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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에 익은 가요가 줄줄이..'추억 소환' 뮤지컬이 온다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고(故) 이영훈, 고 김현식, 신중현 등 한국 대중음악계에 한 획을 그은 거장들의 히트곡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한국형 ‘주크박스 뮤지컬’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오랜 기간 대중들에 사랑받은 명곡들로 가슴 먹먹한 추억을 소환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 코로나19를 뚫고 공연계에 ‘복고 바람’을 몰고올 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음악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크박스 뮤지컬은 음악의 무게에 짓눌려 스토리가 빈약해지는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수 년간 정비를 마치고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들 작품이 주크박스 뮤지컬의 약점을 메우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지도 관심시다. 왼쪽부터 뮤지컬 ‘광화문연가’, ‘사랑했어요’, ‘미인’ 포스터(사진= CJ ENM, 호박덩쿨, 홍컴퍼니)‘추억 앓이’의 스타트는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끊었다. 지난 16일 세 번째 시즌의 막이 오른 ‘광화문연가’는 고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이지나 연출, 고선웅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 등 국내 최정상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2017년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초연 당시 전석 매진으로 단 4주 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2018년 재연에서는 ‘젠더프리 캐스팅’, ‘싱어롱 커튼콜 열풍’으로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던 공연이다.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애수’ 등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이영훈 작곡가의 곡들을 세련되게 편곡해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만족시킨다.이번 시즌 윤도현, 엄기준, 강필석, 차지연, 김호영, 김성규, 전혜선, 리사, 문진아, 송문선, 양지원, 황순종, 홍서영, 이채민, 심수영이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9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오는 8월에는 사랑을 노래했던 음유시인 고 김현식의 주옥같은 노래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서로 사랑하는 세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내사랑 내곁에’, ’사랑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비처럼 음악처럼’ 등 김현식의 감성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풀어낸 극이다. 2019년 초연 후 2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시즌 조장혁, 정세훈, 성기윤. 고유진(플라워), 홍경인, 김용진, 세븐, 강승식(빅톤), 박정혁, 선율(업텐션), 신고은, 박규리, 임나영(아이오아이), 위양호, 고혜성, 성은, 김미려, 김나희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10월 3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오는 9월에는 한국 대중음악 대부 신중현의 명곡들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미인: 아름다운 이곳에’가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8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했던 작품으로, 이번에는 규모를 줄여 소극장인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진행한다. 주요 인물 4인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앙상블 2인으로 구성하고, 2막 구조에서 단막 구조로 바꾸는 등 소극장용으로 다시 제작됐다. ‘미인’, ‘아름다운 강산’, ‘빗속의 여인’ 등 신중현의 노래를 활용해 1930년대 무성영화관 ‘하륜관’ 주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병성 공연칼럼니스트는 “주크박스 뮤지컬은 추억의 노래들이 어떻게 드라마랑 엮이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특히 친숙한 노래일수록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됐을 때 오는 감동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익숙한 노래와 이야기의 결합, 향수를 자아내는 정서 등을 주의 깊게 본다면 주크박스 뮤지컬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하이파이브' 촬영 중단→김요한·이상곤 확진…연예계 코로나19 강타[종합]
- 영화 ‘하이파이브’ 출연 중인 유아인 라미란[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연예계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으며 그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15일 영화 ‘하이파이브’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의 촬영 중단 소식이 전해졌다.배급사 NEW에 따르면 ‘하이파이브’는 이날 오전 촬영 시작 전 실시한 코로나 자가 검사에서 스태프 1명의 양성 의심 사례로 인해 촬영을 취소했다. 해당 스태프를 비롯해 현장에 있었던 전원이 인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하이파이브’는 강형철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 라미란 안재홍 오정세 이재인 등이 출연한다. 주연을 맡은 유아인 라미란은 이날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그리드’는 이날 스태프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촬영을 중단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정기적인 검사에서 오늘(15일) 확진자가 1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출연진과 스태프 전언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촬영이 중단된 상태로 검사 결과와 보건 당국의 지침에 따라서 촬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밀의 숲’의 이수연 작가가 대본을 쓰고 ‘신의 한 수:귀수’의 리건 감독이 연출을 하는 SF 스릴러로 서강준 김무열 김아중 등이 출연한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에 출연하는 서강준 김무열 김아중이날 예능에 출연 중인 배구선수 출신 김요한과 노을 멤버 이상곤의 확진 소식도 전해졌다.김요한은 E채널 ‘노는 브로’와 IHQ ‘리더의 연애’에 출연하고 있다. ‘노는 브로’ 측은 “최근에 촬영이 없었고, 이미 촬영한 분량에 여유가 있어서 방송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더의 연애’ 측도 “녹화한 분량에 여유가 있어서 방송에는 지장이 없다”며 “함께 촬영한 출연진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이상곤은 지난 11일 연극 ‘러브이즈타이밍’ 공연을 함께했던 상대배우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받은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는 “이상곤은 모든 스케줄을 중단하고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를 것”이라며 “동선이 겹치거나 접촉이 있었던 가족, 스태프, 직원들도 검사를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전지현의 경우, 시모 이정우 패션 디자이너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미 3개월 전 완치를 했으며 최근 접촉이 없었던 까닭에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앞서 13일과 14일에는 영화 ‘헌트’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촬영이 중단됐고, 가수 서인영과 트레저 도영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헌트’에 연출 겸 주연을 맡은 이정재와 주연을 맡은 정우성, 그리고 최근 특별출연으로 확진자와 접촉한 주지훈, 김남길, 박성웅, 조우진, 정만식 등은 검사 결과 음성 반응이 나왔다.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며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연예계가 비상 상태다.
- [여행] 솔숲서 세상사 떨쳐내고, 1500년전 시간을 거슬러 가다
-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있는 북지장사 가는길은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로 유명하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영남의 명산 ‘팔공산’. 대구·군위·칠곡·영천 등 4개의 시·군에 걸쳐 있는 큰 산이다. 그 크기만큼이나 많은 볼거리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0개에 이르는 등산로는 제 나름의 멋을 부린 숲길을 품고 있다. 이뿐이랴. 고려 태조 왕건과 관련된 이야기를 비롯해 영조의 탄생 설화가 깃든 ‘파계사’, 화려한 오동나무의 절이라고 불리는 ‘동화사’ 등 수많은 사찰도 품고 있다. 특히 초여름 팔공산의 가장 큰 매력은 초록의 숲길로, 서늘한 숲그늘에서는 피서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살짝 비라도 내려주면 그야말로 오감으로 숲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다. 시각과 후각은 물론, 청각과 촉각이 숲길 여행을 보장해 준다. 코끝으로는 청신한 숲내음이, 발끝으로는 푹신한 흙길을 밟는 촉각이 전해져 온다. 이맘때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팔공산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걷다 대구에도 올레길이 있다. 2008년 대구올레 1코스를 시작으로 대구올레 2코스와 팔공산 올레 8코스까지 모두 10개의 올레길이 나 있다. 산과 들, 계곡과 숲 그리고 마을 길을 아우르는 길에는 팔공산의 눈부신 자연과 유서 깊은 문화유적이 가득하다. 팔공산은 1000여 년 전 왕건과 견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공산 동수(현 팔공산 지현동)에서 벌어진 일명 ‘동수전투’에서 왕건은 크게 패해 오른팔과 같은 신숭겸을 잃고 멀리 안심(安心)까지 달아났다. 신숭겸은 왕건 옷을 입고 후백제 군사를 유인해 주군을 살리고 전사했다. 8명의 장수가 전사했다고 해서 공산이 팔공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를 비롯해 팔공산 자락에는 당시 전투에서 유래한 지명이 곳곳에 있다.팔공산 올레 1코스는 ‘북지장사 가는 길’로 불린다. 팔공산의 매력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숲길이다. 진입로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시인 특유의 육필로 아로새겨진 한국현대시 육필공원을 만날 수 있다. 조금 지나면 왼쪽에 유기장 이봉주 선생의 작품 등을 볼 수 있는 방짜유기박물관이 나온다.대구 팔공산 북지장사 입구에도 소나무숲이 울창하게 서 있다.대구 팔공산에 자리한 북지장사 가는길은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로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여기서부터 걸어서 들어가는 게 좋다. 북지장사 가는 길의 하이라이트인 소나무숲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북지장사 표석을 지나 걷다 보면 키가 껑충한 소나무들이 무리 지어 반긴다. 솔숲 구간은 한참 동안 이어지는데, 이 솔숲길이 1코스의 백미다. 들머리부터 1.3㎞ 이어져 있다. 팔공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인 이곳의 여름 숲길에는 이미 여름 향기로 가득하다. 푹신한 흙길은 어른 서너 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고 평탄하다.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있어 쉬어 가기도 좋다. 곧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걷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즐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복잡한 세상사를 말끔히 떨쳐버리고 편히 쉬며 걷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소나무 사이로 좁은 흙길을 밟고 걷다 보면 소나무 향이 폴폴 풍겨온다. 발끝부터 코끝까지 전해지는 계절의 촉각이다. 그야말로 복잡한 일상이 내리누르는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듯하다. 호젓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 그 길 끝에 북지장사가 자리하고 있다. 소박한 절집이지만, 그리 보여도 대구에서 처음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곳이다. 남지장사와 더불어 동화사의 말사를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동화사를 말사로 거느릴 정도로 큰 절이었다. 옛 영화는 사라졌지만, 절집 곳곳에 당시의 위세를 짐작케 하는 문화재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웅전(보물 제805호)은 말사답지 않게 웅장하고, 그 양쪽에 한기씩 자리한 삼층석탑(대구유형문화재 제6호)은 어떤 탑보다도 우아하다. 또 석조지장보살좌상(대구유형문화재 제15호)을 비롯해 지장보살 탱화와 지장사유공인영세불망비, 석재유물까지. 절집 자체가 작은 박물관이다.대구 불로동 구분군은 5세기경 신라 시대에 조성된 무덤이 200여 개나 모여 있다. 크고 작은 고분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반긴다.◇1500년 시간을 거닐고, 노을과 마주하다어스름이 내릴 무렵, 팔공산에서 나와 동구의 불로동 고분군으로 향한다. 대구 사람들도 잘 모르는 숨겨진 여행지. 북적북적한 대구에서 비교적 한적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고분군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에는 5세기경 신라 시대에 조성한 무덤들이 모여 있다. 크고 작은 고분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에 최근 이곳을 찾는 발길도 부쩍 늘었다. 특히 불로동이라는 이름에는 고려 태조 ‘왕건’의 역사도 깃들어 있다. 공산전투에서 패해 도주하던 왕건은 이 마을에 이르렀다. 당시 마을에는 어른들은 다 죽고 아이들만 남아 있었다. 이후 어른들이 없는 곳이라는 뜻에서 ‘불로동’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이제 고분군을 본격적으로 들어가 볼 차례다. 들머리는 불로전통시장.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 옆 골목을 따라 수백미터 더 들어가면 수십 개의 커다란 무덤들이 보인다. 올록볼록 크고 작은 봉분들이 만들어내는 물결 위로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답답했던 가슴은 시원해지고,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에 마음은 평화로워진다.고분 사이로는 부드럽고 완만한 산책로가 나 있다. 좁은 길을 따라 느릿느릿 걸어가며. 이 땅에 묻혔을 옛사람을 상상해 본다. 사부작사부작 언덕을 오르면 거대한 무덤이 낯설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낸다. 1500여년 전 이곳에 묻힌 옛사람의 삶과 시간이 발걸음마다 사색과 여유를 만들어 내는 듯하다.대구 불로동 구분군은 5세기경 신라 시대에 조성된 무덤이 200여 개나 모여 있다. 크고 작은 고분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반긴다.대구 불로동 구분군은 5세기경 신라 시대에 조성된 무덤이 200여 개나 모여 있다. 크고 작은 고분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반긴다.불로동 고분군에는 지름 21~28m, 높이 4~7m에 이르는 크고 작은 봉분 210여 기가 능선을 따라 가득하다. 고분에서는 금귀고리, 유리구슬 목걸이를 비롯한 장신구와 화살촉, 도끼 등이 발견됐다. 무덤 주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출토된 유물로 보아 4~5세기경 이 일대에 살던 부족의 지배 세력 무덤으로 추정된다.그리 높지 않은 언덕이지만, 정상부에 오르면 신기하게도 대구 도심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멀리 팔공산부터 이월드 83타워, 앞산, 월드컵 경기장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겹겹이 옛 무덤 너머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빼곡한 빌딩들이 대비되는 이색 풍경이다.불로동 고분군의 하이라이트는 저녁노을이다. 해가 초여름의 오후, 1500년 시간을 거닐고 마주하는 노을은 특별하다. 옛 무덤 너머 붉게 물들어가는 도심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해가 늦게 지는 여름이면 늦은 오후에서야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해 질 무렵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봉분은 한층 부드럽고 따뜻해 코로나로 지치고 모났던 마음이 한결 둥글어지고 위로가 된다. 낮과 밤이 공존하고, 옛 시간과 현재의 삶이 어우러지는 이곳의 풍경을 오래도록 마음에 새긴다.대구 불로동 구분군은 5세기경 신라 시대에 조성된 무덤이 200여 개나 모여 있다. 크고 작은 고분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반긴다.
- [시대藝인] "하루 15시간씩…" 집을 '그었다' 도시가 될 때까지
- 작가 우병출이 서울 용산구 갤러리조은서 연 개인전 ‘원 데이’에 건 ‘씨잉’(Seeing·2021) 앞에 섰다.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서 내려다본 전경을 파노라마식으로 채워냈다. 오롯이 한 줄 한 줄 선으로만 그어내 600호(145.5×480㎝) 대작을 완성한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중독,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한 번도 겪지 않았다면 모르고 살 수도 있지만, 한 번 겪고 나면 모르는 척하는 게 도저히 불가능한 것, 그냥 그거다. 가령 저 프레임 안에 가둔 전경이 말이다. 딱 중독을 부르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 우연찮게 시선을 던진 뒤론 감당이 안 되니까. ‘한 번 봤으니 이제 됐다’가 되지 않는 거다. 끊어질 듯 이어진 ‘선과 선’을 따라 보는 이의 마음을 줄 태우는데. 내맡기면 알아서 데려다주기도 한다. 거리를 따라 걷고 상점을 구경하고 물가에 앉았다가 빌딩 사이 조각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게. 그러다가 가끔 드론에 태운 듯 고공행진도 벌인다. 어느 건물 옥상이나, 언덕 꼭대기에 올려 깨알 같은 도시풍경을 너그러이 품게 해준다는 거다. 그래선가. 평일 오후 이곳이 북적인다. 이미 중독됐거나 중독될 준비가 된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고 나는 중이다. 여기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조은, 작가 우병출(52)이 개인전 ‘원 데이’(One Day)를 열고 있는 곳이다. 우병출의 ‘씨잉’(Seeing·2020).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길을 건너편에서 포착해 그린 50호(182.6×53.3㎝) 작품. 좀처럼 컬러를 쓰지 않는 작가가 ‘빨간색’ 관광버스에 꽂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풍경 선택? 얼마나 선 그을 수 있을까로 결정 작가는 ‘선’을 긋는다. 그것도 수만, 수십만번의 선을 세밀하게, 섬세하게, 빽빽하게, 정갈하게. 한마디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긋는 거다. 그 선과 선으로 집을 짓고 아파트를 들이고 빌딩을 올리고 도시를 세운다. 그렇게 세상을 빚는 거다. 최근까지 많이도 쌓았다.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분수대 앞(2021), 프랑스 파리의 마레지구(2021), 루브르박물관 길(2020), 라파예트백화점 전망대(2021), 또 시테섬 퐁네프다리(2021)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2021)과 홍콩 마천루(2020)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광경도. 두루 세계를 거쳐선 한국땅으로 돌아왔다. 잠실 롯데타워 전망대의 노을(2019)과 한강 유원지(2019), 그러곤 화룡점정을 서울 북악스카이웨이(2021)에서 찍었다. 선 하나씩 긋고 그어 폭 5m에 달하는 파노라마 전경을 기어이 빼내고야 만 거다. 그런데 태산을 이룬 티끌 같은 이들 풍경을 가져다놓은 작가의 ‘변’이 말이다. 이랬다. “도시를 그리는 이유? 선을 많이 그릴 수 있어서다. 뉴욕이나 파리가 많은 건? 선이 많은 도시이기 때문이고.” 우병출의 ‘씨잉’(Seeing·2021). 독일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전경을 조감도처럼 그려냈다. 150호(227×145.7㎝)에 건물 유리창 갯수까지 셀 수 있을 만큼 세밀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선과 씨름을 하게 된 것이. “대학 시절 미국 사실주의 작가 윈슬러 호머의 그림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빛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가 있나.” 이후 흉내라도 내보자고 별짓을 다 해봤다고 했다. 골방에서 야외로 옮겨 다니며. “도저히 그들의 광선을 못 그리겠더라. 그 사람들이 보던 것처럼 안 보이는구나 싶었다. 안 보이니까 못 그리는 거고.” 결국 작가가 깨달은 건 기법의 차이가 아니라 인식의 차이였던 거다. 다시 말해 노란 게 노랗게 보여야 노랗게 그릴 수 있다는 논리였다. “서양의 선은 경계나 구획을 사용하는 데 쓰인다. 동양의 선은 형체나 기세, 기품을 표현하는 데 쓰이고. 또 같은 선이어도 수많은 표현이 담긴다. 굵고 가는 것에 따라, 천천히 빨리 움직이는 것에 따라.” 그래서 그 선을, 선긋기를 공부해보면 좋겠다 했더란다. 다만 유화란 서양도구를 쓰고 있지만, 철학은 동양미학에 뒀다. 동양화가 핵심으로 두고 있는 ‘기운생동’이다. “나의 호흡을 붓끝에 심어서 화면에 구현하는 게, 부족하지만 세상의 기품을 담아내는 게 나의 길이다 싶었다.” 우병출의 ‘씨잉’(Seeing·2020). 홍콩의 상징이라 할 마천루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광경이다. 30호(76×90.9㎝) 규모로 그렸다(사진=갤러리조은).작가의 그림이 유독 수묵화처럼 보인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흑백톤의 색감 때문만은 아니었던 거다. 이를 두고 작가는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꾀하는 일”이라고 했다. “유화물감을 다루고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지만 현상보다는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동양의 인식방법을 구현하려고 한다.” 그렇게 선이 시작이고 결론이 된 화업이 이어졌다. 풍경을 보는 것도 선을 채우기 위해서고, 풍경을 선택하는 것도 선을 얼마나 많이 그릴 수 있을까가 기준이라고 했다. 선을 많이 보여주고 싶으면 지평선을 올리고, 여백을 좀더 주고 싶다 하면 지평선을 내리고. 작가의 선을 향한 집요한 행보는 여느 작가가 색에 목숨을 거는 그 이상처럼 보였다. 그런 작가가 간혹 색을 들이는 건 단지 “리듬을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보통의 회화가 가지고 있는 관념을 뒤집었다고 할까. 그들의 선은 그저 면과 색을 위한 밑작업에 불과했으니. 우병출의 ‘씨잉’(Seeing·2021).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지방의 항구 옹플뢰르를 120호(272×77㎝) 규모로 축약했다. 센강 하구에 비친 도시 그림자 덕에 작가의 붓선은 ‘이중작업’이 됐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0.6㎜ 세필로 5m 북악스카이웨이 휘감아 작업과정은 어떨까. 우선 사진으로 담아낸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선 그리기’에 적합한 풍경을 골라 촬영한다. 그러곤 투시법에 따라 라인을 잡고 소실점을 찾는다. “큰 걸 잡아놓고 나면 채울 게 보인다”고 했다. 여기까지가 준비단계인 셈. 이후부턴 본격적인 사투의 시작이다. 일단 붓. ‘세 가닥 세필’의 정체부터 확인했다. 작가가 쓰는 제일 가는 붓은 0.6㎜. 얼핏 작품들이 펜화처럼 보였던 데는 까닭이 있었던 거다. 전시작 기준 20호(72.7×60.6㎝)부터 600호(145.5×480㎝)를 채운 그 위대한 붓질을 구경하지 못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우병출의 ‘씨잉’(Seeing·2019). 낯익은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이곳은 한강 유원지다. 좀처럼 컬러를 쓰지 않는 작가가 노랗고 빨갛고 푸른 알록달록한 포인트를 준 것이 독특하다. 멀리 롯데타워가 보인다(사진=갤러리조은).다음은 시간. 얼추 잠자는 시간만 빼고 하루 15시간씩 작업한다. 교류도 없고 외출도 없다.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단다. 당연히 집중력이 관건이다. “시간과 노동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그릴 수 있는 뻔한 그림”이라고 한껏 낮춘 작가는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어렵다, 슬럼프가 있어도 느끼지 않으려 한다”는 말로 ‘세밀화의 대마왕’ ‘디테일의 끝판왕’의 고충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그토록 세세하고 정밀한 작업이지만 작가의 작품은 있는 그대로를 똑같이 옮겨놓는 극사실주의와는 결이 다르다. 작가의 선과 선 사이에는 기교가 아닌 ‘숨’이 들어 있기 때문. 그러니 작가에겐 이 예술이 인간의 한계치를 자주 뛰어넘어야 하는 자신과의 지난한 싸움일 수밖에. “끝까지 가보고 싶다. 작업을 하다가 체력과 정신력이 끝에 왔다 싶을 때 깨뜨리고 넘어서고 싶은 욕망이 있다.” 수행하듯 작업하는 작가는 여럿을 봤지만 ‘철인삼종경기’를 하듯 작업하는 작가는 드물다, 아니 없었다. 작가 우병출이 서울 용산구 갤러리조은서 연 개인전 ‘원 데이’에 건 ‘씨잉’(Seeing·2021) 옆에 섰다.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의 경관을 길 건너편에서 포착해 그린 120호(194×97.3㎝) 작품. 작가의 장기이자 무기는 ‘진한 몰입감’. 마치 내가 저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심어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내가 바라보는 대상이기도 하고, 내 그림을 봐달라는 뜻이기도 하다.” 작품명을 오롯이 ‘씨잉’(Seeing·봄·보다) 하나로만 붙여둔 게 말이다. 그 간단명료한 작품명으로 작가는 세상의 모양은 물론 자신의 형편까지 집약한다. 전시에는 그중 23점을 걸었다. 작가 스스로가 빠지지 않고선, 아니 역시 중독되지 않고선 닿을 수 없는 경지에서 말이다. 그 진한 몰입감 덕분에 ‘횡재’한 건 관람객이고 컬렉터다. “물론 나는 전투적으로 그렸지만 보는 사람까지 그렇게 느끼면 곤란하지 않겠나” 하며 슬쩍 웃는다. 한 땀 한 땀 ‘장인’이 이탈리아에 있다고 했나. 한 줄 한 줄 ‘장인’은 여기 대한민국에 있다. 전시는 7월 16일까지.
- 빅마마, 9년만에 신곡 발표…'하루만 더'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보컬 그룹 빅마마(박민혜, 신연아, 이영현, 이지영)가 9년 만에 신곡을 선보인다. 빅마마는 24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하루만 더’를 발표한다. 2012년 ‘서랍정리’ 발표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신곡이다. ‘하루만 더’는 떠나보낸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알앤비 발라드 곡이다. 엠씨더맥스 , 임창정, 먼데이키즈, 노을, 아이즈원, 슈퍼주니어 등의 곡을 쓴 바 있는 프로듀싱팀 에이밍(AIMING)이 작곡을 맡았다. 빅마마는 컴백 소식을 알린 뒤 새 팀 로고, 콘셉트 포토 등을 차례로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이 출연한 딩고 뮤직의 ‘킬링 보이스’ 영상은 유튜브에서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빅마마는 신곡 발표 이후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 빅마마, '킬링보이스'서 명곡 열창 '유튜브 인기 영상 1위 등극'
- 빅마마. 사진=유튜브 채널 ‘딩고 뮤직’ 킬링보이스[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9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그룹 빅마마가 ‘킬링 보이스’에 출연했다.딩고 뮤직은 지난 22일 오후 7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빅마마의 ‘킬링 보이스’ 영상을 공개했다.공개된 영상에서 빅마마는 ‘브레이크 어웨이(Break Away)’를 시작으로 ‘배반’, ‘여자’, ‘거부’, ‘네버 마인드(Never Mind)’, ‘소리’, ‘이별, 그 후’까지 변치 않은 라이브 실력으로 명곡들을 대방출했다. 또 이영현의 솔로곡 ‘체념 2009’까지 라이브로 들려주며 팬들의 추억을 불러일으켰다.특히 9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빅마마는 오는 24일 공개될 신곡 ‘하루만 더’의 하이라이트를 최초로 공개하며 오랜 시간 자신들을 기다려왔던 음악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빅마마는 “신곡 ‘하루만 더’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만나서 반가웠다”라며 “앞으로 빅마마 활동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해당 영상은 현재(23일 오후 1시)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 1위에 오르며 누리꾼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빅마마는 오는 24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하루만 더’를 발표한다. 지난 2012년 발표한 디지털 싱글 ‘서랍정리’ 이후 9년만의 신곡이다.‘하루만 더’는 빅마마의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R&B 발라드 곡이다. 엠씨더맥스 , 임창정, 먼데이키즈, 노을 등 인기 발라더들은 물론 아스트로, 아이즈원, 슈퍼주니어 등 트렌디한 아이돌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히트메이커 프로듀싱팀 에이밍(AIMING)이 작곡했다.빅마마. 사진=유튜브 채널 ‘딩고 뮤직’ 킬링보이스
- [컴백 SOON] MSG워너비, 싹쓰리·환불원정대 넘을까
- MSG워너비(사진=MBC)[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가 여름 가요계를 정조준한다.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기획한 MSG워너비가 26일 데뷔곡을 발매하고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다. 별루-지·강창모·원슈타인·박재정으로 구성된 ‘M.O.M’은 박근태 작곡·강은경 작사의 ‘바라만 본다’, 김정수·정기석·이동휘·이상이로 구성된 ‘정상동기’는 나얼 작곡·영준 작사의 ‘나를 아는 사람’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지난해 ‘놀면 뭐하니?’에서 기획한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 환불원정대가 여름 가요계를 접수한 것처럼, MSG워너비가 다시 한번 여름 가요계를 접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정준하의 부캐 MC민지(사진=모브컴퍼니)◇정준하, ‘MC민지’로 래퍼 변신개그맨 정준하가 ‘MC민지’라는 예명으로 21일 첫 싱글 ‘아새우!’(I SAY WOO!)를 발매하고 정식 데뷔한다. 정준하는 2016년 Mnet ‘쇼미더머니5’에 참가해 래퍼로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MC민지로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아새우!’를 통해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오반(사진=로맨틱팩토리)◇오반, 여자친구 이야기 담은 ‘허리춤’가수 오반이 여자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허리춤’을 21일 발매, 3개월 만에 컴백한다. ‘허리춤’은 오반이 지금 시대를 살며 여자친구와 겪는 감정들을 표현한 곡으로, 오반의 오랜 파트너인 프로듀서 VAN.C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기존 오반의 음악 색깔을 충분히 지키는 곡이자 여름과 잘 어울리는 계절감 있는 노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시도(사진=그루블린)◇시도, 새 앨범 ‘사이클’ 발매‘라비 수장’ 그루블린 소속 가수 시도가 21일 새 미니앨범 ‘사이클’(CYCLE)을 발매한다. 타이틀곡 ‘패러다임’은 통기타 하나로 시작해 곡의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이 격해지는 듯 쌓여가는 악기들과 담백하게 노랫말을 이어나가는 시도의 보컬이 매력적인 곡이다. ‘특별할 거라 믿었던 사랑도 결국 똑같다’라는 가사처럼 사랑에 대한 싫증과 상처를 되려 담담하게 풀어냈다는 후문이다.이승윤(사진=쇼플레이)◇이승윤, ‘싱어게인’ 이후 첫 신곡‘싱어게인’ 이승윤이 22일 신곡 ‘들려주고 싶었던’을 발매한다. ‘들려주고 싶었던’은 이승윤이 ‘싱어게인’ 이후 처음 발매하는 신곡으로 발매 전부터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곡은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를 중심으로 청량한 밴드 사운드가 어우러지는 곡으로, 밴드 알라리깡숑의 멤버들이 참여해 굳건한 의리를 과시했다. 에이스(사진=비트인터렉티브·스윙엔터테인먼트)◇에이스, 미니 5집 ‘사이렌 : 던’그룹 에이스가 23일 미니 5집 ‘사이렌 : 던’(SIREN:DAWN)을 발매한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하이어’(Higher)를 비롯해 총 5곡이 수록됐다. 그중 펜타곤 키노가 2번 트랙 ‘아틀란티스’(Atlantis) 에 참여해 에이스를 위한 특급 지원사격을 펼쳤다.키디비(사진=로칼하이레코즈)◇키디비, 레트로 R&B로 돌아온다래퍼 키디비가 23일 새 싱글 ‘렛츠 겟 로스트’(Let‘s Get Lost)를 발매한다. 이번 신보는 지난해 7월 발매한 싱글 ‘오히려’ 이후 11개월 만의 신곡이다. 키디비의 독보적인 매력과 자신만의 음악 색깔이 가미된 레트로 R&B 장르의 곡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샘김(사진=안테나)◇샘김, 2년 만의 새 앨범 ‘더 주스’싱어송라이터 샘김이 23일 새 싱글 ‘더 주스’(The Juice)를 발매한다. 2019년 8월에 발표한 ‘웨얼스 마이 머니’(WHERE’S MY MONEY) 이후 약 2년 만에 발표하는 신곡이다. 샘김은 ‘더 주스’를 통해 리드미컬한 멜로디와 공감을 주는 노랫말로 샘김만의 유니크한 보컬과 독보적인 감성을 한껏 선보일 전망이다.예지(사진=제이지스타)◇예지, 6개월 만에 신곡 발표가수 예지가 23일 신곡 ‘시크릿토’(Secreto)를 발매한다. 예지가 6개월 만에 발표하는 신곡 ‘시크릿토’는 스페인어로 ‘비밀’이란 뜻으로, 비밀스럽게 숨겨둔 남녀의 감정을 노래하는 곡이다. 화려한 스페니쉬 스타일의 기타와 뭄바톤의 리듬 등으로 몽환적이고 섹시한 느낌을 증폭시켰다는 후문이다.쏠(사진=아메바컬쳐)◇쏠, 개코와 3년 만에 다시 호흡가수 쏠(SOLE)이 다이나믹듀오 개코와 약 3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다. 쏠은 23일 새 싱글 ‘왜’를 발매한다. 쏠과 개코 두 사람은 2018년 8월 발매된 개코의 개작실 첫 번째 곡 ‘Vacation (Feat. SOLE)’으로 몽글몽글한 감성을 선보이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만큼 ‘왜’에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모아진다.라포엠(사진=모스뮤직)◇‘성악 어벤져스’ 라포엠의 귀환성악 어벤져스 라포엠이 돌아온다. 라포엠은 23일 첫 싱글 ‘돌로레’(Dolore)를 발매한다. 라포엠의 더블 싱글 프로젝트는 트릴로지(3부작) 콘셉트로 기획됐다. 이번에 발표하는 ‘Trilogy Ⅰ. Dolore(고통)’을 시작으로 ‘Trilogy Ⅱ. Speranza(희망)’, ‘Trilogy Ⅲ. Vincere(극복)’으로 이어질 예정이다.빅마마(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완전체 빅마마, 9년 만이야보컬그룹 빅마마가 24일 신곡 ‘하루만 더’를 발매하고 9년 만에 컴백한다. ‘하루만 더’는 빅마마 특유의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R&B 발라드 곡이다. 엠씨더맥스, 임창정, 먼데이키즈, 노을 등 국민 가수는 물론 아스트로, 아이즈원, 슈퍼주니어 등 트렌디한 아이돌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히트메이커 프로듀싱팀 에이밍(AIMING)이 작곡했다.MSG워너비(사진=MBC)◇MSG워너비 “6월 26일 데뷔합니다”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기획한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가 26일 데뷔곡을 발매한다. MSG워너비 M.O.M(별루-지·강창모·원슈타인·박재정)은 박근태 작곡, 강은경 작사의 ‘바라만 본다’, 정상동기(김정수·정기석·이동휘·이상이)는 나얼 작곡, 영준 작사의 ‘나를 아는 사람’으로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앞서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지난해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 환불원정대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방송계는 물론 가요계를 뒤흔든 바 있다. MSG워너비도 결성 과정부터 데뷔까지 수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빅마마 신곡명은 '하루만 더'…콘셉트 이미지 공개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보컬 그룹 빅마마의 신곡명이 공개됐다. 17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빅마마가 오는 24일 발표하는 신곡명은 ‘하루만 더’다. 빅마마의 음악 색깔을 살린 알앤비 발라드곡으로 엠씨더맥스, 임창정, 먼데이키즈, 노을, 아스트로, 아이즈원, 슈퍼주니어 등 여러 가수들의 협업한 바 있는 프로듀싱팀 에이밍(AIMING)이 작곡했다.신곡명과 함께 빅마마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콘셉트 이미지도 공개됐다. 사진 속 신연아, 이지영, 이영현, 박민혜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빅마마가 신곡을 선보이는 것은 2012년 ‘서랍정리’를 발표한 이후 9년 만이다. 이들은 새 로고, 콘셉트 포토 등을 차례로 공개하며 컴백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 행안부, 찾아가고 싶은 33섬 선정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행정안전부가 ‘2021년 찾아가고 싶은 33섬’을 선정했다. 섬 관광 전문가 자문 및 섬 여행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걷기 좋은 섬, 사진찍기 좋은 섬, 이야기 섬, 쉬기 좋은 섬, 체험의 섬 등 5가지 테마로 나누어 33섬을 최종 선정했다.올해 8월 6일부터 8일까지 겨남 통영시에서 개최하는 ‘제2회 섬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온라인 전시관(7월 중순 구축)에는 33개의 섬에 대한 추천 관광코스, 배편현황, 방문시기, 주요 먹거리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전시관은 7월 개관한다.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국문 관광정보) 홈페이지를 통해 2021년 찾아가고 싶은 섬별도 코너를 운영한다. ‘걷기 좋은 섬’은 섬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며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섬으로 사량도, 연홍도 등 10개 섬이 선정됐다. 경남 통영시 사량도는 산림청 선정 ‘한국의 100대 명산’인 사량도 지리(망)산 옥녀봉 등산코스를 통하여 천혜의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전남 고흥군 연홍도는 마을 벽화, 각종 조각품, 해안전망대 등 아기자기한 섬 마을 둘레길과 해안전망대를 볼 수 있어, 다양한 풍경을 접할 수 있다.‘사진찍기 좋은 섬’은 젊은 관광객이 SNS 사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해변, 노을, 해안절경 등을 보유한 섬으로 송이도, 위도 등 9개 섬이 선정됐다. 전남 영광군 송이도는 몽돌해변, 전국 최대 규모의 왕소사나무 군락지 등 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으며, 전북 부안군 위도는 ‘고슴도치 위(蝟)도’란 섬이름을 특화시켜 섬 요소요소에 고슴도치 조형물, 위도해수욕장 주변의 수선화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있다. 이야기 섬은 역사, 인물, 소설, 전설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 관광객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섬으로 고대도, 한산도 등 5개 섬이 선정됐다. 충남 보령시 고대도는 조선 최초의 선교사인 칼 귀츨라프를 기념하는 고대도 교회가 있으며, 경남 통영시 한산도는 매년 8월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충무공의 구국정신을 기리기 위한 한산대첩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쉬기 좋은 섬’은 인적이 드문 섬에서 힐링여행으로 치유하는 섬으로 죽도, 이수도 등 3개섬이 선정됐다. 충남 홍성군 죽도는 푸른 대나무 숲과 아름다운 천수만 풍경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섬이다. 경남 거제시 이수도는 인근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구성된 회정식을 포함한 1박 3식 제공하여 한적한 섬마을 풍경을 즐기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체험의 섬은 낚시, 갯벌 체험, 짚라인, 해상케이블카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는 섬으로 시호도, 욕지도 등 6개 섬이 선정됐다. 전남 고흥군 시호도 원시인 체험, 어로체험 등을 즐길 수 있으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는 관광모노레일로 기암괴석의 해안절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을 수 있다.
- 창녕 성씨 고택 대청마루 내려서면 제주바다에 닿는다
- 작가 임창민이 서울 종로구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연 개인전 ‘앳 더 모멘트’에 건 미디어작품 ‘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2018) 옆에 섰다. 규모 180×300㎝의 작품은 창덕궁 수강재를 촬영한 사진 안에 힘차게 떨어지는 구미 대해폭포수 영상을 심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완벽한 풍경이 아닌가. 고즈넉한 대청마루 저 밖으로 내다보이는 전경이 바다를 품었으니. 빳빳한 창호지 저 건너편으로 말이다. 어떤 날은 허옇게 부서진 포말이 밀려들고, 어떤 날은 바람이 일어 풀잎을 건드린다. 어떤 날은 푸른 폭포수가 속을 다 게워내고, 어떤 날은 내 집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노란 잎이 앞집 지붕을 물들인다. 굳이 우직한 고택이 부담스럽다면 현대식 세련된 장소로 옮겨갈 수도 있다. 테이블과 의자만 지키고 있는 정돈된 공간, 그곳에 난 창밖으로도 꽃잎은 떨어지고 구름이 움직이며 노을은 번진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세월도 가고. 그런데 말이다. 저 완벽한 풍경에 ‘균열’이 있다면 믿겠는가. 손 하나 보탤 데 없는 저 매끈한 장면에 ‘태생의 비밀’이 있다면? 맞다. 사실 완전체로 보이는 저 풍경에는 누군가가 작정한 금이 들어 있고, 그 금을 따라 나선 데에 창과 문이 나 있으며, 그 창과 문 너머로 전혀 의도치 못한 또 다른 풍경이 꿈틀대며 들어차 있는 거다. 알 듯 모를 듯한 이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사진으로 촬영한 어느 풍경, 거대한 그 화면 안쪽에 사각 프레임이 ‘열려’ 있다. 액자처럼 걸린 게 아니라 열려 있는 거다. 그래서 문밖이고 창밖인 그 프레임 안엔, 사진이 이미 담아낸 전경과 아무 상관이 없는 장면이 또 펼쳐지는데. 그저 다른 풍경 사진을 끼워 넣었나 보다 할 게 아니다. 풍경이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래, 짐작한 바로 그거다. 영상으로 촬영한 또 하나의 풍경. 파도가 밀려들고 나뭇잎이 흔들리고 폭포수가 떨어지고 눈이 내리는 그것들이, 사진 안에 길을 내고 있는 거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고택의 봄’(2021). 창녕 성씨 고택의 대청마루 문턱을 넘어서면 바로 내 발을 디딜 수 있을 것 같은 저 바깥풍경은 제주의 어느 바다다. 실제 작품에선 나뭇가지와 풀이 흔들리고 파도가 일렁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세상 속 세상 구경이 마냥 신기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드디어 그를 만났다. 이질적인 조합으로 기어이 이상적인 조화를 찾아내는 작가 임창민(50·계명대 응용미술학과 교수). 당장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저 사진 속 문과 창, 영상을 앉히려고 일부러 내신 겁니까.” 친근한 목소리의 답이 돌아왔다. “인위적인 리터치는 없습니다. 벽을 뚫거나 창문을 내거나 하지는 않지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건 표시가 나니까요.” 닮은 듯 다른 결합이지만 그저 짜맞추기 위한, 조작의 합체는 아니란 얘기다. 그때부터 비로소 그가 만든 ‘정중동’의 세상에 온전히 빠져들 수 있게 됐다. 그 안엔 ‘숨죽인 듯 고요한 가운데 어떤 움직임’이 있었다. 드라마틱한 움직임이.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계단에서 본 남해 뷰’(2021). 작가가 재직하고 있는 계명대 어느 건물 계단의 난간 너머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남해의 물결이 내다보인다. 건물 계단은 사진으로, 남해는 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진과 영상, 이질적 조합으로 이상적 조화를 찾아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 작가 임창민의 ‘프레임’들이 걸린 곳이다. ‘앳 더 모멘트’(At the Moment)라고 했다. ‘지금에’란 뜻이려나, ‘현재에’란 뜻이려나. 굳이 그런 주제의 전시명이어야 한 건 역설적으로 ‘지금에’로도, ‘현재에’로도 가능하기 때문일 거다. 두 개의 공간을 펼치고 두 개의 시간을 가둬 우리 눈앞에 나란히 펼쳐놓는 일이니까. 그렇다. 사진과 영상 그 합체로 작가가 담아내려 한 것은 사실, 풍경 그 이상인 ‘시간’이다. 그 시간을 담아내려는 데 풍경이 적절했을 뿐이고,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려는 데 사진만으로는 충분치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인가. 작가는 모든 작품에 ‘시간 프레임 속으로’(Into a Time Frame)란 타이틀을 붙였다. 작가 임창민이 서울 종로구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연 개인전 ‘앳 더 모멘트’에 건 미디어작품 ‘시간 프레임 속으로: 에콜라파크’(2021) 옆에 섰다. 대구의 한 카페(사진) 창밖으로 미국 포틀랜드의 에콜라파크 해변(영상)이 펼쳐져 있다. 영상에선 허연 포말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덕분에 그런 시간여행은 물론, 공간이동까지 가능해졌다. 창녕 성씨 고택의 마루문(사진) 밖으로 제주바다(영상)가 펼쳐지고(‘시간 프레임 속으로: 고택의 봄’ 2021), 제주 애월 해걸음 공사장(사진)에선 포항바다(영상)의 일출이 보인다(‘시간 프레임 속으로: 포항 해안 뷰’ 2021), 서울 창덕궁 수강재(사진) 너머론 구미 대해폭포(영상)가 뻗치고(‘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 2018), 대구의 한 카페(사진) 창밖으론 포틀랜드 에콜라파크의 해변(영상)이 이어진다(‘시간 프레임 속으로: 에콜라파크’ 2021). 그럼에도 작가의 작품 안에선 시공간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 멀쩡히 존재하는 실제공간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떡하니 꺼내놓고 “이런 데는 없습니다”하는 셈이니까. 그래서 작가의 작업은 최소한 그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세계’를 향하는 일이다. 가령 그이의 전시작 중 유일하게 사진과 영상이 겹치는 해인사 연화문의 눈 오는 풍경(‘시간 프레임 속으로: 산사의 눈’ 2021)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말이다. “연화문을 통해 내다본 꽉 막힌 풍경이 늘 답답했다. 그래서 그 답답한 전경을 걷어내고 눈이 소복이 쌓인 지붕, 확 트인 하늘과 산세가 보이는 영상을 들였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산사의 눈’(2021). ‘해인사 연화문’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전시작 중 유일하게 사진과 영상이 겹치는 장소다. 그럼에도 실제 ‘해인사 연화문’에선 저 바깥세상을 찾아볼 수가 없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미리 ‘결합’을 계획하기도 하지만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게 대부분이란다. 시간을 담아두는 작업이지만 정작 작가의 시간은 ‘잴 수도 없다.’ 눈 오는 날 풍경은 10년에 걸쳐서 제작했다고도 하니. “사진을 먼저 찍을 때도 있고 영상을 먼저 찍을 때도 있다. 촬영을 빼고 한 점 제작에만 2∼4주가 족히 걸린다.” ◇멈춤과 움직임 늘 공존하는…어차피 이중적 세상미디어아티스트로 불리는 작가지만 사실 전공은 사진도 영상도 아닌 응용미술이란다.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라고 할 거다. 대학시절 사진에 기웃거렸던 게 계기가 됐다.” 그간 시도해온 형태는 다양하다. 비행기 창문 밖을 내다보게도 했고 회색벽에 걸린 액자를 들여다보게도 했다. 이번 전시작이 좀더 ‘생생’할 수 있었던 건 2019년 연구년으로 가 있던 미국 포틀랜드에서 촬영한 사진·영상을 보탠 덕이다. 전시에는 폭 300㎝ 대작부터 한눈에 들어오는 75㎝ 남짓한 작품까지 16점을 걸었다. 에디션은 8점 정도 만든다고 했으니 흔치 않은 ‘베스트 중 베스트’를 옮겨왔을 거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햇살 비치는 오레곤 해안’(2021). 미국 포틀랜드의 후드리버란 동네서 촬영한 사진에 오레곤 해안의 파도치는 풍경의 영상을 넣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이상적 그림’이 미혹하는 힘은 적지 않았다. 180×300㎝인 ‘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2018)을 비롯해 작가의 작품은 주로 기관·기업에 팔려 나갔는데. 멀리는 뉴욕대, 골드만삭스그룹, MOCA상하이가 있고 국내에선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미술관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 신영그룹, 보광병원 등 기업·병원에서 많이 찾았다. 멀지 않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선 5×7m 전광판으로도 볼 수 있을 거란다. 한바탕 긴 여행을 끝내고 진짜 현실로 돌아오는 길. 새삼 뒤돌아본 세상풍경이 작가의 작업을 닮아 있었다. 저곳에선 고정된 하나의 프레임을 서로 강요하지만, 그 안쪽세계는 늘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지 않던가. 어차피 세상은 그렇게 이중적이란 얘기를 작가가 에둘러 꺼내놨을 뿐이다. 멈췄다고 생각한 것이 움직이고, 흔들린다고 믿는 것이 정지해 있는. 실제라고 확신했으나 환상이었고, 꿈이라고 몰아갔던 일이 현실이 되는. 문득 ‘포항 화진해수욕장 허름한 간이건물 밖에 펼쳐진 제주 사계바다의 해넘이’가 아른거리는 것을 보니, 그 세상 구경을 제대로 한 거지 싶다. 전시는 7월 3일까지.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화진해변의 일몰’(2021). 포항 화진해수욕장의 허름한 간이건물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제주 사계바다다. 해 그림자는 사진으로 촬영한 화진해변에만 드리워졌을 뿐, 제주의 흰 파도를 촬영한 영상에선 찾아볼 수 없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시대藝인] 인생은 막장 속 탄가루 씹히는 도시락에도 있더라
- 황재형의 ‘식사’(1985). 광부들이 막장에 갇힌 시간 중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때라는 점심시간, 식사 장면을 그렸다. 서로의 랜턴 빛에 의지해야 내 밥이 보인다고 했다. 화가는 화면 상단 오른쪽 끝에 앉은 광부가 자신이라고 일러줬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캄캄한 어둠 속에선 서로의 랜턴 빛에 의지해야 그나마 내 밥이 보인다. 막장에 갇힌 시간 중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때, 식사하는 장면을 그렸다.” 그러곤 애틋하게 그림을 바라보던 화가가 뜻밖의 한마디를 던진다. “저들 중 내가 있다.” 칠흑 같은 갱도 끝에 잔뜩 웅크리고 앉아 말없이 젓가락만 움직이는 무리의 사내들. 화가는 손끝으로 그중 한 사람을 가리킨다. 여느 광부와 다르지 않은 몰골. 저이의 머리에도 랜턴 빛은 삐져나오고, 얼굴에는 숯검댕이 번뜩인다. 앞사람의 쭈그린 어깨너머로 어슴푸레, 입 언저리로 가져간 밥 한 뭉텅이도 보인다. 넓은 작업실, 환한 갤러리도 아닌 탄광 속 화가라니. 그림 옆엔 ‘식사’(Lunch·1985)란 단출한 타이틀만 붙어 있다. 황재형의 ‘식사’(1985) 중 부분. 화가는 오른쪽에 보이는 얼굴이 갱도 안에 있던 자신이라고 일러줬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젊은 화가 지망생이 강원 황지(‘태백’의 옛 지명) 탄광촌에 정착한 건 1982년. 중앙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직후였다. 신입적자(일용노동자)로 광부의 길을 자처했던 터. 태백·정선·삼척 등지에서 붓·물감 대신 잡은 곡괭이·석탄과의 사투가 3년여간 이어졌다. 온통 검정뿐인 탄광촌, 말라비틀어진 폐광촌을 문신 새기듯 온몸에 기록한 그이는 이후 그 짙은 흔적을 화폭에 옮겨놓기 시작했다. 광부화가 황재형(69). 육체에 덮인 광부로서의 삶은 오래가지 못했다. 눈에 심각한 질환이 생겨 더 이상 갱에 들어갈 수 없었던 거다. 하지만 정신에 씌운 광부로서의 삶은 평생 이어졌다. 아니 벗겨내질 못했다. 어찌 뽑아버리겠는가. 절망을 캐는 게 전부여도, 구차하지만 차마 버릴 순 없는 희망 한줄기 품었던 동료들이 늘 눈에 밟히는데, 지하 몇백미터 아래 가둬놔도 꿈틀대는 그 지독한 생의 본질을 같이 겪어봤는데. 그래서 그이는 아직도 광부화가로 산다. 일흔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광부화가 황재형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서 연 ‘회천’ 전에 건 자신의 작품들 앞에 섰다. ‘실없는 소리’(1986), ‘선탄부 권씨’(1996), ‘광부 초상’(2002) 등 탄광촌의 일상과 광부들의 얼굴 등을 그린 소품들을 따로 모아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 연 대규모 회고전은 그 검고 푸른 흔적을 모아놓은 자리다. ‘회천’(回天)이란 테마를 달았다. ‘천자의 뜻을 돌이키거나 혹은 형세를 바꿔 일으킨다’는 뜻. 그렇게 하늘을 움직일 태세였는지, 무섭도록 진하게 가둔 삶의 이면 65점이 막장 랜턴 빛에서 빠져나와 미술관 조명 빛 아래 걸렸다. ◇“광부 삶을 그냥 소재로 쓰는 게 걸렸다” 39년 전 무작정 탄광촌으로 향했던 건 아니다. 화가의 결심을 재촉했던, 한 작품이 전시의 시작점으로 긴 여정을 연다. ‘황지 330’(1981). 대학 재학 중 그렸던 이 작품은 어느 광부의 죽음에서 비롯됐단다. 1980년 황지탄광에서 매몰사고로 사망한 광부의 낡은 작업복을 그린 거다. 폭 130㎝ 높이 227㎝에 달하는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건 주머니에 걸린 신분증과 가슴에 수놓인 ‘황지 330’. 설사 그가 다른 누구라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황지광업소에서 일하는 광부 330번. 황재형의 ‘황지 330’(1981). 황재형을 광부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결정적인 작품이다. 1980년 황지탄광에서 매몰사고로 사망한 광부의 낡은 작업복을 그렸다. 왼쪽 주머니 위에 ‘황지 330’이 선명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런데 이 작품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고, ‘제5회 중앙미술대전’(1982)이 장려상까지 안겨주자 견딜 수 없는 자괴감이 생겼던 거다. “광부들 삶을 그냥 소재로 쓴다는 게 굉장히 마음에 걸렸다. 구경꾼, 사기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시욕에 들떠 상이나 바랐던 게 아닌가 싶어 탄광으로 가자 결심했다.” 홀몸도 아니었다. 아내와 갓 태어난 아들까지 대동했다. 안경도 벗었다. 안경은 광부가 되는데 결격사유란다. 그걸 숨기고 콘택트렌즈를 낀 채 갱에 들어갔던 게 실명위기를 불렀고, 결국 퇴출됐던 거다. 전시장에는 ‘식사’ ‘황지 330’ 외에 ‘외눈박이의 식사’(1984∼1996), ‘산업전사’(1982) 등 ‘그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그때 그 현장을 옮겨놨다. 황재형의 ‘작은 탄천의 노을’(1990/2008). 건강 때문에 광부 신분을 박탈당한 뒤에도 탄광 근처를 맴돌던 화가의 눈에 든 건 몰락해가는 폐광촌. 작품은 폐수시설조차 없어 썩은 물이 흐르는 탄천 위에도 찬란한 노을이 내려앉는 고즈넉한 풍광을 잡아낸 수작으로 꼽힌다. 1990년에 그린 동명의 그림을 다시 제작한 2008년 작품이 전시장에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광부도 아니면서 탄광 근처를 얼쩡대는 삶은 계속됐다. 이번에 발목을 붙든 것은 1989년 나라의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에 따라 몰락해가는 탄광이었다. 사람이 빠진 폐광의 모양이 자꾸 눈에 들어왔단다.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탄광촌(‘고한’ 2011)은 이내 가질 수 없는 걸 탐하는 환락의 늪(‘욕망’ 2008)이 됐고, 그럼에도 떠날 수 없는 이들의 질퍽한 시름으로 남았다(‘철암역’ 1984∼2006). 이 시기 그이의 수작으로 ‘작은 탄천의 노을’(1990/2008)이 꼽힌다. 폐수시설조차 없던 탄광촌, 썩은 물이 흐르는 탄천 위에도 찬란한 노을이 내려앉는 고즈넉한 풍광을 잡아낸 작품이다. 황재형의 ‘겨울잠’(2006). 매서운 강원의 눈보라가 내려앉은 겨울풍광은 자주 그이의 시선을 붙들었다. 판잣집 위에 내려앉은 가난까지 얼어붙은 폐광촌의 지독한 겨울을 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황재형의 ‘백두대간’(1993∼2004). 11년에 걸쳐 완성을 본, 206.4×496㎝에 달하는 역작 중 역작이다. 산과 산이 첩첩이 쌓인 끝없는 행렬에 그는 어렵게 종지부를 찍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마을이 아닐 때는 산으로 향했다. 통리재를 배경으로 한 ‘백두대간’(1993∼2004)은 역작 중 역작이다. 높이 206.4㎝, 폭 496㎝에 달하는 작품은 11년에 걸쳐 완성을 봤다. 산과 산이 첩첩이 쌓인 끝없는 행렬에 그는 어렵게 종지부를 찍었다. 매서운 강원의 눈보라가 내려앉은 겨울풍광은 자주 그이의 시선을 붙들었다. 진짜 흙으로 흙산에 뒤엉킨 눈덩이를 그린 ‘어머니’(2005), 판잣집 위에 내려앉은 가난까지 얼어붙은 ‘겨울잠’(2006) 등도 이즈음 작품이다. 하나같이 인간이 사라진 풍경에도 인간이 존재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을 심어낸 것들이다. “산은 사람을 닮고 사람은 산을 닮고, 광부의 표정은 집의 표정이며, 산의 표정은 그곳 사람들의 표정”이라고 했더랬다. 그래선가. 그가 본 산등성이의 주름은 그가 그린 광부 얼굴의 주름에 빈번히 오버랩됐다. ◇“막장은 태백만이 아니라 서울에도 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한 노인의 얼굴을 파들어간 그 주름은 유독 아프다. 한때는 산업전사였다. 이젠 “다 탄 연탄재처럼 설 자리가 없는 은퇴한 광부”일 뿐이다. 나라와 자식에 자신을 내준 어느 광부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린 ‘아버지의 자리’(2011∼2013)는 광부화가의 ‘제3기’에 등장했다. 황재형의 ‘회천’ 전 전경. 나라와 자식에 자신을 내준 은퇴한 어느 광부를 그린 ‘아버지의 자리’(2011∼2013·왼쪽) 안쪽으로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탄광촌의 시름을 드러낸 ‘고한’(2011·부분)과 그 틈에 끼어든 환락의 늪을 그린 ‘욕망’(2008)이 차례로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무렵인 10여년 전부터 화가는 물감 대신 독특한 소재를 꺼내 들었는데 ‘머리카락’이다. 태백에 있는 미용실이란 미용실에서 모조리 공수받은 머리카락을 캔버스에 덕지덕지 붙인 작품이 차례로 세상에 나왔다. ‘아버지의 자리’에 모델로 나섰던 광부를 머리카락으로 다시 풀어낸 ‘드러낸 얼굴’(2017)을 앞세워, 탄광으로 들어가는 철로에 멈춰선 수레는 ‘잔설’(2017)로, 광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서 포즈를 취한 ‘별바라기’(2016), 바람만 남은 황량한 동네풍경을 묘사한 ‘나한정에 부는 바람’(2017) 등이 전시장에 걸렸다. 왜 굳이 머리카락인가. “생명 순환 논리의 증거물이 아닌가. 어떤 사람을 대신하는, 인류의 최초이자 마지막 옷이다.” 그 증거물인 머리카락으로 삶의 기록을 담아내는 게 뭐가 특별하겠느냐는 거다. 황재형의 ‘잔설’(2017). 10여년 전부터 시작한 ‘머리카락 그림’ 중 한 점이다. 강원 태백의 미용실에서 공수받는다는 머리카락으로 이젠 멈춰버린 선로 위의 수레를 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광부화가 황재형을 우린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대표화가’라 부른다. 묘사가 어떻든, 표현이 어떻든 그이의 리얼리즘은 ‘사람 사는 도리’였다. 이는 “막장이 태백에만 있는 것 같은가. 서울에도 있다”는 생각으로 모였다. 그러니 “시대극복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거다. 이걸 놓치면 미술은 그저 자기과시일 뿐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못다한 게 있는가 보다. 여전히 그이는 그곳에 산다. “내가 화가인데 광부가 되겠다고 진짜 광부야 됐겠는가. 난 그저 그들과 막장에 머물렀을 뿐이다.” 전시는 8월 22일까지. 작업실의 황재형.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서 연 ‘회천’ 전에 소개한 인터뷰 영상을 다시 촬영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오현주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