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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위기..안정을 택한 코란도 디자인의 실패 때문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이준호 기자= 쌍용차 주인인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이 최근 방한했다. 이유는 자명하다. 쌍용차는 11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마힌드라가 인수 후 유상증자 형태로 1,300억 원을 지원했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 정도의 효과 밖에 없었다. 고엔카 사장의 방한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만큼 쌍용차는 위기다. 최악의 경우 다시 한 번 세계 자동차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지난해 쌍용은 렉스턴 스포츠 칸과 코란도를 출시했다. 없는 살림에 대대적인 홍보 행사도 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내수와 수출 총 판매량은 13만 5,235대로 전년대비 5.6%나 하락했다. 기가찰 노릇이다. 여기엔 코란도의 부진이 크다. 렉스턴 스포츠는 국내 시장에 전무후무한 픽업트럭 세그먼트를 독점해온 차량이다. 지난해 하반기 경쟁자 쉐보레 콜로라도가 등장했지만 선방하고 있다. 문제는 진짜 신차 코란도다.이름부터 희한한 '뷰티풀 코란도'는 2019년 3월 출시 이래 8월 전까지 매월 판매량이 추락했다. 신차효과를 봤던 3월은 전월대비 787.9%의 증가를 보였다. 바로 다음 달엔 20.4%, 6월엔 전달 대비 29.7%나 뚝뚝 떨어졌다. 연말 연식 할인을 했던 12월엔 그나마 형편이 나아져 2,512대를 팔았지만 전체 판매량 순위 23위로 밀렸다. 구형 모델인 현대차 코나, 투싼에도 밀리는 판국이다.코란도 시작은 좋았다쌍용차는 코란도에 대한 집착이 상당하다. 이름을 1983년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37년의 역사다. 코란도는 알다시피 'Korean can do 한국인은 할 수 있다'라는 뜻이다. 1996년에 등장한 코드명 KJ 뉴코란도는 당시 유행이었던 미국발 레트로 감성이 접목된 디자인이었다. 13년 만에 디자인을 바꾼 셈이다. 1세대 캐릭터가 고스란히 담겼다.뉴코란도는 쌍용차 전성기를 이끌었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이름과 정통 Jeep 스타일이긴 했으나, 독창적인 디자인은 당시 젊은이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신차 생명주기인 9년을 채우고 코란도는 단종됐다. 그 사이 쌍용차는 대우자동차, 이어 상하이자동차에 팔려가며 풍파를 겪었다.다시 옛 명성을 살리기 위해 '한국인은 할 수 있다'라는 이름을 부활시킨다. 큰맘 먹고 이탈디자인(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이끄는 이탈리아 카로체리아)에 디자인을 의뢰한 코란도 C가 그것이다. 2011년 등장해서 2019년까지 총 2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2015년 티볼리 등장 전까지 꾸준히 판매량을 견인했지만, 히트작까진 아니었다.C를 떼버린 코란도 디자인의 경우의 수티볼리는 쌍용차를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시켜준 모델이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쌍용차는 C를 뗀 코란도로 완벽한 재기를 노렸다. 새로운 코란도가 선택할 수 디자인 선택안은 크게 3가지다.첫째, 코란도 C처럼 아예 새로운 디자인으로 환골탈태하는 경우둘째,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는 뉴트로(newtro : new + retro의 합성어로 새로운 레트로의 붐) 디자인셋째, 베스트셀링 티볼리 디자인을 중심으로 둔 패밀리 룩쌍용차 경영진, 상품기획과 디자인팀이 선택한 안은 세 번째였다. 결과론적으로 좋지 못한 선택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해봤다.패밀리룩은 아이덴티티 픽토그램화가 이뤄져야 한다.티볼리 성공은 쌍용차의 자만심을 키웠다. 내부에서도 '한국 MINI'라며 칭송했다고 한다. 60주년을 막 넘긴 MINI와 4년을 막 넘긴 티볼리와는 숙성된 헤리티지에서 오는 아이덴티티 가치가 비교불가다.패밀리룩은 기본적으로 디자인을 픽토그램(pictogram : 어떤 사람이 보더라도 같은 의미로 통할 수 있는 그림)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지프 랭글러와 폴크스바겐 비틀을 보자. 단순한 아이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아이덴티티가 있다.티볼리 디자인도 독특한 편에 속하지만, 픽토그램화 할 특징이 없다. 이런 상태에서 티볼리 디자인을 패밀리룩의 중심으로 가져다 놓는다면, 임팩트가 약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코란도는 티볼리 보다 위급이다. 아우 보다 별반 나은 모습이 없는 형을 자랑하긴 힘들다. 벤츠의 C 클래스가 S 클래스를 닮았기에 좋아 보이는 거지, S 클래스가 C 클래스를 닮으면 망한다. 이게 상식이다.패밀리룩은 한물갔다국내 시장에서 패밀리룩으로 성공한 브랜드는 기아차가 거의 유일하다. 그것도 10년 정도 잠깐이다. 성공한 이유는 '타이거 노즈 마스크'라는 픽토그램이 있어서다. 피터 슈라이어가 기아차 디자인을 진두지휘했던 당시 기아차는 완벽한 패밀리룩을 구현했다. 지금은 어떨까?스팅어 이전까지 라인업에선 패밀리룩 뉘앙스가 강했다. 최근 등장하는 모델들은 완전 다르다. 셀토스를 시작으로 쏘울, K5, K7 모두 각자의 개성이 강하다. 피터 슈라이어가 현업에서 멀어진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 같은 시리즈인 K7과 K5만 비교해봐도 티볼리와 코란도는 얼마나 닮은 디자인인지 알 수 있다.기아는 “패밀리룩을 고수하는 디자인은 한물 갔다”고 판단한 셈이다. 무려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패밀리룩의 최대 단점은 디자인이 고만고만해 고인 물처럼 보일 수 있다.기아는 또 다른 선택적 일보(一步) 전진을 하고, 소비자는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인다. 국내 시장에서 현기차 디자인을 무시할 수 없다. 글로벌로 비교해봐도 솔직히 현기차 디자인은 꽤 높은 수준이다. 감각 좋은 디자이너를 해외를 막론하고 끌어모았다. 현기차가 포털에서는 악플에 시달리지만, 내수 시장 독과점은 무너진 적이 없다. 현기차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디자인을 주목하듯이 쌍용차는 현기차 디자인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뉴트로(Newtro)가 붐이 될 조짐이다뉴트로는 New + Retro의 조합어다. 새로운 복고풍이란 뜻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또 인간은 추억을 먹고사는 동물이라고 했다. 앨범을 들춰 추억을 꺼내 듯, 레트로는 디자인에서 잊을 만하면 나오는 코드다.레트로로 먹고 사는 그룹은 많다. 그중 하나가 크라이슬러다. 한때 미국의 빅 3 반열에 올랐지만 크라이슬러는 항상 허덕였다. 심폐 호흡기를 달고 사는 크라이슬러가 잠깐 꿈틀했던 적은 레트로 디자인의 300C 모델이 나왔을 때다. 지프 디비전마저 없었다면, 심폐 호흡기조차도 달지 못하고 바로 사망이었다. 지프 아이콘인 랭글러의 국내 판매량은 꾸준하다. 지난해 말에는 픽업트럭인 글래디에이터가 등장했다. 랭글러와 모습이 판박이지만 미국 시장에선 대박을 쳤다.레트로 디자인의 대표인 피아트 500은 유럽에서 MINI보다 더 많이 팔렸다. SUV의 인기로 단종될 줄 알았던 랜드로버 디펜더가 뉴트로 디자인을 입고 등장했다. 포드도 1966년 등장한 SUV 브롱코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디자인은 1세대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뉴트로다. 혼다 전기차 전용모델 e는 1970년대 디자인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이에 현대차도 포니를 전기차로 부활시키려 한다. 패션에서 불기 시작한 뉴트로가 자동차 디자인에까지 번지는 중이다.코란도 디자인 기획은 잘못됐다결론적으로 코란도 실패 원인은 디자인에 있다. 쌍용차에게 신차 개발 기회는 많지 않다. 흑자는 2016년 단 한 번뿐이었다. 치밀하고 치밀하게 트렌드와 경쟁사, 소비자 여론을 조사하고 반영해야 한다. 뷰티풀이 붙은 모델명만 봐도 '한국인은 할 수 있다'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쌍용차는 노사문제와 더블어 이리저리 팔려 다니는 신세였다. 코란도는 이런 쌍용차에게 '쌍용차는 할 수 있다.'라는 정신을 보여줘야 했다. 더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혁신적이었야 했다. 그런데 최대 히트작 티볼리에 자만했다. 위험과 도전 대신에 안주를 택했다. 부딪쳐서 이겨내려는 정신보다 외모 치중에 급급한 뷰티풀로 남았다.코란도 레트로 디자인은 이미 시도한 바 있다. 2015년 XAV Adventure Concept(이하 XAV)는 (구)코란도의 아이덴티티를 품은 레트로 스타일이었다. 원형 헤드라이트는 레트로 디자인의 핵심이다. XAV 헤드라이트는 반원이다. 지금 나온 랜드로버 디펜더와 비슷한 형태다. 그만큼 XAV 레트로 해석은 디펜더보다 빠른 셈이다.또 다른 매력은 앞쪽 오버 휀더다. (구)코란도의 플랫 휀더는 아니지만, 특유의 깊게 파고드는 턴 시그널 램프를 휀더와 클래딩 사이에 잘 조합했다. 4도어 프로파일이지만 2도어였던 (구)코란도의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해석이다. 디펜더나 랭글러처럼 2도어 모델로 확장해도 무리가 없다.뷰티풀 코란도를 보는 대중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구)코란도에 대한 향수가 아직도 남아 있다. XAV 콘셉트를 잘 다듬어서 뷰티풀 대신 '파워풀' 또는 'The KORANDO' 또는 '돌아온 코란도'로 등장했다면 좋았다. 적어도 지금과 같은 위기에 몰리지 않았다고 본다.
- 건강 위해 즐겨 찾는 실내 탁구, 배드민턴장에서 유의할 점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직장인 김재환 씨(57)는 2년 전부터 틈날 때마다 탁구장을 찾는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실내 운동을 찾던 중 친한 친구 몇이 함께 할 것을 권해 시작하게 됐다. 탁구는 장비 구입비도 타 운동보다 부담스럽지 않고 실내 이용장 대관료도 저렴해 매력적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운동량이 생각보다 많고 상당한 체력을 요하는 운동이었다. 더군다나 최근 탁구대회에 나가기 위해 연습량을 늘리다 보니 오른쪽 어깨와 팔에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바깥활동이 다소 힘든 여름철에는 실내운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특히 탁구와 배드민턴은 비용 부담 없이 가볍게 취미로 즐길 수 있어 실내스포츠장도 늘고 있는 추세다. 두 스포츠 모두 라켓도 가볍고 움직임이 크지 않아 쉬운 운동이라 얕보고 무리하기 쉬운데 의외로 운동량이 많고 장기간 지속하다 보면 몸의 여러 곳에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이광원 강북힘찬병원 원장은 “탁구와 배드민턴은 자신이 쓰기 편하다고 느껴지는 쪽의 손과 팔, 어깨로만 사용해 운동하기 때문에 김 씨처럼 많이 사용하는 부위에 통증이 생기거나 한쪽 방향의 근육만 발달해 몸의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며 “몸의 대칭이 무너지면 몸이 틀어진 모양을 따라 근육의 길이도 서로 달라져 신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되고 뼈의 정렬까지 변할 수 있으므로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통해 근육과 인대를 유연하게 풀어주고, 쓰지 않는 신체 부위의 근력 강화 운동을 따로 실천해야 몸의 균형을 바르게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탁구 즐길 때 어깨와 무릎 통증 ‘주의’탁구는 직사각형의 코트 중앙에 네트를 치고 라켓으로 공을 주고받는 것으로, 좁은 장소에서 적은 인원으로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탁구 경기에 사용하는 라켓은 크기와 모양에 제한은 없지만 다른 스포츠에 비해 손잡이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날아오는 공을 라켓으로 받아치려면 팔과 어깨를 크게 움직여야 하는데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날아오는 공을 향해 팔을 크게 휘두르면 어깨 힘줄에 무리가 가고, 누적되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어깨 힘줄은 어깨 관절을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일종의 근육 다발로, 4개의 힘줄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깨뼈와 위팔뼈를 연결하는 ‘극상건’이라는 힘줄이 팔을 들어 올릴 때 많이 사용돼 손상을 입기 쉽다. 힘줄에 균열이 생겼는데도 쉬지 않고 계속 운동을 하면 심한 경우 파열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통증이 있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또 코트 위로 날아오는 공을 잡으려다 드라이브, 스매시 등 동작으로 무릎을 무리하게 비틀거나 회전하는 동작을 하면 무릎 통증도 흔하게 나타난다. 무릎 주위 인대와 근육이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거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인데 인대와 근육이 손상되면 무릎 관절이 받는 하중을 잘 받쳐주지 못해 연골 마모와 관절 손상이 가속화돼 퇴행성 관절염을 앞당길 수 있다. 방치하면 증상이 만성화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약물, 물리치료와 함께 테이프나 붕대로 고정시켜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배드민턴, 얕보면 큰 코… 팔과 발목 부상 유의해야배드민턴은 날아오는 셔틀콕을 받아치기 위해 라켓을 이용해 빠른 순발력으로 다양한 움직임이 필요한 전신 운동이다. 근육 강화 효과가 있는 좋은 운동이지만, 근력이 부족한 초보라면 팔과 발목 등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배드민턴은 라켓을 쥔 손목에 강한 힘을 줄수록 스윙이 강해지고 셔틀콕의 속도도 빨라진다. 셔틀콕은 최고 시속 300~400㎞ 로 날아갈 수 있으며 스매시가 강할수록 손목의 꺾임 정도가 커진다. 이때 라켓을 꽉 쥐고 힘을 줄 때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이어지는 뼈를 둘러싼 인대에 부분적으로 손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팔꿈치 과사용증후군의 일종인 테니스엘보는 손목과 팔을 많이 사용하면 발생하며 한 번의 큰 충격보다는 작은 충격이 누적돼 통증이 나타난다. 주로 라켓을 들어 올리거나 팔을 비틀어 셔틀콕을 칠 때 팔꿈치 관절 바깥쪽이 아프고,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테니스엘보일 가능성이 있다. 통증이 지속되면 팔을 충분히 쉬어 주고, 동시에 팔 부위 염증을 치료하고 손상된 인대가 재생될 수 있도록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배드민턴에서 손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발의 움직임이다. 셔틀콕을 좇아 빠른 순발력으로 스텝과 점프, 급작스러운 방향 전환 등을 하게 되는데 자칫 순간적으로 발목을 삐끗하는 발목 염좌를 입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염좌는 관절이 평상시의 운동 범위를 넘어 순간적으로 크게 젖혀져 인대와 건이 손상돼 통증 느끼는 것으로, 심한 경우 관절의 보호막이 찢어지면서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지 않으면 얼음으로 냉찜질을 해주고 붕대로 압박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예방하려면 경기를 할 때는 스텝에서 발에 힘을 빼고 사뿐히 움직일 필요가 있다. 쿵쿵 소리가 날 정도로 발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발목에 큰 부담을 줘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내에서 미끄러움이 방지되는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어야 순간적으로 몸을 삐끗하는 부상을 피할 수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문화대상 이 작품] 완벽한 교감의 몸짓으로 관객 사로잡다
- ‘아트 프로젝트 보라와 게스트’ 중 ‘꼬리의 언어학’(사진=아트프로젝트 보라).[이지원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감각적인 이미지와 충격적 비주얼 그리고 움직임의 해체를 실험적으로 선보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 무용가 김보라가 7월 26일부터 3일간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아트 프로젝트 보라와 게스트’라는 기획으로 트리플 빌의 콜라보로 진행됐다. 이스라엘 출신으로 바체바 무용단에서 독립무용가로 변신한 샤하르 빈야비니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자신의 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샤론 프리드먼이 각각 ‘실리콘 벨리’, ‘파라다이스’로 참여했다. 김보라는 무대의 마지막을 ‘꼬리 언어학’으로 장식하며 120분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빈야비니의 작품 ‘실리콘 벨리’는 인체의 창의적 움직임이 구사하는 사이버 복제의 실태를 마주하게 하며 인간미와 기술미의 미묘한 균형감과 공간감을 무용수들의 순전한 움직임을 통해 구현했다. 검은 심장, 검은 언어, 검은 세상이 될지 모르는 새로움에 관한 추구와 무분별한 생산은 무용수의 획일적 표정의 가시화와 통일적 움직임을 통해 우리들에게 인간미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공이라는 소품의 미묘한 균형감과 뿌린 대로 거두는 원이라는 회귀의 의미를 비트감 있는 음악과 색감 있는 조명이 힘을 보탠다. 상상이 이루어질지 모르는 미래의 현실을 긴장감 있는 움직임과 동적 에너지, 그리고 구성적 연출을 통해 완성했다. 프리드먼의 ‘파라다이스’는 두 무용수의 완벽한 호흡과 절제된 테크닉, 그리고 안무를 곱씹어 숙성시킨 원숙함이 더해졌다. 관객들에게 파라다이스에 관한 의미를 두 명의 무용수를 통해 인간사로 확대시키며 기승전결의 구성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함께하는 곳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 몸짓은 템포와 움직임의 특질을 변형해 이러한 정의가 얼마나 가벼운지에 대한 질문으로 확대된다. 움직임은 거칠게 변형되고 몸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지만 결국, 그럼에도 함께하는 곳, 같이 만들어가는 곳이 파라다이스임을 두 무용수의 몸짓을 통해 발설한다. 움직임의 진화와 변형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마지막 작품은 김보라의 ‘꼬리의 언어학’이다. 2014년에 초연해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공연하며 열광적 호평을 얻고 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작품이다. 무대를 조형적인 디자인으로 설계하며, 색감이 주는 이미지를 천재적으로 연출하는 김 안무가는 초연과 달리 9명의 무용수를 무대에 세워 원초적이지만 세련된 몸적 코드의 구성적 배율을 체현했다. 개념에 함몰되어 몸짓을 통해 새로움이나 희열을 기대하는 것이 사치가 된 컨템포러리 댄스의 현 실태를 비웃듯이 주제의식과 함께 움직임의 아름다운 균형감을 완벽하게 선사했다. 안무가와 함께 해체적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데 일조한 음악, 소품, 의상, 마지막으로 초감각적 에너지와 열정을 동원한 무용수들의 헌신이 실로 감동적이다.사립단체가 무용단을 운영하는 것이 녹록하지 않은 현 실정에서 좋은 무용수를 확보하고 해외 게스트를 초청해 공연하는 것은 오롯이 김보라 안무가의 힘이다. 그리고 그러한 힘은 무대를 마친 이후 극장에서 떠나지 않으며 심미적 교감을 함께 나누는 관객들의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그녀가 발 딛을 컨템포러리 댄스의 여정이 무척 기대되는 이유다.‘아트 프로젝트 보라와 게스트’ 중 ‘꼬리의 언어학’(사진=아트프로젝트 보라).‘아트 프로젝트 보라와 게스트’ 중 ‘꼬리의 언어학’(사진=아트프로젝트 보라).‘아트 프로젝트 보라와 게스트’ 중 ‘실리콘밸리’(사진=아트프로젝트 보라).‘아트 프로젝트 보라와 게스트’ 중 ‘파라다이스’(사진=아트프로젝트 보라).‘아트 프로젝트 보라와 게스트’ 중 ‘파라다이스’(사진=아트프로젝트 보라).
- 폴크스바겐 비틀 단종, 소형 SUV 타렉 대체..한국 올까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전설의 딱정벌레 폴크스바겐 비틀이 단종되면서 소형 SUV 타렉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폴스바겐은 지난달 비틀 마지막 생산을 담당하던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의 조립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기존에 비틀을 생산하던 라인은 새로운 소형 SUV 타렉 생산 설비로 재정비 될 것으로 보인다.폴크스바겐 멕시코 CEO인 스테판 라이체(Steffen Reiche)는 “비틀을 생산하던 조립라인을 타렉 생산라인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타렉은 소형 콤팩트 크로스오버 장르에 속하는 소형 SUV다. 현재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선 제타와 골프, 티구안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부터 새로운 소형 SUV인 타렉이 추가된다. 2010년께 국내에 수입된 비틀 역시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생산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타렉이 생산되면 한국에 수입될 가능성도 꽤 있어 보인다.새로운 소형 SUV 타렉은 2020년 생산을 시작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에서 2021년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타렉은 2018년부터 중국 시장 전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타루'와 형제차다. 폴크스바겐의 대형 SUV 아틀라스와 준중형 SVU 티구안과 동일한 MQB 플랫폼 기반이다. 타루는 최고출력 186마력을 발휘하는 2.0L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150마력의 1.4L 가솔린 터보 엔진과 최고출력 116마력의 1.2L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모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전륜구동 단일 모델로 트림에 따라 후륜에 토션빔 혹은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조합된다.타루는 현재 유럽 전용 모델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티록과 비슷한 사이즈의 소형 SUV다. 미국내 소형 SUV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유럽 전용 모델 티록 대신 북미형 소형 SUV로 개발한 것이 타렉인 셈이다.현재 북미 소형 SUV 시장은 토요타 CH-R, 혼다 HR-V, 지프 컴패스 등이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여기에 현대 코나가 지난해 판매를 시작했고 하반기 기아차 셀토스가 가세한다.타렉 크기는 전장 4452mm, 전폭 1840mm, 전고 1625mm, 휠베이스 2667mm다. 국내 판매되는 준중형 SUV보다 조금 작고 베뉴 크기의 초소형 SUV보다 소폭 크다. 파워트레인은 폴크스바겐의 중국 전용 모델 타루와 동일할 것으로 보인다. 구동 방식 역시 타루와 동일하게 전륜구동이다. 한편,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볼륨이 점차 커지면서 폴크스바겐코리아는 하반기 유럽 전용 모델 티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티록은 전륜구동 베이스에 사륜구동 모델도 있다. 현재 국내 인증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 수입차 인증에 시간이 많이 걸려 연내 출시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티록 유럽 판매가는 약 2만유로(한화 약 2652만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판매가격은 3천만원 초중반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 '레드슈즈' 홍성호·김상진 감독 "픽사를 키운 스티브 잡스가 필요한 때"
- 애니메이션 ‘레드슈즈’의 홍성호(왼쪽부터) 감독과 김상진 애니메이션 감독.(사진=라인프렌즈)[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픽사의 성공을 만든 스티브 잡스같은 걸출한 리더가 필요한 때죠.”영화 ‘레드슈즈’의 홍성호 감독과 김상진 애니메이션 감독이 입을 모았다. 애니메이션이 투자 수익률이나 문화 영향력에서 부족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에만 머물고 있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순제작비 3억7천만엔으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4200억원을 벌어들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은 실사 영화로 제작돼 국내에서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파급력을 한번 보세요. 유보금 생기면 부동산 사들이는 기업가보다 미래를 보고 픽사에 참여한 스티브 잡스같은 인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애니메이션이 CG와 결합한 요즘,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얼마든지 가능하거든요.”(김상진 감독)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에 참여한 홍성호 감독과 디즈니에서 ‘주먹왕 랄프2’ ‘겨울왕국 2’ 등에 참여한 김상진 감독이 ‘레드슈즈’에서 힘을 합쳤다. 홍성호 감독은 ‘레드슈즈’의 총연출을, 김상진 감독은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았다. ‘레드슈즈’는 홍성호 감독이 쓴 시나리오가 2010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시작됐다. 애초 제목은 ‘빨간구두와 일곱난쟁이’였다. 빨간 구두를 신어야 공주가 되는 스노우화이트와 저주에 걸려 초록 난쟁이가 된 일곱 왕자가 그 주인공이다. 기존 동화의 캐릭터를 뒤집고 비틀어 현대인들의 오해와 편견을 꼬집은 작품이다.“세계 배급을 목표로 한 애니메이션이어서 투자금을 모으는 게 어려운 일이었죠.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서 초기 지원금을 받았지만 실제 진행될지 미지수였죠. 한 벤처투자사에서 50억원으로 물꼬를 트면서 월드릴리즈가 가능하게 됐습니다.”(홍성호 감독)홍성호 감독의 시나리오는 투자 진행과 함께 20년 남짓 디즈니에서 근무한 김상진 감독이 합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두 감독은 누구나 봐도 부담이 없는 친숙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결론은 익숙한 소재, 색다른 설정이었다. 애니메이션 ‘레드슈즈’에는 클레이 모레츠, 샘 클라플린, 지나 거손, 패트릭 워버튼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두 감독의 열정 끝에 프로덕션에 들어간 지 3년 만에 오는 25일 개봉하게 됐다. 러닝타임 92분, 총 제작비 200여억원이 든 ‘레드슈즈’는 시사회 당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견줄만한 만듦새에 많은 이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았다. 표정이나 손동작 등 미세한 움직임까지 깔끔하게 완성해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요즘 애니메이션은 소프트웨어의 기술력과 아티스트의 감각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봐야 합니다. 디즈니나 픽사가 자신들만의 소프트웨어로 만드는 반면 우리 제작진은 상용화된 소프트웨어를 변형해 애니메이션을 만듭니다. 그러니 기술적 역량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봐야 합니다. ‘라푼젤’에서 공주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는 장면이나 ‘모아나’에서 물에 젖은 캐릭터의 외양처럼 섬세한 장면을 아직 따라가기 어렵죠. 그 때문에 감성이나 감각, 시나리오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김상진 감독)두 감독은 ‘레드슈즈’가 국내 애니메이션의 제작 능력을 한 단계 성장시킨 작품이라고 단언했다. 디즈니에서 숱한 작품을 만들어낸 김상진 감독은 캐릭터 디자인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까지 각 업무에 자신의 노하우를 쏟아냈다. 제작 초기 학생을 가르치듯 하나부터 열까지 각 스태프의 작업에 힘을 보탰다. 점차 모델링, 맵핑, 애니메이팅, 라이팅 등 세분화된 제작 분야가 효율을 갖추면서 제작에 속도가 붙었다. “애니메이션은 넷플릭스 등 OTT로 배급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면서 폭발적 성장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레드슈즈’를 제작하면서 디즈니와의 기술적 격차뿐 아니라 제작 노하우의 갭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국내에 제대로 된 제작 ‘파이프라인’을 갖춘 스튜디오가 적지만, 그만큼 해야 할 일이 앞으로 많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홍성호 감독)홍성호·김상진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했다. 아직 제대로 된 성공사례가 없으니 스티븐 잡스같은 사명감 있는 기업가도, 몇십 년을 쏟아붓는 애니메이터도 찾기 어렵다. “‘레드슈즈’는 순간마다 벽을 만나고 그 벽을 넘은 도전의 결과물”이라는 게 두 감독의 설명이다. 이들은 국내 애니메이션의 현재가 어디쯤인지,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레드슈즈’로 답을 내놓고 있다.애니메이션 ‘레드슈즈’의 홍성호(왼쪽부터) 감독과 김상진 애니메이션 감독.(사진=라인프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