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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향후치료비' 없으면… 車보험료 '4만원' 내려간다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향후치료비 폐지 시 1인당 자동차보험료는 4만원씩 줄어든다.”자동차보험 치료비 누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된 국토교통부 산하 기간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연구용역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사가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미래 발생할(향후) 치료비를 미리 산정해 일종의 ‘합의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향후치료비가 보험금 부풀리기 수단으로 쓰이는 것을 아예 차단하면 파격적인 보험료 절감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칫 치료비 풍선효과, 합의 지체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국토부는 최근 산하기관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보험연구원에 맡겼던 ‘합리적 자동차보험 보상제도 운영을 위한 치료비 개선방안’ 용역 보고서 결과를 받아 검토 중이다. 해당 용역 보고서는 향후치료비로 지급되는 연간 보험금을 약 1조 4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 향후치료비 지급액이 자동차보험금에서 사라지면, 인당 보험료가 4만원씩 대폭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올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2.5%가량 인하하면서 인당 보험료 약 2만원의 할인 효과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향후치료비 관련 보험료 인하 효과가 2배인 셈이다. 향후치료비는 자동차사고 시 가해자의 보험회사가 피해자와 빨리 합의하기 위해 합의금을 지급하면서 관행처럼 굳어졌다. 보험업계 공통된 기준이 없다. 그렇다 보니 보험사별로 ‘통원치료비 한 달 치’, ‘흉터 보상비’ 등의 명목으로 달리 지급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금이 한정 없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향후치료비를 주고 있지만, 문제는 일부 피해자들이 이런 점을 이용해 합의금 목적으로 과잉진료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과잉진료에 따른 과다 청구는 ‘보험금 누수→손해율 상승→보험료 인상’을 가져온다.업계는 특히 경상환자의 향후치료비 누수 문제가 크다고 진단했다. 보험개발원이 2021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집단을 살펴본 결과 ‘경추 염좌’ 환자의 총치료비와 향후치료비 중앙값은 각각 8만 2830원, 39만원으로 집계됐다. 치료비보다 향후치료비로 나간 보험금이 약 30만원 이상 많았다. 경상환자라도 진료비가 커지고 중증도가 높으면 향후치료비 역시 증가했다. ‘경추 염좌’에 ‘요추염좌’를 추가한 총치료비는 31만 2920원, 향후치료비는 56만원으로 뛰었다.그럼에도 ‘향후치료비 완전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향후치료비가 없다면 분쟁의 규모나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서다. 또 향후치료비가 다른 치료비로 대체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법원도 향후치료비를 ‘위자료’에 포함해 최종 보험금을 조정하고 산출한다”며 “대안없이 향후치료비가 없어지면 미지급 보험금이 쌓이고 분쟁 가능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했다. 용역 보고서에도 이런 내용을 고려해, 향후치료비 폐지뿐 아니라 상해 수준에 따른 배상기준 등 다양한 방안이 담았다.국토부는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신중하게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향후치료비를 두고 직·간접적인 얽힌 업계만 하더라도 금융권, 의료계, 경찰 등 넓고 방대하다. 정부는 용역보고서 검토가 일차적으로 끝나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치료비 관련 파급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현재 보고서를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 "車로 치면 하이브리드 Vs 전기차"…삼성·LG, 新가전 본격 격돌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국내 대표 가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꿈의 가전’으로 불리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국내 시장을 열었다.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은 그대로 건조까지 가능해진 것으로, 건조기 이후 새로운 형태의 가전을 한국 기업들이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회사는 각기 다른 건조 방식을 토대로 편의성과 전력 효율성 등 자사 제품만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각사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출시했다.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왼쪽)와 LG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사진=각 사)◇‘60도’로 99분간 ‘세탁·건조’는 같아…“개발기간 3년”“개발에만 3년이 걸렸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독 건조기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했다.”삼성전자(005930)가 지난 11일 진행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소개 행사에서 이무형 DA사업부 부사장은 개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LG전자(066570)의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도 출시까지 3년 상당의 시간을 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양사는 지난해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23’에서 세탁건조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 제품 판매가 시작되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건조기는 모두 25㎏ 용량 세탁기와 15㎏ 용량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하나의 드럼세탁기에서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건조 온도는 60도로 같으며 인버터 히트펌프를 기반으로 한 작동 원리도 유사하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크기(폭·높이·깊이)가 686·1110·875㎜로 LG전자 제품(700·990·830㎜)보다 크다. 출고가격은 399만9000원으로 LG전자(449만원)보다 50만원가량 저렴하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혼부부와 1~2인 가구, 맞벌이 가정을 겨냥했다. LG전자의 경우 기존 세탁기와 건조기를 결합한 제품인 워시타워와 폭(700㎜), 깊이(830㎜)를 맞춰 대용량 빨래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설치 편의성도 갖췄다. 소비자는 집안 인테리어에 맞춰 네이처 베이지, 네이처 그린, 스페이스 블랙, 모던 스테인리스, 릴리 화이트 5가지 오브제컬렉션 컬러 중 선택할 수 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이 11일 오전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AI 콤보’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발언 중인 모습. (사진=삼성전자)◇車로 비교하면 ‘하이브리드’ Vs ‘전기차’…고효율 ‘승자’는양사는 각기 다른 방식의 건조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렸다며 고효율 가전임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건조기에 쓰이는 히트펌프 기술에 자사만의 히터를 복합 운전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드럼 내부의 초기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킨 이후 저온으로 건조를 진행하는 식이다. 이무형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상당수 가정이 건조기를 베란다에 배치하는데 겨울철에는 외부 공기가 차가워 건조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에너지 효율이 나빠진다”며 “히터를 사용해 먼저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방식인 만큼 내부 건조 알고리즘에 따라 온도를 감지해 저온일 경우에만 히터가 작동된다”면서 “기존 열풍으로만 빨래를 건조하던 방식과 다르며 100% 히트펌프 운전보다 효율적이어서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했다.이에 LG전자는 자사 제품이 “국내 세탁건조기 중 유일하게 과거 방식인 히터를 전혀 쓰지 않고 100% 히트펌프 기술만으로 옷감 손상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은 높은 건조를 구현했다”고 반박했다. 히터 방식을 차용한 삼성전자보다 히트펌프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또 “히트펌프 기술만으로 에너지효율을 추구하며 건조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면 히터 방식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히터를 쓰는 것은 과도기적인 기술”이라고 지적했다.삼성전자 제품보다 우수한 건조 소비전력을 기록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LG전자는 “국내에 판매 중인 동종 세탁건조기의 건조 소비전력이 1000와트(W)를 훌쩍 넘는 것과 달리 트롬 워시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570W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히터 작동시 순간 소비전력만 LG전자보다 높은 것”이라며 “낮은 온도라는 동일한 조건 하에서 세탁건조기 가동에 들어가는 전체 전력량을 비교하면 (삼성 제품이) 더 작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판매를 시작한다. 트롬 워시콤보는 세탁과 건조 용량이 각각 25kg, 15kg인 올인원 세탁건조기로, 시작 버튼만 한 번 누르면 세탁 후 세탁물을 꺼내지 않고 건조까지 마친다. 사진은 모델들이 워시콤보(미니워시 포함)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LG전자)◇“경쟁사와 차별점은 ‘AI폰’ 연동”…“딥러닝 AI로 옷감 손상 줄여”자사만의 AI 기능 역시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에 빅스비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해 세탁건조기 조작과 스마트 가전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세탁기 문 열어줘” “AI 맞춤코스 시작해줘” 등 사용자가 직접 행동하는 대신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거실 에어컨 온도 내려줘” 등 음성명령으로 다른 가전과의 연결도 편리해진다. 자사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의 실시간 통화요약·번역 기능을 세탁건조기에 연동시킬 계획도 내놨다.LG전자는 제품에 딥러닝 AI DD모터를 탑재했다. 딥러닝 AI 기술을 통해 옷감 손상을 줄여주는 6모션으로 맞춤 세탁·건조한다. 또 LG 씽큐 앱으로 원하는 기능을 필요할 때 업그레이드로 추가할 수 있는 UP가전에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