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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살 연하와 결혼계획 김종민…"자가는 아직..." [누구집]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혼성그룹 ‘코요테’ 멤버 김종민이 현재 열애 중인 11세 연하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면서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엔 신혼부부 청약 계획까지 언급하면서 현재 살고있는 집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집니다. 김종민과 강남구 청담동 ‘청담아이파크’ 전경 (사진=코요태SNS, 이데일리)지난달 채널A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종민은 “자가가 없지 않느냐”는 출연진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이어 “배우자가 없어서 청약에 계속 탈락했다, 이제 다시 (청약 신청을)할 것”이라며 결혼 계획을 내비쳤습니다. 앞서 김종민은 가수 솔비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내년 중 여자친구와 결혼할 계획이라고 밝힌적 있습니다. 특히 “신혼집은 어디에 마련하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전원주택에서 살고는 싶은데 아파트를 사야 할 것이다, 아파트가 (가격이)올라가더라”고 답해 재테크에 은근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아이파크’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현재 김종민은 강남구 청담동의 ‘청담아이파크’에서 전·월세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청구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이 아파트는 1개동, 108세대 규모로 모든 세대가 41평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지막 거래를 기준으로 매매가는 25억 9000만원, 전세는 19억원, 월세는 보증금 5억원에 400만원 수준입니다. 영동대교에서 바라본 청담아이파크와 올림픽대로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영동대교 끝단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올림픽대로와 도산대로가 가까워 교통이 편리합니다. 또 코엑스몰,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이 가깝고 청담동 명품거리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어 강남 고급 아파트로 분류됩니다. 중층·고층 세대는 탁 트인 한강과 성수동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그러면서도 동네는 도보와 대중교통만으로 접근하기는 매우 불편하고, 그만큼 주민이 아닌 일반인의 통행은 드뭅니다. 이미지 관리와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유명 연예인들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되는 부분입니다.강남구 청담동 ‘더 펜트하우스 청담’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덕분에 일대에는 유명 연예들인이 거주하는 최고급 공동주택이 포진해있습니다. 우선 청담아이파크 도로 맞은편에는 4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이름을 올린 ‘더펜트하우스청담’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와 더불어 ‘1타 강사’ 현우진, ‘골프여제’ 박인비 선수 등 누구나 알만한 유명인들이 거주 중입니다. 2022년 4월에 16층 물건이 145억원에 거래됐고, 지난달엔 8층 물건이 102억원에 거래됐습니다.또 인근에 있는 고급 빌라 ‘빌폴라리스’에는 일명 ‘얼굴천재’로 불리는 배우 차은우가 거주 중입니다. 여기서 한강공원을 따라 5분을 더 걸어 내려가면 가수 아이유와 배우 송중기가 사는 곳으로도 유명한 ‘에테르노 청담’이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최근 82평 매물이 320억원에 올라오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 '투수 8명 완벽계투' 류중일호 야구대표팀, 쿠바와 평가전 영봉승
- 1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 야구 대표팀과 쿠바 대표팀 평가전. 1회초 선발투수 곽빈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 야구 대표팀과 쿠바 대표팀 평가전 . 6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이 투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9년 만에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우승을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첫 평가전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베이스볼 시리즈 쿠바 야구대표팀과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쿠바 대표팀 전력이나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투수진이 1실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전체적으로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다. 이날 한국은 대표팀 1선발로 기대를 모으는 곽빈(두산베어스)이 2이닝을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이어 김택연(두산·1이닝), 유영찬(LG·1이닝), 이영하(두산·1이닝), 김서현(한화·1이닝), 김시훈(NC·1이닝), 조병현(SSG·1이닝), 박영현(KT·1이닝)이 1이닝씩 이어던지면서 쿠바 타선을 9이닝을 3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류중일 감독도 “연습경기지만, 첫 경기 이겨서 기분이 매우 좋다”면서 “특히 생각보다 투수들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오늘 박영현이 마지막에 던졌지만, 마무리 투수라고는 안 하겠다. 누가 나와도 마무리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내일은 (정)해영이가 마지막에 나올 것”이라며 “왼손 투수가 부족한데 오늘 나온 투수들은 왼손, 오른손 타자 관계없이 막았다. 본선에 가서는 투수 코치와 의논해서 마운드를 운용하겠다”고 덧붙였다.타자들은 생소한 쿠바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한국은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LG)의 볼넷과 김휘집(NC)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3번 김도영(KIA) 타석 때 내야 뜬공이 쿠바 2루수 글러브에 맞고 떨어졌고 그 사이 3루 주자 홍창기가 득점에 성공했다.2회말에는 1사 후 주장 송성문(키움)이 볼넷으로 출루해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2사 후 이주형(키움) 타석 때 2루를 훔쳤고 이주형의 우전 안타 때 득점했다.이후에도 한국 타자들은 꾸준히 출루를 이어갔지만 추가 점수를 뽑지는 못했다. 이날 최대한 많은 선수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야수 13명을 기용했다. 김휘집이 4타수 2안타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홍창기와 이주형은 1안타 1볼넷을 얻었다. 이주형은 타점도 1개 챙겼다.한국과 쿠바는 이달 13일 대만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나란히 B조에 편성돼있다. 두 팀은 2일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이후 한국은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국군체육부대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소화한 뒤 8일 대만으로 출국한다. 대만에서는 10일 대만 리그 구단과 한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미정)과 한 차례 맞대결이 잡혀 있다.한편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평가전임에도 불구하고 1만5783명의 관중이 입장해 거의 매진(1만6100석)을 이뤘다. 관중석을 채운 야구팬들은 팀을 가리지 않고 KBO리그 10개 구단 응원가를 함께 부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 두 아이 엄마, 6명에게 새 삶 안겨주고 하늘로[따전소]
-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두 아이의 엄마가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삶을 안겨주고 하늘로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0월 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이근선(38세) 님이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1일 밝혔다.놔사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린 故 이근선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10월 1일, 집에서 쓰러진 것을 자녀가 발견하여 급히 응급실로 이송하였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가족 모두가 2006년도에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하며 생명나눔을 약속했기에, 그 뜻을 이뤄주고자 기증에 동의했고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 안구를 기증하여 6명의 생명을 살렸다.가족들은 9살, 10살인 자녀들에게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서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고, 이 씨가 한 줌 재로 떠나기보다는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다른 이의 몸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살아 숨 쉬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경기도 화성시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 씨는 웃음이 많고 밝아서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긍정적 성격이었다. 젊어서 클래식 작곡과 피아노 강사 일을 했었고, 시간이 될 때면 미술관과 공연 관람을 즐기곤 했다.이 씨는 2014년 1월에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2024년 4월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남은 아이들에게 천사와 같은 엄마가 다른 생명을 살렸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고 자랑스러워했으면 하는 마음에 언론보도를 결심했다.또한, 이 씨가 병실에 누워 있을 때 딸이 엄마를 보며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을 때, 엄마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한 거다”라고 답해줬다. 우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지만, 이별의 순간 가족들은 착한 일을 하고 가는 이 씨를 생각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이 씨의 남편 김희수 씨는 “나의 하나뿐인 근선, 너무 사랑하고 보고 싶어. 너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다시 너를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때까지 애들과 행복하게 잘 지낼게. 사랑해”라며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이자, 생명을 살린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길 희망한다.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악녀가 사랑한 맛, 무소불위 서태후의 끝없는 식탐[미식가의 세계⑥]
- 서태후 (사진=푸이미술관)[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후기의 기록에 성인남자는 7홉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제는 사실이 아니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에 육류소비량은 쌀 소비량을 추월하고 있다. 지난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1인당은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우리경제의 산업화는 외식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우리의 식탁에 20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는 부대찌개, LA갈비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식품과 배달음식의 소비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이다.동파육 (사진=게티이미지뱅크)◇만한전석의 뿌리인 청나라 잔치 ‘천수연’만한전석은 전설의 연회양식이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지만, 한결같은 해설은 인류역사에 등장하는 잔칫상 중에 아마도 가장 호사스러운 밥상이라는 것이다. 1977년에 홍콩의 유명레스토랑 국빈대주루가 일본 TBS TV 방송국의 의뢰를 받아 만한전석의 108가지 산해진미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2006년에 방영된 중국 공영방송 CCTV의 인기 프로그램 ‘만한전석 요리대회’에도 비슷한 규모의 요리상이 소개되었다. 당시 가격으로 10인상 기준 약 한화 3400만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3개월 간 준비한 음식을 사흘에 걸쳐 먹는다는 연회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300가지 요리가 차려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세상에 어떤 식탁이 이렇게 사치스러울 수 있을까. 만한전석의 내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개 청나라 초기에 만주족과 한족 간의 통합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명칭으로는 변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중국의 정사에 만한전석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그 식단도 전해지지 않는다. 문화대혁명 때 관련 자료들이 대부분 소실되었고, 청나라 왕조가 무너지면서 궁중요리사들도 뿔뿔이 흩어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만한전석의 뿌리라고 할 만한 잔치는 청나라에 관한 역사서 ‘청사고’에 등장한다. 청나라 4대 황제 강희제와 6대 건륭제가 주최한 천수연이라는 큰 연회이다. 강희제의 잔치에는 65세 이상 만주족 문무대신 680명, 한족 관리 340명 등 약 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만주족과 한족의 통합을 위한 잔치였다는 명분을 유추할 수 있다. 당연히 융합이라는 목적은 물론, 피지배민족에 대한 위세과시의 용도도 짐작할 수 있다. 건륭황제 재위 50주년 기념 천수연에는 만주족과 한족 노인은 물론 조선을 비롯해 주변국 노인까지 모두 3000여명을 초대했다. 조선의 정조 실록에도 건륭제의 천수연에 참석하는 정사와 부사를 모두 회갑이 넘은 사람으로 차출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 때 예조판서 정창순이 “천수연은 태평을 과시하려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라고 아뢰자 정조임금이 “이는 경사를 널리 함께하려는 뜻인 것이다.”라고 답한다. 잔치의 목적이 복합적임을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동파육 (사진=게티이미지뱅크)샥스핀 ((사진=게티이미지뱅크)◇만한전석을 즐긴 무소불위의 권력 서태후만한전석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이두의 ‘양주화방록’이다. ‘양주화방록’은 18세기 후반 양주의 문화 및 사회모습을 다각도로 기록한 백과 사전류의 서적이다. 이때의 만한전석은 양주의 지방 관리들이 건륭제를 맞이하기 위하여 준비한 연회였다. 만한전석은 이렇게 시작되었으나 실상 그것을 가장 즐긴 사람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청나라 말기를 지배했던 서태후였다. 서태후는 그녀의 처소가 자금성의 서쪽에 있었기 때문에 붙은 별칭이고, 공식명칭은 너무 길기 때문에 대개 줄여서 부르는데 효흠현황후 또는 자희태후라고 한다. 그녀는 17세의 나이에 청나라 9대 황제 함풍제의 후궁으로 들어가 25세에 남편이 죽자, 바로 반대세력을 숙청하고 권력을 잡았다. 그 후 72세에 죽을 때 까지 어린 황제들을 수렴청정하면서,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거세하고 나라를 마음대로 주무르며 사치와 식탐에 절어 산 인물이다. 서태후는 어마어마한 인간이었다. 섭정으로서 황제보다 훨씬 큰 권력을 잔인하게 휘둘렀으며, 사치와 향락을 위해 국고를 탕진하여 청나라를 몰락시킨 원흉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일설에는 서태후가 아편전쟁 때 불타버린 이화원을 복원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환갑잔치를 벌이는데, 은전 3천6백만 냥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액수는 당시 청나라 1년 예산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였다는 것이다. 더한 것은 그 낭비가 북양함대의 군함구입비를 유용한 것이라 그로 인해 청일전쟁에서 일본에 치욕의 패배를 겪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옷과 보석, 음식에 대한 과소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였다. 옷이 3천 여벌, 7백여 상자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었고, 전신에 보석을 휘감고 살았다.서태후는 지금까지도 여태후, 측천무후와 함께 중국의 3대 악녀로 꼽힌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청사공정의 일환으로 서태후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가 엄청난 사치와 낭비벽의 소유자였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태후의 많은 욕심 중에서도 식탐과 미식추구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지였다. 그녀의 음식욕심은 참으로 대단한 수준이고 분량이었다. 우선 그녀는 평소 한 끼에 120여 가지에 달하는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한 끼 식사에 드는 비용이 지금 돈으로 무려 1억 원에 육박했다. 먹지 않을 것이라도 관상용으로 호화스러운 음식을 상다리가 휘도록 차려놓게 했다. 같은 음식을 세 숟가락 이상 뜨지 않았고, 한 번 먹은 요리는 두 번 다시 입에 대기를 꺼렸다. 육식을 무척 좋아해서 돼지고기나 닭고기, 오리고기로 만든 요리는 끼니마다 빠지지 않았다. 돼지고기 요리 중에서도 동파육을 특히 좋아해서 자주 먹었으며, 제비집과 샥스핀 같은 고급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호했고, 후식으로는 과일과 사탕, 떡을 즐겨 먹었다. 사과 향을 좋아해서 그 냄새를 맡기 위해 소비한 사과만 1년에 15만개였다고 한다. 사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산과 들, 바다의 진미를 8개씩 모은 ‘사팔진’만한전석을 처음 만든 사람은 강희제라고 해도 그것을 가장 누리고, 더욱 호화롭게 만든 인물은 서태후라 할 수 있다. 만한전석의 시작은 국가통합을 위한 정치의식으로 고안되었지만 나중에는 서태후만을 위한 잔치로 전락한 것이다. 서태후만이 만한전석을 먹을 수 있었고, 그녀가 식사를 할 때면 황제와 황후는 옆에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그녀는 음식으로 절대 권력을 과시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 시절 서태후가 봉천에 갈 때 만한전석을 위해 준비한 물품목록을 살펴보면 그 행태를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전용열차 16칸 중 4칸이 화로 50개를 실은 주방이었고, 100여명의 요리사가 동승했다고 한다. 필요하면 언제라도 수백종류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식자재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디저트 및 간식의 재료를 싣고 다녔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스케일이다. 서태후가 즐긴 만한전석의 재료에는 산과 들, 바다 등에서 진미를 8개씩 모아 ‘사팔진’이라 명명한 것이 있다. 그것들 중에는 상어지느러미와 제비집은 물론 낙타의 혹, 곰발바닥, 원숭이골, 표범태반, 코뿔소꼬리 같은 괴이한 재료도 포함되어 있다. 평소 기름진 음식, 특히 고기요리를 입에 달고 산 서태후의 건강이 좋았을 리 없다. 그녀는 과식으로 인한 복부팽창과 위 기능 저하, 이질에 항상 시달렸다. 결국 그녀는 72세 생일축하연에서 만한전석을 즐기다 지병인 이질이 도져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황제 푸이로 잘 알려진 선통제는 광서제가 죽자 서태후가 세 살도 채 안된 아기를 황제로 지명한 것이다. 수렴청정을 염두에 두고 벌인 일이었지만 자신도 광서제가 세상을 뜬 다음날 죽음을 맞이하였다. 서태후는 역설적으로 “다시는 나 같은 여인이 정치에 참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녀가 죽은 직후 청나라 왕조도 막을 내리게 된다.
- '더 킬러스' 김종수·백현진→나나·박상면…스크린 꽉채운 신스틸러들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더 킬러스’(감독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가 세대별 대세 배우부터 화려한 카메오까지 스크린을 꽉 채운 배우들의 활약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더 킬러스’는 헤밍웨이 단편소설 ‘더 킬러스’를 대한민국 대표 감독 4인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4편의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다. 영화는 배우 심은경의 화려한 연기 변신뿐만 아니라 한 작품에서 만나기 힘든 세대별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반가움을 더한다. 먼저 김종관 감독의 ‘변신’에는 김종관 감독의 전작 ‘아무도 없는 곳’, ‘더 테이블’을 함께한 배우 연우진이 정체불명의 칼이 꽂힌 남자로 등장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긴장감을 자아내는 인물로 분했다. 노덕 감독의 ‘업자들’에는 ‘화란’을 통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 홍사빈과 청춘의 얼굴을 담은 배우 지우와 독특한 개성의 배우 이반석이 등장해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 이들은 살인 청부를 받은 3인조로 등장해 우당탕탕 코믹한 소동극을 벌인다. 장항준 감독의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에는 드라마 ‘악귀’, ‘미끼’ 등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인 배우 오연아가 선술집 주인 ‘유화’ 역을 맡아 매혹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면모를 보이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하는 장현성은 살인자를 쫓는 비밀 형사로 등장한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두 배우의 밀도 높은 연기는 서스펜스 장르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이명세 감독의 ‘무성영화’에는 곽민규, 이재균, 고창석, 김금순 등 독립영화와 연극, 드라마 등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약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곽민규와 이재균은 정체 모를 타깃을 쫓는 킬러 역할을, 고창석, 김금순 배우는 식당을 지키는 주인 스마일과 주방장 보이스를 맡아 유니크한 스타일링과 함께 실제 한 편의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신선한 연기를 선보인다.그뿐만 아니라 ‘더 킬러스’에는 다채로운 카메오 배우들이 등장해 극에 활력을 더한다. 감독 겸 배우 양익준이 ‘변신’에서 조직의 보스로 등장하며, 뮤지컬과 연극 등 전방위로 활약하는 전성우가 ‘더 테이블’에 이어 다시 한번 김종관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또한 배우 김종수, 백현진, 나나는 노덕 감독과의 인연으로 ‘업자들’에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끈다. 나나는 처음 살인 청부를 하는 의뢰인으로, 김종수와 백현진은 각각 살인을 청부 받는 업자로 등장해 짧지만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다.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에도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이 등장한다. 배우 박상면, 이준혁이 선술집에서 미스터리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내 역할을, 배우 김민이 지역의 순경으로 출연해 깜짝 놀랄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더 킬러스’는 앤솔로지 작품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배우들의 임팩트 있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다채로운 배우들의 열연과 존재감으로 풍성한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 ‘더 킬러스’는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 2025년도 열린관광지 20개소 발표…관광취약계층 위한 시설 개선 확대
- 영주 소수서원 (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이 차별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작업이 전국적으로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5년도 열린관광지로 총 10개 지방자치단체의 20개 관광지를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은 관광취약계층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관광지의 보행로, 경사로, 편의시설 등을 개보수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누구나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진행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열린관광지 162개소가 조성됐고, 이는 전국 주요 관광지(2,752개)의 5.9% 수준이다.이번 공모에는 역대 최고인 35개 지방자치단체가 86개 관광지를 지원했다. 휠체어 사용자를 포함한 관광취약계층의 시각에서 관광의 편리성과 매력을 평가하기 위해 심사위원의 절반을 취약계층으로 구성해 심사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높였다.레고랜드의 단풍 (사진=레고랜드)선정된 2025년 열린관광지는 △파주시(제3땅굴, 도라전망대), △춘천시(레고랜드, 김유정문학촌), △정읍시(내장산 국립공원 내장지구, 정읍 구절초 지방정원), △김천시(직지사 사명대사공원, 산내들오토캠핑장), △안동시(이육사문학관, 예움터마을), △영주시(소수서원, 선비촌, 선비세상), △상주시(상주국제승마장, 경천섬), △진주시(진주성, 월아산 숲속의 진주), △거제시(거제식물원), △합천군(황매산군립공원, 합천영상테마파크) 등이다.이번 열린관광지 사업은 관광지 내 물리적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관광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체험 콘텐츠와 인적 지원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해설과 점자시집 제작,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해설 콘텐츠 개발, 휠체어 사용자 접근성 개선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장애인 당사자와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전문가가 현장 컨설팅을 통해 각 관광지의 특성에 맞는 시설 개선 및 관광 체험 콘텐츠 확충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내장산 우화정(사진=한국관광공사)문체부는 조성이 완료된 열린관광지 정보를 무장애 관광정보 웹사이트 ‘모두의 여행’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적극 홍보할 계획이며, 수요자 맞춤형 관광 상품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김정훈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인구 고령화로 무장애 관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앞으로도 관광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두가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열린관광지, 누구에게나 평등한 관광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대전 도심서 가을 숲의 정취 느껴보세요"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대전에서 온 가족이 도심 속 가을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림복지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내달 9~10일 대전 유성구 유림문화공원에서 ‘숲속 문화체험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함께하는 산림복지,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문화로 피어나는 산림복지를 선보이며,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산림복지 정책의 인식도를 향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의 시작은 산림복지 슬로건 대형 캘리그라피 공연으로 열리며 ‘산림복지, 숲속 문화로 피어나다’ 퍼포먼스와 산림복지 어린이 창작동요 플래시몹으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다. 이후 가을 숲에서 즐기는 동화구연, 숲속 버스킹, 구독자 206만명의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공연’으로 이어진다.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하늘에서 가을 숲을 느낄 수 있는 ‘열기구 체험’ △온 가족이 즐기는 전국 국립산림복지시설의 ‘산림복지 체험’ △산림복지전문업 및 사회적기업의 ‘특화 프로그램’ △숲속 놀이터 ‘숲 밧줄 놀이’ △산림복지 ‘그림·사진 전시전’도 함께 운영하며 의미를 더한다. 또 이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2024년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가 열린다.대회 참가는 2012~2019년생 어린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숲속 문화체험의 날 누리집에서 사전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평가는 1차 심사(규격 등 주제와 적합성 평가), 2차 심사(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로 진행되며, 작품성(20점), 적합성(20점), 독창성(20점), 창의성(20점), 활용성(20점)을 심사해 우수작을 선정한다.시상은 유치부, 초등부(저학년), 초등부(고학년) 등 모두 102점의 우수작을 선정해 대상 산림청장상(3점), 최우수상 대전시장상(6점), 우수상 대전시교육감상(9점), 장려상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24점) 등을 시상할 예정이다. 남태헌 산림복지진흥원장은 “앞으로도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는 산림복지 전문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청설' 홍경 "첫눈에 반한 적 有…그래서 첫사랑 이야기 원했을 수도"[인터뷰]②
- (사진=매니지먼트mmm)[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홍경이 영화 ‘청설’을 통해 20대에만 그릴 수 있는 첫사랑의 감정을 스크린에 담은 소감과 캐릭터 ‘용준’의 외적 비주얼을 표현하며 고민했던 지점들을 털어놨다. 홍경은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의 개봉을 앞두고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 분)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분),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 분)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다. 2010년 개봉했던 동명의 레전드 대만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스페셜 프리미어로 초연된 후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작품의 탄생을 알린 바 있다. 홍경과 노윤서, 김민주 ‘청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세 대세 라이징 배우들의 앙상블로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홍경은 극 중 사랑에 직진하는 ‘용준’ 역을 맡아 노윤서와 풋풋하고 순수한 첫사랑 로맨스를 선보인다. 홍경은 “스크린에서 20대 배우가 이렇게 주축이 돼 가는 영화가 저에게 되게 소중하게 다가온다”며 “이 이야기를 택한 건 20대일 때 꼭 첫사랑에 대한 이야길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린 첫사랑에 대한 모습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다만 이미 원작이 있는 이야기를 다시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과 걱정 역시 있었다고도 털어놨다. 홍경은 “이미 한 번 만들어진 이야기를 다시 가져와서 하는 게 괜찮을까 두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선택했던 이유는 분명하다”며 “이 작품만이 가진 순수함이 컸다. 요즘은 모든 게 빠르게 금방 휘발돼버리는 그런 시기이지 않나,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기가 변해 모든 게 빨리 지나버려도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고 알아가는 것만큼은 시간이 들어가는 일이고, 빠르게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는 그런 순수함이 담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용준이란 캐릭터가 사랑 앞에 본인을 내던지는 모습이 멋지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과감히 하출연고 싶다는 마음에 동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홍경과 호흡을 맞춘 노윤서는 최근 폐막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관객과의 행사에서 홍경과의 호흡에 대해 ‘청순으로 홍경에게 질 것 같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러브라인으로 엮인 상대 배우와의 뜻밖의(?) 청순 대결 소감을 묻자 홍경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언제나 제 모난 면만 보이기 때문에 잘 봐주시니 감사한 것 같다”며 “실제로도 그런 면에서 걱정이 많았었다. 용준이라는 친구가 지닌 순망순망한 성격과 이미지, 순수하고 친숙해 보여야 하는 면모들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그래서 용준의 의상 피팅을 하고 헤어 메이크업 팀과 이야기 나누며 논의했던 게 ‘마냥 뽀샤시해보이지만은 않게, 그래도 옆집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친숙한 이미지의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라며 “2000년대 초반 한국 멜로 영화들이 지닌 이미지 중 좋은 수수함이 있지 않나, 그런 청순과 수수함이 드러나길 바랐다. 내가 자신을 볼 땐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이지만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청설’에서 애틋하고 순수한 첫사랑을 표현하며 발견한 새로운 얼굴도 언급했다. 홍경은 “이번이 영화로는 거의 4번째라 스크린에서 제 얼굴을 본 적이 많이 없다”면서도, “유난히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저는 주차장 신인 거 같다. 용준이 여름이를 기다리고 있다가 만나는 장면인데, 내 마음보다 이 친구를 더 걱정하는 용준의 순수한 마음, 그걸 표현하며 자연스레 피어난 나의 얼굴들이 새롭더라”고 꼽았다. 또 “그게 좀 안쓰러워보이기도 하고 용감해보이기도 해서 그때 순간들이 좀 떠오르곤 한다”고 덧붙였다. 원작 속 남주인공과는 다른 ‘용준’만의 캐릭터성도 밝혔다. 홍경은 “가장 인상깊던 부분은 용준이 혼자라면 느낄 수 없던 것들을 누군가를 사랑하며 이 친구가 느끼는 것 같더라”며 “또 이 친구가 여름이한테 사랑에 빠지면서 그에게 다가가는 방식들이 너무 아름다운 거다. 굉장히 배려심 깊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잘 전해볼까 하는 용기, 이런 것들에 중점을 뒀다”고 회상했다. 또 “이 친구가 어떻게 사랑을 표현해나가는지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친구의 진심들이 발휘되지 않았나 싶던 거 같다”고도 부연했다. 용준 캐릭터를 연기하며 실제 자신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홍경은 “이 친구는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솔직하지만, 자신같은 경우는 ‘내 마음이 이런데 상대 마음이 그렇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한 발 뒤로 물러서고 움츠러드는 순간이 많았다”며 “그런데 이 친구는 그 두려움을 깨고 자기 마음을 온전히 전하는데 집중하지 않나. 그런 어떤 순수한 모습들 때문에 되게 부끄러운 순간, 배운 순간들도 많았던 거 같다”고 되돌아봤다. 자신 역시 첫눈에 반한 경험이 있다고도 고백했다. 홍경은 “누군가를 보고 첫눈에 반한 적은 자신도 당연히 있다. 그래서 내가 첫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 수도 있다”며 “찰나이지 않나, 그 찰나의 감정을 영화에 담아볼 수 있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 시네마틱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도파민 넘치게 하는 작품도 영화적이지만, 감정 중에선 그 순간은 모르다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감정들도 있다. 그 감정을 쫙 펼쳐 현미경처럼 담아내는 작품이 저에겐 너무 시네마틱하다”며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나는 어디에 빠지면 직관적으로 움직인다. 내 마음이 가버리면 한 곳에 쭉 파고들어서 수심이 있으면 끝에 다를 때까지 그걸 해야만 직성이 풀리고 그래야 다음 단계 진입이 가능하다. 이물감이 들면 그걸 두고 넘어가는 타입은 아닌 거 같다”고도 전했다. ‘청설’은 오는 11월 6일 개봉한다.
- 결국 `고통팔이`라고요?…이태원 참사 730일째 진행형
- 이태원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참사 현장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결국 ‘고통 팔이’ 아니냐.”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김초롱(34) 씨가 종종 듣는 말이다.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 주말 밤, 당시 이태원 골목에서 살아남은 김 씨는 지난해 참사 1주기를 맞아 참사 당일의 목격담과 참사 이후의 삶을 기록한 책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아몬드)를 펴냈다.최근 이태원 인근에서 북토크를 연 김 씨는 “책 출간 후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질문들을 여러번 받는다”면서도 “욕해도 좋다. 묻혀버릴까 봐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2차 가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연대하고 판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159명이 사망하고 320명이 다친 최악의 압사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운’으로 살아남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는다.◇개인 탓 돌리는 무감·무지한 사회김 씨는 인간에 대한 몰이해적 태도와 혐오 발언을 쉽게 하는 어른들에게 사과받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는 군중 관리의 실패”라며 “정부의 안전 관리 시스템의 부재에 원인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놀러 가서 죽었다’, ‘근본 없는 귀신 축제’라는 비난에 대해선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이자, 인간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좌절하게 만든다”며 “때론 사람이 사람을 구원하지 않나. 한국사회에는 기댈 수 있는 어른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절망만 있었던 건 아니다고 했다. 놀다가 참사를 당한 게 아니라 “일상을 살다 참사를 당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상담사가 등장하고, “응원한다”, “미안하다”며 손 내밀어 준 다정한 이웃들이 있었다. 김 씨가 괴로워도 ‘침묵 깨기’를 택한 이유 역시 ‘타인을 살리는 기록’이 될 수도 있겠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쉽게 바뀌지는 않을 거다. 그럼에도 세상은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어떻게 기여할 지, 서로를 어떻게 구원하며 나아가야 할 지 고민한다”고 말했다.‘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창비)는 유가족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25명의 유가족을 만나 인터뷰하고 동행 취재한 기록물이다. 지난해 1주기를 맞아 출간한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창비)가 생존자들의 이야기라면, 이번 구술집은 부모 세대 유족의 730일을 담고 있다.이번 책에는 외국인 희생자 2명의 유가족도 참여했다. 호주인인 그레이스 래치드의 어머니와 이란인인 알리 파라칸드의 고모와 어머니다. 이태원 참사의 외국인 희생자는 14개국 26명. 의사소통과 물리적 거리의 한계로 단절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레이스의 어머니 조앤 래치드는 책에서 “우리에게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한국 정부의 참사 대처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들이 한국 정부 대신 도움을 요청한 곳은 다름 아닌 책을 펴낸 창비 출판사였다. “저희는 그저 정의를 원해요. 한국 정부가 옳은 일을 해주길 바라요.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고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주는 것입니다.”◇‘사회적 참사’ 이후 우리는…책 ‘재난 이후, 사회’(나름북스)는 참사 다음을 이야기한다. 재난 이후 한국 사회를 마주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다. 사회 문제에 적극 개입하며 사회운동과 연대해 온 젊은 연구자 모임 ‘서교인문사회연구실’이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한국 사회의 재난 참사를 재구성하고 재난 이후의 사회를 전망한다.저자인 연구진들은 “여러 학자의 이론이 연구실 책꽂이에서 잠자는 동안 ‘세월호’가 갔고, ‘이태원’이 왔다. 우리가 다시 재난 이전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지 않은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며 “애도, 기억, 인정, 유가족, 안전 등 재난 사회운동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고 구체성을 획득하기 위해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고 적었다.책은 재난 이후 삶과 애도, 사회 변화의 가능성을 묻는다.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 무엇이고, 이 사회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참사를 대하는 태도의 고민과 성찰의 결과물이다.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주영씨의 어머니가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서 열린 새로운 10·29 이태원 참사 기억과 안전의 길 빌보드 개막식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