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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외길…‘양자 센싱’ 기술, 美 진단검사의학회 챌린지 도전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큐티코리아 곽승환 대표(CEO)가 자체 개발한 ‘단일광자검출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 20년은 걸릴 수 있다”는 발언을 하자 양자컴퓨팅 기업들의 주가가 한 때 폭락했다. 하지만, 양자기술에 20년을 매달려온 인물이 있다. 바로 양자암호 및 양자센싱 기업 지큐티코리아의 곽승환(55) 대표다.곽 대표는 SK텔레콤(017670)에 근무하던 당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도청 의혹 사건을 계기로 양자암호통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05년, 정형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의 도청 의혹을 제기하며 CDMA의 감청 가능성을 문제삼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곽 대표는 “도청이 불가능한 통신 기술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그 해법으로 양자기술도입을 SK텔레콤에 제안했다.이후, 6년간 회사를 설득하는 동안 아버지로부터 더 이상 집착하지 말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양자기술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결국 2011년 SK텔레콤을 설득해 퀀텀테크랩을 설립해 리더를 맡았고, SKT가 투자한 스위스 양자기술 원천 업체 IDQ의 부사장으로 활동하다가, 2022년 3명의 박사들과 퇴사해 지큐티코리아를 설립했다.GQT Korea의 연구원들이 양자암호용 단일광자검출기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지큐티코리아 제공◇양자암호통신 장비 가격 10분의1로양자암호통신은 SK텔레콤이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뛰어든 분야다. 양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로, 파동이기도 하고 알갱이(입자)이기도 하다. 만약 단일 광자가 0과 1의 속성을 동시에 갖는다면, 송수신 측에서 비눗방울을 주고받는 것과 비슷하다. 제3자(해커)가 비눗방울을 만지기만 해도 형태가 변형돼 해킹이나 복제 여부를 알 수 있는 원리다. 이처럼 양자암호통신은 누군가가 키를 빼내려 했을 때 송수신자가 즉시 이를 알아챌 수 있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현재의 양자키분배(QKD) 장비는 상용화에 여러 장애물이 있다. 대당 2억원에 달하는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전국망에 도입하는 것은 큰 부담이며, 랙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상당히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큐티코리아는 90억 규모 국책과제에 선정돼 ‘양자광집적회로 칩 기반 모듈형 QKD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곽승환 대표는 “과제 마무리는 2028년이지만, 2027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 장비가 개발되면 구축 비용이 10분의 1로 줄어들고, 블레이드 한 장 크기로 공간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과제는 지큐티코리아가 주관하고, KT 네트워크연구소, KIST 광전소재연구단, KAIST 유경식 교수, (주)우리넷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양자센싱으로 조류독감 검사, 15분 만에…‘양자내시경’을 향한 꿈사실 양자암호통신 장비는 양자역학의 특성인 ‘얽힘’과 ‘중첩’을 100% 활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외부 자극에 민감한 양자시스템의 성질을 이용해 측정하는 양자센싱은 고전적인 센서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정밀도를 자랑한다. 특정 상황에서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현재의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술을 뛰어넘는 단일광자 분자진단이 가능하다는 의미다.곽 대표는 “양자센싱 기술을 활용하면, 예를 들어 조류독감 방역을 위해 3000마리 이상의 조류 농장에 CCTV를 설치되어 있지만 PCR수준의 현장진단 장비가 설치되면 더욱 더 정확한 조류독감의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며, “PCR에서는 전처리 장비와 PCR 장비가 필요하지만, 양자센싱 기술은 아주 작은 빛으로도 디텍션할 수 있어 카트리지를 이용해 현장에서 12~15분 만에 조류독감 여부를 확인하여 관련기관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지큐티코리아는 중소벤처기업부 딥테크 TIPS 프로그램의 18억원 규모 ‘초민감도 단일광자 검출기 기반 신속 현장진단을 위한 분자진단 플랫폼 개발(단일광자 분자진단)’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지큐티코리아가 주관하며, 부경대학교,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과 공동 개발하고, 시선바이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도 기술 개발 협력 파트너로 참여했다.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곽 대표는 현재 동물용 체외진단시약 개발을 시작했지만, 양자센싱 기술을 인간 감염병 진단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또, 얽힘광자를 활용한 양자내시경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양자센싱을 바이오 분야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홍콩대 등에서 있었지만, 칩을 제대로 구동하지 못해 사실상 실패했다”면서, “하지만 지큐티코리아는 단일광자 검출기 기반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한 시도”라고 말했다.양자센싱의 미래는 암 정복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이 암 종양을 1cm 이하에서 발견하면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이를 조기에 확진하려면 양자센서를 활용하여 혈액안의 암세포를 찾아내거나 위나 대장의 피부속 5~10mm 안의 용종을 발견할 수 있는 양자내시경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7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진단검사의학회 및 전시회인 ADLM2025에 저희가 개발한 양자센싱 애플리케이션을 출품할 예정”이라며, “이 챌린지에서 마지막까지 가기만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지큐티코리아는 곽승환 대표가 설립한 한국 기업이지만,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함께 양자센싱 분야 가장 큰 시장을 고려한 결정이다. 전체 직원은 16명으로, 기술 인력 비중이 87.5%에 달하며, 그 중 7명이 박사학위를 보유한 딥테크 강소기업이다.
- 美인플레 우려·韓금리인하 기대에도 안정 찾은 환율, 왜?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고공행진 하던 원·달러 환율이 새해 들어서는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견고한 고용 시장에 이어서 물가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달러화는 ‘초강세’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연초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취임도 앞두고 있어 환율이 다시 1500원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초 환율 40원 하락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이달 8일 1444.5원까지 떨어졌다. 새해가 되자 40원 이상 급락한 것이다. 특이한 점은 올해 들어 달러화는 더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하락하며 환율은 오르지만, 이 공식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최근 미국 고용 시장이 뜨거워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 관세 정책으로 인해 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크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 예외주의가 더욱 힘을 받자, 달러를 밀어 올리고 있다. ◇환율 하락 ‘세 가지’ 이유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건 우선 국내 정치 불안이 진정됐다는 점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무력 충돌 없이 체포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직 대통령 탄핵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내외 경제 안정에 힘쓰고 있다.두 번째로는 원화를 비롯해 ‘트럼프 트레이드’의 타격을 받았던 통화들이 되돌림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련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트럼프의 보편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공포감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원화, 멕시코 페소, 브라질 헤알 등 대표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던 세 통화는 연초 이후 1%대로 상승했다. 트럼프 관세 영향이 선반영된 만큼, 연초에는 가치 상승으로 되돌림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 번째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가 환율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전략적 환 헤지를 최대로 가동하게 되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해외 자산의 10%인 482억달러(약 70조원)까지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지난 7일 외환시장에서는 국민연금으로 추정되는 선물환 매도 주문이 은행을 통해 수억 달러 규모로 출회됐다. 이에 환율은 16.3원 하락하며 1450원대에 안착했다. 이후로도 국민연금은 장중 환율이 튀는 지점마다 달러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환율 하락에 큰 일조를 하고 있다. ◇빅 이벤트 대기…환율 하락이냐, 반등이냐이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녁을 기점으로 환율은 다시 꼬리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10시 반께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미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대로 나온다면 소매 물가는 여전히 끈적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다시 110포인트를 돌파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다음날인 16일에는 한은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리 시장에선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기에 인하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에서 한은이 인하를 단행한다면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달러 쏠림이 거세질 수 있다.또 일각에선 환율이 하향 안정 돼야 금리 인하의 명분이 생기기에 인하 전에 국민연금 등 정부와의 공조로 환율을 낮추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국내 경제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침체된 내수 분위기에 인하를 하지 않고 버티기는 어렵다”며 “금리 인하를 위해 국민연금과 외환당국과 공조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이어지는 이벤트 이후에도 환율이 하락세를 유지할지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주 고용부터 해서 물가지표까지 환율 상방 재료가 더 많다”며 “만약 미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환율은 148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은이 금리 인하를 한다면 다음날 외환당국의 경계 물량이 크게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1~2월 중에 한은의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 만약 이번에 인하를 하면 선제적 대응으로 보고 환율은 내려갈 것”이라면서도 “만약 이번에 동결한다면 2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환율이 올라가거나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비만약 삼국지]최인영 한미약품 센터장 “세상에 없는 게임체인저로 비만약 판도 바꿀 것”④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일각에서는 비만치료제 개발이 늦었다는 이유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후발주자인 일라이릴리가 비만약 판도 변화를 이끌었듯이 한미약품은 빅파마가 가지지 못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게임체인저를 준비하고 있다. 복수의 파이프라인으로 비만약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다.”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사진=한미약품)10일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한미약품의 성공을 자신했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기회 요소가 분명히 존재하고, 현재 비만치료제의 약점을 상쇄 및 보완한 게임체인저 약물 전략이 먹혀들 것이란 설명이다.그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비만치료제가 획기적인 체중감량 효과를 확보해 블록버스터 약물로 성장했지만, 초고도 비만 환자 증가로 다양한 미충족 의학적 수요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비만 환자가 비만치료제 처방을 중단하는 이유는 부담스러운 가격과 부작용 때문”이라며 “식욕 조절이 주요 작용기전인 비만치료제는 위장관계 부작용과 근육 손실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식욕을 억제하는 GLP-1 기전으로만 접근하면 체중 감소와 함께 근육 감소가 필수적인데, 이중, 삼중작용제가 상대적으로 근육량 감소폭이 작다는 리포트들이 나오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먼저 블록버스터 약물로 올라섰지만, 일라이릴리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에 시장을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젭바운드는 GLP-1/GIP 이중작용제로 위고비 대비 근육량 감소를 완화하면서도 가장 많은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낸다.한미약품(128940) 비만치료제 전략도 이런 미충족 의학적 수요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 센터장은 “한미약품은 한국인 맞춤형 GLP-1 비만치료제와 글로벌 고도비만 환자를 위한 베스트인 클래스(Best-in-class) 치료제, 체중 감량시 나타나는 근육 손실을 방지하는 게임체인저 치료제 등을 단계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맞춤 치료제는 에페글레나타이드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인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치료제로 국내에서 글로벌 제약사 치료제 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무엇보다 가장 주목을 받는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은 삼중작용제 ‘HM15275’와 근육량을 감소가 아닌 오히려 늘려주는 게임체인저 ‘HM17321’이다. HM15275는 글로벌 고도비만 환자 시장을 겨냥한 GLP-1+GIP+ 글루카곤(GCG) 삼중작용제다. 올해 상반기 1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비임상연구에서 위고비 및 젭바운드보다 강력한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근육 감소량 최소화를 확인했다.최 센터장은 “비만치료제 미래 시장은 근육 감소량을 줄이는 것이 아닌 아예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작용기전 물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빅파마들도 이러한 전략을 수립 및 추진하고 있지만,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신약 경쟁력이 더 우수하다고도 했다. 그는 “일라이릴리나 노보노디스크가 현재 임상에서 하는 전략들은 기존 근감소증 치료제로 쓰던 약물을 GLP-1과 병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들 근감소증 치료제(마이오스타틴 항체)는 선행된 근감소증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대부분 항체 기반 형태를 가지다 보니 분자량이 매우 크고, 동물세포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생산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따라서 한미약품은 기존 GLP-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 수용체를 타깃,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면서 동시에 근육은 증가시키는 HM17321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있다. HM17321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에서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 등 양적·질적 개선 효능과 차별화된 개발 전략을 확인한 비임상 연구 결과 2건을 포스터로 발표해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HM17321은 한미약품 내재화된 기술을 총망라한 파이프라인이다. R&D 센터에 내재화된 최첨단 인공지능 및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했다. 단독요법으로도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에서도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기존 치료제 대비 가격경쟁력도 우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최 센터장은 “HM17321은 완전히 새로운 작용기전 물질로 비만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받은 근육 감소가 아닌, 증가시키면서도 지방은 줄여주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한미는 기존 비만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철저히 분석함은 물론, 사이언스 기반의 후보물질 발굴 및 설계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비임상 연구에서 근육 증가와 위고비 수준의 체중 감소 효능이 입증된 HM17321은 미래 비만치료제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비만약 삼국지]주춤하는 노보·맹추격 릴리·차별화 K바이오②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덴마크의 대들보로 주목받던 노보 노디스크가 ‘비만약 왕좌’를 위협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후속 의약품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다.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낮다는 결과가 발표된 날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20% 이상 폭락했다.시장 기대치보다 2.3%포인트(p) 낮은 체중감소율이 하루 만에 시가총액 1250억 달러(180조원)를 증발시켜버릴 정도로 글로벌 비만약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체중감량 효과로 승부수를 보기 어렵다면 다른 ‘한 방’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가 ‘약으로 빼는 몸무게’ 시장을 활짝 열 수 있었던 것은 적은 부작용에도 경쟁사 대비 우월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여준 덕분이었다. 하지만 비만약 시장 개화 5년차를 맞은 지금은 비만약을 찾는 사람들의 요구사항이 다양해지고 있다.삭센다에 이어 위고비까지 2연속 성공을 거둔 ‘전통강호’ 노보 노디스크가 주춤하는 틈을 타 유력한 경쟁자 일라이 릴리는 삼중작용제와 저분자화합물로 시장 석권을 노린다. 아직까지 3군으로 분류됐던 신흥세력도 자사만의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비만약 개발 경쟁은 전통강호와 도전자, 신흥세력의 삼파전이 되어가는 양상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비만약 개발 전략, 단기 효과냐 장기 편의성이냐지난해 12월 노보 노디스크는 ‘카그리세마’(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카그릴린타이드)가 임상 3상에서 22.7%의 체중감소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카그리세마의 체중감소율이 25%일 것으로 예상해 왔기에 이날 단숨에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20% 떨어졌다.상용화된 GLP-1 비만약 중 가장 체중감소율이 높은 의약품은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로 22%에 달한다. 2023년 글로벌 매출이 45억 달러(6조원)에 달했던 위고비는 체중감소율이 평균 15%다. 현재 임상 3상 중인 일라이 릴리의 후속 비만약 레타트루타이드의 체중감소율은 2상에서 24.2%를 기록했다.체중감소율을 높이기 위해 제약사들이 찾아낸 카드는 ‘복합작용제’다. GLP-1뿐만 아니라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등 여러 호르몬 수용체를 함께 타깃하는 것이다.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높은 체중감소율을 보인 것도 GLP-1과 GIP 수용체에 함께 작용하는 2중 호르몬 작용제였기 때문이다. 후속약인 레타트루타이드는 GIP·GLP-1·GCG 수용체 3개에 동시에 작용해 체중감소율을 더 높였다. 레타트루타이드가 높은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하면서 이미 시장은 GLP-1 단일작용제에서 다중작용제로 빠르게 전환하며 새 국면을 맞고 있다.국내는 한미약품(128940)과 디앤디파마텍(347850)이 GIP·GLP-1·GCG 삼중작용제를 개발 중이다. 각 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작용비율에 따라 체중감소율 및 부작용이 달라질 수 있어 같은 삼중작용제라 하더라도 효능과 안전성은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한미약품의 HM15275는 비임상에서 위고비, 젭바운드보다 높은 체중감량효과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체중감소율이라는 정공법 대신 장기복약 편의성에서 개선점을 보여 시장을 설득할 수도 있다. 화이자, 암젠은 물론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단기효과보다는 장기복약 편의성을 개선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찾아 나섰다. 생산단가를 낮춰 한 달에 70만~80만원에 달하는 환자 부담 가격(위고비)을 내리거나, 주사가 아닌 치료대안을 내거나, 장기복약을 위해 GLP-1 계열 비만약의 알려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식이다.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이에 대해 “현재 비만약들은 근본치료제가 아니라 질병조절제이기 때문에 다른 만성질환 치료제들처럼 오래 복약할 수밖에 없다”며 “환자 입장에서 볼 때 결국 비만약은 장기복약 편의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다양한 기전과 제형 개발이 활발한 것은 그만큼 비만약 시장의 잠재성이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모닝스타·피치북은 오는 2031년까지 글로벌 비만약 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29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최인영 센터장은 “최근 연구에서 GLP-1 계열 비만약이 수면무호흡증,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비만약 시장 전망치는 조사기관마다, 조사시점마다 매번 더 성장하고 있다”며 “아울러 비만약 시장은 규모도 크지만 환자의 연령과 성별 등에 따라 원하는 것이 다르고 세분화돼 있어 플레이어들이 차별화 요소를 찾는다면 자신만의 플레이를 하면서 시장을 나눠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장기 발휘’ K바이오, 장기복약 편의성으로 승부위고비가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일 1회였던 투약주기를 1주 1회로 늘리면서였다. 이제 시장은 투약주기를 1·3·6개월로 늘린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주목한다. 월 1회 이상의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는 암젠의 ‘마리타이드’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인벤티지랩(389470)이 세마글루타이드의 투약주기를 6개월~1년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나섰다. 인벤티지랩은 이미 동물의약품에서 1개월짜리 주사제를 1년 지속형 장기주사제로 만들어 기술수출한 경험이 있다. GLP-1 기반 신약개발에 전문성이 있는 디앤디파마텍 역시 GLP-1·GIP·GCG 수용체를 동시 타깃하는 삼중작용제 DD15를 통해 투여주기를 늘린 비만약 임상 1상에 돌입했다.이처럼 후발주자들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 GLP-1 비만약을 접목시켜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중이다. 올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는 한미약품의 HM17321은 GLP-1 비만약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인 근육량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포커스를 뒀다. HM17321는 오히려 비만약 복약을 통한 체중 감량시 근육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비만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 기술로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여러 화장품을 히트시킨 경험이 있는 라파스(214260)는 이를 비만약에도 적용시키려 한다.화이자는 저분자화합물 신약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저분자화합물 기반의 GLP-1 수용체 작용제 ‘다누글리프론’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249420)의 자회사인 유노비아, 한미약품 등이 저분자화합물 GLP-1 수용체를 활용한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유노비아는 지난해 ID110521156의 임상 1상에 진입, 국내에서 저분자화합물 기반 비만약을 개발하는 회사로는 가장 진도가 빠르다. 저분자화합물 비만약은 펩타이드 성분 비만약에 비해 단기 효과는 떨어질 수 있지만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을 갖는다.이재준 유노비아 대표는 “저분자화합물 합성신약 개발에 특화된 역량을 가진 일동제약의 강점을 비만약 개발에도 적용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는 펩타이드 주사제로 원하는 체중을 만들고 저분자화합물 기반 경구약으로 이상 체중을 유지하면서 근육감소를 최소화하고 전반적인 노화를 늦추는 방안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비만약 삼국지]비만치료제 3파전...최후 승자는①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시장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와 미국 일라이릴리가 2강을 형성한 가운데 화이자, 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와 혁신 기술을 적용한 K바이오 등이 맹추격 중이다. 크게 3파전 형국인데,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 주도권은 다중작용제와 편의성을 선점한 기업이 석권할 전망이다.(그래픽=김일환 기자)10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올해 매출 85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라이릴리가 2023년 출시한 젭바운드의 올해 매출은 5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을 노보노디스크가 64~65%, 일라이릴리가 32~33%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매년 고성장해 2031년 2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인데,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양강 체제가 지속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화이자와 베링거인겔하임 등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고, 경구용 및 장기지속형 신기술을 장착한 국내 기업들도 후발주자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경쟁상황을 들여다보면 시장을 장악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후발주자군인 화이자와 국내 기업들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먼저 노보노디스크는 GLP-1 단일작용 비만치료제를 가장 먼저 상용화해 시장을 장악했지만, 복합작용제 트렌드에 뒤처졌다는 평가다. 반면 일라이릴리는 노보노디스크보다 늦게 뛰어들었지만, 이중작용제로 경쟁력 측면에서 노보노디스크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들이 2028년 비만치료제 1위 제품으로 젭바운드를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전문가들은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중·삼중작용제가 장악할 것으로 내다본다. 단순히 포만감을 줘 식욕을 억제하는 GLP-1 단일작용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다. 실제 젭바운드는 GLP-1에 GIP(위 억제성 폴리펩타이드)를 더한 이중작용제로 부작용이 덜하고 체중 감소율은 23%에 달한다. 위고비(14.9%)를 압도하는 약효다. 노보노디스크 역시 이중작용제 개발에 나섰지만, 임상 3상에서 체중감소율이 목표치(25%)에 못미쳤다.특히 양강 기업들의 주력 제품은 모두 1주 1회 주사 방식인데, 투약 주기를 늘린 장기지속형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펩트론(087010), 인벤티지랩(389470) 등 국내 기업들은 혁신 기술로 불리는 장기지속형 기술을 확보해 3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각각 일라이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 선택을 받아 공동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GLP-1+GIP+GCG(글루카곤)의 삼중작용제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근육을 증가시키면서도 젭바운드 이상으로 체중을 감소시키는 세상에 없는 게임체인저 신약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최인영 한미약품(128940) R&D 센터장은 “비만치료제 미래는 GLP-1 단일제가 아닌 이중 및 삼중작용제를 개발하는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다. 노보노디스크보다 일라이릴리가 더 유리한 이유”라며 “복합제는 GLP-1 단일제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줄이고, 체중감소율을 높일수 있는 기전이다. 여기에 장기지속형과 경구용 등 편의성을 추가한 제품들이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물장수 꼬리표 뗀다"…광동제약, 헬스케어·비만치료제 개발 집중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광동제약(009290)이 헬스케어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광동제약은 건강기능식품기업 비엘헬스케어에 이어 체외진단기업 프리시젼바이오를 연이어 인수했다. 광동제약은 연매출 1조 5000억원을 웃돌고 있지만 매출의 절반이 삼다수와 비타500 등 식품과 음료(F&B) 사업에 편중된 만큼 ‘물장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광동제약은 헬스케어사업 강화로 물장수 꼬리표를 떼는 동시에 비만치료제 등 신약개발을 통해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2024년 3분기 실적은 누적 기준.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식품·음료비중 절반…매출 대비 시가총액 미미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2499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0%가량 감소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23년 1조5145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4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광동제약은 삼다수와 비타500 등 식품·음료(F&B) 매출 비중이 절반에 달하면서 이익창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3분기 F&B 사업 부문(비타500,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삼다수)의 매출 비중은 전체 50.6%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삼다수가 32.6%로 가장 비중이 컸다. 뒤를 이어 비타500 9.6%, 옥수수수염차 4.2%, 헛개차 4.2% 등의 순이었다.이 같은 매출 구조는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광동제약은 연매출은 1조5000억원을 넘겼지만 시가총액은 3000억원에 이른다. 매출 규모가 유사한 5대 제약사(유한양행·한미약품·종근당·녹십자·대웅제약) 시가총액 평균(3조5658억원)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핵심 매출원인 삼다수의 판권이 올해 만료되는 점도 광동제약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다수는 4년마다 공개입찰 방식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판권을 따내야 한다. 만약 판권 확보에 실패한다면 매출 공백은 불가피하다. 삼다수 판권 경쟁은 치열하다. 광동제약을 비롯해 농심과 LG생활건강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삼다수 위탁판매는 1996~2012년까지 농심이 맡았다. 이후 2013년부터는 광동제약이 판권을 따내 현재까지 삼다수를 유통 판매해오고 있다. 2017년부터는 삼다수의 소매와 비소매 판권을 구분하고 숙박업소, 고속도로휴게소, 병원, 자판기 등 비소매 영역 판매는 LG생활건강이, 소매는 광동제약이 각각 맡았다. 광동제약이 판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수천억원의 매출 공백은 불가피하다.◇천연물 비만치료제 개발…임상 2a상 완료 후 적응증 확대 검토광동제약은 이를 탈피하기 위해 본업 경쟁력을 적극 강화한다. 식품·음료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헬스케어와 전문의약품 사업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광동제약이 지난해 프리시젼바이어를 품에 안은 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인체·동물용 검사기, 카트리지 등을 제조·판매하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으로 지난 2023년 2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체액을 분석하는 방식의 임상화학 제품의 매출이 약 150원으로 전체의 74% 수준에 이른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심혈관 질환과 감염성 질환 등을 검사할 수 있는 면역진단 제품 매출이 약 50억원으로 24%를 차지하고 있다.프리시젼바이오는 현장 진단에 특화된 면역진단 플랫폼(Exdia TRF)과 임상화학 플랫폼(Exdia PT10)을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갑상선 호르몬 진단 제품(Exdia TSH, Exdia fT4)들의 국내 승인을 획득하는 등 진단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면역진단, 임상화학 현장진단 플랫폼에서 시간당 검사 건수가 많은 자동화 플랫폼을 확충해 전문가용 진단시장 등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달 일본 의료기기·제약업체인 니프로(NIPRO)와 사람용 임상화학 진단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해 일본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일본의 현장진단(PoC) 시장은 2027년 62억달러(1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체외진단기기 및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목적으로 프리시젼바이오의 인수를 결정했다”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성장기반을 강화고자 한다”고 말했다.광동제약은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광동제약이 인수한 비엘헬스케어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으로 바이오 신소재 연구 및 기능성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비엘헬스케어는 충북 오창에서 1공장과 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1공장의 경우 최신 자동화 시설을 갖춰 모든 제형의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광동제약은 신설법인 케이디헬스바이오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제조하고 인수한 비엘헬스케어를 활용해 생산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광동제약은 비만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비만치료제 KD-101의 임상 2a상을 종료하고 적응증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D-101은 보건복지부 정부과제로 선정됐다. 신호전달체계를 통해 지방세포 분화를 억제하고 지방 축적을 억제한다고 알려졌다.KD-101은 연필향나무 유래 세스퀴테르펜 화합물을 이용한다. 기존 비만치료제들이 지방흡수 또는 식욕을 억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비만을 치료하는 점과 차별화됐다. KD-101은 이와 다른 독창적인 기전을 보유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1000억달러(약 13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KD-101이 기존 치료제와 다른 독창적인 기전을 보유한 만큼 상용화될 경우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광동제약 관계자는 “천연물 치료제는 통상적으로 일반 치료제 대비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며 “KD101 개발은 현재 임상 2a상 단계까지 완료됐다. 차후 진행 단계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 '쩐의 전쟁' 글로벌 세포유전자 CDMO M&A 활발…국내는 '중형사 수주가뭄'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카탈란트, 우시앱텍 사업부 등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 개발 및 생산(CDMO) 역량을 가진 곳들이 최근 잇달아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국내 업체들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인수합병(M&A) 딜의 증가는 곧 팽창하는 CGT 시장에서 CDMO 업체들의 미래가치가 건재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사들 중엔 SK㈜, CJ제일제당, 차바이오텍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CGT CDMO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고 있다. 우선 지난달 18일 노보노디스크의 지주회사 노보홀딩스가 165억 달러(한화 24조원)에 CDMO 업체 카탈란트(Catalent)를 인수했다. 카탈란트는 전세계에 50개 가까이 되는 생산시설을 보유했고 CGT 방면으로도 두각을 나타내던 업체다. 노보홀딩스는 노보노디스크에 카탈란트 생산시설 3곳을 매각할 계획이다. 비만약 ‘오젬픽’, ‘위고비’로 글로벌 빅파마 가운데 매출 2위인 노보노디스크에 생산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노보노디스크는 파킨슨병과 제1형 당뇨병 적응증을 대상으로 CGT 파이프라인의 R&D를 병행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사진=카탈란트)우시앱텍(WuXi AppTec)도 CGT CDMO 시설 ‘어드밴스드 테라피 유닛’(Advanced therapies unit)을 올해 상반기 중 미국 사모펀드 알타리스(Altaris)에 미공개 가격에 매각한다. 우시앱텍의 어드밴스드테라피는 고형암 대상 T세포 치료제 생산을 FDA로부터 허가 받은 최초 업체로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에 총 5곳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알타리스 피인수 후에는 업체명을 바꾸고 미국에 본사를 두게 된다.일각에선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에 우시의 경쟁력이 축소되고 국내 CDMO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는게 아닐까하는 기대감도 나왔다. 한 국내 CDMO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 영향으로 우시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비춰지며, 해외 공장 매각까지 진행하는 수세에 몰린 모습에 고객사들이 수주계약을 망설이지 않을까 한다. 이 때문에 국내 CDMO 회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경쟁사의 경영주체만 바뀌었을 뿐, 경쟁현황은 변함이 없다는 시각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나 좋은 일이지 국내회사들에 끼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전체적인 시장의 성장세는 견조하다. 미국 유전자 및 세포 치료 학회(ASGCT)에 따르면 작년 1분기 기준 전세계적으로 유전자치료제 32종, RNA치료제 28종, 세포치료제 68종이 허가를 받았다. 전임상부터 허가신청 단계까지 4000개 이상의 글로벌 CGT 파이프라인이 R&D 과정에 있으며, 작년 1분기에만 61개의 신규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비항암제 분야 파이프라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8년까지 글로벌 CGT 산업은 연평균 45.7%로 성장해 동기간 저분자 합성의약품(연평균 5.5%)과 항체의약품(연평균 7.3%) 산업에 비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비례하게 CGT CDMO 산업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CGT CDMO 업황 현실 ‘초대형이거나 초소형이거나’, ‘장기투자’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자금을 들여 CGT CDMO에 진출한 업체들이 많다. 2021년이 원년이었다. SK㈜의 SK팜테코(SK Pharmteco), CJ제일제당의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s), 차바이오텍의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Matica Biotechnology)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향 CGT CDMO 업체로 꼽힌다.SK와 CJ는 해외사 인수를 통해 CGT CDMO에 진출했다. SK㈜는 2021년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849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미국 CBM(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에 첫 투자를 집행한 후 누적 4200억원을 투입해 2023년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저분자화합물 CDMO 기업인 SK바이오텍(국내·아일랜드)과 미국 앰팩(AMPAC Fine Chemicals)등과 통합해 종합 CDMO 법인 SK팜테코를 출범했다. SK팜테코는 SK㈜가 80%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2021년 네덜란드 소재 CGT CDMO인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s)를 2660억원에 인수했다.반면 차바이오텍은 직접 CGT CDMO를 설립하는 방향을 택했다. 지난 2019년 미국 텍사스주에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를 설립해 CDMO 공장을 세웠다. 차바이오텍USA가 마티카홀딩스로 재단장해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의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현재까지 마티카홀딩스에 누적 8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되며 200억원을 추가출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글로벌 대신 국내에 집중하는 곳 중에선 이엔셀, 큐로셀 등이 주목된다.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치료제의 원료를 추출하는 ‘자가유래’ 세포치료제의 경우 인접한 생산시설이 필요하다. 이엔셀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와 얀센의 CAR-T 세포치료제의 반제품 제조를 수주해 국내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제공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큐로셀은 자체개발한 CAR-T 치료제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셀)의 국내품목허가 획득 후 직접 상업생산할 예정이다.국내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CGT CDMO 분야 키워드는 ‘양극화’와 ‘장기투자’다. 여기서 양극화란 대형 또는 초소형 업체들에만 수주가 쏠리고 중소형 업체는 수주가뭄을 겪는 현상을 뜻한다. 장기투자는 완전한 시장 개화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한 CGT CDMO 경영기획자는 “스케일이 큰 대형 업체, 또는 고객사의 니즈와 정확하게 부합하는 트랙레코드를 가진 초소형 업체에게 수주가 완전히 몰리고 있다”며 “허리쯤에 있는 중소형 업체는 사업의 지속이 위험할 정도로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는 “코로나19 당시 mRNA 백신이라는 붐을 겪으면서 전세계가 착시에 걸렸던 것 같다. 당시엔 mRNA를 포함한 CGT 신약개발 및 CDMO 사업이 하나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 예상해 많은 업체가 투자에 나섰지만 실제 시장의 개화시기는 아직도 많은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고 판단했다.그는 “업황이 추진력을 얻으려면 CGT 분야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나와줘야 할 것”이라며 “또는 항암 쪽으로 환자의 생존기간(OS)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치료제가 나온다거나 하는 핵심적 마일스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오해인가 고의인가…관저 출입허가 놓고 '진실게임'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와 윤석열 대통령 측 사이에서 대통령 관저 경비를 담당하는 55경비단의 출입허가를 두고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무산된 후 이르면 15일 새벽 2차 집행이 유력한 가운데 양측의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공수처가 55경비단으로부터 회신받은 ‘출입 허가’ 공문. 공수처 제공.공조본은 14일 오후 55경비단에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공수처 소속 검사, 수사관 및 국가수사본부 소속 수사관,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관의 출입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전날 보낸 협조 요청 공문에는 “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위법한 명령에 따르지 않더라도 직무유기죄 성립 등 명령 불이행에 따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집행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형사 처벌 등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겨 있었다.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 25분 55경비단으로부터 “요청 대상 주소지에 대한 출입을 허가함”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5경비단은 33군사경찰대와 함께 대통령 관저 외곽 경비 임무를 맡고 있으며,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경호처에 배속돼 경호처의 지휘·통제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55경비단 병력이 1차 저지선에 동원돼 적법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그러나 공수처의 공지 이후 윤석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55경비단의 회신 공문을 공개하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공개된 공문에는 “수사 협조를 요청한 지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며 경호구역으로 지정돼 우리 기관에서 단독으로 출입 승인이 제한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변호사는 “공조본의 대국민 사기극과 불법 영장 집행, 이것이 내란이고 쿠데타”라며 “군사시설 불법침입 혐의로 전원 현행범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대통령경호처도 즉각 가세했다. 경호처는 “경호처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은 불승인으로 판단한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호처 내부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이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어 강력한 저항이 예상된다.55경비단이 공수처에 보낸 공문. 윤석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 제공.윤 변호사의 반박 이후 공수처는 뒤늦게 추가 공지를 통해 “이날 오후 4시 24분경 ‘대통령 경호처 출입승인 담당부서에 추가적인 출입승인이 필요하다’는 추가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55경비단의 출입허가 공문은 여전히 유효하며, 다만 경호처의 추가 승인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날 오전 공수처와 경찰은 경호처와 3자 회동을 갖고 ‘평화적 영장 집행’을 요청했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 경호처는 “사전 승인없이 강제로 출입하는 것은 위법한 것으로,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반면 김선호 국방부 장관직무대행(차관)은 이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법 집행과정에서 군 병력을 투입해 물리적 행위를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부여된 임무가 아니다”라며 “만약 제가 한 행동이 월권이고 직권남용이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이르면 15일 새벽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시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호처가 강경대응할 경우 국가기관 간 물리적 충돌과 함께 2~3일에 걸친 장기 대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