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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 "셔터 다시 올렸으니 장사해야죠"(인터뷰)
- ▲ 최민식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30일자 28면에 게재됐습니다.[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4년 여의 공백. 피빛 복귀. 그리고 또 1년. `연기의 신(神)` 최민식(49)이 돌아왔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를 통해서다.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1990년대, 부산의 넘버원이 되고자 했던 나쁜 놈들 이야기. 그는 깡패도 일반인도 아닌 일명 반(건)달, 허세 가득한 로비스트로 관객과 만난다. 쉽게 말해 영화에 함께 출연한 하정우가 주먹 쓰는 나쁜 놈이라면, 최민식은 머리 쓰는 나쁜 놈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그는 차가운 얼음물을 연신 들이켰다. "어제는 술, 오늘은 물. 심하게 젖었다"며 허허 웃었다. "VIP 시사회에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뒤풀이 장소로 정한 식당 1, 2층이 우리 손님으로 꽉 차서는…. 정말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 만나 기분 좋게 `너 죽고 나 죽자` 했네요."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돼 거꾸로 흘렀다. 1년 전 `악마를 보았다` 이야기부터, 이경규와 삼수갑산 멤버로 활동한 동국대 학창시절, 실제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까지. `올드보이` 최민식의 전성시대는 다시 올까? 그의 복귀에 대해 궁금한 몇 가지를 물었다.◇`악마` 장경철의 환생? `악마를 보았다` 후유증이 컸다. 온통 피바다였던 현장이 싫었다. 구역질이 났을 정도다. 그런데 어쩌나. 내 일 자체가 그런 걸.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 장경철이 되어 갔다. 나도 모르게 욕을 하고 사소한 것에도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등 폭력성이 극에 달했다. 대중의 반응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어~ 안녕하세요!` 웃으며 인사하던 사람들이 `악마` 출연 이후부턴 `어?` 하곤 손으로 입부터 막고 보는데. 눈빛으로 `저 악마`, `X새끼` 하는 것 같더라. 엘리베이터 같은 데서 마주하면 더했다. 사람을 죽여도 그렇게 막 죽이지는 말았어야 하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 부분은 아쉽다. 얼마 전 대학 은사님께선 제 친구를 조용히 불러 `민식이가 이번에도 사람 많이 죽이냐?` `또 나쁜 놈이냐?` 걱정돼 묻으시더란다. 이번에는 다르다. 1980, 90년대 거친 시대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낸 사나이들에 대한 연민을 그렸다. ◇ 실제로도 로비의 달인? 영화에서 최익현은 불리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경주 최 씨 충열공파 35대손`을 외친다. 혈연은 그의 최대 무기다. 나 역시도 최익현스러운 속성이 있다. 집안 어르신이 아파 입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면 `그 병원에 누가 있다고 했지?` 먼저 생각하니. 하지만 최익현만큼은 아니다. 배우에게 윗선이라고 해야 감독, 제작사가 전부 아닌가. 그들이 같은 학교 나왔다고 캐스팅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랬다간 공멸한다. 영화판은 비교적 학연, 지연, 혈연과 거리가 멀다. 그리고 실제로는 전주 최 씨다. ▲ 최민식 ◇ 이경규와 영화 계획은? 언제든 오케이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선후배로 만나 30년 넘게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내가 1학년 때 경규 형이 4학년이었다. 당시 각 한번마다 한 명씩 `삼수갑산` 클럽의 멤버가 있었는데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한 (이)효정이 형이 바로 위 기수 멤버에 경규 형이 대장이었다. 매년 연말이면 그때 멤버들이 다시 모이는데 최근 모임에서 경규 형이 ``범죄와의 전쟁` 제작보고회 때 사회를 봐주겠다!`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그럴 짬밥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면서 `너 이 형이 진행하는 `힐링 캠프`는 보냐?` 묻던데. 하하. 그 정도로 친하다.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만나면 영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아는 이경규는 굉장히 진지한 사람이다. 특히 영화에 관한한 더더욱. 영화를 보는 눈이 정확하고 예리하다. 어제도 VIP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는 `너네 다 사투리 아니야. 김판호 역 맡은 조진웅 사투리가 오리지널이지` 말해 뜨끔했다. 학교 다닐 때 우리 언제 같이 영화 만들자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 꿈을 오십이 넘어 이루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나. ◇ 실제 아버지는? 감독은 경찰공무원이었던 아버지 세대를 연민의 눈으로 그리고 싶다고 했다. 나 또한 그런 아버지의 기억이 있어 쉽게 공감했다. 복덕방 같은데 가면 동네 아저씨들이 낮술을 들고 누가 듣든지 말든지 자기 얘기를 신나게 늘어놓다 지쳐 추적추적 걸어 나가지 않나. 그런 뒷모습이 담기길 바랐다. 우리 아버지는 함경도 이북 분으로 말수가 원체 없는 데다 집에 오면 더했다. 밖에서 일어난 일을 단 한 번도 집에서 하는 법이 없었다. 자그마한 전기 설비 회사를 운영하셨는데 주로 학교 일을 많이 맡아 했다. 아버지의 본 모습을 본 건 중학교 때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 일감을 따러 오셨는데 교장 선생님께 머리를 조아리며 "아, 네 감사합니다. 언제 식사라도 한번 하시죠!" 인사를 하더라. 난생 처음 보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 오르고 내리고..다시 뛰는 건가? 배우로 살며 굴곡이 컸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운동과 고액 출연료 논란 등으로 영화계를 잠시 떠나 살기도 했고. 사람인데 나라고 왜 상처가 없고 상심을 안했겠나. 하지만 지금은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생각한다. 쉬는 동안 여행도 다니고 나름 좋았다. 낙천적인 성격이 도움이 많이 됐다. `악마를 보았다`가 복귀의 전초전과 같은 작품이라면 이번 `범죄와의 전쟁`은 본 무대다. 셔터 다시 올렸으니 제대로 판 깔고 장사할 일만 남았다. (사진=한대욱 기자) ▲ 최민식▶ 관련기사 ◀☞최민식, “가장 만나고 싶은 연예인은 소녀시대”☞최민식, 하정우와 `범죄와의 전쟁`.."나는 행운아"☞하정우-윤종빈 감독 "동네 술친구이자 영화적 동지"☞최민식, 7년 만에 예능 나들이☞안성기·고아라·하정우···도플갱어, 운명은?☞[포토]조진웅-하정우-최민식 `三男三色`☞[포토]조진웅-하정우-최민식 `미소 짓는 `국민 살인자(?)` 삼인방`☞[포토]하정우 `온몸에 문신하니 만감교차(?)`
- [재테크]새해 출발은 부부간 `재무대화`부터
- [박상훈 재무상담사] 결혼 5년차 부부인 저희는 평소 돈 쓰는 습관이나 관심사가 너무 다릅니다. 평소엔 서로 불만을 가지고 있다가 명절 등 씀씀이가 커지는 시기엔 큰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간 갈등을 줄이고 지출에 대한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우리가 돈을 버는 목적은 결국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돈을 쓰는 것도 행복한 곳에 잘 써야하지 않을까? 열심히 수고해 번 돈을 어떻게 잘 관리하고, 사용해야 하는지 부부가 함께 대화하고 가정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정해야 가정의 행복지수도 높아진다. 그런데 막상 많은 가정들이 삶의 우선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서로가 어떤 삶을 원하는 지 대화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바쁘게 살아간다는 이유로 재무적인 결정을 내릴 때도 부부가 마음에 있는 이야기나 평소 가치관에 대해서 충분히 대화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돈은 보이지 않는 문제를 끄집어내는 자석과도 같다. 급하고 어려운 일을 겪을 때 돈 문제가 결부되면 서로의 불만을 터트리는 것은 물론 결국 불화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평소에 지출 습관에 대해 서로 점검하고 일정금액을 초과하는 지출이 발생한다면 배우자와 의논하거나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재정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재무대화는 돈 문제를 둘러싼 가정의 갈등을 예방한다. 흔들려도 결국 바로 서는 오뚜기처럼, 재무대화는 가정이 화합하고 다시 설 수 있는 원칙이 되기도 한다. ◇ `만사소통`의 지름길, 재무대화를 하자 새해 첫 달이 가기 전 하루를 `부부 재무대화의 날`로 보내면 어떨까? 이날은 모처럼 좋은 곳에서 둘만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오후 시간만이라도 좋다. 가까운 호텔이나, 전망 좋은 스카이라운지 같은 카페로 가자. 돈이 들더라도 서로를 알아가는 꿈을 나누는 `행복한 사치`는 필요하다. 새해에 꼭 하루라도 특별한 날을 정해서 우리 가정내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일년을 살아 온 우리 부부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대화하면서 행복한 가정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자. 우리 가정 살림살이에 대한 계획은 한해 부부가 보내게 될 `삶`의 그림에서 나온다. 서로가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는지, 아내와 남편이 서로 무엇을 꿈꾸는지 충분히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내어보자. 백지에다 서로의 꿈과 원하는 삶의 모양들을 하나씩 적어보자. 현실적으로 1년 동안 이벤트성 자금과 비정기지출 등을 파악하고 어떻게 준비가 되고 있는지 또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지 점검해보자. 시야를 더 넓혀 다니고 있는 직장내 근무환경의 변화는 없는지, 어떻게 비전을 세워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나눠보자. 자녀를 계획하고 있거나 진학을 한다면 교육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어떻게 아이를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대화해야 한다.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며 부모님을 잘 돕는 방법 등 따스한 얘기도 나눌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인정받지 못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이 없을 때 자존감이 낮아지고 소극적으로 변한다. 자꾸 움츠러들고 부모의 눈치를 보게 된다. 부부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대화해야 한다. 서로 격려하고 서로의 고충에 대해 들어 주어야 한다. 처음은 어색하고 힘들 것이다. 그러나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조금만 시간을 내보자. 차츰 가족의 행복을 찾아가는 가정의 모습이 될 것이다. ▲ 박상훈 팀장은 「돈 걱정 없는 신혼부부」의 저자로 현재 (주)TNV어드바이저 돈 걱정 없는 우리집 지원센터에 몸담고 있다. 한창제지에서 외환관리로 금융분야에서 종사했고, 지금은 돈보다 사람에 관심이 더 많은 7년차 재무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삼양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 이랜드그룹의 가족수련회 등에서 재무교육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박 팀장은 '가족애(愛)를 지키는 지혜‘에 관심이 많다. 수많은 재테크 정보 가운데서도 특히 가족이 행복한 돈 관리와 해법에 주목하고 있다.
- 이제훈 "2011 신인왕? 변한 게 없으니 아이러니"(인터뷰)
- ▲ 이제훈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27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편집자주]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黑龍)의 해다. 희망과 성공을 상징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 점을 찍듯 눈을 그려 넣었더니 용이 하늘로 훨훨 날았다고 고사는 전한다. 올해 화룡점정처럼 `여의주`를 입에 물고 비상할 문화예술 차세대 스타는 누가 있을까. 기대주를 만나 포부를 들어본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지난해 영화계 샛별은 하나였다. 신인상 5관왕 그랜드슬램(대종상·청룡상·부일영화상·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의 주인공, 배우 이제훈. 단 한 번도 예외는 없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높이 날았다. 하지만 그는 "아직 멀었다"며 "더 날아야 한다"고 욕심을 냈다. 그와의 인터뷰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드라마 촬영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전화로 진행됐다. 지난해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고지전`으로 상업영화에 안착한 그는 최근 영화 `건축학개론`에 이어 `점쟁이들`, 드라마 `패션왕` 촬영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의 소감은 다소 뜻밖이었다. 그는 "거실 한편에 진열해둔 트로피의 개수만이 늘었을 뿐 정작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쟁영화를 찍던 `고지전` 때보다 살은 더욱 빠져 178cm 큰 키에 60kg대 체중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최고의 발견`으로 해석된 상들에 대해서도 "꿈은 꿨지만 기대는 못 했다"면서 "그보다는 `파수꾼`의 기태, `고지전` 중대장 신일영의 존재감이 남달랐다는 평가에 들떴다"고 진중하게 말을 이었다.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갑자기 너무 많은 주목을 받아 부담도 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죠. 부족하지만 온 힘을 다해, 후회 없이 연기할 겁니다." 충무로가 주목한 그의 매력은 `양면성`이다. 부드러움과 단단함이 공존하는 얼굴에 청춘의 불안함과 희망이 뒤섞인 눈빛. 연예계에서 흔치 않은 공학도 출신에 한국 나이로 올해 스물 아홉 살이 됐지만 아래로 10살은 거뜬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연기의 폭이 넓다. 20대 초반에는 매일 새벽 인력사무소를 찾아다니며 터널 청소에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애늙은이`라는 별명과 상반되게 춤, 노래,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배우와 스타의 얼굴도 동시에 지녔다. 영화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직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 드라마인 점도 `아이러니`하다. ▲ 배우 이제훈의 어제와 오늘. 사진 왼쪽 위부터 영화 `파수꾼` `건축학개론` `점쟁이들` `고지전`."공교롭게도 그렇게 됐네요. 촬영은 `건축학개론`이 먼저였는데 보이는 건 이제 막 찍기 시작한 `패션왕`이 3월로 앞서니까요. `패션왕`은 `고지전` 출연 이전부터 제게 관심을 보여준 이선미 김기호 작가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선택한 작품이에요. 젊은이들의 성공과 사랑을 여러 인간군상을 통해 보여주는 시놉시스도 마음에 들었고요. 유아인, 신세경, 소녀시대 유리 씨 등 젊은 배우들과 20대의 혈기왕성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작품이 될 듯합니다. 저도 기대가 커요." 특히 SBS 드라마 `패션왕`은 지난해 영화 `완득이`로 주목받은 또 다른 발견 스타 유아인과 이제훈의 만남, 연기 대결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제훈은 "(유아인과) 사이가 너무 좋아 걱정"이라며 "극 중 라이벌로 극과 극의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데 아인 씨 얼굴을 보면 웃음부터 나 큰일이다. `패션왕` 촬영 전부터 서로의 팬이었다. 직접 만나 보니 감정 교류가 진실한 사람이더라. 출발이 다른 두 남자의 성공 스토리를 각기 다른 색깔로 풀어내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드라마에 이어 선보일 영화 `건축학개론`은 로맨스 멜로에 `점쟁이들`은 코믹 호러. 장르의 변주와 캐릭터의 확장이 크다. 어둡고 자기 파괴적인 인물에서 벗어나 맡은 역할도 한층 가벼워졌다. `패션왕`에서는 성공에 대한 야망이 큰 재벌 2세로 등장하며, `건축학개론`에선 풋풋한 첫사랑을 경험하는 대학 초년생의 모습을, `점쟁이들`에선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괴짜 퇴마사로 3색 변신을 이어간다. 이제훈은 배우는 끊임없이 선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제아무리 연기가 훌륭해도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목표도 관객이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으로 정했다. "데뷔 전 `연기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컸고,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어요. 집안의 반대도 심했는데 무엇보다 부모님께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효도하며 살고 싶은데 사람 구실 못하게 될까 봐 불안했죠. 그래서 꿈을 펼칠 무대가 생긴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소중하고 행복해요. 사실 연거푸 작품을 하며 살짝 지치기도 했어요. `점쟁이들` `패션왕` 다 찍고 나면 조금 쉬어야지 하는데 그것도 모르죠. 제 심장을 뛰게 하는 작품이 생기면 또다시 움직일 지도요." (사진=김정욱 기자)▲ 이제훈▶ 관련기사 ◀☞`패션왕` 이제훈 "유아인 보면 웃음만···어쩌죠?"☞이제훈의 신년계획..`눈만 그려 넣으면`☞유아인·신세경·이제훈·유리가 한 자리에☞이제훈,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2011 최고 신인`☞우리, 차기작은 영화···이제훈 이어 `점쟁이들` 합류☞이제훈, `파수꾼`으로 대종상 신인남우상..`대세 입증`☞`고지전` 이제훈, 차기작서 `점쟁이` 파격 변신
- `진짜 테마주는 따로 있다`
-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주주인데요. 테마주라고 해서 샀는데 왜 이렇게 빠지는 겁니까?" "저희는 그런 테마주가 아닙니다. 실적을 좀 봐주세요" 한 태양광 업체에 근무하는 최 모 팀장은 오늘도 전화기를 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답답한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른다. 매일 같이 걸려오는 투자자들의 전화로, 이젠 벨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댄다. 또 어떤 항의일까 두려움이 앞선다. 최근 우리 증시가 테마주 몸살을 앓고 있다. 오는 4월과 12월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정치 테마주'' 광풍이 불어서다.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보다 ''대표이사가 누구랑 어떤 관계라더라''라는 소문만 듣고 몰려드는 투자자들로 증시가 휘청거린다. 급기야 금융당국도 테마주에 대해 칼을 빼 든 상황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테마주라고 모두 같은게 아니다 문제는 기업의 가치와 사업성과는 전혀 무관한 ''설(說)''이 주가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옷깃만 스쳐도, 사진만 찍혀도 나도 모르게 ''테마주''로 묶인다. 자고나니 ''유명주(株)''가 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최 팀장은 "통화하다보면 답답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정치 테마주도 아닌데 ''테마주''라는 말만 듣고 주식을 산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요즘 테마주가 아닌 것이 어디있느냐"면서 "실적이나 사업성은 안보고 잘 몰랐던 기업이 총선이나 대선 호재도 아닌, 영업 호재로 주가가 오르는 것인데 이런 것은 안보고 무작정 같은 테마주 아니냐며 달려드는 통에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털어놨다.전문가들은 최근 거론되는 정치 테마주와 실적이나 사업성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테마주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유 없이 오르는 테마주와 사업성에 기초해 오르는 테마주는 기본적으로 ''테마''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이유있는` 주가 상승 종목에 투자해야 실제로 이 업체가 속한 태양광 테마주는 지난 16일까지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태양광 대장주인 OCI(010060)는 17.16% 올랐고 넥솔론(110570)은 31.33%, 웅진에너지(103130)도 19.40% 상승했다. 한화케미칼(009830), 신성솔라에너지(011930), 오성엘에스티(052420) 등도 작게는 5%에서 많게는 20% 까지 올랐다. 작년 태양광 업체들의 주가는 평균 20%~70% 까지 떨어졌다. 태양광 업체들은 작년 유럽 재정위기와 공급과잉 이슈가 부각되면서 대표적인 ''문제 종목''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과 OCI의 미국 초대형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참여 등 가시적인 상승 모멘텀이 존재했다. 지난해 크게 주목 받은 바이오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바이오주는 ''실체가 없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실체를 조금씩 드러내보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런 움직임은 올해도 진행중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068270)은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와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지난해말 임상시험을 마쳤고 올해초 시판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들어 1.39% 상승했다. 메디포스트(078160)도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시판 허가 전망에 18.03% 올랐고, 차바이오앤(085660)은 정부의 지원확대 소식에 5.57% 상승한 상태다. 결국 이들 태양광 테마주와 바이오 테마주는 정치 테마주와 달리, ''이유 있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반면, ''정치 테마주''는 이런 사업성이나 기업의 실적과는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 자칫 해당 기업과 투자자 모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정치 테마주? 답답해 죽겠습니다" 최근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한 업체 관계자는 "사실 우리도 우리가 정치 테마주인지 꿈에도 몰랐다"며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기업가치가 아니라 대표이사와 대권 주자와의 인연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이런 부분들은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면서 "금융당국도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나서고 우리는 그저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손 놓고 앉아있을 수 밖에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스몰캡팀장은 "사실 테마주에 대해 언급하기는 조금 조심스럽다"면서도 "정치 테마주와 같은 사업을 영위해 묶여 있는 테마주와는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여기저기서 테마주, 테마주 하다보니 여타 건실한 테마주들까지도 도매급으로 묶여 의혹의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테마주의 경우, 선거라는 모멘텀이 지나고 나면 그런 업체가 있었냐는 듯이 시장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것이 속성"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런 인스턴트성 테마주보다 사업성과 실적에 기반한 테마주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무난했던 옵션만기일 이후 부각되는 업종과 테마는?☞조정구간 발생시 "외인 수급주" 매매로 기회 잡아야☞태양광株 `햇빛이 보이기 시작했다`-신한
- "무릎은 살 속에 숨은 마을"…몸과 언어의 密愛
-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17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작가 김경주(사진=문학동네)[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문학은 숨 쉬는 경험이다.” 그런데 그 경험이 곧 몸이라면. 그래서 몸에 관한 이런 문학이 가능했다면. `핏줄`은 고독해서 몸속으로 숨어버린 살이며 아직 발견하지 못한 채 물 속 깊이 떠다니는 슬픈 대륙의 이미지다. `목선`은 잠자는 육신을 공중으로 데려갈 때 필요한 선이고, `무릎`은 살 속에 숨은 마을, `쇄골`은 육체가 기적적으로 이루어낸 선의 풍경이다…. 몸에 관한 섬세한 탐색을 이룬 그가 시인인지 극작가인지는 중요치 않다. 아니 구분이 불필요하다. 그는 단지 글을 쓰는 작가일 뿐이다. 2006년 첫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로 등단해 `시차의 눈을 달랜다`로 2009년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는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 올린 작품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로 극작가 대접을 받는다. 김경주(36), 그가 산문집 `밀어`(384쪽, 문학동네)로 2년여 만에 돌아왔다. 인간의 몸 각 부위에 명명된 욕망과 고뇌의 흔적들을 죄다 헤집어낸 육체의 대서사시를 들고 왔다. `몸에 관한 시적 몽상`이란 부제가 설명하듯 책에서 몸은 주체이자 곧 형식이다. 그런데 보통 `신체`라 불리는 유기적 관계성과는 거리가 멀다. 몸은 낱낱의 부위가 합쳐진 한 덩어리일 뿐이다. 눈동자, 귓불, 잇몸, 솜털, 손가락, 뺨, 입술, 쇄골, 복사뼈, 무릎, 달팽이관, 보조개, 갈비뼈 등, 마흔여섯 가지 별개 기관들의 합체다. 몸을 이룬 기관들에 대해 작가는 철학, 언어학, 역사학 등 인문적 고찰을 넘어 민속학, 생물학, 의학적 해부를 아우른다. 우주법칙과 자연현상을 연구해 운명을 점친다는 운기학까지 넘본다. 그리고 가장 깊게 응시하고 은밀하게 더듬는 시선으로 은유와 상징이 점철된 언어를 불러낸다. 작가에게 말은 감각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감각을 만들어내는 도구다. 이성과 논리의 잣대는 여기선 별 소용이 없다. “종아리는 부러질 수 없는 부위지만 학대에는 쉽게 핏줄이 올라오는 부위”이기 때문이고, “사람은 상대가 좋아지지 않으면 절대로 그 사람의 귀를 만지지 않는다는 것”을 오랜 실험에서 터득했기 때문이다. 왜 몸인가. 작가가 몸에 몰입한 것은 신체극 이미지극 같은 실험극을 기획하고 극을 쓰고 연출을 해냈던 것과 무관치 않다. “몸을 관통하지 못하는 언어는 어디로든 데려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다. 덕분에 현대시를 확장한 시극이 그의 통합 장르가 됐고 몸에서 삐져나온 시어들은 그의 시학이 됐다. `몽상`은 책에서 작가가 즐겨 쓴 말이다. “몽상하는 눈동자는 눈을 배웅한다. 꿈이란 한 몸에서 서로 다른 눈들을 가지고 만나는 진실이기도 하지만 눈동자가 우리 몸에 숨긴 유령의 배후이기도 하다. 몽상은 눈동자의 유령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눈동자로 살핀 쇄골을 `바로크의 빗장`이라 하고 등을 `몸으로부터 추방당한 세계`라고 일컫는다. 글쓰기의 파격 또한 작가가 몸에 들이댄 관념성 못지않다. 문장은 뚝뚝 부러지고 단어들은 이탈한다. 친절한 해설 같은 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인간의 몸이나 글의 몸이나 작가가 추구하는 재해석은 독특함을 넘어서 가히 총체적 난해함이다. 사진작가 전소연이 이미지를 담당했다. 피사체의 선과 양감이 도드라진 흑백의 화보들은 몸이 속삭이는 밀어에 철저히 밀착돼 있다.
- 도지한 "연기는 `마이웨이`, `타워`로 우뚝 설래"(인터뷰)
- ▲ 도지한[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마이웨이` 280억, `타워` 130억. 출발이 좋다. 스크린 데뷔작이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 맡은 배역도 톱스타 장동건이 연기한 김준식의 10대 아역이다. 올여름에는 김지훈 감독의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로도 관객과 만난다. 두 번째 영화에선 안성기, 설경구, 손예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8년 12월 지금의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배우의 길로 들어선지 꼭 3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대박 스타`라는 말에 도지한(20)은 싫지 않은 듯 웃으면서도 "운에 더해 노력도 했다"고 혹시 모를 시선을 경계했다. 사람들은 `억` 소리 나는 출연작의 규모에 놀란다. 하지만 도지한은 영화배우가 된 것, 그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뒀다. "`네가 장동건 아역이야` 했을 때의 그 짜릿함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마이웨이` 오디션을 통과했다는 이야기를 전화로 듣는데 커피를 들고 있던 손이 바들바들 떨렸죠. 꿈에 그리던 영화배우가 됐고, 그 첫 작품이 `마이웨이`여서 행복해요." 얼굴을 알린 건 드라마를 통해서다. 2009년 KBS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로 데뷔, `거상 김만덕`에서 한재석 아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MBC 에브리원 시트콤 `레알 스쿨`에 주연으로 실명 출연하며 이름을 떨쳤다. `마이웨이` 개봉 이후에는 가능성 있는 신인으로 충무로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짙은 눈매, 잘 빠진 턱선, 부드러운 미소. 장동건, 원빈, 한재석, 주진모 등 대한민국 대표 미남 배우들의 얼굴이 언뜻언뜻 비친다. `꽃미남 배우 아역 전문`에 `주진모 닮았다`는 소리는 귀가 닳도록 들었다. 배우보다는 스타에 더 가까운 얼굴. 그런데 이야기를 나눠보면 다르다. 속이 꽉 찼다. 특히 영화 관련 이야기를 할 때에는 나이를 종잡기가 어려웠다. 1998년 만들어진 `쉬리`를 보고 강제규 감독의 팬이 됐으며, 닮고 싶은 배우는 자신보다 마흔 살이나 많은 안성기란다. "영화 `타워` 찍으며 존경하던 안성기 선생님을 직접 만나뵐 수 있어 좋았어요.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을 보고 팬이 됐는데, 그런 분과 제가 한 작품에 출연하다니요. 믿을 수가 없었죠.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세월이 지나도 한결같더군요. 직접 만나 뵙고 배우로의 목표가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타워`로 본격 성인연기에 나선 소감을 묻는 말에도 "아역과 성인 연기의 구분이 따로 있나요?" 되물으며 "물론 연기의 폭이 넓어진다는 의미는 있겠지만, 막상 해보니 다 같은 연기더라"고 배우로의 소신을 드러냈다. `마이웨이`를 촬영하며 극 중 캐릭터인 달리기 선수의 몸을 만들기 위해 자진해서 살을 빼고, 마라톤 연습에 일본어까지 익힌 도지한은 `타워`에서도 소방훈련을 받는 등의 노력을 마다치 않았다. 두 번째 영화인만큼 비중도 커졌다. `타워`는 초고층 빌딩에서 대형화재에 휩싸인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 도지한은 극 중에서 어리바리한 새내기 소방관 이선우 역을 맡아 대선배 설경구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많은 것을 배웠다. 그의 본명은 도금모다. `도지한`은 하나뿐인 아들이 배우가 되는 게 싫어 중국으로 유학까지 보냈던 아버지가 백기 투항하고 지어준 새 이름이라고 했다. 도지한은 배우로서 자신이 지닌 가장 큰 장점으로 연기에의 열정을 꼽았다. "연기를 좋아하고,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해요. 좋아하는 일을, 잘하며 사는 것. 그것이 제 목표이자 꿈이죠." (사진=권욱 기자) ▲ 도지한▶ 관련기사 ◀☞[포토]도지한 `장동건·원빈·주진모 닮은 꽃외모`☞[포토]도지한 ``마이웨이` 흥행 저조해도 자랑스런 데뷔작`☞[포토]도지한 `롤모델은 안성기`☞[포토]`마이웨이` 도지한, `올여름에는 `타워`로 만나요`☞[포토]도지한 ``리틀 장동건` 영광이죠`
- 김태희 "꿈꾸는 최고의 일탈? 영화 같은 로맨스"(인터뷰)
- ▲ 김태희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12일자 28면에 게재됐습니다.[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김태희는 데뷔 후 지금까지 한 결처럼 배우가 되기를 고집해왔고 노력해왔다. 한때는 연기력 때문에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고 물론 `망설였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김태희는 4년 전 영화 `싸움`으로 만났을 때 "연기를 하는 것이 `나의 운명`인 것 같다"고 말한 대로 배우의 운명을 거머쥐었고 점점 더 배우의 빛을 내고 있다. 김태희는 얼마 전 종방한 일본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로 또 한 편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지난해 `마이 프린세스`로 로맨틱코미디에 첫 도전한 그녀는 일본 드라마로 또 한 번 자신을 시험대에 올려놨다. 이와 관련 그녀와 최근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글에서 그녀의 진중함과 솔직함이 묻어났다.-`마이 프린세스`에서는 공주 이설, `나와 스타의 99일`에서는 톱배우 한유나. 여배우라면 꼭 한번쯤 해보고 싶을 역할을 연이어 꿰찼다. 어떻게 하게 됐나? ▲`마프`(마이 프린세스)는 1, 2부 대본을 읽자마자 욕심이 났다. 이설의 밝고 톡톡 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매료됐기 때문에. `나스구`(나와 스타의 99일)는 일본 드라마로 외국어로 연기해야 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 한유나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이설과 한유나, 김태희와 잘 어울렸다. 맞춤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두 작품이 로맨틱코미디물이어서 그런지 연기를 하면서 김태희도 밝아진 것 같은데. ▲`나스구`는 일단 설정이 내 실제 상황과 많이 비슷했다. 한국에서 일본 활동을 하러 온 여배우라는.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 원래 모습이 은근슬쩍 나온 것 같다. (한유나가) 겉으로는 우아하고 화려해 보이는 여배우이지만 집에 들어서면 그 순간 긴장을 확 풀고 이미지와 딴판인 모습으로 돌아간다든지, 자신을 아무도 못 알아보는 곳에서 일탈을 꿈꾼다든지 하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사실 `마프` 덕분에 예전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덜 의식하고 부끄러움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이설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3개월 간 연기하면서 나도 모르게 이설과 성격이 비슷해진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나와 스타의 99일`은 김태희의 실제 모습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한유나가 보디가드(니시지마 히데토시 분)의 눈을 피해 호텔을 빠져나갈 때의 차림새는 가끔씩 인터넷에 올라오는 김태희의 `직찍` 모습과도 흡사하더라. 한유나처럼 일탈을 꿈꾸기도 하나? 언제 그런 기분을 느끼나? ▲일본에서는 모자 쓰고 안경 쓰면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보지만 한국에서는 가까이 다가서면 다 나인 줄 안다. 그래서 아무리 변장해도 다음 날 신문에 날 만한 일은 감히 못한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확실히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 내가 꿈꾸는 최고의 일탈은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의 로맨스이다. 타지에서 만난 두 여행자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사랑에 빠지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한유나가 술을 참 맛있게 마시던 모습이다. 실제로는 어떤가? 술을 좋아하는 편인가? ▲가끔 마음이 괴로울 때 술의 기운이 그걸 완화시켜주지 않을까 생각은 하지만 체질적으로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술을 핑계 삼아 실수하는 것에도 살짝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술자리에서는 분위기 깨지 않을 정도 마시지만 정신은 꼭 차리고 있으려 한다. 하지만 얼굴이 심하게 빨개져서 다들 초반에는 술을 몇 잔 권해도 얼굴 보고 놀라서 더 이상 권하지 않는다. 되게 흉측해지나보다. -말이라는 게 억양, 발음, 장단 등에 따라 뉘앙스도 다르고 뜻도 달라지기 때문에 외국어 대사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자연스러웠다. 오래 전부터 공부를 해왔나? ▲일본 진출을 결정하게 된 건 `마프` 촬영 직전이었다. `마프` 촬영 전 3주 정도 일본어 공부를 하다가 촬영이 시작돼 바빠져서 아예 손을 못 댔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는 촬영 때 체력을 다 소진해 근 두 달 간 아무 것도 못 했다. 그러다 보니까 일본어에 대한 위기감이 찾아왔다. 학창 시절 때 벼락치기의 달인이었는데 역시 공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급하게 머리에 넣은 건 다시 쉽게 빠져나온다는 거.▲ 김태희사실 그냥 암기하는 것과 암기한 것을 감정을 담아서 연기로 표현하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모국어처럼 자연스러운 뉘앙스를 살리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일본인 매니저들, 일본 소속사 배우들, 그리고 통역사들까지 정말 많이 도와줬다. 내가 일본어로 연기하면 이 억양과 발음이 감정을 전달하는데 거슬리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의 체크를 받았다. 난 그것밖에 의지할 데가 없었다. 이게 맞는지 틀린지 판단할 수 없어서 연기하고 난 후가 너무 혼란스럽고 괴로웠다. 같이 연기한 니시지마 히데토시상, 사사키 쿠라노스케상, 그리고 같은 소속사 배우인 사쿠라바 나나미짱. 이 훌륭한 세 배우들도 나를 정말 많이 배려해주고 도와줬다. -상대배우인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 ▲니시지마 히데토시상은 현장에서 항상 웃고 주변 스태프들을 잘 챙기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연기할 때 상대배우의 실제 모습이 캐릭터와 너무 다르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연기에 진심을 담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니시지마 히데토시상은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녀서 유나로서 내가 충분히 빠져들 수 있는 좋은 사람이었다. 배우로서도 연기를 너무 잘해서 서로 언어가 안 통하는 데에도 연기호흡을 맞추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하면서 드라마 때문에 한 동안 일본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많이 적적했을 것 같은데 외로움은 어떻게 달랬나? ▲외로울 틈도 없는 빡빡한 스케줄이었다. 한국에 돌아오는 날까지 이런 저런 할 일이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한창 드라마 촬영 중이던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에 다섯 번 정도 들어왔다. 1주일에 한 번은 국내 스케줄이 있었던 셈이다. 일본과 비행거리가 두 시간 밖에 안 되지만 그렇게 자주 왔다 갔다 하니 너무 힘들더라. 한국에서의 일도, 일본에서의 일도 내가 더 여유 있게 준비하고 즐기면서 촬영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너무 많다. 늘 피곤에 `쩔어서` 초예민 상태였기 때문에 현장을 제대로 즐기며 신나게 일하지 못한 것 같아 사실 드라마 끝나고 많이 속상했다. -일본에 있는 동안 국내 팬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 지속적으로 마이크로블로그에 안부 인사를 남긴 것도 인상적이었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이제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 한국의 위상이 더 높아졌으면 하는 마음, 국내 팬들의 소중함….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깨닫게 됐다. 팬들의 응원과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힘이 된 한 해였다. 내가 약해지고 어리석은 생각을 할 때마다 나를 붙잡아 일으켜주는 건 정말 팬들의 진심어린 마음과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너무 감사하다. -지난해 야구선수를 꿈꾸는 어린이에게 야구용품을 선물하고 난치병 어린이 합창단의 음반에 참여하는 등 좋은 일들을 많이 했다. 2005년부터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데 기부를 하게 된 계기는? 기부에 대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원래는 그렇지 않은 사람인데 자꾸 `넌 이런 사람이야`라며 주변에서 말해주면 자기도 모르게 `난 이런 사람인가 보다`라며 그렇게 살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난 내 앞가림하기에도 바쁘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좋은 일을 할 기회가 자꾸 주어져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 앞으로 더 좋은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게 된다. 기부란 욕심 많고 이기적인 나를 성숙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힘인 것 같다. 하지만 난 아직도 기부와 나눔에 있어서 갈 길이 한참 멀다. -향후 계획은? 국내 팬들은 언제쯤 작품에서 김태희를 만날 수 있나? ▲아직 다음 작품이 확정된 것 없다. `아이리스` 이후 쉬지 않고 연달아 작품들을 하느라 많이 지쳐 있다. 또 한편으로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도 크다. 드라마 촬영 중에는 들어오는 시나리오를 읽을 마음의 여유도 시간도 없어서 다 제쳐두고 있었다. 지금부터 다시 눈 부릅뜨고 좋은 작품을 찾아볼 거다. 드라마, 영화 관계자 모든 분들의 러브콜을 기다린다. -지난해는 본인에게 어떤 시간이었나? 그리고 새해 소망은? ▲지난해는 새로운 도전으로 설레고 치열했던 한 해였다. 새해에는 더 깊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 필리핀 로얄가든CC, 골프 회원·항공권 무료로 준다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제주도행 비행기 값이 공짜라면 점심에 회를 맛보러 제주도를 찾는 사람이 생겨날 지도 모른다. 꿈 같은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 항공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해외 골프장이 실제로 있다.필리핀 클락의 앙헬레스시에 있는 `로얄가든CC`는 파격적인 해외골프 상품을 내놓고 판매를 시작했다. 고객이 필리핀 개발은행(DBP)에 5만 달러를 정기예금 하면 이 골프장은 항공 바우처(Voucher, 상품권) 36매, 호텔 바우처 36매, 그린 바우처 36매를 준다. 고객들은 이 상품권을 이용해 인천~필리핀 간 항공기를 2년간 왕복 36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텔의 경우 36박, 그린피도 36회 무료다. 이 바우처는 무기명으로 제 3자에게 양도가 가능하며 바우처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5만 달러 예금이 부담스럽다면 골퍼 4명이 1만2500달러씩 내는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도 있다. 나머지 3명은 준회원 자격으로 정회원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원금은 고스란히 회수하면서 4명이 2년간 9차례 해외 골프여행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단 5만 달러 정기예금의 원금은 보장되지만 이자는 지급되지 않는다. 이자는 골프장 멤버십 연회비로 상계 처리된다. 정기예금은 2년 약정이지만 가입자가 원할 경우 언제든지 해약할 수 있고 해약 시에는 연회비와 이용한 항공 및 시설 이용료는 실비 정산해야 한다. 로얄가든CC 관계자는 "항공권의 경우 전세기를 장기 계약함으로써 비용을 많이 줄였다"며 "항공기는 보잉이나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180석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고객유치 프로그램은 필리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면서 "해외에서 정기예금을 유치하고, 아울러 많은 관광객도 받아들여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예금상품을 판매하는 필리핀개발은행(DBP)은 한국의 산업은행 격의 정부은행으로 원하는 회원에 한해 필리핀 은퇴청(PRA)과 개발은행(DBP)을 통해 은퇴비자(SRRV)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 비자를 받으면 통관이 편리하고 출입국 허가세, 여행세, 외환송금 시 면세 혜택을 받는다. 한편 로얄가든CC뿐 아니라 인근에 있는 루이시따CC, 로얄노스우드CC에서도 같은 조건에서 라운딩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02-512-2666)나 로얄가든C.C 홈페이지(www.rgcc.kr)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필리핀 로얄가든CC는? 로얄가든CC는 필리핀 클락필드로 알려진 앙헬레스시에 있다. 수도 마닐라에서 80㎞ 떨어져 있으며, 서쪽 60㎞에는 수빅만이 위치한다. 클락-마닐라-수빅은 필리핀 최고의 트라이앵글존으로 국내 골퍼들 사이에서는 필리핀 골프여행 1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디오스다도 마카파갈(클락) 국제공항이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있으며 이 공항과 인천공항 간에는 국내 항공사가 매일 직항로를 운항 중이다. 비행시간은 3시간30분. 이 골프장은 18홀/ 파72/ 7,252yd이며 야간조명시설을 갖춰 무더운 낮 시간을 피해 저녁에 골프를 즐길 수 있다. 320명을 수용 가능한 골프텔도 운영 중이다. 한국의 곤지암 이스트밸리를 설계한 미국 개리 로저 베어드가 코스를 설계했다. 페어웨이가 넓고 시야가 트여 부담 없이 샷을 날릴 수 있다. 야자나무가 많아 이국적인 남국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입회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루이시따CC와 로얄 노스우드CC도 18홀이다.
- [인터뷰]이인영 "DJ·盧·GT의 못다 이룬 꿈 반드시 실천"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민주통합당 당권 경쟁에 나선 이인영 후보는 8일 “김중, 노무현, 김근태 세 분의 못다 이룬 꿈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특권과 반칙을 넘어 지역주의와 양극화를 극복하고 99%의 압도적 다수가 주류가 되는 길, 남북이 자유롭게 만나 대화하고 화해하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정치적 후계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이 후보는 ‘2012년을 점령하라’는 유훈과 관련, “분노하는 만큼 참여해야 하고, 열망하는 만큼 투표해야 한다”며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해 다시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인단 참여 급증으로 전대 판세가 예측불허’라는 지적에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라며 “시민에 의한 정치혁명이 시작됐다. 정치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들에 의한 역전 드라마가 연출될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정부·참여정부 시절 486그룹의 제도권 진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부족함은 반성하지만 세대교체에 대한 반대논리로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해가 지고 물이 흐르는 것이 자연의 논리이듯 새로운 세대들이 정치를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세대교체론을 부각시켰다. 그는 또 “19대 국회에 486그룹이 집단적으로 재진입한다면 경제적 민주화를 실현해 내야 한다”며 “특히 비정규직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 비정규직 비율을 30%대로 낮추고 평균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올리고 최저 임금도 정규직의 6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뉴 386 비정규직 플랜’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책임론 거론이 득표 전략상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에는 “일관되게 반대해왔다. 유불리를 따져서 덮고 가는 것은 민심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한미 FTA는 반드시 무효화돼야 한다. IMF 경제위기보다 10배 이상 국민의 삶을 힘들게 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내부의 화학적 결합 및 통합진보당과 노선 차이로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 마련이 쉽지 않다는 우려에 “무엇보다 가치통합을 이뤘기 때문에 아주 빠른 속도로 내적통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일축하고 “통합진보당과는 통합이 최선이다. 통합이든 연대든 상대를 배려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의 최대 관심사인 공천 기준과 관련, 그는 “인위적인 물갈이보다 진보, 복지, 정의의 색깔을 갖춘 후보들을 공천해야 한다”며 “친DJ, 친노 등 연고중심이 아니라 친서민과 친노동, FTA 반대, 검찰·재벌 개혁 등 가치 중심의 공천기준을 마련, 공천혁명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인 4월 총선과 관련,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라며 “반(反)한나라당 정서에 의존하지 않고, 인적 쇄신과 공천 혁명을 통해 민주통합당 자체 실력을 키우고 비전과 정책 실행 의지를 국민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아울러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한나라당은 좌충우돌 요란스럽지만, 낡은 보수에서 벗어나라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박근혜에 맞서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인물과 정책에서 대대적인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SBS ESPN, 故최요삼 4주기에 추모 장학금 전달
- ▲ 故최요삼 추모 장학금 전달식. 사진=SBS ESPN[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故최요삼 선수의 조카 김태윤(18)을 비롯한 6명의 복싱 꿈나무가 고인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받았다. 케이블 스포츠채널 SBS ESPN은 故최요삼 선수의 4주기인 3일 송파구 방이동 SBS미디어넷 건물에서 6인의 복싱 유망주들에게 故최요삼 추모 장학금을 전달했다. 고인의 외조카이자, 현재 아마추어 복싱선수로 뛰고 있는 김태윤은 이기정, 이기성, 김국용, 김우중, 신현제 선수 등과 함께 장학금을 전달받았다. 김태윤은 외삼촌을 따라 체육관을 다니며 복싱을 시작해, 최요삼이 고인이 된 이후에도 복싱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김 선수는 최요삼 선수의 삶을 다룬 S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나는 산다, 최요삼 죽을 힘을 다한다는 것’에서 최요삼 선수의 대역으로 출연해 생전 모습을 재연하기도 했다. 4년 전 故최요삼의 마지막이 된 경기를 중계한 SBS ESPN은 "고인의 끝나지 않은 복싱 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한국 복싱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추모 장학금을 마련했다. 최고의 복싱선수를 꿈꾸는 김태윤 선수는 장학금의 의미를 더 값지게 만들 적임자라고 판단해 장학생으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 외 장학생들 역시 故최요삼 추모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복싱 유망주들이며, 신현제는 지난 2011년 최연소 신인왕을 차지했다. 전달식에 참석한 이철호 SBS ESPN 대표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을 올림픽, 세계타이틀매치 등을 중계하며 다시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김태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 큰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한편, 故최요삼은 2007년 12월 세계복싱기구(WBO) 인터콘티넨탈 플라이급 타이틀 방어전에서 헤리 아몰(인도네시아)을 판정승으로 거둔 뒤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 각막, 신장, 간, 심장 등 기증으로 6명의 새 생명을 구해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 굿바이 무르시엘라고…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시승기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를 뽑으라면 이 차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Lamborghini Murciélago). 이 차는 2001년 처음 등장해 2010년까지 단 10년간 4099대만 만들어진 차다. 이미 1만대가 넘게 팔린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이 차에 비하면 흔하디 흔한차라 할 수 있다. 이 차가 서울 도로를 지나면 주변 시선을 한데 모은다. 쳐다보지 않는 사람들을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 배기음은 마치 야수가 으르렁대는 듯 한데, 차체 높이는 1135mm에 불과해 어지간한 사람 허리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미끈하게 빠졌다. 더구나 길이는 4.5미터, 폭은 2미터가 넘으니 황당한 언밸런스와 일탈적인 디자인이 신선하다.이토록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도로 위에 바퀴를 맞대고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달리는 무르시엘라고를 보고 있자면 꿈을 꾸는 듯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이렇게 아름다운 무르시엘라고는 만화속에서 막 뛰쳐나온 것 같은 후임자 '아벤타도르(Aventador)'에 왕좌를 넘겨주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게됐다. 아쉬운 심정을 부여안은채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무르시엘라고 시승을 했다.◆ 무르시엘라고를 시승하는 일번화가 한복판에 차를 세운다. 문을 스르륵 위로 연다.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운전자를 확인하려는듯 이쪽을 힐끗 바라본다. 이 수많은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무심한 척 차에서 내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 예쁜 여성들과 눈길이 마주치니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옷이라도 좀 신경써서 입을걸 그랬다. 무르시엘라고를 시승하는건, 말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폼나는 일이다. 이걸 타면 처음보는 여자라도 차에 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차에 앉아 있는것 자체가 그저 즐겁고 행복하다. 이번에 탄 무르시엘라고의 색은 그저 '노란색'이 아니라 Giallo Orion라는 색으로, 펄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데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의 진하기가 달라보이는 독특한 색상이다. 볼수록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보고 두번보고 자꾸만 보게 된다.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에 능숙하게 타고 내리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동승자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면 남성이 먼저 내려 에스코트를 해줘야 노출을 막을 수 있다. 차에서 내리고 솟구쳐 올라간 문을 스르륵 내려서 닫는데 곁에서 하는 말이 다 들린다. 젊은 커플이 이 차를 보며 가격이 10억이 넘는지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한다.사실 이 차가 그렇게까지 비싼차는 아니다. 당시 판매 가격이 3억5천만원~4억원 정도였다. 물론 작은 아파트 한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긴 하지만, 차의 충격적 존재감에 비하면 그런대로 이해할만한 가격이다. 사실 3억이 넘어가면 가격에 대한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마이바흐나 페라리보다 낮은 가격이 마치 '저 정도 가격이면 저렴하다'는 착각을 들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람보르기니가 왜 슈퍼카인지 알겠다람보르기니는 슈퍼카라고는 하지만, '슈퍼카'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르지 않는 독특한 브랜드다. 페라리를 비롯한 다양한 메이커들은 어마어마한 성능의 차를 만들고 레이스에 참가하거나 서킷 기록을 갱신하면서 가장 빠른차라는 것을 강조한 후 엄청난 가격을 매긴다. 말하자면 '이렇게 잘 달리니 이 정도 돈은 내야 하는게 아니냐'는 식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람보르기니는 소위 '스펙'에서 다른 차들을 압도적으로 제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도 절대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2009년에 들어서야 마지못해 원메이크(한차종만으로 달리는)경기를 시작 했을 뿐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아둥바둥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니 대신 절대적인 수치와 디자인의 아름다움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 전략은 먹혀들었고, 대회 한번 나가지 않고도 페라리 못지 않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초기 무르시엘라고는 4륜구동의 12기통 6.2리터 엔진을 갖춘 중앙엔진형 스포츠카였다. 본래 580마력으로 시작했던 이 차는 곧 엔진을 6.5리터로 올리고 650마력이 된다. 람보르기니는 640마력을 내는 '무르시엘라고 LP640'을 만들었고 이때부터 차 이름에 마력을 표시해왔다. 최근에는 4륜구동이라는 의미에서 4를 덧붙여 LP650-4 라는 이름의 무르시엘라고를 내놓기도 했다. 크기가 작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에는 LP560-4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전면. 아우디의 뤼크 돈케르볼커가 디자인한 무르시엘라고는 전설적인 투우소의 이름이지만, 사실 스페인어로 '박쥐'라는 뜻이다. ◆ 무르시엘라고를 타고 달리다 "애걔~ 느린거 아닌가?"후배를 옆좌석에 태우고 차를 가속한다. "애걔 겨우 이 정도 속도예요?" 후배는 조금 실망한 눈치다. 지금 200km를 넘었다고 말했지만 믿지 못하는 듯 했다. 일반적인 승용차는 계기반은 속도계 바늘이 위로 향하면 시속 100km 정도지만, 무르시엘라고는 중간이 240km/h다. 보통 차의 200km/h가 적혀 있어야 할 위치에는 무려 360km/h라고 적혀있다. 속도계 바늘이 움찔 했을 뿐인데 시속 90km고, 조금 밟았나 싶으면 이미 200km에 달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 차는 넓은 엔진 회전영역으로 인해 2단 기어를 넣으면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된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계기반 가속감도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이 차는 워낙 휠베이스가 길고 서스펜션이 단단해 가속할 때나 제동할 때 노즈 업/다이브(앞부분 들림/숙여짐)가 거의 생기지 않는 독특한 서스펜션을 갖췄기 때문이다. 매우 단단한 서스펜션 덕분이 그저 수평으로만 이동하는 느낌이어서 가속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엔진 회전도 7500RPM까지는 사용가능하지만 워낙 낮은 RPM에서도 출력이 넘쳐 일반적인 가속에선 4000RPM을 넘을 일이 없다. 심지어 기어를 6단에 넣고도 차를 가속할 수 있었다. 넘치는 출력의 약간만 사용하다보니 너무 여유로워 가속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촬영을 위해 후배에게 차 키를 내주고 나란히 느린 속도로 달리는데, 촬영차인 BMW 320i로 따라잡을 수가 없다. 천천히 달리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도 가속력이 어마어마 하다. 보통 차와는 '가속'이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이 차로 레이스를 달리면 어떨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가장 폼나게 가속하는 차임은 분명하다. ◆ 안정감있는 데일리 슈퍼카슈퍼카라 불리는 대표적인 차라면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를 들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탈 수 있는 슈퍼카라면 단연 람보르기니다.600마력이 넘는 페라리라면 599 피오라노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이 차는 뒷바퀴에만 620마력을 쏟아붓는다. 당연히 차가 쉽게 미끄러지고, 출발하다 옆으로 미끄러져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마저 있다. 간혹 페라리를 시승해보면 조금만 급하게 운전해도 뒷부분이 조금씩 미끄러져 머리털이 쭈뼛서는 느낌이 든다. 페라리는 오히려 그 짜릿한 느낌을 궁극적인 운전의 즐거움으로 여기고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 말하자면 페라리는 공도에서도 드리프트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운전자들을 위한 차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는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슈퍼카를 지향한다. 수동 변속기 모델이라도 클러치가 가볍고, 다루기 쉽게 만들어 운전자 피로도를 크게 줄였다. 무르시엘라고 전 차종에 4륜 구동을 적용했고, 타이어도 충분히 넓어 서킷에서는 물론 일반도로에서도 안심하고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무르시엘라고 뒷타이어의 사이즈는 무려 335/30ZR18로, 슈퍼카는 물론 트럭이나 버스 등 모든 자동차들 통틀어 가장 넓다. 이런 4개 타이어에 힘이 전달돼 노면을 움켜쥐고 달리니 가속력도 어마어마하고 안정감도 굉장하다. 말하자면 야구 투수가 와인드업 하는 것과 동시에 차를 출발 시키면 던진 공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가속력이다. ▲ 엔진 온도가 높아지면 에어 인테이크가 펼쳐져 엔진을 더 적극적으로 식힐 수 있다. 코너에 진입하면서 애써 차를 미끄러뜨리려 해도 금세 다시 자리를 잡고 만다. 무척 운전을 잘하는체 할 수 있겠다. 에어서스펜션을 통해 과속방지턱 앞에서는 차체를 높이고 고속으로 달릴때는 자동으로 차체가 낮아지는 기능도 갖췄다. 차체 높이가 어찌나 낮은지 손가락 3마디가 채 안된다.가장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하고 즐거운 것이 무르시엘라고의 특징이었다. 페라리도 이제는 4륜 구동을 적용하고 람보르기니와 비슷한 방향으로 차를 만들고 있는 듯 하다.◆ 굿바이 무르시엘라고, '아날로그 드림카'의 끝 이 차의 후속모델인 아벤타도르는 아예 계기반에 바늘이 모두 사라지고 여러 LCD패널의 조합으로 바뀌었다. 비행기 계기반은 댈것도 아니고, 마치 '사이버 포뮬러' 만화에서 막 뛰쳐나온 느낌이다. 버튼들은 아우디의 MMI가 갖춰지고, 기능면이나 디자인면에서 무척 고급스럽지만 슈퍼카라기보다는 최고급 오디오를 타고 달리는 느낌이 든다. 수동변속기는 사라졌고, 디자인도 날렵해진데다 크기도 훨씬 작아지고 무게도 가벼워졌다. 아벤타도르는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2.9초에 불과한 레이스카에 육박하는 차다.반면 무르시엘라고는 벤츠 S클래스의 크기로 만들어진 거대하고 납작한 슈퍼카다. 더구나 엔진을 최대한 가운데 놓기 위해 승객들의 레그룸은 앞바퀴 사이 좁은 공간에 깊숙히 집어넣어 매우 좁고 풋레스트도 없는 불친절한 차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기어노브와 차체높이 조절 버튼 운전할 때 느낌도 원초적이다. 단조로 만들어진 차갑고 동그란 기어노브를 잡고, 속이 들여다보이는 틈 사이로 철컥철컥 끼워넣고 있자면 차가 아니라 마치 커다란 로보트를 조작하는 느낌이 든다. 극히 기능적으로 대충 새겨진 계기반에 바늘이 오르내리는 모습, 머리 뒤에서 울리는 엔진의 느낌, 괴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괴상한 배기음. 이런 것들이 주는 기계 공학에 대한 경이로움은 값비싼 어떤 전자제품 따위에도 비견할게 아니다. 무르시엘라고는 터보나 사운드 제너레이터, 연비 향상 기술 같은 것들은 모두 애들 장난이라고 말하는 듯, 우직한 황소 고집 그 자체로 달리는 차다. 별다른 전자장비도 없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이 차는 말 그대로 20세기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을 대표하는 드림카라 할 수 있다. 우리 어린 시절 매일 꿈꾸던 바로 그 차. 무르시엘라고의 단종은 그래서 더 서글프다. 김한용 기자 whynot@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위 기사는 이데일리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탑라이더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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