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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기대감 '쑥쑥'...게임체인저 등극하나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두 번째 알츠하이머 신약으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승인했다. 이를 개발한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 등은 레켐비가 의료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전문가와 관련 업계에서는 “레켐비의 작용 시점이 기존 약물인 ‘아두헬름’과 다르다”며 그 효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부작용 위험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극복한다면 레켐비가 2026년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지난 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레켐비를 가속 승인했으며, 이후 양사는 일본과 유럽 연합(EU)에도 해당 약물의 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제공=각 사)◇ 인지 기능 개선 효과, ‘아두헬름 0% vs. 레켐비 27%’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속 승인된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에 대해 개발사 측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지난 6일(현지시간) FDA가 가속 승인 심사를 시작한 지 반년 만에 레켐비를 허가했다. 그 직후인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모건)에서 크리스 비바커 바이오젠 CEO는 “인지 기능 개선은 27%, 일상 생활 개선까지 포함하면 레켐비의 효과는 37%에 이른다”며 “약의 효능을 알려, 그 진정한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아두헬름과 차별화되는 레켐비의 인지 기능 개선 효과에 주목해 달라는 얘기였다.지난 2021년 6월 미국에서 최초로 조건부 허가된 아두헬름은 당시 전문가들로부터 1차 평가 지표인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사실상 없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럼에도 당시 FDA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허가 가이드라인까지 수정해 임상 4상을 하는 조건으로 아두헬름을 허가했다. 인지 기능 개선이라는 1차 지표가 아닌 주요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감소시키는 것을 주요 척도로 인정한 것이었다.하지만 출시 후 아두헬름 복용군에서 우려됐던 뇌부종 부작용과 그로 인한 사망자가 나타났다. 여기에 효능 미비 논란까지 더해져, 아두헬름에 대한 미국 공공건강보험(메디케어) 적용도 축소됐다. 결국 바이오젠은 아두헬름의 판매를 접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바이오젠과 에자이 측은 두 번째 신약 레켐비가 아두헬름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레켐비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1차 지표로 설정한 ‘치매 임상평가척도총합’(CDR-SB)을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양사에 따르면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 235개 지역에서 레카네맙 투여군(898명)과 위약 대조군(897명) 등 총 1795명의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확증 임상 3상이 진행됐다. 이들에게 격주로 레카네맙과 위약을 정맥주사했고, 1치 평가 종점인 18개월 시점에서 CDR-SB과 함께 2차 평가 지표인 ‘아밀로이드 양전자 단층촬영(PET)값’ 등을 비교분석했다.그 결과 양사는 레켐비 투여군에서 CDR-SB는 평균 1.21, 위약군은 1.66의 값을 각각 얻었다고 밝혔다. 두 값의 차이인 0.45만큼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개선됐다는 얘기다. 이를 환산한 것이 비바커 CEO가 JP모건에서 강조한 인지 기능 개선 효과 27%다.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의 첫 알츠하이머 신약 합작품인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지난 2021년 6월 미국에서 조건부 승인된 아두헬름은 이번에 두 번째로 허가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작용하는 세부 기전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제공=바이오젠)◇“세부 작용시점 다르다...레켐비 효과 기대 中”학계에서는 레켐비와 아두헬름 등 두 약물이 생체 내에서 아밀로이드베타 덩어리를 분해하기 위해 작동하는 세부 시점이 다른 것에 주목하고 있다.치매환자의 뇌를 보면 두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하나는 신경세포 밖에 돌덩이처럼 뭉쳐져 있는 부위로 의사들은 이를 노인반이라 부른다. 다른 하나는 신경세포 안에 실이 엉킨 듯 꼬여 덩어리를 이룬 부위다. 전자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은 앞서 언급한 아밀로이드베타이고, 세포 내에서 덩어리를 만들어 신경세포를 죽이는 것은 타우(Tau)라는 단백질이다.바이오젠이나 스위스 로슈 등 글로벌 기업들은 알츠하이머의 주된 원인물질로 타우보다 먼저 확인됐던 아밀로이드베타를 타깃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왔다. 이중 아밀로이드 베타 1~2개가 뭉치는 초기 피브릴(Fibril) 단계에서 작용하는 것이 이번에 승인된 레켐비다. 반면 여러 피브릴이 뭉쳐 덩어리지는 형상의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할 때 작용하는 것이 아두헬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애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질환극복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아밀로이드베타가 본격적으로 뭉치기 전에 작용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었다”며 “개발사가 레켐비의 인지 개선 효능 자료를 제시한데다 부작용이 적다고 강조하는 만큼 우선 현장에서 그 적용 사례를 모니터링,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국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아밀로이드베타를 타깃한 신약 후보물질이 오랜 노력 끝에 허가 관문을 넘어서는 것 자체는 고무적으로 본다”며 “하지만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는 다양한 알츠하이머에 환자의 치료에 있어, 임상에서와 같은 레켐비의 치료 효과가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을 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日·EU서도 레켐비 승인 신청...“부작용 이슈 숙제”한편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미국에서 레켐비를 승인받은 날, 곧바로 가속승인이 아닌 완전 승인으로 해당 약물의 지위를 격상시키는 요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이에 더해 양사는 해외 진출 노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과 일본 의약당국에 각각 9일(현지 시간)과 16일, 경증 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적응증과 관련한 레켐비의 승인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이중 아두헬름의 승인을 거부했던 EMA가 레켐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은 것은 결국 EMA가 약물의 효능보다 중요시했던 뇌부종 부작용 문제다. 아두헬름 등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를 타깃하는 약물에서 주로 관찰되는 부작용은 뇌부종(ARIA)이 있다.바이오젠과 에자이에 따르면 임상 3상에 포함된 레켐비 투약군의 12%가량의 환자에서도 뇌부종 부작용이 관찰된 바 있다. 당시 양사는 “80대 남성과 65세 여성 등 2명의 환자를 생검한 의사가 레켐비와 관련 없는 것으로 판명을 내렸다”고 일축했다.이에 치매치료제 개발 중인 한 연구원은 “아밀로이드베타가 얼마나 뭉쳤을 때 뇌부종을 더 잘 일으키는지 명확한 해답은 아직 없다. 다만 초기 환자에서 아밀로이드베타 형성 초기에 이를 없애는 레켐비의 부작용이 낮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레켐비의 도입 과정에서 약물로 인한 사망자없이 인지기능 개선 효능이 일부라도 확인되면, 개발사의 분석처럼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5월 한국바이오협회가 공개한 ‘알츠하이머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 4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7조원)이며, 2026년까지 매년 6.5%씩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당시 기준 최대 시장인 미국 내에서 임상 3상의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은 31개이며, 임상 2상(82개), 임상 1상(30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이재명 "`기본소득`으로 국민을 지키고 나라를 바꿀 것"[신년기자회견 전문]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오늘을 지키고 나라의 내일을 바꾸겠다”고 밝혔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부산 연제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막연히 ‘희망’만을 앞세우기엔 국민의 삶이 너무도 힘겹다. 민생경제가 끝을 알 수 없는 시련의 터널로 접어든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그 동안 정부는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야당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했다”며 “ “국민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다” 대통령이 다짐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이 대표는 앞서 제안했던 ‘영수회담’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며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일방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실종된 정치의 복원에 협력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주장했다.이 대표는 ‘민생 경제’ 회복도 거듭 역설했다. 이를 위해 △총 30조 규모의 긴급 민생 계획 제안 △경제라인 내각 쇄신 △국회·정부·기업, 노동계의 ‘범국가 비상경제회의’ 구성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국회 다수당으로서 경제 위기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해 당내 ‘경제안보센터(ESC)’를 설치하겠다고도 공언했다.이 대표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 정책인 ‘기본 시리즈’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 대표는 ‘기본사회 2050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의 완성을 위해 총력을 쏟겠다고 다짐했다.아울러 이 대표는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로 ‘87년 헌법체제’가 36년째를 맞는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고 국민은 변화를 요구한다”며 “이미 수명을 다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 정치의 실현과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연합정치와 정책연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다음은 이재명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문 전문이다.<국민의 오늘을 지키고 나라의 내일을 바꾸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입니다.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러나 막연히 ‘희망’만을 앞세우기엔 국민의 삶이 너무도 힘겹습니다. 치솟은 물가와 은행 빚 걱정에 많은 국민께서 밤잠을 설치고 계십니다. 집을 팔아도 빚을 못 갚는 가구가 40만 명에 육박하는데 새해벽두부터 공공요금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주요 경제지표들도 하나같이 어둡습니다. 무역적자가 사상 최악인 47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수출이 더 감소할 것이라 예측됩니다. 일자리 증가폭은 작년의 10분의 1토막 나고 성장률도 1%대로 추락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도 G20 국가 가운데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민생경제가 끝을 알 수 없는 시련의 터널로 접어든 것입니다. 더구나 이처럼 엄혹한 시기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경제에 더 큰 짐을 지우고 있습니다. 특히 안보 무능을 감추기 위한 대통령의 위험천만한 ‘말 폭탄’으로 국민 불안과 시장 혼란만 증폭됐습니다. 정말 이러다 무슨 일이 나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의 우려가 매우 큽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안보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코리아 리스크’가 전면화 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이 생사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 폭력적인 국정의 정상화 이러한 때일수록 정치가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정치권 모두의 힘을 모아 민생을 살리고 나라의 미래를 개척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국정을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야당말살 책동 또한 중단하기 바랍니다.그 동안 정부는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야당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했습니다. ‘이중 플레이’로 국민을 기만해 온 것입니다. 집권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대화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는 지탄까지 받고 있습니다. 국민과 야당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국정 난맥과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위 ‘3대 개혁’도 검찰의 영장집행처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다가는 거센 저항만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분열과 분노의 정치를 끝내겠습니다” “국민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대통령이 다짐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일방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실종된 정치의 복원에 협력해줄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국정기조의 전면 전환 촉구 국민 여러분, 경제위기는 낮은 곳에 더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위기의 파고가 높아지는 지금 국가는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두텁게 보호하고 공정한 고통 분담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 대책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초대기업·초부자에 대한 특권감세와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쇼핑’ 조장에만 골몰 중입니다. 기후위기와 경제산업 재편에 대비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RE100 기반 강화 또한 뒷전입니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우리사회의 미래를 좀먹는 잘못된 처방이고, 자충수입니다. 지금 즉시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합니다.■ 민생경제 위기 돌파를 위한 <3대 해법>첫째, 특단의 민생 대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총 30조 규모의 ‘긴급 민생 계획’을 제안합니다. ①우선,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이 필요합니다. 현재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높아진 변동금리를 낮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시행 중입니다. 사정이 어려운 무주택 전월세 임차인의 임대차 보증금 대출이자를 낮춰주는 과감한 대책도 시급합니다. ②대부업과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저신용 서민들이 제도권에서 개인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보증과 지원이 대폭 확대되어야 합니다. 코로나 위기 이후 폭증한 부채 문제의 해결에도 나서야 합니다. ③정부 재원과 금융기관의 금리 인하를 통한 ‘이자감면 프로그램’, ④인건비, 임대료 등의 고정비 부담을 덜기 위한 ‘고정비 상환 감면’, ⑤대출 일부를 초저금리로 전환하는 ‘한계차주 대환대출 지원’ 등의 ‘가계 부채 3대 대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물가 폭등에 따른 서민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⑥물가지원금을 소득분위별로 차등지원하는 이른바 ‘핀셋 물가지원금’도 필요합니다. ⑦민생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의 증액 및 항구화’ 역시 추진해야 합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인한 부동산 혼란, 주거 불안도 해소해야 합니다. ⑧부실 위험 주택 및 미분양 주택을 공공이 매입해 임대로 전환하는 ‘공공 주택매입 후 임대전환’의 확대, ⑨부동산 PF 연쇄부도를 막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을 서둘러야 합니다. 둘째, 경제라인을 포함해 내각을 대폭 쇄신해야 합니다. 현재 경제당국은 상황인식과 위기 대처 능력에서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습니다. ‘김진태 사태’를 수수방관해 자본시장을 붕괴 직전까지 몰아간 것만으로도 교체 사유가 이미 차고 넘칩니다. 진영과 관계없이 능력과 경륜이 검증된 경제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참사 내각’이란 지탄을 받고 있는 총리와 각 부처 인사들도 개편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경제 위기 극복에 있어 정부의 노력만으론 부족합니다. 국회와 정부, 기업,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범국가 비상경제회의’ 구성을 제안합니다.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으로서 경제 위기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해 당내에 ‘경제안보센터(ESC)’를 설치하겠습니다. ■ 2023년, 기본사회로의 대전환 시작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 디지털 혁명, 인구위기 같은 문명사적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가 좌우될 것입니다.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를 넘어 국가가 구성원들의 기본적인 삶을 책임지는 ‘기본사회’를 준비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기본사회 2050 비전’을 준비해 우리 미래의 청사진을 분명하게 제시하겠습니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당내에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습니다. ‘기본소득’의 완성을 향해 단계적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우리는 이미 부분적으로 기본소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만 8세까지 지급되는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월 100만 원의 부모급여 모두 보편적인 아동기본소득입니다. 이런 사업들을 서서히 확대해나가면 전 국민 보편적 기본소득 실현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 첫걸음으로 기초연금부터 노인기본소득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합니다. 기초연금 부부감액 폐지, 현재 70%인 지급 대상을 전체 어르신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연금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기본 주거’로 주거 불안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정부가 최근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집과 투기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다시 도박판으로 만들고 경제 양극화, 자산 양극화를 확대할 악수 중의 악수입니다. 전체 가구의 85%인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게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민주당은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고 1주택자는 큰 부담 없이 ‘갈아타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주거 정책을 수립하겠습니다. 임대지원 강화 등을 통해 주거환경의 질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취약 계층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내 집 마련을 할 때까지 저렴한 임대료로 고품질의 주택에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기본 주거 사회를 위해서는 일자리, 교육, 문화, 교통 인프라가 생활권 단위로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합니다. 자연과 호흡하고, 이웃과 공동체를 이루며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본 주거 사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기본 금융’으로 보편적인 ‘금융 기본권’을 보장하겠습니다. 수많은 금융 약자들이 살인적 고금리의 대부업체와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돈이 더 필요한 사람일수록 은행 이용이 어려운 이 모순을 방치하면 금융의 불평등과 불공정은 더욱 심화되고 경제 활성화 또한 어려워지게 됩니다. 민주당은 금융 양극화 완화를 위한 마중물로 ‘전 국민 기본 금융권 보장’을 추진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여가, 교육, 의료, 교통, 통신과 같은 기본서비스를 단계적, 순차적으로 도입하면서 기본사회의 지평을 차근차근 넓혀가겠습니다. ■ 국민의 뜻을 받드는 개헌, 정치개혁 시급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모든 개혁의 출발과 종착지는 결국 정치입니다. 올해로 ‘87년 헌법체제’가 36년째를 맞습니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고 국민은 변화를 요구합니다.이미 수명을 다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 정치의 실현과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합니다.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연합정치와 정책연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와 감사원 국회 이관 등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조치 또한 필요합니다.생명권, 환경권 등 국민 기본권과 자치분권 강화, 국민 발안, 국민 소환 등의 직접민주주의 확대, 5.18 민주화 운동 헌법 전문 수록 같은 사안들도 이제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됐습니다. 표의 등가성 보장과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역시 개헌만큼이나 중요한 과제입니다. 물론 개헌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 필요성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여야의 입장 차이로 개헌은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선거가 없습니다. 개헌을 논의하기에 적기입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거듭 제안 드립니다. 충분한 숙의를 통해 개헌안을 도출하고 내년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합시다. 민주당은 올해 3월을 목표로 자체 개헌안을 제출하겠습니다. 국민의 의사가 가장 잘 대변되는 정치제도 개혁에도 여야가 함께 지혜를 모아가길 바랍니다. ■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치 복원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치는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국가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할 때만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나라 안팎이 매우 어려운 이 시기 처음 국민에게 부름을 받았을 때의 초심을 다시 한 번 되새겨봅니다. 국민과 역사를 믿고 어떤 불의에도 당당하게 맞서겠습니다. 정치다운 정치를 펼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양시 올해 출산지원금 2배 인상 추진, 셋째부터 1000만원
- 최대호 안양시장이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해 주요 시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안양시)[안양=이데일리 황영민 기자]안양시가 올해 출산지원금을 기존보다 2배 인상하기 위한 조례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오는 3월 개정조례안이 안양시의회를 통과할 경우 4월부터 안양시에서 출산한 가정은 첫째 200만 원, 둘째 400만 원, 셋째부터는 1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11일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새해 역점 시책을 발표했다. 이날 최 시장은 새해 주요 시정 방향에 대해 “기본구상용역을 통해 시 청사 부지에 미래선도 글로벌 기업 유치 방안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안양교도소 이전·박달스마트시티 조성, 인덕원 청년스마트타운 조성 등을 중단없이 추진해 신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그러면서 “GTX-C, 신안산선, 경강선, 인덕원동탄선 등 기존 계획된 철도망이 조기 완공될 수 있도록 하고, 신규 철도망 구축 계획을 마련해 수도권 남부 최대의 철도 허브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시는 국토부 마스터플랜과 연계한 신도시 정비기본계획을 공동 수립해 평촌신도시에 대한 체계적 정비 방향을 제시하고, IoT 경기거점센터 건립·지능형 교통체계 확대 구축, 자율주행 시범사업 등 미래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최 시장은 이어 “신중년·저소득층 등 계층별 취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중소기업 특례보증 지원 확대, 상권 활성화 사업 등으로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교육·복지와 관련해서는 미래교육지구, 초등 경제금융 교육, 만안구 어린이도서관과 거점별 청소년 문화센터 건립, 출산지원금 2배 인상 추진, 24시 시간제 어린이집 추가 지정, 장애인 복합문화관 건립, 노인복지관 시설 개선 및 개관 등 준비 중이다.현재 안양시는 첫째 100만 원, 둘째 200만 원, 셋째 300만 원, 넷째 이상은 500만 원의 출산지원금을 지급 중이다. 최 시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출산금 지원금을 2배 인상키로 하고 관련 조례 개정안을 1월말까지 입법예고 중이다.시는 또 청년특별도시를 위해 청년창업펀드 921억 결성에 이은 50억 원 규모의 2호 펀드 조성, 무주택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안양1번가 청년공간 준공 등 정책을, 문화·녹색도시 조성을 위해 친환경차 보급 지원 확대, 기후에코그린센터 조성 등을 시행한다.안양시는 올해 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역사전시회, 시민의 날 기념식, 시민제안 공모전 등 기억·화합·도약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기념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대호 시장은 “시 승격 50주년을 맞은 안양시가 100년 미래도시로 도약을 위해 올해 본 예산 1조6994억원을 투입했다”면서 “새해에도 미래 발전을 위한 사업에 행정력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예술가로 산다는 것, 그 버거움 버텨낸 힘은
-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 기획전 ‘3650 스토리지-인터뷰’ 전경. 정면에 우뚝 세운 임준호의 ‘조각상 no.48’(2019) 뒤로 추종완의 ‘위대한 유산’(2021) 연작(왼쪽)과 조문기의 ‘독식가의 방’(2020) 등 회화작품 4점, 김태동의 ‘플래넷’(2017·2018) 연작 등이 걸렸다. 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두 번째 전시다. 10년간 50여건의 ‘현대미술 기획전’에 나섰던 300여명의 작가 중 48명의 신작 200여점과 이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48점을 함께 걸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누군가 다가와 묻는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느냐”고, “어떤 힘으로 지금껏 버텨왔느냐”고. 혹시 눈치챘으려나. 이 질문엔 진한 복선이 깔려 있다. 당신이 해온 일은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이라고. 안타깝지만 앞으론 그렇지 않으리라 어떤 장담도 할 수 없다고. 과연 선뜻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질문과 복선이 뒤엉킨 기가 막힌 현실을 읽어냈다면 말이다. 그럼에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던 몇몇 대답을 먼저 보자. “결승선이 보이지 않는 마라톤을 하는 기분이 들 때였다. 애써 말하지 않고 나를 오롯이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작업밖에 없더라”(강소선). “분노, 열등감, 성취감, 연민, 신앙, 에로스, 욕망, 시기, 질투, 동료, 술, 담배, 핫식스, 가족, 칭찬, 책, 음악 등을 에너지로 삼았던 것 같다”(감성빈). “아무리 오랜 시간 노력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을 때 절망했다. 그런데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 속에서만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무나씨). “작가로 사는 것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또 작업이 잘되면 세상을 가진 듯하기도 하고. 그래서 관두고 싶다가도 또 계속하기를 오래 반복하고 있다”(엄익훈). “경제적인 이유로 매일 예술가의 삶에 회의를 느낀다. 하지만 그 고민은 늘 더욱 큰 창작욕으로 이어지더라. 예술은 곧 나의 삶이니까. 삶을 포기할 순 없다”(이태강). “언제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의 연속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나에게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고 삶의 이유라 당연하게 이어가게 된다”(콰야). 서울미술관 기획전 ‘3650 스토리지-인터뷰’ 전경. 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두 번째 전시는 10년간 50여회 기획전에 나선 300여명의 작가 중 48명의 신작 200여점과 이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48점을 함께 걸었다. 지난 여정을 압축한 주요 전시 포스터와 참여작가 이름들이 전시장 초입을 장식하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들은 모두 작가다.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는. 그래, 맞다. 저 어려운 질문은 이들 작가들에게 했던 거다. 이름만 대면 작품이 연상될 이들의 ‘대답’이 그저 순간의 넋두리인 건 아니다. 미술관에 버젓이 전시작으로 걸려 있으니까. 도구와 기법은 다르지만 결국 이들이 살아가는 까닭이고 삶의 이유가 돼준 ‘작품’들과 기꺼이 나란히. ◇작가 300여명 중 절반이 팬데믹 거치며 작업 중단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이 특별한 기획전을 꾸렸다. ‘3650 스토리지-인터뷰’란 타이틀을 단 전시는, 미술관이 늘 해오던 방식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주목할 작가들의 작업을 내보이는 데서 나아가 그들의 ‘손과 생각, 마음’을 동시에 엿보게 한 건데. 전시에 참여한 48명 작가가 출품한 작품은 물론 ‘인터뷰’한 내용까지 함께 걸어낸 거다. 서울미술관 기획전 ‘3650 스토리지-인터뷰’ 전경. 48명 참여작가의 작품과 함께 ‘인터뷰’ 내용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사진=서울미술관).굳이 이런 고안을 한 데는 계기가 있다. ‘10년 세월’이다. 2012년 흥선대원군 별장이던 석파정을 낀 바위산에 미술관이 들어선 이후 10년. 그 고락을 함께해온 작가들과 다시 한번 뭉쳐보자 했다는 거다. 10년간 미술관이 쌓은 50여건의 ‘현대미술 기획전’을 통해 작품을 걸거나 세웠던 작가들은 300여명. 수소문을 시작했다. 그런데 의외의 난관에 부딪혔단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작업을 중단한 작가들이 “절반에 이르더라”는 거다. 이번 전시에 이름을 올린 48명은 그 ‘절반의 작가’ 중 전시주제 등과 맞는 신작을 낼 수 있었던 작가들이다. 그러니 묻지 않을 수 있었겠나. ‘포기가 밀려든 순간을, 용케 버텨낸 힘을’ 말이다. 그렇게 국내작가 39명, 해외작가 9명이 회화·조각·사진·영상·설치·일러스트 등 200여점을 내놨고, 그외에 ‘인터뷰’란 타이틀을 가진 같은 이름 다른 내용의 작품 48점을 더 걸 수 있었다. 감성빈의 ‘표류’(2021·157×188㎝). “살아가며 조우하는 다양한 형태의 인간군상들을 평면·입체·설치 등으로 작업한다”는 작가는 캔버스 안 회화는 물론 캔버스 밖 액자프레임까지 조각하는 독특한 작품을 내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품 수로는 단연 회회작품이 앞선다. 섬세한 캔버스 묘사도 부족해 액자프레임까지 조각해버린 감성빈(‘가족’ 2022, ‘표류’ 2021 외), 흑인음악에서 받은 영감을 콜라주로 옮겨내는, 서양화를 전공한 가수 유나얼(‘깨지기 쉬운’ 2022 외), 한지에 먹만으로 도형에 갇힌 한 사람의 일상을 4.8m 8폭 병풍에 나열한 무나씨(‘각자의 도와 생’ 2021), 담백한 스토리를 담백한 인물에 얹어 힘 뺀 붓질로 덤덤하게 덧입혀 나간 콰야(‘추운 날’ 2021 외), 작가 자신을 소재로 정체성은 물론 슬픔을 정화하는 방법을 ‘종이에 수채’로 순하게 그려낸 이고은(‘란’ 2020 외), 가부장적 가족관이 충돌하는 상황을 ‘험악한 유머’로 묘사한 조문기(‘독식가의 방’ 2020 외) 등. 콰야의 ‘추운 날’(2021·117×91㎝·왼쪽)과 ‘어느 비 오는 날’(2020·145.5×112㎝). “일상의 다양한 순간에서 영향을 받아 일기를 쓰듯 작업한다”는 작가는 담백한 스토리를 담백한 인물에 얹어낸다. 전시작을 두곤 “형태를 단순하게 만들고 기술적인 표현을 줄여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조문기의 ‘추락하는 자식을 삼키는 남자’(2020·145.5×112㎝·왼쪽)와 ‘대부님 기계장치를 타고 내려오신다’(2020·112.3×162.2㎝). 작가는 “가부장적 가족관이 충돌하는 소재를 다룬 시리즈”라고 전시작을 소개했다. 자칫 ‘험악하게’ 보이는 장면을 두곤 “미디어를 통해 굴절된 인간 군상들을 바라보다가 현실의 모양과 비교해 관찰했던 기억을 조합이 아닐까”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고은의 ‘란’ 연작(2020·51×61㎝, 51×61㎝,, 56×70㎝). 작가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 과정을 겪고 “이젠 슬픔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착수한 미완의 연작”이라며 “인물의 미묘한 표정과 눈빛을 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지만 전시장에 우뚝 솟아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형체는 단연 조각작품이다. 송유정이 그려낸 탐험의 세계(‘안녕 나의 작은 친구들’ 2022 외), 엄익훈이 꾸며낸 빛과 환상의 조화(‘춤추는 소녀’ 2020 외), 이태강이 빚어낸 세상에 없는 인물(‘초인의 두상’ 2018), 임준호가 창조한 세상에 없을 동물상(‘조각상 no.48’ 2019) 등. 여기에 화룡점정은 호주 출신 샘징크의 극사실주의 조각이 찍었다. 피부조직은 물론 신생아의 배냇머리까지 한올 한올 심어, 사람의 외형 그대로를 옮겨낸 인물조각으로(‘베이비’ 2012, ‘여인과 아기’ 2010). 호주 출신 극사실주의 조각가 샘징크의 ‘베이비’(2012·18×36×36㎝·왼쪽)와 ‘여인과 아기’(145×40×40㎝). 실리콘과 레진 등을 사용해 마치 실물인 듯한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다. ‘베이비’는 투명한 피부, 발바닥 주름은 물론 진짜 신생아의 배냇머리를 심어낸 머리카락까지 생생하다. 작가의 가족을 모델로 삼았다는 ‘여인과 아기’ 중 노인이 입은 옷은 “어머니가 손수 제작한 것”이라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미술관 기획전 ‘3650 스토리지-인터뷰’ 전경. 이태강의 회화작품 ‘비범한 풍경’ 연작(2022·117×91㎝·왼쪽)과 조각작품 ‘초인의 두상’(2018·80×70×90㎝)을 나란히 걸고 세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미술관 기획전 ‘3650 스토리지-인터뷰’ 전경. 조각작품과 그림자회화를 결합한 엄익훈의 ‘춤추는 소녀’(2020·53×23×52·왼쪽부터), ‘바이올린 켜는 소년’(2020·51×22×50㎝), ‘발레리나 되기’(2020·44×26×46㎝)가 나란히 놓였다. 뒤로 강소선의 회화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2022·97×162.2㎝·오른쪽)와 작가의 ‘인터뷰’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48명 작가의 ‘손과 생각, 마음’으로 다시 10년 예약서울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펼친 두 번째 전시다. 지난해 4월 개막해 7개월여간 진행한 첫 번째 기념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를 이었다. 한국 근현대거장 31명의 주요작품 200여점을 내보였던 첫 전시에는 1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더랬다. 두 차례의 기념전이 말해주듯 서울미술관의 지난 10년 역시 두 갈래였다. 미술관을 세운 안병광 회장의 500여점의 컬렉션을 수시로 내보인 ‘소장품’ 전은 일단 예외로 하자. ‘러브 액추얼리’(2013), ‘모든 것이 헛되다’(2015) ‘연애의 온도’(2016·2021), ‘사랑의 묘약’(2017), ‘카페 소사이어티’(2017),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2018), ‘보통의 거짓말’ (2019) 등, 동시대 현대미술가들의 기량과 고민을 한자리에 모았던 기획전이야말로 단연 미술관의 역사를 썼다고 할 테니까. 서울미술관 기획전 ‘3650 스토리지-인터뷰’ 전경. 무나씨의 ‘각자의 도와 생’(2021·135×480㎝·오른쪽)과 이이립의 ‘공진’ 연작(2019∼2022·130×97㎝)이 나란히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럼에도 말이다. 지난 시간을 떠올릴 장면을 요란하게 치장하지 않은 이번 기념전은 그중 ‘백미’라고 할까. 혹여 지난 10년간 서울미술관 기획전을 한번 이상 둘러봤다면 어느 지점에선가 저절로 발을 멈추게 돼 있으니. 48명 작가에게는 과거를 뛰어넘을 기회를 주고, 48명 작가에게서 빌린 ‘손과 생각, 마음’으로 미래를 예약한 자리가 됐으니. 아쉬움이 없진 않다. 작가 48명의 ‘인터뷰’를 단지 ‘출력한 종이 위 텍스트’로만 남겼다는 점이 말이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면 그 깊이를 좀더 긴밀하게 더듬어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던 중 발견한 ‘인터뷰’ 한 조각이 지레 화들짝 놀라게 한다. “너무 많을 걸 욕심내면 몸이 힘들어집니다. 너무 조급하면 마음에 상처가 납니다. 우리 같이 욕심부리지 말고 조급해하지도 말고 천천히 작업합시다.” 후배 예술가를 토닥이는 황선태 작가의 다정한 조언일 뿐인데, 마치 관람객인 우리 어깨를 내어준 듯하달까. 전시는 4월 16일까지. 서울미술관 기획전 ‘3650 스토리지-인터뷰’ 전경. 스페인 다원예술가 하비에르 마틴의 평면작품 ‘달과 거짓 사이의 맹목’(2022·200×200×5.5㎝·오른쪽), 안준의 사진작품 ‘자화상’ 연작(2021·152.4×101.6㎝·왼쪽), 림배지희의 회화작품 ‘껍데기’(2021·130.3×193.9㎝·정면) 등이 한 공간에 걸렸다. 안쪽으로 정소윤의 설치작품 ‘안정으로 가는 길’(2021·가변설치)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추위·불안에 싸인 동자동 쪽방촌…“편한 잠자리만 있었으면”[르포]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먹고 입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에요. 한 몸 누울 집이 있고 잠자리가 편해야 사람답게 사는 거죠.”새해 벽두,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엔 추위와 불안이 함께 드리웠다. 이곳은 공공개발 또는 민간개발 정비사업이 이뤄질 예정으로, 쪽방촌 세입자 주민들은 언제 내몰릴지 모를 주거 위기에 처해있다.지난 6일 만난 동자동 주민 백광헌(65)씨는 ‘잠자리’ 이야기부터 꺼냈다. 백씨는 “동자동 쪽방촌에 주택 개발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이어졌지만 속사정이 복잡해서 아직까지 확실하게 결정된 게 없어 더 불안하다”며 “재개발을 앞둔 집에 집주인들이 수리를 잘 해주려 하지 않아 이곳 사람들은 부서진 문이 달린 쪽방에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게 기약 없이 지내며 각자 살아남아야 한다”고 토로했다.6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다가구 주택마다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복도는 좁고 문은 대부분 파손돼 범죄와 화재에 취약한 모습이다.(사진=김범준 기자)백씨는 과거 사업 실패로 가족과 연이 끊기는 아픔을 겪고 이곳에 홀로 들어와 산 지 어느덧 11년이 넘은 동자동 쪽방촌 주민이다. 현재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추진 주민모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쪽방촌 세입자 주민들이 보금자리를 잃지 않도록, 정부 등에 임대주택이 포함된 공공개발을 요구 중이다. 반면 건물주와 토지 소유주들은 ‘서울역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사유 재산 보장을 위한 민간개발 혹은 민관 합동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칫하면 현 세입자들은 대책 없이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서울지역에 몇 남지 않은 대표적 쪽방촌인 동자동은 건물 63채에 한두 평 남짓한 쪽방 1050칸(2021년 6월말 현재 기준)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거주자 약 889명 중 기초생활수급자가 절반 이상이고 장애인 등록자도 10%를 넘는다. 주민 대다수는 50대 이상 남성이고 65세 이상 고령의 독거노인 비율도 35%에 달한다.6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 조합 시설 ‘동자동사랑방’에 ‘공공주택 사업 환영’, ‘우리도 집다운 집에 세 살고 싶다’ 등의 표어가 걸려 있다.(사진=김범준 기자)한파가 쓸고 간 뒤 이날은 기온이 영상으로 올랐지만 동자동 쪽방촌의 좁고 후미진 골목길엔 유독 냉기가 느껴졌다. 몇몇 주민은 골목길에서 담배 연기와 함께 한숨을 뱉어냈다.백씨는 “이곳엔 다들 병들고 늙고 혼자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서로 생사 여부를 확인하며 의지하고 산다”며 “요즘은 연탄 때는 가구는 없고 대부분 가스 난방을 하지만, 한 10만원 하던 방값이 20만원대로 오르면서 지원금(기초생활수급비)이 빠듯해 겨울이면 두꺼운 옷을 껴입고 전기장판에 의지해서 웅크리고 잔다”고 했다.실제 그를 따라 동자동 쪽방촌 골목길을 걸으며 주거 환경을 살펴보니, 복도식으로 구성된 다가구 주택을 ‘쪼개기’한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대부분 방음·방범과 화재에 취약한 목재로 만들어진 문 혹은 유리문으로 이뤄졌다. 이마저도 성한 문은 드물고 대부분 파손됐으며, 방에 현관 공간조차 없어 신발을 복도에 두는 경우가 허다했다. 화장실은 공용이고, 씻을 공간도 마뜩잖다.이곳 주민 이모(70대·여)씨는 “전기와 난방이 오락가락할 때가 많고 온수도 잘 나오지 않아 추운 날엔 화장실 가기도 어렵다”며 “에어컨은 언감생심이라 여름엔 방문을 열어 두고 무더위를 나는데 종종 외부인과 취객들이 드나들어 혹여 해코지 당하지는 않을까 마음 졸이기 부지기수”라고 말했다.그럼에도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의 새해 소망은 소박했다. 오갈 데 없이 언제 거리에 내몰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털어내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곳에서 마음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는 잠자리를 원한다고 했다. 백씨는 “수십 년된 집들이라 수리 얘기를 꺼내면 집주인들이 그냥 이사가라고 한다”며 “개발이 되더라도 임대주택이 주어진다면 작아도 내 집 같은 편한 잠자리가 생기는 거고, 주민들이 바라는 건 그것뿐”이라고 덧붙였다.6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전경. (사진=김범준 기자)
- 올해 취업 못 한 사람들, 최대 300만원 지원받을 방법은?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올해부터 구직단념청년이 청년도전지원사업 중장기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최대 300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미취업 청년과 경력단절여성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구직수당도 부양 가족 수에 따라 월 최대 40만원이 늘어난다.15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게시판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구직단념청년 최대 300만원 지원5일 고용노동부의 ‘2023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에 따르면 올해 고용부는 청년도전지원사업도 확대 시행한다. 이 사업은 구직단념청년 등을 발굴해 노동시장 참여 및 취업촉진 지원을 위해 구직의욕 고취 및 자신감 강화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올해 1월부터 중·장기(5개월 이상) 특화프로그램을 도입해 참여 청년에 대한 지원수준도 확대된다. 단기프로그램 이수 시 5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중·장기 프로그램을 이수 시 최대 300만원(참여수당 250만원, 이수 인센티브 50만원)을 지급한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국민취업지원제도도 보장성이 강화된다.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는 미취업 청년, 저소득층, 경력단절여성 등 취업취약계층에게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와 생계안정을 동시에 지원한다.올해에는 국민취업지원제도 Ⅰ유형 참여자가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하면서 취업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 6개월간 기본 5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에 부양가족(만 18세 이하, 만 70세 이상, 중증장애인) 1인당 10만원씩, 최대 40만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또 취업활동계획 수립 후 3개월 이내 조기취업시 조기취업성공수당을 잔여 구직촉진수당의 50%만큼 지급한다. 조건부 수급자 대상 조기취업성공수당 50만원이 신설된다. 구직촉진수당을 2회 총 100만원 수급하고 취업한 경우, 조기취업성공수당 100만원(잔여수당 200만원의 50%)을 지원한다.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의 지원기간이 늘어나고, 지원수준도 높아진다.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6개월 이상 고용한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에 2년간 최대 1200만원을 지원한다.◇최저임금 9620원…월급 201만580원올해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시간급 9620원으로 인상됐다.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7만 6960원, 주 근로시간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01만580원(월 환산 기준시간 수 209시간, 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이다.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왼쪽)과 근로자 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인사한 뒤 돌아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면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 적용된다. 다만, 수습 사용 중인 자로서 수습 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자는 최저임금액의 10%를 감액할 수 있다. 근로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단순노무종사자는 수습 사용 중이어도 감액적용이 불가능하다.매월 1회 이상 지급되는 임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고, 올해의 경우 월 환산액 기준으로 ‘산정단위 1개월 초과 상여금’은 5%, ‘현금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비’는 1% 각 초과금액이 산입된다.예를 들어 주 40시간 근로자의 경우, 상여금 10만529원(201만580원의 5%), 복리후생비 2만105원(2,01만580원의 1%) 초과금액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플랫폼 종사자 특화 훈련도 시행디지털 분야 직업훈련 사업인 ‘K-디지털 트레이닝’의 훈련 분야는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확대된다. 플랫폼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특화훈련도 올해부터 시행된다. 플랫폼 종사자는 특화훈련을 통해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을 받고, 직종별 유해·위험 요인, 사고 유형 등을 배울 수 있다.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원 대상자의 월 보수요건을 지난해 ‘230만원 미만’에서 올해 ‘260만원 미만’으로 확대한다. 예술인과 노무 제공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플랫폼 종사)가 속한 사업장 규모와 상관없이 이들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지원한다. 작년까지는 예술인과 노무 제공자는 10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경우에만 고용보험료를 지원받았다.
- 2023년 계묘년 나의 건강을 위한 월별 체크리스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검은 토끼의 해인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19가 일상에 스며든 지도 어연 4년 차.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건강관리를 하면서, 월별로 주의해야 할 것을을 익혀두면 질환 및 사고 발생 예방에 도움이되며, 이와함께 건강검진이나 암 검진을 받아 혹시라도 놓치고 있는 질환을 조기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건강한 2023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1월. 생활습관 점검, 금연 도전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점검이 필요한 때다. 코로나 유행 이후 급격하게 체중이 늘었다며 호소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살 빼기의 기본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1일 섭취 열량을 기존 섭취량에서 약 500~80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되 금식은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인 걷기, 자전거 타기, 고정식 자전거, 수영 등이 좋다. 약간 숨이 찰 정도 이상의 강도로 하루에 약 30~60분, 일주일에 3회 이상 실시한다. 과하게 비만한 경우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줄넘기, 달리기와 같은 충격이 심한 운동은 피한다. 살 빼기와 더불어 금연도 새해 단골 목표다. 금연을 하고 싶은 사람은 혼자서 결정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해보자.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과 가족들의 행복을 상상하며 과감히 시도하자. 금연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니 고려해보도록 하자.◇ 2월. 신체 활동 늘려 겨울 우울감 해소일조량 감소와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마음이 우울하고 몸도 위축되기 쉽다. 춥다고 실내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조깅, 달리기, 겨울 레포츠 등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 완화와 체력 단련 두 가지 토끼를 잡아보자. 이때 신체활동이 어려운 두꺼운 겨울 잠바보다는 얇은 겉옷을 여러 벌 입는 게 좋다. 운동 시 빙판길 낙상사고에도 주의한다.◇ 3월. 일교차로 인한 감염 위험 · 미세먼지 주의꽃샘추위가 잦고 일교차가 심한 3월은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쉽다. 난방과 옷차림에 주의를 기울여 보온에 신경 쓰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미세먼지에도 주의해야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봄이 되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라 미세먼지가 피부로 와 닿는다. 호흡기나 심장에 질병이 있는 경우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자.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4월. 알레르기성 질환, 황사 조심꽃가루가 날리고 대기 중 이물질이 많은 4월에는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높다. 눈물, 콧물, 재채기, 잦은 기침 등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 가려움증이나 눈 주위 부종, 소양감 등이 발생한다. 황사가 심할 때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노인, 어린이, 만성폐질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하며 외출 후 반드시 몸을 씻도록 한다.한편 상대적으로 긴 겨울에 적응했던 우리 몸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시도 때도 없이 졸리며 업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춘곤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냉이, 달래, 미나리, 도라지 등의 봄나물과 신선한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되 전체적으로 소식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낮 시간에 많이 졸릴 때는 잠깐 눈을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5월. 나들이 시 피부 자극 · 벌레 물림 조심본격적으로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봄볕의 자외선도 여름 못지않게 강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 기분을 내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했다가 환절기 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얇은 옷을 여벌로 걸치는 게 좋다. 산과 들, 공원으로 나갈 때 벌을 비롯한 각종 곤충, 벌레, 뱀에 물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6월. 손 씻기로 눈병 · 수족구병 예방초여름에 기승을 부리는 눈병의 대부분은 눈의 결막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긴다. 대부분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고 후유증 없이 치유되지만 그 사이의 증상이 매우 괴롭다. 눈병은 환자의 눈물이나 눈을 비빈 손을 통해 다른 물건으로 옮겨지고 다시 그것을 만진 손이 그 사람의 눈에 바이러스를 옮길 때 전염된다. 손을 열심히 씻는다면 후속 환자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기온이 상승하는 초여름부터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현재까지 예방 가능한 백신이 없어 아이들이 모이는 어린이집 등에서는 손 씻기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아이들 손과 발, 입에 수포성 발진과 함께 고열이 나타나는 등 수족구병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도록 한다.◇ 7월. 식중독, 냉방병 조심여름철에는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식중독에 의한 설사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었을 경우 발생한다. 물은 끓인 후 식혀서 마신다. 조리 시 특별히 위생에 주의하며 음식 재료의 유효기간을 준수한다. 설사가 3일 이상 지속되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한편 에어컨 가동률이 급속히 올라가면서 냉방병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기다. 강한 냉방을 피하며 실내외 온도 차이를 5∼8도 정도로 유지한다. 실내 습도를 높이고 자주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8월. 폭염 주의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가 빨개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르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를 일광화상이라 한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한데, 자외선에 대한 반응은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으므로 지나친 일광노출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햇빛이 매우 강하므로 피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더위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에는 열경련, 열피로, 열사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 심장질환자, 항우울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은 더 위험하다. 더위에 오래 노출된 사람이 실신 등의 증상을 보이면 빨리 그늘로 옮겨 머리 쪽을 낮추고 찬 물수건으로 마사지하면서 수분을 보충해준다. 날씨가 무더운 날 구토, 고열, 신경 및 정신이상을 보이면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신속히 체온을 낮추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9월. 가을철 열성 질환 조심가을철에 유행하는 열성 질환인 유행성출혈열, 쯔쯔가무시병을 주의하자. 특히 유행성출혈열은 흔하지는 않지만 걸렸을 때 치명적일 수 있다. 산과 들에 나갈 때는 반드시 긴 소매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인다. 잔디밭에 앉거나 눕지 않으며 옷을 풀밭에 벗어두지 않는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입었던 옷을 깨끗하게 세탁한다. 고열을 동반한 몸살, 감기 기운이 2∼3일 지속되면 꼭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도 고열과 심한 전신근육통을 보인다. 보통은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피부 연한 곳에 빈대한테 물린 특징적인 상처(가피)가 있는데 항생제로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다.◇ 10월. 독감 예방접종 시작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이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독감 예방접종도 늦지 않게 맞기를 권장한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와 다른 질병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라는 특별한 바이러스로 보통 감기 바이러스와 다르다. 건강한 사람들은 독감을 독한 감기처럼 앓고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65세 이상의 노년층과 면역이 억제돼 있는 환자, 당뇨병이나 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보통 감기와는 다르게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다.◇ 11월. 피부 및 안구 건조증, 노로바이러스 주의가을에서 겨울로 바뀌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져 실내 난방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습도가 낮아지므로 피부 및 안구 건조증을 조심해야 한다. 실내습도를 유지하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한다. 피부 건조증이 심하면 비누 사용을 줄이고 샤워 후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면 도움이 된다.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과 물을 섭취하거나 해당 환자를 접촉하는 경우 전염된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고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증상이 2~3일 안에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토와 설사가 지속되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방지한다.◇ 12월. 심혈관질환 조심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가거나 심근경색증,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경우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게 주의한다. 또한 약 복용을 거르지 않고 음식 조절에도 힘쓰는 등 질병이 악화되지 않게 만전을 기해야 한다.손기영 교수는 “한겨울에는 빙판길 보행 시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다치는 낙상도 많이 발생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연말연시에는 술자리가 많아져서 건강을 해치거나 갑작스런 사고를 당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