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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관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손발 묶인 원외위원장
  • [법에 갇힌 신인정치]"지역구 관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손발 묶인 원외위원장
  • 허영 더불어민주당 춘천지역위원장 겸 강원도당위원장이 지난 20일 춘천 사농동·후평2동 척사대회를 찾아 지역민들의 현안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허영위원장 제공)[이데일리 이승현 김겨레 기자] 김철근 바른미래당 구로갑 지역위원장은 아침이면 집을 나와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난다. 원외(국회의원 아닌 지역위원장) 신분이기 때문에 사무실을 둘 수 없어 집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3~4번씩 한번에 14~15km 정도를 걸어다니면서 주민들과 인사도 하고 가게를 들러 얘기도 듣곤 한다. 김 위원장은 이 행사를 ‘김철근의 구로걷기’로 명명했다. 그는 “요즘엔 날씨가 추워 하얀 롱패딩 입고 북극곰처럼 다니고 있다”며 “현행 선거법상 원외위원장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이렇게 무작정 다니면서 주민들을 만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외의 설움..사무실 운영도 후원금 모금도 불가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회 입성을 노리는 원외위원장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하지만 의욕에 비해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에서 원외위원장들의 손발을 꽁꽁 묶어놔서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사무실이다. 현역의원은 지역에 사무실과 직원을 두고 운영할 수 있는 반면 원외들은 사무실 운영을 할 수 없다. 이런 탓에 일부 원외들은 김철근 위원장처럼 집에서 출퇴근을 하기도 하고 또 일부는 편법적으로 개인사무실이나 지인의 사무실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정치 활동을 하면 선거법 위반으로 적발될 수 있다. 또 현역의원들이 보좌진을 2명까지 지역사무실에 상주시키면서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원외는 사무실을 운영하더라도 유급 직원을 채용할 수 없다. 다만 자원봉사자만 둘 수 있다.원외는 정치후원금 모금에서도 현역에 비해 차별이 크다. 현역들은 평상시에도 선거가 없는 해에는 연간 1억 5000만원까지,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지만 원외들은 평소에는 후원금을 받을 수 없고 선거가 있을 때만 120일 전 예비후보 자격을 가졌을 때 1억 5000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이밖에 원외는 지역에서 명함을 돌리는 것도 활동 보고서를 나눠주는 것도 불법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허영 더불어민주당 춘천시 지역위원장은 “지역활동을 하려면 여러모로 지역주민 소통 자금이 들어가는데 지금은 개인 돈만 써야 하기 때문에 몸과 열정으로만 활동하고 있다”며 “반면 현역은 세비를 받는데다 후원금 모금을 할 수 있고 의정보고회나 지역 토론회 등도 열 수 있어 원외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하소연했다. 박용찬 자유한국당 영등포을 당협위원장 역시 “원외 위원장들은 정상적인 정당활동, 정치활동도 하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에 있다”며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에 찬성하고 지지하지만 기본적인 정치활동마저 가로막는다면 새로 입문하는 신인들이 정상적인 정치활동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신인이 나오기 힘든 환경을 만들게 된다”고 꼬집었다.김철근 바른미래당 구로갑 지역위원장이 하얀 롱패딩을 입고 지역구를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김철근위원장 제공)◇정자법·정당법 개정해 현역과 원외 차별해소해야정치권에서는 이같은 현역과 원외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04년 ‘돈 먹는 하마’로 불리며 일명 오세훈법에 의해 폐지됐던 지구당 부활과 원외들도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지금 원외위원장들은 대부분 편법으로 지역구 관리를 하고 있어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면 누구든 편법·불법 증거 찾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정치판이 교도소 담벼락을 걷고 있는 듯하다”며 “지구당 관리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하다. 현역들이 다음 총선에서 자신들과 경쟁할 원외들에게 좋은 일을 해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노회찬 전 의원 사건이 났을 때 반짝 법 개정 필요성이 대두됐을 뿐 시간이 지나고 여야가 총선 준비 체제에 돌입하면서 정치신인에게 길을 터주자는 정치개혁 과제는 뒷전으로 밀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현역들에게 원외들을 위해 법을 고치라고 하면 움직이지 않을 게 뻔하다”며 “현역들이 요구하는 정치후원금 한도 상향 등을 함께 넣어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박용찬 자유한국당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이 지역의 시장을 찾아 상인과 함께 얘기를 나눈 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박용찬위원장 제공)
2019.02.26 I 이승현 기자
  • 국어 꼴통 베스트셀러 작가 되다
  • (사진=스냅타임) <아프리카, 한 번쯤 내볼만한 용기>의 저자 최세화 작가“국어가 5등급이었는지 6등급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고등학교 시절 국어 과목을 제일 못했던 24살의 ‘대학생 나부랭이’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유튜브 채널 ‘겁짱이(겁쟁이+배짱이)’는 어느듯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잘하는 것도, 잘 못 하는 것도 없는 평범했던 대학생에게 이 처럼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은 버킷리스트에 올린 아프리카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아프리카, 한 번쯤 내볼만한 용기'의 저자 최세화 작가의 이야기다. 최 작가의 아프리카 종단 여행기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유튜브 채널에 공개되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사진=최세화 제공) 버킷리스트 '빅토리아 폭포 보기'고등학교 세계지리 시간 우연히 본 빅토리아 폭포 사진 한 장은 최 작가의 마음속에 가득 찼다. 그가 20살이 되던 해 ‘아프리카 여행, 빅토리아 폭포 보기’를 자신의 버킷리스트 맨 앞장에 적었다. 3년 후 그는 지금이 아니면 평생 이루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는 1년을 휴학했고 6개월간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로 경비 420만 원을 벌었다. 그렇게 그는 여행 정보도 몇 없는 지구 반대편의 아프리카로 자신의 몸집만 한 배낭 하나와 함께 훌쩍 떠났다.사실 그가 아프리카를 훌쩍 떠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에 대학을 졸업하고 아프리카 갔다가 출판을 생각했다면 못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신분 아래, 학교라는 돌아올 곳이 있어서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 그는 "저는 그래서 대학생 여러분이 제 책 제목처럼, 한 번쯤 내볼만한 무모한 용기를 내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최세화 제공)당차게 떠난 아프리카 여행은 역시나 힘들었다. 혼자 떠난 여행이라 불편했던 일도 많았다. 그럼에도 도전을 통해 얻은 용기가 삶의 자양분이 됐다. 그는 “저는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서 불가능한 건 없구나 하면 할 수 있구나 그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며 “아프리카를 다녀온 용기 하나로 상상도 못했던 책 출판을 해내는 나를 보면서 놀랍기도 했다”고 말했다.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적어 내려간 원고는 평범한 대학생을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 '아프리카, 한번 쯤 내볼만한 용기'를 출판하고 포털에서 3주간 베스트셀러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국어 꼴통’이라며 글 쓰는 건 정말 자신이 없는 것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그런 그가 여행기를 책으로 출판한 것은 알고 지내던 교수님의 권유 때문이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짧은 글이라도 항상 기록을 남기려고 노력했다”며 “저의 글들을 유심히 지켜본 교수님께서 책 출판 제안을 해주셨다”고 했다.교수님의 권유로 시작한 책 출판은 130페이지가량의 원고 작성부터 출판사 계약까지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힘으로 해냈다. 하지만 대학생 신분의 초보 작가에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는 “거절을 엄청 당했는데 출판계에서는 100번 투고 안 했으면 투고해봤다고 얘기하지도 마라라는 말이 있다 들었다”고 했다. 몇 십번의 고배를 마시고 운 좋게 그가 원했던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계약을 했고, 책을 출판하게 됐다. (사진=최세화 제공)그는 자신의 책을 한 마디로 ‘용기’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그의 책은 아프리카 여행이 궁금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용기’를 줬다는 후기가 많다. 대학생 신분에 숨어 무모하게 떠났던 아프리카 여행은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줬다.그는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이 자신의 책 제목과 같이 ‘한번쯤 내볼만한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말을 마쳤다. “제가 정말 가고 싶었던 아프리카에 다녀온 용기로 출판했고 그 후에 내적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불안한 마음이 들 때 버틸 힘이 생겼고 용기를 내 도전했던 경험이 계속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저와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자신이 이루고 싶은 혹은 이루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도전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 번쯤은 용기를 내 볼만 하잖아요.” /스냅타임[김정은 전이슬 인턴기자]
2019.02.25 I 김정은 기자
①"에어비앤비, 젠트리피케이션 부를 수도"
  • [경제학자에게 묻다]①"에어비앤비, 젠트리피케이션 부를 수도"
  •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12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좋은 질문에는 본질을 건드리는 힘이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연중기획으로 <경제학자에게 묻다>를 연재합니다. 경제학자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바라보려 합니다. 때로는 도발적인 질문도 던지겠습니다. 한국 경제가 나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의 박물학자 찰스 로버트 다윈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생물은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거나 도태되는 과정에서 생존에 적합한 방식으로 진화한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종의 등장은 기존 생물의 멸종을 불러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진화론의 시작이다.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신산업의 등장은 기존 산업의 진화를 이끌어 내거나 멸절시킨다. 국내 호텔 수는 약 1000개, 평균 객실 수는 100개다. 우리나라 호텔 객실이 총 10만개 안팎이란 얘기다. 에어비앤비가 한국에 상륙한 2013년. 그때만 해도 숙소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은 2000명이 채 안 됐다. 불과 4년이 지난 2017년엔 6만 6500여명으로 급증했다. 방이 한 개씩이라고 가정해도 에어비앤비가 공급한 숙소는 전체 호텔 객실 수의 약 3분의 2에 달한다.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기적으로 에어비앤비 확산을 막을 수는 없다. 현 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일은 에어비엔비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및 기존 입주자들의 내쫓김 현상, 즉 젠트리피케이션이다. 그리고 소비 불평등과 같은 형평성 문제”라고 강조했다.전 교수는 현재 에어비앤비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호텔 산업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연구하고 있다. 아직 한국 경제학계에선 전 교수처럼 미시 산업 데이터를 가지고 실증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하지 않다. 전 교수의 연구가 학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전 교수는 생산성 실증분석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이데일리는 전 교수의 서강대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에 대한 전 교수의 연구결과를 들었다. 전 교수는 가격경쟁력에서 압도적 우위에 서 있는 에어비앤비와의 경쟁에서 호텔이 살아남기 위해 ‘숙박업’이라는 틀을 깨고 새로운 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에어비앤비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오히려 호텔·숙박업이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에어비앤비 출현 이후 호텔업계도 생존을 위해 투숙비용을 인하하고 부대사업을 확충하는 등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관련 지출 비용도 늘렸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대형마트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구적으로 노력한 결과 복합쇼핑몰 형태로 진화했다. 결과적으로는 해당 산업분야 고용을 늘렸다”면서 “에어비앤비 숙소 규제를 강화하는 게 아니라 호텔도 다른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어 경쟁토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다음은 전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에어비앤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공유경제 플랫폼의 대표 성공 사례다. 한국 산업을 주로 연구하는데 우리나라엔 우버가 없다. 특히 에어비앤비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업이어서 관심이 많다. 소매, 음식, 숙박이 대표적인 지역산업이다. - 연구 결과가 궁금하다.△ 에어비앤비 숙소가 2배 늘어나면 인근 호텔 숙박비는 3% 정도 내린다. 호텔은 성수기에 집중해 1년 장사를 한다. 비싼 호텔 근처에서는 기본 수요가 있어서 에어비앤비 숙소가 더 빠르게 퍼진다. 가격이 올라가는 성수기만 따져보면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 호텔 산업에는 부정적이지 않은가.△에어비앤비의 확산은 기술발전에 따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호텔은 7만원 이하로는 객실료를 내릴 수 없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대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 에이비앤비 신규 숙소가 호텔 주변에 더 많이, 더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가 호텔과 저가 에어비앤비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확대 효과다.- 호텔 산업의 구조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인가△시장 확대 효과는 가격에만 그치지 않는다. 에어비앤비는 한국의 숙박공유 플랫폼을 사용하기 힘든 외국인 수요를 늘릴 수 있고, 지역적으로도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관광 산업을 일으키려면 호텔이 필요하다. 숙박업법에 따르면 관광호텔은 50개 이상의 객실이 있어야 한다. 수요가 없으면 호텔을 짓는 것 자체가 어렵다. 적자니까.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가능하다. 소규모 숙박업 접근성을 높여주고 서비스 품질 파악도 용이해 관광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 - 호텔 없는 곳에 에어비앤비가 관광 수요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긴가△공급 자체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호텔 산업은 수요 충격에 취약하다. 중국 관광객이 한창 늘어날 때 비즈니스 호텔을 대규모로 지었다가 사드 보복으로 피해를 입은 게 대표적이다. 반대로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는 공급이 한정돼 있어 객실료가 오른다. 에어비앤비는 이런 면을 완충·보완해준다. - 호텔 산업에서 눈에 띌만한 변화가 있었는가.△호텔업계도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에어비앤비가 한국에 들어온 뒤 호텔들이 레스토랑, 바, 예식 등 부대사업에 투자하는 비용을 늘렸다. 부대수입도 증가했다. 컨벤션 유치를 늘리는 등 자구 노력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기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호텔 산업 성격 자체가 바뀔 수 있다. - 호텔이 아예 다른 산업으로 변한다는 것인가.△대형마트도 처음엔 창고형 슈퍼마켓에 불과했지만 복합 쇼핑몰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호텔도 산업의 변화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개념과 역할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숙박업으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 호텔은 숙식 제공 기능 측면만 보면 에어비앤비와 경쟁이 안된다. - 호텔업계에선 역차별이라며 에어비앤비 규제를 주장한다△호텔에 대한 모든 규제는 숙박업이 주된 사업영역이라는 정의하에 존재한다. 반대로 호텔에 적용하는 규제가 에어비앤비에 왜 필요한지 묻고 싶다. 단기적으로는 규제 불평등, 형평성 이슈가 있지만 거기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보면 에어비앤비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제도는 만들어질 당시 기술 수준에 맞춰서 만들어진다. 예를 복어 독(毒) 감별 자격증이란 게 있는데, 기술발전으로 스마트폰으로 독 감별이 가능해졌다. 더이상 자격증은 의미가 없다. 새로운 기술이 예전 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면 완화할 필요가 있다.호텔도 다른 비즈니스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빗장을 풀어 경쟁토록 해야 한다. 대신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재교육, 재배치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12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공유경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다△우리가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농산물을 수입하면 경제 파이는 커지지만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다. 하지만 갈등에만 매몰되면 다른 고민거리나 준비해야 할 부분들을 놓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예전에 없었던 부작용이나 형평성 문제를 따져보는 일이다. 월세 60만원 받던 집을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용으로 내놓으면 하루 6만원씩 받는다고 했을 때 열흘이면 수익이 같아진다. 수익성이 확보되면 오피스텔 가치는 올라간다. 이 경우 월세 60만원 여력밖에 없는 기존 입주자들이 쫓겨날 수 있다. 해당 지역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이런 것이다. - 형평성 문제는 어떤 것이 있는가.△에어비앤비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각종 연구를 통해 이미 확인됐다. 하지만 형평성 측면에선 연령별, 계층별, 지역별로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디지털경제가 낳은 소비불평등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서울에 관광 온 외국인이 하루 300달러짜리 호텔 대신 200달러 에어비앤비 숙소를 선택했을 때 누리는 혜택은 100달러다. 하지만 미국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50만달러짜리 숙소를 쓰다가 5만불짜리 에이비엔비 숙소에서 머물면 무려 45만달러에 달하는 혜택을 얻는다. 디지털경제에서는 부유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소비불평등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 결국 공평한 분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불균형이 나타났을 때 정책 개입 여지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노인들을 소외 계층으로 만들었다. 재교육을 통해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정책이 필요해졌다. - 최근 카풀 논란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카풀 논란은 혜택이 소규모 사업자가 아닌 카카오에 더 많이 돌아가기 때문에 나타난 것일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 에어비앤비 사업자들은 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규모다. 우리나라에선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관대하다. 일종의 보호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풀은 분명히 소비불평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차량이 없어서 불편한 사람들, 소득이 낮거나 소외계층에게 혜택이 더 돌아가는 측면이 있다. 경제학자는 플랫폼 사업자, 참여 공급자, 소비자 등 참여자 중에서 누구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지, 누가 더 약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신중하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미국에선 출퇴근 시간 하이브리드 차량에 한해 버스전용차선 이용을 허용했더니 부자들이 추가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사서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2019.02.25 I 방성훈 기자
전·월세 거래 신고 의무화…월세 정말 오를까
  • [집 Talk]전·월세 거래 신고 의무화…월세 정말 오를까
  •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는 등 시장이 꽁꽁 얼어 붙은 가운데 서울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와 전세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주택을 사거나 팔 때는 거래 내용을 관할 지자체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계약 후 60일 안에 실거래가, 계약 당사자 인적 사항, 거래일자 등을 적어 신고하게 돼 있다. 주택 매매와 달리 전세나 월세 등 임대차 거래 내역은 신고 의무 사항이 아니다. 신고를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 하지만 올해부터 임대차 거래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전월세 거래 신고 의무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아직 검토단계에 있지 않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해 당사자인 집주인과 임차인 사이에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의무화를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팽팽한 평행선을 이루며 뜨거운 논쟁이 한창이다.◇“신고의무화로 공정 과세 실현해야”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주택학회 주최로 열린 ‘주택 임대차 시장 안정화 방안’ 세미나에서 “현재 전·월세 거래는 매매거래와 달리 신고 의무가 없어 전체 거래량의 4분의 1 정도만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임대소득에 대한 실거래 기반의 공정 과세,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해서는 임대차시장 실거래가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감정원이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통해 전월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2018년 8월 기준 임대주택 673만호 가운데 확정일자를 받거나 세입자의 월세 세액공제 등으로 실거래가가 확인된 것은 22.8%인 153만호가 전부다. 나머지 77.2%인 520만호는 실거래가 확인이 안되고 있다. 미신고 임대주택의 유형은 단독·다가구주택의 미신고 비중이 85.5%로 가장 높았고 연립·다세대가 77.2%, 아파트가 70.8%였다. 단기 월세나 보증금이 적은 경우는 부담이 적어서, 반대로 전세보증금이 고액인 경우는 자산 노출을 꺼려서 신고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임차인이 실제 임대료 수준을 파악하려 해도 정보가 제한적이고, 이중계약이나 사기계약 등 임대차 계약에서의 사기사건이 발생해도 검증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주택 임차인의 보호를 위해서도 전월세 신고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세 상승 불가피”vs“집주인 맘대로 안돼”전·월세 신고제가 도입되면 집주인 인적 사항은 물론이고 임대료, 임대기간 등의 정보가 빠짐없이 노출된다. 당연히 임대소득세 부과도 쉬워진다. 이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 감소, 집주인 세부담 임차인 전가에 따른 월세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단독주택을 다가구로 쪼개 월세를 받아 생활을 유지하는 은퇴자 등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공시가 상승, 임대소득세 과세, 건강보험료 인상 등으로 고령자들의 생계비가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발여론이 의외로 거세자 국토부는 지난 21일 해명자료를 내고 “정부는 입법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신고의무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아이디 ‘hy30****’은 “세금 더 내야 하니 월세를 더 받아야 되고, 그럼 월세 사는 사람만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월세 상승 우려를 나타냈다. 또다른 네티즌(lyou****)은 “안그래도 주택거래 절벽인데, 세금 무서워 누가 집을 사겠느냐”며 “집주인들도 세금 내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임대료를 올려 서민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아이디 ‘schu****’은 “정상적인 주택임대 거래가 정착되기 위해선 월세가 오른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시세가 있는데 주인 맘대로 임대료 올리는 게 말이 되냐”며 월세 상승 우려에 반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9.02.25 I 정수영 기자
2년반만에 경매에 등장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가격은?
  • [성선화가 간다]2년반만에 경매에 등장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가격은?
  •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서울 강남 대장주 ‘반포 래미안퍼스티지’가 2년 6개월 만에 경매 시장에 나왔습니다.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전용 84.93㎡인데요. 한차례 유찰돼 경매 기준가가 18억 4000만원으로 낮아졌습니다. 같은 평형대 고층이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27억원에 거래됐으니 이에 비해 8억원 이상 쌉니다. 이처럼 경매 시장에 나오는 강남 알짜 아파트는 시장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로 통합니다. 늘 대기 수요가 줄을 서는 래미안퍼스티지가 경매로까지 나왔다는 건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시작된 매매 한파가 절정에 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알짜 매물마저 일반 매매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까칠한 성 기자는 꽁꽁 얼어붙은 강남 주택시장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습니다. ◇매매가는 1억원, 전세가는 최대 4억원까지 떨어져지난 21일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 4번 출구 앞. 경매로 나온 물건지를 먼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단지 내에 잠원초등학교를 품고 9호선 신반포역을 낀 래미안퍼스티지의 최선호 로열동은 111동입니다. 신반포 공원 조망이 딱 트인데다 동간 거리가 멀어 확실한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 경매로 나온 103동 26층도 로열동 로열층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입니다. 103동은 신반포역 4번 출구에서 도보 정확히 5분 거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9월 27억원에 거래됐던 84.93㎡ 고층의 최근 매매 호가는 26억원 선”이라며 “집주인들이 자금 여력이 있는 부자라 시세가 쉽게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7월 전용 84.93㎡의 국토부 실거래가가 23억원선이고 불과 두 달만에 4억원이 올랐지만 집주인들이 쉽게 매매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대신 부동산의 실제 수요를 가장 잘 반영하는 전세가는 4억원 가까이 급락 했습니다. 올해 1월 국토부 실거래가에 신고된 전세시세가 14억 3000만원(13층)이었고, 작년 11월엔 16억5000만원에도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최근에는 11억원대까지 떨어진 겁니다.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는 “시세 대비 전세가 하락폭이 더 크다”며 “최근에는 전세가 11억원도 거래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1만여 세대 가까이 공급된 송파 헬리오시티의 영향도 있다고 합니다. 같은 평형의 헬리오시티의 전세가는 현재 6억원선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분위기는 웬만하면 재계약을 한다고 합니다. 그는 “집주인이나 세입자나 전세가가 하락하면 굳이 이사할 필요 없이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 9.13 이후 전세 재계약 물건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전세가는 아파트 실수요자들의 실질적 필요를 정확히 반영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매매가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직까지는 매수인과 매도인의 팽팽한 기싸움에 매매가 하락폭이 크지 않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급매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전망입니다. ◇9·13 대책 다주택자 대출 막아 ‘거래 경색’1주택자 이외에 다주택자들의 대출을 꽁꽁 묶어버린 지난해 9.13 대책은 강남 주택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게 분명합니다. 강남 실거주 집주인들은 대부분이 다주택자라는 게 현장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후 대출이 막히면서 부동산 매매 자체가 막혀버렸다는 겁니다. 단지 내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현장 상황은 글로벌 경제 위기 때만큼이나 심각하다”며 “거래가 막히다 보니 이사업체, 청소업체 등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올해를 시작으로 세금 부담이 커집니다. 그렇게 되면 버텨왔던 집주인들도 급매를 털기 시작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올들어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세율은 물론 세금의 기준이 되는 개별 공시지가까지 올랐습니다. 최인용 가현 세무법인 대표 세무사는 “올해 부동산 세금 인상 부담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해가 갈수록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분위기는 추가 하락이 예상됩니다.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 보는 매수자들이 더 많기 때문에 지난해 최고가에도 못 사서 안 달났던 사람들이 지금은 팔짱을 끼고 방관 중이라는 겁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가격은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며 “지금은 그 누구도 선뜻 매수하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강남 지역의 가격 하방 경직성은 견고하다는 전망입니다. 특히 3년 뒤인 오는 2022년 래미안퍼스티지 대각선 맞은편 신반포15차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가격은 다시 오를 것이란 설명입니다. 강남은 인근에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때마다 동반 상승 효과가 크다는 겁니다. 그는 “강남 아파트 가격은 견고한 조정 후 반등의 사이클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은 조정 국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019.02.23 I 성선화 기자
퇴계의 포용, 봉은사의 너그러움
  • [목멱칼럼]퇴계의 포용, 봉은사의 너그러움
  •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 ‘나의 고향, 시냇가로 물러나련다’라는 의미를 지닌 ‘퇴계(退溪)’를 자신의 호로 삼고 살아간 퇴계 이황 선생(1501년 ~ 1570년). 올해는 그가 만류하던 선조 임금의 허락을 받고 마지막으로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내려간 지 꼭 450년 되는 해이다. 이후 다시는 서울에 오지 못하고 1년 9개월 뒤에 세상을 떠났으니, 결과적으로 그 해의 귀향이 ‘마지막 귀향’이었던 셈이다.그래서 올봄 이를 기념하여 그 때의 귀향 일정에 맞추어 같은 날짜에 행사를 재현하며 뜻을 되새기려 한다. 당시 퇴계는 배와 말을 타고 갔으나, 이번에는 같은 여정을 도보로 걸으면서 남긴 시를 음미하고 의미를 되짚는 강연도 여러 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시기는 산천이 꽃과 신록으로 한참 물들어갈 4월 9일부터 21일까지이다.출발지는 서울 강남에 자리한 봉은사로 잡았다. 봉은사는 퇴계가 임금을 하직한 뒤, 경복궁을 나와서 한강변 정자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묵은 곳이다. 첫날 묵었던 정자가 지금은 없어진 것도 있지만, 봉은사에는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강연회를 열기에 적합한 공간이 갖추어져 있다는 점이 고려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신자만 38만명인 봉은사로서는 큰 공간을 반나절이나 외부행사에 할애해야 하는 일이어서 과정이 간단치 만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직접 발품을 팔고 지인들의 도움도 얻어 450년 전 그날 그때(4월 9일 오후 2시) 그곳 봉은사에서 주지스님의 축사까지 포함하여 강연회를 열면서 이번 귀향 행사의 첫 걸음을 뗄 수 있게 되었다.그런데 출발지가 봉은사라는 사실이 더 의미 있는 것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과 교훈을 주는 퇴계의 여러 처신 가운데 이곳과 관련된 것도 있다는 점이다. 퇴계 당시의 불교계는 조선 건국 이후 숭유억불 정책의 여파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가 명종의 생모인 문정왕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일시적인 융성기를 맞고 있었다. 퇴계의 장·노년기와도 겹치는 이 시기에 그런 움직임의 한복판에 있던 사찰이 바로 봉은사였고, 거기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보우선사(1509년 ~ 1565년)였다.하지만 이러한 융성기도 잠시 문정왕후의 별세와 함께 불교 중흥의 문은 닫히고 살벌한 보복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보우를 엄벌하자는 주장이 경향 각지의 유림으로부터 성난 파도처럼 분출했고, 성균관 유생들도 학교를 비우고 과거까지 응시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퇴계의 고향 영남의 선비들도 도(道) 단위의 통문을 만들기 위해 거세게 움직였다. 물론 퇴계 또한 조선 성리학의 대가답게 불교에 대해서는 배척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퇴계는 그런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어짊(仁)을 숭상하는 선비가 취해야 하는 금도(襟度)는 어떤 것인가를 물었다.만약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같다면 통문을 돌릴 것도 없이 다들 호응할 것이고 생각이 다르면 집집을 찾아다녀도 응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며, 나아가 누구나 말해야 할 일이 있으면 스스로가 소를 올리면 되지 통문까지 돌려 집단으로 대궐로 나아가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 요지였다. 또한 언론의 직임을 맡은 자가 간한다면 몰라도 초야의 선비들이 무리로 모여서 대궐에 나가는 것은 본분에 맞는 일이 아님을 지적하고, 백보 양보하여 나라의 존망과 유학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라면 또 몰라도 이런저런 소문만 가지고 막대한 죄를 다투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설득하였다.퇴계의 이런 지적에 따라 고향 예안과 안동의 선비들은 대궐에 나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지역 유림의 요구는 그치지 않았고, 그 결과 보우는 제주도로 귀양을 가서 끝내 죽임을 당하게 된다. 그로부터 4년 후 퇴계는 바로 귀향길에 보우가 활동하던 그 봉은사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봉은사로서는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그때 퇴계 선생의 감회가 어땠을까? 또 당시 봉은사 스님들의 심정은 어떠하였을까? 그로부터 450년, 봉은사와 보우선사 그리고 퇴계 선생 간에 얽힌 의미 깊은 옛날이야기를 나누면서 주지스님과 필자는 예정된 면담시간을 두 배나 늘려가며 따뜻한 눈길을 쉼 없이 주고받았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적선의 인연이란 이렇게 이어지는가 보다.
2019.02.22 I 최은영 기자
이시원 "父 멘사 회장...서울대 CC, 헤어져도 꿋꿋히 다녔다"
  • 이시원 "父 멘사 회장...서울대 CC, 헤어져도 꿋꿋히 다녔다"
  •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인생술집’에서 이시원이 연애와 대학생활 경험을 솔직하게 전했다.21일 방송된 tvN ‘NEW 인생술집’에서는 이시원은 자신에 대한 키워드가 ‘뇌섹녀’이자 ‘멘사회장딸’인 것에 대해, 실제로 부친이 전 멘사 회장이라고 밝혔다.MC한혜진이 “아버지가 멘사 회장은 맞냐”고 묻자 이시원은 “전 회장님”이라며 연필 교정기, 뒷굽 롤러스케이트의 발명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이시원은 “어릴 때 제가 연필 잡는 걸 힘드니까 연필 교정기를 만들어주셨다”며 “어릴 때부터 뭔가 불편한 게 있으면 개선하는 걸 좋아했다. 불편함이 있으면 꾸준히 특허 출원을 했다”고 설명했다.또 서울대 경영학과를 다니던 시절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인기는 적당히 있었다. 누구나 대학을 가면 연애를 하고 싶어 하지 않냐”며 쑥스럽게 웃었다. 이어 “캠퍼스 커플(CC. Campus couple)을 해 봤다. 같은 경영학과 학생도 있었고 다른 과 학생도 있었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 “경영학과는 남학생이 많았고, 캠퍼스 커플을 하다가 헤어지면 여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뒀다. 안타까웠다”라며 “나는 헤어져도 꿋꿋하게 학교를 다녔다”고 회상했다. 또 배우 활동 중 공개연애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생긴다면 굳이 숨기지는 않을 것 같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이날 ‘인생술집’에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출연한 이시원, 한보름, 박훈, 찬열이 함께 자리했다.
2019.02.22 I 박한나 기자
檢, '신상털기 피해' 투신 여교사의 어린이집 운영자 등 4명 기소
  • 檢, '신상털기 피해' 투신 여교사의 어린이집 운영자 등 4명 기소
  • [부천·김포=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터넷 신상털기 피해로 아파트에서 투신한 경기 김포 보육교사의 어린이집 운영자와 원생 이모, 인터넷 맘카페 회원 등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첨단범죄전담부(부장검사 신승호)는 명예훼손 혐의로 인터넷 카페 회원 A씨(26·여)·B씨(28·여)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21일 밝혔다.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김포 한 어린이집 운영자 C씨(47·여)와 폭행 혐의로 어린이집 원생 이모 D씨(48·여)를 불구속기소 했다.A씨는 지난해 10월11일 인천 서구 공원에서 아이들과 소풍을 온 김포 어린이집 보육교사 E씨(37·여)의 행동을 보고 인천지역 맘카페에 ‘보육교사가 아이를 밀어 학대했다’는 글을 게재한 뒤 E씨의 실명을 지인 B씨에게 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공모한 B씨는 A씨의 학대 주장 글을 김포지역 맘카페에 게재하고 E씨의 실명을 카페 회원 10여명에게 알린 혐의다.어린이집 운영자 C씨는 같은 날 A씨의 맘카페 글을 보고 피해 아동이 누구인지 확인하려는 학부모에게 E씨의 이름을 알려준 혐의가 있고 해당 아동의 이모인 D씨는 하루 뒤인 지난해 10월12일 김포 어린이집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E씨에게 컵 안에 든 물을 끼얹은 혐의를 받고 있다.C씨를 통해 E씨의 실명을 안 학부모들은 A씨에게 이름을 알려줘 인터넷 카페에서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맘카페에서 E씨와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비난 여론이 지속되고 D씨가 물을 끼얹는 폭행을 가해 E씨가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A·B씨가 맘카페에 게재한 아동 학대 주장 글은 허위사실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교사의 실명을 퍼트린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말했다.이어 “A씨의 글은 자신이 보고 아동학대로 평가한 것을 맘카페에 올린 것이어서 명예훼손 대상이 아니다”며 “소풍 때 E씨의 행위에 대해서는 범죄(아동학대)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E씨는 맘카페에 비난 글이 게재된 지 이틀 뒤인 지난해 10월13일 오전 2시께 김포 한 아파트 14층에서 떨어져 숨졌다.E씨의 주머니에서는 ‘내가 다 짊어지고 갈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달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내 의도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XX야 그때 일으켜 세워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학대를 부인하는 글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글도 있었다.인천지검 부천지청 전경.
2019.02.21 I 이종일 기자
‘골목식당’ 차은우, 피자 맛 검증요원으로 변신 '최고의 1분'
  • ‘골목식당’ 차은우, 피자 맛 검증요원으로 변신 '최고의 1분'
  •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두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골목식당’은 평균 시청률 1부 7.9% 2부 10%(이하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를 기록해 두자릿수 시청률 달성 및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0.6%까지 치솟았다.이날 방송은 서울 회기동 ‘벽화골목’ 마지막 편으로 꾸며져 각 식당들의 리뉴얼 오픈이 그려졌다. 이에 ‘미리투어단’이 전격 등장해 ‘신 메뉴 시식’에 나선 가운데, 백종원은 컵밥집을 위한 본격 솔루션을 이어갔다. 백종원은 ‘제육컵밥’의 아쉬운 점을 지적하며 각각 양배추 볶음과 가지볶음을 넣은 중화 스타일 컵밥을 만들어냈다.사장님들은 “비싼 음식을 먹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고, 백종원은 “대학생들이 여유없을 때 의지 될 수 있는 곳이 되어야한다”며 부정확한 원가계산법을 지적 및 개선해 컵밥 판매가를 낮춰가자고 제안했다. 이후 걸그룹 네이처가 방문해 직접 컵밥을 맛봤고 “정말 맛있다”며 감탄했다.이밖에 닭요릿집은 구조상 문제로 이전을 결정했다. 백종원은 “우리나라에 100년 가게가 많지 않다“며 ”이렇게 잘 되는 가게들이 오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100년 맛집을 보고싶다“는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고깃집은 ‘신메뉴’ 김치우동까지 선보이며 완벽한 리뉴얼 변신에 성공했다. 백종원은 김치우동의 등장에 “누구한테 배우셨냐”며 만족해했고, 냉삼과 볶음밥을 맛보러 온 SF9 찬희와 다원은 모든 메뉴를 남김없이 다 먹으며 ‘맛집’임을 인정했다. 한편 피자집은 방송 후 밀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불안해했다. 백종원은 “비판에는 흔들리지 말고, 발전의 자양분으로 삼으면 된다”며 위로했고, ‘피자 마니아’ 아스트로 차은우와 함께 피자집 최종 메뉴를 결정하기로 했다. 피자맛 검증요원으로 변신한 차은우는 각 피자 맛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고, 백종원과 사장님은 이를 바탕으로 판매 메뉴를 결정했다. 이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10.6%로 ‘최고의 1분’을 차지했다.이후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이 방문해 시식에 나섰고, 이들은 “포장이 가능하냐”며 종류별로 피자를 포장해 눈길을 끌었다.
2019.02.21 I 박한나 기자
국사편찬위 ‘한눈에 보는 3.1운동’ DB 공개
  • 국사편찬위 ‘한눈에 보는 3.1운동’ DB 공개
  • 3.1운동 데이터베이스 화면(사진: 국사편찬위원회)[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국사편찬위원회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당시의 전국적 시위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연계해 1919년 일어난 3.1운동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게 국편의 설명이다. 국편은 20일 “삼일운동의 기초 자료를 종합하고 이를 지리정보시스템과 연동해 제공하는 삼일인동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공개한다”고 밝혔다.국편은 3.1운동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간행한 ‘한일관계사료집’ 등 관련 자료를 연구해왔다. 이를 통해 총 2만1407건의 3.1운동 관련 정보를 추출했다. 3.1운동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당시 전국적으로 일어난 시위는 1692건이며 시위 참여자는 80만~100만명에 달한다. 일제가 발표한 50만명 보다 시위 참가자가 2배 가까이 많다. 당시 사망자는 900여명으로 집계됐다. 국편은 “당시의 시위 사건만 추린 것으로 연구가 심화되면 그 수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해당 데이터베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전국적인 3.1운동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하도록 시각화한 점이다. 지리정보시스템과 연동해 당시의 시위 정보를 지도상에 나타내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에서 제시되는 시위 정보는 올해 2월을 기준으로 나타낸 것으로 향후 관련 연구의 진전에 따라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조광 국편 위원장은 “삼일운동 데이터베이스는 삼일운동 관련 자료를 총망라했으며 삼일운동 관련 자료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삼일운동 DB는 그동안 국편이 축적한 역사자료 정보화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자 많은 역사연구자들이 사명감을 갖고 협력해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했다.3.1운동 GIS 서비스 초기 화면(사진: 국사편찬위원회)
2019.02.20 I 신하영 기자
文대통령 “5.18역사 왜곡·폄훼 망언에 분노 느낀다” 계승 다짐
  • 文대통령 “5.18역사 왜곡·폄훼 망언에 분노 느낀다” 계승 다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낮 청와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부 망언이 계속된 데 대해 저 또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70분간 청와대 본관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를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광주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5.18 역사 왜곡을 바로 잡으려는 모습을 보며 감사한 마음과 함께 송구스런 마음이 들었다”며 “상처받은 5.18 영령들과 희생자, 광주 시민들께 대통령으로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고 고민정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번 간담회는 5.18 진상규명과 정신 계승에 대한 정부의 확고하고 일관된 의지를 전달하면서 5.18단체 및 광주시민의 민심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참석자는 이명한 6.15광주본부 상임고문,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 김정길 6.15광주본부 상임고문, 이홍길 전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고문, 김후식 5.18광주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 정동년 전 5.18광주민중항쟁단체연합 의장,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 이강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고문 등이다. 또 현지스님 6.15광주본부 상임대표, 박경린 전 광주YWCA 사무총장,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 윤광장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최철 광주 3.1혁명 100주년사업추진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 양희승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직후 5.18기념식에 참석해서 5.18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게 천명한 있다”며 “5.18은 국가의 공권력이 시민의 생명을 유린한 사건이다. 광주시민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희생 속에서도 맞섰고, 이는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둥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 위대한 역사와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완전한 민주주의를 이뤄야할 것”이라면서 “진상규명은 끝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약속과 함께 5.18 역사 폄훼 시도에 대해서는 저도 함께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5.18이 광주의 지역적인 사건, 지역적인 기념 대상, 광주만의 자부심이 아니라 전국민의 자부심, 기념 대상으로 승화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다”며 “4.19나 6월항쟁처럼 전국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그리고 민주주의를 더 빛내고 오늘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역사적인 운동이었다는 점들이 될 수 있게끔 다른 시민운동 세력들과 함께 연대를 많이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간담회 참석자들은 최근 보수진영의 5.18 망언에 대해 깊은 유감의 말들을 전했다. 박경린 전 광주YWCA 사무총장은 “너무 마음이 아프고 견디기 힘들었다.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후식 5.18광주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은 “우리는 괴물집단도 아니고, 세금을 축내고 있지도 않다”며 “대통령께서 2명의 위원을 재추천 요청한 것은 적절하고 의미 있는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역사 왜곡과 폄훼는 우리 민주화의 역사와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며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예로 들면서 “역사를 바로 세워준 데 대해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감사의 말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이밖에 △지역의 독립유공자 발굴 △5.18특별법 제정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대한 의견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한국은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다. 제국주의 시대 때부터 국력을 키워온 나라 말고 우리 같은 경제적 위상을 갖춘 나라는 없다”며 “온 세계가 다 그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탄복을 하고 인정을 하고, 또 한국과 파트너가 되어서 한국 경제 성장의 경험을 함께 공유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또 “전세계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던 시기에 한국은 오히려 민주주의 희망을 보여줬다”며 “폭력 없는 성숙한 시민운동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는 것에 대한 전세계적인 경탄이 있다. 한국 국민에 대한 존중입니다. 국민들이 해낸 것”이라고 촛불혁명의 의미를 되새겼다. 마지막으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외교적인 변화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며 “그 변화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우리 국민들은 그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2019.02.20 I 김성곤 기자
"운전면허 NO!"…시트로엥, 초소형 전기차 '에이미 원 컨셉트' 선봬
  • "운전면허 NO!"…시트로엥, 초소형 전기차 '에이미 원 컨셉트' 선봬
  • ‘에이미 원 컨셉트’ (사진=시트로엥 공식 홈페이지)[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시트로엥이 다음 달 7일(이하 현시지간) 열리는 2019 제네바모터쇼에서 ‘에이미 원 컨셉트(Ami One Concept)’를 공개한다.컨셉트카는 고객성의 이동성을 높이고자 도전을 거듭한 시트로엥의 100년사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순수 전기차인 ’에이미 원 컨셉트‘는 최고 주행 속도가 45km/h이며, 1회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플로어 아래 위치하며, 스테이션 또는 월박스에서 간단하게 충전할 수 있다. 완전 충전에는 2시간이 소요되며, 집에서도 연장선을 통해 충전할 수 있다.‘에이미 원 컨셉트’ (사진=시트로엥 공식 홈페이지)’에이미 원 컨셉트‘는 대중교통 및 퍼스널 모빌리티의 대안으로 설계됐다. 길이 2.5mm의 2인승 초소형 차체는 도심에서 인상적인 민첩성을 발휘하며, 차체 스타일을 통해 견고함을 말하고 있다.에이미(Ami)는 프랑스어로 ’남성 친구‘를 뜻한다. 시트로엥은 이 컨셉트카에 100% 디지털화, 자율주행, 전동화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녹여냈다. 운전면허가 없어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QR코드 인식을 통해 차량에 접속할 수 있다.탑승 후에는 전용 트레이에 스마트폰을 놓으면 개인 성향에 맞게 모든 것이 설정된다. 운전 중 사용하는 앱에 따라 디스플레이가 달라지며, 음성 명령을 통한 개인 비서로도 사용할 수 있다.
2019.02.20 I 김민정 기자
'모던 패밀리' 류진, '승무원 출신' 미모의 아내 공개
  • '모던 패밀리' 류진, '승무원 출신' 미모의 아내 공개
  • 류진 승무원 출신 아내 공개. 사진=MBN ‘모던 패밀리’[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배우 류진이 승무원 출신 미모의 아내를 공개했다. 배우 류진은 22일 첫 방송하는 MBN ‘모던 패밀리’에서 대한민국 핵가족의 기준인 ‘4인 가족’을 대표하는 인물로 캐스팅됐다. 두 아들 찬형, 찬호 형제의 스케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보통 가정’의 모습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류진은 승무원 출신 아내 이혜선 씨와의 일상을 최초 공개해 기대를 모은다. 두 아들의 뒷바라지와 ‘학원 라이딩’으로 24시간이 바쁜 엄마 이혜선씨와 집에서 할 일을 찾아 돌아다니는 ‘내추럴 아빠’ 류진은 첫 공동 인터뷰부터 티격태격하는 케미로 ‘현실 부부’의 모습을 드러낸 상태. 연애부터 결혼까지의 과정을 ‘풀 스토리’로 풀어내던 두 사람은 거침없는 ‘돌직구 발언’으로 서로를 견제하는 등, 최고의 호흡으로 ‘모던 패밀리’의 활력을 담당하게 된다.이런 가운데 ‘만능 엄마’의 파워를 발휘하던 이혜선 씨가 갑작스럽게 ‘홀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돼 궁금증을 안긴다. 차를 세워둔 채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중 감정이 복받쳐 오르며, 눈물을 펑펑 쏟은 것. 스튜디오에서 해당 영상을 지켜보던 류진은 처음 보는 아내의 모습에 당황하다, 급기야 “못 보겠다”며 같이 눈물을 흘려 출연진들의 위로를 받게 된다. 과연 이혜선 씨에게 어떤 사연이 숨어 있는지, 첫 방송을 통해 ‘주차장 오열’의 전말이 공개될 예정이다.‘모던 패밀리’ 제작진은 “당당하기만 했던 아내 이혜선 씨의 가슴 찡한 사연과 함께, 이와 대조되는 류진의 ‘집안 취미 생활 열전’이 흥미롭게 펼쳐지며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안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한편 ‘모던 패밀리’는 2일 밤 11시 MBN에서 첫 방송한다.
2019.02.20 I 정시내 기자
文대통령 "모든 국민에 전생애 기본생활 보장할것"
  • [전문]文대통령 "모든 국민에 전생애 기본생활 보장할것"
  • 다둥이 아빠인 가수 V.O.S 박지헌씨가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문화복지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하며 자신의 노래 ‘보고 싶은 날엔’ 일부를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우리가 이뤄낸 포용국가가 세계 포용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노원구 월계문화복지센터를 찾아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정책 및 아동정책 추진계획을 국민에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9월 ‘포용국가 전략회의’를 통해 밝힌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3대 비전 및 9대 전략을 ‘국민 전생애 기본생활 보장’ 측면에서 구체화해 밝혔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대국민보고 모두발언 전문이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국회에서도 민주당의 신경민 6정조위원장님을 비롯해여러분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정부의 포용국가 추진계획을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혁신성장을 이뤄가면서동시에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포용적인 나라를 만들어 가자는 뜻입니다. 대한민국이 혁신적 포용국가가 된다는 것은혁신으로 함께 성장하고, 포용을 통해성장의 혜택을 모두 함께 누리는 나라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혁신성장이 없으면 포용국가도 어렵지만, 포용이 없으면 혁신성장도 없습니다. 혁신성장도, 포용국가도 사람이 중심입니다. 포용국가에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 중요합니다.마음껏 교육받고, 가족과 함께 충분히 휴식하고,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 역량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포용국가는 국가가 국민에게, 또는, 잘 사는 사람이 그보다 못한 사람에게 시혜를 베푸는 나라가 아닙니다.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과 국가 전체가 더 많이 이루고 더 많이 누리게 되는 나라입니다.국가가 국민의 일상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개념이 정책에 반영되고, 그 정책이 국민에게 체감되기 시작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김대중 정부에서 처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빈곤층 국민이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의 일입니다.20년 사이 우리 국민의 의식은 더욱 높아졌고, 국가는 발전했습니다.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만으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력과 재정도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충분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국가의 목표는 바로 이 지점, 기초생활을 넘어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작합니다. 오늘 발표한 포용국가 추진계획은돌봄·배움·일·노후까지 ‘모든 국민’의 생애 전 주기를 뒷받침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건강과 안전, 소득과 환경, 주거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합니다.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기본생활을 영위하는 나라, 포용국가 대한민국의 청사진입니다. 이미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치매국가책임제,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을 비롯한 정책들로 많은 국민께서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느끼고 계십니다.오늘 발표된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2022년이면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노동자부터 자영업과 소상공인까지,장애가 있어도 불편하지 않게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남녀노소 없이 기본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포용국가 4대 사회정책 목표를 통해국민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국민 누구나 기본생활이 가능한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만들고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나고,일자리의 질도 높아질 것입니다.그 결과는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이 높아지는 돌봄경제 선순환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둘째,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산업이 발달하는 모든 원천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누구나 돈 걱정 없이 원하는 만큼 공부하고,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꿈을 위해 달려가고,노후에는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이런 토대 위에서 이뤄지는 도전과 혁신이 우리 경제를 혁신성장으로 이끌 것입니다. 셋째, 일자리를 더 많이, 더 좋게 만들겠습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차별과 편견 없이 일할 수 있는 나라, 실직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새로운 시대, 새로운 직업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을 보장하고, 스스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넷째, 충분한 휴식이 일을 즐겁게 하고 효율을 높입니다.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여가가 우리의 일상이 되도록 하겠습니다.아이가 커가는 시간에 더 많이, 더 자주 함께하면서도소득이 줄지 않게 하겠습니다. 과도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터도 삶도 즐거울 수 있게 하겠습니다.멀리 가지 않고도 바로 집 근처에서 문화를 즐기실 수 있게 할 것입니다.세계는 지금 지나친 양극화와 경제불평등으로 인한 갈등, 차별과 배제의 극복, 나라 간의 격차와 환경문제 등각 나라가 직면한 현실과 전 지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혁신적 포용국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 UN, IMF, OECD를 비롯한 많은 국제기구도각 나라에 포용국가의 길을 권고하면서 우리나라의 도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변화는 늘 두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불과 70여 년 만에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이런 성과를 우리는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면서 이뤄냈습니다.농업에서 경공업, 중화학공업, 첨단 ICT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한 엄청난 변화를 스스로 이뤄내며2차 세계대전 후의 신생 독립 국가 중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했습니다. 우리는 맨손에서 성공을 이룬 저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국민입니다. 우리 국민의 저력과 장점이 한데 모인다면포용국가로의 변화를 우리가 선도할 수 있고,우리가 이뤄낸 포용국가가 세계 포용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남은 과제들을 잘 해결해야 합니다.무엇보다 국회의 입법과 예산지원이 필요합니다.정부는 상반기에 중기재정계획을 마련하고, 당·정·청이 긴밀히 협의하여 관련 법안과 예산을 준비할 것입니다. 행복한 삶은 국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입니다.함께 잘 사는 길로 가는 일이니만큼, 국회의 초당적인 협력을 반드시 이끌어내겠습니다.포용국가는 모두 함께 만들어 가는 나라입니다.정부와 국민 간에,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감사합니다.
2019.02.19 I 원다연 기자
文대통령 "우리의 포용국가, 세계 모델될 수 있다"
  • 文대통령 "우리의 포용국가, 세계 모델될 수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문화복지센터에서 포용국가 사회정책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우리가 이뤄낸 포용국가가 세계 포용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노원구 월계문화복지센터를 찾아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정책 및 아동정책 추진계획을 국민에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9월 ‘포용국가 전략회의’를 통해 밝힌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3대 비전 및 9대 전략을 ‘국민 전생애 기본생활 보장’ 측면에서 구체화해 밝혔다.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혁신성장을 이뤄가면서 동시에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포용적인 나라를 만들어 가자는 뜻”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의 가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도, 포용국가도 사람이 중심이다. 포용국가에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마음껏 교육받고, 가족과 함께 충분히 휴식하고,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정부가 국민의 기초생활을 넘어서는 기본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청사진을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오늘 발표한 포용국가 추진계획은 돌봄·배움·일·노후까지 ‘모든 국민’의 생애 전 주기를 뒷받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건강과 안전, 소득과 환경, 주거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기본생활을 영위하는 나라, 포용국가 대한민국의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누구나 기본생활이 가능한 사회안전망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누구나 기본생활이 가능한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만들고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자리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그 결과는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이 높아지는 돌봄경제 선순환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에 대한 투자 확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기술이 발전하고, 산업이 발달하는 모든 원천은 사람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돈 걱정 없이 원하는 만큼 공부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꿈을 위해 달려가고,노후에는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며 “이런 토대 위에서 이뤄지는 도전과 혁신이 우리 경제를 혁신성장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확대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더 많이, 더 좋게 만들겠다”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차별과 편견 없이 일할 수 있는 나라, 실직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직업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을 보장하고, 스스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휴식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충분한 휴식이 일을 즐겁게 하고 효율을 높인다”며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여가가 우리의 일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가 커가는 시간에 더 많이, 더 자주 함께하면서도 소득이 줄지 않게 하겠다. 과도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터도 삶도 즐거울 수 있게 하겠다”며 “멀리 가지 않고도 바로 집 근처에서 문화를 즐기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포용국가로의 전환기에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맨손에서 성공을 이룬 저력이 있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국민”이라며 “우리 국민의 저력과 장점이 한데 모인다면 포용국가로의 변화를 우리가 선도할 수 있고, 우리가 이뤄낸 포용국가가 세계 포용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포용국가로의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국회의 협조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상반기에 중기재정계획을 마련하고, 당·정·청이 긴밀히 협의하여 관련 법안과 예산을 준비할 것”이라며 “행복한 삶은 국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다. 함께 잘 사는 길로 가는 일이니만큼, 국회의 초당적인 협력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2019.02.19 I 원다연 기자
"의정부 7호선 연장 조속히 추진해야" 새 국면 …경기도는 `뒷짐`
  • "의정부 7호선 연장 조속히 추진해야" 새 국면 …경기도는 `뒷짐`
  • 지난해 1월 정부가 고시한 전철7호선 도봉산-옥정 연장 노선도.(그래픽=경기도)[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노선 변경을 두고 민(民)-관(官) 갈등이 첨예한 전철7호선 도봉산-양주 옥정 연장사업(이하 7호선 연장사업)이 조속한 사업추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민모임의 등장으로 새국면을 맞았다.반면 이번 사업의 모든 권한을 쥔 경기도는 이런 갈등을 강 건너 불보듯 하고 있어 재용역에 따른 예산 낭비는 물론 ‘민-관’, ‘민-민’ 갈등을 조장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7호선 노선변경 여의치 않아19일 경기 의정부시에 따르면 의정부시 지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포털사이트 카페 ‘의정부이야기’ 운영진들은 지난 13일 오후 시를 방문해 김덕현 안전교통건설국장 등 시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7호선 노선변경에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기본계획대로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의정부시는 올해 초 신곡·장암역 및 민락역 신설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노선변경을 위한 재용역을 추진했지만 참여한 업체가 없어 두 차례 유찰된 상황이다.시는 시민 및 정치인들과 합의를 통해 용역 과정에서 기존 고시된 사업계획 상 공사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사업비 역시 10% 이상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이런 조건을 충족하면서 노선변경이 가능한 대안이 없어 용역에 참여하는 업체가 없었다.지난 13일 ‘의정부이야기’ 운영진이 시청을 찾아 7호선 연장사업의 조속한 개통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의정부시)◇ 조속히 사업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와최근에는 의정부시 전체 인구의 10%가 훌쩍넘는 회원을 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의정부이야기’ 운영진이 회원 의견에 따라 조속한 착공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7호선 연장사업이 민-민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의정부이야기’ 회원들은 시 관계자들과 가진 면담에서 “내 집 앞으로 지하철역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수년에 걸쳐 수많은 대안을 마련하려고 도출 가능한 거의 모든 방안을 만들었는데도 안되는데 착공을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끝까지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민원에 응대하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들은 “일부 시민들의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행정력이 휘둘리게 되면 원칙과 질서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의정부시 관계자는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것과 조속한 착공을 촉구하는 것 모두 의정부시민들의 의견인 만큼 시는 모두 경청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7호선 연장사업은 경기도 사업인 만큼 의정부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도에 전달하는 방법 외에 노선변경 등에 대한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전철7호선.(사진=이데일리DB)◇ 모든 권한 가진 경기도, 갈등에는 ‘나 몰라라’이처럼 7호선 연장사업을 사이에 둔 관점의 차이가 의정부시민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지만 정작 노선변경 권한을 가진 경기도는 점차 심해지는 갈등에는 뒷짐만 쥐고 있다.이런 과정에서 도는 지난해 1월 정부가 고시한 7호선 연장사업에 대한 2공구 시공사로 한화건설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입찰은 당초 고시된 안 그대로 공사를 착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실상 7호선 연장사업은 원래 계획대로 진행되는 셈이다.도는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의정부시가 사업기간 연장 및 사업비가 초과되지 않는 선에서 대안을 마련할 경우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기대심리만 가중시키고 있다.결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야하는 의정부시만 경기도와 시민들 가운데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도 관계자는 “의정부시가 추진하는 용역에 대해 도가 나서서 갈등을 봉할 할 수는 없다”며 “도는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의정부의 노선변경안이 나올것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7호선 연장사업 노선은 2024년 말 개통을 목표로 도봉산역을 거쳐 장암역과 탑석역, 양주 옥정역까지 15.3㎞에 건설되며 도는 현재 진행중인 1공구와 3공구 설계를 마치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2019.02.19 I 정재훈 기자
비정규직 휴가비 지원·DMZ투어 개발…달라지는 서울관광
  • 비정규직 휴가비 지원·DMZ투어 개발…달라지는 서울관광
  • 자료=서울시[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서울시가 올해 2000명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에게 여행경비를 지원한다. DMZ·JSA 투어 같은 남북평화 관광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의 ‘2019년 달라지는 서울 관광정책’을 19일 발표했다. 우선 시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관광을 즐기는 생활관광 시대를 열기 위해 관광취약계층을 지원한다. 올해 2000명의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에게 여행경비를 처음으로 지원한다. 본인이 15만원을 내면 서울시가 25만원을 지원해 1인당 총 40만원을 국내여행 경비로 사용할 수 있다. 휴가비 부담으로 휴가를 포기하는 취약계층 노동자에게는 여행의 기회를 제공해 관광 향유권을 확대하고 침체된 국내 관광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약자를 위해 시가 지난해 개설한 서울다누림관광센터 운영도 올해 본격화한다. 여행상담 콜센터를 운영하고 무장애 관광콘텐츠 개발, 인식개선 교육을 시행한다. 다음달 오픈되는 ‘무장애 관광포털’ 홈페이지에선 무장애 여행 관련 정보를 얻고 여행편의 장비를 예약할 수 있다.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다누림 시티투어버스’는 3월부터 시범 운영해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순환한다.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관광콘텐츠도 개발한다. 정부기관, 관광업계, 학계 등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남북평화관광 자문단’을 운영해 서울 지역의 평화관광자원을 발굴하고, DMZ·JSA 투어 같은 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추진한다. 아시아 최초로 교황청이 공식 인증한 ‘서울순례길’을 아시아 대표 관광코스로 육성하기 위해 팸투어 등 해외 마케팅을 펼치고 보행환경도 정비한다. 보는 관광에서 체험하는 관광으로 변화된 최신 유행 트렌드에 맞춰 한류스타 메이크업 클래스, K-food 쿠킹클래스 등 서울 스타일 체험상품도 개발한다. 인기 1인 크리에이터가 서울의 주요 행사, 맛집 등을 유튜브로 소개하는 ‘온라인 서울관광 방송국’도 다음달부터 시범 운영하며, 국내 100여개 가맹점에서 사용가능한 내국인용 ‘서울시민 관광패스’도 6월 시범 출시(5000장)한다. 24시간 관광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화형 챗봇도 개발한다.2025년 국제회의 1000건 개최, 세계 1위 MICE 도시를 목표로 글로벌 MICE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한다. 오는 9월 전 세계에서 약 7000명이 참여하는 법조인들의 올림픽 ‘세계변호사협회(IBA) 총회’를 비롯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중대형 국제회의 13건을 집중 지원한다. 세계 MICE 산업을 이끄는 주요도시들이 참여하는 국제기구 창설을 세계관광기구(UNWTO)와 함께 올해 가시화하고, 국내 MICE 관련 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서울MICE종합지원센터’도 서울관광재단 내에 신설한다. 서울시 명예관광홍보대사이자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과의 서울 마케팅도 더 다양하게 펼쳐진다. 올해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100회 전국체전’ 개막식에 방탄소년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태국, 홍콩 등에서 개최 예정인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콘서트에 서울시 홍보부스를 운영해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서울에 집중시킨다.시는 올해 서울 관광객 3250만명(외국인 1350만명, 내국인 1900만명)을 유치, 총 31조 2750억원의 경제효과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올해는 국제관광 활성화와 국내 생활관광의 균형 있는 성장과 서울만의 특별한 콘텐츠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관광생태계로 바꿔 2023년 국내·외 관광객 5000만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2019.02.19 I 김보경 기자
동화자연마루, 모바일 홈페이지 신규 개편
  • 동화자연마루, 모바일 홈페이지 신규 개편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내 바닥재 브랜드 동화자연마루가 고객 편의성 확대와 디지털 소통 강화를 위해 모바일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고 19일 밝혔다.개편된 모바일 홈페이지는 스마트폰 이용에 최적화된 구성을 적용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로 적용하는 이미지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방문객이 직관적으로 주요 제품의 핵심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이나 인테리어 스타일이 마음에 들 경우 SNS처럼 ‘좋아요’를 누르고 즐겨찾기에 저장할 수 있다. 이번 개편에서는 구매자가 제품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실제 시공 사례를 메인 페이지 상단에 배치했다. 시공 사례에는 실제 공사를 담당한 인테리어점 정보도 표시해 구매자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택할 경우 견적 문의와 상담이 가능하다. 신혼집, 아이를 키우는 집 등 인테리어 목적에 따라 시공 사례가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고객이 자신과 가장 비슷한 조건의 제품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 마루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루 선택 가이드’와 같은 신규 콘텐츠도 보강했다. 마루 선택 가이드는 강마루, 강화마루, 원목마루, 합판마루 등 마루 종류와 특징을 이미지로 제작해 누구나 알기 쉽게 정리했다.한편 동화자연마루는 이번 모바일 홈페이지 개편을 기념해 오는 26일까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벤트를 실시한다. 모바일 홈페이지를 캡처하여 인증 메시지를 동화자연마루 인스타그램 계정에 보내면 추첨을 통해 커피 기프티콘, 치킨 쿠폰 등을 증정한다.
2019.02.19 I 권오석 기자
70여년간 미뤄온 정의 실현…치유되지 않은 강제징용 피해의 눈물
  • 70여년간 미뤄온 정의 실현…치유되지 않은 강제징용 피해의 눈물
  • 김정주 할머니.[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가네미쓰 아키코(金光 明子).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이어진 태평양전쟁 막바지 무렵 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일본군에 징용돼 혹독한 노동에 시달린 김정주(88) 할머니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김씨 할머니는 중앙동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던 한약방집에서 애지중지하던 막내딸이었다. 김씨는 “어릴 때 서당에도 다니고 머슴들 방을 둘이나 따로 두었을 정도로 유복한 집안이었다”고 회고했다. ◇유복한 한약방집 막내딸 운명 바꿔놓은 강제징용어린 시절 부족할 게 없었던 김씨 인생은 한 순간에 모든 게 바뀌었다. 일제강점기 농사 지은 쌀은 물론 집안의 놋그릇들까지 모조리 빼앗겼다. 이후 삶조차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 것은 일본인 교사의 꾀임이었다. 김씨 언니의 담임이었던 50대 여선생은 “나고야에 먼저 가 있는 언니를 만나고 기술을 배워 돈도 벌 수 있다”고 꾀었다. 1945년 초등학교 졸업반이던 13세 때 일이었다. 군수물자를 생산하던 전범기업 후지코시가 인력과 물자 부족에 시달리자 당시 12~18세 소녀 1000여명을 일본으로 데려간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사건이다.그 해 2월 여수를 거쳐 시모노세키에 도착한 김씨는 다른 소녀들과 함께 도야마 소재 후지코시 공장으로 보내졌다. “눈이 엄청 내렸는데 장갑 하나 양말 한짝 주지 않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기숙사에 일주일 정도 머물다 본격적인 노동이 시작됐다. 김씨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새벽 5시에 기상해 군가를 부르며 공장까지 1시간 가량을 걸어가야 했다. 키가 작던 김씨는 궤짝을 두 개나 쌓고 올라서야 겨우 작업대에 손이 닿았다. 매일 12시간씩 온종일 서서 군함과 전투기 부품을 만드는 고된 노동에 시달렸지만 화장실조차 마음대로 갈 수 없었다. 김씨는 “식사라곤 약간의 밥과 된장국, 채소가 전부라 기숙사 내 풀을 뜯어먹기도 했다”며 “하루가 머다하고 반복되는 비행기 공습에 잠을 잘 때도 운동화를 벗지 못했다”고 했다. 기숙사 공간은 다다미 한 장에 겨우 한 사람 누울 정도. 1층엔 전라도 소녀들, 2층엔 경기도 소녀들 수백명이 여름철 목욕 한 번 못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기숙사에 갇혀 지내야 했다.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2개의 원자폭탄이 각각 투하된 뒤 15일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지만, 그 소식을 알 길 없던 김씨는 해방 이후 석 달이 지난 11월에야 고국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귀국 후의 삶도 평탄치 않았다. 19세 때 결혼을 했지만 달콤한 신혼은 오래가지 못 했다. 근로정신대로 일본에 다녀온 일이 ‘위안부’ 생활을 한 것으로 둔갑해 말이 돌았다. 남편의 의심과 시달림을 견디다 못한 김씨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결국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70년 전 아픔 외면하는 日 정부와 전범기업 서울로 올라온 뒤 김씨는 안 해 본 행상이 없었다. 갖은 고생을 하며 키운 아들의 사업도 기울어 집 나간 며느리를 대신해 갓 돌 지난 손주를 맡아 돌봐야했다. 그 손주가 벌써 20대 중반의 청년이 됐지만 몸이 약해 군대를 못 가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보탠다. 그간 사죄와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일본을 다녀온 것만 십여 차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지역구 의원 사무실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김씨는 “일본에 재판하러 다닐 때 우리를 도와준 것은 현지 시민단체나 변호사 등 일본 사람들이었다”며 “‘너희 나라 국회의원들은 무엇하느냐’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우리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 등 당시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200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도야마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재판소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은 포기됐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일본 최고재판소도 2011년 이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그래픽=이동훈 기자.그러나 2012년 5월 한국 대법원이 신일본제철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개인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고, 일본 법원 판결의 국내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자 이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이 제기됐다. 201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후지코시의 책임을 인정해 피해자 1인당 8000만원에서 1억원씩, 모두 15억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1심 판결 후 후지코시 측은 항소했고 지난해 12월까지 5년 가까이 재판은 지연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사법부와의 사법 농단 탓이었다. 정권이 바뀌고 지난해 10월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중단됐던 후지코시 재판도 재개됐다. 최근 2심 재판부도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일본 정부가 전범기업들을 적극 변호하며 국내 법원의 판결에 반발하는 가운데, 후지코시는 현재 상고한 상태다.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을 지원하고 있는 임재성·김세은 변호사는 지난 15일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후지코시 본사를 찾아 협력 요청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문전박대 당했다. 이들은 후지코시 측 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배상 촉구 시위를 함께 했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는데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느냐. 올해 문재인 정부에서 일본 측의 사죄와 배상이 꼭 해결됐으면 한다.”올해 미수(米壽·88세)인 김씨의 간절한 바람이다.
2019.02.19 I 이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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