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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상은 왜 80여 년간 고택 대청마루 밑에 누워 있을까[여행]
- 수백당 대청마루 아래 누워 있는 문인석[대구=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대구는 외지인들에게 적지 않은 오해를 받고 있다. 거대한 쇼핑몰, 높은 빌딩, 빼곡한 아파트로 가득한 대도시 이미지가 커 호젓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편견이다. 그러나 조금만 대구 도심을 벗어나도 숨어 있는 자연친화적 속살이 드러난다. SNS에 올려도 좋을 유서 깊고 예쁜 마을과 수려한 대구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숨어 있다. 명소들을 다니면서 대구에 가졌던 콘크리트 도시라는 이미지는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선조들의 애민·애국정신 깃든 ‘인흥마을’ 문익점 선생의 18대손이 터를 잡아 만든 인흥마을달성군에 자리한 ‘인흥마을’(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 가면 큰 동상이 하나 보인다. 주인공은 1363년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인물인 문익점 선생. 인흥마을은 문익점 선생의 18대손이 1840년대에 터를 잡아 만든 마을로 남평 문씨 일족이 모여 살던 집성촌이다. 지금은 조선 후기의 전통가옥을 포함해 70여 채의 기와집이 한옥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얇은 삼베옷을 입고 추위에 떨던 백성을 따스하게 해준 목화의 하얀 물결이 넘실대는 마을. 여름이면 능소화가 담벼락을 수놓고 마을 앞 연못 인흥원에는 연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주머니에서 절로 카메라를 꺼내게 만드는 정경이다. 독립운동가인 수봉 문영박 선생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지은 수백당이곳의 대표 건물은 입구에 있는 정자 ‘수백당’이다. 독립운동가인 수봉 문영박 선생(1897~1930)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1936년에 지은 것으로 손님을 맞이하거나 문중의 모임 장소로 쓰였다. 특이한 것은 대청마루 아래 놓인 문인석(능 앞에 세우는 사람의 형상을 한 입석상)이다. 지금까지 80여 년째 쓰지 않고 보관 중인데 문영박 선생이 병석에 들자 후손들이 장례를 위해 마련했으나 선생이 무덤을 소박하게 하라고 지시해서 세우지 못하고 지금까지 누워만 있다고 한다. 대구 인흥마을 앞에 있는 문익점 선생 동상대구는 애국지사의 성지이기도 하다. 대구 형무소에서 순국해 서훈 받은 독립운동가가 202명. 악명 높던 서울 서대문형무소 순국 서훈자(175명)보다 많다. 그중에서 문영박 선생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시기부터 1930년에 별세할 때까지 13년간 극비리에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운동을 도운 인물이다. 후손들은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저 문영박 선생이 인재 양성을 위해 많은 책을 사들였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왜 책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샀는지도 베일에 싸여 있었다. 비밀은 나중에 알려졌다. 1963년 경남 창원의 한 가옥 천장을 뜯었는데 낡은 보자기가 발견된 것. 1931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작성한 독립운동 관련 문서가 세상에 나타난 순간이었다. 보자기를 숨긴 이는 독립지사 이교재였다. 국내에서 군자금 모금 등의 활동을 벌이다 일제에 붙잡혀 부산 형무소에서 복역 후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일본 경찰에 체포되기 전 급히 임시정부의 문서를 집 천장에 숨겼는데 이것이 30여 년 후 집수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보자기 안에는 수신처가 대구 달성 인흥마을로 표기된 문서가 있었다. 문영박 선생의 사후 임시정부가 조의를 표한 추조문이었다. 추조문에선 문 선생을 ‘대한국춘추주옹’(大韓國春秋主翁)이라 높여 불렀는데 ‘대한민국 역사의 주인이 되는 어른’이란 뜻이다. 인흥마을의 고즈넉한 흙담 골목문서는 발송 32년 만에 인흥마을에 살던 문 선생의 아들에게 전달됐다. 편지를 받고서야 가족들은 고인이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영박 선생은 중국에서 책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일제의 눈을 피해 독립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문영박 선생의 공을 기려 1980년에 건국포장, 1990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목화를 가져와 백성을 따뜻하게 한 문익점 선생과 독립운동가 문영박 선생의 흔적이 짙은 인흥마을. 고즈넉한 정취로 가득한 이곳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누구나 선조들의 깊은 은혜에 감사를 표하게 될 것이다. ◆해발 510m 산 정상에 전망대 품은 ‘앞산’앞산전망대에서 대구 시내를 바라보는 외국인 관광객대구광역시 남쪽에 있는 앞산(해발 660m)은 특이한 이름이 궁금증을 더하는 산이다. 좋은 이름 대신 왜 앞산이라고 불리는지 묻자 동행한 문화관광해설사는 “경상감영의 앞에 있는 산이라서 앞산으로 불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름만 들으면 작은 언덕 같은 느낌이 들지만 케이블카가 놓인 번듯한 산이다. 1974년에 개통된 앞산 케이블카는 남산, 설악산에 이은 국내 3호 케이블카다. MZ세대가 태어나기도 전에 생겼지만 해발 180m 정류장을 출발해 510m 높이의 전망대까지 5분 만에 닿을 만큼 힘이 넘친다. 토끼 조형물이 있는 앞산전망대도착 후 조금만 걸어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계묘년을 맞아 전망대 가운데에는 노란색 토끼조형물을 제작해 놓았다. ‘건강하세요’, ‘소원성취’, ‘부자되세요’ 등 각종 소원 문구를 새긴 토끼조형물은 인기 포토존이기도 하다. 전망대 주변을 둘러보면 가릴 것 하나 없는 도시 모습이 빼곡하게 펼쳐진다. 정면의 팔공산과 치솟은 건물이 대도시 대구의 번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서쪽 끝으로 눈을 돌리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비슬산 참꽃군락지와 대견사앞산은 비슬산(해발 1084m)에서 뻗어 내려온 줄기에 있다. 비슬산은 산 정상의 바위 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서기 810년에 창건된 ‘대견사’가 있다. ‘크게 보고, 크게 깨우친다’는 의미를 담은 대견사는 고려시대에 삼국유사를 편찬한 일연 스님이 주지로 22년간 재임한 절이기도 하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적멸보궁이라 따로 불상을 모시고 있지 않지만 부처님의 모습을 닮은 사찰 앞 ‘부처바위’가 인간세계를 굽어살피고 있다. 원래 사찰은 일제강점기 때 강제로 폐사됐다. 당시 대견사의 대웅전이 일본 쪽으로 향해 일본의 기를 꺾는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조선총독부가 강제로 없애 버린 것이다. 석탑만 남은 폐허에 달성군이 2014년에 새로 건물을 지었고, 이후 부처님의 가호가 깃들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이가 찾는 기도 도량으로 떠올랐다. 대견사를 품은 비슬산의 참꽃군락지봄의 비슬산은 꽃 대궐이다. 중생을 구제하려는 부처님의 마음을 닮았는지 산 정상은 넓디넓고, 봄마다 온통 만개한 참꽃이 뒤덮는다. 비슬산을 보노라면 ‘진분홍 천상화원’이라는 말이 그냥 붙은 수식어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눈이 황홀해진다…화산마을 풍차전망대이국적인 분위기의 풍차전망대구 북쪽에 자리한 군위군은 7월 1일부터 대구시에 편입된다. 군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 828m의 화산이다. 이곳에서 커다란 카메라를 든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은 100여명의 주민이 모인 화산마을이다. 화전민들이 일군 작은 마을로, 고랭지배추 생산지로 알려진 이 마을이 특별한 이유는 주변에 있는 풍차전망대와 하늘전망대 때문이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무척 구불구불하고 험난해서 운전 시 주의해야 한다. 좁고 아슬아슬한 길을 고생해서 올라가면 방문객의 수고에 보상이라도 하듯 빨간 지붕의 풍차가 보인다. 이국적인 풍차 주변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주변 풍광이 일품이다. 산지 마을 특성상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지만 치매 환자가 거의 없다고 한다. 주민들은 마을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가진 치유의 힘 덕분이라고 믿는다.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군위호 주변 풍경멀리 보이는 푸른 호수는 2010년 군위 댐 건설로 생긴 군위호다. 인공호수지만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의 백미라 해도 무방할 만큼 아름답다. 빨간 풍차와 함께 파도치듯 일렁이는 군위호 주변 산세의 장관을 담으려는 사진사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늘전망대는 풍차전망대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있는데 차로 1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징비록을 쓴 서애 류성룡 선생은 화산의 풍경에 반한 나머지 칠언절구의 ‘옥정영원’이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시는 하늘전망대 옆 바위에 원문으로 새겨져 있으며 서애 선생이 받은 감흥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 강예슬 '화밤' 뜨자… 시청률 6.5% '동시간대 1위'
- (사진=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가수 강예슬의 ‘화밤’을 뜨겁게 달궜다.17일 발표된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방송된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이하 ‘화밤’)은 전국 기준 시청률 5.335%(1부), 4.625%(2부)를 보였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6.5%를 기록,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화밤’의 시청률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해낸 강예슬의 활약이 돋보였다. 정다경, 강예슬, 양지은 등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과 함께 ‘화밤’이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화밤’은 가정의 달을 맞아 ‘내 사랑 아빠’ 특집으로 진행됐다. 나상도부터 신인선, 일민, 신승태, 박지현 부자와의 치열한 대결을 비롯해 ‘화밤’ 멤버들은 찬란한 노래 실력을 뽐냈고, 그중 신승태 아버지의 애정을 듬뿍 받은 강예슬에 대중의 관심 역시 쏠리고 있다.신승태 아버지의 무한 애정과 함께 “저는 애교도 많고, 집안일도 잘한다”라며 자기 PR까지 남긴 강예슬은 화면에 잡히는 매 순간순간 인형 같은 비주얼을 자랑했고, 일민과의 대결에서는 미모만큼이나 완벽한 실력을 뽐내 감탄을 자아냈다.강예슬은 “모든 아버지들의 앞날이 찬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르겠다”라고 밝힌 만큼 맑고 청아한 음색을 선보였고, 눈부신 보컬로 팔방미인임을 입증했다. 이처럼 ‘화밤’을 통해 대중을 만나고 있는 강예슬은 매주 뜨거운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력 또한 제대로 입증하며 보컬, 비주얼 모두 겸비한 가수로 눈도장 찍고 있다.강예슬은 ‘화밤’을 포함해 SBS FiL, SBS M ‘더트롯 연예뉴스’ MC 등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 '분노의 질주10', 뇌절도 진심이면 예술…자동차 액션의 집대성 [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뇌절’도 진심을 담아 정성껏 빚으면 예술이 된다. 전작들을 챙겨봤던 관객으로서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문장이다. 작정한 뇌절로 우주까지 진출했던 ‘분노의 질주9’을 보고 이를 능가할 액션이 또 등장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분노의 질주10’은 한층 더 진화한 자동차 액션으로 그 우려를 보란듯이 날려버린다. 시리즈 통틀어 가장 악하고 캐릭터성 강한 빌런, 매력적 신스틸러와 원년 멤버까지 똘똘 뭉친 ‘돔 패밀리’의 앙상블을 감상하느라 140분이 쉴새 없이 휘몰아친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10번째 이야기,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이하 ‘분노의 질주10’)가 오늘(17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분노의 질주10’은 평화롭게 지내던 돔(빈 디젤 분) 패밀리 앞에 분노에 가득 찬 악당 단테(제이슨 모모아 분)가 나타나고, 이에 돔을 비롯한 패밀리들이 그에 맞서 목숨을 건 마지막 질주에 나선 이야기를 그린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지난 2001년 처음 개봉한 뒤 약 20년간 전 세계 대중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다. 텐트폴 블록버스터의 고명 정도로만 인식됐던 자동차 액션을 처음으로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기도 하다. 초반에는 저예산 B급 영화 느낌을 표방하며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갔지만, 시리즈를 거듭해 더 큰 사랑을 받으면서 스케일이 커졌다. 특히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흥행성적도 치솟아 스테디셀러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분노의 질주10’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예전 시리즈들을 미리 챙겨본 뒤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리즈를 다 챙겨보는 게 여의치 않다면 최소 시리즈 5번째 편만이라도 정주행해놓는 게 좋을 것이다. 전작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이하 ‘분노의 질주9’)에서는 원년멤버 ‘한’(성 강 분)이 반가운 귀환을 알렸다면, ‘분노의 질주10’에선 예전 시리즈들에 등장했던 주요 인물 혹은 당시 주요 인물과 관련한 새로운 인물들이 이 한 편에 다 총출동한다. 특히 돔(도미닉 토레토, 빈 디젤 분)과 함께 시리즈의 최고 인기를 견인했던 원년멤버, 데카드 쇼 역의 제이슨 스타뎀이 이번 편에서 화려히 컴백한다. 줄거리는 시리즈 5번째 작품이었던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의 스토리에서 시작된다. 앞서 돔 패밀리는 브라질의 마약왕 헤르난 리예스(조아큄 드 알메이다 분)의 제국을 무너뜨리고, 그가 가진 금고 및 재산들을 모조리 태워 소탕했다. 헤르난에게는 아들 단테가 있었다. 아버지의 최후를 목격한 뒤 피를 흘리며 강물에 빠져 죽을 위기를 겨우 모면한 단테(제이슨 모모아)는 아버지가 당했던 것처럼 돔 패밀리에 가장 고통스러운 최후를 안겨줄 것임을 맹세한다. 이후 오랜 기간 돔을 감시하며 복수를 위한 삶을 산 그는 ‘로마 작전’이란 함정을 파놓은 뒤 패밀리를 위기에 빠뜨린다. 단테의 치밀한 계획과 악랄한 설계에 패밀리는 국제 수배자가 된 채 뿔뿔이 흩어지고, 돔의 가장 소중한 보물인 아들 리틀B마저 위험에 빠진다. 시리즈 통틀어 가장 캐릭터성 강한 빌런으로, 이를 해석한 제이슨 모모아의 열연이 돋보인다. 타고난 소시오패스 기질과 유아적 성향, 아버지를 향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무조건적인 순종과 존경, 결핍된 가족애와 사회성. 단테는 온갖 콤플렉스들이 모여 괴물이 된 인격으로 묘사된다.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아버지와 아버지가 가진 모든 것을 잃었기에 자신의 삶도 망가진 것이라 믿는 단테는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돔이 자신을 망쳤다고 외친다. 그렇게 돔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자 약점인 ‘패밀리’를 갈라놓지만, 위기 속에서도 각자의 길에서 ‘가족’이란 하나의 목표로 해답을 찾아나가는 패밀리의 강인함과 고군분투가 돋보인다. 빌런이 강력한 만큼 스케일도 커졌다. 로마와 리우 데 자네이루, 포르투갈, 런던 다양한 로케이션들을 오가는 카체이싱 액션이 압권이다. 전작보다 CG 비중을 줄이고 스턴트 액션을 강화해 생생함을 높인 장면들이 눈에 띈다. 특히 단테가 처음 패밀리를 함정에 빠뜨린 로마 도심에 굴러다니는 초대형 구형 폭탄을 설치해 투척하고,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돔과 아내 레티를 비롯한 패밀리가 자동차와 트럭, 오토바이를 총동원해 막아내는 초반부 액션 장면은 이 영화의 단연 백미다. CG 없이 오로지 로케이션 촬영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리우에서 처음 만난 돔과 단테의 레이싱 대결을 비롯해 하늘을 가르는 무중력 액션, 자동차를 건져 올리려는 헬리콥터들과의 사투 등 롤러코스터같은 액션장면들이 지루할 틈 없이 극을 메운다. 4DX나 아이맥스, 스크린X 등 특수관에서 보면 쾌감이 더욱 배가 될 것이다. 다만, 스토리 면에서의 흥미와 완성도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전작에선 돔과 남동생 제이콥(존 시나 분)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돔이 과거와의 묵은 응어리를 청산하고 진정한 성장을 이루는 과정을 꽤 심도있게 묘사했다. ‘분노의 질주10’에선 형제 서사가 부자(父子), 나아가 가족애에 대한 서사로 확장되는데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이야기의 연결고리들이 부실하고 식상하게 느껴진다. 전작의 악역 싸이퍼가 단테에 의해 피해자가 되면서, 한시적으로 돔 패밀리와 손을 잡고 협력하는 과정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지루한 클리셰와 뚝뚝 끊기는 장면들이 중간 중간 몰입을 방해한다. 영화의 주요 장면에서 귀를 트여주는 OST의 향연도 즐겁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참여한 OST ‘Angel PT1’이 극의 메인 음악으로서 광활한 해외 로케이션의 배경과 자연스레 조화를 이룬다. 쿠키 영상은 1개이며,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챙겨보길 바란다. 17일 국내 개봉. 15세 관람가.
- '로고없는 명품' 이서현·정용진이 찜한 브랜드[찐부자 리포트]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님이 직접 주문을 해주셨어요. 각기 다른 용도의 제품을 원하는 디자인, 색상, 크기로 세밀하게 맞춤 제작해 드리니 고객분들 만족도가 높습니다.”지난 14일 방문한 롯데백화점 본점 3층 아서앤그레이스 매장에 진열된 상품. (사진=백주아 기자)한국 가방 브랜드 ‘아서앤그레이스’가 삼성·신세계·한화·두산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 일가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업력이 10년이 채 안 된 국내 브랜드지만 마케팅 하나 없이 국내 상위 1% 충성 고객의 입소문을 타고 주요 유통 채널을 뚫고 있다.지난 14일 방문한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3층 입구에 위치한 아서앤그레이스 매장에는 가방, 지갑 등 은은한 광택을 내는 가죽 제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절개가 최소화된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에서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아서앤그레이스는 싱어송라이터 한채윤(41) 대표가 지난 2014년 론칭한 브랜드다. 겉으로 드러난 브랜드 로고 없이 30년 경력 장인과 직접 개발한 가죽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한다. ‘품질이 곧 로고’라는 자신감 아래 브랜드 이름이 아닌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물건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에서다.한 대표는 “마케팅 하나 없이 오직 제품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며 “많은 대중을 상대로 팔기에는 브랜드 로고가 특별히 드러나지 않아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이해하는 고객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10년간 브랜드를 키워왔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방문한 롯데백화점 본점 3층 아서앤그레이스 매장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높은 안목을 지닌 상류층의 사랑을 받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아서앤그레이스는 비스포크(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든 가죽 제품은 30년 이상 경력의 7명의 장인의 손에서 1만번의 망치질, 여덟 번의 엣지코팅을 통해 완성된다. 모든 실의 끝 처리는 손바느질이 기본으로 원단과 가죽은 자체 개발해 사용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채워주지 못하는 ‘맞춤형’ 수요를 아서앤그레이스에서 찾는 셈이다. 상류층 고객이 주문하는 제품은 가방부터 지갑, 선글라스·자동차 열쇠 케이스, 시곗줄, 신발 케이스, 약통 파우치, 강아지 목줄 등 종류도 제각각이다. 한 고객 중에는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위한 이름표를 고급스럽게 주문 제작하기도 했다. 아서앤그레이스는 지난 2018년 맞춤 서비스 시작 이래 현재까지 1000여건 이상의 주문을 소화했다. 전체 매출에서 주문 제작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한 번 제품을 사용해 본 고객들은 지속해 비스포크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주문제작한 아서앤그레이스 캐리어. (사진=백주아 기자)최근 이서현 이사장은 기내에서 사용하는 캐리어를, 정용진 부회장은 와인·샴페인 케이스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도 아서앤그레이스의 초창기 고객이다.한 대표는 “10~20년 사용한 가죽 제품이 너무 낡았는데 비슷한 제품을 찾을 수 없다며 제작 의뢰한 고객으로부터 비스포크 서비스가 시작됐다”며 “아서앤그레이스 자체 디자인에 고객님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수십 수백 가지의 디자인으로 변주가 이뤄지고 있고 연간 30여개의 신제품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아서앤그레이스 매장. (사진=아서앤그레이스)상류층 사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통 채널도 확대되고 있다. 현재 아서앤그레이스는 롯데백화점 본점·동탄점에 단독 매장을 두고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편집숍 등 총 17곳에 입점해있다.골프장의 경우 안양컨트리클럽(삼성그룹 계열), 트리니티 CC(신세계그룹 계열), 웰링턴 CC(효성그룹 계열) 등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명품 회원제 구장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 중이다. 지난 1일부터는 대전에 있는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점 2층 명품관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 중이다.아서앤그레이스는 한국 최초의 명품이자 100년 전통의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지난 9월에는 일본 명품 골프 브랜드 마제스티와 협업해 골프백, 보스턴백, 헤드커버 등을 출시했다. 이 외에 BMW코리아와 협업하고, 벤츠 독일 본사 승인을 받아 화보 촬영도 진행했다.아서앤그레이스의 인기 제품 ‘그레이스 23’. (사진=아서앤그레이스)최근 명품 업계에서는 조용한 명품(Quiet Luxury)’이 뜨고 있다. 상류층 사이에서 브랜드 로고가 부각된 브랜드 대신 단정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너도나도 사용하는 제품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는 차별화 심리가 ‘로고리스’ 제품의 인기를 앞당기고 있다. 한 대표는 “진심을 담는다면 누군가는 알아봐 줄 거라는 믿음으로 다년간의 연구 개발과 함께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며 “물건보다 사람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법조프리즘]사과 없는 사회
- [박주희 법률사무소 제이 대표변호사]소송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상대방의 주장이나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자백’이라 한다. 사실확정이 중요한 재판에서는 자백을 하게 되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판사는 사실로 인정하게 되며, 당사자는 패소 혹은 유죄 판결의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소송과정에서 섣불리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거나 본인에게 불리한 사실을 인정하는 일은 경계하도록 조언한다. 더더욱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 보이는 사안에서는 소송이 제기되기 전이라 해도 말 한마디, 문자 하나가 향후에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시키게 되고, 설사 자백을 하는 경우에도 에둘러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세분화해 인정하는 것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가 터지는 우리나라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논란의 당사자가 속 시원히 본인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일은 별로 없다. 특히 정쟁이 업인 정치인들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비판하다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증거가 버젓이 드러나고 심지어 법원의 판결이 있어도 끝내 사과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곤 한다. 결국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만 답답해할 뿐 논란의 당사자는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뻔뻔하게 행동하다보면 결국 논란은 유야무야 사그라들고 만다. 잘못을 했어도 사과는 없는 사회, 뻔뻔한 사람이 살아남는 사회, 왜 우리 사회에는 진솔한 사과가 없는지 고민해봤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섣부른 사과로 법적 책임을 지게 될까봐 선뜻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백’의 법 기술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 추측된다. 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순신 변호사 부자의 학교폭력 사건에서도 정 변호사의 아들이 썼다는 반성문을 보면 사과는 하되 결정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지 않는, 전형적인 변호사의 조언이 가미된 반성문이란 느낌을 받았다. 물론 변호사는 명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해 의뢰인이 하지도 않은 행동을 부당히 떠안게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할 의무가 있지만 모든 사안을 쟁송으로 보고 기술적인 방어에만 몰두하게 되면 갈등만 심화시키기 마련이다. 그 사건을 보며 나 역시 변호사로서 ‘다만’과 ‘그러나’로 단단히 방어 태세를 갖춘 사과를 하는 분위기에 일조하지 않았을지 반성하게 됐다. 또 다른 이유는 사과를 ‘쿨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다. 사과를 하는 사람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사과를 수용할 수 있는 성숙한 관용의 자세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분야를 막론하고 논란이 생기면 여론은 논란의 당사자에게 비난의 십중포화를 쏘아대며, 정당한 해명의 기회도 주지 않는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자칫 잘못을 인정했다가는 상대방에게 또 다시 공격할 여지를 주거나 ‘죄인’으로 몰릴 뿐이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불거지면 마치 최전선의 전투병처럼 밀리면 안 된다는 자세로 역으로 상대를 공격하거나 논란이 잦아들 때까지 버티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싸움이 바로 그 모양새라 하겠다.그런데 얼마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광주 5.18 유족에게 사과를 했다. 이를 두고도 당사자가 아닌 손자가 사과를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부터 갑자기 사과를 하는 저의를 모르겠다느니 마약 투약 혐의가 있는 사람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느냐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보기 드문 어떤 조건이나 단서도 달지 않은 사과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변호사로 일을 하면서 증거확보와 법리구성에 열을 올리지만 결국 모든 건 ‘감정’의 문제임을 깨달을 때가 있다. 아무런 토를 달지 않은 사과 한 마디를 듣지 못해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상대방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눈물을 흘리며 몇 년을 끌어 온 소송을 끝내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우리의 일상을 모두 재판정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진심이 담긴 사과와 이를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 이재명 사과에도 ‘김남국 코인 논란’ 여전…의총서도 비판 봇물(종합)
- [이데일리 박기주 김기덕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코인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탈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재명 대표까지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직접 고개를 숙여 사과했지만, 김 의원 탈당을 두고 당 안팎에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이후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야심차게 쇄신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코인 논란 탓에 그 취지가 부각되지 못하는 모양새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사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김남국 탈당에 진상조사 사실상 무력화…“이재명 책임져야” 비판도김 의원은 14일 SNS를 통해 “중요한 시기에 당에 그 어떤 피해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잠시 우리 민주당을 떠나지만, 항상 민주당을 응원하고 함께 하겠다”며 “지난 일주일 허위사실에 기반한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고,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당 쇄신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이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한 것 같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 24시간 불철주야로 국민들의 삶을 챙겼어야 할 공직자로서 책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 실망 드린 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논란에 대해 총대를 메고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였지만, 그 여파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김 의원이 현재 처한 상황 때문이다. 민주당의 탈당 관련 당규에 따르면 탈당신고서 접수 2일 이내에 해당 당원을 당원명부에서 말소하게 돼 있다. 결국 현재 민주당 차원에서 김 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진상조사와 윤리감찰 등 사실상 실효성 있는 조치를 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이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을 한 것이라는 내부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었던 점이 부각되면서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를 중심으로 김 의원의 행보에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원욱 의원은 “우려한 대로 김남국 의원은 탈당의 수순을 밟았다. 또다시 자진탈당으로 정리가 된 것인가, 당의 징계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냐”며 “당원에 대한 사과 운운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은 피해가는 꼼수탈당”이라고 꼬집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김 의원은 탈당을 할 게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꼬리 자르기는 공당으로서 책무를 저버린 행위다. 김 의원을 측근으로 뒀던 이 대표는 이 상황을 분명히 책임지고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與 “가난 코스프레하는 ‘코인 부자’ 탈당쇼”국민의힘 역시 김 의원 탈당에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인사들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고, 그 안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김남국 의원의 ‘탈당한다’가 ‘곧 복당한다’로 들린다. 진정성 없는 일시적 도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수천억 횡령·뇌물 혐의를 받아도 건재한 현직 당대표, ‘쩐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휘날려도 탈당쇼로 버티는 전직 당대표, 코인투자 쓰나미가 몰려와도 ‘잠시 탈당’으로 뭉개는 청년 국회의원을 보면 거대 야당은 ‘도덕 진공상태’”라고 몰아붙였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탈당하면 민주당 진상조사도 진행하기 어렵고, 가상자산 매각 권유 안 따라도 되고, 국회의원 신분으로 내부 정보 취득과 코인 거래는 계속할지 모른다. (탈당이) 반성이 아니라 날개를 달아주는 탈당”이라고 했다. 성일종 의원 역시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 하며 서민, 서민하던 사람들이 서민 등골 빼먹는 정당이 됐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 연합뉴스)◇돈봉투 논란은 뒷전…‘김남국 성토대회’ 된 쇄신 의총이 같은 논란에 돈봉투 문제에서 비롯한 당 내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진행된 이날 의원총회는 ‘김남국 성토대회’가 됐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최근 진행된 자체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의원들이 바라보는 민주당보다 국민들이 도덕성 등 다양한 측면에 있어서 가혹한 평가를 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냉정한 판단과 철저한 쇄신을 감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시사점이 있었다”며 “지금까지와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많은 의견들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로 지금까지 진행된 김남국 의원의 코인 관련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발표됐다. 이후 김 의원 사태 대처에 대한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 해당 조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박용진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당 진상조사 진행 도중에 무책임하게 탈당 선언을 해버리고 당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당을 더 궁지로 모는 모습에 굉장히 화가 난다”며 “좌고우면하고 늑장대응해선 민주당이 다 죽게 생겼으니 대표가 쇄신의 칼을 들고 휘두르라고 했다.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 구성원들이 다 분노하고 있으니 조사도 계속하고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 김남국 탈당, 이재명 사과…그래도 식지 않는 ‘코인 논란’
- [이데일리 박기주 김기덕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코인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탈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재명 대표까지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직접 고개를 숙여 사과했지만, 김 의원 탈당을 두고 당 안팎에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이후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야심차게 쇄신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코인 논란 탓에 그 취지가 부각되지 못하는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 연합뉴스)◇김남국 탈당에 진상조사 사실상 무력화…“이재명 책임져야” 비판도김 의원은 14일 SNS를 통해 “중요한 시기에 당에 그 어떤 피해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잠시 우리 민주당을 떠나지만, 항상 민주당을 응원하고 함께 하겠다”며 “지난 일주일 허위사실에 기반한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고,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당 쇄신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이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한 것 같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 24시간 불철주야로 국민들의 삶을 챙겼어야 할 공직자로서 책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 실망 드린 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논란에 대해 총대를 메고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였지만, 그 여파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김 의원이 현재 처한 상황 때문이다. 민주당의 탈당 관련 당규에 따르면 탈당신고서 접수 2일 이내에 해당 당원을 당원명부에서 말소하게 돼 있다. 결국 현재 민주당 차원에서 김 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진상조사와 윤리감찰 등 사실상 실효성 있는 조치를 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이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을 한 것이라는 내부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었던 점이 부각되면서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를 중심으로 김 의원의 행보에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원욱 의원은 “우려한 대로 김남국 의원은 탈당의 수순을 밟았다. 또다시 자진탈당으로 정리가 된 것인가, 당의 징계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냐”며 “당원에 대한 사과를 운운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은 피해가는 꼼수탈당”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려면 지도부가 나서 김 의원의 탈당을 막고 진상조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탈당을 절대로 수락해서는 안된다.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 지도부가 ‘당헌당규상 막을 방법이 없다’는 등등으로 대응한다면 민심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김 의원의 탈당 의사는) 강성당원과 함께 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의원의 반성없는 모습,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이 대표를 우회 비판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잠시’ 민주당을 떠나 있겠다니, 누구마음대로 들락날락하겠다는 건가. 민주당은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대해 서둘러 진상을 밝힌 후 합당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며 “김 의원은 탈당을 할 게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 의원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의 호위무사 역할을 자임해왔다. 그런 김남국 의원을 이재명 대표 역시 측근으로 뒀다”며 “이 대표는 이 상황을 분명히 책임지고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사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與 “가난 코스프레하는 `코인 부자` 탈당쇼”국민의힘 역시 김 의원 탈당에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인사들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고, 그 안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김남국 의원의 ‘탈당한다’가 ‘곧 복당한다’로 들린다. 진정성 없는 일시적 도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민주당 탈당이 복당 예고편이나 다름없는 전례들을 많이 봐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천억 횡령·뇌물 혐의를 받아도 건재한 현직 당대표, ‘쩐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휘날려도 탈당쇼로 버티는 전직 당대표, 코인투자 쓰나미가 몰려와도 ‘잠시 탈당’으로 뭉개는 청년 국회의원을 보면 거대 야당은 ‘도덕 진공상태’”라며 “가난 코스프레하는 ‘코인 부자’의 방탄용 탈당 쇼에 청년들은 위선에 한번 울고, 몰염치에 두 번 운다”고 몰아붙였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탈당하면 민주당 진상조사도 진행하기 어렵고, 가상자산 매각 권유를 안 따라도 되고, 국회의원 신분으로 내부 정보 취득과 코인 거래는 계속할지 모른다. (탈당이) 반성이 아니라 날개를 달아주는 탈당”이라고 했다. 성일종 의원 역시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 하며 서민, 서민하던 사람들이 서민 등골 빼먹는 정당이 됐다”고 비난했다.
- “코인 부자의 방탄용 탈당쇼”…김남국·민주당 맹공격한 與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14일 대규모 코인 투자 보유에 따른 각종 의혹이 제기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진 탈당하자 “진정성 없는 일시적 도피”, “꼬리자르기”라며 지적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남국 의원의 ‘탈당한다’가 ‘곧 복당한다’로 들린다. 진정성 없는 일시적 도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민주당 탈당이 복당 예고편이나 다름없는 전례들을 많이 봐 왔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가난 코스프레하는 ‘코인 부자’의 방탄용 탈당 쇼는 청년들을 두 번 울린다”며 “위선에 한번 울고, 몰염치에 두 번 운다”고 저격했다. 박 의장은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수천억 횡령·뇌물 혐의 받아도 건재한 현직 당대표, ‘쩐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휘날려도 탈당쇼로 버티는 전직 당대표, 코인투자 쓰나미가 몰려와도 ‘잠시 탈당’으로 뭉개는 청년 국회의원을 보면 거대 야당은 ‘도덕 진공상태’”라며 “(민주당은) 도덕 블랙홀에서 속히 빠져나오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에 대해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본인 SNS에서 “탈당하면 민주당 진상조사도 진행하기 어렵고, 가상자산 매각 권유 안 따라도 되고, 국회의원 신분으로 내부 정보 취득과 코인 거래는 계속할지 모른다”며 “(탈당이) 반성이 아니라 날개를 달아주는 탈당”이라고 꼬집었다.그러면서 그는 “탈당은 더불어도마뱀의 꼬리자르기에 불과하다”며 “진짜 반성한다면 국회의원 사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비리의 본산인 민주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했다. 성 의원은 본인 SNS에서 “탈당은 비리를 덮는 비책이 될 수 없다”며 “대권후보, 전 당대표, 김남국 의원까지 비리의 본산인 민주당 해체가 답”이라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줄곧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늘 자랑하지 않았냐”며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 하며 서민, 서민하던 사람들이 서민 등골 빼먹는 정당이 됐다. 민주당은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