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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혼여행 일정도 줄일 판"…환율 상승에 발목 잡힌 여행객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내년 봄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계획 중인 예비 신랑 A씨(32)는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7박 일정에 1000만 원 수준이면 충분할 것으로 여겼던 경비가 최근 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예상을 크게 웃돌게 되면서다. 그는 “예산 상황에 맞춰 5박 일정으로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평생 한 번뿐인 신혼여행이라 결정이 쉽지 않다”며 고민스러워했다.지난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 랠리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50대까지 치솟으면서 늘어난 비용 부담에 여행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달 새 5% 가까이 치솟은 환율에 여행사들도 숙소, 교통, 가이드비 등 현지에 지불해야 할 비용(지상비)이 늘면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24일 오후 3시 30분 주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40원 오른 1456.40원으로 종가 기준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동절기 여행상품 판매가 시작된 10월 말과 11월 초 환율 1380원에 비해선 5.5% 증가한 수치다.여행 업계는 고환율이 지속할 경우 여행 심리가 위축될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앤데믹 이후 여행시장의 회복을 이끌어온 자유여행 수요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유여행객이 단품으로 개별 구매하는 해외 항공권과 호텔·리조트 등 숙소는 상품가에 환율이 바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으로 자유여행을 떠난 한 여행객은 자신의 SNS에 “뉴욕에서 맥도날드 빅맥 세트를 시켰더니 한국의 두 배가 넘는 11.89달러(약 1만 7200원)가 나왔다”며 “남은 여행기간 동안 한인 마트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할 생각”이라는 글을 올렸다.단체 구매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환율 변동이 바로 반영되지 않는 패키지여행 상품에서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통상 패키지 상품은 이후 환율 변동을 감안해 가격을 책정하지만, 이미 환율 상승폭이 예상치를 2배 넘게 초과한 상태다. 여행사 입장에선 환율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르면서 고객 불만을 감수하고 추가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여행사는 계약 시점 대비 외화 환율이 2% 이상 변동할 경우 해당 고객에게 추가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자영업자 윤 모 씨(46)의 경우 3개월 전 부모님의 튀르키예 9일 여행 상품을 예약했지만, 최근 여행사로부터 1인당 7만 원씩 추가 비용을 내라는 안내를 받았다. 계약 당시보다 환율이 너무 올라 예정된 일정과 코스로 여행을 떠나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여행사 측 설명이었다. 윤 씨는 “이미 휴가 계획을 여행 일정에 맞춰 잡아놓은 데다 기분 좋은 여행을 선물하고 싶어 추가 비용을 냈다”며 “고환율로 여행경비 부담이 늘면서 개인적으로 떠나려던 여행 계획은 잠정 보류한 상태”라고 말했다.원·달러 환율 현황판 (사진=연합뉴스)패키지여행 상품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 문제는 미주, 유럽 등 장거리 지역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통상 상품 구매 예약을 길게는 1년 전 짧게는 수개월 전에 미리 하는 장거리 지역 여행의 특성상 최근 고환율로 환차손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겨울방학, 설연휴를 이용한 가족 여행지로 인기가 높던 사이판, 괌, 하와이도 환율 고공행진으로 수요가 흔들리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여행지는 수요가 몰리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나투어, 인터파크트리플 등 주요 여행사들은 최근 다낭 등 베트남 여행상품 판매가 전년 대비 20~30%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 여름 성수기 티메프 사태에 이어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 고환율 악재를 맞닥뜨린 여행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 예약 취소보다는 장차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할 경우 그나마 있던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인터파크 투어 관계자는 “고환율로 비용 부담이 늘어난 상황을 고려해 도쿄, 홍콩, 싱가포르 등 단거리 지역 위주로 테마파크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며 “겨울 성수기에 여행 소비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겨울방학, 설연휴 수요에 맞춘 특가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전통적으로 겨울철 여행 수요가 많은 여행지는 아니지만, 최근 무비자로 문턱이 낮아진 중국 여행상품을 앞세우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고환율로 괌, 사이판, 하와이 등 미주 지역은 당분간 모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거리,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부담이 적은 중국의 수요 증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관련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지역화폐로 민생회복 나선 지자체장들, 민주 이어 국힘도 동참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에 계엄과 탄핵정국이라는 쓰나미까지 덮치며 경기도내 기초단체장들이 지역화폐를 방파제로 앞세우고 있다. 수원과 광명, 화성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을 비롯해 지역화폐를 터부시했던 국민의힘 단체장도 내년도 발행액과 인센티브율 상향 등을 공표하면서다.의정부 제일시장에서 지역화폐로 거래하는 모습.(사진=경기도)2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분석한 경기도내 11월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62.2로 10월 71.6 대비 9.4포인트 하락했다. BSI 지수가 100 미만인 경우는 경기 실적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해당 조사에서 소상공인 52.6%는 체감 경기 악화 사유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꼽았다.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11월 대비 12.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종합한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100 미만이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소비심리 위축과 체감 경기 악화로 인한 여파는 개업률과 폐업률 역전현상으로 이어졌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이 2024년 상반기 경기도내 소상공인 개·폐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개업 점포 수는 3만3213개, 폐업 점포 수는 3만3555개로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이 1.01로 집계됐다. 시군별로 살펴보면 31개 시군 중 13개 시군에서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이 1을 넘어섰으며, 가장 비율이 높은 곳은 부천시로 9.71을 기록했다.이처럼 소상공인 경제 지표에 모두 ‘빨간불’이 켜지면서 일선 기초단체장들은 지역화폐로 진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관할 지자체에서 단기간 내 소비진작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지역화폐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수원시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12일 민생경제 비상대책 간담회를 열고 내년부터 수원페이 인센티브율 상시 6%에서 10%로, 충전한도도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설과 추석 명절이 있는 1월과 10월에 한해서는 20% 인센티브가 적용된다.박승원 광명시장도 상시 10%에서 1월 한달간 20%로 인센티브율을 높이고 충전한도도 3~4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조정했다. 지역화폐 발행액 규모에서 경기도 1위인 화성시도 정명근 시장의 지시로 내년 인센티브 상시 10%, 충전한도는 70만원으로 확대했다. 이들 단체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지역화폐=이재명’이라는 꼬리표로 소극적이었던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 중에서는 신상진 성남시장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신 시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분기 5000억원 규모 성남사랑상품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올해 총 발행액(2180억원)의 2배 이상 규모다. 또 1분기 발행분에 한해 할인율을 기존 6%에서 10%로 구매한도도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렸다. 앞으로도 지역화폐 확대 정책을 펼칠 지자체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이 아직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수마저 부족한 지자체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지자체에서는 기초의회의 반발이 불거지고 있다.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탓인지 신상진 시장은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우고 시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의회와 관계기관의 협조를 구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 "시민들이 與의원 막았다? 오히려 월담 지원 한마음이었다"[인터뷰]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한 12월 3일 밤, 국회경비대 등 경찰은 계엄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통제했다.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위해 달려온 국회의원들은 국회 담장을 넘어야 했다. 올해 67세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국회에 진입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평균연령 56.3세의 국회의원들이 국회경비대와 기동대 소속 젊은 경찰관들의 제지를 뚫고 사람 키보다 높은 국회 담장을 넘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많은 시민과 국회 직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더불어민주당 사무처 소속 직원인 김용근 부국장과 안준승 부장 역시 국회의원들의 월담을 도와준 숨은 영웅들이었다. 이데일리는 2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이들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어봤다.더불어민주당 김용근 부국장(왼쪽), 안준승 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계엄 당시 퇴근했던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모습을 본 후 곧바로 국회로 이동했다. 얼마 후 국회는 경찰에 의해 출입이 통제됐고, 일분일초를 다투던 긴박한 상황에서 이들은 민주당 사무처 소속 허재필 차장, 조영재 과장과 함께 ‘의원 월담 지원조’를 꾸렸다.안 부장은 “표결을 위한 의원들의 국회 진입이 급선무라는 얘기를 당사무처를 통해 들었고, 국회에 들어가는 대신 덩치가 큰 사무처 소속 4명이 조를 이뤄 의원들이 담을 넘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시민들이 국회 넘어가던 계엄군 막아서기도”이들은 국회 외곽을 둘러보며, 담이 비교적 낮고 경찰들의 통제가 상대적으로 허술해 의원들이 담을 넘을 만한 장소를 물색했다. 그렇게 찾은 장소가 파천교(여의2교) 인근 수소충전서 쪽 담이었다. 안 부장은 곧바로 당사무처에 이 같은 상황을 알렸고, 안 부장의 연락처는 소속 의원들에게 공유됐다.국회의원 월담에도 전략과 작전이 필요했다. 국회 안과 밖 모두를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경찰들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 주변을 배회하다 담을 넘으려는 의원들이 인근에 도착했을 때 순식간에 작전을 폈다.김 부국장이 곧바로 담 앞에서 엎드리면, 다른 3명이 주변의 감시하며 의원들이 김 부국장의 등을 밟고 담을 올라 건너편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돕는 식이었다. 김민석 의원을 시작으로 정동영·조승래·이춘석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10여명의 월담을 이렇게 도왔다.이들의 지원을 받으면 국회로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는 다른 당 의원들에게도 순식간에 퍼졌고,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무소속 김종민 의원,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들의 도움을 받아 국회 담을 넘어 국회 경내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렇게 총 15명이 이들 도움으로 무사히 국회에 입성했다. 천 의원이 한 인터뷰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언급한 시민들이 바로 이들이다.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였던 3일 밤 11시경 경찰이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계엄해제 요구안 표결을 위해 국회 담장을 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안 부장은 “저희 당 내부에 공지됐던 제 번호가 금세 다른 당에도 소위 ‘지라시’ 형태로 퍼졌고 다른 당 관계자들로부터 엄청나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며 “우리당, 다른 당 가릴 처지도 아니었기에 여야 가리지 않고 도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국회의원들이 월담을 하는데 시민들의 도움도 컸다고 입을 모았다. 김 부국장은 “경찰들의 경비가 삼엄해지자 시민들이 다른 곳에서 넘어가는 척 경찰들의 시선을 끌었고, 그 틈을 타 의원들이 재빠르게 담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의원 월담을 막으려는 경찰들과 몸싸움이 난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고 밝혔다.계엄군 선발대의 국회 진입을 늦춘 것도 시민들이었다. 안 부장은 “계엄군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경찰이 국회 담을 넘도록 길을 터줬다. 시민들이 달려들어 계엄군을 막아섰고, 결국 다수 계엄군은 국회 진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다”고 설명했다.◇“함께 싸워주신 시민들 생각하면 눈물 나”김 부국장은 “시민들도 여야 할 것 없이 표결을 위해 의원들이 한 명이라도 더 국회에 들어가야 하는 비상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했고, 저희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며 “여당 의원들에게 투표를 하라고 소리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의원들을 막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말 그대로 군인들을 몰아내던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경찰이 국회 정문을 폐쇄하는 등 국회를 전면 차단하자, 시민들이 몰려들어 비상계엄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진=뉴스1)경찰과의 몸싸움 상황에서 손에 부상을 입은 안 부장은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후에도 사무처 직원들이 밤새 돌아가며 순찰을 돌았다”며 “순찰을 돌다가 문득, 제 피를 닦아주고 담장에 같이 매달려 함께 싸워준 시민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모든 분들에게 고마웠다”고 밝혔다.이들은 당일 경찰의 행태에 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국회 정문 출입 차단을 넘어 물리력으로 월담을 하려는 국회의원들까지 밀치며 큰 부상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 여러 번 나왔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경찰의 방해로 담벼락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안 부장은 “국회 차단 초반엔 국회경비대 소속으로 보이는 경찰관들이 제지를 하면서도 의원들이 이미 담에 올라탄 상황에선 국회 안쪽에서 받아주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후 경비가 더 강화된 후 외부 기동대로 보이는 경찰관들은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밀치거나 잡아당겼다. 시민들에게 시비를 거는 등 일부러 시민들을 자극하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두 사람에게 ‘당시 두려움은 없었나’라고 묻자 “무서웠다”는 답이 돌아왔다. 안 부장은 “소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이 헬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야당 당직자인 만큼 ‘진짜 잡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집에 전화해 ‘아버지를 잘 부탁한다’는 얘기까지 드렸다”고 말했다.김 부국장도 “계엄 선포 당시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집을 나오면서 아내와 함께 커플 목걸이를 찼다. 아내에게 ‘살아 돌아오겠다’는 말을 했다”며 “실제 이 불법 계엄이 성공했다면 우리는 삼청교육대에 끌려갔을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 재계가 직접 뚫는다…31개국에 韓 지지 서한 보낸 한경협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 기업들은 계획한 투자들을 차질 없이 집행할 것입니다.”한국경제인협회가 국내외 정치 리스크에 대한 기업들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세계 각국을 상대로 발로 뛰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한국 경제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해외 파트너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행보다.한경협은 최근 류진 회장 명의로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한국 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와 관심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 세계 31개국 33개 경제단체 회장들에게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에도 한국 경제는 건재하다는 내용이 골자다. 국내 정치권의 잇단 탄핵론으로 정부 차원의 국제 교류가 사실상 어려워진 와중에 재계가 직접 뛰는 것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한경협이 이번 서한을 보낸 곳은 미국상공회의소(USCC), 캐나다상의(CCC),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중국기업연합회(CEC), 인도경제인연합회(CII), 독일 BDI, 영국 CBI, 프랑스 MEDEF, 벨기에 FEB, 이스라엘 MAI, 브라질경제인연합회(CNI) 등이다.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경협 제공)한경협은 서한을 통해 “최근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견조한 펀더멘털과 높은 국가신인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최근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이어 “내년 정부 예산안과 첨단산업 투자를 지원하는 세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는 등 기업 활동에 필요한 조치들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외국 기업과 해외 투자자의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경협은 “한국 기업들은 계획한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할 예정”이라며 “미국 신정부 출범 등에 따른 세계 교역여건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등 해외 파트너와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한경협은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경제계는 이번 사태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각 국 및 각 단체간 교류와 협력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한경협은 앞서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상의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열어 관심을 모았다. 한경협과 미국상의는 공동 선언문에서 “양국은 기술 산업을 겨냥한 차별 법안을 포함한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류진 회장은 재계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그는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 받아 관심을 모았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청 받은 것으로 알려진 재계 인사는 류 회장이 처음이다.
- 크리스마스 이브에도…“尹탄핵”vs“반대” 집회 열렸다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도 서울 도심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인근에선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다.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경복궁역 근처에서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를 열었다.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메리퇴진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해당 집회에는 10·29 이태원참사 유족들이 꾸린 자원봉사단을 비롯해 ‘방구석 웹툰작가 모임’, ‘민주시민을 위한 음료봉사’ 등이 흰색 천막을 치고 핫팩, 마스크, 초콜릿, 유자차, 쌍화차 등을 나눴다.집회 시작 한 시간쯤 전부터 친구나 가족, 연인으로 보이는 시민들이 각양각색의 응원봉을 들고 집회 장소로 모여들었다.현장에서는 로제의 ‘아파트’,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방탄소년단(BTS)의 ‘쩔어’ 등 K팝이 앰프에서 울려 퍼졌고, 시민들은 노래에 맞춰 춤추거나 떼창을 하기도 했다.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하라”, “한덕수 즉각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지난 22일 트랙터를 끌고 대통령 관저 인근까지 갔던 전국여성농민총연합회 양옥희 회장은 “비상계엄이 있던 밤 아득함을 밝힌 시민들의 눈빛을 지난 주말 남태령에서도 봤다”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고 싸우자. 어떻게 가면 승리할지 우리는 알고 있다”고 독려했다.한편 이날 오후 보수단체인 전국안보시민단체총연합은 동화면세점 앞에서, 엄마부대는 헌법재판소 근처 안국역 인근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두 단체 집회에는 각각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각각 100명씩(전국안보시민단체총연합 측 추산 1천명, 엄마부대 측 추산 300명) 모였다.동화면세점 앞 집회에 나온 김충일 전 국방대 교수는 “무슨 대통령이 내란을 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내란을 한 게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 외교 보폭 넓히는 김동연, 주한 美·英대사와 연달아 회동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주한 미국대사와 영국대사를 연달아 만나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의 대외신인도와 관광업 타격을 막기 위해 두 차례 ‘서한외교’를 펼친 김 지사는 크리스마스 이브, 서구권 두 강대국 대사들을 만나며 외교적 역량을 과시했다.24일 오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필립 골드버그(Philip Goldberg) 주한 미국대사가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24일 필립 골드버그(Philip Goldberg) 주한 미국대사와 오찬 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계엄과 탄핵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대한 골드버그 대사의 굳은 신념과 지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지사는 미국 9개 지역 주지사를 포함해 전 세계 교류지역 정치지도자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과 경기도의 안정적인 상황을 공유한 결과 이에 대한 지지 답신을 통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또, 첨단산업 교류 등 경제협력을 비롯한 한미동맹은 흔들리지 않음을 재확인하고,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어 한반도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한미동맹의 역할 수행을 위해 힘을 합쳐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골드버그 대사의 귀국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성사된 이날 오찬 간담회는 두 사람의 계속된 친분을 바탕으로 성사됐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022년 11월 경기도를 방문한 골드버그 대사와 처음 만나 경기도-미국 및 한국-미국 간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4월에는 수원 KT WIZ 야구장에서 함께 프로야구 개막전을 관람하며 공감대를 쌓았고, 윌러드 벌러슨 미8군 사령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지난해 9월에는 골드버그 대사와 함께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과도 만났다. 올해 3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가 경기도를 방문했을 때도 골드버그 대사가 자리를 함께해 상호간의 우정과 신뢰를 단단히 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 후 현재까지 도는 미국과 신규 우호협력 협약(MOU) 체결 2건, 경기도 대표단 미국 3회 방문, 미국 주지사 9명 12회 면담 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양적·질적 협력을 크게 강화했다.24일 오후 영국대사관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주한 영국대사를 면담하고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고 있다.(사진=경기도)같은 날 김 지사는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주한 영국대사도 만나 경기도와 영국 간 협력 방안, 현재 국내정세 등을 논의했다.김 지사는 한국이 계엄 해제, 대통령 탄핵과 같은 정치적 혼란을 민주적 방식으로 해결 중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우방국들이 보낸 민주적 절차에 대한 지지와 성원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민주적 절차의 진행에 관심을 가지고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이에 대해 크룩스 대사는 한국에서의 사태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고, 한국의 헌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평가하며, 한국과 영국은 글로벌 전략 파트너로서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세계정세, 경제 현안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누고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양측은 앞으로도 기후변화대응과 첨단산업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합의했다.크룩스 대사는 2022년 2월 한국 부임 전 주북한 영국대사로 근무했으며,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서기관으로 일하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방한 시 총괄 실무를 담당한 한반도 전문가로 통한다. 김 지사는 취임 이후 다양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영국 간의 우호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2022년 7월 주한영국대사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당시 영국대사관 조문, 10월 영국 기후대응대사와의 면담 및 DMZ 평화 걷기에 크룩스 대사의 참석 등 중요한 만남과 행사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또한, 2022년 11월 크룩스 대사 초청으로 한영협회 리셉션에서 축사, 2023년 영국무역특사 존 위팅데일과의 면담을 진행했으며, 경기환경산업전 개막식에서 크룩스 대사가 축사를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