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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인트 조색도 인공지능으로 [생활속산업이야기]
-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침구, 종이, 페인트, 유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김준혁 KCC 중앙연구소 어플리케이션앤 프로세스 프로] 나비효과.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토네이도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이론으로, 작은 일이 생각지도 못했던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학자의 발표에서 사용된 이 개념은 현재 기상학뿐만 아니라 과학을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활용되는 이론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 이론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여기저기 사용하게 만든 건 2004년 개봉했던 영화 ‘나비효과’가 아닐까 싶다.KCC 중앙연구소에서 AI기반 무도장 조색시스템을 이용해 비접촉 방식으로 액상 도료를 측색하고 있다. (사진=KCC)후회스러운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시간 여행을 모티브로 나비효과를 그려낸 당시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나 역시도 영화를 보고 나오며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도, 내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도 이 나비효과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적용되고 있지 않을까? 최근 나비의 날갯짓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기술이 아니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연구원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며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최근 선보이고 있는 신기술들은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날갯짓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AI기반 무도장 조색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무(無) 도장, 즉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조색(원하는 색을 만드는 것)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페인트에 대해서는 생소한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페인트 공장에서는 고객이 주문한 색상을 만들기 위해 색깔을 내는 안료를 섞어 조색을 진행한다. 이때 주문받은 색상과 조색한 색상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테스트로 페인트를 칠해서 건조시킨 후 측색기(색을 측정하는 기구)로 측정을 해봐야 한다. 만약 아쉽게도 일치하지 않으면, 다시 조색하고 칠해서 건조 후 확인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최종적으로 일치하는 색깔을 만들어 낸다. 이는 도료 색상이 액상일 때(Wet corlor)와 건조된 상태일 때(Dry color) 미세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으로, 그동안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조색하고 칠하고 말리고 측정하는 방식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AI기술을 통해 도료를 건조시키지 않은 상태, 즉 액상일 때 측색을 해도 건조 후 색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으니 그것이 바로 AI기반 무도장 조색시스템이다.KCC 도장로봇 SMART CANVAS가 KCC 안성공장 바닥면을 로봇전용 에폭시 도료로 도장하고 있다.(사진=KCC)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설명하다 보니 아주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 시스템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한 연산 작용과 빅데이터와 AI기술이 적용됐다. 수년간 Wet corlor와 Dry color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액상도료의 색상값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Wet color measurement 기법과 도장 후 건조된 도막 상태의 색상값을 예측하는 AI 기반의 컬러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KCC는 이 기술로 올해 특허등록을 완료할 정도로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기존 조색->도장->건조->측색(확인) 과정에서 도장/건조 단계를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조색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른 작업 시간의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을 활용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평균 약 10시간 소요됐던 조색 공정이 2.8시간으로 72%나 단축됐다. 조색 시스템만 예로 들었지만 KCC는 최근 수평면 도장 작업을 자동화한 자율주행 도장 로봇 ‘SMART CANVAS(스마트 캔버스)’도 개발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세상에는 수많은 기술이 개발됐다가 그때의 상황에 따라 흥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개발된 모든 기술이 세상을 뒤흔들 만큼의 영향력을 끼칠 수는 없다. 다만 돌풍으로 발현될 그날을 꿈꾸며 나비의 날갯짓은 지속되고 있다. 이 날갯짓이 우리 회사와 동료와 나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긍정적인 나비효과로 나타나길 손모아 기도하며, 오늘도 나비는 날개를 가다듬어 본다.(그래픽=김정훈 기자)
- '교통 오지' 벗어나나…우이방학선 운명 내달 갈린다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철도 교통의 오지 방학·쌍문동에도 경전철이 들어설까. 우이방학선(우이신설선 연장선·3.93㎞)의 운명이 내달 갈린다. (그래픽=김일환 기자)이번 재입찰이 무산되면 기본계획부터 다시 수립해야 해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번과 달리 통합발주를 통해 사업비를 늘려 시공사를 최대한 찾겠다는 계획이다.14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달 우이방학선 연장선에 대한 재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4581억원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건설비 3338억원 규모로 조달청에 입찰을 의뢰했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는 없었다.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 부족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구간은 길이 좁은데다 굴곡구간까지 있어 난이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년간 급격히 오른 공사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12월 공고에서는 전기·전차선·통신 시스템 분야 등을 통합해 4093억원으로 사업비를 약 750억원 증액해 입찰을 유인한다는 방침이다.우이방학선은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서 지선 형태로 뻗어져 나가 수도권 광역전철 1호선 방학역까지 총 4개역을 잇는 공사다. 이 중에 신규역은 2개다. 우이방학선이 들어선다면 단번에 신설동역(1, 2호선), 성신여대역(4호선) 등 환승이 가능해 도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우이방학선 사업은 201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려 했지만 사업자를 찾지 못해 10여년간 표류했다. 이후 2020년 11월 재정사업으로 전환됐고 올 7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현재까지 흘렀다. 개통 목표는 2031년이다.지역에서 이번 재입찰에 큰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유찰 시 원칙적으로 기본계획부터 다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수년의 시간이 더 흐를 수 있다.우이방학선 입찰 성공 여부는 1만여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방학·쌍문동의 집값은 물론 재건축·리모델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그래픽=김일환 기자)대표적으로 1986년에 지어진 방학동 신동아 1단지는 무려 3169가구로 도봉구 최대 재건축 단지로 신속통합기획 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인근에는 1988년에 지어진 쌍문동 한양 2, 3, 4차(1635가구), 쌍문동 삼익세라믹(1988년, 1541가구), 방학동 청구아파트(1994년, 978가구), 쌍문동 현대1차(1990년, 783가구) 등 대단지들이 모여있다.이중 일부 아파트는 서울시가 올해 발표한 ‘재개발·재건축 2대 사업지원 방안’에 따라 노후 아파트 용적률을 높여주기로 함에 따라 정비사업에 도전 중이다. 만약 경전철이 뚫린다면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 각종 정비사업에도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이경숙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우이방학선 인근 지역은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교통 소외지역이다.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그간 사업 지연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서울시도 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모든 직원이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차를 더 가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 최고 경제 석학의 경고…"트럼프 공약 이행시 더 큰 인플레 충격"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다시 한 번 물가를 치솟게 하고 싶지 않다면 선거 공약을 지키지 말라.”세계 최고의 경제 석학으로 꼽히는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사진=AFP)서머스 전 장관은 13일(현지시간) CNN 뉴스 센트럴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선거 기간 동안 말한 것을 그대로 실행한다면 2021년 미국이 겪은 것보다 훨씬 더 큰 인플레이션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금 인하와 관세 인상, 불법 이민자 추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개입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이행될 경우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이 언급한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급격한 경기 침체가 발생해 미국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한 시점이다. 시중에 막대한 자금이 풀리자 물가는 고공행진하며 결국 이듬해인 2022년 6월에는 인플레이션이 9.1%로 정점을 찍었다. 이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그 충격파는 최근까지도 미국 경제와 정치 전반에 남아 있다. 물가 상승률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생활비에 대한 불만은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귀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대규모 관세 부과와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세금 인하, 막대한 국채 발행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반이민주의적 정책은 인건비 상승으로, 대규모 관세 부과와 국채 발행 등 확장적 재정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로 인해 미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하를 중단하거나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메시지를 받아들여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이 실행된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수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다른 경제학자들 역시 서머스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의 68%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할 경우 물가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연준을 때리고, 관세를 올리고, 노동자들을 집으로 보내고, 예산 적자를 부풀리는 이 프로그램이 누적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생각은 이 일을 해온 40년 동안 기억할 수 있는 어떤 명제만큼이나 경제를 따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서머스 전 장관의 경고에 발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중국에 대한 관세를 도입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촉진했으며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일자리를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실질 임금을 올리고,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며 에너지에 대한 족쇄를 풀어 미국 경제를 빠르게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