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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성별에 따른 자폐의 유전적 원인 및 차이 규명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팀이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폐 가족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자폐의 유전적 원인 및 차이를 규명했다.자폐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에 흥미를 보이거나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이는 복합적인 신경 발달장애다. 남녀 유병비율은 4대1 정도로 남성에서 더 잘 나타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자폐의 성차에 관한 기존의 연구는 북미⦁유럽인 위주로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이에 유희정 교수팀(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시냅스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 위스콘신 대학교 Donnz Werling 교수)은 성별에 따른 자폐의 유전적 원인과 차이를 밝히고자 자폐성 장애인이 속한 673가구(2,255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별 특이적인 자폐 위험 유전자를 발굴했다.그 결과, 남성 자폐 유전자는 신경세포 간의 소통을 담당하는 시냅스에 주로 영향을 미쳤으며, 여성 자폐 유전자는 유전자 발현 조절의 핵심 요소인 염색질과 히스톤에 영향을 미치며 서로 다른 기전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폐 여성은 자폐 남성보다 단백질 기능을 손상시키는 ‘단백질 절단 변이’를 더 많이 가졌으며, 자폐성 장애인의 가족 내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자폐 양적 유전점수가 더 높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자폐 발생률이나 중증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는데, 이는 여성이 자폐증의 유전적 부담에 대한 내성이 크다는 기존의 북미, 유럽 지역의 연구 결과와 동일했다.이번 연구는 기존 북미 · 유럽 유전체 데이터에만 의존했던 자폐 연구에서 더 나아가, 한국인 자폐와 관련된 유전적 차이를 처음으로 분석하고 남녀가 서로 다른 자폐 발생 기전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유전체 연구에 기반한 성차 의학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아울러 한국인 자폐 및 신경 발달장애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로, 향후 자폐성 장애인의 성별을 고려한 맞춤 치료 및 자폐증 조기 발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자폐 유전자가 남녀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며, “자폐의 원인을 밝히고 개별 특성을 반영한 정밀 의료를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안준용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성차의학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북미⦁유럽에만 집중되던 자폐 유전자 연구에서 한국인 자폐 환자 및 가족을 대상만으로 연구해 유전적 원인을 밝혀냈다는 점은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고려대학교 인성(仁星) 사업의 지원과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와의 협력을 통해 수행됐으며, 최근 국제학술지 ‘Genome Medicine’에 실렸다.
- 슈퍼스쿨, 고교학점제에 최적화된 종합 에듀테크 클라우드 구축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내 에듀테크 기업 ㈜슈퍼스쿨은 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 한 최적화된 교육관리시스템(LMS)을 구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구축한 시스템은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인한 교육과정 다양화에 따른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효과적으로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로, 2025년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과목 수 증가에 따른 교사들의 수업 연구 시간 부족은 물론 과목별 출석 관리, 학생 개인별 세부능력 특기사항 기록 등 현장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큰 과제로 지적됐다.슈퍼스쿨의 에듀클라우드서비스는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수강신청, 분반, 출결관리, 과제관리, 기록관리 등 고교학점제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특히 AI 및 음성인식(STT) 기술을 활용한 상담 기록, 교육활동 분석, 학생활동부 작성 지원 등 에듀테크 기술을 다양하게 접목하여, 교사들이 늘어난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학생 교육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보안강화와 신뢰성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였으며, 이 과정에 높은 기술력의 블록체인 1세대 기업인 씨피랩스의 WEB2X를 활용했다.주승열 슈퍼스쿨 대표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면서도 학생 개개인에 대한 세심한 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며 “우리의 에듀클라우드서비스는 최신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해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한편 슈퍼스쿨은 EBS 스타강사 출신인 주승열 대표가 설립한 에듀테크 기업으로, 교사기획단을 중심으로 한 혁신적인 교육행정서비스와 학생별 데이터 기반의 진학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 유컴패니온그룹, 원주미래산업진흥원 홈페이지 구축 수주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데이터 비즈니스 기반의 IT 서비스 전문기업 유컴패니온그룹(회장 한수진)이 원주미래산업진흥원의 홈페이지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28일 발표했다.이번 사업은 원주시가 미래 산업 발굴 및 육성, ICT 융합을 통한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와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7월에 출범한 원주미래산업진흥원에 대한 기관 소개와 수행 사업 등의 정보 전달 및 방문객의 관심도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유컴패니온그룹은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가이드라인 및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준수하여 클라우드 기반의 홈페이지를 구축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특히, 최근 모바일 접속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모바일 웹사이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지보수의 일원화를 통해 홈페이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이번 사업의 주요 범위는 △정보의 접근성, 가독성, 편리성을 고려한 메뉴 체계 수립 및 정보 제공 서비스 개발 △PC 외에도 태블릿, 모바일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반응형 웹 개발 △원주시와 원주미래산업진흥원의 특색을 반영한 UI/UX 개발 △기업 유치 및 임대 공간 활용을 위한 예약 및 관련 정보 시스템 개발 등이다.유컴패니온그룹은 데이터 표준을 준수하면서도 향후 시스템 연계와 확장성을 고려한 유연한 DB 설계를 통해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개발하여 접근성과 사용성을 높일 계획이다.기관에서 제공되는 모든 정보 콘텐츠가 신속히 외부 SNS로 공유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정보 공유 및 SNS 연계성을 강화해 소통을 활성화할 예정이다.이번 사업을 통해 원주미래산업진흥원은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여 이용자들이 손쉽게 참여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게 되며, 각종 행정 정보 및 사업 정보의 원활한 제공을 통해 대민 공공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유컴패니온그룹 한수진 회장은 “공공기관 IT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한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 구축을 통해 스마트한 행정업무 처리와 보다 편리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디지털 환경 조성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AI를 활용한 지속적인 기술 혁신 및 내재화를 통해 사용자 중심의 웹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민간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 정보화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캐시카우 확보한 온코닉, 신약개발 본게임은 이제부터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연내 기술특례상장 트랙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리는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신약개발사로서는 드물게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한 상태에서 출발하게 됐다. 2020년 5월 설립된 점을 감안하면 불과 4년 만에 신약 상용화에 성공한 셈이다.온코닉테라퓨틱스 연구소 전경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든든한 수익원 ‘자큐보정’ 국내 출시온코닉은 2020년 5월 설립된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온코닉의 최대주주는 제일약품(271980)으로 지분 54.3%를 보유하고 있다.앞서 온코닉은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Zastaprazan)을 개발해 국산 신약 37호로 품목허가를 받고 지난 1일 국내 출시했다. 해외에는 기술이전 등을 통해 R&D 비용 부담과 임상 관련 리스크를 줄이고 조기 수익 실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P-CAB 신약 ‘자큐보정’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앞서 온코닉은 지난해 3월 중국 상장사 리브존 제약그룹(Livzon Pharmaceutical Group)과 중화권 지역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인도 상장사(사명 미공개)와 인도 지역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같은해 9월에는 멕시코 라보라토리 샌퍼(Laboratorios Sanfer S.A De C.V.)와 멕시코·남미 지역 19개국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모두 비공개 상태이다.BCC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2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성장율은 높지 않지만 발병률이 높아 시장 규모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이 중 P-CAB 시장은 2015년 출시 이후 연평균 25.7% 성장해 2030년에는 1조 8700억원으로 전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의 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국내에선 2019년 HK이노엔이 ‘케이캡’, 2022년 대웅제약이 ‘펙스클루’를 출시했다. 가장 빨리 출시된 케이캡은 국내 시장 점유율 1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얼마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지가 관건이다. 온코닉의 자큐보는 제일약품이 동아에스티(170900)와 공동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온코닉은 “제품의 우수한 약효와 소화기계통의 강력한 영업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의 판매 역량이 결합되면 자큐보정은 타 P-CAB과 함께 높은 매출을 시현하며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신약개발 본게임 돌입…항암제 ‘네수파립’ 약효 입증해야자큐보정은 온코닉이 안정적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코닉은 수익 구조를 확보함으로써 항암제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신약개발의 본게임이 이제 시작되는 셈이다.온코닉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PARP와 Tankyrase를 이중저해하는 기전의 항암제 ‘네수파립’(Nesuparib)이다. 네수파립은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후보물질로 식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2곳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네수파립은 췌장암, 난소암 등 미충족수요가 높은 적응증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임상 1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 2상에 단계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국내 임상 2상을 추진 중이다. 네수파립은 임상 2/3상을 통해 기존 PARP 저해제 대비 약효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입증해야 한다. 온코닉은 임상 2상 결과가 확인되는 2026년 이후 사업개발(BD) 활동을 통해 기술이전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온코닉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바이오 USA, 바이오 유럽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여해 당사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을 주요 글로벌 제약사에 소개하고 기술이전 논의를 지속해왔다”면서 “특히 지난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20개 이상의 제약·바이오기업과 네수파립에 대한 미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2026년 흑자 전환 가능할까?온코닉이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 시기는 2026년이다. 이는 네수파립 기술이전 가능성을 제외하고 계산한 것이다. 온코닉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22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온코닉은 올해 영업손실이 113억원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34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자큐보정의 국내 판매가 시작되고 해외 기술이전에 따른 수익화가 기대되지만 자큐보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네수파립 등 신약 R&D에 따른 비용으로 인해 내년까진 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온코닉은 “2026년부터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매출 확대, 추가적인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세종네트웍스-세종텔레콤, ‘조선·해운·항만 DX 국제 컨퍼런스’ 참가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세종네트웍스(대표이사 유기윤)와 세종텔레콤(대표이사 이병국)이 오는 2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4 조선·해운·항만 디지털전환 국제 컨퍼런스’에 참가해 스마트 안전 및 5G 특화망 솔루션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개할 예정이다.이번 컨퍼런스는 스마트·자율 운항 선박과 스마트 항만 등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조선·해운·항만 및 ICT·SW 분야의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모여 국내외 기술력을 공유하고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자리다.세종네트웍스와 세종텔레콤은 안전을 위한 스마트 안전 솔루션과 조선해양 산업에 필수적인 전용 회선 및 5G 특화망 서비스를 선보인다. 세종네트웍스의 스마트 안전 솔루션은 산업 현장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안전사고 탐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안전 관리 플랫폼 서비스다. 현장의 특성과 기업 규모에 따라 장비와 솔루션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며, 5G 특화망, 지능형 폐쇄회로(CCTV),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을 연계하여 작업자 위험 행위 통제와 사고 예방, 화재 소방 알림 등 산업 재난 안전 솔루션을 제공한다.또한,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말 HD현대미포 선박 제조시설에 약 100만㎡ 규모의 5G 특화망을 구축하여 원활한 데이터 교류 및 효율적인 업무 소통을 위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시스템은 작업자와 관리자가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비용과 시간을 절감한다.이 기술들은 조선해양 산업뿐만 아니라 건설 및 제조 산업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그 외에도 세종네트웍스는 ‘AI 콜봇’과 블록체인 및 AI 융합 기술을 활용한 유실물 통합 관리 플랫폼 ‘파인딩올’을 선보일 계획이다. ‘AI 콜봇’은 컨택센터 상담원의 아웃바운드 콜 업무를 AI 음성봇이 대신 수행하며, 고객사 맞춤형 시나리오 개발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파인딩올’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분실물 등록, 습득, 매칭, 반환 과정의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AI 이미지 분석 및 메타데이터 매칭 기능으로 분실물 검색의 정확도를 높인다.세종네트웍스 남부지사장 윤준규 이사는 “조선해양 분야의 국제적 허브인 울산에서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그간 쌓아온 다양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AI헬스케어] 아마존, AI의료 사업 본격화 外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지난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인공지능(AI) 의료 및 헬스케어 업계 주요 소식을 정리합니다. △아마존 원 메디컬의 AI의료 사업 본격화 소식 △구글의 AI 에이전트 자비스 출시 일정 확정 △ 셀바스AI, ‘AI 의료’ 신사업 추진 등이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꼽혔습니다.◇ 아마존 원 메디컬, 사업 진행 상황은아마존(Amazon)의 헬스케어 부문 자회사인 아마존 원 메디컬(Amazon One Medical)이 AI의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마존 원 메디컬의 AI 도구는 인공지능 음성 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자연어 처리 기술을 이용하여 진료 기록을 요약하고 분류한다. 또한 머신러닝을 이용하여 환자의 상태를 예측하고 진단을 지원한다.이러한 AI 기능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 생성 AI 서비스인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과 AWS 헬스스크라이브(AWS HealthScribe)를 통해 제공된다. 예를 들어, 헬스스크라이브를 사용해 환자 방문 시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이후 의료 제공자가 이를 검토, 수정, 승인함으로써 환자와의 상호작용 중 메모 작업을 줄여준다.◇ 구글, AI에이전트 자비스 12월 공개구글이 오는 12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선보인다. 구글은 컴퓨터에서 제품 구매·항공편 예약부터 연구 데이터 수집까지 할수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자비스라는 코드명이 붙은 이 AI는 지난 22일 앤트로픽이 공개한 AI 에이전트 ‘컴퓨터 유즈(computer use)’와 비슷하다. (사진=아마존)인간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기 전에 컴퓨터 화면에 있는 내용을 스크린샷으로 찍고 해석한 뒤 버튼을 클릭하거나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앤트로픽의 에이전트는 컴퓨터에 설치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할 수 있지만, 자비스는 웹 브라우저 특히 크롬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이처럼 구글의 자비스는 일상적인 웹 기반 작업을 자동화하려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제미나이의 미래 버전이 신발 한 켤레를 반품하는 것을 돕기 위해 스스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던 것과 흡사한 내용이다.구글이 현재 개발 중인 추론 중심 모델이 적용됐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셀바스AI, AI 의료 진단 시장 진출셀바스AI(SelvasAI)‘가 지난해 인수한 메디아나(Mediana)와 신사업 ’AI 의료 진단 예측 서비스‘를 추진한다. 셀바스AI는 기존 음성 기반 ’AI 솔루션‘에서 데이터 기반 ’예측 서비스‘로 의료 AI 시장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셀바스AI는 메디아나의 환자 감시 장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의료 진단 예측 서비스 연구개발 중에 있다. 양사는 각각 기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기술 경쟁력과 AI·소프트웨어 기술 시너지를 발생하며 AI 의료 기업의 입지를 확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메디아나는 환자감시장치·심장충격기(AED)·체성분분석기 등을 개발·판매해 오고 있는 기업이다. 메디아나가 보유한 의료기기는 환자의 생체 데이터들이 수집되는 디바이스로 셀바스AI 솔루션과 결합해 데이터 기반 ’예측 서비스‘ 사업화가 본격화할 전망이다.또한 셀바스AI는 메디아나와의 시너지 효과 등으로 해외 시장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메디아나는 전 세계 80개국 이상 수출 실적과 50만대 이상 해외 누적판매량 보유하고 있다. 의료기기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액 증가로 지난 2021년 매출액 568억원, 2022년 683억원, 지난해에는 784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 AI 콘텐츠 범람하는 시대…"스토리 분별력 갖춰야"[GAIF2024]
-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모든 사람이 기술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이 개인의 강점을 어떻게 증강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이애나 우 데이비드 퓨처 프루프 랩(Future Proof Lab)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AI 시대에는 미래 지향적이고 가치 중심적이며 뛰어난 스토리 분별력을 갖춘, 협력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이 업무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범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AI와 달리 인간의 독창적인 능력을 키우고, AI 도구에 대한 활용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했다.다이애나 우 데이비드(Diana Wu-David)퓨처 프루프 랩(Future Proof Lab) 설립자 겸 대표이사(CEO). 사진=다이애나 우 데이비드 CEO우 데이비드 CEO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보좌관을 시작으로 구글, 오라클, JP모건 등 글로벌 기업의 이사회와 CEO 자문을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 오는 11월 19일 열리는 제11회 이데일리 글로벌 AI 포럼(GAIF 2024)에서 주요 연사로 참여할 예정이다.그가 AI 시대의 인재상으로 스토리 분별력과 적응 능력을 강조한 이유는 생성형 AI 덕분에 AI가 만든 콘텐츠가 ‘뉴 노멀’이 되고 있어서다. 그는 “6월 발표된 연구에서 웹 기반 텍스트의 약 57%가 AI에 의해 생성되거나 AI를 통해 번역된 것”이라며, 창의성 없는 평범함이 넘쳐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딥페이크 기술이 뉴스와 정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사람들을 양극화된 현실에 가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하고 “미디어 산업이 생성형 AI와 맞붙게 되면서 변화를 위해 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고의 매체는 고품질 저널리즘을 지키는 게이트키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생성형 AI로 인한 새로운 작업 방식과 소비자 변화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기자들은 뛰어난 글쓰기보다 그들의 아이디어나 접근 방식으로 고용될 수 있다”고 미디어 산업에 대한 진단을 내렸다.우 데이비드 CEO가 퓨처 프루프 랩을 설립한 이유 역시 새로운 기술과 인구 통계적 변화라는 혼란 속에서 인간이 게임의 판도를 바꾸고 AI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최신 AI 트렌드는 ‘멀티모달 시스템·AI 에이전트’우 데이비드 CEO는 최신 AI 트렌드로 멀티모달식 AI 개발과 AI 에이전트를 꼽았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 유형을 통합해 포괄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람들이 더 쉽게 상호작용하고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언어 처리를 제공한다. AI 에이전트는 복잡하고 미묘한 상호작용을 관리하며, 고객서비스, 의료, 금융 등에 적용 가능할 수 있다. 물류나 자율주행차처럼 고도의 조정이 필요한 환경에서 AI 에이전트를 여럿 활용하는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도 중요한 트렌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우 데이비드 CEO는 많은 기업이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AI 기술 솔루션에 투자하지만 인간과 기술의 협업을 최적화하는 데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한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54%가 회사에서 A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전혀 몰랐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그러면서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도전 과제는 인간과의 협업 뿐 아니라 AI와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국가마다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오픈AI 독주에도 “AI 투자 미래 밝아”오픈AI의 독주로 AI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는 생각이 달랐다. 우 데이비드 CEO는 “수십 년 동안 신경망과 AI 기술을 연구해 온 과학자들이 최근 노벨상을 수상한 것처럼 AI 산업은 지속적으로 번창하고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봤다. 이미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AI를 도입해 혁신에 나서고 있는 점이 그 증거다.그는 “이케아는 콜센터 직원을 AI 챗봇으로 대체했고, 듀오링고는 계약 번역가의 10%를 AI로 대체한다고 발표했으며, IBM은 백오피스 업무담당 인원의 30%를 AI로 대체할 계획을 갖고 있다. 주주 가치의 관점에서 볼 때 비용 절감은 수익과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의 한 보험회사는 개인이 보험을 분리해 서비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는데, 생성형 AI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새로운 고객 서비스 방식”이라면서 “이는 시발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개인 1명과 AI 직원으로 구성된 회사 나올 것우 데이비드 CEO는 내년도 AI 산업과 관련해 일상업무 통합, 데이터 시스템 구성의 재구축, AI 전용 프로세스 확장 등이 주류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기업에서는 회의, 이메일 작성, 일정 관리 등 일상 활동에 AI 지원을 통합할 것이며, 데이터 시스템 구조를 지속적으로 감사하고 개선하는 한편 데이터 품질 관리를 개선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비즈니스 전반에서 더 많은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신문 헤드라인에서 극소수의 정규직 직원으로 이뤄진 기업, 즉 CEO 1명과 AI 직원으로 구성된 기업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AI의 기회와 함께 사이버 보안 위험에 대한 뉴스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AI 수준과 관련해서는 “공공과 민간 파트너십, 산학 협력 역사가 잘 갖춰져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국민 1인당 공학 전공자 배출도 더 많은 편”이라면서 “인재 육성과 연구개발(R&D),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투자하고 전세계에 스토리를 잘 전달한다면 최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11월 1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리는 ‘제11회 이데일리 글로벌 AI 포럼’ 개요.
- 내달 국내 첫 수소 차량운반트럭 나온다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다음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소 차량운반트럭(카트랜스포터)이 나온다. 내달 첫 선을 보이는 수소 차량운반트럭.(사진=환경부)환경부는 국내 최초로 현장 투입을 앞둔 수소 차량운반트럭 인도식이 2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소재 평택항 수소교통복합기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이날 인도식에는 오일영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 정장선 평택시 시장, 홍기원 국회의원, 이병진 국회의원, 강정구 평택시의회 의장, 김석구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 현대자동차 정유석 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수소 차량운반트럭 시범사업은 2022년 3월 24일 환경부, 경기도, 평택시, 현대자동차, SK E&S, 현대글로비스,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체결한 ‘수소모빌리티 특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의 후속조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이 협약은 목적은 평택시에 수소상용차 중심 수소모빌리티 특구를 조성해 탄소중립과 수소경제 확산에 기여하는 데 있다. 수소 차량운반트럭은 현대차가 올해 1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기반으로 제작에 착수해 10월에 인증을 마쳤다. 최대 6대의 차량을 동시에 적재할 수 있고, 동급 디젤 차량 대비 우수한 동력성능을 지녔으며, 1회 충전 시 380㎞ 주행이 가능하다. 시범사업 주관사로 참여하는 현대글로비스는 인수받은 차량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평택항 간 왕복 약 40㎞ 구간에 수출용 차량 운반 용도로 투입하고, 시범사업 6개월 동안 데이터를 축적해 총소유비용(TCO) 및 환경개선 효과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차량운반트럭 1132대(올해 상반기 기준)를 운행 중이며, 시범사업 이후 환경·사회·투명경영(ESG) 차원에서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운반트럭을 수소 차량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오일영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축사를 통해 “장거리를 운행하는 차량운반트럭을 수소 차량으로 전환할 경우 미세먼지 및 대기오염물질 저감 등 환경개선 효과가 크다”면서 “수소 차량운반트럭 보급의 활성화를 위해서 차량 제작 외에도 충전 기반시설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디지털 시대 속 역주행의 미덕[임진모의 樂카페]
-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올해 음악계의 빼놓을 수 없는 토픽의 하나는 아이돌 밴드 데이식스의 역주행 돌풍이다. 지난 2017년에 발표한 노래 ‘예뻤어’와 2019년의 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연초 갑자기 음원차트에서 발아하더니 한해 내내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획득한 것이다. 서너 달밖에 안 된 신곡도 단물이 빠지면 즉각 구곡으로 추락하는 디지털 쓰나미 속에서 자그마치 5년과 7년 전의 작품이 최신성을 회복하는 것은 경이라고 할 만큼 이례적이다. 이 놀라운 역주행이 결국은 가수 자체의 스타덤에 영향을 미쳤다. 데이식스는 2015년 결성 후 무려 9년이 흘러서야 존재감 도약과 함께 K팝의 선두로 비상했고 곧바로 내놓은 미니앨범은 전곡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샅샅이 누볐다. ‘올해의 컴백’이다.솔직히 세상이 정보로 과포화하면서 이제는 음악마저 정보로 전락한 느낌이 든다. 음악과 동일시돼 온 스토리텔링이니 서사니 하는 어휘는 온데간데없다. 전 음악인구를 삼켜버릴 듯 거대호응을 창출한 아이돌 노래도 조금만 지나면 생기 핏기를 잃는다. 몇 개월 전의 히트송을 라디오에서 들을 수 없다. 순식간에 대중의 호기심은 바로 뒤 나온 타(他) 아이돌 신곡으로 이동해 있다.이런 상황에서 K팝 발표작들이 우리의 깊은 공감을 우려내기는 어렵다. 신곡이 마치 디지털 시대의 정보처럼 새로운 동안에만 가치를 보유하는 것이다. 디지털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이렇게 차갑다. 알고리즘, 기계적 프로세스, 파편화, 업데이트, 단기, 소멸, 삭제 등의 언어들이 즉각적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이런 냉혹 냉랭의 질서가 전부가 아님을 말해주는 구원의 천사가 있다. 그게 역주행이다. 지나간 노래를 망각으로 폐기처분하지 않고 새 생명을 얻게 해주는 디지털 시대의 ‘착한’ 반작용이라고 할까.역작용이 실현되는 이유는 디지털 포화 속에서도 진정한 감동을 선별해내는 별개의 흐름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서사, 감동은 잠재력을 내면에 보전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다시 그 힘을 펼쳐낸다. 데이식스가 그 수혜를 받았다. 데이터류의 노래가 아닌 데이식스 본인들 말대로 ‘삶의 배경음악’이었기 때문에, 이를테면 관조적 의미와 서사적 긴장이 저류했기에 네티즌들에 의해 다시 불려나온 것이다. 작년 역주행의 상징인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도 다를 바 없다. 이 곡이 수개월 지나 널리 퍼진 것은 대학축제 때의 라이브 영상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왜 우리가 이렇게 좋은 노래를 몰랐지?” 하는 일종의 자각에 의해 비롯됐다.음악관계자들은 최신곡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극도의 쏠림 상황에서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역주행이라는 점에 일제히 동의한다. 오히려 지금의 디지털 시대가 과거보다 더 음악의 신구(新舊) 밸런스를 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에는 라디오에서 오래 전 노래들이 흘러나오는 것 외에 음반으로 옛날 곡을 접하기는 어려웠다. 어느 정도의 수요가 축적되지 않으면 레코드로 찍어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터치 하나로 저 옛날의 노래를 얼마든지 스트리밍할 수 있다.역주행은 강화를 거듭할 것이다. 가까운 과거가 아닌 먼 과거시제의 곡들도 돌아올 소지는 충분하다. 아날로그의 인간미가 차가운 디지털 시대 속에서 따스한 감동을 부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작고한 김민기의 ‘철망 앞에서’, 현철의 ‘내 마음 별과 같이’, 작곡가 남국인이 쓴 김승진의 ‘스잔’이 일각의 재조명을 받고 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출세작으로 발표 60년을 맞은 ‘동백아가씨’도 얼마든지 역주행 퍼레이드가 가능하다. 영화 ‘헤어질 결심’ 덕에 1967년 정훈희의 명곡 ‘안개’가 주목받지 않았던가.발라드의 전설 조덕배는 지난 9월 13일 신곡 ‘아름다운 그대여’를 내놓고 활동재개를 신고했다. 그런데 같은 날 개봉한 영화 ‘베테랑 2’에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나의 옛날이야기’가 삽입돼 흐르는, 조덕배 말로 ‘기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당연히 ‘나의 옛날이야기’는 영화를 본 관객들의 청각을 유린했다. 그는 이를 ‘음악적 자아의 재탄생’으로 일컬었다. 영화, 드라마, 게임, 틱톡, 쇼츠, 릴스 그 어떤 미디어를 통하든 음원 역주행이 K팝 자아의 재탄생, 세계관의 재구성으로 이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