만 남은 좀비가 된다. 기괴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들은 ‘킹덤’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시즌1에 이어 지난 11일부터 촬영을 시작한 시즌2에도 ‘좀비 가족’으로 함께 하는 배우 박수찬(33)을 통해 ‘킹덤’ 속 좀비 탄생기를 들어봤다.이른바 ‘의녀탑’ 신에는 의녀 역의 김예은을 제외하고도 21명의 배우가 동원됐다.(사진=넷플릭스 제공)◇4주 트레이닝 교실부터 물엿 피까지시작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5월께 좀비로 분할 배우들을 모집했다. 오디션을 거쳐 그해 추석 합격 공고를 받았다. 4주에 걸쳐 ‘좀비 트레이닝’이 진행됐다. 영화 ‘곡성’(2016), ‘부산행’(2016) 등에서 안무 트레이너를 맡았던 전영 안무가가 주축이 됐다. 관절을 비틀어 추는 춤인 본브레이킹 댄서인 전 안무가는 ‘킹덤’에서 좀비의 움직임을 디자인했다. 사전 교육은 꽤 정교했다. 1주차는 변이 과정, 2주차는 걸음걸이, 3주차는 달리기, 4주차는 손으로 나눠 좀비를 만들어갔다. “빨리 빨리의 민족”이란 말이 나올 만큼 ‘킹덤’ 속 좀비들은 재빠르다. K-좀비라고도 한다. ‘킹덤’ 속 좀비는 먹잇감에 따라 변화한다. 평소엔 무기력하게 널브러져 있다. 일종의 레이더처럼 목만 내민 채 온몸에서 힘을 빼고 있다. 먹이가 나타나면 돌변해 놀라운 속도로 내달린다. ‘킹덤’ 속 좀비는 이 같은 특징으로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다. 머리를 흔들거나 꺾지 않고, 손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저 입을 사용해 먹이를 물어뜯기만 한다. ‘좀비 가족’은 40명이 조금 넘는다. ‘부산행’에 출연했던 ‘좀비 경력자’가 10여 명 정도 된다. 성비는 남녀 1:1. 시즌1은 30,40대가 주를 이뤘다면, 시즌2에선 20대를 적극 수혈해 평균 연령이 낮아졌다. 그만큼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는 역할이었다. 어느 날 조감독은 이들에게 ‘좀비 가족’이란 애칭을 붙여줬다. “함께 힘을 모아 열심히 해보자”는 의미였다. 덕분인지 실제 끈끈함으로 뭉칠 수 있었다. 촬영 전 제작진은 “가능하면 머리카락이나 수염을 길러주고, 체중도 감량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마르고 덥수룩해진 이들이 많았다. 꾀죄죄한 분장까지 하고 모여 있으면 “흡사 거지촌에 온 것 같다”는 농담이 오갔다. ‘좀비 가족’이었던 박수찬은 “밥만 먹고 6~7시간 동안 달린 날도 있다”고 말했다.(사진=넷플릭스 제공)◇“구르고 달리고”…체중 감량 절로현장을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분장이다. 얼굴에 때 칠과 피 칠을 한다. 피는 검은 피와 붉은 피로 나뉜다. 시야를 제한하는 백태 렌즈는 촬영 직전에 착용했다. 부상 탓에 웬만하면 지양했다. 입에서 흘리는 피는 식용 물엿에 색소를 섞어 만들었다. 영하 16까지 떨어지는 한겨울에 촬영하다 보니 가짜 피를 넣은 양념통이 금방 얼었다. 그렇다고 일찌감치 입에 넣어도 안 된다. 조명을 맞추는 사이 입에서 녹아 사라지기 때문이다. 투덜거릴 때면 누군가 ‘부산행’을 언급했다. 그때도 똑같은 식용 물엿이었지만 당시엔 한여름이었다. “날벌레가 꼬여 난리였다”며 “지금이 났다”고 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달리기’였다. 제작진은 선두에 선 ‘좀비 가족’에게 최대한 빨리 뛰어달라고 했다. 동시에 누구 하나 더 빠르거나 더 느려도 안 된다. 평지뿐만 아니라 가파르고 바위가 곳곳에 있는 산에서도 뛰었다. 백태 렌즈까지 끼고, 다 같이 뛸 때면 더욱 긴장됐다. 그만큼 합이 중요했다. 4화 손수레 장면이 대표적이다. 박수찬은 “밥만 먹고 6~7시간 뛰기만 했다”고 떠올렸다. 영신 역의 김성규가 선두에서 달리고 좀비들이 말이 이끄는 손수레를 따라잡는 신이다. 나중에는 말도 지쳐 떨어져 총 4마리의 말이 동원됐다. 1화 엔딩인 ‘의녀탑’ 신은 ‘좀비 가족’의 열연으로 완성됐다. 좀비 다수가 한 명의 의녀에게 몰리며 좀비로 산을 이룬다. ‘킹덤’의 ‘키 비주얼(key visual)’이다. 더미(인체모형)는 쓰지 않았다. 참여한 ‘좀비 가족’만 21명. 쉽게 올라갈 수 있게 하단에 트레일러를 깔았고, 카메라가 닿지 않는 곳에선 서로가 서로를 받쳐 올렸다. 정확한 계산이 없다면 자칫 다칠 수 있어 리허설도 여러 번 했다. NG도 많았다. 영상에선 1분도 채 안 되는 신이지만 촬영만 반나절이 걸렸다. 좀비들은 설정 상 심야 촬영이 많아 촬영을 끝내고 세트를 나섰을 때 이미 아침이었다. “문을 열고 나오는데 첫 눈이 펑펑 내려 다들 벅찬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때 칠과 피 칠을 마치면 어느 정도 분장이 완료된 상태다.(사진=본인 제공)◇“‘킹덤’ 시즌 거듭해 오래 갔으면” 아쉬움도 있다. 생생한 분장 때문에 진짜 가족도 공개된 영상에서 그들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매번 구르고 달리다 보니 체중도 4kg이나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2에도 함께 한 이유가 분명했다. ‘킹덤’에 대한 애정이었다. 시즌1 ‘좀비 가족’ 절반이 시즌2도 함께 하고 있다. “과정은 고됐지만 작업물을 보니 뿌듯했어요. 그런 감정을 시즌2에서도 느껴보고 싶어요. 여건이 된다면 시즌3, 시즌4까지 계속 함께 하고 싶습니다. 좀비물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지만 ‘킹덤’만의 좀비는 다르다고 생각해요.”뮤지컬 배우 출신인 박수찬은 뮤지컬 ‘프리즌’ 등으로 내공을 쌓았다. 영화 ‘1987’, ‘강철비’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모든 배우가 그렇듯 다작이 올해의 목표”라면서 “좀비도 좋지만 ‘사람’ 역도 하고 싶다”고 웃었다.
- ‘학교 가기 싫어!’ 등교 거부하는 우리 아이, 관심가지고 지켜봐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워킹맘 한모 씨는 그동안 아껴두었던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아이에게는 큰 변화인 입학을 앞두기도 했고, 무엇보다 평소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는 성향이라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한 씨는 1년 동안은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직접 등하교를 도우면서, 곁에서 돌봐줄 계획이다.올해 초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는 아이를 가진 정모 주부도 최근 개학날이 다가오면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학년이 바뀌면서 새 친구들을 사귀고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학교가 가기 싫다는 게 이유였다. 이제 곧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을 때다. 반면 일부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벌써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고, 그런 아이를 둔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설마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아니겠지’ 등 걱정이 앞서는 시기이기도 하다. 방수영 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불안해할수록 보호자는 함께 동요하기보다는 평정심을 가지고 관심과 격려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 곁에서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입학 전 아이의 건강상태와 심리상태를 살펴 불안감을 없애고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특히 학기 초에 학교생활 잘 살피고 불안감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등교 거부증, 집단 따돌림, 주의력 결핍, 틱장애 등을 최대한 빨리 발견해 치료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나타나는 ‘등교 거부증’자아 기능이 약해 누구나 겪는 보통의 스트레스도 힘들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불안, 우울, 초조함, 짜증 등의 정서적 증상을 겪게 된다. 이런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악순환이 반복돼 결국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 중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등교 거부증’을 보일 수 있다. 학교 갈 시간이 되면 막연히 배가 아프다거나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아채지 못한 부모들은 아이들의 말대로 병원에 데려가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부모들은 아이에게 꾀병으로 몰아붙여 혼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등교 거부증을 보일 때는 부모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땐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학교 에 가서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오더라도 등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배가 아프다, 어지럽다 등의 신체 증상에는 무관심하게 대하되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것에 대해서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소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권한다. 먼저 보호자와 이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놀이치료를 통해 극복하거나, 불안의 정도가 심할 땐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간혹 아이보다 보호자가 더 불안함, 우울함을 느껴 아이를 과잉보호하거나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은연중 방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땐 보호자도 함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집단 따돌림’도 적응 장애 중 하나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집단 따돌림’ 역시 적응 장애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주로 또래와 친하게 지내는 일이 어려운 아이들이나, 자기 자신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아이들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부모가 평소 자녀와 많은 대화를 통해 생활 태도를 살펴보고 친구 사귀는 방법 등도 조언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산만한 아이’ 야단보다는 관심가지고 지켜봐야주의가 산만하고 활동이 부산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아이들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땐 집중력이 떨어지고 과잉 행동을 해도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학습활동이 점차 중요해지는 고학년이 될수록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아무리 야단을 쳐도 조금 지나면 다시 산만해져 꾸지람으로는 별 소용이 없다. 주의력 결핍이나 활동의 과다 증상들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잔소리 효과도 그때뿐인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아동들이 집이나 학교에서 계속 야단을 맞게 되면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적절한 시점에 치료해주지 않으면 고학년으로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고 학업에 점차 흥미를 잃게 되면서 수업시간에 더욱 집중하지 못하는 악순환도 이어진다. ◇틱장애, 1년 이상 지속되면 치료받아야사람은 누구나 긴장하거나 어색할 때 하는 버릇이 있다. 발을 덜덜 떨거나 헛기침을 하기도 하고 손톱을 깨물기도 한다. 머리를 긁거나 어깨를 으쓱대는 것도 흔한 버릇이다. 어떤 버릇은 금방 없어지기도 하지만 평생 가는 버릇도 있다. 그런데 이런 단순한 버릇이 아닌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 시도 때도 없이 어떤 특정 동작을 하거나 음성을 내는 것을 ‘틱’이라고 한다. 동작으로는 이마를 찌푸리거나, 눈을 깜박이거나, 어깨를 으쓱대거나, 코에 주름을 짓거나, 머리를 끄덕이거나 흔들고, 목을 비틀고, 팔과 손을 급히 흔들거나, 손가락을 비틀거나, 무릎이나 발을 흔들거리는 것 같은 단순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음성으로 나타나는 틱으로는 목구멍에서 ‘음, 음’ 소리를 내거나, 혀를 차기도 하고, 코를 훌쩍이거나, 헛기침, 빨거나 입맛을 다신다든지, 콧바람, 비명, 중얼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 같이 단순한 음성이 있고 욕이나 외설적인 말을 하거나 남의 말을 따라하는 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이런 틱은 아이들에게 비교적 흔하게 생기는 문제이며 취학 전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으로 많이 생길 수 있다. 너무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좋다. 틱 자체에 대해서는 부모나 교사가 너무 지적하거나, 주의나 야단을 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틱장애라고 하며 이런 경우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틱이 동작과 음성으로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에는 ‘투렛장애’라고 하는 심각한 질환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방수영 교수는 “틱장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지만 가벼운 뇌 이상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따라서 뇌의 불균형상태를 교정하기 위한 약물치료가 도움이 되며 그 외 놀이치료, 행동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법들이 이용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일상생활에 지장 초래하는 우리아이 '평발', 꼭 교정해야 하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발바닥의 아치가 없어지며 편평해지는 평발은 의외로 우리 주변에 많다. 성장기 아이들의 평발은 대부분 정상범위에 속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평발 환자는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걸으면 쉽게 피로해지고, 아이들의 경우 심하게 보채는 경우가 있다. 심한 평발은 발 뒤꿈치의 외반 변형으로 인해 걷는 모습이 비틀어질 수 있어 늦기 전에 족부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과 진단이 꼭 필요하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 평발 환자 수가 늘면서 아이들의 평발 교정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평발 자체가 아이들의 운동과 성장에 악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도시전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평발이 있다고 무조건 교정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 체중 견뎌내기 힘든 평발, 오래 걷거나 서있으면 통증 유발평발은 편평족이라고도 하는 족부질환의 하나다. 발바닥 안쪽의 아치 형태가 낮아지거나 소실되는 변형상태를 말한다. 발바닥의 아치는 발의 유연성을 높이고, 체중 압력을 분산하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아치가 없이 편평한 평발은 체중을 견디는 능력이 떨어져, 오래 서 있거나, 걷거나, 뛸 때 피로감과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유소년기에는 관절과 인대가 유연하기 때문에 정상 아동에서도 평발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평발은 잘못된 보행습관과 과체중 혹은 뇌성마비와 같은 신경근육성 질환이나 외상 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평발 환자의 72%가 소아청소년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평발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0년 9,121명에서 2017년 1만9437명으로 8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소아청소년에서 특히 많은데, 2017년 기준 전체 환자 중 소아청소년 환자(0-19세)가 14,087명으로 72%를 차지했다. 안정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소아청소년기 평발 환자 수가 많은 이유는 평발에 대한 진료 건수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아이 부모님들의 과도한 걱정과 온라인 상의 무분별한 보조기 등의 광고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평발의 대부분은 성장하면서 좋아지는 유연성 평발평발은 유연성 평발과 강직성 평발로 나눌 수 있다. 유연성 평발은 증상이 없이 체중 부하가 있을 때에만 발바닥이 편평해지고, 대부분 성장하면서 저절로 좋아진다. 반대로 강직성 평발은 인대나 근육, 뼈 등에 이상이 있어 저절로 좋아지기 어렵고, 체중과 관계없이 편평함이 지속되어 피로감과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발바닥의 아치는 5-6세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6-8세 이후에 완성되므로 대부분의 소아는 평발 모양을 띄는 경우가 많다. 정상 범위 내에 속하는 유연성 평발은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안정태 교수는 “평발이라고 무조건 문제가 있는 질병으로 보면 안 된다”며 “개개인마다 키가 크고 작을 수 있는 것처럼 발의 아치도 높고 낮을 수 있으며, 부모의 발 모양이 유전될 수 있으므로 부모의 발 모양도 꼭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유연성 평발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없다”고 말했다. ◇ 유연성 평발은 정상 발의 일종, 교정치료 필요 없어일반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들어 올렸을 때 아치가 생기는 경우를 유연성 평발, 아치가 생기지 않는 경우를 강직성 평발로 볼 수 있다. 강직성 평발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발을 땅에 디딘 상태에서 발의 측면 및 전후면 단순 방사선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증상이 없는 유연성 평발은 정상 발의 일종이라는 개념을 갖는 것이다. 보조기구, 특별한 신발, 깔창 등은 증상은 완화할 수 있지만 교정을 유도하거나 성인이 됐을 때 문제 발생을 줄인다는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일상생활 제약하는 통증 있다면 치료 필요물론 정상범위에 속하는 유연성 평발이라고 해도 통증은 있을 수 있다. 특히 비만과 관련이 많은데, 체중이 늘다보면 발이 지탱해야할 무게가 커져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기 아이들의 경우 한창 뛰어다녀야할 나이에 통증이나 불편함으로 인해 운동을 못하게 되면서 다시 자연스레 체중이 늘어 통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있을 수 있다. 유연성 평발이라도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제약을 유발한다면 증상 완화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평발 치료는 환자의 나이나 증상에 따라 결정한다. 대부분의 유연성 평발은 치료가 필요 없지만, 강직성 평발이나 자연교정 되지 않은 유연성평발은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와 보조기 치료(발의 종 아치 모양 신발 깔창)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간혹 평발에 대해 수술 치료도 진행되는데, 심한 뒤꿈치 외반 변형이 생기면 고려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는 성인과 수술적 치료의 접근법이 다를 수 있으며, 아직 완벽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아킬레스건을 연장하거나, 뼈의 절골술, 거골하 고정술 등을 진행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이의 성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꼭 생각해야 한다.◇격한 운동 피하고, 적절한 체중 유지해야평발의 경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축구와 오래달리기 같은 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여성인 경우 굽이 너무 높거나 낮은 신발은 피하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통증이 있는 경우, 얼음이나 차가운 물수건 등을 이용해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특히 안정태 교수는 “전문의의 진단없이 보조기구 등의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자칫 환자와 가족에게 경제적, 정신적 손해를 적지 않게 초래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며 “불편해 보이는 아이의 발 모양 때문에 부모의 눈이 불편하다고 해서 아이를 불편하게 하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분홍크래커로 총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왜? 저항하려고!
-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가 F.X. 하르소노가 대표작 ‘만약 이 크래커가 진짜 총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1977)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 옮겨왔다. 분홍색 크래커로 만든 총을 산더미처럼 쌓아, 과자인지 무기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일상을 파고든 폭력성을 고발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과천=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어두운 구석공간에 조명을 받은 분홍빛이 뻗쳐 나온다. 슬금 다가가니 산처럼 쌓인 분홍더미. 그건 다름 아닌 권총이었다. 시선을 끄는 건 한 가지 더 있다. 총을 만든 소재, 크래커다. 깨물면 바삭 부서지는 담백한 과자 말이다. 이 얼마나 코믹한 상황인가. 결국 ‘핑키’한 색을 따라 다다른 산이 분홍색 크래커로 만든 총더미였다니. 도대체 애들이 장난친 것 같은 이 ‘작품’이 의미하는 게 뭔가.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더 있다. 플라스틱 음료수병이 빙 둘러 원을 만든 한가운데 흰 천으로 싸맨 무언가가 누워 있다. 죽은 코뿔소 형상이란다. 그들을 내려다보는 듯한 한쪽 벽에선 빛바랜 영상이 돌고 있는데. 바닥에 들인 것과 비슷한 장면이다. 음료수병과 코뿔소 모형. 다른 점이라면 둘러싼 군중 사이에 한 남자가 둔탁한 둔기를 휘두르고 있다는 것. 이 섬뜩한 퍼포먼스와 모형이 의미하는 건 또 뭔가. 싱가포르 작가 탕다우가 30년 전 퍼포먼스 ‘그들은 코뿔소를 포획하고 그 뿔을 채취하여 이 음료를 만들었다’(1989)의 현장을 재현했다. 당시 작가는 코뿔소의 뿔로 만든 음료를 담아냈던 플라스틱 음료수 병 사이에 죽은 코뿔소 모형을 두고 그 죽음을 애도하는 ‘과격한’ 제스처를 선보였더랬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혀 소통하지 못할 듯 보이는 두 ‘작품’에 공통점이 있다. 1960∼1990년대 아시아의 상황이란 거다. 한쪽에선 이전 시대의 사회·문화적 관습에 저항하는 변화를 열망했고, 다른 한쪽에선 민중을 억누르는 독재체제를 향해 투쟁의 비수를 꽂아댔다. 또 한쪽에선 빠른 도시화·산업화가 몰고 온 소비자본주의의 역기능에 시달렸고, 그 다른 한쪽에선 권력·제도를 비판하는 이슈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혼란과 격동, 저항과 연대가 아시아 곳곳에서 우후죽순으로 뻗쳐 나온 그때란 얘기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60년을 거스른 당시의 이 상황이 한 공간에 모였다.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 펼친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전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대만·홍콩·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인도·미얀마·캄보디아 등 아시아 13개국에서 날아온 작가 100명의 작품 170여점을 걸고 세웠다. 당대에 기고 날았던 각국 원로급 작가의 색과 행위, 목소리를 망라한 만큼 대규모다. 탈식민과 민족주의, 근대화와 민주화운동, 전쟁반대와 이념대립, 도시개발과 환경문제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단 하나의 키워드 아래 묶어냈는데, ‘세상에 눈을 뜬 현대미술’이란 거다. 필리핀 작가 레나토 아블란(66)의 ‘민족의 드라마’(1982). 1976년 설립한 필리핀 젊은 미술운동가 단체인 카이사한의 창립멤버로 활약한 작가는 당시 마르코스 독재정권으로 고통 받던 민중의 모습을 마치 연극무대의 한 장면처럼 묘사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항거·비판의 역사…각국 원로급 총출동인도네시아에 현대미술을 상륙시킨 ‘아버지’로 불리는 F.X. 하르소노(70)는 자신의 대표작을 들고 한국을 직접 찾았다. ‘만약 이 크래커가 진짜 총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1977)다. 1965년 수하르토 통치가 시작된 이후 검열의 1순위가 됐던, 그 예술을 주도한 신미술운동의 실험적인 풍자였다. 이전과는 달리 설치·레디메이드·해프닝·오브제 등으로 관람객의 자발적인 반응까지 유도해낸 선도적인 미술이라고 할까. “실제 ‘분홍 크래커 총’을 제작했을 때 모여든 아이들이 크래커 총을 집어먹기도 했다”고 작가는 회고했다. 하지만 의도는 따로 있단다. 일상을 파고든 폭력성. 과자인지 무기인지를 구분할 수 없게 한 사회적 상황 말이다. 싱가포르에선 탕다우(76)가 나섰다. 30년 전 플라스틱 음료수병과 코뿔소 모형을 두고 퍼포먼스를 벌인 그이다. ‘그들은 코뿔소를 포획하고 그 뿔을 채취하여 이 음료를 만들었다’(1989)는 당대 소비자본주의가 잉태한 환경문제를 환기하려 제작·연출한 작품. 줄줄이 세운 병은 열을 내리는 치료에 효과적이란 코뿔소의 뿔로 만든 음료를 담아냈던 거다. 동물의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적 제스처를 과격하게 내보였던 40대 예술가가 이젠 70대가 돼 당시를 재현한 영상과 모형 앞에 섰다. 탕다우는 이 작품 외에도 ‘도랑과 커튼’(1979)을 함께 선뵀다. 도랑의 흙물이 잔뜩 밴 커튼 7조각을 늘어뜨린 작품은 땅에 대한 관심이란다. 자신이 살던 동네가 재개발로 철거된 이후 반영한 소재라고 했다. 싱가포르 작가 탕다우가 자신의 작품 ‘도랑과 커튼’(1979) 곁에 섰다. 도랑의 흙물이 잔뜩 밴 커튼 7조각을 늘어뜨린 작품은 작가 자신이 살던 동네가 재개발로 철거된 이후 생긴 땅에 대한 관심을 담아낸 것이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한국에선 저항미술의 대가로 꼽히는 작가들이 줄줄이 나섰다. 조각·판화가 오윤(1946∼1996), 화가 김구림(83)·윤석남(80)·이강소(76)·민정기(70), 설치미술가 이승택(87) 등이다. 불·연기·안개·바람 등 자연현상으로 ‘형체 없는 조각’을 추구해온 이승택이 관습적 미술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하천에 떠내려가는 불타는 화판’(1988), 한강 살곶다리 부근의 잔디에 불을 놔 삼각형 흔적을 남긴 김구림의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1970) 등이 나왔다. 김구림은 “경찰에 연행돼 가던 작업”이라며 “모든 것이 내 캔버스란 생각으로 시도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라 불리는 작가 윤석남은 입체조각 ‘어머니 2-딸과 아들’(1992)을 선뵀다. 어머니의 가족사진 10장을 배경으로 폐목에 채색한 등신대 크기의 어머니와 딸, 아들을 만들어 세웠다. 지난 40여년을 일관되게 이어온 주제 ‘어머니’를 통해 “한국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화가로, 또 실험미술의 1세대로 활약한 원로작가 김구림이 자신의 대표적 퍼포먼스를 기록한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1970) 앞에 섰다. 작가는 “우리가 젊을 때는 힘든 세상이었다”며 “언젠가 이런 기회가 한 번쯤 있을 줄 알았지만 아시아 작가들이 한 데 모인 이번 전시가 너무 영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라 불리는 작가 윤석남이 자신의 작품 ‘어머니 2-딸과 아들’(1992) 옆에 섰다. 폐목에 아크릴물감으로 채색해 제작한 6점의 입체조각 ‘어머니 연작’ 중 한 점이다. 작가는 “1979년 마흔에 그림을 시작해 지금껏 어머니를 그려 왔다”며 “어머니 존재를 통해 한국여성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회화 중에선 1980년대 군사정권이 장려한 ‘영화’의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암시한 민정기의 ‘영화를 보고 만족하는 K씨’(1981), 조선시대 불화 ‘화엄사 시왕도’를 차용해 1980년대 소비문화를 지옥으로 풍자한 오윤의 ‘마케팅Ⅰ: 지옥도’(1980)가 먼저 보인다. 이들 사이로 최근 단색화시장에서 뜨거운 이우환(83)과 하종현(84)의 옛 작품도 발길을 붙드는데. 이우환은 철·솜으로 거대한 덩어리를 꾸며낸 ‘관계항’(1969/1988)을, 하종현은 패널에 스프링을 잔뜩 붙인 ‘무제’(1973)를 내놨다.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작가인 오윤의 ‘마케팅Ⅰ: 지옥도’(1980). 조선시대 불화 ‘화엄사 시왕도’를 차용해 소비문화가 팽배했던 1980년대 한국사회를 지옥으로 풍자했다. 코카콜라·맥심 등 당시에 인기를 끌던 광고문구를 거침없이 혼용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한국 전위미술 대표작가 이승택의 ‘하천에 떠내려가는 불타는 화판’(1988). 전통적인 조각·조형원리를 거부한 작가가 ‘형체 없는 조각’으로 관습적인 미술에 저항한 행위미술의 기록이다. 자신이 그린 화판에 불을 놓아 한강물에 떠내려 보내는 장면을 촬영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아시아판 ‘그날이 오면’…성찰의 무게감 가진 건 몸뚱이뿐이었다고 할까. 전시에는 자신의 몸을 도구로 쓴 작품이 유독 많다. 한 점, 한 점이 나라마다의 모진 족쇄를 감고 있고, 사회적 금기와 이데올로기에 저항한 행동주의를 입은 터다. 그나마 국가대항전은 지양한 모양새다. 딱히 어느 나라랄 것도 없이 온몸으로 항거한 예술혼을 몸 밖으로 꺼낸 대서사가 읽힌다. 다만 ‘왜 굳이 지금 한꺼번에 들춰야 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은 해결을 못 봤다. 서구가 자극한 대로가 아닌, 모처럼 세상에 ‘스스로 눈뜬’ 아시아의 거대한 예술적 움직임이 21세기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때 ‘공명’을 이뤘다 할 이들이 지금은 어찌 흩어졌는지 혹은 연합했는지도 모호하다. 애써 다들 모아 수고롭게 올라섰는데 앞이 꽉 막힌 형국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막연히 그리워할 수 없는 ‘그 시대의 초상’이다. 다가서려면 어느 정도의 ‘공부’도,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단 얘기다. ‘아시아의 그때는 왜 이토록 하나같이 무겁고 어두워야 했나’에 대한 성찰이 저절로 떠오르니까. 아시아판 ‘그날이 오면’, 바로 그거다. 전시는 5월 6일까지. 최근 단색화시장을 달구고 있는 이우환의 옛 작품 ‘관계항’(1969/1988). 철과 솜이란 이질적인 소재를 결합해 거대한 덩어리를 만들었다. 물질의 고유한 특성을 비틀거나 예상치 못한 조합으로 기존의 편견·관습을 깨는 작업 역시 당대 예술가들이 추구한 도전·저항의식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