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오송밸리]10년만에 천지개벽..“남는 땅 없나요” 문의 쇄도
- 오송바이오밸리 조감도(자료: 충청북도)[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일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산업 클러스터인 오송바이오밸리가 조성 중이다. 여의도 3.3배 넓이에 달하는 총 959만㎡ 부지에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로 구성된 초대형 산업단지가 구축 중이다. 오송바이오밸리 조성에 총 7조2972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될 전망이다. 현재 오송생명과학단지는 61개 업체의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약 90% 가량 입주를 마친 상태다. 지난 2010년 미리 터전을 잡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은 오송단지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송생명과학단지내 ‘제약·바이오업체-보건의료 국책기관-첨단복합단지’로 이어지는 3각 편대가 완성된 셈이다.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는 지난해 말부터 착공을 시작했고 본격적인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오송바이오밸리는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바이오산업단지가 모델이다. 몽고메리 카운티 역시 과거 농업 도시였지만 미국 식품의약품국(FDA)과 국립보건원이 이전하면서 바이오산업단지로 조성돼 미국의 바이오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일본 고베의료산업도시와 흡사하다.오송바이오밸리는 오송역을 중심으로 북쪽 지역은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조성됐다.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입주한 61개 업체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보건의료 국책기관들을 둘러싼 모습이다. 서쪽 지역은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가 조성되는 부지로 현재 단지 조성을 위한 기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오송바이오밸리의 장점은 교통과 지리적 편의성이다. KTX 오송역에서 단지까지 거리는 2㎞ 가량에 불과하다. 세종시와 청주국제공항도 인근에 자리잡고 있고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하다. ◇61개 업체 입주..국내 최대 규모 바이오단지KTX 오송역에서 차를 타고 5분 정도 이동하면 듬성듬성 사각형 건물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입주한 공장들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나면 가장 먼저 한화케미칼 공장(바이넥스에 인수)이 모습을 드러내고 LG생명과학(068870), CJ헬스케어 등이 줄지어 들어서있다. 멀찌감치 삼진제약, 서울제약, 신풍제약 등이 보이고 첨단의료복합단지 너머로 서흥캅셀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의약품이나 화장품을 생산하는 첨단 공장이어서 여느 산업단지처럼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는 않는다. 공장마다 추가 공장 건설 가능성을 대비해 널찍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마치 조그만 대학 캠퍼스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듯한 풍경이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총 463만㎡ 규모의 부지에 61개 업체가 들어선다. 지난 2009년 10월 바이오벤처 파이온텍이 가장 먼저 가동을 시작했고, 지난 4월 천연비누업체 에코앤에코의 공장이 가동되면서 45개 업체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 나머지 16개 업체가 공사를 마치면 지난 2003년 7월 단지 기반공사를 착공한 지 12년만에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완성되는 셈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입주 기업들의 사정으로 일부 부지는 중간에 주인이 바뀌기도 했는데, 오송단지에 입주하려고 대기 중인 기업이 많아 바로 교체가 이뤄진다”면서 “지금도 오송단지에 남는 땅이 있냐는 문의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전초기지 첨단의료복합단지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전경오송생명과학단지의 가장 큰 매력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보건의료 국책기관이 입주해 있다는 점이다.첨단의료복합단지는 제약·바이오업체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다. 113만㎡ 규모 부지에 조성된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 4개 핵심시설이 들어섰다. 4개 센터 건설에 총 2285억원이 투입됐다.신약개발지원센터는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시설을 제공한다.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는 첨단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동물센터에서는 의료제품 개발을 위한 최적의 동물실험자원을 제공하고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에서는 임상용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아직 공장이나 제대로 된 연구시설이 없는 바이오벤처의 경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활용해 실험동물센터에서 동물실험을 진행하며 신약 개발에 다가갈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됐다.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핵심시설 현황김경숙 코아스템 대표는 “영세 바이오벤처는 연구시설과 연구인력을 확보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연구시설을 이용하고, 단지에 입주한 대학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빠른 속도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충북대 약대, 충북도립대 생명의학과,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입주하면서 700여명의 연구진이 제약·바이오업체들에 우수 연구인력을 제공한다.바이오업체와 연구인력을 연계해주는 역할은 충북산학융합본부가 담당한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충북산학융합본부는 바이오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기업들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해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충북산학융합본부는 기업이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현장중심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육동연 에이치피앤씨 이사는 “충북산학융학본부 기업연구관에 들어와서 연구 지원을 많이 받았다”면서 “큰 금액 들이지 않고 고가의 연구장비를 이용하면서 실시간으로 연구진과 인허가 담당자들의 컨설팅을 받기 때문에 연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오송밸리]오송바이오밸리 '한국 바이오산업 메카' 시동☞ [오송밸리]오송바이오밸리 마지막 단추 '제2 생명과학단지'☞ [오송밸리]美메릴랜드 바이오클러스터, 日고베의료산업단지를 품다☞ [오송밸리]알짜 제약·바이오업체 대거 포진..'세계적 바이오단지 꿈 영근다'☞ [오송밸리]오송생명과학단지 부족한 2%..'어디 병원 없나요'☞ [오송밸리]"오송생명과학단지, 세계적 바이오밸리 도약 확신"
- [오송밸리]오송바이오밸리 '한국 바이오산업 메카' 시동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가 ‘한국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2일 충청북도 등에 따르면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화장품 업체 등 모두 61개사가 입주를 확정했다. 이 가운데 45개 업체는 공장 건설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다. 15개 업체는 현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1개 업체는 착공을 준비 중이다.LG생명과학(068870), 대웅제약(069620), CJ헬스케어 등 대형 제약사를 비롯해 신풍제약, 코아스템, 고려제약, 서울제약, 삼진제약, 서흥캅셀 등 국내 바이오·제약산업을 주도할 ‘알짜’ 업체들도 오송에 둥지를 틀었다.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내로라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총 집결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의약품 산업 단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충청북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은 모두 야산이거나 논밭이었는데, 지금은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오송생명과학단지는 외형 뿐 아니라 내실면에서도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2개 업체가 가동하면서 총 2415명을 고용했다. 지난해 생산실적만 8368억원에 달하고 수출은 1426억원(1억1900만달러)을 기록했다.오송생명과학단지의 가장 큰 매력은 신약개발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지 내에 조성된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연구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충북대 약대, 충북도립대 생명의학과,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등이 이전하면서 700여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하고 있다.지난 2010년 입주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본부, 보건산업진흥원, 국립보건연구원, 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6개 보건의료 국책기관은 정책, 행정지원 등의 분야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서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성공적인 조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오송 입주를 계기로 성장 기반을 다진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바이오벤처 코아스템은 지난 2010년 충북 오송에 본사와 연구소를 옮겨 충북대 약학대와 함께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설립된 실험동물센터, 신약개발지원센터 등을 적극 활용했다. 이 산학 협업에 오송에 입주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적극적인 상담과 지원을 토대로 지난해 7월 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 질환의 진행속도를 완화시키는 줄기세포치료제 ‘뉴로나타-알주’를 허가받는 쾌거를 일궈냈다. 미국 바이오산업의 메카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를 능가하기 위한 첫 발을 뗀 셈이다.김경숙 코아스템 대표는 “오송에 입주해 첨단 시설을 활용하고 우수 인재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벤처기업 혼자서는 이뤄낼 수 없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화장품 업체 에이치피앤씨는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내 충북산학융합본부에 연구실을 마련해 충북대 연구진들과 함께 발모제 등을 개발했다. 지난해 말에는 오송에 화장품 공장을 짓고 가동을 시작했다. 홍진태 충북산학융합본부 원장은 “오송생명과학단지는 향후 국내 신약개발을 선도하고 국내 의약품 생산의 40% 가량을 담당하며 한국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오송밸리]10년만에 천지개벽..“남는 땅 없나요” 문의 쇄도☞ [오송밸리]오송바이오밸리 마지막 단추 '제2 생명과학단지'☞ [오송밸리]美메릴랜드 바이오클러스터, 日고베의료산업단지를 품다☞ [오송밸리]알짜 제약·바이오업체 대거 포진..'세계적 바이오단지 꿈 영근다'☞ [오송밸리]오송생명과학단지 부족한 2%..'어디 병원 없나요'☞ [오송밸리]"오송생명과학단지, 세계적 바이오밸리 도약 확신"
- [마감]코스닥, 기관·외인 동반 '팔자'…680선 내줘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코스닥지수가 이틀 연속 내리면서 다시 680선 아래로 밀려났다.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팔자’에 나서면서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1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17포인트(2.06%) 내린 672.94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8일 680선을 회복한 뒤 3거래일만에 다시 이를 내줬다.이날 지수를 밀어내린 것은 기관과 외국인이었다. 기관은 금융투자(200억원)를 중심으로 매도가 나오면서 534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역시 446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에 부담을 줬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5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만이 홀로 989억원을 사들였다.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해 42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섬유의류(1.07%)와 정보기기(0.87%) 두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바이오 업체가 밀집한 코스닥 신성장기업이 4.47% 폭락하면서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기타서비스(3.29%), 종이목재(3.16%), 유통(3.1%), 인터넷(2.99%), 디지털컨텐츠(2.81%) 등도 내렸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068270)이 0.99% 빠졌고, 다음카카오(035720)도 3.26% 하락했다. 또 동서(026960)(4.02%), CJ E&M(130960)(3.87%), 메디톡스(086900)(4.81%), 바이로메드(084990)(8.15%), 컴투스(078340)(2.27%), 이오테크닉스(039030)(2.13%) 등도 부진했다.나노(187790)는 상반기 적자전환 소식에 10.56% 급락했으며, 바이로메드(084990)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바이오 신약 VM202로 당뇨병성 족부궤양 임상 3상을 승인 받았다는 소식에도 8.35% 빠졌다.반면 파라다이스(034230)는 0.44% 올랐고, GS홈쇼핑(028150)도 0.9% 상승했다. 이밖에 콜마비앤에이치(200130), 젬백스(082270) 등도 강세를 보였다. 제로투세븐(159580)이 12.19% 급등하는 등 중국 소비주 중 유아용품주의 강세도 두드러졌다.이날 거래량은 4억5188만2000주, 거래대금은 2조8792억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3개 종목을 포함해 25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종목은 없었다. 775개 종목이 내렸고 59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관련기사 ◀☞[마감]코스닥,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일주일만 하락 전환☞[마감]코스닥, 기관 '사자'…690선 회복 '코 앞'☞[마감]코스닥, 670선 안착...기관·개인 이틀째 매수
- 실적 무장한 제약·바이오株, 코스닥 반등 이끌었다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최근 낙폭이 컸던 바이오와 제약업종이 코스닥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업종 중에서는 바이오 업체가 밀집한 코스닥 신성장기업은 3.52%, 제약은 2.95% 올랐다. 25일에도 각각 9.12%, 8.34% 상승하는 코스닥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068270)의 주가가 특히 드라마틱하다. 이달 13일 8만1300원에 마감한 이 회사 주가는 17일부터 내리 6거래일 하락하며 21일 다음카카오(035720)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25일 14.26% 급등하며 다시 1위를 탈환했고, 이날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오 신약 등을 개발하는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전날 2.35% 오른 데 이어 이날도 8%대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전 4거래일간 하락하며 20만원선이 무너졌지만 다시 복귀를 앞뒀다. 제약업체 씨젠(096530)과 휴온스(084110), 콜마비앤에이치(200130), 코미팜(041960)도 이틀간 주가가 각각 12.4%, 4.7%, 10.1%가량 올랐다. 바이로메드(084990), 제넥신(095700), 알테오젠(196170), 인트론바이오(048530), 제노포커스(187420) 등 바이오주도 오름세를 나타냈다.사실 바이오·제약주는 코스닥 급락의 주범이었다. 코스닥지수가 138.16포인트(18.4%) 하락한 17~24일 6거래일간 동안 코스닥 신성장기업지수와 제약지수는 각각 24.3%, 18.9%나 빠졌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가 부담이 매도세를 촉발한 탓이다.하지만 결국 탄탄한 실적과 성장 모멘텀이 다시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회사에 대한 신뢰와 호재로 폭락 장세 이후 재빨리 주가를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셀트리온의 경우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고 관절염치료제 ‘램시마’의 해외 시장 확대 기대감이 반영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신약 개발을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3000만달러의 지원 약속을 받았다. 휴온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35억원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9.4% 증가했다. 내수·수출 조화가 이뤄져 실적 중심의 펀더멘탈 투자 종목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동안 코스닥시장 성장주로 주목받던 이들 업체 주가가 중국의 경제 정책 변화로 재조명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책이 수출·투자로 방향을 바꾸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경쟁이 본격화되는 소비관련주인 화장품·호텔·레저 관련주보다 중국 노출도가 낮은 제약·바이오에 집중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 삼진제약, 사진전 열어 화상 어린이 치료비 지원☞ 일신바이오, 일동제약과 4억원 규모 계약 체결☞ 제일바이오, 조류독감 등 예방 물질 특허 실시권 독점계약
- [성공異야기]국내제약업 성장의 숨은 1등공신 에스텍파마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내 제약산업은 우스갯소리로 ‘복제왕국’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한다. 복제약(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비판하는 별칭이다. 국내제약사들은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만료를 기다렸다가 제네릭을 발매해 외형을 키우는 전략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김재철 에스텍파마 대표[사진=이데일리 김정욱 기자]반대로 얘기하면 제네릭이 없었다면 오늘날 국내 제약산업의 위상은 꿈도 꾸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제약사들은 제네릭으로 확보한 자금을 신약 개발에 투입하며 글로벌 시장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흔히 제네릭은 만들기 쉽다는 인식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제네릭을 구성하는 원료의약품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제약산업에서 원료의약품의 자급도는 31.7% 가량에 불과하다. 2010년 19.6%에서 자급도가 큰 폭으로 높아졌지만 아직 국내업체가 만든 의약품 10개 중 7개는 수입산 원료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대형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임박하면 제약사마다 원료의약품을 위한 쟁탈전이 벌어진다. 아직도 원료를 구하지 못해 제네릭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마치 설계도가 있다고 해서 누구나 똑같은 제품을 만들지는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에스텍파마(041910)는 지난 1996년 설립 이후 다양한 제네릭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제약사들에 공급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연간 약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거두는 에스텍파마는 비싼 수입산 원료를 국산 원료로 대체하면서 국내 원료의약품의 자급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에스텍파마는 제네릭 업체들이 만들지 못한 혈전치료제, 알코올 중독 치료제, 자기공명영상(MRI조영제), 위궤양치료제 등의 원료의약품 개발에 성공, 국내외 업체들에 공급했다. 최근에는 저렴한 중국·인도산 원료의약품의 물량공세 속에서도 고품질의 제품으로 승부하며 국산 제네릭의 품질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는다. 또 자체 개발한 원료의약품을 일본이나 유럽에 수출하면서 국산 원료의약품의 해외 시장 개척의 선두주자 역할을 했다. 올 상반기 기준 에스텍파마는 매출의 55%를 해외시장에서 거뒀다.에스텍파마를 설립한 김재철(55) 대표는 “1990년대까지 국내에서는 대부분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수입 원료를 국내 기술로 국산화하고 싶어 창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평범한 직장인 출신이다. 태평양제약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10년 근무하다 “주어진 일만 하다보면 직장생활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연구를 원없이 해보고 싶었다”며 단돈 500만원만 들고 창업을 결심했다. 19년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지금은 에스텍파마를 국내외에서 품질로 인정받는 원료의약품 회사로 육성시켰다. 직원 수도 여직원 1명에서 19년 만에 160명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성공 비결에 대해 “수요는 있지만 기술이 없어서 만들지 못하는 원료의약품을 집중적으로 개발했다. 1개 제품을 개발하는데 수천번의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단 한 번도 포기를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사 야구단의 에이스 투수로 활약하면서 맏형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올해 소속 리그에서 4점대 평균자책점에 4승을 거두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팀 승수의 절반 가량을 책임졌다. 정기적으로 임직원 수영 대회를 열어 직원들의 건강도 관리한다. 그는 “모든 임직원이 건강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김재철 에스텍파마 대표는 “연구원으로서 원없이 연구를 하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사진=이데일리 김정욱 기자]-어떻게 창업을 결심하게 됐나.△아모레그룹의 의약품사업부(이후 태평양제약으로 분사, 한독에 인수) 연구소에 입사하면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전공인 화학을 살려 연구원으로 10년 일했지만 직장생활에 한계를 느꼈다. 하고 싶은 분야는 있는데 회사에서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현실이 견디기 힘들어 창업을 결심했다. 전 직장에서 원료의약품을 개발한 경험을 살려 원료의약품 업체를 설립했다. 연구원으로서 원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한국에도 이런 기술이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다.-맨 손으로 창업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당시 갖고 있던 500만원에 대출 500만원, 총 1000만원으로 50㎡(약 15평)짜리 사무실을 임대하면서 시작했다. 수입 원료의약품을 국산 제품으로 바꿔보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3년 동안 외부 연구소에서 자문 역할을 해주고 해당 시설을 빌려 밤새 연구하는 생활을 2년 동안 반복하면서 위염치료제 원료의약품을 개발해냈다. 3년 동안은 수입도 전혀 없었다.-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나.△무조건 열심히 연구에 매달렸다. 수요가 있지만 원료의약품을 만들지 못해 비싼 수입 원료를 사용하거나 제네릭을 내놓지 못하는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1개의 원료의약품을 만들어내는데 평균 1년 반~2년 정도는 걸렸다. 3년 가량은 매일 같이 새벽까지 연구를 진행했다. 제품을 하나하나 개발하면서 확보한 자금은 모두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처음에는 다른 업체의 330㎡(100평) 규모 공장을 임대해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2000년에 경기 안산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회사다운 면모를 갖추게 됐다. 2007년에 공장을 신축했는데, 당시 연 매출 200억원이었는데 250억원을 투자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한번은 실험실에서는 혈전치료제 원료의약품 개발에 성공했는데도 막상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하면 불량이 나오는 사례가 발생했다. 거래처에 공급키로 한 기한은 임박했는데도 문제를 찾지 못한 적이 있다. 이번에 실패하면 끝이다는 생각으로 3~4개월 동안 밤을 새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한 끝에 문제를 찾아냈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하다. 아직도 거래처와 계약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는 처음 연구 업무를 시작할 당시를 떠올리며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경영철학이 있다면.△고객과의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조그만 약속도 허투루 생각한 적이 없었다. 내부적으로 직원들과 약속도 모두 지켜냈다고 생각한다. 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지 않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직원들에게 많이 한다.-앞으로의 목표는. △지금까지 목표의 50% 정도는 달성한 것 같다. 유럽 출장을 다니면서 꿈 꿨던 공장설비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갖췄다.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에서도 에스텍파마만의 신뢰를 구축했다고 자부한다. 최근 엔저의 영향으로 실적에 주춤하고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향후 신약, 개량신약 등 새로운 분야를 두드리며 제2의 창업을 준비 중이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창업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 당부할 얘기가 있다면.△무조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 준비없이 창업을 한 건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웃음).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분야,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들고 한번 시작하면 뒤도 돌아보면 안된다.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 한번 포기하면 또 다시 포기하게 된다. 기본적인 것만 갖추면 그 다음엔 열정과 노력이 결과를 좌우한다. 김재철 에스텍파마 대표는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태평양제약에 입사했다. 태평양제약에서 10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1996년 에스텍케미칼(현 에스텍파마)을 설립했다. 현재 코스닥협회 부회장을 역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